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일·가정 양립 문화 선도”…저출산 극복 공로 감사패..., 부단히 노력해 온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주 부위원장은 감사패 수여와 관련해 “저출생 극복을 위한 혁신적인 지원 정책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문화 확산에 선도적 역할을 한 롯데백화점의...
#롯데백화점
2025.04.29 20:12
보도자료
“일·가정 양립 문화 선도”…저출산 극복 공로 감사패..., 부단히 노력해 온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주 부위원장은 감사패 수여와 관련해 “저출생 극복을 위한 혁신적인 지원 정책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문화 확산에 선도적 역할을 한 롯데백화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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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이재명, 내란극복·국민통합·민생회복 큰 정치 제시하길... 한다. 제1야당 후보이자 대선 주자 지지율 1위인 이 후보는 이를 선도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내란 극복·국민 통합·민생 회복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윤석열을 비롯한 내란 세력과 선을 긋는 건 기본이다....
2025.04.27 18:23
과학·환경
치매 위험까지 키우는 노년기 청력 저하, 극복할 방법 있다이재광 한국식품연구원 기능성플랫폼연구단 선임연구원 나이가 들면서 귀가 잘 안 들린다는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다. 이를 ‘노화로 인한 청력 저하’ 혹은 ‘노인성 난청’이라고 부른다. 단순히 듣는...
이재광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2025.04.20 08:00
정치
한덕수 대행 4·19기념사 “사회적 갈등·국론분열 심화··· 위기 극복의 열쇠는 ‘통합”...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4·19혁명 기념사에서 “위기 극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이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이혜인 기자 2025.04.19 13:59
연예
‘5월 4일 컴백’ 김현성 신곡 ‘다시 사랑하려 해’ 기대 이유 #성대결절극복 #조영수·김이나 #3옥타브고음넥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김현성이 오는 5월 4일 신곡 ‘다시 사랑하려 해’를 발매하며 약 15년 만에 정식 컴백에 나선다. 긴 공백기를 딛고 컴백하는 만큼 김현성은 진심 어린 노력이 담긴 결과물로 대중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김현성만의 서정성과 진정성 넘치는 음악이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이번 컴백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를 짚었다. # 성대결절 딛고 15년 만의 정식 컴백 ‘다시 사랑하려 해’는 2010년 ‘멀어져가’ 이후 옴니버스, 연작 시리즈를 제외하면 15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형태의 음원이다. 긴 시간 속에 쌓아온 감정과 경험을 고스란히 담아낸 의미 있는 곡으로 성대결절을 딛고 다시 마이크를 잡은 김현성의 깊은 울림과 진심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컴백에는 뮤지션 김현성의 음악적 여정뿐만 아니라 인간 김현성의 성장과 변화가 담겨 있다. 김현성은 지난 2022년 배드키즈 출신 니카와 결혼해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었으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의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김현성은 삶과 감정이 오롯이 녹아 있는 이야기를 전하며 대중에게 더욱 깊고 새로워진 음악적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 조영수, ‘싱어게인2’와의 특별한 인연 김현성은 지난 2021년 ‘싱어게인2’ 43호 가수로 출연한 이후 조영수 작곡가의 제안을 계기로 넥스타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조영수 작곡가의 적극적인 제안과 지원 속에 김현성은 본격적인 활동 복귀 채비에 나섰다. 신곡 ‘다시 사랑하려 해’는 임영웅의 ‘이제 나만 믿어요’로 최고의 시너지를 보여준 조영수와 김이나가 다시 의기투합해 완성한 감성 발라드다. 조영수가 세밀하게 재현한 90년대 팝 발라드 결에 김현성만의 극적인 고음과 밀도 높은 감정선, 음악적 DNA가 더해져 대중이 가장 기다려온 ‘가장 김현성다운 노래’로 완성됐다. 이별을 그리워하며 다시 사랑을 꿈꾸는 이중적 감정을 풀어낸 김이나의 가사 또한 김현성의 인생 서사와도 겹쳐지며 진한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 또 이번 신곡 발매를 앞두고 공개될 리스닝 세션에는 ‘싱어게인2’에서 김현성을 응원했던 심사위원 윤도현, 김이나, 규현이 함께한다. 오랜 팬이자 심사위원으로서 김현성의 감정을 완벽히 이해해 온 동료 뮤지션들이 색다른 감동을 예고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 3옥타브 도삽(#)의 귀환, 김현성표 고음이 돌아온다 ‘Heaven(헤븐)’, ‘소원’ 등 수많은 명곡을 통해 폭발적인 고음과 아름다운 미성을 선보였던 김현성은 이번 신곡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고음역을 들려준다. 특히 대표곡 ‘Heaven’과 동일한 3옥타브 도#(샵)을 소화하며 여전히 견고한 가창력을 입증할 예정이다. 단순한 고음 소화를 넘어 오랜 세월과 삶의 무게를 담아낸 성숙한 감정선이 더해져 더욱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성은 싱글 ‘다시 사랑하려 해’로 깊이 있는 진심과 감동을 다시 한번 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오랜 시간 김현성을 기다려온 이들에게 이번 컴백은 단순한 귀환이 아닌 진짜 김현성을 만나는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손봉석 기자 2025.04.30 01:06
연예
‘빌런의 나라’ 오나라X서현철, 예상치 못한 위기 직면! 극복할 수 있을까?스튜디오 플럼 이번 주 최종회를 남겨둔 ‘빌런의 나라’에서 서현철이 의사에게 충격적인 진단을 받는다. 오는 23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되는 KBS2 수목시트콤 ‘빌런의 나라’(연출 김영조, 최정은 / 극본 채우, 박광연 / 제작 스튜디오 플럼) 21, 22회에서는 오나라(오나라 분)네 가족에게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친다. 앞선 방송에서 사나이로 똘똘 뭉친 서현철(서현철 분)과 송진우(송진우 분), 오영규(박영규 분)는 오유진(소유진 분)네 집 벽에 김치를 튀기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영규는 게임을 한 뒤 진 사람만 남고 나머지는 당구를 치러 가자고 제안했지만, 게임을 할수록 난장판이 돼 안방극장을 폭소로 물들였다. 22일 공개된 스틸에는 나라와 현철의 걱정 가득한 표정이 포착돼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현철과 함께 병원을 방문한 나라는 그가 예상치 못한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깜짝 놀란 나라는 현철의 눈치를 살피고 충격에 말을 잃은 현철은 무거운 침묵 속에서 고개를 떨군다. 현철은 나라에게 당분간 가족들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조심스레 부탁한다. 나라 역시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킨다. 두 사람의 복잡한 감정이 스틸만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라는 결국 현철이 아프다는 소식을 가족들에게 털어놓게 되고, 충격적인 소식에 가족들은 당황함을 금치 못한다. 이를 계기로 가족들은 더욱 단단하게 뭉치며 현철을 위해 특별한 일을 계획한다고. 과연 현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지, 유쾌하기만 했던 가족들이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본 방송에 귀추가 주목된다. 수목시트콤 ‘빌런의 나라’ 21, 22회는 23일 밤 9시 50분에 안방극장에 공개가 된다.
손봉석 기자 2025.04.22 20:11
연예
배우 지승현 “제 목소리 듣고 힘내시길”···안동 산불재난 극복 캠페인 나레이션 참여배우 지승현 빅웨일엔터테인먼트 KBS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에서 양규 장군 캐릭터로 전성기를 맞고 SBS 드라마 ‘굿파트너’ 김지상 역을 통해서 희대의 불륜남 캐릭터로 활약하면서 맡는 캐릭터마다 호연을 자랑한 배우 지승현이 안동 ‘산불재난 극복 캠페인’ 나레이션에 참여했다. 이번 안동 ‘산불재난 극복 캠페인’은 안동이 고향인 배우 지승현의 묵직한 보이스로 안정감을 주는 나레이션이 어우러져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지승현 배우는 고향인 안동에 직접 평소 알고 지내던 직원을 통해 안동시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안동실내체육관 밖에서 이재민들을 위한 구호물품 상하차 작업을 시작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화마와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산불재난 극복 캠페인’ 나레이션까지 앞장서서 참여했다. 지승현은 “일반인분들이 서울에서도 오셔서 자원봉사를 많이 해주시고 계시던데, 고향 사람 중 한 명으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고, 이번 나레이션을 통해서 제 목소리를 듣고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빅웨일엔터테인먼트 지승현은 KBS ‘고려 거란 전쟁’으로 인기상과 남자 우수상을 수상하고, SBS ‘굿파트너’로 조연상을 수상했으며, 계속해서 재능 기부와 봉사에 적극 참여하면서 선행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있다.
손봉석 기자 2025.04.15 00:37
야구
‘KT의 희망’ 세이브왕 1순위 후보···‘4경기 4세이브’ 초반 부진 극복한 박영현 완벽 부활투KT 마무리 박영현이 상대 타자를 범타 처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KT위즈 제공 4경기 4세이브 평균자책 ‘0’. KT 마무리 박영현이 초반 부진을 극복하며 위력투를 회복했다. 박영현은 지난 한 주 4차례 등판에서 무결점 피칭을 선보였다. 4.2이닝 동안 단 1안타(2볼넷)만 내주고 삼진을 7개나 잡으며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다. 지난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이 박영현의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KT는 7회말 6-4에서 쐐기를 박을 기회를 놓쳤다. 무사 만루에서 연이은 내야 땅볼로 1점도 도망가지 못하며 불안한 리드가 이어졌다.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불펜투수 김민수가 윤정빈, 김성윤에게 연속 장타를 내주며 1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계속된 무사 3루 위기에서 김민수가 이재현을 3루수 직선타로 유도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렸다. 이어진 류지혁과 승부에서 풀카운트가 채워지자, 이강철 KT 감독이 마무리 박영현을 긴급 투입했다.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받는 압박감을 고려해 투수 교체 대부분은 이닝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맡긴다. 적어도 타자를 새로 상대하는 상황에서 올라가도록 한다. 그런데 박영현은 볼 하나만 던져도 볼넷으로 추가 주자를 내보낼 수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1승이 급한 이강철 감독의 ‘독한 승부수’이자, 박영현을 향한 믿음이 녹아든 장면이었다. 박영현은 그 기대에 부응했다. 빠른 공을 던져 류지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했다. 후속 구자욱도 빠른 공으로 좌익수 뜬 공으로 잡아 실점을 막았다. 박영현은 9회 안타를 하나 내주긴 했지만 큰 위기없이 아웃카운트 3개를 채웠다. 이 감독은 “타이트한 상황에서 경기를 매듭지은 박영현이 승리의 일등 공신”이라고 칭찬했다. 박영현은 2025시즌 강력한 세이브왕 후보로 지목된다. 박영현은 데뷔 2년차인 2023시즌 이미 68경기에 등판해 홀드왕(3승3패 4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 2.75)에 오르며 검증된 불펜자원이다. 마무리 변신도 성공적이다. 박영현은 첫 풀타임 마무리로 나선 지난 시즌 25개의 세이브(66경기 10승2패 평균자책 3.52)를 실력을 인정받았다. 구속도 상승하고, 슬라이더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즌 개막을 맞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출발은 좋지 않았다. 3월 4경기 중 3경기서 실점하며 평균자책이 5.06으로 치솟았다. 블론세이브도 2차례나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이 연달아 나왔다. 하지만 지난 8일 수원 NC전 이후로 본인 모습을 되찾았다. 단숨에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6개)로 올라섰다. 이 감독은 “(개막 후)시범경기 때와는 다르게 공의 힘이 조금 떨어진 모습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공 회전수가 예전 느낌으로 돌아왔다. 예전 표현대로 하면 ‘볼끝’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KT는 시즌 초반 타선 침체가 심각하다. 이 감독은 마운드의 힘으로 버티며 상위권 경쟁력을 지키고자 한다. 그 중심에 마무리 박영현이 있다. 박영현은 벌써 11경기에 등판했고, 13이닝(평균자책 2.77)이나 소화했다. KT는 불붙은 삼성 타선을 잘 봉쇄하며 연승, 3위까지 올라섰다.
이정호 기자 2025.04.14 15:27
사회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23) 상처 극복하기우리는 관계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직접적인 만남을 넘어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관계가 복잡다단해졌다. 관계가 다면화하면서 이로 인한 갈등도 커졌다. 많은 직장인이 직장생활에서 겪는 첫 번째 어려움으로 인간관계를 꼽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인간관계 고민 중 으뜸은 역시 다른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일 것이다. 상처받았을 때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나만의 방식이 있다. ⓒUnsplash, Christopher Sardegna 인정한다 우리 삶은 상처투성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내가 받는 상처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다. 억울해하거나 자책할 일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상처는 굳은살이 된다. 부러진 뼈가 더 튼튼해지는 법이다. 상처는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대처한다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 이를 외면하거나 부정하거나 억누르지 않는다. 상처받았다는 걸 인지하고 대응한다. 나의 대처 방식은 감정을 글로 써보는 것이다. 그것이 원망이건 배신감이건 모욕감이건 느낀 그대로 낱낱이 써본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고속버스터미널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있는데, 청소하는 아저씨가 벌컥 문을 열고 “빨리 나오지 못해!” 하며 소리를 지르셨다. 그때 당한 모욕은 아무리 어린 나이였어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중학교 1학년 국어 과목 글쓰기 숙제에 그때 일을 썼고,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내 글을 읽어주셨다. 나는 비로소 그때 그 일에서 느낀 수치와 모멸감에서 벗어났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내가 받은 상처를 기술하는 방법은 이렇다. 첫째, 상처받은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해본다. 둘째, 느낀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서술한다. 셋째,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이유와 원인을 찾아본다. 넷째, 상처를 준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다섯째, 객관적인 제3자 관점으로 평가한다. 여섯째, 그보다 더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본다. 그렇게 쓰고 나면 늘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을 하곤 한다. 이처럼 머릿속 화를 글로 바꾸면 내 감정이 객관화되고 순화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종이를 반으로 접었다. 한쪽에는 지금 나를 괴롭히고 힘든 일, 후회하고 걱정되는 일. 다른 한쪽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고 기뻐할 일을 적었다. 그렇게 쓰고 나면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감사할 일뿐이었다. 받아친다 상대가 상처를 줄 때 같은 방법으로 갚아 주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닥칠 위험과 고난을 감수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나같이 심약한 사람은 쓰기 어려운 방법이다. 하지만 아내에게 많이 배웠다. 아내는 사람들과 갈등이 생길 때마다 정면 승부를 건다. 누가 자신을 건들면 가만 놔두지 않는다. 자신이 먼저 문제를 만들진 않지만, 누군가 도발해오면 반드시 응징한다. 상호주의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그래서인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는 편이다. 나는 그런 아내가 부럽다. 아니 무섭다. 무시한다 상대가 자극하려 할 때 무반응으로 대응하거나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하면 상대는 내게 영향을 끼칠 수 없다. 미국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프리먼은 어느 독일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내가 당신에게 ‘검둥이’라고 하면 어떻게 되죠?”라고 묻자 “아무런 일도요. 당신이 나를 그렇게 부른다면 잘못된 단어를 사용한 당신의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니까”라고 답했다. ‘검둥이’라는 말로 자극한 기자에게 어떤 식의 분노도 표출하지 않았고, 상처도 받지 않았다. 그저 막말한 기자만 우스워졌을 뿐. 누군가 내게 상처를 줬을 때 그 상처를 부여잡고 놓아주지 않으면 온전히 내 몫으로 남아 자신을 괴롭힐 것이다. 그러나 내가 상처받지 않는다면, 상대를 지그시 내려다보며 ‘그건 당신 생각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면, 그 상처는 고스란히 상대에게 돌아간다. ‘모든 칼은 양날이 있다. 한쪽 칼날로 남을 상하게 하는 자는, 다른 쪽 칼날로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빅토르 위고의 말도 있잖은가. 용서한다 상대가 아니라 나를 위해 너그럽게 감싸안는다. ‘너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 ‘의도하지 않은 실수였을 수도, 내가 너를 오해했을 수도 있을 거야…’. 감정이란 파도는 막을 수 없지만, 어느 파도에 몸을 맡길지는 내가 고르는 것 아니겠는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을 만나 하소연할 수도 있고, 믿을 만한 사람의 조언을 받거나, 전문의와 상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상처 준 사람이 이해되거나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도 된다. 상대방과 대화를 시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네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서 상처받았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게 아니라 이미 나는 너를 용서했다는 걸 선언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런 용서는 나를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다. 견뎌낸다 되받아치거나 무시하기도, 용서하기도 어렵다면 그저 견뎌내야 한다. 시간은 상처를 낫게 하는 최고의 처방전이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희미해지고 상처는 아문다. 결코 예외가 없다. ‘이 또한 지나가지 않는’ 일은 내게 없었다. 현재에 충실해보자. 미국의 작가 마리안 윌리엄슨은 “과거에 머물러서는 과거에 받은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 현재를 충만하게 살아야 비로소 과거를 치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내 영혼이 상처에 잠식당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언젠가 내가 어떤 일을 하다가 그 일로 인해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 일이 잘못됐다고, 하지 말라는 그 사람에게 보란 듯이 그 일에 집중했고,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그러면 됐다. 거리를 두는 것도 견디는 방법이다. 상대가 변화할 가망이 없고 내게 반복적으로 상처를 준다면 그와 감정적인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 철저히 무덤덤하게 지내는 것이다. 이마저도 힘들다면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손절’해야 한다. 내게 해로운 사람과의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야 할 이유나 의무가 내겐 없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한 상처받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상처가 나를 망치도록 내버려 두진 말자. 상처 주는 사람과 상처 난 마음을 안고 살아가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강원국 작가 2024.10.11 16:00
사회 조정목의 함께하는 세상(稅上) 이야기
[조정목의 함께하는 세상(稅上) 이야기](3)행정서비스 강화로 어려움 극복해야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월 당시 대우그룹 직원들이 본사 1층 로비에서 금모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얼마 전 코로나19를 심하게 않으면서 한 달 만에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습니다. 갑작스레 체중이 줄면서 움직일 힘조차 없어 자리를 펴고 누웠습니다. 열흘 이상을 그렇게 지내며 러시아 시인 푸시킨의 시를 읽었습니다. 예전처럼 잔잔히 가슴에 스며들었고 힘들었던 회복과정을 견디는 힘이 돼주었습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시련을 겪게 됩니다. 푸시킨은 이런 고난을 잘 헤쳐나가라고 격려하는 뜻으로 “시름의 날을 참고 견디면 멀지 않아서 기쁨의 날이 오리니”라고 노래했습니다. 그리고는 사려 깊게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마음은 미래에 살고”라며 일상의 고단함에 지친 우리의 심신을 따뜻하게 다독여주기까지 합니다. 외환위기와 성공 DNA 사무관 시절 본청에서 힘들게 일하면서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일선 세무서장으로 나가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침 시간과 주말을 활용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식단관리도 해 석 달 만에 몸무게를 10kg 줄였습니다. 5kg짜리 아령 두 개가 몸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체중을 줄여본 사람은 알겠지만 힘겨운 운동과 식단관리에 따르는 고통을 참아내고 적잖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을 이겨낸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힘들었던 기억이 별로 나지 않습니다. 당시에는 힘들고 어려웠겠지만 돌이켜보니 모든 것이 순간이었고, 그때가 그리워지기까지 합니다. 25년 전 우리는 아무런 대비도 없이 국가부도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1997년 상반기 동남아를 휩쓸던 외환위기의 회오리가 그해 11월, 우리나라에도 몰아쳤습니다. 미숙한 세계화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제환경 변화로 전조가 보였지만 사전에 대처하지 못해 앉아서 당하고 말았습니다. 외환위기가 현실이 되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방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가부도라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이후 우리가 알고 있는 IMF 사태를 겪으며 사회 전반에 엄청난 충격과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당시 세무서 사무실에서 우리 경제부총리와 IMF 협의단이 논의하던 장면을 TV 뉴스로 보았습니다. 주권을 침해하고 온 나라를 고통 속에 빠뜨릴 수 있는 IMF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황망한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순식간에 기업들이 부도로 쓰러지고 셀 수 없는 실업자가 생겼습니다. 국가가 침몰하고 있는데 손도 써볼 수 없는 절망감이 우리를 덮쳤습니다. 입사 2년차 신출내기 세무서 과장이었던 저도 납세자들의 하소연을 무기력하게 들어야만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은 전설처럼 느껴지는 ‘전 국민 금 모으기 운동’을 하며 외화부채를 갚아나갔습니다. 결혼 전이었던 저도 여섯 살짜리 조카의 돌반지를 가져갔던 기억이 납니다. 대한민국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 등으로 전 분야의 체질을 바꾸는 개선 작업을 추진했습니다. 이런 희생과 노력으로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IMF 구제금융에 수반한 온갖 제약조건을 극복해내고 더 도약하는 저력을 세계에 보여주고 우리에게 성공 DNA를 새기게 된 것입니다. 서로를 격려하며 시름의 날들을 잘 견뎌낸 결과입니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건물 외벽에 대형 태극기가 내걸려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2020년 초부터 시작한 코로나19로 세계는 지금도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IMF 사태보다 더 큰 위기가 닥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얼마나 지속될지, 눈앞의 시련을 어떻게 이겨나갈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사회 각 분야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 시름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잡아가야 할지 생각해봐도 답답하기만 합니다. 27년을 공무원으로 살아온 경험밖에 없어 결국 행정 분야로 눈길을 돌립니다. 미국 국세청 출입문 벽면에는 “우리의 사명은 미국 납세자들이 납세의무를 이해하고 이행하는 것을 도우며 세법을 모든 사람에게 성실하고 공정하게 집행함으로써 미국 납세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라는 글이 쓰여 있습니다. 우리 행정 집행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생각합니다. 침해행정의 대표적 기관으로 인식되는 국세청이 그 사명을 최고 서비스 제공이라고 공표한 것입니다. 미국 국세청 명칭도 ‘Internal Revenue Service’(IRS·인터널 레비뉴 서비스)입니다. 침해 아닌 서비스로 전환해야 행정은 서비스입니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현재보다 훨씬 수준 높고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민간의 자율성을 저해한다고 지적되는 수많은 사전규제는 실질적으로 철폐해야 합니다. 정부가 주도하던 생태계가 민간 주도로 형성돼 가는 것에 비례해 규제도 서비스로 전환해야 합니다(이 글을 쓰는 중에 ‘규제 완화가 이뤄지는 것보다 훨씬 많은 규제법안을 국회가 쏟아낸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습니다). 대표적인 침해행정인 경찰, 국세청에서도 더 많은 서비스가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생존 유지를 위한 행정을 제외한 모두가 지시·지도·처벌이 아닌 서비스로 전환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제언은 쉽게 할 수 있어도 실행은 어렵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좋은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해 뜨면 사라지는 새벽 안개 같은 전시성 구호보다 제도와 조직문화 개선을 먼저 이뤄야 합니다. 과거와 같은 국민의 희생과 노력보다 정치권과 고위공직자들의 인식 전환과 결단, 실행이 필요합니다. 산업화·민주화 세력은 계속된 정쟁 속에서도 우리나라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지금의 세대별·지역별·성별 다툼과 이견도 결국에는 용광로에서 녹아 성장과 변화의 동력으로 바뀌리라 믿습니다. 계속된 쟁의 속에서도 우리 경제를 함께 성장시켜온 노사관계의 질적 변화도 이뤄지리라 기대합니다. 연초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적인 소비자가전전시회 ‘CES 2023’에서 우리나라의 참여기업 수가 미국에 이어 2위였다고 합니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밝혀줄 기업들의 진취성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행정서비스는 이런 여러 사회 주체가 그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인프라입니다. 우리 모두가 시름의 날을 참고 견디며 멀지 않아 기쁨의 날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행정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잘 구축된 행정서비스 인프라와 민간분야의 역량을 합쳐 우리의 성공 DNA를 다시 한 번 아로새길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조정목 세무사·세무법인 광화문 대표 2023.01.27 14:42
문화/과학 시네프리뷰
[시네프리뷰]락다운 213주(Songbird)-절망을 극복하는 사랑이라는 희망영화적 설정은 다소 과장됐지만 팬데믹을 관통하며 기획하고 제작한 영화인 만큼 화면 속에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몸소 경험한 관객들에겐 단순한 픽션 이상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그린나래미디어㈜ 제목 락다운 213주(Songbird) 제작연도 2020 제작국 미국 상영시간 85분 장르 스릴러, 드라마 감독 아담 메이슨 출연 K.J 아파, 소피아 카슨, 데미 무어, 알렉산드라 다다리오, 리아 맥휴, 피터 스토메어 개봉 2022년 8월 31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가까운 미래, 인류는 코로나-23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초토화된다. 백신이나 어떠한 대책도 통하지 않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대규모 사망에 이르고, 기능을 상실한 정부는 최소한의 인력과 화기로 무자비한 무력통제를 감행한다. 생존자들 사이의 감염을 줄이기 위해 집 밖으로의 외출을 일절 허용하지 않은 채 철저히 통제하고, 감염자들은 일명 큐존(Q-Zone)이라 명명되는 대규모 격리시설로 옮겨져 고립 상태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 와중에도 선천적으로 면역력을 가지고 태어난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은 면역자임을 증명하는 팔찌를 차고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 황폐한 거리를 자전거로 오가며 택배 배달을 하는 니코(K.J 아파 분) 역시 면역자 중 한명이다. 그는 어서 돈을 모아 한 번도 대면한 적 없는 연인 새라(소피아 카슨 분)와 함께 감염 걱정이 없는 곳으로 떠날 계획이다. 아파트에 감염자가 발생하고 새라 역시 감염의 위기에 처한다. 니코는 새라를 탈출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계획을 단행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출생의 아담 메이슨 감독은 사이먼 보예스와 공동으로 연출한 <브로큰>(2006)으로 장편 데뷔했다. 각본가로서도 왕성히 활동하며 뮤직비디오와 TV드라마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후 극장판 영화로는 <악마의 의자>(2006), <피그>(2010), <행맨>(2015) 같은 중형급 공포영화를 꾸준히 연출해왔다. 코로나19를 소재로 제작한 영화 치명적 전염병으로 인해 몰락해가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 영화 <락다운 213주>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특이점은 이 작품이 실제 코로나19의 발생 이후 기획됐다는 사실이다. 홍보사는 ‘코로나19를 소재로 한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라고 당당하게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세를 떨치고 있을 즈음 원래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던 아담 메이슨 감독은 공동 각본가인 사이먼 보예스에게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고 흥미를 느꼈다. 두 사람은 바로 전염병과 봉쇄령(Lockdown)에 대한 다채로운 의견을 쏟아냈고, 하루 만에 10페이지 분량의 아이디어를 정리했다. 이들의 계획은 좀더 큰 규모의 영화로 확장됐고 결국 <아마겟돈>, <트랜스포머>로 유명한 할리우드 대표 흥행감독이자 프로듀서인 마이클 베이까지 제작자로 참여하게 됐다. 특히 코로나19로 봉쇄된 실제 LA 거리의 황량한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던 촬영 작업은 스태프들에게는 두려운 작업환경인 동시에 천운에 가까운 기회이기도 했다. 실제 바이러스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화 속 격리 설정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세트에서 촬영을 하고, 촬영이 끝나면 그 자리에 새로운 세트를 설치하는 식으로 동선을 최소화해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적절한 규모와 영민한 기획 영화적 설정은 다소 과장됐지만 팬데믹을 관통하며 기획하고 제작한 영화인 만큼 화면 속에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몸소 경험한 관객들에겐 단순한 픽션 이상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외형상 재난영화의 틀 안에서 핵심이 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다소 상투적이고 나태한 선택으로 보이기도 한다. 감독은 혼란스럽고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궁극의 힘이란 결국 그것(사랑)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더불어 현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기록하고 싶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다채로운 캐스팅은 의외의 재미를 제공한다. 톱스타는 아니지만 요즘 한참 주가가 오르고 있는 K.J 아파, 소피아 카슨, 알렉산드라 다다리오 같은 젊은 배우들의 전면배치는 제작 규모로 볼 때 효율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모처럼 출연해 무게감 있는 조연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 데미 무어와 피터 스토메어는 요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이터널스>에서 앙칼진 10대 슈퍼히어로인 스프라이트를 연기했던 리아 맥휴의 평범한 소녀 연기도 비중은 작지만 신선하게 다가온다. 필견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규모와 영민한 기획이 눈에 들어오는 알찬 영화다. 만질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 그린나래미디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만큼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좋은 소재가 있을까? <락다운 213주>에서도 감염을 우려해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도 대면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남녀의 모습은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코로나19 이전부터도 불치병이나 감염의 두려움은 애틋한 사랑을 부각시키는 데 유용한 도구였다. 1988년 국내에 개봉한 <크리스탈 하트>(1986)는 선천성면역결핍증으로 멸균 유리방 안에서 평생을 살아온 청년이 인기 여가수와 사랑에 빠지면서 파국적 열정에 뛰어든다는 내용의 스페인 영화다. 당시 실화를 소재로 했다고 알려졌는데, 알란 파커 감독의 걸작 뮤지컬 <페임>으로 유명해진 리 커레이가 주연을 맡고 영어대사로 만들어진 작품이라 지금까지도 미국영화로 기억하는 관객이 많다. 캐나다 태생 감독 스텔라 메기가 연출한 <에브리씽, 에브리씽>(2017)은 중증복합면역결핍증(SCID)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가 옆집에 이사 온 소년과 사랑에 빠지고 위험을 무릅쓴 여행길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다뤘다. <파이브 피트>(2019)의 남녀주인공은 같은 병을 가진 사람끼리 2m 이하로 접근해서도 접촉도 해선 안 되는 낭포성 섬유증(CF)을 앓고 있다. 설정만으로도 애잔하기 이를 데 없다. <버블 보이>(2001)는 전작들과 유사한 소재지만 엽기 코미디를 표방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세균에 치명적인 희귀병을 갖고 태어난 지미는 대형풍선 안에서 성장하지만, 흠모하던 옆집 소녀의 약혼 소식을 전해 듣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좌충우돌 모험을 떠난다. 지금은 연기파 중견 배우로 자리매김한 제이크 질렌할의 신인 시절,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2022.08.26 15:04
사회
‘기후미식’ 실천으로 ‘기후위기’ 극복한다ㆍ동물성 식품 줄이고 식물성 식품 늘려야 기상이변이 지구 곳곳을 할퀴고 있다. 우리가 폭우로 홍수 피해를 입는 동안 유럽과 미국은 가뭄으로 고통받았다. 강이 말라 독일에선 라인강을 이용한 물류 운송이 제한되고, 프랑스에선 원전 가동이 중단됐다. 노르웨이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수력발전소의 수위가 줄면서 가동률이 떨어졌다. 프랑스 지롱드 지방에선 가뭄 속에 산불까지 번져 인근 국가에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동아프리카 일대에선 40여년 만의 가뭄으로 농업과 목축이 큰 타격을 입었다. 내전 중인 에티오피아에선 가뭄에 이은 기근으로 반군이 휴전을 제의할 정도였다. Photo by Nadine Primeau on Unsplash 기후위기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각국이 탄소중립 목표를 밝히고,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과 운송수단의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책들이지만, 한번 방출되면 대기 중에 150년 이상 머무는 이산화탄소의 특성을 생각하면, 그 효과를 체감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 못지않게, 현재 대기 중에 있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두 방향 모두에서 효과적인 해결책을 우리 식탁에서 찾을 수 있다. 동물성 식품의 소비를 줄이고, 식물성 식단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음식으로 지구를 구한다 온실가스의 대표 3종은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이다. 이산화탄소가 전체 온실가스의 74.4%,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각각 17.3%와 6.2%를 차지한다. 양은 작지만 메탄의 지구온난화 효과는 이산화탄소의 34배로 강력하다. 대신 메탄의 대기 중 잔류시간은 12.4년으로 짧아 감축했을 때의 효과가 이산화탄소나 아산화질소(잔류시간 121년)보다 빠르게 나타난다. 아산화질소 역시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98배라 작은 양이라도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온실가스와 축산업은 관련이 깊다. 식량 생산 과정에서 전체 온실가스의 4분의 1이 나오는데 그 안에서도 축산업이 80%를 차지한다. 메탄은 소나 양, 염소 같은 반추 동물의 소화과정에서 나오는데 2살 이상 암컷 젖소의 경우 1년에 139㎏을 배출한다.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4.73t에 달한다. 2021년 현재 전 세계에서 사육되는 소는 10억마리다. 메탄은 가축분뇨 발효과정에서도 나온다. 한해 약 1140만t의 메탄이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산화질소는 가축분뇨를 처리할 때, 토양에 뿌린 축분 비료와 화학비료 등에서 나온다. 기후위기 시대에 축산업이 지금처럼 지속될 수 없다는 건 자명하다. 기후위기는 식량위기를 가져오는데, 축산업이 피해를 키울 수 있다. 곡식의 3분의 1을 가축사료로 쓰는데, 여러 저개발 국가는 사람이 먹을 곡식이 없어 기아에 허덕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곡물 가격이 높아진 지금, 축산업은 불평등 구조를 키운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식물성 식단은 기후위기 대응에 효과적인데 건강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흔히 서구식 식단으로 변하면서 한국인의 건강이 나빠졌다고 말하는데 동물성 단백질 소비가 서구식 식단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면에서 동물성 단백질에 집착하는 식습관을 버리고, 우리의 식단을 녹색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이런 주장을 구체적인 근거로 설득력 있게 소개하는 책이 최근 출간됐다.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인 이의철 작가(LG에너지솔루션 기술연구원 부속의원 원장)의 <기후미식>(위즈덤하우스)이다. <기후미식>은 ‘우리가 먹는 것이 지구의 미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기후미식(Klimagourmet)’을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음식,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염두에 둔 음식을 준비하고 접대하는 행동을 뜻한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 현재와 미래의 모든 인류에 대한 책임감 있는 음식 선택과 소비를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동물성 식단 줄여야 탄소 배출 줄인다 책은 기후변화가 가져올 보건·건강상의 위험을 먼저 짚는다. 기온상승은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만들어 상수원의 녹조현상을 심화시킨다. 최근 집중호우로 낙동강 보와 하굿둑을 개방했는데 여기 갇혀 있던 녹조가 바다로 유입되면서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이 폐쇄되기도 했다. 충북 옥천군 대청호도 녹조로 뒤덮였다. 녹조현상을 유발하는 남세균은 매우 강력한 간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비롯한 다양한 독성물질을 만들 수 있다. 녹조를 정화하려면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수백억원을 들여 설치한다고 해도 지금 같은 수준에서는 처리 한계 농도를 넘기 쉽다. 그래서 저자는 기후위기가 심화되면 식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이미 2022년 2월 녹조에 오염된 낙동강과 금강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한 논과 밭에서 재배한 쌀과 배추, 무에서 정자 수 감소와 난소 독성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녹조는 물론 바다에서 발생하는 데드존(물속 산소가 고갈된 지역)도 축산 분뇨와 관련이 깊다. 데드존을 일으키는 적조는 질소와 인이 과잉 유입되면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과잉증식해 발생한다. 증식된 식물성 플랑크톤이 분해되면서 바닷속 산소가 고갈돼 수많은 해양 생물이 죽게 된다. 한국은 서남해 중심으로 매년 적조 현상이 반복되는데 바다의 데드존을 줄이려면 육지의 사육 가축 수를 줄여야 한다. 표지 / 위즈덤하우스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탄소배출량 감소만이 아니라 흡수 역시 중요하다. 우리가 먹는 식단을 바꾸면 간단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육류와 어류 소비를 줄여 육지와 바다의 탄소흡수 능력을 보존하면 된다. 동물성 식품은 인류가 섭취하는 칼로리의 단 18%만 제공하지만 농지의 77%를 사용한다. 인간을 위한 식물성 작물 재배에 쓰는 농지 면적을 23%에서 28%로 늘리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모두 충당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농지의 72%를 숲으로 되돌릴 수 있게 되고, 그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 수 있다. 어류도 남획하지 않고 섭취를 줄여야 한다. 해양에 저장되는 탄소(블루카본)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성 플랑크톤과 해초가 흡수한 이산화탄소는 유기물로 변환돼 동물성 플랑크톤을 거쳐 먹이사슬을 따라 상위 동물의 양분으로 섭취된다. 이후 이들 동물의 사체와 배설물이 바다에 가라앉으면서 탄소가 퇴적된다. 이런 식으로 2011년 이후 10년간 바다가 흡수한 이산화탄소는 인간이 배출한 양의 26%에 달한다. 하지만 바다의 어류를 꺼내 육지에서 죽게 하면 결국 블루카본이 대기로 방출되게 된다. 바다 바닥을 긁는 저인망어업은 해저에 저장된 이산화탄소를 꺼내 바다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떨어뜨린다. 이의철 원장은 통화에서 “2022년 서울에서 사람들이 홍수로 익사하는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졌다. 유럽은 자동차 타이어가 녹아내릴 정도로 폭염을 겪고 있다. 누구도 예상 못 한 정도로 재앙의 강도가 커지고 있다. 문제를 조금이라도 완화하려면 탄소흡수를 증가하는 쪽의 논의가 중심이 돼야 하는데 굳이 탄소포집 같은 거창한 신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숲을 늘리고, 바다에 더 많은 생명이 살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멸종저항 영양학’이 필요하다 이 원장은 “생명을 위협하는 비만, 심뇌혈관질환, 암, 자가면역질환, 치매 등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이 동물성 단백질을 끊는 것”이라면서 “대기 중 온실가스 감소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동물성 식품을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제안한다. 인간을 빠르게 살찌우는 동물성 단백질이 좋은 단백질로 추앙받지만, 사실은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믿음이었다는 걸 보여준다. 동물성 단백질이 당뇨병, 심혈관질환 발생과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는 최근 20년간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20년 발표된 ‘로테르담 연구’는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먹을수록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로테르담 연구에선 동물성 단백질 섭취 증가로 사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미노산의 조성이 다른 식물성 단백질에선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콩류·견과류, 채소와 과일 등의 음식으로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할수록 사망위험이 감소했다. 한국인의 녹말 음식 섭취량이 줄고, 육류 소비가 늘어나는 동안 비만과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한 수십년간의 추세도 이를 뒷받침한다. 체중 감량을 위해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요즘의 다이어트는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성장기엔 고기와 우유를 먹어야 한다는 믿음이 크지만, 과속 성장은 암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초경 연령을 낮추면서 여성호르몬 노출 시기가 길어져 유방암을 비롯한 여성호르몬 관련 질환을 겪을 위험성도 커진다.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할 이유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례가 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선 ‘고기만이 고기를 만든다’는 믿음에서 고기 중심 정책을 펼쳤고, 덴마크는 오히려 동물성 단백질을 적게 섭취하고 통곡물 위주로 먹는 것이 최고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전쟁으로 국경이 봉쇄돼 식량위기가 커지는 속에서도 독일은 군인과 육체 노동자들에게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민간에 돌아갈 곡식을 사료로 사용했고, 그 결과 40만~70만명이 기아와 질병으로 숨졌다. 반면 통곡물 중심 정책을 편 덴마크에서는 1917~1918년 식량위기 상황임에도 사망률이 이전 17년간 평균보다 34%나 감소했고, 당뇨병은 아예 사라졌다. “제1차 세계대전 시기 독일과 덴마크의 경험은 식량위기 시기에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집착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내려놓지 못하면 수십,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기아로 목숨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기후위기로 인해 식량위기가 예상되는 지금 시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후미식은 ‘멸종저항 영양학’ 논의로 이어진다. “지금처럼 전체 농지의 77%를 인간이 아닌 가축을 위해 사용하고, 곡물 대부분을 인간이 아닌 가축에게 먹이는 관행을 정당화하는 영양학은 인류의 멸망을 촉진하는 영양학이 될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 식량위기 시대에 걸맞게 영양학도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영양학적으로 부족하지 않게 먹으면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식이 관행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영양학이 필요하다. 인류가 멸종으로부터 저항할 수 있도록 돕는 영양학, 우리는 이 영양학을 ‘멸종저항 영양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기후미식> 중) 기후악당에서 기후미식 선도국으로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는 2019년 8월 ‘기후변화와 토지’라는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전 세계 모든 인류가 고기, 생선, 달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고 식단을 순(純)식물성으로 바꾸면 2050년까지 매년 약 80억t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 배출한 전체 온실가스는 459억t인데 그중 17.4%를 순식물성 식단으로 바꿔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운송수단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16.2%다.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것보다 식단을 순식물성으로 바꾸는 효과가 크다. 특히 사는 곳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나는 곡물과 제철 과일, 채소를 최소한으로 조리해 먹는 순식물성 식단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미 일부 국가는 기후미식의 관점을 국가 식이지침과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네덜란드 영양센터는 2016년 육류 섭취를 일주일에 최대 2회 500g 미만으로 제한하는 식이지침을 발표했다. 붉은 육류는 일주일에 최대 300g으로 제한하고, 달걀은 일주일에 최대 3개 150g, 어류는 일주일에 1회 125g, 유제품은 하루 2~3회를 권고했다. 대신 견과류, 콩류 등 식물성 식품 위주로 단백질을 섭취할 것을 권했다. 네덜란드 교육부는 2018년 교육부 주관 모든 행사의 만찬에 채식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고기와 해산물은 요청 시에만 제공하기로 했다. 암스테르담시(市)도 똑같은 선언을 했다.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은 지난해 11월 열린 국회간담회에서 네덜란드 정부는 식물 단백질로의 전환을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주요 이행 방안의 하나로 꼽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낙농 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캐나다도 2019년 발표한 식이지침에서 인간의 식품 선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단백질 섭취를 식물성 위주로 할 것을 권했다. 포르투갈 의회는 2017년 국가의료기관, 요양시설, 초중등 교육기관, 대학교와 사회복지시설, 교도소 등의 구내식당에서 영양학적으로 잘 갖춰진 순식물성 식단을 제공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정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채식을 기본으로’ 운동이 활발하다. 행사에 제공하는 식사의 기본값을 순식물성으로 하면서 육류나 해산물 옵션을 제공하고, 뷔페 식사일 경우 순식물성 음식을 전면에 배치하고, 동물성 음식보다 3배 많이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된 음식물의 3분의 1이 버려진다. 버려진 음식물을 생산하는 데 중국 전체 면적 정도의 농지가 필요하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가 여기서 나온다. 채식을 기본으로 하면 음식 쓰레기가 줄어든다. 예를 들어 채식 김밥을 기본으로 하고, 추가로 돈을 내면 고기나 어묵, 달걀을 넣어주는 식이다. 각국에서 기후미식이 새로운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아직 한국은 잠잠하다. 한국은 2020년 12월 발표한 식이지침에서도 동물 단백질 섭취를 우선으로 권하고 있다. 동물 단백질을 섭취할 때 당뇨병 발병 위험성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처음 인용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긴 했다.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으로 조롱받는 한국으로선 더 분발해야 한다. 한국은 기후미식 국가로서의 잠재력이 크다. 김치와 나물, 쌈 문화를 가진 식물성 위주의 한식 전통에 상상력을 더하면 된다. 요즘처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을 잘 이용하면 ‘K자연식물식’으로 기후미식을 선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 이의철 원장은 “지난 7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한식 박람회가 열렸는데, 한 참가자가 비빔밥 재료만 조금씩 바꾸면 한 달 동안이라도 먹겠다고 말한 걸 들었다. 들어가는 재료만 조금 바꾸면 굉장히 다양한 비빔밥이 가능하다. 이미 채식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은 비트 김치나 양배추 김치, 브로콜리 김치 등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순식물성 김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미식을 실천하는 이들이 늘면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펴기도 쉽다. 탄소중립에 우호적인 정치적 지지 세력을 키우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이 원장은 “기후미식이나 채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굉장한 불편을 초래하는 정책도 기꺼이 환영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기업은 소비자, 정부는 국민의 눈치를 보는데 기후미식을 실천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정부나 기업도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시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2022.08.19 11:58
건강
생존율 10% 난소암 극복한 박지영…그는 어떻게 시니어모델이 되었나시니어 모델 박지영은 난소암을 극복하고 관리를 위해 시작한 복싱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으로 모델에 도전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케이플러스 제공 시니어 모델 박지영이 난소암을 극복하고 두 번째 인생을 설계해나가고 있는 사연을 밝혔다. 그의 스토리는 지난 14일 방송된 TV조선 <더 위대한 유산>에서도 주목했다. 생존율 10% 노화의 시계를 늦추고 죽음의 위기까지 넘긴 주인공으로 출연한 그는 51세에 모델로 데뷔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 10년 전, 난소암을 선고받고 복막과 림프절까지 암세포가 전이되어 큰 위기를 겪었던 박지영. 그는 성실한 치료를 바탕으로 3년 넘게 꾸준히 운동을 해오며 체력을 회복한 뒤,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박지영은 “처음 모델을 시작할 때는 자세와 걸음걸이를 바르게 해야 해서 힘들었지만, 점점 제 몸이 예뻐지는 게 보이고, 주변에서 멋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이 일에 푹 빠져 힘든 줄 모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꿈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시니어모델 박지영. 케이플러스 제공 최근 검진 결과 모든 수치가 정상이며 몸이 균형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그의 건강 관리 비결은 역시 운동에 있었다. 난소암을 앓고 난 뒤, 복싱으로 체력 관리를 시작한 박지영은 “복싱은 운동 효과도 크고 할수록 재미가 느껴지는 매력 있는 운동이라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땀에 푹 젖을 정도로 즐겨한다”라며 운동이 생활화되어있는 일상을 전했다. 난소암 극복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박지영. 그의 식탁에서도 그 노력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끼니마다 다양한 채소와 함께 오리고기를 자주 먹는다고 전한 그는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건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때부터 식습관을 바꿔나갔다. 식단을 바꾸면서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졌다”라며 올바른 식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위기를 극복하고 모델로 새로운 삶을 사는 케이플러스의 박지영은 ‘2023 KMA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성공적으로 인생 2막을 열고 있는 그는 런웨이, 광고, 매거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며 패션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유진 기자 2023.09.15 13:49
화제
‘남성도 양산 쓰는 이번 여름’…폭염 극복템, 1위는?피앰아이가 전국 만15세~69세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폭염 관련 기획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0.3%가 ‘작년에 비해 올해가 더 덥다’고 응답했다. 가을이 들어선다는 절기 입추가 지났지만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르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 감시를 시작한 5월 20일부터 이달 13일까지의 누적 온열질환자는 2190명, 추정 사망자는 29명이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잠시 더위가 꺾이는 듯했으나, 날이 점차 맑아지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대구와 대전에서는 유난히 더운 날씨로 도로 중앙분리대가 아스팔트의 열기를 이기지 못해 하단부가 녹아 쓰러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찜통더위가 기승인 요즘,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는 전국 만15세~69세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폭염 관련 기획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작년과 비교하여 체감되는 더위는 어떨까. 전체 응답자 중 80.3%가 ‘작년에 비해 올해가 더 덥다’고 응답했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그렇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으나, 60대 이상이 84.7%의 수치로 올해 폭염을 가장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을 극복하기 위한 물품 구입 행태도 주목할만하다. 선크림, 선풍기, 에어컨 등의 여름 필수템에 이어 양산이 5위를 차지했는데, 지난달 ‘G마켓’ 양산 판매 추이에 따르면 남성의 양산 구매 증가율은 12%로 5%인 여성을 앞질렀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남성들이 양산 쓰면 별로다’라는 인식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화된 지난달 25∼31일 양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7% 신장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또한 지난달 21∼31일 기준 양산 매출이 45% 늘었으며, 장마 종료 후 첫 주말·휴일인 28∼30일에는 60%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극한 폭염이 이어지는 올여름, 흉악범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무더운 날씨가 범죄의 촉매제 역할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조사 결과 10명 중 약 4명(37.2%)의 응답자가 최근 발생되고 있는 폭력적인 사건과 폭염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폭염과 정신건강’ 보고서에서도 “주변 온도가 섭씨 1~2도만 올라도 폭력 범죄가 3~5% 증가한다”면서 기후변화가 2090년까지 전 세계 모든 범죄율을 최대 5% 증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윤석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폭염은 건강, 농·축·수산업, 에너지, 교통 등 사회·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취약계층의 부담을 증가시킨다.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폭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에너지 가격, 생필품 수급, 건강 관리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윤 기자 2023.08.18 10:10
재테크
[임영서의 창업 백서] 창업! 나를 극복하고 타인을 편안하게 하는 것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곳은 양평읍내에서 30리 떨어진 깊은 산골이다.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나뉘어 있는데, 윗마을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길도 없이 개울가를 따라 다녔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다. 아버지는 우리 동네로 올라오는 길을 만들자고 마을 사람들에게 제안했다. 앞으로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차를 타고 올 수 있도록 길을 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시큰둥해했다. 아버지는 어느 여름날 쇠망치를 들고 나가 바위를 깨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쪼개진 돌조각에 다리를 크게 다쳤다. 어머니는 “왜 혼자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느냐”고 핀잔을 주었지만, 아버지는 “우리 동네에 반드시 자동차가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만들겠다”고 했다. “내가 길을 만들면 나뿐 아니하 주변사람들과 후손들도 편해질 수 있지 않겠냐”고도 했다. 아버지의 그 말씀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결국 아버지는 길을 완성했고, 현재 버스는 다닐 수 없지만 그래도 승용차 통행은 문제가 없다. 이 길을 다니며 ‘내 인생은 나 스스로 개척해야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과 비즈니스를 개척 할 수 있다. 누구도 우리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주지는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창업은 ‘인생 개척’이라고 할 수 있다. 창업을 동양적인 측면에서 해석하면 ‘克己安仁(극기안인)’이다. 극기라 함은 사리사욕의 주체인 자신을 극복하는 것이고, 안인이라 함은 타인에게 인을 베푸는 것이다. 실패하는 창업을 보면 자신을 너무 편안하게 한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타인을 편안하게 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성공으로 갈 확률이 높다. 자영업자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야 한다.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새로운 경영전략을 찾아야 하며, 한 걸음 빠른 마케팅 수단도 습득해야 한다. 고객에게 봉사한다는 마음도 반드시 필요하다. 실패하는 창업자들의 공통점은 사람·환경·운 등 별의별 탓을 다 댄다는 것이다. 반면 성공하는 창업자들은 자신을 극복하며 매일 하루같이 더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한다. 어떻게 하면 고객을 만족시킬까를 고민한다. 그들은 자신이 더 발전하기 위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한다. 창업에 성공하고 싶다면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누구도 성공의 길을 개척해 주지 않는다. 나는 사업을 하면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객 우선’이라는 철학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나만의 인생길을 개척할 수 있었다. 나는 미국의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가지 않은 길’이란 시를 좋아 한다.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지요. / 한 몸으로 두 길을 다 가볼 수 없었기에… / 그러다가 한 길을 택했지요. /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어요. / 그 길에는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의 발자취가 적었지요….” 창업자는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자기만의 길을 선택한다. 그 선택이 힘겨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 자신의 선택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경영자로 살아가는 나는 예전보다 더 풍족한 삶을 살고 있지만. 매일매일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픈 선택을 하고 백척간두 위에서 절체절명의 선택을 한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 선택한 삶이 행복하다. 왜냐하면 남들이 가보지 못한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임영서 대표는 누구? 임영서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장사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성장했다. 대학을 마치고 체계적인 장사를 배우고 싶어서 일본유학을 경험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지난 25년간 1세대 창업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서경대학교 프랜차이즈학과 겸임교수, 연세대 상남경영대학원 프랜차이즈 과정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기업과 500명 이상의 자영업자 창업 컨설팅, 1000회 이상 창업 강의, TV·라디오방송과 신문·잡지 등의 창업 칼럼니스트 활동 외에 다수의 창업 저서를 출간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죽이야기와 식품제조기업 ㈜대호가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임영서 #창업 백서 #죽이야기
죽이야기 대표() 2022.02.08 17:52
레저/여행
그랜드코리아레저, 코로나 극복 위한 비상경영대책회의 열어유태열 GKL 사장(가운데)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그랜드코리아레저는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본사 회의실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위기상황 극복과 경영안정화를 위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유태열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및 실·점장 등 최소 인원만 배석한 채 화상연결을 통해 진행됐다. GKL은 경영안정화 전략으로 재개장에 따른 방역 실행 계획, 종식 후의 종합계획, 매출 계획, 인력 운영 계획, 예산절감 방안 등을 수립하고 연말까지 총력을 다해 실행할 계획이다. 또 사업장 운영방안으로 △입장객 및 전 직원의 문체부 생활방역실천지침(카지노영업장) 준수 △교대시간 세분화 등 직원 간 접촉 최소화 △고객 레스토랑 한 방향 식사 운영 등의 시행을 통해 코로나19 예방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아울러 △공익지원금의 관광산업 우선 지원 검토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임직원의 대면·비대면 양방향 사회공헌활동 추진 △공공계약절차 완화 통한 협력업체 지원 △기존 대비 10% 선금 지급 상한율 확대 △하반기 예정 물품 상반기 조기발주 △동반성장협력펀드 지원 대상에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추가 등을 통해 관광업계 및 지역경제와 상생을 꾀할 계획이다. 이날 유태열 사장은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지만 GKL은 공기업으로서 전 임직원이 합심해 경영안정화뿐만 아니라 관광업계 및 지역경제와의 상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밝혔다.
엄민용 기자 2020.05.07 0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