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일본제철, US스틸에 140억달러 투자”···승부수 던졌다... 110억달러를 US스틸에 투자하고 이후 몇 년간 30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총 투자액 140억달러에는 신규 제철소 건설 비용 40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로이터는 이번 제안에 대해 일본제철이 미국...
윤기은 기자 2025.05.20 18:54
국제
“일본제철, US스틸에 140억달러 투자”···승부수 던졌다... 110억달러를 US스틸에 투자하고 이후 몇 년간 30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총 투자액 140억달러에는 신규 제철소 건설 비용 40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로이터는 이번 제안에 대해 일본제철이 미국...
윤기은 기자 2025.05.20 18:54
경제
1390원 아래로 내려간 원·달러 환율··· 6개월만에 최저치... 하락세로 전환됐다. 주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8일(1386.4원) 이후 약 6개월 만의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미국 생산자물가지수 하락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대감이...
심윤지 기자 2025.05.16 17:16
경제
냉온탕 오가며 종잡을 수 없는 원·달러 환율…왜?... 반복한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변동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는 전날보다 25.7원 내린 1394.5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한·미 외환...
김지환 기자 2025.05.15 17:26
경제
냉온탕 오가는 원·달러 환율…9.3원 내린 1410.9원으로 출발...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3원 내린 1410.9원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한·미 양국이 지난 5일 이탈리아...
김지환 기자 2025.05.15 09:21
스포츠종합
셰플러 3타차 선두 2025 PGA 챔피언십, 우승상금 48억원 확정… 총상금 19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액스코티 셰플러가 PGA 챔피언십 3라운드를 3타차 선두로 마친 뒤 18번홀 그린을 떠나고 있다. 샬럿|UPI 연합뉴스 제107회 PGA 챔피언십의 총상금이 1900만 달러로 확정됐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을 주최하는 PGA 아메리카는 18일 올해 대회 총상금을 역대 최고인 1900만 달러(약 266억원), 우승상금 342만 달러(약 47억 9000만원)로 확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총상금 1850만 달러, 우승상금 330만 달러에서 조금씩 상향된 액수다. 2위는 205만 2000 달러, 3위는 129만 2000 달러로 100만 달러 이상을 챙기고 상위 10위 내 선수들은 최소 50만 달러 이상을 받는다. 32위 이내 선수는 모두 6자리수(10만 달러 이상) 상금을 확보한다. 최하위(74위) 선수는 2만 3420달러(약 3200만원)를 받는다. 대회 3라운드 종료 결과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3타차 선두로 나서 시즌 2승, 통산 15승 및 메이저 3승을 눈앞에 두었다. 셰플러는 54홀 선두로 나선 2022, 2024 마스터스에서 모두 우승했다. 김시우는 5타차 공동 5위로 역전우승을 꿈꾼다. 지난달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는 총상금 2100만 달러가 책정됐고, 로리 매킬로이는 우승상금 420만 달러를 챙겼으나 이번 대회는 그보다 못미치는 금액으로 대회가 열리게 됐다.
김경호 선임기자 2025.05.18 11:50
생활
단 3주간, 행잉가든을 300달러에 누리자3주간 300달러로 1박 추가 발리 우붓의 깊은 정글 한가운데 위치한 세계적 명성의 리조트 ‘행잉 가든 오브 발리(Hanging Gardens of Bali, 이하 행잉 가든)’가 팜투어와 함께 단 3주간 한정 ‘300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고요한 자연과 최고급 휴식을 ‘더 오래’ 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프로모션은 2025년 5월 19일부터 3주 동안만 예약 가능하며, 투숙기간은 2025년 5월부터 내년 3월까지이며 7~8월 성수기는 제외다. 기존 ‘리조트 2박 + 행잉 가든 2박’ 구성에 1박을 추가할 경우, 2인 기준 약 300달러만 더하면 된다. 기존가 대비 약 50% 절감된 금액으로 럭셔리 리조트 1박을 추가할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발리 우붓에 위치한 행잉 가든 오브 발리 전경. 사진제공|팜투어 세계가 인정한 정글 속 낙원 행잉 가든 오브 발리는 우붓 북부의 울창한 열대우림과 아융강 협곡을 내려다보는 절경 속에 자리한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진정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이 리조트에서는 객실 전용 풀장에서 정글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전통 발리식 마사지를 통해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또한, 물(Water), 불(Fire), 공기(Air) 세 가지 자연 요소를 의미하는 이름을 지닌 ‘Three Elements’ 레스토랑은 리조트 내에 위치한 파인 다이닝 공간이다. 협곡을 내려다보는 탁 트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저녁 무렵 정글 위로 석양이 물들 때면 로맨틱한 분위기가 절정을 이룬다. 허니문 커플이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는 여행객에게 이곳은 단연 최고의 장소로 손꼽힌다. 지역 농산물과 유기농 재료를 엄선해 구성한 코스 메뉴로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 Three Elements’ 레스토랑. 사진제공|팜투어 전 객실은 전용 인피니티 풀과 야외 정자를 갖추고 있으며, 전통 발리 건축미와 현대적 안락함이 공존한다. 특히, 2단 구조의 인피니티 풀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영장’이라는 명성을 얻은 바 있다. 2023년 ‘엑스퀴짓 어워드’에서는 ‘베스트 럭셔리 정글 리조트’로 선정되었고, 2019년 ‘월드 럭셔리 레스토랑 어워드’에서는 ‘럭셔리 부티크 리조트 레스토랑’ 부문에서 세계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다양한 수상 경력의 2단 구조의 인피니티 풀. 사진제공|팜투어 팜투어 단독 혜택, 2박부터 모두 적용 팜투어 예약 고객은 행잉 가든을 2박만 이용해도 다음과 같은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 ① 객실 업그레이드리버사이드 풀빌라 예약 시, 파노라믹 풀빌라로 업그레이드. 파노라믹 객실은 정글 전경이 탁 트인 위치에 자리하며, 인피니티 풀과 정자가 연결된 구조다. ② 플로팅 런치 1회수영장 위에서 즐기는 플로팅 런치는 열대 과일과 현지 요리로 구성되어, 발리 여행의 상징적인 체험으로 손꼽힌다. ③ 전 일정 식사 및 스파매일 조식은 물론, 코스 런치 1회와 코스 디너 1회가 포함되며, 전통 발리식 마사지 1시간도 함께 구성된다. 인피니티풀과 연결된 구조의 파노라믹 풀빌라. 사진제공|팜투어 우붓 정글 전망에서 즐기는 플로팅 런치. 사진제공|팜투어 ④ 일상 속 문화 체험매일 오후 애프터눈 티, 선셋 요가 프로그램 운영. 우붓 시내까지 무료 셔틀도 수시로 운행된다. ⑤ 허니문 스페셜로맨틱 침대 세팅, 욕조 장식, 샴페인 2잔, 허니문 기념 선물까지 포함해, 특별한 하루를 완성한다. 아융강을 따라 조성된 스파 바이 더 리버. 사진제공|팜투어 투숙시 매일 즐길 수 있는 애프터눈 티 서비스. 사진제공|팜투어 객실 요금이 높은 우붓 지역에서 단 300달러만 추가하면 정글 위 인피니티 풀과 고요한 자연을 더욱 여유롭게 누릴 수 있는 기회다. 팜투어와 함께하는 행잉 가든 오브 발리 ‘300 프로모션’은 단 3주간만 예약 가능하다.
강석봉 기자 2025.05.18 10:52
스포츠종합
A급 선수 40만달러면 데려오는데…트라이아웃이 V리그를 하향평준화 시키고 있다최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진행한 V리그 트라이아웃에서 참가자들이 KOVO 관계자에게 진행 방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KOVO 제공 “구슬 운에 따라 성적 좌우” 외인 감독들 비판 목소리 행사 비용만 5억 이상 들고 A급 선수 찾아보기 힘들어 오히려 배구 성장에 ‘발목’ ‘자유계약 전환’ 필요 의견 프로배구 V리그는 외국인선수를 트라이아웃을 거쳐 선발한다. 현재 세계 프로배구리그 중 거의 유일하다. 외국인선수를 선발하기로 한 초기에는 각 구단이 자율적으로 선발하는 자유계약제였다. 그러다 여자부는 2015년, 남자부는 2016년 현행 트라이아웃 제도로 전환됐다. 2023~2024시즌부터 도입된 남녀부 아시아쿼터 역시 트라이아웃으로 뽑는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제도 도입 이후 11년, 이제는 배구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목소리 점점 커진다. V리그에서 2년째 트라이아웃을 경험한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구슬 운에 따라 시즌 팀 구성과 방향성이 정해진다는 게 이상하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행사는 V리그와 구단, 에이전트 등 관계자가 150여 명이 유럽 현지로 넘어가는 대형 이벤트다. 선수들이 많이 올 수 있는 유럽 지역에서 주로 개최하고 선수 초청 비용도 부담하며 행사 예산만 5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그만큼의 성과가 나오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배구 관계자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매년 쓸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끝난 남녀부 트라이아웃에서는 14개 구단 지명을 받은 8명(남녀부 각 4명)이 V리그 경험자였다. 지난달 끝난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때도 지명된 14명 중 V리그 경험자가 10명이나 됐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트라이아웃 제도에 점점 한계가 온다고 본다. 결국 뽑을 선수는 3~4명 뿐”이라며 “몇몇 수준급 선수들이 신청했지만 결국 취소하지 않았나. 선수 후보군이 조금 나아졌다지만 개선해야 할 점은 여러 군데 보인다”고 했다. 남자부의 경우, 2년차 이후로는 연봉을 최고 55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지만 그보다 낮은 수준의 선수들이 오는 행사로 전락했다는 평이다. A급 선수들은 테스트 격인 트라이아웃을 꺼린다. 외국인 감독들은 “40만달러로도 수준급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며 트라이아웃이 오히려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된다고 봤다. 만약 뽑은 선수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이미 전에 뽑지 않은, 트라이아웃 참가자 중에서 다시 뽑아야 하니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 이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은 V리그를 하향평준화 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높아진 외국인 선수 의존에 따른 리그 재미 반감, 리그 불균형 심화, 에이전트의 폭주 견제, 국내 배구 저변 위축 등에 대한 우려로 트라이아웃 제도를 도입하기 이르렀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전혀 누리지 못하는 상태다. 현재 V리그는 역대급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배구 저변은 점점 약해지고 세대교체를 이끌 선수들도 보이지 않는 등 큰 위기를 지나고 있다. 빅리그인 유럽 외에 미국, 일본에서 몸집을 키워가는 프로배구도 위기감을 키운다. 이제 V리그가 높아진 선수들의 몸값 만큼의 수준급 경기를 보여줘야 하고, 그만큼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외국인 선수 자유 계약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 의견이 됐다. 트라이아웃 제도의 문제점을 확인한 한국배구연맹(KOVO)도 꾸준히 각 구단과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외국인 선수 자유 계약을 설득 중이다. 현재로서는 여자부 보다 남자부가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 도입에 조금 더 가깝다. 남자부는 아시아쿼터 자유 계약 선도입, 샐러리캡 축소 등도 함께 논의하며 빠르면 2027년 외국인 선수 자유 계약을 목표로 움직이기도 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정호 2025.05.14 00:01
야구
“김성준, 텍사스와 130만 달러 계약 합의”···미국 유력 기자 “신체 검사만 남아”광주일고 김성준이 텍사스와 계약 합의에 이르렀다고 전한 프란시스 로메로 X. 고교 야구 무대에서 ‘이도류’로 맹활약하고 있는 유망주 김성준(18·광주일고)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에 합의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에 소속된 프란시스 로메로 기자는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오타니’로 불리는 김성준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 합의에 이르렀다고 관계자가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계약은 신체검사만 남겨놓았다. 18세인 김성준은 약 130만 달러로 추정되는 계약금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일고 3학년 김성준은 고교 무대에서 투타 모두 뛰어난 ‘이도류’로 인정받으며 빅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185㎝, 83㎏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김성준은 타자로는 장타 생산과 내야 수비도 수준급이며, 특히 투수로는 최고 시속 152㎞의 강속구가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성준은 8일 국내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덕수고와의 황금사자기 32강전에서 4타석에 3루타 1개, 볼넷 2개에 2득점 1타점을 올렸다. 5회에 등판해 삼진 2개를 잡으며 1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팀의 10-0, 5회 콜드게임승을 이끌었다. 이번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의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혔으나 빅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으며 결국 미국 도전을 택했다. 김성준은 최근 SBS와 인터뷰에서 “마이너리그에서부터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미국에 큰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오타니처럼 투타를 다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양승남 기자 2025.05.09 10:47
경제 표지 이야기
[트럼프와 나] ‘500만달러’ 영주권 장사…유학길도 좁아진다특집4-반이민 정책 트라우마 유학생, ‘OPT’ 제도 폐지 법안에 불안…유학생 비자 거부율도 높아질 듯 반이민 실적 보이려 영주권자들조차 추방 잇달아 ‘여행경계령’ 내리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500만달러’짜리 골드카드 영주권 판매 계획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큰아이가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주부 A씨는 최근 불안감에 다른 유학생 부모들과 만나 고민을 상담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유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미국에서 일정 기간 체류할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인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제도가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OPT’ 프로그램은 유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한 뒤 12개월에서 최장 36개월까지 미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졸업생들은 이 기간 동안 미국 기업에 취업해 경력을 쌓으면서 단기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신청, 장기 체류의 디딤돌로 삼아왔다. A씨는 “법안이 통과될 것 같지는 않다고 하는데 모르는 일 아니냐”며 “졸업 후 바로 돌아와야 하는 건 아닌지 다들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앞서 폴 고사르 하원의원(공화당)은 최근 이 ‘OPT’ 프로그램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OPT 프로그램으로 기업들이 고급 외국인 인력을 미국인보다 더 싸게 고용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폴 의원이 ‘OPT’ 프로그램 폐지 법안을 발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그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인 2019년에도 해당 법안을 발의한 적 있다. 당장 이 법이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지는 않지만, 1기 때와 달리 공화당이 미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재입성에 1기 반이민 정책 트라우마 집권 2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자국민 우선주의 행보에 유학생들과 이민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반이민 정서를 무기로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국경 통제와 엄격한 이민법 시행 등 외국인에 대한 취업 및 비자규제 강화에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당장 유학생 비자(F-1)의 경우 트럼프 재집권 이전에도 거부율이 높아지는 추세였는데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에 접수된 미국 유학생 비자(F-1) 신청자 중 41%가 비자 발급을 거절당했는데, 이는 10년 전인 2014년의 23%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한 이민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이비리그 대학 합격증을 들고 대사관 인터뷰를 하러가면 ‘공부 잘했구나’ 정도의 인사 몇 마디가 전부였는데 요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낀다”면서 “‘학비는 누가 어떻게 지불하냐’ 같은 구체적인 질문이 확 늘었다”고 말했다. 미국 내 기업·노동자 보호를 기치로 관세장벽을 높여가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OPT’ 폐지 시도처럼 취업시장에서도 자국민 보호를 위한 강화조치를 쏟아낼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유학생의 취업 로또로 불리는 ‘H-1B’ 비자의 경우 가뜩이나 경쟁률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에서 거부율이 다시 치솟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H-1B’ 비자는 학사 소지자에 6만5000개, 석사 소지자에 2만개 등 1년에 총 8만5000개만 발급되는데 2024년 기준 ‘H-1B’ 신청자는 75만9000여명으로, 발급 정원보다 8배 이상 몰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를 보면 트럼프 1기 행정부의 ‘H-1B’ 평균 거절률은 18%로 오바마 정부(3.2%)를 크게 웃돌았는데, 신규 신청자의 경우 거절률이 한때 33%까지 치솟기도 했다. 특히 기업과 유학·이민업계에서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의 재등장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은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슬림국가 입국금지령, 가족분리정책, 그린카드(영주권) 축소, ‘H-1B’ 비자 강화 및 발급 심사 일시 중단 등 트럼프 1기의 주요 이민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한 대표적인 반이민 강경파다. 이런 그가 트럼프와 함께 백악관에 재입성하면서 1기보다 더 강화된 취업·이민정책이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학내 반전시위 참석 혐의로 추방 위기에 놓인 한인 학생 정모씨 측 변호사가 지난 3월 25일(현지시간) 뉴욕 연방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대학가는 ‘여행 자제’, 이민업계선 ‘SNS 자제’ 여기에 미국 내 최근 체류자격을 갖춘 영주권자들조차 추방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학과 이민업계를 중심으로 ‘여행경계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컬럼비아대 3학년에 재학 중인 한인 정모씨의 경우 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추방 위기에 몰렸다. 7세 때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온 영주권자 정씨는 지난 3월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반대 시위 참가자에 대한 대학 측의 징계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석했다가 추방 위기에 몰렸다. 다만 정씨의 경우 법원 판단에 따라 추방 시도가 일시 정지된 상태다. 한인은 아니지만 실제 적법한 체류 허가를 갖고도 재입국이 거절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라운대 의대 라샤 알라위(34) 교수는 지난 3월 13일 유효한 ‘H-1B’ 비자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미국에서 강제 추방됐다. 그는 레바논 친척을 방문했다가 미국으로 돌아오던 중 구금됐고, 법원의 추방 중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강제 출국당했다. 이 사건 이후 브라운대는 유학생 및 연구자들에게 해외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앞서 하버드대와 코넬대 등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 캠퍼스로 돌아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들 대학은 새 행정부 출범 후 미국 여행, 비자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행정명령을 하나 이상 내릴 수 있고, 어떤 명령이 내려질지 모르는 만큼 가장 안전한 방법은 그에 앞서 미국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잇따른 추방 논란과 관련해 이민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반이민 공약 이행에서 실적을 보이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이민업체 국민이주의 이유리 미국 변호사는 “이유 없이 추방되는 경우는 없다”면서도 “최근에는 정치적인 의견 등 이전 정부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도 문제 삼아서 영주권을 뺏거나 추방하는 일이 생기면서 학계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에게 (예민한 주제로) 소셜미디어를 하지 말라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500만달러 골드카드 판매 계획에 투자이민 상담 신청 2배로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500만달러(약 76억원)짜리 ‘골드카드’ 프로그램까지 들고나오면서 국내 투자이민 시장도 일순간 술렁였다. ‘골드카드’ 프로그램은 500만달러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그린카드보다 훨씬 특별한 것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미국에 들어와 돈을 쓰고 일자리를 창출해 미국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운영 중인 미국 투자이민 프로그램인 ‘EB-5’는 폐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폐지를 시사한 ‘EB-5’ 투자이민 프로그램은 최소 80만달러를 투자하고 투자자 1명당 10명 이상 미국 내 고용을 창출하면 영주권을 주는 제도로 지난 30년간 운영돼왔다. ‘골드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인 ‘EB-5’ 프로그램이 폐지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이민업체들에는 기존 신청자와 신규 신청자의 문의가 빗발쳤다. 국민이주 측에 따르면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골드카드 프로그램 발언 이후 투자이민 상담 신청은 평소의 2배로 급증했다. 특히 자녀들의 미국 대학 졸업 후 안정적인 미국 취업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의 상담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다만 ‘골드카드’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형태가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데다, 법으로 보장된 ‘EB-5’ 프로그램이 곧바로 폐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이민시장은 일단 냉정을 되찾은 상태다. 이유리 미국 변호사는 “미국에서 영주권을 주는 이제 비자 프로그램은 무조건 법안으로 나와야 하고, 현재의 ‘EB-5’도 2026년 9월까지 법의 보호를 받는 프로그램으로 당장 폐지되기는 어렵다”면서 “고객들도 이런 부분들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고 있고, 2026년 9월까지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2026년 9월 현재의 ‘EB-5’ 프로그램이 만료되면 현재보다 투자이민 금액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전문가들 대부분이 동의한다. 트럼프 1기 이전 투자이민 금액은 50만달러였다. 트럼프 정부는 이 금액을 200만달러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었지만, 90만달러로 상향하는 데 그쳤고, 이후 2022년 10만달러가 인하돼 현재의 80만달러로 자리 잡았다. 이병창 셀레나이민 부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속지주의를 폐지하겠다거나 불법체류자를 추방한다거나 하는 발언으로 공통된 적을 만든 다음 보수층을 집결시켰다”면서도 “반면 투자이민제도를 손질하는 것은 지지층에 인기가 있거나 그렇게 관심이 있는 정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본인도 예전에 텍사스 호텔을 지을 때 EB-5 투자이민자금을 가져다 쓰려고 했고, 지금 사위인 쿠슈너도 뉴저지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이 자금을 갖다 쓰는 등 트럼프와 주변인들이 모두 ‘EB-5’에 굉장히 친화적”이라며 “그런 트럼프가 ‘EB-5’를 그냥 없애기보다는 다음번 투자이민 금액을 정할 때 지금보다 훨씬 높게 책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이호준 기자 2025.04.07 06:00
경제 표지 이야기
[트럼프와 나] “70만달러짜리 계약 끊겼다”···관세 폭풍에 휘청이는 중소업체들특집2-현실화된 관세 피해 “멕시코에 관세 부과 상상도 못 해”…오갈 데 없어진 한국 기업 폐업 검토 ‘관세 대응 119’ 피해 접수 보니…돌연 계약 끊기거나 연기 등 피해 현실화 지난 3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고속도로 전광판에 캐나다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관세는 장바구니 영수증에 따라붙는 세금과 같다”는 광고문구를 내걸었다. 연합뉴스 “마킬라도라(Maquiladora) 산업마저 휘청될 줄 몰랐다.” 최근 멕시코에선 이런 한탄이 쏟아진다고 한다. 마킬라도라는 멕시코가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 섬유·의류 중간재나 최종생산물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미-멕시코’ 간 연결 산업을 의미한다. 마킬라도라로 미국과 멕시코는 ‘이와 잇몸’에 비유될 만큼 긴밀한 교역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교역 관계가 후퇴할 위험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 등 인접국에까지 관세 부과 카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 피해는 멕시코로 수년 전 생산기지를 옮긴 국내 기업들에까지 뻗쳤다. 국내에서는 철강, 알루미늄 제품 등을 생산하던 수출 중소기업이 날벼락을 맞았다. 이미 국내 일선 업체에선 매년 이뤄졌던 계약이 갑자기 끊기거나 연기되고, 수입사 대신 수천만원 관세를 물어주는 일이 발생했다. 생산기반을 마음대로 옮기기도 어려운 국내외 대미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는 이제 시작이란 지적이 나온다. ‘니어쇼어링’ 했는데···멕시코까지 관세 A사는 멕시코에 자동차부품 공장을 둔 고용인 200여명 규모 중소기업이다. 미국 GM, 포드 등의 자동차회사에 들어가는 부품을 팔기 위해 이 회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직후 멕시코에 공장을 새로 지었다. 이른바 ‘니어쇼어링’ 일환이었다. 니어쇼어링은 미국 인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는 미국이 중국 견제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자 니어쇼어링이 주목을 받으며 멕시코가 크게 부상했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도 관세정책을 강력히 추진했으나 여러 면제조항과 예외품목이 포함돼 수출기업의 직접적 타격은 적었다. 또 대부분의 관세 공격이 중국에 집중됐고,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체결된 멕시코나 캐나다는 관세 영향권 밖에 있었다. 이때 멕시코로 날아간 건 A사뿐만이 아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집계를 보면 1999년부터 2023년까지 멕시코에 투자한 이력이 있는 한국 기업은 2000여개사에 달한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대멕시코 투자 진출 규모는 2019년 5억1200만달러에서 2023년 7억4400만달러로 치솟았다. 대미 수출에 우호적이던 분위기는 최근 급격히 냉각됐다. 4월 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국가에 대해 기본관세 10%와 함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이 기본관세 대상에서는 빠졌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별도로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유예했다. 자동차, 알루미늄, 철강에 대해선 이미 25% 관세 부과가 결정돼 캐나다와 멕시코 산업을 크게 흔들었다. A사 대표는 “멕시코로 공장을 옮겼던 때만 해도 USMCA 체제를 만든 트럼프가 이를 부정하고 완전 보호무역으로 회귀해 멕시코에까지 관세를 부과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인 A사로선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 건 현실성 있는 대안이 아니다. 그는 “지가도 높고 건축비나 인건비가 비싼 데다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다”라며 “멕시코 현지 고용인원을 줄이는 것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최후의 카드로 고민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갈 데 없어진 멕시코 내 한국기업 중에는 폐업을 검토하는 사례도 많아졌다고 한다. 멕시코 내에서 한국기업 상대 법률자문을 하는 엄기웅 변호사는 “이윤이 통상 5~10%밖에 안 나오고 경쟁이 심한 가전 쪽 사출 공정 업체들이 관세 가능성에 특히 힘들어하고 있다”며 “청산을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알루미늄사 “수년간 이어온 거래처 잃을 판” 국내 수출 중소기업 가운데서는 피해가 현실화한 곳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상호관세 25%를 부과한다고 4월 2일 밝히면서 피해업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매년 이뤄졌던 계약이 갑자기 끊기거나 연기되고, 단 2건의 계약에서 수천만원을 수입사 대신 물어주는 일도 발생했다. 주간경향이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코트라의 관세 대응 119 관세 피해 접수 내역을 보면, 지난 2월 18일부터 3월 21일까지 한 달여 동안 총 67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구매 보류, 수주 감소 등 직접적 피해부터 가격경쟁력 저하 등에 관한 우려 사례가 포함됐다. 중기부는 관세 피해 시 정책자금 우선지원, 수출바우처 우선지원(예정)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접수 내용을 보면 관세 25%가 확정된 철강 소재 기업은 벌써 수주 감소 피해를 받고 있다. 전남의 B사는 태양광발전 장치를 만드는 회사다. 발전 장치의 구조물과 핵심품은 철강 자재로 구성돼 있어, 현재 미국으로 납품 계약된 2건에 대해 약 8000만원 관세 부담을 지게 됐다. 이는 관세를 부과받은 수입처가 그만큼의 피해를 수출업자에게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전가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관세가 오르면 미국 수입업자들은 그만큼 오르는 수입가격을 상쇄하기 위해 미국 내에서 대체자를 찾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우수배관용 토목 자재 파형강관을 만드는 전남의 C사는 추진되던 수출이 무산된 케이스다. 지난해 6월부터 미국 철강회사와 협의해 올해 파형강관 200t, 약 40만달러 규모를 수출하기로 했다. 기존에 중국산 철강을 수입 판매했던 미국 업체가 미·중 무역 분쟁이 거세지자 한국산 제품으로 수입처를 바꾸려고 하면서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부과하면서 한국산 제품 수입 결정도 보류됐다. 캐나다로 산업용 펌프 부품을 보내던 D사도 매년 70만달러로 이뤄지던 계약이 끊겼다. 국내 알루미늄 압출회사인 E사 역시 같은 우려를 안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공장에서 만들어진 압출재의 80%를 미국에 수출하던 이 회사에 미국 업체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바이어다. 최근 이 회사는 알루미늄에 25% 관세가 붙으면서 수년간 이어온 거래 관계가 끊길 위험에 몰렸다. E사 관계자는 “관세가 25% 오른 만큼 수입하는 업체가 흡수해서 팔아야 하는데, 수입업체들이 25%를 안 내기 위해 미국산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알루미늄 쓸 것을 다른 재료로 완전히 대체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비철금속협회 본부장은 “알루미늄과 철은 자동차 산업 부품으로 제조를 많이 하는데, 이번에 새로 추가된 관세 개념은 알루미늄이 1%라도 들어갔으면 함량에 해당하는 만큼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제품을 중소기업이 많이 생산하다 보니 한동안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2025.04.07 06:00
정치 표지 이야기
트럼프 100억달러 청구서…윤 정부 지갑 열 준비됐나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를 확정 지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1월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왜 그를 선택했는가.’ 선거를 통해 정부를 구성하는 국가라면 주기적으로 맞닥뜨리는 질문이다. 4년 만에 백악관으로의 귀환이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역시 해당 질문의 대상이 된다. 특히 그의 승리로 국제사회가 다시 한번 ‘불확실성’이라는 변곡점에 놓이게 됐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관심을 두는 주제가 됐다. 한국 역시 ‘한·미동맹’, ‘한·미·일 삼각협력’ 등과 관련해 트럼프의 귀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유권자가 ‘왜 트럼프를 선택했나’는 자연스럽게 ‘트럼프가 무엇을 바꿀 것인가’와 연결된다. 기존 정치 문법에서 벗어난 인물이 재신임을 받는 것은 단순한 권력 재편이 아니다. 미국사회가 그에게 기대하는 구체적인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이는 앞으로 4년간 트럼프 행정부 정책 결정의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승리 이면에 담긴 미국 내 기대와 한국이 마주하게 될 변화를 총체적으로 살펴봤다. 미국은 왜 트럼프를 선택했나 지난 11월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은 트럼프의 승리로 빠르게 결론이 났다. 애초 박빙일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며 ‘트럼프 압승’이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대선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선 ‘사실’과 ‘평가’를 구분해야 한다. 우선, 사실이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는 전국 득표율이 아닌 투표를 통해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하는 쪽이 승리한다. 트럼프는 최종 312명, 해리스는 22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11월 12일(현지시간)기준, CNN이 공개한 전국 득표율로 따지면 트럼프는 전체의 50.2%(7553만6884표), 해리스는 48.1%(7239만344표)를 얻었다. 양측 득표율 차이는 2.1%포인트다. 트럼프가 모두 승리한 7대 경합주(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애리조나) 중 최대 득표율 차는 애리조나의 5.7%포인트, 최소 득표율 차는 위스콘신의 0.8%포인트다. 트럼프는 민주당 해리스 후보에 맞서 선거인단과 전국 득표율에서 모두 승리했다. 같은 날 치러진 상원의원선거에서도 공화당은 전체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며 과반을 확보했다. 하원의원선거는 여전히 개표가 진행 중인데 지난 11월 13일 미국 선거 분석 기관 디시전 데스크 에이치큐가 밝힌 내용을 보면 공화당은 이미 219석으로 과반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공화당이 행정부, 상·하원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이른바 ‘레드 웨이브(Red Wave)’가 도래했다. 다음은 사실에 대한 평가다. 미국 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 ‘압승’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박홍민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선거인단 확보만 보면 312 대 226으로 큰 차이가 난 것처럼 보이지만 전국 득표율이나 경합주 득표율에서는 표 차가 크지 않다”며 “한국 언론에선 두 후보 지지율이 ‘박빙’이라고 표현할 땐 전국 지지율을 인용하고, 정작 결과를 두고는 선거인단 수를 기준으로 ‘압승’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제대로 된 비교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가 패배했던 4년 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전국 단위 득표율에서 약 4.5%포인트 앞섰다. 승자는 바뀌었지만 후보 간 전국 득표율 차의 절댓값은 줄었다. 선거인단 확보와 전체 득표율을 분리해서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공화당은 행정부뿐만 아니라 국회도 장악했다. 결과만 보면, 마치 미국이 4년 만에 급격히 우경화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보면 여전히 미국 유권자들은 민주당, 공화당에 기반한 ‘정당일체감’에 따라 투표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50 대 50의 싸움에서 무게추가 한쪽으로 약간 기울었을 뿐이란 의미다. 그렇다면 질문은 ‘누가 얼마나 크게 이겼느냐’가 아닌 ‘미국 유권자들은 왜 트럼프에게 조금 더 많은 지지를 보냈나’가 돼야 한다. 그 해답을 두고 여론조사, 전문가의 견해는 일치한다. ‘경제’ 문제다. 미국 50개 주 등록 유권자 1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AP VOTECAST’에 따르면 유권자 10명 중 4명이 2020년 대비 미국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경제’라고 답했다.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집권당 심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선거는 동원과 설득 두 가지에 좌우되는데 바이든 정부하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유권자를 트럼프 쪽으로 스윙(설득)하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소득층도 과거보다 트럼프로 많이 돌아섰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타격은 저소득층에 집중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CNN 출구조사에 따르면, 2020년에는 저소득층(연소득 5만달러 미만)의 과반(55%)이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48%만이 지지했다. 미국 선거 연구 전문가 존 사이즈(John Sides)는 “2020년 트럼프의 대선 패배와 2024년 승리는 모두 미국 경제가 안 좋다고 미국인들이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경제는 ‘미국 유권자가 왜 트럼프를 선택했나’의 답이다. 동시에 앞으로 4년간 트럼프 행정부 정책 결정의 ‘전제조건’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는 한국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미국 대외정책 기조 변화와도 연계된다. 외교정책에서도 경제적 손익을 따지는 트럼프식 ‘거래주의’의 부활이다. 자유주의의 종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7일 서울 용산 관저에서 제47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불확실성을 예고한 트럼프의 시대에도 확실한 것은 있다. 동맹, 자유무역, 인권 등의 가치를 강조하는 자유주의와의 결별이다. 미국 민주당 정부가 강조해온 대외정책의 종말이기도 하다. 이를 수행할 세력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내세운 이른바 마가(MAGA) 세력이다. 미국의 국제 개입 및 전쟁 반대, 이민자 반대, 제조업 부흥 등을 외친다. 둘째는 ‘거래주의’를 기본으로 한 세력이다. 국가 간 관계에서도 실익을 중시한다. 외교적 거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두 세력은 정책 추진 방식에서 기능적 차이를 보일 뿐 ‘아메리카 퍼스트’, ‘트럼프 충성파’라는 특징을 공유하며 혼재돼 있다. 셋째는 네오콘이다. 전통적인 공화당 주류 세력이다. 강력한 군사력과 미국 예외주의를 내세워 국제사회에 대한 개입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자주의보다 미국 일방주의를 앞세운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밝혀온 외교정책과도 겹친다. 이들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상호영향을 주고받으며 대외정책을 꾸려갈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행정부 시기 강조한 ‘보편적 가치’는 단순 ‘수사’로도 존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중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거래주의’다. 자유주의, 현실주의, 구성주의 등 전통적 외교이론의 범주를 벗어난 트럼프식 외교의 특징이다. 국가 간 관계라는 외교적 특수성을 버리고 상인의 이해를 추가했다. 국제사회의 전쟁도 미국(혹은 트럼프 세력)에 이득인지, 비용이 될지를 따져 개입 여부를 결정한다.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당장 ‘방위비 분담금’, ‘북핵 문제 대응’ 등에서 기존 셈법이 통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한·미동맹’의 중요성, 특수성을 강조할수록 치러야 할 비용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지난 2년 반여 동안 추진된 정부 외교정책의 독특함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자유’로 대표되는 가치에 기반한 ‘동맹관계’를 강조해왔다. 그런데 결과가 한·미·일 삼각협력이라는 ‘블록화’로 나타났다. 동맹(혹은 블록화) 성립의 필수조건인 공동의 위협은 국내적 시각에선 북한, 세계적 시각에선 중국으로 인식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최대 위협으로 상정한 북한과의 대화선은 모두 끊겼다. 외교가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이 상황을 설명하면 윤석열 정부는 가치에 입각한 ‘자유주의’를 내세운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현실주의’, 정확히는 ‘위협에 대한 균형’에 충실한 정책을 펼쳐왔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 정부의 선택은 스티븐 M. 월트 하버드대 교수가 주창한 ‘위협균형(Balance-of-threat)’ 이론의 특징을 반영한다. 국가들은 각자 직면한 가장 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위협은 국가의 총체적 국력(Aggregate Power)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지리적 근접성’, ‘상대적 군사력’, ‘공격 의도와 관계’ 등을 따져서 판별한다. 일단 협력이 이뤄지면, 가장 안정적인 상태는 양측 간 힘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고 팽팽하게 맞서는 경우다. 대립하는 양측은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각자 속한 협력 구조에 계속 종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친일’ 등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삼각협력을 신봉하고, 북한이 파병을 통해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식이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적어도 동아시아에선 이 위협균형의 틀 안에서 움직였다. 미국이 상정한 실질적 위협이 북한이냐, 중국이냐와 관계없이 아시아 정책은 동맹을 통한 역내 힘의 균형이었다. 그런데 위협균형 이론에는 결정적 ‘허점’이 있다. 어떤 국가를 ‘위협’으로 간주하느냐는 각국 해석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정치적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 윤석열·바이든 대통령이 상정한 위협이 트럼프에게도 똑같은 위협인가를 봐야 한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마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도 한·미·일 삼각협력은 잘 진행되리라 생각한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두 가지 방향에서 검증해볼 수 있다. 첫째는 트럼프 스스로 말한 내용이다. “나는 그들(시진핑 중국 주석·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두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잘 지냈다. 잘 지내는 건 좋은 일이다. 나쁜 게 아니다.”(2024년 7월 20일 미시간주 그랜드 레피즈 유세), “만약 내가 지금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우리에게 연간 100억달러를 지불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은 기꺼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들은 ‘머니 머신’이다”(2024년 10월 16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경제인 클럽 대담).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한국이 방위에 필요한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동맹 무임승차’ 국가란 인식이 확인된다. 둘째는 위협균형 주창자의 분석이다. 월트 교수는 지난 11월 7일 주간경향과 서면 인터뷰에서 “트럼프식 대외정책의 특징은 무역 문제에 매우 강경하고 동맹에 회의적이며 민주주의, 인권 등의 가치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며 “그가 한·미·일 삼각협력을 지지할 수도 있겠지만 아시아 내 동맹국들에 경제 문제와 방위비 분담 문제 등에서 큰 압력을 가할 것이고, 이는 결국 중국과 역내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이 주도하는 블록(한·미·일 삼각협력)이 약화하기 시작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두 위에 나온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과는 배치된다. 해당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다. 상황을 낙관한 대통령이 꺼내든 비장의 한 수는 11월 14일 기준 ‘골프 연습’만 확인된다. 동맹의 온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에 대한 전망을 보면 국내외 간 온도 차가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기(1993~1994) 방위 정책 및 군비 통제 담당 국장,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기(2005~2007) 전략 기획 및 제도 개혁 특별 고문을 지낸 피터 피버 듀크대 교수에게 한·미관계의 미래를 물었다. 그가 강조한 답변은 다음과 같다. “트루먼 이후 모든 미국 지도자들은 동맹국들이 미국의 보호에 무임승차하려 한다고 믿으며 동맹국들에 대한 좌절감을 느껴왔다. 한국도 이에 해당한다. 그런 면에서 트럼프는 한국이 더 많은 부담을 지도록 압박함으로써 미국의 부담을 덜고자 했던 미국 지도자들의 오랜 행동 패턴에 들어맞는다. 다만 다른 대통령들은 동맹이 가져다주는 순이익을 긍정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동맹에 압력을 가하더라도 동맹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했다. 트럼프는 동맹의 순이익을 훨씬 더 작게 보거나 심지어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 다시 말해 동맹국들이 미국 납세자에게 무임승차를 계속한다면 동맹이 무너지는 것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소중히 여긴다면, 트럼프 시대에는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열린 지난 10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 관람 무대에서 주한미군 행진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월트나 피버와 같은 미국 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동맹의 가치’가 흔들릴 가능성을 지적한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측근들이 동맹을 ‘거래’ 대상으로 보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1991년 체결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 미국에 막대한 ‘적자’를 안겨주고 있다는 ‘동맹 무임승차론’이 핵심이다. 반면 국내에는 한·미동맹에 대한 낙관적 인식이 있다.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등을 겪으며 생긴 한·미동맹이 미국의 중국 견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즉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 하는 한 한·미동맹, 한·미·일 삼각협력 체제는 유지될 것이란 희망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가 동맹(협력)의 가치를 결정할 변수가 된다. 이에 대해 피버 교수는 “트럼프가 추진하는 관세정책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크게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 때문에 트럼프가 오히려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중국에 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며 “트럼프와 시진핑이 2020년에 무역전쟁을 끝낼 수 있는 거래를 거의 성사시킬 뻔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관계에 대해서는 국내 석학 역시 유사한 관점을 제시한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마가(MAGA)와 거래주의 파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류를 형성하게 되면 중국이 미국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지 않고 국익에 도움을 줄 때 대중 포위와 견제 그리고 대만 사수론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트럼프의 복귀를 두고 “양국이 협력할 때 이익을 얻고, 대립할 때 손해를 본다”는 원론적 입장만 낸 채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블록화 등에 대한 입장은 북한, 러시아와 미묘하게 다르다. 잔더빈(詹德斌) 상해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중국 외교의 기본 원칙은 ‘동맹’이 아닌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으로 중국은 동맹의 교리를 믿지 않는다”며 “중국, 러시아, 조선(북한)은 하나의 블록이 아니며 가까운 미래에도 진영을 형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블록화나 한·미·일 삼각협력 체제와의 대립(균형)에 관심이 없다면 한국 정부가 추진해온 안보 구상이 흔들리는 역설적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 한·미·일 삼각협력 외엔 안보적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정권교체를 맞았다. 트럼프의 한국 방위비분담금 ‘100억달러’ 발언은 단순 허세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문제의 답은 결국 출발점에서 찾아야 한다. 위협에 직면한 국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균형’만이 아니다. ‘편승’ 역시 가능하다. 동맹에 가담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핵심 이익을 해칠 경우, 위협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정책적 유연함이다. 실제로 이런 상황을 가장 우려하는 것이 동맹이론의 대가인 월트 교수다. 그는 “미국은 지역 국가들에 ‘평화를 뒤흔드는’ 존재로 보이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국이 현명하지 못하게 갈등 온도를 높이는 존재로 보인다면,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 거리를 두고, 중국의 패권을 수용하려 할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가 “트럼프가 한·미·일 블록을 약화시키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현 정부가 트럼프가 내밀 청구서가 과도할 경우 이에 맞설 결기가 있느냐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오히려 문제가 단순해졌다.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돈만 충분히 내면 모든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나라 살림 적자가 91.5조원이다.
김찬호 기자 2024.11.18 06:00
경제 서중해의 경제 망원경
[서중해의 경제망원경](34) 달러의 특권은 유지될 수 있을까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연 기자회견 도중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번 칼럼 ‘강한 달러와 미국의 지역경제’에서는 강한 달러의 함의를 미국 경제의 지역 격차 관점에서 짚어보았다. 이번에는 국제 경제 관점에서 살핀다. 우선 공화당 J. D. 밴스 상원의원의 질문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답변부터 보자. “미국 경제를 보면 금융 엔지니어와 많은 종류의 컨설턴트는 많지만, 물건을 만드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달러의 기축 통화 지위와 달러에 대한 통제력 부족이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이에 대한 의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준비 통화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밴스 상원의원의 질문에 파월 연준 의장은 이렇게 답한다. “(짧은 시간에) 답하기에는 너무 큰 질문입니다. (···) 달러는 세계의 준비 통화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민주적 제도가 뒷받침됐고, 오랜 세월 인플레이션을 통제했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미국의 법치를 신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의 기축 통화이기 때문에 세계에서 달러가 사용되고 거래가 이루어지며 사람들이 곤란을 겪을 때 달러 표시 자산을 사용하는 곳이 바로 미국입니다. (···) 자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법치와 민주적 제도를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으며, 물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분명한 후보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달러 지배력, 경제력 대비 줄지 않아 밴스 상원의원의 질문과 파월 연준 의장의 답변은 달러를 두고 이루어지지만, 내용은 동문서답이다. 밴스 상원의원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신의 지역구, 즉 오하이오주의 제조업을 염두에 두고 질문을 하고 있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위상 때문에 오하이오를 포함한 러스트 벨트 지역의 제조업이 무너진 것이라는 생각을 질문에서 제기한다. 파월 의장의 답변은 밴스 상원의원의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 대신, 달러의 위상이 유지되는 근거를 설명한다. 현재까지는 미국 달러 이외의 대안이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대화 내용의 본질은 실물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미국 경제에서 어떻게 연계돼 작동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미국의 실물 경제에서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의 ‘과분한 특권’이 작용하고 있다. 과분한 특권이란 달러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기축통화와 준비통화로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누리는 이익을 의미한다. 세계 경제에서 미국 경제의 상대적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전 세계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0년 40%, 2000년 30%, 2020년 25%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그러나 달러는 국제 통화 시스템에서 가장 지배적인 통화로, 달러의 지배력은 경제력과 비교해 줄어들지 않았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각국의 은행들은 미국의 자금시장에서 조달한 달러 표시 부채를 보유하고 이를 달러 표시 자산으로 대차대조표에 기입한다. 중앙은행의 공식 준비금에서 59%는 달러로 보유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대출의 64%는 달러로 표기돼 이루어진다. 무역 송장 발행과 국제 은행 업무에서도 달러는 지배적인 역할을 한다. 달러로 표기된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안전 자산’으로 수용된다. 미국 재무성이 발행하는 채권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달러로 표기된 안전자산을 축적하기 위해 미국에 경상수지 흑자를 낼 유인이 있다. 이 방법의 하나가 자국 통화의 가치를 절하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간에 걸쳐 달러는 절상됐고, 나머지 통화들은 대체로 절하됐다. 미국의 대차대조표에는 수익률이 낮은 채권이 대외 부채로 표시되고 대외 자산은 수익률이 높은 주식으로 구성된다. 미국이 보유한 국제 자산과 부채 사이의 수익률 차가 달러가 미국에 제공하는 과분한 특권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고문인 구린샤(Pierre-Olivier Gourinchas)는 이를 대략 2%포인트 정도로 추정한다. 달러를 매개로 한 이러한 관계는 국제 경제의 중심축으로 아주 오랫동안 지속해왔다. 길게는 기축통화로서 영국의 파운드를 대체한 1920년대 이래로, 짧게는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는 금 태환 정책을 중지하면서 브레턴우즈 체제에 종언을 고한 1971년 이후 이런 관계가 계속됐다.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을 때는 이런 관계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경제 위상이 위축되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세계 공장으로 변모하면서 산업화와 고도성장에 성공하고 오랜 기간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했다. 반면 미국은 제조업이 쇠퇴하고 금융업과 신경제 부문에서 세계를 선도하면서, 미국 내 지역 간 경제 격차가 심화하게 됐다. 대외경제정책 기조 큰 변화 없을 듯 미국 국민뿐 아니라 세계 시민들도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이민과 사회보장, 조세 등 많은 영역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립해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정책이 바뀔 수 있어서다. 다만 교역을 포함한 대외경제정책 기조는 거시적으로 보면 크게 변화하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위상은 현재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역할도 현상 유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달러의 과분한 특권에 의존해 소비 경제를 지속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일부 제조업의 공동화를 초래했다. 이는 지역 간 경제력 격차 확대로, 그리고 정치적 어젠다로 포퓰리즘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제 미국은 타국을 희생해서라도 자국 경제 회생에, 특히 제조업 부활에 역점을 두고자 한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미국의 지배에 의한 세계 평화)를 유지해온 미국의 스탠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달러의 지배적 위치로 안정을 유지해온 세계 경제 관계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제 금융 시스템이 처한 상황을 보면 ‘시장이 스스로 조절해 균형 상태에 이른다는 생각은 유토피아적 환상’이라는 칼 폴라니의 지적이 떠오른다. 폴라니는 헝가리 태생의 경제인류학자로 책 <거대한 전환> 작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시장의 대안은 무엇일까? 경제적 사안이 정치적 어젠다로 부각되면 경제정책은 정치적 선택의 문제로 대체된다. 시장을 대신해 어떤 기제가 경제적 문제에 최적의 해결을 제공할 수 있을까? 정부의 실패 또한 빈번하다. 폴라니가 주장한 경제를 내재한 사회에서는 사회적 목표를 누가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가 더 큰 과제가 된다. 민주주의적 과정이 이 문제를 반드시 잘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정치적 포퓰리즘이 이를 방증한다. 새로운 대안으로의 이행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평화롭게, 아니면 격동의 시기를 거쳐야 할까? 세계 시민들 앞에 본질적으로 어려운 과제가 놓여 있다.
서중해 경제학자 2024.09.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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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러짜리 스테이크 맛볼까목시서울명동의 라운지&바 ‘바 목시’가 10달러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10달러 프로모션은 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활용해 선보이는 다이닝 프로모션으로 스테이크, 수제버거를 각각 10달러에 맛볼 수 있다. 수제버거는 소고기패티와 풀드포크패티 등 더블패티를 넣고 텍사스 치폴레 마요소스를 더했다. 10달러 프로모션 다이닝을 선택하면 소프트드링크 1잔과 샐러드, 무제한 리필 프렌치프라이가 곁들임으로 제공된다. 또 커피는 40% 할인된 가격에 마실 수 있다. 이용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2시30분,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다. 바 목시의 10달러 프로모션
박경은 선임기자 2025.03.18 11:20
레저/여행
나도 ‘태계일주’ 해볼까···하루 50달러로 세계여행한 여성 2명레이첼 데이비(왼쪽)와 마티나 세보바, 스카이스캐너 제공 MBC 예능 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는 웹툰 작가인 기안84가 무작정 세계여행을 떠나 현지와 동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현지의 환경과 삶, 문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여정이 공감대를 이끌어낸 것이다. 기안84처럼 세계 각국을 누빈 여성 여행가들이 있다. 그것도 하루 단 50달러만으로. 호주인 레이첼 데이비와 슬로바키아인 마티나 세보바는 각각 21살, 18살에 해외여행을 시작했다. 이후 20여 년간 세계 각국을 여행했다. 2022년 11월 195번째 국가인 사모아까지 여행을 마치면서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방문한 최초의 호주·슬로바키아 국적 여성 여행자 타이틀을 얻었다. 여행 정보 플랫폼 스카이스캐너는 두 여행자의 세계 여행 노하우를 담은 ‘어디든지 가이드(www.skyscanner.co.kr/news/where-should-i-go-kr/everywhere-agency-kr)’를 공개했다. 스카이스캐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능이자 한국인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목적지 ‘어디든지(Everywhere)’에서 영감을 받은 캠페인이다. 어디든지 가이드에는 ‘꼭 가봐야 할 버킷리스트 여행지’, ‘색다른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여행지,’ ‘가장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여행지’ 등에 관한 질의 답변 등이 담겼다. 또 한국인 여행자들이 궁금해할 여행 팁과 경험에 기반한 조언을 전함으로써 자신에게 적합한 합리적인 신년 여행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여행자는 ‘베리 헝그리 노마즈(Very Hungry Nomads)’라는 이름으로 랜선 여행 가이드를 자처하고 있다. 이들은 ‘어디든지 가이드’를 통해 하루 50달러의 경비만으로 여행을 할 수 있는 팁들을 공유했다. ①유용한 도구들을 적극 활용하기: 우리는 스카이스캐너의 다양한 기능 중에서도 특히 ‘가장 저렴한 달’과 ‘어디든지(Everywhere)’ 기능을 애용한다. 유연하게 여행 일정을 계획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계속해서 다음 여행지로 이동하며 여행했기 때문에 다음 여행지로 가는 항공편 가격이 변동될 때마다 알림을 받을 수 있는 ‘가격 알림 변동 받기(Price Alerts)’ 기능을 잘 활용했다. 내가 관심있는 항공권의 가격이 변동될 때마다 앱 푸시 및 이메일로 알림을 받아볼 수 있다. 가격이 내려갔다는 알림이 오면 재빠르게 다음 항공편을 예약해 비용을 아끼곤 했다. ②가볍게 짐 싸기: 몇 년 동안 우리는 항상 휴대 수화물만 가지고 세계를 여행했고, 가방 1개 또는 작은 캐리어만을 사용했다. 짐을 줄임으로써 비행 시 추가 수수료를 피할 수 있으며, 이동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훨씬 쉽고, 수화물을 잃어버릴 위험도 없다. ③덜 알려진 여행지에 방문하기: 인기 있는 여행지에 방문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지만, 비교적 덜 유명한 여행지에 방문하는 것에서 더 보람을 느끼곤 한다. 베트남 북부 하기앙 지역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경이로운 풍경을 감상했고,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는 놀라운 음식과 활기찬 분위기에 푹 빠졌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여행지를 찾아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④현지인처럼 먹기: 한정된 예산 안에서 여행하기 위해 항상 현지인들이 먹는 것을 먹는다는 우리만의 규칙을 따른다. 빵집도, 슈퍼마켓도 될 수 있다. 항상 현지인들이 가는 곳에서 식사한다. 지나치게 큰 비용을 내지 않고, 진정한 현지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현지인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이 생긴다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⑤현지인처럼 이동하기: 가능하다면 어떤 여행지에서든 대중교통을 타려고 한다. 교통 체증이 심한 지역에서는 특히 택시보다 더 저렴하고 더 빠르므로 매우 유용하다. 택시를 타야 하는 경우라면, 관광객인 것을 알아채고 요금을 높게 받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미리 가격을 협상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미터기가 있는지 확인하라.
이윤정 기자 2024.02.14 16:56
화제
카타르, 화장실·세면대 없는 컨테이너 숙소 '200달러라고?'카타르 도하에 있는 월드컵 팬 빌리지. 숙박 요금은 1박당 $200 이상이지만 화장실 등 기반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숙박객들의 원성을 샀다. SNS 캡처카타르월드컵위원회가 조성한 일부 팬 빌리지의 열악한 환경에 비난 여론이 들끓자 전액 환불을 하고 나섰다. 컨테이너 숙소로 만들어진 카타르 도하의 일부 팬 빌리지에는 화장실과 세면대 등 기본적인 숙박 편의 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박 요금은 1박당 200달러(한화 약 27만 원)이다. 미국 스포츠 케이블 채널 ESPN에 따르면 해외 관람객이 카타르의 팬 빌리지에 머물기위해 도착했으나 여전히 편의 시설 건설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월드컵 행사 조직을 담당하는 월드컵최고위원회로부터 전액 환불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월드컵 팬 빌리지는 월드컵 팬들이 저렴한 숙박을 위해 선적 컨테이너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하룻밤 200달러로 책정해 카타르의 높은 물가를 반영하고 있다. 해당 팬 빌리지는 화장실이나 세면대와 같은 기본적인 편의 시설없이 방채된 채 숙박객을 맞았다. 숙박객의 항의가 이어지자 위원회 측은 “해당 팬 빌리지가 민간 단체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숙박객을 맞을 필수 표준에 충족하지 못했다”며 전액 환불을 결정했다.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독일 대표팀은 성소수자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카타르 정부에 대항해 입을 가리는 퍼포먼스로 등장했다. SNS 캡처중동 지역에서 첫 열리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시작부터 잡음과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카타르가 동성애를 범죄시하는 성소수자 인권이 취약한 나라인 만큼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팀은 성소수자의 권리를 응원하기 위해 ‘Onelove’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기로 했지만 FIFA가 이를 제재하자 독일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23일 경기에서 경기장에 등장하며 입을 가리는 항의 퍼포먼스로 대응했다. 또한 카타르는 월드컵 준비 기간 동안 기반 시설을 건설한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취약한 대우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서방 언론들은 카타르가 행사를 주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사망했는지 불분명하다고 비난에 나섰다.
이유진 기자 2022.11.25 11:00
화제
‘한 팩에 120달러’ 기네스 팰트로가 만든 럭셔리 기저귀의 정체는?배우 기네스 팰트로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굽’이 지난 11일 알파카 털과 보석으로 만든 초호화 아기 기저귀 제품을 소개해 논란이 됐다. 공식 SNS 캡처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가 설립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회사 굽(goop)이 알파카 울과 호박 보석으로 럭셔리 1회용 기저귀를 만들었다고 알려 큰 파문이 일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기네스 팰트로가 엄선한 웰빙 용품과 생활 정보를 소개하는 굽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회용 기저귀 ‘THE DIAPER(더 다이페어르)’를 소개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이 제품은 어린 알파카의 털로 기저귀 안감을 만들고 감정 정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호박 보석을 고정 단추로 사용했다. 또한 기저귀는 아로마 효과를 위해 재스민과 베르가못 향을 머금고 있다고 광고했다. 기저귀 가격은 12장 한 팩에 120달러(약 15만 원)라고 명시했다. 굽은 유기농 성분으로 이뤄진 뷰티 브랜드부터, 최신 패션, 요리 비법, 여름 휴가지에 이르기까지 온갖 생활정보를 소개한다. 또한 건강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자연과 연결되어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제품을 기네스 팰트로가 직접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진 브랜드 편집숍이다. 기상천외한 초호화 기저귀를 본 누리꾼들은 “이틀 치 아기 기저귀에 120달러를 쓰란 말이냐”며 비난을 쏟아내는 한편 ‘뒤늦은 만우절 농담이 아니냐’며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기네스 팰트로가 소개한 럭셔리 기저귀는 생필품인 기저귀에 과세를 부가하는 30여개 주의 행태를 꼬집은 페이크 제품이었다. SNS 캡처 럭셔리 기저귀의 정체는 하루 지난 12일 공개된 기네스 팰트로의 영상을 통해 밝혀졌다. ‘더 다이페어르’는 생필품인 기저귀에 럭셔리 용품처럼 세금을 붙이는 것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페이크(가짜) 제품이었다. 제품명 역시 기저귀를 뜻하는 다이퍼(Diaper)를 일부러 ‘더 다이페어르’라고 비꼬듯 부른 것이었다. 기네스 팰트로는 “당신이 기저귀를 사치품처럼 소개한 것에 화가 났다면 세금을 부과하는 것에도 화를 내야 한다. 기저귀가 절대적인 필수품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33개 주에서 여전히 사치품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더 다이페어르’의 책정가 120달러는 한 가정이 매년 기저귀 세금으로 내는 금액”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최근 조제 분유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한 가정이 많다. 기저귀, 조제 분유, 다른 필수품들이 필요한 가족들을 돕기 위해 기부해달라”는 공익 메시지도 덧붙였다. 미국은 버지니아주 1.5%를 비롯해 인디애나, 미시시피, 테네시주는 7%에 이르는 등 30개 넘는 주가 기저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유아용 기저귀에 대한 과세를 면제했다.
이유진 기자 2022.05.12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