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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경연예연구소] 요즘 드라마, ‘1인2역’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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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경연예연구소] 요즘 드라마, ‘1인2역’은 기본

      배우 박보영이 1인2역에 나서는 tvN 새 주말극 ‘미지의 서울’ 포스터. 사진 tvN 1인2역은 이제 기본이 됐다. ‘한 명 출연료로 두 명의 배우를 쓸 수 있다’는 등의 농담도 이제는 잘 통하지 않는다. 비슷한 캐릭터로 여러 서사를 변주할 수 있고,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도 배가된다. 지금 안방극장은 1인2역이 스타의 등용문이 됐다. 배우 박보영이 1인2역에 나서는 tvN 새 주말극 ‘미지의 서울’의 주요 장면. 사진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후속으로 오는 24일 첫 방송 되는 tvN 새 주말극 ‘미지의 서울’에서는 배우 박보영이 1인2역으로 등장한다. 그는 극 중에서 쌍둥이 자매 유미지와 유미래를 연기한다. 드라마는 얼굴 빼고는 모든 처지가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비밀을 만들고, 그 여정에서 서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박보영은 극 중 일란성 쌍둥이로 일용직 근로자로 낙천적인 삶을 사는 미지와 똑똑한 완벽주의자지만 인생의 벼랑 끝에 선 미래를 함께 연기한다. SBS 금토극 ‘귀궁’에서 이정 역을 연기 중인 배우 김지훈. 사진 SBS 실제 박보영은 각각 미지와 미래 그리고 미지인 척하는 미래와 미래인 척하는 미지 등 실질적으로는 1인4역의 설정을 보여준다. 여기에 각각의 상대역으로 박진영, 류경수가 캐스팅돼 러브라인 역시 두 명의 남자배우와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SBS 금토극 ‘귀궁’에서 악귀에 잠식당한 군주 이정 역을 연기 중인 배우 김지훈. 사진 SBS 비슷한 시간대 방송되는 SBS 금토극 ‘귀궁’에는 김지훈이 사실상 1인2역으로 열연 중이다. 극 중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강성한 나라를 꿈꾸는 개혁 군주 이정 역을 연기한 김지훈은 초반 선함과 영특함을 보이다 중반 이후부터 팔척귀에 잠식당하며 다른 인물이 되고 있다. 그는 악귀에 빙의돼 미쳐가는 모습을 리얼하게 연기하며, 팔척귀가 깨어나지 않을 때는 팔척귀로 인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인 인물을 그린다. 같은 인물이지만 빙의의 코드를 통해 전혀 다른 성격의 인물을 연기하는 셈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 역을 연기한 배우 아이유. 사진 넷플릭스 이러한 ‘1인2역’ 코드는 올해 안방극장에서 흥행의 요소로 크게 들어서고 있다. 상반기 인기작품이었던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와 JTBC ‘옥씨 부인전’에 모두 1인2역이 등장했다. 아이유는 꿈꾸는 문학소녀 애순과 그의 뒤를 묵묵히 지키는 관식의 삶을 다뤘던 작품에서 애순의 젊었을 때 모습과 중년 애순(문소리)이 낳은 금명을 연기했다. 애순의 순수함과 천진함 그리고 삶에 찌들면서도 결기는 잊지 않는 금명의 묵직한 모습을 한 번에 그려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금명(오른쪽) 역을 연기한 배우 아이유. 사진 넷플릭스 ‘옥씨부인전’에서는 추영우의 1인2역이 빛났다. 그는 명문 대감댁의 기녀에게서 나온 서자로 송서인이라는 삶을 살다 전기수가 된 천승휘 그리고 주인공 옥태영(임지연)과 혼인한 양반댁 맏아들 성윤겸 등 두 사람을 연기한다. 예인과 양반의 다른 느낌을 신예 추영우가 극적으로 다르게 그리면서 추영우는 상반기 크게 주목받은 연기자가 됐다. 1인2역의 코드는 과거 동화 ‘왕자와 거지’처럼 닮은 사람이 서로 처지를 바꾸는 서사를 꾸며내며 극성을 만들어내는 전통적인 서사로 꼽혔다. 주로 우리나라에서는 ‘미지의 서울’처럼 쌍둥이 형제의 설정으로 많이 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빙의나 다중인격 등 긴장감을 주는 설정이 장르물을 중심으로 도입되며 그러한 상황에서 성격이 갈라지는 인물도 많이 등장했다.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 송서인 역을 연기한 배우 추영우. 사진 JTBC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다른 삶에 대해 시청자들이 갖는 호기심이 투영된 작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설정은 서사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고, 복합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 데 좋다”면서 “최근 ‘평행우주’처럼 한 인물이 다른 삶을 살아보는, 마치 게임 같은 서사를 시청자들에게 부여한다”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 성윤겸 역을 연기한 배우 추영우. 사진 JTBC 드라마평론가인 충남대 윤석진 교수는 “일단 쌍둥이나 부모처럼 혈육을 묘사하는 ‘1인2역’과 빙의, 다면적 캐릭터로서의 ‘1인2역’은 다르게 봐야 한다‘면서 ”전자의 경우는 핏줄의 연속성을 보여주기 위한 측면이 있고, 후자에는 인간의 감정적인 양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장치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 평론가는 입을 모아 “이러한 1인2역의 코드 역시 배우들의 연기력이 받쳐줘야 하는 설정”이라며 “배우의 입장에서도 한 작품에서 여러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흥미로운 형식”이라고 짚었다.

      하경헌 기자 2025.05.20 16:30

    • 박군, 드라마 ‘당신의 맛’ 깜짝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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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군, 드라마 ‘당신의 맛’ 깜짝 출연

      박군. 토탈셋 트로트 명가 토탈셋의 박군이 안방극장에 깜짝 출연한다. 박군은 20일 방송되는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당신의 맛’(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쇼트케이크, 크리에이터 한준희, 극본 정수윤, 연출 박단희) 4회에 카메오로 등장한다. ‘당신의 맛’은 식품 기업을 물려받기 위해 작은 식당을 인수 합병하는 ‘레시피 사냥꾼’이 된 재벌 상속남 한범우와 전주에서 간판도 없는 원테이블 식당을 운영 중인 똥고집 셰프 모연주의 전쟁 같은 키친 타카 성장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강하늘, 고민시, 김신록, 유수빈, 배나라, 홍화연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극중 박군은 자신의 모습 그대로 담아낸 가수 박군 역으로 출연해 작품에 색다른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예능과 무대 등을 통해 때로는 친구 같고 때로는 아들 같은 친근함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박군이 ‘당신의 맛’을 통해 어떤 활약을 선보일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박군이 카메오로 나서는 월화드라마 ‘당신의 맛’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 10시 ENA에서 방송되며 본 방송 이후 지니 TV와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보기 가능하다.

      안병길 기자 2025.05.20 12:31

    • “한국 드라마가 위기다” 특별법 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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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드라마가 위기다” 특별법 제정 촉구

      지리산 뱀사골에서 드라마 ‘지리산’을 촬영하는 제작진들. 경향신문 자료사진 산업 주체 상생 위한 특별법 제정 필요성 제작사 “편성 불확실성·자금 회수 리스크” 정치권 “행정·입법 권한 활용해 실질 개선” 한국 드라마가 위기에 빠졌다는 공감대와 함께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화가 논의됐다.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K-드라마 산업 제도 개선 및 정책 제안 간담회’가 열렸다.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 후보 직속 K-문화강국위원회·잘사니즘 문화예술위원회, (사)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기헌·김준혁 의원, 이우종 위원장, 송병준 협회장 등 주요 인사와 드라마 제작사 대표들이 참석해 정책 대안을 모색했다. 이기헌 의원은 정부 차원의 제도적 개입과 산업 주체 간 상생을 위한 대타협을 강조하며 “드라마산업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준혁 의원은 한국 드라마의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역설하며 “글로벌 자본 중심 제작 환경에서 산업을 지키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편성 축소 수익구조 악화 출연료 급등 광고 규제 등이 현장의 복합적 위기 요인으로 지목됐다. 제작사들은 편성 불확실성 유통 지연 자금 회수 어려움으로 인한 구조적 리스크를 집중 제기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정책 과제를 체계 발표했다. 자유발언 시간에는 제도적 개선 방향과 국회·정부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산업계와 정치권이 정기 소통 협력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우종 위원장은 “드라마 산업 양극화와 글로벌 OTT 자본 영향에 대응하려면 정부가 명확한 정책 신호를 줘야 한다”며 “여당이 되면 행정·입법 권한을 활용한 실질적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병준 협회장도 “관행적 지원을 넘어서는 대담한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며 “지금이 바로 K-드라마 산업의 구조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국회와 산업계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실행 가능한 정책 해법을 논의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향후 제도화와 정책 반영을 통해 드라마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선명 기자 2025.05.20 08:56

    • 살라흐, EPL 남은 단 한 경기에서 호날두, 메시급 드라마 쓸까

      축구

      살라흐, EPL 남은 단 한 경기에서 호날두, 메시급 드라마 쓸까

      모하메드 살라흐가 20일 영국 브라이턴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전에서 손가락으로 뭔가를 가르치고 있다. 로이터 리버풀 간판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흐(32)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에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고 있다. 살라흐는 20일 잉글랜드 브라이튼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전에서 리버풀 통산 400번째 출전이라는 이정표를 세웠지만, 골이나 도움이 없었다. 그는 지난 3월 8일 사우샘프턴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시즌 27골 17도움 등 총 44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EPL 최다 기록인 47개(앨런 시어러·앤드루 콜)에 3개 차다. 이후 살라흐 발끝은 다소 침묵했다. 최근 8경기에서 단 1골 1도움에 그쳤다. 현재 시즌 28골 18도움(46개 공격포인트)이다. 한 경기만을 남겨둔 현재 그는 여전히 EPL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기회를 쥐고 있다. 오는 26일 홈인 안필드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리그 최종전이 열린다. 살라흐가 1개 이상 공격포인트를 추가할 경우 EPL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의 기록을 쓰게 된다. 그는 이미 단일 시즌 38경기 체제 기준 최다 공격포인트(45개)를 달성하며, 2022-23시즌 엘링 홀란(44개)과 2002-03시즌 티에리 앙리(44개) 기록을 뛰어넘었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그 도움왕 공동 기록(20개, 앙리·데브라위너)도 2개 차다. 프리미어리그 시즌별 최다공격포인트 기록 선수. BBC 득점왕 등극은 사실상 확정이다. 현재 살라흐는 리그 28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2위 알렉산더 이삭(뉴캐슬·23골)과는 5골 차다. 이대로 시즌을 마무리할 경우, 살라흐는 EPL 개인 통산 네 번째 골든부트를 차지한다. 이 부문에서 앙리와 함께 최다 득점왕 공동 1위에 오르게 된다. 리버풀 소속 시즌별 모하메드 살라흐 프리미어리그 득점. BBC 살라흐는 ‘유럽 골든슈’ 경쟁에서도 아직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포르투갈 리그 득점왕 빅토르 규오케레시(스포르팅)가 시즌 39골로 현재 1위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리그 강도에 따른 가중치(2.0점)가 부여된다. 살라흐가 최종전에서 멀티골 이상을 기록한다면 역전극도 기대해볼 수 있다. 리버풀 입단 이후 살라흐는 공식 400경기에서 244골 110도움을 기록했다. 총 354개 공격포인트로, 경기당 평균 0.88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다. 2006-07시즌 이후, 유럽 5대 리그에서 단일 시즌 50개 이상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는 단 4명뿐이다. 리오넬 메시(3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회), 루이스 수아레스(1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1회)다. 살라흐가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1골 1도움을 추가할 경우, 이 엘리트 그룹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다. 또한 그는 유럽 5대 리그 기준으로, ‘한 경기 내 득점 및 도움 동시 기록’ 부문에서 총 49회를 기록 중이다. 이 역시 메시(102회), 호날두(65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살라흐는 최근 우승 확정 직후 “곧 기록을 깨고 싶다. 그것이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말했다. BBC는 “EPL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개인 시즌에 살라흐가 마지막 90분에 축구사의 또 다른 장면을 장식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2025.05.20 07:44

  • 주간경향

    • 드라마인가, 공연 실황인가…화제의 ‘정년이’

      문화/과학

      드라마인가, 공연 실황인가…화제의 ‘정년이’

      tvN 드라마 흥행몰이…‘판소리 뮤지컬’ 보는 듯 즐거움 선사 가진 건 없지만 타고난 소리꾼 정년(오른쪽·김태리 분)과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수재 소리꾼 영서(신예은 분)의 대결을 축으로 펼쳐지는 드라마 <정년이> / tvn 제공 판소리 천재 소녀가 여성국극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tvN 드라마 <정년이>에는 주인공 윤정년(김태리 분)이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엉겁결에 <춘향전>의 방자 역을 맡게 된 그는 책을 읽듯 대사를 읊는다. “자아, 도오련님, 이것이,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경멸하는 표정으로 정년을 바라보는 국극단의 엘리트 영서(신예은 분). 갑자기 능글맞은 미소를 짓더니 어깨를 들썩인다. “자 도련님, 이것이 제가 아까 말씀드린 삼남에서 제일가는 광한루올시다.” 바지춤을 추켜올리고 발을 방정맞게 구르는 것이 영락없는 방자다. “내일부터는 지대로 해낼랑 게”라고 말하는 정년에게 영서는 차갑게 답한다. “어떻게 할 건데? 내가 보여준 방자를 흉내 낼 거야?” 공연까지 남은 기간은 열흘. 윤정년은 자신만의 방자를 찾아내 연기할 수 있을까.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배우에 도전하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정년이>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여성국극은 여성 소리꾼이 여성과 남성 역할을 모두 소화하는 창극의 한 갈래로 춤과 연기의 비중이 큰 ‘판소리 뮤지컬’이다. <정년이>의 전국 시청률(닐슨 코리아 집계)은 지난 10월 12일 첫 화 4.8%로 출발해 2~3화에서 약 두 배로 뛰더니 10화엔 14.5%로 같은 시간대 전 채널 중 1위를 기록했다. 유튜브 등 각종 플랫폼에서의 영상 누적 조회수는 약 4억2000만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검색 및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의 인기도 집계에서도 11월 1·2주차 연속 1위다. <정년이>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화제인 이유는 뭘까. 배우들의 열연과 수준급 국극 무대, 여성들의 다채로운 성장 서사가 이 드라마의 힘이다. ■여성 배우들의 연기 차력쇼 드라마 주무대인 ‘매란국극단’의 연구생(연습생) 공연 날, 방자 연기를 고민하다 자취를 감췄던 정년은 공연 직전에야 나타나 합류한다. “히야~ 워메 워메! 아따 도련님, 멋들어져 갖고 그냥 넋이 홀~딱 빠져불겄쏘잉.” 그가 찾은 방자는 ‘관객을 웃기는 광대’. 익살스러운 표정과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는다. <정년이>는 한마디로 여성 배우들의 ‘연기 차력쇼’다. 차갑고 도도한 영서가 한순간에 <춘향전> 속 방자로 변신해 눈알을 떼굴거리는 장면, 정년이가 결국은 방자에 몰입해 연기 또한 천재임을 증명해 보인 장면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정년과 영서는 이후 <자명고>의 남자 악역 ‘고미걸’, 평강공주 설화의 ‘온달’ 등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선보이며 현란한 연기 대결을 펼친다. 여성국극계의 ‘왕자님’ 문옥경(정은채 분)이 선보이는 다양한 남성성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신이 발굴한 정년에겐 부드럽고 따뜻한 ‘키다리 아저씨’인 그는 <자명고> 속 호동 왕자로서는 강인하고 박력 있는 남성상을 그린다. 배우들은 실제 ‘차력’에 비견될 만큼의 땀을 흘리기도 했다.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배우 김태리와 신예은은 오랫동안 판소리를 연마했다. 매란국극단의 간판스타로 분한 배우 정은채, 김윤혜(서혜랑 역) 역시 수준급의 판소리, 발림(소리꾼의 몸짓), 무용을 선보인다. 제작진은 국극 무대 연출자를 따로 두고 국극만 4~5차례씩 별도로 촬영했다고 한다. <춘향전>, <자명고>, <바보와 공주> 등 드라마 속 국극을 묶은 영상 클립엔 “드라마인가, 공연 실황인가”, “방구석에서 돈 안 내고 국극 공연을 보는 수준”, “국극이라는 잊힌 예술을 부활시켰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판소리와 춤, 화려한 무대 세트와 의상 등의 풍성한 볼거리에 시청자들이 호응한 것이다. 극중극을 10~20분씩 과감하게 배치했지만 정년, 영서, 옥경, 혜랑 등의 인물이 서로의 연기에 감탄하거나 실수를 만회해 주는 등의 장치가 쉴 새 없이 이어져 지루하지 않은 것도 미덕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국극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로 그냥 보고 들으면 재미없었을 판소리, 연기 등의 세부적 요소들을 인물 간 대결 구도 등을 통해 드라마화했다”라면서 “여성국극의 매력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무대를 재현한 점이 이 작품의 큰 힘”이라고 말했다. 남자 주연 역할을 도맡아 여성국극계의 ‘왕자님’으로 불리는 옥경(정은채 분)은 여성팬들을 거느린 스타로 그려진다. tvn 제공 ■케미 다채롭지만… 다채로운 여성 서사도 인기 요소다. 정년의 라이벌 영서는 ‘득음’을 위해 목을 혹사하는 정년을 말리며 말한다. “내가 왜 이렇게 죽을힘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는 건데. 난 네가 최고의 상태일 때 싸워서 이길 거야.” 목이 망가져 국극을 포기한 정년이 돌아오도록 설득하는 인물도 영서.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를 넘어서 서로를 자극하고 성장시키는 여성 라이벌 서사다. 정년이 국극단에서 한때 쫓겨나면서까지 보호하려 했던 ‘절친’ 주란과의 관계 역시 단순하지 않다. “난 네가 무서워. 네가 또 역할에 지나치게 몰입해 버릴까봐. 그럴 때 넌, 네 역할도 잡아먹어 버리고 상대역도 잡아먹어 버리고, 남는 건 윤정년 너밖에 없어.(주란·우다비 분)” 주란은 오디션 파트너로 영서를 택하면서 정년에게 좌절을 안기고, 이후 조급해진 정년은 서혜랑이 놓은 덫에 걸려 목소리를 망치게 된다. 조혜영 영화평론가는 “그간 여성의 성장을 다룬 드라마에선 남성 캐릭터가 뛰어들어 로맨스가 만들어지거나 조력 관계를 형성하는 패턴이 있었는데 드라마 <정년이>는 그런 것 없이도 여성들 간의 흥미로운 관계를 얼마든지 역동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다만 여성국극을 전면에 내세웠으면서도 1950년대 전성기를 누린 여성국극이 의미하는 바는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평도 나온다. 조 평론가는 “전쟁에 나간 남자들을 대신해 가정경제를 일으켜야 했던 1950년대의 여성들은 기존의 성 역할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는 시대를 살았다”며 “국극 무대에서 여성들이 다양한 남성성을 보여준 것처럼 당시 여성의 일상도 무대와 다르지 않았으며, 일상과 무대는 서로 연결돼 있다는 걸 보여주는 내용이 원작엔 있었으나 드라마에선 생략됐다”고 지적했다. 원작 웹툰 속에서 정년과 동성 연인으로 발전하는 ‘부용’, 남장 여자로 살아가는 ‘고사장’을 삭제하면서 당대의 ‘무대 밖’ 여성 이야기도 함께 지워졌다는 얘기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 역시 “여성국극에 환호할 수밖에 없었던 전후 시대 평범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기지 않은 점이 아쉽다”면서 “배우들의 열연과 정년이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관계는 흥미로우나 드라마를 통해 무엇을 얘기하려고 하는지 초점이 불분명해 보이는 한계는 있다”라고 말했다.

      송윤경 기자 2024.11.18 06:00

    • 낯섦과 익숙함 사이…‘대치동’ 드라마·영화가 늘어난다

      문화/과학

      낯섦과 익숙함 사이…‘대치동’ 드라마·영화가 늘어난다

      ‘일타 강사’ 이어 최근 드라마 ‘졸업’· 영화 ‘대치동 스캔들’ 잇달아 드라마 <졸업>에서 극 중 대치동 학원 국어과 강사인 서혜진(정려원 분)이 강의하고 있는 장면 / tvN 제공 “대한민국 다 무너져도 저 욕망이 남아 있는 이 동넨 절대 안 무너질 거거든.” 지난 6월 30일 종영한 tvN 드라마 <졸업> 1화, 남자 주인공 이준호(위하준 분)와 ‘대치동 친구들’의 술자리. 결혼을 앞둔 한 친구가 강남 밖에 신혼집을 알아본다는 말에 준호의 가까운 친구 최승규(신주협 분)는 ‘안면몰수’하고 부모의 집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라도 대치동에 남아야 한다는 말과 함께 서울대 과점퍼를 입은 이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한다. <졸업>의 공간적 배경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다. 여자 주인공 서혜진(정려원 분)은 대치동 학원의 국어과 강사로 ‘등급 올리는 귀신’이라 불릴 만큼 잘나가는 강사다. 준호는 고등학교 1학년 첫 모의고사에서 8등급을 받았지만, 혜진의 수업을 받으며 1등급까지 오른 ‘기적’적인 인물.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니다가 혜진이 있는 학원에 강사로 들어오면서 드라마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주요 이야기로 풀어낸다. “<봄밤>(2019)과 같은 로맨스 드라마인 줄만 알았는데 마지막 회를 보니까 <하얀거탑>(2007)에 가깝더라고요.” 드라마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졸업>을 연출한 안판석 PD의 이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대치동 학원가에서 자기 영역을 확장하고 더 높은 탑을 쌓고 싶은 강사들의 욕망과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경쟁과 배신, 한편으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인간적 고민 등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그랬다. 실제 두 사람의 로맨스 서사 이외에 드라마 배경, 등장인물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컸다. 이 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은 6.6%(최종회). 시청률 측면에서 성적이 눈에 띄진 않았지만, 정려원은 지난 6월 3주 연속 화제성 배우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올랐고, 극 중 학교 교사 출신 국어 강사 표상섭(김송일 분)의 무료 강의 장면은 ‘현실 고증’이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으며 실제 일타 강사들이 언급할 정도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였다. 이 장면은 유튜브에서 tvN 드라마 공식 계정 기준 2주 만에 조회 수 10만여회를 기록했다. ■욕망과 갈등이 자라는 곳···‘대치동’ 드라마·영화들 줄이어 <하얀거탑>이 대형병원의 속살을 드러냈다면 <졸업>은 주인공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대사와 행동을 통해 ‘대치동이 어떤 곳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 최근 ‘대치동’을 콕 집어 배경으로 삼은 드라마와 영화가 늘고 있다. 지난해 방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의 한 장면 / tvN 제공 앞서 지난해엔 전도연·정경호 주연의 드라마 <일타 스캔들>(tvN)이 최종회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다. 고소득을 올리면서 팬덤을 형성한 일타 강사(일등 스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과 조카를 키우며 ‘대치동 학부모’의 세계에 뛰어든 남행선(전도연 분)의 로맨스를 주요 서사로 한다. <일타 스캔들>은 대치동이란 이름을 ‘강남구의 모 학원가, 녹은로’로 대치했지만, 화면엔 대치동 학원가 모습이 그대로 펼쳐졌다. 지난 6월 19일 개봉한 영화 <대치동 스캔들>의 주인공 안소희 역시 대치동 학원의 국어과 일타 강사로 분한다. 대치동 일타 강사를 주인공으로 한 <대치동 1들의 전쟁>(가제)이란 드라마도 기획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대치동을 왜 작품 배경으로 삼을까. 윤석진 교수는 “대치동은 열린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물리적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특성이 있다”며 “그곳을 내밀하게 엿볼 수 있다는 부분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고 했다. 윤 교수는 “학교라는 공간에선 교사가 그래도 여전히 어느 정도는 체면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남아 있지만, 사교육 현장은 정글 같은 곳이다 보니 그 안에서 극적인 갈등 구조들, 첨예할 수밖에 없는 관계들이 형성될 것이기에 드라마화하기에 적합한 요소들이 있다”고 했다. ‘접근하기 어려움’이라는 측면에선 역설적이지만, 대치동이 한국사회에서 익숙한 공간이 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치동을 누구나 가는 것은 아니지만 인강(인터넷 강의)도 있고 현우진·이지영 등 일타 강사가 인플루언서로서 자리 잡으면서 대치동도 일상적인 공간이 됐다”며 “좋은 학교에 진학해야 한다는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최전선이기도 하고, 그런 공간에서 갈등이나 에너지들이 있고, 또 강사라는 인물이 등장하니까 동경하는 캐릭터도 넣을 수 있다 보니 작품화하기 좋은 배경인 것 같다”고 했다. ■대치동, 일타 강사···선망과 비판 사이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일타 강사가 출연하고 이들이 자체 제작한 영상 콘텐츠들이 유튜브 등에서 화제를 모으는 건 꽤 흔한 일이 됐다. 성적 올리기, 문제 풀이, 학습법 공유 등을 소재로 한 동영상 콘텐츠들에 울고 웃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위시한 입시판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신간 <수능 해킹>에선 이런 흐름을 “공부의 문화화”라고 했다. K팝 향유자들의 아이돌과 같이, 일타 강사가 수험생의 우상이 됐음을 의미한다. <수능 해킹>의 공저자인 문호진 교육평론가는 ‘대치동 일타 강사’에 대한 대중문화계의 관심을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했다. “예전에는 일타 강사라고 해도 꼭 대치동에서 활동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대치동 일변도가 됐고, 그것을 (대중문화에서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치동 강사이면서 인강 강사들은 수험생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입시 대비 측면에서는 지방이 죽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지방에서도 여유가 있는 가정의 학생들은 주말이면 대치동으로 몰려갑니다. 학원 강의와 숙소를 묶은 패키지 상품을 팔죠. 대치동이 오프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국화됐다는 측면이 (대중화가 되는 영향이) 있을 것 같고요.” 일타 강사에 대한 선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문호진 평론가는 “K팝이 빈틈없이 굴러가는 세계처럼 보이듯이, 사교육 자체가 고도화하면서 그 안의 일원이 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선망이 자란다”고 했다. 김교석 평론가는 “일타 강사들이 선한 영향을 미친다고도 하는데, 그것이 <졸업>에서도 일면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졸업>의 서혜진은 드라마 초반엔 강의 중 문제풀이를 하면서 “공감하려고 하지 마, 외워”라며 사교육이 성적 올리기에 매몰돼 있고, 문제 풀이 기법을 가르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러다 드라마 후반 서혜진은 어떤 계기로 강의 스타일을 바꾸면서 학부모들 앞에서 ‘학생들이 제대로 작품을 읽는 법을 가르치겠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강사들의 치열한 논쟁은 사교육이 공교육을 대체한다는 주장 앞에서 공교육을 더 쪼그라들게 만든다. 다만 “작품에서 현실보다 사교육을 미화했을 때 (사교육의 부정적인 측면이) 가려질 우려”(김교석 평론가)는 공존한다. 사교육이 참전해 “초등학교 5학년에게 기본교육과정보다 6년을 앞당겨 고등학교 수학(상)까지 가르치는 학원의 진도 속도”(사교육걱정없는세상·‘초등의대반’ 실태조사 결과·7월 1일 발표)를 우리 사회가 따라가자고 할 순 없는 일이다. <수능 해킹>은 사교육에 대한 악마화·신화화를 벗어나 실질을 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공교육이 위기를 맞은 것은 교사들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교육 당국의 정책 설계에서 파생된 구조적 문제임을 짚는다. 이 책은 사교육 업계가 의도와 상관없이 젊은 노동자를 착취하는 가해자임을 지적한다. “수능이 고도화하고 N수가 일반화하면서 반수생을 비롯한 N수생들이 조교 및 출제·검토 업무를 병행해 사교육비를 벌면서 산업의 하부를 지탱하는 구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학습과 노동의 경계가 흐릿한 곳에서 ‘열정페이’를 받는 젊은 노동자들이 지금 대치동 사교육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는 한 축이라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문 평론가는 “일타 강사들의 실제 역할이나 캐릭터가 평면적이지 않다. 진심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표면상에 선과 악이 구분되지 않더라도 결국에 그것이 나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향미 기자 2024.07.08 06:00

    • 정치 특집

      임신중지권·주식 파킹 논란···드라마틱한 ‘과거’

      ㆍ‘박근혜 청와대 공동 대변인 출신’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잇단 구설수 9월 18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조태형 기자 “드라마틱하게 엑시트(EXIT)하겠다.” 지난 9월 14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게 대선공약이었다”고 말하며 이같이 말했다. ‘드라마틱하게 엑시트’라는 표현이 ‘빠르게 폐지’를 뜻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 이건 정치 일정하고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공동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2014년에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대변인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했다. 여성 자기결정권 부인 발언 도마 위에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에 이어 ‘부처 폐지’의 소임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주요 업무 기능을 보건복지부 내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이관하겠다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당시 김현숙 전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여가부와 보건복지부 통합으로 보건복지 분야 전반에 걸쳐 양성평등정책의 집행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대로 지난 2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여가부 폐지 내용을 뺀 채 국회를 통과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정부의 기조에 좀더 적극적으로 다가서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 후보자의 인식이 부처 장관으로서, 특히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는 더욱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월 15일 여성의 임신중지권에 대한 질문에는 여론과 사법적 판단에 역행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자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미사여구’ 뒤에는 경제적·사회적 여건으로 낙태를 택하는 여성들이 있고, 이는 국가의 책임”이라며 “경제적 능력이 안 되거나 미혼 부모가 될지 모르는 두려움, 청소년 임신 등 어쩔 수 없이 낙태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낙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넣을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김 후보자의 발언은 과거 그가 엄격한 낙태죄를 적용하고 있는 필리핀을 사례로 언급한 것이 드러나면서 더욱 논란이 됐다. 9월 20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2년 위키트리 방송에서 “(필리핀은) 강제적으로 제도를 정비한 것”이라며 “임신을 원치 않지만, 예를 들어서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한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때 사회적·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어떻게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인식은 2019년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헌재 판단과 어긋난다. 당시 헌재는 “임신한 여성이 임신 유지·종결을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라며 “태아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임신 22주 내외에 도달하기 전이면서 여성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는 시기의 낙태에 대해서는 국가가 생명보호의 수단 및 정도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국민 여론과도 다르다. 헌재 결정을 앞둔 2019년 4월의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에 이르는 다수가 낙태죄 폐지에 찬성했으며, 이념이나 여야 진영 관계없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지역·성별·이념성향·정당지지층에서 낙태죄 폐지 여론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누이에 주식 넘겼다 재매입’도 시끌 야당에서는 당장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헌재 결정은 물론이거니와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미 임신중단의 ‘완전한 비범죄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마당이다. 이런 와중에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부정하고 국가가 낙태의 ‘적법’을 가리겠다는 의식을 보여준 김행 후보자의 발언은 완전히 과거 퇴행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미사여구’라는 말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가 창업한 인터넷 매체 ‘위키트리’를 둘러싼 이른바 ‘주식 파킹’ 의혹들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13년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된 이후 백지신탁을 위해 배우자 소유의 ‘소셜뉴스(위키트리 운영사)’ 주식을 시누이에게 넘겼다. 시누이에게 넘긴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당시 시누이에게 주식을 넘긴 과정 및 2019년 김 후보자가 소셜뉴스 주식을 재매입하는 과정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월 20일 자신의 SNS 계정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전 교수의 죄 중 하나는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며 “정 전 교수는 2017년 5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이후에도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등의 주식을 단골 미용사 등의 명의를 이용해 거래했다. 이른바 ‘주식 파킹’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내정자에게 “(후보자) 본인과 가족 명의 주식에 대한 매각 당시 매각신고서, 거래내역, 이체내역, 자금출처, 2019년 재매입 관련 계약서, 이체내역, 자금출처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으로 장관에 임명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9월 19일 KBS에 출연해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내정자가 국민의힘 중앙당 공관위원에 임명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인사를 한 건 아니지만 정진석 (공관)위원장이 추천하셨길래 제가 임명했던 것”이라며 “나중에 정 위원장한테 물어보라. 둘 다 아니면 누군가가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표도 아니고 공관위원장도 아니면 누군가 있겠죠. 그런 정도의 영향을 가진 사람이”라며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설에 힘을 실었다. 여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김 후보자는 “가짜뉴스가 도가 지나치다”며 지난 9월 19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지했다. 이후 지금까지 “청문회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송이 기자 2023.09.22 11:24

    • [주간 舌전]“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

      정치 주간 舌전

      [주간 舌전]“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

      드라마틱하게 엑시트(EXIT)하겠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월 14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차려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게 대선 공약이었다”며 “정책을 효율적으로 하고, 우리 여가부 공무원들이 본인들의 역량을 더 잘 살릴 수 있도록 행복하게 엑시트하겠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 후보자에게는 의혹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특히 김건희 여사와의 ‘20년 친분설’에 대해 “가짜뉴스가 지나쳐 이제 괴담 수준”이라며 “저는 70년대 학번이고 여사님은 70년대생인데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13일 소폭 개각을 했다. 김 여가부 장관 후보자 외에도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을 국방부 장관,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각각 지명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 뜻을 외면한 퇴행적 개각”이라며 “대한민국을 어두운 과거로 되돌려 끌고 가겠다는 게 아니라면 이번 인사는 철회하는 게 옳다”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좀더 큰 변혁을 속도감 있게 이끌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 고삐를 당기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평가했다.

      김찬호 기자 2023.09.15 10:57

  • 레이디경향

    • [주말&]웰메이드 드라마 뒤돌아보기

      문화/생활 주말&

      [주말&]웰메이드 드라마 뒤돌아보기

      이번 주 넷플릭스는 ‘반짝’하는 신작은 없지만 웰메이드 작품을 뒤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될 수 있겠다. ‘현생’ 사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명작 드라마와 영화가 줄을 잇는다. 이번 주말 하늘에는 단비가 내리고 안방극장에는 재미와 감동이 내리길. <피고인> 인생 최악의 딜레마에 빠진 검사의 절박하고 필사적인 투쟁 피고인 Defendant <피고인>은 서울 중앙지검 강력부 검사 ‘박정우’가 딸과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으로 하루아침에 사형수가 되고,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해 내기 위해 벌이는 투쟁 일지이자 악인 ‘차민호’를 상대로 벌이는 복수 스토리다. 분명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잠들었는데, 눈 떠 보니 차가운 구치소 감방 안인 절망적인 상황, 박정우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기억을 되찾으려 애를 쓰던 중, 마침내 이 비극의 중심에 차민호가 있다는 걸 기억해 낸다. <피고인>은 반전이 거듭되는 예측 불가한 전개 속에서, 정의를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주인공 정우를 응원하게 만드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지성이 박정우 역을 맡아 대한민국 최고의 검사에서 딸과 아내를 죽인 살인범 누명을 쓴 극한의 상황에 몰린 캐릭터의 심리를 뛰어난 연기력으로 소화해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드라마/스릴러, 한국, 2017) <편의점 샛별이> 훈남 점장과 4차원 알바생의 코믹 로맨스 편의점 샛별이 Backstreet Rookie <편의점 샛별이>는 열정 충만하고 일도 야무지게 해내는 편의점 알바생과 의심은 많지만 심성은 고운 점장이 한 팀이 되어 파리만 날리는 편의점을 살리기 위해 분투하는 코믹 로맨스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편의점에 인생을 건 열혈 청춘 점장 ‘최대현’, 그의 편의점 라이프는 바람 잘 날 없다. 미성년자 담배 판매로 영업 정지 위기를 맞은 최대현, 여기에 알바생 ‘정샛별’이 해결사로 활약하며 두 사람 사이의 오해가 풀리고, 점차 환상의 케미를 자랑한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편의점 샛별이>에서, 지창욱이 까칠한 척은 다 하지만 알바생에게 자꾸만 말려드는 점장 최대현으로 허당 매력을 찰떡같이 표현하고, 김유정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알바생 정샛별 역으로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 풍성하게 극을 이끈다. (3/30 공개 예정, 코미디/로맨스/드라마, 한국, 2020) <왜 오수재인가> 살기 위해, 가장 위에서, 더 독하게 왜 오수재인가 Why Her <왜 오수재인가>는 뜻밖의 사건에 휘말려 스타 변호사에서 하루아침에 로스쿨 겸임교수로 밀려난 ‘수재’가 사려 깊은 한 법대생을 만나면서 인생에는 아직 배워야 할 게 있음을 깨닫게 되는 법정 로맨스 드라마다. TK 로펌의 최연소 파트너 변호사이자 자타공인 원톱 에이스였던 오수재. 완벽한 성공을 위해 독하게 달려오던 그녀는 뜻밖의 사건에 휘말려 로스쿨 겸임교수로 밀려난다. 나락에 떨어진 오수재를 향해 법대생 ‘공찬’이 손을 내밀며, 차가운 변호사 오수재와 로스쿨 학생 공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왜 오수재인가>는 오수재를 중심으로 뒤얽힌 관계와 서사를 디테일한 대본, 감각적인 연출로 탁월하게 풀어내 독보적인 미스터리 법정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서현진이 오수재 역을 맡아 독기 품은 인물로 연기 변신에 도전하며, 차가운 얼굴 속 상처로 얼룩진 공허한 내면을 폭넓은 감정선으로 표현해 몰입을 더한다. 여기에 과거의 상처를 간직한 공찬을 자신만의 색으로 풀어낸 황인엽, 그리고 역대급 빌런 캐릭터 ‘최태국’으로 활약한 허준호의 열연이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3/30 공개 예정, 드라마/로맨스, 한국, 2022) <베놈: 라스트 댄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베놈: 라스트 댄스 Venom: The Last Dance <베놈: 라스트 댄스>는 서로 뗄 수 없는 ‘에디’와 ‘베놈’이 각자의 세계로부터 도망자가 된 최악의 위기 속,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지독한 혼돈의 끝을 향해 달리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정의로운 열혈 기자 에디 브록은 거대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뒤를 쫓아 이들의 사무실에 잠입했다가 실험실에서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의 기습 공격을 받고, 그와 공생하게 된다. 에디는 고향 행성에서부터 그들을 찾아내기 위해 지구를 침략한 베놈의 창조자 ‘널’과 심비오트 군단의 위협을 받으며 최악의 위기에 처한다. 에디와 베놈의 마지막 운명을 건 싸움을 그린 <베놈: 라스트 댄스>는 <베놈> 시리즈, 그 대서사시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톰 하디가 베놈과 공생하는 에디 브록 역으로 출연, 제작과 각본에도 직접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하는 환상의 케미스트리의 에디와 베놈, 그들의 운명의 결말은?(3/31 공개 예정, 액션/SF, 미국, 2024) 넷플릭스 영화 <라이프 리스트> 10대 시절 버킷 리스트를 실현하러 떠나는 여정 라이프 리스트 The Life List 넷플릭스 영화 <라이프 리스트>는 어린 시절의 버킷 리스트를 완수하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부탁에 따라 모험을 시작한 ‘알렉스 로즈’가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여정 속에서 가족의 숨겨진 비밀과 뜻밖의 사랑을 마주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찾게 되는 이야기다.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하기, 성대한 자선 행사 열기, 일 대 일 농구 경기 도전 등 10대 시절 작성한 인생 버킷 리스트를 완수해 내며 알렉스는 점점 성장해 나간다. <캐리온>, <퍼플 하트>의 소피아 카슨이 알렉스로 분해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여정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라이프 리스트>는 로리 넬슨 스필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임포스터스]의 애덤 브룩스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묵혀두었던 버킷리스트를 다시 꺼내보게 해줄 영화 <라이프 리스트>다. (3/28 공개 예정, 드라마/로맨스, 미국, 2025) MUST-SEE 또다른 신작들 사라진 여자들: 롱아일랜드의 연쇄살인범(3/31 공개 예정, 다큐멘터리, 미국, 2025), 발리에서 생긴 일(로맨스/드라마, 한국, 2004), 플러스 사이즈 그녀의 생존기 시즌2(3/27 공개 예정, 코미디/로맨스, 미국, 2025)

      이유진 기자 2025.03.28 10:23

    • 아이유만큼 …거를 타선 없는 ‘신스틸러’ 향연[드라마 파파고]

      문화/생활

      아이유만큼 <폭싹 속았수다>…거를 타선 없는 ‘신스틸러’ 향연[드라마 파파고]

      “주인공만큼 빛났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신스틸러 조연 열전 염혜란부터 ‘학 씨’ 최대훈·‘강남 졸부’ 김금순까지… 애순의 어머니 ‘전광례’ 역, 배우 염혜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공개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는 가운데, 아이유, 박보검 등 주연 배우뿐 아니라 짧은 등장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긴 조연 배우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개성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신스틸러’라는 수식어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니입에 들어가면 천환같어” 염혜란 배우 염혜란은 극 중 주인공 애순의 어머니 ‘전광례’ 역을 맡아 딸을 향한 묵직한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빚더미에 남편의 병시중까지,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도 굳건한 어머니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그의 출연은 1막에서 끝이 났지만 해녀 이모들의 찰진 대사 속에서, 애순의 기억 속에서 극 전편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염혜란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 <내가 죽던 날>(2020), <빛과 철>(2021) 등에서 다채로운 여성상을 선보였으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2019), <경이로운 소문> 시리즈 등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부상길’로 분한 배우 최대훈. “학 씨” 최대훈 극 중 이름보다 ‘학 씨’로 잘 알려진 오징어 배 선장이자 도동리 유지 ‘부상길’로 분한 최대훈은 대학로 연극계에서 활동해온 잔뼈 굵은 연기파 배우다. 그 폭력적인 가장의 모습과 주인공들과의 갈등을 실감 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분노와 몰입을 동시에 자아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매체(TV, 영화)로 활동 무대 옮긴 그는 <사랑의 불시착> <괴물> 등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2020), <펜트하우스>(2020~2021),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2022)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부산 여인숙 주인 ‘금자’로 등장한 강말금. “부산 인심 직이지예” 강말금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도 있다. 부산 여인숙 주인 ‘금자’로 등장한 강말금은 친절한 모습 뒤 숨겨진 반전 정체를 드러내며 극을 흡사 공포영화같은 섬뜩함을 자아냈다. 독립영화계의 ‘믿보배’로 알려진 강말금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으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세자매> 등 작품과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작은 아씨들>에서도 깊이 있는 연기를 펼쳤다. ‘미향’ 역을 연기한 김금순. “베팅을 안 하면 한방도 없어요” 김금순 딸 제니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향’ 역을 연기한 김금순 역시 날 선 현실감을 보여줬다. 특히 벌거죽죽한 화장톤, 눈썹 문신으로 ‘강남 졸부’를 표현해 마치 실제 살아있는 인물처 생생함을 자아냈다. 그는 주인공 금명에게 대리시험을 제안하고 도둑 누명을 씌우는 등 날카로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강말금처럼 독립영화에선 정평이 날 정도로 유명한 연기파 배우다. 영화 <벌새>(2018), <82년생 김지영>(2019)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했으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에서도 묵직한 연기로 신뢰를 얻고 있다. 배우 남권아. “난 던져” 남권아 제니네 가정부도 “누구냐”는 질문을 많이 받은 배우다. 극 중 그가 젊은시절 애순과 관식의 도움을 받고 약 20년 후 금명이 도둑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가 누명을 벗겨주는 따뜻한 메시지의 주인공이다. 가정부 역을 맡은 남권아도 연극 무대에서는 전설적인 존재다. 20대 시절부터 1989년 연극 <오구>로 데뷔한 이후 수많은 연극에서 주연과 연출을 맡으며 압도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드라마 <설강화> <괴물> 등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줬고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삼례> <압꾸정>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이유진 기자 2025.03.24 17:41

    • [주말&] 美타임 선정한 ‘2024 K-드라마 10’…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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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美타임 선정한 ‘2024 K-드라마 10’…1위는 <선업튀>

      미국 타임 “한국 스토리텔링의 힘, 글로벌 플랫폼 장악” 미국 매체 타임이 2024년 최고의 K드라마를 선정했다. 1위는 <선재 업고 튀어> 2위는 <정년이>다. 타임 홈페이지 캡처 미국 매체 타임지가 18일(현지시각) ‘2024년도 최고의 K드라마 10선’을 선정했다. 1위는 ‘변우석 신드롬’을 일으킨 <선재 업고 튀어>, 2위는 ‘여성 국극’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이목을 큰 <정년이>다. 타임은 넷플릭스가 ‘자사 이용자의 80%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다’라고 발표한 통계를 두고 “K-드라마가 미국 주류 시장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했다. 이어 K-드라마 약진의 배경으로 국내 OTT 플랫폼인 웨이브(Waave), 티빙(Tving), 왓챠(Watcha) 등을 언급했다. 이들 플랫폼이 기존 방송사나 케이블 채널에서 다루기 어려운 실험적인 시리즈와 주제에 과감히 투자하면 K-드라마의 다변화를 이끌었다고 평했다. 올해는 <지옥> <스위트홈> 등 스케일이 크거나 톱스타가 출연한 대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소박한 매력을 가진 시리즈들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해라고 전했다. 또한 2025년 가장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인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12월 26일 공개를 앞두고 있어, K-드라마 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하 타임이 선정한 2024년도 K-드라마 순위다. 1. <선재 업고 튀어> 2. <정년이> 3. <대도시의 사랑법> 4. <킬러들의 쇼핑몰> 5.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6. <지옥에서 온 판사> 7. <피라미드 게임> 8. <내 남편과 결혼해줘> 9. <이재, 곧 죽습니다> 10.

      이유진 기자 2024.12.21 12:00

    • 드라마 속 경련 일으킨 고양이…“동물 학대” 논란에 공분

      문화/생활

      드라마 속 경련 일으킨 고양이…“동물 학대” 논란에 공분

      태국 인기 드라마에 등장한 고양이의 경련 장면으로 인해 동물학대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드라마 캡처 태국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 드라마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땅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는 모습을 방송해 동물 학대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영국 BBC는 “태국 드라마 <아요다야의 황후(The Empress of Ayodhaya)> 속 고양이에게 무슨 짓을 했기에 그토록 설득력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었느냐”는 현지 시청자의 의혹을 전하며 태국 당국이 동물 학대 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드라마는 16세기 샴 여왕의 이야기에 영감을 받은 팩션 사극으로 올해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논란이 된 장면은 극중 등장인물이 차에 독이 들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고양이에게 차를 먹인 뒤 고양이가 연기를 하듯 땅바닥에 누워 몸부림치다 죽는 모습을 담았다. 동물 학대 논란으로 드라마 보이콧 분위기가 이어지자 태국 텔레비전 채널 One31과 해당 드라마의 산트 스리카에우라우 감독은 “해당 장면은 전문가들의 감독하에 고양이를 마취한 후 촬영했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현재 고양이가 안전하며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고양이 사진과 영상을 게시했다. 하지만 이 증거는 대중의 분노를 완전히 잠재우지 못했다. 태국 수의사회는 동물 마취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며 이 사건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국 축산부는 동물 학대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며 고양이가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우하는 사람들의 모임(PETA)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오락을 위해 고양이를 마취하는 행위를 규탄하며 “무모하고 위험하며 잔인하다”고 성토했다. 성명은 “대중은 분노하고 있으며, 특히 오늘날 컴퓨터그래픽(CGI), AI 및 애니매트로닉스로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냐” 반문하며 “동물의 목숨을 걸지 않고는 TV 쇼를 만들 수 없다면, 당신은 잘못된 제작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유진 기자 2024.11.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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