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융시장 패닉에도 “상호관세 연기 없다”…‘막무가내’ 트럼프 행정부... 6일(현지시간) 언론과 연쇄 인터뷰를 통해 상호관세를 옹호하고 나섰다. 세계 각국의 반발과 금융시장 혼란을 야기한 상호관세에 대해 “무역질서 재편의 일환”이라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또한 물가...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2025.04.07 13:56
국제
금융시장 패닉에도 “상호관세 연기 없다”…‘막무가내’ 트럼프 행정부... 6일(현지시간) 언론과 연쇄 인터뷰를 통해 상호관세를 옹호하고 나섰다. 세계 각국의 반발과 금융시장 혼란을 야기한 상호관세에 대해 “무역질서 재편의 일환”이라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또한 물가...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2025.04.07 13:56
국제
“아시아 국가들 협상하고 싶어서 안달”…트럼프, 금융시장 패닉에도 관세를 ‘치료약’에 비유... 해결 없인 중국과 협상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상호관세로 인한 금융시장 패닉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관세 강경책을 거둬들일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2025.04.07 12:26
경제
‘관세발’ 무역전쟁 격랑에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상호관세 부과에 중국도 보복 관세로 맞서면서 무역전쟁의 우려가 커진 4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뉴욕증시는 2020년 3월 ‘팬데믹 쇼크’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내야 했고,...
배문규 기자 2025.04.05 10:24
경제
정치 불확실성 걷힌 금융시장 ‘안도’…환율 1430원대 하락·코스피 ‘선방’... 환율은 장중 1434.60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4일 파면 결정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헌법재판소의 주문 결정문이 파면으로 기울자 코스피 지수는 잠시 상승...
심윤지 기자 2025.04.05 03:00
생활
한은 ‘집값 오른다’ 美 관세정책 환율·금융시장까지 ‘변동성 크다’한국은행이 미국 관세정책 따라 환율·금융시장 변동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하는 등 가계부채 증가폭 확대 가능성도 주목했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채택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관련 설명회에서 “최근 일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다시 빠르게 상승하고 여타 지역으로 확산하는 움직임”이라며 “안정세를 보였던 가계부채 증가 폭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 주택가격·가계대출 전망 관련 질문에 “주택 거래와 가계부채 사이에 시차가 있기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전에 주택거래량이 증가한 부분은 3∼4월에 영향을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높은 불확실성 아래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충격이 발생한 경우 금융시장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 부문 부실이 늘어나면서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 비중이 큰 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보고서에서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과거 30일 기준)은 작년 12월 중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2월 이후에는 비상계엄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면서도 “하지만 과거 7일 기준 변동성의 경우 2월 말부터 미국의 정치·경제 이슈가 부각되며 다시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손재철 기자 2025.03.27 11:50
생활
‘계엄 사태’ 이후 금융시장, 한은 “성장률에 미칠 영향 제한적”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전 분기보다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2분기 역성장(-0.2%) 이후 한 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성장을 이끌던 수출마저 뒷걸음치면서 반등 폭이 한은의 8월 전망치(0.5%)나 시장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계엄 사태가 향후 성장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일단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잠정치)이 0.1%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앞서 분기 성장률은 2023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하다가, 1.3%에 이르는 1분기 성장률의 기저 효과 등 탓에 2분기에는 -0.2%까지 추락했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이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2%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건물 건설 중심으로 3.6%나 줄었다. 강창구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수출 감소 배경에 대해 “3분기 특히 비정보기술(IT) 제품 수출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자동차는 파업 등에, 화학제품은 중국 내 합성수지 수요 감소 등으로 줄어 성장률을 낮추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비상 계엄 선포·해제 사태 영향에 대헤서는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있어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다만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2024.12.05 15:35
생활
한은 “설 연휴 국제금융시장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영향 모니터링”한국은행이 대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이번 설 연휴에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28일 한은에 따르면 연휴 기간 중 본부 외자운용원과 주요 금융중심지 소재 국외사무소(뉴욕·런던·프랑크푸르트·도쿄)는 국제 금융시장, 한국 관련 지표 등을 24시간 점검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음달 3일 오전 8시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도 열어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한다. 이 회의에는 한은 통화정책국장, 국제국장, 금융시장국장, 공보관, 투자운용부장, 시장총괄팀장, 외환시장팀장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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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철기자 2022.01.28 11:15
생활
[속보] 홍남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대내외 리스크 중첩 결과”[속보] 홍남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대내외 리스크 중첩 결과”
온라인뉴스팀 2019.08.07 08:05
경제 표지 이야기
[특별기고]금융시장-연착륙 가능성 속 경기둔화 우려 커져2023년 국내 경기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GDP 성장률이 1.7%로 낮아지겠으나, 경제위기가 아닌 경기 사이클상 둔화 국면으로 평가된다. 실물경기는 상반기 위축되다 하반기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을 마치고 물을 마시고 있다. /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통화정책이 주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위험을 뒤늦게 인지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함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급속히 축소됐다. 실물경제에도 시차를 두고 부정적 영향(기업이익 감소)이 커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 결과 1980년대 초반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과 채권가격이 동반 급락했다. 미 달러화는 초강세를 나타냈다. 상당수 투자자가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약세장이었다. 권영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본부장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3고1저’(고물가·고금리·고환율·저주가)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무역적자 확대,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의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보였다.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국내 자금시장 경색은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콜 옵션) 번복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가세하면서 더욱 어려워졌다. 반도체 등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이익 기대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지수는 연초 이후 계속 낮아졌다. 지난해 11월에 들어서야 금융시장은 안정 기미를 찾았다. 정책당국이 5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회사채 금리 급등세가 멈췄다. 지난해 11월까지 4번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연준은 12월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포인트(상단 4.50%)로 속도를 늦췄다. 금융시장에서는 물가 우려보다 경기둔화 때문에 연준의 긴축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이를 반영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미 연준 속도 조절과 양극단의 전망 2023년 금융시장에서는 ‘3고1저’ 현상이 점차 진정되리라고 전망한다. 즉 물가안정 과정에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된 가운데 주가는 기업이익 감소 가능성이 상존해 반등 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국내 금융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통화정책을 살펴보면, 연준은 올해 상반기 5.00~5.25%포인트(현 상단 4.50%) 수준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멈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FOMC에서 연준은 2023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1.2→0.5%)를 낮췄지만, 물가상승률 예상치(3.1→3.5%)는 높이면서 점도표상 기준금리 고점을 4.75%에서 5.25%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 배경으로 연준이 매파적 발언을 지속하고 있지만,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물가안정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서비스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공급망 개선과 재고 부담으로 재화 가격이 하락하고 집세와 유가도 안정세를 보여 2023년 미국 물가상승률은 연준 전망치(3.5%)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다수의 투자은행(IB)은 미국 가계와 기업의 재무상황이 건실하기 때문에 2023년에 극심한 신용경색, 부도 급증, 대량 실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고, 연착륙 또는 완만한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 기조는 더욱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 경기둔화 우려 확산으로 양극단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일부 기관들은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리세션(경기침체)으로 국내 수출이 급감하고 주택시장 침체와 금리 급등이 가계부채 조정을 불러와 민간소비가 감소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비관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현재 3.25%인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2.00~2.50% 수준까지 인하되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로 다시 높아지면서 코스피도 2000선을 하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대다수 기관은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중반대로 둔화되는 연착륙을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성장세가 국가별로 차별화되면서 중국 경기 반등이 한국에 도움을 주고, 물가안정 이후 국내에서 내수와 부동산시장 부양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해 초 한두 차례 올린 후 하반기에 한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측한다. 원·달러 환율은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저점을 다지고 반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양측의 주장을 점검해보면, 올해 상반기에는 경기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GDP 성장률이 1%를 하회하는 경착륙 시나리오는 사실상 경제위기를 의미한다. 최근 물가여건 개선 흐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완화 움직임, 가계·기업부문의 재무건전성, 당국의 정책 여력에 비춰 극단적 비관론으로 평가된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연간 GDP 성장률이 1%를 하회한 경우는 2009년(0.8%), 2020년(-0.7%) 등 두 차례 위기에 불과했다. 현재 5% 수준인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 안정, 원·달러 환율 하락에 힘입어 여름에는 2%대까지 낮아져 가계의 실질소득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정책당국이 경기회복에 나설 수 있는 여건도 제공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는 동시다발적 침체보다 나라별로 성장률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빠르게 완화하고 있어 한국의 수출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도 미국처럼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전체 가계와 기업의 순자산이 크게 늘어나 금리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 2022년 9월 말 현재 가계와 기업(비금융법인)의 순금융자산은 각각 2592조원과 143조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수준(가계 2102조원·기업 40조원)을 크게 상회한다. 최근 회사채·기업어음(CP) 금리 하락 등 자금경색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데는 근본적으로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개선돼 취약차주(다중 채무자·영세 자영업자·한계기업·부동산 PF) 부실이 시스템 위기로 파급되지는 않으리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금리 인상 후 4분기 인하 전망 종합하면 2023년 국내 경기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GDP 성장률이 1.7%로 낮아지겠으나, 이는 경제위기로 진입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사이클상 둔화국면으로 평가된다. 실물경기는 상반기에 위축되다 하반기에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둔화에 힘입어 금융여건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즉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중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린 후 경기둔화에 대응해 4분기에는 3.25%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물가 하락, 통화 긴축 완화, 국채발행물량 조정, 경기둔화 우려 등을 반영해 3% 초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 증가와 글로벌 강달러 완화로 소폭 강세로 전환해 1200원대 안착이 점쳐진다. 특히 내년 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경우, 연간 50조~90조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와 시중 금리와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피는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 위험자산 투자심리 개선 등으로 반등하겠으나, 기업이익 하향조정으로 개선 폭이 제약될 전망이다.
권영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본부장 2023.01.06 14:18
경제 우리가 모르는 베트남
[우리가 모르는 베트남](5)한국 은행도 진출한 금융시장의 잠재성“1년 정기예금 이자 14%… 이자 소득 비과세.” 2011년 머나먼 남쪽 나라 베트남 은행의 높은 이율은 투자에 관심 많은 사람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당시 국내 시중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는 4%였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지점으로 베트남 정기예금 가입 문의가 쇄도했고, 베트남에 있던 필자에게도 많은 지인이 가입 문의를 해 상당히 곤혹스러웠다. 베트남 호찌민시 Mplaza 건물에 있는 한국 은행들 / 유영국 제공 당시 환차손, 각종 수수료, 한국으로 송금하기 위해서는 불법 환치기 외에는 방법이 없는 점 등을 설명하며 신중한 투자를 강조했다. 그런데 아직도 국내에서 베트남 정기예금 가입의 위험성을 알리는 기사를 보도하고 있으니, 여전히 국내 투자자들의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과한 듯하다. 이율 높은 정기예금 가입 투자 여행도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베트남을 찾는 개인 투자자가 뚝 끊겼지만, 코로나19 직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베트남 정기예금에 가입하려 투자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았다. 2018년에는 베트남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면서 부동산 투자나 이율 높은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투자 여행도 성행했다. 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증권회사를 통해 베트남 주식투자도 한창이다. 과거에는 법망을 피해 베트남 계좌에 투자할 방법이 많았지만 2019년 7월부터 외국인의 베트남 은행계좌 개설에 대한 법규가 마련돼 현지 거주증이나 6개월 이상의 비자가 없으면 예금 납부가 안 된다. 게다가 베트남도 경기 부양을 위해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했고, 2021년 1월 현재 은행별 정기예금 금리는 연 4.6~6.7%로 10년 전처럼 투자 욕구를 자극할 정도는 아니다. 가입한 정기예금이 만기가 돼도 본인이 직접 은행에 방문해야만 해지할 수 있는데, 투자 여행으로 베트남에서 정기예금에 가입했던 사람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베트남 입국이 안 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게다가 최근 원화 강세로 지난해 대비 7~9%가량 환차손이 발생했으니 실질적인 수익은 거의 없거나 마이너스일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이 해결돼 베트남에 들어올 수 있다 하더라도 한국으로 송금하려면 베트남에서 정당하게 돈을 벌어 입금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투자 신고 없이 베트남에 가지고 온 돈은 해외로 송금할 수 없다. 베트남 현지에서 달러로 환전해 나가려면 환전 수수료가 발생한다. 게다가 베트남 출국 시 가지고 나갈 수 있는 현금은 5000달러까지다. ‘설마 걸리겠어’ 하고 가지고 나가다가 돈을 모두 압수당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많은 이자를 바라고 한 일인데 뒷수습은 어렵다. 베트남에는 자산 기준 4대 은행으로 국영은행인 BIDV(베트남투자개발은행), Vietinbank(베트남산업은행), Agribank(농업은행), Vietcombank(베트남무역은행)가 있으며, 그 외 20여개의 민간 은행과 11개 외국계 은행이 있다. 베트남 외국계 은행 중에 단연 돋보이는 곳은 한국 신한은행이다. 1993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이래 2021년 1월까지 41개 영업점을 개설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중에서 영업점포 수, 취급금액, 고객수 모두 1위다. 2017년 법인 인가를 받은 우리은행은 1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20개 점포 개설을 목표로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9년 11월 1조원을 투자해 베트남투자개발은행의 지분 15%를 취득했다. 그 외 KB국민은행, 농협, 각 지방 은행들까지 한국의 어지간한 은행들은 모두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한국계 은행은 고맙다. 사업 진행에 필요한 복잡한 투자 절차나 간단한 법률 상담도 해주고 베트남에 시장조사를 하러 오는 기업들에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해외에서 한국인으로서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은 베트남밖에 없지 싶다. 일본 은행들 현지 은행 지분 확보 나서 일본계 은행 역시 베트남 금융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일본 미즈호 은행은 베트남무역은행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이며, 미쓰비시UFJ은행은 베트남산업은행 지분 20%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은행은 지분 상향 제한이 풀리면 지분을 50%까지 확보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렇다면, 다들 왜 이렇게 베트남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것일까? 인구 1억명에 가까운 베트남 금융시장의 어마어마한 잠재성 때문이다. 2019년 6월 베트남 파이낸스(Vietnam Finance)가 베트남 중앙은행 발표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4500만개의 베트남인 계좌가 개설돼 있으며, 이는 동일인의 중복된 계좌를 제외한 수치다. 9817여만명인 베트남 인구의 46%, 성인의 63%가 금융거래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2015년 대비 2배 성장한 것으로 베트남 사람의 금융거래 이용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 거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표현에도 역사적 배경이 있다. 1975년 미국과의 전쟁이 끝나고 베트남 정부는 화교를 축출하기 위해 2차례에 걸쳐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수많은 화교가 떠났고, 지금도 화교는 동남아 중 베트남에서만 영향력이 작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돈이 순식간에 휴짓조각이 된 것을 본 베트남 사람들은 그 트라우마로 금융거래를 꺼리게 됐다. 그 때문에 베트남 사람은 안정적인 미국 달러, 유료화와 같은 외화를 집 금고에 보관하는 것을 선호한다. 특히 보관이 용이하고 어디서나 자산가치를 인정받는 금을 선호한다. 베트남 경제가 지속적으로 고성장하고 2015년부터 미국 달러 대비 환율 변화도 연간 2~3%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베트남인 사이에서 금융거래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고 있다. 몇년 전 호찌민 인근 지방의 부호가 1톤 트럭에 현금을 한가득 싣고 신한은행에 예금하겠다고 한 일도 있다. 요즘 베트남 MZ세대는 일상적으로 모바일 전자지갑으로 밥을 먹고 택시를 타며 영화표를 예매한다. 하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먼 미래의 이야기였다. 앞으로 베트남의 발전은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유영국은 아모레퍼시픽과 NICE 그룹에서 근무하면서 베트남에서 10년째 화장품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MBC 라디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등에서 베트남 경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유영국 왜 베트남 시장인가의 저자 2021.01.08 15:40
사회 비상식의 사회
[비상식의 사회]우간다보다 못한 우리나라 금융시장재벌은 금융기관 가지고 일감 몰아주기 수단으로 사용하고, 금융감독기구는 국회가 만들어준 감독법규를 정면으로 어겨가면서 그 조항이 ‘개정’될 것을 상정해 감독권을 남용하고,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추구해도 되는 것일까? 필자가 ‘비상식의 사회’란의 집필자로 참여한 지도 제법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더 이상 기고를 하기 어렵게 되었다. 언론사가 새 필진을 섭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므로 대략 연말 정도까지만 이 난에 글을 쓰게 될 것 같다. 그동안의 연재를 마무리하는 심정으로 남은 기고문에서는 시의성을 약간 포기하더라도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보다 ‘근본적’인 주제를 건드리고자 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최치훈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7월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승인하기 위해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해 안건을 의결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김영민 기자 장면 1 최근 우리나라 경쟁력 지수가 발표되었다. 조사방법상의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그 추세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특히 금융시장에 대한 평가는 늘 인용되던 ‘우간다’보다 훨씬 못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개혁이라고 일을 벌이고 있는 임종룡호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일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런 평가에 상당히 공감하고 있다. 도대체 왜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우간다보다도 못하다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는 것일까? 장면 2 얼마 전 한화증권 사장에 대한 ‘예고된 경질’이 경제면을 장식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언필칭 언론에 떠돌고 있는 경질의 이유가 가관이다. 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건에 대해 ‘합병 반대’라는 진실을 얘기하면서 전체 주주들의 이익을 보살폈는가라는 점이 질책 사유로 알려지고 있다. 대주주인 한화그룹의 이익을 돌보지 않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바른 소리를 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언론에 떠도는 두 번째 이유는 점입가경이다. 총수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지 않고, 왜 정상적으로 회사 업무를 처리했는가가 질책 사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주주는 후임자를 공개적으로 ‘내정’하고 이제는 임시 주주총회까지 열려는 낌새다. 장면 3 최근 인터넷 은행에 대한 예비인가가 한창이다. 그런데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는 은행법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데, 산업자본들이 버젓이 은행업을 하겠다고 명함을 들이밀고 있다. 이것을 저지해야 할 감독기구인 금융위는 오히려 ‘혁신성’을 평가하겠다며 기존 은행의 신청은 사실상 봉쇄하고 은행법이 금지하는 산업자본의 은행 설립을 선도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들이 ‘컨소시엄’이라는 동일인 연합체에 대해 내렸던 유권해석도 뒤집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아직 개정되지도 않고 개정될 가능성도 없는 은행법의 금산분리 관련 조항이 개정될 것이라고 ‘간주’하고 일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다. 얼마 전에 대통령이 국회법의 일부 조항이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며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지금 금융위의 행태야말로 삼권분립을 맘대로 넘나드는 것이 아닌가. 장면 4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이 변칙에 변칙을 거듭하며 기형아 형태로 세상에 나올 기세다. 그런데 일반 독자들이 들어서는 쉽게 그 의미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이 ‘불가사의한 조직’의 탄생에 금융위 관련 부서가 목을 매고 있다. 이런 불가사의한 조직을 금융위가 밀어붙이는 표면적인 이유는 각 금융회사가 보유한 개인신용정보를 이제까지는 업권별로 해당 협회에 집중하여 관리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기세좋게 한 곳에 집중해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한 곳에 집중해서 관리하면 더 잘 관리될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그렇다면 조선왕조실록 등 중요한 역사적 자료를 전국의 4대 사고(史庫)에 분산해서 배치하고 보관했던 우리 선현들은 모두 멍청이가 된다. 그 중요한 실록을 한 곳에 집중해서 관리해야 경비병도 더 붙이고 담장도 더 높이 쌓을 수 있는데 이곳 저곳에 분산해 버렸으니 말이다. 금융위가 굳이 이 조직을 별도 기구화하려는 이유는 혹시 그것을 통해 자리를 못잡고 있는 현직 인공위성 공무원이나 공직자윤리법에 묶여 금융기관에 낙하산으로 갈 수 없는 퇴직자를 처리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 우리나라 경쟁력 지수 계속 하락세 필자는 이런 현실을 보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현실이 정말로 우간다보다 우수한 것인지 자신할 수 없다. 물론 우간다의 금융시장을 본 적이 없으므로 똑 부러지게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 우리 금융시장 돌아가는 모습이 비상식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경제학 교과서가 아무리 금융시장은 기업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의미있는 정보를 생산함으로써 경제 전반에 기여한다고 강조해도 그것은 우리나라 현실이 아니다. 감히 삼성의 의사결정에 찍자를 붙다니 이것은 천벌을 받을 노릇일 뿐이다. 회사법 교과서가 아무리 주식회사에서 이사의 충실의무가 중요하고, 이사는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해도 이것은 우리나라 현실이 아니다. 사내이사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사외이사조차 그저 몇백만원씩 거마비 받으면서 대주주의 눈치를 보는 비정규직 월급쟁이일 뿐이다. 헌법 교과서가 아무리 삼권분립을 통해 국회는 룰을 만들고, 행정부는 그 룰에 따라 국가의 업무를 집행한다고 설명해도 그것은 우리나라 현실이 아니다. 행정부는 국회가 룰을 통해 자신을 통제하려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고, 자신들이 룰의 변경을 예상해서 일을 처리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믿는 아전인수의 달인일 뿐이다. 화폐금융론 교과서가 아무리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위해 금융감독당국이 필요하다고 공적인 감독기구의 존재를 합리화해도 이것은 우리나라 현실이 아니다. ‘모피아’로 통칭되는 금융감독기구는 조직 확대와 이권 추구에 혈안이 된 조직 이기주의의 연합체에 다름 아니다. 사외이사는 대주주 눈치 보는 월급쟁이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 재벌은 금융기관 가지고 일감 몰아주기 수단으로 사용하고, 금융감독기구는 국회가 만들어준 감독법규를 정면으로 어겨가면서 그 조항이 ‘개정’될 것을 상정해 감독권을 남용하고,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추구해도 되는 것일까? 상식을 추구하고 진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하는 것이고, 비상식과 탈법을 추구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 사회가 정말로 오래 버틸 수 있는 것일까? 지금이라도 삼성의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 책임자를 문책 경질하고, 공정위가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에 대해 일제 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방향일까? 대주주의 이해관계 때문에 주주 전체의 이익을 돌보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증권회사 이사들을 충실의무 위반으로 소송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 국회가 만든 은행법을 위반해 가면서 헛일을 추진하는 금융위를 국회법 위반으로 문제삼는 것은 월권일까? 금융위의 집단이기주의 앞에서 국민의 사생활 보호라는 헌법적 권리를 홀랑 말아먹고는 ‘아 몰랑’ 하면서 변칙을 눈감아주고 사실상 맞장구를 쳐준 정무위 국회의원들을 선거로 심판하자는 것은 지나친 선동일까? 그 대답은 우리 사회가 해야 한다. 언론이 해야 하고, 학자가 해야 하고, 무엇보다 국민이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우리 금융시장이 절대로 선진국 금융시장이 될 수 없다. 역사책을 보면 실록은 원래 서울의 춘추관과 충주 사고 두 곳에만 보관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세종 때 이것으로는 불안하다고 하여 전주와 성주에 추가로 사고를 설치하여 4대 사고 체제로 운영했다고 한다. 이후 임진왜란이 났을 때 춘추관, 충주, 성주 사고가 모두 소실되었지만, 다행히 새로 만든 전주 사고가 화를 면해 실록이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4대 사고를 폐지하고 실록을 다 춘추관에 집중하고 있다. 정보를 더 잘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지하에서 세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2015.10.06 10:54
경제 영화 속 경제
[영화 속 경제]타짜2-신의 손…금융시장 원리와 똑같은 도박판“타짜는 말이야, 패를 읽는 게 아냐. 사람을 읽어야지.” 전국을 유랑하는 타짜 고광렬(유해진 분)이 ‘한수’를 배우기 위해 찾아온 대길(최승현 분)에게 밝힌 ‘타짜론’이다. 대길은 고광렬의 전 파트너였던 고니의 조카다. 강형철 감독의 은 8년 만에 나온 의 속편이다. 원작은 허영만 화백의 동명의 만화다. 총 4부로 돼 있는데 이 중 1부와 2부가 영화로 제작됐다. 대길도 삼촌을 닮아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이 있다. 도박판에 끼었다 하면 질 줄을 모른다. 폭력배와 몸싸움을 하다 쫓기는 신세가 된 대길은 강남 도박판에서 타짜로 데뷔하지만 곧 동료들에게 배신당하고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는다. 전국의 도박판을 전전하다가 만난 고광렬, 고향에서 짝사랑했던 허미나(신세경 분)와 함께 대길은 도박을 끊고 새로운 생활을 하려 하지만 조직폭력배들은 그를 그대로 두지 않는다. 살해당한 스승과 사랑하는 여인, 그리고 배신당한 자신을 위해 대길은 마지막 복수의 한판에 나선다. 타짜들은 도박판을 설계한다. 이른바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도박깨나 한다고 뛰어들어봤자 이길 수 있는 판이 아니다. 타짜들은 판을 키우기 위해 먼저 져준다. 옆에서는 계속 바람을 넣는다. 신이 난 상대는 점점 더 큰 판으로 끌려들어간다. 판돈이 산더미만큼 커졌을 때 타짜들은 계획한 대로 한두 판 만에 싹쓸이를 해버린다. 순식간에 돈을 잃은 상대는 이성을 잃고 추가 돈을 구한다. 기다렸다는 듯 ‘작은 마담’들이 돈을 꿔준다. 도박판에서는 이 돈을 ‘꽁지’라 부른다. 빌리는 꽁지의 양은 점점 커지고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두 손을 들게 되지만 이미 늦었다. 도박판에서 돈이 도는 시스템은 금융시장의 원리와 똑같다. 도박사(기업)들은 처음에는 자신의 돈(자본금)을 가지고 판(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다 돈이 부족해지면 은행(작은 마담)에서 대출(꽁지)을 받는다. 사채니 높은 대출이자가 붙을 것이다. 은행(작은 마담)은 외부에서 돈을 마련한다. 금융권일 수도 있고 사채업자일 수도 있다. 조달비용은 대출이자에 반영된다. 도박사들이 돈을 벌면 작은 마담에게 꽁지를 되갚는다. 작은 마담은 원금과 이자를 회수한 뒤 다른 도박사들에게 다시 돈을 빌려준다. 도박사가 끝내 돈을 잃는다면 그는 파산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 제도금융권에서 파산하면 담보로 맡긴 집 등 담보물을 압류당한다. 하지만 법적보호를 받지 못한 음성적인 도박판에서의 빚은 종종 인신매매나 장기매매로 이어진다. 도박판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관리하는 조폭은 금융당국을 닮았다. 꽁지를 빌려가는 사람이 많을수록 도박판이 커진다. 유동성이 많이 지원되면 경제규모가 커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꽁지의 공급은 도박판에서도 승수효과를 일으킨다. 승부가 바뀔 때마다 돈이 양쪽으로 오가면서 전체 거래 판돈은 커진다. 때때로 ‘10억대 도박단 검거’와 같은 보도가 나오는데 여기서 말하는 ‘10억’은 판돈이 아니라 그날 회전된 돈의 총액을 말한다. 전체 판돈이 2만원인데 5회 도박을 했다면 ‘10만원대 도박판’이 되는 셈이다. 도박사들은 도박을 하면서 라면을 먹거나 커피를 마신다. 혹은 줄담배를 핀다. 이들을 위해 심부름을 하는 서비스 업종도 생긴다. 도박판에서 부르는 ‘식모’다. 대길은 처음 식모를 하면서 주부도박사들에게서 귀여움을 받는다. 독점공급이니 수수료는 높다. 도박판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을수록 서비스 업종에 떨어지는 이득도 많다. 다만 도박은 돈의 유통일 뿐 생산을 하지 않는다는 데 한계가 있다. 제조업 없는 금융도시는 오래가지 못한다. ‘카지노믹스’의 한계다.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2014.12.02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