경향신문


경향신문

  • 경향신문

  • 스포츠경향

    • ‘뛰어야 산다’ 양준혁 “둘째 낳아 야구 시키려면 더 건강해야”

      연예

      ‘뛰어야 산다’ 양준혁 “둘째 낳아 야구 시키려면 더 건강해야”

      양준혁. MBN 제공. 전 야구선수 양준혁이 둘째 계획과 함께 마라톤 도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양준혁은 18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MBN ‘뛰어야 산다’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아이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양준혁은 “야구선수 시절에는 전력질주하는 게 항상 저의 목표였다. 지금은 전력질주까지는 힘들지만 애기를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 하려고 한다”라며 “제가 50대 중반인데 애기가 100일이 됐다. 그리고 둘째를 낳아서 야구를 시키고 싶은 열망도 있기 때문에 더 건강해야 한다. 그렇기에 열심히 뛰겠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50대 중반 되니까 건강을 챙기고 싶은데 막상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더라. 그래서 건강을 위한 계기가 필요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건강도 찾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한다”라며 “그리고 허재(전 농구선수) 형님이 항상 앞에 있으니까 무조건 잡는다는 생각으로 임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뛰어야 산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스타들이 저마다 간절한 사연을 안고 마라톤에 도전해 자신의 상처와 한계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는 스포츠 리얼리티 예능이다. 오는 19일 오후 8시 20분 첫 방송.

      이민주 온라인기자 2025.04.18 11:26

    • “저장FC 넘버9 잊지 않을게”···부펜자 향한 애도 쏟아져, 에이전트는 ‘용병 정신건강’ 지원 필요 역설

      축구

      “저장FC 넘버9 잊지 않을게”···부펜자 향한 애도 쏟아져, 에이전트는 ‘용병 정신건강’ 지원 필요 역설

      저장FC 팬들이 사망한 부펜자를 애도하고 있다. 저장 홈페이지 중국 프로축구에서 뛰는 가봉 국가대표 공격수 아론 부펜자가 거주지 건물에서 떨어져 2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중국 축구팬들이 부펜자를 향한 추모의 물결을 이루는 가운데, 그의 에이전트가 선수들의 정신건강을 돌볼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봉축구협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부펜자가 전날 중국의 거주지 아파트 11층에서 추락해 사망했다고 알렸다. 이어 “부펜자는 카메룬에서 열린 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입지를 굳힌 위대한 스트라이커로 기억될 것”이라며 “우리 협회와 가봉 축구계는 그의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경찰이 현장 조사, 심문,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사망 원인이 아파트 발코니에서 추락한 것을 확인했으며, 타살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전했다. 1996년생인 부펜자는 자국 클럽 CF무나나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프랑스, 포르투갈, 튀르키예,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의 팀에서 뛰었다. 저장FC 팬들이 구단 훈련장에 부펜자를 애도하는 꽃과 메시지를 전했다. 저장 홈페이지 프랑스 보르도에서 뛸땐 황의조와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그는 튀르키예 하타이스포르 소속이던 2020-21시즌에는 쉬페르 리그 36경기에서 22골을 터트려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 FC 신시내티를 떠나 루마니아의 라피드 부쿠레슈티에서 잠시 뛴 부펜자는 올해부터 중국 슈퍼리그 저장 유니폼을 입고 활약 중이었다. 부펜자는 2016년부터 가봉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35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었다. 중국 항저우를 연고로 하는 저장FC는 부펜자가 사망한 이날, 메이저우와의 슈퍼리그 홈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렀다. 저장 홈팬들은 부펜자의 이름을 외치고 그를 추모하며 휴대전화 플래시로 명복을 빌었다. 17일에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부펜자를 추모하는 코너를 마련했으며 구단 훈련장 앞에는 많은 팬들이 그를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팬들은 “저장의 영원한 넘버9로 기억하겠다” “저장을 위한 헌신과 땀을 잊지 않겠다” “편히 쉬세요. 우리의 전사” “황룡의 바람이 영원히 당신의 이름을 노래하길 바란다” 등 추모의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저장FC 부펜자. 왕이닷컴 캡처 한편 부펜자의 에이전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펜자를 애도하면서 선수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더 돌봐야 한다고 썼다. 그는 “아프리카 청소년이 살아남기 위해 해외로 떠났다. (돈을 벌어 보내야할)가족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클럽은 외국 선수를 꼭두각시처럼 대한다. 언론은 실수를 비난하고, 팬들도 응원 대신 야유를 보낼때 숨쉴 여유가 어디 있겠냐”면서 타지 생활을 힘겹게 하는 외국 선수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살펴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편히 쉬어 아론, 당신이 홀로 견뎌낸 고통을 너무 늦게 알아 미안하다”며 추모했다.

      양승남 기자 2025.04.17 17:02

    • “김민재 부상 혹사, 보호 제도 절실”···프로축구선수협, 성명 발표 “선수 건강 기본권리 인식 필요”

      축구

      “김민재 부상 혹사, 보호 제도 절실”···프로축구선수협, 성명 발표 “선수 건강 기본권리 인식 필요”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Getty Images코리아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가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의 부상 혹사에 우려를 제기하며 선수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혹사 논란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가운데, 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도 17일 공식 입장을 내고 “더 늦기 전에 선수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FIFPRO 세계총회에서도 항상 선수 혹사 관련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선수들이 한국 선수다. 손흥민 선수가 대표적이고 김민재, 황희찬 선수 등 FIFPRO가 늘 혹사 문제로 예의주시하는 선수들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FIFPRO는 16일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통증을 안고도 올 시즌 대부분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며 “클럽과 대표팀을 오가며 55경기 이상 출전했고, 7만4000㎞ 이상을 이동했다. 아킬레스건염은 명백히 과도한 경기 스케줄에서 비롯된 부상”이라고 지적했다. FIFPRO는 이 같은 김민재의 사례를 “경고(WARNING)”라고 표현하며, 향후 월드컵 예선 및 클럽 월드컵 등으로 인해 휴식조차 어려운 일정 속에서 선수 보호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민재의 부상 혹사를 지적한 FIFPRO SNS 이에 대해 선수협은 김민재 선수의 상황이 특정 선수 한 명의 사례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김민재 선수의 부상은 단순히 개인의 희생이나 팀 사정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며 “이제는 선수들이 과도한 경기력 요구 속에서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총장은 “단기간에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축구 산업 구조 속에서 선수의 몸은 상품화되고, 결국 부상과 조기 은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우리는 이 순환을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협은 FIFPRO와 함께 김민재의 데이터를 면밀히 체크하고 함께 자료를 공유했고, 16일 SNS를 통해 김민재의 혹사 데이터를 공개했다.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김민재 선수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켜온 선수지만, 정작 가장 필요한 순간에 쉬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K리그와 WK리그 선수들 다수가 유사한 상황을 겪고 있다. 선수의 건강을 비용이 아닌 ‘기본 권리’로 인식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가 17일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인터밀란 마커스 튀람 앞에서 공중볼을 따내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선수협은 향후 대한축구협회(KFA),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 각 구단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선수 일정 조율권 확대, 대표팀-소속팀 간 통합 의료관리 시스템 도입 등 실질적인 개선책을 제안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훈기 사무총장은 “FIFPRO의 지적은 한국 축구에도 매우 유의미한 경고다. 선수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뛸 수 있는 구조가 없다면 결국 한국 축구 전체의 경쟁력이 무너진다”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선수협은 선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남 기자 2025.04.17 14:07

    • 꽈추형 “성 건강, 예방이 먼저”···편견 넘은 기부

      연예

      꽈추형 “성 건강, 예방이 먼저”···편견 넘은 기부

      “성 건강, 편견 넘고 예방으로 접근해야” 유튜브 활동 이어 사회 공헌 확대 의지 지난 17일 기부를 진행한 홍성우 원장(꽈추형). 사단법인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제공 비뇨의학과 전문의 홍성우 원장(꽈추형)이 국내 에이즈 취약계층을 위해 1억원 상당의 콘돔을 기부했다. 유튜브 채널 ‘닥터조물주 꽈추형’으로 대중에 알려진 홍 원장은 이번 기부를 통해 성 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부는 지난 17일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위치한 사단법인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본부에서 전달식을 통해 공식 진행됐다. 기부된 콘돔은 향후 연맹을 통해 전국의 에이즈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홍 원장은 “에이즈는 여전히 편견 속에 있으며, 예방을 위한 정보와 도구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보다 많은 이들이 성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예방에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연맹의 활동에도 필요하다면 언제든 돕겠다”며 외부 활동 참여 의사도 밝혔다. 홍 원장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솔직하고 유쾌한 비뇨의학 정보 전달로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관계자는 “이번 기부는 단순한 물품 전달을 넘어 성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활동은 ‘선한 영향력’의 사례로 기록되며, 성 건강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 형성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선명 기자 2025.04.17 11:40

  • 주간경향

    • 주치의 “트럼프 인지능력·신체 건강, 직무 수행에 적합”

      국제

      주치의 “트럼프 인지능력·신체 건강, 직무 수행에 적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강검진 결과를 받았다.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공개한 건강검진 결과 보고서에서 주치의인 숀 바바벨라 해군 대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뛰어난 인지 능력과 신체 건강을 보여주고 있으며, 국가 원수이자 총사령관의 임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히 적합하다”라고 밝혔다. 주치의는 “그는 심장, 폐, 신경, 그리고 전반적 신체 기능이 매우 건강하고 튼튼하다”며 “그의 활동적인 생활방식은 그의 웰빙에 계속해서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하루는 여러 차례의 회의 참석, 공개석상 등장, 언론과의 만남, 그리고 잦은 골프 대회 우승 등으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워싱턴DC 인근의 메릴랜드주 월터리드 국립군사의료센터에서 연례 건강검진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진 직후 “전반적으로 나는 매우 좋은 상태에 있다고 느꼈다”며 “나는 인지능력 테스트도 받았으며, 모든 답을 맞혔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이 테스트는 ‘몬트리올 인지력 평가’(MoCA)로, 주치의는 30점 만점에 30점을 받았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취임 기준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 된 트럼프 대통령은 1946년 6월생으로 현재 나이는 78세 10개월이다. 이는 집권 1기 당시 받은 것과 동일하다는 게 AP 통신의 설명이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만점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건강검진에서 받았던 체중 감량 및 운동 권고도 이번에는 받지 않았다. 4년 전 244파운드(110.7㎏)였던 체중이 이번에는 224파운드(101.6㎏)으로 9㎏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혈압은 128/74로,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간주돼 관리가 필요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또 지난해 7월 받은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양성 폴립과 게실증이 발견됐으며, 3년 내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주영 기자 2025.04.14 10:54

    • [메디칼럼](49) 건강하게 나이 듦에 대하여

      건강 메디칼럼

      [메디칼럼](49) 건강하게 나이 듦에 대하여

      서울 은평구 다짐운동센터에서 60~70대 여성들이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40~50년 후 내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 대부분 수개월에서 수년 후를 떠올린다. 노년의 삶은 나에겐 너무 먼 미래의 일로 생각한다. 부모나 나이를 먹은 친인척이 있을지라도 그건 그분들의 경우이지, 내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분들도 젊고 건강할 때는 이러한 노년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노인이 됐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40~50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가상의 나(80세·남자)를 통해 지금까지의 인생을 간략하게 들여다보자.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온 노후 청년기의 나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 승진을 했고, 결혼도 해서 가족이 생겼다. 젊고 건강한 나는 일하는 것이 즐거웠고, 내가 번 돈으로 아이들을 키우며 사는 것이 행복했다. 의젓한 어른으로 자란 아이들은 독립해 자신의 인생을 꾸려갔다. 부부만 남은 집은 다소 썰렁했지만, 아내와 더 많은 얘기를 나누며 인생의 하반기를 채워가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아이들을 키울 때 지출했던 교육비와 생활비 그리고 결혼할 때 지원해준 돈을 빼고 나니 지금 살고 있는 집과 약간의 저축, 국민연금이 남았다. 35년간 월급에서 차감된 국민연금 납입액을 노후에 받는 노령연금은 풍족하지는 않지만, 부부가 생활할 수는 있다(30년 이상 납입한 경우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 약 157만원·2024년 기준). 그래도 나는 연금을 오래 납입해서 많이 받는 편이라고 했다. 처남은 국민연금으로는 생활할 수가 없어서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신청해 생활비에 보태쓴다고 했다(72세의 경우 8억원가량의 주택담보 시 주택연금 월평균 수령액 약 248만원·2025년 2월 기준). 처남은 손주들 용돈도 줄 수 있고, 가끔 외식도 할 수 있고, 병원에 갈 때 택시도 탈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물려줄 유산이 없어 괜히 미안하다고 했다. 어느 날 아내가 화장실에서 나오다 미끄러져 넘어졌다. 머리를 다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왼쪽 고관절이 골절돼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저축해둔 돈을 요긴하게 썼다. 하지만 수술이 끝이 아니었다. 퇴원해도 된다고 했으나 집에서 아내를 돌보기에는 나도 나이가 많아 힘들었다. 아내는 요양병원에 입원했고, 예전처럼 걷기 위해서는 재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생활비를 아껴 써도 병원비가 걱정될 무렵, 아내는 골절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라는 폐색전증과 폐렴을 앓으면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 요양병원 입원비(월평균 100만~200만원)를 충당하기 위해 나도 주택연금에 가입하기로 했다. 아내는 치료와 걷기 재활을 위해 요양병원에 입원했지만, 입원기간이 길어지면서 걷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종일 침대에 누워 있다 보니 근육이 감소해 혼자 다리를 들지도 못했고, 잦은 흡인성 폐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콧줄(비위관)을 삽입해서 맛있는 음식을 먹지도 못한다. 퇴원할 만하면 염증 수치가 다시 상승해 항생제 치료를 새로 하기로 했다. 콧줄로 투여하는 약의 종류도 많이 늘었다. 내가 가도 가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요양병원은 병원비도 비싸고, 해주는 처치도 요양원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아이들은 이제 엄마를 요양원으로 모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건강 위해 작은 습관들 조정하고 다듬어야 이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노년기의 질병 악화 가능성과 그로 인한 돌봄의 필요도 함께 증가했지만, 이를 가정에서 모두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질병 치료비와 병원 입원비는 의료보험 적용에도 불구하고, 입원기간이 길어지거나 중증치료를 받게 될 경우에는 충분한 소득이 없는 노인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병원치료 이후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도 한창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자녀들이 부모를 돌보는 것은 어렵다. 이렇게 갑자기 생기는 병원비와 돌봄비를 감당할 때 공적 연금과 보험은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 젊을 때 사적 연금과 보험에 가입해 노후를 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득이 적어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해 병원비와 돌봄비의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사고가 발생하거나 질병이 악화하지 않도록 스스로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나 건강한 식생활 및 적당한 강도와 시간의 운동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을 실천으로 옮기며 매일 지속하면서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소가 고르게 들어간 식사를 천천히 하고,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번갈아 하면서 하루에 15~30분씩 하며, 가족과 친구들과 자주 대화하는 것이 좋다.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밥을 먹어도 소화가 잘되지 않으며, 눈이 침침해 작은 글씨들은 읽을 수 없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온다. 지금의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나중의 내 모습일 수 있다. 그때 가서 해결하기엔 너무 늦고, 아마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만일을 대비해 저축하듯이 노년의 건강한 나를 위해 지금의 나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익히고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뇌는 변화보다는 익숙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다. 아주 작은 습관 하나를 석 달에 걸쳐서 하면, 일 년에 4개의 습관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10년간 지속하면 우리 신체의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 급하다. 체중감량도 한 달에 5㎏씩 줄이려고 하고, 주식투자로 한 달에 몇천만원씩 벌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실제로 이루기도 어렵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할지라도 다시 체중은 늘고 번 돈은 잃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노력해서 만들고 꾸준히 지속한 습관은 어디 가지 않는다. 특히 건강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출발점이며 기본이 되는 것이므로 나와 가족과 우리 사회를 위해서라도 나는 건강해야 한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미래의 나를 위해 지금의 나는 여러 작은 습관을 조정하고 다듬어야 한다. 욕심을 부리지 말자. 작은 변화를 지속할 때 아주 조금 방향을 바꾸었고, 꾸준히 걸을 때 노년의 내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혜진 녹색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2025.03.28 14:00

    • [우정 이야기] 역대급 한파 예고…직원 안전과 건강 챙긴다

      경제 우정이야기

      [우정 이야기] 역대급 한파 예고…직원 안전과 건강 챙긴다

      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며 한파 특보가 발효된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기상청과 전문가들은 오는 12월부터 한반도에 ‘역대급 한파’가 닥칠 것이라 예고했다. 북극 해빙 면적 감소와 라니냐(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의 영향으로 한층 차가워진 공기가 이때부터 북쪽에서 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파는 대부분의 업무시간을 야외에서 보내는 현장 노동자에게는 불청객이다. 특히 물건을 끊임없이 싣고 날라야 하는 택배 노동자는 눈과 빙판에 미끄러져 근골격계 질환을 겪거나 치명적인 심혈관질환의 위협에 노출되기도 한다. 우정사업본부도 ‘역대급 한파’에 대비해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11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한파와 폭설 등의 기상 상황으로부터 직원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보건 특별관리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에 약 6억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집배원과 우정 종사원에게 핫팩과 방한 토시, 넥워머 등 한랭질환 예방용품을 지급하기로 했다. 겨울철에 특히 취약할 수 있는 심혈관계질환과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직원의 건강관리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심뇌혈관질환 조기 증상 자가진단표를 자체 제작·배포해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조기 증상을 빠르게 인지 후 골든타임 내 응급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전국 31개 우체국 등에 자동심장충격기(AED) 설치를 추가해 응급상황 발생에 대비하고, 기저질환을 보유한 직원의 건강 상태 등 이상징후를 수시로 확인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륜차 안전모 착용, 타이어 마모상태, 누유 여부 등 안전 점검도 필수로 진행되고, 우체국 시설물과 배달 차량도 일제 점검을 해 화재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폭설과 결빙 등 기상 악화로 이동이 어렵거나 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집배원의 배달 업무를 즉각 정지할 방침이다. 무리한 배송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집배원은 기상 여건이 호전될 때까지 안전한 곳으로 임시 대피하거나 복귀한다. 이와 같은 기상악화로 우편물 지연배달이 예상될 땐 고객에게 안내해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편물의 집하와 발송이 24시간 진행되는 우편집중국에서도 한랭질환 예방 대책이 진행된다. 우편집중국은 우편물과 차량이 수시로 드나드는 특성으로 작업장의 난방효율이 떨어지는 만큼 찬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또 한파경보 등 기상특보가 발령되면 휴식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휴게실은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해 종사원들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올해 겨울은 이른 추위와 함께 강한 한파가 예보돼 집배, 물류 등 외근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의 안전 확보와 건강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모든 우정사업 종사원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현장을 살피고, 다양한 대책을 통해 직원 보호와 안정적인 우정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경민 기자 2024.11.20 06:00

    • 날마다 폭염···마음건강은 괜찮은가요

      사회

      날마다 폭염···마음건강은 괜찮은가요

      취약계층·독거노인, 무기력한 상태로 누워 지내…죽음에 대한 공포까지 지난 8월 5일 열화상 카메라로 바라본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무료급식소의 인근 땅바닥이 붉게 보인다. 열화상 카메라는 낮은 온도는 파랗게, 높은 온도는 붉게 나타난다. 조태형 기자 지난 8월 9일 오후 1시 무렵, 서울 마포구 합정동 버스 정류장. 기온은 32도, 체감온도는 33도. 뜨거운 햇볕과 함께 한껏 더운 공기가 한 번씩 얼굴을 덮쳤다. 머릿속으론 아무 생각 없이 버스 도착 시간만 재고 있었다. ‘폭염’이 이어지던 날 중 하루였다. 전국적인 폭염경보가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이후 온열질환자는 8월 14일 기준 2500명이 넘는다. 폭염을 지나는 우리의 정신건강은 괜찮은 걸까. 이날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서북봉사관. 대한적십자사는 2016년부터 행정안전부의 위탁사업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재난 발생 지역을 찾아가 대면 상담을 진행하는데, 이날 서북봉사관에선 청라 아파트 화재 주민 및 ‘폭염 취약층’이 대상이었다. ‘폭염’은 2018년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 자연재난에 포함됐다. 폭염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이곳에서 인천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가 위촉한 상담활동가들을 만나 폭염 취약층 심리상담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들었다. 재난심리상담에는 상담 관련 자격증 소지자, 임상심리 전문가, 정신건강전문요원, 상담관련학과 대학 강사 혹은 교수 등이 참여한다. 상담경력 7년차인 김상희 상담활동가는 “올해 세 분의 할머니를 만났다”며 “보통은 ‘괜찮으세요’ 하고 물으면 ‘괜찮다’는 답이 돌아오지만, 선풍기만으로 버티는 데다 워낙 습하다 보니 힘들어하신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기력이 많이 떨어지고 심리적으로 고독감, 외로움을 많이 느껴요. 평소에도 그럴 수 있는데 무더운 날에 확실히 좀더 심해지고요.” 6년가량 재난 피해자 심리상담에 참여해온 김미옥 상담활동가는 “폭염일 때 어르신들 집에 방문해보면 무기력한 상태로 누워 지내는 분들이 많다”며 “삶에 대한 희망이 적고 좌절감, 상실감 등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고 했다. “입맛이 없고 (신체적) 건강 문제도 좀 커지니까 ‘이러다 내가 죽으면 누가 다음을 챙겨주나’ 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 두려움이 큽니다. 혼자 사시는 분들, 특히 여름 폭염 때 그런 상황을 겪어요.” 지난 8월 9일 인천 서구 청라동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서북봉사관에서 상담활동가들이 주간경향과 인터뷰한 후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희·김은주·김미옥·송현의 상담활동가. 김향미 기자 ‘폭염 취약계층’ 혹은 ‘폭염 민간계층’은 어린이, 노인, 기저질환자, 노숙인, 저소득층, 야외 노동자 등을 가리킨다. 폭염에 신체적 건강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데, 마찬가지로 정신건강 어려움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인천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는 이들은 홀로 사는 노인이 많다. 센터의 전담인력인 김이슬 상담활동가는 “학교나 회사에 가는 저연령층보다 집에 주로 있는 어르신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경로당이나 복지관에 가거나 무료급식소 등을 이용하면서 밖으로 나오는 분들도 있지만 외출 자체를 꺼리는 분들이 있고, 시설·기관도 문을 닫는 날들이 있어서 더 쉽게 고립되고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7월 3일에는 인천 연수구 적십자사 인천지사 건물 앞 재난회복지원버스에서 상담이 진행됐다. 상담활동가들은 날씨 변화에 따라 기분은 어떤지, 신체적 건강은 괜찮은지, 주거 환경이나 냉방시설은 괜찮은지, 외출은 잘하는지 등을 묻고 그에 맞는 대처법을 상담한다. 이후 추가 심리상담이 필요하면 전화나 방문 상담이 추가로 진행된다. 당시 인천지사의 무료급식소를 이용한 후 상담을 받은 박정례씨(가명·84)는 기자와 만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아서 특별히 불편한 게 없다”고 했다. 다만 “나이가 들어도 사람이 감정이라는 게 있으니까 조금 흐린 날에는 기분이 밝지는 않고 자식이 없이 살아온 일들이 생각나서 우울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씨를 상담한 정예진 상담활동가는 “코로나19 유행기간에 정신건강 문제가 두드러졌는데, 그 이후로 조금 나아진 듯하다”며 “어르신들은 ‘늘 여름은 오고 여름은 덥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문제로 여기지 않고, 남한테 피해주거나 신세질까봐 무더위 쉼터 등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7월 3일 인천 연수구 연수동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건물 앞 재난심리회복버스에서 김이슬 상담활동가(오른쪽)가 한 어르신과 상담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제공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기후변화 때문에 폭염이 심해지다 보니까 (일반적으로) 신체건강은 물론이고 정신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특히 낮에는 활동이 줄고 열대야 때문에 불면에 시달리면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을 일에도 스트레스가 심하고 감정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날씨에도 쉼 없이 일해야 하는 분들은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경제적 취약계층이나 독거노인들은 매우 더울 때, 추울 때 낮에 거의 집 밖으로 못 나가고 냉난방도 취약할 수 있어서 건강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올해 6월 국내에 <폭염 살인>이라는 다소 과격한 제목의 책이 나왔다. 기후 저널리스트인 제프 구델은 이 책에서 폭염이 “목숨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알아챌 새도 없이 나를 죽일 수도 있는 힘”이라고 했다. 물론 폭염으로 인한 신체적 건강피해는 빠른 대처가 필요한 큰 위험이다. 실제로 폭염기간에는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심장 및 신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또한 높아진다. 정신건강 역시 나빠진다. 구델이 참고한 주요 연구 결과 가운데 정신건강과 연관된 내용을 보면 “사람들은 더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욱 충동적으로 행동해 쉽사리 분쟁을 일으킨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인종차별적 비방과 혐오 발언이 급작스레 늘어난다. 자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총기 사고도 늘어난다”고 보고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낸 보고서 ‘사회정신건강연구센터 운영: 기후위기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진들은 기후위기와 정신건강의 관계를 다룬 최근 연구 120개를 검토했다. ‘기온’ 관련 연구가 27개로 가장 많았는데, 연평균 기온이 23도 이상인 지역에서는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지역주민들의 우울 위험이 7%씩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2019·대만)가 있었다. 미국의 2016년 한 연구에 따르면 일평균 기온이 21도 이상일 때는 10~16도일 때보다 행복과 기쁨 등의 긍정적인 감정은 줄어들고 분노와 스트레스 등의 부정적인 감정과 피로감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 속 정신건강 관리 대처법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정신건강이 악화할 수 있음을 개인이 인지하고, 상황에 따라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백종우 교수는 개인적 차원에선 “내가 평소보다 감정 조절이 어렵다고 하면 그 이유가 내 내부에도 있지만 폭염 때문일 수 있다. 내가 이렇게 잠을 못 자고 하는 것들이 실수를 초래할 수도 있고, 일의 의욕을 떨어뜨릴 수도 있고, 불필요하게 화를 내서 누군가에 상처를 준다든지 하는 일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고, “사회적으로는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대처가 우선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서 재난심리회복 상담을 받는 이들에게 제공하는 ‘마음구호키트’ / 김향미 기자 복지 취약계층으로 사회안전망 안에 들어와 있으면 폭염 시 냉방용 물품, 에너지바우처 외에 심리지원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회안전망 안에 들어오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다. 김미옥 상담활동가는 “정말 어둠 속에서, 폭염 속에서 지쳐 있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고 그분들을 찾아내야 하는데, 어려운 일”이라며 “과거보다 점점 이웃에 대한 관심도 줄어서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송현의 상담활동가는 “장애인 복지 분야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인식 개선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체감한다”며 “정신건강 문제도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5년간 심리상담기관을 운영한 김은주 상담활동가는 “자신이 노출된다는 데 두려움, 또 비용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분들이 있다”며 “도움을 받을 곳이 있다는 것이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 지역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에 전화(대표전화 1670-9512)하면 재난을 직접 경험한 사람뿐만 아니라 목격자, 가족, 구호활동 참여자 등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피상담자 상황에 따라 상담 회기가 달라지며 최대 10회기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최근 정부도 기후변화 적응 정책을 수립하면서 정신건강 문제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2023년 6월에 발표된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 강화대책에서 ‘기상·기후재난(홍수·폭염)으로 인한 정신질환 증가’가 건강위험 목록에 포함했다. 질병관리청이 2022년 3월 발간한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 보고서도 폭염 등으로 인한 정신건강 영향을 포함했다. 다만 현재 폭염 속 정신건강 관리는 ‘재난’의 관점에서 대응하고 있다. 행안부의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트라우마센터 등이 사회·자연재난 발생 시 심리지원을 담당한다. ‘기후위기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보건’의 관점에서는 정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한 후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저변을 넓히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등에 영향을 받은 정신건강 부분은 미흡하다. 이 보고서는 기후위기 ‘적응’ 대책으로서 정신건강 부분이 현재 정책과제임을 인지하고, 기후위기와 정신건강에 대한 근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향미 기자 2024.08.19 06:00

  • 레이디경향

    • ‘침대 시트’ 깨끗해 보여도…건강한 세탁 주기는?

      리빙

      ‘침대 시트’ 깨끗해 보여도…건강한 세탁 주기는?

      이불 속은 하루의 피로를 풀고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무엇보다 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픽셀즈 이불 속은 하루의 피로를 풀고 휴식을 취하는 가장 개인적인 공간이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먼지와 세균이 쌓이기 쉬운 곳이기도 하다. 이불이 깨끗해 보여도 방심은 금물! 침구 세탁의 올바른 주기와 관리법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우리는 매일 밤 수 시간 동안 침대에 누워 수면을 취한다. 이불은 우리 몸과 가장 오랜 시간 맞닿아 있는 섬유 제품인 셈. 눈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이불도 실상은 땀, 피지, 각질, 먼지, 알레르기 유발 물질까지 수많은 오염물질이 쌓여 있는 공간일 수 있다. 미국 청소 전문 브랜드 전문가이자 서적 <누가 더러운 것을 좋아하는가>의 저자 로빈 머피(Robin Murphy)는 라이프 매체 리얼심플에 “이불은 우리가 자는 동안 배출하는 땀과 기름, 공기 중 먼지,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진드기와 세균까지 고스란히 흡수한다. 외관상 깨끗해 보여도 정기적인 세탁 없이는 위생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럼 얼마나 자주 세탁하는 게 좋을까? 침구 세탁 주기는 생활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머피는 기본적인 원칙을 제시한다. 피부에 직접 닿는 이불 시트는 일주일에 한 번 세탁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생각보다 주기가 빠른가? 현실적으로 매주 세탁이 어렵다면 2주에 한 번 정도는 꼭 세탁하는 것이 ‘안전하다’. 머피는 “이불은 땀과 먼지, 기름, 그리고 침실 내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청결 유지를 위해서는 의식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반려동물, 아이, 그리고 침대(이불) 위에서 간식 습관이 있다면? 침대 위에 반려동물이 올라오거나 어린 자녀가 함께 자는 가정이라면, 또는 침대에서 음식을 먹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는 이불을 더 자주 세탁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털이나 침, 외부에서 묻어온 오염물질이 이불에 쉽게 스며든다. 아이들은 침을 흘리거나 실수할 수 있고, 간식 부스러기 또한 세균 번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세탁하는 것이 필수다. 이불 세탁이 부담된다면? ‘이불 커버’가 해결책 이불 전체를 자주 세탁하는 것이 어렵다면, 이불 커버를 사용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다. 이불 커버는 마치 시트처럼 1~2주에 한 번씩 세탁할 수 있으며, 이불 속 솜이 오염되는 것을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이럴 경우 이불 자체는 계절에 한 번, 즉 3개월에 한 번 정도 세탁하면 충분하다. 이불, 어떻게 세탁해야 할까? 모든 이불이 동일한 방식으로 세탁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제품에 부착된 라벨을 확인하는 것이다. 일부 제품은 세탁기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특정 온도에서만 세탁이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세탁법은 중성세제 사용해 부드러운 세탁 코스 설정을 이용한다. 이불은 두껍고 흡수력이 좋아 건조 시간이 일반 의류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그러나 낮은 열에서 천천히 건조시키는 것이 이불 수명을 연장하는 길이다. 건조기 볼을 함께 넣으면 공기 순환이 잘되고 보풀이 덜 생긴다. 날씨가 좋을 땐 햇볕에 자연 건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햇볕은 세균 제거와 탈취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침대에 덮는 것은 금물. 곰팡이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내부까지 완전히 건조된 것을 확인한 후 사용해야 한다.

      이유진 기자 2025.04.03 15:27

    • 산불 연기도 재앙이다…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 5가지

      건강

      산불 연기도 재앙이다…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 5가지

      지난 25일 밤 경북 안동시 경국대학교 앞 야산으로 산불이 번지고 있다. 안동 | 성동훈 기자 최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여전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영덕, 안동 등 주변 지역까지 불씨가 번지면서 공기 중에는 재와 그을음이 섞인 부연 연기로 지역 일대를 광범위하게 뒤덮고 있다. 이 해로운 공기는 불 자체만큼이나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다. 산불 연기, 단순한 ‘불쾌한 냄새’ 그 이상 산불 연기는 그저 불편한 냄새나 미세한 시야 방해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 연기 속에 포함된 독성 물질들이 직접적인 호흡기 손상은 물론, 전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산불 연기의 주요 구성 성분은 초미세먼지이며, 이는 폐 깊숙이 침투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 특히 아동, 임산부, 고령자, 당뇨병이나 천식 등 만성 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위험하다. 게다가 산불로 주택이나 차량, 가구 등이 타게 되면 페인트, 플라스틱, 가구 내장재 등에서 납, 석면, 비소 등 독성 화학물질이 추가로 배출된다. 이들 물질은 현재까지도 그 독성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봄철 대기질 ‘적색경보’ 한국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봄철과 산불 발생이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은 대기질 경보를 발령하지만, 실시간 정보 접근성이나 지역별 대응 체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어코리아’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와 산불 연기 확산 예측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니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준상 대기질지수(AQI)가 100을 넘기면 민감군에 유해하며, 150을 초과할 경우 일반인에게도 위험하다. 그러나 현재의 측정 장비는 납, 석면, 화학 연기처럼 독성이 강한 성분은 측정하지 못하므로, 수치가 낮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산불 연기 속 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 다음은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산불 연기 대응 수칙이다. 1. 실내에 머무르기: 외출을 삼가고, 창문과 문틈은 물에 적신 수건이나 테이프로 차단한다. 공기청정기나 에어컨 사용 시에는 ‘외부 공기 유입 차단’ 모드나 ‘순환 모드’로 설정할 것. 2. 실내 청소 요령: 물걸레를 이용해 먼지를 닦아내고, 진공청소기는 HEPA 필터가 장착된 제품만 사용한다. 일반 진공청소기는 오히려 먼지를 다시 공기 중에 날릴 수 있다. 3. ‘청정 공간’ 만들기: 집안에서 창문이 없는 방을 선택해 청정 공간으로 설정하고, HEPA 필터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 단, 오존을 발생시키는 이온형 공기청정기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4. 실내 오염 주의: 촛불, 향초, 프라이팬 조리, 스프레이 사용, 흡연 등은 실내 오염을 가중시킬 수 있음으로 자제해야 한다. 5. 외출 시에는 반드시 N95 마스크 착용 만약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반드시 N95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일반 마스크나 천 마스크는 초미세먼지를 제대로 걸러주지 못한다. 수염이 있으면 마스크가 얼굴에 밀착되지 않아 효과가 떨어지므로, 가능한 한 면도를 하는 것이 좋다. 연기를 오래 흡입하게 되면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호흡기 계통 질환이 없던 사람도 산불 연기로 인해 천식 등이 발병할 소지가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은 산불 연기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건강하다고 방심하지 말고, 연기가 느껴지거나 대기질이 나쁘다는 예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실내 생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진 기자 2025.03.26 09:27

    • [건강의피셜㊿]‘100세 인구 85%’ 여성이 더 오래사는 이유는?

      건강

      [건강의피셜㊿]‘100세 인구 85%’ 여성이 더 오래사는 이유는?

      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까? 과학과 장수 연구가 전하는 몇 가지 학설에 대해. 픽셀즈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의 85%가 여성이라는 통계가 있다. 110세 이상으로 올라가면 이 비율은 90%까지 증가한다. 그렇다면 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까? 미국 야후라이프가 과학과 장수 연구를 통해 그 해답을 들여다봤다. 여성은 왜 더 오래 살까? 미국 노바 남동부 골병리 의과대학(Nova Southeastern College of Osteopathic Medicine)의 노인 의학과 교수인 나오시라 판디아(Naushira Pandya) 박사는 “신체적으로 남성이 더 강하지만, 여성이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며, 그 차이는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요인에서도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경우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약 6년 길다. 산모 사망률과 사회경제적 지위 등의 변수가 있음에도 여성은 전 세계적으로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주요 요인은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다. 에스트로겐은 혈관 건강을 보호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장수 관련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항염증 작용이 있어 노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요법이 수명 연장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염색체 차이도 장수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두 번째 X 염색체가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여성은 손주를 돌보는 과정에서 생식 후에도 생존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할머니 가설’이 있다. 이는 여성이 손주를 양육함으로써 가족 전체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딸이 더 많은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이론이다. 케어 홈케어(CARE Homecare)의 CEO인 모티 갬버드(Moti Gamburd)는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자녀, 배우자, 부모를 돌보는 역할을 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을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남성보다 의사를 자주 방문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성의 생활 습관도 장수에 영향을 끼친다. 남성은 여성보다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비교적 흡연, 음주, 위험한 행동을 더 자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보다 4배 이상 높다. 이러한 차이가 여성의 기대수명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관계도 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연결이 부족하면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강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친구나 가족에게 더 쉽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향이 있다. 판디아 박사는 “90세 이상 고령자들은 강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이 더 나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뉴잉글랜드 대학의 교수이자 노인의학 교육 책임자인 마릴린 구글리우치(Marilyn Gugliucci) 교수는 “목적 의식과 회복력이 장수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며, 건강한 생활 방식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태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수를 위한 생활 습관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장수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금연 및 절주 건강한 사회적 관계 유지 긍정적인 태도와 목적 의식 갖기 노인의학 전문의 에반 시아를로니(Evan Ciarloni) 박사는 “만성 질환 예방을 위한 포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사, 운동, 수면, 인간 관계, 정신적 건강 관리가 장수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것은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건강 관리 습관, 삶에 대한 태도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유진 기자 2025.03.18 13:07

    • [건강의피셜㊾] 훈육 중 큰 소리…아이 뇌가 축소된다?

      육아/교육

      [건강의피셜㊾] 훈육 중 큰 소리…아이 뇌가 축소된다?

      엄한 양육, 아이 뇌를 바꾼다? 부모의 죄책감을 부추기는 학설, 사실일까? 혹독한 양육이 정말로 아이의 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까? 의학 논문을 살펴봤다. 픽셀즈 아이를 혼내고 죄책감에 휩싸인 적이 있을 것이다. 간혹 ‘엄한 약육은 아이의 뇌가 축소된다’는 등 자극적인 문구가 달린 교육 기사를 접하면 ‘내가 아이 뇌를 망쳐버린 것인가’라는 죄책감과 불안은 더욱 커진다. 사실일까? 최근 연구를 통해 짚어봤다. 엄한 양육, 아이 뇌에 영향? 최근 발표된 양육에 관한 대표적인 연구는 3세부터 21세까지 173명의 아이들을 추적한 것이다. 이 연구는 가혹한 양육이 어느 시점에 발생했는지와 아이들의 뇌 발달 사이의 관계를 살펴봤다. 연구진은 부모로부터 아이들이 3세, 5세, 9세일 때의 양육 방식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15세에 뇌 스캔, 21세에 불안·우울 증상을 조사했다. 그 결과, 3세의 가혹한 양육은 폭넓은 뇌 구조 차이와 연관되어 있었고, 9세의 엄한 양육은 감정 처리 관련 뇌 네트워크의 구체적 변화와 연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이른 시기의 혹독한 양육이 뇌 발달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단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이 연구에서 ‘혹독한 양육’으로 정의된 행동은 단순히 아이에게 한두 번 소리를 지르는 수준이 아니다. 욕설, 위협, 모욕, 체벌 등 매우 심한 심리적 공격성을 포함한 경우다. 즉, 아이에게 “멍청하다”, “게으르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겠다고 협박하는 것 등이다. 또 다른 뇌 스캔 연구를 살펴보자. 이는 94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뇌 스캔 연구로, 가혹한 양육을 경험한 아이들의 뇌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분석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가혹한 양육을 경험한 아이들은 편도체와 전전두엽이라는 감정 조절 관련 뇌 영역이 작은 경향을 보였다. 다만 이 연구에서도 중요한 점은, 가혹한 양육이 단순히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라 때리기, 체벌, 지속적 고함, 분노 폭발 등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이 두 연구 모두 가혹한 양육과 뇌 발달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표본 수가 작고 상관관계 연구라는 한계가 있다. 즉, 가혹한 양육이 실제로 뇌의 변화를 유발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른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뇌의 차이가 반드시 문제, 결핍, 손상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뇌 구조의 차이는 특징이나 강점을 반영할 수도 있고,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직 과학이 뇌의 모든 차이를 해석할 만큼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따뜻하고 존중하는 양육을 시작하는 것. 픽셀즈 ‘뇌 과학’ 과장된 ‘썰’에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아이의 뇌가 바뀐다”는 자극적 헤드라인이 부모의 죄책감을 유발하기 위해 과장된 표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 결과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보다 ‘뇌’에 미치는 영향으로 소개되면 훨씬 충격적이고 주목받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헤드라인이 과학적 사실을 왜곡할 위험성도 크다. 부모로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양육과 어린 시절 경험이 중요하지만, 절대 너무 늦은 때는 없다. 실제로 청소년기 이후에도 양육 개입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존재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위 연구에서 말하는 ‘가혹한 양육’은 욕설, 위협, 때리기 등 매우 극단적인 행동이다. 가끔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만으로 아이의 뇌가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좋은 양육이 아이의 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구는 중년기의 따뜻한 양육이 감정 처리 관련 뇌 영역과 긍정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즉, 아이에게 보이는 사랑과 따뜻함이 뇌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책보다는 긍정적인 관계 회복에 집중하자. 아이에게 화를 낸 자신을 자책하기보다, 아이에게 더 많은 따뜻함과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혹독한 양육이 문제임을 알리는 연구들은 양육의 중요성을 상기시키지만, 모든 부모가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따뜻하고 존중하는 양육을 시작하는 것이다. 실수했다고 해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보살핌은 언제나 아이의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자책보다는 지금 아이를 꼭 한 번 안아주자.

      이유진 기자 2025.03.14 13:43

  • 화보

  •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