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홍준표 “트럼프 보면 막말 막 하더라”···토론회 ‘한동훈 외모 질문’ 정당화...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해리스 토론할 때 보면 그냥 막말을 막 한다”며 한동훈 후보에게 외모와 관련한 인신공격성 질문을 던진 것이 검증 차원이었다고...
#국민의힘 #홍준표 #한동훈 #트럼프 #윤석열
국힘 경선 4파전
박광연 기자 2025.04.22 15:58
정치
홍준표 “트럼프 보면 막말 막 하더라”···토론회 ‘한동훈 외모 질문’ 정당화...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해리스 토론할 때 보면 그냥 막말을 막 한다”며 한동훈 후보에게 외모와 관련한 인신공격성 질문을 던진 것이 검증 차원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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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경선 4파전
박광연 기자 2025.04.22 15:58
정치
‘막말·공천 불복’ 도태우·장예찬까지 품나···국힘 ‘대사면령’에 일각 우려... 앞 ‘보수 단일 대오’ 강조 “신청한다면 당연히 심사대상” ‘5·18 북 개입설’ 등 막말 논란 “대중들에게 좋게 보일 리 없어”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 도태우 변호사가 지난 2월25일 오후 서울...
문광호 기자 2025.04.22 14:13
정치
국힘, 비판 언론에 “비상 조치” 후보 막말엔 “각자 캐릭터”···압박 노골화.... 박 대변인은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 등 일부 후보가 특정 언론사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하고, 막말성 발언을 하는 데 대해 “대선 후보들께선 각자의 캐릭터와 각자 비전, 소신을 가지고 투명하게...
국힘 경선 4파전
문광호 기자 2025.04.18 11:16
정치
홍준표 “트럼프는 여자 건드리고 돈 줬지만, 이재명은 무상연애” 막말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국방·외교·통일 분야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이보라 기자 2025.04.17 18:22
연예
‘내란나비’된 김흥국, 답글에 “헌재개판” 막말가수 김흥국. 스포츠경향DB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격렬하게 반대했던 가수 김흥국이 윤 전 대통령을 파면 결정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김흥국은 4일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인 ‘김흥국 들이대TV’의 최신 동영상에 한 누리꾼이 남긴 ‘아으 나라를 잃었다 아으’라는 댓글에 ‘헌재개판’이라는 짧은 답글로 동의의 뜻을 보였다. 이보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이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해 파면 결정을 내렸다. 이는 지난해 12월14일 헌재에 사건이 접수가 된 지 111일 만이다. 김흥국 들이대TV 캡처 이날 김흥국은 댓글을 통해 자신을 비판하는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진짜 어릴때 앗싸 호랑나비 영화도 보고 추억의 가수였는데 이렇게 추잡하게 늙어버릴줄은..진짜..ㅋㅋㅋ 욕도 아깝다’라며 자신을 비판하는 댓글에 ‘너나 욕하지 마라’라고 답글을 달며 맞서기도 했다. 또 ‘내란나비 때려잡을일만 남았네요 이제’라는 댓글에도 ‘잡어라, 누구 맘대로’라며 받아치기도 했다. 평소에도 극도의 보수지지자로 잘 알려진 김흥국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탄핵정국에서도 역시 윤 전 대통령의 편을 들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동영상에서, 누리꾼들이 단 댓글에 답글로 설전을 벌이며 비판을 받았고, 그 결과 자신의 대표곡인 호랑나비 대신 ‘내란나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김흥국 들이대TV 캡처 김흥국 들이대TV 캡처
윤은용 기자 2025.04.04 16:49
축구
‘대충격!’ 또또 손흥민에 ‘막말’ 시전 “형편 없어, 예전만큼 못해. 그것이 가혹한 현실”···英 해설 위원의 황당 ‘억까’ 등장손흥민. Getty Images 손흥민의 기량 하락이 영국 현지에선 단골 비판거리가 되고 있다. 계속해서 그 부분 만을 집요하게 꼬집으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소식을 전하는 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22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스타 선수들의 형편 없는 성적에 따라 올 시즌 리그에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승리 공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Getty Images코리아 그러면서 올 시즌 부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타 선수 두 명으로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을 꼽았다. 매체는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주장 박탈과 계약 해지 등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매디슨 역시 최근 엔제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자주 선발에서 제외되며 그의 무관심한 모습으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 TV 해설위원 이안 다크의 의견을 전했다. 다크는 “끔찍한 진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내 생각으로 포스테코글루의 결정은 올 시즌 손흥민과 매디슨이 겪었던 열악한 성적을 반영한 것이라고 느낀다”라며 “우린 여전히 매디슨이 토트넘에서 더욱 성장하고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손흥민에 대해서는, 그는 예전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이곳저곳에서 소외되고 있음에도 불평할 수 없는 이유다. 이것이 가혹한 진실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또다시 손흥민의 기량 하락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물론 손흥민이 예전만큼의 기량이나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나이를 감안해야 하며, 특히나 스피드를 주무기로 하는 윙어와 같은 선수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뚜렷하게 하락세가 보이기 마련이다. 손흥민 역시 어쩔 수 없는 사람이기에 세월을 이길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비판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특히나 손흥민을 향해선 더욱더 그렇다. 올해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째 헌신하고 있으며, 통산 448경기에 출전, 173골 95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현재 토트넘 역대 득점 5위에 올라있으며, 역대 최다 도움을 만들어 냈다. 출전 경기 수도 역대 5위, 현역으로선 1위에 해당한다. 그동안 손흥민이 보여준 애정과 헌신, 그리고 토트넘을 위해 활약한 부분들을 생각한다면 어느 누구도 손흥민을 함부로 깎아내릴 수 없다. 그만큼 손흥민은 토트넘의 살아있는 레전드이기 때문이다.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찬기 온라인기자 2025.03.23 04:52
연예
‘매불쇼’ 김새론 막말 김갑수 지웠다배우 김수현(왼쪽)과 고 김새론. 소속사 제공 “김새론 어려서 비린내” 뭇매 최욱 사과···해당 코너 폐지 문화평론가 김갑수가 김수현과 고 김새론의 미성년 교제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진 가운데, 결국 ‘매불쇼’ 측이 해당 코너를 폐지했다. 18일 진행된 유튜브 ‘[팟빵] 매불쇼’ 라이브 방송에서 진행자 최욱은 “어제 물의를 일으켜서 너무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오프닝을 진행했다. 최욱은 “사과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해야 마땅하지만 논란이 더 증폭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사과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하다”며 “문제가 된 해당 코너는 영구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 또한 앞으로 신중하게 방송에 임하고 더 많이 성찰하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새론에 대해 발언하는 김갑수. ‘매불쇼’ 방송화면 앞서 전날인 17일 ‘매불쇼’에 출연한 문화평론가 김갑수의 발언이 뭇매를 맞는 일이 있었다. 이날 김갑수는 최근 배우 김수현과 고 김새론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김새론 씨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랑의 문제에 대해 이렇게까지 금제를 가하는 게 응당한 일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와 연애를 했다는 것이 무슨 거대한 범죄처럼 난리가 났다”면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날 수도 있다. 그건 연애의 여러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새론은 아역 배우였으니 일찍 사회화 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저 같은 경우, 어려서 비린내 나서 연인으로 안 여져졌겠다. 어린 여성이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건 개인 특성 아니냐”며 고인을 모욕하는 듯한 발언을 해 더욱 공분을 산 것이다. 그러자 해당 발언을 들은 최욱은 “김수현·김새론 교제 관련해 모든 언론사가 다 달려들어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며 “근데 이번 방송을 통해 이게 더 확산될 것 같다. 지금 그런 발언은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해당 방송이 퍼져나가자 누리꾼들은 “미성년자와 교제하는 것을 옹호하는 거냐” “어려서 비린내라니, 고인에 대한 모욕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매불쇼’ 측은 해당 분량을 삭제했으나, 결국 해당 코너는 영구 폐지가 됐다.
이민주 온라인기자 2025.03.18 16:33
연예
‘불여우’ 연지승, ‘워킹맘’ 전혜진에 막말 폭격! “애 키운다는 핑계로 월급 루팡 짓” (라이딩 인생)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딩 인생’ ‘사내 빌런’ 연지승이 ‘목 졸림 굴욕’을 당했던 ‘앙숙’ 전혜진에게 복수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딩 인생’(연출 김철규/극본 성윤아 조원동/기획 KT스튜디오지니/제작 베티앤크리에이터스)에서는 사나(연지승 분)와 정은(전혜진 분)의 싸움 2차전이 벌어졌다. 지난 주 사나는 자신의 업무인 TR 프로젝트를 정은의 후배 한대리(임세주 분)에게 떠넘긴 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사나는 입사 동기이지만 지금은 엄연히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정은에게 하극상을 당하자 “가만히 두지 않겠다”라며 이를 갈았다. 회사 내 든든한 빽인 윤상무(손종학 분)를 내세워 정은을 압박했다. 사나는 “정은아 넌 내가 아니잖아. 네가 회사에 끈이 있니, 아님 빽이 있니?”, “그러게 적당히 까불지 그랬어? 지 앞가림이나 잘하지... 후배 챙기는 척 개폼은!”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심지어 “허구한 날 애 키운다는 핑계로 월급 루팡 짓이나 하면서...”라는 말로 워킹맘 정은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불여우’ 사나의 계략대로 회사의 중요 프로젝트인 ‘TR 대표 찾기’를 정은이 떠맡게 됐다. 정은이 망설이자 사나는 윤상무 앞에서 “목을 삐끗해서 약속했던 라운딩을 못갈 것 같다”라며 정은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앙숙’ 사나와 정은의 대립이 점점 더 고조되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하고 있다. ‘건강 여신’ 연지승은 얄미운 ‘사내 빌런’ 하사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라이딩 인생’ 속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딩 인생’은 매주 월, 화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손봉석 기자 2025.03.11 23:00
정치
‘세월호 막말’ 차명진 2심도 패소···법원 “명예훼손 정도 심각”차명진 전 의원. 연합뉴스 “징하게 해 처먹는다”라는 등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모욕성 막말을 한 차명진(66) 전 의원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 민사 법원도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민사1부(이현우 부장판사)는 세월호 유가족 126명이 차 전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7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세월호 유가족 1명당 1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1심 법원의 판단을 취소해 달라”는 차 전 의원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차 전 의원이 (인터넷) 게시물에 사용한 단어는 피해자들을 조롱하거나 혐오하는 표현이고 ‘자식 팔아 내 생계 챙긴’이라는 부분은 자극적인 데다 반인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편향적이고 선동적인 표현도 있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인격적으로 비난하는 내용도 있다”며 “명예훼손 정도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차 전 의원이 쓴 내용이 진실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세월호 유가족들을 비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당히 모욕적이고 악의적인 표현을 썼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부연했다. 차 전 의원은 항소심 재판에서 “(인터넷에 올린) 게시물은 사실을 전제로 한 주관적인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며 “비록 모욕적인 표현을 썼더라도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21년 12월 “피고가 사용한 어휘는 모멸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게시물을 올린 지 1시간 만에 스스로 삭제하고 다음 날 사과문을 올린 점 등을 고려해 원고 1인당 100만원을 위자료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2019년 4월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라고 썼다.
이주영 기자 2025.03.27 15:03
사회 특집
“우리 학교 흔들지 마세요”…정치권 막말에 상처받는 학생들김혜지 서울시의원이 되살린 혁신학교 흔들기…그 오해와 진실 “고정관념으로 판단 말라” 학생·학부모 항의에 김 의원은 침묵 서울 강동구에 있는 선사고 학생들이 주간경향에 적어 보낸 학교에 대한 생각/정지윤 선임기자 정치권의 무책임한 한마디에 또 다시 아이들이 상처받고 있다. 지난 11월 18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진행된 시정 질의에서 김혜지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이 쏟아낸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날 김 의원은 서울 강동구에 있는 혁신학교인 ‘선사고’를 콕 집어서 “공부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학교”, “졸업할 때 가장 (대학) 잘 간 친구가 누구냐고 했더니 ‘경희대’라고 하더라”, “혁신학교가 정치적 배경 없는 중립적인 학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실시간 중계, 언론 기사, 유튜브 동영상 등으로 확인한 학부모들이 김 의원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한 선사고 학부모는 “(김 의원이) 너무 바빠서 종일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럼 시간 나실 때 찾아가겠다고 하니 아직 돌이 안 된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안 된다고 하더라”며 “남의 아이가 받은 상처는 무시하고, 본인 아이는 돌봐야겠다는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김 의원이 전화를 받지 않자 문자메시지로 면담과 사과를 요구했다. 역시나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답도 오지 않았다. 2009년 경기도에서 시작한 혁신학교는 2011년부터 각 시도교육청이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도입하며 전국으로 확대됐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혁신학교 도입을 주도했고, 이 때문에 정쟁 대상이 됐다. 2022년 전국 교육감선거 때도 진보는 자율형 사립고 폐지, 보수는 혁신학교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해당 학교 학생들은 모교가 ‘사회적 병폐’로 지목되는 상황을 지켜봤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났다. 지난 11월 18일 김 의원의 선사고 관련 발언 역시 특별한 교육 현안이 있어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이날 시정 질의 답변자가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정근식 교육감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선사고에 다니는 학생들도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다. 선사고 학생회는 지난 11월 26일 “저희의 입장은 정치적 신념과는 무관하며, 오로지 학생들이 주체가 돼 작성한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로 시작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학생회는 입장문 곳곳에서 “저희 학생들과 문제가 없던 학교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된 점이 유감스럽다”거나 “저희 재학생들은 선사고가 더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리고 “(김 의원) 발언으로 학교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 지난 11월 26일 방문한 서울 강동구 선사고등학교 전경./정지윤 선임기자 혁신학교를 가면 대학을 못 간다? 혁신학교를 둘러싼 모든 오해의 중심에는 ‘대학 진학률’이 있다. “혁신학교에 다니면 대학에 못 간다”는 말이 마치 진실처럼 통용된다. 학생·학부모보다 주로 입시와는 큰 관계도 없는 정치인 등의 입으로 소문이 만들어지고 퍼진다. 그런데 이들의 주장은 ‘느낌적 느낌’에 지나지 않는다. 먼저 서울시교육청은 고등학교별 대학 진학률을 공개하지 않는다. 대입 결과는 학교의 위치, 입학생의 특성과 같은 종합적 요소와 관련되기 때문에 교육청은 자료 자체를 수집하지 않는다. 또 ‘대학 진학률’은 합격했지만 등록하지 않는 경우, 등록만 하고 재수를 하는 경우, 한 학생이 복수의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 등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진학률이라며 공개된 자료마다 수치가 다르고, 학생·학부모의 체감과도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혁신학교는 대학 진학률을 기준으로 ‘수준이 낮다’며 공격받는다. 그렇다면 혁신학교의 대학 진학률은 실제로 어떨까. 대학 진학률을 공개하고 있는 대표 사이트로 ‘학교알리미’가 있다. 이곳에서 학교별 ‘졸업생 진로 현황’ 확인이 가능하다. 가장 최근 연도 공시인 2023년 11월 자료를 기준으로 이른바 강남 8학군 학교들의 ‘대학 진학률’을 보면 서울고 37.4%, 개포고 36.4%, 서초고 37.5%, 양재고 37.4%, 반포고 36.7%다. 같은 기준으로 선사고의 대학 진학률은 44.1%다. 이를 두고 대학 진학률과 ‘명문대 진학률’은 다르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김 의원은 시정 질의에서 선사고 면학 분위기를 비판하는 익명의 졸업생 인터뷰를 띄워두고 “너희 졸업할 때 가장 (대학) 잘 간 친구가 누구냐고 했더니 ‘경희대’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선사고의 최근 3개년 입시 통계(2022~2024)를 살펴봤다. 매해 수시·정시를 포함해서 이른바 스카이 대학(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합격생이 있었다. 또 재수생을 제외한 대학 합격자의 20% 이상이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 이른바 ‘인 서울’ 대학교로 진학했다. 선사고가 있는 강동구에는 선사고보다 대학 진학률이 낮은 학교도 있지만, 학력에 대한 비판은 오로지 선사고에만 쏟아진다. 정연정 선사고 교장은 “이른바 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아이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지만, 그 아이들을 내세워 학교 홍보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다만 혁신학교 역시 대학 진학률이나 상위권 대학 입학 비율이 다른 일반 학교와 유의미한 차이가 있지 않다는 점만큼은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26일 서울 강동구 선사고등학교 정연정 교장이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정지윤 선임기자 혁신학교는 어쩔 수 없이 다닌다? 혁신학교를 둘러싼 또 하나의 오해는 ‘학생들이 강제로 배정이 돼서 어쩔 수 없이 다닌다’는 것이다. 선사고를 포함한 혁신학교는 매해 학기 말이면 구성원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다.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통계를 내는데 올해 결과는 학생 4점, 학부모 4.1점, 교직원 4.8점이다. 최근 3년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모든 구성원의 만족도가 한차례도 4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학부모 만족도는 매해 학생보다 조금씩 높게 나온다. 혁신학교에 비판적인 시선대로면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어야 할 것 같지만, 지표는 오히려 반대다. 김 의원은 구성원 만족도가 높은 것을 두고 “공부 안 하는 친구들은 너무 좋아한다니까요, 이 학교를”이라고 말했다. 선사고에는 지난 11월 28일 기준, 총 658명(1학년 214명·2학년 232명·3학년 212명)이 재학 중이다. 한 해 동안 이사(7명) 및 학업중단(9명)을 제외한 순수 학교 간 전학은 총 5명이 있었다. 이중 2명이 특성화고(마이스터고)로 전학을 갔다. 나머지 3명은 인근 자사고로 전학했다. 종합하면 각종 사유로 총 21명 전출이 발생했다. 해당 수치를 역시 강남 8학군 내 공립학교와 비교해봤다. 2023년 한 해 기준, 전출 및 학업 중단은 서울고 60명, 개포고 53명, 서초고 47명, 양재고 34명, 반포고 46명이었다. 인근 학교와도 비교해봤다. 강동고 16명, 강일고 20명, 광문고 27명, 동북고 31명, 둔촌고 21명 등이다. 선사고에 배정된 것이 불만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전학을 선택한다고 볼 만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주목할 점은 선사고는 전입이 없다는 것이다. 혁신학교인 선사고는 이미 학급별 인원이 교육감 지침으로 정한 24명을 초과해 전학을 받을 수 없다. 정 교장은 “만약 전입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자사고에서 우리 학교로 전학을 오는 학생도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고에서 운영 중인 학문 간 융합 수업 목록/선사고 제공 마지막 오해는 ‘혁신학교는 일반고와 달리 대입 공부를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혁신학교도 공립학교다. 이에 따라 수업은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국가수준교육과정’을 벗어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과정 운영 측면에서 혁신학교에 부여되는 별도의 자율성은 없다. 다만 교사들이 동료 교사들과 함께 국가수준교육과정 틀 안에서 교육과정 및 수업혁신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것”이라며 “오히려 혁신학교에서 이뤄진 노력이 이미 2022 개정교육과정 등에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혁신학교 수업 역시 법에 근거한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해서 만든 수업 몇 가지가 더해진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26일 방문한 선사고에서는 1학년 3반의 연극 수업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은 연기뿐만 아니라 작가, 연출 등의 스태프로도 참여해 연극 한 편을 함께 만들고 있었다. 게시판에는 학교에서 열리는 수업 홍보물도 있었다. 제목을 보면, ‘언어와 사회 현상은 어떤 영향을 주고받을까?’, ‘나와 세계는 어떻게 연결될까?’, ‘수학은 우리 삶에 왜 필요하고, 어떤 도움이 될까’, ‘우리 고장 암사동의 생물 다양성은 얼마나 풍부할까’ 등이었다. 대부분 학문 간 융합을 통한 다면사고를 해야 하는 것들이다. 이를 위해 수학·국어 교사가 협업해 수업을 개설하는 식이었다. 연세대를 비롯한 유명 대학이 입시에서 강조하는 것이 ‘다면사고’다. 1, 2학년 때는 전교생이 참여한 탐구 발표대회를 한다. 1학년은 교과 과목과 관련한 소주제를 선정해 연구 및 발표를 하고, 2학년은 진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식이다. 올해 학생들이 발표한 교과심화탐구 주제 중에는 ‘미얀마 쿠데타로 보는 유엔 보호 책임의 한계와 해결방안’, ‘세균배양을 통한 천연 항생물질 찾기’ 등이 있었다. 지난 7월 선사고에서 진행한 ‘교과심화탐구’ 결과 발표회 모습/선사고 제공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 및 활동은 모두 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실제로 혁신학교의 이러한 수업방식을 입시에 반영하기 위해 개교 초 대학 측이 입학사정관을 파견하기도 했다. 선사고의 대학 합격 비중 역시 정시보다 수시가 높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선사고를 두고 “공교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학교”, “학생들이 너무 안타깝고 희생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선사고는 학생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교”라고 반박했다. 책임 없는 한국식 정치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완벽한 학교는 있을 수 없다. 입시 구조상 학생들에게는 성적을 기초로 등급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친구, 학교를 향한 갈등이 생기고 자퇴나 전학을 선택할 수 있다. 또 졸업 후 학교에 대한 원망이 남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을 두고 어떤 학교에는 정상적인 입시 과정으로, 또 다른 학교에는 존폐를 따져야 할 사례로 언급된다면 이는 발언자의 의도를 의심해 볼 수밖에 없다. 일부 정치권이 혁신학교를 바라보는 잣대가 공평한가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취재가 시작된 후 선사고 학생들은 주간경향에 이번 사태에 대한 생각, 하고 싶은 말 등을 자유롭게 적어 보냈다. “우리 학교가 진짜 어떤 모습인지 알고 말하면 좋겠다”, “공부를 안 해서 행복한 학교라고 하는 건 저희의 명예를 훼손하신 것과 같습니다”, “고정관념, 편견, 선입견으로만 우리 학교를 판단하지 마세요”, “선사고 선생님들께서는 학생들을 방치하지 않으십니다”, “언급하신 문제들은 혁신학교뿐만 아니라 모든 고교에서 발생합니다”, “입학 전에는 선사고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고3인 저는 선사고의 시간이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대학 진학률만으로 ‘교육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협소한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사고 재학생으로서 우리 학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어야 하는 이런 상황이 바로잡힐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등이 그 내용이다. 정 교장은 “이번 일로 학교공동체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생겼고, 학생들의 분노도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어른으로서, 그리고 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죄송하다. 의원님의 진정어린 사과를 바란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역시 입장문을 내고 “김 의원이 수백 명의 재학생과 졸업생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간경향은 김 의원에게 연락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도, 문자에 답을 하지도 않았다. 김 의원은 선사고가 있는 강동구 제1선거구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선출됐다. 시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임명하는 서울시의회 대변인이기도 하다. 교육감을 상대로 30여 분간 선사고 비판을 쏟아냈던 그는 정작 학생·학부모의 항의에는 침묵하는 중이다. “제발 정치적 목적으로 학교를 흔들지 말아달라”는 학생들의 바람을 들어줄 정치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김찬호 기자 2024.12.02 06:00
사회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박이대승의 소수관점](46) 모두가 평등하게 막말하는 사회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지난 4월 민희진 어도어 당시 대표의 기자회견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는 공적 공간에서 사용 가능한 표현의 한계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막말과 욕설을 쏟아냈는데, 오히려 이 점이 대중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한국사회는 막말에 관대한 것일까? 이 문제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막말의 기능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말을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말의 내용과 표현 모두가 포함된다. 예컨대 처음 만난 사람에게 ‘당신의 외모는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아름답지는 않군요’라고 말한다면, 이건 막말일까? 표현은 정중하지만, 발언 내용의 무례함 때문에 막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반면 평범한 일상어에 습관적으로 욕설과 비속어를 덧붙이는 사람, 나이 어린 사람에게 다짜고짜 반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의 발언은 내용이 아니라 표현 방식 때문에 막말로 간주된다. 많은 사회에 ‘품위 있는 언어를 써야 한다’는 관습적 규칙이 존재하는데, 이 규칙이 일차적으로 다루는 대상은 언어의 내용보다 형식이다. 그래서 공적 공간에서 욕설이나 비속어를 쓰지 않는 것이 ‘교양인’의 기본 조건으로 생각된다. 이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익숙한 사실이지만, 왜 그 규칙을 존중해야 하는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기에는 상위문화와 하위문화의 구별이라는 전통적 문제, 그리고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구별이라는 근대 사회의 문제가 모두 개입돼 있다. 공적 공간이 저속한 표현과 욕설을 허용하지 않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공적 대화의 기본 토대를 파괴한다는 데 있다. 막말이 난무하는 곳에서 합리적으로 대화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런 언어 교환은 말싸움일 뿐, 대화라고 할 수 없다. 막말은 사적 공간이나 친밀성의 관계에서만 조건부로 허용된다. 상위문화, 정확히 말해서 지배계급의 엘리트 문화는 막말을 배제하고 ‘교양 있는 언어’를 요구한다. 이는 지배계급이 자신의 문화와 도덕을 사회 전체의 규칙으로 일반화함으로써, 지배 리더십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즉 ‘사회의 유지를 위해서는 교양인의 언어가 필요하고, 그 교양인이란 바로 우리 엘리트 계급’이라는 식이다. 그람시는 이런 리더십을 헤게모니라고 부른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결국 교양 있는 언어는 역설적 성격을 갖는다. 한편으로는 공적 대화를 위한 기본 형식을 제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엘리트 집단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적 도구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양인의 언어는 위선적 언어이고, 막말이야말로 진실한 언어라는 발상도 등장한다. 부패한 정치인의 비리 사건을 두고 ‘교양과 품위 있는 언어’로 토론하는 광경을 보고 있으면, ‘왜 XXX를 XXX라고 부르지 못해!’라는 분노가 치밀지 않는가? 막말이 일종의 저항 수단으로 생각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위문화는 교양인의 언어에 대립하는 은어와 비속어를 끊임없이 창조하고, 지배질서에 맞서 싸우려는 투사와 예술가는 욕설을 언어적 무기로 채택하기도 한다. 한국에 상위문화가 존재하는가? 방금 이야기한 내용은 현대사회의 일반적 특징이지만,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과연 한국에 ‘교양과 품위 있는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지배권력을 유지하는 엘리트 집단’, 즉 문화적·도덕적 헤게모니를 갖춘 지배층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 앞에서 곧바로 떠오르는 것이 의사들이다. 한국에서 의사는 특권적 직업으로 간주된다. 소득 수준이 다른 모든 직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의사를 ‘최고의 엘리트 집단’으로 보는 시선도 흔하다. 의사 중에는 기이한 선민의식을 가진 사람도 많다. 그런데 의협 관계자들이 쏟아내는 막말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은 사적인 술자리에서나 나올 저속하고 무례한 언어를 공적 언어로 사용하고, 인터넷 하위문화에서 볼 수 있는 조롱과 모욕의 표현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교양 없는 엘리트, 상위문화를 파괴하는 지배계급, 공적 언어와 사적 언어를 구별하지 못하는 전문가 집단은 한국사회의 특징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의협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막말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정치인도 많다. 이는 ‘정치인의 품위 없음’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정치인은 교양인이 돼야 한다. 정치적 이념이나 진영에 상관없이 교양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 즉 상위문화를 실천하는 것이 지배 엘리트로 인정받기 위한 기본 조건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막말은 그런 인정을 포기하는 전략이다. 이는 시민 일반의 지지를 거부하고, 열성 지지자들에게 몰두하는 쪽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 기초한다. 이런 전략이 가능한 것은 공적 공간이 교양 있는 언어로 구성돼야 한다는 규범 자체가 허약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한국에는 하위문화와 구별되는 상위문화, 정확히 말하자면, 문화적 헤게모니가 분명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도 관습적 언어 규칙을 무시하고, 저속하고 거친 발언을 내뱉는 정치인이 있다. 그들에게는 대체로 ‘극우’나 ‘포퓰리즘’ 같은 딱지가 붙는다. 포퓰리스트는 지배 엘리트에 대한 반감을 이용하고, ‘교양 있는 척, 똑똑한 척 말하는 엘리트 집단에 맞서 보통 서민들의 언어로 말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 정치인의 막말을 포퓰리즘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들이 내뱉는 비속어와 조롱은 정치적 경쟁자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일 뿐, 반엘리트 정서를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 한국에 교양인으로서의 지배 엘리트가 존재하는지 자체가 의심스럽다. 한국에도 물론 상위문화와 하위문화의 구별이 존재한다. 지상파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가 분리되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과 숏폼에 떠돌아다니는 정보가 다르다. 하지만 한국의 상위문화는 표준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하위문화의 영향력은 ‘하위(sub)’라고 부르기 어려울 만큼 강하다. 주류 언론은 인터넷 밈을 모방해서 콘텐츠 장사를 하고, 사교육 스타 강사의 발언이 해당 분야 연구자의 영향력을 압도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집게손 논란’이 괴담처럼 떠돌면, 국가기관과 대기업이 납작 엎드려 사과한다. 민희진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하위언어가 주류 매체의 규칙을 압도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곳에서는 교양인의 언어가 놀림감이 되고, 막말이 모두의 언어로 기능한다. 그래서 공적 토론은 거의 예외 없이 비하와 조롱으로 끝난다. 모든 사회 영역이 미세한 계급관계로 구성돼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놀라울 정도로 균질하고 획일적인 것이 이 사회의 특징이다.
박이대승 정치철학자 2024.09.27 16:00
정치 만나고 싶었습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3)“분노만 부추기는 정치인 막말, 우려스럽다”강상구 노회찬정치학교 교장 강상구 노회찬정치학교 교장/강상구 제공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말이 쏟아지지만, 상대를 향한 ‘분노의 막말’과 실체 없이 텅 빈 ‘좋은 말’들은 유권자들의 귀에 가 닿지 못한다. 강상구 노회찬정치학교 교장은 “(막말은) 일종의 ‘매운맛’ 중독이다. 그런 말들이 쌓이고 쌓여 물리적인 폭력으로까지 연결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회찬의 말’이 있던 시기에는 막말의 바다 속에서도 사람들이 바라볼 수 있는 ‘부표’ 같은 게 있었다. 지금은 그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교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해 논란이 된 ‘동료 시민’에 대해서는 “좋은 의미의 말이 ‘한동훈’이라는 메신저에서 나오자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그 색안경은 사람들이 알아서 낀 게 아니라 한 위원장이 나눠준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좋은 말’의 의미가 정치인의 삶의 궤적과 일치할 때만 그 말에도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강상구 교장은 2019년 <노회찬의 말하기>(이음), <언제나, 노회찬 어록>(루아크)을 출간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노회찬재단에서 ‘약자들의 무기, 노회찬의 말하기 교실’을 진행했다. 연 1회로 기획됐던 강의는 문의와 요청이 잇따르면서 곧 2기 강의 개설을 앞두고 있다. 연 7회로 일정도 대폭 늘어났다. 강 교장은 “노회찬의 말이 주는 후련함은 지금 양당 정치세력의 극단적 지지자들만 열광하게 하는 후련함과 달랐다. 평범한 국민, 사회적 약자들이 ‘내가 주인이구나’라고 알게 되는 후련함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3일 서울시 구로구 천왕동에서 강상구 노회찬정치학교 교장을 만났다. -정치인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말에 주목하는 이유는. “정치인의 말은 공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인의 말’이라고 하면 ‘막말’이 떠오를 정도로 경쟁세력에 대한 분노만 부추기는 말이 너무 많다. ‘막말’은 지지자를 결집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 막말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극렬 지지세력의 반응도 더해진다. 일종의 ‘매운맛’ 중독이다. 그런 말들이 쌓이고 쌓여 물리적인 폭력으로까지 연결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또 거대양당 간 막말을 앞세운 싸움 속에서 비정규직, 기후재난, 소수자의 권리 등 약자들의 시급한 문제들은 실종된다. ‘노회찬의 말’이 있던 시기에는 막말의 바다 속에서도 사람들이 바라볼 수 있는 ‘부표’ 같은 게 있었다. 지금은 그게 보이지 않는다. 막말 중독에 해독제가 없는 셈이다. 정치인의 말이 정쟁의 도구, 차별·혐오의 도구가 된 상황에서 말을 평등의 도구, 풍자의 도구 나아가 약자의 무기로 썼던 노회찬의 말에 주목하는 이유다.” -노회찬 의원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을 앞두고 방송사 토론에 나서면서 대중에게 각인됐다. 양당체제를 비판하며 ‘50년 동안 똑같은 판에다 삼겹살 구워 먹으면 고기가 시커메집니다.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라고 말한 일은 지금도 유명하다. ‘판갈이론’은 이전부터 있었는데, 유독 노 의원의 말이 큰 화제가 됐던 이유는 뭘까. “‘삼겹살 불판’은 ‘정치치제를 바꾸자’는 말이다. 어려운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상에서 쓰는 말들도 아니었다. 노 의원이 ‘삼겹살 불판’이라는 친숙한 재료를 사용해 메시지를 담아냈기에 화제가 될 수 있었다고 본다. 물론 비유 자체의 신선함만으로 사람들이 그렇게 오래 기억하지는 않는다. 철학이 없는 비유는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당시 노 의원은 ‘삼겹살 불판’만이 아니라 국민의 시선, 사회적 약자들의 시선에서 새로운 논리, 신선한 비유·풍자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노 의원은 ‘TV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이 정치의 주인이다’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예를 들면 당시 법원은 2002년 한나라당이 LG그룹으로부터 150억원이 실린 2.5t 탑차를 불법 정치자금으로 받은, 일명 ‘차떼기’ 사건 판결에서 재벌 총수, 국회의원의 형을 감경해줬다. 노 의원은 이에 대해 ‘국회의원은 3선 의원이므로 형을 낮춘다. (재벌 총수는) 한국경제에 오랫동안 이바지한 바가 크므로 낮춘다. 다 그런 식이에요. 국가 경제를 위해 30년 동안 노동자로 일해왔기 때문에, 지난 25년간 농사짓느라고 땀 많이 흘렸기 때문에 형을 경감한다, 이런 판결 있습니까?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생전 처음 듣는 논리였지만, 이 발언으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야 하나, 만 명만 평등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드러냈다. 동시에 노동자와 농민, 사회적 약자들, 소위 힘없고 백없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올려놓았다. 그 외에도 많다.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민주당, 자민련 의원들이 서로 발언하겠다고 나섰다. 사회자가 이를 제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밖에서는 국민을 괴롭히더니, 안에서는 사회자를 괴롭히네요’라고 말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함께 후련함을 남겼다. 이 후련함은 양당의 정치세력이 할 말 못할 말 다하면서 극단적 지지자들만 열광하게 하는 지금의 후련함과는 다르다. 평범한 국민, 사회적 약자들이 ‘내가 주인이구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저거였어’라고 알게 되는 후련함이다. 당시 토론을 보던 국민 입장에서는 명절도 아닌데 종합선물세트를 덜컥 받은 느낌이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구성품이 가득했고, 그 구성품 하나하나가 국민의 목소리 그 자체였기 때문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노회찬의 말’이 있던 시기에는 막말의 바다 속에서도 사람들이 바라볼 수 있는 ‘부표’ 같은 게 있었다. 정치인의 말이 정쟁의 도구가 된 상황에서 말을 평등의 도구, 풍자의 도구 나아가 약자의 무기로 썼던 노회찬의 말에 주목하는 이유다.” -노회찬 의원 말의 원천, 철학은 무엇이었나. “‘노회찬의 말’의 근원은 ‘약자와 함께하는 철학’이다. 말로만 약자를 위하는 것과 실제 그런 철학을 지니고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최근 한동훈 위원장의 ‘동료 시민’이라는 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의 사전적 의미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정치적 권리를 갖고 있는 주체’다. 만약에 노 의원이 ‘동료 시민’이라는 말을 썼다면 모두 수긍했을 것이다. 한 위원장도 ‘동료 시민’의 뜻을 지식의 수준에서는 이해하고 있겠지만,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좋은 의미의 말이 ‘한동훈’이라는 메신저에게서 나오자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 색안경은 사람들이 알아서 낀 게 아니라 한 위원장이 나눠준 것이다. 대다수의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많은 정치인이 ‘공정’, ‘평화’, ‘상식’ 등의 좋은 말을 하지만, 그들은 그런 말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좋은 말’이 뻔하고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노회찬 의원은 ‘뻔한 말’을 실제 삶에서 구현하려 했던 사람이다. 노 의원은 어떤 원칙을 가졌기에 그렇게 살게 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저야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살았을 뿐이에요.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옳다고 믿으면 행하라, 이렇게 교과서에서 배웠지 옳은 건 옳은 것이지만 대충 불리할 때는 뒤로 빠져라, 그렇게 가르치는 선생님은 한분도 안 계셨습니다.’ 교과서가 ‘뻔한 말’의 잔칫상 같은 것 아닌가. 그 말을 보고 진짜 삶을 그렇게 살아버린 것이다. 노회찬 말의 힘은 ‘말 아닌 것의 힘’ 바로 삶에서 나왔다.” 2017년 2월 노회찬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회찬의 말’과 일치되는 정치인 노회찬의 궤적을 소개해 달라. “‘투명인간’으로 불렸던 분들과 늘 함께했다. 2009년 쌍용자동차정리해고 반대투쟁, 용산참사 현장 등 긴급한 필요가 있는 현장에 항상 함께했다. 국회의원으로서 발의한 법안을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021년 제정됐지만, 2017년 4월 노 의원이 사회운동 연대단체와 함께 준비해 발의한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이 그 토대였다. 2007년에는 민주노동당 민생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제화를 위한 운동을 해 전국의 영세자영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당시 노 의원은 신용카드사들이 대형 유통업체에는 낮은 수수료를 받으면서 중소상인들에게는 폭리를 취하는 행태를 지적했고, 2007년 11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대폭 인하됐다. 이 노력은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돼 2018년 ‘중소자영업자의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확대를 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발의로 이어졌다. 차별과 혐오에 맞선 싸움도 중요했다. 2005년에는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고, 2007년 통과됐다. 2006년에는 ‘성전환자의 성별 변경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고, 2008년에는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차별금지법에는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 금지’가 포함돼 있다. 노 의원은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못한 것을 두고 ‘우리의 민주화가 절반밖에 안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회찬의 말하기 특징으로 ‘선명하게 말하기’, ‘쉽게 말하기’, ‘친절하기 말하기’, ‘재미있게 말하기’, ‘통쾌하게 말하기’ 등을 꼽았다. “앞의 세 가지는 ‘말의 철학 및 자세’와 관련된 것이다. 뒤의 두 가지는 ‘말의 기술’에 대한 것이다. 흔히 노회찬 의원을 떠올리면 ‘말의 기술’을 주로 떠올리지만 이는 수면 위에 올라온 것이고, 수면 아래에는 ‘말의 철학 및 자세’가 거대하게 자리하고 있다. ‘선명하게 말하기’는 과격하거나 거칠게 말하는 것과 다른데 어느 당을 막론하고 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 잘 들려야 선명한 거다. 노 의원은 “정치를 배달증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의 뜻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자신의 말이 쉽고 일상적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 ‘내가 한 말은 이미 누가 한 말이다’라는 말도 했다. 말의 창조자이면서 동시에 수집가였는데, 평범한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며 ‘말의 재료’를 건져 올리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책에서 본 말을 읊조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대변해야 하는 사람들의 말을 하는 게 정치인의 기본이다. 쉽게 말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노 의원의 말 중 요즘 같은 때 소개하고 싶은 재미있고 통쾌한 말이 있다. 2004년 민주노동당이 중국 건국 55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여했을 때, 방중을 비판하는 당원들도 있었다. 중국공산당의 천안문 사태 무력 진압, 티베트 인권 탄압 때문이었다. 당시 노 의원은 ‘외교는 사교가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 요즘 딱 들어맞는 말 같다. 또 ‘대다수 국민에게는 대한민국이 험지입니다’라는 말도 했다. 선거철에 정치인들이 당선 가능성만을 두고 ‘험지냐 아니냐’를 따지는데, 많은 국민은 대한민국에서 학교 다니기 힘들고, 취업하기 힘들고, 아이 키우기 힘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치인의 말하기가 점점 ‘토론 배틀’처럼 돼가는 경향이 있다. “정치세력 간에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