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씨 안희정 상대 2심도 일부 승소…“여전히 권력형 성폭력은 진행형, 연대를 표한다” [플랫]](https://img.khan.co.kr/news/2025/03/12/news-p.v1.20250312.2e3fc5546e8e4c20be1605c3550c9be8_P1.jpg)
사회 플랫
김지은씨 안희정 상대 2심도 일부 승소…“여전히 권력형 성폭력은 진행형, 연대를 표한다” [플랫]... 배상액은 다소 줄어 “여전히 권력형 성폭력은 진행형”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피해자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플랫팀 기자 2025.03.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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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씨 안희정 상대 2심도 일부 승소…“여전히 권력형 성폭력은 진행형, 연대를 표한다” [플랫]... 배상액은 다소 줄어 “여전히 권력형 성폭력은 진행형”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피해자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플랫팀 기자 2025.03.12 17:49
사회
‘안희정 성폭행 피해’ 김지은씨 손배소 2심도 일부 승소…법원 “8304만원 배상”...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청사를 빠져나가고있다. 이준헌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피해자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김정화 기자 2025.03.12 17:18
정치
[대선 토론]심상정 “정말 안희정 편이냐” 윤석열 “김지은씨 포함 모든분께 사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제가 얘기한 건 아니지만 하여튼 상처를 받으셨다면 김지은씨를 포함한 모든 분들께, 공인의 아내도 공적 위치에 있으니 제가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심상정 #윤석열 #안희정
박광연·탁지영 기자 2022.02.03 20:49
정치
심상정, 김지은씨 비공개로 만나···"김건희 '미투 폄훼' 발언 사과해야"... 성범죄 사건에 대해 국민들에게 그 본질을 왜곡하고 있으므로 사과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은씨도 “(김건희씨가) 여전히 사과해주시길 바라고 있다. 공적 위치에 계신 분들이 언행에 신중하면...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록
탁지영 기자 2022.01.21 17:44
연예 SNS는 지금
[SNS는 지금] ‘체크인 한양’ 김지은 “덕수로 6개월 동안 억수로 고생”김지은 SNS 캡처. 배우 김지은이 ‘체크인 한양’ 촬영장 비하인드 사진을 공개했다. 10일 김지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그동안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 지원 민진 도영이!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체크인한양 팀’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사진을 업로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지난 9일 종영한 채널A 토일드라마 ‘체크인 한양’에서 열연한 김지은의 촬영장에서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에는 “덕수로 6개월 동안 억수로 고생하셨습니둥”이라는 재치있는 촬영 종료 문구가 보여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김지은 SNS 캡처. 김지은 SNS 캡처. 사진 속 김지은은 극 중 덕수로 완벽 변신한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특히 촬영장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웃음꽃피는 밝은 분위기의 비하인드 컷들이 팬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았다. 김지은 SNS 캡처. 한편 김지은이 주연을 맡았던 체크인 한양은 신선한 설정과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9일 막을 내렸다.
강신우 온라인기자 2025.02.10 17:41
연예
‘체크인 한양’ 김지은 “첫 사극 경험 성장 밑거름”김지은. 채널A ‘체크인 한양’ 제공 배우 김지은이 ‘체크인 한양’에 대한 애정이 담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채널A 토일드라마 ‘체크인 한양’이 지난 9일 종영한 가운데, ‘홍덕수’ 역을 맡아 눈부신 호연을 펼친 김지은이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극 중 김지은은 여자라는 성별을 숨기고 조선 최대 여각 ‘용천루’에 입사한 ‘홍덕수’로 분했다. 통통 튀는 귀여운 면모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천방주(김의성)를 향한 복수를 이행하는 날카로운 모습까지 인물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또한 은호(배인혁), 준화(정건주), 수라(박재찬)와 함께 일명 ‘하오나 4인방’으로 불리면서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고 때로는 티격태격하는 찐친 케미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이 가운데 15-16회에서 덕수는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은호와의 사랑, 하오나 4인방과의 우정까지 지켜내며 해피엔딩을 맞이해 안방극장을 따듯함으로 물들였다. 김지은. 채널A ‘체크인 한양’ 제공 또 한번 새로운 도전을 완벽히 해낸 김지은은 소속사 나무엑터스를 통해 작품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저에게 ‘체크인 한양’은 첫 사극이자 처음으로 도전하는 캐릭터였기에 걱정도 많았고 아쉬움 또한 많았지만 ‘체크인 한양’의 값진 경험들이 저를 성장시키는 밑바탕이 되어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기로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더운 여름부터 추운 겨울까지 함께 촬영했던 ‘체크인 한양’팀 모두 어디서든 행복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체크인 한양’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함께 한 분들과 시청자들에게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전한 그는 “한평생 한 감정으로 살던 덕수에게 다시 살아갈 의미가 되고 위로가 되어준 친구들이 있었듯, 여러분들께 저희 드라마가 잠깐이나마 좋은 친구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깃든 마음을 전했다. 김지은. 채널A ‘체크인 한양’ 제공 ‘체크인 한양’을 통해 섬세한 감정선으로 캐릭터를 완성시키며 자신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한 김지은의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기대가 모인다.
양승남 기자 2025.02.10 08:09
연예
김지은 “‘체크인한양’ 종영, 좋은 친구로 기억됐으면”배우 배인혁, 김지은, 박재찬, 정건주(왼쪽 위 시계방향), 사진제공|채널A 종합편성채널 채널A ‘체크인 한양’ 주연인 김지은을 비롯해 배인혁, 정건주, 박재찬의 종영 소감이 9일 공개됐다. 먼저 왕의 아들 무영군으로서의 무게감, 초보 교육 사환의 허당미, 연모하는 여인을 향한 로맨스 연기까지 다채롭게 소화한 이은호 역의 배인혁은 “그동안 ‘체크인 한양’ 드라마를 많이 시청해주고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 또 그 안에서 ‘하오나 4인방’과 이은호를 좋아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며 용천루에 입성해, 과거의 진실을 캐내고 로맨스의 중심 서사도 이끌어간 홍덕수 역의 김지은은 “‘체크인 한양’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에게 정말 감사하다. 한평생 한 감정으로 살던 덕수에게 다시 살아갈 의미가 되고 위로가 되어준 친구들이 있었듯, 여러분들께 ‘체크인 한양’이 잠깐이나마 좋은 친구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며 애정 어린 인사를 남겼다. 밝고 능청스러운 도련님에서, 갖고 싶은 걸 갖지 못해 어둠에 잠식된 천준화의 캐릭터 변주를 완벽하게 소화한 정건주는 “6개월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촬영했던 ‘체크인 한양’이 드디어 끝이 났다. 드라마의 시작과 끝,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감사하게 느껴진다. 감독님과 작가님, 선후배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고생 많으셨다”고 6개월의 소회를 밝혔다. ‘체크인 한양’으로 첫 주연, 첫 사극이라는 도전을 훌륭하게 소화한 고수라 역의 박재찬은 “첫 주연에 사극인 작품이라 시작 전에는 걱정도 고민도 많았는데 함께 해준 선배들과 하오나 4인방, 제작진 덕분에 촬영이라는 걸 잊을 만큼 빠져들었고 즐거웠다”며 “특히나 나의 청춘에 하오나 4인방의 청춘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체크인 한양’은 돈만 내면 왕도 될 수 있는 조선 최대 여각 ‘용천루’, 그곳에 입사한 조선 꽃청춘들의 파란만장한 성장을 담은 청춘 로맨스 사극이다. 이날 마지막 방송이 밤 9시 10분에 나간다.
이다원 기자 2025.02.09 14:10
연예
‘체크인 한양’ 김지은, 장꾸美 가득한 비하인드 컷 공개채널A 배우 김지은의 매력 가득한 온앤오프가 포착됐다.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로 매 회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채널A 토일드라마 ‘체크인 한양’ (극본 박현진/연출 명현우/기획 채널A/제작 위매드, 아티스트스튜디오, 스토리네트웍스/공동 제작 투자 PONY CANYON)에서 ‘홍덕수’ 역을 맡은 배우 김지은의 비하인드 컷이 공개됐다. 김지은이 연기한 ‘홍덕수’는 ‘체크인 한양’에서 아버지를 죽인 범인 천방주(김의성)를 향한 복수를 이행하는 것은 물론 마음을 확인했던 이은호(배인혁)의 정체까지 알게 되며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이끌어가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풀리는 서사와 캐릭터의 다양한 면면을 깊이 있는 감정선으로 표현한 김지은은 흡인력 높은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채널A 공개된 비하인드 스틸 속 김지은은 슛이 들어가는 순간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캐릭터에 몰입되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김지은이 캐릭터에 완벽히 동화되었음을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촬영 쉬는 시간에는 쓰개치마 소품을 이용하여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하고 촬영장 세트 창문으로 장난기 넘치는 귀여운 모습 또한 보이고 있어 흐뭇한 웃음을 유발한다. 이와 같이 몰입도를 배가시키는 밀도 높은 연기에 반전 가득한 매력까지 선보인 김지은이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긴 ‘체크인 한양’에서 천방주를 향한 복수를 성공하고 이은호와의 사랑까지 쟁취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그가 보여줄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지은 주연의 채널A 토일드라마 ‘체크인 한양’은 오는 토, 일요일 밤 9시 10분에 방송된다. 채널A
손봉석 기자 2025.02.05 22:40
사회 배상훈 프로파일러의 범죄도시
[배상훈 프로파일러의 범죄도시](14)안희정의 ‘가해자다움’ 김지은의 ‘피해자다움’경악스러운 것은 이 사회의 다수 법률가들의 인식 즉 “김씨처럼 성인 여성이고, 사회적인 지위를 갖추고, 판단 능력이 있는 사람이 불일치하는 진술과 행동을 한다는 점은 피해자다운 태도가 아니다”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점이다. 민주주의 국가시스템이 운영하는 형사사법절차의 핵심 중 하나는 국가가 피해자를 대신해 가해자의 범죄사실을 입증하고 그에 적합한 처벌과 함께 피해 회복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피해자가 피해를 스스로 구제하려고 할 때 발생하는 공동체의 혼란을 방지하려는 것 외에 피해자가 가해자의 범죄를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서 ‘무기의 평등’을 이루기 위함이다. 그런데 살인 등 범죄에는 이 원칙의 적용에 사회적 불만이 비교적 적은 반면, 폭력이 본질이거나 핵심적으로 수반된 범죄의 경우에는 여러 문제점들이 노정돼 왔다. 특히 사회불평등지수가 높고, 성인지지수가 낮은 국가들에서 두드러진다. 성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8월 14일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이준헌 기자 안희정의 가해자다움 수사에 소홀 특정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은 둘 혹은 그 이상의 관련자 사이의 권력관계를 포함해 사건의 전후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사건 발생 전후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의 ‘시선의 이동 혹은 전환’ 같은 심리적이며 사회적인 맥락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폭력범죄가 발생하면 폭력관계를 둘러싼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권력관계에 섞이기 싫어서 방관하다가 그 중 약한 자를 공략하는 방식을 택한다. 성범죄는 ‘정조범죄’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폭력범죄다. 이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사실조차 부정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성범죄에는 (사회적·맥락적) 권력관계가 투영된다. 지나가는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는 성추행 범죄를 저지른 경우 그 자체로 무슨 권력관계냐고 하겠지만, 그 사건이 국가에 의해 처리되는 과정을 보면 권력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가해자는 “피해여성의 옷이 너무 야해서 그랬다”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는 등 범죄행위와는 무관한 발언을 늘어놓는다. 피해자는 자신이 당시 야한 옷을 입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어떤 옷을 입어야 성폭력 피해를 당하지 않고, 피해 발생 후에는 어떤 행동을 해야 피해자답다는 정의가 자리잡혀 있다. 이것은 권력관계다. 회사 사장이 갓 입사한 여직원에게 성적 욕구를 느껴서 접근한 경우 사장은 여러 수단을 통해 여직원을 회유한다. 월급, 보너스, 편한 보직 등등. 그러다가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는 자리 즉 회식 자리 혹은 1박2일 야유회 자리 등에서 성관계를 맺은 경우, 사장은 여직원이 더 많은 월급이나 편한 보직을 노리고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본질은 사장이 여직원에 대해 성적 욕구를 느껴서 실행한 것이 핵심이며, 그 실행의 수단으로 본인이 가진 권력이라는 힘을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보통 이런 사건은 일종의 ‘기브앤드테이크’로 처리되어 사장은 성적 만족을 가졌고 여직원은 사장이 던져준 권력의 일부를 누렸기에 범죄로 처리되지 않는다. 여성이 강간당한 다음날 그 여성은 피해자다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 24시간 울어야 하는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자해를 해야 하는가? 우리나라의 판사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강간 피해자들을 봐왔는지 의문이다. 또한 성범죄의 ‘암수범죄(편집자 주: 범죄가 실제 발생했으나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수사기관에 인지되어도 용의자 신원 미파악 등이 해결되지 않아 공식적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범죄)지수’는 10%인 점을 감안하면 진짜 강간당하고 유린을 당한 여성의 상당수는 애초에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피해자다움의 일반성 운운하는 말들 자체가 객관적이지 않다.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못함을 공격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는 1차 사건 다음날 안희정을 위해 식사를 주문했다. 예를 들면 안희정 밥에 침을 뱉어야 피해자다움인가. 식사를 주문한 행동은 결국 김씨가 강간을 당했지만 그것을 빌미로 무엇인가 얻어내려고 했기에 결과적으로 그 강간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귀결이 된다. 재판부는 피해자 비공개 심문에서 ‘정조’를 언급했다. 그 얘기의 내면에는 그 ‘정조’를 얼마에 팔았느냐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이 사회의 다수 법률가들도 이런 인식 즉 “김씨처럼 성인 여성이고, 사회적인 지위를 갖추고, 판단능력이 있는 사람이 불일치하는 진술과 행동을 한다는 점은 피해자다운 태도가 아니다”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점이다. 사회적으로 정의롭지 못한 국가에서 폭력범죄가 국가에 의해 처리되는 방식은 매우 권력적이어서 사회의 권력관계를 반영한다. 관련된 사람들이 법정에서 자신의 유리함을 스스로 입증할 때, 가해자는 자신의 범죄에 대한 변명보다는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못함을 공격하는 것이 유리하다. 안희정 성범죄사건 재판을 보면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왜 국가는 안희정의 가해자다움을 입증하지 않고 김지은의 피해자답지 않음을 입증하려 했을까? 법원의 논리는 단순한 것 같다. 안희정과 김지은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까 안희정의 거짓말을 입증하기 힘들기에 김지은의 거짓말을 입증하면 판단은 쉽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법원이 성범죄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즉 성범죄사건의 특수성, 즉 다른 물적 증거가 의미가 없고 오로지 당사자의 진술과 행동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특수성을 고려해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거나 구체적인지를 기준으로 신빙성 판단을 한다고 한다. 거기에 이번 사건 재판부는 피해자가 신빙성이 떨어지는 진술을 여러 차례 혹은 일부 하고 있는 것이 2차 피해로 인한 충격인지도 고민했으며, 혹여 피고인이 성적 길들이기를 한 것은 아닌지, 피해사실로 인해 무기력해지고 현실에 순응하게 되는 심리상태에 빠진 것은 아닌지도 역시 살펴봤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안이 형사법정으로 온 이상 헌법적·형사법적 원칙에 기초”해 사안을 심리해야 하기에 이 사건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핵심적인 전제가 이상하다. 법원이 핵심근거로 삼아야 하는 헌법적·형사법적 원칙은 우선 피해자가 제기한 공소사실에 대한 가해자의 주장에 대해 가해자를 먼저 수사해 그가 하는 진술이 객관적인 물적 증거와 부합하는지에 대해 판단을 했어야 했다. 만약 그런 판단이 어려울 경우 차선의 방법으로 즉 가해자의 거짓을 입증하기 어려울 경우 피해자의 거짓을 입증하여 역으로 가해자의 거짓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을 택했어야 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물론이고 검찰에서도 (일부이기는 하지만) 안희정의 범죄혐의 여부에 대해서 직접적인 수사를 게을리한 점이 보인다. 우선 안희정 스스로 성관계는 인정했고, 다만 그 성관계가 강압이 아니라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성관계를 할 당시 안희정이 김지은에 대해 가졌던 감정을 안희정에게 입증하도록 했어야 하지 않을까. 즉 안희정이 돈을 줄 테니 성관계를 하자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니 당시 김지은을 이성으로 느꼈다는 점을 안희정 스스로 입증하면 되는 것이다. 이게 가해자를 수사하는 방식이다. 사법부에 다시 묻고 싶다. 당신들이 판단해야 할 것은 안희정의 ‘가해자다움’인가, 김지은의 ‘피해자다움’인가.
배상훈 서울디지털대학 경찰학과장(프로파일러) 2018.08.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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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은ㆍ“심금 울리는 바이올린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리려 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은은 연평균 50회가 넘는 연주회 일정을 소화하는 연주자다. 악장을 맡고 있는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크고 작은 연주회와 실내악, 독주회 등 잠시도 쉬지 않고 무대에 오른다. 이렇듯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한 열정으로 가득한 그는 지난 연말, 기분 좋은 상을 받았다. 바로 ‘2010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수상자 후보로 올라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한 것. 가슴을 울리는 선율로 보다 많은 청중을 만나는 것이 연주자로서 그가 가진 계획이자 꿈이다. 연주자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 커져 “연습을 마치고 휴대전화를 켰는데, 문자 메시지가 한 통이 와 있었습니다. 전화를 해달라는 내용이었어요. 무심코 전화를 걸었는데 정말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죠. 순간 당황해서 아무 생각도 나질 않더라고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은(36)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작년 11월 19일에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주)여성신문사가 주최한 ‘2010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에서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은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여성들을 격려하는 상으로, 수상 부문은 ‘올해의 여성문화인상’과 ‘신진여성문화인상’으로 나뉜다. 2010년에는 예술감독 박칼린이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을 받았고, 김지은과 함께 싱어송라이터 시와, 미술기획자 유다희, 하피스트 곽정이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았다. “누구보다 가족이 정말 기뻐해주셨어요. 평소 저를 좋게 봐주신 분께서 주최 측에 추천을 해주셨다고 들었어요. 저는 아직도 그분이 누구신지 모른답니다(웃음). 올해가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 지 7년째 되는 해예요. 그동안 쉴 새 없이 연주회를 열었던 건 사실이에요. 2년째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악장을 맡고 있는데, 오케스트라 연주회 일정만 해도 연간 수십 회가 넘으니까요. 거기에 독주회와 협연, 실내악까지 합하면 정말 바쁜 연주자인 건 맞죠!” 그는 선화예중·고, 서울대 음대, 독일 쾰른 국립음대와 만하임 국립음대에서 바이올린으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또 현재는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활동하는 전문 연주자다. 지금까지 그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무대에 서왔기에 사람들 앞에 나서며 시선을 받는 일도, 또 무대에 오르는 일도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하지만 ‘신진여성문화인상’을 받던 시상식 날은 달랐다. “무대와 객석은 저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죠. 하지만 상을 받은 후 수상 소감을 말해야 했는데, 정말 그렇게 떨릴 수가 없더라고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요. 항상 바이올린을 들고 연주를 했을 뿐, 제 생각과 감정을 입으로 전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이어 그는 “학생 때 콩쿠르에 참가해 받는 상과는 의미가 다르다”라고 말한다. 열심히 과제를 연마해서 남들보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야 상을 주는 콩쿠르에서 수상한 것이 아니라, 음악가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부여받은 과제라는 것이다. “선배는 후배를 끌어주어야 하고, 자신이 실수한 것을 후배가 되풀이하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음악계에서는 이러한 선배의 역할이 더욱 절실한 것도 맞고요. 멋모르던 시절 참가했던 콩쿠르에서 수상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어요. 연주자로서의 책임감도 더 많이 갖게 됐고요.” 보다 많은 무대 만들 것 “올해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창립 20주년을 맞아요. 우리나라에서 민간 연주 단체로 20년간 활동한 단체는 찾아보기 힘들죠. 그런 의미에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활동해온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의미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 봅니다. 따뜻한 사람들이 모인 오케스트라예요. 단장님부터 단원들 한 명 한 명까지….” 음악은 연주하는 사람의 모든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작업이라고 김지은은 설명한다. 차가운 마음이 지배적인 사람의 음악과 따뜻한 마음이 풍부한 연주자의 음악은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그가 악장으로 몸담고 있는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도 따뜻한 음악을 들려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케스트라는 우리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지요.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이 각자 다른 악기를 한 자리에서 연주하고, 또 재미있게도 그 소리가 어울리게 되는 이치죠. 그 과정에서 악장이 하는 일은 생각보다 범위가 큽니다. 재판을 예로 들면 판사의 역할을 해야 할 때도 있어요. 단원들의 개인적인 어려움부터 시작해 의견이 다른 두 곳을 조율해야 하고요. 싫은 소리를 많이 해야 하고 냉정해져야 할 때도 많아요.” 오케스트라의 음악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대 위에는 수십 가지의 악기가 있지만 계속 연주하는 악기와 단 한 차례 연주하는 악기도 있다. 역할의 비중을 따진다면 불평은 끝도 없을 것이다. 열 손가락을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그는 진심으로 단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한다. “벌써 서른여섯이 되었고, 다섯 살 난 아들도 두고 있어요. 바이올린을 공부한 지 30년이 다 되어가지만 진실로 바이올린을 알았다고 느낀 것은 독일에서 박사 과정을 마칠 즈음이에요. 독일 유학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어요. 매일 울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유럽의 아름다운 성에서 연주도 하는 행운도 누렸지요” 그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할 무렵 얼떨결에 독일 유학을 준비하게 됐다. 연고도 없던 터라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며 손사래를 친다.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연습해야 했는데, 이웃들의 반대로 연습할 수 없게 되자 공원이든 들판이든 연습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큰 웃음을 터트리며 그는 창고에서 연습했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마침 어느 건물 지하 창고가 비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연습할 공간이 절실했던 터라 건물 경비원에게 사정사정해서 창고 열쇠를 받아서 들어갔어요. 그러나 정말 기절할 뻔했어요. 회색빛 달걀판이 천장과 온 벽에 붙어 있고, 기괴한 그림이 곳곳에 그려져 있었거든요. 유럽 사이비 종교인들이 쓰던 공간이었던 거예요! 도망치고 싶었지만 죽을 각오로 연습을 했어요. 덕분에 독일 생활이 시작된 거죠.” 그는 석사 과정 입학을 위해 쾰른과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에 응시했는데, 프라이부르크 입학시험에서 유례 없는 만점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기념으로 그 합격통지서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쾰른행을 선택한 그는 “그때는 후회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니 잘한 일 같다”라며 웃었다. “그동안 벌레가 허물을 벗듯 저도 연주자로서 허물을 벗어온 것 같아요. 끊임없이 연구하고 터득한 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또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무대에 서고 싶어요.” <■글 / 정은주(객원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2011.02.28 15:55
연예
더 행복한 2010년 만들기! 아나운서 김지은의 12가지 제안행복해지기로 마음먹은 새해, 일 년의 여정 중 어디까지 왔을까? MBC 아나운서 김지은이 뉴욕 유학생활 중 엮은 책 「나를 더 사랑하는 법」(앨리스)을 통해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을 찾아가는 12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어렵지 않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조곤조곤 나지막한 목소리로 행복을 부르는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보자. Mission 1 휴대폰에 늘 간직하고 있는 문자 메시지나 사진에 대해 이야기해보기 오랫동안 지우지 못하고 휴대폰 저장함에 간직하고 있는 문자 메시지나 사진, 누구나 한두 개쯤은 있을 거예요. 소중한 사람의 고백이 담긴 메시지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잠든 모습일 수도 있죠. 실수로 저장함에 옮겨진 문자 메시지도 좋아요. 오늘은 나의 휴대폰에 간직된 기억들을 한 번 들여다보세요. 몸잘채겨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볼 수 없는 아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어요. 몸과 마음이 모두 쇠약해져 있을 때였지요. 아직 어려서 문자 보내는 게 서툰 아들이 보내준 답장에 눈물을 닦고 일어날 수 있었어요. Mission 2 요즘 빠져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기 최근 가장 열심히 하는 일은 뭔가요? 새해도 밝았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들이 많을 거예요. 운동, 게임, 여행, 산책, 글쓰기 등 요즘 빠져 있는 것에 대해 얘기해보세요. 탱고 배우기 언젠가 일주일에 사나흘씩 밤을 새며 공부하다가 심한 몸살에 걸린 적이 있어요. 머리만 너무 과도하게 쓰다 보니 ‘나’를 담고 있는 ‘몸’에 소홀했구나 싶었지요. ‘내 몸을 아끼며 나이 들어서도 나를 우아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지 찾다가 탱고를 떠올렸어요. 실제로 탱고를 배워보니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슬픔도, 기쁨도 모두 하나로 녹여주는 매력이 있었답니다. 저는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멋지게 탱고를 추고 싶어요. Mission 3 공공장소에 응원의 말을 담은 게시물 붙여보기 길을 걷다 보면 수많은 표지판을 보게 됩니다. 수없이 마주치는 표지판들이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걸어준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사람들을 응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만들어 주차장이나 사무실, 창가, 나무, 약수터 등 누구나 볼 수 있는 장소에 붙여보세요. 괜찮아 뉴욕 유학 시절, 뉴욕공립도서관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1년 반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이에요. 언젠가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마지막 인쇄를 남겨두고 있는데 경비원이 와서 문 닫을 시간이 되었으니 당장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3분만 기다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꿈쩍도 안 하더군요.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힘에 밀려 쫓겨난 적이 있었어요. 도서관을 나서자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우산은 없고, 그저 내리는 비를 한없이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누군가 나를 다독이며 ‘괜찮아’라고 해주었더라면 마음이 풀어졌을 텐데. 그래서 이곳을 찾거나 지나가는 한국 사람들이 혹시라도 그때의 나처럼 절박한 심정이라면 ‘괜찮아’라는 말을 보고 위안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요. Mission 4 늘 다니는 나만의 길 되짚어보기 회사 가는 길, 학교 가는 길, 집에 가는 길, 동네 산책길…. 매일 일상적으로 오가는 길을 떠올려보세요. 새로울 것 없는 똑같은 길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제껏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나만의 비밀 장소, 나만의 길을 되짚어보세요. 길 위에서 만난 그녀의 집 뉴욕을 찾은 관광객들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자유의 여신상을 이야기하지요. 하지만 유학생활을 하고 있던 저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어요. 언제나 바쁘게 집과 도서관을 오간 저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코앞에 있어도 올라갈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 바쁜 와중에도 꼭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집이 있으니 바로 뉴욕 공립 도서관 본관 바로 앞에 있는 노숙자의 집이랍니다. 노숙자는 집이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인데 노숙자의 집이라니, 이상하지요? 낮에는 종이상자였다가 밤이 되면 집이 되는 그 작은 공간을 보고 ‘아직 나는 가진 것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뉴욕 최고의 번화가 안쪽, 초고층 빌딩 사이에 있는 가장 낮은 집. 언제나 지었다 부수기를 반복하는 그녀의 집은 뉴욕의 또 다른 얼굴이지요. Mission 5 소중한 사람에게 만들어주었던 도시락, 잊을 수 없는 도시락 떠올려보기 가족이나 친구 등 소중한 사람에게 직접 요리를 해주거나 도시락을 만들어준 적이 있나요? 혹은 잊을 수 없는 도시락을 받은 적이 있다면 그때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려보세요. 도시락을 만들며 먹을 사람을 생각했던 마음, 도시락을 먹으며 느꼈던 만든 사람의 마음이 떠오를 거예요. 누군가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예행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부모님께 차려 드리고 싶은 밥상 대학 입시를 마치고 어머니께 딸이 대학에 들어가니 뭐가 제일 좋은지 여쭤본 적이 있어요. “응, 도시락 안 싸는 게 정말 좋아!” 진심으로 좋아하며 대답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매일 동생 것까지 도시락 두 개를 싸야 했던 어머니가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해가 가지만 그때는 제비 새끼처럼 입만 벌렸지요. 그래서 어머니가 늘 차려주셨던 밥상을 따라 해봤어요. 메뉴는 따끈한 밥, 된장찌개, 달걀말이, 호박전, 갈비구이예요. 밥상을 차리며, 먹을 때는 간단해 보였던 음식들이 사실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이 들어가는지 새삼 깨달았지요. 지금은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살고 있어서 두 분 사진을 앞에 두고 밥상을 차려봤어요. 부모님의 반응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어요. 분명 말씀은 안 하셔도 속으로는 정말 기뻐하실 거라는걸. Mission 6 낯선 사람과 사진 찍어보고 이야기해보기 주변 사람에게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이가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기란 쉽지 않지요. 수줍음이 많아 고민이라면 올해 이 미션에 도전해보세요. 처음은 힘들지만 자신 안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처음 만난 사람, 낯선 사람과 손을 잡고 사진을 찍어보세요. 힘들다면 평소 서먹했던 사람에게 시도해보는 것도 좋아요. 낯선 사람과 손을 잡는다는 것 낯선 사람과 손을 잡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지요. 하지만 용기를 내서 말을 걸고 허락을 받아내는 것도 잠시, 일단 손을 잡게 되면 사람들은 서로에게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게 되지요. 이렇게 짧은 만남도 인연이 되어 적어도 인사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하더군요. 저는 동네 아파트에서 25년째 도어맨으로 일하고 있는 존과 손을 잡아보았어요. 자주 보기만 하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별로 없는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할 수 있었지요. 존에게 도어맨으로서의 철학을 물었더니 “모든 것을 알지만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라는 명쾌한 답을 주더군요. Mission 7 일상의 작은 변화를 주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비교해보기 거창한 변화가 아니어도 좋아요. 청소하기 전과 후의 내 방, 미용실에 다녀오기 전과 후의 내 모습 등 작은 변화가 주는 기쁨과 놀라움을 만끽해보세요. 우울할 때는 주변을 정리해봅시다!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은 제 책상입니다. 워낙 정리정돈을 못하기도 하고 처음 유학 와서 경비를 줄이겠다고 서랍이 없는 싼 책상을 샀더니 결국 모든 잡동사니들이 책상 위로 출동하게 됐지요. 청소를 하느라고 했는데도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한결 책상이 넓어진 것 같네요. 마음먹고 정리하고 나니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우울할 땐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주변을 정리해봅시다! Mission 8 좋아하는 예술작품 따라 해보기 한 번쯤 되고 싶고, 그렇게 살아보고 싶은 예술 작품 속의 주인공이 있나요? 혹은 내 방식대로 따라 해보거나 재해석하고 싶은 그림이 있는지요? 그럼, 과감하게 따라 해보세요. 그렇게 되건, 되지 않건 결과는 분명 즐거울 거예요. 프리다 칼로와 진주 귀고리 소녀가 되다 금박종이로 액자를 만들고, 꽃으로 멕시코 국기를 표현한 후, 눈썹 사이를 까만 연필로 이어 프리다 칼로를 재현해보았어요. 똑같이 따라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표현하면 ‘프리다 칼로’처럼 보일지 고민한 후의 모습이에요. 베르메르의 유명한 작품 ‘진주 귀고리 소녀’를 따라 해보면서, 진주 대신 화투 귀고리를 달아봤어요. 귀고리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38광땡’ 화투로 만들어봤답니다. Mission 9 중요한 날 입었던 옷 떠올려보기 면접 보던 날, 연인과 처음 만난 날, 첫 소개팅 한 날, 졸업식 등 중요한 날의 기억을 떠올려보고 그날 입었던 옷차림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옷장을 열어 그 옷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날 거예요. 짝사랑했던 그 사람을 만난 날 스무 살 때 독일에서 짝사랑했던 그 사람을 20년 만에, 그것도 그 사람과 전혀 관련이 없을 줄 알았던 마이애미 아트 페어의 한 부스에서 만났을 때 입었던 옷이에요. 옷감이 얇아 배가 나와 보일까봐 얘기하는 내내 힘을 주고 있느라 잘 웃지도 못했던 기억이 나요. 그는 아트 딜러가 되어 있었답니다(세상에!). Mission 10 어제의 나, 버리고 싶은 습관에 작별 인사하기 올 한 해에는 가지고 싶은 것도 많지만 버리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원한다면 과거의 나, 고치고 싶은 습관과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해보세요. 아직도 벼락치기, 초치기로 일관하는 나 부담을 느껴야 글이 나온다며 마감을 꼭 넘기고서야 글을 완성하는 나, 책상 정리 안 하는 나, 이메일에 제때 답하지 않는 나, 쓰지도, 보지도 않는 물건들을 이고 다니는 나, 게을러지는 자신을 나이 탓하며 정당화하려는 나, 이혼했다는 것 때문에 주눅 들어 있는 나, 쓰지도 않는 필기도구에 욕심부리는 나, 좋은 아나운서가 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에 떠는 나, 내 인생에 사랑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지레짐작 하는 나, 괜히 우울해지고 싶어 비가 오기를 기다리는 나, 모두 안녕. Mission 11 세상을 떠날 때 남기고 싶은 사진이나 말 생각해보기 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나요? 영정사진을 미리 골라보거나 묘비에 남기고 싶은 말을 생각해 보세요. 오늘 하루가 더욱 소중해질 거예요. 세상을 떠날 때는 나비처럼 가볍게! 저는 스무 살의 제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쓰고 싶어요. 마음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했지만, 세상을 향해 무한한 긍정의 미소를 보낼 수 있었던 시절이었거든요. 나이가 들면서 겉모습이든, 내면이든 어쩔 수 없이 장식이 늘어난 것 같아요. 세상을 떠날 때는 모든 걸 버리고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가고 싶어요. 비록 볼품없더라도 무거운 치장은 다 벗어놓고,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긍정하고 떠나고 싶어요. 그리고 제 장례식장에서는 사람들이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사진을 보며 저와 나눈 추억을 주고받으며 크게, 소리 내서 웃어주었으면 좋겠어요. Mission 12 오늘 하루 고생한 나의 몸과 옛 상처에 말 걸어보기 사고 없이 하루를 보내고 편안한 잠을 청할 수 있는 것도 큰 행복이에요.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을 이루니까요. 오늘 하루, 고생하고 애쓴 나의 몸에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를 해주세요. 조금씩 치유되어가는 옛 상처에도 관심을 보여주세요. 못생겨도 고마운 두 손 평소에는 빛이 잘 안 드는 제 스튜디오에 오늘따라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어요. 태양 실조로 시름시름하던 두 번의 겨울이 스쳐가더군요. 광합성을 하며 한글 자판이 없는 키보드로 오늘 꼭 써야 했던 분량의 글을 완성한 제 두 손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못생기고, 부어 있어도 글을 쓸 때면 한없이 당당해지는 두 손. 너무 무리해서 손목터널증후군까지 왔는데도 이렇게 참고 글을 써준 두 손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글을 쓸 때만큼은 손도, 저도 참 행복하답니다. ■기획&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 제공 / 앨리스 ■참고 서적 / 「나를 더 사랑하는 법」(앨리스)
2010.02.19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