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마약 판매상 “경찰 함정수사, 무죄” 주장…법원의 판단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필로폰 90g은 약 3000회분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앞서 별개의 마약 사건으로 붙잡은 B씨에게 “A씨한테 필로폰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는 B씨를...
곽희양 기자 2025.04.26 11:39
사회
마약 판매상 “경찰 함정수사, 무죄” 주장…법원의 판단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필로폰 90g은 약 3000회분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앞서 별개의 마약 사건으로 붙잡은 B씨에게 “A씨한테 필로폰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는 B씨를...
곽희양 기자 2025.04.26 11:39
사회
구치소 안에서 신종마약이···‘천사의가루’ 발견, 교정당국 ‘발칵’... 24일 밝혔다. 펜사이클리딘은 마약류관리법이 규제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환각 효과를 가진 신종 마약이다. 수원구치소 특별사법경찰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 물질에 대한 정밀검사를 의뢰하고, 외부
유선희 기자 2025.04.24 18:13
사회
[속보]‘마약 혐의’ 이철규 국힘 의원 아들 구속…법원 “도망 염려”... 의원의 아들 이모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마약류관리법상 대마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김정화 기자 2025.04.23 20:25
사회
“전 남자친구가 준 마약 탄 음료수 마신 뒤 숨져”···검찰, 징역 15년 구형... 급성 필로폰 중독으로 밝혀졌다. 통상적인 필로폰 1회 투약량은 0.03g이다. A씨는 B씨가 스스로 마약을 음료수에 타 먹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마약을 먹였다고 판단하고 징역...
#마약 #검찰 #징역 #음료수 #구형
강정의 기자 2025.04.23 16:36
연예
[전문] ‘마약 전과’ 남태현, 자숙 3년만 복귀 소식 전했다…내달 공연 확정남태현. 연합뉴스 가수 남태현이 복귀 기지개를 편다. 남태현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음악을 사랑하는 아티스트로서, 그리고 조금 더 성숙해진 한 사람으로서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소중한 분들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다시 노래할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진심 어린 감사를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5월 6일 화요일, 서울 마포구 웨스트 브릿지 라이브홀에서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러닝타임은 약 80분. 특히 지난 1월 발매한 신곡 ‘밤의 끝자락 위에서’와 함께 곧 공개될 신곡 무대도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남태현은 “진솔한 모습과 멋진 무대를 아낌없이 보여드리겠다”며 “함께 즐겁게, 마음껏 놀다 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태현 SNS 캡처 한편 남태현은 지난 2022년 필로폰을 매수,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방송인 서민재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서민재는 남태현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서민재는 지난해 6월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남태현한테서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남태현은 일방적으로 데이트 폭력을 한 적은 맹세코 없다는 입장을 내면서 두 사람 간의 진실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이하 남태현 전문 안녕하세요 :) 정말 오랜만에 공연 소식으로 인사드려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아티스트로서, 그리고 조금 더 성숙해진 한 사람으로서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려 합니다. 소중한 분들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다시 노래할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공연에 오시는 분들께 진솔한 모습과 가수로서의 멋진 무대를 아낌없이 보여드릴게요! 최근 발매한 신곡 ‘밤의 끝자락 위에서’ 와 곧 공개될 새로운 곡도 이번 무대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함께 즐겁게, 마음껏 놀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서형우 온라인기자 2025.04.25 09:26
연예
[편파적인 디렉터스뷰] “‘야당’ 19금 마약파티, 꼭 담아야만 했냐고요?”영화 ‘야당’ 포스터.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편파적인 쟁점 셋 1. ‘야당’은 19금 난교 장면을 왜 꼭 담아야만 했나 2. 클리셰 범벅인데 변곡점도 너무 많아 지루하다? 3. 정치영화라고 오해하는 이들에게 영화 ‘야당’(감독 황병국)이 23일 개봉 8일 차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침체한 극장가에 유의미한 결과다. 마약판 브로커 ‘야당’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관객에게 통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약’이란 주요 소재 때문에 등장하는 난교파티가 반복되는 등 자극성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장르적 클리셰가 계속 이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운 소리도 흘러나온다. 스포츠경향은 최근 만난 ‘야당’ 황병국 감독에게 영화에 관한 편파적인 쟁점 세 가지를 물었다. 감독도 자신만의 생각으로 소신 있게 답했다. 영화 ‘야당’을 연출한 황병국 감독. ■쟁점1. 난교파티 장면이 필요했던 이유는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강하늘),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유해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박해준)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극 중 대선 후보 아들인 ‘조훈’(류경수)이 풀파티에서 남녀무리와 마약 투약을 하는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정도로 자극적인 난교 파티가 열리고, 이후에도 비슷한 장면들이 두 번 더 등장한다. 이유를 알고 싶었다. “사실 그 풀파티 장면은 마약의 위험성을 보여줘야 관객들도 더 위험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 의도적으로 넣었습니다. 마약 중독 사례를 취재하면서 실제론 더 참혹한 장면들도 많이 봤는데, 이 작품 등급을 15세 이상 관람가로 낮추기 위해 그런 장면들을 삭제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장면은 영화 스토리상 시작점이기도 하거든요. 그 사건 때문에 ‘야당’인 강수(강하늘)와 형사 ‘상재’(박해준), ‘수진’(채원빈)까지 다 나락으로 떨어지니까요. 그런데 수위를 낮춰 눈에 띄지 않게 연출한다면 이들이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결과가 이상하게 느껴졌을 거예요. 경각심을 주기 위해, 그리고 영화 내용상 필요해서 그 장면을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뒤에 나오는 요트 파티 장면에선 자극적일까 봐 옷을 다 입고 있어요. 많이 고심해서 짠 장면들이었어요.” 영화 ‘야당’ 속 강하늘. ■쟁점2. 클리셰를 담아도 변주를 주고 싶었다? 이 작품은 범죄오락물의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그러나 주요인물 세 명이 결정적 사건을 맞이하고 변화하는 과정이 각자 그려져 체감 속도는 조금 느리게 느껴진다. “구조적으로 ‘강수’와 ‘상재’가 꺾이고 딛고 일어나 화합해서 복수하는 변곡점이 많아 보여서 호흡이 느려지는 느낌일 수도 있지만, 전 오히려 너무 쉬운 구조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영화를 볼 때 휴대전화를 안 들여다보죠. 이야기와 사건을 계속 틀고 틀어야지만 관객들이 더 몰입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미국드라마들도 그런 구조가 많아서, 그런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영화 ‘야당’을 연출한 황병국 감독. ■쟁점3. 이것은 정치영화가 아니다 영화 제목 때문에 정치물인가 싶은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실제 내용엔 대선 후보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와 오해를 빚는 것 같다고 했다. “절대 정치물이 아니에요. ‘야당’은 정당이 아닌 ‘마약판 브로커’라는 직업을 말하는 거고요. 그러면서도 기존 마약 범죄물처럼 어둡고 무겁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실제 제가 취재하면서 만난 ‘야당’들을 많이 따오기도 했고요. 재미 속에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넣었는데, 감기 걸렸을 때 먹는 달콤한 시럽 약처럼 즐겨줬으면 합니다.” ‘야당’은 전국 극장가서 만날 수 있다.
이다원 기자 2025.04.23 16:11
연예
유아인, ‘마약 실형’에도 남배우상 후보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 씨가 3일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아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정효진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배우 유아인이 ‘디렉터스컷 어워즈’ 남자배우상 후보에 올랐다. DGK(한국영화감독조합)는 22일 ‘제23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시상식의 부문별 후보를 공개했다. 2024년 1월 1일부터 2025년 3월 31일 사이에 발표된 DGK 정·준회원 감독의 영화 및 드라마 시리즈를 대상으로 하는 가운데, 유아인이 영화 ‘승부’로 남자배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유아인은 ‘미키 17’ 로버트 패틴슨, ‘아침바다 갈매기는’ 윤주상, ‘승부’ 이병헌, ‘파묘’ 최민식과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여자배우상 후보로는 ‘대도시의 사랑법’ 김고은, ‘파묘’ 김고은, ‘그녀에게’ 김재화, ‘그녀가 죽었다’ 신혜선, ‘아침바다 갈매기는’ 양희경이 후보에 올랐다. 영화부문 감독상 후보에는 ‘승부’ 김형주, ‘핸섬가이즈’ 남동협, ‘미키 17’ 봉준호, ‘하얼빈’ 우민호, ‘파묘’ 장재현, ‘보통의 가족’ 허진호 감독이 노미네이트 됐다.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지난 1998년 ‘젊은 영화 감독 모임 디렉터스컷’으로 시작해 2017년 DGK주최로 발전했으며 2022년부터 시리즈 부문이 신설됐다. 올해 시상식은 내달 20일 오후 7시 개최된다.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로포폴 등 4종 의료용 마약류를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타인 명의로 44차례에 걸쳐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처방 받아 매수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그러나 검찰이 불복,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유아인은 활동을 중단했으며, 이미 촬영을 마친 작품은 순차적으로 공개중이다. 영화 ‘승부’가 지난 3월 26일 개봉해 호평 받고 있으며 6월 3일 ‘하이파이브’가 개봉 예정이다. 다만 홍보 일정 등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강주일 기자 2025.04.22 11:17
연예
‘그알’ 아산 간호조무사 마약 사망 사건 파헤친다SBS ‘그것이 알고싶다’ 1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밀실과 아이스-아산 마약음료 사망 미스터리’라는 부제로 충남 아산에서 발생한 간호조무사 마약 사망 사건을 파헤친다. 지난해 5월 30일 오전 11시 21분경, 한 통의 신고전화가 119에 접수됐다. 그날 새벽 4시가 넘어 함께 자신의 집으로 온 전 여자친구가 자고 일어나 보니 움직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사망한 채로 발견된 여성은 당시 스물넷 간호조무사 故 박지인 씨. 평소 질환도 없었고, 사망과 직결될 외상도 보이지 않았던 그녀는 왜 갑자기 사망한 걸까. 약 20일 후 충격적인 부검 결과가 나왔다. 사인은 치사량에 달하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중독. 신고자였던 전 남자친구 안 씨는 경찰의 추궁을 받자, 지인 씨가 집에 보관 중이던 마약에 호기심을 보이더니 스스로 음료수에 타 마셨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인 씨가 목욕하고 나온 걸 보고 각자 잠들었고, 일어나 보니 사망해 있더라는 것이다. 마약과는 거리가 먼 데다 병원에서 의약품 안전 교육을 받는 간호조무사인 만큼, 유가족은 지인 씨가 스스로 마약을 복용했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지인들 또한 평소 지각한 적 없는 지인 씨가 다음 날 출근을 앞두고 그랬을 리 없다며, 전 남자친구인 안 씨가 술에 취한 그녀에게 마약을 탄 음료를 몰래 건네 마시게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안 씨는 절대 마약을 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년 전 헤어졌던 지인 씨를 그날 새벽 우연히 만나 자신의 집에 함께 오게 됐으며, 동의하에 성관계 한 뒤 대화를 나누던 중 그녀가 먼저 마약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혼자 마약이 든 음료를 마신 지인 씨가 목욕을 한 뒤 별다른 문제없이 잠드는 것을 분명히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가 들어왔다. 같은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가 안 씨로부터 “음료수에 마약을 타서 먹였고, 욕조에 넣었다 뺐다 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인 씨가 스스로 목욕하러 들어갔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말을 안 씨 스스로 했다는 것이다. 그가 정말 물이 찬 욕조에 지인 씨를 넣었다 뺐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한편, 지인 씨의 양쪽 발바닥에서는 지름 2.5cm 정도로 살점이 떨어져 나간 동그란 상처가 대칭된 위치에 남아 있었다. 화상 흔적으로 추정되는 상처는 왜 생긴 걸까. 혹시 마약 복용과 사망의 미스터리를 밝힐 실마리가 되진 않을까. 지인 씨는 그날 왜 안 씨의 집으로 향하게 됐으며, 마약이 든 음료를 마시게 된 경위는 대체 무엇일까. 간호조무사 마약 사망 사건을 파헤칠 ‘그알’은 오는 19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강주일 기자 2025.04.19 16:09
국제
미 복지부 “1만명 해고”···법무부도 마약 단속 부서 등 통합 추진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워싱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는 등 연방정부 지출 감축을 목표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이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도 1만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로 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복지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비효율적이고 무분별한 관료주의를 비판한 뒤 “우리는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라면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 인원 감축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식품 안전 기준을 담당하는 식품의약국(FDA), 전염병 등 공중 보건 상황을 관리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공중보건 연구기관인 국립보건원(NIH), 고령·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험 담당 등에서 이뤄질 예정이라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복지부는 또 ‘건강한 미국을 위한 행정국(AHA)’을 신설하고 보건자원행정국(HRSA), 약물남용·정신건강 서비스국(SAMHSA) 등의 조직 등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복지부 소속 직원은 현재 8만2000명이며 해고되는 1만명 외에 추가로 1만명이 정부효율부(DOGE) 주도하는 이른바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 등에 따라 부서를 떠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연간 18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도 마약단속국(DEA)과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등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A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DEA는 마약 단속 등의 업무를, ATF는 총기 폭력 범죄, 총기 밀매, 테러 등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이주영 기자 2025.03.28 11:25
사회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마약투약으로 징역 2년6개월지난 3월 2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2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오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공범 A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씨에게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프로그램 이수와 2400여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오씨에 관해 “마약 동종 범죄로 교육 이수 조건부 기소유예라는 관대한 처분을 받고도 수개월 만에 다시 범행했다”며 “신고로 수사가 시작되자 허위 진술을 종용해 초기 수사를 방해하는 등 범행 경위가 좋지 않고 죄질과 수법이 불량해 엄한 실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오씨는 2022년 11월∼2023년 11월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받고,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산 혐의도 있다. A씨가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오씨는 투약 혐의 등은 인정했지만 보복 목적 폭행·협박 혐의 등은 부인했다. 재판부는 “A씨의 진술내용이 일치되고, 사건 직후 오씨가 적극적으로 부인하기보다는 사과하는 취지로 보낸 대화 내용도 존재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씨는 지난해 11월 필로폰 약 0.2g을 수수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별도로 재판받고 있다. 오씨는 이 혐의도 인정했다.
홍진수 기자 2024.07.26 15:02
사회 뽕의 계보
[뽕의 계보](5) 마약왕들의 허망한 말로처럼…쓸쓸히 스러진 ‘최후의 뽕 기술자’피해자 없는 범죄(Victimless crime). 마약이 대표적이다. 신고할 피해자가 없는 범죄 마약은 조용히 사회 곳곳에 퍼져갔다. 남녀노소·사농공상 가리지 않고 마약 투약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저연령화’가 두드러진다. 가장 보편적인 마약류가 메스암페타민, 즉 히로뽕이다. 온갖 종류의 마약이 우후죽순 퍼져나간 데는 히로뽕이 60여 년 전부터 한국 땅에 중독의 토양을 만들어 놓은 영향이 컸다. 히로뽕 유통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만연한 마약 유통의 문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는 이유다. 주간경향에서 히로뽕의 역사와 현재 즉 대한민국 ‘뽕의 계보’를 5회에 걸쳐 되짚는다. 직업물 웹소설 및 실화 기획사 팩트스토리와 공동기획했다. <편집자 주> ‘회장님’으로 불리던 거물…뽕 다시 만들려 몸부림치다 쓸쓸한 죽음 “이 기술 배운 게 행운이자 불행 시작”…마약왕들 말년 상징적 대변 지난해 12월 13일 K가 87세를 일기로 숨졌다. 사인은 간암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히로뽕 세계의 거물이면서 국내에 남은 마지막 히로뽕 제조 기술자였던 K는 이렇게 사라졌다. K는 숨지기 며칠 전 병원에 입원했다.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자는 의사의 제안에 ‘집에서 죽고 싶다’라는 말을 남기고 퇴원했다. 경기 여주의 지인 장모씨의 2층짜리 주택의 1층 작은 방이 그의 마지막 안식처였다. K의 사망 일주일 뒤 장씨의 집을 찾았을 때 작은 마당엔 태어난 지 몇 달 안 된 강아지들이 뛰놀았다. 장씨는 “K가 죽기 전 함께 놀며 시간을 보내던 녀석들이다”라고 말했다. K가 숨진 걸 처음 발견한 것도 장씨였다. 장씨는 1990년대에 교도소를 오가며 K와 알게 됐다. 당시 K는 히로뽕 세계에서 손꼽히는 거물이었다. “히로뽕 세계에서는 정규직이라고 할 수 있지. 최고의 기술자, 제대로 된 약(히로뽕)을 만드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고.” K의 마지막은 말 그대로 ‘마약왕의 죽음’이었다. 최후의 히로뽕 기술자 국내 마지막 남은 히로뽕 제조 기술자이자 거물급 유통업자로 꼽혔던 K. 그가 사망하기 1년여 전에 촬영된 사진이다. K는 한때 젊고 건강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아쉬워했다. 전현진 기자 K는 원래 히로뽕 제조 전문가였다. 1990년대 밀조 공장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원료 수급이 어려워지자 밀조에서 밀매로 ‘업종’을 바꿨다. 그와 재혼한 아내 Y도 1980년대, 30대 시절부터 히로뽕을 제조해 팔던 ‘히로뽕계의 대모’였다. Y가 이 세계에서 유명해진 것은 다 K의 연락책으로 대신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히로뽕 유통업자들은 말했다. 1999년 한 언론에 나온 보도를 보면 국내 마약 밀매 1세대인 K와 Y는 1980년대 말 ‘범죄와의 전쟁’ 당시 붙잡혔다가 만기 출소한 뒤 다시 붙잡혔다. 이들 부부는 1996년 풀려난 뒤 히로뽕 제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산 히로뽕 2.75㎏을 밀수해 팔아온 혐의를 받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이들 중에 K를 기억하는 이가 많았다. 시리즈 첫 회에 거론한 M은 K의 밑에서 일한 적이 있었고, 2회에 소개한 J도 K를 잘 알았는데, 그가 오래전 일본을 오가며 제조 기술을 배웠다고 했다. K를 “거물 중의 거물”,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K는 국내에 하나 남은 최후의 히로뽕 기술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은 쓸쓸하기만 했다. K는 무연고 사망자로 장례가 치러졌다. 장씨는 K에게 남은 가족이나 친지가 없다고 했다. K보다 열세 살 어린 아내 Y는 오래전 먼저 숨졌고, 그의 자녀들이 K의 재산까지 챙겨 떠났다고 한다. K가 교도소에 갇히면서 맡겨둔 고급 시계까지 다 빼앗겼다고 장씨는 말했다. 그는 빈털터리로 교도소를 오가다 2019년 간암 판정을 받았다. 항암 투병을 하다 숨진 그가 발견된 것은 화장실 앞 바닥이었다. 장씨가 처음 발견했을 K는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고 쓰러져 있었다. 새벽에 쓰러졌다가 그대로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돌아가셨다는 생각도 못 하고 깨워봤는데, 안 일어나더라고. 몸이 그사이에 뻣뻣하고 차가워져서 흔들어봐도 가만히 있는 거야.” 죽기 전날까지도 K는 평소처럼 행동했다. 늘 같은 소파 한쪽 끝에 앉아 TV를 보다 잠자리에 들었다. 말기 간암으로 황달이 심해져 온몸이 노랗게 변했고, 음식도 잘 먹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찾은 K가 살던 장씨의 집. 장씨는 옛 인연으로 K를 돌보며 함께 지내왔다. K는 사진 중앙에 보이는 소파 끝에 앉아 TV를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전현진 기자 쓸쓸한 말년 K는 죽기 전까지 쓸쓸한 말년을 보냈다. 빈털터리가 된 뒤에도 여러 사건에 연루돼 몇 차례 징역을 살았는데 그때 판결문에 남은 직업명은 폐지수집, 주차관리 등이었다. 한때 마약왕이라 불렸던 것과는 차이가 컸다. 그에겐 친구도 없는 듯했다.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지인은 장씨가 유일해 보였다. 그나마 교도소에 수감 중인 몇 사람과 정기적으로 편지를 주고받는 듯했다. 하지만 그 역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가 쓰던 방에는 과거 징역을 살면서 쓴 공책이나 지인에게 쓸 편지의 초고 등이 남아 있었다. 공책에는 히로뽕의 세계에서 알게 된 이들의 연락처도 여럿 적혀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더는 쓸모없는 것이었다. 현실 세계에서 그는 연락할 사람도 없었다. 그가 남긴 전화기에 저장된 전화번호는 10개가 채 되지 않았다. 마지막 통화 기록은 사망 이틀 전의 정부미 배송 안내 전화였다. K를 찾는 이들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하급 품질의 히로뽕인 ‘멍’(혹은 똥술)의 순도를 높여 달라며 찾아오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순도를 높이는 작업도 쉽지만은 않고, 이 역시 제조에 해당한다. 생각보다 신통치 않은 K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는 이들도 있었다. 장씨는 자신이 나서 이런 이들이 K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K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살려 히로뽕을 다시 만들어보겠다고 늘 생각했다. 하지만 원료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는 10여 년 전에도 히로뽕을 만들어보겠다며 일본제 비염 치료제를 구입하기도 했는데, 목적을 이루지는 못했다. 게다가 해외에서 값싸게 히로뽕을 들여올 수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더 무거운 처벌을 감내하고 K에게 히로뽕 제조를 의뢰할 사람들은 없었다. 히로뽕, 불행의 시작 K가 남긴 물품 중 상당수는 쓸모를 찾기 어려운 것이었고 장씨가 버리기 위해 모아뒀다. 전현진 기자 “신세를 진 사람들한테 마지막으로 만들어줘야 할 텐데….” K는 숨지기 전까지 이런 말을 곧잘 했다고 한다. 그가 만든다는 것은 히로뽕이었다. 죽기 전에 한 번 특기를 살려 신세 진 이들에게 갚아 볼 요령이었다. 그런데 정작 오랫동안 그 기술을 써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K는 실제로 죽기 전에 이런저런 화학 기구를 사 히로뽕 제조를 시도했지만, 원료를 구하지 못해 실패했다고 한다. 병들고 나이 들어 힘도 없는 그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히로뽕 제조였다. 제조법을 알려달라는 이들에게는 조금 알려주는 듯하다가도 정작 중요한 내용은 입을 닫았다. 자신의 비법이었기 때문인지, 자신이 안고 가버리려던 것인지는 알 수 없게 됐다. K는 유일한 장기마저 오랫동안 써먹지 못하고 비루해져 가는 자신의 모습을 한탄했다. 장씨는 K가 과거에는 키 170㎝를 훌쩍 넘는 건장한 체격을 자랑했다고 한다. 2019년의 수용자 건강진단을 보면 그의 키는 167㎝, 체중은 73㎏이었다. 최근 쓰다가 만 편지의 초고로 보이는 글에 K는 자신의 몸무게가 60㎏이 채 안 되게 살이 빠져 뼈만 남았다고 썼다. 이 세계 최고 대부라 여겨졌던 그도 결국은 돈 없고 히로뽕이 없으니 병든 노인이기만 했다. K는 이런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다. 편지의 내용은 이랬다. “얼굴이나 몸이 옛날하고는 천지차이지요. 아우님하고 만날 때는 그래도 어디에 가도 다시 쳐다봐주는 그런대로 자신이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나를 봐도 너무너무 형편이 없는 찌그러진 맥주캔처럼 슬픈 내가 되고 말았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지요.” K는 자신의 불행이 결국 히로뽕 제조 기술을 배워 이 세계에 입문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 듯했다. 그가 교도소 수감 중 쓴 것으로 보이는 작은 메모에는 이런 내용도 있었다. “내가 이런 기술을 배우게 된 것이 나에겐 행운이자 불행의 시작이었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던 마약왕의 마지막은 이처럼 쓸쓸하고 허망한 것이었다. 그는 죽기 전에도 몇 차례나 히로뽕을 투약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욕망은 남았지만 노쇠해진 자신의 불행을 안타까워했다. 그가 남긴 것 중에는 눈에 띄는 유품도, 기억할 만한 업적도 없었다. 마약왕이었던 그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았지만, 그를 추모하는 이는 없었다. K가 사망하기 몇 해 전 장씨가 운전하던 차에 탔다 교통사고가 났다. 두 사람이 함께 찍은 몇 안 되는 사진이다. 전현진 기자 ‘뽕의 계보’의 결말 지난 4회까지는 주로 히로뽕 유통의 역사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주요한 인물들의 경험담으로 전했다. 히로뽕 유통업자들의 경험담과 환경의 변화를 주로 다루고 있기에 히로뽕 유통 방식을 세밀하게 묘사했고, 유통업자의 입장에 선 듯한 표현을 썼다. 주로 히로뽕 유통업계의 거물들을 취재했고, 그 역사적 과정을 소개하는 것이기에 히로뽕의 세계에 잠시 발을 담근 이들이나 중독으로 고통받는 투약자, 재활에 힘쓰는 중독자들에 대해선 다루지 못했다. 지금 진행 중인 새로운 변화에 대해선 짧게 거론하는 선에서 그친 것도 과거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마약왕이었던 K의 죽음은 뽕의 계보가 어떻게 끝을 맺을지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처럼 보였다. 취재하면서 K를 비롯해 한국의 마약왕이라 할 만한 이들을 여럿 만났다. 하지만 해외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호화로운 마약왕의 모습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이 세계에 발을 들인 이들은 히로뽕에 중독돼 삶이 망가지는 것을 경험했고, 가족과 헤어지고,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하는 일을 겪어야 했다. 이 히로뽕 세계의 대부들은 마약사범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절대 믿지 말라고 조언해주었다. 히로뽕 중독에 익숙해진 투약자들은 히로뽕을 사고팔기 시작한다. 그렇게 손에 쥔 돈에 다시 한번 중독됐다. 히로뽕을 전파하며 번 돈은 허무하게 써버리거나 어딘가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뽕의 계보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늘 수사기관의 추적에 긴장하며 살아갔고, 재판 일정이 다가올 때는 잠을 설치기도 한다. 자살 충동과 불면증을 동반한 우울증 진단을 받기도 한다.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해 우울감을 느끼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수없이 받아도 수사와 재판은 늘 긴장되고 조마조마하다. 반복되는 징역살이에 자신을 ‘사회 부적응자’라 칭하기도 한다. 인생의 상당 부분을 교도소에서 보낸다. 자유 박탈은 익숙해지지 않고, 밖으로 나오면 자유에 굶주린 듯 남용하다 곧 그 자유를 잃는다. 출소할 때마다 새롭게 변한 세상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히로뽕 거물들은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데, 이는 직접 얼굴을 보고 쌓는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비대면거래를 위한 간단한 스마트폰 사용법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반복된다. 지난해 대검찰청이 낸 <2022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의 전체 재범률은 2018년 36.6%, 2022년 35.0%로 비슷했다. 10년 전인 2004년(30.2%)보다 조금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향정(향정신성의약품)사범의 재범률이 2018년 41.0%, 2022년 38.2%로 마약·대마 사범보다 높았다. 2004년(36.7%)에도 마찬가지였다. 일회성 단순 호기심에 투약한 이들을 빼면 매우 높은 수치다. 사회와 교도소를 오가는 것이 히로뽕의 세계에 발을 들인 이들이 대부분 겪게 되는 삶의 여정이다. 앞날이 예상되는데도 불길로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히로뽕을 비롯한 마약 판매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돈이다. 지난 회에 소개한 L은 “마약왕이 되겠다고 이 바닥에 뛰어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 큰돈을 벌어보겠다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마약을 팔아 잠깐은 돈을 벌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 붙잡힐지 몰라 유흥비로 탕진하거나, 변호사비로 써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수감 생활을 하고 나오면 빈손이 돼 다시 돈을 벌겠다며 이 일에 뛰어드는 게 반복된다. 히로뽕 유통은 이렇게 생업이 된다. 앞서 언급한 재범률은 투약에 중독되는 것뿐 아니라 판매에도 중독된다는 걸 보여주는 건 아닐까. 먹고살 길이 막막한 히로뽕 중독자는 결국 히로뽕을 파는 것 외에는 생계를 유지할 방법이 없다. 히로뽕을 팔아 큰돈을 벌어 떵떵거리며 사는 예가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반짝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런 경험을 하게 되는 이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취재 중 직접 만난 이들은 ‘짧게 호화로운 생활을 보낸 적은 있지만, 영구적인 큰 부를 이루지는 못했다’라고 했다. 다수의 마약 사건을 경험한 한 변호사는 “히로뽕 장사로 큰돈을 벌어 잘 유지하고 사는 이는 거의 없다”라고 지적한다. K의 쓸쓸한 죽음이 한탕 벌어보려는 이들에게 전해주는 교훈은 어쩌면 명확하다. “지금은 내가 나를 봐도 너무너무 형편이 없는 찌그러진 맥주캔처럼 슬픈 내가 되고 말았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지요.” K가 지인에게 보내기 위해 쓴 편지의 초안. 그는 소수의 지인과만 연락하고 지냈고, 마르고 왜소해진 자신의 모습을 종종 한탄했다. 전현진 기자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전현진 기자 / 공동기획 팩트스토리 인생과 직업은 스토리로 가득하다. 팩트스토리는 직업 소재 및 범죄스릴러 웹소설 웹툰, 실화 논픽션 기획사입니다. 드라마 원작 논픽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원작사이며, 웹소설과 논픽션 등 16개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전현진 기자 2024.05.27 06:00
사회 뽕의 계보
[뽕의 계보](3) 새롭게 과감하게…시대 흐름 탄 거래로 ‘마약왕’2000년대 초에 히로뽕 유통량의 60~70% 차지했던 거물 중 거물 차명 거래와 힘들수록 사업 더 확장…<범죄도시 3> 모티브 중 하나 피해자 없는 범죄(Victimless crime). 마약이 대표적이다. 신고할 피해자가 없는 범죄 마약은 조용히 사회 곳곳에 퍼져갔다. 남녀노소·사농공상 가리지 않고 마약 투약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저연령화’가 두드러진다. 가장 보편적인 마약류가 메스암페타민, 즉 히로뽕이다. 온갖 종류의 마약이 우후죽순 퍼져나간 데는 히로뽕이 60여 년 전부터 한국 땅에 중독의 토양을 만들어 놓은 영향이 컸다. 히로뽕 유통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만연한 마약 유통의 문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는 이유다. 주간경향에서 히로뽕의 역사와 현재 즉 대한민국 ‘뽕의 계보’를 5회에 걸쳐 되짚는다. 직업물 웹소설 및 실화 기획사 팩트스토리와 공동기획했다. <편집자 주> 1970년대 부산에서 히로뽕을 몰래 만들어 일본으로 밀수해 온 이황순을 모델로 한 영화 마약왕의 한 장면. 이황순이 히로뽕 제조와 밀수를 벌인 1세대 마약왕이라면, Y는 단순 투약 사범으로 시작해 중국의 히로뽕을 국내로 밀반입해 유통한 2세대 마약왕이라 할 만하다. 영화 ‘마약왕’ 캡처 /쇼박스 제공 “마약왕이라 할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히로뽕 유통업계의 ‘상선’(총책을 가리키는 은어)으로 꼽히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물었다. ‘마약왕’이란 용어가 조금 유치하다 생각했지만, 누가 히로뽕 계의 가장 큰 거물이고 영향력이 있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답변 중에는 ‘그때그때 다르다’라는 말이 가장 많았다. 한때 대량의 히로뽕을 유통했다 사라진 이들도 있고, 오랜 시간 활동해왔지만 다루는 물량의 변동 폭이 심한 이들도 있었다. ‘마약왕이 검거됐다’라는 언론보도도 대체로 부풀려진 사례가 많았다. 이 세계에서 마약왕이라고 부를 만한 이들은 오랜 세월 교도소와 사회를 오가면서도 명성을 잃지 않는 소수에 불과하다. ‘영원한 마약왕은 없다’라는 게 정답에 가깝다. 한때의 마약왕이 평범한 장사꾼이 되기도 하는 게 이 바닥의 생리였다. 하지만 이런 세계에서도 항상 ‘거물 중의 거물’로 거론되는 이가 있었다. 2000년대부터 알려진 Y였다. Y는 히로뽕의 세계에 몸담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라고 한다. 그의 이름을 모른다면 오히려 이 세계에 연륜이 덜 쌓였다고도 할 수 있다. 그는 본명보다 ‘성일’이란 가명으로 유명했다. 그의 가명을 딴 조직 ‘성일파’는 언론에도 여러 번 오르내렸다. Y는 2000년대 초 전국 히로뽕 유통량의 60~70%를 차지했던 인물이다. 한국이 주요 히로뽕 생산국에서 주요 소비국으로 자리를 바꾸면서 국내 히로뽕 유통업자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히로뽕 업계에서도 새로운 공급처가 됐고, 중국에서 대량의 히로뽕을 들여오는 거물급 업자들이 등장했다. Y는 2000년대 초 시장을 장악한 뒤 이후에도 지속해서 명성을 유지한 인물로 꼽힌다. 징역 9년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수감 중인 Y와 주로 편지로 대화했고, 한 차례 접견했다. 자타공인 마약왕 중 한 사람이었지만 직접 만난 Y는 동네 사우나에서 만날 법한 평범한 중년 남성이었다. 호기심에 발 디딘 뽕의 세계 대구가 고향인 Y는 1974년부터 경주에 살았다. 타지에 살게 되면서 친구를 따라 가명을 썼다고 했다. Y는 1984년 결혼하는 등 평범한 삶을 살았다. 경주 불국사 인근에서 여관과 기념품 가게를 하면서 도박판도 운영했다. 그러다 예기치 않게 1987년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Y는 히로뽕 투약으로 붙잡혔다 풀려난 후배에게 ‘대체 그게 무엇이냐’고 물었고 후배가 히로뽕을 건넸다. 호기심이 경계심을 허물었다. 그때는 이 히로뽕이 그의 인생을 이전과 전혀 다른 궤도 위에 올려놓을 줄 몰랐다. Y는 그때 이후 투약을 계속했고, 1989년 구속돼 첫 징역을 살았다. 교도소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Y도 수많은 히로뽕 투약자 중 한 사람일 뿐이었다. Y를 마약왕으로 성장시킨 곳은 역설적으로 교도소였다. 감옥은 죄를 처벌하고 잘못을 뉘우치며 사회로부터 범죄자를 격리하기 위한 곳이지만, 히로뽕의 세계에선 인맥을 넓히기 위한 ‘사교의 장’이었다. 전국의 ‘뽕쟁이’들이 교도소에서 안면을 트고, 인사를 하고 안부를 주고받는다. 교도소를 괜히 ‘학교’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 이때의 인연이 히로뽕의 세계에서 높은 곳으로 오르는 데 필수적이다. Y는 1980년대 활동한 히로뽕 유통의 거물들처럼 일본에서 온 히로뽕 제조 기술자에게 배우거나, 바다를 누비는 밀수선을 타지도 않았다. 대일본 밀수에 종사한 이들을 국내 히로뽕 1세대라고 한다면, Y는 순수 국내파로 성장한 2세대라고 할 수 있다. 히로뽕 사업은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과 불법적인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다. 얼굴을 맞대고 서로에 관해 알아가는 것이 그 출발이다. 이때나 지금이나 히로뽕을 사고파는 데 특별한 기술이나 자격이 필요한 게 아니다. 히로뽕 장사에 필요한 단 하나의 요소만 꼽자면 ‘인맥’이다. Y도 교도소에 들어가서 인맥을 만들었고 출소한 뒤 히로뽕 매매에 뛰어들었다. 교도소에서 만난 이들과 힘을 합쳐 거래를 트고, 지인의 지인을 소개받는 방식으로 발을 넓혔다. 돈만 주고 물건을 못 받는 사기도 당하고, 믿었던 지인에게 배신도 당하면서 Y는 히로뽕 사업의 규칙을 익혀갔다. 1990년대 중·후반 국내 히로뽕 업계는 이전과 본질에서 달라졌다. 우선 히로뽕이 한국의 주류 마약이 됐다. 마약류 사범 중 주로 히로뽕과 관련된 향정(향정신성의약품)사범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5년 이후 급속히 증가해 이내 전체 마약류 사범(마약·향정·대마)의 50%를 웃돌기 시작했다. 2001년에는 78.8%를 차지했다. 공급처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전까지 국내 유통 히로뽕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만들어졌다. 그런데 국내의 히로뽕 제조 공장들이 강력한 단속에 하나둘 문을 닫고 여기에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면서 완전히 다른 길이 열렸다. 중국과 왕래가 자유로워지자 히로뽕 업계에 몸담은 이들은 새로운 기회가 왔음을 바로 알아차렸다. 중국은 히로뽕 제조 원료인 염산에페드린을 만드는 마황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히로뽕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처벌도, 단속도 거의 없었다. 중국의 한국인들 2001년 10월, 최성홍 외교통상부 차관(오른쪽)이 리빈 주한 중국대사를 집무실로 불러 중국이 한국인 마약혐의자를 사전 통보 없이 사형 집행한 것에 대해 엄중 항의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부활을 꿈꾸던 한국의 히로뽕 기술자들이 중국 동북부로 향했다. 동북부에는 말이 통하는 중국 동포가 많았고, 원재료도 구하기 쉬웠다. 중국에 자리를 잡은 기술자들은 히로뽕을 만들어 한국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히로뽕 생산지이자 수출국이던 한국은 이 무렵부터 히로뽕 수입국이 됐다. 훗날 중국도 그렇지만, 히로뽕 생산국은 결국 소비국이 된다. 2000년대 초가 되자 중국에서도 히로뽕 제조 시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다. 2001년 9월 한국인 히로뽕 제조업자가 적발돼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 이 일은 외교 문제로 불거졌다. 한국 정부는 중국에 사전 통보 없이 사형을 집행했다며 항의했고, 중국 측은 미리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사형된 신모씨는 1990년대 후반 중국으로 가 히로뽕을 만들어 국내로 밀반입하던 인물이었다. 신씨 외에도 제조 공장을 차려놓고 히로뽕을 만들던 한국인들이 연거푸 중국 공안 당국에 붙잡혔다. 중국에서 직접 히로뽕을 만드는 일의 위험성이 커지던 무렵 ‘북한산 히로뽕’이 시장에 등장했다. 북한산 히로뽕은 북·중 국경을 타고 넘어와 한국인 밀수업자 손을 거친 뒤 한국으로 들어왔다. 중국 남부에서 대만계 폭력조직이 주도해 만든 히로뽕은 가격이 쌌지만 순도가 떨어졌다. 북한산 히로뽕은 조금 비싸도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에 자리 잡은 한국인들은 제조 대신 밀수를 전문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Y도 바로 이때 교도소에서 쌓은 인맥을 통해 중국에서 히로뽕을 건네받는 일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거래방식도 과감하게 도입했다. 기존 히로뽕 거래에서는 ‘한 손으로 히로뽕을 건네면 다른 손으로 현금을 건넨다’라는 ‘오른손 왼손 거래’가 주였다. 추적을 피하고자 자동차에서 돈을 확인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히로뽕을 건네는 ‘차치기’ 도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새롭게 등장한 것이 차명계좌를 이용한 거래였다. 지금은 불법 거래를 할 때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당시에는 신종 수법이었다. 중국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국으로 숨겨 들어온 히로뽕은 운반책인 ‘지게꾼’이나 고속버스 화물 탁송 등을 이용해 한국의 유통업자 손으로 들어갔다. 직접 만나 현금과 히로뽕을 주고받기 어려운 한·중 간 히로뽕 밀수는 차명계좌 수법의 등장으로 보편화했다. 중국을 통한 북한산 히로뽕 밀수와 차명계좌를 사용하는 거래 방식의 변화를 Y는 제대로 포착했다. Y는 대량의 히로뽕을 전국에 빠르게 유통했고 단숨에 전국적인 히로뽕 유통업자가 됐다. Y가 히로뽕 업계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주도면밀하게 계획해 마약왕의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다. 선배의 배신으로 Y를 따르던 동생과 친구들이 모두 구속되는 일도 겪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때쯤 조용히 숨어 지내려고 했을 터지만 Y는 ‘이판사판’으로 사업을 더 확장하기로 했다. Y는 중국에서 밀수업자로 활동하는 친구를 통해 히로뽕 수십㎏을 받아 전국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리자 평소라면 감당하지 못했을 만한 양을 과감하게 받아 국내에 뿌렸다. 2002년 Y가 검거됐을 때 관련 기사를 보면, Y는 북한산 히로뽕을 약 7개월간 매달 3㎏씩 모두 20여㎏을 들여와 국내에 유통했다. 당시 가격으로 약 700억원 규모였다. 기사에는 ‘정제가 뛰어나고 순도가 매우 높아 중국산이라기보다는 북한산으로 추정된다’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 결과가 소개됐다. 수십 개의 차명계좌도 발견됐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집중적인 히로뽕 유통 단속을 해 10개 밀매팀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10개 파 사건’이다. 이중에 Y도 포함됐다. 대구 경찰에 붙잡힌 Y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됐다. 이때를 기점으로 국내 히로뽕 유통량은 크게 줄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증가한다. 대검찰청이 낸 2005년도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향정사범의 수는 2001년 7959명, 2002년 7918명이었다. 10개 파 사건 이후인 2003년 향정사범은 4727명으로 40.3%나 줄었지만, 2004년 5313명으로 바로 반등했고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백서는 “2002년도에 강력한 단속 효과에 힘입어 밀수 등 공급조직 10개 파 224명이 단속됨에 따라 마약류 공급선 차단 등으로 2003년도에 마약류 사범이 급감한 이후 그 여파가 2005년도에도 지속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주종 마약류인 향정사범은 2003년도에 대폭 감소하였으나 2004년도부터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적었다. Y는 이 사건으로 징역 5년 6개월의 실형을 살았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대량의 히로뽕을 밀매하고도 형량이 크지 않았다. 영화 같은 삶과 현실 2018년 Y가 연루된 대만·일본·한국의 히로뽕 밀매 사건이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정원·관세청 등과 공조해 필로폰 112㎏을 숨겨 국내에 밀반입한 한국, 일본, 대만의 마약 조직원 8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광역수사대 수사관이 서울경찰청에서 압수한 필로폰과 다른 증거물들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Y는 2007년 7월 출소한 뒤에도 히로뽕 판매를 계속한다. 이전과 달리 그의 이름값은 한참 높아져 히로뽕 업계에서 거물급 유통업자로 여겨졌다. Y는 부산과 울산 등 경남지역 수사기관의 정보원으로도 활동하기도 했다고 직접 밝혔다. 히로뽕 세계의 사건 브로커를 가리키는 이른바 ‘야당’이었다. Y는 야당으로 활동하며 히로뽕 유통을 병행했다. 히로뽕의 세계에서 야당을 겸한 히로뽕 유통업자는 매우 위험한 존재로 인식된다. 야당 중에는 자신도 히로뽕을 팔면서 경쟁자를 수사기관에 제보해 밀어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야당 활동을 한 경력은 히로뽕 유통업계에서 누군가를 배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연히 이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는 이가 많다. 하지만 Y는 자신이 히로뽕 사건 수사에 도움을 많이 줬다는 걸 숨기지 않았다. “밀반입 판매자들을 작업해 약 8~10㎏을 압수하도록 작업한 적도 있습니다.” Y는 2013년부터 한동안 카드 도박판을 운영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 마약왕으로 불렀던 그의 경력과는 조금 맞지 않아 보이지만, 히로뽕 유통을 하는 이들이 다른 사업을 병행하는 일은 흔하다. Y는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포착해 과감하게 나선 마약왕으로 꼽힌다. 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히로뽕 업계 후배도 많다. 하지만 그 역시 사회와 교도소를 오가는 히로뽕 세계의 인과율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Y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우연찮은 기회로 일본 야쿠자 쪽과 연결됐다. 2018년 7월 대만의 조직에서 일본의 조직으로 넘기기 위해 한국으로 밀반입된 히로뽕 112㎏ 중 22㎏이 Y의 손에 들어왔다. 남은 히로뽕을 판매하려던 대만 조직이 구매처를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계획이 국정원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포착된다. 경찰은 히로뽕을 압수하고 같은 해 11월 20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Y를 체포했다. 그는 이 일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Y는 기자에게 자신의 글솜씨가 부족하고 접견 시간은 짧으니, 출소 후 만나 경험담을 자세히 들려주겠다고 했다. 그에겐 영화처럼 흥미로운 경험담이 많을 테다. 영화 <범죄도시 3>에는 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마약거래상의 이야기가 담겼는데, Y의 사건도 모티브 중 하나로 쓰였다고 한다. 하지만 수감생활은 영화가 아닌 현실이었다. Y는 고희(古稀)를 맞는 2026년이 돼야 만기 출소한다. 인생과 직업은 스토리로 가득하다. 팩트스토리는 직업 소재 및 범죄스릴러 웹소설웹툰, 실화 논픽션 기획사입니다. 드라마 원작 논픽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원작사이며 웹소설과 논픽션 등 16개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공동기획 | 팩트스토리
전현진 기자 2024.04.08 06:00
화제
‘발코니 추락사’ 리암 페인 부검 결과…코카인 등 여러 마약 발견예비 부검 보고서에는 ‘다발성 외상’과 ‘내부 및 외부 출혈’ 등 언급 원 디렉션 멤버인 리아마 페인이 지난 10월 16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호텔 3층 발코니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게티이미지 밴드 원 디렉션의 멤버 리암 페인(31)의 비극적인 사망 소식에 대한 원인이 다양한 마약성 약물이라는 부검 소견이 발표됐다. 리암 페인은 지난 10월 16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호텔 3층 발코니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미국 ABC 뉴스에 따르면, 부분 부검 결과 페인의 체내에서 여러 물질이 발견되었다. 그 물질에는 ‘핑크 코카인’이라고 불리는 향정신성 약물, 코카인, 벤조디아제핀, 크랙 등과 같은 약물이 포함되어 있다. 핑크 코카인은 주로 메스암페타민, 케타민, MDMA 등이 혼합된 기분 전환용 약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마약을 복용하기 위한 급조된 알루미늄 파이프도 그의 호텔 방에서 발견됐다. 페인의 사망 전, 호텔 관계자들은 당국에 전화를 걸어 “마약과 술에 취해 있는 손님이 있으니 긴급하게 출동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응급 구조대에 “발코니가 있는 방에 있기 때문에 손님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며 긴급 출동을 요청했다. 당국이 도착하고 약 7분 뒤 페인의 시신이 호텔 안뜰에서 발견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응급 의료 서비스의 알베르토 크레센티 책임자는 복수의 언론에 현장에서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검찰청의 예비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페인은 ‘다발성 외상’과 ‘내부 및 외부 출혈’로 사망했으며, 25곳의 부상이 보고됐다. 한편, 부에노스아이레스 보안부는 페인의 호텔 방에서 여러 물질과 부서진 물체가 발견되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페인이 사망한 날 그에게 마약을 제공한 혐의로 호텔 직원을 조사했지만, 현재까지 체포나 기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페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원 디렉션 멤버인 루이 톰린슨은 10월 17일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페인의 아들 베어에게 “베어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그의 인생에서 삼촌 역할을 할 것이며, 그의 아버지가 얼마나 놀라운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리암 페인은 2017년 전 파트너이자 가수인 셰릴 콜과의 사이에서 현재 7세인 아들 베어를 두고 있다.
이유진 기자 2024.10.22 13:52
문화/생활
마약 유통·왕실 혼외자 출산…사교계 여왕 ‘키키’ [세기의 비하인드]미국 뉴욕 명문가에서 태어난 키키 프레스턴. 그는 사교계에 마약을 유통하고 영국 왕실의 혼외자를 낳았다는, 역사가 덮어버린 문제적 여성입니다. 그는 ‘키키’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던 미국 사교계 여왕입니다. 외할아버지가 미국 독립 선언문에 참여한 위인일 정도로 고귀한 혈통으로 태어났지만 행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의 악명 높은 별명은 또 하나 있었죠. 바로 ‘은 주사기를 든 여인’입니다. 그는 은 주사기로 자신뿐만 아니라 쾌락주의에 젖은 상류층 친구들을 마약 중독에 빠뜨립니다. 영국 조지 왕자의 혼외자를 낳았지만 역사가 덮어버린 사교계 여왕, 키키 프레스턴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키키 프레스턴. 키키 프레스턴은 1898년 미국 뉴욕주 헴스테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본명은 앨리스 그윈입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에드워드 어스킨 그윈이라는 귀족이며 어머니 헬렌은 미국 독립 선언문에 서명한 판사 사무엘 체이스였습니다. 앨리스의 집은 아무도 일하지 않아도 풍족하게 먹고 살 수 있는 부자였죠. 그런데 아무리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도 아버지의 도박 중독 앞에서는 무너집니다. 가족은 파산했고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앨리스 그윈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프랑스 파리로 정착합니다. 앨리스는 파리에서 성장하죠. 이어 어머니 집안의 도움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사교계 코스를 걷습니다. 아버지의 도박 파산은 감춘 채 말이죠. 그러나 아무리 엄격한 엘리트 교육이라도 앨리스의 자유분방함은 막지는 못했습니다. 앨리스의 첫 직장은 카바레였습니다. 그곳에서 1919년 플라스틱 공장을 운영하는 사업가 호레이스 비글로우 엘런을 만납니다. 사랑에 빠진 이들은 곧 결혼하고 사랑스러운 딸도 낳습니다. 가족은 파리의 호화로운 저택에서 행복한 삶을 꾸렸지만 그 평화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모험심이 지나치게 강한 앨리스에게 평화로움은 곧 따분함이었습니다. 그는 1924년 일방적으로 이별을 선언하고 집을 나갑니다. 사실 그녀는 믿는 구석이 있어 가정을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녀가 심취해있던 모임이 하나 있었죠. 바로 ‘해피 밸리(행복한 계곡)’라는 모임입니다. 케냐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이 조직한 해피 밸리 멤버들의 모습. 해피 밸리는 케냐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이 조직한 범상치 않은 공동체입니다. 주로 영국 귀족층이지만 여러 스캔들이나 범죄에 얽혀 국외로 추방된 이들로 구성되어 있었죠. 쾌락주의 생활 방식으로 악명이 높았고 아프리카 케냐에 거처를 마련해 과도한 음주(혹은 마약) 난교, 스와핑 등을 사회 규범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며 자유롭게 살았습니다. 부자 남편과의 이혼으로 위자료를 두둑하게 챙긴 앨리스는 이혼한 지 1년 만에 은행가 제롬 프레스턴과 결혼해 이름을 바꿉니다. 바로 키키 프레스턴으로 말이죠. 그녀는 새 남편과 함께 케냐로 날아가 ‘해피 밸리’에 합류합니다. 아프리카의 이국적인 풍광은 프레스턴 부부에게 큰 충격을 줍니다. 이들은 바로 이곳에 정착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정합니다. 마침 부자 친구가 케냐 나이바샤 호수 근처의 땅도 내줍니다. 부부는 그림 같은 곳에 네덜란드 스타일의 집을 짓고 자유로운 새 삶을 시작합니다. 이들이 지은 집은 ‘프레스턴 맨션’이라고 불리며 해피 밸리 구성원들의 아지트가 됩니다. 유럽 귀족들도 그 소문을 듣고 종종 찾아와 일탈의 장소로 삼았습니다. 그곳은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귀족들로 늘 붐볐고 키키 프레스턴은 사교계 여왕으로 떠오릅니다. 사람들이 키키의 마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바로 그녀의 과감함 때문이었습니다. 기존 마약중독자들이 폐쇄적으로 마약 투약을 감추기에 급급했다면, 키키는 처음 보는 손님들 앞에서도 은 주사기를 들고 보란 듯이 약을 투여했습니다. 케냐에서 키키 프레스턴. 남편과의 관계도 자유로웠습니다. 그녀는 마치 장갑을 바꿔 끼듯 연인을 바꿨고 남편도 이를 묵인했죠. 키키의 연인 중에는 이탈리아 배우 루돌프 발렌티노도 있었고 켄트 공작 조지 왕자도 있었습니다. 영국 왕실의 구성원에게 마약을 소개한 이는 역사상 그녀가 처음이었습니다. 조지 왕자까지 휘감은 키키에 대한 소문이 영국 왕실까지 흘러 들어갑니다. 게다가 그녀가 조지 왕자 사이에서 혼외자 아들까지 낳았다는 소문이 영국 전역에 퍼집니다. 왕실 전기 작가 크리스토퍼 윌슨까지 키키가 왕자의 아들을 낳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합니다. 결국 키키와 조지 왕자는 스캔들을 감추기 위해 아들을 다른 귀족 가문에 양자로 보냅니다. 그 혼외자가 런던 주재 미국 외교관이자 출판사 대표인 마이클 템플 캔필드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결국 키키와 왕자는 왕실의 반대로 헤어지게 됩니다. 에드워드 왕자가 그들을 영원히 만나지 못하게 떼어놓았다고 합니다. 키키는 1929년 조지 왕자를 찾아 영국 왕실을 방문했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고 케냐로 돌아와야 했을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나눴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왕족에게 결혼의 자유는 거의 없던 시절이었죠. 키키 프레스턴. 어느덧 키키도 나이를 먹고 40대 초반이 됩니다. 방탕하게 젊은 시절을 보낸 해피 밸리 구성원들은 하나둘 의문의 사고나 질병으로 키키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솔메이트 남편 제롬 프레스턴부터 진정한 사랑일 수도 있던 조지 왕자까지 말이죠. 키키도 수년간 마약에 찌든 생활을 한 탓에 불안정한 중년을 보냅니다. 이상 행동을 보였고 의사소통도 어려워지며 인간관계도 소수의 사람으로 좁혀졌습니다. 비극적인 종말은 1946년 뉴욕 스탠호프 호텔에서 발생합니다. 그는 머물던 호텔에서 뛰어내리며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키키는 역사적 인물은 아닙니다. 그저 왕자의 혼외자를 낳은 야사 속 인물에 불과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가와 극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는 사라졌지만 폴 디 필리포 의 단편 소설 <세상 끝의 행복한 계곡>, 클린트 제프리스의 연극 <아프리카 밤> 등 여러 작품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남아있습니다.
이유진 기자 2023.12.31 09:45
뷰티
[신호정의 피부 읽기] 우리도 ‘마약화장품’을 만날 수 있을까?대마는 우리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돼 사용이 엄격하게 제한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부정적인 인식이 깊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는 2017년 11월 의료용 대마가 알츠하이머병, 파킨스병, 다발경화증, 정신병, 암, 당뇨병 합병증, 우울증 등 다양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발표했다. 전 세계 의약계도 대마 성분 의약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3월부터 의료 목적으로 대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내에서 환각성분 0.3% 미만의 의료용 대마 추출물의 재배가 허용되면서 지난 6일 국제자유특구위원회는 사업을 추진할 7개 지역을 특구로 지정했다. 대마.▶의료용 대마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마약’인 대마와 ‘의료용’ 대마를 바르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대마에는 60여 종의 칸나비노이드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그중 THC(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와 CBD(칸나비디올)가 대표적이다. 대마는 환각이나 중독을 유발하는 THC의 함량에 따라 마리화나와 헴프로 구분된다. 흔히 ‘대마초’라 불리는 마리화나는 THC 함유량이 높은 반면 헴프는 THC 함량이 매우 낮고 CBD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CBD는 강력한 항염작용을 하며 통증과 메스꺼움을 줄여주고 면역력 개선과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 또 뇌에서 기분과 불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 수용체와 주요 신경전달물질인 GABA 수용체와 상호 작용해 뇌를 진정·이완시켜 불안·우울증·스트레스를 줄이고 불면증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마약 화장품이란? ‘마약 화장품’은 대마 성분이 들어 있기는 하지만 향정신성 환각증세를 일으키는 THC를 배제했기에 ‘마약 화장품’이 아닌 ‘CBD 화장품’ 혹은 ‘헴프 화장품’이라는 명칭이 맞는다. CBD는 항염증·항박테리아 효능이 있어 과도한 피지 생성을 억제해 여드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오메가3와 오메가6를 포함한 필수지방산이 풍부해 피부에 충분한 보습을 주어 건조하고 연약한 피부뿐 아니라 가려움 증상이 있는 건선피부에도 효과적이다. 비타민C와 비타민E보다 강한 항산화 효과가 있어 콜라겐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 주름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행법에 따르면 CBD 제품은 마약과 동급으로 화장품 제조는 물론 수입·유통도 불법이다. 최근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헴프씨드 화장품’는 헴프씨드 성분이 함유된 제품으로 CBD 화장품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2018년 12월 농업법(Farm Bill)이 통과되면서 대마 성분 중 THC 함량이 0.3% 미만인 CBD 활용이 합법화돼 CBD를 이용한 의약품·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CBD 화장품이 명상·요가와 함께 새로운 인디 뷰티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화장품 브랜드인 오리진스와 키엘에서도 CBD를 함유한 화장품들을 출시했다. 그러나 CBD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끝난 것은 아니다. 화제의 ‘마약 화장품’을 우리가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신호정은 누구? 신호정은 이화여자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에서 임상영양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피부건강 분야 강의를 하고 있으며, 뷰티칼럼니스트와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또한 여성 건강에 관한 책을 집필하며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약초, 피부에 물들다’(도서출판 파람)가 있다.
신호정(뷰티칼럼니스트)신호정 | 뷰티칼럼니스트 2020.07.13 09:39
연예
[단독]국내 마약 밀매 의혹 티모시, 본인이 직접 밝혔다아침 방송 리포터와 재연 배우로 활약하던 나이지리아 출신 방송인 티모시를 기억하는가. 그는 프랑스 출신 이다도시와 함께 외국인 방송인 1호 멤버였다. 요즘처럼 방송에서 외국인이 많이 보이지 않던 시절, 능숙한 한국어 솜씨의 그는 마치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으로 어필했다. 그랬던 그가 어느 순간 TV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1 방송인 티모시가 마약 밀매 조직원이라고 명시한 수많은 인터넷 글들. 2 늘어나는 외국인 마약 밀매 정보를 전하며 그의 사진을 내보낸 어느 종편 프로그램의 화면. 티모시가 마약 밀수 조직원? 2011년에 한 언론사 사회부에서 ‘나이지리아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접근해 시가 90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운반시키다 적발됐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의 말미에는 ‘달아난 나이지리아인이자 모 방송사 드라마 단역배우인 운반자 모집책 D씨 등 2명은 지명수배했다’라는 내용도 언급돼 있었다. 기사 속 해당 드라마 단역배우가 바로 나이지리아 방송인 티모시 으츠바(48)라는 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돌기 시작했다. 그 소문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종종 외국인 방송인들이 물의를 빚는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다시 티모시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아침 방송 리포터로 시골 동네방네를 돌아다니며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스러운 이미지로 다가왔던 그였기에 사람들의 충격은 더 컸을 것이다. 게다가 어느 순간 우리는 그의 근황이나 소식을 전혀 들을 수 없게 됐으니 의혹은 더욱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얼마 전 한 종편 방송국의 프로그램에서는 외국인 마약 밀매에 대한 내용을 다루며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그의 사진을 뿌옇게 처리해 화면에 내보내기도 했다. ‘마약 밀매, 그래 역시 티모시였어!’ 이제 그는 확신범이 돼 있었다. 「레이디경향」은 사실 확인을 위해 취재를 시작했다. 이것이 모두 사실이라면 국가적인 차원으로도 문제시될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티모시는 2007년 ‘미녀들의 수다’ 출연진과 함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홍보대사로 위촉된 적이 있다. 마약 조직원이 법무부 홍보대사라니. 사실이라면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인천지방검찰청을 통해 지명수배 건에 대해 확인했다. 결과는 해당 지명수배범은 티모시가 아니었다. 마약 사건에도 그는 전혀 개입돼 있지 않았다. 누군가의 장난 혹은 오해로 인해 지금껏 누명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남은 일은 하나다. 티모시를 찾아야 한다. 왜 방송 일을 그만뒀는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국에서 돌고 있는 자신에 대한 소문을 알고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는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했던 외국인으로 기억한다. 티모시가 마지막까지 출연했던 방송 제작사에 연락해 그의 소식을 물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지난 뒤인지라 그에 대한 이야기나 연락처를 아는 사람들은 없었다. 한때 활발한 활동을 한 방송인인 만큼 종적을 알 길이 없게 됐다면 아마 외국에 있을 확률이 크리라 짐작됐다. 그의 고향인 나이지리아로 돌아갔을 수도 있고, 일본인 아내를 따라 일본에 체류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의 행적을 찾기 위한 오랜 노력 끝에 그와 아내가 해외 전용 메신저 사이트에 가입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기는 한국입니다. 혹시 방송인 티모시씨인가요?” 이제 메시지를 남겼으니 기다리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3시간 뒤, “누구시죠?”라는 티모시의 답변이 돌아왔다. 티모시가 「레이디경향」에 보내온 사진. 일본에 정착한 그와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그렇게 연락이 닿은 티모시는 기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현재 그는 아내 기요미 토킨씨와 아들 제프타, 딸 나오미와 함께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고 있었다. “2010년 아이들의 교육 문제로 가족 모두 일본으로 이사를 했어요. 큰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고 둘째가 올해 입학합니다. 저는 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올해부터는 초등학생을 가르치기로 했어요.” 그는 한국을 떠났지만 인연만큼은 끊지 않고 있었다. 1년에 한 번씩 한국으로 가족 여행을 오고, 국내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뉴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는 자신의 대한 소문도 알고 있을까? “네, 알고 있었습니다.” 그의 덤덤한 한마디. “그동안 왜 가만히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아이고…”라는 한국식 탄식이 먼저 터져 나왔다. “처음 그 소문을 들었을 때는 너무 억울해서 한동안 잠도 못 이뤘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변호사도 알아보고 소송을 할까도 했어요. 그렇지만 여기 생활도 있고 너무 신경쓰이는 일이라 그냥 용서하는 마음으로 접어두기로 했어요. 그래도 나에 대해 아는 사람은 진실을 알지 않을까, 그들만 알아주면 그걸로 만족하자고 생각했죠.” 그가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자그마치 15년이다. 정작 태어나고 자란 나이지리아보다 한국을 더 많이 생각하고 가깝게 여기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어찌 보면 저에 대한 관심의 표현일 수도 있지요. 그만큼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도 받았고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거라고 마음을 다스렸어요. 제 마지막 방송에서 우리 가족은 모두 일본으로 간다는 것도 털어놨기 때문에 마약 밀수범은 터무니없는 소리란 걸 아는 사람은 알 거라 여겼어요. 그런데 좀처럼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더 이상 이런 소문이 안 났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먼저 연락을 해준 기자에게 몇 번이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번 기회로 지금까지의 오명을 지울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했다. 더구나 그는 한국에서 법무부 홍보대사로 일했다는 자부심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제가 외국인 홍보대사였잖아요. 여전히 자랑스러워요. 여기서도 학교에서든 어디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면 전 늘 한국 자랑을 합니다. 정말 즐거운 나라이고 좋은 사람들이 많은 나라니까 안 가봤다면 한 번쯤 꼭 가보라고 권하고요.”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을 사랑하고 있는 티모시. 소문을 접했을 때 그는 얼마나 당황스럽고 또 괴로웠을까. “여러분,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웃음). 관심을 가져주시는 건 고맙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소문 퍼뜨리지 말아주세요.”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어느 정도 상식선의 여과지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한 때다. 다수의 시청자가 접하는 방송을 만드는 관계자들은 더욱 그렇다.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을 확인 절차 없이 내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번 티모시의 경우처럼 말이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제공 / 티모시>
2015.02.26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