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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지구에서도, 교황의 고향에서도···전 세계 추모의 순간

      국제

      가자지구에서도, 교황의 고향에서도···전 세계 추모의 순간

      ... 못했다. 교황 역시 지난해 9월 취재진에게 즉위 이후 한 번도 못 간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고 싶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면서도 “먼저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윤기은 기자 2025.04.22 16:29

    • 용담댐 수몰민, 25년 만에 고향서 만난다

      사회

      용담댐 수몰민, 25년 만에 고향서 만난다

      ... 행사 포스터. 진안군 제공 12일 진안 용담댐 체련공원서 ‘수몰민 만남의 날’ 첫 행사 용담댐 건설로 고향을 떠났던 수몰민들이 25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다. 전북 진안군은 오는 12일 오전 진안 용담면...

      #용담댐 #진안군 #수몰민 #전북

      김창효 선임기자 2025.04.09 13:02

  • 스포츠경향

    • ‘국민 안내양’ 김정연, 전남 고향사랑기부자 ‘명예의 전당’ 대표 등재자 영예

      연예

      ‘국민 안내양’ 김정연, 전남 고향사랑기부자 ‘명예의 전당’ 대표 등재자 영예

      제이스토리 제공 전라남도(김영록 도지사)가 고향사랑기부제에 기여한 모범 기부자들을 선정해 ‘전라남도 고향 사랑 기부자 명예의 전당’에 공식 등재했다고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소멸 위기 대응과 지역 상생 문화 조성을 위한 대표 기부 인센티브 모델로 4월21일 기부 횟수, 금액, 사회적 귀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고향 사랑 기부자 명예의 전당 등재자를 선정하여 명예의 전당 제막식을 거행 고향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함으로써 앞으로 고향사랑기부자 ‘명예의 전당’ 등재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대표 등재자로 국민 안내양 가수 김정연을 선정한 전라남도 관계자는 “김정연 씨는 단순한 기부자가 아닌, 전라남도 농촌의 따뜻한 친구”라며 “지역 특산물 홍보는 물론, 도내 기부 캠페인에도 활발히 참여해왔다”고 전했다. 이에 김정연은 “저를 길러준 고향과 같은 농촌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전국 방방곡곡의 우수한 농산물을 알리는 데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과 도시민 모두에게 의미 있는 제도로 농촌과 도시를 잇는 든든한 교량”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분이 다양한 방법으로 동참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소속사에 따르면 김정연에게 농산물 홍보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원픽 스타임을 입증하듯 봄이 무르익으면서 ‘국민 안내양 잡기’에 총력을 기울인 거 같다. 축제, 강연, 대형 이벤트 행사, 홈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고, 특히 산불 피해 지자체에서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과 마음 회복을 위해 국민 안내양 힐링 콘서트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연은 지난 3월 공사 창립 52주년을 맞아 KBS를 빛낸 스타로 선정되어 ‘아침마당’ 명불허전 4인의 자리에 오른 바 있다. 특유의 찰지고 친근한 말투와 따뜻한 미소로 ‘농촌 홍보대사’, ‘가요계의 효녀’ 등 다양한 별칭을 얻으며 전 세대에 걸쳐 큰 사랑을 받는 김정연은 가성비를 따지는 젊은 세대에게도 우리 농산물의 품질과 가치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공공 홍보 모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안병길 기자 2025.04.22 08:04

    • ‘뽈룬티어’ 손흥민 고향 후배들, ‘하늘 같은 선배’ 이영표에 “찍어 누르겠다” 경고?···1000만원 걸린 역대급 ‘강원 더비’ 대폭발!

      축구

      ‘뽈룬티어’ 손흥민 고향 후배들, ‘하늘 같은 선배’ 이영표에 “찍어 누르겠다” 경고?···1000만원 걸린 역대급 ‘강원 더비’ 대폭발!

      KBS ‘뽈룬티어’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 이영표, 설기현, 황희찬을 배출한 ‘축구의 땅’ 강원 연합과 풋살 전국 제패를 두고 대격돌한다. 19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되는 KBS2 ‘뽈룬티어’에서는 풋살 전국 제패의 두 번째 상대인 ‘축구의 땅’ 강원 연합과 기부금 1천만 원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는다. 강원은 ‘뽈룬티어’의 감독 이영표의 고향이자 ‘프리미어 리거’ 손흥민, 황희찬, 설기현을 배출한 ‘월드 클래스’ 축구 스타들의 산실과도 같은 지역이다. ‘뽈룬티어’가 1차전에서 경상 연합을 상대로 2연패 이후 3연승을 따내며 ‘중꺾마’를 외친 가운데, 강원 연합에게도 이 파죽지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뽈룬티어’와 맞붙는 강원 연합에는 ‘아마추어 축구 최상위 리그 K5 소속팀’ 철원 강철FC, ‘압도적 피지컬의 풋살계 신흥 강자’ 춘천 JWFS, ‘전원 2000년대생으로 구성된 풋살 MZ’ 춘천 CZ, ‘K리그 구단에서 창단한 최초의 프로 풋살 구단’ 강원FS, ‘40년 전통의 명문 동호인 축구 클럽’ 원주 가승FC가 포함됐다. 이들은 “찍어 누르겠다”, 풋살 선수가 왜 축구 선수를 이길 수밖에 없는지 보여주겠다“,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질리게 만들어주겠다“ 등 살벌한 출사표로 ‘뽈룬티어’를 도발한다. 강원 연합의 한 선수는 ‘뽈룬티어’에 복수하고 싶은 선수가 있다며 이영표를 지목해 현장을 얼어붙게 만든다. 알고 보니 해당 선수는 과거 이영표와 맞대결을 펼쳐본 적 있는 축구 후배로 밝혀진다. ‘피의 복수’를 다짐하는 선수와 이영표 사이에 숨은 사연은 19일 밤 10시 40분 KBS2 ‘뽈룬티어’에서 공개된다. 축구 레전드 ‘뽈룬티어’와 축구의 땅 ‘강원 연합’이 펼치는 풋살 전국 제패 2차전 그 열띤 현장은 19일 토요일 밤 10시 40분 KBS2 ‘뽈룬티어’에서 방송된다.

      손봉석 기자 2025.04.19 01:00

    • 엔싸인(n.SSign), 27일 첫 대만 팬미팅 ‘COSMOlogue’ 개최···“로렌스 고향에서 공연, 의미 남달라”

      연예

      엔싸인(n.SSign), 27일 첫 대만 팬미팅 ‘COSMOlogue’ 개최···“로렌스 고향에서 공연, 의미 남달라”

      nCH 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그룹 엔싸인(n.SSign)이 첫 대만(중화민국) 팬미팅을 열고 현지 팬들을 만난다. 엔싸인은 오는 27일 오후 2시 30분(현지 시각) 대만 웨스타(WESTAR)에서 ‘n.SSign FAN MEETING in TAIPEI(엔싸인 팬미팅 <코스모로그> 인 타이베이)’를 개최한다. ‘COSMOlogue’는 엔싸인이 데뷔 후 처음으로 여는 대만 팬미팅으로, 대만 COSMO(코스모, 팬덤명)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한 다채로운 시간들로 펼쳐진다. 또한 본 공연뿐만 아니라 현장을 방문한 팬들과 만나는 특별한 시간도 준비될 예정이다. 대만은 멤버 로렌스의 고향인 만큼 엔싸인은 보다 풍성한 무대들을 선보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로렌스는 앞서 “2025년에는 고향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만남이 아티스트와 팬들 사이 설렘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엔싸인은 올해 상반기부터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며 ‘차세대 글로벌스타’로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발매한 세 번째 미니앨범 ‘Love Potion(러브 포션)’의 타이틀곡 ‘Love Potion (백일몽; 白日夢)(러브 포션)’으로 데뷔 첫 음악 방송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월에는 일본 4개 도시 홀 투어를 전체 매진으로 성공시켰고, 최근에는 한국에서의 첫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는 등 국내외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오는 6월에는 데뷔 첫 미주 투어 ‘2025 n.SSign Fan Meet Tour in the U.S.(엔싸인 팬 밋 투어 <러브 포션> 인 더 유에스)’를 앞두고 있어 본격적으로 시작될 엔싸인의 글로벌 활동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전 세계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엔싸인은 오는 27일 열리는 대만 첫 팬미팅 ‘n.SSign FAN MEETING in TAIPEI’를 계기로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현지 활동에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손봉석 기자 2025.04.16 00:06

    • 아이브, 레이 고향 日 나고야에서 팬콘 ‘아이브 스카우트’ 스타트

      연예

      아이브, 레이 고향 日 나고야에서 팬콘 ‘아이브 스카우트’ 스타트

      걸그룹 아이브의 일본 팬 콘서트 ‘아이브 스카우트’ 단체 이미지.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아이브(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가 일본 열도를 달군다. 아이브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아이브가 오늘(12일)과 13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일본 팬콘 투어 ‘아이브 스카우트 인 재팬(IVE SCOUT IN JAPAN)’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아이브는 이어 21일과 22일 마린멧세 후쿠오카, 25~26일 고베 월드 기념홀, 29~30일 K-아레나 요코하마에서 총 11회 공연을 열어 9만명의 일본 다이브(공식 팬클럽)들과 함께 한다. 걸그룹 아이브의 일본 팬 콘서트 ‘아이브 스카우트’ 단체 이미지.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이브는 2023년 첫 일본 팬콘서트 ‘더 프롬 퀸즈(The Prom Queens)’를 통해 현지 팬을 만났다. 당시 요코하마와 고베에서 총 8회 공연을 펼치며 5만7000여 명의 팬들을 모은 이들은 이번에는 더 많은 도시의 다이브와 함께 한다. 특히 이번 팬콘은 멤버 레이의 고향인 나고야에서도 열려 더욱 뜻깊다. 지난 5일과 6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구 체조경기장)에서 처음 열린 ‘아이브 스카우트’는 한층 성장한 멤버들의 라이브 실력과 신곡 무대, 유닛 무대 등을 선보였다. 걸그룹 아이브의 일본 팬 콘서트 ‘아이브 스카우트’ 레이 이미지.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이브는 2023년 10월 일본에 데뷔하고 갈수록 영향력을 키웠다. 지난해 일본 최대 음악 페스티벌 ‘서머소닉 2024’와 일본 최대 패션 축제인 ‘도쿄 걸즈 컬렉션’ 무대에도 올랐다. 최근에는 일본 NTV 일요드라마 ‘다메마네!-안 팔리는 탤런트, 매니지먼트합니다’의 오프닝 곡도 불렀다. 아이브는 오늘(12일)과 오는 13일 이틀 동안 나고야 팬콘서트를 연다. 앞으로 후쿠오카, 고베, 요코하마 등에서 총 11회 공연을 열 예정이다.

      하경헌 기자 2025.04.12 12:20

  • 주간경향

    • 고향사랑기부제, 위기의 지방극장 구할 수 있을까

      문화/과학

      고향사랑기부제, 위기의 지방극장 구할 수 있을까

      개관 88년 맞은 ‘국내 최고 단관’ 광주극장…광주 동구청 제안으로 ‘100주년 프로젝트’ 11월 21일 찾은 광주극장 앞에 영화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소개하는 그림 간판이 걸려있다. 광주극장의 간판장이 박태규 작가의 그림이다. 주영재 기자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單館·상영관이 하나인)극장이자 전국에서 유일한 대형 예술극장.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 있는 광주극장 앞에 붙는 수식어이다. 광주극장은 올해 개관 88년을 맞았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의 혼란을 거쳐 도시화와 고도성장기의 전성기,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인한 쇠락을 모두 경험했다. 지금은 예술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면서 꿋꿋이 버텨내고 있다. 지난 11월 21일 찾은 광주극장 매표소 입구 양옆으로 두 개의 그림 간판이 걸려있었다. 붓으로 그린 간판은 이제 광주극장에서만 볼 수 있다. 오른쪽 간판은 개관 88주년 광주극장 영화제의 상영작들을, 왼쪽의 간판은 영화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소개하고 있다. 광주극장의 ‘간판장이’ 박태규 작가가 개봉작을 담당하고, 광주극장이 운영하는 영화간판 시민학교의 수강생들이 각자 원하는 작품을 골라 그렸다. 이날 개봉 3주차를 맞은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봤다. 뮤지션 최고은이 동료 음악가들을 광주극장으로 초대해 이들이 매표소와 상영관, 영사실, 사무실, 계단과 복도에서 공연하는 장면을 모아 만들었다. 지난해 열린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한국경쟁 장편 작품상을 받았다. 극장 로비에서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보고 나온 관객 엄윤희씨(28)를 만났다. 경상도에서 온 독립영화 순례객이다. “광주에 오래된 극장이 있다고 해서 왔고, 오늘 마침 시간이 맞아 본 영화였어요. 이 영화를 이 공간에서 보니 특별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밖에서 봤을 땐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을 유지하고 있을까 생각했는데 들어오니 생각보다 엄청 아늑했어요. 일반 상업영화는 솔직히 뻔하기도 하고, 수익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다양한 울림이나 공감을 얻기엔 힘들다고 생각해요. 독립영화는 실험적이기도 하고, 느낌과 스타일이 정말 다양하죠. 그런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영화 제목처럼 버텨내고 존재하는 공간이 중요한 것 같아요.” 뮤지션이자 <버텨내고 존재하기>의 기획자인 최고은씨는 “고향 광주에 주변 예술인을 초대해 제가 생각하는 광주스러움을 보여주고, 나누는 커밍홈 프로젝트의 3번째 시리즈를 광주극장에서 진행했다”면서 “팬데믹으로 온라인 공연을 기획했는데, 광주극장이라는 공간을 영상으로 기록하자는 목표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광주극장을 영화의 무대로 택한 이유에 대해 “장소가 가진 역사성,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지켜내려고 고민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면서 “경제적 이유로 정체성이 흔들릴 법도 한데 어떻게든 견뎌내고 있는 모습을 충분히 지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첫 등장인물, 뮤지션 김일두가 ‘뜨거운 불’을 부를 때 그의 등 뒤로 햇살이 강하게 비쳤다. 광주극장은 여러 곳에 창이 많이 나 있어 계절마다, 하루마다 빛의 온도가 변한다. 광주극장을 찾는 이들이 꼽는 매력의 하나다. 영화에는 광주극장 곳곳에 비치는 빛의 따스함이 잘 담겼다. 이 공간의 매력을 많은 이가 알게 된다면 관객 수 감소로 위기에 놓인 광주극장에도 온기가 돌지 않을까. 주영재 기자 ■88돌 맞은 국내 최고(最古)의 단관극장 광주극장은 1933년 교육자이자 사업가인 최선진씨가 설립해 1935년 10월 1일 개관했다. 조선인이 설립한 광주 최초의 극장이자 1250석에 달하는 대극장이었다. 1930년 일본인이 세운 제국관과 함께 광주 지역 양대극장이었다. 광주극장을 한 문장으로 규정하면 “엄혹했던 일제강점기에 개관해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명맥을 지켜온”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1939년 조선영화주식회사 사장 최남주가 첫 번째로 제작한 영화 <무정>이 개봉됐다. 1945년 8월 17일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전남위원회 결성이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광주극장 출입구 1과 2 사이에 있는 임검석의 흔적이 그 긴 역사를 보여준다. 1922년 일제의 검열이 시작된 이후 극장에 파견 나온 경찰은 임검석에 앉아 영화나 공연을 검열했다. 독립을 상징하거나 식민지배의 설움을 표현해 비위를 가스를 때마다 경찰은 호루라기로 주의를 줬고, 호루라기를 세 번 불면 공연을 중단해야 했다. 임검석은 해방 후에도 검열이나 선도를 위한 공간으로 남았다. 광주극장은 1968년 전기모터를 훔치려던 절도범이 불을 내 소실됐다가 이후 860석 규모로 다시 문을 열었다. 화재 이후 폐관의 위기를 한 차례 더 지났다. 2001년 극장 건너편에 유치원이 생기자 관할 관청에서 ‘유해시설’이라며 폐쇄 명령을 내렸는데, 2004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전원일치 위헌결정으로 자리를 지켜냈다. 광주극장은 2002년 이후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운영되면서 문화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고 있다. 일반 상업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는 예술영화, 독립영화만 상영한다. 매년 광주극장 영화제를 개최해 영화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예술전시, 음악회 등 문화행사도 연다. 광주극장 매표소 유리창에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 홍보물이 붙어 있다. 주영재 기자 전성기에 20곳이 넘던 광주의 극장은 현재 대부분 사라졌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멀티플렉스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남은 곳도 간판과 역할이 바뀌었다. 1961년 개관한 제일극장은 2012년 롯데시네마 충장점으로 바뀌었다. 광주시민회관은 리모델링 통해 시민 문화공간 플랫폼으로 운영 중이다. 신동아극장은 건물은 아직 남아 있지만, 문을 닫은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 외 극장은 전부 사라졌다. 제국관은 해방 후 무등극장으로 변모해 광주극장과 함께 향토극장의 맏형 역할을 했는데 이 극장도 5년 전 문을 닫았다. 도시의 구심점이 원도심인 충장로에서 신시가지로 이동한 원인도 크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사람들이 극장을 찾아야 할 이유가 줄었다. 충장로에서 50년째 수제화 가게 ‘노틀담’을 운영하는 임종찬 대표가 말했다. “광주 충장로 전성기 시대엔 어깨를 부딪치고 서로 다녔어요. 지금은 신도심이 개발되면서 뿔뿔이 흩어지고, 우리같이 오래된 가게들이 버티면서 유지하고 있죠. 옛날에는 영화를 보려면 극장에 와야 했잖아요. 영화를 보려고 줄 서서 기다리던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방송 채널이 수없이 많다 보니 완전히 달라졌죠.” 옛 극장, 지역 향토극장의 소멸은 광주만의 일은 아니다. 1895년 개관한 한국 최초의 극장인 인천의 애관극장은 현재 멀티플렉스로 바뀌었고, 1907년 개관한 단성사도 멀티플렉스로 변화를 꾀하다 운영난에 2008년 문을 닫았다. 지방의 단관극장들도 생존의 기로에 있다. 60년 역사의 단관극장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시민사회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근 철거됐다. 아카데미극장 운영이 어려워지자 원주시민들이 모금 운동을 벌였고, 결국 시도 보전과 재생을 결정했지만, 새로 바뀐 지자체장은 복원사업을 중단하고 철거를 결정했다. 전국의 옛 극장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상황이라 김형수 광주극장 전무이사(광주시네마테크 대표)는 광주극장이 최고의, 유일한이라는 수식어를 받는 게 그다지 달갑지 않다고 했다. “불과 5년 전 한국 영화 100주년 행사를 크게 열었는데, 그렇게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를 담았던 공간들이 지금 전국에 몇 개나 있는지 돌아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원주 아카데미극장 사태를 보면) 시민들이 보전해서 문화공간으로 바꾸려고 하는데, 문화적 가치를 보전해야 할 행정기관이 앞장서서 그 공간을 폭력적으로 철거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임종찬 대표는 지역의 역사를 간직한 공간을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극장 옆 옛 조흥은행 건물이 최근 철거된 것도 아쉬워했다. “보전할 건물은 보전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사라져 안타까워요. 서울 성수동만 해도 옛날 공장지대를 보전하고 살려서 많은 변화를 만들어왔잖아요. 목포도 옛 벽돌집, 근대문화거리를 보존하고 있는데 광주는 그런 것들이 거의 없어져 버렸어요.” 광주극장 옆 ‘영화가 흐르는 골목’ 안쪽에 있는 독립서점 ‘소년의 서’ 벽면에 그림간판이 걸려 있다. 주영재 기자 ■문화예술인 보듬는 너른 품 향토극장들이 생존의 기로에 있던 2000년대 초 광주극장은 고민 끝에 멀티플렉스로 변하기보다 비주류 영화, 제3세계 영화, 예술영화에 특화된 극장으로 변신하기로 했다. 2002년부터 ‘레이트 쇼’를 열어 <레퀴엠>, <헤드윅> 등 일반 영화관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작품, 좋은 작품이지만 극장에서 환대받지 못한 작품을 상영했다. 상영시간이 4시간이 넘는 <킹덤>의 경우 인터미션을 포함해 자정에 시작해 아침 6시에 끝났다. 예술영화전용관의 길은 험난했다. 김형수 대표는 “2009년 <워낭소리>가 개봉했을 때를 제외하곤, 절체절명의 순간들이 2000년대 이후 쭉 이어왔다”고 말했다. “레이트 쇼를 하면서 재밌게도 극장을 찾는 관객이 달라지는 모습을 봤어요. 좀더 발전시키려고 시도한 끝에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전용관 사업에 지역 극장으론 처음 선정됐어요. 하지만 그 이후 3~4년은 굉장히 힘들었어요. 연간 관객 수가 20만명은 돼야 당시 직원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관객 수가 연간 1만명대로 떨어졌어요. 극장문을 닫는 게 오히려 답이 아니냐는 고민을 하던 차에 여기저기서 극장을 팔라고 제안이 들어왔죠.” 극장을 팔라는 제안은 지금도 들어온다. 바로 옆 조흥은행 터를 매입한 이가 광주극장도 매입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광주극장 주변으로 옛 건물들이 헐리고, 고층건물들이 들어서면서 극장 안에 들어오는 빛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아직은 환하지만, 모를 일이다. 인천의 미림극장을 비롯해 지방의 오랜 극장들은 대부분 재개발 때문에 존폐위기에 있다. 그래서 김 대표는 조흥은행 터 바로 옆에 있는 한 노포에 자주 들러 물어본다. 그 노포 마저 팔릴 경우 ‘완충지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광주극장은 영화 제목처럼 버텨내고 존재하고 있다. 10월마다 영화제를 열고, 시민간판학교를 열어 극장간판의 역사를 지키고 있다. 정기적으로 회고전도 연다. 옛날 영화를 상영하는 ‘월간 클래식’ 행사도 연다. 공연은 물론 영화와 관련한 인문학 강연도 기획하고 있다. 다양한 영화·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광주극장과 그 옆의 ‘영화가 흐르는 골목’은 지역 문화예술인과 마을공동체 운동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광주극장은 바로 옆 사택을 2015년 영화의집으로 리모델링해 격주로 영화모임을 연다. 광주극장의 간판장이 박태규 작가의 전시도 여기서 열렸다. 마당에서 매달 둘째 주 토요일 지역 소농들의 장터도 열린다. 그 앞쪽으로 인문사회과학예술 서점 ‘소년의 서(書)’가 있다. 서점을 세운 이는 임인자씨다. 인천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초·중·고를 나와 서울에서 살다, 2016년 광주에 정착했다. ‘변방연극제’ 예술감독 등 연극계에서 활동하다 지금은 서점 주인이 됐다. 서점 이름은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따왔다. 변방연극제를 운영하던 중 형제복지원 사건(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자를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일반 시민과 어린이를 불법 납치·감금하고 강제노역을 시키는 과정에서 구타, 성폭행 등 잔혹한 인권유린이 자행됐다. 그 과정에서 589명이 숨졌다)을 다룬 <살아남은 아이>(한종선·전규찬·박래군)라는 책을 알리고 싶어 서점을 열었다. 광주극장과 그 옆에 나란히 선 건물 1층의 비건 빵집 ‘빵과 장미’, 서점을 합해 임 대표는 ‘3합’이라고 불렀다. 기후 총파업을 할 때 빵과 장미가 일종의 플랫폼이 돼 사람들이 모였다. 영화 골목은 대안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아지트가 됐다. 임 대표는 “광주극장이 오랫동안 뚝심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역사와 영화,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인 이 골목이 살아남길 바랐다. “한국은 단절의 역사잖아요. 식민 지배와 전쟁, 개발로 모든 것이 파괴되고, 뒤엎어지고, 갈려졌죠. 이런 한국사회에서 100년을 이어간다는 건, 혼자가 아니라 함께 지켜간다는 건 그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향사랑기부로 광주극장 100년 지킨다 광주극장은 영진위로부터 연간 1억원의 재정지원을 받고, 광주시로부터도 연간 1억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극장의 정상 운영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영진위 지원금은 영화제 등 프로그램 운영에만 써야 한다. 극장 후원회원의 후원금도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모두 합해도 직원 8명의 인건비를 주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극장이 노후화돼 여름철마다 수해 피해를 보지만 시설 개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관객도 코로나19 때보다 오히려 줄었다. 코로나19때 절반이 줄었다면, 지금은 다시 그 절반으로 줄었다. 광주극장의 전경과 상영관(아래) 주영재 기자 광주극장은 난국을 타개하고, 100년 주년까지 명맥을 지키기 위해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하기로 했다. 광주극장은 광주 동구청의 제안으로 고향사랑기부금 민간 플랫폼인 위기브와 함께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본인 주소지를 제외한 지역에 기부할 수 있는 제도로 기부자는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가치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10만원을 기부하면 100% 세액공제를 받아 전액을 돌려받는다. 김희선 광주시 동구 인구정책계장은 “광주 동구 기금운영심의위원회에서 광주정신을 담고 있는 광주극장을 후손에게 물려줄 극장으로 보존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기부금을 광주극장이 필요로 한 사업에 활용하고, 또 한편으로 관내 발달장애인 야구단을 후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시작된 기부금 모집은 현재 목표액 5000만원의 절반 정도를 채웠다. 광주 동구청은 일단 향후 3년간 광주극장 지정기부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계장은 “내가 기부한 돈이 어디에 쓰이고, 그 결과는 어땠는지 보여준다면 내년에도 계속해서 기부할 수 있는 좋은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면서 “답례품은 지역의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물품 위주로 구성했고, 지역예술인들의 작품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극장은 건물이 오래돼 손볼 곳이 많다. 모금액의 추이를 봐서 일단 첫 단계로 내부 안전성 검사와 좌석 교체를 할 예정이다. 신진아 광주극장 팀장은 “매년 여름 수해 피해를 보는데, 이런 곳을 먼저 보수할 계획이다. 외벽 도장을 새로 하고, 안전진단 등을 거쳐 일부 사무 공간에 남아 있는 석면 지붕도 철거한다. 좌석도 일부 교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향후엔 노후화된 영사기와 스피커, 건물의 냉난방 시설도 교체해야 한다. 건물의 원형을 보존해야 해서 오히려 비용이 더 드는 편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렇게 덧붙였다. “시민들은 대단히 많은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공적 영역에서의 변화를 피부로 느낀 건 지금이에요. 이 공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지역의 문화자산이라는 자각을 하면서 광주 동구청에서 지원한 것이라고 봐요. 이렇게 손을 내밀어 주니 우리도 기운을 잃지 않고, 조심스럽게 100년이라는 극장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게 됐어요. 광주극장만이 아니라 지역의 존폐위기에 있는 극장들이 이런 방식을 통해서 지속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영재 기자 2023.11.27 07:00

    • 사회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7)주재천 | 맞벌이 부부 해방시켜준 고향 같은 곳

      ㆍ서울 일원동 ‘수타손짜장’ 주재천 원장이 ‘수타손짜장’에서 아내와 함께 식사하고 있다. / 주재천 원장 제공 도시에서 살다 보면 자연이 그리워진다. 녹보수, 행운목, 고무나무 등 여러 식물을 화분에 심어 집안 곳곳 가꾸는 것도 자연을 좀더 가깝게 느끼고 싶어서다. 특히 코로나19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밖보다는 집안에서 생활하는 일이 늘었다. 많은 사람이 식물을 가꾸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식물을 가꾸는 사람들을 ‘식물집사’ 또는 ‘식집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반려식물’을 가꾸는 이들이 많아진 만큼 걱정거리도 늘었다. 동물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병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처음에는 파릇파릇한 식물들이 신기하고 예쁘기만 하지만, 갑자기 잎이 시들고, 한 장 두 장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집사들은 허둥지둥, 갈팡질팡 어쩔 줄을 몰라한다. 인터넷을 통해 식물들이 아픈 이유를 찾아봐도 시원한 답을 찾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픈 식물을 치료해주거나 병의 원인을 알려주기 위한 반려식물병원이 최근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문을 열었다. 처음 개원했을 때만 해도 이 외진 곳까지 사람들이 무거운 화분을 들고 과연 찾아올까 싶었다. 착각이었다. 막상 개원하고 보니 의외로 많은 분이 찾아온다. 젊은 분도 상당히 많다. 누구나 마음속에 자연을 향한 동경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최근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자라나는 외로움 속에서 오롯이 나만의 휴식과 나를 위로해주는 친구가 필요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친구처럼 편안한 반려식물을 가꾸다 보면 지친 일상을 조금이라도 잊을 수 있을 듯하다. 현재 생활이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사람들은 부모님이 계신 곳 또는 어릴 적 동심이 녹아 있는 곳을 찾는다. 나도 그랬다. 고향에 가면 왠지 푸근하고, 마음이 놓였다. 예전의 패기 넘치던 시절로 돌아가 다시금 힘을 내곤 했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서울에서의 맞벌이 생활이란 결코 만만한 게 아니었다. 맞벌이 부부가 퇴근하고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일조차 간단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 같은 식당을 발견했다. 집 근처에 있던 ‘수타손짜장’(서울 강남구 개포로 615)이라는 상호의 조그만 중국집이었다. 저렴한 가격에다 푸짐하게 내주는 짜장면 한 그릇이 입에 군침을 돌게 했다. 손으로 직접 만든 울퉁불퉁한 면발이 쫄깃쫄깃한 식감을 자아냈다. 탕수육과 깐풍기도 정말 맛있었다. 초등학교 다니던 애들과 함께 그렇게 다녔다. 내가 면 종류의 음식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지만, 그날만큼은 저녁 준비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타손짜장은 그야말로 꿀맛 같은 휴식처였다. 두 아이도 워낙 잘 먹어 한 달에 3~4번씩은 들르곤 했다. 둘째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에 처음 발을 들였던 듯하다. 어느덧 중학생이 됐다. 첫째는 고등학생이다. 이들에게도 그곳은 많은 추억이 아로새겨진 식당이다. 키가 성큼 자란 아이들이 가끔 찾아가면 지금도 사장님께서 반갑게 알아봐 주신다. 요즘은 많은 이들이 반려식물을 보며 고향을 느낀다고 한다. 너무 애틋한 나머지 식집사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물관리’다. 다들 처음 화분을 살 때 “이 식물엔 며칠마다 한 번씩 물을 주나요?”라고 묻는다. 이 질문의 대답은 참고는 하되, 맹신해서는 안 된다. 식물은 자라는 환경에 따라 필요한 물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성껏 돌본다고 주기적으로 물을 주게 되면 식물이 상하게 되고, 심하면 고사하기도 한다. 그러면 물은 어떻게 주어야 할까.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나는 언제 물을 먹지?” 하고 자문해보면 된다. 식물도 여름처럼 온도가 올라가면 목이 마르다. 겨울처럼 온도가 내려가면 목이 덜 마르다. 여름에는 자주 물을 주고 겨울에는 띄엄띄엄 줘야 하는 까닭이다. 좀더 정확하게 식물에 물이 필요한 시기를 알고 싶다면 화분 흙을 3~4㎝ 깊이로 손가락이나 나무젓가락으로 찔러보면 된다. 수분기가 없다면 물을 줘야 한다. 주재천 반려식물병원장이 병원 입구에서 포즈를 취했다. / 주재천 원장 제공 월드컵이 대한민국을 들뜨게 했던 2002년 꿈에도 그리던 서울시 공무원이 됐다. 2013년부터 농업인을 위한 농업교육과 여러 농업 전문 사업을 하는 서울농업기술센터 소속으로 일했다. 일반 시민들을 직접 찾아가는 식물병원 사업도 맡아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때의 경험이 이번에 서울농업기술센터 내 반려식물병원을 개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팔자에도 없는 ‘병원장’ 직함까지 달았다. 2013년 ‘찾아가는 식물병원’ 사업 당시엔 열정이 넘친 만큼 아쉬움도 컸다. 아파트 등 현장에서 주민들이 상태가 좋지 않은 식물을 가져와 이것저것 질문을 하면 성심성의껏 답변하곤 했는데, 정작 내 얘기에 그들이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사람들이 가져온 식물들에 현혹돼 화제가 다른 곳으로 흘러가기 일쑤였다. 지난 4월 문을 연 반려식물병원은 오로지 식집사가 가져온 식물만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 실제 동물병원처럼 꾸몄다. 현미경 등을 갖춘 진단실과 진찰실만 있고, 관상용 다른 식물은 아예 들여놓지도 않았다. 예상대로 식물집사들은 가져온 식물 얘기에만 집중했다. 왜 이렇게 시들고 아프게 됐는지 물었고, 어떤 행위로 인해 생육이 나빠졌는지를 이해하고 배우려고 귀를 쫑긋 세웠다. 반려식물을 더 잘 가꾸겠다는 다짐과 함께 돌아서는 집사들을 보면 나도 덩달아 마음이 행복해진다. 이를 통해 같은 사업이라도 환경에 맞게 끊임없이 내용을 달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달았다. 생명체인 식물은 더 그렇다. 열이면 열 사람 모두 다른 것처럼 이들이 가꾸는 식물도 잎이 퉁퉁한 다육식물, 꽃이 예쁜 식물, 잎이 크고 화려한 식물, 향기가 좋은 식물 등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식물을 가꾸는 방식도 다 달라야 한다. 향기가 좋거나, 꽃이 예쁜 식물은 물을 싫어하고, 햇볕은 엄청 좋아한다. 잎이 크고 화려하거나 잎 모양이 예쁜 식물들은 물은 엄청 좋아하고, 강한 햇볕을 싫어한다. 사람들이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해가 뜨면 일어나고 지면 잠자리에 드는 것처럼 식물도 물을 마시고, 필요한 양분을 흙에서 흡수해야 튼튼히 자랄 수 있다. 광합성만으로는 충분히 생장할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듯이 식물도 잘 흡수하는 영양분이 있다. 일 년에 두 번 정도는 영양제(비료)도 섭취해야 잘 자란다. 일반병원은 건강을 찾아주지만, 반려식물병원은 행복을 찾아준다. 반려식물을 살뜰히 챙기고픈 마음이 있는데,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오시라. 누구든 환영이다. 필자는 서울시 공무원이다. 올해로 공직생활 22년째를 맞았다. 대학에서 자원식물학(농학사)을 전공했다. 현재 서울시농업기술센터 근무 중이다. 도시농업, 원예기술보급, 종합분석실 운영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지금은 지난 4월 문을 연 반려식물병원을 운영하면서 초대 원장 겸 ‘식물 전문 의사’로 활동 중이다.

      주재천 서울반려식물병원장 2023.06.09 11:23

    • 경제 우정이야기

      [우정이야기]예산군 ‘고향사랑 기부제’ 답례품 골라보세요

      우체국쇼핑 ‘예산군 특별기획전’ /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정사업본부(우본) ‘우체국쇼핑’이 지역 우수브랜드 지원을 강화한다. 우본은 특히 올해부터 시작되는 ‘고향사랑 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된 상품을 우체국쇼핑에 입점시켜 국민에게 우수한 지역 브랜드 상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우체국쇼핑은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다양한 지역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하고, 지역 우수 생산자들 역시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 전국 106개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과 함께 브랜드 상품을 판매해 151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지역상품이나 전통시장 판매업체가 우체국쇼핑 온라인몰 입점 신청을 할 경우 판매상품에 대한 촬영 및 상세정보 제작 등도 무료로 지원한다. 우본은 ‘고향사랑 기부제’ 첫 번째 대상으로 지난 3월 6일부터 우체국쇼핑을 통해 ‘충남 예산군 브랜드’ 특별기획전을 시작했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최근 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예산군 ‘백종원 거리’의 일부 상점들이 오는 3월 31일까지 휴장 결정을 내리면서 일부 매출감소가 우려되는 상인들을 도우려는 조치다. 예산군과 더본코리아는 약 한 달간 예산시장을 휴장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 예산시장 내 장터광장 바닥공사, 화장실 리모델링 및 추가 창업을 준비 중이다. 4월 1일 재개장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상품들은 예산 특산품인 사과와 사과즙, 예당호쌀, 들깨 등으로 특히 사과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과는 선물용에서부터 가정용까지 다양하게 제공된다. 최대 24%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크기가 작아 상품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맛은 동일한 가정용 부사 10㎏(38~40개)은 4만6750원, 고급 선물용 사과 8㎏(20~26개)는 8만4150원의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사과즙은 110㎖ 20포짜리 모두 8박스(160팩)를 8만750원에 판매한다. 우리 기술로 만든 추사애플와인(375㎖)도 구입할 수 있다. 쌀은 3만1450원(10㎏)에 구입 가능하다. 전 상품은 무료로 배송된다. 우체국쇼핑은 예산군 브랜드 70여개 상품을 우체국쇼핑몰 메인화면에 안내해 홈페이지에 접속한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상품을 찾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예산군도 이번 특별전에 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 상품 15% 할인을 지원했다. 우본에 따르면 2020년부터 현재까지 우체국쇼핑으로 판매된 예산지역 브랜드 상품은 19억원에 달한다. 예산군 특별전 외에도 우체국쇼핑을 이용하면 전국의 우수 농수산물, 특산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언제든 구입할 수 있다. 각종 과일에서부터 전복, 멍게, 양파, 황태채, 대저 토마토, 고구마, 상추, 명란젓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반값 한우도 살 수 있다. 손승현 우본 본부장은 “특별기획전을 통해 우수한 지역브랜드의 농수산물과 전통시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으로 국민에게 행복을 배달하는 우체국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류인하 경제부 기자 2023.03.10 11:12

    • 경제 윤형중의 정책과 딜레마

      [윤형중의 정책과 딜레마](16)고향사랑기부제로 지역 문제 해결을

      농협 임직원들이 1월 4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올해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의 안착을 위한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농협 제공 10년이 넘는 논의와 입법이 된 뒤 1년이 넘는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제도가 있다. 지난 1월 5일 축구스타 손흥민 선수가 강원도 춘천시에 500만원을 기부해 화제를 모은 고향사랑기부제다. 이 제도로 올해부터 전국의 모든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은 해당 지역 내 주민이 아닌 사람에게 기부받을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지만 고향이 아닌 곳에 기부해도 관계없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만 제외하면 어느 곳이든 기부할 수 있다. 기부 한도는 개인당 연간 500만원이다. 파란 일으킬 고향사랑기부제 필자는 올 한 해 파란을 일으킬 정책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꼽는다. 기부문화도 미진한 국내에서 엉뚱한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심지어 고향사랑기부제를 아는 사람조차 많지 않다. 지난해 7월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제를 ‘들어봤거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27%에 그쳤다. 73%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이마저도 꽤 올라간 수치다. 2021년 12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인식은 9.5%에 그쳤다. 그렇다면 올 한 해 추정되는 기부금액의 규모는 얼마일까. 한국지방세연구원이 발간한 ‘고향사랑기부금법 제정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대응 방안’(김홍환·이주현)에 따르면 658억~3116억원(제도 인지 수준과 기부 의사 등에 따른 시나리오별 추정)이다. 중간값인 1887억원이라고 추정해 이를 243곳의 지자체로 나누면 한 지자체당 7억7654만원가량이다. 아주 적은 재원은 아니지만, 웬만한 지자체가 크게 관심을 기울일 만한 수준도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예상을 달리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이보다 더 큰 관심을 얻을 것이고, 더 많은 재원이 모일 것이다. 이 제도가 가진 세 가지 특징 때문이다. 첫째로 이 제도는 기부자에게 분명한 혜택을 준다. 고향사랑기부제의 기부자는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가 된다. 사실상 내야 할 세금으로 기부하는 제도로 자부담이 없다. 여기에 기부금액의 30% 수준의 답례품을 받는다. 사실상 10만원을 내고 13만원을 돌려받는 제도인 셈이다. 10만원 이상의 기부금에는 나중에 ‘세금 감면으로 돌려받는 비중’(세액공제율)이 16.5%로 줄어든다. 고향사랑기부제는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가 된다는 점에서 정치기부금 제도와 유사하게 설계돼 있다. 이 점이 이 제도의 모태가 된 일본의 고향납세제도와의 차이점이다. 2008년에 도입된 일본의 고향납세제도는 중앙정부의 개인소득세와 지방정부의 개인주민세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쉽게 표현하면 일본은 중앙정부와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에 낼 세금으로 기부하는 데 반해 한국은 중앙정부에 낼 세금으로만 기부한다. 이는 일본에 비해 한국의 지방재정이 더 열악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55 대 45인 반면, 한국은 75 대 25 수준이다. 일본처럼 거주 지역에 내는 주민세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 이 제도 도입을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한다는 점도 기부금 세액공제를 활용한 이유다. 여기서 또 의문이 생긴다. 과연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되는 정치후원금은 활성화됐을까.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2020년 정치기부금 공제세액은 251억원이고, 공제를 받은 인원은 28만5000명이다.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를 납부하는 2400만명의 인원 가운데 지극히 일부다. 한마디로 흥행 참패다. 그렇다면 정치후원금보다 고향사랑기부제가 더 흥행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건전한 경쟁과 민간 참여가 성공 불러 그게 이 제도의 두 번째 특징과 관련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자체 간에 건전한 경쟁을 유도한다. 정치후원금은 정치인의 개인 경비로 사용된다. 물론 이 경비로 정책 개발도 하는 등 의미 있게 사용되고, 궁극적으로 정치후원금은 정치가 이권이 개입된 검은돈으로 혼탁해지는 것을 막는다. 그래도 사용 주체가 정치인 개인인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반면 지자체가 모금한 기부금은 지자체장의 개인 경비로 사용되지 않는다. 지자체의 공적 재원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따라서 지자체장이 기부금을 많이 모금할수록 지역 주민들에게 혜택이 되는 정책을 더 많이 펼 수 있고, 더 유능하고 효과적인 행정을 펼칠 수 있다. 4년마다 선출되는 지자체장들에게 기부금 모금액은 일종의 성적표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기부금으로 더 좋은 정책을 펼수록 다시 더 많은 기부를 받는 선순환이 생기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 제도가 화제를 모을 수 있는 세 번째 특징으론 민간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꼽고 싶다.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정작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닿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책이 이미 존재하는데도 알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실태는 어쩌면 공공주도 정책의 한계다. 하지만 정책에 민간 주체가 참여하도록 설계돼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단 기부자와 답례품 생산자가 민간 주체다. 지역의 특산물이나 사회적 가치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이들은 고향사랑기부제를 알릴 유인이 생긴다. 지역 주민도 중요한 주체다. 이들은 거주 지역에 기부할 순 없지만, 지역의 문제를 전국에 알려 타지역 주민들의 기부를 유도할 수 있다. 지자체가 모은 기부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며 제대로 사용되도록 하는 핵심 주체이기도 하다.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을 소개하는 전라남도의 홍보물 / 전라남도 도청 제공 사실 기부금이 잘 사용되면 그걸 경험하는 주민의 존재 자체가 기부를 유도한다. 고향납세로 큰 성과를 거둔 일본 홋카이도의 작은 마을 홋카이도 가미시호로는 기부금으로 보육과 교육에 집중 투자했고, 임대주택을 짓고 운동하면 현금을 주는 건강포인트 제도를 도입하는 등 말 그대로 좋은 행정을 펼쳤다. 전국 최초로 무료 보육서비스를 시행한 게 전국 신문 1면에 등장하는 등 좋은 행정을 경험한 주민의 존재 자체가 기부를 유도했다. 그 결과 인구 5000명에 불과한 이 마을에 2020년 총액 17억엔의 기부금이 들어왔고, 인구는 다시 늘기 시작했다. 인구 2만여명에 불과한 홋카이도 최북단 도시 몬베츠엔 지난해 고향납세 기부금만 1530억원이 들어와 지자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자체는 오호츠크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빙하인 유빙을 보호하자는 캠페인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지역 문제에 대한 진정성으로 감동을 줘야 필자는 <고향사랑기부제 교과서>(농민신문사 발간·2022)의 공동 저자인 신승근 한국공학대학교 교수와 고향사랑기부제를 지역 문제 해결과 결부하는 방안을 논의하다가 인상 깊은 이야기를 들었다. 신 교수는 “한날한시에 친한 친구 세 명이 동시에 결혼한다면 누구의 결혼식에 가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서 그가 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신세 진 적이 있거나, 자신에게 감동을 줬던 친구의 결혼식에 갈 거예요. 고향사랑기부제도 마찬가지예요.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 이런저런 답례품을 준다는 것도 중요하죠. 그런데 대부분은 전액 공제받는 10만원을 한 지역에만 기부할 거잖아요. 답례품도 3만원 한도로 비슷비슷할 거고요. 그렇다면 기부할 한 곳을 어떻게 정하겠어요. 자신에게 감동을 주는 지역으로 정하겠죠.” 어떤 지역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필자는 위의 가미시호로 마을의 사례처럼 지역이 처한 문제에 제대로 천착하고 잘 풀려고 하는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왕이면 그 문제가 지역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호소력이 있으면 더욱 좋다. 일본의 경우엔 인구가 소멸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그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사례들이 크게 조명을 받았다. 몬베츠의 경우엔 기후위기를 상징하는 ‘유빙’이 주목을 끌었다. 필자가 거주하는 제주도란 지역을 상정해보면 전국 공급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밭작물이 무, 당근, 메밀, 양배추, 참다래 등이다. 비트와 콜라비, 브로콜리 등의 생산량도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반면에 농약 사용량도 전국 평균의 4배를 상회한다. 제주에서 농약 사용량을 줄이는 게 전국 소비자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더러 제주의 토양과 지하수를 지키는 길인 셈이다. 하지만 농약 사용량은 자연스레 줄지 않는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의 비용을 정부가 보전해야 줄일 수 있다. 이처럼 에너지전환, 폐기물 처리, 돌봄과 보육 정책, 취약계층 보호 등 그동안 지자체가 자체 재원으로, 자체 동력으로 풀려고 했지만 풀지 못한 문제들을 고향사랑기부제와 결합시킬 수 있다. 이 경우 기부자는 단순한 후원자가 아니다. 지역 문제의 개선 과정을 지켜보고, 직접 방문해서 관찰도 하는 ‘관계인구’로 거듭난다. 고향사랑기부제도 과도한 경쟁 유발, 답례품 선정 과정의 이권 개입, 기부금을 통한 정치적 이권 쟁취 등의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잘만 활용하면 먼저 도입된 일본보다 더 역동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최근 도입된 그 어떤 제도보다 ‘상상력’이 필요한 정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끝으로 이 제도를 운영하는 지자체에 몇 가지 팁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기부금으로 조성되는 기금을 투명하게 운용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둘째, 답례품 선정과 기부금 사용 등 이권이 개입될 수 있는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셋째, 답례품 선정의 경우 기업뿐 아니라 개인사업자 등의 참여를 보장하고, 계절별·시기별 수요에 대응하도록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넷째, 이 제도의 설계와 운영에 참여하는 공무원들의 창의성을 독려하고, 상당 부분의 재량권을 보장해야 한다. 일본의 몇몇 성공 사례들을 보면 혁신적 공무원의 창의성이 민간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했다. 국내 지자체 중엔 어느 곳에서 창의적인 접근이 나올지 기대해본다.

      윤형중 LAB2050 대표 2023.01.13 11:36

  • 레이디경향

    • 설 명절 20대가 고향 가장 많이 간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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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명절 20대가 고향 가장 많이 간다, 왜?

      올 설 명절은 짧은 연휴 기간으로 인해 여행보다도 집에서 쉬겠다는 의견이 높게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족 최대 명절 설이 다가왔다. 올 설 명절은 짧은 연휴 기간으로 인해 여행보다도 집에서 쉬겠다는 의견이 높게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는 전국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관련 기획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OTT, TV, 게임을 하면서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이 34.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뒤를 이어 ‘아직 계획이 없다’(32.6%)’, ‘국내 여행 계획 중’(16.3%), ‘밀린 집안일’(10.2%), ‘해외여행 계획 중’(6.3%) 등이 뒤를 이었다. 젊은 연령층의 1인 가구와 독립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설 연휴 고향을 찾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응답자의 54.5%가 올 설 연휴에 고향 방문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설 연휴 대비 약 4% 소폭 증가한 것이다. 연령별 데이터 확인 결과 20대의 61.6%가 고향 방문 계획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이며 작년 대비 16.7% 증가한 수치다. 고물가, 경제 불황이라는 사회적 이슈 속에 젊은 세대일수록 경제적 부담과 각박한 사회생활을 겪고 있는 만큼 설 연휴 기간에 고향을 방문하여 위로와 안정을 찾으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0대 57.5%, 40대 59.0%, 50대 55.0%가 고향 방문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 고향 방문 의사가 있는 10명 중 3명은 설 연휴 시작 1일 전인 2월 8일에 고향 방문을 하겠다(32.9%)고 응답했다. 뒤이어, 설 전날(31.0%), 설 당일(26.7%), 설 다음 날(4.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고향 방문 시 응답자의 73.2%로가 자가용을 이용할 예정으로 확인됐으며 뒤이어 버스(일반버스, 고속버스 등, 11.9%), 기차(일반 여객열차, KTX, SRT, ITX 등, 7.7%), 지하철(5.2%)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피앰아이 측은 “이번 조사 결과로 20대의 설 연휴 고향 방문 의사가 전년도 대비 매우 증가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제적 부담 포함 다양한 스트레스와 도전에 직면한 20대들이 명절 기간을 이용해 가족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일상의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본 조사는 피앰아이(PMI)가 ‘위즈패널’을 통해 시행하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79%P다.

      김지윤 기자 2024.02.05 17:58

    • 국민 2명 중 1명만 “추석 연휴 고향가겠다”

      화제

      국민 2명 중 1명만 “추석 연휴 고향가겠다”

      추석 황금연휴 “고향을 방문하겠다” 답한 사람이 48.%로 나타났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이어지는 6일간의 추석 황금연휴를 어떻게 계획하고 있을까? 온라인 조사 전문기관인 ㈜피앰아이는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계획에 대해 알아보았다. 추석 연휴 기간에 고향 방문 계획이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응답자의 48.8%가 ‘고향 방문 예정’, 51.2%가 ‘방문 계획 없음’으로 응답했다. ‘고향 방문 예정’ 48.8%는 올 설 대비 1.8% 감소한 수치이다. 고향 방문 예정인 응답자들의 경우, 추석 하루 전인 9월 28일 방문 예정 비율이 33.5%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추석 당일(30.7%), 추석 연휴 시작 1일 전(14.3%), 추석 다음 날 연휴 기간 중(13.4%)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향 방문 시, 가족과 함께 다녀올 예정 53.8%, 최소 인원으로만 다녀올 예정 19.0%, 혼자 거주하기 때문에 동행 인원과 관계없음 18.3%, 이번 추석 연휴만 특별히 본인 혼자 다녀올 예정은 8.8%로 나타났다. 고향 방문 외 올 추석 연휴 동안 어떤 계획을 하고 있을까? 10명 중 3명이 ‘아직 아무 계획이 없다’(33.6%)라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 ‘집에서 게임 OTT, TV를 즐길 예정이다’가 22.2%로 나타났다. ‘밀린 집안일’(17.4%), ‘국내 여행’(15.4%). ‘해외여행’(10.6%) 순으로 나타났다. ㈜피앰아이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예년보다 늘었지만, 경기불황과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해외여행 등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집에서 머무르며 개인적인 휴식 시간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서도 ‘집콕족‘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2023.09.22 11:55

    • [미식여행 메모⑪] 빨강 머리 앤의 고향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은?

      레저/여행

      [미식여행 메모⑪] 빨강 머리 앤의 고향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은?

      어린 시절 읽었던 ‘빨강 머리 앤’의 고향은 어디일까? 캐나다의 동쪽 끝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EI)다. 캐나다 여행지 중 한국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선 지역. 이곳은 숨겨진 미식 낙원이다. 풍부한 해산물 요리와 맛있는 디저트, 신선한 로컬 맥주까지 깨끗한 자연이 만들어낸 건강하고 풍성한 식탁이 방문자들을 즐겁게 한다. 캐나다 관광청은 PEI를 방문하는 여행자를 위한 5일간의 미식 코스를 제안하고 있다. 1 Day. 샬럿타운. 랍스터를 맛봐야 한다. 랍스터는 이 지역 특산물로, 싱싱할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 비해 값이 싸다. 샬럿타운의 ‘랍스터 온 더 워프’는 크림소스와 감자튀김을 곁들인 랍스터 푸틴, 랍스터 맥앤치즈 까르보나라 맛집으로 잘 알려져 있다. 랍스터 온 더 워프의 랍스터 샌드위치 ⓒ Heatheronhertravels 1983년 문을 연 ‘카우스 크리머리(Cows Creamery)’는 캐나다 전역에 지점을 보유한 캐나다 최고의 수제 아이스크림 매장이다. 신선한 목초를 먹고 자란 젖소의 우유로 만들어져 아이스크림이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아이스크림 외에도 소를 테마로 한 식료품과 잡화를 판매한다. 그중 카우스 크리머스의 대표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가 인기가 많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로컬맥주를 맛볼 곳으로는 PEI 브루잉 컴퍼니가 있다. 지역 농가와 컬래버레이션한 독특한 제품이 많다. 가한 블루베리 에일, 빅 돈 커피 스타우트가 대표 제품이다. 2 Day. 포인트 이스트 해안 드라이브. 둘째 날은 조지타운에 위치한 ‘마룬 피그 아트 갤러리&스위트 숍’에서 출발한다. 이곳에서는 갓 볶아 더욱 향긋한 공정 무역 커피와 촉촉한 브라우니, 컵케이크 등 다양하나 베이커리를 맛볼 수 있다. ‘미리아드 뷰 디스틸러리’는 2006년 설립된 양조장이다.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브랜디, 진, 보드카를 생산하고 있다. 섬에서 자란 허브를 증류해 제조한 ‘더 피시케스 가든 진’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3 Day. 그린 게이블스 쇼어. ‘빨간 머리 앤’의 탄생지이자 저자인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향. ‘듄스 스튜디오 갤러리& 카페’는 아름답게 가꿔진 정원과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제공한다. 노스 러스티코 하버에 있는 ‘블루 머슬 카페’는 당일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선보인다. 랍스터와 굴, 대구, 넙치 등을 풍성하고 싸게 맛볼 수 있다. PEI에서도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는 것은 필수다. 블루 머슬 카페의 해산물 요리 (C)Blue Mussel Cafe 4 Day. 레드 샌즈 쇼어. 빅토리아 플레이 하우스 건너편에 있는 ‘랜드마크 오이스터 하우스’는 가벼운 한끼를 원할 때 방문하면 된다. 캐주얼한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오쉐스 펍 앤 이터리’는 집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맥주 한 잔을 곁들일 수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라이브공연과 퀴즈쇼가 열린다. 아이리시펍 특유의 매력을 만끽하기 좋다. 5 Day. 노스 케이프 해안. ‘라 트라페 레스토랑&바’는 집밥같이 편한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현지 농산물을 사용해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선보인다. 해산물요리, 홈메이드 스타일 디저트도 있다. 드라이브를 즐기다 로드 밀 리버 리조트의 ‘칼라그한’에 들러 보자. 골프장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서 신선한 해산물 코스요리를 맛보며 여행을 멋지게 마무리해보는 건 어떨까. 칼라그한의 식탁 ⓒ Mill River Resort

      박경은 기자 2023.05.31 10:38

    • 백종원 고향 사랑 2탄 ‘예산 사과샌드’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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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종원 고향 사랑 2탄 ‘예산 사과샌드’ 출시

      빽다방(대표 백종원)이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목적으로 예산 사과를 활용한 ‘예산사과샌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커피전문점 브랜드 빽다방(대표 백종원)이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목적으로 예산 사과를 활용한 ‘예산사과샌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메뉴는 지역 농가의 농산물을 활용해 맛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빽다방의 ‘우리 가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으며, 색다른 디저트 메뉴를 찾는 고객들에게도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 예산사과샌드’는 부드러운 식빵 사이에 향긋한 예산 사과로 만든 사과잼과 수제크림을 더해 달콤한 풍미가 일품이다. 특히 예산사과잼은 일반 잼 대비 사과를 크게 썰어 넣어 씹는 식감이 좋아 부드러운 샌드위치의 매력을 한층 높여준다. 빽다방은 이번 디저트와 함께 즐기면 좋을 진한 풍미의 커피 메뉴로 ‘콜드브루핫(Hot)’ 라인을 대폭 강화한다. 엄선한 블렌딩 원두를 찬물로 장시간 저온 숙성하여 원두 본연의 진한 풍미를 담아낸 빽다방의 콜드브루를 따뜻하게 제공해 한층 더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다. 이번 콜드브루 핫(Hot) 메뉴는 기존 아이스(Iced) 메뉴와 동일한 4종으로 콜드브루, 콜드브루라떼, 콜드브루흑당라떼, 콜드브루연유라떼 등이다. 추가 금액 없이 디카페인으로 변경도 가능하다. 빽다방 관계자는 “예산 지역 농가와 함께 예산 사과의 향긋하면서도 달콤한 풍미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디저트 메뉴를 가성비 있게 선보이게 됐다”라며, “빽다방은 앞으로도 꾸준히 트렌드에 맞는 여러 디저트군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이유진 기자 2023.02.0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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