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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롭 레임덕’ 우승 물건너간 리버풀은 대혼란 ‘씁쓸한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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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롭 레임덕’ 우승 물건너간 리버풀은 대혼란 ‘씁쓸한 작별’

      리버풀 모하메드 살라가 28일 웨스트햄전에 교체투입되면서 위르겐 클롭 감독과 언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리버풀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레이스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2경기 연속 승리를 놓치면서 우승은 물건너갔다. 시즌 뒤 팀을 떠나는 위르겐 클롭 감독과 간판 모하메드 살라의 불화설 등 어수선한 얘기만 흘러나온다. 리버풀은 27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에서 웨스트햄과 2-2로 비겼다. 이로써 리버풀은 22승 9무 4패(승점 75)로 리그 3위에, 웨스트햄은 13승 10무 12패(승점 49)로 리그 8위에 위치하게 됐다. 이날 무승부로 리버풀은 사실상 리그 우승 경쟁에서 뒤처지게 됐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아스널(34경기 기준 승점 77)이 1위에, 리버풀보다 2경기를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76)가 리버풀보다 높은 승점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전반에 76%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을 주도하며 11개의 슈팅을 날렸으나 결정력이 부족했다. 오히려 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제로드 보웬의 헤더골로 선제골을 내줬다. 리버풀은 후반 3분 앤디 로버트슨의 슛으로 동점을 만든 뒤 후반 20분에는 코디 학포의 문전 슛이 양팀 선수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리버풀 클롭 감독이 28일 웨스트햄전을 마치고 팬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리버풀은 후반 32분 미카일 안토니오에게 다시 실점하면서 2-2가 됐다. 동점을 내주면서 다급해진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바로 조 고메스와 다르윈 누녜스, 모하메드 살라를 투입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살라와 클롭 감독이 교체 실행 전 언쟁을 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살라가 꽤 큰 손짓으로 불만을 표해 좋지 않은 분위기를 잘 보여줬다. 끝내 추가골을 넣지 못한 리버풀은 승점 1점에 그쳤다. 경기를 마친 뒤 살라는 클롭 감독과 인사를 나누지 않고 그대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클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살라와 드레싱룸에서 이에 대해 대화했다. 이미 끝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살라는 믹스트존을 지나가면서 “내가 입을 열면 큰 불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리버풀은 시즌 막판 클롭 감독의 마지막이 다가오면서 팀 동력을 잃고 있는 모양새다. 25일 에버턴전 0-2 완패에 이어 이날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 경기를 앞두고는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이 차기 감독이 유력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리버풀 클롭 감독이 28일 웨스트햄전을 마치고 팬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기 후 로버트슨은 ‘리버풀 에코’와 인터뷰에서 “분명히 지금은 (감독 문제 등으로) 집중하기 어렵다”면서 “지난 며칠 동안 많은 논쟁이 있었고 최종 결정이 아니더라도 (새 감독 선임이)거의 결정에 접근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할일에 집중해야 한다. 클롭 감독이 이 클럽을 위해 해 온 업적에 대해 그에게 어울리는 이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승남 기자 2024.04.28 11:37

    • 휴스턴, 베이커 감독 계약 내년까지 연장…“레임덕 벗어나게 돼 기분 좋아”

      야구

      휴스턴, 베이커 감독 계약 내년까지 연장…“레임덕 벗어나게 돼 기분 좋아”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미국프로야구 휴스턴이 내년에도 더스티 베이커(71) 감독과 함께 한다. 휴스턴 구단은 29일 “베이커 감독과의 계약 옵션에 따라 내년까지 임기 연장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휴스턴 지난 1월 ‘사인 훔치기’에 연루된 AJ 힌치 감독과 제프 루노 단장을 해임한 뒤 베이커 감독과 ‘1+1년’ 계약을 맺었다. 2020시즌을 시작하자마자 베이커 감독의 임기 연장을 확정한 제임스 클릭 신임 단장은 “베이커 감독은 우리 팀에 딱 맞는 지도자”라며 “베이커 감독의 경기 지식과 경험은 우리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1993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처음 사령탑에 오른 뒤 빅리그에서 23시즌째를 맞이한 베이커 감독은 그동안 세 번이나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 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97승 65패로 팀을 동부지구 1위로 이끌었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베이커 감독은 “그동안 4∼5차례 감독으로서 레임덕 시기가 있었다”라며 “올해는 레임덕에서 벗어나게 돼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통산 1865승을 기록한 베이커 감독은 메이저리그 감독 다승 순위 역대 15위에 올랐으며 현역 감독 중에서는 1위다. 휴스턴 구단은 베이커 감독과 함께 개리 페티스 3루 코치와 브렌트 스트롬 투수코치의 계약 기간도 내년까지 연장했다.

      김하진 기자 2020.07.29 09:30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문재인 정부, 벌써 레임덕 아닌가”

      생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문재인 정부, 벌써 레임덕 아닌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문재인 정부가 여러 면에서 벌써 레임덕이 오지 않았나”라고 20일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부와 여당이 제대로 질서를 잡고 나라를 이끌어가는지가 의심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박원순)서울시장이 어떻게 탄력근로제 기간연장에 반대하는 한국노총 집회시위 장소에 가냐”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은 정의당을 제외한 4당이 합의를 한 것이다. 정부와 집권여당의 권위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제공사진손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이 50% 초반대로 떨어지고 집권여당 지지율이 떨어지니 내분이 일거나 때로는 권위가 흔들리는 레임덕에 벌써 들어간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손학규 대표는 최근 ‘혜경궁 김씨’ 트위터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언급하며 “(이해찬)민주당 대표는 기자들이 어떻게 할겁니까 물으니 ‘길거리에서 이러지마’라며 아무 얘기를 안하고 있고, 그 말 잘하는 민주당 국회의원 어떤 한 사람도 찍 소리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못할 이유가 뭔가. 국정조사를 해서 문제 없다는 걸 밝히면 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손봉석 기자 2018.11.21 00:00

    • 김경문 감독, 일찌감치 레임덕 \'예견된 경질\'이었다

      야구

      김경문 감독, 일찌감치 레임덕 '예견된 경질'이었다

      김경문 전 감독.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지난 3일 마산 NC-삼성전을 앞두고 마산구장에는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며칠 전부터 선수단 사이에서는 NC 김경문 감독의 해임설이 돌았다. 만약 감독이 해임된다면 다음날 휴식일이 있는 일요일인 이날 결정될 것이라는 말도 함께 떠돌았다. 이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김 감독 경질과 관련한 구체적인 증언이 올라왔다. ‘설’은 사실이 됐다. 경기 전 황순현 NC 대표이사가 유영준 단장에게 감독 대행을 맡으라고 통보했고 김경문 감독에게는 구단 고문 자리를 권유했다. 유 단장과 김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NC는 삼성에 7-8로 졌다. 이날 경기는 김 감독의 1700경기 출장 기념일이었다. 김 감독은 유 단장에게 “팀을 잘 추슬러달라”는 말을 하고 야구장을 떠났다. 구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NC가 김 감독의 해임을 적어도 한 달 전부터 준비했을 것”이라며 “김 감독도 며칠 전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구단 고문직은 최소한의 예의 치레일 뿐”이라고 말했다. 예견된 수순이었다. 2016년 11월, 3년간 총액 20억원에 재계약을 한 김 감독은 계약 기간을 절반 넘게 남겨두고도 일찌감치 ‘레임덕’을 맞이했다. 프런트와 현장 양쪽에서 코너에 몰린 상황이었다. 시작은 구단이 큰 변화를 겪은 지난해 12월부터다. NC는 지난해 12월 이태일 대표이사가 전격 사임했고 모기업 NC소프트의 황순현 CECO(최고소통책임자)가 자리를 대신했다. 승부조작 사건 여파로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배석현 전 단장도 본부장으로 돌아왔다. 구단 살림을 새로 맡게 된 프런트는 긴축 경영을 택했다. 창단 직후 초기 투자 기간이 끝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시작됐다. 김 감독은 비시즌 동안 전력 보강을 위해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선수의 영입을 원했지만 구단은 재정을 이유로 이 요구를 거절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 결정에서도 ‘레임덕’이 드러났다. 구단이 선택한 투수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은 김 감독이 그렸던 그림과 달랐다. 특히 베렛은 팔꿈치 이상이라는 변수를 안고 있어 당초 연봉 40만달러, 옵션 20만달러에 계약할 예정이었으나 메디컬 테스트 뒤 연봉 10만달러, 옵션70만 달러의 형태로 바꾸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전력 강화 요인이 많지 않았던 NC는 4월 초반 선두권을 지켰지만 이내 순위가 떨어졌다. 수년간 불펜을 지켜온 주축 선수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쓰러졌다. 야수들도 줄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예년 같았으면 빈 자리를 대체할 선수들이 있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어느 정도 벌어진 상태였고 프런트와의 관계에서 드러난 김 감독의 ‘레임덕’은 곧장 현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5월 초까지만해도 “한 번은 기회가 올 것” 승부를 걸어보려고 했다. “NC가 창단한 지 몇 년 안 된 팀인데 벌써부터 자화자찬하면 안 된다”고 말하며 프런트와 ‘기싸움’도 감당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김 감독은 “베렛을 쓰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며 지난달 14일 그를 1군에서 제외했지만 구단은 대체 선수를 찾는 고민 대신 퓨처스리그에서 계속 경기를 치르게 했다. 그동안 NC 순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난 5월15일 롯데전에서 3-5로 패하면서 창단 처음으로 10위로 곤두박질친 이후 반등의 기회를 좀처럼 찾지 못했다. 더그아웃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결국 프런트는 반등의 계기를 사령탑 교체에서 마련하기로 했다. 구단 측 관계자는 “모멘텀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이사도 “과감한 혁신 작업으로 팬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했다. NC로서는 ‘새로운 정부’가 시작된 것이다. 어찌보면 정해진 수순이지만 뒷맛이 썩 개운치 못하다. 창단 뒤 빠르게 팀을 상위권으로 이끈 김 전 감독과의 마지막 이별이 씁쓸하게 끝났다. 유 감독 대행이 펼칠 야구는 방향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시즌이 절반 이상 남았는데도 팬들은 벌써 시즌을 포기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NC

      김하진 기자 2018.06.04 16:22

  • 주간경향

    • [주간 舌전]“레임덕 넘어 ‘데드덕’ 만들겠다”

      정치

      [주간 舌전]“레임덕 넘어 ‘데드덕’ 만들겠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연합뉴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 상황으로 만들어 정치적으로 무력화시키겠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3월 27일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조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라며 “견고해 보이는 검찰 독재정권의 성벽에 균열이 생길 것이다. 대한민국의 퇴행은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이 합해 200석을 얻지 못하더라도 상당한 의석수를 확보하게 된다면 윤석열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탄핵 추진’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조기 종식은 탄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법 체계상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대통령의 불법이 확인돼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조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함께 겨냥해 “정치개혁과 민생개혁, 범죄자들을 심판한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나섰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조 심판은 민생”이라고 덧붙였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죄짓는 사람들이 부끄러움도 없이 심판자 행세를 하고 있다”며 “정의가 거꾸로 선 이런 주장에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2024.04.01 06:00

    • 정치 특집

      강서 보궐 참패에도 레임덕은 ‘글쎄요’

      ㆍ표심은 ‘용산의 패배’ 가리키고 있지만 내년 총선, 양측 다 중도층 포섭 쉽잖아 “빌라를!”, “아파트로!” “김태우가!”,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 앞에서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의문이 들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D-1인 10월 10일 초저녁 강서구 발산역 광장. 사회자가 앞부분을 선창하면 유세에 참여한 국민의힘 당직자들이 뒷부분을 따라 하는 구호다. 그러니까 김태우를 구청장으로 만들어주면 지금 거주하고 있는 빌라를 아파트로 ‘업그레이드’해주겠다는 공약인데, 강서구 빌라에 사는 서민들이 모두 빌라 소유자는 아니지 않은가. 빌라를 재개발해 아파트단지를 만든다고 해서 지금 거주자들이 그대로 아파트로 다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이날 열린 국민의힘 ‘파이널’ 유세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3차 지원 유세와 여러모로 대비됐다. 일단 비슷한 시간대에 열렸지만, 참석자 규모나 참석 시민들의 호응 자체가 달랐다. 국민의힘은 김태우를 찍어달라며 대한노인회 회장을 단상에 올렸다. 반면 민주당 진교훈 후보 측은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용혜인 국회의원과 방송 패널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한창민 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나와 지지연설을 했다. D-1 강서구 유세 현장의 대비되는 풍경 전날 민주당 유세에서 하이라이트는 퇴원 길에 유세장을 찾은 이재명 대표의 지원 유세였다. 사회를 맡은 당 홍보위원장 한준호 의원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불을 켜 응원해 달라”고 하자 유세장 인근 건물 창문 밖으로 내다보던 사람들까지 ‘스마트폰 촛불’을 기꺼이 밝히며 호응했다. 선거 이튿날인 10월 12일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김태현의 정치쇼>에 패널로 참석한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의 ‘파이널 유세’와 관련한 흥미로운 폭로를 내놓았다. 10월 10일 국민의힘 파이널 유세에서 “수도권의 국민의힘 시·군의원들, 그 사람들한테 빨간 점퍼를 입히지 않고 일반 옷을 입혀 단상 앞에 배치해놓았다”는 것이다. “왜 그랬냐, 관중처럼 보이게 하려 했던 거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는 “젊은이들이 우리 당을 지지한다는 모양새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사실일까. 비슷한 주장은 여권 주변에서 나온 바 있다. 이준석 전 당대표는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방송 ‘여의도재건축조합’ 라이브 방송에서 “당대표를 했기 때문에 당에서 보내는 문자를 여럿 받아볼 수 있었는데, 김태우 후보 지지방문을 할 때 평상복을 입고 오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청년보좌역, 당 부대변인을 역임한 곽승용씨에게 물었다. “사실일 것이다. 나는 그 문자를 받거나 보지는 못했다. 동원했다는 사람들이 일반 당원들이 아니라 청년 시의원·구의원들이었다는 것 아닌가. 아마 그 친구들에게 문자를 돌렸겠지.” 곽씨에게 당일 유세 사진을 문자로 보내고 재차 확인 요청했다. “정치행사에 시의원이나 도의원을 동원하는 것은 양당(국민의힘·민주당) 모두 많이 한다. 그런데 보통 그런 자리에 가면 자기 신분을 밝히고 유세 점퍼를 입고 오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번만 그런 것이 아니고 제가 청년보좌역을 할 때도 웬만하면 양복 입고 오지 말라고 했다.” -보내준 사진을 보면 낯익은 사람도 있는가. “한 사람은 확실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화성시에서 당선된 분이다. 또 당 활동을 하며 스쳐지나가면서 낯이 익은 분들이 많다.” -2021년 4·7 서울 부산시장 재보궐 때 청년지원 유세와는 다른 분위기인가. “나중에 대변인이 된 사람도 있지만, 그때 연단에 올라간 사람들은 일반 대학생·청년들이었다. 대선 때도 마찬가지로 유세 때 연단에 선 사람들은 당원들도 아닌 일반 청년이었다. 지금은… 일단 청년들이 누가 가서 유세하겠는가. 여론 자체가 대선·지선 때처럼 좋지 않으니까 동원이 안 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청년 여론을 보면 국민의힘에 등을 돌린 사람이 많아 보인다. “대선 때 유행한 말이 ‘그민찍(그래서 민주당 찍을래?)’이라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민찍탈’이라는 신조어가 나온다. ‘민주당 찍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탈출하겠다’는 뜻이다.” 10월 10일 서울 발산역 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파이널 유세'에서 강서구 거주하는 30대 청년이라고 밝힌 김경범씨가 김태우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장성철 공감센터 소장 등은 이날 유세단 앞에 늘어선 청년들은 강서구 거주 청년들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평복을 입혀 동원한 당 소속 수도권 시·구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 연합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어떻게 보나. “당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니 청년들이 지지해줄 수가 없다. 어떻게 떠난 청년의 마음을 돌리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도 세대별 출구조사가 나왔다면 청년층 지지율이 끔찍했을 것이다.” -연령별 투표참가율은 나와도 세대별 정당 투표는 밝힐 데이터가 없다. “원래부터 강서가 험지였다는 변명을 하는데 왜 험지냐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청년층이 많이 살아서 험지라는 것이다. 불과 1~2년 전인 대선이나 지선 때도 험지였나. 청년층이 많은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았나. 말하자면 몇 개월 만에 험지가 돼버린 것이다.” “냉정히 말해 용산이 국힘의힘 당 배지(의원)보다 정치상황을 잘 아는 것 같지 않다.” 송현석 넥스트브릿지 운영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민주당 압승’으로 결론 난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이렇게 평했다. “구청장 보궐선거를 전국 선거로 만들어버린 것 자체가 패착 아닌가. 보궐선거의 원인제공자를 특별사면해 재공천하는 ‘막가파식’ 정치가 통할 것이라 생각한 대통령실이 스스로 판 무덤 아닐까.” 결국 양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전국 선거인 양 치른 선거였지만 원인 제공은 ‘판을 키운 대통령실’이라는 것이 송 위원장의 판단이다.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이번 보궐선거를 내년 총선에서 핵심 승부처가 될 수도권 민심을 보여주는 바로미터, 가늠자로 이미 규정한 터였다. 그리고 그 결과에서 뚜렷하게 ‘정권심판’ 분노투표라는 양상을 드러냈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선거 전 주말 이례적으로 높은 사전투표 참가율을 보고 기자가 떠올린 키워드는 ‘레임덕’, ‘용산리스크’ 등이었다. 동시에 떠오른 속담은 이것이었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표면적인 패자는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다. 하지만 드러난 표심이 가리키는 지표는 용산의 패배다. 그렇지만 적어도 여권의 책임 있는 인사들로부터 책임 인정이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훗날 돌이켜보면 ‘아, 그때가 레임덕이었구나’ 하고 무릎을 칠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레임덕이 오지는 않을 것이다.” 투표 당일 기자와 통화한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의 말이다. “국정 장악력은 아직 대통령이 가지고 있고, 전 세계적인 정세 불안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내년 총선의 승부처일) 수도권은 국민의힘의 경우 주로 원외위원장 중심이다. 이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목소리를 낼 상황이 아니다.” 그에 따르면 김기현 당대표에게 책임을 묻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어렵다. “김태우 전 구청장의 공천과정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 대로다. 당초 후보를 내지 않으려고 했던 국민의힘 지도부가 용산의 뜻에 따라 입장을 바꾼 것 아닌가. 공천을 한 것은 공관위 등 당 공식기구를 통해서일지는 모르지만,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속앓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누구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기 때문에-기자가 접촉한 대부분의 시사평론·정치전문가들은 “심지어 김태우 공천을 주도한 대통령실조차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 제대로 일을 못 한 당 탓으로 생각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당분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때마침 21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 시작되니 ‘이슈를 이슈로 덮는’ 익숙한 방식으로 넘어가려 할 것이다.” 그는 레임덕의 확실한 징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울·경 PK의 지지율이 빠지고 당 안에서 해당 지역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집단으로 나오기 시작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이렇게 덧붙이기도 했다. “왜 ‘김태우여야만 했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생각을 넘겨 짚어보자면 이렇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 김태우는 과거 검찰수사관 때 조국 문제를 건드리고 나온, 말하자면 윤석열 정권의 개국공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다시 한 번 명예회복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 과연 그렇게 될까. 보궐 선거에서 강서구청장 당선이 확실해진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도부가 10월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선거사무실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태우 전 구청장의 강서구 선출직 공직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쫓겨난 뒤인 2020년 4·15 총선에 강서을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그때는 재선의원(19대·21대)이 된 진성준 민주당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만약 윤 대통령이 다시 김 전 구청장을 강서 지역 국회의원 후보로 낙점을 찍는다고 해도 종전 도전지역인 강서을 복귀는 어렵다는 것이 지역정치권의 풀이다. 20대 의원을 지낸 강력한 후보인 김성태 전 의원이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강서을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이번 보궐선거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용산리스크’의 실체를 드러냈지만, 아직 레임덕에 이른 것까지는 아니라는 점에 기자가 접촉한 대다수의 선거컨설턴트·정치전문가들은 동의했다.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은 아직 레임덕으로 보기 어려운 근거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당선 직후나 지금까지 크게 빠진 것은 없다는 점을 든다. “조사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20%대에서 시작해서 가장 높게 올라갔을 때도 40%대 초반에 갇힌 지지율이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로 ‘선거에 미치는 용산리스크’가 표로 확인된 만큼 대통령 부정평가에도 일정 반영되겠지만 집권 초기부터 워낙 압도적인 반대여론과 낮은 부정평가율에 묶여 있어 자기 지지층만 바라보고 간 만큼 정권 운영에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판을 키운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맞다. 선거에서 중간이 없게 만든 당사자가 맞는 만큼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상대편에서는 당연히 나올 것이다. 보통 상식이나 정치적 경륜이 있으면 보궐결과로 드러난 민심에 대해 말로라도 대국민 사과를 할 텐데 전혀 안 할 것이다. ‘내가 왜 거기까지 책임을 져야 하나. 전국 266개 지자체가 있고 그중 하나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인데 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선거를 말아먹은 것은 후보자 아니냐’는 식일 것이다.” 김행 자진사퇴, 용산·국민의힘 태세전환? 선거 다음날인 10월 12일 오후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후보자 이전에 국민의힘 당원으로 ‘선당후사’의 자세로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한다”며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누가 되어 죄송하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대통령실에 김 후보자의 사퇴를 ‘권고’하겠다는 보도가 나오고 대통령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나온 뒤였다. 선거일 당일,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기자에게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은 김행 자진사퇴 형식의 카드를 재보선 패배 출구전략으로 구사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그대로 됐다. 선거 패배 반나절 만에 나온 대응이니 나름 신속한 움직임이다. 그걸로 된 걸까. 이번 보궐선거의 정치적 의미를 두고 선거 전 기자가 접촉한 시사평론·정치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긴 쪽이든 진 쪽이든 태세전환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내년 총선의 승부처는 전체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인천·경기·서울을 포괄하는 수도권이 될 수밖에 없는데 어느 쪽이든 기존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수도권 승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기존지지층을 넘어 ‘중도확장전략’으로 총선 모드가 만들어지리라는 예상이었다. 그런데 엄 소장의 평가는 “양쪽 모두 중도층 포섭전략으로 가긴 어렵다”였다. 왜 그럴까. “김행이 정리되면서 재보선 정국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연속된 정치일정이 있다. 국감이 끝나면 예결산 심사가 기다린다. 총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국정감사에다 내년 선거에 또 뛰어야 하는 의원들로서는 신경쓸 수밖에 없는 예산문제가 있다. 게다가 대통령은 11월, 12월에 또 해외일정이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내분이 터져나와 비대위로 전환하긴 어렵다. 한다고 해도 올해 말 내년 초에나 가능하지만 바로 선대위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 그에 따르면 ‘선거에서 압승한 만큼’ 민주당도 중도층 포섭전략으로 가기 어렵다. “내가 보는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의미는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검찰심판으로 치러진 선거다. 나는 사실 지금이 민주당의 피크(peak·정점)라고 본다. 구속영장 기각 후 만들어진 추석 민심이 이어져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 냈는데 앞으로 상황을 봐야 한다. 여전히 거대야당에 대한 견제심리는 살아 있다. 나는 여전히 내년 총선이 정권 심판이 아니라 민주당 심판으로 갈 가능성이 살아 있다고 본다.”(주간경향 1534호 ‘이대남 마음 얻어야 내년 총선 승리한다’ 기사 참조) 반면 김성순 시사평론가는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시점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궐선거판을 키운 용산의 뜻에 따라 김기현 당대표의 태도가 오락가락한 것은 ‘바지사장’으로서의 숙명”이라며 “반면 정치를 오래해온 국민의힘 중진의 시각에서 윤석열은 실력 없는 점령군으로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내년 총선 전인 올해 말 정도 시점에 결국 과거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창당을 벤치마킹한 ‘윤석열 신당’으로 이어질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주도의 비대위를 만드는 것이 용산의 의도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D-180, ‘尹 vs 李’ 3차전 될 내년 총선 “결국 내년 총선도 지난 대선과 지선에 이어 ‘윤석열 대 이재명 3차전’으로 치러지리라 전망하지만, 국민의힘이 안고 있는 ‘용산리스크’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민주당 당내 갈등의 성격은 상당히 다르다.”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이재명 당대표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강성지지층을 중심으로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5적 색출’ 주장 등이 나오면서 친명·비명 갈등이 앞으로 고조될 수 있겠지만, 결국 내년 총선 공천문제로 귀결될 민주당 당내 갈등과 나라의 운명이 걸린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난맥상’은 차원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너무 엉망진창이고 무도하니 정권심판 바람이 분 것이다. 야당에서 가결파 색출, 그런 것은 정치 고관여층이나 정치부 기자나 관심을 가지는 사안이지 일반시민·대중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자격자 김행 장관 내정과 김태우의 공천이다. 야당의 밥그릇 싸움이야 맨날 하는 것이지 나라 망할 일이라고까지 생각하진 않는다. 정권심판이라고 하지만 지금의 심판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무서움의 발로인 것 같다. 대통령이라는 권한을 얻은 사람이 그 정도의 권한을 가지고도 멋대로 하는데 입법 권한까지 주면 진짜로 큰일 나지 않겠느냐는 두려움이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했을 때도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이 잘해서가 아니라 ‘입법·행정·지방권력을 몰아줬더니 막 가네’ 하는 견제심리가 작동한 것인데, 지금의 국민 정서를 보면 딱 그때의 정반대 양상인 것 같다.”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윤석열 정권의 5년 임기 전체를 놓고 보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취임 후 1년 5개월이 지난 임기 3분의 1 시점에 치러진 선거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패배만을 두고 레임덕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굳이 성격 규정을 한다면 경고성 투표, 민심의 경고를 윤석열 정부가 받은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국민이 투표를 통해 시그널을 줬을 때 거기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점”이라며 “곧 출간될 책에서도 자세히 밝혔지만, 소선구제로 치러질 내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려면 수도권 의석수의 66%를 가져가야 하는데, 여러 사람의 주장과 달리 나는 내년 총선 유권자 지형 자체가 민주당에 불리한 쪽으로 바뀌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10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로 치러진 선거에서 당시 야권후보가 7% 차로 승리했지만, 다시 5개월 후인 2012년 5월 총선에서 152 대 127석으로 민주당이 참패한 역사적 경험이 보여주듯 재보선에 이겼다고 총선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어느 쪽이든 혁신하면 승리하고, 자만하면 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2023.10.13 11:07

    • 정치 표지 이야기

      [표지 이야기]검찰개혁 사태로 레임덕 시작?

      ㆍ2004년 참여정부 4대 개혁입법 추진 실패 답습하나 “여론이 좋지 않은 건 우리도 안다. 지지율이 30%로 내려간 것도.” 12월 2일 통화한 청와대 인사의 말이다. 법무부 차관 인사 발표 전이다. 이 인사는 이미 신임인사는 월요일 결정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나. 이렇게라도 가야지. 공수처장을 뽑고 갈 길은 가야 하지 않을까. 법을 바꾸고 기소권을 (검찰로부터) 가져오는 게 핵심이다. 검찰이 저항하는 것도 그것 때문이다.” 이후 전개될 상황은 이미 각오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회의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현재의 검찰개혁 형국에 대해 청와대·여권으로서는 “이겨도 지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결국 추미애의 늪에 빠져버렸다고 본다. 민주당이나 문재인 대통령 모두.” 유 평론가는 “추 장관의 폭주를 적절한 선에서 통제하고 관리했어야 하는데 그냥 수수방관하다가 편을 안 들 수 없어 들어주다가 함께 늪에 빠진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그런 걸까. “추미애의 늪에 전체 진영이 빠졌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사태의 전개를 보는 사람들이 떠올리는 일이 있다. 기시감이다. 2004년 참여정부 시절 이른바 4대 개혁입법 추진이다. 탄핵 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신생 열린우리당이 압승했다. 새로 국회에 진출한 인사들을 두고 ‘탄돌이’라는 별명이 나왔다. 탄핵 덕분에 배지를 단 의원들이라는 것이다. 86그룹 인사들이 민주당의 간판으로 대거 당선됐다. 당시 이들이 앞장서 추진한 것이 4대 개혁입법이었다.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과거사진상규명법, 언론관계법의 폐지나 제·개정이다. 2004년부터 3년간 계속된 4대 개혁입법 투쟁은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보안법의 독소조항은 손도 못 대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시 보수 야권의 격렬한 저항을 받은 사립학교법은 결국 누더기개정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100년 정당을 목표로 창당된 열린우리당은 참여정부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해산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문재인의 운명>이나 <1219 끝이 시작이다> 등의 저서, 조국 전 장관이 펴낸 <진보집권플랜> 등을 보면 4대 개혁입법에 올인했던 ‘전략적 실수’를 거론한다. 권력개혁 작업은 정권이 가장 힘을 가진 초기에 착수해서 정권 중반기 이전에 완료를 했어야 한다는 요지다. 모두 다 알고 있는 교훈이다. 그런데 뻔히 알면서도 왜 비슷한 실수가 되풀이되는 걸까. 12월 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정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37.4%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리얼미터는 매주 국정지지율 조사결과를 발표해왔다. 적어도 리얼미터 조사상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정당지지율에서도 오차범위 이내지만 골든크로스가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31.2% 민주당이 28.9%다. 국민의힘이 30%대로 올라가고, 민주당이 20%대로 내려선 것도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현상이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p,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어젠다를 잘못 세운 것은 아니었다. 추진하는 방식이 서툴렀다.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고 4개를 늘어놓고 전선이라고 하면서 전략적 대응으로 나오는 기득권세력의 저항을 막지 못했다.” 이철우 전 의원의 말이다. 이철우 전 의원은 1987년 6월항쟁 당시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이었다. 17대 때 국회에 진출한 86세대 코어그룹이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물론 그때의 386과 지금의 586은 다르다. 상당히 세상을 보는 눈도 넓어졌고, 연륜도 쌓였다. 2004년부터 17년이 지나는 동안 개혁과제도 달라졌다. 국정원법 개정을 그때 했으면 난리나지 않았을까.” 87년 6월항쟁이 만든 형식적 민주주의 마지막 과제가 검찰개혁이라며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검찰은 예전부터 똑같았다. 정권 후반기가 되면 어떤 형태로든 살아 있는 권력을 죽이고 수사권을 가지고 정치를 해왔다. 법은 정치와 다르지 않은 문제다. 안타까운 것은 국민이 압도적 지지율을 줬을 때 했어야 하는데 뜸을 들이고 유야무야하다가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 핵심은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사동일체 원칙을 해체하는 것이다. 공수처는 오히려 곁가지다. 결국 시간이 지체되면서 제도가 아닌 인물이 검찰개혁의 핵심인 것처럼 변질된 것 같다.” 2006년 국가보안법이 지금 공수처법? 원내 인사인 정청래 의원도 17대 때 초선이 된 86코어그룹 인사다. 정 의원도 2004년 4대 개혁입법을 거론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나 집중과제에 대해서는 상반된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12월 3일 그는 페이스북에 이렇게 글을 올렸다. “지지율 하락에 대한 민주당의 대답은 며칠 남지 않은 기간에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17대 국회 열린우리당 시절, 국가보안법 처리를 잘못해서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해 회복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도 별 무소용이었다. 2016년(2006년의 오기인 듯)의 국가보안법이 지금의 공수처법이다.(중략) 올 데까지 왔고 올 것이 왔다. 2020년 12월 공수처법은 피할 수 없는 필연이다. 지금은 선택과 집중을 할 때다. 당이 지지층의 열망에 대답할 때다. 지금은 미움받을 용기를 낼 때다.” 검찰개혁에 대한 ‘지지층의 열망’에 화답하면 지지율은 회복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지율 하락은 “지지층이 더 열심히 하라고 보내는 회초리”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얼핏 보면 정권 4년차에 레임덕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국정운영 지지율을 보면 4차례 정도 짧게 하락했다 회복되는 국면이 있었다”라고 말한다. 신 교수에 따르면 그 4번의 국면은 각각 2018년 여름 1차 북미 정상회담과 2019년 가을 조국 사태, 그리고 올해 미래통합당 창당과 부동산 논란이 촉발된 시기였다. 그는 권력 남용과 부동산, 코로나19 방역대처라는 세가지 변수가 레임덕 여부 판단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봤다. “보다시피 권력 남용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문제가 터졌고, 부동산은 남은 정권 기간 내에 해결하긴 어렵다. 특히 올해 들어 벌어진 지지율 하락을 저지하고 회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처였는데 최근 분위기는 그마저 심상치 않다. 이 세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결합되어 터지면 그때는 진짜 레임덕 상황일 것이다.” 신 교수에 따르면 정면돌파, 즉 ‘지지율 하락을 감수하며 정면돌파’ 이외의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알다시피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이다. 일단 현재 문 대통령의 선택은 추미애 장관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을 강하게 징계하면 정말 검찰개혁이 완수될까. 문재인 대통령에겐 아직 좋은 카드가 남아 있다. 문 대통령 자신이 추미애를, 그리고 또 윤석열이나 다른 사회원로를 만나 양자대결을 넘어서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아직 늦지는 않았다. ‘추미애 프로세스’를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 짓고, 문 대통령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주도하는 방향으로 가면 레임덕 위기는 오지 않을 것이다.” 곰곰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고언이다.

      정용인 기자 2020.12.04 14:24

    • 정치

      레임덕 ‘반정치의 정치’로 막아라

      ㆍ이정현, 잇단 국회 폄하 발언… 박근혜 대통령의 반정치와 일맥상통 “386조원의 정부 예산을 심의하는 데 정작 예산서를 읽을 줄 아는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 솔직히 너무 양심에 찔린다. 내 키의 7~8배 되는 예산서가 임박해서 오면 이거 만화책이라 해도 읽으라면 못 읽는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300명 국회의원 중에 예산서를 읽을 줄 아는 국회의원이 정말 한 명도 없을까. 기재위 소속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의 말이다. “맞다.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국회의원 중에 관료 출신도 있는데 설마 볼 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겠나. 국회의원들이 예산 관련해서 가장 욕먹는 게 뭔가. 쪽지예산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예산안을 모른다는 것보다 자신이 알아야 할 부분만 귀신같이 안다는 게 가장 문제일 것이다.” 지역구 의원 중 쪽지예산과 관련해서는 이정현 대표도 자유롭지 않다. 2014년 11월에 열린 내년도 예산심의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이정현 의원의 ‘쪽지예산’이 얼마나 통과될 것인가였다. 재·보궐선거 당시 공약으로 ‘예산폭탄’을 예고한 이정현 의원은 광양만권의 기능성 화학소재 클러스터 구축에 25억원, 순천 해룡산업단지의 친환경연료 응용기술기반 구축사업에 110억원, 광양만권 하이퍼플라스틱 소재 연구기반 구축사업에 20억원, 순천 선비문화체험관 9억원 등의 예산을 요청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초청 오찬회동에서 발언하는 이정현 대표를 보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예산서 읽을 줄 아는 국회의원이 없다” 국회의원이 예산안을 읽을 줄 모르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예산안을 자신의 권력과 연동해 악용하는 것도 문제다. 예산안에 대해서는 또 다른 문제도 지적돼 왔다. 예산편성권을 행정부가 독점하면서 국회의 심의권한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재부에서 국회가 요구하는 예산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국회의 예산 심의 권한이 더욱 축소되고 있다. 그렇다면 예산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대표가 지적한 국회의원 무능 문제와 더불어 실세 의원들의 권한남용 문제,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거론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대표는 국회의원 자질 문제 앞에서 멈춰섰다. “모든 기득권을 철저히 때려부수겠다.” “기득권에만 집착하고 국민과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 당대표 취임 이후 이정현 대표는 연일 국회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반정치, 국회 혐오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도 겹친다. 반정치, 국회 혐오는 박 대통령이 국정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었다. 이진복 민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라는 연구보고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를 “‘박근혜 정치’는 정치불신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반(反)정치”라고 평했다. 유권자들의 정치혐오 심리에 기반해, 한국 사회의 갈등을 시끄러운 소수의 ‘그들만의 싸움’으로 전환시키는 정치라는 분석이다. 이는 철저히 여론에 기반한 것이다. 이진복 연구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이 “감이나 이념에 의존하는 여론돌파형 리더십이 아니라 치밀한 여론조사에 근거한 여론관리형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국가미래연구원이 2016년 7월 28일~8월 9일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대정신의 구현을 가로막고 있는 대상이 누구냐는 질문에 54.8%가 ‘정치인’이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는 15.7%였다. 그러나 지지성향에 따라 답변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진보 지지층에서는 39.0%, 보수 지지층에서는 7.9%였다. 반정치, 국회 혐오는 유권자들의 뿌리 깊은 정서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결과는 지난 4·13 총선 결과와 정반대였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패배했고, 이는 청와대와 친박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전당대회 결과로 드러난 새누리당 당내 지분구조는 이러한 여론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 어긋남으로 대선을 치른다면 필패가 아닐까. 이진복 연구위원은 새누리당 전당대회 결과를 19대 총선에서 패배하고 18대 대선에서 연이어 패배했던 2012년 민주당의 상황에 빗대어 설명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고 이에 책임을 져 한명숙 당시 대표가 물러났지만, 이후에도 친노가 계속 당권을 잡았다. 새누리당의 지금 상황도 당시와 비슷하다. 친박의 입지는 다시 진박으로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정현 대표가 당권을 잡은 것은 박근혜 정권에서는 정치적으로 패배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새누리당이 10년 집권하고 치러지는 선거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다음 대선이 여당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유권자의 심리상 야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바꿔보자’라는 심리가 작동할 수밖에 없는 선거다.” 그런 만큼 역대 선거 공식에 비추어봤을 때, 차기 대권주자는 현 정권과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 이회창 후보가 김영삼 대통령과 선을 긋고,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내세웠던 것처럼 말이다. 레임덕 막는 동시에 새로운 차별화 전략 그러나 정치권의 한 전략가는 이번 전당대회 결과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에게 없었던 온건한 레임덕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다. 국회도 여소야대인 만큼 영향을 안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전당대회로 급격한 레임덕은 막았다. 내가 볼 땐 역대 대통령 중에 최초가 아닐까 싶다.” 향후 대선에서 불리할 수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카드는 ‘반정치’다. 이정현 대표가 국회를 향해 내세우는 반정치, 국회 혐오는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는 동시에 새로운 차별화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의 말이다. “이정현 대표가 그동안 정치를 해온 과정들을 보면 본인이 마음먹은 일에 대해 한두 가지는 아주 집요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성격이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지금까지 정치개혁을 이야기한 정치인이 많았다. 그러나 어떤 정치개혁을 했는지 유권자들이 기억할 만한 게 없었다. 이정현 대표가 구두선에 끝내지 않고 포커스를 맞춰서 하다보면 그간 없었던 가시적인 변화가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새누리당도 변화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 개혁은 기존에 차기 대권주자들이 현 정권과 노선 차별화를 하는 것만큼 충분히 의미 있는 개혁이 될 수 있다.” 이정현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걸 누군가 속속들이 비디오로 찍어 보여준다면 국민이 돌 들고 달려들 거다. 지금 상태로는 내가 국회의원 했다는 사실을 태어나게 될 손주들한테 절대 알리지 말라고 할 것 같다. 이제라도 바꿔보자. 내가 무지하게 욕먹고 무지하게 힘들겠지만 그걸 주도할 거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끊임없이 ‘반정치’의 정치로 국면을 전환해 왔다. 박 대통령의 반정치는 이정현 대표를 통해 임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정현 대표는 국회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자신이 세월호 보도 개입 등 현 정권 실정의 장본인이었는데 과연 ‘민생’을 바꿀 만한 변화로 이어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현 대표의 ‘반정치’가 유권자들에게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는 것은 국회의 자업자득일지도 모른다. 이상일 대표의 말이다. “국회 소파를 의자로 바꾸고 ‘당대표는 손가락이 없냐’며 수행 없이 전화하는 것을 가벼운 이벤트 정치로 폄하시키기엔 지금 국회의원들의 특권의식과 권위의식이 상당히 깊다.”

      박송이 기자 2016.08.22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