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슈퍼센트㈜, MC파트너스와 전략적 파트너쉽 통해 글로벌 콘텐츠 테크 기업으로 도약 선언슈퍼센트㈜ 제공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하이퍼 캐주얼 게임 퍼블리셔 슈퍼센트(주)가 MC파트너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번 거래는...
2025.03.28 14:55
IT
슈퍼센트㈜, MC파트너스와 전략적 파트너쉽 통해 글로벌 콘텐츠 테크 기업으로 도약 선언슈퍼센트㈜ 제공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하이퍼 캐주얼 게임 퍼블리셔 슈퍼센트(주)가 MC파트너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번 거래는...
2025.03.28 14:55
경제
“미래 모빌리티 ‘1등 기업’ 도약”…현대모비스, 3대 핵심 가치 공개... 비전과 핵심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미래 모빌리티 톱 플레이어’ 도약을 목표로 신규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2일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이규석 사장을...
권재현 선임기자 2025.03.13 11:45
보도자료
철보다 10배 강한 꿈의 신소재 ‘탄섬’ 글로벌 도약... 방위 산업에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HS효성은 향후 우주항공·자동차·비행기 등 고성능급에 사용되는 탄소섬유 양산 및 판매를 늘려 나감으로써 글로벌 톱 클래스 수준으로 도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HS효성
2025.02.25 19:55
보도자료
위기를 기회로…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 그룹 사업 구조개편 등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여건을 돌파하고 소재 분야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10월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포스코
2025.02.25 19:53
야구
‘노시환 시즌 7호 포’ 한화, NC에 강우콜드승 ‘신바람 6연승’ 2위 도약···LG에 져 ‘6연패’ SSG는 7위 추락한화 노시환이 19일 대전 NC전에서 타격 후 공을 바라보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가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홈 경기에서 7-2로 5회 강우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6연승을 달린 한화는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한화는 1-2로 뒤진 4회말에는 대거 6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무사 1·3루에서 최재훈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든 한화는 2사 후 김태연이 좌월 2루타, 에스테반 플로리얼은 우전안타를 날려 4-2로 역전했다. 한화는 계속된 2사 1·2루에서 노시환이 좌월 3점홈런을 터뜨려 7-2로 달아났다. 노시환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시즌 7호를 기록해 부문 선두 패트릭 위즈덤(KIA)을 1개 차로 추격했다. 이 경기는 5회초 NC 공격이 끝난 뒤 빗줄기가 굵어져 중단됐다가 81분 만에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한화 선발 문동주는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뽑으며 5안타 2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비때문에 두 차례나 경기가 중단된 인천에서는 LG가 SSG에 11-4로 승리했다. 역대 두 번째 최장 시간인 155분 동안 경기가 중단되면서 총 6시간13분이나 걸린 이 경기에서 패한 SSG는 6연패를 당하며 7위로 밀려났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홈런 4방으로 롯데를 10-3으로 제압했다.
이정호 기자 2025.04.19 22:31
축구
‘초대박!’ 양민혁 희소식! 토트넘 1군 도약 가능성 커진다···“토트넘, 디블링 영입전서 아웃사이더로 간주” 완전히 밀려났다양민혁. 토트넘 SNS 양민혁에겐 희소식이다. 토트넘 홋스퍼가 2006년생 동갑내기 초신성 타일러 디블링(사우샘프턴) 영입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17일(한국시간) “사우샘프턴의 강등 이후, 타일러 디블링의 이적이 계획되어 있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과 RB 라이프치히가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라이프치히가 영입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디블링은 분데스리가 이적에 열려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적료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루머로 돌고 있는 7,000만~8,000만 유로(약 1,130억~1,300억 원)의 이적료는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금액이다”라며 “토트넘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현재 디블링 영입전에서는 아웃사이더로 간주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우샘프턴 타일러 디블링. Getty Images 양민혁과 동갑내기인 디블링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재능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사우샘프턴에서 갓 데뷔한 디블링은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면서 기용받기 시작했다. 19세에 불과한 어린 나이에 사실상 첫 프로 시즌을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치르게 됐으나 디블링은 자신의 재능을 내로라하는 선수들 앞에서 가감없이 선보였다. 현재까지 디블링은 모든 대회 33경기에 출전,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소속팀 사우샘프턴은 줄곧 리그 꼴찌에 머물렀고, 현재는 강등이 확정된 상태다. 따라서 디블링의 사우샘프턴 탈출은 매우 유력하게 전망되고 있으며,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거취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Spurs Global 토트넘은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디블링의 영입을 노렸었다. 하지만 당시 강등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사우샘프턴은 디블링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했고, 결국 이적은 성사되지 않았었다. 그런 가운데 이제 강등이 확정되면서 사우샘프턴은 높은 이적료에 디블링을 매각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유럽 여러 빅클럽들이 앞다투어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토트넘 역시 다시 한번 칼을 빼 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토트넘은 다른 경쟁 구단들에 비해 다소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QPR SNS 양민혁에겐 긍정적인 소식이다. 현재 양민혁은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임대 생활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QPR의 모든 경기 중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출전하고 있으며, 최근 4경기에선 2골을 터트리며 물오른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다음 시즌 토트넘으로 복귀한 뒤, 본격적으로 1군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잠재적인 경쟁자가 없다는 것은 양민혁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박찬기 온라인기자 2025.04.18 18:38
축구
[주말 K리그 프리뷰]반등 성공한 울산·강원 ‘연승 대결’, 중위권 도약 노리는 제주울산 HD 강상윤이 이청용, 박민서와 함께 골 세리머니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4경기 무승에서 벗어난 울산과 3연패 탈출에 성공한 강원, 두 팀의 부활 경쟁이 이번 주말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을 뜨겁게 달군다. 부진 탈출 성공한 울산과 강원, 승리의 기세 이어갈 팀은? 울산 HD(3위, 승점 14)와 강원FC(8위, 승점 10)는 19일 오후 2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직전 라운드에서 값진 승리로 부진에서 탈출했다. 홈팀 울산은 4경기 연속 무승의 침체기를 지나 지난 8라운드에서 대구를 1-0으로 격파했다. 강상우가 시즌 첫 골을 터트리고 이청용이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측면 수비수 로테이션을 통한 전술 안정화를 진행 중이나, 공격진의 득점력 부재는 여전한 과제다. 울산은 강원과의 역대 전적에서 29승 5무 4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강원FC 선수들이 직전 라운드 광주FC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원정팀 강원은 3연패 끝에 지난 라운드 광주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볼 점유율은 30%에 불과했지만, 이상헌과 최병찬 주도의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보다 두 배 많은 슈팅을 기록했다. 정경호 감독의 전략적 능력이 돋보이는 강원은 특유의 역습 축구로 연승에 도전한다. 제주, 무승부 아쉬움 딛고 포항 상대로 중위권 도약 노린다 제주 SK 유인수(오른쪽)가 지난 라운드 전북 현대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주 SK(10위, 승점 8)는 직전 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 직전 동점 골을 허용한 제주는 현재 2승 2무 4패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번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는 중위권 도약을 위한 중요한 시험대다. 제주의 강점은 ‘중동 메시’ 남태희(2도움), 강원 출신 유인수(2골), 그리고 복귀한 이창민으로 구성된 탄탄한 중원이다. 1선에서는 김준하, 최병욱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반면 제주의 약점은 공격력 부재다. K리그1 득점 10위(7골)에 그치고 있으며,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던 이건희마저 상무로 떠났다. 데닐손, 에반드로, 유리 조나탄 등 외국인 공격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제주는 9라운드에서 포항(7위, 승점 12)과 맞붙으며, 최근 10경기 상대 전적은 4승 2무 4패로 팽팽하다. 임대 경험 쌓고 돌아온 강상윤, 전북 중원의 새 핵심으로 자리매김 전북 현대 강상윤. 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현대(6위, 승점 12)는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를 달리며 상승세다. 이번 라운드에서는 대구FC를 상대로 5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한다. 전북의 상승세 중심에는 미드필더 강상윤이 있다. 유스 출신인 강상윤은 부산과 수원FC 임대 생활을 거쳐 올 시즌 전북으로 복귀해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7라운드 대전전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활약한 그는 탁월한 상황 판단력과 위치 선정 능력으로 팀 공격을 조율하며 이영재의 부상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다. 전북의 상대 대구는 최근 6연패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직전 울산과의 경기 패배 직후 박창현 감독은 중도 사임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 9라운드 경기 일정 ▲19일(토) -울산 vs 강원 (오후 2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 -김천 vs 대전 (오후 4시 30분, 김천종합운동장) -안양 vs 수원FC (오후 4시 30분, 안양종합운동장) -서울 vs 광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 ▲20일(일) -제주 vs 포항 (오후 4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 -전북 vs 대구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
박효재 기자 2025.04.18 16:44
연예 스경X이슈
[스경X이슈] 美 코첼라, 제니도 찢었다··· 솔로 도약 ‘완료’제니가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 ‘Coachella’ 영상 캡처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솔로 가수로서도 미국 코첼라를 사로잡았다. 제니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대형 야외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서 무대를 꾸몄다. 앞서 블랙핑크로 지난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무대에 선 바 있으나, 솔로 가수로서 홀로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2일 같은 팀 멤버 리사가 먼저 처음으로 솔로 무대를 꾸며 화제를 모았던 가운데, 제니 역시 이날 지난달 발매한 첫 정규 앨범 ‘루비’의 곡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무대를 펼쳤다. 제니가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 ‘Coachella’ 영상 캡처 관객들은 제니의 등장 전 전주가 흐르자 소리를 지르며 제니의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모두 휴대전화를 꺼내 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무대 중간중간에도 수많은 휴대전화 화면 속 제니의 모습이 담기는 관객의 모습이 공개돼 시선을 모았다. 이어 카우보이모자에 레드 크롭톱과 마이크로 팬츠를 입고 등장한 제니는 ‘필터’로 시작해, ‘만트라’ ‘핸들바’ ‘젠’ ‘만트라’ ‘러브 행오버’ 등 총 13곡으로 무대를 이어갔다. 그는 공연 중간 “이곳 ‘사막’에 돌아와서, 그리고 아웃도어 시어터에서 공연하게 돼 너무 기쁘다. 꿈 같다. 와줘서 감사하다. 함께 이 밤을 즐기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해 함성을 받았다. 제니는 풍성한 밴드 사운드 속에서 라이브로 공연을 소화했고,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한 무대부터 ‘F.T.S’로는 보컬에 집중하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댐 라이트(Damn Right)’ 무대로는 관능미를 뽐내기도 했다. ‘댐 라이트’ 무대에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팝스타 칼리 우치스가 게스트로 깜짝 등장해 환호를 받기도 했다. 제니가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피처링에 참여한 팝스타 칼리 우치스가 깜짝 등장한 ‘댐 라이트’ 무대(위)와 ‘라이크 제니’ 무대를 촬영 중인 관객 모습. 공식 유튜브 채널 ‘Coachella’ 영상 캡처 ‘루비’의 타이틀곡으로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에 올랐던 ‘라이크 제니’가 나올 때는 떼창이 터졌다. 제니 역시 무대를 시작하기에 앞서 “코첼라, 이 노래 기다린 거 안다. 가보자”고 말하며 함성을 유도하기도 했다. 제니는 여유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달궜고, 무대가 끝난 후 관객들은 ‘제니’를 연호했다. 피날레인 ‘스타라이트’를 선보이기 전에는 “얼마나 마법 같은 밤이었는지 말하고 싶다. 내 공연에 와줘서 고맙다. 코첼라,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지난달 미국과 한국에서 정규 앨범을 소개하는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 쇼를 매진시키며 솔로 가수로 발돋움한 제니는 이번 코첼라 무대를 통해 글로벌 입지를 더 단단히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 한 차례 더 코첼라 무대를 선보인다.
김원희 기자 2025.04.14 16:23
국제 가깝고도 먼 아세안
[가깝고도 먼 아세안] (36)캄보디아 대운하, 경제 도약인가 외교 위기인가훈마넷 캄보디아 총리 부부가 메콩강 하구에서 해안에 이르는 푸난 테초 운하 착공 시작 버튼을 누르고 있다. /캄보디아 총리실 2023년 8월 캄보디아를 38년간 철권 통치해온 훈센이 아들 훈마넷에게 총리 자리를 물려주었다. 영국 명문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인 훈마넷이 이끄는 캄보디아가 어떻게 변화할지 이목이 쏠렸다. 훈마넷은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대학 경제학 석사와 영국 브리스톨대학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캄보디아가 친서방 정책으로 전향하지 않겠는가 기대였다. 중국과 손잡은 크메르 민족주의 훈마넷의 국정 운영 첫 선택은 중국을 통한 경제 부흥이었다. 훈마넷이 총리에 취임한 직후인 2023년 9월, 캄보디아는 중국 국유기업 중국도로교량공사(CRBC)와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푸난 테초(Funan Techo) 운하’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180㎞ 떨어진 태국만까지 운하를 연결하고, 수문이 있는 3개 댐과 11개 교량, 208㎞ 보도 등을 건설하는 대형 사업이다. 운하는 폭 100m, 깊이 5.4m로 건기에는 최대 3000t 화물선을 수용할 수 있고, 강 수위가 높아지는 우기에는 5000t 화물선까지 드나들 수 있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 푸난 테초 운하는 캄보디아 정부가 51% 지분을 확보하지만, 17억달러 모두 중국 투자금으로 집행한다. 중국도로교량공사가 건설해 40~50년간 운영하다가 캄보디아 정부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2024년 8월 5일 푸난 테초 운하 기공식을 보도한 캄보디아 언론 크메르 타임스에 따르면 훈마넷 총리는 푸난 테초 운하를 “역사적인 사업”이며 “무슨 일이 있어도 기필코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만·도로 인프라가 부족한 캄보디아는 전체 수출입 물량의 33%를 베트남 호찌민 항구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물류 자주권 확보를 위해 국운을 걸고 진행하는 사업이 될 수밖에 없었다. 캄보디아가 베트남과 다양한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세제 혜택을 일부 누리고 있지만, 국가 발전의 원동력을 이웃 나라에 의존하고 있어 캄보디아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훈마넷 총리는 푸난 테초 운하 건설을 두고 “우리의 코로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고까지 언급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운하 건설을 통해 50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베트남을 통하지 않은 교역을 통해 운송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운하 운영 첫해에는 8800만달러 수입이 예상되며 2050년까지 5억7000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낙관인 전망이라는 의견이 많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이연구소(Lowy Institue)는 ‘캄보디아 정부의 전망은 연평균 8.1% 성장을 전제로 한 비현실적인 수치’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환경과학 전문 매체인 몽가베이(Mongabay) 역시 ‘일반적인 중국 일대일로 자금은 연이율 5~10%’라며 캄보디아가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우려를 밝혔다.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인프라 사업을 전개했다가 심각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스리랑카·라오스의 사례가 캄보디아에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베트남 겨냥한 푸난 테초 운하 베트남은 캄보디아의 운하 사업에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캄보디아의 운하 건설은 베트남 남부 메콩 델타 지역 환경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콩강은 중국에서 발원해 미얀마-태국-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순으로 흘러내린다. 상류 국가인 캄보디아에 대운하가 건설되면 물길과 강물 유입량이 변화해 베트남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24년 5월,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는 ‘캄보디아 운하 건설은 건기에는 베트남에 물 부족을, 우기에는 홍수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트남 메콩 델타 지역은 베트남 전체 쌀 수출 물량의 95%, 과일 생산량의 70%, 수산물의 60%를 책임지고 있는 식량의 보고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와 중국·라오스에 건설된 수력발전 댐들의 영향으로 민물이 줄어들고 있다. 폭염이 심했던 지난 4월에는 식수에까지 바닷물이 섞여 염류화 되는 비상사태를 겪었다. 이 때문에 베트남은 지속해서 외교부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 운하 건설에 대한 공동 환경영향평가를 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운하 건설에 따른 영향은 미미하고 운하 건설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며 강경한 자세로 나오고 있다. 캄보디아 림 항구에 정박 중인 2척의 중국 초계함/캄보디아 국방부 페이지 중국 군사력에 의존한 크메르 민족 부흥 캄보디아 운하 건설은 군사적으로도 민감한 이슈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푸난 테초’라는 운하의 이름부터 신경 쓰인다. ‘푸난’은 서기 1~6세기에 지금의 태국과 베트남 남부지방까지 영토를 차지했던 캄보디아 대제국의 이름이다. ‘테초(Techo)’는 캄보디아어로 ‘강력한’이라는 뜻이니 푸난 테초는 ‘위대한 푸난제국’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푸난 테초 운하 사업은 캄보디아가 ‘중국의 힘을 빌려, 베트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크메르 민족 중흥’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180㎞ 해안까지 이어지는 이 운하는 중국 해군이 실질적으로 주둔하고 있는 캄보디아 림(Ream) 해군기지와도 곧바로 연결된다. 림 해군기지는 중국의 해외 2호 해군기지가 됐다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자국 영토에 ‘외국 군사기지 설립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헌법을 근거로 이를 부정하지만 믿는 이는 없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1300t급 초계함 2척은 2023년 12월 림기지에 정박한 이래 현재까지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이 전투함은 대함 미사일 발사 장치에 속사포는 물론 헬기 착륙장,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까지 갖췄다. 푸난 테초 운하가 건설되면 이 전투함은 운하를 따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까지 몇 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이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을 때 중국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6세기 푸난 제국에서 9~15세기 크메르제국까지 1000년이 넘게 인도차이나반도 대부분을 장악했던 캄보디아였다. 하지만 지금은 태국과 베트남의 틈바구니에서 국가 발전은 정체되고 있다. 푸난 테초 운하 사업은 훈센-훈마넷 부자 세습 정권이 정말 캄보디아 민족 부흥을 위해 중국의 도움을 받고자 추진한 것일까? 철권 통치로 야당 국회의원들을 탄압해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는 바람에 이반된 민심을 크메르 민족주의 자극으로 덮으려는 속셈은 아닐까? 캄보디아 경제 발전을 위해 운하가 필요하다면 베트남과 함께 환경영향평가를 반영해 사업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베트남과의 분쟁을 피하고 메콩강에서 전쟁의 씨앗을 거둬들일 수 있는 길이다.
호찌민 | 유영국 <베트남 라이징>·<왜 베트남 시장인가> 저자 2024.08.23 16:00
사회
최형욱 부산 동구청장 “북항 재개발로 새로운 도약 발판 마련”‘100년을 준비합니다. 부산 미래 대표도시 동구’ 최형욱 부산 동구청장을 인터뷰하러 가는 KTX에선 부산 동구를 홍보하는 영상이 방영되고 있었다. 부산의 미래 대표도시 동구라…. 부산 출신들에게 ‘동구’와 ‘미래도시’는 낯선 단어의 조합이다. 부산 동구는 중구, 서구와 함께 대표적인 원도심이기 때문이다. 부산 동구청 제공 사실 부산 동구는 역사가 깊다. 무엇보다 부산(釜山)이라는 지명이 이곳에서 시작됐다. 해변에 증산이라 불리는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 바다에서 보면 마치 솥뚜껑(釜)을 엎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해서 부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조선시대 자그마한 포구였던 부산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커지기 시작했다. 6·25전쟁 직후에는 피란민들이 산복도로로 밀려들었다. 그중에는 국민화가 이중섭도 있었다. 1980년대 이후 부산 동구는 여느 원도심이 그렇듯 빠르게 공동화로 치달았다. 쇠퇴하기만 하던 동구가 반등의 계기를 잡은 것은 북항 재개발이었다. 부산역에 면한 재래부두를 전면 재개발하는 이 사업은 부산의 역대 최대개발사업으로 불린다. 수년 내 많은 마천루와 문화·상업시설들이 들어서면서 이곳은 해운대 혹은 인천 송도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변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우려도 있다. 북항 재개발의 낙수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원도심과의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부산역을 사이에 두고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 최형욱 청장은 “북항의 고층 주거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해양경관을 독점하게 되면 원도심 주민들의 조망권마저 심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북항 개발로 얻은 수익이 원도심에도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동구청에서 최 청장을 만났다. -청장 임기 마지막 해다.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한 75점 정도 되지 않을까? 80점은 너무 우수하고. 아직도 못한 것들이 있다. 공약이행률이 75%쯤 된다. 주민들이 공약이행률을 감안해 그 정도 점수를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역화폐를 발행해 지역경제에 보탬에 되도록 한 것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총 430억원을 발행했는데, 전액 지역에서 소비했다. 기초지자체는 큰 개발사업을 추진하기보다 이 도시에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에서 불편한 것들을 찾아내 하나둘씩 제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지방자치혁신대상을 수상했다. 민원기동팀이라는 제도를 둬 민원이 들어오면 즉각 119 출동하듯이 출동해 현장 파악하고 소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것이면 즉각 해결해주거나 1주일 안에 어떻게 민원이 돌아가고 있는지를 피드백해주는 제도인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식으로 1500건 이상 주민 민원을 해결했다.” -예를 들면 어떤 민원이 있었나. “대표적으로 버스 교통정보 안내시스템을 설치한 거다. 또 부산 동구가 고령형 도시이다 보니 비탈진 경사가 많은데 여기에 미끄럼을 방지해 보행환경을 개선했다. 인도가 없는 길에는 인도를 만들었다.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일들이었다.” 북항 조감도 / 부산 동구청 제공 -과거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오래 했다. 그 경험이 도움이 됐나. “맞다(웃음). 보좌관 6년, 시의원 8년을 했다. 행정은 충돌하는 게 많다. 예를 들어 주차단속도 해달라는 민원과 하지 말아달라는 민원이 서로의 다른 이해관계 속에서 충돌한다. 그 이해관계를 어떻게 적절히 소통해가며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구청이 해결하기 어려운 것도 많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큰 물리적 충돌 없이 하나하나 해결하는 게 기초지자체의 역할이다. 얼마 전에 재건축 때문에 쫓겨나야 하는 세입자의 집단 민원이 있었다. 쉽지 않았지만 시공사를 직접 만나 통 크게 해결했다. 구청장 집무실 문을 항상 개방해놓고 있는데, 언제든 주민들이 필요로 하다면 만남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최근 행정 성과가 좀 나오나. “부산 동구는 전국 자치구 중 65세 이상이 가장 많다. 출생률이 가장 낮은 곳인데 이번에 출생률이 8위가 됐다. 고령화 지수도 몇단계 개선했다. 아이들이 편하게 마음껏 뛰놀 수 있으면서 자기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동구에 12개 동이 있는데 동별로 어린이놀이터 하나씩 만들고 있다. 실외놀이터를 만들 수 없으면 실내놀이터라도 만들고 있다. 네군데를 조성했는데, 수정산 쪽에 좀 큰 규모의 신개념 놀이터를 조성 중이다. 통학버스도 운영하고 있는데 광역시 차원에서는 우리가 거의 처음일 거다. 도심 외곽에서 운행하는 통학버스는 있지만 도심 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다. 일단 2개 초등학교에서 하고 있다. 출생률이 낮고 인구가 적으면 폐교가 늘고, 통학 거리는 길어진다. 아이들이 학교 다니기가 불편하니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한다.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동구는 원도심이 많아 도시재생에 관심이 많을 것 같다. “도시재생을 하려면 부동산 취득과 매매를 잘 알아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를 별도로 뽑아 운영하고 있다. 문화기획을 위한 문화기획전문관과 도시재생을 위한 도시재생전문관도 뒀다. 신도시처럼 잘 짜인 도심이 아니고 오랜 기간 누적돼 생긴 문제가 많기 때문에 풀기가 쉽지 않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90억원 규모 도시재생기금을 조성했다. 비단 우리뿐 아니라 서울 중구, 종로구 등 각 도시를 보면 중심에 있는 원도심은 오랜 기간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도심은 오랜 기간에 걸쳐 퇴락해왔다. 단기간 내 예산을 투입한다고 확 바뀌지 않는다. 1년 단위로 사업을 하면서 1년 단위로 예산을 확보하면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 재생기금을 조성했고, 장기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폐가 정비나 사회주택 건립 같은 거다. 최근 1700억원 규모의 좌천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유치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통과했고, 곧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동구의 이바구길은 전국적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2010년 산복도로르네상스를 할 때 그 첫 사업을 초량 중심으로 전개했다. 그때 만든 길이 초량 이바구길이다. 산복도로르네상스는 전액 부산시비로 연간 150억원씩 10년간 1500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지만 한계도 많이 드러냈다. 예산사업의 한계인데, 거점을 지어놓고 나면 끝이었다. 나중에는 유지 관리하는 데 비용이 뒤따르게 됐고, 지역주민들의 삶과 유리됐다. 이바구길2.0은 거점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뛰어넘으며 주민들의 삶과 함께 가는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이 참여하고 협동조합, 마을기업을 구성해 본인들의 경제재생까지 하는 거다. 도시재생은 단순한 공간재생뿐 아니라 경제재생, 문화재생까지 결합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16년간 방치해온 부산진역 폐역사도 새롭게 리모델링하고 있다. 시민마당으로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동구가 가진 뷰포인트를 확대하려 한다. 이바구길에는 명란브랜드연구소가 있는데 명란을 베이스로 여러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다. 여기서 명란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한다. 이곳을 중심으로 몇군데 가게가 생기면서 지역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웹툰이바구길 / 부산 동구청 제공 -전통시장을 웹툰과 접목한 성북전통시장 웹툰길이 인상 깊었다. “만화체험관은 황미나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복원했다. 성북시장 웹툰은 젊은 작가들이 그렸다. 인근에 있는 좌천초, 좌성초 등 2개교가 폐교했다. 이중 좌천초교를 매입했는데 이곳을 주민 어울림파크로 만들 생각이다. 여기에는 문화예술 관련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일종의 스튜디오도 넣고, 필요하면 청년작가들을 위한 주거공간도 넣을까 한다. 이러면 성북웹툰시장의 만화체험관, 만화카페, 책마루전망대, 좌천 어울림파크가 5분 거리에서 묶이는데 이곳을 창작 공간화하려고 한다. 좌천초 지하에는 100대의 차량이 들어가는 주차장을 조성해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쓸 예정이다. 이 지역을 젊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활력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북항 재개발에 거는 기대가 클 것 같다. “북항의 80%가 동구에 속한다. 1단계 사업으로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영상미디어지구, 복합사업업무지구, 복합환승센터, 행정복합타운 등이 들어선다. 2단계로 들어가면 제일 큰 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다. 현 부산역 좌측의 5부두를 부산세계박람회 장소로 쓸 예정이다. 55보급창 7만평도 환수받아 시민체육공원으로 조성할 생각이다. 문제는 자칫하면 북항과 원도심 사이가 부산역으로 막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철도를 지하화하고 지상으로 사람들이 북항과 원도심을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부산역 지하통로를 만들어 북항과 원도심을 잇는 방법도 있지만 부산역 좌측 편으로 초량천이 지나간다는 게 문제다. 아예 부산역을 부산진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역에서 부산진역까지는 철도시설을 걷어버리면 지상으로 연결할 수 있어 복잡하게 지하를 파네, 안 파네 얘기할 것도 없어진다.” 성북 전통시장 웹툰길 / 부산 동구청 제공 -부산에 최근 고층빌딩이 많이 들어서면서 산복도로에서도 바다가 안 보인다. “전국에서 70층 이상 건물이 가장 많은 데가 부산이다. 북항 업무지구에도 70층짜리 고층건물이 많이 들어설 예정이다. 상업지구라 용적률이 1000%다. 이렇게 되면 산복도로의 바다 쪽 전망이 현저하게 안 좋아진다. 산복도로에 사는 분들은 그래도 넓은 바다 보는 거로 살았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고 지난해부터 (부산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북항재개발지역을 ‘누구나 슬리퍼 신고 가서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지금 상태라면 중심사업업무지구에도 레지던스(주거시설)가 다 들어온다. 이렇게 되면 일부 사람들이 해양경관을 독점하는 일이 생긴다. 이건 안 된다. 애초에 북항 개발은 시드니모델, 두바이모델 등 2가지 안이 있었다. 지금은 시드니처럼 친수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아니고, 두바이처럼 금융·지식산업이 들어서는 것도 아니다. 자칫하면 아파트가 즐비한 제2의 센텀시티가 된다. 여기는 부산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위 친수공간이다. 우리는 반대한다. 부산시가 이미 건축허가를 다 내줬고, 구청이 막을 방법은 없더라. 돈이라도 내놓으라 했다. 모두 300억~400억원을 기부받아 원도심 주민들을 위한 건강센터 등 필요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지난해 두군데 착공했다. 후속 협의가 되는 대로 산복도로 주민들을 위한 기초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복도로에는 1인 노인들이 많이 살 텐데. “산복도로는 1인 가구가 40%가 넘는다. 대부분 고령자다. 만약 이분들이 요양병원에 가면 그 집 자체가 빈집이 된다. 산복도로는 구릉형이어서 계단이 많고, 어르신들이 생활하기에 주거여건도 굉장히 열악하다. 산복도로보다 교통이 편한 곳에 사회주택을 지으려 한다. 사회주택은 어르신 여럿이 함께 모여 살되 개인 공간을 보장하는 형태다. 커뮤니티룸을 별도로 둔다. 이러면 간호사나 복지사가 이분들 건강을 체크하는 것도 쉬워지고, 어르신들도 의료서비스를 받는 게 편해진다. 산복도로를 북항에서 괜찮은 직장을 갖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바꾼다면 훨씬 활기가 돌 거다. 도심형 타운하우스 개념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 사회주택은 부지가 나는 대로 매입하고 있다. 안창의 9세대는 거의 완공했다. 좌천초 29세대는 도시재생기금으로 관련 부지 매입이 끝났다. 여유가 되는 대로 많은 사회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줬더라. 재정적으로는 부담스럽지 않나. “아마 우리 구가 제일 선도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준 곳 중 한 곳일 거다. 불요불급한 사업을 안 하면 된다. 취임하자마자 부채 제로를 만들었고, 재정안정화기금도 100억원 조성했다. 내가 사업을 엄청나게 많이 하고 돈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아는 분들이 있는데, 재정 운용을 탄탄히 하니 비교적 빚 없이, 심지어 조금의 재정 여유를 가지고 각종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 적은 예산을 가지고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이 많다. 공폐가 정비, 노후 슬레이트 지붕 교체는 우리가 제일 많이 했을 거다. 재래식 화장실. 수세식 만드는 것도 구비 6억원 안에서 지원한다.” -구청장이 보는 동구의 미래는 어떤가. “부산에서 가장 쇠퇴한 구였지만, 북항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도시 브랜드를 바꾸는 등 장기 마스터플랜을 확정해 추진하고 있다. 다들 ‘해운대 해운대’ 하는데 교통편의로는 동구가 최고다. 다음번 동구를 찾으면 확 바뀐 모습에 놀랄지 모른다. 대선주자들에게도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제안을 할 예정이다.”
박병률 경제부장 2022.01.07 15:26
문화/과학 우정이야기
[우정이야기]기지개 켠 호랑이처럼 새해엔 도약하세요우정사업본부(우본)는 2022년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호랑이를 주제로 한 연하우표 111만2000장을 12월 1일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하우표는 전지(4만2000장)와 시트(11만장) 2종으로 구성됐다. 호랑이의 용맹한 기운이 가득한 얼굴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기지개를 켜는 진취적인 모습을 담았다. 호랑이 연하우표 / 우정사업본부 제공 호랑이는 우리나라의 신화와 역사 속에 자주 나오는 동물이다. 단군신화에는 곰과 함께 등장했다. <삼국사기>에서는 후백제를 세운 견훤에게 젖을 먹인 ‘영웅의 수호자’로 그려졌다. <고려사>에는 태조 왕건의 6대조인 호경이 호랑이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에는 돌로 만든 호랑이인 ‘석호’가 배치돼 있다. 조선 후기에는 새해를 맞아 관청의 문 앞에 호랑이가 들어간 대형 걸개그림인 ‘용호도’를 걸기도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마스코트 호돌이는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호랑이 연하우표는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 신청하면 구매할 수 있다. 우본은 12월 1일 새로운 우체국보험 상품 5종을 내놓았다. 첫 번째는 경증에서 중증질환까지 폭넓게 보장하는 종합건강보험 ‘우체국 와이드 건강보험(무배당)’이다. 4대 질병인 암, 뇌출혈, 뇌경색증, 급성심근경색증에 더해 각종 특약 설계로 입원, 수술, 치료까지 보장 내용을 확대한 상품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재해 사고와 질병으로 인한 후유 장해도 보장한다. 보험기간 및 납입기간에 따라 만 15세부터 6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이외 주요 특징으로는 ‘새로운 암 치료 기법’ 치료비 지원, 재진단암 지속 보장, 입원 첫날부터 입원비 보장 등이 있다. 만기는 80·90·100세로 설정할 수 있고, 갱신형·비갱신형도 선택이 가능하다. 가입금액이 2000만원 이상인 경우 초대 3.0%의 보험료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두 번째는 온라인 전용 ‘우체국 온라인 미니 암보험(무배당)’이다. 성별에 따라 발병률이 높은 특정암을 집중적으로 보장하고 ‘환급형’ 아닌 ‘순수형’으로 설계해 보험료 부담을 낮췄다. 이 상품은 20세부터 50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여성과 남성이 각각 특정암 진단을 받는 경우 1000만원을 보장한다. 이뿐 아니라 ‘우체국 온라인 와이드 암보험(무배당)’, ‘우체국 온라인 요양보험(무배당)’, ‘우체국 온라인 입원 수술 보험(무배당)’도 출시됐다. 박인환 우본 보험사업단장은 “최근 의료기술 발전을 고려해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선택권을 강화하는 등 고객 니즈를 충실히 반영했고,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해 쉽고 빠르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12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우체국보험 신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우체국쇼핑 상품권을 지급하고, 퀴즈에 참여하는 고객에게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우체국예금보험 홈페이지, 우체국보험 애플리케이션(앱), 우체국보험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미랑 뉴콘텐츠팀 기자 2021.12.03 15:11
경제
“세계 반도체 허브 도시로 도약”ㆍ백군기 경기 용인시장, ‘K반도체’ 벨트의 중심지 강조 백군기 경기 용인시장은 매일 오전 5시쯤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확인이다. 취임 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시의 주요 현안과 정책부터 크고 작은 행사까지 모든 소식을 SNS를 통해 시민에게 전하고 있다. 그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오전 8시면 출근한다. 오후 9시 퇴근 때까지 하는 업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현장 점검이다. 가능한 하루 1~2차례 시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지난 5월 24일 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백 시장의 표정은 밝았다. 인터뷰하는 내내 차분한 목소리로 막힘없이 이야기했다. 일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이 엿보였다. 용인시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반도체산업의 허브 도시로 도약할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백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이하 ‘반도체산단’)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경제자족도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사업은 지난 3월 최종 승인이 나면서 본궤도에 안착했다. 반도체산단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원에 약 415만㎡(126만평) 규모로 들어서는 국내 최초의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다. 용인일반산업단지㈜가 1조7903억원을 투입해 부지를 조성하고,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공장(Fab) 4개를 건설한다.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행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달 중 ‘단지외 준용사업 기반시설’ 승인 절차를 처리하고, 올 하반기까지 토지 보상 협의를 마무리한 뒤 내년 초 착공할 계획이다. 백 시장은 “용인은 수원, 화성, 이천, 평택, 안성으로 연결되는 세계적인 ‘K반도체’ 벨트의 중심지로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접근 용이성과 고급 인력 수급 등을 꼽았다. 그는 “현재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원사 가운데 85%가 넘는 208개 업체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용인시를 비롯해 성남시, 화성시, 평택시, 오산시, 안성시에 업체가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업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용인시”라고 강조했다. 경기지역의 경우 삼성전자 기흥(용인시 소재), 화성공장 2곳(10개 라인 4만1000명)과 삼성반도체 평택1공장(1개 라인 4000명) 그리고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 단지(2개 라인 1만8000명)가 있다. 여기에 내년 3월 가동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반도체 평택2공장, SK하이닉스 이천 M16공장까지 운영에 들어가면 2030년쯤에는 용인시의 반도체산단을 중심축으로 해 19개 라인에 8만4000명의 인력이 일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가 형성된다. 2020년 6월 통삼일반산업단지에서 열린 ‘서플러스글로벌’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착공식 / 용인시 백 시장은 반도체산단은 용인시의 100년 미래 먹거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K반도체 벨트 구축에 따른 경제적 성장을 통해 지역 간 불균형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도체클러스터 3만1000개, 제1·2용인테크노밸리 5000개, 용인플랫폼시티 1만5000개 그리고 나머지 23곳의 일반산업단지 2만5880여개 등 7만6880여개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513조원의 생산과 188조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재정 수입도 크게 늘어난다. 반도체산단에서 납부하는 법인지방소득세는 7000억~8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기존 삼성반도체(기흥공장)에서 거둬들이는 1200억원 등을 포함하면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세수입은 1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백 시장의 계산이다. 백 시장은 이 사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고 했다. 반도체산단 조성 계획은 2019년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산업단지 특별 물량을 배정받으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100곳 이상의 관계 부처와 협의를 하고 4차례의 주민 공람을 거치면서 사업은 계속 수정·보완됐다. 게다가 안성시와 반도체산단 오·폐수 방류 처리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사업이 차질을 빚으며 지연되기도 했다. 용인시는 반도체산단 조성에 필요한 인허가에 있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었던 안성시와의 갈등 해결을 위해 8개월간 23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1월 경기도, 안성시, SK하이닉스, SK건설, 용인일반산업단지㈜와 상생 협약을 체결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어 같은달 경기도 지방산업단지계획 심의를 거쳐 지난 3월 국토부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통과했다. 백 시장은 “지난 2년간 어려움도 있었지만 모든 고비를 한단계 한단계 잘 넘겨 사업이 무사히 안착했다”며 “행정력을 모아 남은 절차들을 차질없이 진행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유명 기업들 잇따라 둥지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또 다른 성과는 기업 유치다. 용인시는 2019년 11월 세계적 반도체 장비 기업인 ‘램리서치 테크놀로지센터’를 시작으로 2020년 6월 반도체 중고장비 유통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서플러스글로벌’까지 국내외 유명 반도체 기업을 10개 이상 유치했다. 백군기 용인시장이 2019년 3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용인시 미국과 일본에 반도체 장비를 역수출하고 있는 ‘씨엔원’도 화성 동탄산업단지에 있는 본사·제조공장·연구소를 기흥구 지곡동으로 이전하고 자회사인 ‘알버트’를 신설할 예정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를 생산하는 ‘애플티’는 처인구 모현읍에 제조시설을 신축하기로 하고 공장 신설을 승인받았다. 반도체 장비 강소기업인 ‘디에스이테크’, ‘넥스타테크놀로지’, ‘저스템’도 잇달아 자리를 잡았다. SK하이닉스의 1차 협력사인 디에스이테크는 반도체 제조 장비의 전원공급 장치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100억원을 투자해 처인구 남사읍에 생산시설을 건립한다. 반도체 검사·측정·공정 등에 필요한 장비를 제조하는 넥스타테크놀로지는 125억원을 투입해 남사읍에 제조시설을,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 장비와 부품을 개발하는 저스템은 190억원을 들여 기흥구 공세동에 제조시설을 구축한다. 반도체 소자 제조업체 ‘보야’는 남사읍에 생산 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도시계획심의를 마치고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에어프로덕츠’는 기흥구 농서동에 있는 공장 설비를 증설하고, 지곡산단에 생산공장을 신설해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산업용 가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용인시는 이들 기업에 인허가 절차를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와 함께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백 시장은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 및 수출 유망 중소기업들의 입주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면서 “산업단지가 적기에 조성될 수 있도록 하고, 신규 산업단지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 이 같은 호재가 이어진 것은 반도체산단이 정부의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된 것도 한몫했다. 반도체산단은 지난 2월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이곳에 입주하는 50여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정부의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인프라 및 공동시설 확충, 규제 특례 적용, 해외 전문인력 네트워크 구축 등의 맞춤형 지원과 함께 각종 혜택이 제공된다. 소부장 특화단지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 핵심 산업 관련 ‘가치 사슬(value chain)’이 소재부터 완성품까지 집적화된 단지로, 산업자원부가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해 국내 소부장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정하고 있다. 백 시장은 “뿌리가 튼튼해야 좋은 열매가 맺히듯 반도체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기반이 되는 소부장 산업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이 반도체산업의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군기 용인시장이 2019년 5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을 방문해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용인시 백 시장은 반도체 기업들의 집적화를 위한 제2 용인테크노밸리를 처인구 이동읍에 조성 중이라고 밝혔다. GTX 용인역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용인플랫폼시티에도 첨단 산업을 비롯한 반도체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기술 개발 지원과 인력양성 등 다방면의 정책 발굴을 위해 지난해 6~12월 2차례의 연구용역을 진행한 데 이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용인 반도체산업 정책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미래 반도체 분야의 선도적 역할을 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반도체 특성화 고등학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산단 조성에 필요한 교통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용인시는 국도 45호선 대체 우회도로(마평~모현), 국도 42호선 대체 우회도로(남동~양지). 국지도 84호선(서리~운간) 등 3개 노선이 정부의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경강선 연장노선에 용인시가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백 시장은 “광주시 삼동역에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를 지나 이동을 거쳐 안성까지 이어지는 경강선 연장선은 반도체산단과 인접 도시를 연결하고 인근 산단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근로자들의 정주 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녹색 공간 조성 사업도 추진된다. 대규모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쾌적한 환경을 미리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처인구 마평동 종합운동장 부지의 평지형 도심공원을 비롯해 경안천 도시숲, 모현 갈대생태숲, 운학·호동 수변생태벨트를 아우르는 270만㎡ 규모의 용인어울림(林)파크가 조성된다. 백 시장은 “특례시로 출범하는 내년 1월부터는 대규모 재정 투자사업 유치와 함께 자율적 개발도 가능하게 된다”면서 “반도체산단을 비롯해 27곳 산업단지가 모두 조성되면 용인은 양질의 일자리가 넘치는 친환경 경제자족도시이자 반도체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명품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진 전국사회부 기자 2021.05.28 11:32
연예
느리게, 하지만 단단하게… 배우 성유리의 도약17년 전 ‘국민 요정’이었던 핑클의 성유리는 어느덧 13년을 배우로 살았다. 한 걸음 한 걸음, 자신만의 속도로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그녀가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를 통해 다시 한 번 배우로 도약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성유리(34)는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 1세대다. 지금은 아이돌 가수가 연기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10년 전만 해도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등장하면 “가수가 무슨 연기냐”라며 비아냥거리는 말을 듣기 십상이었다. 1998년 데뷔와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걸 그룹 핑클의 ‘요정’ 성유리도 연기를 시작했던 초반에는 대중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때는 워낙 정신없이 바빴고, 로봇 같은 생활이었어요. 열심히는 했는데 뭘 했는지는 몰랐던 때죠. 주어진 것만 하고, 눈앞에 있는 것만 보니까 사명감이나 책임감도 떨어졌고요. 가수로서 부족한 부분은 멤버들이 채워줬으니 괜찮았지만 연기는 혼자 해내야 하는 거였거든요.” 하지만 그녀는 꿋꿋하게 연기를 했고, 핑클로 활동했던 기간보다 두 배를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배우로 살아왔다. 과거 자신의 어설픈 연기를 “귀엽다”라고 말할 여유도 생겼다. 최근 개봉한 전윤수 감독의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에서 맡은 역할도 공교롭게 여배우다. 그녀는 영화에서 매니저와 드라마 작가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고 화도 버럭버럭 잘 내는 까다로운 여배우 서정을 연기했다. “처음엔 이렇게 센 인물인 줄 몰랐어요. 캐스팅이 되고 나서 최대한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했어요. 배역이 인기 막장 드라마의 여주인공이다 보니 센 연기를 해야겠더라고요. 화장도 진하게 하고 옷도 섹시하게 입고요. 연기를 하며 일일드라마 주인공들이 정말 열연을 하시는구나 깨닫게 됐죠. 눈에 실핏줄이 터지기도 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녀가 연기한 서정은 평범한 가수 지망생에서 톱스타로 거듭난 인물이다. 데뷔 후부터 자신을 묵묵히 지켜온 매니저 태영(김성균 분)의 비밀을 모른 채 엇갈리다 그의 진심을 마주하게 된다. 사실 시놉시스에 ‘매니저가 연상되지 않는 꽃미남’이라고 쓰여 있어서 잔뜩 기대했단다. 실제 캐스팅된 배우 김성균을 보고는 두 번 놀랐다고. “예전에 같은 회사 소속이었는데 그때는 잘 몰랐어요. 이번에 함께 촬영하며 알게 된 사실인데 저와 한 살 차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고, 눈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랐죠. 원체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눈을 잘 못 마주치셨는데, 가끔 눈이 마주치면 진심이 느껴지는 거예요. ‘묘한 매력이 있다. 정말 멜로 배우다’ 하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매니저와 연예인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극 중 스타를 몰래 사랑하는 매니저의 이야기가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그들은 무척 바쁘고 이해득실을 따져야 하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와 매니저만큼 흉금을 터놓거나 서로를 잘 아는 관계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에는 매니지먼트가 기업화·체계화되며 배우와 매니저가 비즈니스 파트너의 관계를 이어가지만 이전에는 동고동락하다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지는 커플도 있었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가수로 데뷔한 그녀에게 매니저는 어떤 존재였을까? “핑클 활동을 시작했던 게 고등학생 때였어요. 20대 매니저 오빠가 있었는데 우리가 어지간히 괴롭혔죠. 한번은 매니저 오빠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가겠다고 한 적이 있어요.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거예요. 사실 매니저가 남자친구처럼 잘 챙겨주는 존재이긴 하거든요. 싸우기도 했지만 떠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거죠. 연기를 하며 그때의 감정을 다시 떠올렸어요. 극 중 태영이 같은 매니저라면 설레지 않았을까 싶어요.” 막장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연기 변신 이번 작품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배우 성유리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특히 극 중 막장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돼 ‘발연기’를 소화하는 장면은 절로 웃음을 유발한다. 서정은 작가의 농간에 수시로 대본이 바뀌는 상황에서 자극적인 대사와 연기를 쏟아내게 되는데, 그녀 스스로도 연기하며 웃음을 참기 힘들었단다. “대사를 할 때 예전 영화 느낌을 살려서 성우분들이 하시는 더빙 느낌을 냈어요. 제 상대역으로 나오는 남자 배우도 발연기를 하는 설정이라, 표정은 진지한데 대사는 국어책을 읽는 듯해요.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죠. 현장에서 갑자기 상황 설정이 바뀌는 부분도 많았어요. 수영복을 입고 나오는 장면은 감독님이 추가한 장면이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나요. 사실 그동안 과감한 연기를 많이 못했는데. 화도 내고 눈물도 흘리고 수영복도 입어보고, 후련했어요.” 2003년 성유리가 핑클 활동을 마치고 여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린 SBS-TV 드라마 ‘천년지애’는 여러모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좋은 연기로 화제가 됐다면 좋았겠지만 첫 연기였던 만큼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나는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다!”라는 대사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했다면 어떤 비난을 받았을지 헤아릴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거듭된 시행착오에서 발전의 가능성을 찾았고,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황태자의 첫사랑’, ‘눈의 여왕’, ‘쾌도 홍길동’, ‘태양을 삼켜라’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연기자로 거듭났다. 2010년에 들어서는 스크린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선배들이 보통 ‘이전 작품을 보며 스스로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라’라고 자주 조언해주세요. 한동안은 그 말씀을 들어도 예전 작품을 보기가 싫었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예전에는 주변에서 ‘천년지애’ 얘기를 꺼내면 ‘그만해’라고 했는데 지금은 ‘귀엽지 않아?’라고 말을 받곤 해요.” 2013년부터 2년 가까이 진행했던 SBS-TV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는 그녀가 연기자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성숙하는 데 큰 영향을 준 프로그램이다. 배우 한혜진의 후임으로 MC석에 앉은 그녀는 이경규와 김제동 사이에서 프로그램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원래 한혜진이 했던 역할이 출연자의 폐부를 찌르는 과감한 ‘돌직구’ 질문이었다면, 성유리는 애교로 출연자의 마음을 무장 해제시킨 다음 천천히 출연자를 긴장시키는 특유의 화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가수와 연기자가 아닌 인간 성유리의 매력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힐링캠프’를 진행하며 기자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죠(웃음). 초대 손님으로 나왔다가 MC를 하게 됐는데 좀 센 질문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전날부터 잠이 잘 안 오더라고요. 대본을 볼때 그 질문이 나오기 세 장 전부터 떨리는 거예요. 가끔 이경규 선배님이나 김제동 선배님에게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면서 넘기기도 했고요. 확실히 제가 질문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 기자들의 상황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기자분들이 무섭고 따로 인터뷰 훈련을 받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편하게 말씀해주시고 제 말을 알아서 걸러 들어주시는 걸 보고 ‘이제 나도 나이가 많이 먹었나 보다’라는 생각을 해요(웃음).” ‘힐링캠프’를 통해 많은 배우들을 만나며 다시금 연기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배우로서 발을 내딛고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었던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를 다지게 됐던 것이다.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스틸 컷.지치지 않는 신인의 마음으로 “요즘 저만의 느낌으로 이것저것 글을 쓸 때가 있어요. 주로 밤에 감성적인 느낌이 충만할 때(웃음) 잘 써져요. 가끔 수지씨를 여주인공으로 떠올리며 쓰기도 해요. 지금은 가수로서 활동을 안 하니까 가수 후배들을 잘 못 보거든요. 수지씨는 지나치기는 했지만 따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수지씨, 이민호씨와 같이 연기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수지를 선망한다고 하지만 그녀는 1990년대 대한민국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원조 ‘국민 요정’이었다.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없을까? 1990년대 복고 바람이 불며 올해 초 MBC-TV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 핑클 멤버로 출연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당시 영화 촬영이 한창이었던 터라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 굳이 다시 무대에 올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핑클에 대한 환상을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핑클은 여전히 기억 속에만 남아 있다. “촬영장에 가거나 회식 자리에 가면 꼭 핑클 노래를 고르시고는 저한테 넘기세요. 춤으로 때우고, 최대한 빼다가 다들 취하셔서 뭘 불러도 좋아하실 때 살짝 부르곤 해요(웃음).” 성유리의 필모그래피는 또래 배우들과 비교하면 빽빽하지는 않은 편이다. 심사숙고하는 성격 탓에 작품을 고르기까지 시간이 걸려 뜸하게 한 작품씩 하게 됐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힘을 내서 더 많은 작품에 욕심을 낼 생각이란다. 핑클은 핑클이고 성유리는 성유리다. 10년도 더 지난 기억 속에 스스로를 가둘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연기자로서, 한 작품과 한 장면을 고민하는 배우로서, 좀 더 치열하게 삶을 살아갈 뜻을 내비쳤다. “작품에 출연했다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선택이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요즘은 작품이 많이 없기도 하고요. 대한민국 배우들의 연령대를 보면 특히 30대 여배우가 가장 많다고 하더라고요.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는 욕심은 항상 있어요. 앞으로는 좀 더 열심히 연기 활동을 해나갈 생각이에요.”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그 첫발을 뗀 작품이다. 대중이 알고 있는 핑클의 성유리로부터 벗어나 또 한 번 과감한 연기 변신을 통해 연기자로서 진화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어느덧 배우 13년 차. 하고 싶은 연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처럼 그녀는 눈빛을 빛낸다. “프랑스 여배우 마리옹 코띠아르를 좋아해요. 인형같이 생겼잖아요. 그런데 연기를 정말 잘해서 무서웠어요. 특히 ‘라 비 앙 로즈’를 보고 충격을 받았죠. ‘이민자’ 역시 훌륭했고요.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영화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고 기회가 된다면 지금의 모습을 최대한 많이 남기고 싶어요. 나중에 보면 얼마나 좋겠어요. 누군가에게 ‘나 예전에 저랬단다’라고 이야기 해줄 수도 있고요. 그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돼야죠.” 배우 성유리는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배우다. 연예계 데뷔 17년 차, 이제까지 변해온 만큼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해갈 것이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 / 하경헌(스포츠경향 엔터팀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2015.11.27 18:04
화제
2011년 새로운 도약 준비하는 한국장학재단 이경숙 이사장ㆍ“우리나라는 사람이 재산인 나라입니다. ㆍ인재양성, 가장 값진 투자가 아닐까요?” 2009년 5월,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설립된 한국장학재단이 어느덧 설립 1년 8개월을 맞았다.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은 약 80만 명. 든든한 초석을 다지고 2011년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이경숙 이사장을 만났다. 3조 규모 정부보조금 채권 발행하는 학자금 전문 금융기관 단정하면서도 힘 있는 말투, 부드러운 미소 속에서 느껴지는 에너지. 지난 12월 16일, 서울역 앞 한국장학재단에서 만난 이경숙 이사장(67)은 여전한 모습이었다. 지난 2008년, 16년간 몸담았던 숙명여대를 떠나온 그는 한국장학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1년 8개월 동안 재단을 이끌고 있다. “1년 동안 많은 일을 했어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보니 하나하나 새로 시작하지 않은 일이 없었죠. 그동안 80만 명 학생들에게 학자금 대출을, 25만 명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줬어요. 대학 총장으로서 학교에서 했던 일과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학자금 대출과 장학금 수여, 인재 육성 등 비교적 업무는 단순해졌지만 전문성을 요하는 금융 업무가 더해져 새로운 도전이 많았어요.” 한국장학재단은 ‘맞춤형 국가장학제도 구축’이라는 국정 과제의 일환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의지와 능력이 있는데도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겠다’는 철학에 맞춰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을 지원하고 인재 육성을 위한 기틀 마련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국가 학자금 대출사업과 한국학술진흥재단, 한국과학재단 등의 국가장학사업이 하나로 모아졌다. “전체 업무의 80%가 금융 업무예요. 이름이 ‘한국장학재단’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일정 장학기금을 바탕으로 소규모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는 일반적인 장학재단들이 하는 일과 비슷할 거라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재단은 연간 3조5천억원에 달하는 학자금 지원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정부보증 채권을 발행하는 학자금 전문 금융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단순한 재단 업무에서 벗어나 인재육성 지원을 위한 국가 장학금제도를 운영하고 다양한 인재육성 지원제도도 시행하고 있고요. 학생들에게 학자금이나 장학금만 지급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설기관의 기관장은 뭐든 새롭게 만들고 안정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는 자리다. 그럼에도 그는 숙명여대 총장 시절 인정받은 탁월한 운영 감각을 발휘해 온라인 직접대출과 든든학자금제도 등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15개 은행, 5천여 지점에서 시행하던 대출을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직접대출 방식으로 전환했어요. 이를 통해 한 학기에 40만 명에게 학자금 대출을 해주고, 11만5천 명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죠. 각종 부대 수수료를 절감해서 7%대의 학자금 대출 금리를 5.2%까지 내린 것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일입니다. 등록금으로 인한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드릴 수 있게 됐으니까요.” 대출받은 등록금을 갚지 못해 생기는 신용불량자 발생을 방지하는 ‘든든학자금제도’ 도입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현행 학자금 직접대출제도에서는 대출을 받은 학생이 재학기간 중에도 매월 대출이자를 갚아야 한다. 또 졸업 후에 취업이 안 되어 소득이 없더라도 상환기간이 되면 매월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 요즘같이 취업난이 심각한 시기에 원리금을 갚지 못해 생기는 신용불량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면 취업에도 불이익을 받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자녀의 학자금 대출 때문에 부모가 떠안는 부채도 큰 문제. 든든학자금제도는 이러한 현행 학자금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한 제도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대상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을 대출해주고 취직 이후 소득이 발생하면 원리금을 나누어 갚도록 하는 제도예요. 재학 중에는 물론 졸업 후에도 취업을 하기 전까지는 대출 원리금 상환이 유예되기 때문에 학업과 취업활동에 보다 전념할 수 있죠. 자식의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노후를 대비 할 여력도 없이 빚을 짊어졌던 부모님들의 부담도 한층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양한 인재육성 지원사업 통해 사회적 리더 기른다 아직은 ‘이사장’보다 ‘총장’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다는 그다. 30년 넘는 세월 동안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만큼 인재육성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학생들이 지식과 사회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사회에 공헌하고 봉사의 미덕을 함양한 리더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은 그의 오래된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당장 대학만 졸업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잖아요. 사회에 나가서 더 큰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재단이 출범할 때부터 학생들이 지식과 사회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봉사의 미덕을 가진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인재육성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회 저명인사 멘토와 대학생 멘티를 연결시켜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그러한 취지에서 만든 프로그램이에요.” 한국장학재단에서는 좀 더 통합적인 인재육성 지원을 위해 2010년 2학기부터 몇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식과 경험이라는 사회적 자산을 생산적으로 승계한다는 취지로 선배 세대들이 후배들의 멘토가 되어 인재육성에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장학금 수혜 학생들이 베푸는 삶을 통해 봉사의 참된 의미를 아는 지식 봉사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인재육성 사업들을 빠른 시일 내에 궤도에 올려 금융과 인성 양쪽 측면에서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이경숙 이사장의 목표다. 멘토링 프로그램에는 현재 기업 최고경영자와 석학 등 각 분야의 저명인사 100명이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대학생 멘티들은 기업 CEO나 사회 저명인사들과의 멘토링을 통해 취업에 대한 조언뿐 아니라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넓은 시각을 가지게 된다. “처음에는 취업에 도움이 될까 해서 참여했다가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더 큰 꿈을 꾸게 된 친구들이 많아요.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멘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하나 자극이 되지 않을 수 없거든요. 멘토링을 통해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는 멘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뿌듯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눈앞의 취업에 매달리기보다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자기 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저명인사들에게 멘토링을 받은 대학생 멘티들이 어려운 여건의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진로상담과 학습지도를 해주며 멘토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생 지식 봉사단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현재 카이스트와 포항공대 등 이공계 중점 4개 대학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지난 여름방학 때 4개 대학 200명의 학생들과 전국의 고등학생 1천여 명을 멘토와 멘티로 연결해 아주 반응이 좋았어요. 지식 봉사단에 참여한 어느 대학생의 후기를 보니 멘토로서 아이들을 만나며 스스로를 돌이켜볼 시간과 기회를 갖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스스로 부족한 점과 고쳐나가야 할 점을 알았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무척이나 값진 경험이었다고요. 한국장학재단의 인재육성 지원사업은 이제 첫걸음을 뗀 단계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대학들과 이 같은 멘토링 사업을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에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사명이 있기에 빛나는 삶 올 겨울 한국장학재단에는 ‘사명서’ 작성 바람이 불었다. 사명서는 말 그대로 자신의 사명과 삶의 목표를 문서로 작성하는 것. 서로에 대해 알고 좀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이경숙 이사장이 제안한 방법이다. “사람들과 좀 더 빨리 친해지는 방법이에요. 처음 만난 사람과 금방 친해지기 어렵잖아요.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 하더라도 표면적인 관계가 많은데,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왜 사는지,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면 더 가깝게 소통할 수가 있어요.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도와줄 수도 있고요. 사명서에 ‘난 이런 핵심 가치를 가지고 살아요. 난 이런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요’를 적어놓으면 다른 사람과 좀 더 빨리 가까워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알 수도 있고요. 삶에 대한 가치와 사명을 잊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일깨워주는 자명종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경숙 이사장은 사명을 갖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은 인생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말하며 어느 벽돌공의 이야기를 꺼냈다. “벽돌공에게 벽돌로 무얼 하냐고 물었을 때 그저 벽돌을 만들고 있다고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사람들이 기도하는 교회를 짓고 있다고 말하는 이가 있어요. 자신의 사명에 따라 같은 벽돌이 그저 돌멩이가 될 수도, 교회가 될 수도 있는 거예요. 사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와 즐거움을 압니다. 공부든 일이든 사명을 가진 사람들은 눈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요. 우리 재단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그런 사람들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일차적으로 우리 직원 선생님들이 사명서를 작성했어요. 부서별로 액자로 만들어서 매일 보고 노력할 수 있도록. 인생의 목표와 사명을 가지라는 말, 공부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인터뷰 내내 그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와 밝은 빛이 가득했다. 예순일곱.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열정과 에너지 가득한 삶을 사는 이경숙 이사장. 그에게 젊음의 비결을 물었다. “비결이 어디 있겠어요(웃음). 혹시 그렇게 보인다면 제 꿈에 맞는 일을 하고 있는 게 그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사람들에게 비전을 수립해주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통로가 되고 싶어요. 그게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줄 수 있는 삶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가진 것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며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이 재산으로 남아 있어요. 그 재산을 많은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도와줘서 그들이 성공하는 것을 보는 게 제 삶의 보람입니다.” 우리 사회에 좀 더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새해 소망을 밝힌 이경숙 이사장. 그의 소망만으로도 2011년 한 해가 더욱 밝아지는 듯 하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강은호>
2011.01.1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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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 향해 다시 한번 도약하는 ‘만사마’ 정만호ㆍ“함께 있어주지 못해 두 아들에게 미안해요. ㆍ열심히 개그해서 갚아 나갈 겁니다” ‘정만호’라는 이름보다 ‘만사마’라는 별명이 더 유명하다. 2003년 SBS-TV‘웃찾사’에서 ‘동남아 보이스’로 화려하게 데뷔한 후 ‘왜 없어’, ‘싸스’ 등의 코너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개그맨 정만호가 컴백했다. 가수 데뷔와 뮤지컬, 연기 등 외도에 마침표를 찍고 돌아온 정만호.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한 의지로 제2의 전성기를 향해 도약하는 그를 만났다. 다시 돌아온 웃찾사, 오랜 외도 마치고 고향에 돌아온 느낌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얼굴을 가졌다는 것은 개그맨에게 축복 아닌 축복이다. 개구진 표정, 묘한 미소, 독특한 음색, 바라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정만호는 그런 의미에서 운이 좋은 사람이다. 보는 사람은 웃음을 참고 있는데 정작 그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많은 분들이 그동안 뭘 하고 지냈는지 궁금해하세요. 언론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앨범 활동도 하고 뮤지컬도 했어요. 외도를 좀 했죠. 다시 ‘웃찾사’를 시작하고 보니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에요. 이제 다시 차근차근 제 페이스를 찾아가야죠.” 그의 노래 실력은 그동안의 코너들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원래 꿈은 가수’라는 말을 할 정도로 노래를 좋아하는 그는 개그맨 활동을 쉬는 동안 앨범을 3장이나 냈다. 앞으로도 개그를 하며 기회가 닿는 대로 노래할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동안 쉬었던 개그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 원년 멤버와 제작진이 모여 전격 개편을 시행한 ‘웃찾사’의 ‘얼굴마담’이 되다 보니 어깨가 이만저만 무거운 것이 아니다. “모두들 각오가 대단해요. 한창 전성기였던 시청률 30%를 바라보고 있어요. 현재 5%에서 3개월 안에 무조건 12%를 만드는 게 목표예요. 새벽까지 아이디어 회의하고 연습하면서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못 자는데도 힘든 줄 모르는 걸 보니 역시 개그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의 말대로 요즘만큼 개그에 집중한 적이 없던 것 같다. 사실 맨 처음 개그를 시작할 때 ‘개그만이 살 길이다’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2002년도에 한창 드라마 엑스트라를 하고 있었어요. SBS 개그맨 공채 공고를 보고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에 시험을 봤는데 최종까지 한번에 통과가 됐어요. 마지막 심사에서는 무대에 올라가 고개를 들자마자 ‘타고난 외모’ 덕분에 심사위원들이 ‘빵’ 터졌죠. 개그맨 시험을 많게는 50번도 넘게 본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굉장히 운이 좋았어요.” 하지만 고생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공채 개그맨이 됐으니 이제 방송에 나가겠구나’라는 희망은 산산이 무너진 채 대학로 공연장에서 3년 동안 혹독한 트레이닝을 치렀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 방송국이에요. 김태현, 김신영, 윤택 등 잘나가는 동기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죠. 그땐 정말 개그에 미쳐 살았어요.” 17세·10세 두 아들의 아빠,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해 3년간의 트레이닝 기간 동안 힘들었던 건 그 자신뿐만이 아니었다. 한 가정의 가장인 동시에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두 아들의 아빠인 그가 생활비를 가져다주지 못하는 미안함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개그맨 하기 전에 6년 동안 중국집을 하면서 모아뒀던 돈을 대학로에서 3년 동안 트레이닝을 하며 다 써버렸어요. 무능력한 가장에게 한 소리 할만도 한데 잔소리도 안 하고 묵묵히 지켜보면서 기다려준 아내에게 지금도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요.” 서른넷인 그에게는 현재 열입곱 살과 열 살짜리 아들이 있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갑자기 아이를 갖게 돼 어린 나이에 가정을 꾸리게 된 사연이 공개돼 한동안 화제가 됐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나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들을 아버지 호적에 올리고 공장 노동자와 오토바이센터 기술자, 중국음식점 운영 등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누구보다 가정의 소중함을 깨달은 그다. 그때의 경험은 그 무엇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직업을 가지게 된 밑바탕이 되었다. “열일곱에 큰애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벌써 열일곱 살이 됐어요. 빠르면 쉰 살 안에 할아버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 아이들한테는 항상 미안하죠. 아이들 방학인데 함께 놀아주지도 못하고…. 얼마 전에는 아이들이 물놀이 가자고 조르더라고요. 그런 말이 나오기 전에 제가 먼저 해줬어야 했는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어요. 한창 예민한 사춘기 때 아빠와 시간을 보내고 싶을 텐데 요즘엔 회의하고 연습하느라 집에도 잘 못 들어가거든요. 집에 들어갈 때마다 애들이랑 게임이나 목욕도 같이하고 애정표현도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해요. 뽀뽀도 자주 해주고 TV 볼 땐 항상 안고 있어요. 가족간에 스킨십이 중요하잖아요.” 아이들 방학이 끝나기 전에 가족과 함께 휴가라도 다녀와야 할 텐데 요즘 같아선 그럴 여유가 없다. 열심히 해서 다시 왕성하게 활동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다. 아직 결혼식도 올려주지 못한 아내에겐 더더욱 미안한 마음이다. “가족들에겐 앞으로 살면서 평생 갚아야 할 것들이 많아요. 항상 사랑하고, 항상 미안하고, 항상 존경하며 더 노력해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가 될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해 나갈 생각이에요. 열심히 개그를 하는 것도 그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스타가 되고 유명해지면서 스스로 자만했다”라고 솔직히 말한다. 전성기 시절 승승장구하며 머릿속에 생겨난 엄청난 거품과 자만심이 헝그리 정신을 잊게 하고 초심을 잃게 했다는 걸 이제는 알았다.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개그맨, 아이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지켜봐주세요.”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훈>
2009.09.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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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광수 생각’ 주연 맡은 김동현의 힘찬 도약김혜수의 동생으로 더 유명한 배우 김동현. 그가 연극‘광수 생각’에서 생애 첫 단독 주연을 맡았다. 주인공 ‘광수’ 역할에 푹 빠져 살 수 있어서 무척 행복하다는 김동현. 그가 말하는 진짜 배우로서의 삶과 사랑하는 가족 이야기소극장 공연의 매력에 푹~ 빠졌답니다! 배우 김동현(34)이 연극 ‘광수 생각’을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서울 대학로 상상아트홀 무대에서 공연되는 연극 ‘광수 생각’에 출연하고 있는 김동현. 그는 이제야 조금‘연기’가 무엇인지, ‘배우’를 왜 하는 것인지 알 것 같다고 말한다. “저는 이번 연극을 하면서 ‘연기’란 가슴에 있는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소극장 공연에서는 배우의 진실성이 없으면, 감동을 줄 수가 없더라고요. 연기가 그런 것인 줄 처음 알았어요.” 연극 ‘광수 생각’은 동명 원작 만화를 각색한 것으로, 가족과 부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가 이 연극을 선택한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연출자 김민교와 탄탄한 시나리오, 그리고 좋은 배우들 때문이었다. “워낙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내용이 정말 감동적인 게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연출자 김민교씨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분이거든요, 평소에 김민교씨가 연출하는 공연이면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함께하는 배우들도 실력이 있어서 제가 이 연극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어요. 오히려 제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태어나서 처음 서보는 소극장 무대. 처음 극장에 들어섰을 때는 공연장이 너무 작아서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느낌은 잠시뿐. 막상 연습이 시작되고, 공연을 올리니 갑자기 공연장이 너무 커 보이더란다. “사람들이 공연장에 꽉 들어찼는데, 공연장이 그렇게 커 보일 수가 없는 거예요. 오히려 지금보다 더 컸으면 자신이 없어서 못했을 것 같더라고요. 지금은 공연장이 익숙해져서 집보다 더 편안하다니까요(웃음).” 처음 소극장 무대에 서본 그가 적응하기 힘든 부분은 또 있었다. 바로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곳에서 관객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족들이 공연을 보러 왔을 때는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번은 누나, 어머니, 독일에서 온 이모, 지인들이 연극을 보러 왔다. 맨 앞줄에 앉아 있는 가족들을 바라보는 게 얼마나 쑥스럽던지, 왠지 모르게 부담이 되고 연기에 자신이 없어지더란다. 하지만, 그런 부담은 얼마 안 돼서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관객에 대한 부담은 나 자신에게 마이너스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스치듯 지나가더라고요. 이제는 객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랑 눈이 마주치면, 서로 웃으면서 눈인사를 하는 등 그 상황을 즐기게 됐어요. 이제는 무대 위가 정말 편안하고 부담이 없어요. 지금은 소극장 공연의 매력에 완전 빠져버렸다니까요.” 이번 연극은 김동현이 처음으로 단독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부담과 책임감이 남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주연 배우가 방향을 잘 못 잡으면 큰일인데’라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 하지만 기우였다. 주연배우도 전체 연극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 “처음에는 주연이라는 부담감이 컸는데, 공연이 시작되고 보니 주연배우라는 인식이 없어졌어요. 이 연극에 출연하는 배우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극을 이끌어가거든요. 제가 주연이라고 남다를 것도 없고, 돋보이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그런 생각 자체가 바보 같은 거예요. 소극장 공연은 배우와 관객이 서로 극을 이끌어가죠.”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누나 이야기 연극 ‘광수 생각’은 가족에 대한 사랑을 그린 따뜻한 내용이다. 평소 엄마와 형제들과 그 누구보다 각별한 김동현. 하지만 그에게 아버지는 여전히 어렵고 엄한 존재다. “엄마한테는 ‘사랑해’라는 말도 자주 하고, 정말 친하게 지내요. 또 형이나 누나들하고도 자주 만나서 밥도 먹고, 무척 친하거든요. 하지만, 아버지에게는 쑥스럽고 창피해서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그래도 이제는 이 연극이 끝나기 전에 아버지를 한번 모시고 싶어요. 그리고 용기를 내서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해보고 싶고요.” 그에게 형제는 형, 큰누나, 작은누나, 동생까지 총 5명이다. 특히 톱 배우로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김혜수는 그에게 사랑하는 누나이자, 동시에 존경하는 연예계 대선배이기도 하다. 때문에 김혜수가 그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데뷔한 지도 꽤 되었건만 김동현에게 ‘김혜수의 동생’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붙어다닌다. 배우라면 무엇보다 나만의 타이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다. 부담으로 다가올 법도 한데. “누나는 워낙 연기를 잘해서 큰 배우가 된 거고 나는 그렇지 못해서 이러고 있죠(웃음). 그렇지만 작은 그릇에 만족하고 있어요. 작은 그릇도 나름의 쓰임새가 있잖아요. 누나에게는 민폐만 끼치지 않으면 다행이에요.” 철모르던 시절 술 먹고 싸우기도 하고 파출소에 드나들기도 했다. 그런 말썽꾸러기에게 연기를 해보라고 권한 건 누나 김혜수였다. “누나가 학교에 들어가서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워보라고 했어요. 진짜 창피한 이야기인데요, 삼수 해서 대학을 갔거든요. 대학 갈 때 필기도구를 처음 사봤어요. 대학 가면 열심히 하라고 누나가 교보문고에 가서 사줬어요.” 누나는 어릴 때부터 그의 롤 모델이기도 했다. 누나가 태권도를 배우는 것을 보고 그도 배우기 시작했다. 언제나 누나와 비슷한 일, 비슷한 목표를 세워왔다. “누나는 저한테는 큰 힘이 되어주는 기둥이에요. 배우로서도 정말 존경합니다. 한집에서 함께 산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지요. 다른 분들은 절대 모르는 김혜수를 볼 수 있잖아요(웃음).” 평소에는 마냥 좋은 누나지만 충고를 할 때는 따끔하게 한다. 특히 ‘배우의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카리스마 넘친다. 배우로서 잘못한 일이 있으면 정신 바짝 차릴 수 있도록 혼을 낸다. “배우는 늘 몸을 아껴야 한다고 말해요. 한번은 제가 운동하다가 다리와 팔이 부러진 적이 있어요. 누나한테 엄청 혼났죠. ‘몸을 함부로 놀리는 애가 무슨 배우냐. 때려치워!’라고 말이죠.” 그는 이번 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누나도 공연을 한 번 보더니 동생이 열심히 노력했는지를 알아보는 듯했다. “‘무대에 있는 네 모습이 정말 멋지다. 이제 진짜 배우 같다’고 칭찬하더군요. 무엇보다 누나에게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가장 기뻤어요. 다른 사람들의 백 마디 칭찬보다 누나의 한 마디 칭찬이 힘이 되더라구요.” 누나는 가족이자, 좋아하는 배우이자, 존경하는 사람이다. 언젠가는 누나에게 받은 은혜를 갚고 싶다. 그동안 누나 덕을 보기도 했다는 그는 굳이 부정하지 않는다. “수많은 연기자 지망생들을 보고 느꼈어요. 지금까지는 누나 덕분에 편한 길로 왔어요. 앞으로가 더 중요할 거예요. 누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동생으로 살고 싶어요.” 요즘 ‘연극 무대를 준비하는 노력을 좀 더 빨리 시작했더라면’ 하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좋은 기회를 잡았으니 말이다. 왠지 모르게 잘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대학로에 멋진 공연장을 갖는 게 꿈 원래 공연을 좋아했다는 김동현. 수많은 연극 작품들을 보러 다녔던 대학로는 그에게 아련한 추억과도 같은 곳이다. 대학로는 포장마차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고 있어도 처량하기보다는 ‘시적인 발상’이 나오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 그리고 대학로에서 숨 쉬며 살고 있는 ‘배우’라는 이름의 모든 사람들이 친구 같고, 가족같이 느껴진다. 돈이 없어도 행복한 이름이 바로 ‘배우’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한창 공연을 보러 다닐 때 제 꿈은 대학로에 이런 공연장을 하나 갖는 것이었어요. 20대에는 술만 마시러 다니면서 정말 엉망으로 살았어요. 워낙 차를 좋아해서 돈이 생기면 좋은 자가용이나 오토바이 사서 타고 다녔고요. 말로만 ‘공연장’을 산다고 했지, 실천은 안 했던 거죠. 하지만 다시 그 꿈을 꿔보고 싶어요. 대학로의 좋은 공연장을 하나 사서 마음이 맞는 좋은 연출자와 함께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을 올리는 게 지금 제 꿈이에요.” 김동현은 흥청망청 살아왔던 20대를 후회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왜 그렇게 살았을까 후회막급이다. 하지만 ‘극장을 갖고 싶다’는 꿈이 점점 구체화돼가면서 허세 부리며 살던 과거의 소비 습관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라졌다. 요즘 김동현은 차를 버리고,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닌다. 불편할 것도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고, 걷는 운동도 하고 있다.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기니까, 비싼 밥이 아니어도, 좋은 차가 없어도 배가 부르다. 공연장 옆에는 마음대로 연습을 할 수 있는 연습실도 하나 만들고 싶다. “공연장을 갖고 싶다는 꿈이 이제 확고해졌어요. 김민교라는 좋은 연출가가 제 꿈에 한 계단 다가설 수 있게 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고요. 저도 무대에서 좋은 작품 올리는 데 중요한 한몫을 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연극 보러 갈래?’라고 말하면서 제 공연장을 찾는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상상만 해도 설렙니다.” 과거 그는 ‘연기’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서 심한 우울증으로 1년 반 동안 연기를 그만둔 적이 있다. 정극 연기를 꿈꾸었던 그에게 매일 ‘코믹 연기’만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딜레마에 빠져 있던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문희경과 김민교’ 두 사람이다. 문희경은 김혜수의 소개로 만난 뮤지컬 배우로 연기의 딜레마에 빠져 있던 김동현에게 연기에 대한 잡념을 없애준 사람이고, 김민교는 연극 ‘광수 생각’을 통해 확고한 ‘꿈’을 갖게 해준 사람이다. 김동현은 이 두 사람을 가리켜 “올해 내 인생 최고의 복”이라고 밝혔다. 이들 덕분에 김동현은 ‘배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코믹 연기든, 버라이어티든, 개그 프로그램이든 할 수만 있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다시 한번 끼를 펼치고 싶다. “탤런트, 배우라는 직업이 그런 것 같아요. 영화, TV, 공연 등 어떠한 무대가 주어져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진정한 배우고, 탤런트겠죠. 답이 너무 간단했는데, 그걸 이제야 깨달았어요.” 무의미하게 세월을 낭비했던 20대를 보내고, 미래를 계획하고 ‘공연장’을 갖겠다는 멋진 꿈을 꾸고 있는 30대 중반의 김동현. 이제 ‘김혜수의 동생’이라는 꼬리표 대신, 배우 ‘김동현’이라는 이름으로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훈
2008.12.1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