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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렌즈로 본 세상] “바쁘다 바빠” 분주한 선관위

      정치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바쁘다 바빠” 분주한 선관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지난 5월 8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홍보인쇄물을 점검하고 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는 오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진행된다. 본 투표는 6월 3일 치러진다. 성동훈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 계엄 이후 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나기까지 사회는 극단적으로 양분돼 혐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헌법의 가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으로 차가운 겨울의 거리를 밤낮없이 지킨 시민들의 노력으로 헌정사상 두 번째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됐다.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은 6월 3일이다. 6월 대선은 사상 처음으로 이를 위한 공식 일정도 숨 가쁘다. 5월 10~11일 양일 간 후보 등록에 이어 12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재외 투표는 20일부터 25일까지, 본투표는 다음 달 3일이다. 차기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위원회 없이 선거 다음 날인 6월 4일 곧바로 임기를 시작한다. 지난 5월 8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종로구 사무실에서 홍보 포스터 등 대통령선거 관련 인쇄물을 점검하고 있다.

      성동훈 2025.05.13 06:00

    • [렌즈로 본 세상] 내 마음과 세상 밝히는 연등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내 마음과 세상 밝히는 연등

      불기 2569년 부처님 오신 날을 일주일 앞둔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이 형형색색의 연등으로 물들었다. 불자뿐만 아니라 가족 나들이객과 외국인 관광객은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연등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었다. 연등은 우리의 마음을 밝고 맑고 바르게 하여 불덕(弗德)을 기리고, 등불로 어두운 세상을 밝힌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과 소중한 사람을 위한 소망을 담은 소원지를 함께 매달기도 한다. ‘연등 달아드립니다’ 현수막이 달린 지게차가 쉴 새 없이 이곳저곳으로 장소를 옮겼다. 지게차가 오르락내리락할 때마다 건강, 안녕, 행복 등을 담은 소원도 하나씩 저 높이 하늘로 떠올랐다. 연등을 단 사람들은 손을 모아 기도를 했다. 해가 지면, 수많은 소망이 담긴 연등이 아름답게 빛나며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있을 것이다.

      한수빈 2025.05.06 06:00

    • [렌즈로 본 세상] 청계천의 책멍, 물멍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청계천의 책멍, 물멍

      가을 못지않게 봄도 책 읽기에 좋은 계절이다. 실내도 좋지만 봄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야외라면 더 운치가 있다. 졸졸 시냇물이 흐르는 개울가라면 금상첨화다. 때마침 서울시가 운영하는 야외도서관이 청계천에 개장했다. 이름하여 ‘책 읽는 맑은 냇가’다. 모전교와 광통교 사이에 마련됐다. 냇가에 앉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세계 책의 날이었던 지난 4월 23일, 점심때가 되자 주변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야외도서관에 몰려들었다. 10여 분도 지나지 않아 준비된 의자가 모두 동이 났다. 물가에 앉은 시민들은 청계천 물소리와 함께 독서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화창한 날씨에 책 속에 빠져든 시민들의 표정이 여유로웠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청계천에서 책을 읽는 이색적인 장면이 펼쳐지자 눈길을 떼지 못했다. 서울광장에 마련될 ‘책 읽는 서울광장’은 어린이날 연휴인 5월 4일부터 시민들을 맞이한다.

      정지윤 선임기자 2025.04.29 10:13

    • [렌즈로 본 세상] 잊히지 않는 그리움, 11번째 봄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잊히지 않는 그리움, 11번째 봄

      “오랜만에 학교 주변 벚꽃을 구경하라고 엄마 아빠가 벚꽃을 가져왔어요.” 경기 안산에서 온 꽃잎이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 흩날렸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유가족은 올해도 어김없이 참사해역을 찾고 추모식을 열었다. 유가족이 사비로 어선을 빌려 시작했던 선상 추모식은 목포해경의 도움을 받아 3000t급 경비함을 타고 오는 것으로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침몰 시각인 오전 10시 반이면 사고 지점을 표시해둔 노란 부표가 보이는 곳에서 행사가 시작된다.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이름, 단원고 희생자 250명을 1반부터 10반까지 순서대로 호명한다. 이번엔 특별히 국화와 벚꽃을 같이 헌화했다. 고 김빛나라양의 어머니 김정화씨는 “4월에 벚꽃에서 사진을 안 찍은 아이들이 없는데 날리는 꽃잎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며 꽃을 챙겨 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처음엔 꼭 이 장소여야 하나 생각했다가 어느 순간 이곳에 오면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돼 매해 찾고 있다”며 추모식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수빈 기자 2025.04.22 06:00

    • [렌즈로 본 세상] 눈물로 일구는 추모의 숲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눈물로 일구는 추모의 숲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유가족들이 나무를 심으며 환경 참사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지난 4월 8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권리네트워크가 서울 마포구 노을공원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가습기 살균제, 석면 등으로 숨진 피해자들을 추모하며 나무를 심었다. 올해 추모 행사에는 지난 2020년 인도에서 발생한 LG화학 가스 누출 참사로 숨진 인도 주민들을 추모하는 나무도 함께 심었다. 나무 심기에 대한 간단한 교육을 받은 행사 참가자들은 공원 산책로 옆 비탈길에 쉬나무, 산딸나무, 굴참나무 등 30그루의 묘목을 심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6개월 된 아이를 잃은 김홍석씨는 나무 아래에 영정을 놓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이자 유가족인 민수연씨는 나무를 심은 뒤 기도하듯 하늘을 응시했다. 환경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묵념하며 행사는 마무리됐다.

      권도현 기자 2025.04.15 06:00

    • [렌즈로 본 세상] 아물지 않은 ‘아픔’이 묻힌 땅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아물지 않은 ‘아픔’이 묻힌 땅

      섬이 하나의 큰 무덤이 됐던 때가 있다. 77년 전의 제주도였다. 양민 3만여명이 죽었다. 광기의 피바람이 끝나갈 때쯤 6·25전쟁이 터졌다. 이승만 정부는 인민군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리 잡아둔 예비검속자를 처형하라 지시했다. 서귀포시 모슬포 양곡창고에 347명의 양민이 감금돼 있었다. 1950년 8월 20일 밤중이었다. 창고에 있던 250명이 섯알오름 큰 웅덩이로 끌려 나왔다. 총성은 두 차례 울렸다. 해병대와 경찰은 합동으로 새벽 2시와 5시경에 61명, 149명을 총살했다. 가족들은 시신을 수습할 자유마저 빼앗긴 채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 6년 8개월이 지난 1957년에 거의 형체도 알 수 없는 시신 149구의 유골을 수습했다. 132구의 시신은 공동 묘역에 안장했다. 유족들은 묘비를 세워 이곳을 ‘백조일손지묘’라 칭하고 뒷면에 희생자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100명도 넘는 사람이 한날 한곳에서 죽임을 당해 같은 곳에 묻혔다. 백조일손은 ‘백 할아버지의 한 자손’이라는 뜻이다. 제주 4·3사건 77주년을 앞둔 지난 4월 1일 백조일손 묘역을 찾았다. 무덤 너머로 보이는 나무와 산방산마저 큰 무덤으로 보이는 밤이었다.

      이준헌 기자 2025.04.08 06:00

    • [렌즈로 본 세상] 영남권 덮친 ‘괴물 산불’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영남권 덮친 ‘괴물 산불’

      경북 의성군의 한 야산에서 3월 22일 발화된 불길이 이튿날인 23일 오후 어둠에 묻힌 야산을 시뻘겋게 집어삼키고 있다. 화마에 발톱을 달아준 것은 거센 봄바람. 27일 찔끔 내린 비로는 이 괴물 같은 산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괴물은 급기야 하늘을 나는 헬기마저 떨어뜨렸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망자가 27명(3월 27일 기준)이라고 밝혔다. 나이가 많아 민첩하지 못한 고령자들의 피해가 컸다. 대피한 주민은 3만7000여명이다. 피해 산림면적은 3만6009㏊로 집계됐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됐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의 피해면적 2만3794ha를 1만ha 이상을 넘어선 것이다. ‘괴물 산불’은 의성군의 천년 고찰 고운사마저 폐허로 만들어버렸다. 영양군의 작은 절 법성사도 덮쳤다. 불에 타 무너진 사찰 건물 안에는 주지 스님이 소사 상태로 발견됐다. 주민들이 “부처 그 자체였던 분”이라던 스님은 연세가 있어 거동이 불편했다고 한다. 스님을 비롯한 희생자 모두의 명복을 빈다. 시커멓게 타들어 간 금수강산에도.

      문재원 기자 2025.04.01 06:00

    • [렌즈로 본 세상] 과거와 현재의 공존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과거와 현재의 공존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지난 3월 16일 2025학년도 신입생 환영회 ‘2025 신방례’가 열렸다. 신방례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에 합격한 유생들을 위한 환영식이자, 선배들이 신입 유생들을 대상으로 치렀던 일종의 통과의례를 뜻한다. 이날 행사는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성현들에게 유생들이 인사를 올리는 ‘알묘’, 선후배가 서로 인사하며 정식으로 대면하는 ‘상읍례’, 신입생이 선배 유생을 대접하는 ‘소신방례’ 등을 재해석해 진행됐다. 행사에 참여한 소프트웨어학과 25학번 신입생 김재빈씨(19)는 “유생 복장을 갖춰 입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전통을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특색 있어서 좋다”며 “대학교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디자인학과 신입생 최서영씨(20)는 “더 넓게 생각하고 배우기 위해 대학에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과 톱’이 되고 싶다”며 “또 통기타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축제 때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2025.03.25 06:00

    • [렌즈로 본 세상]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

      보랏빛 팬지와 비올라, 노란 양귀비, 분홍빛 제라늄, 하얀 크리산세멈…. 경기 고양시 덕은양묘장의 비닐하우스에서 봄 향기가 코끝에 묻어났다. 비닐하우스 밖의 무채색 풍경과 대비되는 화사한 꽃 빛깔에 눈도 즐거워진다. 축구장 4배 크기의 부지에 80여개의 비닐하우스 시설을 갖춘 덕은양묘장은 고양시가 아니라 서울시가 운영한다. 여기서 자란 어린 꽃들이 때가 되면 서울의 곳곳에 옮겨 심어진다. 10명의 직원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다. 잡초를 뽑고, 물을 주고. 서울의 봄은 고양시에서 찾아온다.

      정지윤 기자 2025.03.18 06:00

    • [렌즈로 본 세상] 큰고니의 설레는 귀향 채비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큰고니의 설레는 귀향 채비

      삼일절 연휴인 지난 3월 2일.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듯 잔뜩 찌푸려 있었다. 큰고니 사진을 찍기 위해 망원렌즈를 들고 나섰다. ‘혹시나 다 떠났으면 어쩌나?’ 하는 심정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도착한 곳은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아래 당정섬. 섬 주변은 겨울 철새인 큰고니가 월동하는 대표적인 장소다. 부산 을숙도에 이어 제법 많은 수의 고니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조류 사진 마니아들에게는 유명한 출사지다. 큰고니는 보통 2월 말에서 3월 초면 우리나라를 떠나 북쪽으로 날아간다. 도착해보니 다행히 큰고니는 아직 월동지를 떠나지 않았다. 큰고니 수십 마리가 강물 위에 옹기종기 모여 바람을 피하고 있었다. 한파는 풀렸지만 매서웠다. 큰고니 무리는 연신 자맥질을 하며 깃털을 고르고 있었다. 마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단장을 하는 듯했다. 몇몇은 큰 날개를 연신 퍼덕이며 몸을 풀었다. 날이 풀리고 봄이 서서히 오고 있다. 큰고니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2025.03.1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