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논문 지도’ 빌미로 대학원생 제자 수차례 성폭행한 전직 대학교수 구속기소... 28일 지도 교수의 지위를 이용해 대학원생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피감독자간음죄 등)로 전직 대학교수 A씨(60대)를 구속기소했다. 대구 한 대학에 몸 담고 있던 A씨는 2021~2022년 박사 학위 논문...
백경열 기자 2025.04.28 13:48
사회
‘논문 지도’ 빌미로 대학원생 제자 수차례 성폭행한 전직 대학교수 구속기소... 28일 지도 교수의 지위를 이용해 대학원생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피감독자간음죄 등)로 전직 대학교수 A씨(60대)를 구속기소했다. 대구 한 대학에 몸 담고 있던 A씨는 2021~2022년 박사 학위 논문...
백경열 기자 2025.04.28 13:48
국제
트럼프, 대학교육 재정 칼질에…중국 “유학 간 인재를 모십니다”... 등 명문대들 재외 중국인 학생들 대상 특별전형 신설·유치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학교육 재정 지원을 감축하려는 움직임이 중국 대학에 기회가 되고 있다. 중국 대학은 미국에 유학 중인...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2025.02.24 21:24
국제
트럼프의 대학교육 재정 칼질, 중국 대학엔 기회?…유학생 유치전 ‘후끈’... 눈길 칭화대 등도 재미 중국인에 ‘러브콜’ 푸단대/웨이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학교육 재정 지원을 감축하려는 움직임이 중국 대학에 기회가 되고 있다. 중국 대학은 미국에 유학 중인 자국...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2025.02.24 16:00
사회
울산 대학교 캠퍼스서 4차례 불 지른 중국인 유학생 검거... 마크. 경향신문 자료사진 울산 한 대학교 캠퍼스에 여러 차례 불을 낸 외국인 유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20대 중국인 A씨를 방화 혐의로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방화 #외국인 #유학생
김현수 기자 2025.02.20 14:25
연예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모티브히어로 원차희 대표 특강으로 문화예술 실무 역량 강화동아방송예술대학교 메타활용문화예술기획 학생들과 모티브히어로 원차희 대표(뒷줄 중앙), 광고크리에이티브과 권현상교수(뒷줄 왼쪽)가 지난 22일 특강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동아방송예술대학교 동아방송예술대학교(총장 이상길)는 지난 4월 22일 메타활용문화예술기획(지도교수 권현상) 재학생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실무 역량 강화’ 전문가 특강을 개최했다. 이번 특강을 진행한 ㈜ 모티브히어로 원차희 대표는 다수의 공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축적한 노하우를 재학생들에게 소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학생들의 적극적인 질문과 원차희 대표의 진솔한 답변으로 그 열기를 더했으며, 문화예술 분야의 이해를 넓히고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주)모티브히어로는 공연 기획부터 제작, 운영까지 특유의 감성과 높은 완성도로 콘서트, 팬미팅,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문화예술 분야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강의를 들은 광고크리에이티브과 3학년 이현진 학생은 “산업 현장에서 어떤 역량이 요구되는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익했고, 진로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으며, 엔터테인먼트경영과 3학년 유재영 학생은 “문화예술 프로젝트 경험을 살린 특강을 통해 졸업 후 진로를 설계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특강 내용을 광고 기획에 꼭 적용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고크리에이티브과 권현상교수(㈜시드로직 대표)는 문화예술 홍보 및 광고 기획 실무 경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산업 현장의 생생한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으며, “이번 특강을 통해 이론 중심의 교육을 넘어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실무 역량을 강화하고, 학생 스스로 기획 역량을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또한 “학생들이 문화기획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산학협력과 실습 중심 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는 국내 유일의 방송예술 특성화 대학으로 창의인재, 현장인재, 글로벌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산학 협력 체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종합촬영소, HD/UHD/가상 스튜디오, 중계차 등을 운영하며 방송 현장과 일치는 교육과 창의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강석봉 기자 2025.04.28 09:46
생활
한국토요타자동차, 아주자동차대학교에 교육용 차량 전달한국토요타자동차는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갈 전문 인재육성을 위해 지난 25일 아주자동차대학교에 장학금 8천만원을 전달하고, 교육용 차량으로 렉서스 LC를 기부했다고 26일 밝혔다. 장학금 전달식은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인 ‘T-TEP(TOYOTA Technical Experience Program)’의 일환으로, 아주자동차대학교 캠퍼스에서 이병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부사장, 한명석 아주자동차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약 2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20년 아주자동차대학교와 T-TEP 협약을 체결한 이래, 국내 최초 모터스포츠 전공을 운영하는 아주자동차대학교와 함께 전동화 트레이닝 아카데미 개설, 실습용 차량 및 부품 기부 등 지속적인 산학협력을 통해 자동차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왔다. 이번 장학금 수여와 더불어, 학생들에게는 일본 연수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대한 통찰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토요타 및 렉서스 딜러사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서비스 어드바이저 및 정비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진로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병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부사장은 “토요타는 다양한 전동화 모델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과 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좋은 자동차 만들기’를 추구하고 있다”며, “자동차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지닌 아주자동차대학교 학생들이 미래 모터스포츠와 자동차 산업을 이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2025.03.26 12:50
생활
팀스파르타, 5개 대학교 졸업식 현장서 ‘스파르타 내일배움캠프’ 캠페인 프로모션 전개팀스파르타 IT 스타트업 팀스파르타(대표 이범규)가 서울시 소재 5개 대학 졸업식 현장을 찾아 스파르타 내일배움캠프의 ‘IT 취업 한계란 없다’ 캠페인 후속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프로모션은 ‘스파르타 내일배움캠프’가 지난 1월 선보인 브랜드 캠페인 ‘IT 취업 한계란 없다’의 취지를 이어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시작하는 대학 졸업생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팀스파르타는 수준별 맞춤 커리큘럼, 학습 진도 및 멘탈 케어를 돕는 관리 시스템, 인턴십 연계 등을 제공하는 ‘스파르타 내일배움캠프’와 함께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브랜드 캠페인 ‘IT 취업 한계란 없다’를 공개한 바 있다. 팀스파르타는 경기대학교, 덕성여자대학교, 명지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한성대학교 등 5개 대학 졸업식에서 포토존 운영, 참여형 이벤트 등 응원과 격려의 의미를 담은 풍성한 선물과 취업 진로 고민에 대한 가이드 제공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었다. 팀스파르타 먼저 ‘새롭게 시작할 수 IT으니까’, ‘학생증에서 사원증으로 넘어갈게요’ 등 센스 있는 문구와 함께 브랜드 캠페인 모델이기도 한 김계란과 미미미누의 사진으로 꾸며진 포토존에서는 다양한 현장 이벤트가 진행됐다. 인증샷 촬영 후 스파르타 내일배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태그해 업로드하는 참여자 전원에게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비전공자 합격 이력서가 제공됐다. 추후 추첨을 통해 에어팟 프로(1명), 신세계상품권 10만원권(3명), 배달의민족 상품권 1만원권(40명) 등 푸짐한 상품을 추가 증정하며 당첨자는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개별 안내될 예정이다. 또 계란 모양의 초콜릿으로 만든 계란꽃과 엽서, ‘IT 취업 한계란 없다’ 스티커 3종 세트를 나눠주며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즐거움과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팀스파르타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은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 졸업생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IT 분야 커리어 개척의 기회를 제시하는 팀스파르타를 알릴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라며, “졸업생들에게 이번 프로모션이 기분좋은 에너지가 되었길 바라며, 앞으로도 비전공자와 취업 준비생들의 IT 업계 도전을 위한 교육 서비스 강화는 물론, 기업과의 연계를 확대해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팀스파르타 탄탄한 교육 서비스와 채용 연계로 스마트한 학습관리, 스트롱한 멘탈 관리를 지원하는 스파르타 내일배움캠프의 경쟁력을 내세운 ‘한계란 없다’ 캠페인은 김계란, 미미미누와 함께 한 영상이 지난 1월 공개 이후 4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공감과 호응을 얻었다.
손봉석 기자 2025.02.28 02:23
생활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아시아 최초 ‘루브 골드버그 머신 콘테스트’ 한국대표 선발전 개최입상팀에게 오는 3월 미국 월드 챔피언십 출전 기회와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장학금 혜택 제공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는 아시아 최초로 루브 골드버그 머신 콘테스트 한국대표 선발대회를 열고 오는 2월 1일까지 지원자를 모집한다. 루브 골드버그 머신 콘테스트는 단순한 목표를 복잡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달성하는 장치를 고안한 미국의 발명가이자 만화가인 루브 골드버그에서 따와, 창의적 아이디어와 과학적 원리를 활용해 복잡하고 기발한 기계장치를 설계해 서로 겨루는 대회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교육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아시아 최초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미국 루브 골드버그 재단으로부터 국내 유일 공식 라이센스를 취득한 원더랜드 에듀케이션과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가 공동 주최하며, EBS가 후원한다. 창의력과 논리적 사고 강화, 팀워크 경험, STEAM(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기반 융합적 사고, 도전과 성취 등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이 대회는 전국 초·중·고등학생 및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초등부는 1명~15명, 중고대학부는 3명~15명까지 한 팀을 구성해 참가할 수 있다. 참가 신청 접수는 2월 1일까지이며, 선발대회는 2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인천글로벌캠퍼스 체육관에서 진행된다. 특히 이번 대회 입상팀은 오는 3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월드 챔피언십 출전 자격이 주어지며,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입학 시 장학금 혜택도 제공한다. 조슈아 박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대표는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는 루브 골드버그 머신 콘테스트 유치를 통해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겸비한 우수 인재 발굴과 교육 콘텐츠 개발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이번 대회가 학생들에게 혁신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치고 협업 능력을 키우며, 스스로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리 대학의 컴퓨터게임디자인학과와 연계해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과 다양한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활경제부 2025.01.24 10:26
사회 주목! 이 사람
[주목! 이 사람]최명민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불평등한 사회구조서 자살 늘어”“우울증은 치료 가능하고 자살은 예방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가 내건 자살 예방 슬로건이다. 최명민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50)는 “자살 예방은 잘못된 사회구조를 바로잡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3년부터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국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충청남도는 전국에서 자살률이 높은 지역이다. 최 교수는 “학교가 충남에 있어 자연스레 충남지역 자살률에 관심이 컸다. 인구가 밀집된 도시지역을 연구해 자살 요인을 밝혔다”고 말했다. 최 교수를 포함한 8명의 연구팀은 2년 동안 충남 도시지역에서 발생한 자살사건 169건의 자료를 조사하고, 유가족을 면담한 내용과 지역 특성 등을 분석했다. 이를 지난 8일 자살 예방 대토론회에서 발표했다. 연구는 심리사회부검으로 진행됐다. 심리사회부검은 사후(死後) 검진이다. 유가족과 지인을 심층 인터뷰하여 자살자가 사망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사회적 요인을 밝혀 대안을 제시하는 게 심리사회부검이다. 최 교수는 “경찰청에서 제공한 충남지역 자살자의 조서를 전수조사해 자살이 많이 일어난 지역 중 세 군데를 정해서 심리사회부검을 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도시개발에 밀려 슬럼화된 구도심, 도시 외곽의 대규모 아파트단지, 도시 난개발에 따른 유흥가와 신축 원룸 혼합지역 등에서 자살이 많이 발생했다. 최 교수는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 사이에 소통이나 유대가 적었다. 지역 정체성도 부족하며 주거환경이 열악해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서울의 한 대학 종합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6년간 일했다. 정신보건전문의 자격증이 있는 사회복지사는 정신과 환자에게 일반상담도 하고, 사회 적응과 관련된 상담이나 직업정보를 제공한다. 최씨는 “환자 중 자살한 사람이 있었다. 내가 조금만 더 잘했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이 컸다. 이후 자살 예방에 관심을 가지면서 병원을 그만두고 박사과정을 밟게 됐다”고 말했다. 자살은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핀란드와 일본도 자살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핀란드는 국가 주도로 자살 예방 프로젝트를 실시해 90년대에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씻었다. 일본은 2006년 자살대책기본법을 마련해 지방자치단체 자살방지대책 작성을 의무화했다. 2009년부터 자살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최 교수는 “자살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 우울증 문제뿐만 아니라 경쟁체제의 성찰, 약자의 배려와 상생을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중앙자살예방센터와 지자체 자살예방 민간단체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복지부에 편성된 자살 예방 예산은 99억원이다. 자살률 2위를 기록한 일본(7508억원)의 1.3%에 불과하다.
2017.09.18 18:27
문화/과학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뮌헨대학교와 숄 남매, 그리고 이미륵이미륵이 떠난 지 65년이 지난 오늘도 독일인들은 그의 책을 읽습니다. 독일의 대표적인 동양학자 볼프강 바우어(Wolfgang Leander Bauer)가 그의 제자이지요. 훌륭한 작가이자 선생이었던 그를 독일인들은 ‘완벽한 인간’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독일에서 베를린과 함부르크 다음으로 큰 도시 뮌헨. 이곳엔 이자르 강이 흐릅니다. 영국 런던을 가로지르는 템즈강과 프랑스 파리를 흐르는 센강의 낭만적인 풍경을 상상했다면 실망하기 쉽지만, 흐르는 물줄기의 위엄이 다릅니다. 독일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뮌헨 시내의 중심을 관통하는 강이기에, 건물과 도로는 강변에 바짝 다가서 있습니다. 지금은 시내 대부분의 운하가 복개됐지만, 뮌헨은 19세기까지만 해도 베니스와 같은 운하의 도시였어요. 운하의 총 길이는 70㎞에 달할 정도였다니, 도시를 관통하는 이자르 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자르 강의 위엄을 느낄 수 있겠지요. 뮌헨의 휘장에는 수도승이 새겨져 있습니다. ‘수도승들의 공간’이라는 뜻의 무니헨(Munichen)에서 유래했다는 뮌헨(Munchen)은 수도승들이 힘을 모아 만든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 뮌헨은 여유와 낭만이 넘칩니다. 독일의 다른 도시에 비해 물가는 무척 비싸지만, 뮌헨을 여행하고 나면 머물러 살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뮌헨의 상징, 마리안느 광장의 뮌헨 시청사 ‘수도승의 공간’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뮌헨 한국인들에게 뮌헨은 슈바빙의 전혜린 때문에 친숙하게 느껴지는 도시입니다. 전혜린의 흔적을 따라서 슈바빙을 걷고, 영국정원을 산책했다면, 다음은 이미륵(1899~1950)과 한스 숄(Hans Scholl, 1918~1943), 조피 숄(Sophie Scholl, 1921~1943) 남매와 함께 뮌헨대학교 거리를 걸을 차례입니다. 독일을 다녀간 사람이라면 숄 남매의 이름이 귀에 익을 것입니다. 독일에는 게슈비스터 숄 슐레(Geschwister scholl schule·숄 남매학교)라는 이름이 붙은 학교가 많습니다. 뮌헨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를 걸을 때도 한스 숄, 조피 숄 남매의 이름이 붙여진 광장이나 거리를 자주 만났을 것입니다. 숄 남매와 이 길을 걸으려면, 승리의 문 앞에서 걸음을 잠시 멈추십시오. 승리의 문을 통과하면, 뮌헨대 건물들이 도로 양쪽으로 펼쳐집니다. 우편의 뮌헨대 본관 앞 광장이 ‘숄 남매 광장’이고, 마주보는 광장이 ‘후버 교수 광장’입니다. 우리는 히틀러와 나치의 역사를 짚어봐야 합니다. 뮌헨은 1933년에 히틀러가 총리에 오르며 나치의 본거지가 됩니다. 나치는 첫 강제수용소를 도시 외곽 다하우에 건설했죠. 나치의 이념을 전파하기 위해 뮌헨을 개혁의 중심지로 삼았습니다. 나치당의 본부 건물도 뮌헨에 자리잡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반나치 비밀지하조직인 ‘백장미’라는 저항단체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곳이 백장미 결사대의 중심지였어요. 1943년 2월 17일, 뮌헨대 학생이던 한스 숄과 조피 숄 남매는 뮌헨대 광장에서 백장미의 반나치 유인물을 뿌렸습니다. 결국 남매는 2월 22일에 처형됐어요. 그때 뮌헨대 총장이던 후버 교수도 함께 처형됐습니다. 뮌헨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미륵. 히틀러에 반대 백장미단의 핵심 멤버 이쯤에서 2005년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2005, 마크 로테문트 감독)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고, 쇼피의 큰 언니 잉게 숄이 쓴 책 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1942년, 뮌헨대 의과대생 한스 숄은 히틀러에게 속아서 진실을 알지 못하는 독일인의 양심과 정의를 일깨우기 위해 ‘백장미단’의 일원이 돼 등사기를 구입합니다. 알렉산더 슈모렐, 크리스토프 프롭스트와 함께 라는 반정부 전단지를 인쇄하여 배포하기 시작하지요. 히틀러를 추종하는 독일 국민들의 양심과 정의를 일깨우는 내용이었습니다. 한스의 동생 조피는 우연히 전단을 읽게 됩니다. 전단에 적힌 생각과 문장은 매우 낯익었고,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이 끓어오른 조피는 오빠 한스가 전단을 제작해 뿌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국 조피는 한스의 걱정스런 만류에도 불구하고 백장미단의 핵심 멤버가 됩니다. 대학교가 희망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 한스는 여동생 조피와 함께 대학가 구석구석에 히틀러를 반대하는 전단지를 붙이고 뿌리는 과감하고 위험한 행동을 시작합니다. 드디어 뮌헨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공감과 행동의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1943년 1월, 뮌헨 지구 나치당 지도자 파울 기슬러가 연설을 하던 날, 뮌헨대 학생들이 기슬러에게 야유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그 때문에 백장미단은 게슈타포의 표적이 되고, 2월 18일에 백장미단 청년 14명은 체포되었습니다, 2월 22일 오후 5시, 그들 중 숄 남매와 크리스토프는 단두대에서 사형이 집행됩니다. 누구도 나치와 히틀러에 저항할 수 없도록 상징적인 처형을 감행한 것이었지요. 숄 남매 광장, 후버 교수 광장에는 의식 있는 학생들의 사회 참여적 행사가 자주 열린다. ‘교육을 받아라. 텐트캠프’ 등의 글씨가 플래카드에 쓰여 있다. 사형 집행의 순간까지 숄 남매를 주시하는 영화 은 당당한 청년들의 모습을 클로즈업 합니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 법. 단두대로 끌려가는 남매를 마주한 부모는 울지 않습니다. 남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일이 또다시 생긴다 해도 저는 똑같이 할 거예요.” 조피의 말에 부모는 답합니다. “네가 자랑스럽다.” “히틀러의 야욕을 독일 청년들이 막지 못하면 독일은 부끄러운 이름으로 남게 될 것이다.” 조피의 양심은 두려움과 공포를 이겼습니다. 크리스토프는 말합니다. “나는 죽음이 이렇게 쉬운 건지 몰랐다. 몇 분 후, 우리는 영원한 나라에서 다시 볼 것이다.” 형장에 도착한 한스는 단두대에 머리를 올려놓기 전에 감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칩니다. “자유여, 영원하라!” 한스가 남긴 말은 오래도록 독일인들의 양심을 일깨우는 불씨가 됐습니다. 그들은 죽었지만, 그들의 희생은 양심과 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열기를 독일 뮌헨에 전파시켰습니다. 사형을 집행한 간수들은 이후에 증언합니다. ‘그들은 거짓말같이 꿋꿋했고, 모든 죄수들이 그들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사형 집행은 몇 분 만에 끝났지만 큰 의미를 남겼다. 우리는 죽어가는 그들을 차마 볼 수 없어서 눈을 감았다.’ 숄 남매 거리 후버 교수를 소개하는 글을 쓴 이미륵 이들을 암묵적으로 지원했던 뮌헨대 총장 후버 교수도 이때 목숨을 잃습니다. 마주보고 있는 숄 남매 광장과 후버 교수 광장에 똑 같은 분수대가 있는 게 보이지요? 양심과 정의에 눈감지 못했던 그들의 정신은 오늘도 힘찬 분수의 물줄기로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후버 교수 광장을 바라보고 서 있으면, 한국인 이미륵이 광장 분수대 앞에 서서 이리오라고 손짓을 하는 듯한 환영이 보입니다. 이제 그와 함께 걸을 차례입니다. 독일의 곧은 정신이 뿌리내린 이곳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 이미륵을 만날 수 있습니다. 1999년에 방영된 수요기획에 출연한 후버 교수의 딸 바이스는 뮌헨대 백장미 기념관의 팸플릿에 후버 교수를 소개하는 글을 이미륵이 썼다는 증언을 했지요. “백장미 사건으로 투옥, 사형당한 숄 남매를 이미륵 박사가 면회한 사실은 아직까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투옥된 뮌헨대 총장 쿠르트 후버 박사를 면회 가서 식료품을 전하고 가족들을 찾아가서 남매의 교육문제를 상의하고 위로하신 건 사실입니다.” 당시 반나치 운동을 한 경우에는 그들의 가족과 접촉하는 것조차 감시 대상이 됐다고 합니다. 나치 독재정권이 악명을 떨치던 암흑의 시대에 독일 전 지역에 전단지를 뿌리며 독재국가에 저항했던 이들을 이미륵은 외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미륵, 그는 뜨거운 인간애를 실천한 사람이었고, 완전한 작가이자 굳건한 의지의 인간이었습니다. 슈바빙에서 걸어내려오면 만나는 승리의 문(Siegestor)을 지나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뮌헨 대학교 건물들이 있다. 이미륵이 떠난 지 65년이 지난 오늘도 독일인들은 그의 책을 읽습니다. 독일의 대표적인 동양학자 볼프강 바우어(Wolfgang Leander Bauer)가 그의 제자이지요. 훌륭한 작가이자 선생이었던 그를 독일인들은 ‘완벽한 인간’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해마다 뮌헨에 가면, 독일이 사랑한 한국인 소설가 이미륵과 함께 그가 독일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문 뮌헨의 뮌헨대 거리를 걸으며 그를 추억합니다. 이미륵은 황해도 해주 대지주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한학을 배웠으며, 조혼해 1남1녀를 두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집안의 가장이 된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경성의학전문학교에 진학하지만, 그의 운명은 3·1 만세운동에 가담하면서 급변합니다. 3·1운동 직후 일본 경찰을 피해서 고향으로 도망쳐 온 아들에게 어머니는 단호히 말합니다. “우리가 다시 못 만나는 한이 있더라도 슬퍼마라…. 내 아들아. 이젠 너 혼자 가거라.” 일본 경찰이 수배령을 내리자 안중근의 사촌 안봉근의 권유로 이미륵은 아내와 어머니, 1남1녀를 남겨둔 채 압록강을 건너 1920년에 독일로 망명했습니다. 후버 교수 광장 독일 문학계에 파란 일으킨 한국 작가 뷔르츠부르크대 의학부와 하이델베르크대 의학부를 거쳐서 뮌헨대 생물학부 동물학과로 전학해 1928년 뮌헨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독일어를 한 글자도 모르던 청년이 8년 만에 이룬 학문적 결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이지요. 이미륵은 독일어로 작품이나 논문을 발표해 한국을 독일에 소개한 최초의 한국 작가이자 교수였습니다. 1948년부터는 뮌헨대 동양학부에서 한학 및 한국학을 가르쳤습니다. 1946년에 를 출간했을 때에는 초판이 매진되며 ‘독일 소설가 이미륵’으로 이름을 알립니다. 독일인이 모르는 신비한 동양의 작은 나라의 이야기가 발표되자, 독일 문학평론가들의 서평이 100편 넘게 쏟아졌다고 해요. ‘올해의 가장 훌륭한 책’으로 를 꼽기도 했습니다. 는 독일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문학성을 높게 평가 받았으며, 당시 책을 펴낸 독일의 저명한 출판사 중 하나인 피퍼출판사의 사장은 자신의 자서전에 ‘는 내가 발간한 책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책 중 하나였습니다’라는 문장을 남깁니다. 전반에는 어릴 적 황해도 고향의 토속적인 풍경과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 있습니다. 꿀을 훔쳐 먹은 일, 이웃 아이들과 달밤에 벌이는 싸움박질…. 동양의 나라 한국의 독특한 문화와 서정적인 세계는 독일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동양의 정서가 물씬 풍겨나는 미지의 나라 한국의 이야기는 마치 환상 동화 같다는 평을 받았지요. 1946년, 전후 독일 문학계에 신선한 파란을 일으키며 나타난 한국인 이미륵은 독일어로 당시 조선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고, 독일인이 읽어도 아름다운 문체와 환상 동화 같은 동양의 이야기로 독일 문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독일 문학가들의 눈에도 그의 문장은 어법이 정확하고 수려했기에, 동양인이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쓴 소설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지요. 독일 본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인 후베 박사는 과거 한국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이 이러한 업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한·독 문화교류에 큰 상징이 될 만한 분이다. 그의 문장들은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고 흐름이 매끄럽다. 단어 선택도 아주 적당하고, 단순하지 않고 재미있다. 내가 한국말로 소설을 쓴다면 죽을 때까지 노력해도 그렇게 쓰지 못할 것이다. 감탄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륵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태어난 대한민국은 평생을 타국 독일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던 그의 외로운 죽음을 오래도록 알지 못했습니다. 이미륵은 뮌헨 서쪽 그래펠핑 신묘지공원에 잠들어 있습니다. 이제 그래펠핑으로 떠날 시간입니다. 그 곳에 가면 숄 남매와 후버 교수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들에게 술 한 잔 올려야겠습니다.
2015.07.13 16:35
정치 유인경이 만난 사람
[유인경이 만난 사람]이상돈 “박대통령 국민사랑 받으려면 공공분야·대학교육 개혁해야”ㆍ새누리당 비대위원 지낸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훤칠하게 생긴 중년 남성이 나온다.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다. 최근 30년 가까이 봉직한 중앙대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새 정부의 하마평에도 올랐지만 정작 입각하지 못해 상심이 커서 얼굴이 까칠할 줄 알았는데 신수가 아주 훤해졌다. 청와대나 각료의 인사시스템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각종 공공기관의 장들 인사는 아직 뚜껑도 열지 않은 상태인 요즘, 새누리당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회는 물론 박근혜 대선캠프 정치쇄신위원장을 지낸 그는 글과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정부에 ‘쓴소리’를 하고 있다. 남들은 평생 걸려도 되기 어렵다는 정교수직을 왜 던졌나요. ‘폴리페서’란 비난을 받기 싫어서인가요. “제 얼굴이 정말 좋아지지 않았어요? 교수 그만두고 몸과 마음이 평화로워서 그렇습니다. 3년 전부터 자발적 명예퇴직을 고려하고 있었어요. 여러 가지로 피로감이 컸거든요. 무엇보다 대학교수로서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1997년 무렵까지만 해도 중앙대 법대를 졸업하면 고시에 합격하지 않아도 대부분 취직을 했죠. 그런데 이젠 제자들이 취업도 어렵고 미래도 불투명한데, 선생으로 그 아픔과 고통을 공감만할 뿐 해결해주지 못하니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정말 왕성하게 활동하셨는데 서운함은 없나요. 생체리듬도 달라질 텐데요. “매일 정시 출퇴근하던 직업이 아니라 큰 변화는 없어요. 제 퇴임 기념으로 제자들이 헌정 논문집을 만들어준다는데 제 경력을 더듬어보니 그동안 교수로서 100여편의 논문을 썼고, 3편의 학술서와 2편의 교재, 일반서적 9편을 펴냈더군요. 퇴직을 결심한 전후 한 달을 짐 정리하는 데 보낼 만큼 자료도 많고 추억도 많죠. 하지만 충분히 할 만큼 했고 이젠 교수가 아닌 학자로서 살아야죠.”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정말 맹활약했는데 왜 입각을 못하셨나요. “그건 저한테 물을 일이 아니죠.(웃음)” 일각에선 너무 호된 시어머니 노릇을 해서 당이나 박 대통령 측근에 적이 많아서라고도 하고, 또 일각에선 김종인·안대희 등 3인방을 패키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자리나 권력욕 때문에 지난 총선과 대선에 참여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 문제를 떠나 이번 각료들의 면면을 보면 참 걱정스럽습니다. 과장도 못할 것 같은 사람을 장관을 시키고, 기자들과 관계가 좋지 않은 전직 언론인을 대변인으로 내세우고…. 인사는 정권의 컬러와 의지를 내보이는 상징적 의미도 있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는 개혁성향의 특보를 뒀고, 한완상 부총리 겸 통일부 장관이 있었죠. 김대중 정부 때는 천용택 이종찬 김중권 등을 포진시켜 안정감을 주는 데 성공했고, 노태우 정권 초기 내각에도 무게감 있는 강영훈 총리가 있었는데. 현 정부에서는 개혁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요” 2007년에도 이회창 후보 캠프에 자문을 해줬고, 미국 대통령을 심도 깊게 연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이들이 대통령이 되던가요. “최근에 읽은 책 중에 미국 대통령에 관해 다룬 가 인상 깊었어요. 직선제 대통령의 경우 선출과정이 너무 소모적이고 너무 대중지향적이어서 정작 실력 있는 인물이 대통령이 못된다는 겁니다. 한 정당의 후보로 뽑히기 위해서도 경선 비용이 너무 많이들고, 정작 당선되는 사람은 실력이 있는 사람보다 연설을 잘 하거나 대중적 매력도가 높은 사람이에요. 백악관 인턴과 성추문을 일으킨 철없는 클린턴, 정보부족과 오판으로 무모한 전쟁을 일으킨 부시, 대중연설의 달인 오바마는 그 많은 미국 인구와 후보 가운데 다 재선에 성공했어요. 대통령의 무능함이 초래한 경제위기나 전쟁 등으로 자국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를 비극으로 몰아갔는데도 말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어떤가요. “YS와 DJ는 이념이나 성향을 떠나 그래도 국민들이 대통령 어른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은 솔직히 우습게 보는 이들이 많죠. 만약 박근혜 정부가 실패한다면 우리나라도 대통령 제도에 대한 개편을 심도 깊게 논의해서 개헌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 정부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지만….” 성공적이거나 모범적 대통령이 되려면 필요조건이 뭔가요. “첫째 훌륭한 인재를 기용하고, 둘째 각료들이나 전문가들의 말을 경청하고 국민들과 잘 소통해서 설득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박 대통령이 불통의 이미지를 벗으려면 무엇보다 기자회견을 자주 해야 합니다. 국민 소통 창구가 언론이니까요. 레이건 대통령은 각료와 참모의 말을 경청했습니다. 때론 눈을 감고 들어서 레이건이 회의 중에 잠잔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것조차 ‘레이건, 여기 잠들다’란 팻말을 붙여야겠다며 웃어넘겼죠. 또 기자들의 송곳 같은 질문에도 유머로 답해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했고요. 다시 강조하지만 훌륭한 인재를 기용해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정보와 식견으로 위기관리가 가능합니다. 미국의 경우 9·11 테러는 예고된 사고였어요. 클린턴 대통령 때부터 CIA와 FBI가 알 카에다의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당시 성추문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문제 등으로 흘려들었어요. 아들 부시 대통령 때 안보담당과 국무장관을 지낸 라이스는 러시아 전문가이지 알 카에다 등에 대해선 문외한이고 정보도 없었답니다. 대통령의 참모는 자기 의견을 내기보다 주요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 청와대 수석이나 내각의 면면을 보면 전혀 기능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부 두 달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긍정적인 점은 박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부정부패를 안 할 사람, 사심 없는 사람이란 신뢰를 받는다는 겁니다. 정치인이 그런 신뢰를 받기가 얼마나 힘듭니까. 부정적인 면은 인사계통이나 의사결정과정이 걱정스럽다는 겁니다. 과연 여러 가지 국정 현안의 검토사안이 대통령에게 제대로 반영되는지도 의심스럽고, 대통령이 참모나 장관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하고 경청을 해서 결정을 내리는지도 모르겠어요. MB 때는 첫 내각에서 여성부나 환경부 등 솔직히 주요 부처가 아닌 장관이 부적격으로 판명되었지만, 이번엔 총리를 비롯해 국방, 법무 등 주요 부처 장·차관 후보가 낙마했고,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들의 경우엔 최악의 인사라는 평을 듣잖아요.” 박 대통령은 원칙주의자여서 공약을 실천하는 것이 최고의 관심사라고 하던데요. “그런 이미지 덕분에 대통령에 당선됐을 겁니다. 다만 공약의 이행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징벌적 과징금 제도의 경우 법학자인 제 소견으론 법치주의 국가에서 문제가 있고, 복지공약인 부채탕감도 대체 어디까지 해주느냐에 따라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겁니다. 무엇보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이번 대선 때 정치쇄신에 가려 공공분야, 공기업에 대한 논의가 실종되었다는 거예요. 우리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대체 공기업, 공무원들은 무얼하고 있는지 그것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그리스가 장수국가라기에 올리브와 토마토를 많이 먹어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가족들이 노인연금을 받기 위해 사망신고를 안 해서 호적상에 100살 이상 생존자가 많다고 하더군요. 이탈리아의 경우도 나라에서 학비를 다 대주니 박사학위 논문 가운데 같은 논문이 수백편이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금보다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는 실정인데, 대체 이 보험이 제대로 쓰이는 것인지, 실용적으로 관리되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그런 어젠다가 이번 선거에서 빠졌어요.” 그래도 공기업은 젊은이들에게 꿈의 직장이고 근무자들에겐 신이 내린 직장으로 선망의 대상인데요. “공무원과 공기업 사원이 선망 대상인 사회는 희망이 없습니다. 세계 경제가 어려우니 자연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습니다. 박 대통령의 덕목 중 하나는 국민에게 인내와 희생을 요구할 수 있는 믿음을 준다는 겁니다. 선친 박정희 대통령도 조국근대화를 위해 개인의 자유나 민주화를 좀 억제하자고 요구했고, 김대중 대통령도 IMF사태 때 금모으기 운동을 펼치며 인내를 요구했지요.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과 공무원들에게 인내를 요청해서 공공분야를 개혁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칼을 휘둘러야죠. 우리 정부 부채가 900조원인데 공기업 부채가 500조원이에요. 각각의 공기업이 과연 필요한가부터 논의돼야 합니다.” 반값등록금이나 무상보육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등록금보다 강도 높은 대학개혁이 우선입니다. 제가 30년 대학교수 생활에서 박사학위 논문 지도를 해준 것이 딱 2건이에요. 대학의 문제는 등록금도 그렇지만 석사·박사 등 학위를 남발하는 겁니다. 논문 지도를 많이 해야 교수 평점도 올라가요. 특수대학원 등에서도 석사학위를 인정해주니 논문 표절이 성행할 수밖에 없어요.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는 이들은 유럽에선 대학등록금이 아예 없다고 하는데, 유럽은 고등학교 졸업 때 엄격한 국가자격시험을 거쳐 30% 정도만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엘리트들에게 국가가 지원해주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전문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면 정년 무렵에 소득수준이 비슷해지는 것이 유럽입니다. 그저 등록금 가격만으로 비교해선 안 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정부가 공공분야의 개혁과 대학교육 개혁을 우선과제로 삼아야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거예요.” 국민 지지도가 높아지려면 강도 높은 개혁과 더불어 지난 정권의 과오나 실패에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국민들은 정의와 진실을 원하니까 당연하죠. 김영삼 대통령이 집권 초기에 9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인 것 역시 하나회 척결, 전두환 대통령 구속 등으로 국민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 덕분입니다.” 최근에 환경부가 4대강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던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의혹도 밝혀져야죠. 환경전문가여서 특히 관심이 클 텐데요. “제가 환경법학자로서 1991년 해양부 발족을 위한 TF팀에 참여했습니다. 해양부 발족은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거든요. 계속 연구·검토하다 1994년 시프린스 사건이 터져 국민 여론이 환기되고 난 후에 1996년에야 해양부가 탄생했어요. 정부 부처는 이렇게 성숙된 분위기에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4대강의 경우 생태계 등 환경문제도 중요하지만 왜 4대강에 그토록 집착했는가를 따져 각종 의혹을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4대강 사업에 정부에서 22조원, 수자원공사에서 8조원 등 33조원 이상의 돈이 들었어요. 국방비로 환산하면 아파치헬기 36대 구입비가 1조8000억원 정도이니 33조원이면 얼마나 큰 액수입니까. 또 이건 경제처럼 상황에 따라 양적 완화나 긴축을 하는 유동적 문제가 아니라 가장 명백한 과학의 문제예요. 왜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토목계의 전문가까지 1년 만에 정반대의 의견을 냈는지 이제라도 그 과정과 배경을 규명해야 합니다.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 과거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책을 준비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읽었던 미국 정치 관련 책 가운데 특히 9·11 테러 이후 미국 정치 변화를 다룬 책 100권을 뽑아 정리해 가을쯤 책으로 펴낼 예정입니다. 1968년의 학생운동, 1979년 영국 대처 총리와 호메이니의 소련 침공, 1989년 등 역사에 큰 변화를 준 해들이 있었지만 2001년 9·11 테러는 미국 정책전문가들이 시아파나 이란 득세를 감지하지 못해 세계를 불행하게 만든 사건입니다. 이 책들은 졍책전문가가 왜 필요한지, 리더의 결단과 책임감이 왜 중요한지를 알려줄 겁니다. 대통령만큼 그 측근들이 국민행복에 영향을 줍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직언을 하는 이들을 싫어한다지만 언론이나 국민들은 냉철하고 정확한 쓴소리를 좋아한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단순한 진리를 박 대통령이나 측근들이 알아야 할 텐데….
글·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 사진·이상훈 선임기자 2013.05.07 10:01
오피니언 독자의 소리
[독자댓글]1015호 “‘대학교 4년 만에 졸업’이 희귀한 세상”外를 읽고“‘대학교 4년 만에 졸업’이 희귀한 세상”을 읽고 진심으로 대학제도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등학생들을 무조건 대학에 진학시키려는 사회 분위기를 더 이상 조성해선 안 된다. 고졸 취업문을 조금 더 열어주고 대학은 학문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만 가는 게 좋다. _네이버 eun9**** 무전유죄, 유전무죄네. 집에 돈 있으면 알바 안 하고 편하게 다니고, 돈 없으면 휴학해서 돈 벌고 고달프게 산다. 졸업해서 돈 있는 애들은 부모한테 돈 받아서 공무원 공부하거나 외국유학 가고, 돈 없으면 취업할 때까지 온갖 궂은 일만 한다. 돈 없으면 죄인 세상. _네이버 x54m**** 20대는 도서관에, 독서실에, 고시원에 다 박혀 있다. 공무원 경쟁률 보면 이 나라가 얼마나 불안한지, 미래가 없는지 보여준다. 현실이 이런데, ‘젊은이들이 편한 것만 찾고 노력은 안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직접 도서관에 박혀 취직 스펙 쌓기 경험을 해보면 알 거다. _다음 BLCKLABEL “단순한 스펙쌓기, 기업에서 환영 못 받아”를 읽고 대기업부터 제도를 바꿔야 우리나라의 교육제도 또한 바뀌는 데 기여를 한다고 봅니다. 여태껏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주요 목표였는데, 위에서와 같이 학력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수행할 수 있으니 이제 회사에 맞는 인재상이 되는 것이 주요한 목표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이야기죠. 앞으로 교육제도가 아이들을 좀 더 유연한 사고를 지닌 인재로 키웠으면 합니다. _네이버 weew**** “의원직 잃은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를 읽고 정경유착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되는 구조 또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진대, 누구보다 대한민국의 소수를 위한 정치를 실현하신 만큼 이제 살아남는 법도 연구해주세요. 진보가 살아 있어야 사회적 균형감을 잃지 않을 테니까요. 빠른 시간 내 돌아오시길 기대합니다. _트위터 msjeong0921 정의가 법리를 넘어서서는 아니된다는 얘기는 법치국가의 근본정신이니 말은 좋지만, 그게 누구에게나 공정한 법일 때 성립되는 명제 아니겠나? 근본적으로 떡값 검사들은 개인의 자격으로 수혜를 받은 것이 아니다. 검사라는 공인된 신분이 없다면 누가 10원짜리 하나라도 던져주겠나? 공인 자격으로 공무에 연관될 수 있는 뇌물을 받았으니 개인정보보호의 수혜를 받을 영역은 아니라고 본다. _페이스북 Brandon Jong “‘인터넷의 추억’ 영영 지워야 한단 말인가”를 읽고 트위터랑 미국 국회도서관의 협정이 참 인상적이다. 그렇게 공공기관인 도서관에 데이터를 남겨두면 후대의 역사학자들에겐 그 데이터가 정말 소중한 역사적 사료가 될 거다. 이전 세대에는 없던, 지금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생생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을 테니. _다음 khacha 데이터라는 게 원래 그런 거다. 안 썩는다고 천년만년 보존되는 게 아니지. 단순한 텍스트나 이미지면 몰라도 게시물 같은 건 개인이 저장한다쳐도 운영체제가 계속 바뀌는 가운데 읽을 수 없게 된다. _네이버 mysa****
2013.03.05 14:28
연예
아픔 딛고 대학교수 윤승호씨와 새 출발하는 김미화사회 봉사와 MC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개그우먼 김미화가 재혼했다. 그녀는 전남편의 폭력으로 이혼한 아픔을 갖고 있던 터. 좌절을 딛고 일어난 새 출발이기에 세간의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그녀와 함께 제 2의 인생을 설계할 동반자는 성균관대 윤승호 교수다. 그와의 첫 만남과 재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은 그녀를 만났다. 결혼 상대는 성균관대 윤승호 교수 ‘자상하고 배려심 많은 성격에 재혼 결정’ 지난 1월 3일, 자신의 토크쇼 프로그램 녹화장에서 만난 개그우먼 김미화(43)가 재혼 소식을 전했다. 김미화는 평소와 달리 조심스런 표현으로 새 출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쑥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이 참 낯설다. ‘순악질 여사’로 대변하는 김미화의 이미지는 언제나 강하고 당당한 여성이었다. 이혼의 아픔을 겪은 이후 행보를 봐도 그렇다. 그녀는 오히려 전보다 더 많이 대중 앞에 섰다. 뒤늦게 들어간 대학 전공을 살려 다양한 복지 사회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해왔다. 현재는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건 방송 프로그램을 세 개나 진행하고 있을 만큼 아픔을 딛고 일어난 강한 여자다. 그런 그녀가 비로소 여인의 소박한 행복을 찾으려는 모양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그녀의 모습은 쌍춘년의 그 어떤 신부보다 아름다웠다. “제 나이에 좋은 사람을 만나기 힘든데, 재혼을 하게 됐네요. 두 사람 모두 두 번째 인연이라 설레기보다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 든든한 기분이에요.” 김미화와 새로운 인생을 함께할 상대방은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윤승호씨(48)다. 그도 이혼 후, 대학생 남매를 두고 있다고 한다. 첫 만남은 5년 전에 이뤄졌다. 당시 김미화가 홍서범·조갑경 부부와 자주 어울리곤 했는데 그 자리에서 홍씨의 친한 친구 윤 교수와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단다. 그땐 단순히 아는 사이였는데, 김미화가 이혼한 뒤 홍서범 부부가 오작교 역할을 하며 김미화에게 적극적으로 재혼할 것을 설득해온 것. 그녀는 윤 교수가 여생을 함께 해도 될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의 문을 열었다. “졸지에 교수 사모님이 됐네요(웃음). 처음 만났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6개월 전쯤 마음이 바뀌었어요. 다른 시선으로 보기 시작하니 사람이 좋아 보이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교제도 하게 됐어요.” 사랑과 재채기는 숨길 수 없단다. 노소 불문하고 연애 감정은 모두 같은 것. 그녀는 붉어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수줍어하는 그녀를 향해 내친김에 프러포즈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아이참, 나이 사십 먹은 사람들이 특별히 그런 건 없지요. 서로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니 ‘어떻게 아껴주면서 살 수 있을까’ 얘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재혼을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굳이 말하자면 ‘서로 합칠까?’ 하는 게 프러포즈지요(웃음).” 그녀는 윤 교수의 자상하고 배려심 많은 성격이 가장 맘에 들었다. 특히 그녀의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재혼을 결정한 것. “재혼은 좀더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게 사실이죠. 취미가 통하는지, 공통점이 있는지. 인품이나 성격을 제일 많이 보게 되지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잘 살 수 있을지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했어요.” 다행히 그녀의 아이들은 엄마의 새 출발을 흔쾌히 축하해줬다. 게다가 두 집안의 아이들은 서로 몇 번의 왕래를 하더니 이제는 곧잘 ‘언니, 오빠’라 호칭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재혼에는 아이들이 가장 우선 ‘아이들을 위해 남편과 당분간 떨어져 지낼 예정’ 그녀가 재혼을 결정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아이들 문제였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허락이 가장 먼저 필요했고 혹여 ‘엄마의 선택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했다. “큰아이가 중학생이고 작은아이가 초등학생입니다. 한창 예민할 시기여서 엄마가 새로운 남자를 만난다는 것에 대해 상처받을 수도 있을 거란 걱정을 했어요. 그렇지만 다행히 아이들이 찬성해주더군요. 알고 지내던 사람이니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오히려 저에게 용기를 줬어요.” 한 달 전쯤인가? 그녀가 출연한 아침 프로에서 시골에 새로 지었다는 전원주택이 소개됐다. 결국 그것은 결혼 후 남편과 살기 위한 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혼 후, 곧장 살림을 합칠 예정은 아니라고 한다. 아직 학생인 아이들 때문에 당분간은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다. “결혼을 해도 아이들과 저는 서울에 있을 예정입니다. 남편과 시어머니는 새로 지은 경기도 전원주택에서 살 거예요. 물론 서로 자주 왕래는 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대학에 들어가 자연스레 자기 생활을 찾을 때, 그때 남편과 합쳐도 늦지 않을 거 같아요.” 그녀는 가정이 안정된 만큼 그간 해왔던 봉사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앞으로 좀더 삶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스트레스 덜 받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누군가는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했고 누군가는 ‘여자의 행복은 사랑받고 사랑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했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비단 여자만의 문제라기보다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행복과도 같은 이치다. 사람의 일생은 무쏘의 뿔처럼 가는 것도 필요하고 서로 얽히고 설키며 의지하고 살아가는 것도 필요하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을 추구해오던 그녀가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기자기한 행복을 꾸리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함께 인생 길을 걸어갈 동반자를 만나 기뻐요. 요즘 프로그램을 세 개나 맡고 있어 몸은 힘들지만 사랑을 해서 그런가요? 마음은 참 가볍습니다(웃음).” 결혼식이나 신혼여행을 굳이 떠들썩하게 하고 싶지 않았단다. “저는 드레스를 입어도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에요. 그저 집안 어른들께 정중히 인사드리는 걸로 정했어요. 나이든 사람들이 처음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치러야죠.” 신혼여행도 오는 2월 미국 공연을 남편과 함께 가는 것으로 대신할 예정이란다. 조촐하게 치러진 두 사람의 결혼식 ‘그녀의 딸이 직접 쓴 편지 낭독’ 지난 1월 5일 낮 12시, 서울 장충동 국립국악원 내 한식당에서 김미화·윤승호씨의 조촐한 결혼식이 열렸다. 양가 가족과 친지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함께 점심식사를 겸한 시간이었다. 양가 친지들 이외에 연예인 하객으로는 이들을 부부의 연으로 맺게 해준 홍서범·조갑경 부부만 참석했다. 특히 홍서범은 조촐하게 열린 이날 결혼식의 사회도 맡아 끝까지 두 사람의 만남을 축복해줬다. 그의 아내 조갑경도 ‘늦게 만나 결혼하는 만큼 두 사람이 더욱더 행복하길 바란다’는 축하인사를 건넸다. 이날의 신랑 신부는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대신 심플한 검정색 양복과 흰색 치마 정장을 입었다. 부케도 화려한 신부용 대신 하객용 꽃으로 장난스레 급조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떤 결혼식 커플보다 행복해 보였다. “제 생애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결혼식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던 김미화가 쑥스러워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말을 고백했다. 그리고 김미화의 딸은 직접 쓴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을 갖기도 해 그녀를 세상에게 가장 행복한 신부로 만들었다. 그녀가 지난 과거의 아픔은 모두 잊고 새 출발을 했다. 그녀를 아는 주위 사람들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한결같이 이야기한다. 그녀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우먼이 이혼한 것은 치명적인 굴레로 작용할 수 있었다(비록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더라도). 그러나 그녀는 이혼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깨고 당당하게 일어섰다. 또 개인의 안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복지단체 모임에 참여하고 봉사활동으로 주위의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어왔다. 의지와 노력, 끈기가 없었다면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여자다. 좌절을 이겨내고 새로 출발하는 그녀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이성원·경향신문 포토뱅크
2007.02.09 00:00
화제
전유성을 웃기는 대학교수 김무곤의 세상 사는 법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 김무곤 교수(43·동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의 자랑거리는 폭넓은 인간관계다. 김 교수의 주위에는 학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종교계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많은 사람들이 김 교수의 넓은 네트워크를 부러워한다. 김 교수와 인터뷰를 할 때에도 강연, 기고 등의 부탁을 하는 전화가 수도 없이 걸려왔다. 김 교수는 ‘NQ’(Network Quotient, 공존지수)라는 노하우로 사람들을 사귀고 있다. “「NQ로 살아라」 출판 기념회에 많은 사람들이 왔거든요. 유명인들이 오니까 동료 교수가 ‘이 사람들을 어떻게 알아요?’라고 물어봤어요.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사람 사귀는 데에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사람들이 저에게 원하는 것이 있거나, 배울 것이 있으니까 찾아오는 거겠죠. 마찬가지로 제가 사람들을 만나는 이유도 똑같아요. 뭔가를 얻을 것이 있으니까 만나는 거죠.(웃음)” 김 교수는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라고 설명한다. 지금은 유명인이 된 김명곤 국립극장장이나 한젬마씨의 경우에도 처음 만날 때는 유명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들의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좋아서 술잔을 기울이면서 만났을 뿐이다. 김 교수는 사람을 만날 때 의도된 목적이나 계획 등이 전혀 없다. 김 교수는 유명인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귀다 보니까 유명해졌다며 웃는다. 독특한 개성을 뽐내는 개그맨 전유성과는 8년 전 독특한 모임을 만들면서 더욱 돈독해졌다. “8년 전 ‘세월모임’(세번째 월요일에 만나는 모임)을 만들었어요. 저랑, 스포츠투데이 이두엽 전무, 전유성씨가 모여서 좋은 일을 해보자고 모였죠. 그 후에 한젬마씨랑, 김명곤 국립극장장이랑 알게 됐어요. 음악가, 건축가, 교수, 디자이너 등 15명이 지금 활동하고 있어요. 공부도 하고, 와인도 마시고, 친목도 다지는 모임이에요.” ‘전유성을 웃기는 교수’라는 별명은 김 교수의 위트가 어느 정도인지를 대변한다. 김 교수가 ‘쇼 비즈니스’라고 말할 정도로 학부 수업은 항상 웃음과 재미가 넘친다. 재미있는 강의로 소문이 나서 김 교수의 강의실에는 항상 80~1백여 명 정도가 빼곡히 앉아 있다. 학생들과는 격의 없이 지낼 정도. 그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늙기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 교수가 얼마 전 펴낸 「NQ로 살아라」는 인간관계의 경험에서 나온 내용으로 채워졌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IQ를 중심으로 흘러왔다. 머리가 좋아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기업에 취직해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해왔다. ‘행복’보다는 ‘성공’이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졌다. 김 교수는 NQ를 통해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가 NQ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감정적이 아닌 합리성’ ‘이기심이 아닌 이타심’ ‘한국적 인간관계가 아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글로벌 스탠더드’ ‘성공보다는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기독교와 불교 등을 통해 벌써 다 나온 이야기죠. 하지만, NQ라는 현대적인 목소리를 통해서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김무곤 교수의 가정교육도 이 범위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김무곤 교수의 아내 역시 학자다. 학교 폭력 예방 프로그램 연구원으로 ‘왕따시키는 아이들’을 연구하고 있다. 따라서 김 교수는 자주 가정교육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김 교수는 ‘DNA 교육법’을 시킨다고 대답한다. “쉽게 말하면 방임주의예요. 큰딸이 고등학교, 둘째딸이 초등학교를 다니거든요. 저는 아이들에게 ‘책 읽어라’ ‘공부해라’라는 말을 절대 안 해요. 제가 먼저 공부하고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줘요. 월급의 1%도 기부하고, 봉사활동도 제가 먼저 솔선수범해요. 부모의 DNA를 아이들이 따라서 하는 것이지, 강요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거든요.” 김무곤 교수는 학대받는 아이들을 신속하게 구호하기 위한 단체인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긴급행동’ 대표 간사직을 맡고 있다.(회원이 1만 명 이상이 되면 구호활동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문의 soschildren@hanamil.net) 이런 솔선적인 행동이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당연. 심지어 큰딸에게는 “넌 일류가 되지 말고, 이류가 돼라”라는 생뚱맞은(?) 말까지 했다. 일류 예술가들이 흔히 겪는 비탄과 비극을 경험하지 말고, 삼류가 아닌 좋은 예술가가 되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큰딸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는지 “아빠가 딸에게 할 말이야?”라는 잔소리를 했다며 웃는다. 아버지가 늦게 오면 아이들이 공부하는 날 김 교수에게 가정은 교육 공동체가 아닌 ‘건강 공동체’ ‘오락 공동체’다. 그래서 항상 집에서는 아이들과 어떻게 놀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독특한(?) 아버지다. 김 교수가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날’이라며 좋아할 정도. 일반 가정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들이다. “아이들에게 쏟는 아내의 사랑은 무한대예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가 지칠 정도입니다. 가정에서 제 역할은 아내와 아이들의 활동에 ‘쉼표’를 찍어주는 거죠. 계속 놀자고만 하니까, 나중에는 아이들이 공부한다고 할 정도입니다.(웃음)” 김 교수는 요즘 아버지의 역할이 가정에서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아버지들이 문풍지도 바르고, 토끼를 잡으면 털 뽑는 것도 보여줬다. 아버지의 행동 하나하나가 정보였고, 교육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가정은 밥먹고 잠자는 곳으로 변했다. 아이들의 놀이 대상은 TV나 컴퓨터 같은 매스미디어와 친구뿐이다. 김 교수는 이런 가정의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부부 중심의 생활’을 만드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TV 채널권을 아이들에게 주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무곤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행복해지고 즐거워진다. 마치 개그맨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웃음이 끊이지 않게 이야기할 줄 알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는 재주를 지녔다. 주위에 사람이 북적이는 것은 김 교수의 이런 능력 때문이다. 김무곤 교수가 제안하는 NQ를 높이는 방법 * You First, 네가 먼저 양보해라 * Under Stand, 이해하려면 숙여라 * Win-Win, 남이 잘되어야 나도 잘된다 * No Give No Take,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 평소에 잘하라 * 네가 먼저 연락하라 *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라 * 앞에서 욕하고 뒤에서 칭찬하라.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지호영
2004.01.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