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지난해 경기도서 지하시설물 유발 땅꺼짐만 29건…대부분 상하수도 손상 원인... 제공 지난해 경기도에서 지하시설물과 연관된 지반 침하 현상이 29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우기에 발생한 건으로, 상하수도관 손상에 따른 지반침하가 대부분이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김태희 기자 2025.04.16 11:04
사회
지난해 경기도서 지하시설물 유발 땅꺼짐만 29건…대부분 상하수도 손상 원인... 제공 지난해 경기도에서 지하시설물과 연관된 지반 침하 현상이 29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우기에 발생한 건으로, 상하수도관 손상에 따른 지반침하가 대부분이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김태희 기자 2025.04.16 11:04
경제
반려동물 영양제, 대부분 함량 미달..., 글루코사민 등 기능성 원료가 첨가된 반려동물 영양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 영양제 대부분의 기능성 원료 함유량이 표시량보다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온·오프라인에서...
정유미 2025.04.15 21:03
경제
외식 프랜차이즈 대부분 “투자금 회수까지 3년가량 걸린다”외식업계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창업한 후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에 대략 3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점 개설에는 평균 약 9600만원이 들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4~23일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이성희 기자 2025.04.14 16:07
과학·환경
꽃 벌써 다 떨어지나···주말 전국 대부분 강풍에 비까지... 중구 민주공원 겹벚꽃 동산에 겹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인 12~1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고 강풍도 불겠다. 기상청은 “12일 오후부터 전국에 비가 내리고, 강원 동해안과...
#주말 #강풍 #내륙
강한들 기자 2025.04.12 15:05
연예
[인터뷰①] 바비킴 “소울 대부? ‘랩 할아버지’라 불러 달라”바비킴. 어트랙트 제공 가수 바비킴이 사랑을 담은 앨범으로 돌아왔다. 24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새 미니 앨범 ‘파트 오브 미’는 지난 2022년 발매한 싱글 ‘취했어’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바비킴이 전곡 작곡에 나섰고, 박선주가 가사를 쓴 타이틀곡 ‘사랑을 흘리다... 그리고 3일’을 포함해 타블로가 작사한 선공개곡 ‘모닝 루틴’,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가 작사한 ‘달빛 세레나데’ 등 사랑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총 다섯 곡으로 풀어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바비킴은 “앨범이 나오기까지 좀 오래 걸렸다. 코로나19도 큰 지장이 있었고, 결혼도 하면서 적응하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활동은 못 하고 마스크 쓰고 산책을 많이 하면서, 사랑에 대한 많은 생각과 영감을 얻기도 했다. 또 아내와 서로의 삶에 맞춰가면서 받은 사랑에 대한 영감을 바탕으로 이번 앨범이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바비킴. 어트랙트 제공 그중에서도 타이틀곡 ‘사랑을 흘리다... 그리고 3일’은 사랑과 이별, 후회의 복합적인 감정을 풀어낸 발라드곡이다. 바비킴은 현재 아내와의 행복한 사랑 이야기 대신 옛사랑과의 이별, 그리고 재회에 대한 희망을 담은 곡을 타이틀로 선정한 과감한 선택에 대해 “그래서 아내에게 설명하기 힘들었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이 노래는 ‘너는 나를 이해하고,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서로의 고집 때문에 헤어지게 되는 이별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그리고 3일’이라는 말을 붙인 건 그래도 희망이 있다,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다”라며, “제 경험담이다. 헤어지고 3일이 고비”라고 말해 또 한번 웃음을 줬다. 그러면서 “곡을 쓸 때 사람의 감정을 주제로 하는 편이다. 사랑이라는 감정 안에서도 다양하게 작품을 쓰는 편인데, 이번 앨범의 두 곡은 사랑에 대한 긍정적 내용을 담았고, 나머지 세 곡은 이별과 쓸쓸한 사랑을 담으려고 했다”며 “아내와의 이야기는 ‘모닝 루틴’에 담았고,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다만 타이틀곡을 선정하는 데 있어, ‘현재의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아티스트로서 과거의 이야기도 중요하다, 지금은 당신만을 사랑한다’고 열심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바비킴. 어트랙트 제공 바비킴은 오랜만의 컴백 앨범을 시작으로 공백을 최소화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데뷔 30주년을 맞아 변화를 맞을 큰 결심을 내렸음을 전하기도 했다. 과거와는 달리 예능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신의 노래, 그리고 바비킴이라는 사람을 진솔하게 보여주며 더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그는 “요즘 K팝 시장이 많이 변하지 않았나. 걱정도 많았지만, 음악적으로는 내가 원래 하던 대로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며 “올해 안으로 다음 신보가 나올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날짜가 잡히진 않았지만 계속 작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앨범이 나오면 좋겠지만, 회사의 판단에 따라 싱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앨범은 긴 공백을 두지 않고 빠르게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0년이 됐다고는 하지만, 10년은 무명이었고, 10년 빛났다가, 안 좋았던 사건들로 ‘업 앤드 다운‘ 속에서 30년이 훌쩍 지나갔다. 그렇게 복귀를 하다 보니 신인 가수 같은 느낌”이라며 “자유분방했던 옛날과는 달리 이제는 가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니까, 이제는 (회사에서)하자는 건 다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바비킴. 어트랙트 제공 이어 “옛날에는 그냥 ‘앨범 나왔다’ 하면 CD가 팔리고는 했는데, 이제는 아니지 않나.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 또 재밌는 모습을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보여주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최근에 유브이 유튜브에도 출연했고, 진짜 있는 그대로 애드리브를 진행하기도 했다. JTBC와 유튜브 채널 론칭도 계획 중이다. 어떤 콘셉트가 될지는 아직 논의 중이지만, 처음으로 그런 도전을 해보게 됐다”고 밝혔다. 같은 소속사 후배인 피프티피프티 등 아이돌과의 챌린지도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묻자, “어떤 챌린지인지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다”며 “피프티피프티가 좋아할지 모르겠다. 아저씨가 갑자기 같이한다고 하면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바비킴은 긴 시간 지켜온 ‘소울 대부’라는 타이틀에 대해 “부담스럽다. 그냥 오래된 ‘소울맨’ ‘랩 할아버지’라는 타이틀이 좋을 것 같다. ‘리스펙트’는 감사하지만, 대부 타이틀은 자격이 없다”고 겸손한 인사를 전하면서도, “사람들의 귀를 지루하지 않게 하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다. 아직도 배워가고 있고, 노력하고 연구하고 있다. 이가 다 빠질 때까지 음악을 하는 게 목표다. 지팡이 짚고서라도 콘서트를 할 것”이라고 천생 음악인임을 보여줬다.
김원희 기자 2025.04.24 12:00
연예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25’···영 밴드 쿨라 쉐이커, 한국 시티팝 대부 김현철 등 포함된 2차 라인업 공개‘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25’ 독창적인 라인업 큐레이션과 다양한 관객 참여로 국내 음악 페스티벌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이하 피스트레인)이 오는 6월 13일~15일 강원도 철원군 고석정 일원에서 개최된다. 피스트레인은 10일 2차 라인업으로 10팀을 추가 공개한다. 2018년 음악을 통해 평화를 노래하는 컨셉으로 등장한 피스트레인은 비상업적이면서도 대중 친화적인 페스티벌을 지향하며, 노 헤드라이너(NO Headliner) 정책을 펼쳐왔다. 유명 뮤지션보다는 시대가 열망했던 음악과 새로운 음악적 발견을 선사한다는 취지 아래 국적, 장르, 성별, 세대를 넘어서는 신선하고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 왔다. 지난 해 피스트레인은 ‘춤을 추고 바라만 봐도’라는 키 메시지 아래 전설과 실험, 익숙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무대를 펼쳤다. 김수철, 실리카겔, 이센스, 키라라, 한로로, 까데호, 영국의 디 오브(The Orb), 프랑스의 뮬(Meule), 대만의 조앤바바(9m88) 등 7개국 24팀이 피스트레인만의 독창적인 큐레이션 아래 강원도 철원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아티스트들의 무대에 흠뻑 매료된 관객들은 마음껏 노래하고 춤추며 하나가 되었다. 피스트레인은 지난 2월, 키 메시지 ‘춤추고, 노래하고, 얽히자! (DANCE, SING, and ENTANGLE!)’를 공개하며 올해의 시작을 알렸다. 키 메시지에는 페스티벌이야 말로 노래를 통해 사람과 사람 간의 절묘한 협동적 얽힘이 일어나는 장(場)이며, 늘어나는 전쟁과 분열, 혐오의 시대에 피스트레인에 모인 사람들의 협동적 얽힘을 통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평화의 가치를 함께 만들자는 취지를 담았다. 2차 라인업에 추가된 국내 뮤지션은 총 7팀으로, 챠우챠우(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고백 등의 명곡을 배출한 한국 모던록의 대명사 델리스파이스, 스위트피의 김민규, 90년대 한국 시티팝의 대부 김현철, 독보적인 음색의 싱어송라이터 사뮈, 지금 펑크신에서 가장 뜨겁게 활동 중인 초록불꽃소년단, 실력파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주영, 젊은 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신인 밴드 크리스피, 밴드 실리카겔의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 김춘추의 솔로 프로젝트 놀이도감이 함께 한다. 1차 라인업에 올랐던 국내 뮤지션은 총 8팀으로, 한국 펑크와 소울의 전설이자 40여년을 활동하며 ‘한동안 뜸했었지’, ‘장미’ 등의 명곡을 남긴 사랑과 평화, 20년 간 한국 싸이키델릭 신을 이끌어온 독보적인 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지난해 12월 31일 첫 앨범을 발표하며 그만의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는 밴드 바보(BABO), 재즈, 민속음악, 아트록을 결합한 실험적인 사운드로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을 수상한 단편선 순간들, 얼터너티브 록부터 뉴메탈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싱어송라이터 김뜻돌, 방탄소년단, 레드벨벳, 보아 등과 협업하며 한국 R&B/소울 신을 이끄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 수민, 개러지 록부터 크라우트록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사운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와와와(Wah Wah Wah), ‘피싱팝/캠핑락’이라는 독창적인 장르를 개척하며 실험적이면서도 편안한 음악을 선보이는 지소쿠리 클럽이 함께한다. 해외 라인업으로는 기존 6팀에 이어 3팀이 추가 공개되었다. 이번에도 피스트레인은 브릿팝 또 하나의 전설, 영국 밴드 쿨라 쉐이커(Kula Shaker)가 10년 만에 내한한다. 중동의 사운드에 전자음악을 입힌 프랑스의 하이브리드 일렉트로닉 그룹 코신문(KO SHIN MOON)과 활력이 넘치는 공연으로 로컬 인디 신에서 꾸준히 주목 받는 일본의 펑크 밴드 텐도지(Tendouji)는 이번 DMZ 피스트레인을 통해 처음 한국을 찾는다. 1차 라인업에 발표되었던 해외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2021년 앨범 ‘Jubilee’로 그래미 신인상 후보에 오르고 자전적 에세이 ‘H마트에서 울다’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미셸 자우너의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가 오는 3월 21일 네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피스트레인에서 한국 팬들과 만난다. 디트로이트 출신의 전자 음악 그룹으로 강렬한 퍼포먼스로 올해 미국 페스티벌 코첼라(Coachella)에도 출연하는 하이테크(HiTech), 직설적인 가사와 파괴적인 에너지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국 출신의 노이즈 펑크 듀오 람브리니 걸스(Lambrini Girls), 싸이키델릭 록과 미니멀 테크노에서 영향을 받아 개성 있는 사운드를 선보이는 일본의 크라우트록 밴드 미나미 도이치(Minami Deutsch), 중동과 동남아의 전통 음악을 결합한 독창적인 사운드로 인도네시아 음악 신에서 주목받고 있는 알리(Ali), 60~70년대 싸이키델릭 팝과 소프트 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따뜻한 멜로디와 감성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는 대만의 인디 밴드 더 체어스(The Chairs 椅子樂團)가 피스트레인을 찾는다. 블라인드 티켓 및 1차 티켓 등 할인티켓이 모두 빠르게 매진되며 높아지는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피스트레인은 지난 7일, 일반 티켓을 오픈했다. 일반 티켓 판매 시작 이후 모든 날짜에 참석이 가능한 전일권은 당일 매진이 빠르게 되었다. 다만 날짜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1일권 티켓은 계속 판매 중이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피스트레인은 오늘 라인업 공개와 동시에 전일권 수량을 조정하여 소량 추가 오픈한다. 철원군민과 철원 지역 내 복무중인 군인은 네이버 사전예약 후, 무료 참여가 가능하다. 특히 올해에는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6월 13일(금) 저녁(19시-24시 예정) 고석정에서 전야제 ‘피스트레인 올스타즈 이브 나잇(Peace Train All Stars Eve Night)’이 진행된다. 피스트레인 관람객 및 누구나에게 열려 있는 전야제는 고석정 광장을 무대로 모두가 노래로, 춤으로, 얽히는 순간을 만들어내며 피스트레인을 뜨겁게 예열할 예정이다. 피스트레인은 올스타즈 이브 나잇의 라인업을 추후 빠른 시일 이내 공개할 예정이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철원에서 열린다는 점이 더욱 특별한 축제다. 음악을 향한 여정이 불편하지 않도록 올해도 캠핑과 셔틀을 운영하며 관객들의 편의를 높였다. 유료 셔틀버스 예매는 3월 10일 낮 12시부터 카카오 T 앱에서 시작된다. 캠핑장 및 행사장행 편도, 귀가행 편도, 수도권 및 지방 주요 도시(광주, 전주, 대구, 대전) 왕복권 등으로 구성된다. 페스티벌과 자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피스캠프’도 운영된다. 철원 쉬리캠핑장에서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 캠핑 패키지로,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머물며 온종일 음악과 하나 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철원으로 떠나는 더욱 특별한 음악 여행은 캠핑과 셔틀까지 준비된 완벽한 여정 속에서 시작된다.
손봉석 기자 2025.04.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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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예능 대부’ 이경규 파워 통했다…‘놀뭐’ 최고 6.1%14일 오전 서울 중구 브이스페이스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에서 코미디언 이경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놀면 뭐하니?’ 기적같이 나타난 단 한 명의 양심人 오토바이의 등장으로 인류애를 풀충전했다. 4월 5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연출 김진용 이주원 왕종석 안지선 방성수/작가 노민선)는 ‘돌아온 이경규가 간다2’ 편으로 꾸며졌다. 어린이보호구역 도로에서 적색 점멸등 신호를 지키는 오토바이, 산속에서 쓰레기를 줍는 등산객을 찾으러 간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회의 숨은 양심을 찾는 기획이 감동과 재미는 물론, 시청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며 호응을 얻었다. 이날 방송된 ‘놀면 뭐하니?’의 채널 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지표 2049시청률은 2.3%를 기록하며, 토요일 예능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가구 시청률은 4.3%를 나타냈다. 최고의 1분은 용마산에서 양심 주인공을 찾으러 가는 장면으로 분당 최고 시청률이 6.1%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양심 주인공은 찾지 못했고, 등산로에서 즉석밥, 티셔츠, 심지어 담배꽁초까지 각종 쓰레기들이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이경규는 시청자들의 앙코르 요청에 다시 돌아온 ‘양심냉장고 리턴즈’에 흡족해하며 등장했다. 이번에는 도로와 산으로 팀을 나누게 됐다면서 “너희는 산으로 가라”라며 ‘동생 라인’의 기강을 잡았다. 이와 함께 ‘예능계 블랙리스트 11인’으로 꼽았던 주우재를 향해 “나랑 방송 한 번 하면 해제야”라고 발표했다. 이경규는 유재석에 이어 주우재를 도로팀으로 합류시켰고, 도로팀에서 내쳐진(?) 하하는 “우재가 날 제친 거예요?”라고 좌절해 웃음을 자아냈다. 자동차에서 오토바이로 대상자가 바뀐 이번 미션은 어려움이 예상됐다. 법 준수율이 오토바이가 더 낮은 것은 물론, 시간과의 전쟁을 치르는 오토바이 배달원들의 직업 특성도 있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위험천만한 도로 상황에 깜짝 놀랐다.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를 가로지르는 보행자들의 모습을 본 것. 사람, 차, 오토바이가 뒤섞인 복잡한 도로를 지켜보던 이경규는 낮은 성공 확률을 직감한 채 “오늘 약속이 있다”라고 시작부터 탈주를 시도했다. 관찰 2시간이 경과했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내달리는 오토바이, 운전 중 휴대전화를 보는 사람, 진입금지 표시를 보고도 역주행을 하는 오토바이까지 등장했다. 유재석은 “속도 내서 가는 분 보셨냐? 이건 좀 아니다” “너무 위험하다”라며 걱정했다. 이경규는 계속된 실패를 주우재 탓으로 돌리며 “사람이 잘못됐어. 얘를 잘못 데려왔나 싶어”라고 하는가 하면, 주우재의 패션 반지를 지적하며 “이런 걸 껴서 양심 주인공이 안 나타나잖아. 악의 원흉!”이라며 액운을 털어냈다. 주우재는 시동이 꺼지라 주문을 거는 이경규를 향해 “자의가 아니라 타의를 바라신다”라며 깐족거렸고, 이경규는 “끝을 내야 할 거 아냐!”라고 버럭했다. MBC ‘놀면 뭐하니?’. 기다림 속에서 희망도 봤다. 연이어 일시정지를 지키는 화물차, 자동차들이 등장해 박수갈채가 나왔다. 하지만 양심 오토바이는 나오지 않았고, 유재석과 주우재는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다. 이경규는 “방송은 전립선 싸움이다. 전립선이 비실비실해서 방송을 하겠어?”라며 주우재만 혼쭐냈다. 같이 화장실을 다녀온 유재석은 주우재와 선을 그었고, 이경규는 “재석이는 자리를 뜨질 않았어”라고 편을 들었다. 거의 포기하고 있을 무렵 정지선을 지킨 오토바이가 등장했다. 세 사람은 희번덕 눈을 뜨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양심인은 배달을 완료한 후 돌아왔다. 돌아올 때도 또 한번 정지선을 지키는 모습이 감동을 줬다. 유재석은 “오늘 진짜 기적이 아닌가 싶다”라며 감격했다. 양심 주인공은 배달업에 종사하는 91년생 황정현 씨였다. 황정현 씨는 “최근 초등학교 하굣길에 사고가 많다더라. 저라도 열심히 신호를 지켜서, 안전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주우재는 “인류애 충전 미쳤다”라고 감동했다. 퇴근 도파민에 텐션이 잔뜩 올라간 이경규는 “고마워요”라고 외치며 살아있는 양심에 기뻐했다. 용마산으로 간 하하, 이이경, 박진주, 미주는 ‘쓰담’을 하며 등산을 했다. ‘쓰담’은 숨은 쓰레기를 주워담자는 의미와 환경을 보듬자는 의미. 멤버들은 계단 틈새, 등산로 옆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진 각종 쓰레기들에 경악했다. 산불 발생 원인 1위 담배꽁초가 여러 개 발견됐고, 하하는 분노의 등반을 했다. 등산 도중 ‘클린 하이킹’을 하는 등산객을 만나며 기운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정상에서 쓰레기를 줍는 양심인은 찾지 못한 채 관찰이 종료돼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다음 방송 예고편에는 제철 주꾸미를 잡으러 간 멤버들의 모습과 함께 ‘요리의 달인’ 2명이 등장해 기대감을 높였다. MBC ‘놀면 뭐하니?’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30분 방송된다.
서형우 온라인기자 2025.04.06 10:35
연예
[종합] ‘예능 대부’ 이경규, ‘놀면 뭐하니’ 등장···29년 전 ‘양심냉장고’ 부활하나MBC ‘놀면 뭐하니?’ 제공. ‘놀면 뭐하니?’가 ‘양심냉장고’를 부활시켰다. 이경규의 ‘양심냉장고’를 보고 자란 어린이가 ‘양심 시민’이 된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8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연출 김진용·이주원·왕종석·안지선·방성수, 작가 노민선)는 ‘돌아온 이경규가 간다’ 편으로 꾸며진 가운데, 2025년 도로 위에서 지하철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숨은 양심들을 확인했다. 29년 전보다 더 팍팍해진 세상 속에서 찾은 양심이 감동과 재미, 공익적인 측면까지 충족시키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방송된 ‘놀면 뭐하니?’의 채널 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지표 2049시청률은 2.2%를 기록하며, 토요일 예능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가구 시청률은 4.4%를 나타냈다. 최고의 1분은 이경규가 부활한 ‘이경규가 간다’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는 장면으로, 분당 최고 시청률이 6.6%까지 치솟았다.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예능 대부’ 이경규는 다시 하고 싶은 레전드 예능으로 ‘양심냉장고’를 들고 왔다. 1996년 첫 방송된 ‘양심냉장고’는 도로 위 정지선을 지키는 양심의 주인공을 찾았던 코너로, 당시 전국을 들썩이게 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경규는 “처음엔 냉장고가 아니라 TV였는데, 내가 기왕 주는 거 큰 냉장고를 주자고 했다. 그리고 ‘양심을 냉장고에 넣으면 안 썩는다’라는 의미를 찾아 만들었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히며, “요즘 내가 운전을 하다가 가끔씩 운다(?) 정지선에 차가 딱 서면! 그거 내가 만든 거야”라고 셀프 칭찬했다. 그 와중에 주우재는 이경규의 성질을 긁으며 깐족거렸다. 결국 이경규는 “넌 내가 나오지 말라고 했잖아. 넌 말하지 마”라고 호통을 치며 주우재 보이콧을 선언했다. 주우재는 이경규가 최근 발표한 ‘예능계 블랙리스트 11인’ 중 모델 대표로 이름을 올린 바. 이경규의 토크 금지령이 내려졌는데도 주우재는 “안 썩으려면 냉동이 맞죠. 냉장은 살짝 썩는다”라며 꿋꿋이 토크에 끼어들었고, 이경규는 “넌 삶의 의미를 모르는 애야. 평생 냉장 먹어라(?)”라고 버럭 외쳐 웃음을 안겼다. MBC ‘놀면 뭐하니?’ 제공. 이어 멤버들은 도로와 지하철로 팀을 나눠 양심을 찾아 나섰다. 2025년에 맞춰 스케일을 키워 ‘양심 가전’으로 다양한 가전 상품들을 준비했다. 첫 번째 어린이보호구역 도로에서는 적색 점멸등 앞 정지선에서 일시정지를 지키는 주인공을, 두 번째 지하철에서는 제작진이 흘린 지갑(유실물)을 유실물센터로 가져다주는 주인공을 찾는 것이 목표였다. 주우재, 이이경, 박진주, 미주는 많은 인파가 오가는 지하철에서 숨은 양심을 찾기 시작했다. 지갑을 보고도 주인이 찾으러 올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한 커플이 지갑을 발견하고 유실물 센터로 가져왔다. 양심의 주인공은 예상치 못했던 홍콩인 관광객 커플(제이콥, 트레이시)이었다. 게다가 홍콩인 커플은 상품을 가져가지 않고 기부하겠다고 밝혀 훈훈함을 더했다. 감동을 받은 대문자 ‘T’ 주우재는 “나 인류애 너무 충전된다”라며 촉촉해진 모습을 보였고, 이이경은 “눈물 날 것 같다”라며 뭉클해했다. 이경규, 유재석, 하하는 적색 점멸등에서 무조건 일시정지해야 하는 것을 사람들이 아직 많이 모를 거라며 걱정했다. 전문가도 미리 실험을 했는데 50대 중 1대도 일시정지를 안 했다고 밝혀 어려움이 예상됐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도 과속하는 차량, 보행자가 있어도 그냥 지나가는 차량이 나오자 아쉬움은 커져갔다. 그때 첫 번째 양심인이 나타났다. 에어컨 시공업체 대표 박윤식 씨는 “어린이들이 지나다닐 수 있어서 항상 일시정지하고 다닌다”라며 오랫동안 지켜온 양심을 밝혔다. 박윤식 씨는 녹화 후 상품을 불우이웃에 기부한다고 해 감동을 더했다. MBC ‘놀면 뭐하니?’ 제공. 힘들 것이라 예상했던 두 번째 양심인도 나왔다. 카페를 운영 중인 김사곤 씨는 어릴 적 이경규의 ‘양심냉장고’를 보고 자랐다고 했고, 이경규는 “내가 키운 어린이들이 이렇게 잘 됐다”라며 뿌듯해했다. 유재석은 적색 점멸 신호의 의미를 정확히 인지한 김사곤 씨의 대답에 “와! 나 뭉클했다”라며 감격했다. 이경규는 “‘놀뭐’는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야. ‘양심냉장고’ 다시 하니까 너무 기뻐”라면서 “목요일(‘놀뭐’ 녹화일)에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유재석은 “거리 곳곳 아직도 양심을 지키는 시민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다시 돌아올 ‘이경규가 간다’를 약속을 했고, 이경규는 “양심은 살아있다”를 외쳤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회차였다” “횡단보도에서 천천히만 건너도 빵빵 거리는 팍팍한 세상 속에서 저런 분을 만나다니. 마음이 너무 따사로워졌다” “적색 점멸등 일시정지 몰랐다. 앞으로 주의해야겠다” “홍콩인 커플은 상상도 못했다. 너무 멋있었다”라며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한편 다음 방송 예고편에서는 짝을 찾아 ‘나는 절로’로 간 멤버들의 모습이 담기며 기대감을 높였다. MBC ‘놀면 뭐하니?’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30분 방송된다.
강신우 온라인기자 2025.03.09 09:11
정치
‘전직 대통령’ 윤석열, 예우 대부분 박탈···경호는 받는다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가 내려지자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봉황기가 내려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4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경호를 제외하고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예우를 박탈당한다. 정상적으로 퇴임한 전직 대통령의 주요 예우는 재임 당시 대통령 연봉의 95%에 달하는 연금 지급,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 비서관(3명)·운전기사(1명) 지원, 교통·통신·사무실 지원, 본인 및 가족에 대한 병원 치료 등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파면으로 퇴임한 경우에는 이런 예우가 사라진다. 윤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자격도 잃게 된다. 본래 전직 대통령은 서거 시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예우를 받지만,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탄핵이나 징계 처분에 따라 파면 또는 해임된 사람은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은 앞으로 법원에 오가며 내란죄 혐의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경호를 받게 되지만, 경호 수준은 현직 대통령 때와 달리 낮아지게 된다. 대통령경호처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에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경비는 유지된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퇴임 후 5년간 대통령경호처의 경호 대상이 된다. 이 기간이 지난 후에도 경호 대상의 요청에 따라 경호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경호 기간을 추가로 5년 연장할 수 있으며, 이후에도 경호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경호를 유지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윤 전 대통령은 최장 10년 이상 전직 대통령으로서 경호·경비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기존에는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나 법원에 출석할 때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 주위를 경호 차량이 둘러싸고 운행하는 ‘기동 경호’가 제공됐지만, 전직 신분이 된 만큼 이러한 기동 경호는 제공되지 않는다. 경호처 관계자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사저 경비 위주로 경호가 돌아간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2025.04.04 12:17
정치 표지 이야기
당선인 중 235명이 ‘효험’…대부분 총선 후 중단 ‘반짝쇼’제22대 국회의원 김성회 당선인이 4월 7일 경기 고양시의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옳은소리>의 라이브방송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주간경향은 22대 총선 당선인들이 유튜브 채널을 얼마나 개설했고, 활용했는지를 전수조사했다. 당선인 300명 중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사람은 235명이었다.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포함한 민주당 당선인 171명 중 164명이,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함한 국민의힘 당선인 108명 중 66명이 유튜브를 개설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지난 5월 7일 오전 8시 경기도 고양시 화정의 한 빌딩. 9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리니 다른 사무실은 아직 어두운데 <김성회의 옳은소리> 사무실만 홀로 불이 켜져 있었다. <김성회의 옳은소리>는 22대 총선에서 경기도 고양갑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한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평일 아침 9시에 생방송을 한다. 사무실 한쪽에 방송을 진행하는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 유튜브 생중계용 카메라가 삼각대에 세워져 있고, 조명과 컴퓨터, 모니터 2대가 보인다. 스튜디오 마련에는 얼마나 들었을까. “가장 비싼 게 이 카메라입니다. 산 지 4년 정도 지났는데 이게 한 400만원 되고, 그다음이 컴퓨터로 100만원, 조명은 이게 80만원, 저게 50만원… 한 500만원 정도 들었네요.” 김 당선인의 자리 뒤로는 국회의원 당선증과 유튜브 ‘실버버튼’이 놓여 있다. 실버버튼은 구독자 10만을 돌파했을 때 ‘유튜브 크리에이터 어워즈’ 측이 제공하는 징표다. 다음 목표는 골드버튼, 100만 구독자다. 지난 5월 9일 기준 <김성회의 옳은소리> 구독자 수는 24만6000여명. 등록한 동영상은 1426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당선인의 생방송 김 소장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을 읽는다. 종이신문을 일일이 넘겨 보는 것은 아니고 스크랩 마스터라는 프로그램으로 훑어본다. “각 언론사의 기사를 주로 비교하면서 맥락을 찾아가는 식입니다. 특히 제 구독자가 평소엔 잘 안 읽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수언론의 논조를 소개하면서 이들 언론의 ‘의도’를 분석하는 방식이에요. 물론 ‘왜 조·중·동 이야기를 하냐’고 힐난조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요.” 다루는 내용이나 진행 시간 등은 자세히 계산해 결정한다. 대부분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오전 7시나 8시에 시작해 9시 이전에 끝난다. 유튜브 생방송을 9시에 시작하는 것은 일종의 ‘틈새시장’을 고려한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방송을 시작할 시간이 됐다. 10분 전부터 생방송을 켜놓고 체크했다. 방송 시작 전 대기 중인 구독자는 25명이었다. 방송이 시작하자 삽시간에 불어났다. 2분 만에 406명. 11분 후 642명이었다. 실시간 동시접속자가 1000명을 돌파한 것은 23분 후였다. 이날 최대접속자는 1181명. 청취자들은 <김성회의 옳은소리> 유튜브 생방송 창이 익숙한 듯 서로 아침 인사를 나눴다. “자,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고요. 제가 내일은 어버이날이라서 예전 같으면 방송했을 텐데 요즘은 지역 일정이 워낙 많네요. 하루 빠지고 모레 아침 9시부터 ‘아침부터 옳은 소리’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방송 클로징 멘트다. ‘옳은 소리’라는 채널명은 국민의힘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 소리>를 패러디한 것이다. 지난 총선 기간 중 국민의힘은 채널 이름을 <오른 소리>에서 <국민의힘 TV>로 바꿨다. 지난 21대 총선과 이번 총선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출마자들의 유튜브 선거였다. 가히 유튜브 총선이라 할 만했다. 정치인들이 채널명에 자신의 이름을 먼저 쓰고 뒤에 TV를 붙이는 것도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표준’이 됐다. 주간경향은 22대 총선 당선인들이 유튜브 채널을 얼마나 개설했고, 활용했는지를 전수조사했다. 당선인 300명 중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사람은 235명이었다. 정당별로 보면 비례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포함한 민주당 당선인 171명 중 164명이 유튜브를 개설했다. 국민의미래를 포함한 국민의힘 당선인 108명 중 개설자는 66명이었다. 영상 수와 구독자 수를 비교해보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개설 후 지난 5월 9일까지 국민의힘 당선인 66명이 게시한 영상 수는 총 1만8078개였고, 구독자는 총 89만9283명이다. 반면 민주당 164명이 게시한 영상 수는 총 4만6803개, 구독자는 총 469만9691명이었다. 구독자 수 기준으로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약 5.2배다. ‘유튜브 총선’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 당선인별로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독자 수가 102만명으로 압도적 1위다. 전체 민주당 당선인 구독자 수의 20%가량을 이 대표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2위 용혜인(32만2000명), 3위 이언주(30만4000명), 4위 정청래(28만7000명), 5위 추미애(26만5000명) 순이다. 국민의힘에서는 6위를 기록한 유용원 당선인(25만2000명)이 가장 높다. 그런데 유 당선인이 운영하는 <유용원TV>에 이번 선거 관련 영상은 전혀 없다. 유 당선인이 매일 2~3회씩 지속해서 올리는 콘텐츠는 조선일보 재직 시절부터 군사전문기자로 유명한 만큼 군 관련 콘텐츠가 전부다. 유 당선인은 지난 5월 6일 기자와 통화에서 “원래 군사전문 유튜브 채널로 운영해온 만큼 그 성격은 등원 후에도 유지할 계획”이라며 “정치인으로서 본격 활동을 하게 되면 유튜브를 통한 소통도 필요할 거로 보는데 기존 채널에 대화하는 채널을 추가할지 아니면 별도 채널을 개설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등록 영상 수로 순위를 매겨보면 조금 다르다. 1위는 뜻밖에도 조정훈 국민의힘 당선인이 차지했다(3364개). 2위는 2948개를 등록한 유용원 당선인이, 구독자 수에서 1위를 차지한 이재명 대표가 3위(2715개)를 기록했다. 4위는 정청래(2411개), 5위는 김병주(1849개) 당선인이 차지했다. 조정훈 의원실 최병현 보좌관에 따르면 조 의원은 <조정훈> 채널 이외에도 두 개의 채널을 더 운영하고 있다. <마포갑보안관>이라는 지역구민 전용 채널이 있고, 정치 현안 주요 이슈에 대해 발언하는 <요즘 여의도>라는 채널도 있다. 최 보좌관은 “국민의힘과 통합하기 전에 우리는 원내 소수정당이었던 시대전환이었다. 아무리 메시지를 내놓아도 주류언론에서는 우리 주장을 잘 안 받아준다. 우리 메시지를 좀 더 가성비 있게 내보자, 그래서 세 개의 채널을 만든 것이다. 세 채널의 주요 타깃층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조정훈 의원의 유튜브 채널은 최 보좌관이 총괄한다. 영상은 ‘쇼츠’(1~2분 내외의 짧은 영상)를 포함해 오전 2개, 오후 1개·저녁 2개 정도로 하루에 5개 정도의 콘텐츠를 만들어 등록한다. 최 보좌관은 “정치권에서 쇼츠 영상은 아마도 우리가 제일 먼저 만들었을 것이다. 하루에 5개 콘텐츠를 편집해 올리는데 노하우가 생겨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유튜브를 가장 잘 활용하는 의원’으로 소문나 있다. 서울 은평갑에서 3선에 성공한 박주민 의원의 유튜브 채널 <박주민TV>의 구독자 수는 24만4000명으로 당선인 구독자 순위에서 앞에 소개한 김성회 당선인(24만6000명)에 이어 8위를 기록했다. 보통 유권자 수 12만~15만명으로 선거구가 획정되고 국회의원 투표율이 50~60%인 것을 고려한다면 현실적으로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한 유효표 수는 5만~8만명이다. 물론 유튜브 구독자가 다 지역구 주민일 수는 없지만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구독자 중 3000~4000명만 지역민이라면 51%만 넘기면 되는 한국의 승자독식 선거제도에서 큰 무기가 된다. “지역에서 선거운동할 필요가 없을 리 있나. 물론 지역민 중에서도 유튜브를 보는 사람도 있지만, 구독자는 전국에 퍼져 있고 중요한 것은 구독자 수가 아니라 얼마나 ‘로열티’가 있냐에 달린 것 같다.” 박주민 의원실 관계자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박 의원은 ‘정치인치고는 초기에’ 유튜브를 시작했다. 과거에 주목받았던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제작에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 “다른 의원실에서 어떻게 해야 유튜브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턴들에게 맡기면 성공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중요한 것은 자기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박주민 의원은 본인 콘텐츠가 세고 공부가 많이 돼 있어 여러 전문이슈를 다룰 수 있었던 것이 그래도 잘 이용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이유일 것 같다.” 대부분의 당선인이 4월 10일 총선 뒤 유튜브 콘텐츠 업데이트를 중단했지만, ‘유튜브를 잘 활용하는 것으로 소문난’ 박주민 의원은 ‘주민캠프 3주의 여정’이라는 제목으로 총선 회고 영상을 총선 1주일 뒤 올렸다. /박주민TV 캡처 조정훈 의원 측이 선거 이후 올린 개표 당일 선거캠프 상황을 기록한 유튜브 영상 <599표차, 그날의 기록> /조정훈 유튜브채널 캡처 조정훈·박주민 당선의 비밀은 유튜브? 주목받는 유튜브 채널만 볼 일은 아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이번에 다시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한 국민의힘 박성민·이철규·이양수·박덕흠 의원의 공통점은 ‘친윤’ 또는 ‘윤핵관’만이 아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지 않았다는 점도 같다. 지난 5월 8일까지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았던 윤재옥 의원도 유튜브를 하지 않는다. 이양수 의원은 왜 유튜브를 개설하지 않았냐는 주간경향의 질문에 “별 이유는 없다. 어쩌다 보니…”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지 않은 당선인들이 전통적 지지기반 지역에 몰려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국민의힘은 영남과 강남·강원,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지역 의원이 대다수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당선인만 아니라 조사범위에서 낙선한 상대 당 후보까지 확대한다면 정반대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호남, 국민의힘의 영남·강원권 출마자들은 굳이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지지세력을 끌어들일 필요 없이, 말 그대로 집토끼만 잡으면 되기 때문에 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당 외에 소수정당 당선인들은 거의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12명의 당선인을 낸 조국혁신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비례로 옮겨온 황운하 당선인을 제외하면 유튜브를 운영하는 사람이 없다. 3명의 당선인을 배출한 개혁신당도 의외로 따로 개인 유튜브 채널은 운영하지 않는다. 조국혁신당의 경우 창당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이라 정치 경험이나 노하우가 쌓이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을 맡은 서왕진 당선인은 “아직 전반적인 세팅이 덜 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 ‘트위터(현 X) 활동지수’ 공식까지 만들어 공개했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친뉴미디어 행보를 보여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나, 천하람 당선인 등이 개인 유튜브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은 의외의 행보다. 창당 전부터 이들이 공동으로 운영해온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을 개원 이후에도 활용하고 따로 개인별 유튜브 채널은 개설하지 않을 방침이다. <여의도재건축조합>은 개혁신당과 별도 법인으로 당 공보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종원 대표가 서울 마포구에 ‘미디어콘텐츠 창작업’을 업태로 지난해 신고했다. 지난 5월 8일 통화에서 박 대표는 “이준석 대표는 <여의도재건축조합> 채널 개설 당시 국회의원도 아니었지만 소통은 필요한 상황이라 만들게 된 것”이라며 “당시 선관위 쪽에 문의해보니 이 대표 이름으로 만들어 관련 수익이 발생했을 경우 정치자금법에 걸릴 수도 있다는 해석을 해서 외곽에 별도 법인으로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부분의 당선인이 마지막으로 영상을 등록한 것은 1개월 전으로 나온다. 지난 4월 10일 총선 당일을 기점으로 활동이 중단됐다는 의미다. 그나마 구독자 수·영상 수에서 상위권에 올라온 당선인들의 활동은 선거 이후에도 활발하다. 결국 잘 되고 안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선거 후 활동 중단된 당선인들의 유튜브 김성회 당선인은 22대 국회에 등원하면 의원회관 사무실과 지역사무실에 스튜디오를 꾸리고 아침 생방송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유튜브나 뉴미디어 담당 인력은 따로 두지 않기로 했다. “10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외주를 준다면 회당 50만~100만원이 들어간다. 매일 영상을 만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면 한 달에 400만원 인건비는 줘야 한다. 그렇다면 현금으로 연 5000만원은 든다는 이야기인데 현행 선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후원받을 수 있는 정치자금의 상한액이 1억5000만원이다. 그렇다면 정치자금의 3분의 1 가까이 유튜브나 개인 홍보영상으로 써야 한다는 게 된다. 현실성이 없다.” 그는 이 문제를 현실화하려면 현행 정치자금법을 개정하거나 국회나 당 차원의 지원 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나 당 차원의 지원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주민 의원실에 따르면 국회 차원에서 보좌관들을 모아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프리미어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법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몇 차례 열렸다고 한다. 지난해 9월에는 <이실직GO>라는 이름으로 각 의원실이 대담·토론 등 유튜브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송출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의원회관 2층에 마련됐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됐다고 하지만 보좌진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바빠 교육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라며 “오늘(5월 8일)도 <이실직GO>를 활용해서 박 의원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했는데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은 “정치인 유튜브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의원 본인이 유튜브 생태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의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유튜브를 하겠다는 의원은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실태를 보면 9급 비서나 홍보비서관 한 명이 전담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제대로 하겠다는 사람은 5급 선임비서관 자리를 주기도 한다. 개점 휴업 상태인 유튜브가 많은 이유는 의원 본인이 유튜브의 메커니즘을 알고 생태를 알아야 하는데 보좌진에게 맡겨놓고 ‘조회수 좀 잘 나오게 할 수 없나’ 하는 식이면 실력이 있는 사람이 와도 성공할 수 없다. 보통 의원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시킨다. 이를테면 상임위 발언을 잘라 올리라고 한다든가. 그런데 갑자기 유세 연설을 올리면 알고리즘이 다 깨진다. 쉽게 설명하면 먹방 채널을 주제로 하던 유튜버가 어느 날 갑자기 경제학 강의를 하고 있으면 사용자들은 다 구독 취소한다. 먹방 채널을 보러 간 사람이 공부하러 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비례의원으로 당선된 김소희 의원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 <김소희 TV>는 지난 4월 22일 문을 열었다. 이번 총선 당선인 중 유일하게 총선이 끝난 뒤 유튜브를 개설했다. 영상은 2개이고 지난 5월 9일 기준 구독자는 5명이다. “당선 전에는 선거 유세 지원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제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없어 개설할 수 없었다. 유튜브를 개설한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었고, 마침 그날 우리 당(국민의힘) 당선인 총회가 있었다. 당 당선인들에게 1회용품을 줄이자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기후변화라는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 당이 관심을 가졌으면 해서 생각해낸 것이 유튜브 개설이었다.” 지난 5월 6일 통화한 김 당선인의 말이다. 그는 이런 포부를 덧붙였다. “다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정쟁이 계속될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데 내가 생각하는 22대 국회에서 협치해야 할 유일한 이슈가 있다면 기후 문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유튜브 채널을 키워 다양한 전문가도 초빙해 토론하고 기후 문제를 알려 나가도록 힘쓰겠다.”
정용인 기자 2024.05.13 06:00
사회 할 말 있습니다
[할 말 있습니다](28)우리가 먹는 장어, 대부분 불법조업많은 시민이 살면서 한 번쯤 기력에 좋다는 장어를 먹어봤을 것이다. 피로 해소부터 혈액순환과 피부미용, 심지어는 정력에도 좋다는 이유로 장어를 찾는다. 하지만 우리가 보양식으로 즐겨먹는 장어는 대부분 불법적이고 파괴적인 어업으로 잡힌 것이다. 이로 인해 해양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다. Shutterstock 3000㎞를 헤엄쳐온 뱀장어 우리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민물장어와 바닷장어는 사실 ‘뱀장어’라는 하나의 종이다. 뱀장어는 민물과 바다를 오가며 생활한다. 주로 민물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대중은 민물장어라고 인식한다. 새끼 뱀장어일 때 우리나라로 헤엄쳐온 뱀장어는 민물에서 자란 뒤 새끼를 낳기 위해 다시 바다로 나간다. 우리나라에서 3000㎞ 떨어진 마리아나 해구로 이동해 산란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태어난 새끼는 다시 바다를 거슬러 우리나라 강 하구로 돌아온다. 수천㎞ 떨어진 곳에서 태어난 새끼 뱀장어가 어떤 원리로 우리나라에 돌아오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실보다 얇은 크기의 새끼 뱀장어가 그 먼 거리를 헤엄쳐온다는 사실이 놀라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실처럼 얇은 새끼 장어 새끼 장어는 실처럼 얇아 ‘실뱀장어’로 불린다. 실제로 보면 까만 두 눈에 투명한 실이 매달린 듯하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물고기라는 사실조차 알아채기 어렵다. 문제는 이 얇은 실뱀장어를 잡으려다 보니 그보다 더 작고 촘촘한 그물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실뱀장어를 잡는 그물의 그물코는 모기장보다 작고 촘촘하다. 실뱀장어 조업 중에 실뱀장어뿐만 아니라 다른 해양생물도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배경이다. 작은 새끼 물고기부터 부화도 못 한 물고기의 알까지 잡힌다고 하니, 그물을 설치한 해역의 모든 해양생물이 잡힌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업 중에 잡힌 실뱀장어는 양식장으로 팔려간다. 그 외 나머지 해양생물들은 대부분 폐기된다. 작은 그물코의 크기도 문제지만, 그물이 너무 빽빽하게 바다를 메우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매년 실뱀장어 불법조업이 발생하는 군산에 가보면 수많은 선박이 강 하구를 메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강 하구를 따라 올라가는 실뱀장어를 잡으려다 보니 길목을 아예 틀어막다시피 선박과 그물을 설치해놓았다. 저렇게 얽히고설킨 그물 벽 사이에서 제대로 살아가는 해양생물들이 과연 있기나 할지 의문이 드는 광경이다. 하다 하다 선박까지 실뱀장어 조업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이외에도 많다. 우리나라에서 허가된 실뱀장어 조업구역은 극히 일부다. 허가된 구역에서는 실뱀장어가 거의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실뱀장어 조업은 허가되지 않은 구역에서 불법으로 이뤄진다. 우리나라 서해 하구 전역에서 조업 중인 실뱀장어 선박과 그물이 대부분 불법인 까닭이다. 조업 자체가 불법인데, 파생된 다른 부분들은 또 어떻겠는가. 예컨대 금강 하구에서 조업하는 불법 선박들은 사용하던 그물이 망가지면 바다에 그냥 버린다. 그물뿐만 아니라 연료로 사용하던 기름과 생활쓰레기, 나아가 선박을 통째로 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들은 강 하구의 해양생태계를 파괴한다. 경찰서 앞에서 버젓이 강 하구에서 발생하는 불법조업은 지자체, 해양경찰서, 해양수산부 세 곳에서 단속해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실뱀장어 불법조업이 제대로 된 단속과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얼마 전 방문한 군산에서는 해양경찰서 앞인데도 실뱀장어 불법조업 선박이 버젓이 떠 있었다. 심지어 이를 단속해야 하는 해양경찰 선박이 옆에 나란히 떠 있기도 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실뱀장어 불법조업은 지역의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몇 개월 만에 수억원을 벌어들이다 보니 지역 어민과 단속해야 할 관계자들의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제보도 심심찮게 들어온다. 만에 하나 단속을 당해도 100만원 정도의 벌금형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벌금을 내고서라도 불법조업을 이어가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한다. 그렇게 몇 년, 몇십 년이 흐르면서 우리나라의 해양생태계는 점점 악화해 왔다. 버려진 실뱀장어 조업 선박과 그물. 폐선 비용을 아끼려고 배를 버리고 가기도 한다. / 환경운동연합 제공 음식점의 장어가 호랑이랑 같은 멸종위기종?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장어는 멸종위기 등급이 ‘위기(EN·Endangered)’에 해당한다. 같은 등급으로 호랑이, 물개, 고래상어 등이 있다. 우리가 즐겨먹는 장어가 사실은 호랑이와 같은 수준의 멸종위기에 처한 셈이다. 우리나라를 회유하는 장어의 개체수가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연구한 자료는 아직 없다. 하지만 2020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장어와 같은 회유성 어류의 개체수가 76%가량 감소했다. 2018년에는 프랑스의 국립생물다양성 기구에서 유럽 전역의 장어 개체수가 90% 이상 급감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실뱀장어를 잡는 어민들은 10년 전에 비해서는 절반으로, 5년 전에 비해서는 3분의 2 정도로 어획량이 감소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5000만 마리의 장어를 야생에서 잡아먹고 있으니 개체수가 줄어드는 현상도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사라져가는 장어, 보호할 방법은 없을까? 지금과 같이 무분별하게 장어를 잡아들인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바다에서 장어를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매년 수천만 마리의 장어를 불법으로 잡아들이는 선박을 제대로 단속하는 일이다. 현재는 보여주기식 단속에 그치고 있지만, 조업 기간에 제대로 된 단속을 이어간다면 불법조업도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 불법조업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 벌금만 내고 불법조업을 이어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물론 단속과 처벌만으로 불법조업을 근절하기는 어렵다. 조업을 하는 어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적으로 바꿔가야 할 부분도 분명 있다. 허가된 조업 구역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불법 그물을 왜 사용하는지 등을 물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해나가야 한다. 기존의 불법조업을 합법과 관리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와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장어를 소비하는 시민의 관심도 필요하다. 우리 식탁에 놓인 장어의 이면에 수많은 해양생물을 죽이고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불법조업이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최소한 파괴적인 불법조업을 반대하고 소비를 줄여나갈 수는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봄이면 실뱀장어를 잡으려는 선박들이 서해의 강 하구를 가득 메운다. 지금도 모기장처럼 촘촘한 그물에 실뱀장어를 비롯한 수만 마리의 해양생물이 잡히고 있다. 적어도 내년에는 파괴적인 조업이 줄어들어 우리 바다가 생태계를 회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김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2023.04.21 13:56
국제
‘서민의 대부’ 모랄레스는 왜 패배했나서민과 농촌의 압도적 지지를 기반으로 한 모랄레스 집권기는 볼리비아에 이례적인 정치적 안정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듣는다. 집권 초기 문맹률이 16%나 되던 나라를 3년 만에 ‘문맹 없는 나라’로 만들었다. 헌법을 고쳐 집권 기간을 2025년까지 늘리려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국민투표에서 패배한 2월 24일.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의 대통령 관저 앞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랄레스를 야유하면서 이렇게 외쳤다. “볼리비아는 ‘노’라고 말했다!” 몇 분 뒤, 또 다른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 앞선 무리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볼리비아는 ‘예스’라고 말했다!” 최종 집계된 국민투표 결과를 보면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개헌 반대 51% 대 찬성 49%. 무게추가 반대로 조금 더 기울었지만 절반으로 갈라진 볼리비아의 정치지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원주민 출신으로는 처음 대통령 자리에 오른 모랄레스는 집권 10년 동안 원주민 권익 옹호 정책과 거침없는 반자본주의·사회주의 정책을 펼친 ‘없는 자’들의 대변자였다. 지난해 12월 물러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과 함께 남미 좌파의 ‘삼총사’ 중 하나였다. 이 때문에 개헌과 3선으로 집권을 10년까지 늘렸음에도 다수의 지지를 받았던 모랄레스의 이번 패배는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2월 24일 수도 라파스의 대통령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한 전투에서 졌지만 전쟁에서 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AP연합뉴스 헌법 고쳐 집권 기간 늘리려는 권력욕 2006년 모랄레스의 당선은 그 자체로 볼리비아 원주민의 ‘해원’이었다. 그는 볼리비아의 극빈층 인디오 아이마라족 출신이다. 모랄레스는 1980년대부터 ‘물 민영화 반대투쟁’으로 유명한 코차밤바에서 코카 재배농 운동을 이끌었다. ‘마약과의 전쟁’을 밀어붙이는 미국과 그에 호응하는 볼리비아 정부에 맞서 원주민의 전통인 코카 재배 금지에 저항했다. 모랄레스는 1995년 정당 사회주의운동(MAS)을 만들어 2년 뒤 의회에 입성했다. 그는 원주민 운동을 주도하면서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 전 대통령(2002∼2003년 집권)과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2003∼2005년 집권)을 끌어내렸고, 2006년에는 마침내 집권에 성공했다. 집권 이후 그는 거리에서 부르짖던 반미·반자본·원주민 권익을 실천으로 밀어붙였다. 모랄레스는 미국의 대외원조기관 국제개발처(USAID)와 마약단속국(DEA), 주 볼리비아 미국대사를 쫓아냈다. 수력발전소 등 에너지산업을 국유화해 생긴 이익금을 국민에게 돌려줬다. 원주민 활동가, 좌파 지식인 등 계층·성별·민족적으로 볼리비아 사상 가장 다양한 내각을 꾸렸다. 집권 초기 문맹률이 16%나 되던 나라를 3년 만에 ‘문맹 없는 나라’로 만들었다. 서민과 농촌의 압도적 지지를 기반으로 한 모랄레스 집권기는 볼리비아에 이례적인 정치적 안정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듣는다. 볼리비아는 1825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후 1982년 민간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193번이나 쿠데타가 일어나 열 달에 한 번꼴로 정부가 바뀌었다. 그러나 무한한 권력에 대한 욕심은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볼리비아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5년 임기에 재선만 가능하다. 이번에 또다시 개헌에 성공했다면 모랄레스는 2025년까지 연임이 가능했다. 사람들은 모랄레스의 ‘정의’에 몰수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여기에 옛 애인이 일하던 중국계 기업이 입찰경쟁도 없이 500만 달러 규모의 국가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의혹은 이제까지 한 번도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던 모랄레스에게 큰 타격이 됐다. 옛 애인이 사는 라파스 남부 부촌의 호화저택 사진이 온라인에 돌아다녔다. 모랄레스는 2007년에 이미 헤어졌다고 해명했지만 지난해까지도 같이 있는 사진이 폭로돼 의혹은 더 커졌다. 회계학을 전공한다는 호세 루이스는 AP와 인터뷰에서 “모랄레스는 적절한 경고를 받은 것”이라며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됐을 당시의 자리로, 그가 이상을 가졌던 때, 사람들에게 진정이었을 때, 그래서 우리를 자랑스럽게 만들었던 때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2009년 9월 남미은행 창설을 위해 모인 남미 7개국의 좌파정부 지도자들. 왼쪽부터 당시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모랄레스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 키르치네르의 부인이자 후임 대통령 자리에 오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니카노르 두아르테 파라과이 대통령,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 위키피디아 남미 좌파 블록 최근 눈에 띄게 쇠락 남미 12개국 중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파라과이를 빼고 9개국은 모두 좌파가 집권하고 있다. 그러나 1999년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정권 출범을 신호로 10년 넘게 남미의 정치지형을 주도한 좌파 블록이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쇠락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국가파산 위기에 몰린 베네수엘라에서는 좌파 집권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참패했다. 1998년 차베스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처음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사회주의 정부는 동력을 잃게 됐다. 남미의 맹주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에서도 지난해 11월 대선 결선 결과 공화주의제안당(PRO) 소속 중도우파 후보 마우리시오 마크리의 당선으로 12년간 지속돼온 페론주의(복지를 강조하는 국가사회주의) 좌파 시대가 막을 내렸다. 룰라 전 대통령을 이은 노동자당의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014년 재선에는 성공했지만 2018년까지 남은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지난해 12월 브라질 하원이 제1야당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이 제출한 탄핵안을 받아들여 탄핵절차에 들어갔다. 2월 23일 호세프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장이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체포되는 악재가 겹쳤다. 2010년 퇴임 당시만 해도 지지율이 90%가 넘었던 룰라가 브라질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정경유착 스캔들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도 남미 좌파에는 큰 타격이다. 룰라가 염두에 뒀던 2018년 출마도 물 건너갈 수 있다. 향후 대선에서 집권노동자당 후보의 당선도 보장하기 어렵다. 칠레의 ‘대모’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2010년 첫 임기를 마칠 당시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성과를 토대로 지지율이 85%에 달했다. 하지만 2014년 재선 이후 경제 침체와 아들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쳤다. 모랄레스의 무한권력은 좌절됐지만 ‘제2의 차베스’로 불리는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은 종신집권을 의심받고 있다. 집권 조국주권고양운동(Alianza PAIS)이 장악한 의회는 지난해 12월 2021년부터 대통령 임기 제한을 없애는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코레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차차기 대선에 나올 거라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남미 좌파의 쇠락은 원자재 경기 불황과 깊숙이 맞물려 있다. 더 이상 오일머니가 화수분처럼 국고에 쌓이던 시대가 지나갔기 때문이다. 영국 주간지 는 “베네수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호황의 과실을 비축하지 않고 다 써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수출의 5분의 4를 천연가스와 광물 수출에 의존하던 볼리비아 경제는 지난 10년간 매년 5%씩 성장해왔지만 세계적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32%포인트나 감소했다. 부패는 좌파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과테말라 국민에 의해 끌어내려진 보수우파의 오토 페레즈 몰리나 전 대통령은 횡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부패는 경기 불황, 장기집권과 맞물리면서 유권자의 마음을 돌아서게 하는 변수가 됐다. 좌파민주주의센터 짐 슐츠 소장은 “이번 결과가 꼭 볼리비아의 우향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볼리비아인들은 부패를 거부한 것이고, 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있기엔 20년은 너무 길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점에서 의 지적은 참고할 만하다. “과거 우파는 불평등과 가난을 무시했고, 좌파는 이런 문제를 정치 핵심 어젠다로 가져온 공을 다투기만 했다. 남미는 지금 어느 때보다 불안한 정치적 격변기에 있다. 다음 승리는 어렵지만 벌써 했어야 할 변화를 약속하고 대한 지지를 모아내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다.” 모랄레스는 2월 24일 패배를 인정하는 대국민 연설에서 “에보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랄레스가 이번 국민투표에서 패배했다고 해서 차기 대선이 우파에게 넘어갈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치분석가 이반 아리아스는 로이터통신에 “MAS에 모랄레스를 이을 사람이 분명하지 않아 내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노 모랄레스’로 뭉쳐 있던 야당에도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모랄레스에게 남은 4년이 볼리비아의 미래와 남미의 정치구도를 결정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숙 경향신문 국제부 기자 2016.02.29 17:16
레저/여행 주말에 떠나는 테마여행
[주말에 떠나는 테마여행]여름과 가을 사이, 대부도 해솔길쏜 화살을 잡을 수 없듯 계절 또한 붙잡을 수 없다. 지난 시간이 어떤 이에게는 추억으로 혹은 기억도 하기 싫은 아픈 상처일 수 있다. 뜨거운 뙤약볕, 불볕더위, 찜통더위, 폭염주의보 등은 이제 모두 지난 과거의 단어가 됐다. 9월은 여름이 가을과 바통 터치를 하는 때다. 보내는 아쉬움과 맞이하는 설렘이 있는 이맘때, 안산 대부도 해솔길을 걸어보자. 북망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왼쪽 큰 섬이 영흥도, 오른쪽 작은 섬이 구봉도다.아빠 어디 가? vs 여보 어디 가? 여름휴가의 후유증은 길다. 휴가를 보내며 몸과 마음에 여행 바이러스가 침투한 뒤로 주말이 되면 엉덩이가 들썩이고 마음은 뒤숭숭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당일치기 여행할 곳을 찾는 건 어쩌면 당연지사. 콧바람 잔뜩 들어간 꼬맹이는 캠핑의 재미를 알아버렸다. 주말을 앞두고는 “아빠, 주말에 어디 가?” 하며 문자 폭탄을 투하한다. 아내 또한 심상찮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일상으로부터 해방을 만끽하던 그 모습과 사뭇 다르다. 오늘 밤에도 “여보, 주말에 어디 가?”라며 은밀한 눈빛을 쏘아댄다. 기대 충만한 아이와 아내를 향해 아빠가 선전포고하듯 선언한다. “내일 대부도 가자!”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이는 쾌재를 부른다. 당장 섬이라는 말이 머리에 입력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내의 눈빛은 기대 충만이 아니라 오히려 좌절의 눈빛이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안산 대부도라는 점이 그 이유다. 기대와 실망의 추를 양손에 들고 운전대를 잡은 아빠의 마음. 이상하리만큼 편안해 보인다. 그 이유가 이제부터 밝혀진다. 1 코스모스가 만발한 바다향기 테마파크. 2 이정표 역할을 하는 해솔길 리본. 3 가족 모두 걷기에 부담이 없는 해솔길.대부도, 해솔길과 통하다 시속 80km, 시원하게 뚫린 시화방조제를 달린다.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이 여럿 보인다. 자칫 교통체증 때문에 짜증이 날 수 있지만 함께 떠났다는 즐거움에 온 가족은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른다. 안산 대부도는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 시화방조제 진입로 주변으로 확장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에 가급적 일찍 나서는 게 좋다. 안산시 대부도는 한때 섬이었다. 시화방조제와 탄도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오가는 길이 편리해지면서 대부도의 숨은 명소가 수도권 여행자들에게 속속 알려졌다. 대표적인 곳이 방아머리해수욕장과 북망산, 구봉도, 동주염전 등이다. 이런 명소를 연결해 대부 해솔길이 열렸다. 총거리 74km, 7개 코스 중에서 해솔길을 대표하는 코스는 단연코 1코스다. 특히 북망산과 구봉도 구간은 해솔길 도보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개미허리를 지나면 낙조전망대와 꼬깔섬이 보인다. 갯벌의 꼬마 점령군들.북망산에 오르면 서해가 발아래 펼쳐진다 1구간은 시화방조제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대부도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한다. 안내소 맞은편 방아머리공원(대부도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큼직한 풍력발전기를 뒤로 하고 1km 정도 걷다 보면 캠핑장 동서가든이 나온다. 이후 북망산으로 향하는 길, 주황색과 짙은 은색 리본이 바람에 흔들린다. 해솔길 가이드 역할을 하는 안내 리본이다. 도보 여행 중에 만나는 작은 리본과 화살표는 나침반과 같다.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몰라 고민할 때, 길을 잃고 헤맬 때 이보다 더 큰 동아줄은 없다. 주황색은 석양을, 은색은 갯벌을 뜻한다. 북망산은 산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나지막하다. 초등학생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정상부에 올라서면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서해가 발아래 펼쳐지고 구봉도와 꼬깔섬, 무의도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 이곳은 아직까지 외지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호젓한 맛이 있다. ' 야영장과 갯벌, 미인송으로 이어지는 변화무쌍함 바다를 향해 두 팔을 벌린 미인송. 바람을 타는 갈대숲. 도보 여행자의 친구가 된다.해솔길에서 꼭 만나봐야 하는 소나무가 있는데, 그 이름이 ‘미인송’이다. 얼마나 아름답기에 미인이라고 했을까. 그녀(?)를 찾아가는 길은 갯벌을 지나야 한다. 역시 미인은 쉽게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나 보다. 갯벌 옆으로 식당들이 즐비하다. 식당과 갯벌을 보면서 비로소 이곳이 섬이구나 싶다. 갯벌 구간은 썰물 때만 이용할 수 있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육지 노선을 택해야 한다. 갯벌에서는 꼬마 사냥꾼들이 갯벌을 누비며 최고 포식자로서 위엄을 뽐낸다. 갯벌을 앞마당 삼은 솔숲 야영장에는 캠핑 나온 가족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야영장 끝자락에 드디어 바다를 향해 ‘V’ 모양의 가지를 뻗은 미인송이 모습을 보인다. 물이 빠지면 나무뿌리가 드러나고, 반대로 바닷물이 들어오면 뿌리는 물론 아래 기둥 일부분까지 물에 잠겨버린다. 왜 미인송일까. 현지인들에게 수소문해봐도 이유를 알 수 없다. 오히려 “저 나무 이름이 미인송이에요?”라는 질문이 되돌아오기도 한다. 해솔길의 명성은 구봉도에서 시작됐다 해솔길 구간 중 최고의 명품 구간으로 손꼽히는 구봉도. 아름다운 봉우리가 아홉 개가 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이곳에서 개미허리 아치교까지 약 2km 남짓한 숲속길은 기대 이상이다. 아이와 아내 모두 만족이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적당하다. 직선보다는 S라인을 살린 오솔길이 마음에 든다. 낮은 경사면이 아래위로 이어져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1km 정도를 걸었을까? 언덕 위에 운동기구가 놓인 간이 헬스클럽이 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더니 아내가 운동기구에 올라선다. 순간 남편과 아이를 보는 눈이 살벌하다. 마치 ‘내 허리 돌려줘!’ 하는 눈치다. 세월을 원망해서 무엇 하겠는가. 출렁이는 뱃살에 서로 민망한 웃음만 터질 뿐이다. 이어서 개미허리에 도착한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나무다리 모양이 잘록한 개미허리를 닮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낙조전망대까지 500m. 안산시에서 야심 차게 관광 조형물을 만들어놓았다. 일몰과 함께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다. 돌아 나오는 길에 할미·할아비바위를 만난다. 뱃일 나간 지아비를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할미바위, 집에 돌아와 할미바위를 보고 애통해하다 자신도 바위가 된 할아비의 안타까운 전설이 전해진다. 이로써 1코스 대단원이 막을 내린다. 온 가족이 함께 솔바람, 바닷바람 맞으며 걸어본 구봉 해솔길.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행이 주는 참 행복은 여느 이름난 길에 뒤지지 않는다. 최소한 1주일은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영양제로 충분히 가치 있는 여행이다. 동주염전에서 천일염 생산 체험을 하는 아이들.함께하면 좋은 곳 바다향기 테마파크 가족과 연인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4.3km의 산책로와 관찰 데크가 조성돼 있다. 특히 가을에는 코스모스, 해바라기가 만발해 계절의 운치를 더한다. 대형 풍차가 함께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위치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1841-10 동주염전 동주염전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천일염을 생산해왔다. 고집스럽게 옹기판염을 이용해 미네랄 함유량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소금 생산 과정을 체험하고 색소금 기둥을 만들어보는 등 체험 학습도 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문의 010-5441-6829, www.djsalt.co.kr 대부도의 특산품 대부포도. 14 가을이면 대부도의 별미 바지락 백합칼국수의 맛도 깊어진다. 대부포도축제 9월 14일에는 대부포도축제가 개최된다. 포도 품평회, 포도 빨리 먹기, 포도씨 멀리 뱉기, 포도 퍼즐, 대부 포도주 시음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특히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 포도를 밟아 포도즙을 내는 행사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행사장 주변에는 포도 직거래 매장을 마련해 맛 좋은 대부포도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바지락 칼국수, 주꾸미 요리, 왕새우 요리, 조개구이 등 대부도의 별미도 함께 즐기면 더욱 알찬 여행이 될 것이다. 가족의 정을 확인하는 데 캠핑만큼 좋은 것도 없다.여행 정보 문의 안산시청 관광과 031-481-3408, 대부 해솔길 여행 정보 www.haesolgil.kr 찾아가는 길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방아머리공원(대부도공원)에 주차, 대중교통은 안산역에서 탄도항행 123번 버스를 타고 시화방조제를 건너 방아머리정류장에 하차. 전설이 있어 더욱 애틋한 할아비바위와 할미바위.여행작가 임운석은… 평생 여행만 하며 살자고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니던 외국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때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문화와 예술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이며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국내 아웃도어 전문 업체의 로드플래너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http://roomno1.blog.me/)’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최고다! 섬 여행」, 「대한민국 사계절 물놀이사전」, 「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를 썼다. <■글&사진 / 임운석(여행작가)>
2013.09.10 16:07
연예
환갑 나이에 초보 아빠 된 ‘록의 대부’ 한대수60세, 손자를 볼 나이에 ‘아빠’가 된 ‘록의 대부’ 한대수. 스물두 살 차이 나는 매력적인 몽골계 러시아인 아내와 함께하는 ‘초보 아빠’의 육아일기 그리고 한국 저항 음악의 산증인이었던 그의 ‘40년 음악 인생’. 파란만장한 삶, 한국 모던 록의 창시자 한대수. 인터넷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인터넷 용어사전에 이렇게 나온다. ‘한국 모던 록의 창시자’, ‘한국 최초의 히피’, ‘한국 포크 록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가수. 그렇다. 그는 수십년 동안 ‘한국 록의 대부’, ‘살아 있는 한국 저항 음악의 상징’으로 칭송되어왔고, 한국 포크 음악의 전설적인 존재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의 실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정작 몇 안 된다. 핵물리학자 아버지와 부유한 집안의 딸이었던 피아니스트 어머니 사이에서 유복하게 태어난 ‘한대수’.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그가 일곱 살 때 실종됐다. 그 뒤 어머니는 재가를 했다. 졸지에 고아가 된 그는 연희전문대학교(현재 연세대학교) 설립자였던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랐다. 열일곱 살 때 실종된 아버지를 찾았다는 소식에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새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의 미국 생활은 방황과 고독으로 얼룩졌다. 그 가운데 그를 구원해준 것은 바로 ‘시’와 ‘노래’였다. 현재까지 불후의 명곡으로 사람들의 기억속에 자리 잡고 있는 ‘행복의 나라’, ‘옥의 슬픔’, ‘그날까지’ 등의 곡들이 그때 탄생한 것이다. 그는 목장을 경영하고 있던 할아버지의 권유로 뉴햄프셔대학 수의과에 진학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뉴욕에서 사진 공부를 시작했다. 사진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어머니의 권유로 귀국, 한국에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한대수는 한국에서 히피 문화의 상징으로 기억됐다. 가수 양희은 역시 “청바지에 장발머리를 한 그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할 정도. 하지만 박정희 정권의 대중문화 탄압으로 그의 TV 출연은 금지됐다. 이후 「코리아 헤럴드」 기자 겸 사진기자로 일하다 두 번째 앨범을 냈지만, 역시 ‘체제 전복적 음악’이라는 낙인이 찍혀 모두 금지곡이 됐다. 크게 상심한 그는 27세에 미국으로 이민, 뉴욕에서 광고사진, 시, 음악을 하면서 예술가의 길을 걸었다. 이후 1988년, 20년간 함께 산 첫 번째 아내와 이혼하고 1992년 현재 같이 살고 있는 몽골계 러시아인 아내와 결혼한다. 이렇게 그의 존재는 서서히 한국에서 잊혀져 가는 듯했다. 그런 그가 한국에서 재조명 받은 계기는 1997년. Crossbeat Asia의 후원하에 일본의 록스타 카르멘 마키와 함께 후쿠오카 라이브 공연을 하면서부터. 이후 한국에서는 다시 그의 음악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2002년 그는 한국에 정착하게 된다. 기대하지 않은 임신 소식, ‘충격과 경악’ 몽골계 러시아인 아내와 조용히 한국에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던 한대수. 그에게 얼마 전 믿을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한평생 아이가 없던 그에게 첫딸이 태어난 것. 한대수의 나이는 올해 60세, 부인 옥사나의 나이는 38세다. 오랜 미국 생활과 바쁜 일상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다. 때문에 임신 소식은 ‘충격과 경악’ 그 자체였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임신이라니. 정말 믿을 수 없었죠. 그래서 ‘진짜요?’ ‘다른 테스트를 해보면 안 될까요?’라고 말했죠. 전혀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하늘이 주신 선물이죠(웃음).” 사실 옥사나는 아기를 원했다고 한다. 2년 전 한국에 정착할 때부터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미국서 증권회사를 다닐 때는 높은 연봉을 받았지만,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바빴기 때문에 ‘아이’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고. 이에 반해 한대수는 “살기 힘들고 괴로워서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제 인생이 괴로워서 아이를 낳을 생각은 전혀 못 했죠.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무척 힘들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부부가 사랑을 해도 가족이 없으면 허무함을 느끼잖아요. 그래서 옥사나가 아기를 원한 것 같아요.” 2007년 6월 1일. 드디어 한대수와 옥사나는 3.2kg의 건강한 딸을 낳았다. 그들이 아이를 낳는 과정은 KBS-2TV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에서 생생하게 공개됐다. 옥사나가 수술실에서 아기를 낳는 순간, 한대수는 ‘마치 정신이 나간 듯’ 보였다. 마침내 수술실의 문이 열리고, 간호사가 한대수에게 “축하합니다. 공주님입니다”라고 아이를 보여줬더니, 이상하게도 그는 오히려 뒷걸음질을 쳤다. 빨리 달려가서 아이 얼굴을 봐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뒤에 있던 여동생을 불러 아이를 보고 오라고 시킨다. 그의 얼굴은 완전히 얼어 있었다. 환갑의 나이에 첫아이를 얻는다는 것이 그에게는 ‘정신이 반쯤 나갈 정도’로 엄청난 경험이었던 것. “간호사가 아이를 보여주는데, 진짜 온몸이 바짝 얼었어요. 하하. 정신도 멍하고, 어찌나 겁이 나던지 아이 얼굴을 못 보겠더라니까. 나중에 친구가 ‘몇만 명 앞에서 공연하는 사람이 ‘딸’ 앞에서 완전히 얼더라’며 막 놀리더라고(웃음).” 그렇게 아이를 기다리던 옥사나. 10개월 동안 뱃속에서 아이의 얼굴을 상상했던 그녀는 아이를 보는 순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졌다고 한다.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대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간호사가 아이의 얼굴을 보여주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거예요. 아이가 굉장히 평화롭게 보여서 무척 기분이 좋았어요.” 이어 한대수는 옥사나를 바라보며 “여자들을 보는 시선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여자들이 아이를 낳으면서 엄청나게 고생하는 걸 알았죠.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든 다 고통이 너무 심해요. 유전자가 만나서 하나의 생을 탄생시킨다는 게 도저히 내가 알 수 없는 차원의 세계예요. 그전까지는 여자를 보면, 예쁘다! 늘씬하다! 정도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여자들이 정말 대단해 보여요.” “양호는 절대 음악 시키지 않을 거예요” 아이의 이름은 ‘양호’. 뱃속에 있을 때부터 부르던 애칭이 결국 이름이 됐다. 아이가 태어나기 3개월 전 우연히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생각난 이름이다. 평소 “양호하다”라는 말을 무척 많이 하는 한대수의 말버릇 때문에 같이 술을 마시던 친구가 생각해낸 것. 한대수와 옥사나 역시 “양호한 사회에서 양호하게 태어나줘서 고맙다”며 ‘양호’라는 이름에 만족해했다. 인터뷰 중에 산후조리원 직원이 ‘양호’를 데리고 나왔다. 아이가 밖으로 나오자마자 한대수는 “우리 양호 좀 보라”며 갑자기 호들갑이다. 아무리 봐도 너무 미인이란다. 입이 귀에 걸렸다. 저렇게 좋을까. 생후 15일 된 아기. 보통 아기들은 처음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인데, 양호는 달랐다. 한눈에 봐도 미인형이다. 작고 갸름한 얼굴에 오똑한 콧날, 짙은 쌍꺼풀과 속눈썹이 인상적이다. 엄마인 옥사나를 닮았다. 음악인 아빠를 둔 덕에 ‘양호’ 역시 뱃속에서부터 ‘좋은 음악을 많이 들었겠다’고 말을 건넸더니, 한 번도 음악을 들려준 적이 없단다. “저와 옥사나는 ‘양호’가 음악 하는 것을 원치 않아요. 그래서 뱃속에 있을 때도 일부러 음악을 들려주지 않았어요. 성공하는 뮤지션이 되려면, 그만큼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하거든요.” 한대수는 경험으로, 옥사나는 지난 15년 동안 한대수를 지켜보면서 느낀 생각이다. “나도 작곡을 할 때는 굉장히 고독했거든요. 어릴 때부터 부모가 없었으니까. 아버지는 실종됐고, 어머니는 재가했으니 얼마나 외로웠겠어요. 음악은 고통과 고독 속에서 나오는 거예요. 나는 우리 양호가 그런 삶을 사는 것을 원치 않아요.” 이어 옥사나는 양호에게 ‘베이비 모델’을 시키고 싶다고 거든다. 신문, 잡지, TV 등 보는 사람들마다 예쁘다고 칭찬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나중에 어른이 되면 양호가 하고자 하는 것을 시키겠다고 한다. 한대수의 집안에는 비즈니스맨, 과학가, 학자 등이 있고 옥사나 집안에는 건축가, 엔지니어, 과학자, 연극 감독도 있다. 이에 옥사나는 양호에게 넓은 분야 중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시키겠다고 한다. 게다가 양호는 엄마, 아빠 덕분에 3개 국어도 능히 소화하는 글로벌한 여성이 될 거란다. 사실 이들 부부는 영어로 대화를 한다. 또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옥사나 덕에,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가 능통할 거란 이야기. 환갑에 얻은 사랑스러운 딸 ‘양호’에게 이들은 ‘쿨한 부모’가 되고 싶다고. “우선 양호는 부모가 다 살아 있으니까 아주 양호하잖아요(웃음). 그래도 마음이 넓고, 멋진 쿨한 부모가 되고 싶어요. 또 아이는 사랑이 많이 필요하니까 사랑을 듬뿍 줘야죠.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어주고 싶어요.” 스물두 살 나이 차, 옥사나와의 만남은 ‘운명’ 한대수가 22세 연하의 옥사나를 만난 곳은 뉴욕의 브루클린. 한대수는 그녀가 내놓은 아파트를 보기 위해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아름답고 젊은 22세 아가씨, 바로 옥사나였다. “옥사나를 보자마자 번개를 맞은 것 같았지. 스물두 살 늘씬한 유라시안 여자에, 몸매도 예술이고, 성격이 더 예술인 거라.” 인연이 되려고 그랬는지 그날 옥사나와 한대수 그리고 같이 갔던 중개인 셋이서 밤새 보드카를 마셨다. 한대수는 알코올 도수 높은 보드카에 취해서 옥사나의 집에서 잠이 들었다. 첫 번째 아내와 헤어진 뒤 4년 동안 독신으로 지내던 한대수. 뉴욕의 거리를 방황과 외로움으로 거닐던 그에게 옥사나는 따뜻함 그 자체였다. 그렇게 1992년 미국에서 옥사나와 결혼을 하고, 음악과 사진을 하면서 살고 있을 때 또 한 번 그의 인생을 바꿀 만한 기회가 찾아온다. 1997년, Crossbeat Asia가 후원한 일본의 후쿠오카 공연에 한대수가 한국 대표로 공연을 하게 된 것. 이를 계기로 그는 한국에서 끊임없이 공연 제의를 받았다. “한국 공연이 많아지면서, 옥사나가 그냥 한국에 살면서 음악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라고 제의를 했어요. 돈 벌어서 비행기 값, 호텔 값으로 다 쓴다 이거죠. 그래서 2001년부터는 1년에 한 번씩 앨범도 내고, 대공연도 두세 번씩 해왔지요.” 6월 25일에는 한대수의 40년 음악 인생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앨범 「베스트 오브 한대수」가 나온다. 40년 동안 그가 내놓은 앨범은 공식적인 앨범 13개, 비공식적인 앨범 2개로 총 15개다. 이 중에서 34곡을 선별해 2개의 CD로 만들어 내놓는다. 두 CD 중 하나는 포크, 하나는 록이다. 특히 이 앨범에는 한대수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곡도 3곡이나 들어 있다. 이 중에는 ‘양호’를 위한 ‘양호송’도 포함되어 있다. “60년 인생 통틀어 지금이 가장 행복해” 한대수는 매년 앨범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음반계 침체로 인해 그에게도 ‘화폐’는 늘 피해갈 수 없는 고민거리 중 하나다. 한대수는 요즘 가수들의 실상을 잘 알고 있었다. “요즘은 나뿐만 아니라 가수 ‘비’가 앨범을 내도 안 돼요. MP3로 인해 뮤지션들의 생계 유지가 안 되거든요.” 그럼 ‘어떻게 음반을 홍보하고, 무슨 돈으로 ‘양호’와 함께 먹고살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허허 웃는다. “그것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 답이 없네요”라고 말하더니 양호를 쳐다보고 “어찌할꼬~!” 하며 웃는다. 요즘 가수들은 TV 프로그램 출연이나 토크쇼, 행사 등의 수입이 없으면 먹고살기 힘들다. 하지만 그는 TV 프로그램 출연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중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저는 그다지 대중적인 음악가라고 할 수 없어요. 모든 대중의 수준에 맞춘다는 것이 힘들어요. 그리고 대중의 수준이라는 게 딱 정해져 있으니까 그 수준에 맞추는 것도 그렇게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죠. 그래도 내 나름철학을 가지고 쭉 음반을 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한대수의 나이 60세. 한국이나 미국이나 나이 60세가 돼서도 계속 음악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역시 언제까지나 음악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창의성도 없어져요. 삶의 충격이 안 오죠. 오래 사니까… 흥분되는 게 없어요. 작곡이 자꾸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간혹 앨범을 프로듀서 해달라는 사람들이 있어요. 옥사나도 한국에서 유치원 영어 선생님을 하고 있고요.” 이제 갓 태어난 딸 때문에 ‘화폐’에 대한 고민이 더욱 많아지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요즘처럼 행복한 순간이 없다고 말한다. “저는 지금까지 사는 게 항상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양호’도 있고, ‘옥사나’도 있으니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네요. 앞으로는 더 열심히 가족을 위해 노력하고, 최고의 음악을 위해 노력해야죠. 그게 다 나한테 달린 거 아니겠어요? 열심히 살겠습니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원상희
2007.07.19 00:00
재테크
관절노화 30대부터! 관절염 내 손으로 다스리기관절염 환자들은 겨울이 깊어갈수록 더해가는 통증 때문에 시름에 젖는다. 그러나 문제는 관절염이 더 이상 노년층만의 질병이 아니라는 것. 6세 어린아이부터 임산부, 심지어 20, 30대까지 그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초기 발견과 예방이 어려운 까닭에 흔하면서도 어려운 질병으로 손꼽히는 관절염. 하지만 아무리 고치기 힘든 병이라 해도 방법은 있다. 관절염 극복 홈 케어 비법 대공개!Part 1 지긋지긋한 관절염 제대로 보자 숫자로 알아보는 관절 상식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약 2백여 개의 크고 작은 뼈들을 이어주는 관절. 팔과 다리, 목과 허리 등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뼈와 뼈가 직접 맞부딪치지 않도록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이 관절이 하루에 움직이는 횟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놀라지 마시라. 무려 10여만 회에 이른다. 1백여 개에 가까운 관절 가운데 유독 병이 잘 나는 관절이 있다. 무릎, 손가락, 발가락, 어깨, 고관절, 척추관절 등이 그것이다. 많이 움직일수록, 관절에 무게가 실릴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다. 관절염 하면 흔히 떠올리는 일명 ‘관절염의 쌍두마차’는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은 전체 인구의 12%(비공식적인 추정치)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비율은 1% 정도지만 통증이 심하고 관절 모양이 비정상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두려운 대상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생긴다. 건강한 관절은 뼈 끝 부분을 덮고 있는 연골 표면이 매끄럽고 연골의 두께 또한 무릎 관절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3~4mm 수준을 유지하며 표면이 매끄럽고 연골과 연골 사이에 미끌미끌한 활액이 흘러 서로 부딪쳐도 거의 충격을 받지 않는다. 뼈와 뼈 사이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주는 연골이 닳아 얇아지면 잘 부서져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고 뼈 끝이 가시처럼 자라서 관절이 파괴된다. 따라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고 끝이 뾰족해진 뼈와 뼈가 맞부딪쳐 통증을 유발한다. 무릎, 손가락, 척추 등 많이 사용하거나 체중이 많이 실리는 관절에 잘 생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매끄럽게 해주는 활액을 분비하는 활막에 염증이 생겨 관절이 파괴되는 병이다. 염증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류마티스 인자가 환자의 70~80%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자가면역이 원인이 되며 가족 가운데 류마티스 환자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걸릴 확률이 높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주로 손가락처럼 작은 관절에서 시작해 손목, 팔꿈치, 등의 큰 관절로 확대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데 비해 류마티스 관절염은 30~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최근 남성 가운데 통풍과 강직성 척추염이 증가하고 있다. 통풍의 경우 환자의 80~90%가 남성이다. 전체 인구의 0.6%가 앓고 있으며 강직성 척추염은 전체 인구의 0.7~0.8%가 환자로 추정된다. 인구 1천 명당 약 2명 꼴로 발생하는 셈이니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질환이다. 통풍은 40, 50대 중년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유는 술과 식습관의 변화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술, 거위, 등 푸른 생선 등 퓨린이 많이 든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면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요즘은 과음과 흡연으로 인해 통풍 환자의 연령층이 젊어지는 추세지만, 초기에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20, 30대 젊은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완치가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잘 치료하고 관리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관절이 아프면 정형외과와 류마티스 내과를 많이 찾는다. 그러나 이들은 전문 영역이 분명 다르다. 류마티스 내과가 관절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정형외과는 근골격계의 여러 가지 문제, 즉 골절, 종양 등 외과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을 다룬다. 때문에 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류마티스 내과에서 진찰을 받고 외과적인 치료가 필요할 경우 정형외과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으로 알아보는 관절염 자가 진단법 퇴행성 관절염 □관절이 붓고 아프다. □부은 관절을 만져보면 뼈가 튀어나온 것이 느껴진다. □운동한 뒤나 저녁때 관절이 아프다. 쉬고 나면 통증이 완화된다.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하다. 하지만 5분 정도 지나면 풀린다. □관절 주변이 모두 아프다. 류마티스 관절염 □여러 관절이 동시에 붓고 열이 난다. □눌러보면 말랑말랑한 느낌이 들며 아프다. □아픈 관절을 만져보면 따끈따끈하다. □아픈 관절 주위가 발갛다. □식욕이 줄고 쉽게 피곤해지며 체중이 준다. □아침에 일어나면 뻣뻣하다. 뻣뻣함이 풀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통풍 □갑작스럽게 관절이 붓고 빨개지면서 심한 통증이 있다. □주로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오며 신발을 신기 힘들 정도로 심하다. □5~7일 정도 지나면 통증이 저절로 낫는다. □몇 달 혹은 몇 년 후에 비슷한 증상이 발작적으로 나타난다. 강직성 척추염 □허리가 자주 아프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다. □가만 있거나 쉴 때 더 아프고, 움직일 때 덜 아프다. □나이가 40세 미만이다. Part 2 나이와 함께 소리 소문 없이 찾아오는 퇴행성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라 소리 소문 없이 서서히 시작해 진행되는 병이다.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생기는 비염증성 관절염이지만 많이 진행되면 염증성 관절염 못지않게 심한 염증을 동반하고 연골이 완전히 닳아 뼈와 뼈가 부딪치면 통증이 너무 심해 관절을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가만 있어도 관절이 쑤시고 아픈 상태가 된다. 이어 관절의 기능이 상실되며 관절 모양이 변한다. 어르신 가운데 다리가 바깥쪽으로 휘어 O자 모양을 이루거나 손가락 마디에 혹처럼 딱딱한 것이 튀어나온 분들이 있다. 이 모두가 퇴행성 관절염의 흔적이다. 퇴행성 관절염의 위험요인 중 1위는 나이를 들 수 있다. 또 관절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비만 역시 큰 요인 중 하나다. 비만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관절은 무릎 관절이다. 체중을 줄이면 체중의 부하를 직접 감당하던 무릎 관절, 고관절은 물론 큰 상관이 없는 손가락 관절 통증까지 완화된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 가운데 약 30%에게서 가족력이 발견되고 있어서 관련성도 추정되고 있다. 관절 혹은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을 다칠 경우나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서 일하거나 특정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때 퇴행성 관절염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다. 퇴행성 관절염, 이렇게 치료하세요!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치료법은 운동이다.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관절을 지탱하는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더 이상 연골이 닳아 손상되지 않게 한다. 연골이 너무 닳아 통증이 심해서 약물치료를 할 때에도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없다. 약물은 먹는 약과 관절에 직접 주사하는 약 등 형태가 다양하다. 관절이 많이 망가졌을 때 통증이 생긴 부위에 직접 강력한 항염증제를 주사하는데 약을 복용할 때보다 효과가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스테로이드제는 자주 사용하면 부작용이 우려되니 1년에 3, 4회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와 운동으로도 해결점을 찾지 못할 경우 인공 관절 수술을 한다. 손상된 관절 부분만 제거하고 인공 관절로 대체하거나 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방법이 있다. 인공 관절의 수명은 재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15년 정도다. Part 3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 질환 중 하나인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활액을 분비하는 활막의 정상 세포가 파괴되고 죽은 세포들이 염증으로 변하면서 발생한다. 염증 물질이 활액과 함께 떠다니면서 연골을 망가뜨리고 뼈를 파괴하기 때문에 통증을 동반하는 염증이 연골과 뼈를 부서뜨리니 그 통증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30, 4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남성에 비해 약 3배가 많은 수치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되지만, 기본적으로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병이다. 10대와 열 살 이전의 어린이에게 일어나는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이 따로 분류되어 있다. 퇴행성 관절염이 몸무게가 실리는 무릎 관절에 많이 생긴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과 발가락처럼 작은 관절에 많이 생긴다. 처음엔 별다른 증세 없이 손가락과 발가락이 퉁퉁 부어오르는 것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관절이 뻣뻣해져 움직이기 힘들고 열이 나며 붓기 시작한다. 좀더 진행되면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조조강직 현상이 오고 이어 손목, 팔꿈치, 무릎 등으로 통증이 확산된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이 힘들고 완치가 어려우며 관절 활막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동맥경화, 골다공증, 세균 감염 등의 합병증을 불러오기 때문에 위험하다. 류마티스 관절염, 이렇게 치료하세요! 한두 가지 검사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병은 아니지만 전문의와의 상담, 혈액검사, X선 검사를 통해 어렵지 않게 진단할 수 있다. 어느 병이든 그렇지만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빨리 치료하겠다는 욕심에 고양이를 고아먹고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건강 보조식품에 매달리는 이들이 있는데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제대로 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우선이며 증상이 없어도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운동요법과 생활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관절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관절에 무리가 덜 가는 자세를 취하며 관절에 무리가 갔을 때 따뜻한 찜질을 해주면 약물치료의 효과가 배가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약물치료를 하다가 임신을 하려면 약을 모두 끊고 약효가 몸속에서 없어져야 한다. 보통 3개월 정도 소요되며 약을 끊으면 고통스러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안전을 기하는 것이 좋다. 또 모유수유 중에도 약물 가운데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의사의 도움을 받자. 당신의 관절 나이는 몇 살? 1. 평소 걷고 나면 무릎 통증이 2, 3일 이상 간다. 2. 무릎을 펴거나 굽힐 때 소리가 난다. 3.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아프다. 특히 내려갈 때 통증이 심하다. 4. 앉았다 일어설 때 무릎이 아프다. 5. 서 있을 때 무릎이 부들부들 떨릴 때가 있다. 6. 차려 자세로 서면 무릎과 무릎 사이가 주먹 크기 이상 벌어진다. 7. 양쪽 무릎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8. 무릎이 잘 구부러지지 않는다. 9. 많이 걸으면 종종 무릎이 붓는다. 10. 다리를 뻗고 바닥에 앉으면 무릎 뒤쪽이 닿지 않는다. 0~1 관절 나이 20세로 관절 상태가 좋다. 2~3 관절 나이 30세로 관절 노화가 시작된 상태다. 4~6 관절 나이 45세로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된 상태다. 7개 이상 관절 나이 60세로 적극적으로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해야 할 시기다. Part 4 아끼고 보듬으면 오래 쓸 수 있는 관절 관절염 예방하는 생활요법 여성 관절염 환자가 많은 이유는 우선 여성의 관절이 남성에 비해 작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만큼 약하기 때문. 또 관절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양이 급격히 줄어들면 관절이 약해진다. 그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다. 거의 매일 반복해야하는 주부들의 가사노동 대부분이 관절 특히 손목, 허리, 무릎에 무리가 가는 동작이다. 쪼그려 앉거나 책상 다리로 앉으면 실제 몸무게의 9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전달된다. 서 있을 때가 0.5배, 평지를 걸을 때 3.5배, 계단을 내려갈 때 7배의 압력이 무릎에 부담을 가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장시간 꼼짝없이 한 자세를 유지하면 혈액순환이 안되어 관절에 무리가 간다.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종사자나 운전기사들의 관절이 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절을 보호하려면 20~30분마다 자세를 바꾸고 중간 중간 10분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 몸을 비틀어 앉거나 상체를 한쪽으로 기울여 앉거나 다리를 꼬는 것도 피해야 할 자세다. 자동차를 오래 세워두면 쉽게 망가지듯이 관절도 적당히 움직여야 제 기능을 다한다.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운동을 하자. 맞벌이 주부들의 경우 쉬는 날 집안일을 몰아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관절에 무리를 주는 지름길이다. 운동은 단 10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관절은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타이어와 같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그만큼 관절이 받는 충격도 크다. 한 병원에서 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7명이 정상체중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갔다. 늘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일상생활에서 통증을 줄이려면 큰 관절을 사용할 것, 관절을 구부리지 않을 것, 도구의 도움을 받을 것의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펌프 용품을 사용하거나 플라스틱통 뚜껑을 닫을 때 등 손가락을 주로 사용할 때 가급적이면 손바닥이나 팔을 이용하도록 한다. 컵을 잡을 때에도 손가락으로 손잡이를 잡기보다는 양손으로 감싸고 가방은 팔을 늘어뜨려 손잡이를 잡기보다는 어깨에 메는 등 생활습관을 하나하나 바꿔보자. 집안일을 할 때도 자세에 신경을 쓰자. 쪼그려 앉아서 걸레질 하지 말고 대걸레를 이용한다. 손빨래를 할 때는 낮은 의자에 앉아서 하며, 요리를 위해 재료를 손질할 때는 바닥에 앉지 말고 의자에 앉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서서 설거지를 할 때는 낮은 받침대를 놓고 한쪽 발을 수시로 올려가며 척추나 무릎에 쏠리는 힘을 분산하도록 한다. 가정에서 관절 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생활요법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목욕과 찜질이다. 물론 관절에 생긴 염증을 근본적으로 없애지는 못하지만 혈액순환을 도와 통증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 또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하면 뻣뻣해진 관절이 한결 부드러워져 움직이기 쉽다.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단, 노인이나 중환자는 매일 목욕을 하면 피곤할 수 있으니 격일로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 좋으며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바셀린이나 보습 화장품을 사용해 피부 노화와 소양증을 예방한다. 단, 목욕할 때에는 목욕물과 바깥 공기의 온도차가 많이 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온도차가 심하면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 뇌출혈이나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찜질은 냉찜질과 온찜질 두 가지가 있는데, 냉찜질은 염증이 아주 심한 급성기에 주로 한다. 온찜질을 할 때는 더운 물수건을 이용하거나 찜질 팩, 전기 찜질 도구를 이용할 수 있다. 물수건을 짤 때 손가락과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열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고 관절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파라핀욕을 이용하는데 급성염증, 피부병, 출혈성 질환, 부종, 말초혈관장애를 앓고 있을 때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관절염 환자에게 겨울과 여름은 두려운 시기인데, 겨울에는 찜질과 목욕으로 관리하고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을 피하자. 관절염을 다스리는 식사요법의 기본은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과식하지 않는다는 것. 동물성지방이 든 육류 대신 불포화지방이 함유된 생선을 먹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 또 쌀밥 대신 현미, 보리, 콩 등을 섞은 잡곡밥을 먹고 튀김이나 과자류, 인스턴트식품을 피하고 소금 섭취를 줄이고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염증을 억제하면서 면역기능을 정상화하는 효과가 있는 오메가-3가 함유된 등 푸른 생선, 연골이 빨리 닳는 것을 막는 콘드로이틴의 보고인 홍어는 관절염 환자에게 ‘강추’하는 식품이다. * 본 기사는 웅진지식하우스에서 펴낸 「관절염 홈케어」(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장 이수곤 著) 중 일부를 발췌해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 / 장회정 기자
2007.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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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파 공작원의 대부’의 딸 가수 진미령이 전하는 가족이야기“아버지 출판기념회에 함께 참석하지 못했지만, 매일 편지를 주고 받는 우리 부부는여전히 잉꼬커플입니다” 가수 진미령이 전직 ‘북파 공작원의 대부’인 아버지 김동석씨의 회고록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지난 가족사를 털어놨다. 그녀는 화교가 아니었다. 어린시절 진미령은 무뚝뚝하고 어머니에게 조차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던 아버지가 못내 원망스러웠다고. 하지만 요즘 그녀는 자신을 환한 얼굴로 반기는 아버지의 모습만으로도 큰 힘을 얻고 있다. 가수 진미령이 말하는 북파 공작원 아버지와 남편 전유성과의 불화설 확인. “오늘은 아버지의 이름을 다시 찾은 날이에요.” 지난 10월 26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전우회관에서는 전쟁영웅 김동석(82)씨의 회고록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가수 진미령(47·본명 김미령)은 왼쪽 가슴부분이 커다란 꽃으로 장식된 진한 분홍색 정장을 입고 용산 전쟁기념관을 향해 바쁜 걸음을 옮겼다. “제가 막내딸이니까 오늘 같은 날은 꽃 역할을 해야 되지 않겠어요.(웃음) 어르신들이 많이 참석하실 것 같아서 일부러 튀는 색상의 옷을 골랐는데, 어색한가요?” 진미령의 아버지이자 전 함경북도 도지사 김동석씨는 6·25 전쟁 발발 시기부터 5·16 혁명 때까지 육군 특수부대를 직접 지휘한 전쟁영웅. 6·25 전쟁 기간 중 연합군의 갖가지 공작과 첩보전을 펼친 인물이다. 전쟁영웅이란 수식어답게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장경순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 김영관 전 해군참모총장, 신국주 동국대학교 전 총장 등이 참석해 그의 회고록 출간을 축하했다. 또 이제는 하얀 백발을 하고 나타난 옛 전우들과 취재진들이 식전부터 행사장 안을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막내딸 진미령은 시종일관 웃음을 지으며 아버지의 회고록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손님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언젠가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아버지가 ‘이젠 사람들이 내 이름은 부르지 않아. 전부 미령이 아버지라고만 불러. 미령이 때문에 이름도 없어졌어’하시더라구요. 현역에서 은퇴하신 후, 저 때문에 이름까지 잃어버리신 아버지가 오늘은 다시 이름을 찾으신 것 같아 기뻐요.” 이름을 되찾은 건 그녀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진미령을 화교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토종 한국인이다. “저는 데뷔 이후 줄곧 토종임을 강조했는데, 사람들은 저를 화교로 오해하더라구요. 아마도 제가 중국어를 잘하고 예명으로 ‘진’씨 성을 사용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제부터는 저에게 ‘화교’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겠죠.(웃음)” “아버지는 돈보다 값진 유산을 물려주셨어요” 지옥훈련을 받은 특수부대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영화 속 단골 소재다. 삼엄한 경비를 뚫고 철조망을 넘나드는 그들의 활약상을 듣고 있으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하지만 막상 내 가족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국경을 넘는다면 말리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더군다나 ‘아버지’보다는 ‘아빠’라고 부르며 응석을 부리고 싶은 어린 딸에게 특수부대원 아버지는 좋을 리 만무하다. “오빠는 물론이고 저는 막내딸인데도 아빠라는 말을 해본적이 없어요. 늘 아버지라고 불렀죠. 어린시절 친구들이 아빠라고 부르며 응석을 부리는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어요. 아버지는 워낙 말씀이 없으시고 무뚝뚝하셔서 부모자식 사이도 서먹서먹한 편이었어요. 그건 어머니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였죠.” 어린 막내딸은 무뚝뚝한 군인 출신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자식들에게는 물론 어머니에게조차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아버지를 막내딸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는 군복 입은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질 않아요.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아버지는 이미 예편하고 지방 공무원 생활을 하셨어요. 아버지가 북파 공작원 출신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조그마한 여자애가 북파 공작원이 뭔지 알았겠어요.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던 아버지가 야속하게만 느껴졌죠.” 그랬던 막내딸이 아버지를 이해하기 시작한 건 가수가 된 뒤부터다. 공연 때문에 전국을 누비던 진미령은 곳곳에서 아버지의 옛 전우들을 만났다. 그리고 아버지의 옛 전우와 만남이 잦아질수록 진미령은 어렴풋이 아버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어딜 가든 ‘김동석 대장님의 딸이냐’고 묻는 아버지의 전우를 만났어요. 그분들을 통해 아버지가 예편하기 전까지 대북 첩보작전 일선에서 부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외롭게 살아오셨다는 걸 알게 됐죠. 하지만 예편한 후에도 아버지는 늘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셨죠.” 5.16 혁명 후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김동석씨는 곧 삼척군수로 발령받았다. 하지만 그는 가족들을 서울에 남겨두고 혼자 관사에서 생활했다.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은 자신을 따라 가족들이 고생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삼척군수를 지낸 후에도 여러 도시의 군수, 시장으로 재직하셨지만 늘 관사에서 홀로 지내셨어요. 이제는 아버지가 왜 가족들에게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이해해요. 하지만 어렸을 때는 함께 있지 못하는 아버지를 많이 원망했어요.” 얼핏 군수와 시장을 지낸 아버지를 둔 진미령이 호화로운 어린시절을 보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진미령은 부유한 어린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오히려 군인이었던 아버지 때문에 남보다 검소하게 생활했다. “고위 공무원의 딸이니 부유하게 어린시절을 보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데, 오히려 반대였어요. 아버지는 청렴한 분이세요. 30년 넘게 군대에 계셨던 분이라 사치를 모르시죠. 덕분에 여러 번 정권이 바뀌었어도 항상 자리를 지키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이 저에게는 돈보다 더 값진 유산처럼 느껴져요.” 현재 미 육군 제2 보병사단에는 ‘김동석 영웅실’이 마련돼 있다. 이는 미국이 지난 6·25 전쟁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김동석씨의 공을 치하해 설치한 것이다. 미국은 6·25 전쟁과 관련해 맥아더, 리지웨이, 백선엽을 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 진미령은 지난 2002년 5월 17일에 있었던 아버지 흉상 제막행사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흉상 제막행사에 참석했을 때의 감회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미국이란 나라에서 아버지의 공로를 인정한 것도 기뻤지만, 오늘처럼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모습이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진미령은 과거 특수부대를 호령하던 아버지보다 자신이 찾아갔을 때 환하게 반기는 요즘 모습이 더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건강하게 살아계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담담하게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불화라니요? 우린 너무 안 불화인데요!” 진미령은 이번 회고록 맨 마지막장에 ‘나의 아버지’란 제목으로 짤막한 편지 형식의 글을 실었다. 두 페이지 남짓 할애된 책 속에서 진미령은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느꼈던 서운한 점이나 최근 자상한 모습으로 변한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 등을 글로 표현했다. 애초에 이 코너는 그녀와 남편인 전유성의 글이 함께 실릴 예정이었다. 출판사의 권유로 두 페이지 정도의 글을 쓰게 됐죠. 처음에는 남편 글도 함께 넣으려고 했는데, 남편이 ‘삼국지’ 집필 때문에 바쁘기도 했고, 아버지 회고록에 딸 이름이 너무 크게 나오는 것 같아 그만뒀어요.” 결혼 12년차 연예계 잉꼬 커플 진미령·전유성 부부는 지난해 3월부터 별거에 들어갔다. 그동안 부부가 함께 살았던 서울 옥수동 아파트는 처분하고 얼마전 이사한 한남동 UN빌리지에는 진미령 혼자만 살고 있다. 전유성은 영등포 당산동에 위치한 공동 작업실에 기거하며 ‘삼국지’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항간에는 이를 두고 두 사람이 갈라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난무했다. “지난해부터 ‘삼국지’때문에 남편은 거의 작업실에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서로 떨어져 있고 아버지 회고록에도 제가 쓴 글만 들어가서인지, 남편과의 불화설이 있는 모양이에요. 그런데 우린 너무 다정한데 어떡하죠.(웃음)” 요즘 진미령은 전유성의 ‘삼국지’ 작업에 행여 방해가 될까봐 전화통화도 자제하고 있다. 대신 거의 매일같이 인편으로 편지를 주고받고 있다. 하지만 별거기간은 점점 늘어났다. 처음 이들 부부의 결별설이 언론에 알려진 것도 약속한 1년의 별거기간이 한참 지났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진미령은 삼국지 작업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처음 작업실로 숙소를 옮겼을 때는 한 1년쯤 지나면 끝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삼국지라는 책이 워낙 분량이 방대하다보니까 시간이 길어지네요. 아주머니 한 분이 작업실과 집을 오가며 살림을 맡고 계세요. 작업에 방해될까봐 전화통화는 자제하고 있지만 일하는 아주머니를 통해 거의 매일 편지를 주고받고 있어요.” 최근 공식 석상에 두 사람이 같이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것도 이들 부부의 불화설 의혹을 증폭시켰다. 전유성은 이날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도 진미령은 삼국지가 끝날 때까지는 일체의 외부활동을 자제할 것이라고 답했다. “삼국지 작업에 방해될까봐 함께 움직여야 되는 공식적인 활동을 자제하다 보니 그런 말들이 오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오늘은 함께 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지방에 일이 생겨서 내려가야 했어요. 저는 괜찮은데 아버지가 서운하실까봐 조금 염려되네요.” 현재 전유성은 삼국지의 마지막 작업을 하기 위해 일체의 방송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특히 오랫동안 진행을 맡아왔던 MBC 라디오 표준FM의 간판 프로그램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진행도 삼국지 작업을 위해 활동을 중단했다. 전유성 매니저에 따르면 아직 삼국지의 출판 시기는 미지수이며 지금만큼의 시간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유성이 오는 12월 중 오랜 집필로 인한 피로를 풀기 위해 인도로 여행갈 계획이며, 진미령과의 동행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 / 김성욱 기자 사진 / 이상민
2005.12.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