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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경사노위 참여, 탄력근로제 저지 총파업 불사”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사회적 대화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신년 간담회에서 “경사노위에 참여해 사회, 경제정책, 산업정책 의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임하겠다”며 “아직 논쟁이 있고, 여러 의견이 있다. 이달 말 대의원대회까지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거치겠다”고 설명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2020년 총선에 대비해 농민, 비정규직, 학생, 청년, 여성 등 대안 주체들과 함께 대응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가칭 ‘모든 을(乙) 들을 위한 범국민적 연대’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김 위원장은 “상반기 중 진보정당들, 시민사회와 함께 진보정치 과정을 공동으로 평가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그 평가에 기반을 둬 총선에 대응할 것”이라며 “대선 등 이후 정치 일정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경사노위 참여와 별도로 정부가 최근에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과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는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저임금화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본다”며 “1차로 이달 중앙집행위를 통해 세부 투쟁 계획을 확정하고, 최저임금 제도 추가 개악과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시도가 분명하게 제기되면 총파업 등 총력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이날 발표한 ‘2019년 사업계획 현장토론안’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친재벌·대기업으로 기울었다고 판단하고 ‘모든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기본권 전면 확대’, ‘재벌체제 전면 개혁’, ‘노동소득·사회 공공성·사회안전망 확대 투쟁’ 등을 올해 사업 기조로 밝혔다.

      #민주노총

      손봉석 기자 2019.01.09 18:12

  • 주간경향

    • 사회 원희복의 인물탐구

      [원희복의 인물탐구]청년유니온 위원장 김병철 “우리는 경사노위 들러리 아니다”

      3월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문성현 위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문 위원장은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논의하기에는 노·사 간 신뢰와 주고받는 기본 매너가 너무 안돼 있다”면서 “일부 위원은 경사노위를 보이콧하고 있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에 대해 징계를 포함한 고강도 대응을 주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사노위는 문재인 정부가 노사문제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기 위해 정부 측과 사용자 측(한국경영자총연맹, 대한상공회의소 등), 그리고 노동자 측 등 3자를 참여시켜 만든 협의체다. 각 5명씩 참여하는데 민주노총은 참여를 거부, 노동자 측은 한국노총과 청년·여성·비정규직 등 4개 단체만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경사노위의 첫 번째 안건으로 탄력근로제를 손보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탄력근로제란 별도의 수당 없이 사용자가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로, 현행 3개월을 6개월로 늘리자는 것이다. 이에 청년·여성·비정규직 3개 단체가 본위원회를 보이콧하면서 회의가 무산됐다. 노동자 측 위원 중 절반 이상이 참석해야 본위원회를 열 수 있는 내부규정 때문이다. 본위원회가 무산되자 경사노위는 물론 청와대도 크게 당황했다고 한다. ‘성급한’ 정부 측과 ‘노회한’ 사용자 측이 의외로 ‘허’를 찔린 모양새가 된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경사노위와 청와대가 당혹해했다는 분위기와 이들 3개 단체의 집단행동만 부각했지 정작 이들이 왜 경사노위를 박차고 나와야 했는지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청년·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가장 소외받는 ‘노동 취약계층’이다. 대타협기구를 만들었지만 그들의 애로사항을 귀담아듣지 않는 분위기다. 경사노위에 청년 대표로 참여한 청년유니온 김병철 위원장(27)을 만난 것은 그 때문이다. 그들이 경사노위를 박차고 나온 이유 -3월 7·11일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19일 문 위원장 설득도 거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경사노위라는 사회적 대화기구를 만들어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를 임명한 것은 한국 사회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일 터이다. 그러나 지금 경사노위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를 들러리로밖에 여기지 않는다. 우리들의 목소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우리는 대통령과 사진 찍으러 경사노위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비조직(노동조합) 취약계층 노동자를 대변하기 위해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정부 의식은 형편없이 안이하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 왜 울었나. “몇 주간 이어졌던 압력과 고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기 때문이다.” -경사노위 본위원회 무산을 두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대립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진보적 노동단체들의 경사노위 참여를 거부하라는 압력과 요청이 있었나. “양대 노총뿐 아니라 정부 등 수많은 압력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압력 때문에 불참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향해야 할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선택한 결정이다. 물론 수많은 압력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내 생각이 많이 흔들리기도 했다.” -흔들렸다는 것은 경사노위에 불참함으로써 잃을 것에 대한 비난 아니겠는가. 어렵게 마련된 이 자리를 포기해야 하는 것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는 경사노위 포기론자가 아니라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청년·여성·비정규직 세 대표는 경사노위 본위원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불참함으로써 벌어질 사태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회의에 계속 참여해 우리의 문제의식을 얘기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경사노위에서 우리 대표 3명이 가진 힘이 너무 약했고, 우리의 입장을 강하게 표명할 수밖에 없는 방법은 이 보이콧 방법밖에 없더라. 우리가 계속 경사노위에 참여하더라도 짜여진 프레임을 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사노위가 출범하고 첫 번째 안건으로 오른 탄력근로제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등 노조가 없는 노동 취약계층에게는 직접 현안이 되는 문제다. 김 위원장은 “이 탄력근로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것만 전해 들을 정도였다”면서 “이 문제는 우리와 같은 노동 취약계층에게 더 불리하니 우리가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탄력근로제는 노동자의 안전·건강·임금 등과 직결된 중요한 요소인데 사회적 첫 타협이 가장 힘든 노동 취약계층에게 불리하게 바꾸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3월 19일 경사노위 문성현 위원장이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인을 불러 회의 참석을 설득하고 있다. / 청년유니온 제공 “우리는 민주노총의 아바타가 아니다” 현재 경사노위는 이들 3인의 불참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문 위원장은 “의결구조를 바꾸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문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에서 이 발언의 철회를 요구했다. 또 회의 진행이 어렵다고 이미 합의해 규정한 의결구조를 중간에 바꾸는 것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탄력근로제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는 이상 경사노위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우리도 안타깝다.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와 같은 문제도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탄력근로제같이 민감한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면서 청년위원회 만들면 뭐하는가. 우리는 문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본위원회 안건으로 탄력근로제를 상정해선 안 된다는 점과 우리를 ‘보조’라고 표현했던 것에 대한 사과, 우리와 같은 미조직 취약계층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운영구조를 개편해 줄 것 등 4개항을 분명히 요구했다.” -탄력근로제는 서로 조정할 수 있는 마지노선조차 없다는 것인가. “정부는 보완장치가 있다고 하지만 현장 사업장에서는 사업자가 근로자 대표를 마음대로 선출해 도장 찍는 일이 만연하고 있다. 노조 없는 사업장은 정부가 얘기하는 11시간 휴식제나 임금보전이 무력화될 수 있다.” -민주노총은 애당초 이 탄력근로제 수정 방침에 항의해 경사노위 참여를 거부했다. 지금도 민주노총과 많이 협의를 하나. “우리는 민주노총의 ‘아바타’가 아니다. 우리는 독자적 행보를 걷고 있다. 1차 불참 때 입장을 밝혔듯이 민주노총이 100만명에 이르는 조합원을 가진 가장 큰 노동자 조합이면서 노동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책임을 통감하고, 책임있게 목소리를 높이는 사회적 대화에 함께해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하다.” 청년유니온은 민주노총 추천으로 이 경사노위에 참여했다. 이번에 함께 행동하는 여성 대표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한국노총 추천이다. 노동계에서는 경사노위가 너무 서두른다는 평가가 많다. 노동자를 위해 주 52시간제를 도입했으니, 사용자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논리다. 그러나 주당 52시간 노동도 제대로 시행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장시간 노동하는 나라”라며 “유럽국가가 탄력근로를 1년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노동시간이 주당 40시간 이하로 떨어지고 나서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탄력근로 1년과 우리를 단순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초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52시간 법제화 등 의지를 가지고 나간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노동정책은 기준과 철학이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이렇게 바뀐 이유는 ‘지지율 하락’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유니온 김병철 위원장이 경사노위 불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부모 영향으로 일찍 노동운동에 눈떠 김 위원장은 1993년 대전 출신이다. 그의 부친은 코레일(철도공사)에서 근무하며 노동운동을 했고, 모친은 대학을 나와 공장에 위장취업, 노동운동과 여성운동을 했다. 이런 가정 분위기 탓인지 그 역시 매우 일찍부터 ‘의식화’됐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졸업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중학교 때부터 남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주체적으로 사는 삶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인도로 여행 겸 봉사활동을 떠났다. 그는 “무작정 밖에 나가서 살고 싶었다”면서 “인도의 가난한 마을에서 마을 개선사업과 아이들의 교육 봉사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다. 집안형편 때문이 아니라 제도권 교육이 싫어서였다. 대신 그는 검정고시를 봐 고졸 수준의 지식을 갖췄다는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경제 독립을 선언하고 서울로 올라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러다 청년유니온을 만났다. 청년유니온은 청년들의 노동권 향상을 위해 2010년 3월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이다. 청년(만 15~39세)이라면 누구나(구직자·실업자·정규직·비정규직) 가입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다.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다섯 차례나 노조 신청이 반려된 끝에 2013년 ‘한국청년유니온’이라는 이름으로 합법적인 노동조합 인가까지 받았다. 청년유니온은 그동안 피자·치킨 30분 이내 배달제도를 폐지하고, 야간운영하는 카페는 주휴수당 지급을 명시하도록 하는 제도개선을 이끌어 냈다. 서울·경기·부산·대구·인천·경남·광주에 지부를 둔 청년유니온은 2016년부터 최저임금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2013년 청년유니온 조직팀장, 2016년 노동상담팀장을 맡다가 지난해 2월 임기 2년의 위원장에 당선됐다. 그는 노동관계법은 혼자 공부했다고 말했다. 맨땅에서 체험으로 인생을 배운 그는 나이에 비해 주도면밀해 보였다. 말의 논리도 정연해 공부도 많이 한 것 같았다. 그는 “조합원은 1400명, 후원회원 합하면 2100명”이라며 “꼭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청년뿐 아니라 청년실업자까지 대변하는 노동조합으로 누구나 다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유니온 위원장으로서 “경사노위보다 더 어려운 것이 청년유니온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할 일은 많은데 상근자가 자신을 포함해 4명밖에 안돼 거의 매일 야근을 해야 한다. 마침 3월 13일이 창립 9주년 기념일이었다. 그는 “청년유니온은 하소연할 곳이 없는 청년노동자들이 찾아오는 조직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면서 “현장의 문제를, 청년노동자의 어려운 삶을 계속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간간이 눈을 붉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3월 9일 기자회견에서는 아예 흐느껴 울기도 했다. 닳고닳은 사용자 측과 노회한 정부 대표를 상대하기에 그는 너무 어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자세를 추스르며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책임감 있는 노조 위원장의 자세를 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글·원희복 선임기자 사진·김창길 기자 2019.03.25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