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네이버 노조 “죽음 부른 최인혁 거부”... 비판을 받고 겸직하던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해피빈 재단 대표 자리도 내려놨다. 오세운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장은 “최 전 COO의 복귀는 네이버를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많은 이들의 지난 4년간...
최민지 2025.05.19 20:24
IT
네이버 노조 “죽음 부른 최인혁 거부”... 비판을 받고 겸직하던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해피빈 재단 대표 자리도 내려놨다. 오세운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장은 “최 전 COO의 복귀는 네이버를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많은 이들의 지난 4년간...
최민지 2025.05.19 20:24
IT
출근길 피켓 든 네이버 노조 “직장 내 괴롭힘 방조자 복귀 절대 안돼”... 비판을 받고 겸직하던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해피빈 재단 대표 자리도 내려놨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최 전 COO의 복귀는 네이버를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많은 이들의 지난...
최민지 기자 2025.05.19 11:21
IT
네이버, ‘테크비지니스’ 부문 신설···최인혁 전 COO 복귀에 노조 반발... 것은 수천명 구성원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이며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는 행위”라고 말했다. 노조는 19일 오전 네이버 사옥 로비에서 복귀 반대 피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도현 기자 2025.05.15 15:51
사회
“임금 25% 인상은 사실왜곡, 시가 파업몰아”···서울 버스노조, 성실교섭 촉구... 버스 적자를 보전해주고 있는 시는 임금체계부터 개편해 임금상승률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박점곤 노조 위원장은 “상여금 규정을 삭제하는 식으로 임금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대화조차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김은성 기자 2025.05.14 16:03
연예
‘에스파 카리나가 챌린지한 바로 그 노래’ 노조미 키테이 새 ep 모시모시(moshi moshi) 21일 전 세계 동시 발매노조미 키테이 일본 출신 R&B 싱어송라이터 노조미 키테이(Nozomi Kitay)가 기다려온 새 EP 모시 모시 (Moshi Moshi)를 21일 전 세계에 발매한다. 지난해 1월 공개된 타이틀곡 모시모시(Moshi Moshi)는 일본에서만 1억 5천만 스트리밍을 달성하며 화제에 오른 곡으로 에스파 카리나, 트와이스 미나·지효, 아이브 레이 등 국내 정상급 K-POP 아티스트들이 SNS 댄스 챌린지를 선보이며 한국 음악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EP에는 총 7곡이 수록되며, 특별 리믹스 버전을 비롯해 모시모시(Moshi Moshi) 오리지널 버전, 솔로 버전 등이 포함된다. R&B, 팝, 힙합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노조미 키테이만의 음악적 스펙트럼과 메시지를 온전히 담아낸 작품이다. 노조미 키테이는 후쿠오카 출신으로 고스펠 합창단 및 아카펠라 활동을 거쳐 도쿄를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녀만의 감성적이고 섬세한 보이스와 진정성 있는 가사로 SNS를 통해 글로벌 팬덤을 확보했으며, TikTok에서 바이럴 히트를 기록하며 빌보드 차트에도 진입한 바 있다. 앨범 커버아트 노조미 키테이는 3월 2일 첫 단독 라이브 콘서트 비 더 원(BE THE ONE)을 성황리에 마치며 팬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이번 EP 발매를 기념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와 콘텐츠를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손봉석 기자 2025.03.21 17:24
연예
[전문] “노조 게시판 익명 난입 연합뉴스 사측, 비루하고 너절” 정치권도 비판방송 이미지 연합뉴스 사장 직속 감사실장이 노동조합 온라인 게시판에 익명으로 댓글을 달아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보도전문 채널 연합뉴스TV의 모회사다. 국회 원내 혁신계 정당인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노조부터 탈탈 털고 나머지는 여력이 되면 하자”는 글을 노조 게시판에 올린 연합뉴스 감사실장 행동에 대해 “연합뉴스 사측은 어쩌면 하나같이 이토록 비루하고 너절한가”라고 반문했다. 홍 대변인은 “가족까지 총동원하여 민원을 사주했다가 아니라고 발뺌했으나 결국 그 추악한 전모가 만천하에 드러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나, 연합뉴스 사장을 내리꽂기 위해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돈으로 노골적인 협박을 일삼은 내란수괴 윤석열과 국민의힘이나, 어쩌면 이렇게 다들 한결같이 비루하고 또 너절합니까”라며 “무엇보다, 연합뉴스 조직도상 황대일 사장의 직속기구인 감사실장이 한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홍성규 대변인은 “윤석열 내란일당과 국민의힘의 비호 속에, 삭감된 예산 복원이라는 뒷배경을 갖고 화려하게 취임한 황대일 사장의 첫 일성은 ‘탈선과 위선으로 점철된 연합뉴스의 흑역사를 고백하겠다’는 것이었다”며 “그 방도가,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노동조합부터 깨부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홍 대변인은 “연합뉴스 감사실장의 ‘부당노동행위’는 물론, 그 배후까지 철저히 규명하여 무겁게 그 죄를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진보당 브리핑 내용 전문 ■ 노조 게시판에 익명으로 난입한 연합뉴스 사측! 어쩌면 하나같이 이토록 비루하고 너절한가! 연합뉴스 사장 직속 감사실장이 노동조합 온라인 게시판에 익명으로 댓글을 달며 노동조합을 공격했습니다. “일단 000 노조부터 탈탈 털고 나머지는 여력이 되면 하자”, 이들이 단 댓글입니다. 익명 뒤에 숨어서, 헌법에도 보장된 노동조합에 대한 적개심을, 노동조합을 부수고 싶은 그들의 본심을 여지없이 드러냈습니다. 가족까지 총동원하여 민원을 사주했다가 아니라고 발뺌했으나 결국 그 추악한 전모가 만천하에 드러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나, 연합뉴스 사장을 내리꽂기 위해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돈으로 노골적인 협박을 일삼은 내란수괴 윤석열과 국민의힘이나, 어쩌면 이렇게 다들 한결같이 비루하고 또 너절합니까! 무엇보다, 연합뉴스 조직도상 황대일 사장의 직속기구인 감사실장이 한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의 노동조합법에서는, 노동조합 활동을 저해하기 위해 노동조합 운영에 개입하는 행위 자체를 ‘부당노동행위’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이 표적삼아 공격했던 ‘조합비’ 관련해서는 노조에 별도 회계감사 규정을 둘 정도로 노동조합의 자주적‧민주적 운영 보장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그 죄를 매우 무겁게 물어야 마땅합니다. 윤석열 내란일당과 국민의힘의 비호 속에, 삭감된 예산 복원이라는 뒷배경을 갖고 화려하게 취임한 황대일 사장의 첫 일성은 “탈선과 위선으로 점철된 연합뉴스의 흑역사를 고백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방도가,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노동조합부터 깨부수는 것입니까? 연합뉴스 감사실장의 ‘부당노동행위’는 물론, 그 배후까지 철저히 규명하여 무겁게 그 죄를 물어야 합니다.
손봉석 기자 2025.03.20 21:13
연예
[전문] 언론노조 “MBC 오만과 무책임, 고 오요안나·유족까지 모욕”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tvN 방송화면 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과 관련해 전국언론노조가 성명을 내고 MBC를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언론노조)는 4일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향한 차별·혐오, 이제 마침표를 찍자’ 제목의 성명을 내고 “고인의 사례는 대한민국 방송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구조적인 비정규직 차별, 이로 인해 일상화된 비인간적인 무한 경쟁 체재, 사용자의 오만과 무책임까지 민낯을 다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MBC가 ‘고인이 자신의 고충을 털어놨다는 관계자가 누구인지 유족이 알려달라’ ‘유족이 원한다면 진상을 조사하겠다’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 등의 입장을 낸 것에 대해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C 사측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여부에 대한 인지, 이에 따른 후속 대처 등 필요 조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고인의 유서가 뒤늦게나마 공개되자 내놓은 입장문은 희생자와 유족,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시민들까지 모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언론노조는 “MBC 사측은 고인과 유족에게 가한 모욕적 언사, ‘세력’ ‘준동’ 운운한 2차 가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고 오요안나의 안타까운 희생은 직장 내 선후배 간 괴롭힘 차원으로 축소돼선 안 된다”고 했다. 또한 “고인의 죽음은 비정규직 노동자, 더 정확히는 방송산업 내 ‘위장 프리랜서’ 노동자의 피눈물 나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며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외주화의 흐름 속 ‘병’과 ‘병’이 ‘정’과 ‘정’이 서로 경쟁하고 갈등하게 만드는 구조가 뿌리 깊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고 오요안나 죽음을 두고 방송사의 책임을 추궁하며 비난했던 정치인이 여럿”이라며 “이번 사안에 입장을 밝혔던 여야 정치인들은 더욱 책임감 있게 방송 비정규직 문제 개선을 위해 입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 이하 전국언론노조 성명문 전문 [성명]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향한 차별·혐오’, 이제 마침표를 찍자 대한민국 방송산업에 만연한 뿌리 깊은 차별에 온 몸을 던져 싸웠던 故 이재학 PD가 희생된 지 정확히 5년이 지났다. 그러나 우리 방송현장은 그의 억울한 죽음 뒤에도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설 연휴 기간, 반년 가까이 지나 알려진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비통한 사연은 그래서 우리를 더 깊은 분노와 참담함에 몰아넣고 있다. 고인의 사례는 대한민국 방송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구조적인 비정규직 차별, 이로 인해 일상화된 비인간적인 무한 경쟁 체제, 사용자의 오만과 무책임까지 민낯을 다 드러내고 있다.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유서가 1월 27일 공개되고, 이튿날 MBC 사측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용납할 수 없는 가해와 책임회피의 언어들을 나열했다. 몰랐다, 고인이 자신의 고충을 털어놨다는 관계자가 누구인지 유족이 알려달라, ‘유족이 원한다면’ 진상을 조사하겠다 등등. 한술 더 떠, 이 사안과 관련해 MBC 사측의 태도를 지적하는 사람들을 향해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명백한 2차 가해다. 고인은 생전에 MBC 관계자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했고 사망 전에도 여러 불안 징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C 사측은 직장 내 괴롭힘의 발생 여부에 대한 인지, 이에 따른 후속 대처 등 필요 조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고인이 사망한 후에도 이렇다 할 내부조사도 진행한 바 없었다. 고인의 유서가 뒤늦게나마 공개되자 내놓은 입장문은 희생자와 유족,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시민들까지 모욕하는 것이었다.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언론탄압에 맞서 MBC를 지키자며 어깨 걸고 싸운 언론노동자와 시민들에게 MBC 사측은 무어라 말할 것인가. 윤석열과 내란세력이라는 거악과 맞선다는 이유로 일터 안의 일상적인 차별과 혐오,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은 뒷전에 미뤄도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고 여긴 것은 아닌가. MBC를 지키고자 나섰던 수많은 시민 대다수가 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이며, 차별과 혐오에 저항해 온 노동자들임을 사측은 직시해야 한다. 방송 비정규직을 대하는 공영방송의 책임은 방송을 통해 그들의 고통을 드러내고 고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공적 자산인 공영방송은 뿌리 깊은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노동환경을 스스로 개선하고 인권을 보호함으로써 말과 행동의 일치를 끊임없이 이뤄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사회가 수많은 희생과 기회비용을 치러가며 공영방송을 지켜야 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MBC 사측은 고인과 유족에게 가한 모욕적 언사, ‘세력’ ‘준동’ 운운한 2차 가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MBC 사측이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유족이 원하는 투명한 방식으로 진상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고용노동청도 사안의 위중함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안타까운 희생은 직장 내 선후배 간 괴롭힘 차원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 고인의 죽음은 비정규직 노동자, 더 정확히는 방송산업 내 ‘위장 프리랜서’ 노동자의 피눈물 나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외주화의 흐름 속에서 ‘병’과 ‘병’이, ‘정’과 ‘정’이 서로 경쟁하고 갈등하게 만드는 구조가 뿌리 깊다. 그 구조 속에서 노동인권은 땅에 떨어지고 득을 보는 건 오직 방송 사용자들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비정규 노동자를 양산하고 필수업무에도 무차별적으로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관행은 방송산업을 착취와 혐오, 차별이 난무하는 비정규 백화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노동조합 차원의 투쟁도 투쟁이지만, 합법을 가장해 죽음을 부르는 이 비정한 관행의 사슬을 방송 사용자가 끊지 않는 한 우리는 제2, 제3의 희생을 피할 길이 없다.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죽음을 두고 방송사의 책임을 추궁하며 비난했던 정치인이 여럿이다. 그러나 법과 제도를 개선해 무분별한 비정규직 사용과 차별·착취를 규제해야 할 정치의 책임은 아무리 지적해도 모자람이 없다. 이번 사안에 입장을 밝혔던 여야 정치인들은 더욱 책임 있게 방송 비정규직 문제의 개선을 위해 입법에 나서야 할 것이다. 내일(2월 4일)은 故 이재학 PD 5주기다. 고인 역시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와 똑같은 위장 프리랜서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故 이재학 PD가 세상을 떠났을 때 이 구조를 깨기 위한 중단 없는 투쟁을 다짐했다. 중단은 없었지만 발걸음이 늦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의 늦은 발걸음이, 더 넓게 펼치지 못한 비정규직 보호의 우산이 반복되는 희생 앞에 너무도 죄스럽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책임을 통감하며 방송산업, 나아가 미디어산업 내 비정규직 노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을 또 한 번 다짐한다.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명복을 빈다. 유족 분들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2025년 2월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이선명 기자 2025.02.04 16:00
스포츠종합
대한체육회 노조도 유승민에 기대감 “올림픽홀의 기적을 일군 유승민 당선인 축하…이제는 변화·개혁의 시간”연합뉴스 대한체육회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제42대 체육회장에 선출된 유승민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와 함께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조 비대위는 17일 성명서를 내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 못지않은 ‘올림픽홀의 기적’을 일궈낸 유승민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면서 “변화를 위해 위대한 선택을 내려준 체육인 유권자분들에게도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비대위는 이어 “이제는 변화와 개혁의 시간”이라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체육 환경 조성을 위한 개혁에 매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4년 임기 동안 정부와 관계 회복을 통한 조직 정상화에 앞장서고 체육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면서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처우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비대위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유승민 당선인에게 축하와 희망의 인사를 전하며 조속한 시일 안에 만나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2025.01.17 16:23
경제
삼성전자 ‘HBM 악재·수장 교체·노조 파업’ 격랑“AI 반도체 열풍서 소외된 삼성, 신제품 양산 주목” “시대 변화 인지 못 하면 일본 반도체 전철 밟아” 삼성전자 반도체 새 수장으로 발탁된 전영현 부회장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새로운 시장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 수장이 갑자기 교체됐고, 고객사 퀄(품질검증) 테스트에 실패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AI 칩을 제작하는데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빼앗기면서 30년간 ‘1위’였던 메모리 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3위 업체인 중국 SMIC가 쫓고 있다.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도 고전 중이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성과급 지급 방식 변경을 요구하며 지난 5월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직원들 중심으로 결성됐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삼성전자가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 “납품 협의 중, 발열 이슈 없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를 꾸준히 사들였던 외국인이 올해 5월 처음으로 ‘팔자’ 우위로 돌아섰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삼성전자만 급등락을 반복하며 7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반면 같은 달 외국인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를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신고점을 경신하다 20만원대에서 굳히기에 들어갔다. 미국 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납품 여부에 따라 외국인의 쇼핑 목록이 갈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HBM이 엔비디아의 검증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반전이 생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일반 D램보다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해 AI 응용에 최적화된 메모리 반도체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지난 5월 24일 단독으로 보도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이 문제가 됐다. 현재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력으로 쓰이는 4세대 제품 HBM3를 비롯해 5세대 제품 HBM3E에 이러한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HBM3와 HBM3E 테스트 통과를 위해 노력해왔는데,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가 구체적으로 보도된 것은 처음이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회사는“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으로 다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에서 제기하는 특정 시점의 테스트 관련 보도는 당사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어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상호 간 통상적인 조율 과정을 밟고 있는 단계로 발열 이슈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양측 의견을 종합하면, 테스트 진행 과정에서 원인 모를 이슈가 발생해 현재까지는 완전히 통과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시장에서는 2022년부터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한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가 지금도 테스트를 받는 건 기술력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됐고,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3.07% 급락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본사 앞./연합뉴스 로이터 보도가 관심을 받은 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임원을 급파하고 이례적인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이후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1일 DS부문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전영현 부회장(부문장)은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세계 1등 자리를 유지하는 데 역할을 한 기술통으로, 고 이건희 회장의 복심으로 평가받는다. LG반도체 출신으로, 1999년 ‘반도체 빅딜’로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삼성의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시절에는 세계 최초로 20나노 이하 미세공정 개발을 성공시켰다. 이후 삼성SDI가 공급한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화재가 문제됐을 때는 회사대표를 맡아 위기를 돌파했다. 전 부회장은 지난 5월 30일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 첫 일성으로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의 어려움은 쌓아온 저력과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 문화를 이어간다면 빠른 시간에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시대로 겪어보지 못한 미래가 오고 있다. 큰 도전으로 다가오지만 방향을 제대로 잡고 대응하면 반도체 사업의 다시 없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15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정보기술(IT) 수요가 줄면서 D램 등 메모리 사업이 부진했다. 2022년 연말 메모리 업계가 감산에 돌입할 때 삼성전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2023년 상반기 뒤늦게 동참, 재고 부담이 쌓이는 등 경영 판단을 실기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은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5분기 만에 흑자전환했지만, 메모리 업황이 상승세로 돌아선 데 따른 반사효과라는 평가다. ■ 삼성 “2분기 HBM3E 12단 양산” 전 부회장이 당장 풀어야 할 숙제는 HBM3E의 품질 테스트 통과와 성공적인 납품으로 HBM 시장 주도권을 탈환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HBM을 최초 개발한 이후 연구개발을 이어왔고, 챗GPT 등 생성형 AI 개발과 그에 따른 수요 폭발에 힘입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가 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2019년 HBM 전담개발팀을 해체했다가 올해 전담팀을 부활시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다. 올해 3월에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HBM3E(8단) 제품을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은 HBM3를 건너뛰고 지난 2월 HBM3E 8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38%)와 마이크론(9%)이 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해당 제품을 올해 2분기 내 양산하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6월 말까지는 무언가를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가 격차를 좁혀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삼성전자를 포함한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이 가격 경쟁에서 유리하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수요 강세 속 HBM 공정 난이도 급증에 따른 공급 제약과 경쟁자들의 추가 대응 여력의 한계는 삼성전자 대응에 대한 중요성을 점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화학공학과)는 삼성 위기론에 대해 “반도체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부터 인식하고 생태계 멤버들과 협업하고 을이 되는 사고의 전환도 해야 한다”며 “삼성이라는 공룡이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면 한 세대 전 일본 반도체 공룡들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2024.06.03 06:00
사회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34) 다정한 노조가 살아남는다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생산직과 사무직 간 대화 김철수(생산직 노조원·40대·15년차): 대리님, 요즘 사무직 노동조합 교섭단위 분리 때문에 회사에서 얘기가 많던데, 사무직 노조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와요? 이수진(사무직 노조원·30대·7년차): 네, 선배님. 우리 사무직은 생산직과의 차별이 너무 심하다고 봐요. 특히 생산직에는 없고 사무직만 시행하는 임금피크제, 사무직만 정년 퇴직일이 최대 11개월 더 빠른 문제, 사무직에는 격려금을 지급하지 않는 문제에서 특히 불만이 많았어요. 김철수: 사무직과 생산직 간 차별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줄은 몰랐네요. 사무직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이수진: 물론 생산직 선배님들도 힘들지만, 나름의 고충이 있어요. 예를 들어, 사무직은 연봉제이고 성과에 따라 연봉이 결정되다 보니 항상 성과 압박을 받아요. 그리고 가족수당, 별도 연장근로수당, 각종 수당도 없고요. 이게 다 사무직은 생산직 단체협약 적용을 받지 못한 결과죠. 여기 보면 직군 간 차이가 명확해요. 김철수: 그렇군요. 우리 생산직은 호봉제라서 해마다 임금이 올라가고, 연장근로수당도 받는데, 차이가 있네요. 이수진: 네. 맞아요. 생산직 노조가 우리 목소리를 대변해주지 못한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생산직 노조와 별도로 독자적인 교섭권을 얻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법원에서 인정해 줬어요. 김철수: 대기업에서 최초로 사무직노동조합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사건이라고 들었는데, 그 이유가 뭐였나요? 이수진: 네. ①위와 같이 현저한 근로조건 차이가 인정됐고 ②고용 형태 차이는 ‘직군 간 인사교류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점’으로 인정됐어요. ③교섭 관행은 이제 신설된 노조라 아직 관행이 없더라도 법원이 이해해 줬고요. 마지막으로 ④생산직 노조(교섭 대표노조)에서 교섭단위 분리를 찬성한 게 결정적이었다 해요. 그 점에서 생산직 노조에 감사하게 생각해요. 김철수: 사무직군에서 평소에 생산직 노조와 우호적으로 지냈기 때문이겠네요. 분리되고 나서 회사 분위기는 좀 바뀌었나요? 이수진: 네.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사무직의 목소리가 회사정책에 잘 반영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우리 의견도 많이 듣고 있어요. 이번에 처음으로 독자적인 단체협약도 체결했어요. 불만이 컸던 임금피크제, 격려금, 연차수당이 개선됐어요. 사무직과 생산직 그리고 회사가 서로 협력하면 더 발전적인 회사를 만들 것 같아요. ■다정한 회사가 살아남는다 어느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민주노총 노조 탈퇴를 압박했습니다. “점포 차릴 때 민주노총 출신이면 못 차린다”, “민노총이라서 실적 좋아도 승진에 배제된다”, “지원기사(상위 직급) 할 생각 없냐?”라면서. 승진에서 차별하겠다는 협박은 실제로 실행됐습니다. 956명의 승진자 중 민주노총 조합원은 21명(2.2%)으로 승진대상자 대비 6%, 한국노총 조합원은 814명(85.1%)으로 승진대상자 대비 30%였습니다. 민주노총을 탈퇴한 조합원 중에서는 72명이 승진했습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위 같은 현상에 대해 “노조에 대한 회사의 비우호적인 시각이 반영된 승진 차별이자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윗선’, 회장과 대표이사는 구속기소 됐습니다. 먼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2024년 현재 진행 중인 사건입니다(주간경향 1573호 ‘노조 파괴 몸통은 회장님?’). 일전에 다른 회사에서도 노조 탈퇴를 지시하면서 회사가 ‘밀고 있는’ 다른 노조에 가입하게 했습니다. ①회사에 의해 노조가 조직·운영되거나 ②노조설립부터 노조와 회사가 적극적 공모·합의가 이뤄진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대법원은 “설령 설립신고가 행정관청에 의하여 형식상 수리되었더라도”, “이러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상 설립이 무효로서 노동 3권을 향유할 수 있는 주체인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2017다51610). 회사가 주도한 ‘어용노조’는 설립 자체를 무효로 본 것입니다. 외부 업체로부터 ‘노조파괴’ 컨설팅을 받은 회장은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앞에서 본 교섭단위 분리 사례처럼 정해진 법질서 내에서 노·노 간, 노·사 간 화합하는 ‘다정한 노동조합’은 존재 목적대로 근로조건을 발전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설령 회사에 비우호적이더라도 경우에 따라 비난받을 뿐입니다. 조합 활동과 쟁의행위는 원칙적으로 적법합니다. 대법원도 “노동 3권은 법률의 제정이라는 국가의 개입을 통하여 비로소 실현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법률이 없더라도 헌법의 규정만으로 직접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체적 권리”라고 보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두32992 전원합의체 판결). 그런데 노조에 적대적인 회사는 여론 문제를 넘어 형사처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노동조합법 제81조는 “사용자는 부당노동행위를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즉 부당노동행위 주체는 오로지 ‘사용자’입니다. 법은 특히 사용자에게 노·사 간 다정함을 강요(?)합니다. 그 다정함의 척도에 따라 노조는 더 발전할 가능성이 열려 있을 뿐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노조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형평성·포용성을 포기한다면, 그야말로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현행법은 그렇습니다. ※첫 단락의 대화는 필자가 담당했던 금호타이어 사무직노동조합 교섭단위 분리사건(위원장 김한엽,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51304: 확정됨)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위 노조는 설립된 지 3년여 만인 2024년 4월 생산직 노조와 별도의 단협을 회사와 체결했습니다.
한용현 법무법인 해내 변호사 2024.05.31 16:00
사회 특집
노조 파괴 배후로 ‘회장 정조준’…SPC에 무슨 일이관리자들 통해 민주노총 탈퇴 종용·승진 차별 등 조직적 개입 다른 계열사들 노조 와해 방식도 빵틀로 찍어낸 듯 똑 닮아 허영인 SPC 회장이 지난해 12월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허 회장은 ‘SPC그룹이 노조 파괴 공작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질의에 “그럴 리가 있겠나. 노조도 우리 직원이고 가족이다. 비노조도 마찬가지다”라고 답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국 제빵업계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가진 ‘빵 재벌’ SPC의 허영인 회장이 지난 4월 4일 노조를 파괴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노조를 회사가 조직적으로 와해시키려 했으며, 허 회장이 이를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SPC의 개입은 조직적이었다. 관리자들을 통해 제빵기사들의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고, 그래도 움직이지 않는 조합원들은 승진에서 누락시키는 방식으로 차별했다. 또 다른 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노조를 최대한 활용해 탈퇴를 유도하고 이를 노조 간의 기싸움, 노노갈등처럼 꾸몄다. 노동자의 자유로운 단체 결성과 활동을 보장한 헌법을 따르지 않고, 회사가 노조의 일에 깊숙이 개입한 것이다. 파리바게뜨에서만 벌어진 일도 아니었다.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계열사 ‘비알코리아’, 파리바게뜨의 빵을 생산하는 계열사 ‘SPL’의 공장에서도 회사의 조직적인 노조 파괴가 일어났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에 식자재를 운송하는 화물기사들도 꼭 같은 경험을 했다. 공통점은 이들 모두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점이었다. 반복된 노조 파괴의 사례들을 보면 민주노총에 대한 회사 차원의 감정도 읽힌다. 그걸 ‘적대감’이라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그만큼 SPC그룹의 노조 파괴는 무리하게, 전방위적으로 반복됐다. 승진 차별에 현금 살포까지 “노조 탈퇴서는 매달 말일 들어오는데 그동안에는 많이 들어와야 5장이었거든요. 그런데 3월 말일에는 종일 팩스가 멈추지를 않을 정도였어요. 거의 120장이었어요. 처음엔 한 번도 못 만나본 조합원들(의 탈퇴서)이었지만, 날이 갈수록 아는 이름, 노조 간부도 탈퇴하니까…. 잠 못 자고 악몽도 꿨죠(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를 와해하려는 시도는 2021년 3월 무렵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제빵기사들이 소속된 SPC 계열사 피비파트너즈에는 2개의 노조가 있었다. 5000여명의 직원 중 3500여명이 가입한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소속 ‘피비파트너즈노조’가 교섭대표 노조였다. 소수노조인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에는 750명이 가입해 있었다. 그런데 그해 3월 말부터 7월 말까지 매달 100장 가까운 탈퇴서가 파리바게뜨지회에 도착했다. 조합원 수는 단숨에 200여명 선으로 떨어졌다. 소수노조의 갑작스러운 ‘탈퇴 러시’ 이면에는 회사의 관리자들의 ‘작업’이 있었다. 특정 노조 가입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관리자들의 탈퇴 종용은 노골적이었다. 당시 전·현직 조합원들이 작성한 60여 건의 진술서와 카카오톡 대화 캡처를 보면, 관리자들은 근무시간에 매장으로 민주노총 소속 기사들을 찾아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지원기사(제빵기사의 휴무일에 근무하는 기사로, 제빵기사보다 상위 직급) 할 생각 없냐?”, “점포 차릴 때 민주노총 출신이면 못 차린다”, “민노라서 실적 좋아도 승진에 배제된다.” 승진 차별은 단순 협박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행됐다. 2021년 5월 피비파트너즈는 956명의 승진 인사를 했는데, 승진자 중 민주노총 조합원은 21명(2.2%), 한국노총 조합원은 814명(85.1%)이었다. 민주노총을 탈퇴한 조합원 중에서는 72명이 승진했다. 이 같은 승진 차별이 부당노동행위인지를 심리한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년 1월 “파리바게뜨지회에 대한 회사의 비우호적인 시각이 반영된 승진 차별이자 노동자들에 대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조합원 진술서 등에 따르면 관리자들은 ‘윗선의 지시’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오늘 만나는 민노 기사, 기사님이 여섯 번째다. 이번에 새로 바뀐 본부장이 민노 가입한 기사들 찾아가서 탈퇴할 생각 있는지 물어보라고 했다”, “(윗선의) 압박이 심하다”며 기사들이 탈퇴서를 작성할 때까지 매장에서 기다리는 이도 있었다. 육아휴직 중이던 한 기사는 관리자의 탈퇴 종용에 휴직이 끝나면 퇴사하겠다고 밝혔다. 관리자는 “퇴사하기 전까지만이라도 한국노총으로 들어와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현금 살포’까지 횡행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실제 현장관리자 A씨는 퇴직 후 파리바게뜨지회에 노조 탈퇴 압박이 이뤄진 시기의 지역본부 상황을 폭로하기도 했다. A씨는 2021년 3월부터 본부장이 현장관리자들에게 노조에서 탈퇴시킬 기사 할당량을 주고 민주노총을 탈퇴시켜 한국노총에 가입시킨 경우 1명당 1만~5만원의 현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에선 매주 월요일마다 노조 가입 현황을 공유하는 회의를 했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법인카드로 밥을 사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도 주장했다. 관리자들의 회유를 경험한 전·현 조합원들의 진술서에도 유사한 내용이 나온다. 한 퇴사자는 관리자로부터 ‘민주노총 조합원을 탈퇴시키면 1만원이 나온다’, ‘조합 탈퇴 회유 목적으로 법인카드 식대 승인이 이뤄졌다’라는 내용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주목할 점은 사측이 민주노총을 탈퇴뿐 아니라 ‘한국노총 가입’을 묶음으로 유도했다는 사실이다. 사측에 한국노총은 어떤 존재였을까. 임종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2022년 5월 19일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53일간 이어진 단식농성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같은 회사의 다른 노조인 한국노총 피비파트너즈노조는 임 지회장의 단식에 “사옥 앞에서 농성하는 시간에 우리 피비파트너즈 노동조합이 그래왔듯이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참된 소리를 경청하는 노조가 되길 바란다”는 성명을 냈다. 검찰은 한국노총 노조 위원장이 회사 입장에 맞는 성명서 등을 발표한 것으로 보고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성동훈 기자 검찰은 회사가 한국노총 피비파트너즈노조 위원장 전모씨에게 회사 입장에 맞는 인터뷰와 성명서를 발표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회사의 편을 드는 한국노총의 존재는 ‘민주노총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민주노총이 회사와 노동조건 개선을 합의하더라도 회사는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고, 그 이유로는 한국노총의 반대를 들었다. 예컨대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와 회사는 2022년 11월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회사 대표가 사과하고 부당노동행위자를 인사 조치하는 내용의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한국노총 피비파트너즈노조가 교섭대표노조의 교섭권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해당 노사협약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냈고, 법원에서 인용됐다. 해당 노사협약은 제빵기사들의 임금 수준 향상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어 모든 제빵기사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이 사실상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회사와 민주노총과의 ‘노사갈등’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노노갈등’으로 비치게 만들었다. 회사는 민주노총 탈퇴 작업이 시작될 무렵, 채용 시 자동으로 한국노총에 가입되도록 하는 단체 협약(유니언숍)도 맺었다. ‘입사와 동시에 종업원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된다’는 내용이다. 제조장 등 회사 관리자들은 신규 입사자들에게 한국노총 가입서를 교부하기도 했다. 파업기간 운송료 3배 지급하고 몽땅 손배 청구 민주노총 노조 파괴는 피비파트너즈에서만 발생한 문제가 아니었다. SPC그룹의 계열사들에서 민주노총 노조가 생길 때마다 같은 방식의 ‘작업’이 반복됐다. 전국의 파리바게뜨 매장에 식자재를 운송하는 화물기사들은 2019년 8월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노조를 만들었다. 전국에 파리바게뜨 매장 식자재 물류를 담당하는 기사는 750명이었는데 당시 540명이 화물연대에 가입했다. 직후 한국노총 소속의 노조가 생겼고, 100여명까지 규모가 늘어났다. SPC그룹에서 파리바게뜨 식자재 물류를 담당하는 계열사는 SPC GFS로, 이 회사는 운수사들과 용역계약을 맺고, 운수사들은 개인사업자로 취급되는 화물기사들과 다시 계약을 맺는다. 처음에는 민주노총 노조가 운수사, SPC GFS와의 3자 교섭을 통해 노동조건 개선을 끌어냈지만, 점차 사측이 합의하고도 이행하지 않는 일이 늘어났다. 사측은 한국노총의 반대를 그 이유로 꼽았다. 당시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 SPC지부 부지부장으로 있었던 정호화씨는 “2021년 4월에 회사와 합의를 하고 이행이 안 돼서 회사에 물어보니 한국노총의 동의가 없어서 이행할 수 없다고 했다. 오히려 우리보고 한국노총을 설득하면 회사가 동조하겠다고 했다. 그해 6월에는 매장이 많이 늘어난 광주에 화물차 2대를 증차하기로 회사와 합의를 했는데, 한국노총의 반대로 이행이 되지 않았다. 그 뒤에는 노노갈등처럼 진행됐다”고 했다. 합의가 손바닥처럼 뒤집히는 일이 반복되자 화물연대는 그해 9월 파업에 돌입했다. 48일간 지속된 파업은 기존 합의를 이행하고, 양측(화물기사와 운수사)이 민·형사상 책임을 서로에게 묻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됐다. ‘을’인 운수사들은 SPC GFS 측의 허락을 받고 이 합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튿날 SPC GFS는 운수사와의 합의일 뿐 자신들과의 합의가 아니라며 손해배상 등은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제 SPC GFS는 운수사를 상대로 8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고, 운수사는 화물연대에 구상권을 행사했다. 48일간의 파업에 82억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액이 산출된 것 역시 ‘노조 파괴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이 있다. 일부 운수사는 SPC GFS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사들에게 과도한 운임을 지급했다고 주장한다. 운수사로부터 확보한 2021년 10월 파리바게뜨 화물기사들의 운송료 내역을 보면, 기사들은 1400만~1500만원의 운송료를 받아 갔다. 평상시 기사들은 기본 운송료로 약 400만원을 받고, 정해진 코스 이외에 추가 운송을 한 경우 거리에 따라 최대 15만원까지 받는다. 그런데 파업기간에는 평소의 3배 이상을 받아 간 것이다. 한 운수사 관계자는 “파업기간에 추가로 일한 기사들에게 수고비를 더 주는 게 맞다. 그런데 추가로 운송할 때마다 수십만원씩을 더 줬다. 그러고는 몽땅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면 화물연대 기사들 다 죽으라는 소리밖에 더 되느냐”고 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SPC 측은 “사법기관에서 조사 중이거나,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후 화물연대의 조합원 이탈은 가속화됐다. 회사가 두 노조의 조합원 숫자를 수시로 점검하고, 민주노총을 탈퇴할 경우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해준다는 소문이 현장에 파다했다. 화물연대의 간부급 인사 10여명은 계약이 해지됐다.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었기에 계약 해지는 더 손쉬웠다. 현재 화물연대 SPC지부의 조합원은 250명 선으로 떨어져 한국노총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빵을 생산하는 계열사 SPL에 2020년 11월 8일 민주노총 노조가 생기자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작업이 곧바로 이어졌다. 한국노총 SPL 노조가 그해 11월 27일 공장 구내식당에 민주노총 탈퇴자의 수를 실시간으로 집계해 공개하고 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SPL지회 제공 던킨도너츠와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계열사 비알코리아에서도 노조 파괴가 있었다. 비알코리아는 2020년 9월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판매할 빵을 만드는 하청업체 소속 생산직 직원들을 직접 고용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사례처럼 불법 파견 우려가 커지자, 직접 고용에 나선 것이다. 직후 회사에는 민주노총 노조가 생겼고, 이어 한국노총 노조도 설립됐다. 그리고 피비파트너즈에서처럼 노조 탈퇴 종용과 승진 차별이 이어졌다. 노조 설립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그해 10월 민주노총 노조는 회사에 “귀하의 관리자들이 당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한국노총 소속 노조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가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부 관리자들의 행위가 근무시간 중에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귀사가 특정노조에 유리한 행위를 방조하고 있거나 관리 감독이 소홀하다고 판단되는 바, 이런 불법행위에 대해 즉각 중단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라는 공문을 보냈다. 회사는 노조 탈퇴 및 가입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이듬해 1월 승진 인사에서, 두 노조의 명암은 분명하게 갈렸다. 민주노총은 승진 대상자 20명 중 3명(15%), 한국노총은 승진 대상자 34명 중 30명(88%)이 승진했다. 민주노총은 승진이 안 된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드러나자 조합원 이탈은 더 빨라졌다. 250명이 근무하는 비알코리아 안양공장에서 한때 100명을 넘어섰던 민주노총 조합원은 현재 40명대다. 사측은 ‘스파이’를 심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확보한 녹취 등에 따르면 관리자인 생산팀장은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내 눈과 귀가 좀 돼주면 좋겠어. 그래서 절대 민노 탈퇴하면 안 돼. 부담을 줄 일은 없을 거고 대신 진급이나 이런 것들은 해줄 테니까”라고 했다. 녹취 자료에 따르면 민주노총 가입은 곧 회사를 등지는 것이라는 압박도 거침없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서 1년에 딱 두 번 있는 시즌이야. 근데 그게 개판이 났어. 대표이사까지 회장님한테 불려가서 개쪽 다 팔고 왔어. 그럼 그 사람들 생각은 어떨 거 같아? 니네 민노 어떻게 바라볼 거 같아? 넌 이미 라인장들을 다 등진 거잖아. 이건 관리자들만, 라인장들만 등진 게 아니잖아. 회사도 등진 거란 말이야.”(사실상의 관리자인 라인장이면서 한국노총의 노조위원장도 맡은 신모씨가 민주노총 조합원인 부하 직원에게 한 말) 민주노총은 승진 차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냈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두 이를 인정했다. SPC 계열사들의 민주노총 파괴 방식은 빵틀로 찍어낸 듯 똑 닮았다. 파리바게뜨에 납품할 빵 등을 생산하는 계열사 SPL과 파리바게뜨를 총괄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에서도 민주노총 노조가 생겼다가 급격히 세가 위축되거나 아예 문을 닫는 일이 발생했다. SPL에서는 한때 200여명을 넘어섰던 조합원 수가 현재는 10명으로 줄어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강규형 민주노총 SPL지회장은 “민주노총 노조가 생기자마자 원래는 (노조에) 가입할 수 없었던 관리자들이 한국노총에 가입했다. 업무시간에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관리자한테 불려가 계속 상담을 해야 했다. 라인을 비우면 결국 옆에 있는 사람이 일을 더 해야 하는데 눈총을 받는다. 못 견디고 빠져나간 조합원이 많다. 한국노총에서는 구내식당에 지금 몇 명이 민주노총 탈퇴했다고 실시간으로 써놓곤 했다”고 말했다. 허영인 회장에게 노조 파괴에 대한 사법 책임을 묻게 된다면 민주노총 노조는 그간의 고통을 보상받을 수 있을까. 노조 관계자들은 노조 복원은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사측은 이미 유니언숍 제도 등을 통해 관리자의 개입 없이도 민주노총을 고사시킬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민주노총 없는 SPC는 어떤 일터가 될까. SPC그룹의 민주노총 노조 관계자는 “우리가 없어지면 한국노총도 필요가 없는 게 아닐까요. 어느 순간 한국노총에서도 저희 조합원들이 줄어드는 걸 겁내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2024.04.08 06:00
사회 표지 이야기
[뒤로 간 1년-사회정책] ‘기절 근무표’에 反노조·여성·환경주 최대 69시간제는 논란 속 무산 에너지대책 글로벌 추세에 역행 퇴행과 역행. 출범 1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의 사회 분야 정책에 대한 시민사회의 평가다. 노동·여성·환경·교육·복지 등 사회 전 부문에서 윤 정부 1년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원들이 5월 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정부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분신해 숨진 조합원을 추모하기 위한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조태형 기자 윤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노동개혁’은 개혁이라기보단 ‘노동권 탄압’에 가깝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폐지가 예정됐고, 노동조합에 대한 검·경의 수사는 결국 한 노동자의 분신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이렇다 할 결과도,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공전 중이다. 정부 내에서 ‘여성’은 사라지고, ‘정책’도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과 산업 논리를 앞세운 기후·환경 정책은 ‘친환경’ 추세에 역행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교육과 복지 등 공공서비스 영역은 보수정권이 집권할 때마다 불거지는 공공성 훼손 논란이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다. 자연에서 퇴행과 역행은 때로 진화를 위한 선택이나 결과로 불가피하게 나타난다. 정책에서 나타나는 퇴행과 역행의 결과는 집권세력이 의도한 대로 분명하게 나타난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고치고 바꿀 기회가 아직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2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자리에서 “정부를 맡아서 과연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가 얼마큼 어떻게 바뀌었느냐, 얼마큼 활기차고 더 따뜻해지고 미래세대에게 꿈을 주고 사회가 정의롭고 공정해졌는지, 안보와 안전이 얼마큼 더 확보가 됐는지 등을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제 4년이 남아 있다. 1. 기업 편향 노동정책, 노조는 비리집단으로 매도 ‘친노동’을 내건 전임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여론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문 정부의 고용노동정책에 대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임기 내내 ‘부정’ 여론이 절반을 상회했고, ‘긍정’ 여론은 30%대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노동계에선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가입 등을 나름의 성과로 꼽고 있다. 윤 정부는 출범 후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노동시장을 구축하겠다”며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강화를 위한 근로시간 및 임금제 개편, 노사관계 공정성(법치주의) 확립, 청년고용 확대 및 취약계층 노동권 보호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윤 정부의 노동개혁은 노동계는 물론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근로시간 개편에선 올 3월 현행 주 52시간 근로제를 폐기하고 주 최대 69시간 근로가 가능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큰 논란이 일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69시간을 일할 경우 월~금 내내 오전 9시 출근, 밤 12시 퇴근이 반복되는 일명 ‘기절 근무표’가 등장했다. 여당과 대통령실이 직접 소통하는 ‘MZ노조’(청년세대 노조)마저 정부 개편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지난해 경기 과천 방음터널 화재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원 장관은 건설노조를 향해 “경제에 기생하는 독” 등 수차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 국토부 제공 고용노동부가 “기절 근무표는 과대해석”이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보완지시를 내렸고, 노동부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후 근로시간 개편안은 ‘산’으로 가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 근로는 무리”라고 언급하자 언론 등은 69시간 근로제를 대신할 ‘가이드라인’으로 이를 해석했다. 노동계의 반응까진 볼 것도 없이 MZ노조가 또다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결국 노동부는 “여론을 수렴해 개정안을 다시 만든 뒤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노사관계 공정성 확립은 노동조합 탄압 논란으로 번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노조 부패도 공직 부패, 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할 3대 부패 중 하나”라고 밝혔다. 급기야 노동부는 올 2월 “조합원 1000명 이상의 224개 단위노조 등에 조합원이 낸 조합비 사용과 관련한 회계 관련 서류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노조에 회계장부 제출을 요구하는 건 초유의 일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은 “정부의 요구는 노조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제출을 거부했다. 정부는 자료 제출을 거부한 양대 노총 등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양대 노총은 곧바로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고발하는 등 이 문제는 결국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노조의 불법행위 엄단’이라는 명목으로 사정당국의 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도 진행 중이다. 윤 대통령이 2월 “건폭(건설현장 폭력행위)을 엄단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집중 수사 대상이 됐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윤 정부 출범 후 노조에 13차례의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15명의 구속자가 발생했으며, 950여명이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노동절인 지난 5월 1일에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가 강원도 춘천지법 앞에서 분신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그는 유서에 “정당한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니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건설노조가 검·경 수사로 쑥대밭이 되는 동안 임금체불, 불법채용, 부실공사 등 건설현장의 또 다른 불법행위의 주체인 건설업체는 단 한 곳도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윤 정부 출범 후 기업 친화 기조에 따라 노동시간 및 최저임금 등에서 경영계의 민원을 들어주는 듯한 편향적 노동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 없이 정부 주도로 일방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반노조 정서·여론을 활용해 정치적으로 노조를 탄압하는 등 전반적인 노동정책의 후퇴와 역주행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윤 정부의 노동개혁은 고용·임금·노동조건에서 사용자의 결정권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노조를 비리집단으로 매도해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노동개혁의 방향은 비정규직 차별철폐, 차별 없는 노동권 보장을 통해 불평등 체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2. 여가부 폐지에 집착, 정책에서 ‘여성’ 삭제 윤 정부에서 여성 정책은 퇴행이 예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윤 대통령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선공약으로 걸고 당선됐다. 대선 과정에서부터 이미 “여성 혐오”, “남녀 갈라치기” 등 무수한 비판이 제기된 공약이었다. 과거 이명박 정부도 여가부 폐지를 실행하려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포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폐지 시도도 실현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여가부를 폐지한 뒤 주요 조직과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내놓은 개편안은 보건복지부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해 여가부 업무 대부분을 옮기고, 여성 고용 관련 정책은 노동부에서 담당하는 방안이다. 정부 개편안의 여성정책에서 사실상 ‘여성’을 지운 것으로 받아들인 여성단체 등은 거세게 반발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여가부 폐지에 관한 여성계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 이준헌 기자 당시는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20%대(한국갤럽 기준)로 낮았던 데다, 개편안 발표 불과 20여 일 전에는 신당역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스토킹 살인 사건까지 일어난 터라 여론이 흉흉한 상태였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정치적 위기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운운하며 여성인권과 성평등 정책을 후퇴시키려는 정부와 국민의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부처 폐지에 반대하는 여성과 수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폐지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여성가족부의 업무를 각 부처로 이관하면 독립부처 형태로도 수월하지 않았던 성평등 정책 조정 및 총괄 기능은 약화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거나 구심점을 잃어 표류하게 될 것”이라며 여가부 폐지 반대 여론에 힘을 실었다. 국회에선 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저지하고 나서면서 여가부 폐지는 일단 미뤄진 상태다. 대선 때부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해온 윤 대통령의 인식은 여가부 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성평등’, ‘젠더’ 등의 단어가 여가부 정책에서 사라졌다. 전임 정권부터 진행해온 여가부의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버터나이프 크루)’ 예산은 여당의 반대 속에 통째로 삭감됐다. 성평등 여성인지 예산, 양성평등 의식개선 사업 예산 등도 정부안에서는 빠졌다가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부활했다. 법무부는 여성계가 요구해온 ‘비동의 강간죄’ 신설은 거부하고, 성폭력 관련 무고죄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신경아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윤 정권 출범 후 여가부의 모든 정책에서 ‘여성’, ‘성평등’ 등과 같은 정책의 주체나 대상이 빠졌다”며 “현재로선 여성 정책에 인력이나 예산이 투입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정책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출산과 육아의 주체는 여성인데 윤 정부 정책은 남녀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고, 여성을 위한 정책은 삭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 같은 배경에서 진행되는 인구감소대책의 실패는 필연적이며, 결과적으로 국가 지속가능성에도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 노동정책에서도 여성을 ‘가정의 돌봄자’로 간주하는 구시대적 퇴행의 기조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경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윤 정부는 가족정책으로 접근해 임신·출산·양육담당으로서의 여성 역할을 전제로 여성 노동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양성평등 정책도 ‘인구’ 및 ‘가족’ 정책과 결합해 저출산 극복 정책의 하위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가족정책과 ‘일·가정 양립’ 중심으로 여성 노동을 접근하면 여성은 결국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로 내몰리게 된다”며 “이로 인해 성차별적인 고용 구조는 개선되기 힘들고, 여성의 불안정 노동 문제를 심화시키며 여성 노동의 하향 평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3. 원전 늘리고 재생에너지 줄여, 기후·환경대책 ‘역주행’ 환경단체들은 윤 정부의 출범 1년 기후·환경 정책에 대해 “전 세계 흐름에 역행하고, 과거 정부에 비해 퇴행했다”고 평가한다. 에너지 문제와 연결돼 있는 기후 정책이 특히 ‘탈석탄·탈핵(탈원전)·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글로벌 추세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탈석탄 문제의 경우 소극적인 감축 기조가 계속됐다. 2022년 기준 국내 전체 발전량 중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2.5%로 1위다. 석탄발전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해안가를 주변으로 운영 중인 국내 석탄발전소는 모두 58기에 달한다. 여기에 현재 7기는 건설 중이라 석탄발전소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국가 온실가스감축 목표 상향계획’에서 석탄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1.8%로 낮추겠다고 밝혔다가 “목표치가 너무 낮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 석탄발전 비중을 19.7%로 더 낮추긴 했다. 하지만 전임 정부의 탈핵 기조를 뒤집고 원전 발전 비중 목표치를 23.9%에서 32.4%로 늘렸다. 원전 비중을 늘리는 대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기존 30.2%에서 21.6%로 낮췄다. 특히 태양광 사업의 경우 현 정부 출범 후 대표적인 예산 낭비, 보조금 먹튀 사례로 전락해 감사와 수사의 대상이 됐다. 올해 시행 예정이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 및 일회용품 사용규제안도 국민부담 등을 이유로 시행이 유예됐다. 올해 업무보고에서 환경 분야에도 ‘산업’의 개념을 도입해 논란을 빚은 환경부는 제주2공항 사업,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등 그간 환경파괴 논란으로 보류 내지는 추진이 중단됐던 사업들을 줄줄이 부활시켰다. 지난 정부에서 제주2공항은 국토교통부가 제출했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이 수차례 환경부로부터 보완 판정을 받은 끝에 반려됐다. 정권이 바뀐 뒤 국토부가 본안을 보완해 다시 제출했고, 환경부는 추가 보완 요구 없이 곧바로 본안을 승인했다. 환경단체들은 국토부가 다시 제출한 본안이 여전히 사업 예정지인 제주 성산 주변 철새도래지와 숨골 등에 대한 조사 및 보호대책이 부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발이냐 환경보전이냐를 놓고 40년 가까이 논란이 지속돼온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도 환경부가 올 2월 조건부 승인을 내주면서 추진단계에 들어섰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승인에 앞서 공개한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전문기관 의견서’를 보면 전문기관들은 과도한 백두대간 훼손, 산양서식지 파괴, 설악산의 내적가치 보존, 운행 안전성 미확보 우려 등을 들어 사업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그럼에도 환경부가 조건부 승인을 내주자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설악산을 그대로 두라는 국민의 바람과 전문기관의 거듭된 부정평가는 무시한 채 케이블카를 무조건 추진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하명만을 받든 결정”이라며 “환경부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국립공원을 팔아넘긴 파렴치한 집단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에선 2015년부터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 ‘파리기후협정’ 채택 등을 통해 환경보호 및 사회형평성 고려없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윤 정부 출범 후 기후·에너지·생태·자원순환 모든 분야에서 정책이 이전 정부보다 후퇴하고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고 있어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4. 공공영역에 재등장한 자율·경쟁·시장논리 교육과 복지 등 공공서비스 영역에는 자율과 경쟁, 시장논리를 앞세웠던 과거 보수 정권 시절로 회귀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국정과제를 통해 특정 지역의 맞춤형 인재양성을 위해 학교 교육의 다양성과 운영의 자율권을 보장한 ‘교육자유특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1월 업무보고에서 교육자유특구 지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교육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왼쪽).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문재원 기자 정부는 교육자유특구 신설 명분으로 지방분권화와 이에 따른 인재양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교육계에선 교육자유특구가 일명 ‘입시교육특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자유특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자율형 사립고 확대 정책의 판박이일 뿐”이라며 “윤 정부가 ‘교육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개혁’, ‘각 주체들의 자율 보장’을 앞세워 사실상 무한 경쟁 교육의 빗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일부 교육감들은 지난 5월 2일 회동을 갖고 “무분별한 특구 남발로 학교 서열화 및 지나친 입시경쟁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자체별로도 교육현장의 퇴행 논란이 이어지는 중이다. 경기도에선 임태희 경기교육감이 등교시간 자율화를 도입해 ‘0교시 부활’ 논쟁을 불렀다. 국민의힘이 전체 의석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는 지난 5월 3일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해 교육단체들로부터 “일제고사의 부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복지정책도 정부 개혁이 본격화될수록 공공성이 실종되고 과거로 퇴행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윤 정부는 돌봄·요양·의료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국가와 공공의 책임보다는 이용자 선택권 강화와 제공기관 다변화와 규모화, 민관협업 활성화를 통한 혁신을 강조하는 등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적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공공성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고 정부 역할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형용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성 강화는 보편적 돌봄의 보장성 강화와 돌봄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주로 다루었던 반면, 윤 정부는 사회서비스 산업 육성을 염두에 두고 상품성이 있는 서비스 창출에 몰두하고 있다”며 “지난 수년간 인구 고령화로 인한 돌봄 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긴급한 공공돌봄 대응 요구가 가중돼 왔는데도 (윤 정부의) 처방은 과거로 회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금개혁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진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새정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올 하반기 중 개혁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일정을 밝히면서 사적연금 세액공제 납입한도는 곧바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놓고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사실상 공적연금은 축소하고 사적연금을 활성화겠다는 개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송진식 기자 2023.05.05 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