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조기 대선 본격 시작···‘선거법 무죄’로 고비 넘긴 이재명, 남은 걸림돌은?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내란 재판
최혜린 기자 2025.04.06 09:00
정치
조기 대선 본격 시작···‘선거법 무죄’로 고비 넘긴 이재명, 남은 걸림돌은?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내란 재판
최혜린 기자 2025.04.06 09:00
정치
‘약자 코스프레’ 여권···‘권력 복귀’ 꿈꾸는 윤석열 대통령이 걸림돌... 수권 능력을 계속 평가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약자 프레임의 최대 걸림돌이 윤 대통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이 약자 이미지가 아닌 데다, 헌재...
박순봉 기자 2025.02.13 15:34
사회
“가자 주민을 ‘사람’ 아닌 ‘개발 걸림돌’로 본 것”···한국 평화운동가가 본 트럼프 ‘가자 구상’... 평화롭던 야파의 해변을 떠올렸다. 그는 “트럼프의 발언은 주민을 생명체가 아니라 개발의 걸림돌로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 사무국장은 트럼프의 구상이 ‘돌발발언’처럼 보이더라도 숨은 뜻을 잘...
전지현 기자 2025.02.10 11:41
사회 플랫
강제키스에 “왜 혀 깨물지 않았냐”며 불기소…‘걸림돌 판결’ 선정[플랫]... 하였다’는 것이 전부”라며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수사기관이 가해자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봐 걸림돌로 선정된 사건들도 있었다. 영등포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2팀은 피해자가 약 반년간 교제한...
플랫팀 기자 2025.01.31 17:17
축구
‘바르사 복귀’ 원하는 네이마르 걸림돌 많다···플릭 감독 ‘반신반의’ 경영진도 “산투스서 15골 넣어야”네이마르. 산투스 SNS 네이마르(33·산투스)의 바르셀로나 복귀설이 유럽 축구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그가 스페인으로 돌아가려면 여러 난관을 넘어야 한다. 한지 플릭 감독이 썩 원하지 않고 있는 데다, 구단도 네이마르가 성적으로 실력을 입증해야만 영입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매체 디아리오는 4일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복귀를 원하고 있지만, 구단의 현실과 플릭 감독의 입장 등이 네이마르의 뜻과 맞지 않다”고 보도했다. 네이마르는 2026 북중미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바르셀로나 복귀를 꿈꾼다는 사실이 현지 보도로 알려졌다. 네이마르는 2023년 8월 파리 생제르망(PSG)을 떠나며 유럽 무대 경력이 끊겼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로 이적하면서는 무릎 부상으로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받아 18개월 동안 단 7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는 축구 인생 최대 위기에서 친정 산투스의 손을 잡았다. 편안하고 자신을 원하는 친정팀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산투스와 단기계약한 네이마르는 조금씩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그는 리그 7경기에서 3골 3도움을 올리며 감각적인 드리블과 킥 감각을 뽐내고 있다. 네이마르. 산투스 SNS 그러나 이 정도로는 바르셀로나의 눈높이를 아직 충족하지 못했다. 이 매체는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과 데쿠 스포츠 디렉터는 네이마르가 산투스에서 15골을 넣을 시 구단이 그와 이적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오랜 공백기가 있는 만큼 꾸준히 안정된 경기력을 더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또 큰 문제는 한지 플릭 감독이 네이마르의 복귀에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플리 감독은 네이마르가 현재의 바르셀로나 라커룸에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네이마르의 나이와 신체 상태가 현재 젊음과 열정으로 컬러가 바뀐 바르셀로나에서 잘 융화하고 성적을 낼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지 플릭 바르셀로나 감독. Getty Images코리아 더욱이 네이마르가 급여 삭감을 감수해서라도 바르셀로나 복귀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단의 재정적 상황이 여전히 녹녹지 않은 것도 문제다. 그러나 네이마르가 과거의 기량을 회복한다면 그의 이름값과 경력은 팀 안팎에서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그가 브라질에서 남은 기간 얼마나 더 성적으로 보여주느냐가 바르셀로나 복귀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남 기자 2025.03.04 08:54
축구
정몽규를 살린 법원의 결정…문체부의 징계요구 처분 집행정지 인용, 최대 걸림돌 ‘중징계 리스크’ 사라졌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신임 회장 선거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징계 리스크’를 안고 대한축구협회 회장 4선 도전에 나선 정몽규 후보가 법원 덕에 한숨 돌렸다. 그동안 ‘야권 후보’인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과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는 정 후보의 ‘후보 자격’이 인정되면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정 후보가 ‘중징계 대상자’라는 이유에서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후보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그리고 축구협회가 이 요구를 실행에 옮기지 않은 상태에서 차기 회장 선거가 시작됐다. 축구협회 정관은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축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 후보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중징계받았어야 하는 만큼, 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허 후보와 신 후보의 주장이었다. 허 후보 측이 제기한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해 지난달 8일로 예정됐던 선거일이 미뤄지면서 ‘중징계 리스크’는 정 후보를 더욱 옥죄었다. 정몽규 ,허정무, 신문선 후보. 연합뉴스 당초 문체부가 축구협회에 제시한 징계 시한은 2월3일까지였는데, 중징계받지 않고 그 시한까지 넘긴 채로 선거전에 임하는 건 상대 후보들로부터 공격받을 빌미가 될 게 뻔했다. 실제로 이 부분을 지적하는 상대 후보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시한이 다가오자 축구협회는 결국 지난달 21일 정 후보 등 임직원에 대한 문체부의 징계 요구 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해당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냈다. 또 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 행정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 후보 징계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축구협회의 행정소송 제기는 정 후보에게 ‘신의 한 수’가 됐다. 법원은 일단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11일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처분으로 신청인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축구협회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적어도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축구협회가 정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릴 행정적 근거가 사라졌다. 정 회장이 연기된 선거일인 26일까지 후보 자격을 유지하는 데에 걸림돌이 제거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앞선 가처분 인용 등으로 힘을 받는 듯했던 야권 후보들의 공세도 설득력이 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축구계에선 법원의 이번 판결이 표심의 향방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선거일 전에 본안소송이 각하될 수도 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제기한 이번 소송은 성립이 되지 않아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선거일을 보름 앞둔 현재 본안소송의 다음 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선거일 전에 각하 결정이 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2025.02.11 21:46
스포츠종합
V리그 ‘외인 부상’ 걸림돌…‘새 얼굴’과 함께 넘는다우리카드 새 외국인 선수 두산 니콜리치. KOVO 제공 2024~2025 V리그는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 선수 교체가 잦았다. 특히 남자부는 7개 구단 중 4개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이 중 부진을 이유로 선수를 바꾼 팀은 OK저축은행뿐이다. 한국전력, 우리카드, 대한항공은 기존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어쩔 수 없이 ‘새 얼굴’을 찾았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팀은 한국전력이다. ‘쿠바 신성’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등록명 엘리안)와 새 시즌을 준비한 한국전력은 개막 5연승을 질주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팀의 주포인 엘리안이 현대캐피탈과 1라운드 경기에서 무릎을 크게 다쳐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팀 공격을 이끌던 엘리안이 빠지자 한국전력은 내리 5연패를 당했다. 대한항공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 막심 지가로프. KOVO 제공 1라운드 마지막 경기부터 3라운드 첫 경기까지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른 한국전력은 9일 기준 7승6패 승점 16점으로 5위까지 추락했다.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3위 우리카드(승점 19점·7승6패)와 승점 격차는 크지 않다. 한국전력은 최근 새 외국인 선수 마테우스 크라우척(등록명 마테우스)을 영입해 급한 불을 껐다. 마테우스는 13일 OK저축은행전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우리카드도 미시엘 아히(등록명 아히)의 부상으로 급히 대체 선수를 물색했다. V리그 최초 ‘외국인 주장’으로 코트 안팎에서 팀을 이끌던 아히는 발목 부상으로 6경기 만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1라운드 4승2패로 순항하던 우리카드는 아히의 공백 속에 2라운드 2승4패로 주춤했다. 우리카드의 새 외국인 선수 두산 니콜리치(등록명 니콜리치)는 지난 7일 삼성화재전에서 25득점을 기록하며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현대캐피탈과 양강 체제를 구축한 대한항공은 발 빠른 판단으로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의 주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는 어깨 부상 여파로 2경기 출장에 그쳤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 청부사’로 활약한 막심 지가로프(등록명 막심)를 일시 교체 선수로 영입했다. 7경기밖에 뛰지 않은 막심은 남자부 득점 10위(160점)에 올라있다. 대한항공은 요스바니의 회복 속도, 막심의 경기력 등을 종합해 남은 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선수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GS칼텍스 지젤 실바. KOVO 제공 여자부에선 꼴찌 GS칼텍스가 외국인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흥국생명전에서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와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등록명 와일러)가 모두 다쳤고, 이 중 와일러는 아킬레스건 파열로 남은 경기에 출장할 수 없게 돼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한다. 같은 날 인대를 다친 실바도 흥국생명전 이후 결장 중이다. 외국인 선수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난 V리그 구단들은 저마다 속도로 위기를 헤쳐가고 있다. 시즌 초반 여정이 꼬이긴 했지만, 이제 막 3라운드가 시작됐을 뿐이다. 팀을 정비해 봄배구를 노릴 기회는 충분하다.
배재흥 기자 2024.12.10 15:00
축구
김민재와 엇갈린 마네, 유럽행 가능성…인테르 ‘570억 연봉’ 걸림돌사디오 마네. 알나스르 X 캡처 사디오 마네(32)가 사우디 프로리그 알나스르에서 보여준 꾸준한 활약이 유럽 클럽들의 눈길을 다시 끌고 있다. 마네는 알나스르 소속으로 68경기에 출전해 24골 16도움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번 시즌에만 22경기 5골 5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호흡이 돋보인다. 두 선수는 올 시즌 8골을 합작했는데, 마네가 호날두에게 5차례 어시스트를 제공했고 호날두로부터 3골을 도움 받았다. 5일 이탈리아 매체들에 따르면 세리에A 선두 인테르 밀란이 다가오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마네 영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마네의 최근 경기력이 여전히 유럽 무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윙어와 중앙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도 매력적 요소다. 시모네 인자기 감독은 세리에A 우승 수성과 챔피언스리그 도전을 위한 공격진 보강 후보로 마네를 주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마네의 인테르행에는 높은 연봉이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현재 연봉 4000만유로(약 570억원)는 인테르 최고 연봉자인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연봉(1667만유로·약 237억원)의 2.4배에 달한다. FC인테르뉴스는 “인테르가 마네 영입을 위해 큰 이적료를 지급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연봉 수준이 협상의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2022년 여름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을 떠난 후 마네의 커리어는 다소 내림세를 보였다. 3000만유로(약 427억원)의 이적료로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했지만, 적응에 실패해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 김민재가 뮌헨에 입성한 지 한 달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사우디로 무대를 옮겨 다시 전성기 시절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 통산 560경기 228골 109도움을 기록한 마네는 세네갈 대표팀에서도 111경기 45골 26도움을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왔다. 2027년 6월까지 알나스르와 계약이 남아있는 마네의 유럽 복귀 여부는 결국 연봉 협상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박효재 기자 2024.12.05 11:46
정치
[포커스]남북 화해무드 탈북자가 걸림돌 되나ㆍ류경식당 종업원·태영호 전 공사 등 쟁점화… 화해기류 변화 재중 북한식당(류경식당) 여종업원 문제,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의 국회 의원회관 출판기념회 등 탈북자 이슈로 남북의 화해 기류가 조금 변했다. 일부 탈북자 단체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류경식당 종업원들을 북한으로 송환할 것처럼 주장하기도 한다. 탈북자 단체 전체가 북송의 위협에 떨고 있다는 보수언론의 기사도 나왔다. 5월 14일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민변 변호사들이 류경식당 종업원 사건 수사 촉구를 위한 고발장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탈북자들 북송 위협에 떨고 있다” 소문 보수 탈북자 단체에서 활동해온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비서실장 시절 고무보트 타고 내려온 탈북자들을 돌려보냈다. 지금도 문 대통령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탈북자들을 낚시 미끼처럼 던져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거론한 사건은 참여정부 말기인 2008년 2월에 있었던 북한 어부 가족 북송사건이다. 2008년 2월 8일, 북한 황해남도에서 출발한 어부 가족 등 22명이 탄 보트가 인천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보수 탈북자 단체에서는 이 어부들이 탈북 의사가 있었음에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이를 묵살하고 북송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점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 당시 정부는 “북한 주민들이 우리와 접촉할 때부터 계속해서 북한 송환을 요구했다”며 이들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종업원들에 대한 기획탈북설에 이 원장은 “사지에서 탈출해야 하는데 외부의 도움 없이 어떻게 하나. 탈북자들이 우리 쪽으로 넘어올 때 국정원이 도와줘야 하지 않겠나. 탈북자들이 죄다 기획탈북으로 온 거냐”라며 “종업원들 중에 심경의 변화가 생긴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자기 때문에 고통당할 걸 생각하면 힘들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살던 비전향 장기수들도 떠들썩하게 북한에 가서는 장마당에서 장사나 하고 비참하게 살았다고 하지 않나”라며 류경식당 종업원 북송만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자 단체 등에서 활동하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 탈북자들은 북송문제를 지나치게 쟁점화하는 데 불편함을 표했다. 함경북도 회령시 출신인 최미란씨는 탈북자들의 최대 걱정은 “남한에서 차별받지 않고 잘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한국에 온 최씨는 입국 초기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남한에 온 지 2년 정도 됐을 때는 알아서 돈벌고 사는 것 자체가 너무 힘이 들었다. 여기서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너무 힘들다란 생각은 했다. 그래도 북한으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었다”며 “종업원들이 앞으로 나와서 자기 이야기를 못하는 건 가족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조용히 자기 삶을 사는 것도 너무나 힘들기 때문에 어디 나와서 이야기할 여유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탈북자 단체 때문에 편견 심해져 류경식당 종업원 사건을 추적해온 민변은 지난 4월 초부터 일부 종업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변 채희준 변호사 등 최근 류경식당 종업원을 접촉한 인사들에게 이들의 생활을 물었다. 허강일씨를 제외한 12명의 종업원들은 대부분 평범하게 대학생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이들이 평양 출신인 만큼 상대적으로 표준어 말투에 빨리 적응하고, 외래어에도 비교적 익숙한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몇몇 종업원들은 북한과 다른 남한의 교육과정에 잘 적응하지 못해 대학생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부터 류경식당 종업원 문제를 파고들어온 채 변호사는 “민변이 종업원들을 북한으로 보내자고 주장한 바가 없다. 오히려 이 분들을 만날 때에도 ‘혹시 북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 자체를 안하고 인권의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지금은 종업원들이 용기를 갖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 변호사는 “우리는 이분들이 오게 된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우선으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5월 17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종업원들이 자유의사로 한국에서 생활한다고만 말할 뿐, 기획탈북이 있었는지 진상규명을 할 의지가 아직까지는 안보인다”고 말했다. 최미란씨는 “남한에 살면서 차별을 한 번도 겪지 않은 탈북자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남한 사회의 평범한 일원으로 살아가길 원한다. 하지만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여러 가지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들이 있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그는 “김정은 정권이 핵실험을 하면 내가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자꾸 나한테 ‘북한에서 왜 저러냐’고 따지듯이 묻는 사람들이 있다. 단지 태어난 게 북한일 뿐이지 내가 뭘 더 알 리가 없는데 왜 자꾸 물어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한편으로는 종편 방송에 나오거나 아니면 집회에서 강경보수 발언만 하는 사람들이 탈북자들의 대표인 것처럼 나오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상당히 많은 탈북자들이 남북정상회담을 반기고 북에 아직 살고 있는 가족들 친척들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데, 탈북자들만 보면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심지어 북한 출신이라는 정체성을 숨기고 조선족인 척 행세하는 이들도 꽤 있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시의 류경식당 / 연합뉴스 탈북자인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은 북한을 실제보다 과장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처럼 묘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권이 뭔지 생각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당사자들의 자유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밝혀지고 있듯이 류경식당 종업원들이 입국하는 데 정부가 역할을 한 것이라면 그분들의 자유의사를 확인해봐야 한다. 정말로 북한에 가고 싶다고 하는 사람은 일정 절차를 거쳐서 보내주면 되는 것이고, 여기에 남고 싶다는 사람은 남게 하면 된다”며 “북한으로 자발적으로 돌아가는 사람에게 종편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북한이 엄청난 처벌을 내리고 그렇게는 안한다. 물론 주위 사람들의 불편한 시각은 있겠지만, 북한이 마치 이유없이 사람을 마구 해치는 그런 나라처럼 묘사하는 것 자체가 탈북자들에겐 기분이 조금 언짢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평안남도 남포시 출신인 송희순씨(가명)는 1990년대 후반에 단신으로 북한을 빠져나와 2007년에 한국으로 왔다. 송씨의 고향에는 아들과 오빠 등 가족들이 아직도 살고 있다. 송씨는 탈북자라면 누구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송씨는 “탈북자들이 들어온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런 저런 루트로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있다. 나도 아들과 헤어진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지금도 전화를 통해 내 아들이 키가 얼마나 됐는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송씨는 “하지만 남포에 사는 아들의 목소리라도 직접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탈북자들도 이산가족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북자들도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설득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씨는 류경식당 종업원 문제도 ‘이산가족’의 관점에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봤다. 송씨는 “그 사람들이 자의로 왔건 아니건 이왕 여기에 온 이상 다시 북한에 가려고는 안할 것이다. 5월 10일 방송을 봐도 당사자들이 제일 원하는 건 가족과 만나는 것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북한을 잘 설득해서, 우리가 이 친구들은 잘 보살필테니 다만 가족들끼리 명절 때만이라도 서로 얼굴 보고 소식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조용하게 북한하고 이야기를 해서 풀어야 하는데 마치 정부에서 우리 탈북자들을 몽땅 북한으로 보내기라도 할 것처럼 크게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문제도 더 꼬이고, 탈북자를 바라보는 남한 사람들의 시선도 더 차가워지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입국하려는 탈북자들은 더 힘들어져 대학생인 탈북자 김필주씨는 탈북자 문제가 공개적으로 쟁점화된 것 자체가 탈북자들에겐 기분이 썩 좋지 않다고 봤다. 김씨는 과거 정부도, 민변도, 탈북자 단체도 류경식당 종업원 사건을 공개적으로 여러 곳에 이야기하는 바람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들 중에는 다른 탈북자들의 입국을 돕는 활동을 하는 이들도 많다. 김씨가 속한 단체도 탈북자 구출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는 “류경식당 사건이 2년 전 처음 불거져 나왔을 때 탈북 루트가 다 밝혀지고, 그들이 누구인지 언론에 사진까지 다 나왔다. 이로 인해 아직 입국하지 않은 사람들,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탈북자들이 알게 모르게 피해를 받았다. 아직 한국이라는 자유로운 땅에 발을 담그지 못하고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류경식당 종업원처럼 될까봐 걱정을 많이 한다. 자기들도 신분이 다 노출되지 않겠냐 하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백철 기자 2018.05.28 14:03
정치
박원순 3선 최대 걸림돌은 ‘경선’ㆍ민주당 민병두, 우상호, 박영선 출마 선언… 전현희, 정봉주, 정청래도 도전 미세먼지 대책이 불쏘시개였다. “언 발 오줌 누기에 하루 50억원씩 낭비한다. 공개토론하자.”(1월 18일, 민병두), “150억원을 허공에 날린 거다.”(1월 21일, 우상호), “서울시는 현재의 낡은 정책을 버려야 한다. 관용차부터 수소전기차로 바꿔야 한다.”(1월 22일, 박영선). 이들은 차례대로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공식화했다. 현재까지 민주당에서 경선 출마 의사를 비치고 있는 사람들은 이들 이외에도 세 사람이 더 있다. 전현희·정봉주·정청래. 실제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경선은 3명으로 압축돼 치러지게 된다. 3선 도전을 공식화한 박원순 시장을 제외한다면 이들 중 네 사람은 중도하차하게 된다. 여기에 민주당 밖에서는 김병준 국민대 교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가 점쳐진다. 김 교수는 자유한국당 경선에 나올 예정이다. 관전 포인트는 박원순 현 시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흔히 “본선보다 경선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되는 그의 ‘3선 가도’는 진통을 겪게 될까. 경쟁자의 시선에서 본다면 ‘3선 피로감’ 증폭 시도는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까. 1월 21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박원순’을 떠난 사람들 공·사석에서 만난 박원순 시장은 항상 바빴다. 지난해 1월 5일, 당시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 인터뷰’로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기사에는 반영하지 않은 인터뷰 속기록 전문을 다시 읽어봤다. “나는 소통의 달인”, “이런 지방정부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자화자찬성(?) 홍보 발언이 눈에 띈다. 기자는 인터뷰 말미에 주변 지인들에게 들었던 ‘본인을 홍보 못한다’는 하마평을 전했다. 그것이 강한 인상을 남긴 모양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지인 분들이 말한 것처럼 자기를 스스로 포장 잘하는 사람을 고를 것이냐, 아니면 홍보나 선전은 못하지만 그 사람의 ‘꽉찬 내용’을 보고 판단할 거냐의 문제 아니겠어요?.” 인터뷰 후 며칠 안돼 그는 대선 도전의 꿈을 접었다. 3월 초에 박 시장은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이른바 김경수 민주당 의원이 박 시장에게 경남지사 출마를 권유했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당시 박 시장에게 설의 진위 여부를 직접 확인해준 핵심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말이 나온다. 1월 25일 SBS 라디오에 출연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김경수 의원의 경남지사 출마 권유는 선의로 한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는 이 시장은 주변에 “박 시장은 재선 때 승부를 봤어야 하는데 시기를 놓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쓰임을 받으려면 새로운 도전을 하셔야 한다.” 지난 1월 1일, 민주당 종로구 청년위원장을 하고 있는 신상민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과 박영선 의원을 링크 걸어 쓴 말이다. ‘새로운 도전’은 박 시장을 겨냥한 말이다. 그는 댓글로 제야의 종을 치고 돌아온 박 시장이 개인적으로 새해 인사 카톡 사진을 공개했다. 공식적인 말은 없지만 도와달라는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한 것이다. “12월에 서울 청년버스 기사협회장으로 박 시장과 면담했을 때 한 말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불출마하고 송파을 재·보궐선거에도 안 나갈 예정이다. 지도자의 그릇 차이가 비교될 것이 분명하니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 이후 새해 제야의 종을 치고 갑자기 카톡을 주셨길래 다시 한 번 고려해달라고 답을 보냈지만 답장은 아직도 없는 상태다.” 신씨의 말이다. 기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박 시장 3선 캠프가 꾸려진 것은 확인된다. 김원이 전 정무보좌관이 조직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사무실은 없고 커피숍을 전전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원순 시장을 떠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왜 떠나게 되었는지 ‘사연’이 구체적으로 돈다. 기자가 접촉한 그 중 몇 사람은 적극 부인하지 않았다. 서운한 감정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주간경향>은 청와대의 주요 요직에 기용된 ‘박원순 인맥’을 분석하는 기사를 썼다. 임종석 실장,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은 박원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인사다. 조국 민정수석도 박원순 시장의 대표 경력인 시민단체 ‘참여연대’에서 부운영위원장을 맡았었다. 장하성 실장 역시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이었다. 장·차관까지 포함해 문재인 정부 ‘핵심 중의 핵심 인사’ 대부분이 시민단체로부터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박원순 시장과 호흡을 맞춰오던 인사들이다. 그래서 대선 직후에는 “막후 승자는 박원순이 아니냐”는 말도 정치권에선 나왔다. 그런데 이들 청와대 인사 역시 박 시장과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예컨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거론되는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박 시장이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 문화사업국 간사와 국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 그런데 공식 프로필에는 그 ‘참여연대 경력’을 안 쓴다는 것이다. 1월 7일,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청와대 주요 요직 인사들이 용산CGV에서 영화 을 보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 한 사람 건너, 1987년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6월항쟁을 주도했던 우상호 의원이 앉아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 연합 청와대와 박원순 관계 소원해졌다? “박원순 사람이 청와대에 많이 들어갔다는 것은 착시현상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을 거치면서 그나마 버텨준 것이 박원순 서울시였다. 서울시에 적(籍)을 두고 있던 사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박원순 인맥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박원순의 덕을 봤다, 박원순 사람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박 시장 측 핵심 인사 ㄱ씨의 말이다. 두 보수정권 아래 진보성향 지자체로 거의 유일하게 ‘진보의 우산’ 역할을 했기 때문에 거쳐간 것일 뿐, 박 시장의 인맥이라든가 인간적 도리나 배신 같은 걸 말할 관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박 시장 측 인사들은 ‘이런 저런 도는 소문들’은 정치공학에 능한 경선 상대 캠프에서 만들어낸 말이라고 주장한다. 박 시장 비서실장을 역임한 천준호 민주당 강북갑 위원장은 “심지어 나도 ‘박 시장과 갈라섰고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소문이 돈 모양인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주일 전에도 박 시장을 만나 이런 저런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함께 나오는 이야기가 ‘박 시장 캠프 인력난’이다. “박 시장이 사람을 챙기지 않으니 다 떠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민주당 주변의 선거전략가 ㄴ씨는 “핵심 측근인 박홍근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묶여 있고, 기동민 의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박원순계’로 불릴 만한 사람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박원순 측 인사 ㄷ씨는 기동민 의원 측 인사들이 “사실상 문고리 권력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시장실에서 금요일이나 토요일 오후에 6∼7명이 참석하는 상황점검회의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1시간 내외 정도인데, 돌아가면서 발언해도 참가자가 발언하는 건 5분 내외다. 이 자리에서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 깊은 분석이 이뤄질 수 있을까.” 물론 박 시장은 시민사회 원로들, 경기고 동문으로 이뤄진 그룹 등 다양한 네트워크도 갖고 있다. ㄷ씨는 이렇게 덧붙였다. “본선이라면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이 경선에서는 ‘박변’에게 거의 도움을 줄 수 없는 관계 아니냐.” 박 시장 주변 인사들의 ‘화법’에는 특징이 있다. 정치권 출신 인사들은 ‘박 시장’으로 지칭한다. 반면 그보다 훨씬 오랫동안 박 시장과 깊게 교류해온 인사들은 ‘박변’이라는 호칭이 은연중 섞여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에서 서울시장 출마로 방향을 선회한 박영선 의원의 출마는 오랫동안 예상되었던 일이지만 최근 우상호 의원 출마선언을 두고는 미묘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앞의 청와대 냉기류 설과 맞물려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정치권386’ 인사들의 집단지지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시장 측근 그룹에 있던 이들 386그룹이 우상호 의원 쪽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3선 불출마 선언을 한 몇몇 386 출신의 지자체장들과 유력 전 국회의원이 이미 우 의원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문이 돈다. ㄴ씨는 “이들 사이에는 여전히 학번 문화가 남아있다. 3선·4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후배 관계를 더 우선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영화 <1987> 개봉으로 우 의원의 87년 당시 총학생회장 경력이 화제를 모은 건 예상 못했던 변수였다. 우상호 의원은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이미 10년 넘게 ‘전대협 운동권’이라는 이미지 탈색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영화나 뮤지컬 배우 등 문화계 인사들과의 친분도 두텁다. 조사를 해보면 우 의원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층이 30·40대 여성층인데, 이건 다시 박원순과 겹친다.” 지금은 여론조사 등에서 박 시장이 압도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현재 ‘무주공산’ 상태인 386계파 모임인 ‘민평련’이 움직이고, 임 실장이 힘을 실어주면 기류는 180도 바뀔 것이라는 주장이다. 1월 22일, 박영선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로운 서울을 위한 정책대안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전대협386, 우상호 캠프로 집결? “(박 시장에게) 기동민 의원 측근들을 오히려 보다 더 적극적으로 기용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한 것은 나였다. 선거 시기 보좌해야 할 사람들과 일상 행정 시기 때 해야 하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앞의 천 전 비서실장 말이다. “박 시장과 정치권 출신 인사들의 정치문법은 다르다고 봐야 한다.” 앞의 박 시장 핵심 인사의 말이다. “정치인들은 카메라가 돌아가는 곳에서는 관료들에게 삿대질도 하고 고함도 치지만, 나와서는 바로 태도를 바꾼다. 왜? 공무원들이 자기 지역 예산 안주면 끝이니까.” 그는 자신이 박 시장과 함께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밖에서는 모르지만 정치인과 공무원·관료 사이에는 카르텔, 거래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경험해보니 정치인 출신 단체장은 특징이 있다. 일단 질러놓고 일을 추진하지는 않는다. 그게 정치인 스타일이다. 그런데 박 시장은 달랐다. 사회와 연계를 두고 실제 일을 하려는 스타일이다. 서울시 공무원들 중에서도 박 시장 3선이 불편한 사람이 없진 않을 것이다.” 박 시장의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재선을 거치면서 박 시장이 쌓아놓은 ‘관계’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신철우 정치선거 컨설턴트의 설명이다. “다른 선거와 지자체 선거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지자체 선거에는 수많은 사람의 직접적인 생계 내지는 이권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왜 지선에 3선 제한이 있고, 지방 토호가 목을 매겠는가. 서울시 예산만 1년에 30조원이다. 하다못해 종이컵, 복사용지 납품하는 사람이라도 없을 수 없다. ‘서울시 마피아’란 말이 있다. 공무원 출신들이 퇴직해 취업해 있는 MRO기업도 수없이 많다. 간단하다. 꾸준히 해온 데서는 계속 일을 하고 싶고, 새로 뚫어야 하는 사람들은 바뀌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고.” “경선은 싱거운 게임이 될 것이다.” 서울시 사정을 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한 민주당 인사의 말이다. “당내 경선은 딱 하나만 보면 된다. 지역위원장을 얼마나 확보했느냐다. 권리당원을 아무리 확보해도 지역위원장을 잡지 못하면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아무리 노력해도 지난 8년간 박 시장이 공들여놓은 지역위원장 수의 벽을 넘어설 수 없다.” 권리당원 중에 상당한 세를 확보한 측이 조직적으로 박 시장 반대 캠페인을 벌인다고 하더라도 그 벽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다. 핵심 측근이었던 ㄹ씨는 “기왕 3선에 도전한다면 서울시 시정 완성에 모든 것을 걸 필요가 있다”며 “3선 출마와 함께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 차출설 등이 나온 것도 다 대선가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전제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ㄱ씨는 이른바 청와대와 서울시 사이에 긴장관계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전 정부 때 박 시장이 국무회의에 들어가면 냉랭한 분위기였지만 문재인 정부 국무회의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 아니냐”며 “여러 현안에 있어서 서울시와 청와대가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위원장들이나 권리당원 사이에서 박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다”며 “당내 경선에서도 여론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이후’가 보이지 않는 시민정치의 길, 그리고 안철수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월 2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 김기남 기자 “시민운동은 이제 전선운동을 버려야 한다.” 환경연합 양이원영 국장의 말이다. “미세먼지 문제만 하더라도 그렇다. 중국이 문제다, 화력발전소가 문제라고 외부에서 욕할 대상을 찾는 것은 쉽다. 하지만 더 어려운 것은 시민참여다. 박 시장이 이번에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시민들이 개인 자동차를 타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은 ‘시민참여 없이는 해결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기존의 시민단체들이 ‘시민참여’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는 다른 한편으로 이권선거다. 종로구만 하더라도 지난해 예산이 3548억원이다. 막대한 이권이니 토건세력들이 준동하는 것이다. 좋은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임기말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시장이 되지 않겠다’고 했는데, 선거를 앞두고 구청에서는 서촌 보도블록 교체공사를 했다. 시민사회 입장에서는 감시라도 이뤄져야 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 총선 당시 시민사회는 총선 감시기구를 만들어 ‘3분 총선’과 같은 사이트를 통해 비리전력자 등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였다. 오히려 보다 적극적으로 감시나 참여가 필요한 곳이 ‘풀뿌리 이권’을 둘러싼 쟁탈전이 벌어지는 지방선거인데 그런 활동이나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와 공식적인 연계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시민정치마당’과 같은 사이트에 일부 정보가 모이고 있을 뿐이다. 기존 정치권과 박원순 시장이 구분되는 지점은 ‘시민운동 출신 서울시장’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박 시장은 ‘시민정치’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박 시장 역시 인권변호사 출신이지만 ‘시민정치’ 가 87년 6월항쟁으로 대표되는 민주화운동과 깊은 관련을 맺은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과 또 다르게 구별되는 지점이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의 지난 8년이 마을 만들기 등에서 일정한 차별성을 만들어냈지만, 아직 ‘이것이 바로 시민정치’라고 말할 만한 성과는 못 만들어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로7017’ 등의 사업이 대선을 앞두고 가시적 성과에 집착하다 보니 나온 패착이 아니냐는 비판도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이 개척한 시민정치의 길을 잇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시장을 이어 ‘시민정치’를 이끌어갈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장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부담으로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대표가 박 시장의 미세먼지 대책을 겨냥해 공개회의 석상에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자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치가 사람을 이렇게 바꿔놓는가 절망감이 든다”며 “편을 가르고 다른 편의 일을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새정치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1월 24일 라디오에 출연한 안철수 대표는 박 시장의 비판에 대해 “친문세력 들으라고 한 말이 아니냐”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데 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전을 이어갔다. 박신용철 정치선거 컨설턴트는 “안 대표가 출마선언을 할 경우 아무래도 일반 유권자 수준에서는 보은의 논리가 작동하지 않겠느냐”며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고 쌓인 빚은 없다는 정치권의 시각과 다르게 ‘안 대표의 양보로 시장이 되었으니 이제는 박 시장이 양보할 차례’라는 뿌리 박힌 정서가 박 시장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2018.01.30 10:06
경제
경제성장 걸림돌 된 사드와 북핵ㆍ중국의 경제보복 수위 높아질 우려… 3% 경제성장 전망 어려울 듯 올해 상반기 낙관적이었던 경제 전망이 하반기 들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당장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현실화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한 차례 겪었던 중국의 경제보복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질 우려가 커졌다. 지난 3일 북한의 제6차 핵실험으로 북핵 리스크도 다시 불거졌다. 아직까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불안요인이 상당하다. 그나마 경제를 떠받쳐주던 수출업황도 IT업종에만 국한되어 있고 내수는 여전히 소비부진으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올 한 해 3% 경제성장을 전망하고 있지만 점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 3일 북한은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그 다음날부터 한국 주식시장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다가 6일 만인 7일 반등했다. 과거 ‘북핵 리스크’는 단기 악재에 불과했는데 점점 중장기 악재가 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썰렁한 서울의 한 재래시장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소비를 보여준다. /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북핵 강경대응 기조 강해 문제는 북핵에 대한 주변국 미국과 일본의 강경대응 기조가 워낙 강해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과도 사드 배치 문제로 껄끄러운 상황이 됐기 때문에 북핵 리스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짙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북핵과 같은 외생변수가 발생하면 기대수익률을 낮출 수밖에 없어 중장기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차익 실현 심리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방부가 지난 7일 사드 잔여발사대 4기를 임시배치 완료하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사드 보복은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대차의 지난달 해외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0.8% 감소했다. 해외 판매 감소 이유는 사드 사태로 중국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 가장 컸다. 사드 보복 여파로 인해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자 현대차 중국 4개 공장이 일시 가동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직접적인 사드 보복은 아니지만 사드 여파로 판매가 줄자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현지 협력업체들이 납품을 거부해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이다. 롯데마트는 중국 현지에서 현재까지 87개 영업점이 영업을 중단했다. 올해 3월부터 영업정지로 인한 피해액은 5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사드 배치로 인해 면세점 업계의 ‘큰 손’이었던 중국 관광객들 발길도 끊겨 면세점도 울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힘들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들어질지, 보복이 얼마나 더 길어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3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드와 북핵 리스크를 경기 하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7월 이후 큰 상황변화가 있었다”며 “북한과 관련한 리스크가 한층 높아지고, 사드 배치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하반기 경제성장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 상반기 경제성장을 이끈 수출부문은 IT·반도체 업종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문제다. IT·반도체산업 이외에는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다. 한화투자증권의 권희진 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현재 국내 경기를 “기본(펀더멘털) 개선이라기보다는 반도체 경기의 호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경기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수출의 경우 반도체와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사이의 온도 차가 크다는 것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5%, 2분기에 54% 증가했으나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1분기 10%, 2분기 12% 증가에 그쳤다. 권 연구원은 계절 변동성이 큰 선박 수출까지 제외하면 수출증가율은 1분기 12%, 2분기에는 7%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 수출과 달리 다른 산업의 수출증가율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인으로 붐비던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지난 3월 ‘사드 보복’ 이후로 한산해졌다. / 연합뉴스 수출은 IT업종에만 집중, 내수부진 권 연구원은 특히 우리 경제에서 점점 IT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IT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이후로 크게 높아져 최근 9%를 넘어섰다. 이는 2000년 이후 평균인 7.5%를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아지면 해당 산업이 흔들릴 경우 경제도 같이 불안해질 수 있다. IT산업(전기 및 전자기기 산업)의 고용유발계수가 4.3으로 전체 산업 평균(9)에 비해 낮다는 점도 생각해볼 대목이다. 고용유발계수는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가 10억원어치 더 팔릴 때 이를 생산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몇 명을 더 고용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권 연구원은 “IT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크지 않아 생산과 수출의 증가가 내수경기 진작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IT산업은 그 특성상 업황의 온기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내수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도 하반기 경제성장의 걸림돌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6일 발간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내수의 개선 추세는 여전히 견실하지 못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7월 소매판매액은 3.5%로 내구재를 중심으로 6월보다 1.1% 상승했지만 대부분 일시적 요인이었다. 예를 들어 10.5% 상승률을 보인 승용차 판매는 지난해 7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가 돼 당시 소비가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라는 것이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서비스성 생산은 여전히 부진하다. 7월 도소매업 생산지수는 1.4% 늘었지만 지난해 평균(3%)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영세자영업자들이 많은 업종인 음식·숙박업 생산은 7월에 마이너스 4.3%로 나타났다. 소비자들 심리도 악화됐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100)를 상회하는 109.9를 기록했지만 가계생활형편과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의견이 다소 많아지면서 7월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8월에는 7월에 비해 현재 생활형편(95→94), 생활형편 전망(104→102), 현재 경기 판단(96→93), 향후 경기 전망(109→104) 등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항목이 모두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4개월이 지난 9월, 당장 관리하기 어려운 북핵·사드 등 대외 변수에 어떻게 대응하고 내수시장을 키울지 문재인 정부 경제팀이 시험대에 올랐다.
임지선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2017.09.12 11:19
사회
[표지이야기| 올해의 걸림돌 판결]‘플래시 몹’ 예술표현의 자유 제한ㆍ‘최악의 판결’로 선정, 안도현 시인에 대한 배심원 무죄 평결 뒤집은 것도 나쁜 판결 ‘플래시 몹’(flash mob)은 불특정 다수가 특정 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 약속된 행동을 한 뒤 순식간에 흩어지는 행위로 일종의 문화예술적 표현으로 인식된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의 플래시 몹이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파업만류 설명회 판결은 사용자 편향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고용노동부의 청년유니온 노조설립 신고 반려를 규탄하기 위해 플래시 몹 퍼포먼스를 한 청년유니온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김영경씨(33)에 대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플래시 몹의 방식을 취했더라도 정치·사회적 주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형태를 띠었다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전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지만 대법원은 이 플래시 몹을 집시법상 신고대상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이 청년유니온의 플래시 몹을 불법집회로 판결한 데 대한 항의의 의미로 문화연대 회원들이 플래시 몹을 보이고 있다. | 강윤중 기자 ‘올해의 판결’ 선정위원단은 이 판결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반 시민들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권리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심각하게 축소시켰다며 ‘최악의 걸림돌 판결’로 선정했다. 집시법 제15조는 예술 등에 관한 집회의 경우 사전신고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김씨의 플래시 몹을 ‘실질적으로 주장하고자 하는 정치·사회적 구호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의도로 개최된 집회’라며 미신고집회 대상에서 배제했다. 이 판결이 정치를 소재로 삼았거나 정치적 요소를 담은 예술 및 표현의 자유의 보장범위를 심각하게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 선정위원단의 판단이다. 선정위원단은 “장차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소지가 큰 판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사용자 측이 노동조합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만류 설명회를 개최한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도 사용자 편향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사측의 파업만류 설명회를 저지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전모씨 등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 10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파업을 하루 앞둔 날 사측 간부가 파업만류 설명회를 하는 것은 명백히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임에도 대법원은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가 (주)효성의 울산화학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 근로자 김모씨(32) 등 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도 남녀고용평등법상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법원은 회사가 기능직 근로자와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기준을 다르게 설정함으로써 그 결과 같은 공정단계에서 근무하는 여성근로자와 남성근로자의 임금에 차등이 생겼더라도 남녀차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진도 민간인 희생자 고도 입증책임 요구 집단 괴롭힘을 당한 동성애자 고교생의 자살에 대해 학교의 책임을 부정한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의 판결도 걸림돌 판결로 꼽혔다. 학우들로부터 “뚱녀” “걸레X” 등의 욕설과 폭행을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에 대해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그 경우 학교에 보호감독의무 위반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도현 시인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전원일치의 무죄평결을 뒤집고 ‘배심원의 의견은 법관의 직업적 양심과 근본적으로 충돌할 경우 기속력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선고유예 판결을 내린 전주지법 형사2부(은택 부장판사)의 판결도 걸림돌 판결로 선정됐다. 판결문에 ‘법률전문가가 아닌 배심원이 유무죄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고 다소 지역적·감성적으로 보이고, 때로는 정치적 색채가 짙어보이더라도 존중해야 한다’는 표현을 명시한 것은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원의 판단을 폄훼하고 재판부의 판단을 정당화한 최악의 판결문으로도 꼽혔다. 올해의 10대 걸림돌 판결 한줄평 (자료: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무순) ● 정치성 띤 플래시 몹 예술행사는 집시법상 사전신고 대상인 집회에 해당(대법원) “정치적 예술 표현은 예술이 아니라는 것인가?” ●사용자 측이 노조원을 상대로 파업만류 설명회를 개최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사용자 여러분! 앞으로는 설명회만 개최하면 부당노동행위는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반에 따른 남녀차별을 매우 협소하게 인정(대법원) “여성노동자들은 이래저래 힘들다. 심지어 여성대법관도 이해 못한다” ●진도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가배상청구 사건에서 고도의 입증책임을 요구(대법원) “억울한 죽음을 당한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인 판결” ●환경운동연합의 산양분유 세슘검출 보도에 대한 일동후디스의 손해배상청구 인정(서울중앙지법)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알 권리를 무시한 판결” ●국가보안법 위반 ‘왕재산 사건‘ 국가기밀 누설죄 인정(대법원) “국가보안법은 증거법칙이 통하지 않는 대단한 영역인가” ●동성애혐오적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학생 자살에 있어 학교 측의 책임을 부정(대법원) “폭력으로 인한 자살의 몰이해에 기반을 둔 기계적 판결” ●독신자가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없도록 한 민법조항 합헌 결정(헌법재판소) “가족관계에 대한 보수성을 드러낸 헌법재판소” ●안도현 시인 사건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전원일치 무죄평결을 뒤집은 판결(전주지법) “배심원들을 무시하려면 확실하게 무시하던가…선고유예는 또 뭡니까?” ●형기를 마친 사람에게도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규정 합헌 결정(헌법재판소) “보안처분제도의 망령이 다시금 떠오른다”
류인하 경향신문 사회부 기자 2013.12.24 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