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르펜, 유죄 판결 후 첫 집회서 “마녀사냥”…시민 반응은 ‘싸늘’...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이 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집회에서 법원 판결을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며 대권 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르펜 의원은 자신을 미국의...
이영경 기자 2025.04.07 20:42
국제
르펜, 유죄 판결 후 첫 집회서 “마녀사냥”…시민 반응은 ‘싸늘’...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이 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집회에서 법원 판결을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며 대권 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르펜 의원은 자신을 미국의...
이영경 기자 2025.04.07 20:42
정치
탄핵 찬성한 같은 당 의원에 “쥐XX” “세작”···마녀사냥하는 국민의힘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두고 15일 국민의힘 내에서는 탄핵 찬성 의원들에 대한 거센 비판이...
#탄핵 #비대위 #국민의힘
문광호 기자 2024.12.15 12:40
경제 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논설위원의 단도직입]“금투세에 대한 ‘마녀사냥’에 온 국민이 홀린 것 같다”... 노동자이기도 한 개인투자자 상당수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현상에 대해 그는 “금투세에 대한 마녀사냥에 온 국민이 홀린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정부의 밸류업 방안에 대해선 “정부가 주요...
박재현 논설위원 2024.10.09 06:00
사회
검찰, ‘넥슨 집게손 마녀사냥 사건’ 경찰에 재수사 요청넥슨의 게임 홍보영상에 남성혐오성 표현이 포함돼 있다는 일부 유저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넥슨은 해당 영상을 비공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은 영상 내 문제가 된 장면 일부 넥슨의 게임 홍보영상에...
강연주 기자 2024.08.09 16:51
연예
[전문] “공인이란 이유로 마녀사냥” 서유정, 故 김새론 죽음에 분노서유정. SNS 캡처 배우 서유정이 고 김새론을 애도했다. 서유정은 18일 SNS 계정을 통해 고 김새론의 죽음 관련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먼저 김새론의 죽음에 애도를 했다. 그는 “정말 더 이상 불필요한 기사와 악플 영상 짜깁기 감정을 끝까지 몰살시킨 후에 너덜너덜할 때까지 쥐고 있게 만들다가 이런 비보를 접해야만 나몰라식으로 변해버리는 태도”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꼭 그런 방법으로 언론플레이 하고 악한 심리 자극해서 벌고 살고 쓰는게 양심적으로 찔리지 않은가. 무슨 사건하나 터질 때마다 공인이란 이유 하나로 마녀사냥부터 짜집기 편집으로 악플달게 만들고 그걸로 홍보하고..이제 그만들 하세요”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괴로움에 몸부림 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땅에서 별이 되기까지 힘들었을 하늘에선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별로 행복하게 지내세요”라고 끝 맺었다. 이하 서유정 전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말 더이상 불필요한 기사와 악플 영상 짜집기 감정을 끝까지 몰살 시킨 후에 너덜너덜 할때까지 쥐고 있다가 있게 만들다가 이런 비보를 접해야만이 나몰라식으로 변해버리는 태도들 꼭 그런 방법으로 언론플레이 하고 악한 심리 자극해서 벌고 살고 쓰는게 양심적으로 찔리지 않으신가요? 무슨 사건하나 터질때마다 공인이란 이유 하나로 마녀사냥부터 짜집기 편집으로 악플달게 만들고 그걸로 홍보하고.. 이제 그만들 하세요 이렇게 고인이 된 분들 내가 그렇게 되리라 생각들 못하고 살았습니다 You가 될수있고 me도 될수있습니다 그러니 악한 험담 글 삼가해주세요제발 언론도 그만 하세요제발 세상이 엉망으로 가네요 지금도 괴로움에 몸부림 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우리 조금더 주위에 관심을 갖고 따듯하게 안아주세요 안부도 묻고.... 이땅에서 별이 되기까지 힘들었을 하늘에선.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별로 행복하게 지내세요 견디고 사느라 고생 많았어요...
서형우 온라인기자 2025.02.18 13:18
연예 스경X현장
[스경X현장] 강풀 또 하나의 사랑 이야기 ‘마녀’ “‘마녀사냥’ ‘혐오’ 등 사회적 함의도 풀어낼 것”채널A 새 주말극 ‘마녀’ 포스터. 사진 채널A 웹툰 작가 강풀은 2025년 초 대한민국의 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야기꾼’이다. 굳이 디즈니플러스 ‘무빙’이나 ‘조명가게’의 흥행성공을 미뤄 단언하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인 감정을 다루지만 뭔가 특이한 부분이 분명한 이야기, 하나하나의 실마리를 풀어내면 드러나는 의외의 결말 등 여러 부분이 지금의 시리즈물 시대에 적당하다. 그러한 강풀 작가의 작품이 하나 더 선보인다. 그가 직접 한 구분에 따르면 호러나 스릴러 장르를 다룬 ‘미스테리 심리 썰렁물’이나 ‘무빙’ 등 활극을 다룬 ‘강풀 액션만화’와 다른 ‘순정만화’ 종류다. 다채로운 인간상을 그리지만, 반드시 사람 사이의 로맨스가 기반한 카테고리다. 이중 지난 2013년 공개된 ‘마녀’가 실사화됐다. 채널A에서 국내 방송되고 A+E Networks를 통해 글로벌 배급된다. 또 한 편의 강풀 작품 실사화 결과물이라 당연히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는 강풀 ‘이야기’의 원형질에 대한 찬사들이 오갔다. 채널A 새 주말극 ‘마녀’의 김태균 감독이 11일 오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 웨딩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채널A 11일 오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 웨딩홀에서 열린 ‘마녀’의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태균 감독과 출연배우 박진영, 노정의, 임재혁, 장희령이 참석했다. 김태균 감독은 영화 ‘봄, 눈’ ‘반짝반짝 두근두근’ ‘암수살인’ 등으로 연출력을 선보였으며 드라마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태균 감독과 주역들은 모두 강풀의 세계관 안에 들어온 사실을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김 감독은 “누적 조회수 1억3000만건을 기록한 동명웹툰이 원작이다. 강풀 작가의 팬이었고, 대중과 항상 접점을 가지는 분”이라고 강풀 작가를 평가하며 “그분이 보는 시점이나 세계관이 제가 추구하는 결과물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 이야기를 뛰어넘는, 사회적인 함의가 있는 작품을 다룬다. 보편적인 주제지만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기법을 통해 사랑 이야기를 펼치는 일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채널A 새 주말극 ‘마녀’의 출연배우 박진영과 노정의가 11일 오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 웨딩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채널A ‘마녀’는 타고난 매력으로 남자들이 주변에 많이 접근하지만, 반드시 어떠한 이유로 다치거나 죽는 사고가 이어져 세간으로부터 ‘마녀’라는 호칭을 받은 박미정(노정의)과 그의 동창으로 그를 구원하기 위해 특기인 ‘데이터 마이닝’을 활용하는 이동진(박진영)의 사랑 이야기다. 김 감독은 작품의 사회적 함의를 위해 “세상의 편견과 오해가 만든 ‘사회적 마녀사냥’ ‘혐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10년 전의 이야기지만 오늘날도 여전히 진행 중이지 않나 싶다”며 “개인적으로는 ‘암수살인’ 때도 그랬지만 숨겨진 진실을 좇는 줄거리를 좋아한다. 전작에서 진실을 좇는 형사의 집요한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동진의 진심이 같은 이야기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채널A 새 주말극 ‘마녀’의 출연배우 박진영(왼쪽부터), 노정의, 장희령, 임재혁이 11일 오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 웨딩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채널A ‘데이터 마이너’인 주연 이동진 역의 박진영은 전역 후 첫 작품으로 ‘마녀’가 공개됐다. 그는 “강풀 작가님 팬으로서 그 이야기의 힘을 알기에 세계관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영광이었다”고 말했고, 박미정 역 노정의 역시 “작가님의 웹툰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영광이었다. 부담보다는 설렘이 크다”고 말했다. 어떤 장르든 실마리와 사건 사이의 인과를 꼼꼼히 숨겨놓고 하나씩 풀어내는 강풀 작가의 스타일은 오늘날 시리즈물에 최적화된 결과물로 연일 성과를 내고 있다. 또 한 편의 사랑 이야기 ‘마녀’로 그의 명성은 이어질 것인지. ‘마녀’는 오는 15일부터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10분 채널A에서 방송된다.
하경헌 기자 2025.02.11 12:36
연예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파푸아뉴기니는 21세기 마녀사냥 중···‘비트코인의 나라’ 엘살바도르, 급등·급락 시세변동 속 현 상태는?KBS 오는 11일 오후 9시 40분 KBS1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385회는 파푸아뉴기니의 ‘마녀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새로운 미래 등을 조명한다. 21세기에도 여전히 마녀사냥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 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다. 한 마을에서 흉사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마녀’ 때문이라 여기고 마녀로 지목된 사람에게 마을 사람들이 집단폭력을 행사한다. KBS 제작진이 만난 피해자들 역시 주술을 이용한 살인, 아기의 심장을 꺼내 죽인 혐의로 겨드랑이, 생식기 등이 뜨거운 금속으로 지져지는 고문과 구타 등의 집단폭력을 당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며, 자신은 마녀가 아니라고 부정했다. 제작진이 인터뷰한 시민 역시 “마녀는 진짜가 아니며, 가짜 정보가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마녀사냥은 잘못된 행위라는 것에 동의했다. KBS 그러나 마녀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에 경찰 역시 속수무책으로 마녀사냥 범죄를 막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에 2014년,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마녀사냥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국가 행동 계획을 설계했다. 파푸아뉴기니 내에는 피해자들을 위한 안전 가옥이 운영되고 있으며, 유엔개발계획(UNDP)에서는 마녀사냥에 반대하는 집회를 조직하고 교육 활동 또한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여전히 파푸아뉴기니에서 마녀사냥이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은 파푸아뉴기니의 수도 포트모르스비와 엔가 지역에서 직접 만난 마녀사냥의 피해자들을 통해 파푸아뉴기니 내 마녀사냥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그 원인과 폭력 예방 방법에 대해 들여다본다. 1월 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이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작년 12월 19일 이후 18일 만이다. 이날 미국 의회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공식적으로 인증했고, 비트코인 규제 완화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투자자들을 자극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비트코인 가격 변동과 함께 들썩거리는 나라가 있다. 바로 엘살바도르다. 2021년 6월, 엘살바도르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승인하고 국고를 동원해 비트코인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1비트코인당 가격은 1만 6539.5달러까지 하락해 엘살바도르는 60%대의 큰 손실을 보았지만 2024년 11월,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엘살바도르는 최소 100%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BS 비트코인 법정 화폐 승인으로부터 4년째인 지금, 불안정한 비트코인 시장 속에서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비트코인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 이번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은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비트코인 사용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향방은 어떻게 될지,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어본다.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385회. 윤수영 아나운서, 김재천 교수(서강대학교), 이인철 소장(참조은경제연구소), 서지원 PD(KBS) 출연하며 1월 11일 토요일 밤 9시 40분 KBS1 생방송 예정이다. KBS
손봉석 기자 2025.01.10 21:22
연예
빡친변호사 “카라큘라 ‘마녀사냥’ 무서워, 댓글응원 해달라”유튜버 카라큘라(오른쪽)과 천호성 변호사. 유튜브 방송화면 유튜브 채널 빡친변호사를 운영하는 법률사무소 디스커버리 천호성 변호사가 여러 조작 의혹 등으로 지탄을 받는 ‘렉카연합’ 소속 유튜버로 알려진 카라큘라(이세욱)의 입장을 대리해 발표했다. 천호성 변호사는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카라큘라의 사무실 간판은 건물 주변에 유튜버들과 BJ들이 생방송을 하겠다고 몰려드는 탓에 주변 상인들께 미안해서 뗀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본지 취재 결과 카라큘라가 운영하는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소재 ‘카라큘라 미디어’ 사무실 간판이 제거됐다. 해당 건물에는 천호성 변호사의 사무실 역시 입주해있다. 이어 “카라큘라를 비난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간 모든 행동을 이렇게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마녀사냥’을 하는 것이 참 무섭다”며 “그래도 카라큘라를 믿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을테니, 그 분들은 카라큘라 채널에 댓글로 힘을 좀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했다. 또한 “혹은 지금 여론이 너무나 뜨거워 표현하기 주저하시는 분들께서는 그저 마음으로라도 응원해달라”고 했다. 천호성 변호사는 카라큘라와 함께 고 표예림이 사망 전, 자신들과 연락을 취했다고 했다. 천호성 변호사는 “카라큘라와 저는 (고 표예림을) 어떻게든 달래고 힘을 주기 위해 법률적 조언 뿐만 아니라 되도록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접고 여행을 다녀오든지 하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고 표예림은 지속적으로 ‘만약 소송 중에 피해자가 사망하면 법적으로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또한 “저와 카라큘라는 그 질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끝내 고 표예림의 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며 “저와 카라큘라에게 고 표예림이 앞으로 절대 극단적인 생각은 하지 않고 버텨 보겠다고 약속을 하고 갔기 때문에 휴일이 끝난 화요일에 그런 선택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호성 변호사는 “저는 고작 12만 유튜브 채널 지키자고 날 도와줬던 카라큘라를 범죄자로 낙인 찍어버리는 더러운 인간이 아니다”며 “고 표예림 장례식장에 유일하게 저와 카라큘라만 유족들이 동의해 갔다. 제가 코걸려서 카라큘라 옆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 남고 싶어 옆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선명 기자 2024.07.18 08:15
사회 할 말 있습니다
[할 말 있습니다](24)건강보험 위기? 마녀사냥 멈춰라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케어(문케어)를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규정하고, “재정 파탄을 가져와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정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건강보험 재정위기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사실상 폐기를 선언한 것이다. 정말 건강보험이 재정위기이고, 문케어가 재정위기의 주범일까? 전혀 아니다. 2017년 문케어를 시작할 때 20조원이었던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은 문케어가 끝나가는 2021년 말 기준 여전히 20조원으로 변화가 없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저축한 돈을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건강보험이 재정위기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2015년 8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과 내원객이 병원 로비를 오가고 있다. 정지윤 기자 혹시 건강보험료를 너무 많이 걷어 적립금이 안 줄어든 것일까? 이도 사실이 아니다. 문케어 기간 5년(2017~2021)간 인상률은 2.3%로 문케어 이전 10년(2007~2016)간 건강보험료 인상률 3.4%에 비해 높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동안 인상률이 1.4%로 낮았으나 이명박 정부 동안 4.0%로 높았다. 보수 정권에서도 보장성 강화를 했고 건강보험료는 올랐다. 2040년 건강보험 누적적자가 678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주장도 가짜뉴스에 가깝다. 이는 2026년 건강보험료율이 법정 상한선인 8%에 도달한 이후 15년 동안 건강보험료율은 전혀 올리지 않는 반면 지출은 예전처럼 증가할 것이라는 매우 비현실적인 가정에 근거한 예측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어느 정부와 국회가 건강보험이 적자인데 15년 동안 지출도 줄이지 않고 보험료도 인상하지 않는단 말인가. 문케어 때문에 의료남용이 심해지면서 건강보험이 재정위기를 맞고 있다는 정부 주장도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문케어 이후 건강보험이 적용된 MRI, 초음파 검사 중 급여기준에 맞지 않는 사례의 비용은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돈이긴 하나 2021년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0.2%에 불과하다. 0.2%를 절약한다고 건강보험 재정이 크게 좋아질 리 없다. 정부는 1년에 2000회 외래를 방문하는 의료남용 사례를 들면서 문케어를 탓하고 있지만, 이 같은 의료남용은 문케어 이전부터 계속돼왔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건강보험 재정에 큰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인구 고령화와 의료기술 발전으로 지출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소득의 7% 수준까지 인상된 건강보험료율은 낮은 경제성장률과 소득양극화로 점점 올리기 어려워졌다. 현 정부는 아니지만, 다음 정부에서는 진짜 재정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 건강보험 재정, 어디서 낭비되고 있나 미국과 유럽은 전체 의료비 20~30%가 낭비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정부가 건강보험을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지난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을 폄훼하기 위해 ‘가짜 재정위기’를 퍼뜨릴 때가 아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어디서 낭비되고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되는 ‘진짜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누수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과잉공급된 병상이다. 우리나라 병상 수는 OECD 국가에 비해 3배 더 많다. 병원은 과잉공급된 병상을 환자로 채우기 위해 의학적으로 꼭 입원할 필요가 없는 환자까지 입원시킨다. 병상 수를 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 줄여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면 약 11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 2000년 우리나라 병상 수는 OECD 평균을 넘어섰지만, 정부는 20년 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2018년 병상이 과잉 공급된 지역에서는 병상 신·증설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지만, 정부는 국회가 만들어준 법도 4년 넘게 시행하지 않고 있다. 둘째, 주치의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주치의 역할을 하는 동네의원에 다닐 경우 다른 병·의원에서 진료받는 경우에 비해 뇌졸중·심장병 같은 합병증이 덜 발생하고, 사망률이 낮아진다. 진료비가 비싼 중증질환이 덜 생기니 진료비도 4분의 1가량 적게 쓴다. 우리나라 모든 만성질환자가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도록 하면 약 5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2007년 정부가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을 시작한 지 1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시범사업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셋째, 민간의료보험으로 인한 의료남용이 또 다른 주범이다. 실손보험이나 정액형 민간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병·의원을 더 많이 이용한다. 실손보험만 있으면 외래를 15% 더 많이 이용한다. 실손보험과 정액형 민간의료보험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 외래를 25% 더 자주 이용하고, 입원일수는 65% 길어진다. 이처럼 민간의료보험 때문에 늘어난 건강보험 진료비가 5조~8조원에 달한다. 이중 상당 부분은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의료이용으로 추정된다. 지난 정부에서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역할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의료남용을 줄이고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사보험협의체’를 만들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5년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그사이 의료남용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와 비급여 진료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넷째, 붕괴된 의료전달체계 때문이다.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동네 병·의원에 비해 진료비가 비싸진다. 큰 병원에 환자를 빼앗긴 동네 병·의원은 의학적으로 입원할 필요가 없는 환자를 입원시키거나 환자를 더 자주 오게 해서 새로운 의료 수요를 만들어낸다. 경증환자는 동네 병·의원에서, 중증환자는 큰 대학병원에서 진료받도록 의료전달체계를 정비하면 약 5조원을 줄일 수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수십년째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제대로 된 정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형병원, 중소병원, 의원 모두 양보할 생각이 없다. 정부는 이들 간 이해관계를 조정해내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은 우리가 아플 때 크게 돈 걱정 하지 않고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제도다. 다가올 재정위기로부터 우리 건강보험을 지키려면 지금부터 낭비적인 의료체계를 차근차근 개혁해나가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정부의 보장성 강화에 대한 정치적 마녀사냥에 매몰되면 우리 의료체계를 개혁할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2023.01.27 14:42
문화/과학 문화프리뷰
[문화프리뷰]우리는 마녀사냥 시대에 살고 있다시대를 비추는 거울로서 연극의 기능을 이야기할 때 아서 밀러의 <시련>은 그 기능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일 것이다. <세일즈맨의 죽음> 등을 통해 동시대 사회 비극에 천착해오던 작가 밀러가 갑자기 먼 과거인 17세기의 마녀사냥 이야기를 끄집어낸 데는 1950년대 미국 사회를 휩쓴 매카시즘 광풍이 발단이 됐다. 냉전의 긴장이 첨예하던 시절, 당시 공산권 국가들의 강한 영향력에 예민해져 있던 미국은 공산주의자 색출이라는 명분하에 무차별한 공포정치를 펼쳐나갔고 수많은 이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갔다. (주)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바로 이러한 시대에 아서 밀러는 <시련>을 발표함으로써 17세기 세일럼의 마녀재판이란 연극적 프리즘을 통해 당대의 비극적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하고자 했다. 그는 이 작품 안에서 사소한 거짓말이 사람들의 이익과 사회구조와 얽히면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비극의 과정을 통째로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당대 미국에 몰아친 매카시즘의 집단적 광기와 비겁한 소시민의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시련>은 17세기 세일럼에서 일어난 마녀사냥 사건을 통해 ‘두려움’이 한 사회의 구성원들을 어떻게 지배하고 다스리는지, 그리고 여기에 욕망과 탐욕이 더해지면 어떤 끔찍한 비극이 만들어지는지 선명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169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작은 마을 세일럼. 엄격한 청교도 윤리에 의해 다스려지는 이 마을에서 어느 날 밤 소녀들이 숲속에서 발가벗고 춤을 추며 혼령을 불러내는 금지된 놀이를 벌인다. 이것을 지나가던 목사에게 들키게 되자 소녀들은 불호령이 두려운 나머지 악마에 홀린 척 연기를 꾸며댄다. 처음엔 장난처럼 시작된 일이었지만 어른들이 소녀들의 거짓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어 간다. 자신들의 손으로 어찌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상황과 마주하게 된 소녀들은 더욱 큰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더 필사적으로 마귀에 들린 연기를 펼친다. 여기에 개인적인 원한이나 이익관계에 놓인 이웃들을 고발하는 사람들까지 합세하면서 사건은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변질된다. 사람들은 악마와 대항해 싸운다는 확고한 명분 아래, 오랫동안 억눌러 온 이기심을 드러내며 잔인하고 비열한 방식으로 복수를 시작했다. 결국 마을 법정은 무시무시한 마녀재판소로 변질해가고, 교수대까지 등장하게 된다. 집단적 광기라 불릴 만한 이 마녀사냥으로 최소한 175명이 희생되었고, 작은 도시 세일럼은 지금까지도 인간의 광기가 만들어낸 끔찍한 비극의 현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번 연극 <시련>의 카피라이트는 ‘우리는 모두 세일럼에 살고 있다’이다. 아서 밀러의 <시련>이 17세기 세일럼의 마녀사냥을 통해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즘 광풍을 비추는 거울로서 기능했다면, 동시대의 <시련> 공연은 인터넷 마녀사냥이나 악성 댓글 등으로 끊임없이 사람들을 단죄하고자 하는 오늘날의 우리를 비추어보고자 한다. 2월 26일부터 3월 31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김주연 연극 칼럼니스트 2019.02.18 15:31
사회
[사회]“타블로 마녀사냥, 공정사회 성장통”ㆍ문화평론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법치 사회정의 이슈화” 인기가수 타블로의 학위 진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MBC스페셜이 스탠퍼드대학까지 타블로와 동행해서 직접 학위 검증절차를 보여줬지만, 논란의 중심에 서있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 카페 회원들은 계속 또 다른 의혹들을 제기하면서 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룹 에픽하이 멤버 타블로. |스포츠칸 문제의 핵심은 타블로의 스탠퍼드대학 졸업 여부에 있다기보다 타진요의 심리상태에 있는 것 같다. 타진요가 타블로의 학위에 문제를 제기하는 까닭은 ‘힙합이나 하면서 놀던 학생이 어떻게 그 어려운 스탠퍼드대학을 입학해서 졸업할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메커니즘이 상당히 흥미로운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은 스탠퍼드대학과 그 학위제도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전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스탠퍼드대학을 나온 사람이 절대 타블로처럼 행동할 수 없다는 확신이 여기에 스미어 있는 것이다. 학벌·학력우월주의 견제심리 작용 타블로가 이런 의심을 부추긴 이유는 예능프로그램의 특징을 잘 몰랐기 때문인 것 같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모자라는 위인이거나 아니면 항상 웃으면서 손이나 흔드는 인형일 뿐이다. 스탠퍼드대학 영문학과를 조기 졸업한 석사가 시시덕거리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가 예능프로그램에 나오지 않고 다른 힙합 가수들처럼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만 했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고 싶었고, 그래서 있는 사실을 부풀려서 말하는 일이 반복되다가 보니 역풍을 맞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타진요의 논리도 강고한 학벌주의의 산물이라면, 타블로 역시 여기에 편승해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려고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타블로를 집중적으로 공격한 이들이 대체로 미국에서 대학을 다녀본 사람들이거나 자녀들을 진학시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타진요의 매니저인 왓비컴즈는 미국 거주자로 알려져 있다. 타진요가 주장하는 ‘상식’은 이런 경험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상식에 근거한 주장이야말로 전형적인 한국 시민사회의 논리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미국 또는 유럽의 상식을 보편적인 것으로 전제하고 대상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확보하는 사고의 구조가 한국식 민주주의를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어쨌든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지식엘리트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이 타블로의 학력을 의심하고 학위 조작을 확신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이들이 타블로의 학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근거 중 하나가 미국 명문대학을 나왔다는 타블로의 지적 능력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의심이다. 출간한 책의 내용도 그렇고, 평소에 방송에 나와서 쏟아내는 발언들이 전혀 ‘배운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주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미국의 명문대학 학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라고 할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교육체계는 거의 완벽하기 때문에 그 과정을 졸업하고 타블로처럼 행동할 수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깔려 있다. 그래서 이들은 타블로의 학위를 진짜일 수 없다고 믿는 것이다. 법-시민사회-국가 관계 재정립 과정 타블로를 둘러싼 논란은 전형적인 마녀사냥의 형식논리를 체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범상한 사건이라고 보기 어렵다. 말 그대로 이 사건은 마녀사냥의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 개똥녀나 디워, 또는 황우석의 경우와 상당히 다른 측면이 여기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개똥녀 사건은 개인에 대한 이지메였고, 디워는 반지성주의, 그리고 황우석은 민족주의에 근거했지만, 타블로는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한편 세 범주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심리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사회정의를 위해서 진실이 승리해야 한다는 ‘신념’이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회정의에 대한 주장으로 인해 타진요의 발언들은 특정한 이해관계를 떠난 ‘공정성’을 띠고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타블로의 스탠퍼드대 학위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네이버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경향신문 이런 까닭에 이 사건은 단순하게 신정아의 경우처럼 학위 조작 문제라고 볼 수 없다. 타블로 논란은 법과 사회, 그리고 국가의 관계 문제를 매개로 회전한다는 측면에서 다분히 근대적인 마녀사냥의 양상을 띠고 있다. 마녀사냥의 조건은 시민사회와 법의 관계가 완전히 정립되지 못한 상황, 급격한 사회 변동으로 인한 가치판단의 혼란, 대상에 대한 혐오를 뒷받침할 합리적인 근거, 사회정의에 대한 집단적 공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선동하는 집요한 지도자와 이를 추종하는 열렬한 군중의 존재이다. 마녀사냥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지식들을 판타지의 논리에 따라 재구성해서 현실을 설명하는 근거로 제시하는 행위이다. 타진요 카페 게시판을 채우고 있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이 과정들이 어떻게 그럴 듯하게 합리적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졌는지를 명쾌하게 알 수 있다. 타블로에 대한 마녀사냥은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들이 ‘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도 재미있지만, 궁극적으로 마녀사냥은 법과 시민사회, 그리고 국가의 관계가 정립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징후라는 사실을 이번 사건은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마녀사냥에 대한 ‘비판’은 계몽주의로부터 공급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개인은 법의 금지를 내면화하고 국가는 이를 포섭하며 재현한다. 말하자면 마녀사냥은 시민사회를 요동치게 만드는 과잉의 욕망을 ‘나쁜 것’으로 규정하고 제거하는 과정을 필연적으로 수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녀사냥 자체가 ‘자신의 억압’을 극장화해서 아버지의 법에 자신이 얼마나 고통 받고 있는지를 호소하는 도착적 퍼포먼스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런 까닭에 마녀사냥의 주체는 아무리 과격한 내용을 주장하더라도 결코 법의 경계를 돌파하지 못한다. 마녀사냥에 대한 계몽주의적 비판과 규제는 곧 과잉의 욕망에 휘둘리는 주체의 망동을 법의 이름으로 심판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법의 금지를 내면화한 ‘깨어난 개인’이 그렇지 못한 ‘몽매한 개인’을 질타하는 이중구조가 여기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근대사회의 가치체계를 구성한다. 이렇게 법은 계몽주의의 논리를 체득하게 되고, 개인은 근대적 시민으로 국가에 자신의 공백을 고정시키는 절차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타블로 논란은 변화의 와중에 있는 한국 사회의 상황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거울상이기도 하다. 이런 전체 과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인터넷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단순논리로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것은 동그라미를 네모 속에 집어넣으려는 불가능한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인터넷은 단지 이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우리에게 보여주는 스크린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택광
2010.10.13 14:57
사회 편집실에서
[편집실에서]마녀사냥의 희생양마녀 이야기가 화제입니다. 외국어고등학교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일부에서 ‘마녀사냥’이 아니냐고 비판하자 “마녀사냥은 마녀가 아닌 사람을 마녀로 몰아 사냥한다는 이야기지만 외고는 분명히 마녀”라고 말했습니다.
마녀 사냥은 유럽에서 12세기부터 18세기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때에는 마녀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판별했을까요. 나름대로 실증적이라고 자부하던 방법이 동원됐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늘로 확인하는 법이었습니다. 간단합니다. 몸에 바늘로 찔러서 아프지 않거나 피가 나지 않으면 마녀가 됐습니다. 대부분 고함을 지르거나 피가 났겠지요. 그래서 마녀로 모는 ‘아주 과학적인’ 수단이 동원됐다고 합니다. 찌르면 뒤로 밀리는 바늘을 고안해 ‘바늘로 찔러도 피가 나지 않는다’며 마녀로 몰았습니다. 마녀 판별 비용은 모두 마녀로 몰린 마녀용의자가 내야 했습니다. 심지어 처형비도 마녀용의자의 부담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마녀를 많이 만들수록 수입은 짭짤했습니다.
마녀를 확인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었습니다. 마녀용의자의 손발을 묶어 깊은 물속에 던집니다. 마녀용의자가 가라앉으면 마녀의 혐의를 벗게 됩니다.
대부분 죽어서 혐의를 벗게 되는 것이죠. 죽어도 그때까지의 비용은 마녀용의자가 대야 합니다. 혹 물에서 떠오른다면 마녀로 간주돼 화형을 당합니다. 물에 떠오르든 떠오르지 않든 죽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마녀 사냥의 표적이 된 외고는 외국어 영재를 육성한다는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가면서 신흥 명문고가 됐습니다. 하지만 사교육 시장의 팽창을 불러온 주범으로 지목됐습니다. 마녀로 몰린 외고는 지금 억울할 것입니다.
외고가 과연 마녀용의자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 마녀인지 어떻게 판별해야 할까요. 바늘로 찔러봐야 할까요, 아니면 손발을 묶어 깊은 물속에 던져봐야 할까요. 외고 앞에는 자율형 사립고 전환이냐, 국제고 전환이냐, 폐지냐 라는 갈림길이 있습니다. 외고를 자율형 사립고나 국제고로 전환한다고 해서 과연 사교육이 잠잠해 질 수 있을까요.
중세시대에 왜 마녀사냥이 벌어졌는지 곰곰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십자군 원정 이후 사회 불안이나 종교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녀사냥을 했다는 것이 역사적 해석입니다.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 마녀 사냥이 시작됐습니다. 외고가 마녀이건 외고의 폐지가 마녀사냥이건 사교육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외고 외에 제2,제3의 희생양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 희생양은 학생이고, 학부모입니다.
우리의 의식이 다시 암흑의 중세시대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투명하지 않고 너무나 ‘어두운’ 일이 많습니다.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4대강 사업이 그렇고, 오락가락하는 세종시 문제도 그렇습니다. 이럴수록
윤호우 편집장 2009.10.29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