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명 결선, 탄핵 반대파에 유리한 꼼수”…국민의힘 새 경선룰 검토에 내부 시끌경선 선관위 첫 회의…14·15일 후보 등록, 내달 3일 선출 국민의힘이 오는 14~15일 대선 후보 등록을 받고, 다음달 3일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당이 본경선 후보를 2021년 대선(4명)...
6·3 조기 대선
조미덥 기자 2025.04.09 20:42
정치
“2명 결선, 탄핵 반대파에 유리한 꼼수”…국민의힘 새 경선룰 검토에 내부 시끌경선 선관위 첫 회의…14·15일 후보 등록, 내달 3일 선출 국민의힘이 오는 14~15일 대선 후보 등록을 받고, 다음달 3일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당이 본경선 후보를 2021년 대선(4명)...
6·3 조기 대선
조미덥 기자 2025.04.09 20:42
정치
이재명 “한덕수, 꼼수에 몰두하기보다 국민 삶에 관심 갖길”... 9일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 “사적 이익을 위한 꼼수에 몰두하기보다는 우리 국민의 삶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대표직...
윤석열 내란 재판
박하얀 기자, 이유진 기자 2025.04.09 10:37
사회
의대생 ‘막판 복귀’ 이어져...대학들 “수업 거부 ‘꼼수’ 엄정 대응”의과대학들의 등록 마감 기한이 지나며 복귀 의대생 규모가 파악되고 있는 지난 24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강의실 의자에 가운이 걸려있다. 정효진 기자 교육부가...
김송이 기자 2025.03.30 17:03
국제
미얀마 군정, 12월 총선 공식화…민주 진영 “군부통치 연장 위한 꼼수”... 해산됐다. 민주 진영은 군정 주도의 선거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들은 군정의 총선은 군부 통치를 정당화하고 장기화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해 왔다. ...
선명수 기자 2025.03.28 14:44
야구
양키스 3연전 15홈런 비결은 ‘토피도’ 배트…진화인가 꼼수인가뉴욕 양키스의 재즈 치솔름 주니어가 지난 3월 3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MLB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들고 있는 배트가 ‘토피도’ 배트다. AP 어뢰(torpedo)처럼 생긴 ‘토피도’라는 야구 배트가 미국프로야구에서 논란이 될 조짐이다. 기존 배트보다 앞이 얇고 중심부가 두툼한 구조로 돼 있는데 반반력이 탁월하다. 타자마다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됐다. 배트의 가장 두꺼운 부위(배럴)를 개인 맞춤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개인별로 ‘스위트 스팟’에 맞춘 게 특징이다. CNN은 “배트 끝의 무게를 줄이고, 손잡이 근처나 스위트 스팟 쪽에 더 많은 질량을 배치해 타격 시 컨트롤이 쉽고, 스윙이 가볍게 느껴진다”며 “스위트 스팟이 넓어져 실수해도 강한 타구를 만들어 홈런 확률을 끌어올리고 타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 양키스는 이번 시즌 개막 3연전에서 15개 홈런을 몰아쳤다. 9개 홈런은 밀워키 브루어스를 20-9로 대파한 경기에서 쏟아졌다. 이는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이다. 그 중심에는 새로운 비밀 병기인 토피도 배트가 있다. MIT 출신 물리학자이자 전 양키스 분석가로 활약한 애런 리언하트가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개발한 것이다. 양키스 분석팀은 모든 타자의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자주 공을 맞히는 위치에 배럴을 이동시켰다. 유격수 앤서니 볼피는 배럴이 기존보다 더 손잡이 쪽, 배트 라벨 근처로 이동된 모델을 사용 중이다. 재즈 치솔름 주니어, 코디 벨린저, 폴 골드슈미트, 오스틴 웰스 등도 이번 개막 시리즈에서 토피도 배트를 사용했다. 치솔름은 “딱히 다르게 느껴지진 않지만, 뭔가 여유가 있는 느낌”이라며, “정확히 뭔지는 몰라도 스윙 시 편안함이 있다”고 말했다. 벨린저는 “무게 중심이 손에 가까워 가볍게 느껴지고, 스위트 스팟이 넓어져 실수 여지가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했다. 뉴욕 양키스의코디 벨린저가 지난 3월 27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토피도 배트’를 사용해 삼진을 당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게티이미지 토피도 배트는 아직 규정 위반이 아니다. MLB 규정 3.02는 배트 최대 길이(42인치), 최대 지름(2.61인치), 그리고 일체형 목재 재질임을 명시할 뿐, 무게 중심이나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단, 실험적 배트의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이 배트는 현재 양키스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지만, 미네소타 트윈스의 라이언 제퍼스, 탬파베이의 주니어 카미네로와 얀디 디아스도 스프링캠프부터 사용했고, 볼티모어 오리올스 타자들도 시험 중이다. 브레이브스는 양키스의 폭발적 경기 이후 토피도 배트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양키스 간판 아론 저지는 여전히 전통 배트를 고수하며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각에선 ‘꼼수’ 논란도 제기된다. 브루어스 투수 트레버 메길은 “이건 거의 슬로피치 소프트볼 수준”이라며 “전체 무게를 하나의 지점에 집중시키는 건 ‘천재적 꼼수’일 수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볼티모어의 세드릭 멀린스는 “투수들이 너무 좋아지고 있기에 타자들도 무언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해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CNN은 “MLB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공동 기록(307개)을 보유한 곳은 2019 미네소타 트윈스와 2023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라며 “지금 양키스의 화력을 보면 이 기록조차 위태로워 보인다. 그리고 그 중심엔 이 새로운 배트가 있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2025.04.02 09:10
축구
‘UAE 뒷돈’ 맨시티, EU 법정에 선다?…라리가 회장, ‘그림자 회사’ 통해 재정 규제 우회 꼼수 주장프리미어리그 맨시티 선수들이 2023~2024시즌 리그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페인 프로축구 리그 라리가의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고발했다. 테바스 회장은 2024년 2월 27일(한국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 비즈니스 오브 풋볼 서밋에서 맨시티가 아랍에미리트(UAE) 정부 관련 자금을 불법적으로 활용하면서 재정 규제를 교묘히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맨시티, 엔론 사태와 유사한 회계 속임수 사용” 테바스 회장은 “2023년 여름 맨시티를 EU 집행위원회에 고발했으며, 현재 이 사안은 ‘조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조사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테바스의 주장에 따르면, 맨시티는 구단 재무제표에 모든 비용을 기록하지 않고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맨시티의 모회사인 시티 풋볼 그룹(CFG)의 공식 소유 구조에 포함되지 않은 UAE 내 별도 회사들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별도 회사들이 실제 발생한 높은 비용을 자신들의 장부에 기록하고, 맨시티에는 실제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서비스를 청구함으로써 맨시티의 재무제표상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는 “맨시티는 시티 풋볼 그룹 구조 외부에 수많은 회사를 두고 있다. 이 별도 회사들에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 이 회사들이 손실을 떠안고 구단 자체는 손실을 보지 않는 구조다. 우리는 이에 대한 사실과 수치를 가지고 EU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테바스는 이런 행태를 미국의 대형 에너지 기업 엔론의 회계 부정 스캔들에 비유했다. 그는 “미국의 엔론 사건을 기억하나. 엔론은 손실을 다른 회사들에 분산시켰다. 맨시티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스카우팅·마케팅 비용 은폐 의혹 테바스 회장은 맨시티가 주로 스카우팅과 마케팅 분야에서 이러한 수법을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맨시티는 별도의 스카우팅 회사, 마케팅 회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들에서 매우 높은 비용이 발생하지만, 맨시티에는 실제보다 적은 금액을 청구한다. 결과적으로 맨시티는 이러한 주변 회사들이 없었다면 발생했을 비용보다 더 적은 비용을 기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발은 2023년 7월 12일부터 시행된 외국 보조금 규제에 따른 것이다. 이 규정은 EU에 국가 통제 외국 보조금에 대한 조사 권한을 부여한다. 테바스는 “모든 구단이 스포츠적, 재정적 측면에서 동일한 투명성 규칙과 거버넌스를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맨시티의 경우 손실을 시티 풋볼 그룹의 공식 일부가 아닌 회사들에 전가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맨시티, UAE 정부 보조금으로 경쟁력 높여” 라리가의 고발 내용에 따르면, 맨시티는 UAE로부터 외국 보조금을 받아 구단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EU 시장 전반에 심각한 왜곡을 초래했다. 이런 외국 보조금 덕분에 맨시티는 정상적인 시장 조건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의 최고 선수들과 코치들을 영입하고, 공정 시장 가치에 맞지 않는 수준의 스폰서십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라리가는 이로 인해 맨시티가 큰 성과를 냈고, 경쟁 구단들의 영입 능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맨시티 구단주이자 UAE 부통령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이 맨시티의 리그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맨시티 측은 이번 테바스의 주장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았지만,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맨시티는 공개된 구단의 회계 자료가 어떤 불법 행위도 없었다는 증거라고 강조한다. 테바스는 2022년에도 맨시티를 ‘국가 구단’이라고 지칭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그는 구단의 ‘불규칙한 자금 조달’을 유럽축구연맹(UEFA)에 고발했다. 이는 시장 가치에 맞지 않는 과대평가된 스폰서십 계약과 불투명한 재정 운영을 뜻하는 표현이다. 한편, 맨시티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 위반 혐의 115건과 관련한 청문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맨시티는 대규모 승점 감점이나 강등 등의 심각한 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
박효재 기자 2025.02.28 16:08
생활
‘KTX 꼼수’ 판매 할인정책 시정 명령 받다한국철도공사가 KTX 특실 가격 할인율을 실제보다 더 높게 보이도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에 표시했다가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기만적인 표시·광고 행위)로 공사에 시정명령(향후 금지명령) 부과를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공사는 2014년 10월 29일∼2021년 11월 3일 KTX 승차권 가격에 대한 할인율을 표시·광고하면서,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실을 누락·축소하는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한 혐의를 받는다. 공사는 통상 앱 등에서 ‘↓ 30% 할인’, ‘↓ 20% 할인’ 등으로 할인율을 표시한다. 이를 보면 소비자는 자신이 내야 하는 금액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실제 KTX 특실·우등실의 승차권 할인율은 이보다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KTX 특실·우등실 승차권 가격은 ‘운임’(여객 운송 대가)과 ‘요금’(넓은 좌석 등에 대한 대가·운임의 40%가량)으로 구성되는데, 공사가 표시한 할인율은 이 중 ‘운임’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부산 간 KTX 특실 승차권(8만3천700원)에 30% 할인이 적용되는 것처럼 표시·광고한 경우, 요금(2만3천900원)에는 할인이 적용되지 않아 소비자의 최종 구매 가격은 21.4%만 할인된 6만5천800원에 그친다. 공정위는 이를 두고 합리적인 구매 선택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기만적인 표시·광고 행위라고 판단했다. 공사가 승차권 구매 과정에서 ‘할인은 운임에만 적용’ 등으로 표시했지만, 특실 승차권 가격 구조를 안내하지 않아서 소비자가 그 의미를 명확히 인식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다만 공사가 2021년 언론보도로 이같은 기만적인 표시·광고 행위가 드러나자 즉각 시정한 점, 관련 내용은 일정 부분 표시는 했고 고의성은 없던 점 등을 고려해 중대한 위반행위는 아니라고 보고 과징금을 부과하지는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령·약관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해당 표시·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부당성을 판단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향후 할인율 표시·광고 내용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2024.12.23 13:54
연예
[스경X초점] 일단 은퇴 선언하고 번복…문제적 ★들의 습관성 꼼수왼쪽부터 박유천, 탑. 경향 DB 쏟아지는 비난세례를 피하기 위해 일단 은퇴를 선언한다. 그리고 번복한다. 언젠가부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당연한 듯 꼼수를 부리고 있다. 그룹 빅뱅 출신 탑은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컴백을 암시했다. 탑은 자신이 올린 게시물에 “‘둠다다 2.0’ 언제?(DOOM DADA 2.0 WHEN?)”라는 댓글이 달리자, “2025.”라고 답했다. ‘둠다다’는 그가 2013년 발매한 솔로 디지털 싱글이다. 그 후속작 질문에 2025년이라고 답한 것은 내년 컴백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빅뱅 출신 탑. 탑 인스타그램 계정 빅뱅 출신 탑이 내년 가수 컴백을 암시하는 듯한 댓글을 게재했다. 탑 인스타그램 캡처 탑은 지난 2016년 대마 흡연 협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의무경찰 복무 중이던 그는 직위 해제되면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쳤다. 형기를 마친 뒤 2022년 빅뱅으로 ‘봄여름가을겨울’을 발표하기도 했던 탑은 지난해 6월 팀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빅뱅으로 활동했던 흔적들을 철저히 지워가고 있다. 포털사이트 프로필에 솔로 앨범을 발매한 2010년을 자신의 데뷔일로 수정하는가 하면, 자신을 빅뱅으로 언급한 기나사 커뮤니티글에 ‘X’ 표시를 하며 노골적으로 빅뱅으로서 정체성을 부인했다. 이 같은 행보에 대중의 분노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최종훈, 승리. 경향신문DB 2019년 일명 ‘버닝썬 게이트’로 빅뱅을 탈퇴한 승리도 은퇴 의사를 밝혔으나 동남아 등지에서 ‘빅뱅’ ‘지드래곤’ 이름을 팔며 활동 중이다. 승리와 함께 ‘정준영 단톡방’ 관련자인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도 “연예계 생활을 종료하겠다”던 은퇴 의사를 뒤집고 일본 팬 플랫폼에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이나 사생활 등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복귀를 선언했다. 그룹 JYJ 출신 박유천은 2019년 필로폰 투약 혐의 당시 기자회견까지 열어 “혐의가 맞다면 은퇴하겠다”고 밝혔으나,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와 징역형이 나왔음에도 태국에서 활동을 시작해 지난 9월엔 일본에서 솔로가수로 데뷔했다. 이외에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는 지난 2019년 마약 투약 전력이 드러나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섣고 받고 연예계 은퇴를 알렸으나, 2022년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앨범을 내고 국내 복귀했다.
김원희 기자 2024.12.01 12:28
정치
나꼼수 멤버들끼리 왜 이래?ㆍ주진우·김용민 ‘민주당 비례정당’ 때부터 축적된 갈등인가 취재요청 문자를 보냈지만, 답은 없었다. 김용민 PD, 주진우 기자 모두.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사이의 논란을 넘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방송인 김용민 PD(페이스북에 적어놓은 김PD의 공식직함은 사단법인 평화나무 이사장이다)가 SNS에 12월 3일 올린 ‘주진우 기자의 해명을 기다린다’는 장문의 글이 던진 파장이다. 지난 2013년 5월 14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김용민 시사평론가(왼쪽) 주진우 당시 시사인 기자(가운데), 정봉주 전 의원이 중앙지법에 출두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PD가 던진 의혹 제기의 핵심은 주진우 기자가 ‘윤석열 패밀리’의 한명이라는 것이다. 근거로 김PD는 네가지를 들었다. 1)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시절 양정철과 윤석열 회동이 열렸는데, 주진우 기자도 그 자리에 합석했다. 주 기자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을 ‘형’이라고 호칭하며 반농담조로 양씨에게 충성맹세를 요구했다. 2) 지난 4월 초, 한동훈 검사와 이동재 채널A기자 사이의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이 벌어졌을 당시 주 기자는 김PD에게 두 사람이 소통한 바 없다고 말했으나 머지않아 두 사람 사이의 녹취록이 공개되었다. 3)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후 주 기자는 추 장관을 찾아가 조언한다며 장관이 발동한 수사지휘권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 4) 윤석열·홍석현 회동을 취재하던 모 기자에게 윤석열에게 반론 청취차 전화통화를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 기자가 전화해 윤석열 라인이 삼성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렇기에 윤석열을 흔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사흘 뒤 주 기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주기자’를 통해 답했다. 간단히 정리하면 1) 양정철·윤석열과 자신 및 다른 기자가 회동하는 자리는 없었다. 따라서 전혀 사실이 아니며, 2) 추 장관을 마지막 만난 것은 지난 7월 경기도 모처에서 10여명이 함께 있던 자리였으며, 그때는 수사지휘권 발동 논란이 일어나기 전이기 때문에 김PD가 제시한 상황은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채널A 기자와 한동훈 통화 논란과 윤석열·홍석현 회동을 취재하던 다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을 옹호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취재에 답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주진우, 윤석열 총장을 두둔해왔나 팟캐스트 ‘이이제이’의 이동형 작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윤석열·홍석현 회동 취재기자가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라고 밝혔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주 기자는 “이상호 기자와 재판 관련 이야기를 하다가 이 기자가 먼저 검찰의 삼성 수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어왔고, 그에 대해 나는 기대를 거는 편이라고 답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한동훈·채널A 통화 관련으로도 주 기자는 “용민이가 검찰 반응을 물어와서 ‘검사 애들은 통화한 적 없다던데’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의혹 제기가 과장되었거나 와전된 소문에 기초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각자의 길을 갔던 사람들 아닌가.” 과거 이들 두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던 인사의 반응이다. 김용민 PD와 주진우 기자 그리고 방송인 김어준씨와 정치인 정봉주는 과거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멤버다. ‘나꼼수’는 2012년 치러진 대선 하루 전인 12월 18일 72회를 끝으로 중단되었다. 벌써 8년 전이다. 이미 각자의 길을 간 만큼 입장차가 벌어지는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멤버 사이의 갈등설은 ‘나꼼수’ 종방 직후부터 나왔다. 그러나 그때는 ‘설’이었다. 이번처럼 공개질의의 형태로 외부에 불거지진 않았다. 기자가 접촉한 대부분의 주변인사들은 ‘판단유보’의 입장을 밝혔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함부로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팩트체크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김PD가 주 기자가 ‘윤석열 패밀리’의 멤버로 의심되는 첫 번째 근거로 제시한 윤석열·양정철·주진우와 다른 기자의 4인 회동 자리는 없었다고 주 기자는 주장했다. 적어도 자리를 주선한 주 기자가 윤석열을 ‘형’이라고 부르며 양정철에게 농담조로 충성맹세를 요구했다는 전언은 사실이 아니거나 와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국회 인사청문회 질의에서 윤석열은 “양정철과 과거 수차례 만난 적 있다”고 인정했다. 양 전 원장도 사석 등의 자리에서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좌천되어 지방에 가 있던 양정철을 만나 정치참여를 권유했지만 본인이 고사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적어도 첫 만남은 유력 검찰총장 후보가 되기 훨씬 전의 일이다. 주 기자의 해명에도 여전히 빈 구석이 있다. 윤석열 총장이나 한동훈 검사와 커넥션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관계의 현재 상태는 어떤지에 대한 답이 없다. 물론 기자가 자신의 취재원과 취재경위에 대해 답하라는 요구에 응할 이유는 없다.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은 “탐사기자의 일은 진영논리로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윤석열이든 전광훈이든 기자가 정보를 얻기 위해서 가까이 지내는 것은 직업윤리 상으로도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능력이 된다면 기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어준·주진우에 대한 공격 확산 문제는 ‘적전분열’이 확산되는 양상이라는 점이다. ‘나꼼수’의 다른 두 멤버, 김어준과 정봉주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 않지만, 김어준·주진우에 김용민·정봉주가 문제 제기하는 양상이다. 김용민 PD의 문제 제기 전인 11월 말, 뉴스타파의 ‘검사와 죄수’ 시리즈에서 검찰 비리를 폭로했던 ‘제보자X’ 이오하씨(가명)가 자신의 SNS에 대해 주진우 ‘기자’에 대한 폭로방송을 예고했다. ‘제보자X’가 12월 4일 자신의 유튜브채널에서 공개한 내용은 김PD의 의혹 제기와 대동소이했다. 그는 영상에서 자신과 주 기자의 과거 ‘악연’을 거론하며 김어준씨로부터 받았던 문자를 공개했다. “과거에도 ‘나꼼수’ 멤버들 사이에 갈등이나 반목은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지금 사태의 뿌리는 지난 총선 때 비례정당 창당을 둘러싼 갈등이다. 그때부터 쌓인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주변인사의 말이다. 당시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의원이 비례정당 열린민주당 창당을 추진했는데, 당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방송인 김어준씨는 또 다른 비례정당인 최배근·우희종 교수의 더불어시민당의 손을 사실상 들어줬고, 그 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치유되지 않고 있다 폭발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분열은 심화되고 있다. 김PD의 의혹 제기 후 불똥은 손혜원 전 의원과 시사타파TV 유튜브를 운영하는 이종원씨에게 튀었다. 손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 창당 당사자이며 이씨는 더불어시민당 창당과정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어디까지 확대될까. 논란 와중에 실명이 거론된 이상호 기자는 12월 7일 고발뉴스 방송에서 주진우 기자에게 “기자는 취재원과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기자가 그 관계를 사적으로 활용하는 순간,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게 된다”라며 “주 기자가 항상 이야기하는 것처럼 쪽팔리게 살지 않는, 좋은 기자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헌기 소장은 “검찰개혁을 윤석열 총장에 대한 태도로 치환한 ‘편 가르기’의 끝판 아니겠느냐”라며 “우파 유튜버들이 우파 코인을 타는 것처럼 여야를 막론하고 이른바 ‘윤석열 코인’을 얻기 위해 온 힘을 쏟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2020.12.11 14:12
오피니언
[홍명교의 눈]꼼수 정치에 불응하기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풍경은 코로나19 창궐보다 더 어지럽고 돌출적이다. 민생 경제는 파탄 직전인데, 기성정치는 하루가 다르게 예측 불가능의 촌극을 벌이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제도의 빈틈을 타격해 초유의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이 꼴을 보며 비난하던 여당도 꼼수 대결에 동참했고, 초유의 꼼수 정국이 펼쳐졌다. 민주당을 축으로 하는 위성정당 기획이 기정사실이 되자 소수정당이 흔들렸다. 기후위기 시대의 대안이 되겠다던 녹색당은 당원 총투표를 거쳐 이 대열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기후국회를 만들겠다”는 게 명분이다. 하지만 녹색당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민주당 기후 정책은 그린피스와 기후위기 비상행동으로부터 낙제점을 받았다. 낙제자와 함께 어떻게 ‘기후국회’를 만들겠다는 것인가. 다른 소수정당도 제각각 옹색한 논리를 내세우며 합리화에 동참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민주당 정부의 퇴행을 비판하던 이들은 갑자기 ‘꼼수 연합’으로 급선회했다. 꼼수에 꼼수로 화답한 것이다. 이쯤 되면 누가 기득권이고 누가 진보정당인지 불분명해진다. 결과적으로 녹색당이 집어 든 독약은 삼키지도 못한 채 물 건너갔다. 민주당은 정치개혁연합을 버리고 친문 성향의 ‘시민을위하여’로 옮겨탔고, ‘조국수호’의 기치를 내밀던 민주당 안팎의 인사들을 당선권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7개 정당이 연합했다고 하지만, 대부분 민주당 외곽조직이나 다름없다. 명분도 염치도 없지만, 통제되지 않는 진보정당보단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수구 정당과 자유주의 정당이 지배해온 한국 정치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선택지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민주당은 항상 수구세력의 현현을 과장하며 그들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윽박질러왔다. 개혁과 민주주의를 염원하던 국민은 몇 번이고 그 거짓말에 속았지만 그때마다 돌아온 건 배신뿐이었다. 민주노동당 분열과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막을 내린 진보정당 운동 1막 이후 진보정치는 이렇다 할 대안을 보여주지 못한 채 사분오열됐다. 소수정당은 이런 지지부진함을 돌파하기 위해 자신의 대중적 기반과 실력을 키우는 게 아니라 기성정치의 꼼수를 베끼고 있다.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는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낳고 있지만, 대안 정치를 펼치겠다는 정치세력은 지리멸렬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은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양대 꼼수 연합이 다수를 점하고, 진보정당인 정의당과 중도보수 국민의당이 소수를 점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후 4년 여의도 정치가 만만치 않게 우리를 실망시킬 게 빤히 보인다. 그럼에도 냉소하고 외면해버릴 수 없는 이유는 정치가 우리의 삶에 매우 깊게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꼼수를 택하지 않은 진보정당에게 거는 작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수밖에 답이 없다. 지리멸렬과 2중대 노릇은 이쯤이면 족하다. A가 망치고 B가 어지럽히는 한국사회에서 당당한 C로 거듭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홍명교 동아시아 연구활동가 2020.03.20 15:28
정치
코로나19 국면 법안 통과 ‘꼼수’ㆍ‘종교인 과세 후퇴법’으로 불리는 소득세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눈앞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췄지만 국회는 분주하다. 이달 들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을 비롯해 13개 환경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코로나19로 관심이 덜할 뿐 회기 종료를 앞둔 국회에서는 분야별 법안이 통과를 기다리거나 표결에 부쳐지고 있다. 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가 끝난 뒤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김종석 미래통합당 의원 대표 발의)도 그중 하나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은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는 기업도 인터넷은행의 대주주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공정거래법 위반(벌금형)을 선고받은 KT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사실상 KT를 최대주주로 만들어주기 위해 대주주 심사조항을 수정한 ‘KT 맞춤형’ 법안이다. 케이뱅크는 법안이 통과되면 KT를 중심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부족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었다. 당초 여야는 해당 법안을 금소법과 함께 ‘패키지’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예상치 못한 반대표가 나오면서 부결됐다. 반대토론에 나선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법은 혁신기업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불법기업 면죄부를 위한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소득세법 개정안도 논란 속에 계류 중인 법안이다. 불발에 그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과 달리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퇴직한 종교인의 과세를 완화해주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은 이른바 ‘종교인 과세 후퇴법’으로 불린다. 거듭된 파행으로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썼던 20대 국회가 어수선한 시국을 틈타 논란이 있는 법안을 깜깜이 처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달 들어 13개 환경법안 본회의 통과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한) 합의를 파기하는, 신뢰를 배반하는 작태는 도저히 용서될 수 없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부결되자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한 통합당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3월 6일 민주당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한 이 원내대표는 “의원 개개인의 자유로운 소신 투표가 만든 결과였지만 본회의 진행에 혼선이 일어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전에도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해 받은 이력이 있다. 문 대통령이 “인터넷전문은행 운신의 폭을 넓혀주자”며 은산분리 완화 입장을 밝힌 뒤 열린 첫 회의 자리(2018년 8월 24일 국회 정무위 제1법안심사소위)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은 민주당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현 통합당 소속) 의원은 “지난 3년 동안 그렇게 반대하던 민주당에서 갑자기 상전벽해하듯 이게 돼야 된다고 하는 것에 대해 설명해달라”며 압박했고 김성원 한국당(현 통합당 소속) 의원도 “이렇게 (입장을 바꾸게) 된 경위, 상황을 납득시켜달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한국납세자연맹과 종교투명성센터 회원들이 종교인 과세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상훈 기자 이에 대해 당시 민주당 정무위 간사였던 정재호 의원은 “(당시) 반대의 핵심은 규제 프리존이나 의료 관련 서비스 발전법이었다”며 “(야당에서) 유감을 표명하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해명과 달리 은산분리 완화 반대는 19대 국회 때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당론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인터넷전문은행은 산업자본의 소유 지분을 제한한 현행법하에서 인가를 신청한 것이며, 특정 기업을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은산분리 유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여당이 된 뒤 민주당은 ‘은산분리 완화’로 입장을 선회했고, 2018년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진보성향 학자들과 시민단체는 거세게 반발했지만 비판 여론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기식으로 법안을 처리한데다 당일(9월 20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비판 여론이 분산된 탓이다. 당시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가 자한당과 공모해 남북정상회담 기간에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통과시키려고 한다”며 “회담 기간에 특례법을 통과시켜 신정경유착이 시작되었다는 비판을 덮는 효과를 기대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인터넷전문은행법과 금소법 패키지 처리를 시도한 것도 ‘짬짜미’ 통과를 위해 벌인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KT 특혜법을 코로나19로 경기침체에 빠진 ‘IT기업 살리기 법’으로 포장해 기습 통과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활성화돼서 관련 산업이 성장하길 바라지만 이번 법안은 업계와 관련 없는 케이뱅크법”이라고 말했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창립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케이뱅크는 출범부터 지금까지 꼼수와 편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특혜법으로 살려줄 게 아니라 특혜를 통해 금융질서를 흐리게 만든 장본인을 찾아 문책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법 ‘짬짜미 통과’는 불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처리 문제는 다음 회기로 연기됐지만 종교인 과세 완화 법안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종교인 과세가 시행된 2018년 1월 1일 이후부터 발생한 퇴직소득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종교인들은 2년여 동안 쌓인 퇴직금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내면 된다. 퇴직금 전액에 세금을 매기는 일반인과는 세금 차이가 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서도 “종교인 퇴직소득을 포함한 종교 관련 종사자의 소득과 일반 납세자의 소득 간 과세체계의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우려를 밝힌 바 있다.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은 지난 3월 5일 자신의 SNS에 “코로나 사태를 틈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종교인 퇴직소득세 특혜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며 “종교인 과세특혜법 찬성의원은 특권층의 세금을 서민에게 전가한 나쁜 사람이기 때문에 총선에서 낙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2020.03.13 15:12
경제
플랫폼 직접고용, 변화냐 꼼수냐ㆍ‘대리주부’ 운영하는 홈스토리생활, 가사노동자 1000명 직접고용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기본적인 노동권 보호 지수를 80점이라고 가정하자.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닌 이들에게 정부 특례로 50점짜리 보호조치가 생겼다. 보호 지수가 0점에서 50점으로 올랐으니 박수를 쳐야 할까, 아니면 80점이라는 기본 지수를 깎았으니 비판해야 할까. 한국YWCA연합회와 한국가사노동자협회가 6월 12일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을 맞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노동기구(ILO)의 가사노동협약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 한국YWCA연합회 지난달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규제 샌드박스(신기술 출시에 따라 한시적으로 규제를 면제한 제도)’로 한 플랫폼 업체에게 가사노동자 1000명의 직접고용을 허가해주면서 이 같은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가사노동자 보호방안 생겼다” 긍정론 가사노동자는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이 아니다. 1953년 근로기준법이 만들어질 당시 가사노동은 사적 영역에만 해당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는 6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 플랫폼 업체는 가사노동자들과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휴게·휴일보장, 퇴직금, 고용·산재보험 등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2015년 전후로 기존 가사노동자의 일자리를 소개·알선해주던 직업소개소를 플랫폼 업체가 대체했다. 가사노동자는 플랫폼 업체 소속 직원이 아니면서도, 고객들이 주는 평점(별점)이 낮으면 플랫폼 업체로부터 일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는 이들의 신분이 더 불안해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사노동자는 14만2000명으로, 50대 이상이 91.2%다. 이들은 주 평균 31.3시간을 일하며 월평균 102만원을 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객과 가사도우미를 연결하는 어플리케이션(앱) ‘대리주부’를 운영하는 홈스토리생활이 가사노동자 1000명을 직접고용하게 해달라며 정부 허가를 요청했다. 현 상태로 직접고용할 경우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위반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내년 7000억~1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는 가사도우미 시장을 내다본 사업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내 집을 맡기는 사람은 믿을 만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고객들의 요구와 ‘가사도우미의 신분이 안정돼야 업무성과가 높아진다’는 사업자의 요구가 맞닿았다. 홈스토리생활은 2017년 고용노동부가 발의한 뒤 현재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일명 가사법)’을 준용해 특례 신청을 했고, 정부는 이를 들어줬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에 직접 고용된 1000명의 가사도우미는 퇴직금, 고용·산재보험 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가사법엔 근로기준법에 미치지 못하는 내용이 담겼다. 예를 들어 근로기준법상 4시간 근무 시, 사업주는 휴게시간 30분을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남의 집에서 쉬는 게 불가능하다는 가사노동자의 현실을 반영해 휴게시간 부여 방식을 사업주와 노동자가 협의해 정하도록 했다. 사실상 30분의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게 된 것이다. 가사노동자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애플리케이션 ‘대리주부’/ 홈스토리생활 또 근로기준법은 사전에 소정근로시간(사용자와 노동자가 정한 근로시간)에 비례해 주휴·연차수당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호출(콜)에 따라 노동시간이 정해진다는 점을 고려해 일을 마친 후 업무시간에 따라 사후에 주휴·연차수당을 주도록 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첨예하게 갈렸다. 우선 근로기준법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한 발짝 진전한 것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제는 남의 집에서 청소하다가 다쳐도 보상을 받을 수 있고, 퇴직금 등도 받을 수 있다. 아무 보호조치가 없던 과거와 비교하면 분명 처우가 나아진 건 사실이다. 가사법 제정을 위해 힘써온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는 “완벽하게 만족할 순 없지만, 지금까지 정체되어 있던 가사노동자 보호 방안이 생긴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우선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한 뒤, 추가 보호조치를 어떻게 확대해나갈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근로기준법 일부만 적용” 비판 플랫폼 업계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근로자성’을 두고 플랫폼 업체와 노동계가 벌여온 긴 싸움의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플랫폼 업체는 ‘개인이 필요에 따라 노동시간을 정하며, 개인의 장비(차량·도구)로 영업을 한다’는 점을 근거로 직접고용을 피한다. 반면 노동계는 고객 평점을 유지하지 못하면 일감을 받지 못하며, 수수료도 플랫폼 업체가 정한다는 점을 들어 ‘직접고용’을 주장한다. 플랫폼 업체 등이 모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플랫폼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느냐 혹은 제외하느냐의 관점만 유지할 경우, 양측 입장 차가 심해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다”며 “플랫폼 업계의 다양한 고용형태에 따른 다양한 보호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우려한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직접고용되더라도, 최저 보호 기준인 근로기준법이 적용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권리 보호가 정부 특례나 특별법으로 이뤄질 경우, 근로기준법은 느슨해지고 결국 장기적으로 이들의 처우 역시 크게 악화된다고 보는 것이다. 또 플랫폼 사업자가 근로기준법을 일부만 적용하는 방식을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대리주부의 직접고용 1000명은 어디까지나 사측의 이익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을 해치지 않는 방식을 중시한다. 지난 11월 서울북부지방노동청이 ‘요기요’의 배달노동자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한 것이 그 예다. 당시 서울북부지방노동청은 요기요가 배달노동자에게 시급을 주고, 출·퇴근 상황을 보고하게 했다는 점을 근거로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최정우 민주노총 전략조직실장은 “노동권 보호의 마지노선인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틀을 지키면서, 플랫폼 노동자의 보호 방안을 모색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곽희양 산업부 기자 2019.12.16 15:10
화제
‘나꼼수’ 정봉주 전 의원, 미모의 부인 송지영씨와 첫 부부 동반 인터뷰ㆍ“아휴…, 언제 또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늘 조마조마해요” ㆍ“저랑 16년 동안 같이 산 사람도 아직까지 저를 잘 모르겠대요” 정치인의 부인으로 산다는 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닐 것이다. 든든한 내조는 물론이요, 때로는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벌인 일 때문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하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정치인,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은 잠시 ‘휴직’ 중인 전직 국회의원 정봉주의 곁을 지키는 부인은 어떤 심정일까. 물불 가리지 않고 세상에 자신을 겁 없이 던져버리는 정봉주 전 의원의 일과 사랑이 궁금하다. 그가 고백하는 ‘나는 꼼수다’ 눈물의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송지영씨가 털어놓은 나의 남편 정봉주. ‘나꼼수’, 정봉주의 재발견 지상파 방송 못지않게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팟캐스트 방송 프로그램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17대 전 국회의원 정봉주, 시사평론가 김용민,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만들어가는 ‘나꼼수’는 신랄한 시사 풍자의 수준을 넘어 매회 굵직한 정치적 이슈를 주제로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뒷이야기들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폭로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나꼼수’는 방송 8개월 만에 대한민국 정치계를 송두리째 흔들며 정치에 대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냈다. 3040세대 남자들을 비롯해 정치를 잘 모르던 초·중·고생들과 아줌마들까지 귀에 이어폰을 꽂고 방송을 들으면서 깔깔대느라 정신이 없다. ‘나꼼수’의 인기만큼이나 방송에 출연하는 멤버들에 대한 호응도 대단하다. 특히 방송을 듣다 보면 특유의 어투로 시끄럽게(?)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유독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바로 17대 전 국회의원 정봉주(52)다. ‘나꼼수’의 깔때기(모든 이야기의 주제가 결국 자기 자랑으로 끝나는 화법을 뜻하는 은어), 자칭 ‘치매남(치명적인 매력의 남자)’으로 통하는 이 남자는 연예인 못지않은 대단한 인기를 자랑한다. 팬클럽 회원 수만 해도 여느 아이돌 그룹 부럽지 않을 정도다. 좌충우돌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탓에 할 말은 꼭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그의 삶은 사실 그리 순탄치 않았다. 대학생 시절 학생운동에 연루되어 감옥살이를 했고, 이후 열심히 모아두었던 피 같은 사업 자금과 여기저기서 빌린 돈을 다 끌어다가 서울시의원 후보에 출마했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결혼 후에는 사업에 뛰어들어 전국에 80개의 프랜차이즈점을 둔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어학원 대표이사로 성공해 사업가로 새로운 인생을 살기도 했지만, 내면에서 꿈틀대는 정치에 대한 야망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해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 후에도 시련은 찾아왔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BBK 주가 조작 연루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1, 2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 대법원 판결을 코 앞에 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꼼수’에 출연하며 거침없는 폭로를 쏟아내고 있다. 요즘 좀 살 맛 납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 부부를 만났다. ‘나꼼수’ 멤버들이 해외 일정상 뉴욕으로 떠난 상황에서도 그는 홀로 한국에 남아 각종 방송에 출연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워낙 귀에 익은 목소리이기 때문일까, 사진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로 들어오는 그의 첫인상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레이디경향(이하 LADY) 요즘 ‘나꼼수’ 열풍이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온몸으로 체감하고 계시죠? 정봉주 그렇죠. 길에서 알아보고 사진 찍자고도 하고, 사인도 해달라고 달려들어요. LADY 정 전 의원님은 최근 인기를 가장 크게 실감한 적이 언제셨나요? 정봉주 집안 형편이 좀 나아지고 있다는 거겠죠. 얼마 전 출간한 「달려라 정봉주」가 베스트셀러 2위까지 올랐고, 무엇보다 특강료가 세졌거든요. 기존에 진보 진영에서 특강을 자주 다녔던 사람들에 비해 두 배 정도를 받으니까요. 제가 최고의 특강료를 기록했지요. 송지영 늘 돈을 가져다 쓰다가 최근에 몇 번 제게 돈을 갖다 줬어요. 사실 남편에게 돈을 받아본 건 결혼 후 처음이에요. 현역 의원일 때도 돈을 한 푼도 안 갖다줬으니까요(웃음). 정봉주 그때는 돈이 들어와도 쓸 데가 많고, 씀씀이가 크다 보니 아내한테는 아예 못 줬어요. 아, 그러고 보니까 지상파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현장에서 바로 받은 약 30만원의 출연료는 몇 번 가져다줬어요. LADY 사모님도 요즘 행복하시겠어요. 송지영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요. 정봉주 감동하지, 감동. 제가 원래는 돈에 대한 욕심이나 개념이 별로 없어서 돈이 있으면 다 써버리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송지영 맞아요. 수중에 돈이 있으면 남들한테 다 써요. LADY 사모님이 곁에서 많이 속상하셨겠어요. 어떻게 극복하셨어요?(웃음) 정봉주 이 사람은 종교가 기독교이고 나는 불교인데, 우리 둘 다 성경 구절에 있는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늘 기뻐하라’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해요. ‘기도하라’는 것은 특정 종교에 대한 기도가 아니라 각하를 향한 기도죠. 그리고 전체적인 우리의 삶에 대한 기도, 원하는 것에 대한 기도이고요. ‘범사에 감사하고 늘 기뻐하라’는 것은 살아 숨쉬는 매순간에 감사하고 기뻐하라는 거예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했더라도 제가 행복하게 지내고, 건강한 몸을 갖고 있고, 나름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 국민들로부터 이런 인기도 얻는 거 아니겠어요? 모두 감사하고 기뻐해야 할 일이죠. LADY 혹시 가훈이신가요? 정봉주 아니. 우리 가족의 가훈은 딱 정해져 있지는 않은데 이런 적은 있어요. 장모님이 붓글씨를 매우 잘 쓰세요. 그래서 제가 장모님한테 우리 집 가훈으로 ‘투쟁’, 그것도 붉은색으로 한 장 써달라고 했더니 “무섭다. 왜 하필 투쟁이니?”라고 하시더라고요. 삶은 투쟁의 연속이잖아요(웃음). 정치인도 아이돌 스타처럼 환호받을 수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외모에서도 기존의 정치인들과 조금 다른 스타일을 고수한다. 보통 국회의원을 떠올리면 하얀 셔츠에 말끔한 정장 차림이 대부분이지만, 그는 소라색 셔츠에 도트무늬 넥타이는 물론 검은색 셔츠도 즐겨 입는다. 심지어 지난 10·26 재보선 유세 활동을 다닐 때는 딱 붙는 푸른색 바지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LADY 기존에 저희가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정치인들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것 같아요. 뭔가 남다른 이유라도 있으신 건가요? 정봉주 이게 ‘진화 깔때기’라는 건데, 저는 계속 변해요. 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를 못해요. 그래서 옛날 친구들도 잘 못 만나요. 그들은 과거의 추억에만 머물러 있으니까 제가 생각하는 것과 이야기 주제도 다르거든요. 오히려 저는 젊은 친구들과 소통이 더 잘돼요. 제가 얼리 어답터(새로 출시된 제품을 남보다 빨리 구입해서 사용해야 직성이 풀리는 소비자군)인데, 사실 저는 컴맹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제가 무척 잘 하는 줄 알죠. 저는 변하는 것에 대해 빨리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정치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정치라는 것은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국민이 원하는 행복의 지점을 찾아내야 하는 거잖아요. 내 관점에 맞추면 안 돼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끊임없이 반성하면서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실천적으로 부지런히 변화해야 해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하려고 늘 열심히 노력해요. 깔때기를 들이대기는 하지만 제가 똑똑하고, 선천적으로 부지런하다는 거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아, 이건 ‘겸손 깔때기’인가?(웃음) LADY 인기만큼 사람들의 시선도 뜨거운데 부담되지는 않으세요? 정봉주 전혀요. 저는 정치인도 아이돌 스타만큼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치인은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인 만큼 어느 누구보다 존경을 받아야 하죠. 예전에 해외 일정이 있어 다녀오는데 공항 출국장에서 사람들이 막 비명을 지르면서 환호를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저를 보고 그런 건 줄 알고 ‘어, 이게 무슨 반응이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제 앞에 인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가 있었던 거예요(웃음). 제가 그동안 더 열심히 정의를 위해 싸우며 노력해왔는데 걔네들한테만 환호해주는 걸 보고 좀 빈정상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정치돌’이 되겠다거나 꼭 그들만큼의 인기를 얻겠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에게도 칭찬과 박수를 보내주는 사회를 만들고 싶은 거죠. 그렇게 돼서 사람들이 정치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갖게 된다면 좋겠고요. 대한민국을 뒤흔든 ‘나꼼수’ 비하인드 스토리 하루 대여료 5만원짜리 골방 스튜디오에서 녹음되는 ‘나꼼수’의 파급력은 여느 언론매체 못지않다. 오히려 기자들이 ‘나꼼수’를 듣고 기사까지 쓸 정도다. 일각에서는 ‘나꼼수’를 대안 언론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나꼼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자신들의 논리로 대중을 선동하고, 방송과 언론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젊은이들은 물론 그동안 정치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었던 사람들, 특히 아줌마들까지도 ‘나꼼수’에 푹 빠져 있다는 점이다. 정치를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는 것, 그것만큼은 분명하다. LADY ‘나꼼수’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어요? 정봉주 김어준이랑은 2004년부터 방송을 쭉 같이해서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예요. 김어준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저는 언제나 고정 게스트죠. 여하튼 둘이서 ‘나꼼수’를 만들어보기로 하고 3년 동안 준비를 했어요. 나중에 돼지(김용민)가 합류했고요. 그런데 막상 방송을 어디에 올릴 것이냐, 이게 문제였죠. 나우콤 문용식 대표에게 아프리카TV를 통해 방송을 해보고 싶다고 제안했어요.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어렵겠다고 하더라고요. 많이 섭섭했어요…. 한겨레에도 제안을 했어요. 그런데 거기서도 거절했고…. 그러다가 애플사 팟캐스트를 찾게 됐고, 마포의 한 스튜디오로 갔어요. (잠시 상념에 빠졌던 정 전 의원이 눈물을 흘렸다. 재킷 안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을 닦고, 부인 송지영씨는 처음 보는 남편의 모습에 놀라는 눈치였다.) 쓸쓸하고, 외롭고, 좀 그렇더라고요. 고립된 듯한 느낌도 들었고….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 사람이 많을 텐데, 왜 이렇게 있어야 하나 싶기도 했고…. 어쨌든 첫 방송을 하고 나서는 대여료가 하루 5만원이나 되는데 서너 번 해보고 재미없으면 관두자고 했어요. 돈도 없고, 「딴지일보」는 늘 적자고, 돈 얻으러 다니기도 힘드니까 “안 되면 그만해, 씨바!” 했죠. 그런데 첫 회를 올리고 2회 분을 녹음한 지 얼마 안 되어 사람들이 방송을 상당히 많이 찾아듣는다는 것 같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뻥 치지 말아”라고 했어요. 우리 방송을 누가 듣겠냐고 말이죠. 그렇게 3회 만에 팟캐스트 전체 순위 10위권에 들어갔어요. 4회, 5회 할 때는 1위까지 치고 올라갔고요. LADY ‘나꼼수’의 폭발적인 반응에 오히려 조금은 두렵지 않으세요? 송지영 전 솔직히 남편이 다음날 바로 잡혀 들어가는 줄 알았어요(웃음). 법조계에 계신 분들도 하나같이 “남편 저러다 큰일난다”라고 하셨거든요. 정봉주 아내는 지금도 무섭다고 혼자서 방송 못 들어요. 제가 말이 세잖아요. 우리 애들도 말이 세거든요. 걔들한테 걸리면 작살나요. 학교에서도 선생님과 논쟁 붙고 나면 나중에 선생님이 집에 전화해요(웃음). 음…, 저는 욕심을 내려놓고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욕심이 있으면 자기가 갖고 있는 게 깨질까봐 두려워지는 법이거든요. 지키려는 사람이 두려운 거예요. 우리가 각하를 두려워하지 않는 건, 각하는 지킬 재산과 권력이 있지만 우리는 없기 때문이에요. 모든 일의 결과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지 내 의지가 강하다고 되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결국 우리는 자기 자신 외에는 두려운 게 없는 거예요. LADY ‘나꼼수’식 표현도 인상 깊은데요. 은어와 비속어, 반말이 난무하는데도 사람들은 오히려 그때마다 더 박수를 치며 자지러지게 웃고, 따라 하고, 빠져들고 있죠. 왜 그런다고 보시나요? 정봉주 저는 욕 한 번밖에 안 했어요. 어준이가 욕을 하죠(웃음). 그런데 잘 생각해보세요. 현재 사회 환경이 욕을 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상황 아닌가요? 욕 한마디보다 더 절실한 게 없지 않았을까요? 욕을 하는데도 사람들이 열광하고 더 해달라고 하는 건 그들 마음속에 분노와 울화가 치밀었던 데 대한 분출인데, “야, 이 씨바!”로 표현하면서 끝나는 거예요. 그렇게 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거죠. ‘나꼼수’의 욕은 정상적인 사회 규범 속의 비속어로 보면 안 돼요. 상식과 이성이 무너지고, 언론이 짓밟히고, 이런 비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욕이 그냥 욕이 아니죠. 그 욕은 이 분노와 억눌린 개인의 심정에 대한 공감이죠. 그 상황을 알아야 해요. 마이크를 잡고 ‘나꼼수’ 콘서트를 하는데 관중들이 욕을 라이브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사회가 대체 어디 있습니까? 사회가 변태니까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그런 표현을 하는 거예요. 아닌 사회에 대해 일갈하는 그들의 욕은 욕이 아니죠. LADY 나꼼수가 갖고 있는 엄청난 정보력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정봉주 트위터 쪽지나 이메일로 제보가 엄청나게 들어와요. 그것도 고급 정보요. 각하의 내곡동 사저 문제도 처음에는 제보를 받고 탐사를 시작했을 거예요. LADY 나꼼수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건 뭔가요? 정봉주 진실을 향한 함성 그리고 좌절한 사람들을 위한 격려와 용기요. 좌절하지 말자! 쫄지 말자! 포기하지 말자! LADY 각하를 만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정봉주 그냥 무시하고 싶어요.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에요. 사랑하지 않으면 미움도 없거든요. 대통령 이임식 때 각하가 제게 악수를 청하면 전 안 해줄 거예요(웃음). LADY 올 4월 총선 준비하고 계시죠? 정봉주 정치는 어느 무엇도 낙관할 수 없어요. 물론 준비는 하고 있죠. 그런데 하늘이 한 인간을 칠 때 오만이라는 칼을 가슴속에 숨긴다고 했거든요. 사람들은 제가 이제 인기도 얻고 하니까 오만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는 갈 때까지 다 가봤기 때문에…. LADY 대선 출마까지 주장하는 팬들이 더러 있어요. 혹시 계획 있으세요? 정봉주 기회가 오면 잡고, 아니면 안 잡고요(웃음). 개인 정봉주를 말하다 인터뷰가 있던 날 오전에도 정봉주는 새벽 6시부터 배드민턴을 치며 하루를 시작했다. 워낙 운동을 좋아해서 아무리 피곤해도 아침 운동만큼은 꼭 챙긴다고 한다. 어렸을 때도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 “지금과 똑같았다”라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LADY 평소 자기관리가 굉장히 철저하시다고 들었어요. 운동을 매우 좋아하시고, 잠도 거의 안 주무신다면서요? 정봉주 잠자는 시간이 두려워요. 잠을 잘 못 자요. 아무리 피곤해도 한참 있다가 자요. 원래 잠을 잘 안 자요. 하루에 두세 시간 정도 자나? 운동은 매일 해요. 화·목·토요일에는 러닝머신이랑 몸 만드는 운동을 하고, 월·수·금요일에는 배드민턴이나 축구를 해요. LADY 어린 시절의 정봉주는 어땠나요? 정봉주 지금과 똑같았어요. 그때는 반성하지 않고 막 달렸죠(웃음). 공부는 잘 못했어요. LADY 원래 꿈은 무엇이었나요? 정봉주 정치인, 탤런트, 교주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다 이룬 것 같아요. 아, 여기서 교주는 제 팬클럽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의 교주라는 의미예요(웃음). LADY 지치고 힘들 때마다 자신을 위로하는 메시지가 있다면요? 정봉주 쓰러진 자여, 바닥을 딛고 일어서라. 쓰러질 때 안 쓰러지려고 하지 말고, 쓰러질 때는 과감히 다 버리고 쓰러져라. 아등바등하다가 오히려 점점 더 어려운 길로 빠지게 마련인데 버려야 할 때 과감히 버리고 다시 바닥을 딛고 일어서라. LADY 정치인 정봉주의 야망 그리고 개인 정봉주의 야망이 궁금해요. 정봉주 정치인으로서의 삶과 개인으로서의 삶이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목표도 하나예요.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사는 거요. 그리고 정치가 많은 어려운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거라고 하는데, 정봉주가 정말로 그렇게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첫사랑과의 만남부터 결혼까지 정봉주 전 의원이 다음 일정을 위해 인터뷰 자리를 먼저 떠난 뒤 그의 부인 송지영씨(49)와 좀 더 내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결혼 16년 차인 정봉주·송지영 부부는 정 전 의원의 친누나가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는 노원구 공릉동의 한 카페에서 우연히 처음 만나 사랑을 싹틔웠다. 송지영씨는 “남들 연애하는 만큼 연애하고, 그러다 인연이 닿아 결혼하게 된 것이 전부”라고 했지만,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두 사람이 참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LADY 현재 자녀가 어떻게 되세요? 송지영 중2 아들, 초등학교 5학년 딸 두 명이에요. LADY 두 분은 언제 어떻게 처음 만나셨나요? 송지영 대학교 2학년 때 남편을 처음 만났어요. 친구가 대학교 근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기에 놀러갔는데, 어떤 남자가 “어서 오십쇼” 하고 인사를 하는 거예요. 카페 사장님의 남동생이자 지금의 제 남편이죠. 우렁차게 인사를 하더니 제게 와서 콜라 아니면 사이다를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새침하게 “됐다”라고 거절했는데 끝까지 묻더니 “여기 콜라 한 잔” 하면서 콜라를 줬어요. 그때도 남편은 참 재밌었어요(웃음). LADY 박력 있으시네요. 그때부터 사랑이 시작된 건가요? 송지영 그러고 나서 그 다음날 저희 집으로 전화를 했어요. 제 친구한테 졸라서 전화번호를 알아냈대요. 남편 성격이 되게 집요해요. 자꾸만 집으로 전화하니까 한 번 만나게 됐죠. 저보다 세 살 많으니까 그때는 아저씨라고 불렀어요. 그러면서 사귀게 됐죠. 그때도 남편 성격이 특이했어요. 혼자 새벽에 스키를 타러 가더라고요. 보통 운동권 사람들은 그런 걸 하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이 사람은 운동권에서 활동하면서도 운동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자기는 혼자 스키장 가서 스키 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사이비 운동권자인 줄 알았어요. 부르주아처럼 스키나 타고 말이죠(웃음). 그렇다고 해서 결코 남편이 부르주아였던 건 아니에요. 시부모님 모두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하시면서 착실하게 사시는 분들이시고요. 남편이 남다르게 에너지가 넘쳐서 그렇게 비쳐졌던 것 같아요. LADY 연애는 오래 하셨어요? 송지영 대학교 다닐 때 매일 저를 찾아왔어요. 저와 친구들 밥도 사주고 갔고요. 그런데 나중에 이야기하더라고요. 당시 운동권자라는 사실 때문에 취직도 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저를 챙겨주었던 거라고요. 그 후 졸업하고도 주말에는 무조건 만났어요. 보통 연인들처럼 중간에 헤어지고 그런 과정도 물론 있었죠. 남편이 유학을 갔거든요. 그때 저는 ‘드디어 이 집요한 남자로부터 벗어났다’라는 생각을 살짝 하기도 했어요. 물론 사랑했지만요(웃음). 원래는 저와 결혼을 하고 나서 유학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먼저 떠나게 됐어요. 저는 인테리어 업체에 취업해 일에만 매달려 지냈고요. 그러면서 거의 2년 동안 연락이 끊겼어요. 그러다가 남편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제 바뀐 연락처를 어떻게 알아내서는 다시 다가왔고, 결혼하게 됐죠. 저희 둘 다 서로에게는 첫사랑이에요. 우리가 몰랐던 정봉주, 로맨틱한 남편&자상한 아버지 부인 송지영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정봉주 전 의원이 의외로 로맨틱하다는 거였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틈틈이 집 안에 촛불을 켜놓고 부인과 와인 한 잔을 마신 뒤 잠을 청하고, 비오는 날이면 빗소리를 듣기 위해 창가로 다가가 바깥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우수에 젖을 때도 있다고 한다. 두 아이에게도 자상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들의 운동회에 참석해 열심히 달리기를 하는가 하면 온 가족이 ‘정봉주송’을 만들어 따라 부른다니, 그 모습만 떠올려도 참 재미있다. LADY 평소 집에서 정 전 의원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송지영 1995년에 결혼했으니까 결혼 16년 차예요. 그런데 남편을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판단하기 어려워요. 남편은 욕심이 참 없고 자신이 말하는 그대로예요. 실제로는 ‘나꼼수’에서보다 더 재밌어요. 밤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오더라도 현관에서부터 신나게 이야기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그래요. 웃긴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요. 정도 참 많아요. 작은 것에도 가슴 아파하고요. 의외로 여린 편이에요. 하지만 자기를 건들거나 힘들게 한 사람이 있으면 더 세게 물고 늘어지죠. LADY 부인에게도 다정한 편이세요? 송지영 집에서 초를 잘 켜요. 가끔 집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전화해요. 초 켜놓고 음악 틀어놓으라고요. 와인 한 잔 하자고 말이죠. 그리고 촛농이 떨어지면 모두 남편이 치워요. 뒤처리는 물론이고 평소 촛대에 초 갈고, 정리하는 것도 꼭 본인이 시간 내서 해요. 감수성도 풍부해요. 저희가 지금 빌라에 살고 있는데 남편이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해서 일부러 1층으로 구했어요. 사계절을 다 느낄 수 있다나요?(웃음) 아 참, 크리스마스트리 꾸미는 것도 언제나 남편 몫이에요. 그래서 아이들도 아빠를 무척 좋아해요. 아이들이 저와 남편이랑 놀 생각에 친구들과 한 약속을 취소한 적도 있어요.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좀 반대되는 부분이죠. LADY 아이들에게는 어떤 아버지신가요? 송지영 자상한 아버지예요. 한번은 아이들에게 남편이 직접 ‘정봉주송’을 만들어 들려준 적도 있어요. 저에게는 와인을 따라주고, 아이들에게는 물을 따라주고는 컵을 들고 ‘정봉주 멋진 남자, 정봉주 훌륭한 사람, 우리 가족은 하나다’라며 따라 하라고 하더라고요. 리듬까지 붙여서 말이죠(웃음). 아이들도 아빠를 자랑스러워해요. 아들의 학교 운동회에서 달리기 계주에 손 들고 참가해서는 1등까지 했어요. LADY 정 전 의원님이 사업을 하셨었다고 들었어요. 송지영 네. 결혼하고 나서 남편이 외국어대학교 어학원 사업을 했어요. 사업을 하려면 꼼수를 좀 부릴 줄 알아야 하는데, 이 사람은 너무 솔직한 편이에요. 돈 벌 스타일은 아니더라고요. 사람들을 쉽게 잘 믿고요. 특히 자기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무조건 동지라고 말해요. 요즘 남편이 책을 쓰고 특강을 다니면서 돈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돈은 제가 관리하거나, 아니면 남편은 아예 돈을 안 벌었으면 좋겠어요(웃음). LADY 보통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면 곁에 있는 부인이 많이 힘들어 하게 마련인데 어떠셨어요? 송지영 글쎄요. 저는 제 일을 정말 오랫동안 해왔어요.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고 있는데, 전체 기획부터 설계와 시공은 물론 스타일링까지 다 해요. 소품이나 가구 하나하나까지 모두 완성해주죠. 지금은 주로 VVIP들만을 상대하고요. 오랫동안 외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솔직히 남편보다는 제가 돈을 더 잘 벌어요. 남편이 17대 국회의원에 출마할 때도 선거 비용을 제가 다 마련했으니까요. LADY 남편을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송지영 남편과 정말 행복해요. 이 사람이 돈 잘 벌면서 마음 아프게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지금이 편하고 좋아요. 제가 우리나라 최상류층 사람들의 집 인테리어를 많이 맡았었는데, 그 과정에서 남편의 외도로 힘들어하는 아내분들을 많이 봤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제가 더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죠. 남편과 사는 일상은 매일 다르고, 그래서 유쾌해요. LADY 그래도 남편과 살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를 꼽으라면 언제였을까요? 송지영 아무래도 BBK 사건으로 실형 선고를 받았을 때죠. 당시 마음이 무척 아팠어요. 남편은 뭐든지 참 열심히 해요. 그때도 남편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정말 욕심이 없어요. 제가 걱정하며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감옥에 가도 사흘 만에 거기에 맞춰 살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은 정말 그래요.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지 거기에 만족하고 살아요. LADY 부부 싸움 한 적은 없으세요? 송지영 남편 성격이 어떤 때는 좀 강해요. 평범한 사람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요. 표현을 다 하고, 열정도 많고요. 자기가 갖고 있는 신념에 반대되는 것을 요구한다거나 그러면 화를 내죠. 그런데 부부 싸움을 해도 바로 풀어야 되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남편이 저를 풀어주려고 싸운 지 5분 만에 금세 저를 웃겨주기도 하고 그래요. 꿍한 상황을 못 참아요. LADY 사람들에게 남편에 대해 꼭 말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송지영 남편은 자기 철학이 분명하고, 굉장히 포괄적인 사고를 갖고 있고 누구 말대로 ‘수’가 없어요. 정말 있는 그대로, 보고 믿는 그대로 밀어붙여요. 그래서 목숨 내놓고 BBK로 정면 대결하고요. 하지만 남편은 자기 욕심 없이 진정으로 국가나 사람을 생각해요. 남편의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진실은 결국 통한다고 저도 믿으니까요. 남편에 대한 송지영씨의 믿음은 무척이나 두터워 보였다. “당장 내일이라도 혹시 남편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매일 노심초사하며 살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해탈한 것 같다”라며 여유 있는 웃음도 지어 보였다. 지금 정봉주 전 의원이 대중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부인과 아이들이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며 가장 큰 응원군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원상희 ■헤어&메이크업 / W퓨리피(02-549-6282)>
2011.12.29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