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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집 금송아지’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백산면 요교 마을 편···석정 이정직 그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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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금송아지’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백산면 요교 마을 편···석정 이정직 그림 등장!

      KBS 오는 21일 오후 7시 40분 KBS1에서 방송되는 ‘우리 집 금송아지’에 국가유산급 금송아지가 등장한다. 조선 후기 실학의 대가, 석정 이정직 선생의 고향인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백산면 요교 마을을 찾은 ‘우리 집 금송아지’. 이곳에서 석정 이정직 선생의 후손을 만나고 집안 대대로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던 금송아지를 마주한다. KBS 이후 마을에서 석정 이정직 선생의 그림을 다시 만난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1%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희귀한 금송아지의 등장에 현장이 술렁였다. 과연 이 금송아지들의 감정가는 얼마일지 방송에 공개된다. KBS 선비 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고장에서 함께한 ‘우리 집 금송아지’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백산면 요교 마을 편은 오는 5월 21일 저녁 7시 40분 KBS1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일부 지역 자체 방송) KBS

      손봉석 기자 2025.05.20 19:32

    • 2025 금소마을 브랜드DAY…천기누설

      생활

      2025 금소마을 브랜드DAY…천기누설

      관광으로 안동포 알리며 생활인구도 늘리는 “안동포로 이음” 발표 2024년 금양연화 여행상품 운영 통해 약 20여명의 생활 및 정주 인구 증가 2025년 ‘안동포로 이음’ 프로젝트 통해 아이들이 찾아오는 금소마을로 발전방향 제시 안동 여행사 ‘길과 마을’, 하동 여행사 ‘다달이하동’과 MOU 체결하며 영남권 관광 활성화 및 생활인구 증대 협력 발표 대형 산불로 가장 피해가 큰 안동 동남권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 마련 예정 지난 3월, 초대형 산불로 시름에 빠졌던 안동시 임하면 금소마을이 지역사회의 회복을 알리는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15일(목) (사)국가무형문화재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회장 임방호, 이하 안동포짜기보존회)는 “2025 금소마을 브랜드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소멸 등 대한민국 지방 도시와 농어촌마을에 닥친 위기를 극복해나가기 위한 금소마을만의 자구책을 소개했다. 금소마을은 지난 2024년 안동시에서 공모한 ‘살아 숨 쉬는 고택’ 사업 선정을 통해 1박 2일 안동 촌캉스 여행상품 ‘금양연화’를 출시하며 관광 사업을 통한 지역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기 시작했다. 금소의 옛 이름 중 하나로, 양지바른 넓은 들판이라는 뜻의 ‘금양’과 영화 ‘화양연화’에서 모티프를 얻어 탄생한 ‘금양연화’는 방문객들이 ‘금소마을에서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만끽하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금양연화는 금소마을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국가무형문화재 안동포짜기 및 그 재료인 대마, 여러 고택과 마을 수로인 봇도랑, 마을에서 자라는 농산물, 마을 막걸리, 금소생태공원 등 우수한 로컬 자원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촌캉스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여행상품으로 지난 한 해 국내·외 여행객들에게 이색적인 로컬체험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았다. 2025 금소브랜드데이 행사는 1,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2024년 살아 숨 쉬는 고택 사업의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2024방콕타이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미국, 일본, 인도, 슬로바키아 등에서 공식 초청을 받은 김지희, 김서진 연출의 금소마을 애니메이션 ‘삼베러버 피라미’ 상영을 시작으로, 사업성과 프리젠테이션과 새로운 금소마을 생활인구와 정주인구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안동포짜기보존회 임방호 회장은 “2024년 긴 장마와 뜨거운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 5개월간 800명 이상이 금양연화를 즐기고 가셨다.”고 전하면서 “이를 통해 금소마을의 인지도가 올라갔고, 안동포를 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단합하고 마을에 활력이 생기면서 주민들의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한편, 2024년 금소마을이 얻은 가장 큰 성과로는 약 20여명의 생활인구와 정주인구의 증가를 꼽았다. 금소마을이 일터가 된 금양연화 스텝들, 금소마을에서 ‘4도 3촌’하는 예술가들, 금소마을로 이주해온 예술가들을 차례로 소개하며 참석자들에게 지역 활성화의 좋은 사례로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금양연화를 기획한 안동 로컬여행사 ‘길과 마을 ROAD&VILL’과 경남 하동 로컬여행사 ‘다달이하동협동조합’의 상호 업무협약(MOU) 체결도 이루어졌다. 2024년 상호 방문을 통해 시작된 안동과 하동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영남 지역 관광 활성화 및 생활인구 증대’를 이룰 수 있도록 양 사는 경북과 경남을 잇는 여행상품의 개발과 운영, 경북과 경남 지역의 아이들이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는 교류 활성화, 각 지역 상품 홍보마케팅 등에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김지희, 김서진 감독의 미디어아트 ‘금소다라니’를 끝으로 마무리 된 1부 행사에 이어 2부 장소인 만세공원으로 이동하는 동안 ‘안동포로 이음’이라는 주제로 특별한 길놀이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마을 풍물패의 신명나는 연주와 첫 선을 보인 ‘단심줄놀이’를 선두로 마을 주민과 안동포짜기 이수자, 안동 초등학생 등 행사 참가자들이 다함께 안동포를 잡고 걸으며, 앞으로 더 많은 인연을 금소와 연결하고자 하는 바람과 각오를 표현했다. 2부는 2025년 살아 숨 쉬는 고택 사업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안동포짜기 보존회 임방호 회장의 사업 개막 선포에 이어 안동포 할머니들과 안동 복주초등학교 학생들이 함께 축하공연을 펼쳤다. 할머니들의 ‘베틀가’에 이어 학생들의 답가 ‘너의 의미’가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인연에 감사하고 앞으로 더욱 끈끈한 정을 나누며 동행하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각계각층의 축사에 이어 진행된 ‘2025 Key Note’ 발표에서는 대형 산불로 현재 복구 중인 만휴정 등 안동 동남권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협력에 대한 소개도 포함됐다. 금소마을과 만휴정 등 안동 동남권 관광사업 주체들은 빠른 시일 내에 연계 방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협업 프로그램 등을 기획해서 지역에 불어 닥친 큰 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길과 마을 김관수 대표는 “금소마을 브랜드데이는 금소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금소마을의 생활인구가 된 사람들 모두가 ‘금소의, 금소가 낳은, 금소를 위한 브랜드’이고, 그들의 협업으로 만들어 가는 금소가 이제 ‘안동의 새로운 브랜드’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5년을 더 많은 이들이 안동과 금소마을을 방문할 수 있는 한 해로 만들 것”이라고 전하면서, 안동의 여러 지역뿐만 아니라 경북과 경남 등으로 범위를 확장해서 안동포를 알리고 흥미로운 여행상품을 만들어서 더욱 뜻 깊고 재미있는 시간을 선사해드릴 예정”이라고 올해의 계획을 전했다. 한편, 안동 촌캉스 금소마을 여행상품 ‘금양연화’는 길과 마을 블로그, 여행플랫폼 피치바이피치, 신세계굳닷컴 등에서 문의 및 예약이 가능하다.

      강석봉 기자 2025.05.19 10:04

    •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 미모+스타성 겸비 안재현, 시골 마을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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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 미모+스타성 겸비 안재현, 시골 마을 출격!

      KBS2 방송 캡처 배우 안재현이 일당백 활약을 펼치며 첫 방송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안재현은 지난 16일 밤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에서 ‘정남매’ 셋째로 출격해 독보적인 예능감을 자랑하며 안방극장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은 시골 마을에 생필품을 실은 이동식 편의점을 배달하고 하룻밤을 보내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프로그램이다. 주말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 이후 오랜만에 KBS를 찾은 안재현은 ‘정남매’ 이민정, 붐, 김정현, 김재원과 사전 미팅을 진행했다. 청청 패션의 정석을 보여주며 등장한 안재현은 십이간지 아이스브레이킹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등 처음 만난 ‘정남매’ 사이에서 특유의 친화력을 발산했다. 안재현은 막내 김재원과 함께 엄청난 스케일의 3.5톤 슈퍼카를 끌고 효자도를 찾았다. 숙소에 도착한 안재현은 ‘정남매’의 끼니를 챙겨주는 다정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미소를 유발했다. 이후 안재현은 붐, 김정현과 함께 ‘슈퍼카’ 전단지를 주민들에게 돌리며 열정적으로 홍보에 임했다. 본격적인 첫 이동식 편의점 영업이 시작됐고, 안재현은 계산을 담당하는 캐셔로 완벽 변신했다. 그는 오픈 전 전문가에게 포스 교육을 받으며 어느 때보다 진지 모드를 가동, 영업이 종료될 때까지 포스기 앞을 책임졌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자, 계산 과정에서 실수가 이어졌고 허당미가 폭발한 그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안재현은 효자도 이장님의 호출을 받고 일손을 돕기도 했다. 생애 첫 실치잡이에 나선 그는 일일이 실치를 선별하며 열일 모멘트를 선보였다. 또한 안재현은 저녁 식사 준비 도중 마을 주민에게 받은 광어 손질에 도전했다. 하지만 막간을 이용해 영상으로 회 뜨기를 공부하며 손질에 집중했음에도, 얼어버린 광어 탓에 솜씨를 뽐내지 못해 짠내 나는 웃음을 안겼다. 예능신까지 도와주는 안재현의 활약은 금요일 밤에 웃음과 힐링을 동시에 선사하며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안재현이 고정 출연하는 KBS2 예능프로그램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은 매주 금요일 밤 9시 50분 방송된다.

      손봉석 기자 2025.05.17 23:48

    • ‘금주를 부탁해’ 최수영, 호숫가에 소지품···보천마을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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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를 부탁해’ 최수영, 호숫가에 소지품···보천마을 발칵

      tvN <금주를 부탁해> 평화롭던 보천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오늘(13일) 방송될 tvN 월화드라마 ‘금주를 부탁해’(극본 명수현, 전지현 / 연출 장유정, 조남형 /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 제작 하우픽쳐스) 2회에서는 한금주(최수영 분)의 소지품이 보천 호숫가에서 발견돼 보천마을이 긴장감에 휩싸인다.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한금주는 파혼을 계기로 고향 보천마을로 돌아온 상황. 남자친구보다 술을 더 좋아해 파혼 당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마을 전체로 퍼졌고 김광옥(김성령 분)은 물론 마을 주민들까지 나서 “술 좀 끊으라”는 폭풍 잔소리를 쏟아냈다. 설상가상 손절했던 옛 친구 서의준(공명 분)과의 심상치 않은 재회까지 성사되며 한금주의 인생에 또 한 번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과연 한금주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보천마을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체불명의 긴장감이 맴돌 예정이다. 한금주가 돌연 자취를 감춘 것도 모자라 호숫가에서 그녀의 소지품까지 발견되는 것. 한금주의 가족들은 물론 마을 이웃들까지 불안감에 휩싸이며 분위기는 더욱 무겁게 가라앉는다. 공개된 사진에는 수사 현장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라진 딸의 흔적을 마주한 김광옥(김성령 분)과 한정수(김상호 분)는 세상이 무너질 듯한 표정을 짓고 있어 보는 이들까지 안타깝게 만든다. 여기에 수사 요원들의 분주한 움직임과 딱딱하게 굳어버린 마을 주민들의 표정은 불길한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사라진 한금주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일지, 그녀의 소지품이 호숫가에서 발견된 이유는 무엇일지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다. 최수영 실종사건의 전말이 밝혀질 tvN 월화드라마 ‘금주를 부탁해’ 2회는 오늘(13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된다.

      안병길 기자 2025.05.13 16:55

  • 주간경향

    • “우리 마을엔 미래가 있다”···독일 농촌서 본 생존의 길

      국제

      “우리 마을엔 미래가 있다”···독일 농촌서 본 생존의 길

      삶의 질 높이는 데 주력…주민들이 도전과 실험으로 함께 활로 찾아 독일 바이에른주 후글핑 마을의 청소년들이 지난 3월 4일 마을에서 열린 카니발 축제에서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후글핑 마을 제공 한국의 농촌은 ‘소멸위기’라는 말을 달고 산다. 어느 지역이나 비슷한 축제를 열고, 출렁다리를 놓고, 벽화를 그리고, ‘농촌 스테이’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도시 사람들을 유인하려 애쓴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 이주하면 집과 정착금을 주고, 대학 장학금까지 내거는 곳도 있다. 그럼에도 농촌 소멸론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농촌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유럽의 국가들도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한국에 비해 사정은 낫지만, 농촌 인구는 줄고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된다.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5일까지 공익재단인 대산농촌재단의 유럽 3개국(네덜란드·독일·프랑스) 농업연수 프로그램에 동행한 주간경향은 지난 호에 이어 유럽 농촌의 도전과 실험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두 마을 ‘후글핑(Huglfing)’과 ‘빌트폴츠리트(Wildpoldsried)’ 이야기다. 인구 3000명도 채 되지 않는 ‘게마인데’, 우리 식으로 치면 읍이나 면 정도 되는 마을이지만, 이곳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 마을 주민들은 어떤 방식으로 농촌을 재생하고, 공동체를 유지하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을까? 돌봄과 환대의 공간 ‘후글핑’ 지난 4월 7일 후글핑 마을을 찾았다. 낙농업 하는 중소규모의 가족농과 수공예 장인들이 모여 사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마을 초입에는 놀이터를 만들어놨는데 규모가 상당히 컸다. 집라인(Zipline), 밑에 터널 공간이 있는 정자, 건물 2~3층 높이의 미끄럼틀과 유아용 미끄럼틀 등 놀이기구 18개가 설치돼 있었다. 독일 바이에른주 후글핑 마을의 놀이터 / 진정은씨 제공 마을의 면장(뷔어거마이스터)인 마르쿠스 후버는 “주민들이 만든 놀이터”라고 했다. 2021년 마을에 아이들이 놀 공간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그해 방학 기간에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워크숍’이 열렸고, 아이들과 청소년, 부모들이 어떤 놀이터가 필요한지 아이디어를 냈단다. 놀이터는 2023년 7월에 45만유로(약 7억원)를 들여 완공했다. 주 정부의 지원은 29만유로(약 4억5000만원)였고, 나머지는 후글핑 마을 예산과 주민들의 자원봉사로 채웠다. 면장은 “후글핑 주민들과 어린이, 청소년,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두가 여기에서 함께 작업했다. 주민들의 자원봉사 시간을 더해 보니 2000시간이나 됐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치면 ‘시청’ 혹은 ‘면사무소’ 격인 행정청사(라트하우스)는 과거 학교로 썼던 건물을 고쳐서 사용한다. 이 마을은 건물을 리모델링할 때도 최대한 원래 모습을 유지토록 한다. 폐가 처마 밑에 있던 격자무늬 나무 장식(분트베르크) 등은 최대한 남겨서 새 건물을 지을 때 활용한다. 100년 넘은 집이 많고, 중세시대 만들어진 고딕 양식의 건축물이 남아 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이 마을의 전통과 특색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다. 독일 후글핑 마을의 선출직 면장(뷔어거마이스터)인 마르쿠스 후버가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마을의 한 건물에 대해 설명하면서, 100년 전에 찍은 건물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이 마을은 건물을 고쳐 쓰거나 허물고 새로 지을 때도 최대한 예전 모습을 유지토록 한다. 진정은씨 제공. 독일 후글핑 마을 주민들은 옛 건물을 고쳐 쓴다. 고쳐 쓰지 못할 정도로 오래된 건물은 헐고 새로 짓는다. 새 건물도 외관은 예전 모습과 최대한 가깝게 짓는다. 마을의 특색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다. 옛 건물 지붕 처마 밑에 있던 격자무늬 나무 장식(분트베르크)를 새 건물에 옮겨 놓은 모습. 진정은씨 제공. 후글핑에도 자녀는 독립하고 배우자는 사망해 혼자 사는 노인이 많다. 2010년대 초 독거노인 문제가 제기되자 마을이 나섰다. 계단 등의 장애물을 없앤 ‘공동체 주택’을 새로 짓고, 60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들이 살도록 했다. 공동체 주택 앞에는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를 지었다. 이날은 커뮤니티 센터에서 노인들이 한 달에 한 번 모여 뜨개질과 자수를 하는 수공예 모임날이었다. 올해로 10년 된 모임이란다. 이 모임의 회장인 한네 슈나이더는 “전통 수공예 방식으로 레이스 장식을 만들고 있다”며 “이게 우리 노인들에겐 ‘요가’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센터 맞은편에는 유치원이 있었는데, 어르신들은 창밖으로 아이들이 뛰어 노는 것을 보며 손을 놀렸다. 면장은 “노인이 있는 곳에 어린이도 함께 있다는 건 참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애들 노는 소리로 시끄럽잖아요. 어르신들 낮잠 주무시긴 틀렸어요. 다행인 건 오후가 되면 아이들이 집에 가니까 그땐 이 분들도 편히 쉬고 주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커뮤니티 센터에서는 매달 한 차례 ‘이웃 돕기 협회’ 회원들의 모임도 열린다. 후글핑 주민들과 이웃 마을인 오버하우젠 주민들이 2022년 만든 모임이다. 이들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벌인다. 독일 바이에른주 후글핑 마을의 한 할머니가 이 지역 전통 수공예(클뢰펠슈피체·Kloppelspitze) 방식으로 레이스 장식을 만들고 있다. 진정은씨 제공. 수공예 모임이 진행 중인 커뮤니티센터 앞에서 모임 회장인 한네 슈나이더(왼쪽)와 마을 면장인 마르쿠스 후버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진정은씨 제공 2023년 후글핑 마을은 독일 연방식품농업부가 3년마다 개최하는 ‘우리 마을에는 미래가 있습니다’ 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탔다.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놓인 마을 공동체를 되살리고 가꾸는 주민들에게 주는 상이다. 2006년까지만 해도 이 경연대회의 이름은 ‘우리 마을은 아름다워져야 합니다’였다. 하지만 농촌 마을의 미화 사업이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새 건물을 짓고, 도시 사람들을 위한 관광 사업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독일의 한 방송사는 경연대회를 비꼬아 ‘우리 마을은 추해져야 합니다’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후 경연대회는 미화 중심의 평가에서 지속 가능성, 주민 참여, 지역 정체성, 경제적 자립성, 사회적 포용력 등 마을의 ‘미래 가능성’을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꿨다. 후글핑에는 작은 기차역이 있는데, 20년 전 철도청이 기차역사를 매물로 내놨을 때 마을에서 사들였다. 역사 1층에 주말에만 운영하는 마을 카페를 만들고, 공유 오피스도 두었다. 역사 다락 공간은 난민 가족에게 내줬다. 후글핑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 15명 등 총 30명의 난민이 거주한다. 독일은 주 정부가 일정 수의 난민을 수용해야 하는데, 후글핑이 바이에른주의 난민 일부를 받아들이고 있다. 난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 상담, 교육 서비스 등을 지역 사회가 담당하기 때문에 난민을 받아들이기 전부터 주민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후글핑은 주 정부 지원을 받아 난민들을 위한 주택을 새로 짓기로 하고, 향후 15년간 난민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한 뒤 주민들을 위한 공동체 주택 시설로 전용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이뤄냈다. 후글핑은 마을의 오래된 건물을 사들여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임대주택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역사 근처에 있는 낡은 학교를 신축하는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 마을이 나서 주민의 삶의 질이 높이는 정책을 운용하다 보니 자녀가 있는 젊은 가족도 많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후글핑 주민 2864명 중 17세 이하가 575명(20.1%)이다.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의 후글핑 마을 행정청사(라트하우스) 앞에서 마르쿠스 후버 면장이 마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면장과 마을의회 의원들의 회의 공간으로 쓰이는 행정청사 1층은 큰 유리창으로 돼 있어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주민들도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대산농촌재단 제공. 행정청사 1층은 면장과 마을의회 의원(게마인데라트)들의 회의 공간으로 쓰인다. 큰 유리창으로 돼 있어 외부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주민들은 일부 비공개회의를 제외하고는 언제든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독일에선 면장 등 기초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가 6년마다 있는데, 마르쿠스 후버 면장은 올해가 5년째다. 재선에 성공하려면 항상 주민들과 얘기 나누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 “주민들이 면장 만나려면 약속을 잡아야 하냐”고 물었더니 그가 말했다. “다들 그냥 아무 때나 오세요. 마을의 여러 문제에 대해 얘기해 주시죠. ‘이웃이 차를 잘못 주차해요’ 같은 작은 문제부터, ‘생활할 돈이 없어요’ 같은 큰 문제까지···. 저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기 있는 거예요.” 순환과 지속의 공간 ‘빌트폴츠리트’ 후글핑에서 동쪽으로 50㎞ 떨어진 곳에 있는 빌트폴츠리트는 주민 2698명(2024년 4월 기준)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중소 규모의 가족농으로 이뤄진 낙농업이 주산업인데,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더 많은 돈을 번다. 마을 주민들은 에너지를 팔아 그동안 연간 400만~700만유로(약 63억~109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 4월 7일 이 마을을 찾았다. 마을 서쪽 구릉지에 11개의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었다. 전 세계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장 빠르게 추진 중인 독일에서조차 농촌 마을에 들어선 풍력발전기는 ‘흉물’로 통한다. 희고 길쭉한 풍력발전기가 빼곡히 들어선 지역에 대해서는 ‘아스파라거스화(Verspargelung)’됐다고 비꼬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빌트폴츠리트에 풍력발전기가 11개나 세워질 수 있었을까. 독일 바이에른주 빌트폴츠리트의 풍경. 대산농촌재단 제공. 마을의회 의원인 토마스 플루거는 “이들 풍력발전기의 가장 특별한 점은 모두 빌트폴츠리트와 인근 지역의 주민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베를린이나 뮌헨 같은 대도시에 있는 외부 투자자들은 참여할 수 없고, 오직 이 지역 주민들만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출자해 회사를 설립하고 부족한 자금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풍력발전기를 설치한다.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풍력발전 설치에 대한 지역 반발을 잠재우는 핵심이었다는 얘기다. 물론 처음부터 찬성 일변도였던 건 아니다. 2006년, 마을에 이미 풍력발전기 4기가 설치되어 있었을 당시 추가 설치 여부를 두고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무려 46%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풍력발전기에 투자한 주민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설명회를 열고 풍력 설비를 직접 둘러보는 견학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주민들의 이해를 도왔고, 점차 자발적 투자를 이끄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후 100명, 200명씩 참여하는 투자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컨대 2011년 설립돼 현재 풍력발전기 2기를 운영하는 회사 ‘푹스바우 빈트크라프트(Fuchsbau Windkraft GmbH & Co. KG)’에는 주민 100명이 투자했고, 2015년 빌트폴츠리트와 이웃 마을 크라프티스리트의 주민들이 함께 만든 ‘시민풍력발전소(Bürgerwindkraftanlagen)’에는 이들 지역 주민 200명이 참여했다. 이 지역 공공기관과 에너지 기업 등도 시민풍력발전소 설립에 자금을 보탰다. 가장 오래된 풍력발전기가 2000년에 만들어졌고, 가장 최근에 지어진 발전기가 2016년에 세워졌다. 앞으로 오래된 발전기 3기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추가로 4기를 더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토마스 플루거는 “풍력발전기 수명이 보통 30~40년이고 우리는 연간 10%씩 배당금을 받기 때문에 약 10년이면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이후부터는 순이익만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풍력발전뿐 아니다. 이 마을은 모든 자원을 에너지로 바꾼다. 2000년대 초부터 집마다 지붕 위에 태양광 패널을 올리기 시작했다. 행정청사 지하에는 마을의 공공기관과 주택 등에 80~90도의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대형 보일러가 있는데, 이 보일러는 목공소에서 나온 목재 부스러기를 압축해 만든 ‘펠릿’을 태워 물을 데운다. 마을 외곽에 있는 축산 농가에서도 축분에서 나온 메탄가스를 태워 전기와 열(온수)을 생산해 마을에 공급한다. 독일 바이에른주 후글핑 마을의 주택 위에 태양광 패널이 올라가 있다. 진정은씨 제공. 마을의회 의원(게마인데라트)인 토마스 플루거가 행정청사 지하에 있는 대형 보일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보일러는 마을의 공공기관과 주택에 80~90도의 뜨거운 물을 공급한다. 일종의 ‘중앙 난방’이다. 이 보일러는 목공소에서 나온 목재 부스러기를 압축해 만든 ‘펠릿’을 태워 물을 데운다. 진정은씨 제공. 마을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10배를 생산하면서, 남은 전력을 판매해 얻은 이익은 다시 지역사회에 재투자된다. 빌트폴츠리트의 스포츠 동호회는 마을이 소유한 체육관을 관리·운영하는데, 체육관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해 운영 자금으로 활용한다. 빌트폴츠리트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토마스 플루거가 말했다. “몇몇 주민들이 비전을 갖고 적극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훌륭한 면장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죠. 이런 요소들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주민 참여 방식의 풍력 사업을 주도한 한 농민은 2008년 마을의회 의원으로 선출됐고, 지금은 부면장(츠바이터 뷔어거마이스터)을 맡고 있다. 에너지 자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전임 면장은 1996년부터 2020년까지 네 번이나 연임할 정도로 주민들의 지지가 높았다. 마을의 행정과 의사결정 시스템, 주민 참여가 선순환하며 이 마을을 바꿔놨다. 독일의 작은 마을에선 주민들이 함께 해답을 찾는다. 후글핑과 빌트폴츠리트는 ‘돌봄과 환대의 공간’이자 ‘순환과 지속의 공간’이다. 도시민을 유치하기 위한 일회성 투자보다는, 현재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다. 우리 농촌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야 할까. 관련 기사 링크 “청년들에겐 시도할 권리가 있다”…유럽에서 본 ‘오래된 미래’농업·농촌의 위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농사 규모는 커졌지만, 농민들은 오히려 빚에 시달린다. 진입장벽은 높아졌지만, 소득은 여전히 타 산업에 미치지 못한다. 농사를 짓겠다는 청년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기후위기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해마다 심해진다. 자국 농산물은 가격 경쟁에서 밀려 설 자리를 잃고, 값싼 외국산에 시...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_id=202505120600071&dept=115 ‘노른자 땅’에 아파트 대신 도시 텃밭···한국과는 다른 독일독일 남서부에 있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카를스루에. 라인강을 경계로 프랑스와 닿아 있는 이 도시엔 주민 30만명이 산다.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카를스루에 라인강변에 있는 클라인가르텐(kleingarten) 단지를 방문했다. 클라인가르텐이란 ‘작은 정원’이란 뜻으로, 독일에서는 도시 텃밭을 말한다. 이 동네에 사는 노르베르트가 아침부터 나와 밭에 ...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_id=202505120600001&dept=115 [취재 후] 함께 해결한 경험이 쌓이면 농촌은 버틸 힘을 갖는다농가에서 농기계 하나 장만하려면 큰 결심이 필요하다. 싼 건 수백만원, 웬만한 건 수천만원, 대형 트랙터나 콤바인 같은 건 ‘억’ 소리가 난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농업기술센터에선 다양한 농기계를 구비해 싸게 빌려준다. 경기 북부의 한 농업기술센터에선 48마력 트랙터 하루 대여료가 3만5500원이다. 소형 굴착기 3만원, 들깨탈곡기도 3만원...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_id=202505210600081&dept=115

      이재덕 기자 2025.05.19 06:00

    • [정태겸의 풍경](85) 대전 엑스포아파트-이 시대의 마을숲

      문화/과학 정태겸의 풍경

      [정태겸의 풍경](85) 대전 엑스포아파트-이 시대의 마을

      몇 년 전부터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료를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2012년 특별상까지 받았다는 아파트숲. 대체 어떤 모습일까. 우리에게 익숙한 아파트와는 어떤 면이 다를까. 차량의 내비게이션이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릴 때,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 유심히 살펴봤다. 겉보기에 보통의 아파트와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유독 눈에 띄었던 건 나무의 키였다. 아파트의 담장 대신 솟아오른 메타세쿼이아와 전나무가 남달랐다. 아파트 안으로 걸어들어가 산책하듯 걸으며 주위를 살펴보니 알 것 같았다. 51개동 4000세대가 사는 아파트단지이고, 1994년에 지어진 걸 감안하면 나무가 많았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파트라는 주거양식을 생각하면 이런 형태의 숲이 아주 잘 설계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무도 종류가 다양하다. 튤립나무, 느티나무, 고욤나무, 엄나무, 벚나무 등. 봄이어서 나무들은 각자의 존재감을 다채롭게 드러내고 있었다. 이렇게 나무가 많으니 동물도 많이 찾아온다. 그중에서도 청설모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채롭기까지 했다. 아파트에 조경을 넘어 숲을 만들었다는 건 자연을 곁으로 가져왔다는 것이리라. 이 아파트의 숲은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또 다른 형태의 마을숲이 아닐까.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2025.04.23 06:00

    • [정태겸의 풍경](83) 인천 강화도 외포리 곶창굿-사라져가는 봄날의 마을잔치

      문화/과학 정태겸의 풍경

      [정태겸의 풍경](83) 인천 강화도 외포리 곶창굿-사라져가는 봄날의 마을잔치

      석모도를 마주하고 있는 강화도 외포리가 아침부터 시끌벅적했다. 몇 년 만에 마을의 풍요를 비는 곶창굿이 열리던 날. 외포리는 주로 어업을 생업으로 삼는 정포마을과 농사를 짓는 대정마을 주민이 모여 예부터 마을굿을 함께 열어왔다고 전한다. 곶창굿은 임경업 장군에게 풍어를 기원하는 서해안의 풍어제다. 임경업 장군은 친명반청을 주장하며 우국충정을 표했지만 안타깝게 옥사한 인물. 그러나 민중은 그를 무속의 신을 되살려 풍어를 기원하는 대상으로 여겼다. 그 흔적이 서해안의 풍어제에서 드러난다. 외포리의 곶창굿이 독특한 것은 다른 해안마을과 달리 풍어제에 그치지 않고 모두의 풍요를 기원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1997년에 인천광역시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마을굿은 오랫동안 그 자체로 잔치였을 테다. 온 동네 사람이 모여 굿을 지켜보고 떡이며 과일을 나눠먹는 풍경이 펼쳐졌겠지만, 이날의 곶창굿은 어딘가 모르게 쓸쓸했다. 그만큼 외포리에 젊은 사람은 줄어들고 몸이 불편해 집 밖을 나다니기 힘든 어르신이 많다. 마을굿을 무속이라며 폄하하는 시선도 무시하기 어렵다. 바닷가에서 시작한 행렬은 마을 골목을 돌며 모두의 풍요와 발복을 기원했지만, 확실히 힘에 부쳐 보였다. 풍어를 기원하는 봄날의 마을잔치는 서서히 우리의 기억에서 그렇게, 사라져가고 있는 듯했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2025.03.26 06:00

    • [정태겸의 풍경](78) 부산 영도 깡깡이예술마을-한겨울 바닷바람 녹인 ‘엄마의 얼굴’

      문화/과학 정태겸의 풍경

      [정태겸의 풍경](78) 부산 영도 깡깡이예술마을-한겨울 바닷바람 녹인 ‘엄마의 얼굴’

      부산 영도의 겨울바람은 제법 매서웠다. 막아주는 것 없이 고스란히 몰아치는 바람의 끝에는 칼날이 매달린 것만 같았다. 때때로 큰 배가 지나갈 때면 다리가 열리는 도개교인 영도대교를 넘어서는데 부산의 겨울도 만만찮다는 걸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 다리를 건너다니며 부산을 여행하는 사람은 영도가 섬인 것조차 모른다. 영도는 여의도의 3~5배 정도로 크다는 부산의 대표적인 섬이다. 그래서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유일한 지역이다. 다리를 건너오면 오른쪽으로 공장지대가 펼쳐진다. 초입에 놓인 ‘깡깡이예술마을’이라는 팻말. 이곳은 일제강점기부터 부산을 먹여 살렸던, 국내 최초의 조선업이 시작된 마을이다. 지금은 울산과 거제도에 밀려 수리조선업을 주로 하고 있지만, 배에 들어가는 부품이라면 못 만드는 것이 없고, 못 고치는 게 없다는 만능 재주꾼들이 아직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골목골목에서 눈길을 끈 건 아파트 벽에 그려진 거대한 엄마의 초상화다. 추운 겨울 삭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의 벽에 매달려 망치로 녹을 떼어내던 영도의 엄마들. 그 망치 소리가 깡깡 울려 퍼져서 이 일대가 ‘깡깡이마을’이라 불렸단다. 그렇게 억척스럽게 배에 매달려 번 돈으로 자식을 키워내고 부산을 먹여 살렸던 엄마의 얼굴. 그림의 아래로 초상화의 제목이 보였다. ‘우리 모두의 어머니’. 겨울바람에 코가 시큰한 줄 알았는데, 저 얼굴에 깊이 팬 주름에 가슴이 일렁이고 있었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2025.01.08 06:00

  • 레이디경향

    •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세 곳…사교육 탈출했다

      육아/교육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세 곳…사교육 탈출했다

      사교육 걱정 없는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프로젝트, 성과 분석 수학 성적, 성취도 상승…유의미한 결과 학생들의 수학 기초 학습 능력을 향상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픽셀즈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대구, 충북, 경기 등 세 지역에서 시행한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수학 기초 학습 능력을 향상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시작됐다.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은? 이 프로젝트는 학교 성취도를 보완하고 수학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마을 교사로 참여해 수학 동아리를 운영하고,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학습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학생들이 스스로 복습, 예습을 하면서 학습 주도권을 가지는 것이 목표다. 주요 성과는 이렇다. 먼저 수학 성적 향상이 이목을 끌었다. 참여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성적이 올랐고, 기초 학력이 부족했던 학생들 절반이 기준을 넘었다는 점에서 성과가 컸다. 정서적 영역의 성취도도 향상되어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이는 8가지 설문 문항을 통해 확인됐고, 긍정적인 태도로의 변화를 보였다. 사교육을 받던 학생 중 58%가 프로그램 후 사교육을 받지 않게 되기도 했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수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된 덕분이라고 평했다. 수학을 직접 가르친 마을 교사들도 수학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이 높아졌다. 2개월간 연수를 통해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이번 프로젝트로 현재 4호 마을 조성 중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5~6호 마을을 추가로 개척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사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이번 프로젝트가 사교육비 절감과 학습 능력 향상에 기여하면서, 교육계에 새로운 모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수포자’ 비율을 줄이기 위해 공교육을 보완하는 형태로, 지역 사회의 협력과 참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2024.11.04 09:51

    • ‘세계 고양이의 날’ 맞아 돈의문박물관마을 찾은 고양이 보러 오세요

      문화/생활

      ‘세계 고양이의 날’ 맞아 돈의문박물관마을 찾은 고양이 보러 오세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돈의문박물관마을이 특별전시 ‘마음이 고양고양’ 전을 연다.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돈의문박물관마을이 특별전시 ‘마음이 고양고양’ 전을 연다.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총 2관으로 구성됐다. 시민갤러리 1관에서는 강병준, 박도현, 박별, 이경아, 이윤수, 최하영 등 신진 작가 6인이 고양이와의 특별한 인연과 순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2관에서는 문학동네의 그림책 <어떡하지?! 고양이>의 작가 이주희의 원화 전시와 이용한 고양이 작가 의 신작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속 사진 작품이 전시된다. 사전 공모한 시민들의 고양이 사진도 1관과 2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바쁜 일상 속 작은 행복과 따뜻한 감정을 나눠 마음을 고양해 관람객의 마음을 ‘고양고양’하게 한다. 이외에도 전시장 창에 자신만의 고양이를 그리는 체험구역 또한 조성돼 있어 재미를 더한다. 한편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는 SNS와 커뮤니티에서 유행 중인 노리개 키링 만들기, 세시 음식 만들기, 자개 공예, 칠보 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예술가의 시간’도 운영 중이다. 사전 예약과 현장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마을안내소 또는 누리집,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윤 기자 2024.08.08 13:31

    • 레트로 무드 물씬 돈의문박물관, 성탄 마을로 변신

      문화/생활

      레트로 무드 물씬 돈의문박물관, 성탄 마을로 변신

      연말하면 떠오르는 것, 구세군의 자선냄비다.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은 구세군과 함께 오는 25일까지 마을 전체를 ‘성탄 마을’로 변신시키는 ‘돈의문 성탄절’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는 ‘나눔마켓’, ‘자선냄비’ 등을 통해 연말연시 나눔의 가치를 전한다. 또한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다양한 전시, 포토존 등을 마련해 따뜻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나눔마켓’은 마을 곳곳에서 23일, 24일 열리고, 구세군희망나누미와 여러 판매자가 참여해 크리스마스 관련 소품 장터를 펼친다. 구세군희망나누미는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물품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착한가게로 이번 마켓 수익금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 가정을 지원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성탄마을에서는 크리스마스 전시(카드, 씰, 스노우 볼), 특별전시(구세군 특별전, 2022 소금사막 프로젝트, 2022 기억 전당포), 체험프로그램(크리스마스 카드만들기, 구세군 사관 정복대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도슨트투어와 스탬프투어도 운영해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체험할 수 있다. 서울거리공연 ‘구석구석 라이브’도 개최돼 성탄절의 흥을 더한다. 돈의문 성탄절 행사 풍경. 구세군 제공 돈의문박물관마을 마을안내소 외벽 전면(8.5m×11m)에 조성한 미디어파사드에서 겨울을 주제로 한 이이남 작가의 신작 ‘묵죽에 눈이내린다’와 ‘돈의문 크리스마스’를 처음 공개한다. ‘묵죽에 눈이 내린다’는 고전 회화 묵죽도를 소재로 돈의문에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정적인 풍경을 담았으며, ‘돈의문 크리스마스’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고흐’의 눈빛을 통해 도시 사람에게 새로운 한 해의 소망을 비추는 빛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마을을 찾는 시민들이 성탄절의 즐거운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도록 마을마당에 대형 자선냄비와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여 포토존을 마련했다. 한옥예술체험이 열리는 한옥거리에서는 ‘내가 가장 따뜻했던 순간, 따뜻했던 말 한마디’에 대한 사연을 접수받아 추첨을 통해 공예작가들의 성탄 선물을 발송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편 한국 구세군은 1908년, 돈의문박물관마을 바로 옆인 지금의 강북삼성병원 자리에 국내 최초의 구세군 본영을 설치했다. 그 후 114년 만에 다시 본영으로 돌아와 성탄 행사를 함께 개최하게 되었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다.

      #돈의문박물관

      김지윤 기자 2022.12.19 10:12

    • 서래마을에 들어선 이 건물의 정체는?

      문화/생활

      서래마을에 들어선 이 건물의 정체는?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해 새롭게 오픈한 까사미아 서래마을점 리빙·라이프스타일 기업 신세계까사가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국내 가구 업계 최초로 ‘아트 살롱’을 오픈한다.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은 신세계까사의 ‘공간 혁신’ 프로젝트 두 번째 결과물로 예술을 라이프스타일에 접목한 새로운 혁신 매장이다. 까사미아는 이달 초 이탈리안 아파트 콘셉트로 새롭게 특화 쇼핑 공간으로 꾸민 까사미아 압구정점을 오픈한 바 있다. ‘글로벌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기도 한 이번 리뉴얼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리차드 우즈, 현대미술 기획사무소 ‘숨 프로젝트’가 함께 했다. 보편적인 협업에서 벗어나 공간 디자인, 서비스 개발 등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개념의 협업으로 공간 그 자체가 작품인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쇼핑 공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서래마을은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면서 인근에 예술의전당, 몽마르트 언덕 등 문화예술 분야 랜드마크가 다수 위치한 특색 있는 장소다. 신세계까사는 특유의 감성과 이국적인 풍경에서 영감을 얻고자 예술인들이 모여드는 서래마을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글로벌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자 향후 거점으로 서래마을점을 낙점했다.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해 새롭게 오픈한 까사미아 서래마을점 또한 리차드 우즈는 다채로운 패턴을 전통 판화 기법으로 선보이는 영국의 현대미술 작가다. 특유의 위트 있는 패턴과 더불어 우리의 삶의 터전이 되는 집을 형상화한 구조물 등 다양한 작품을 공공미술 형태로 전개하며 일상의 익숙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물의 외관과 내부 디자인에 리차드 우즈가 직접 참여해 ‘공간의 예술 작품화’를 시도했다. 건물 외벽을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홀리데이 홈’ 아트워크로 꾸미고 내부 벽면은 그의 작품으로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를 통해 서래마을점이 집 앞에서 매일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지역의 명소이자 예술의 대중화 및 일상화를 위한 ‘아트 마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담았다.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해 새롭게 오픈한 까사미아 서래마을점 1층에는 아트슈머를 겨냥한 아트 소품 전문관을 조성했다. 리차드 우즈와 협업해 완성한 가구 및 소품을 단독 전시·판매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조명 제품들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라운지 공간도 준비했다. 1.5층에 새롭게 조성한 에스프레소 라운지는 압구정점에 이어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 전문점 ‘오우야’가 입점한다. 벽면 한 켠에는 리차드 우즈의 판화 아트월을 조성해 작품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2층과 3층에서는 ‘라메종’, ‘디자이너스 컬렉션’ 등 신세계까사의 디자인 특화 라인으로 연출한 특별 쇼룸을 선보인다. 신세계까사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가구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신(SCENE)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4층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디자이너, 아티스트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과 창작 방향성을 보여주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플랫폼 ‘아키텍트에디션’이 들어선다. 아키텍트에디션은 1년에 4회 이상의 전시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편 오픈을 기념해 매장 4층 아키텍트에디션 갤러리 공간에서 리차드 우즈의 국내 단독 전시회가 진행된다. 이는 작가가 새롭게 창작한 패턴의 작품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이자 일반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아닌 작가 본인의 손길을 거친 이색 공간에서 여는 특별한 의미의 전시회다. ‘빅 가든’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다채로운 색상의 꽃 패턴으로 가득한 전시장 벽면이 도심 속, 혹은 건물 안에서도 꽃밭에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같은 선상에서 제작된 벤치와 조명들은 ‘일상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 작품’이라는 이번 협업의 취지를 잘 드러낸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까사미아서래마을

      김지윤 기자 2022.10.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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