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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격 초비상!’ 손흥민, ‘발 부상’ 악화→‘시즌 아웃’ 가능성도 전망될 정도···“노팅엄전 결장 확정. 남은 경기도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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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격 초비상!’ 손흥민, ‘발 부상’ 악화→‘시즌 아웃’ 가능성도 전망될 정도···“노팅엄전 결장 확정. 남은 경기도 불확실”

      손흥민. Getty Images 손흥민(33·토트넘)의 부상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 이어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도 결장한다. 일각에서는 시즌 아웃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라즈팔 브라 박사에 따르면, 손흥민은 까다로운 발 부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에 관한 전문가인 브라 박사는 그의 부상이 그러한 수준의 축구를 할 때 요구되는 수준이 높기 때문에 매우 까다롭다고 주장했다”라며 손흥민의 부상 소식을 다뤘다.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브라 박사는 “축구장의 복잡성과 경기 중 발에 가해지는 높은 수준의 강도 때문에 이러한 부상에서 회복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다”라며 “그들은 유로파리그를 치르고 있고, 최고의 선수들이 합류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손흥민이 아직 완전한 훈련을 받지 않았다면 다음에도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오전 4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노팅엄을 상대로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과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이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의 결장 소식이 전해졌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을 통해 “그는 한동안 발 부상 문제를 겪어왔다. 따라서 지금은 그가 회복할 수 있는 적절한 시간을 주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그는 월요일에 결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잠깐 겪어왔던 문제지만 나아진 것이 아니라 악화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종류의 부상은 무엇보다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기에 시간을 주기로 했다. 손흥민은 항상 훈련을 하고 싶어하는 선수지만, 며칠 동안은 휴식을 취하게 하면서 지켜볼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손흥민의 결장이 길어지고 있다. 특히나 주중 치른 프랑크푸르트전에서도 나서지 못하면서 심상치 않은 상태가 유력하게 전망되고 있다. 올 시즌 토트넘에 가장 중요한 경기였음에도 주장이자 핵심 에이스인 손흥민은 독일 원정길에 동행조차 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면서 매체는 부상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손흥민이 남은 경기에서도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놨다. 물론 리그에서의 출전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유로파리그 4강전에 초점을 맞춰 회복에 나서겠지만, 쉽게 복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고 있다. 손흥민. Getty Images

      박찬기 온라인기자 2025.04.21 01:41

    • ‘입원’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 폐렴 진단 받아 이번주도 결장···“틴달·존스 코치가 주중 2경기도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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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원’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 폐렴 진단 받아 이번주도 결장···“틴달·존스 코치가 주중 2경기도 지휘”

      에디 하우 뉴캐슬 유나이티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는 에디 하우 뉴캐슬 유나이티드(47) 감독이 폐렴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뉴캐슬은 1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하우 감독이 폐렴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회복 중”이라고 알렸다. 이어 “제이슨 틴달, 그레임 존스 코치가 이번 주 크리스털 팰리스, 애스턴 빌라와 경기에서 팀을 이끌 예정”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우 감독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밤늦게 입원했다. 뉴캐슬은 “의료진의 추가 검사를 위해 하우 감독이 병원에 머물고 있다. 의식이 있고 가족과 대화도 가능하다”고만 전했을 뿐 어떤 질병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우 감독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에도 뉴캐슬은 14일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틴달, 존스 코치의 지도하에 4-1 대승을 거뒀다.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맨유에 2-0으로 이겼던 뉴캐슬이 한 시즌 두 차례 맨유와 대결을 모두 이긴 건 1930~31시즌 이후 무려 94년 만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울러 뉴캐슬은 이 승리로 승점 56점(17승5무9패)을 쌓아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로 올라섰다. 뉴캐슬은 하우 감독의 지도 아래 지난달에는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리버풀을 물리치고 70년 만의 국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주 뉴캐슬은 17일 크리스털 팰리스, 20일 애스턴 빌라와 차례로 리그 경기를 치른다. 하우 감독은 구단을 통해 “따뜻한 메시지와 응원을 보내주신 데 대해 뉴캐슬을 비롯한 축구계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제가 받는 전문적인 치료에 깊이 감사드리며, 회복 기간을 거쳐 가능한 한 빨리 복귀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2025.04.15 13:23

    • 제15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및 제71회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성화채화식 거행

      스포츠종합

      제15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및 제71회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성화채화식 거행

      경기도종합체육대회의 서막을 여는 성화 채화식이 10일 청평면 호명호수에서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제15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와 ‘제71회 경기도체육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고유제 봉행과,지역주민 및 어린이 60명이 참가한 어가행렬,체전 주제 공연과 함께 칠선녀 성무공연, 성화 채화, 6개 읍면 체육회장에게 성화를 인계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본 행사는 서태원 군수를 비롯해 가평군의회 김경수의장과 의원, 임광현 경기도의원, 지영기 가평군체육회장과 장애인체육회, 지역단체장과 성화 봉송 주자,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가평군에서 열리는 첫 대규모 체육행사의 서막을 여는 역사적인 순간을 축하하며 성공개최를 다짐했다. 성화가 채화된 호명호수는 ‘가평의 천지’라 불리는 명소이자 청평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로서, 에너지를 저장하고 다시 꺼내는 순환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채화식은 스포츠를 통한 도전과 회복, 화합의 에너지가 타오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행됐다. 이날 채화한 성화는 10일 청평면을 시작으로 21일까지 북면-조종면-상면-설악면-가평읍 등 6개 읍면을 순회하며 봉송된다. 성화 봉송을 맞는 각 지역에서는 축제와 함께 불꽃의 의미를 나누는 안치 행사가 이어진다. 서태원 군수는 인사말에서 “성화 채화지인 호명호수는 탄소중립과 회복의 메시지를 품은 장소이자 우리 군민에게 도전의 메시지를 전하는 장소”라며 “가평에서 처음 열리는 경기도종합체육대회가 경기도민과 가평군민 모두의 축제가 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평군은 자라섬 중도에서 오는 24일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가, 5월 15일에는 경기도체육대회가 열린다.

      강석봉 기자 2025.04.12 21:47

    • ‘韓 국가대표’ 이명재의 유럽 도전, “여름에 버밍엄서 방출될 것” 결국 실패로 끝난다···1경기도 못 뛰고 떠날 위기

      축구

      ‘韓 국가대표’ 이명재의 유럽 도전, “여름에 버밍엄서 방출될 것” 결국 실패로 끝난다···1경기도 못 뛰고 떠날 위기

      이명재. 버밍엄 SNS 한국 국가대표 이명재(32·버밍엄 시티)의 유럽 도전이 결국 실패로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풋볼리그월드’는 6일(한국시간) “챔피언십 승격(2부)을 눈앞에 둔 버밍엄 시티는 다가오는 여름 팀을 떠날 예정인 3명의 선수들을 살펴봤다”라며 이명재의 방출을 전망했다. 매체는 “1월 이적 시장을 통해 울산 현대에서 합류한 풀백 이명재는 몇 달 동안 답답한 시간을 보냈으며, 주전 경쟁에서 알렉스 코크레인에게 완전히 밀렸다. 그는 버밍엄과 단기 계약을 체결했으며, 서포터들이 아직도 그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은 아마도 시즌이 끝나면 그를 내보낼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표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려는 이명재에겐 고국으로의 복귀가 다시 한번 그의 자신감을 찾는 데 완벽한 방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버밍엄시티 SNS 이명재는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울산 현대를 떠나 버밍엄으로 이적하며 31세의 나이에 유럽 무대에 도전했다. 늦은 나이였고, 다른 아시아 클럽들의 좋은 제안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재는 국가대표 동료이자 후배 백승호가 있는 버밍엄을 선택하며 유럽 무대에서의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버밍엄에서의 도전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명재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리며 벤치에도 좀처럼 앉지 못했다. 이적 후 지금까지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며 어려운 시간이 계속됐고, 결국 시즌 종료 후 방출이 유력하게 전망되고 있다. 버밍엄은 리그원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며 챔피언십(2부)으로의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따라서 그에 따른 스쿼드 개편이 이뤄질 것이며, 그에 따라 이명재는 방출될 것으로 보인다. 버밍엄시티 SNS

      박찬기 온라인기자 2025.04.07 01:31

  • 주간경향

    • “민주, 경기도 압승” 김어준의 ‘꽃’ 여론조사 절반, 공천파동 이전 실시

      정치

      “민주, 경기도 압승” 김어준의 ‘꽃’ 여론조사 절반, 공천파동 이전 실시

      총선 판세 여론조사 ‘비싸면 예측도 정확’할까…“여론은 시시각각 변하기 마련” 인터넷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가 3월 11일 그가 대표로 있는 ‘여론조사꽃’이 조사한 경기도 판세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전체적으로는, 이 추세대로면 지난 총선보다 경기도에서 민주당이 더하겠는데? 판이 뒤집혔다면서? 판이 안 뒤집혔어요.” 지난 3월 1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에서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렇게 단언했다. 김씨가 “판이 안 뒤집혔다”며 근거로 제시한 것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하 ‘꽃’)의 ‘경기도 56개 선거구별 판세 조사’ 결과다. 이날 확정된 경기도 선거구는 60개지만, ‘꽃’의 결과는 조사 당시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은 화성시 3개 선거구 등을 뺐다. 방송에서 공개된 ‘꽃’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가 이뤄진 56개 선거구 중 더불어민주당이 뒤지는 선거구는 성남 분당을, 동두천시·연천군, 포천시·가평군, 여주시·양평군 등 4개뿐이다. ‘민주당 압승’ 경기도 판세 조사, 맞을까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경기도 7개 지역구에서 이겼다. ‘꽃’의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래통합당 후보가 당선됐던 용인시갑, 평택시을, 이천시, 분당갑 그리고 심상정 의원의 지역구인 고양갑까지 민주당이 강세다. 이날 방송에 패널로 참여한 컨설팅업체 ‘주식회사 박시영’ 박시영 대표도 “일단 이 자료만 놓고 보면 경기도는 민주당이 압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다수 여론조사기관의 전국 단위 조사 추세는 다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전국단위 선거 여론조사 결과의 주요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여심위에 등록된 각 여론조사 기관의 전국단위 정당 지지율 수치를 한데 모아 요약해 보여준다. 여심위가 공개하고 있는 3월 1주차 각 기관의 정당 지지율을 보면 전국단위에서 국민의힘이 경합우세로 앞서는 곳이 많다. 2월 5주차 데이터와 비교하면 기관별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과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이 교차하는 조사 여럿이 눈에 띈다. 그런데 ‘꽃’의 조사결과는 전체 선거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서울·수도권을 선거구별로 조사해보니 ‘민주당 지지세 하락이 아닌 압도’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의 수치가 많아 봐야 몇백 개란 말이죠. 우리는 2만4000개잖아요. 그러면 2만4000개는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해야 정상 아닙니까.”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은 지난 3월 5일 서울 지역 선거구별 조사 결과에 기초한 여론조사꽃 판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튜브 캡처 지난 3월 5일 김씨가 뉴스공장에서 한 발언이다. 김씨는 대부분 언론이 ‘서울지역 180개 샘플’로 이뤄진 갤럽 등의 조사에 근거해서 서울지역에서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이고 민주당 지지추세가 하락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2만4000개 샘플을 써서 서울시 모든 선거구를 조사해 민주당 절대우세를 ‘입증’한 ‘꽃’의 여론조사 결과는 인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상황’에 대한 논평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왜 안 할까요? 정확하지 않아서 인용하지 않는 게 아니다. 정확할까봐. 그리고 그게 퍼져 나갈까봐.” 2만4500샘플 대 180샘플, 숫자가 깡패다? 다 인용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MBC <100분 토론>에 참여한 유시민 작가는 종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회의론을 펴면서 ‘꽃’의 손을 들어줬다. “리얼미터의 경우 1000샘플 전국조사인데 이중 서울이 180개다. 평일 낮에만 조사를 하는데 그러면 평일 낮에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있다. 리얼미터는 민주당 3% 우위에서 국민의힘 17% 우위로 반전됐는데 20%포인트 차가 났다. 국정농단 정도의 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이런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갤럽도 1000샘플 중 주관적 정치성향이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120개 정도 많았다.” 지난 2월 말~3월 초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은 여론조사를 후보 결정에 도입한 경선 여론조사가 이유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 결정을 두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여론조사 전화를 받아 자신이 미는 후보 지지 의사를 표명하려는 보수 지지자들의 ‘전화기 앞 집결’이 국민의힘 강세라는 여론조사상의 ‘착시효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반면 대부분 정치평론가나 여론조사전문가들은 민주당 공천파동과 한동훈 효과 등을 여야 지지율 변동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론조사꽃 서울판세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유튜버가 가공·리뷰해 올린 유튜브 영상 표지. /유튜브 캡처 ‘수가 많다고 정확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 여론조사에서 제일 처음 배우는 기초적 정리(theorem)다. 가장 극적인 사례로 1936년 미국 대선에서 240만명을 대상으로 우편설문조사를 한 ‘리터러리 다이제스트’의 대선 예측과 1500샘플 면접조사를 한 갤럽의 예측이 있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의 공화당 후보 당선 예측은 틀렸고, 갤럽의 루스벨트 민주당 후보의 당선 예측은 맞았다. 대부분 여론조사 교과서 맨 앞부분에 실려 있는 일화다. “학자들이 잘 언급하지는 않지만 여론조사 비용 문제는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변수인 것은 사실이다.” 최근 여론조사 보도 문제를 다룬 책 <여론다움>을 낸 신창운 한국여론평판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선거 여론조사에서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반드시 있다. 4억원이 아니라 30억원을 쓴다고 하더라도 4월 10일 총선 판세가 어떻게 될 것인지 맞히긴 어렵다. ‘비싸면 정확하다’는 말을 최대한 용인하더라도 가능한 것은 현재까지의 판세다. 앞으로 어떻게 되리라고 말하기 어렵다. 1936년 미국 대선에서 갤럽이 맞춘 것을 과학적 여론조사 사례로 거론하지만, 최근 갤럽 미국 대선 예측도 세 차례나 틀렸다. 베이지안 정리를 여론조사기법으로 도입한 네이트 실버도 트럼프 당선 예측에 실패한 바 있다.” 유시민 작가는 일부 친윤 언론뿐 아니라 진보계열 신문들도 (국민의힘에 편향된) 여론조사 결과에 휘둘리고 있다며 이들 진보신문의 기자와 비평가들이 “자신의 주장에 분명한 실증적 논리적 근거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훈계하는 문장을 쓰는 시간에 데이터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총선을 넘어 압승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꽃’의 경기도 판세 예측 데이터들을 점검해봤다. ‘꽃’의 서울과 경기도 판세 조사는 여심위에 별도로 등록하지 않았다. 다만 ‘총선 판세 특집 여론조사’라는 이름으로 선거구별 조사 결과를 등록해 놓았다. 대부분 500개 내외 샘플에 95% 신뢰수준에 ±4.4%P 표준오차 ARS 조사다. 방송을 통해 공개한 조사기간은 지난 2월 7일부터 2월 28일까지로 돼 있는데, 실제 여심위에 등록된 선거구별 결과를 전수조사해보니 조사기간은 네 덩어리로 나눠진다. 첫째는 2월 7일에서 8일 이틀간 진행한 선거구별 조사로 12개다. 둘째는 2월 13~14일 진행한 조사로 14개(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진행한 광주갑과 14~15일 양일 조사한 여주·양평을 이 그룹에 포함시키면 16개다). 나머지는 2월 26~27일 양일 조사한 19개와 27~28일 실시한 10개 선거구다. 문제는 이 조사를 한 시기다. 방송에서 경기도 선거구 중 민주당과 국민의힘 격차가 가장 큰 걸(30.3%차)로 거론됐던 고양을 조사의 경우 조사는 2월 7~8일에 실시됐는데 여심위 등록은 2월 22일, 공표는 3월 11일이다. 조사부터 공표까지 시차가 한 달이 넘는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민주당 공천파동의 주요변곡점으로 기록될 수 있는 김영주 의원 탈당 기자회견이 열린 날은 지난 2월 19일이었다. 임종석 전 대통령실 실장의 공천배제가 최종 결정된 것은 2월 27일이었다. 이 시기를 민주당 공천파동의 절정부로 본다면 ‘꽃’이 3월 11일 발표한 경기도 판세 조사의 절반가량은 민주당 공천파동 이전에 실시됐다. 반면 KBS의 윤석열 대통령 인터뷰가 방송된 날은 2월 7일이었고, 이튿날엔 윤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 직원들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설 인사 영상이 공개됐다. 2월 7일과 8일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정권·여당 지지율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열린 KBS 신년대담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2월 7일 공개) 녹화를 마치고 박장범 앵커에게 집무실을 소개하고 있다. /대통령실 “탄핵 전 여론조사로 보수 이긴다고 주장하는 꼴”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여론은 시시각각 변하게 마련”이라며 “비유하자면 누구나 문재인 당선을 예측할 수 있었던 2017년 대선에서 박근혜 탄핵 전 여론조사 결과를 가져와 이번 대선에서 보수가 이긴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최정묵 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소장이 낸 <국민 집권 전략>에 따르면 올해 4월 총선은 254개 선거구 중 여야가 경합하고 있는 49개 선거구의 승패에 따라 결정된다.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 49개 경합지역에서 몇 개를 선점하냐에 따라 선거 결과는 2~3개 시나리오에 수렴된다는 것이다. 최 소장이 제시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경합지 49군데 중 16개가 경기도 선거구다. ‘꽃’의 판세 조사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에 포함되지 않은 화성갑과 분당을을 제외한 14개 선거구 모두 민주당이 우세하다. 지역 총선 여론조사, 얼마나 믿을 만할까“첫 조사를 했더니 반향이 장난이 아니야. 다 할 테니 기다리세요.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갈 겁니다.” 지난 9월 15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 https://m.weekly.khan.co.kr/view.html?med_id=weekly&artid=202309221124391&code=113 ‘꽃’의 경기도 판세 조사가 3월 11일 직전 진행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지적에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시청자나 독자에게 발표하는 시점의 여론이 반영하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킨다면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대부분의 여론조사 언론 발표 시점은 하루 전이나 이틀 전에 치러진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하지 1주일 전, 한 달 이상 전에 수행된 조사로 판세를 주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꽃’ 측은 “조사는 기획단계를 거쳐 각 지역의 판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그것을 큰 지도로 그려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으며 일정은 내부사정에 맞춰 진행한 것”이라며 “조사된 내용은 여심위와 선관위의 검토를 받아 공표하고 있고, 공표된 데이터는 선관위가 미리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라고 답했다. “선거구별로 조사기간이 한 달 이상 벌어지면서 조사와 발표 시점에 판세 차이가 나타날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이른바 서울지역 ‘180샘플’ 논란에 대해 갤럽 측은 “정당 지지도는 상당수의 무당층이 있을 수밖에 없어 정당 지지로 묻느냐 후보 지지 또는 투표 의향으로 묻느냐에 따라 질문·응답이 다를 수밖에 없다”라며 “(갤럽과 ‘꽃’의 조사는) 사실상 다른 개념인데 같은 개념으로 놓고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용인 기자 2024.03.18 06:00

    • 문화/과학 정태겸의 풍경

      [정태겸의 풍경](53)경기도 안성 석남사 - 산사에서 맞이한 아침

      새벽 공기는 제법 서늘해졌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는 게 느껴진다. 샛별이 보이는 시간부터 차를 몰아 찾아간 목적지는 경기도 안성 석남사다. 680년(신라 문무왕 20)에 창건했다고 전하는 천년고찰이다. 한때는 이곳에 수백명의 승려가 머물렀다고도 전한다. 지금은 절이 그리 크지도 않고 머무는 이도 많지 않은 고요한 산사로 남았다. 안성과 충북 진천의 경계에 선 해발 540m 높이의 서운산 자락, 그곳에 석남사가 앉았다. 석남사를 유명하게 만든 건 계곡이다. 좁다란 오솔길을 따라 곁으로 물길이 흐른다. 그 계곡의 시작점이 석남사의 자리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거대한 마애여래입상이 왼쪽에 숨어 있다. 산사답게 가파른 산의 비탈을 따라서 가람이 배치돼 있다. 산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다란 계단. 그 끝에 대웅전이 있고, 열린 문 안쪽으로 부처님이 보인다. 대웅전 앞에 서니 어느새 날이 하얗게 밝았다. 아침 햇살이 산과 산 사이로 쏟아지는 아침. 따스한 그 빛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째깍째깍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에 떠밀려 나도 모르게 마음이 지쳐 있었던 걸까. 인적 드문 산사에 오른 아침.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위로를 건넨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2023.09.01 10:56

    • 정치

      민주당, 내년 총선 경기도 지켜낼까

      2022년 지선 결과 바탕 시뮬레이션 51→22석…29석 뺏겨 ‘패배’ 2022년 3월 대선에서 적어도 경기도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56만5861표를 이겼다. 실제 승패를 결정한 두 사람의 표차(24만7077표)의 두 배 넘는 표를 받고도 이 후보는 전체 결과에서는 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22년 3월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마지막 집중유세에서 정세균 전 총리,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선후보, 이낙연 전 총리, 송영길 당대표 등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박민규 선임기자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수도권·경기도 승부에서 대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의 말이다. 현재의 선거제도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원 수는 300명이다. 이중 253명이 지역구이고 47명이 비례다. 이중 서울 국회의원 수가 49명이고 인천이 13명, 경기도가 59명이다. 도합 121석으로 전체 지역구 의석의 절반에 육박한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서울에서 41석, 인천에서 11석, 경기도에서 51석을 차지했다. 수도권 의석만 103석이다. 제로섬게임이기 때문에 남은 의석은 18석에 불과하다. 계속된 김 대표의 말이다. “서울 상황도 마찬가지지만 서울보다 의석이 많은 경기도의 경우 총선 전인 2018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압승했다. 전체 31개 시·군 기초단체에서 민주당이 전체 31개 지역에서 접경지역인 연천·가평군수를 제외한 29개를 석권했다. 그러다 정권이 바뀐 뒤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다시 뒤집혔다. 31개 기초단체 중 민주당이 수성(守城)한 곳은 아홉 군데에 불과했고 22개 기초단체 수장이 바뀌었다. 경기도지사는 0.14% 차로 지켜냈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선정’ 정치권 시각은 지난 3월 15일, 윤석열 정부는 경기도 용인 남사읍과 이동읍에 2042년까지 300조원 대규모 신규 민간투자를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지가 왜 용인인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의 전언이다. “기존 삼성반도체가 자리한 화성·평택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시장이 선출된 곳이다. 이들은 이번 정부의 전격 발표로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 인사는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뒤 나온 한 지방지(경기일보) 기사 링크를 보내줬다.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인행에 특화단지를 신청한 경기도 내 다른 지자체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이 기사와 지난해 12월 2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낸 보도자료(산업통상자원부 공고 제2022-889호)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 남사·이동 클러스터 선정과 별도로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선정을 목표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를 추진 중이었다. 반도체 산업에만 한정한다면 경기도에서는 고양·남양주·용인·이천·안성·평택·화성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7개 기초지자체가 공모에 참여해 서류를 낸 상태다. 결국 윤석열 정부의 ‘기습적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발표로 나머지 신청 지자체들은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별도로 6월께 예정대로 반도체 특화단지를 선정 발표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용인 남사·이동 클러스터 선정이 나온 만큼 타 지역에 특화단지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큰 의미는 사라졌다는 반응이다.) 앞의 정치권 인사의 말이다. “용인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임 민주당 시장(백군기)에서 과거 새누리당 의원을 역임한 현 시장(이상일)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경기도에서는 성남 다음으로 큰 득표 차를 벌여놓은 곳이다. 아무래도 내년 총선을 의식한다면 윤석열 정부로선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경기도 지선 민주당 지지 170만 투표 안 해 가장 최근 경기도 지역의 ‘표심을 통해 드러난 민심 변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2022년 3월 치러진 대선과 6월 치러진 지방선거다. 중앙선관위 통계시스템의 자료를 바탕으로 31개 기초단체별로 대선 때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차를 계산하고 이어 사실상 양자대결로 치러진 지방선거의 1번(민주당)과 2번(국민의힘) 후보 표차를 계산했다(표 참조). 결과는 많은 것을 함의한다. 2022년 3월 대선에서 적어도 경기도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56만5861표를 이겼다. 실제 승패를 결정한 두 사람 표차(24만7077표)의 두 배 넘는 표를 받고도 이 후보는 전체 결과에서는 졌다. 경기도에서 이재명 후보의 ‘승’을 다시 기초단체별로 나눠보면 여덟 군데(과천(9862표), 여주(8036표), 이천(4164표), 용인(3078표), 포천(2986표), 연천(3312표), 양평(11153표), 가평(7186표))를 제외한 나머지 23개 기초단체에서 앞선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데 대선 후 3개월이 지난 뒤에 치러진 지자체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세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2018년 석권한 29개 중 수성한 곳은 아홉 군데에 불과했다. 수성한 곳 중 파주나 안성 같은 곳은 500여표의 근소한 표차로 신승했다. 민주당 후보 ‘대패’의 주요인은 대선 때 이재명으로 결집했던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3월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에서 받은 총투표수는 442만8151만표다. 당시 윤석열 후보에 대한 투표수는 386만2290표였는데, 3개월 뒤 2번 국민의힘 후보들이 31개 기초단체에서 받은 총투표수는 295만1384표로 대선 때보다 오히려 91만명이 작았다. 그럼에도 결과는 22개 기초단체 석권이었다. 민주당 후보들이 받은 투표의 총합은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보다 21만9356표를 적게 받은 273만2028표였는데, 다시 3개월 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받은 표와 표차를 계산하면 169만6123표가 빠졌다. 말하자면 대선 패배에 실망한 이재명 민주당 지지자 170만명이 투표장에 안 나가면서 경기도 지자체 선거 국민의힘 대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1년 뒤 총선에서 지난 지방선거 득표 차가 그대로 유지되고, 현행 선거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결과는 어떻게 될지 계산해봤다. 기존 민주당 지역구 중 모두 29석이 날아간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 의석수가 51석이므로 양당 구도가 유지된다면 민주당 의석은 22석이다. 물론 이것은 단순수치에 기반을 둔 시뮬레이션이다. 예컨대 수원의 경우 현행 지역구는 ‘갑·을·병·정·무’의 다섯 군데가 있는데 지난 지방선거 수원 총투표수에서 민주당이 앞섰으므로 전부 민주당이 가져간다는 가정이다. 지방선거 데이터를 세분화해 투표구별 데이터를 적용하면 시뮬레이션 결과는 ±3~4석 정도 변경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지방선거 표심이 그대로 지속된다면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라는 함의다. 김동연 ‘경기도 리스크’, 민주당 발목 잡나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경기도 리스크’라고나 할까. 수도권·경기도에서 무너진다면 현실상 민주당이 이길 수 있는 방안이 없다. 문제는 그런 상황의 엄중함을 얼마나 알고 있냐는 점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간신히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만들어놨는데 요즘 하는 것을 보면 이분이 왜 도지사를 했을까 의구심이 든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경기도 지역에서 일하는 인사의 평가다. 이 인사가 김동연 지사의 ‘도정’을 비판하는 까닭은 삶의 가치나 미래에 대한 ‘절박함’이 보이지 않고 관료 출신의 인적 네트워크에서 보이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그분이 기재부에서 했던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름 노하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삶의 가치나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감, 예컨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집권했을 때 우려라든지 걱정과 같은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예컨대 탄소중립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예산은 1%밖에 안 된다. 당장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으면 뭐하나. ‘RE100’ 안 지키면 수출 길도 다 막히는데. 사실 공공연한 사실인데 김동연 지사 들어와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인맥들을 정리했다. 대신 들어가는 사람들이 젊고 일할 사람들이라면 다행일 텐데 산하기관에 그분이 뽑아온 분들 면면을 보면 민주당도 아니고 누릴 만큼 누린 나이 지긋한 분이 많다. 이분들이 뭘 하겠는가.” 당이나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김동연 지사의 인사나 협치에 대한 ‘의구심’은 꽤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이 확인된다. 역시 경기도당 당직자 출신 인사의 평가다. “관료 출신이니 행정 부분은 뛰어나겠지만 정치적·정무적 감각 부족은 분명하고, 밑에서 그런 것을 뒷받침해줄 참모진이 부재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경기지사 뒤에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조금 있는데 문제는 ‘경기도 판’을 잘 모른다는 점이다. ‘경기도 판’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의 문제인데, 사람의 문제를 풀어갈 경험치가 있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사실 모든 걸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문제는 부족하면 협의와 논의를 통해 대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경기도 판’을 읽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듯하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당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별로 안 받아들인다.” 도정이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지자체 내 당·정 ‘소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그게 결국 내년 총선에 당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다. “내년 총선만 놓고 보면 아무래도 윤석열·이재명의 역할이 제일 클 것이다. 그런데 그 ‘아이콘’이 빵점이라 선거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 비유하자면 감독 없이 선수들의 기량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 총선의 경우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 아이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내가 보기엔 윤석열 대통령이나 제1야당 대표 누구도 지난 총선 때 문 대통령의 역할을 못 할 것이다.” 시사평론가 김성순씨의 말이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지만 민주당 쪽에도 그리 유리한 선거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그에 따르면 과거 선거를 보면 현 국민의힘 쪽보다 민주당 쪽이 유동성이 컸다. “민주당 표는 반경이 넓다. 속칭 ‘빨간 당’은 농사짓다가 주르르 나와서 찍는다. 고정된 표다. 민주당은 못 할수록 ‘집토끼’가 엄청 빠져나간다. 반면 빨간당은 크게 안 빠진다. 그래서 콘크리트 30%로 생존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압승하는 경우? 투표 안 하던 사람이 나와서 찍는 것인데, 큰 이슈가 없다면 그 사람들은 투표장에 안 나온다. 그게 민주당으로선 어려운 점이다.” 그에 따르면 이 당에서 저 당으로 투표 성향이 바뀌는 이른바 ‘스윙보터’를 돌려세우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존 지지자, 즉 집토끼가 대거 투표장에 나오게 하지 않는 한,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과연 그럴까. 기자가 접촉해본 상당수의 선거컨설턴트·여론전문가들은 정권 3년차에 치러지는 총선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회고투표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고, 또 대통령 지지도와 연관돼 있는 선거이기 때문에 경기도 판세도 민주당보다 오히려 국민의힘 쪽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신용철 더 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의 말이다. “적어도 경기도는 크게 누가 압승하거나 그런 결과가 나오진 않을 것이다. 경기도라고 하지만 경기도민 중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도민이라는 인식이 희박하다. 2010년대 들어 집값이 폭등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서울시 외곽 경기도로 많이 이주했는데, 기존에 보수성향을 보이던 지역이 신도시를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성향으로 바뀌었다. 물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20~30대를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를 철회했다고 하지만 수도권·경기 지역의 민주당 지지세는 여전하다. 여주·이천·양평·가평과 같은 지역은 어쩔 수 없는 보수우위 성향을 보이겠지만 기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은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김능구 대표는 결국 선거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건 중도층 민심인데 지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자영업자의 여론 추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직업군을 봤을 때 지역의 자영업자 여론 추이가 민심을 대표하는 경우가 많다. 자영업자의 전체 수치가 중도층 여론과 비슷하다. 실제 내년 선거의 승패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달렸다고 할 때 자영업자의 수치가 나와줘야 한다. 보통 1000 샘플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경기도와 인천을 합쳐 311명 정도를 하는데 이것 가지고 중도층 민심을 규명하는 것은 부족하다. 그런 경우 권역별 조사를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중도층 민심이 경기도 선거의 전체 승패를 가른다는 설명이다. “경기도는 17개 시도에서 가장 클 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이다. 남부와 북부 등 지역군 민심이 다르고 소득도 다양하게 이뤄지는 등 대한민국의 축소판으로 봐야 한다. 경기도 민심이 전국 민심이라고 보면 된다.” 그는 내년 총선 전망과 관련해서 가장 주목해서 봐야 할 지표는 대통령 국정수행평가라고 덧붙였다. “지금과 같은 결과가 계속된다면 무조건 국민의힘이 참패한다. 당장 내일 총선을 치른다면 어느 당을 찍겠냐는 질문에 여당을 찍겠다는 답변이 35%, 야당이 55% 이상 나온다. 15% 이상 차이가 난다. 내일 총선을 한다면 국민의힘은 이전처럼 비례 포함해 100석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 될 것이다. 국정운영평가에서 중요하게 봐야 하는 지표는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50% 넘게 나온다는 사실이다. ‘다소 잘못하고 있다’나 ‘다소 잘하고 있다’는 것은 바뀔 수 있으나 ‘매우 잘못하고 있다’나 ‘매우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대통령은 여론조사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2년차에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50%를 넘는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이 정도면 국민의힘 입장에서 지난 총선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 내가 물어본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내 의견에 동의한다.” “결국 기존의 방향을 트는 쪽이 이길 것” 김장수 제3정치연구소 소장은 “지난 총선·대선 전까지 경기도에서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던 이유는 서울에서 밀려난 젊은 사람들, 특히 교육수준과 비판의식이 높은 사람들의 선호 때문이었던 것은 맞다”라면서도 “그런데 대선을 거치면서 2030 표심이 돌아섰는데 ‘민주당으론 답이 없다’는 생각은 변함없고, 이들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에 비판적으로 보는 양비론을 견지하면서도 더 큰 문제는 어쨌든 민주당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1년이 남은 시점에서 내년 총선 결과를 예측할 순 없지만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결국 기존의 방향을 트는 쪽이 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지사가 당과 소통이 부족하며 인사에 많은 문제를 드러내는 등 ‘도정문제’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쪽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은 “당 쪽에서는 그렇게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실제 찾아보면 민주당 출신 공공기관장이 많이 왔다고 비판하는 풀뿌리 단체 성명이 더 많다”며 “‘민주당 도지사’로 정무감각이나 중앙정치와 관계설정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일견 수긍하지만, 내부에서는 거꾸로 윤석열 정부와 너무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인사문제에 대한 비판도 관련 하위직까지는 모르겠지만 고위직 국장이나 공공기관장 인사를 두고 그런 비판이 나올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2023.04.14 14:20

    • 스포츠 스포츠 돋보기

      [스포츠 돋보기]연습도 경기도 못하는 학생 선수들 발만 동동

      코로나19로 전국이 비상입니다. 감염자와 감염지역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각급 학교의 개학 역시 연기됐습니다. 유치원·어린이집·도서관도 문을 닫거나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됩니다. 예·체능 학원은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매출이 추락한 음식점도 많습니다. 사람들도 외출 및 외부 활동을 꺼립니다.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프로야구단 사장들이 지난 3월 10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발표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프로 스포츠도 직격탄은 맞았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4대 프로종목이 올스톱됐습니다. 프로야구는 시범경기를 취소한 데 이어 정규리그 시작도 연기했습니다. 프로축구도 개막이 미뤄졌고요. 프로농구·프로배구는 무관중 경기로 버티다가 최근 리그를 중단했습니다. 아마추어 대회 상황도 안 좋습니다. 남녀 축구대표팀 경기가 취소됐습니다. 부산에서 3월 22∼29일 열릴 예정인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미뤄졌습니다. 유도·복싱 등 여러 종목 대표 선수들은 도쿄올림픽 출전권 랭킹포인트가 걸린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대중적 무관심 속에서 애처롭게 발만 동동 굴리는 ‘소중한’ 선수들이 있습니다. 바로 학생 선수들입니다. 학생 운동 선수들은 공식적으로 훈련할 수 없습니다. 학교에 갈 수도, 모일 수도 없습니다.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도 쓸 수 없습니다. 전국 거의 모든 운동장은 지자체 소유라 이미 폐쇄됐습니다. 공식적으로 운동할 길은 사실상 막혀 있습니다. 일반 학생들은 집에서 공부하면 됩니다. 공부는 장소에 크게 상관없이 본인 의지로 어느 정도 할 수 있으니까요. 학생 선수들은 다릅니다. ‘선수의 몸’은 하루 이틀만 쉬면 달라지고 한두 달이면 망가집니다. 개인 훈련을 하라고요? 어디서 어떻게요? 홈트레이닝으로는 몸을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모여서 함께 운동해야 하는 단체 종목의 상황은 더욱 어렵습니다. 클럽하우스와 자체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건 프로선수 얘기일 뿐입니다. 학생 선수가 대학에 가려면 경기 실적 증명서를 내야 합니다. 소속팀이 몇 개 대회, 몇 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냈는지, 선수는 어떤 기록을 냈는지가 명기되는 문서입니다. 대학에서 실시되는 실기 테스트를 준비하는 학생 선수도 많습니다. 그런데 대회는 줄줄이 연기되고 있습니다. 학생 선수들은 깊은 고민 끝에 편법을 택합니다. 모든 ‘라인’을 동원해 운동장을 빌립니다. 거기에서 사방을 경계하며 훈련합니다. 지도자도 공식적으로 훈련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훈련을 멀찌감치서 지켜본 뒤 나중에 피드백을 주는 게 그나마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선수·부모·지도자 모두 발각되면 징계를 받고 책임 추궁을 면할 수 없다는 걸 압니다. 그래도 이들은 무작정 기다려서는 답이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편법·위법을 결행하는 겁니다. 인생 초기 갈림길에 선 학생 선수에게 무작정 기다림은 실패를 의미할 겁니다. 부모와 지도자에게 합법적 대안을 찾아 운동하라고 하는 건 무에서 유를 창조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학생 선수는 약 8만 명입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이들도 꼭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세훈 스포츠산업팀 기자 2020.03.13 15:12

  • 레이디경향

    • [미식여행 메모⑥] 경기도 다낭시? 베트남 다낭의 맛집

      레저/여행

      [미식여행 메모⑥] 경기도 다낭시? 베트남 다낭의 맛집

      베트남 중부의 작은 도시 다낭. 이곳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관광지로 부상했다. 비행시간이 짧고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여행 정보 전문 사이트 오리진 베트남(originvietnam.com)에서 꼽은 맛있는 레스토랑을 살펴봤다. 콴트란 다낭(Quan Tran Da Nang)은 얇게 편 돼지고기와 라이스페이퍼를 말아 매콤한 칠리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가 대표 메뉴다. 꽝 누들 위드 프로그 앳 트랑치킨(Quang Noodle with Frog at Trang Kitchen)은 베트남의 비빔 쌀국수 꽝 누들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개구리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색적인 현지 메뉴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시도해 볼 만한 곳이다. 분맘 응옥 다낭(Bun Mam Ngoc Da nang)은 다낭에서 가장 유명한 국숫집으로 알려진 곳이다. 반쎄오 바즈엉 다낭 의 다양한 메뉴. Banh Xeo Ba Duong Da Nang 페이스북 반 쎄오 바즈엉 다낭(Banh Xeo Ba Duong Da Nang)은 국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맛집. 베트남식 부침개 반 쎄오를 즐길 수 있다. 트랑 티리 다리 스낵코너(Snacking Area -Tran Thi Ly Bridge)는 다양한 베트남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코트다. 식욕을 자극하는 향과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 값도 싸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남단 시푸드 레스토랑(Nam Danh Seafood Restaurant)은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모두 추천하는 깔끔하고 맛있는 해산물 전문점이다. 하이코이 치킨 바비큐(Hai Coi Chicken BBQs)는 다낭 최고의 그릴 치킨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곳. 코반 버터 크림(Co Van Butter Cream)은 박미안시장에 있는 달콤한 디저트 아이스크림 맛집이다. 체리엔(Che Lien)은 타이멜론 티가 대표메뉴다.

      ##경기도다낭 ##다낭맛집

      박경은 기자 2023.05.02 07:06

    • 연휴 끄트머리, 경기도 드라이브 코스서 스트레스 \'훌훌\'

      레저/여행

      연휴 끄트머리, 경기도 드라이브 코스서 스트레스 '훌훌'

      포천의 국립수목원길. 사진 | 경기도 제공황금연휴의 끄트머리. 산과 들은 푸른빛으로 빛나고 날씨는 한없이 푸근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마음놓고 외출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어린이날까지 아이들을 방 안에 ‘가둬’ 둘 수도 없는 상황. 이런 가정을 위해 경기도가 황금연휴 기간 중 안전관광을 즐길 수 있는 ‘안심 드라이브 코스’ 10곳을 선정했다. 외출 자제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물리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싱그러운 5월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파주시 ‘자유로’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파주 교하동에서 임진각 자유의 다리까지 이어지는 길은 철조망과 검문소가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만, 막힘 없는 도로에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린다. 자유로 파주구간에서는 출판도시, 헤이리마을, 임진각 등 파주의 수많은 관광명소를 교통체증 없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 ▶포천시 ‘국립수목원로’ 구불구불 휘어지는 길을 따라 높이 솟은 거목들을 만날 수 있는 멋진 숲길이다. 광릉숲은 유네스코 생활보전지역으로도 선정된 곳으로, 조선 세조가 자신의 능으로 정해 산림보호를 엄격히 명한 이래로 6·25전쟁을 견디며 500년 넘게 보존돼 왔다. 가평의 ‘청평호반길·북한강변길’ . 사진 | 경기도 제공▶가평군 ‘청평호반길·북한강변길’ 자라섬에서 청평호까지 북한강의 낭만이 가득한 길이다. 자라섬, 남이섬, 청평호반 등이 드라이브 코스의 아름다움을 한껏 살려준다. 특히 아침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드는 청평호의 아침 풍경은 명품 중의 명품으로, 물안개 피는 모습은 가히 몽환적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남양주 ‘화음길’ 북한강의 서쪽 강변에 놓인 이 길은 사시사철 운길산·문안산의 정기와 북한강의 서정미가 흘러넘친다. 시작에서 끝까지 쭉 직선으로 이어져 가슴이 탁 트인다. 북한강의 푸른 물빛과 주변의 짙은 초록색 숲이 상쾌함을 더한다. ▶양평군 ‘두물머리 강변길’ 수도권 강변 드라이브 1번지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두물머리를 향해 흘러가는 북한강에서는 음이온이 다량 발생해 운전자들의 심신을 안정시켜 준다고 한다. 맑은 날 해가 질 무렵이면 운길산 등 건너편 산 능선이 아름다운 하늘금을 이루며 붉은 노을과 어우러져 드라이브의 낭만을 한층 더한다. ▶광주시 ‘남한산성·팔당호 벚꽃길’ 남한산성 숲속 벚꽃길은 현재 꽃이 져 벚꽃을 즐길 수 없지만, 산성천 맑은 물에 씻긴 돌들이 개울바닥에 깔린 모습과 초록빛 벚나무가 싱그러움을 선사한다. 팔당호 벚꽃길 역시 30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장관을 이루는 길로, 팔당호 경관과 어울려 한폭의 수채화를 선물한다. ▶용인시 ‘가실벚꽃길’ 용인 에버랜드 인근은 자동차를 타고 봄꽃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 명소다. 특히 용인 8경 중 하나인 호암호수 앞산 벚꽃림과 호수 주변 왕벚나무 산책로는 가실벚꽃길 감상의 백미다. 지금은 벚꽃 대신 연둣빛 벚나무 터널이 신록의 생동감을 선사한다. ▶안성시 ‘금광호수로’ 안성시청에서 금광호수를 끼고 충북 진천으로 이어지는 302번 지방도는 우거진 산림 사이로 넓게 펼쳐지는 금광호수 풍광을 감상하며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길이다. 길 양편의 무성한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어 달릴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금광호수 구간 곳곳에 주차공간이 조성돼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화성시 ‘화성방조제길’ 매향리와 궁평항을 잇는 10㎞의 화성방조제는 경기 남부의 대표적 드라이브 코스다. 방조제 전체가 건물 하나 없는 직선 도로로, 지평선을 향해 달리는 영화 속 장면을 연상시킨다. 화성방조제의 끝은 낙조로 유명한 궁평항이지만 전곡항까지 달려도 좋다. 푸른 하늘과 하얀 요트로 가득한 이국적인 마리나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산의 시화방조제길.  사진 | 경기도 제공▶안산시 ‘시화방조제길’ 오이도와 대부도 사이를 잇는 방조제길을 달리는 동안 오른쪽에는 서해가, 왼쪽에는 시화호의 풍경이 합쳐져 근사한 파노라마를 만든다. 맑은 날에는 푸른 하늘이 마음을 상쾌하게 하고, 흐린 날에는 서해바람이 각양각색의 구름을 만들어 언제 달려도 좋은 길이다.

      엄민용 기자 2020.05.03 12:12

    • 레저/여행 정원 여행자

      [정원 여행자](1)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세미원

      ㆍ겨울 정원의 텅 빈 충만을 만나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란 소설을 보면 ‘눈에서 읽은 내용을 묘사하는 것은 음악을 글로 설명하는 것과 같다’라는 문장이 있다. 두물머리와 세미원의 설경을 마주하며 그 말에 맞장구쳤다. 물과 꽃의 정원을 뒤덮은 순백의 폭설은 음 소거 버튼을 누른 듯 풍경에 소리를 지웠다. 가없는 소멸의 풍경을 바라보며 얼음 같은 침묵의 노래를 들었다. 이른 아침, 폭설이 내린 두물머리를 찾은 객은 청둥오리 떼뿐. 물안개를 두르고 아스라이 바라다 보이는 뱀섬은 두물머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촬영 포인트다.눈은 풍경에 소리를 지운다 양평으로 향하는 내내 눈이 내렸다. 출발할 때만 해도 쌀가루 같은 게 흩날리는 수준이었지만, 서울을 벗어나면서부터 굵어지기 시작한 눈발은 두물머리에 도착할 즈음 절정을 맞았다. 무려 동백꽃만 한 크기의 탐스러운 눈송이를 보니 동백 숲으로 유명한 절집에서 들었던 꽃 지는 소리가 떠올랐다. 꽃잎을 흩뿌리지 않고 꽃송이째 툭- 떨어지는 동백은 드물게 낙화의 소리를 가진 꽃이다. 하여 꽃구경 중 유일하게 끝물을 보고 싶은 꽃이기도 한데, 툭- 툭- 동백이 지는 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걷노라면 말을 삼가는 것은 물론이요, 숨소리조차 조심스럽다. 흰 동백의 낙화를 연상시키는 눈송이라 혹여 ‘눈 소리’를 내지 않을까 귀 기울였으나 눈은 풍경에 소리를 지웠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 잡은 양평은 ‘물의 고장’이라 부를 만큼 아름다운 수변 경관을 자랑한다. 눈 내리는 이른 아침 두물머리엔 청둥오리 떼가 전부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엔 새들의 발자국만 이국의 언어 같은 문양으로 남아 있다. 강은 호수처럼 고요하고 강가의 느티나무는 강건하다. 400년 수령의 위엄 앞에 절로 소원을 빌게 되니 괜히 ‘소원나무’가 아니다. 느티나무가 서 있는 둔치에서 강을 바라보면 아스라이 뱀섬이 보인다. 나무 몇 그루가 전부인 작은 섬이지만, 물안개를 베일처럼 겹겹이 두르고 어슴푸레 윤곽을 드러내니 신비롭기 그지없다. 그칠 줄 모르는 눈발은 눈밭에 새겨진 새들의 언어를 지우고 내가 남긴 발자국까지 덮어버렸다. 강가의 침묵을 깬 건 청둥오리였다. 눈 소리라도 들은 것일까. 강물 위에 그림처럼 떠 있던 오리 떼가 한순간 일제히 날아올랐다. ‘새들은 어떻게 점호도 없이 날아오르는가’로 시작되는 시 구절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녀의 발은 알고 있다 삶은 도약이 아니라 회전이라는 것을 구멍을 만들며 도는 팽이처럼 결국 돌아오고 또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나희덕, ‘동작의 발견’ 중에서) 세미원엔 재미있는 모양의 분수가 많다. 한국적인 미를 자랑하는 장독대 분수도 그중 하나. 마지막으로 두물머리를 찾았던 기억을 더듬어봤으나 또렷하지 않았다. 상반된 계절과 시간, 조합이 어려운 동행인들이 뒤섞이는 바람에 그냥 “또 왔네” 그러고 말았다. 두물머리는 그런 곳이다.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가고 애인과 단둘이 가고, 봄에 찾고 가을에 또 들르는 곳. 새벽 물안개와 황혼녘 노을을 배경 삼아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뱀섬을 찍은 사진도 여러 장 있을 것이다. 특정 지역이나 장소의 이름은 별다른 수식 없이 그 자체로 이야기를 품기도 한다. 마치 춘천처럼. ‘춘천’이라고 발음하는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누구나 청춘의 한때를 떠올리는 것처럼. 숱한 인연이 흘러들고 헤아릴 수 없는 추억이 고인 두물머리 역시 그러하다. 두물머리는 ‘양수리’의 우리말 이름이다.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이곳에서 만난다. 두 개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란 의미 매김에 서울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수려한 경관이라니, 연인들의 성지가 되기엔 충분한 조건 아닌가.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재현한 사랑의 연못. 연 방죽은 폭설에 묻히고 구름다리만 남아 있다. 가없는 소멸의 풍경을 바라보며 예부터 물 맑고 산세 좋은 고장엔 그에 어울릴 만한 인물이 나는 법. 두물머리 인근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 터와 묘,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오랜 유배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다산은 두물머리 끝자락에 정자를 지어놓고 물색과 풍광을 즐기며 ‘북한강 남한강의 물이 겹쳐 흐르는 곳 / 마을 이름이 두물머리라네 / 마을 입구의 점방 주인 늙은이가 / 버티고 앉아 가는 배를 보내네’와 같은 시를 짓기도 했다. 팔당호와 두물머리 일대를 조망하고 싶다면 운길산 중턱에 위치한 수종사에 올라가볼 것을 권한다. ‘구름이 가다 산에 걸려 멈춘다’라는 운길산(雲吉山)은 두물머리 북서쪽에 우뚝 솟아 있다. 창건 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수령 500년이 넘는 은행나무를 보유한 수종사는 탁월한 조망권만으로도 충분히 운치 있는 절이다. 팔당호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으로 갈라지는 거대한 물줄기와 멀리 하남시 검단산과 광주시 정암산의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다산의 숨결은 이곳에도 깃들어 있다. 어릴 적 수종사를 앞마당 삼아 뛰놀았다는 다산은 ‘운길산의 수종사 / 옛날엔 우리 집 정원 / 마음만 내키면 훌쩍 가서 절문에 이르렀네’라고 읊기도 했다. 폭설에 덮여 연못과 땅의 구분이 모호해진 세미원. ‘ㅅ’자로 허리를 꺾은 연 줄기가 남아 이곳이 연 방죽이었음을 알려준다. 두물머리 맞은편에 자리 잡은 세미원은 배다리를 통해 이어진다. 배다리란 말 그대로 배를 띄워 그 위에 놓은 다리로, 두물머리와 세미원 사이의 북한강 지류를 연결한다. 245m 구간에 52척의 목선을 띄워 만든 배다리 양쪽엔 형형색색의 깃발들이 나부낀다. 왕의 행차를 재현한 까닭이다. 배다리는 정조대왕과 정약용으로부터 기원한다.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인 융건릉을 찾기 위해 한강을 건널 때 배 수십 척을 연결한 다리로 건넜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 배다리를 고안한 이가 바로 다산이다. 팔당호로 삼면이 둘러싸인 세미원은 수생식물을 이용한 자연 정화 공원이다. 6개의 연못에 연꽃과 수련, 창포 등의 수생식물 군락을 조성함으로써 이 연못을 거친 한강물은 중금속과 부유물질이 거의 제거된 뒤 팔당댐으로 흘러들게 된다. 세미원(洗美苑)이란 이름은 ‘관수세심 관화미심(觀水洗心 觀花美心)’이란 장자의 말에서 따왔다고 한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물과 꽃의 정원’이란 타이틀이 붙은 세미원은 연꽃으로 특화된 정원인 만큼 여름이 제철이다. 연꽃이 필 때 찾았던 세미원은 아기자기한 볼거리로 가득했다.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재현한 사랑의 연못은 그림엽서 같았고, 물줄기가 퐁퐁 솟아오르는 장독대 분수와 창덕궁 옥류천을 모델로 한 유상곡수 정원 등 면면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라는 의미를 담아 빨래판으로 조성한 길이 인상적이었건만, 이미 눈 속에 파묻혀 찾을 수 없었다. 얼어붙은 연못 위로도 눈이 쌓여 땅과 못의 경계가 모호했으나, 가슬가슬 말라비틀어진 연잎과 ‘ㅅ’자로 꺾인 앙상한 줄기들이 스크럼을 짜고 그곳이 연 방죽이었음을 증거했다. 태양을 향해 생장점을 활짝 열어젖힌 채 초록으로 들끓던 계절을, 물 위에 피는 꽃이 풍기던 배릿한 향기를 기억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사라진 계절. 허리를 꺾은 연 줄기들이 만들어낸 무수한 ‘ㅅ’을 바라보며 소멸과 순교와 숙명을, ‘ㅅ’으로 시작하는 낱말들을 천천히 주워 삼켰다. 눈과 얼음으로 덮인 물과 꽃의 정원은 ‘텅 빈 충만’의 다른 이름이었다. 1·2 양평은 수변 경관도 좋지만 병풍처럼 에워싼 산세도 수려하다. 그야말로 산빛 곱고 강물이 맑다는 산자수명(山紫水明)의 땅이다. 3 황해도식 냉면을 선보이는 양평의 별미 옥천냉면은 쫄깃하면서도 굵은 면발이 특징이다. 두툼한 돼지고기 완자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삶은 도약이 아니라 회전이라는 것을 양평은 하루 나들이 코스로 찾는 관광도시인 만큼 다양한 축제와 레포츠가 즐비하다. 특히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 초순까지 열리는 ‘물 맑은 양평 빙어 축제’는 겨울 축제의 꽃이라 할 만하다. 빙어축제를 주관하는 수미마을에선 빙어 낚시와 연날리기, 썰매 타기 등 다양한 겨울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꽁꽁 언 저수지에 작은 구멍을 내고 빙어를 낚아 올리는 손맛은 한겨울 추위도 녹일 만큼 짜릿하다는데, 빙어를 잡든 못 잡든 빙어튀김은 맛볼 수 있다 하니 일정이 맞으면 가볼 만도 하다. 산악자전거, 산악오토바이, 수상스키, 패러글라이딩 등 양평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겨울철에 인기 있는 레포츠는 옛 중앙선 구간인 원덕-용문 간 기찻길을 이용한 레일바이크다. 칼바람 속에 가능할까 싶겠지만 힘차게 페달을 밟다 보면 땀이 솟는다. 물론 완전무장은 필수. 무릎 담요를 챙겨도 좋겠다. 어둑해질 무렵 기찻길을 따라 색색의 알전구가 불을 밝히면 은근히 설레기도 한다. 터널을 통과할 땐 겨울의 심장을 관통한다는 기분마저 든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게 마련. 등허리에 땀이 솟고 다리 근육이 팽팽하게 조여오다가도 어느 순간 힘을 쓰지도 않았건만 저절로 바퀴가 구른다. 잠깐이지만 얼어붙은 강을 바라보고 먼 설산을 우러르는 여유도 즐길 수 있다. 다리에 힘이 풀린 순간에도 바퀴가 구르고 있다면 그것은 내 옆 사람 혹은 앞 사람 덕분이다. 동행인이 지쳐 보일 땐 내가 조금 더 힘을 내면 된다. 때때로 속도를 내기 힘든 순간이 찾아오지만 누군가 페달을 밟고 있다면 바이크는 앞으로 나아간다. 함께 바퀴를 굴린 사람에 대한 믿음과 책임감, 연대감을 새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레일바이크는 원점 회귀 코스로 운행된다. 등줄기에 땀이 마를 즈음, 출발지로 돌아와 중얼거린다. ‘삶은 도약이 아니라 회전이라는 것을….’ 또다시 찾아온 두물머리 앞에서 꺼내들었던 시 구절이다. 1 꽁꽁 언 저수지에 작은 구멍을 내고 빙어를 낚아 올리는 손맛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도 사로잡는다. 2 옛 중앙선 구간인 원덕-용문 간 기찻길을 이용한 레일바이크는 강과 산, 양평의 아름다운 경치를 내내 옆에 끼고 달린다. Tip 여행 정보 1 세미원의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11월~2월 기준). 관람료는 4천원(어린이 및 청소년, 65세 이상은 2천원)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주차는 양서문화체육공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문의 www.semiwon.or.kr 2 ‘물 맑은 양평 빙어 축제’는 2014년 12월 24일부터 2015년 2월 8일까지 백동낚시터 일원에서 열린다. 온라인 예약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문의 soomyland.winterfestival.kr 3 양평 레일바이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7회 운행한다(11월~2월 기준). 양평 용문-원덕 간 3.2km(왕복 6.4km) 구간을 시속 15~20km로 달릴 수 있다. 요금은 2인승 2만원, 4인용 2만9천원. 문의 www.yprailbike.com <■글 / 고우정(여행작가) ■사진 / 현일수(리빙룸 스튜디오)>

      2014.12.29 15:23

    • 레저/여행 휴일엔 가족 여행

      [휴일엔 가족 여행](5) 당일치기, 이곳이 안성맞춤 경기도 안성

      “여왕 폐하 납시오!” 그렇다. 계절의 여왕 5월이 납시었다. 한낮에는 반바지도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날씨가 쾌청하다. 그런데 모처럼 쉬는 날, 멀리 가자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 아빠를 위한 최적의 여행지가 안성이다. 아이와 부부가 모두 만족할 만한 곳, 당일치기도 좋고 1박 2일도 좋다. 낚시터의 평온함 속에서 일상을 잊자 낚시를 즐기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두 손 놓고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면 그만이다. 고삼저수지는 1960년에 준공된 안성 최대의 저수지다. 상류 쪽에는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뤄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그럼에도 하류 지역인 고삼저수지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 때문이다. 이른 아침이면 물안개가 자욱하게 수면을 덮는다. 그 풍경이 안성8경에 이름을 올릴 만큼 신비롭고 몽환적이다. 특히 물안개를 헤집고 올라오는 일출이라도 보게 되는 날이면 정말 행운이다.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주말이면 사진가들이 낚시터 주변에 진을 친다. 고삼저수지는 분명 관광지는 아니다. 하지만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깊은 사색을 하고 싶다면 이곳만 한 곳도 없다. 작은 바람의 흔적도 없이 유리처럼 차갑고 미끈한 수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평안이 밀려올 것이다. 사진 촬영 포인트로 유명한 곳은 고삼이씨네 낚시터 주변이다. 1 낚시를 즐기지 않아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고삼저수지. 2 주말이면 낚싯배가 부족할 정도로 강태공들이 많이 찾는다. 3 고요한 수면을 가르며 낚시 포인트로 이동하는 강태공. 4 목가적인 풍광이 이국적인 안성팜랜드. 어린이를 위한 공원, 안성팜랜드 “그림책에서 봤어요. 텔레비전에서 봤어요”라며 난생처음 당나귀, 황소, 타조를 보는 아이들의 눈은 신기함으로 반짝인다. 2012년에 문을 연 안성팜랜드는 1,290,000㎡(39만 평)의 광활한 초원에 자리하고 있다. 가축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요즘 아이들이 20여 종, 2백여 마리의 동물과 함께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국내 최대 ‘체험형 놀이농장’이다. 안성팜랜드만의 독창적인 즐길거리는 체험 목장에 다 모였다. 가축들과 함께 걷고 뛰고 먹이를 주는 등 그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체험거리가 넘친다. 바람을 가르며 말 위에서 멋지게 자세를 잡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말자. 초보자를 위한 체험 승마 위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부담 없이 참여하면 된다. 어린아이와 함께 넓은 초지를 돌아다닐 수 없다면 트랙터 마차나 초지자전거를 이용해도 좋다. 놀이 시설도 가볼 만하다. 형형색색 알록달록 미니 기차, 미니 바이킹, 키드라이더 등이 꼬마 손님을 기다린다. 1 죽주산성은 트레킹 코스로도 좋다. 2 철쭉이 만발한 죽주산성의 동문지. 3 송문주 장군의 사당. 중앙광장 매직아트홀에는 명화에 상상을 더한 입체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강아지가 벽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이탈리아 베니스 수로를 따라 작은 배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동화마을연못에는 동화책에서 보던 이야기가 실제로 펼쳐지는데, 외나무다리에서 서로 박치기하는 염소 등 아이들을 상상 그 이상으로 이끌어간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실내외 식사 장소는 알뜰 주부들에게 인기. 피크닉 사이트로 지정된 야외 식사 장소에는 팜랜드 중앙광장과 초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전망이 탁월하다. 사진에 취미가 있다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이국적인 풍경의 드넓은 초지, 다양한 농작물 등이 어느 때 찾아도 색다른 매력이 넘친다. 이런 장점 덕분에 드라마 ‘신사의 품격’, ‘아가씨를 부탁해’, ‘각시탈’ 등의 작품과 CF가 이곳에서 앞다퉈 촬영됐다. 트레킹과 산책 모두 만족스러운 죽주산성 외지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흔히 ‘숨겨진 보물 같은 여행지’라 말한다. 안성의 추천 여행지를 꼽으라면 대부분 ‘안성맞춤박물관’과 ‘바우덕이 남사당패’ 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죽주산성’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만큼 역사적 이야깃거리가 많고 풍경이 빼어나서다. 죽주산성은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 비봉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산성이 처음 축조된 시기는 삼국시대로 알려졌다. 이후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증개축됐다. 안성은 삼국시대부터 지리적·군사적 요충지였다. 때문에 삼국 모두 패권을 차지하려고 이곳에서 많은 피를 흘렸다. 대표적으로 견훤이 이곳을 본거지로 후백제의 건국 준비를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고려 때 몽골이 침략했을 때에도 여러 전투를 거치는 동안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던 철옹성이었다. 1 신명 나게 소고춤을 추고 있는 남사당패. 2 상모재비의 개인기에 풍물패와 관객은 절로 신이 난다. 3 3대째 국밥을 내고 있는 안성장터국밥. 4 다소 비싼 가격에도 만족도가 높은 안성맞춤한우. 현재 성곽은 본성 둘레가 1,688m, 외성 1,500m, 내성 270m의 3겹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4대문지 중에서 동문지를 통해 들어가야 한다. 주차장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성 안에 들어서면 분지처럼 옴팍한 내부를 바라볼 수 있는데, 중앙에는 고려 때 몽골군의 침략을 막아 승리한 송문주 장군의 사당이 있다. 동문지 오른편으로 올라가면 크고 작은 돌들이 산성을 이루고 있다. 오른편에는 연두색의 이파리가 바람에 살랑살랑 춤추고 그 너머 안성 시내가 펼쳐진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1.5km 정도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여러 포대를 만나게 되는데 그 위에서 보는 풍경이 또 장쾌하다. 성곽은 서문지를 지나 남문지까지 이어진다. 이후 송문주 장군 사당으로 되돌아와 하산하면 짧게나마 트레킹의 재미를 톡톡히 본 것이다. 조선의 으뜸 예인 바우덕이를 만나다 실존 인물이었던 바우덕이(본명 김암덕)는 남자가 대부분이었던 남사당패에서 보기 드문 여자 꼭두쇠(연희패 우두머리)였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15세였다. 1848년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6세 때 안성 남사당패에 들어가 무동, 줄타기, 풍물 등을 익히게 된 바우덕이는 실력은 물론 미모도 빼어났다고 한다. 그런 만큼 구경꾼들에게 남달리 주목을 받았을 것이고, 꼭두쇠(남사당패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도 우연이 아니었을 게다. 남사당패는 꼭두쇠를 다수결로 정하는데 바우덕이가 100% 찬성표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먹고살기 고단했던 민초들의 삶에 남사당패는 신명을 불어넣어주었다. 경복궁 중건이 한창이던 1865년 공사는 답보 상태였고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다. 바우덕이의 인기를 알고 있었던 흥선대원군은 그를 원군으로 삼아 공연을 하게 했다. 죽 쑤고 있던 공사장에 풍물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신명나는 놀이판이 됐다. 무동을 타고 접시를 돌리고 공중제비를 돌고 외줄에 올라 입담을 풀어내는 남사당패의 공연은 신명 그 자체였다. 사기가 하늘을 찌르자 공사도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흥선대원군은 그 공을 인정해 바우덕이에게 정삼품의 벼슬을 내려주고, 남사당패 깃대에 옥관자(당상관 이상의 벼슬아치가 쓰는 옥으로 만든 망건의 관자)까지 하사했다. 요즘 아이돌 스타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던 게다. 1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인상적인 ‘안성마춤 풍산개마을’ 진입로. 2·3 호랑이를 잡는다는 풍산개지만 강아지는 귀엽기만 하다. 바우덕이 남사당패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주말 상설 공연을 열고 있다. 7백여 석에 가까운 객석이 항상 빈자리 없이 꽉 찰 정도로 관객의 반응이 뜨겁다. 남사당패 공연은 운우풍뢰의 소리를 전하는 풍물 공연, 접시를 이용한 기예를 뽐내는 버나, 땅재주를 펼치는 살판, 탈놀음인 덧뵈기, 외줄에 매달리는 어름, 꼭두각시놀음인 덜미의 여섯 마당으로 이루어진다. 상설 공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안성남사당공연장에서 열린다. 호랑이 잡는 풍산개하고 놀아봐요 풍산개는 고산지대인 함경도 개마공원 일대 산악 지방을 거점으로 살아가는 우리나라 토종개다. 호랑이를 잡을 정도로 용맹한 사냥개로 잘 알려졌지만 그 본성은 무척이나 온순해 사람을 잘 따른다. 안성 덕산리에 가면 12년 이상 풍산개를 키워온 ‘안성마춤 풍산개마을’이 있어 8백여 마리의 풍산개와 늑대 그리고 늑대개를 구경할 수 있다. 물론 구경만으로 끝이 아니다. 털이 복슬복슬한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여러 가지 여건상 반려견을 키울 수 없는 가정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풍산개마을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사진 동호회 회원들이 즐겨 찾는 출사지다. 인근에 배과수원과 젖소농장, 한우농장 등에서 농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연계 스케줄을 짜도 좋겠다. 체험을 원할 경우 사전 예약(이기운 이장 031-672-4348)은 필수. Tip 안성 여행 정보 먹을거리 안성장터국밥(031-674-9494)은 1930년대에 시작해서 3대째 국밥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 가마솥에 푹 끓인 진한 육수가 일품이다. 안성맞춤한우촌(031-673-5550)은 직접 운영하는 한우 농장에서 고유한 방법으로 소량생산한 한우를 내놓는 특별한 곳이다. 가격대는 다소 비싸지만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 양반밥상(031-618-0655)은 안성맞춤 쌀밥으로 유명한 한정식집.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한 상을 받을 수 있어서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다. 문의 안성팜랜드 안성시 공도읍 대신두길28, 031-8053-7979, www.nhasfarmland.com 안성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안성시 보개면 남사당로198, 031-678-2518, www.namsadangnori.or.kr 죽주산성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 산106, 안성시청 문화재팀 031-678-2502, tour.anseong.go.kr 안성마춤 풍산개마을 안성시 삼죽면 덕산리, www.aspsdog.com 기타 문의 안성시관광안내소 031-677-1330, 경기도종합관광안내소 031-1330 임운석 작가의 코스 제안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 안성팜랜드→풍산개마을→바우덕이 남사당 공연 관람 ●중년 부부를 위한 여행 죽주산성→안성팜램드→바우덕이 남사당 공연 관람 ●신혼 같은 부부 여행 고삼저수지→죽주산성→안성팜램드→바우덕이 남사당 공연 관람 PROFILE 임운석은… 평생 여행만 하며 살자고 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니던 외국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때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으로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국내 아웃도어 전문 업체의 로드플래너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http://roomno1.blog.me/)’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최고다! 섬 여행」, 「대한민국 사계절 물놀이사전」, 「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를 썼다. <■글&사진 / 임운석(여행작가)>

      2014.04.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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