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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연세대·아주대와 ‘AI 연구 및 교육 협력’ 공동 선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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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연세대·아주대와 ‘AI 연구 및 교육 협력’ 공동 선언 발표

      구글이 연세대·아주대와 인공지능(AI) 분야의 연구 역량 강화 및 교육 혁신을 위한 공동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한다. 이번 협력은 빠르게 성장하는 AI 산업에 대응해 국내 인공지능 연구 생태계 조성을 돕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구글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왼쪽부터) 최기주 아주대 총장, 크리스 터너(Cris Turner) 구글 대외협력정책 지식 및 정보 부문 부사장, 윤동섭 연세대 총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구글 8일 연세대학교에서 개최된 협약 체결식에는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정책 지식 및 정보 부문 부사장, 황성혜 구글코리아 부사장, 윤동섭 연세대 총장, 최기주 아주대 총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업무 협력의 방향성과 공동 비전을 공유하는 등 상호 협력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구글은 이번 협력을 통해 연대와 아주대에 구글의 첨단 AI 기술과 전문성을 공유하는 한편, 교수진과 학생들이 보다 심화된 학습과 실질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원과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협력 내용으로는 ▲AI 공동 과제 추진 ▲교육과정 개발 및 커리큘럼 구상 ▲실습 및 워크숍 기회 모색 프로그램 등 다각적인 활동이 포함된다. 크리스 터너 구글 부사장은 “인공지능 분야의 교육, 연구 및 심화 담론을 발전시키는 데 구글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세대학교 및 아주대학교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순만 연세대학교 국가관리연구원장 겸 행정학과 BK21 교육연구단장은 “이번 공동선언은 AI의 기술적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균형 있게 성찰하고, 지속가능한 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연세대학교는 교육, 연구, 공론의 세 축을 바탕으로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AI 거버넌스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최기주 아주대 총장은 “글로벌 AI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주요 파트너들과 협력해 관련 교육과 연구뿐 아니라 산업과 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선도적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현장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아주의 실사구시 학풍을 이어가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구글은 앞으로도 다양한 교육 및 연구 기관과 협력을 확대하며 책임감 있고 포용적인 AI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 나갈 방침이다.

      조진호 기자 2025.05.08 17:11

    • “구글·애플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해야” 경실련·게임단체 공동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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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애플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해야” 경실련·게임단체 공동성명

      美 법원 “제3자 결제 수수료 부과 금지” 판결 관련 “국내서도 미국 수준으로 수수료 인하해야” 촉구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제3자 결제에 대해 부과한 27%의 중계수수료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린 판결과 관련(▶ 관련기사 아래 링크), 국내 개발자 및 소비자 단체들이 국내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국내 4개 단체는 7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내에서도 인앱결제 수수료를 미국 수준인 4~6%로 인하하고, 제3자 결제에 대한 방해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미 FTA의 법정손해배상제를 활용해 구글과 애플의 반독점 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3배 수준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한 ‘영업보복 금지법’ 도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내 중소 게임사들이 구글과 애플의 높은 수수료로 인해 지속적인 적자를 겪고 있으며, 이는 산업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불공정한 플랫폼 시장 구조를 시정하고 이용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지난달 30일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앱 다운로드 및 결제 방식에 대한 경쟁을 확대하라는 법원 명령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고 검찰수사를 명령했다. 지난 2020년 제기된 반독점 소송 당시 법원이 내린 앱스토어 대체 결제 수단 허용, 별도 수수료 부과 금지 명령 등을 애플이 따르지 않았다는 판결이다. 미 법원 “애플, 결제방식 확대명령 위반”지난 2020년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 외부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자 애플이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시킨 것과 관련, 미국 법원이 애플이 반독점 소송에서 내려진 가처분 명령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번 판결은 애플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이며, ‘외부결제 허용’ 등 앱 생태계 전반에 걸쳐 결제...https://sports.khan.co.kr/article/202505021616003 로저스 판사는 “애플의 지속적인 경쟁 방해 시도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가처분 명령이지 협상이 아니다. 고의로 법원 명령을 무시하면 재고의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재판 과정에서는 애플이 앱스토어 내 외부 결제 링크 클릭 시 “개인정보 보호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위협(scare)’ 화면을 띄우는 등 앱 개발사와 소비자 간 소통을 방해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판결은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비롯됐다. 지난 2020년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 외부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자, 애플은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했다. 이에 반발한 에픽게임즈는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 1심을 맡았던 로저스 판사는 지난 2021년 9월 애플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총 10개의 쟁점 중 9개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줬지만, 애플에 “개발사들이 앱스토어 외부 결제 링크를 올리는 것만은 허용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당시 이에 따르지 않고 새로운 수수료 정책 등을 도입하여 논란을 야기했던 애플은 이번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할 계획을 밝혔으며, 미국 내에서만 제3자 결제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개발자 단체들은 8일 오전 11시 경실련 강당에서 ‘국내 게임사 구글·애플 인앱결제 관련 피해사례 고발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내 실태를 알리고 제도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조진호 기자 2025.05.07 16:14

    • 구글코리아, ‘2025 유튜브 웍스 어워드 코리아’ 접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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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코리아, ‘2025 유튜브 웍스 어워드 코리아’ 접수 시작

      구글코리아는 7일 글로벌 디지털 광고제 ‘2025 유튜브 웍스 어워드 코리아’의 출품 접수를 시작했다. 유튜브 웍스 어워드는 유튜브 플랫폼을 기반으로 창의적이면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이룬 마케팅 캠페인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글로벌 광고제다. 출품 접수는 7월 1일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되며, 출품 대상은 2024년 7월 1일~2025년 6월 30일 사이 유튜브에서 실제 집행된 광고 캠페인이다. 현재 전 세계 15개국 이상에서 개최되고 있는 유튜브 웍스 어워드는 2019년 국내에 도입된 이후 올해로 7회째를 맞으며 매년 다양한 혁신 사례를 배출하며 국내 마케팅 및 광고업계 내 최대 페스티벌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국내 출품작 수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년 대비 45%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도 특히 높은 출품률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심적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어워드는 총 10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유튜브의 다양한 포맷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베스트 크리에이터 콜라보레이션 ▲베스트 멀티스크린 ▲베스트 브랜드 경험 부문을 비롯해 AI 기술을 마케팅 전반에 적용한 ▲베스트 AI 파이오니어, 업계 파트너사와의 협업 가치를 조명하는 ▲베스트 유튜브 웍스 파트너 부문이 포함된다. 유튜브를 통해 최고의 성과를 달성한 캠페인은 ▲그랑 프리(Grand Prix)를 수여하게 된다. 올해 본선 심사에는 총 12명의 업계 전문가가 참여한다. 본선 진출작은 8월 중, 최종 수상작은 10월 중 발표 예정이며, 출품 방법 및 세부 정보는 공식 출품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조진호 기자 2025.05.07 13:50

    • 구글코리아, 황성혜 신임 대외협력정책 부사장 영입

      생활

      구글코리아, 황성혜 신임 대외협력정책 부사장 영입

      황성혜 구글코리아 대외협력정책 총괄(부사장) 구글코리아는 22일 대외협력정책 총괄로 황성혜 부사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황 부사장은 한국존슨앤드존슨에서 대정부 보건 의료 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했으며, 이전에는 한국화이자제약에서 대외협력 업무를 맡았다. 황성혜 부사장은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구글의 기술이 한국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진호 기자 2025.04.22 11:24

  • 주간경향

    • [이경전의 행복한 AI 읽기](20) 구글·네이버·카카오, 왜 인공지능에 적극적이지 않을까

      경제 이경전의 행복한 AI 읽기

      [이경전의 행복한 AI 읽기](20) 구글·네이버·카카오, 왜 인공지능에 적극적이지 않을까

      네이버, 다음, 구글 로고 이번 글에서는 천기누설을 할 예정이다. 지난 20여 년 이상 지속해왔던 것인데 아직도 잘 모르는 분이 많다. 네이버나 다음, 구글의 검색창에 “꽃배달”을 넣어보자. 네이버와 다음은 공히 “파워링크”라는 제목하에 여러 꽃배달 업체가 나온다. 다음의 경우 오른쪽에는 “스폰서박스”라는 광고가 추가돼 있고, 구글의 경우 “스폰서”라는 이름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여러 꽃배달 업체가 나온다. 여기에 나온 꽃배달 업체를 클릭하면 그 회사 홈페이지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 한 번 클릭의 대가로 해당 꽃배달 업체는 얼마 정도를 네이버나 다음, 구글에 지불하게 될까? 아래 문단을 읽기 전에 10초 정도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당신이 꽃배달업체 사장이라면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 정답은 대략 한 번의 클릭에 5000원 정도다. 이 가격은 매일 변한다. 꽃배달 업체는 자신이 내고 싶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너무 낮으면 첫 화면에 안 나온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순서대로 위에 표시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것은 1998년에 미국 회사 고투닷컴(이후 오버추어로 사명 변경. 야후닷컴에 합병)이 출원한 특허에 기반한 키워드 검색광고 비즈니스 모델이다. 1998년 특허이니 벌써 특허기간 20년이 만료돼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나, 포털사이트 사용자 수가 많은 네이버, 다음, 구글이 이것으로 많은 돈을 번다. 2023년 기준, 네이버는 키워드 검색광고로 연간 약 2조7000억원을, 구글은 약 120조원에서 140조원을 벌고 있다. 생성AI 서비스로 돈 벌 모델 아직 못 찾아 ‘꽃배달’ 외에 ‘라식’ 같은 키워드도 비싸다. 2007년 5월 28일 필자가 직접 검색한 오버추어(키워드 검색광고) 페이지 화면이 아직도 남아 있다(아래 사진). 1등인 강남아이언스 안과는 클릭당 8830원을 내겠다고 하고 있고, 새빛안과는 10원이 모자란 8820원을 내겠다고 하고 있어서 다섯 번째로 내려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07년에 클릭당 8800원이었으니 지금은 아마도 1만원 이상일 것이다. 네이버, 다음, 구글의 키워드 광고 / 각사 홈페이지 갈무리 ‘홈페이지 개발’ 같은 키워드는 얼마일까? 약 10만원으로 알고 있다. 그럼, 제일 비싼 키워드는 얼마일까? 박사과정 학생 중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이 있어 물어보니 “마약 전문 변호사”라며 클릭당 60만원이라고 한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현실이다. 독자들께서는 괜히 네이버나 다음, 구글에 “마약 전문 변호사”를 검색하고, 나온 법무법인 링크를 절대 누르지 않기를 부탁드린다. 한 번 클릭하면 그 법무법인은 60만원을 포털에 지불하게 된다. 보통 마약 관련 송사를 맡기면 최소 1000만원이라고 한다. 따라서 법무법인들이 이러한 광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홈페이지 개발도 한 번 맡기면 수백만원, 수천만원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클릭당 10만원 정도의 가격이 10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키워드 검색광고로 큰돈을 벌고 있는 반면,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AI 서비스로는 네이버, 구글, 카카오가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이들 세 회사는 인공지능에 진심이 아닌 것이다. 이제 다시 네이버, 다음, 구글의 첫 페이지에 접속해보자. 세 회사 모두 자사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첫 화면에 안내하고 있지 않다. 네이버의 경우 하이퍼클로버X를 꼭꼭 숨겨두고 있고, 카카오의 다음은 아예 인공지능 서비스 자체가 없으며, 구글 역시 제미나이 서비스를 첫 화면에 보여주고 있지 않다. 세 회사 모두 기존 고객이 자사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는 너무 당연하다. 네이버의 검색을 써온 사용자를 네이버 하이퍼클로버X로 유도하게 되면, 서비스 비용은 올라가지만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이래서, 한국 사람들은 네이버나 카카오에 인공지능을 기대하면 안 되는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차라리 낫다. 미국에는 오픈AI의 챗GPT가 나왔고, 앤쓰로픽의 클로드가 나왔고, 퍼플렉시티AI가 나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24년 11월 29일 기사의 헤드라인을 다음과 같이 잡았다. “Googling is for Old People. That’s a Problem for Google.” 구글은 이제 나이 든 사람들이나 쓴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이제 구글 검색을 떠나 퍼플렉시티나 챗GPT, 클로드를 쓴다는 기사다. 마치 한국에서 케이블TV를 더 이상 젊은 사람들이 보지 않고, 케이블TV는 50대 이상이 주로 보는 매체가 된 현상과 유사하다. 키워드 검색광고 입찰 조회 화면 갈무리 / 이경전 제공 이 추세라면 세 회사 밀려나갈 수밖에 2023년 기준, 20대의 하루평균 TV 시청 시간은 52분으로, 2019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젊은 세대는 실시간 방송보다는 비실시간 콘텐츠를 선호하며, TV 시청 비중도 10~30대에서는 대부분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서는 유료방송 서비스를 처음부터 이용하지 않는 ‘코드 네버’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케이블TV 가입률이 높다. 50대는 약 60.8%, 60대는 약 66.9%, 70세 이상은 약 71.8%로, 나이가 많을수록 케이블TV 선호도가 증가한다. 한국에서는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종합유선방송(SO)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전 연령대에서 증가하면서 TV 보유율과 이용시간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진다. 케이블 TV가 스마트폰, 유튜브와 OTT에 밀려나고 있는 것처럼 기존의 검색 서비스도 인공지능 서비스에 의해 밀려나갈 운명이다.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다음이 그렇고, 미국에서는 구글이 그렇다. 이렇게 밀려나갈 운명의 회사들에 미래를 물어보아서는 안 된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을 오픈AI나 앤쓰로픽, xAI 등 수많은 스타트업이 주도한다. 반면 한국은 인공지능 관련 사안만 나오면 네이버, 카카오를 들먹인다. 한국의 인공지능도 스타트업이 주도해야 한다. 모든 것이 스타트업에 달렸다. 네이버와 다음을 괜히 구박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음을 합병했던 카카오가 다시 다음을 분리한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검색광고 부문을 다음으로 떼어낸다면, 카카오는 인공지능 분야에 스타트업처럼 뛰어들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도 인공지능 사업 부문을 키워드 검색광고 부문의 의사결정에서 자유롭게 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 인공지능 사업을 스타트업의 거버넌스로 재창조하기 전에는 한국의 인공지능을 맡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빅데이터 응용학과·첨단기술 비즈니스학과 교수 2025.03.28 14:00

    • 경제

      구글 캐시 악용하는 마약 거래 확산

      구글 검색→SNS 거래 유도…구글도 방심위도 방치 “마약 문제도 심각하다. 일부러 노린 것 같다. 실제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검색쿼리가 남는 점을 악용해 제목에 마약 관련 은어와 텔레그램 아이디를 병기하는 식으로 글을 올리는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곳에서는 올릴 때 검색어를 필터해 자르는데 구글은 조금 느슨하니 그 틈을 노리는 것 같다.” 윤영 익스웨어랩스 대표의 말이다. 전화통화 후 윤 대표는 메시지로 직접 캡처한 구글 검색결과를 보내왔다. 3월 30일 현재 마약류를 지칭하는 은어인 ???, ???, ?로 찾아본 구글 검색결과. 최상단 노출 결과부터 마약 거래를 유도하는 게시글이다. 실제 게시물이 삭제되었더라도 캐시 기능을 악용, 제목에 거래가 가능한 텔레그램 아이디를 노출하는 식으로 구글 검색이 이용되고 있다. / 구글캡처 ??, ???, ??, ?와 같은 마약 관련 은어로 기자가 직접 구글에서 검색해봐도 첫 순위부터 마약 거래를 조장하는 검색결과가 나왔다. 이런 식이다. “서울?팝니다【텔@ha????】서울???팝니다?강남○○○...”(편집자 주: 마약 은어와 텔레그램 아이디는 삭제) 글이 올라왔던 사이트는 엉뚱하게 독일 연방고용청이다. 클릭해보면 “해당 게시물을 찾을 수 없습니다”는 독일어 메시지만 나온다. 그런데 마약 거래를 시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텔레그램 아이디’라는 접촉창구가 제시돼 있다. 글이 삭제돼도 글의 제목 정보는 남는 구글 캐시 기능을 악용한 마약 거래 수법이다. 마약 단속 관련 부처에서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물론 우리 쪽에서는 구글 쪽에서 삭제해주면 좋죠. 사실 우리도 첩보수집은 인터넷에서 합니다.” 김대규 경남경찰청 마약수사계장의 말이다. 최근 들어 보편화된 텔레그램과 같은 SNS 계정을 통한 접촉에서 ‘던지기’와 같은 비대면 접촉식 마약 거래 방식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원천 차단할 필요는 있는데, 검색결과의 원천 차단과 같은 일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같은 기관에서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김 계장의 의견이다. 방심위 “검색결괏값은 심의대상 아냐” “위원회 심의의 경우 검색결괏값에 대해서 심의하고 있지 않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사회법익보호팀 관계자의 말이다. 기자는 방심위에 ‘마약 관련 은어+SNS 판매유도’ 검색결과 삭제요구를 1년에 몇 건이나 하는지 의뢰했다. 돌아온 답은 “검색결괏값에 대해서는 심의를 하지 않는다”였다. 말하자면 구글 검색결괏값을 매개로 이뤄지는 위의 형태 거래의 경우 단속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다. 앞서 방심위 홍보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외국 사이트에 게재된 정보의 경우 국제협력단을 통해 협조요청을 해야 하는데 그 경우 판단이 완료된 DB값, URL을 제시해야 한다. 구글 검색결과의 경우 심의가 가능한 부분인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서치엔진의 특성상 검색결과가 매번 바뀔 수밖에 없고, 또 검색결과에는 마약을 지칭하는 특정 은어뿐 아니라 마약이 아닌 다른 내용을 담은 결과가 섞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검색결괏값 자체의 차단은 불가능하다고 방심위는 설명했다. 할 수 있는 조치가 정말 ‘차단’밖에 없을까. 구글 측과 협의해 검색알고리즘의 가중치를 조금만 수정해도 불법적인 거래를 유도하는 검색결과 노출을 줄이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방심위 측의 답이다. “지적한 부분 역시 폭넓게 퍼지는 마약 정보 유통을 막는 데 필요한 부분이긴 한데, 한정된 인력으로 거기까지 커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인력 한계상 당분간 개선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용인 기자 2023.03.31 11:24

    • 경제

      구글 한글검색 품질, 왜 나빠졌나

      ㆍ상위 검색결과에 사기성 불량광고 페이지 노출 빈번 매주 주말, 기자는 그 주 출고된 기자의 기사 제목을 구글에서 검색한다. 신문사 홈페이지나 포털 네이버나 다음 등에 전송된 기사에 달린 댓글 이외에 크고 작은 인터넷 커뮤니티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구글링’을 하는 이유는 FM코리아나 루리웹,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오늘의 유머 등의 사용자들이 기사를 링크하고 단 댓글이나 논평이 네이버나 다음 검색결과에서는 나오지 않는 사례가 많아서다. 기사 제목으로 검색하면 커뮤니티 반응의 경우 신문사 홈페이지에서 퍼오는 것이 아니라 주로 포털에 전송된 기사의 링크를 제시한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여론이다. ‘홍차넷’과 같은 토론사이트에서는 기자의 기사를 두고 포털댓글보다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돼 흥미롭게 살펴본 적도 있다. 생성형AI 등장으로 인터넷 검색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어 있는 가운데, 사기·애드웨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불량사이트를 구글 검색 알고리즘이 걸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걸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깨진 유리창을 통해 비치는 구글로고 / 로이터/연합 기자는 ‘주말마다 기사 구글링’ 작업을 10년 넘게 꾸준히 해왔다. 그런데 최근 구글 검색결과가 달라졌다. 개선되거나 좋아지는 방향이었으면 좋겠지만, 확연히 나쁜 쪽이다. 일단 전체 검색결과 중 노출되는 양이 줄어들었다. 지난주 기자가 작성한 ‘‘지지자 리스크’의 덫…민주당, 탈출구 있나’(3월 18일 인터넷 노출)의 구글 검색결과는 “약 45000개(0.23초)”라고 표기돼 있지만, 대부분 검색결과는 생략돼 있고 노출된 것은 13건에 불과하다. 이중 실제 기자가 작성한 기사 관련 검색결과는 경향신문, zum뉴스, 루리웹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링크와 토론, 네이버뉴스 등 4건이 고작이다. 나머지는 기자의 기사와 무관한 검색결과다. 물론 검색결과가 왜 이 내용이 제시됐는지 추론이 가능한 부분도 있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을 다룬 다른 언론사들(중앙일보·MBC) 기사와 핵심키워드가 비슷했을 수 있고, 그날 이슈가 된 뉴스 링크를 자동으로 아카이빙하는 사이트(southkoreanews라는 사이트) 결과가 구글의 크롤링봇에 걸렸을 수도 있다. 구글은 왜 사기·스팸 검색결과 방치할까 더 큰 문제는 검색결과에 배드웨어 설치를 강제하는 링크를 제시하는 경우다. 기자의 기사 중 포털댓글이 많았던 기사의 예다. ‘이태원 맞불집회 우파단체, 왜 “윤석열 잘한다” 주장할까’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이 기사의 포털 네이버 댓글은 2515개였다. 그만큼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도 많았으리라 예상해볼 수 있다. 이 기사 제목을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약 11300개(0.21초)”의 검색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나온다. 이중 구글이 제시하는 검색결과는 약 38개. 그런데 실제 기사와 관련된 검색결과는 약 5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부분은 악성 소프트웨어 설치를 유도하거나 응모하지도 않은 아이폰14pro에 당첨됐다는 광고로 포워딩 되는 악성 사이트들이다. 구글 측이 제시하는 검색 표제어도 ‘죽일 놈 가사’, ‘세월이 가면 모닝 실내’, ‘b91ed4bee0’ 등 뜻 모를 단어들이다(아마도 앞의 키워드는 기사 본문 중 이태원 유족 비난 유튜버의 욕설, 세월이 가면 등은 기사 본문 중 언급되는 ‘세월호 유족’ 등의 단어에서 추출된 듯하다). 이 기사 제목으로 검색했을 때 배드웨어 설치를 강제하는 검색결과는 가장 상단에서 다섯 번째로 제시되고 있었다. 구글 검색결과가 제시하는 악성 사이트들에는 일정한 공통점이 있다. 일단 도메인에서 국가나 사이트의 성격을 표시하는 확장자(.com이나 .co.kr과 같은)가 .ru(러시아)나 .lt(리투아니아) 등 콘텐츠 내용과 상관없는 국가이거나 새로 나온 확장자인 경우가 많다. 위 기사 구글 검색결과에는 러시아와 리투아니아 이외에도 .tec, .pro 등의 확장자를 단 결과가 눈에 띈다. 둘째로, 서브도메인, 그러니까 도메인 주소의 첫 부분이 복잡한 난수로 이뤄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앞서 언급한 구글이 다섯 번째로 제시한 링크는 ‘https://fc6b4680.jonicatenda.com’이다. ‘fc6b4680’과 같은 서브도메인은 이들이 웹크롤링으로 수집한 임의의 말뭉치에 맞춰 임의로 자동생성한 서브도메인일 가능성이 크다. 의문은 이것이다. 대충 눈대중만으로도 실제 클릭했을 경우 사용자의 단말기기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은 검색결과들이 상단에 노출되는데, 구글은 왜 이 결과를 방치하는 걸까. 의외로 이 이슈에 대해 따라잡고 조사하고 있는 전문가를 찾기 어려웠다. 2010년대 초반 구글코리아가 주최한 망중립성 포럼에서 주제강연을 맡았던 한 보안 전공 교수는 이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구글은 악성코드가 내재돼 있는 그런 웹사이트를 걸러내는 데 톱랭크에 올라와 있는 회사”라며 “구글 검색결과에서 악성코드 탐지율이 떨어졌는지 확인하지 못했으니 코멘트하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길민권 데일리시큐 대표는 “왜 이 문제가 국내 보안업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예컨대 이번에 논란이 된 쿠팡 기업 정보유출 사건처럼 기업의 고객데이터 유출과 같은 이슈 중심으로 솔루션이 발전해왔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실 구글의 경우 그런 보안사고 같은 경우 굉장히 민감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구글프로젝트제로’라고 해서 구글 크롬이나 안드로이드와 관련해 취약점을 발견하고 패치하는 팀이 있고, 굉장히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검색결과를 어떻게 걸러내는지에 대한 연구는 외부에 공개된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구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구글의 검색엔진에 탑재된 기술은 페이지랭크다. 이 기술의 핵심은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1998년 공동저술한 논문에 요약돼 있다. 17쪽짜리 이 논문은 지금도 스탠퍼드대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페이지랭크 아이디어를 요약하면 특정한 웹페이지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데서 기준은 그 페이지를 많이 링크했느냐 여부다. 즉 링크가 많아질수록 그 페이지의 중요도는 올라가는 것이다. 얼마나 링크돼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올라가 있는 전체 웹페이지를 크롤링해 연결된 수나 빈도를 측정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구글 알고리즘의 초기모델이다. 예를 들어 이 단계에서는 구글 검색결과에서 순위를 올리기 위해 허위의 페이지를 만들어 서로 링크를 주고받는 방식의 품앗이 ‘기만’이 가능하다. 마치 창과 방패처럼 구글 알고리즘은 허점을 파고드는 이런 사기에서부터 흔히 ‘검색엔진 최적화(SEO)’로 불리는 합법적인 방식의 상위노출 노력을 포함해 도전에 ‘응전’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언제부터인가 허점이 발생했고, 방치되고 있다. 구글검색 결과 중 맬웨어를 포함한 사이트에 접속하려 할 때 뜨는 안티 바이러스 경고메시지. ‘JS애드웨어’가 발견되었다는 안내다. 특정검색어의 경우 최상단 5번째 이내의 검색결과에 애드웨어를 강제설치하는 불량사이트가 제시되는 경우도 있다. “구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동일한 조건이면 네이버나 바이두가 더 심할 것 같다.” 관련해서 기자의 문의를 받은 김범수 라이브다임 이사의 말이다. 김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에도 피싱사이트나 스팸성 사이트는 많았다. 다만 일반인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그중 신뢰할 만한 검색결과를 일부만 제시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실제 검색결과가 1000개 나온다면 10개씩 제시하는 페이지의 99번째 페이지에 가서야 스팸사이트가 간혹 보였는데, 지금은 100위 내에서 그런 사이트들이 눈에 띄어 총량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뿐이다. 내가 보기엔 일반 사용자에게 구글이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총량을 줄인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문제는 구글 검색의 품질 악화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지각변동이 예고된 현 검색시장의 변화와 아주 무관해 보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도안구 테크수다 대표의 말이다. “오픈AI의 등장으로 기존 검색시장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검색시스템과 채팅시스템은 인프라가 다르다. 검색의 경우 구글이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명이 사용하는 93%의 시장을 장악해왔는데 전 세계 사용자의 10억명이 넘는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실적발표를 보면 유튜브를 포함 매출의 76%가 검색 쪽이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빙의 경우 검색 점유율은 그동안 미비했다. 문제는 채팅시스템의 경우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냐가 관건인데 구글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면 10억이라는 사용자 정보에 바탕을 둬야 한다. 그 경우 검색결과 산출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종전 수입의 대부분은 검색이 아니라 클라우드나 오피스와 같은 제품에서 나왔다. 온라인광고가 연동돼 있는 검색시장에서 1%만 올려도 추정컨대 2조원 이상의 돈을 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구글 주가가 폭락한 이유다.” 결국은 테크기업의 사회적 책임 문제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검색품질 악화 이슈는 한글검색뿐 아니라 영어검색에서도 이슈가 된 문제이며, 지난해 워싱턴포스트를 통해서도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가 된 적이 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리처드 블루먼솔 미 상원의원이 “구글 검색결과가 사기와 부적절한 검색기록을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구글CEO 순다르 피차이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구글 측은 이런 부적절한 광고들을 삭제했다고 답변했지만 의원실 측은 여전히 유사한 광고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는 “결국 구글의 대책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았음을 암시한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기자는 구글코리아 측에 기자가 경험한 한글검색 품질 저하 문제를 제기했다. 문의 이틀 만에 돌아온 구글 측의 답변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구글은 현지 법을 엄격하게 따르고 있으며, 이는 온라인상에서 노출돼서는 안 되는 내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특정 콘텐츠의 위법 여부는 구글이 결정하기에 적절한 문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구글은 일반 시민들 및 정부 관계자들이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콘텐츠들을 구글에 신고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번지수가 틀린 답변이다. 기자가 문의한 페이지들이 예컨대 포르노 사이트나 국가보안법 위반과 같은 한국의 사회적 맥락에서 ‘불법성’ 논란에 해당한 경우라면 그럴 수 있다. 문제는 해당 사례들이 위의 워싱턴포스트가 지적한 ‘사기와 맬웨어 설치·피싱 사이트들의 구글 검색결과 상위 출현빈도가 부쩍 높아졌다’는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 법 사정이나 사회적 합의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과 국가와 관계없이 검색엔진에서 검색결과로 노출돼선 안 되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22일 구글 측에 재답변을 요청했지만, 기사를 마감하는 시점까지 적절한 회신은 돌아오지 않았다. 도안구 대표는 “결국 앞으로는 테크기업의 사회적 책임 문제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과거 단순 페이지 랭킹 검색결과의 경우 구글은 책임 문제를 피해갈 수 있었다. 그 결과는 내가 준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인용해 상위에 노출된 것이었다고 하면 됐다. 그런데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채팅시스템의 경우 다르다. 생성 AI가 잘못된 답변을 내놓았는데 영향을 받았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구글이 챗GPT에 맞서 내놓은 것이 바드였는데 시연에 잘못된 정보가 나와 있었다. 구글 내부에서도 그걸 걸러내지 못한 것 아닌가(편집자 주: 우주망원경 제임스웹이 태양계 밖 행성의 최초사진을 찍었다는 오답을 제시했고, 나중에 천문학자들이 팩트 오류를 발견한 사건). 팀 마케팅 기획자들이 엔지니어팀들이 쏟아낸 결과들이 잘못됐다는 점을 보지 못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무서운 광경이다. 뛰어난 엔지니어가 만들어낸 것이니 똑똑한 마케터 기획자도 신뢰했다는 얘기 아니겠는가.”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는 “검색량이 적은 결과라도 상위 검색결과에 맬웨어가 포함되는 링크가 나오도록 알고리즘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사회적 이슈화가 가능한 문제”라며 “구글 측이 성의 있는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향후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지적해볼 필요도 있다”라고 말했다.

      정용인 기자 2023.03.24 12:50

    • 경제 IT칼럼

      [IT칼럼]‘구글갑질방지법’은 시작일 뿐이다

      지난 8월 말 세계최초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을 통해 ‘인앱(In-app)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일명 구글갑질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9월 14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그간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와 앱 마켓 시장을 독점함에 따라 여러 문제가 제기돼왔다. 지난 10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이사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앱 마켓에서 벌어지는 주된 불공정 행위를 살펴보면, 앱 마켓 사업자가 자사 앱 마켓을 통해 앱을 배포하는 조건으로 앱 개발자에게 자사의 앱내 결제시스템 이용을 강제하는 행위, 자사 앱 마켓에서의 판매가격 및 판매조건을 다른 앱 마켓보다 더 유리하게 설정하도록 요구하는 행위, 자사 앱이나 파트너 앱을 우대하기 위해 초기화면이나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하는 등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행위 등이 있다. 이런 문제점 중에서 최근 크게 이슈화된 것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이다. 애플은 처음부터 모든 앱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해왔다. 반면 구글은 지금까지 게임에만 인앱결제를 강제해왔는데, 올해 10월부터 모든 앱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법안이 통과되자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NHN 등을 회원사로 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이번 법안 통과로 창작자와 개발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이용자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정한 앱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법안 통과 후 구글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며 법안을 준수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애플은 법안 통과 전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개정안은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경로로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들을 사기 위험에 노출시키고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반발한 바 있다. 법안이 9월부터 시행됐지만, 구체적인 법 집행을 위해 필요한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정비와 실태점검 등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구글과 애플은 10월 말까지도 구체적인 법안 준수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앱 개발사들도 구글과 애플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에 따르면 우회결제시스템을 준비 중인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구글갑질방지법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여러 불공정 행위 중 인앱결제 부분만 규제했을 뿐이다. 계속 독점 폐해가 커짐에 따라 앞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앱 개발사들은 현재 30%라는 높은 앱 마켓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이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제대로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독점시장에서는 합리적인 수수료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이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정부의 규제 강화와 이를 피하려는 플랫폼 기업의 대응이 길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규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규제로 얻는 이점보다 규제의 부작용이 클 때도 있으며, 심지어 시장 왜곡을 가져오기도 한다.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고려해 규제도 신중하고 규제 완화도 신중해야 한다. 세계최초로 시행된 구글갑질금지법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함께 지켜보자.

      류한석 IT 칼럼니스트 2021.11.05 14:50

  • 레이디경향

    • 정전 70주년, 구글 ‘한국의 비무장 지대’ 온라인 전시 공개

      문화/생활

      정전 70주년, 구글 ‘한국의 비무장 지대’ 온라인 전시 공개

      구글이 정전 70주년을 맞아 구글 아트 앤 컬처 ‘한국의 비무장지대’ 온라인 전시를 공개했다.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비무장지대의 역사부터 접경 지역의 동식물 현황, DMZ 관련 예술의 관점까지 살필 수 있는 온라인 전시가 오픈했다. 구글이 2023년 6·25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가 추진하는 연간 기념 사업의 첫 번째 협력 프로그램으로 비영리 온라인 전시 플랫폼인 구글 아트 앤 컬처의 ‘한국의 비무장지대(이하 ‘DMZ’)’ 온라인 전시를 공개했다. 6.25 한국전쟁의 시작부터 끝까지 접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된다. ‘DMZ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전시는 6.25 한국전쟁의 발발부터 주요 사건, 참전국들의 사연 등을 아우르고 휴전 협정의 순간들로 이어진다. 또한 한국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문화유산을 돌아보고 전쟁 중 임시수도였던 부산을 비롯해 지금도 당시의 흔적을 담고 있는 현장을 조명한다. 70여 년이 지난 후 희귀동식물의 안식처로 남은 DMZ와 접경 지역의 모습도 담아냈다. 비로용담, 금강초롱꽃, 개느삼 등의 자태도 눈부시다. 산양, 수달, 참수리, 재두루미 등 멸종 위기 동물에 대해서도 알 기회다. 펀치볼, 한탄강, 용늪 등 DMZ 접경 지역으로 온라인 탐험을 떠날 수도 있다. 예술가들에게는 영감과 탐구의 대상인 DMZ 관련 예술 프로젝트와 전문가의 인터뷰를 접할 수 있는 메뉴도 갖췄다. 멸종위기 동식물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 된 DMZ와 접경지역의 모습도 담고 있다. 온라인에서 최초 공개되는 1000여 점의 자생식물 사진을 포함, 5000여 점의 자료와 60개의 전시가 준비됐다. ‘DMZ’ 온라인 전시는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보고이자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투영하는 문화적 자산인 비무장지대를 주제로 구글의 비영리 글로벌 전시 플랫폼인 구글 아트 앤 컬처 (Google Arts & Culture)가 전쟁기념관, 유엔평화기념관, DMZ 박물관, 임시수도기념관, 국립생태원, 국립수목원 DMZ 자생식물원, 낙동강생물자원관, 카이스트 인류세 연구센터, 리얼 DMZ 프로젝트 등 9개의 파트너 기관과 약 3년간 협력해 완성했다. ‘한국의 비무장지대’ 온라인 전시는 구글 아트 앤 컬처 사이트(http://goo.gle/koreadmz )를 방문하거나 또는 iOS 또는 안드로이드 기기의 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s & Culture) 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장회정 기자 2023.02.22 17:44

    • ‘넷플릭스법’ 입법예고···구글·페이스북도 망사용료 내야

      화제

      ‘넷플릭스법’ 입법예고···구글·페이스북도 망사용료 내야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 사업자에게도 망 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는 이른바‘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 시행령이 마련된다. 지금까지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들에게만 망 사용료가 부과돼 역차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국회에서 처리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9일 입법예고 한다고 8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이른바‘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자의 세부 기준이 제시됐다. 과도한 트래픽을 유도하는 콘텐츠 사업자(CP)도 망 품질 의무를 지게 한 것이 핵심으로, 넷플릭스 등 외국계 콘텐츠사업자에게도 망 사용료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적용 대상은 전년도 말 3개월간 일평균 이용자 수와 트래픽 양이 각각 100만 명 이상이면서 국내 총 트래픽 양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다. 국내에서 이에 해당하는 부가통신사업자는 네이버·카카오·넷플릭스·구글·페이스북 등 약 8개다. 부가통신사업자는 △트래픽의 과도한 집중, 기술적 오류 등을 방지하기 위한 서버의 다중화 △트래픽 양 변동 추이를 고려한 서버 용량 △인터넷 연결의 원활성 등에 대한 안정성 확보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 국내 인터넷 업계 측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 과도한 의무를 부여하고 통신사에게만 유리한 조항으로 가득하다”며 “망 안정성 책임은 부가통신사업자가 아닌 기간통신사업자, 즉 통신사에 물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망 사용료 계약이 강요돼 결국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지리란 전망도 나왔다. 한편, 개정안에는 통신요금의 인가제가 폐지되고 대신 도입된 유보신고제의 구체적인 요금 반려 기준도 마련됐다. 과기정통부는 다음 달 19일까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친 후 법제체 심사 등을 거쳐 시행할 방침이다.

      조진호 기자 2020.09.08 14:08

    • 실리콘밸리의 ‘슈퍼 파워’ 구글 상무 미키 김

      화제

      실리콘밸리의 ‘슈퍼 파워’ 구글 상무 미키 김

      꿈의 기업 구글의 한국인 상무 미키 김. 실리콘밸리의 성공 신화를 이룬 주인공이 초·중·고등학교, 대학교를 비롯한 한국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고, 심지어 군필자라는 건 꽤나 의외의 사실이었다. 그의 성공은 누군가로부터 거저 얻은 게 아니라 오롯이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다. 치밀하게 전략을 세우고 노력했으며, 과감히 자신을 던진 젊은 구글러의 이야기. 실리콘밸리에서 온 그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첨단 기술 산업단지 실리콘밸리. 구글,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탄생했고,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전 세계의 벤처 사업가들이 부푼 꿈을 안고 모여드는 곳이다. 연중 봄날 같은 캘리포니아의 풍광과 각국에서 모인 천재들이 머리를 맞대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 얼핏 지상낙원이나 에덴동산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끊임없이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고, 지체하면 가차 없이 도태되는 적자생존의 정글이다. 그렇기에 꿈의 기업 구글에 입성해 30대에 상무 직함을 단 미키 김(38. 본명 김현유)의 성공 이야기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글로벌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어렸을 때 TV나 영화에 등장하는, 해외 호텔을 누비며 바이어들과 협상하는 비즈니스맨을 볼 때마다 정말 멋져 보였거든요(웃음). 지금 제가 매일 하는 일이 그런 업무들이에요.” 구글 아시아태평양 크롬캐스트 파트너십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아시아 전역을 다니며 여러 회사들과 사업 제휴를 맺는다. 통상적으로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상무는 일본이나 싱가포르를 베이스캠프로 삼는 게 관례지만, 한국인인 그는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아시아 시장의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장기 출장 형식으로 나와 있다가 최근에 아시아로 발령을 받았어요. 발령 소식을 듣자마자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죠. 집 놔두고 외국에 짐 풀 일 없잖아요(웃음). 부모님과 대부분의 일가친척들도 한국에 계세요.” 혹시 교포가 아니냐는 질문을 수시로 받는다는 김 상무. 연세대학교 사학과 95학번인 그는 한국 토박이다. 유치원부터 초·중·고를 모두 한국에서 나왔고 군 복무도 착실히 마쳤다. 대학 졸업 뒤에는 삼성전자에 입사해 해외 영업 업무를 담당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던 그는 글로벌한 일을 하고 싶다던 어린 시절 꿈을 좇아 회사를 그만두고 UC 버클리의 비즈니스 스쿨인 하스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애니콜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면서 소위 ‘대박’이 났던 상황이에요. 해외 영업을 담당하던 저희 부서는 매년 성과급이 최대치로 들어왔죠. 좋은 시절에 회사를 관두겠다고 하니 다들 극구 말리더라고요. MBA가 뭐 별거냐, 그런 식이었어요. 그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퇴사하고 실리콘밸리에 가서 구글 같은 회사에 다닐 거라고 말했는데…(웃음). 물론 구글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죠.” 그저 실리콘밸리에 있는 적당한 회사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성과라고 생각하며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명문 하스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으며 배운 것들은 구글에서의 생활에 큰 밑거름이 됐다. 특히 정답을 알려주고 암기하는 한국과 달리 토론을 바탕으로 정답을 찾아가는 수업 방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첫 수업 시간이었어요. 교수님의 질문에 학생들이 서로 발표하겠다고 너도나도 손을 드는데, 그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한국이었다면 아마 극성스럽다고 했을 거예요.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으면 바보가 돼요. 의사 표현을 분명하게 해야 하죠. 그건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구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넌 어떻게 생각하니?’였으니까요.” 말을 해야 살아남는 문화 속에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토종 한국인이 버텨내기란 쉽지 않았을 터. 그는 어떻게 대학원 수업에서 토론을 하고 해외 비즈니스가 가능할 정도의 완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었을까? “외국에서 오래 살았던 적은 없어요. 세 살 때까지 미국에서 지냈고, 대학시절 6개월 정도 어학연수를 한 것, 군대를 카투사로 갔다 온 게 다예요. 대신 어렸을 때부터 영어 만화를 읽었고, 팝송을 들었고, ‘베벌리힐스 90210’ 같은 미국 드라마를 즐겨 봤어요. 영어에 계속 노출돼 있었던 거죠. 말이 많은 성격도 한몫했고요.” 그가 말하는 한국 영어 교육의 문제점은 발음과 문법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것. 미국 백인이 구사하는 영어를 ‘스탠더드’로 삼는 것도 옳지 않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수백 가지 영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발음이 완벽하지 않고 문법이 좀 어설퍼도 소통하는 데 아무 문제없다.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말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게 김 상무의 지론이다. 구글에서 살아남기 MBA 1학년 여름방학. 그는 구글 인턴십 프로그램에 합격해 처음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두 달간의 인턴 생활을 마치고 졸업 후 입사 제안을 받았다. 꿈에 그리던 구글러가 된 것이다. 서른이 훌쩍 넘은 남자가 첫 출근을 했던 그날은, 대학 합격 통지서를 받은 까까머리 스무 살이 된 것처럼 마냥 들뜨고 행복했다. “인턴 실적이 좋으면 회사에서 입사 제안을 하는 방식이에요. 다행히 제게도 기회가 왔어요. 입사 첫날, 출근 시간이 9시였는데 7시쯤 도착했어요. 적막한 구글 캠퍼스를 걷고 또 걸었죠.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볼을 꼬집어가면서(웃음). 대학 입학식 때처럼 회사 여기저기에서 사진도 찍었어요. 지금도 그때 걷던 길을 보면 뭉클해요.” 실리콘밸리의 중심부에 위치한 구글 캠퍼스는 흡사 디즈니랜드 같은 모습이다. 꿈과 희망이 살아 숨 쉬는 듯한 그곳을 걷다 보면, 금방이라도 미니 마우스의 손을 잡은 미키 마우스가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 “첫인상이요? 놀이공원 같았어요(웃음). 회사 앞에 집채만 한 공룡 모형이 있고, 비치발리볼을 하며 쉬는 직원들이 보였어요. 구글 캠퍼스에는 직원들을 위한 게임방, 카페, 헬스클럽 같은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요.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사무실은 또 어떻고요.” 기자도 몇 년 전 베이징에 위치한 구글 캠퍼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놀이터처럼 예쁘게 꾸민 사무실은 차치하고라도, 5성급 호텔 레스토랑 규모의 구내식당이 과연 압권이었다. 중식과 양식 파트의 일류 셰프들이 구글 사원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자유로운 기업 문화와 직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 덕분일까. 구글은 벌써 6년째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선정하는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구글이 좋은 점은 개인에게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준다는 점이에요. 한국의 기업 문화는 조직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위계질서를 지키고 절차를 따라야 하죠. 누군가 새로운 방식으로 일에 접근하면 혼나는 분위기예요. 하지만 구글에서는 맡은 임무를 각자 알아서 하면 돼요. 방법이나 형식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게 구글 특유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조의 원천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은 고용 형태가 불안정한 나라다. 영원한 정규직도, 비정규직도 없다. 구글에서의 생활 또한 그렇다. 자유를 주는 대신 맡은 업무에서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회사가 자신에게 요구하는 결과를 잘 도출하면 회사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어요. 그 이상의 결과물을 가져오면 승진해요. 만약 기대보다 부진하다면? 바로 아웃이에요. 미국 회사는 가차 없이 해고해버려요.” 아름답지만 잔혹한 구글이라는 정글에서 그는 2007년 입사 후 4년 만에 상무 자리에 올랐다. 다양한 신규 사업 제휴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전 세계 3만여 명 중 몇백 명에게만 주는 최고경영진 상을 2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내로라하는 수재들 사이에서도 아주 빨리 그리고 높이 날아오르고 있는 중이다. “제 경쟁력은 아시아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사업 제휴를 하다 보면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해요. 동양권에서는 같이 술 한잔 하면서 친분을 쌓는 게 일의 연장선상에 있죠. 하지만 개인주의가 바탕인 미국 사람들은 그 정서를 절대 이해하지 못해요.” 그의 꿈은 한국인 구글 경영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 지금의 성과를 성공이라고 자부할 수 없다는 김 상무는 오늘도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바쁘게 살고 있다. 구글 상무는 딸 바보 김 상무로부터 구글 부사장은 매일 저녁 5시 반에 퇴근한다는 제보를 입수했다. 고등학생인 두 딸과 저녁을 먹기 위해서란다. 관공서 공무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가 총액 3,8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고 기업 2인자의 이야기다. “구글 부사장 정도면 세계 어느 회사의 CEO로도 갈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이에요. 매일 일찍 집에 가는 이유가 딸들과의 저녁 식사 때문이라니. 그 이야기를 듣고 좀 충격적이었어요(웃음).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사실 구글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경영진들 대부분이 그래요. 워크 앤 라이프를 철저히 분리할 줄 알죠. 이들에게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김 상무 역시 구글에서 배운 대로, 아내와 다섯 살 난 딸과 함께 시간 보내는 일을 삶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아무리 늦어도 저녁 7시 전에는 집에 도착하는 편이에요. 약속이 있더라도 집에서 식구들이랑 저녁 먹고 아이와 놀아주다가 나가고요. 약속 없을 때는 아이 재우고 밀린 업무를 하거나 아내와 와인 한잔 하며 여유를 즐기죠.”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갈구하던 저녁 있는 삶이 아닌가. 새벽같이 출근해 야근이며 회식에 시달리다 사람인지 파김치인지 헷갈리는 몰골로 퇴근하는, 아이 자는 모습만 보는 한국의 가장들이 들으면 집단으로 사표 쓸 이야기다. “제가 잘한다기보다는 회사 문화가 좋은 거죠. 불필요한 서류 작업에 시간 뺏기지 않아도 되고, 상사 눈치 볼 일도 없으니까요. 국내 기업에 다녔다면 저도 회사 생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거예요. 구글러로서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특히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 아빠로서 큰 행운이에요.” 김 상무는 스스로를 딸 바보라고 칭한다. 아이 이야기에 한결 표정이 밝아진 그는 어린이집 등원 준비도 모두 자신이 도맡아 한다며 남다른 육아 욕심을 설파했다. “어린이집 등원할 때는 물론 아침에 양치질하고 씻고 옷 입는 것까지 모두 제가 챙겨요. 아이도 그건 ‘아빠랑 하는 일’로 알고 있더라고요(웃음). 저녁마다 목욕하고 책 읽고 노는 것도 하루도 빼놓지 않는 편이에요.” 이런 백점짜리 남편의 아내는 한국인 최초로 트위터에 입사한 이수지씨. 구글과 트위터라, 이쯤 되면 IT 업계의 ‘어벤저스 부부’라고 명명해도 무리가 없겠다. 그녀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남편은 살림과 육아에 열정을 쏟고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육아는 물론 살림까지 섭렵한, 이토록 가정적인 구글 상무라니! “저 살림하는 건 자신 있어요(웃음)! 요리는 잘 못하지만 정리 정돈에 목숨 거는 스타일이거든요. 결혼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깔끔한 것에 집착하는 쪽이 먼저 청소하고 정리하잖아요. 제가 딱 그래요.” 아직 아이가 어려서 특별한 교육관은 없다. 다만, 의사 표현을 분명하게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제 나름의 원칙 중 하나는, 아이에게 아빠가 아니라 친구처럼 대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대화할 때도 ‘아빠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는 식으로 물어보죠. 앞으로 자라면서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하는 아이가 됐으면 해요. 그게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이라고 보거든요.” 인터뷰 이후 진행된 화보 촬영에서 김 상무는 놀라운 ‘끼’를 보여줬다. 요구하는 포즈는 물론 표정 연기까지 척척 해내는 걸 보니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타고난 사람이 분명해 보였다. 어쩌면 실리콘밸리의 성공 신화도 그래서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가 써내려갈 또 다른 인생의 서막을 기대한다.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 박재찬 ■의상&액세서리 협찬 / 올젠(02-514-9006),워모(02-3433-8888), 질 바이 질스튜어트(02-512-4395), 카운테스마라·벨그라비아·로버스(02-542-0595), VANEMIA(070-8899-3920) ■헤어&메이크업 / W 퓨리피(02-549-6282) ■스타일리스트 / 김명희>

      2015.04.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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