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남민전 사건’ 연루돼 억울한 옥살이…평생 국가폭력에 맞선 ‘양심수 대부’ 권오헌 별세장례 민주사회장 ‘양심수의 대부’로 불리던 권오헌 사단법인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지난 25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인은 지난 25일 낮 12시9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곽희양 2025.04.27 21:29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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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통제’ 맞선 하버드 “독립성 포기 않을 것”운영·학생 선발·정보 제공 등 개입 요구안 최초로 거부 정부 “기득권 세력” 3조1400억원 규모 지원 동결 압박 가버 총장의 강경 대응에 다른 대학들도 ‘안도의 한숨’ 학생 가려받는 법안 “반대”...
이영경 2025.04.15 20:58
국제
하버드, 트럼프에 맞선 최초의 대학 되다···미 정부 “보조금 3조원 동결”가버 총장 “정부 요구안 불법·위헌적···대학 독립성 포기 않을 것” 미 행정부 “명문대에 만연한 권리의식” 비난 대학들 환영 “하버드대가 정부 압력 거부 모범 보여줘” 미국 매사추세츠주...
이영경 기자 2025.04.15 16:43
국제
시진핑 다음 주 동남아 3개국 국빈방문…미국 맞선 ‘외교의 시간’ 통할까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와 결속 강화 행보 “아세안 등 지역서 영향력 쇠퇴” 미국 내 우려 나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10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새로운 정치국 위원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선명수 기자 2025.04.11 12:47
연예
[공식] ‘사내맞선’ 이수정, 젤리피쉬엔터 전속계약…김세정과 재회배우 이수정.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수정이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는 22일 이수정과의 전속계약 소식을 전하면서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가지 얼굴을 보여준 이수정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우 이수정.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지난 2020년 드라마 ‘내리겠습니다 지구에서’로 데뷔한 이수정은 ‘사내맞선’ ‘소년비행’ ‘주인님 수라상’ ‘사주왕’ ‘멱살 한번 잡힙시다’ 등에 출연했다. 또한 영화 ‘드림메이커’와 ‘6시간 후 너는 죽는다’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청초한 비주얼에 단아한 분위기도 겸하고 있어 광고계에서도 인기가 높다. 배우 이수정.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이수정이 계약을 맺은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에는 걸그룹 구구단 출신의 배우 김세정, 그룹 빅스(VIXX), 걸그룹 베리베리(VERIVERI), 손참치, 이븐, 김영주, 류원우, 탁이온, 김동규 등이 소속돼 있다.
하경헌 기자 2025.04.22 08:55
연예
화마에 맞선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지옥 같았다” (유퀴즈)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유 퀴즈’에서 산불 현장 상황을 전한다. 9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측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배우 문가영과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출연하는 ‘유 퀴즈’ 선공개 영상을 게재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영상에서 문가영은 카를스루에에서 태어나 10살까지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소개됐다. 문가영은 “부모님이 독일에서 유학생을 만났는데 어머니는 피아노, 아버지는 물리학 전공을 하시다가 만나서 결혼하셨다”고 말했다. 이후 문가영은 독일어로 적힌 소설 ‘어린 왕자’를 읽었다. 그의 본토 발음을 들은 유재석과 조세호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 문가영은 자신이 출간한 책에 ‘기다리는 것’을 잘한다고 적은 이유를 밝혔다. 문가영은 “흔히들 뭐 잘 하냐, 뭐 자신있냐고 물어보면 ‘기다리는 거 정말 잘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서 시작했다”고 말해 시선을 끌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그런가 하면,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유 퀴즈’ 선공개 영상도 공개됐다. 가장 먼저 최전선에 투입되는 이들은 “호스를 직접 이끌고 불을 끈다”며 “거의 1200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는데 나중에 보니 머리카락과 눈썹이 타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한 진화대원은 “나무 높이보다 더 높이 불이 올라간다. 상상을 초월한다”며 “앞을 보면 온통 빨갛고, 악마가 속삭이는 듯한 무서운 소리가 난다. 여기가 지옥이구나 싶기도 하다”고 전했다. 유재석과 조세호를 만난 문가영과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진솔한 이야기는 오늘(9일) 오후 8시 45분 tvN에서 방송된다.
김희원 온라인기자 2025.04.0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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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송라 김유나, 웹툰 ‘엉큼한 맞선’ OST ‘너와 함께 있는 모든 날’ 가창DSP미디어 싱어송라이터 김유나가 설렘과 포근함이 가득한 OST를 선보였다. 김유나가 가창한 웹툰 ‘엉큼한 맞선’의 OST Part.2 ‘너와 함께 있는 모든 날’이 30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너와 함께 있는 모든 날’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평범한 순간조차 특별하게 만드는 감정을 담은 곡으로, 설렘 가득하고 포근한 감성이 특징이다. 이번 OST에는 웹툰 ‘마루는 강쥐’의 OST 작업에 나섰던 작곡가 Jay Lee가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섬세한 멜로디 라인과 감성적 편곡, 김유나의 감미로운 음색이 어우러져, 극 중 주인공들의 로맨스 감성을 극대화했다. DCCENT 2018년 싱글 ‘그래서 그래’로 데뷔한 김유나는 ‘Stars’, ‘WBWY’, ‘이젠 내가 너의 위로가 아니니’, ‘I’m so lonely‘ 등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를 선보여 왔다. 특유의 감성과 깊이 있는 표현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DCCENT가 제작한 웹툰 ‘엉큼한 맞선’은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한국대병원에서 근무하는 인턴 김나은과 외과 전문의 차강준이 맞선을 계기로 얽히며 펼쳐지는 현대 메디컬 로맨스를 그렸다. 깊이 있는 서사와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독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김유나가 가창한 웹툰 ‘엉큼한 맞선’의 OST Part.2 ‘너와 함께 있는 모든 날’은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손봉석 기자 2025.03.30 15:32
연예
‘빌런의 나라’ 오나라X소유진, K-빌런 자매 등장! 가부장제에 맞선다스튜디오 플럼 ‘빌런의 나라’가 작품을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공개했다. 오는 19일 첫 방송 예정인 KBS2 새 수목시트콤 ‘빌런의 나라’(연출 김영조, 최정은 / 극본 채우, 박광연 / 제작 스튜디오 플럼)는 K-줌마 자매와 똘끼 충만 가족들의 때론 거칠면서도 때론 따뜻한 일상을 담은 시추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오랜만에 돌아온 가족 시트콤 ‘빌런의 나라’가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예비 시청자들의 본방 사수 욕구를 상승시킬 관전 포인트를 제작진이 전했다. # K-줌마 vs K-저씨 ‘빌런의 나라’는 사랑스러운 사고뭉치 욜로 주부 오나라(오나라 분)와 옆집에 사는 그녀의 동생 오유진(소유진 분)이 전통적 가부장제와 맞서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들의 남편 서현철(서현철 분)과 송진우(송진우 분)는 빌런 자매에게 꼼짝없이 당하며 기존에서 볼 수 없었던 K-자매와 그녀들을 둘러싼 가족들의 이야기가 매회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두 자매는 가슴에 담아뒀던 책임감을 꺼내며 안방극장에 큰 감동과 웃음으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과연 나라와 유진이 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캐릭터들과 어떤 케미를 발산할지 기대가 모인다. 한편 현철과 진우는 막무가내 빌런 자매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지낸다. 몸과 마음 바쳐 일한 회사에선 퇴직 칼바람이 수시로 불고 등골 빠지게 마련한 아파트에서 두 사람이 쉴 곳은 오직 소파뿐인데. 궁지에 몰리다 못해 신경쇠약에 걸린 K-저씨 현철과 열심히 살려고 하지만 자꾸 사고 치게 되는 마이너스의 손(?) 진우의 웃픈 생존 관찰기가 펼쳐진다. 과연 현철과 진우는 빌런 자매로부터 자신들의 서열을 지킬 수 있을지 두 아저씨가 그려갈 짠내나는 서사가 무척 궁금해진다. 스튜디오 플럼 # K-청춘의 현실 냉담한 현실 속에서 살고있는 나라네 객식구 구원희(최예나 분)와 서영훈(정민규 분), 송강(은찬 분)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다.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는 이들은 서툴고 치기 어린 첫사랑을 시작하게 되는데. 원희를 사이에 두고 사촌지간인 영훈과 강은 귀여운 질투를 하게 되며 극의 설렘을 더한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세 사람의 풋풋한 우정과 사랑 이야기가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런가 하면 나라와 현철의 첫째 딸 서이나(한성민 분)는 취준생을 시작으로 마라맛 사회생활에 도전한다. 과연 MZ 그 자체인 이나가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처음 겪어보는 사회의 맛에 시청자들에게 어떤 짠내나는 이야기를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빌런의 나라’는 가부장제를 깨부수는 빌런 자매와 그 가족들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공감, 웃음을 안길 예정이다. 나라와 유진, 현철, 진우의 왁자지껄 일상에 K-청춘들의 현실이 더해지는 본방송이 기다려진다. 새 수목시트콤 ‘빌런의 나라’는 총 24부작으로 회당 30분 2회씩 오는 19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스튜디오 플럼
손봉석 기자 2025.03.17 19:26
연예 시네프리뷰
[시네프리뷰] 애시드 레인: 죽음의 비-재난에 맞선 프랑스 가족의 대처법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딸 셀마다. ‘기후위기란 정리해고를 가리기 위해 가진 자들이 퍼뜨린 낭설’이라는 음모론을 믿는 아버지에 맞서 셀마는 “나 같은 미래세대에게는 정말로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셀마는 지구적 재난을 겪고 난 뒤 성장한다. /㈜엔케이컨텐츠 제목: 애시드 레인: 죽음의 비(Acid/Acide) 제작연도: 2024 제작국: 프랑스 상영시간: 100분 장르: 드라마, 재난, 스릴러 감독 : 쥐스트 필리포 출연 : 기욤 까네, 라에티샤 도슈, 파스장스 문헨바흐 개봉: 2024년 11월 27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수입 : ㈜엔케이컨텐츠 배급 : ㈜디스테이션 한국이라면 어땠을까. 쥐스트 필리포 감독의 영화 <애시드 레인: 죽음의 비>를 보며 끊임없이 떠오른 생각이다. 기후변화로 어느 날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사람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살인적인 독성(산성)을 갖게 된다면? 빗방울은 마치 백린탄처럼 연기를 내뿜으며 땅속을 파고든다. 사람들이 우왕좌왕 필사적으로 도주하는 대혼란이 벌어진다. 국가 시스템은 붕괴하고 생존에 필요한 제한된 자원을 차지하려고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진다. 국가에 이어 사회도 무너지고 만다. 정말 그렇게 될까. 산성비가 만들어낸 아포칼립스 불과 몇 년 전이다. ‘코로나19 시국’이라고 불리던 감염병 만연 시기. 이 역시 재난이라면 재난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확실히 국가의 통제를 순순히 따랐던 한국이나 대만 등 동아시아권과 마스크 착용 문제를 개인 자유권 침해로 인식하는 유럽의 사회적 정서는 달랐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쪽에서는 ‘5G 전파가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린다’라는 괴담까지 그럴듯하게 유포돼 기지국을 파괴하는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진짜로 ‘모든 것을 녹이는 산성비’가 내린다면 우리는 뭘 했을까. 지진이나 핵폭발 이후의 아포칼립스와 같은 상황이 아니다. 쓰나미나 대홍수도 아니고 산성비를 머금은 먹구름만 피하면 된다. 일단 콘크리트 건물 안에 머무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영화에서도 그 재앙을 일으키는 산성비가 콘크리트를 뚫고 파고들진 못한다). 다행히도 한국의 주거 형태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아파트가 대세다. 미셸(기욤 까네 분)은 파업 중 경찰기동대를 폭행해 보호관찰 처분을 받는다. 경찰기동대를 두드려 패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돼 사회적 비난도 받는다. 미셸의 가정은 이미 풍비박산 난 상황이다. 부인 엘리스(라에티샤 도슈 분)와 열다섯 살짜리 딸 셀마(파스장스 문헨바흐 분)는 그와 별거 중이다. 미셸은 같이 노조 운동을 했던 카린이라는 여성에게 호감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남미에서 산성비를 맞고 가축이나 동물이 다쳤다는 뉴스가 나온다. 모두 “그건 남미의 일이고 프랑스 같은 유럽에는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어”라며 무시하는데 그 ‘모든 걸 다 녹이는’ 산성비 먹구름이 프랑스에도 나타난다. 재난 영화는 결국 가족 성장 영화? 재난 영화의 전형적인 클리셰(진부한 설정)는 가부장성에 바탕을 둔 가족 성장 서사다. 이혼이나 별거 등으로 분열한 가정이 재난 상황을 맞아 재결합한다는 공식이다. 사회적으로 무능력하고 비난받는 남편은 이 결정적인 순간에 ‘남자 구실’을 하면서 가족 재결합을 이끈다. 부인은 전남편과 새 남자 친구 사이에서 갈등하는데, 이 새 남자 친구는 전남편이 갖지 못한 부나 지위를 가졌지만, 재난 상황에는 별 쓸모가 없다.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아이가 갖는 내면의 갈등은 ‘이유 없는 반항’ 또는 ‘지체된 성장’으로 묘사된다. 주인공인 전 남편은 영화 절정부에 가부장의 능력을 ‘입증’하고, 전 부인과 아이는 그에게 돌아온다. 남성 판타지다. 아이 역시 이유 없는 반항을 그치고 지체됐던 성장은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른다. 영화 <2012>(롤랜드 에머리히 감독·2009)에서 배우 존 큐잭이 맡은 주인공 잭슨의 딸 릴리는 영화 마지막에 아버지의 귀에 대고 “이제 저 기저귀를 차지 않어요!”라고 속삭인다. 영아 수준으로 지체됐던 성장이 다시 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애시드 레인: 죽음의 비>의 주인공도 가부장인 미셸일까. 얼핏 그래 보인다. 파업 장면으로 시작한 영화는 지속해서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셸이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딸 셀마다. ‘기후위기란 정리해고를 가리기 위해 가진 자들이 퍼뜨린 낭설’이라는 음모론을 믿는 아버지에 맞서 셀마는 “나 같은 미래세대에게는 정말로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어머니 대신 다른 여자를 택한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던 셀마는 이 지구적 재난을 겪고 난 뒤 성장한다. 영화의 원작 동명의 단편영화와 비교해 보면 /유튜브 캡처 <애시드 레인: 죽음의 비>는 같은 감독이 만든 동명의 18분짜리 단편영화(사진)를 확장했다. 이 단편영화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데 댓글에는 핍진성이 없었다는 지적이 많다. 위험한 산성비가 내리는데 등장인물들이 어리석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장편도 마찬가지다. 일단 대피소. 장편은 모든 대피소가 꽉 차 프랑스를 벗어나 외국으로 가야 한다는 설정인데 굳이 그 사람들이 산성비 속에 수백㎞를 이동해 가족 생명을 위험으로 내몰 필요가 있을까. 대피소를 향하는 대열을 놓친 주인공 부녀가 한 마을에 들어서는데 하필이면 집들이 낡은 목조건물이라 산성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설정 역시 무리수 같다. 단편이나 장편 모두 ‘만약 치명적인 산성비가 내린다면 세상은,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은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놓고 벌인 일종의 사고실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각본이 그리 영리해 보이지는 않는다. 아이디어나 연출은 오히려 단편영화가 돋보인다. 단편에서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고속도로 바닥에 누군가 흘린 곰 인형이 산성비를 맞아 녹아내리는 장면이 나온다. 산성비로 단란한 가정이 파괴된다는 은유다. 또 부부가 (장편과 달리) 어린 남자아이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산성비를 피해 도망가는데 영화의 호흡이나 편집이 장편보다 낫다. 장편을 보면 감독이 가졌던 아이디어는 단편으로 다 소진해버렸는데 뜻밖의 호평을 받아 엿가락 늘이듯 억지로 만든 느낌이 든다. 두 영화 모두 왜 그런 모든 걸 녹이는 산성비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나오지 않는다. 기후변화(장편영화에서는 고집스레 지구온난화라는 말을 쓴다) 때문으로 대신하고 넘어가긴 설명이 부족하다. 이번 영화의 후속편이 만들어진다면 예컨대 ‘어디 대서양쯤 아래에 있던 아황산가스의 커다란 거품이 터지면서 산성비 구름이 만들어졌다’는 식으로 뒤늦은 배경 설명이 나올 만도 하다. 하지만 후속편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정용인 기자 2024.11.27 06:00
문화/과학 시네프리뷰
[시네프리뷰]복수의 밤-부패 권력층에 맞선 한 남자의 복수 활극제목 복수의 밤(Nemesis) 제작연도 2019 제작국 태국 상영시간 84분 장르 액션, 스릴러, 범죄 감독 군파르위트 푸와돌위시드 출연 지라유 탄트라쿨, 라마바디 낙차트리 개봉 2021년 2월 3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라온아이 영화를 본 뒤 보도자료를 읽어보았다. 부패한 권력층에 복수하는 한 남자의 하룻밤을 라이브방송으로 생중계한다고? 생중계한다면 뜻을 이룰 수 있었을까. 다음 악당을 찾아가기 전에 경찰이 먼저 봉쇄할 텐데. 또 다르게는 이렇게 요약돼 있다. “그를 취재하기 위해 왔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취재팀이 인질이 되어 동행한다.” 이거 내가 본 영화 맞나. 회계사무실에서 일하는 마놉은 젊은 신랑이다. 결혼 2년차 아내는 임산부다. 단란한 신혼생활은 아내의 직장상사가 마놉의 아내를 강간하면서 깨졌다. 직장상사 시티촐은 태국에서 제일 잘 나가던 TV쇼 진행자. 아무도 없는 저녁, 마놉은 시티촐을 찾아가 흠씬 두들겨 팬다. 시티촐은 권총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나가던 마놉을 쏘지만, 마놉은 부상만 입고, 마놉의 아내가 총에 맞아 즉사한다. 시티촐은 상습마약범인 마놉이 부인의 치정관계를 의심해 쏴 죽인 것으로 사건을 조작한다. 증인을 조작하고 의사·변호사를 매수한다. 또 한명의 악당이 있다. 술 취해 슈퍼카를 몰던 이 남자는 애꿎은 학생을 치어 죽였다. 사건은 이 남자 집에서 일하던 정원사가 차를 훔쳐 시내를 돌아다니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작됐다. 남자를 찾아간 아버지는 아들의 복수를 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치고 만다. 아버지는 교도소에서 살해당한다. 7년 뒤 어느 날 밤 시작된 복수 7년의 세월이 지난 2018년 여름밤, 그날 사건에 대한 복수가 시작된다. 촬영에 나선 이는 리얼리티쇼 취재팀도 아니고, 그날 밤 복수의 현장은 생중계되지도 않았다. 마놉은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자신 안에 또 다른 이중인격 존재, 복수의 신 시바가 있다며 상담한다. 촬영팀은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 의사가 고용한 것이다. 마놉에게 마약을 주입했던 형사는 ‘시바’에게 얻어맞은 뒤 트럭에 치여 즉사한다. 이어 시바는 아내의 직장상사 시티촐에게 뒷돈을 받고 거짓변호를 한 변호사를 총으로 쏴 죽인다. 그는 죽기 전에 자신이 매수됐다고 실토한다. 이 과정은 촬영팀의 비디오에 고스란히 찍혔다. 그러나 태국 형법 제226조에 따르면 영상은 증거자료가 될 수 없다. 강압 등의 상황에서 찍힌 영상은 증거자료로 제출될 수 없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지난 2019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선보인 적 있다. 당시 리뷰를 찾아 읽어보니 전반적으로 호평 분위기지만, 영화 후반의 반전이 ‘억지 아니냐’는 물음표를 찍은 평들도 있었다. 앞서 리얼리티쇼 생중계를 언급한 시놉시스도 그렇지만 왜일까. 두 번째 영화를 돌려보며-온라인 시사의 가장 큰 장점이다-합을 맞춰보니 정교하게 앞뒤는 다 맞는다. 예컨대 박사가 독일에 있는 자신의 남편과 영상통화를 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의 타임라인을 관성적으로 따라가다 보면 독일에 있다는 남편이 ‘알고 보니’ 사고로 죽었다니 어떻게 된 것일까라는 의문이 당장 떠오를 수 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다시 보면 영상통화 속 작은 창에 박사의 모습은 비치지 않는다. 즉 실제의 영상통화가 아니라 남편과의 과거 통화장면을 통해 박사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것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까지 끼워 맞추기엔 후반부의 상황전개는 데우스엑스마키나다. 시바와 미놉의 이중인격이라는 장치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트릭이라면, 후반부의 반전은 대칭을 이루지 않는다. 모든 것이 너무 급격하게 뒤집힌다. 반전을 거듭한 진실 ‘복수의 밤’ 사건의 진실은 형사가 촬영팀으로 그날의 일을 기록한 찻에게 그가 찍은 비디오의 메모리카드를 건네고, 찻이 그 기록의 편집본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세상에 드러난다. 물론 인터넷에 다 올라가지 않은 ‘진실’도 있다. 시티촐에게 매수된 의사이자 박사의 지도교수에게 총을 쏜 이는 누구였을까. 찻의 영상에는 주인공과 박사가 나눈 대화와 총격음만 찍혀 있다. 주인공은 박사에게 이렇게 묻는다. “이 세상에 정의가 있느냐고 믿나요.” 박사는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행해지는 사적 정의구현은 결국은 부정의한 시스템에 의해 단죄된다. 세상의 시계는 다시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흘러가겠지만, 그날 밤 벌어진 대량살인사건의 진실은 구전되는 판타지 속에서 살아남는다. 투박하지만 멋진 이야기다. 코미디 영화 감독, 사회비판 영화로 돌아오다 listal.com 영화사 관계자는 시사파일을 전하면서 이렇게 영화에 얽힌 뒷이야기를 전했다. “태국에서 지난해 2월 개봉하려다가 군부 압력으로 개봉이 미뤄진 영화”라고 한다. 영화가 담고 있는 사회비판 메시지는 뚜렷하다. 다시 앞서 홍보자료를 인용하면 영화가 담고 있는 사회비판을 태국의 현 상황과 연결시킨다. 태국은 입헌군주제 국가다. 즉 국왕이 있다. 태국의 최근 정치상황에서 가장 큰 분기점은 지난 2014년 군부 쿠데타다. 국왕은 쿠데타를 승인했고 쁘라윳 육군참모총장이 총리로 등극해 그 체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0만명의 시민이 모여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말이다. 인터넷 정리문서의 이름이 ‘2020년 태국 민주화운동’이다. 이 시위의 발단엔 8년 전 페라리로 교통경찰을 치어 죽이고 해외 도피생활을 하던 재벌 3세가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한 공분이 있었다. 바로 이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묘사한 그 사건이다. 왜 집권 군부세력이 푸와돌위시드 감독의 이 영화를 불편해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감독의 전작은 2013년에 개봉한 코미디 영화 <쓰리 마스크 오브 익시스턴스>다(사진). <복수의 밤>도 액션장르의 틀 내에서 만들어진 영화지만 진지한 사회비판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역시 영화는 시대와 함께 호흡한다.
정용인 기자 2021.01.29 17:05
문화/과학 시네프리뷰
[시네프리뷰]다크 워터스-거대기업 횡포에 맞선 변호사의 끈질긴 싸움제목 다크 워터스
원제 Dark Waters
제작연도 2019년
제작국 미국
장르 드라마
감독 토드 헤인즈
주연 마크 러팔로, 앤 해서웨이, 팀 로빈스 외
상영시간 127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2020년 3월 11일
㈜이수C&E/CJ엔터테인먼트 아주 어린 시절, 동산에서 뛰놀던 기억이 있다. 붉은 흙더미가 대부분이었지만 군데군데 풀이 우거지고 나무도 있던. 그곳은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공간이 되었다. 8차선 도로가 뚫렸고, 야트막한 야산이 통째로 사라졌다. 롭 빌럿은 잘나가던 기업전문 로펌 변호사다. 어느 날 두 노인이 그를 찾아왔다. 한 기업의 환경파괴를 고발하겠다며 자신들이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산더미만큼 들고 왔다. 롭은 “다른 변호사를 소개해주겠다”며 자리를 피하려 한다. 그의 전공, 기업전문은 주로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등을 돌린 롭에게 그의 친할머니 소개로 왔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주인공. 실제 마을을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보니, 피해가 발생한 농장은 롭 자신이 어린 시절, 소중한 체험을 간직하고 있는 농장이었다.
10년 넘게 계속된 환경소송
사건을 맡는 순간, 그의 운명도 꼬인다. 화학회사 듀폰에 맞서 싸운다는 것은 업계에서 퇴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신통한 것은 이 사건을 대하는 로펌의 자세다. 듀폰이 자신의 고객사가 아니기도 했지만, 로펌 대표는 듀폰을 “회사를 인격체로 간주해온 자신의 철학에선 인정할 수 없는 악당”이라며 롭의 손을 들어준다. 그러나 거대기업에 맞선 소송은 쉽지 않다. 집단 소송에 앞장선 마을 주민도 다른 마을 주민의 눈총을 받는다. 듀폰은 이미 마을 사람들 대다수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듀폰 회장을 상대로 심문을 마치고 나온 롭이 자신의 차에 혹시 폭탄이 설치되어 있을까 봐 시동을 켜는 것을 망설일 정도다. 무엇보다 1998년에 시작한 소송은 세월이 흘러 2012년까지 계속된다. 어찌 괴로운 사연이 없으랴.
듀폰이 은폐한 것은 그들이 생산하는 물질, 테프론의 인체 유해성이다. 실제 인물 롭이 밝혀낸 것에 따르면 듀폰은 이미 1950년대부터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밀실험을 통해 유해성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실험결과는 은폐되었다. 할머니가 살던 마을 인근의 야산에는 이 유해 합성물이 드럼통에 폐기되어 매립되었는데, 시간이 흘러 지하수와 냇물에 스며들었다. 테프론이 불소계 화합물이라 중독 증상은 이가 검게 착색되는 것이다. 처음에 롭을 찾아온 노인들의 소가 그랬고, 나중엔 씩 웃는 동네 아이들의 이도 검게 착색되어 있었다.
사전에 영화에 대한 정보는 거의 검토하지 않은 편이라, 영화 포스터나 전단을 보면 환경고발 다큐멘터리인가 싶었다. 그러나 극영화다. 굳이 장르를 분류하자면 스릴러 미스터리물 정도? 비슷하게 집단 고발 사례를 다룬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에린 브로코비치>(2000) 같은 영화를 떠올리면 되겠다. 자신의 커리어를 내던지고 환경전문 변호사로 거듭난 롭 빌럿 변호사 역으로는 우리에겐 어벤져스 시리즈의 <헐크> 부르스 배너 박사로 각인이 된 마크 러팔로가 열연하고 있다. 그의 부인 역으로는 앤 해서웨이가, 테프트 로펌의 토마스 터프 대표 역으로는 팀 로빈스가 나오고 있다. 1급 배우들이다. 연기력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을 인물이다.
사회학적 훈련이 된 사람이라면 올슨의 집합행동 곡선이 떠오를 것이다. 사회변화를 위한 조직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 내지는 공공의 이익은 끊임없이 의심의 대상이 된다. 결국 ‘저것도 다 명예욕이나 사욕 때문 아닌가, 알고 보니 우리는 그들에게 속았다’와 같은 의심을 뚫고 나가야 한다. 여기에 무임승차자를 해결하는 것은 집합행동 내지 동원에서 고질적인 문제다.
1급 배우들 연기대결도 볼거리
영화에 묘사된 여러 갈등, 예를 들어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회사의 생존을 위해 이익을 내야 하는 로펌과 개인의 갈등 그리고 기약 없는 싸움에 골몰하는 남편이 내팽개친 가정사와 육아스트레스에서 터져 나오는 부부갈등, 서로 반목하는 주민 사이의 갈등과 같은 문제를 조정하는 일이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영화에 묘사된 것은 일부일 것이다. 극장 좌석에 앉은 구경꾼인 우리로서는 막연하게 짐작만 할 수밖에.
마찬가지로, 영화는 주인공 롭의 심리에 주도면밀하게 포커싱하는데, 반대편에 맞선 악의 실체, 즉 듀폰사는 어떤 논리로 수십 년간 소송을 끌었는지 역시 어렴풋이 넘겨짚을 수밖에 없다. 뭔가 도수 안 맞은 안경을 쓰고 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벨벳 골드마인>(1998), <파 프롬 헤븐>(2003)의 감독 토드 헤인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는 당연히 탁월하다. 추천할 만한 영화다. 듀폰사가 환경오염을 일으킨 동네가 웨스트버지니아 파커스버그라는 설명을 듣고 존 덴버의 노래
정용인 기자 2020.02.21 15:59
사회 표지 이야기
[표지 이야기]외압에 맞선 사법파동의 역사ㆍ5차 파동 때 주요보직 법관들 사법 행정권 남용 주역으로 떠올라 사법부의 독립이 헌법에 명문화된 것은 불과 70년밖에 되지 않는다.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이 처음으로 제정, 공포된 이후 사법부는 끊임없는 외압에 시달려 왔다. 헌법에는 사법부의 독립이 명시돼 있지만 여전히 사법부는 군사정권의 시녀 노릇을 해야만 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를 석방하거나 무죄 판결을 한 판사들은 중앙정보부 요원들을 피해 친척집으로 피신을 다녔다. 군사정권은 사법부를 정부의 한 부(部)로 만들려는 시도를 계속해 나갔다. 정보기관 요원이 법정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받아쓰기하던 시절도 있었다. 사법부 스스로 개혁을 하려는 노력도 존재했다. 1993년 사법제도발전위원회를 처음으로 설치한 데 이어 사법개혁위원회 등을 만들어 각종 사법개혁을 위한 내부 노력도 펼쳤다. 그러나 2009년 촛불재판 개입으로 불거진 제5차 사법파동은 제대로 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제5차 사법파동의 주범인 신영철 전 대법관이 일선 법관에게 “사법파동이 일어나봤자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한 말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때 법원행정처에 있었거나 주요 보직에 있었던 법관들은 2018년 현재 사법행정권 남용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두환 정권에서 임명된 김용철 9대 대법원장이 1988년 사법부의 독립을 주창하는 소장 판사들의 집단 반발을 수용, 대법원장을 내려놓았다. 사진은 사퇴 후 청사를 떠나기 전 판사들과 작별인사를 하는 김 전 대법원장 모습. / 경향 DB 제1차 사법파동 1971년 8월 28일 새벽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가 서울형사지법 이범열 부장판사, 최공웅 판사, 이남영 서기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반공법 위반 항소심 사건의 증인신문을 하기 위해 제주도로 출장을 가면서 피고인 측 변호사로부터 항공료, 숙박비, 술값 등의 명목으로 9만7000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였다. 실상은 시국 관련 사건에서 무죄가 잇따르자 판사들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서울형사지법은 그날 오후 법관회의를 열고 유태흥 수석부장을 비롯한 판사 37명이 사표를 일괄 제출했다. 뒤이어 전국 각지에서 판사 150여명이 사표를 제출했다. 당시 작성된 문건이 ‘사법권 수호 건의문’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검찰에 수사 중단을 지시했다. 판사들은 민복기 대법원장의 호소로 사표를 철회했다. 제2차 사법파동 1988년 2월 소장판사 335명의 서명이 담긴 ‘새로운 대법원 구성에 즈음한 우리들의 견해’라는 성명서가 발표됐다. 노태우 정부가 5공화국 당시 활동했던 사법부 수뇌부를 재임명한 것에 반발하면서 나온 움직임이었다. 전국 200여명의 판사들이 성명서에 서명하고, 전두환 정권에서 임명된 김용철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 정보부 기관원의 법원 상주를 폐지하고, 판사의 청와대 파견 중지, 유신헌법 철폐 등을 요구했다. 2차 파동은 김 대법원장의 퇴진으로 마무리됐다. 제3차 사법파동 사법부 외부로부터의 독립이 안정을 찾아갈 즈음인 1993년 6월 서울중앙지법 민사단독판사 28명이 ‘사법부 개혁에 관한 건의문’을 발표했다. 법관인사위원회의 의결기관화, 전체 법관의 의사를 반영한 법관인사위원회 구성, 법원 인사권 분산, 전국법관회의 설치 등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지만 대부분 반영되지 못했다. 김덕주 대법원장이 퇴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제4차 사법파동 역대 대법관은 남성 법원장만 임명되는 것이 관례였다. 판사 144명이 연판장에 서명하며 남성, 기수, 서열에 따라 획일적으로 정해지는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반기를 들었다. 최종영 대법원장은 전국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돌려 다음 제청 때는 일선 법관의 바람을 충분히 반영한 인선을 하겠다는 다짐을 한 뒤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 결과 이듬해 첫 여성 헌법재판관이 탄생했다. 전효숙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다.
류인하 기자 2018.09.10 15:24
문화/생활 박세희·우제원의 독서연애
[박세희·우제원의 독서연애] 식민지 일상에 맞선 ‘조선의 페미니스트, '가장 불온한 여성’ 낙인intro 청년 제원은 똑똑한 세희와 사랑에 빠졌다. 세희는 재원에게 단 하나의 연애 조건을 요구한다. ‘존중할 것!’ 처음엔 이 조건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밑도 끝도 보이지 않는 조건이었다. ‘알 수 없으면 읽으면 되지!’ 세희와 제원은 연애를 위한 독서를 함께 해보기로 한다. ‘박세희·우제원의 독서연애’는 99년생 페미니스트 대학생 세희와 기독교학을 전공한 93년생 제원의 연애독서일기다. 세희와 제원이 함께 읽은 열여덟 번째 책은 ‘조선의 페미니스트’(이임하 지음 / 철수와 영희)다. 이번엔 세희가 쓴다. ▶세희와 제원의 대화(라면 대첩) 세희: 제원아, 엄청난 문제가 발생했어! 긴급이야 긴급! 제원: 뭐야? 무슨 일인데? 세희: 라면 먹고 싶어서 현기증 나. 제원: 아, 깜짝 놀랐잖아! 세희: 뭐, 진짜 긴급이란 말이야. 라면 끓여 줘. 제원: 못 말려 진짜. 뭐 계란이랑 콩나물 잔뜩 넣고 끓여줄까? 시원하게. 세희: 허, 아직도 나를 이렇게 몰라? 아무것도 넣지 말고 끓여줘. 제원: 어휴, 그걸 무슨 맛으로 먹니? 세희는 라면은 다 좋아하잖아. 뭐가 들어가도 라면인데, 콩나물 넣는 것은 싫어? 세희: 라면이니까 싫지는 않아. 그래도 취향의 문제는 있지! 존중해 주시죠? 근우회 발회식 광경. 근우회는 1927년에 창립했다가 1931년에 해산된 여성 항일구국운동 및 여성지위향상운동 단체다.▶ 뭐든지 본질이 중요해. 세상엔 맛있는 음식이 많다. 하지만 절대 바뀌지 않는 나의 최애 식품은 빨간 국물에 꼬불꼬불한 면, 적절한 건더기 수프가 들어간 라면이다. 식사로, 간식으로 그리고 해장으로도 완벽한 음식.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 모두를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두고 ‘완전식품’이라고 한다지만, 어느 상황에나 든든하고 만족스럽게 배를 채워 주는 라면이야말로 ‘나만의 완전식품’이다. 제원이도 나도 라면을 사랑한다. 하지만 콩나물과 계란을 넣고 싶어하는 제원이와 완전식품의 순수함에 무언가를 첨가하는 것을 용납하고 싶지 않은 나 사이에서 벌어진 ‘라면 대첩’은 어언 1년째 반복되고 있다. 제원의 말대로 ‘다 같은 라면’이라지만 어쩌겠는가! 그의 취향은 내 취향이 아닌 것을…. 근우 전국임시대회 모습.라면을 두고 제원이와 투닥거리다가 오늘은 느닷없이 라면을 통해 페미니즘을 설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란라면’도 ‘파라면’도 모두 라면이듯이 페미니즘이라는 라면 역시 ‘성 소수자’ ‘노동자’ 혹은 ‘이데올로기’ 등 다양한 재료가 각자 적절하게 자신의 존재와 역할을 투영함으로써 평범한 라면맛으로부터 구분될 수 있지 않을까? 페미니즘 역시 본질은 유지한 채 더 많은 사람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이런 다양성의 추구를 ‘변질’로 취급하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라면에 파를 넣으면 ‘파라면’인 것이지, 이걸 두고 굳이 ‘파국물에 라면 사리를 넣은 라면 맛 파스타’ 따위로 부를 이유는 없다. 만약 누군가가 굳이 이렇게 부른다면 그것은 조롱의 의미를 드러내려는 것뿐이다. 존중이 없는 이런 태도는 무시해 버려도 좋다. 어떤 맛의 라면이 더 필요한지가 아니라, 이제 세상이 좋아졌으니 라면 따윈 먹지 말라는 식의 주장을 펼친다면, 그것 역시 무시해도 좋다. 나는 내 자유롭고 주체적인 선택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라면을 먹을 것이다. 근우 창간호 표지▶불온하고 불완전한 게 어때서? 나는 소중한 페미니즘 논의를 지키기 위해 한국 페미니즘의 시작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바로 ‘조선의 페미니스트 - 식민지 일상에 맞선 여성들의 이야기’다. 이 책은 한반도에서 ‘여성 인권 향상’ 운동으로부터 전개된 한국 페미니즘의 시작점을 찾아가고 있다. ‘조선의 페미니스트’는 일제강점기라는 격랑에 맨몸으로 내던져진 여성들이 자립을 꿈꾸고 여성 인권의 향상을 위해 투쟁하는 내용을 담은 일종의 투쟁기다. 기생이었던 정칠성, 도쿄 여의전을 나온 엘리트 유영준 등 사회적·경제적으로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이 일제 치하에서 민족 해방과 여성 인권의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들이 당시 신문 등에 투고한 글과 연설문 등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저자인 역사학자 이임하 교수는 당시의 페미니즘에 대해 ‘단순히 외국의 개념을 수입한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페미니스트들의 주체적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되고 성장한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 사회주의 여성운동 단체 ‘조선여성동우회’ 회원이었던 여성 독립운동가 고명자의 모습.책을 읽으며 가장 눈에 띈 것은 당대 페미니스트들이 본인과 다른 선택을 한 여성들을 비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식민지 시대의 한반도는 다양한 시간이 겹쳐진 시기이기도 했다. 신식 복장과 헤어스타일의 소위 ‘신여성’이라고 불리던 부류와 조선시대 의상과 전통적인 쪽찐 머리를 바꾸지 않은 여성들이 같은 시·공간에 공존했다. 남들과 다른 모습의 신여성들은 쉽게 비난의 대상이 됐다. 어떤 식으로든 주류에서 벗어난 소수자를 두고 굳이 차별을 해야만 되겠다는 굳건하고 무지한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화가 없다. 당시에는 신여성이 소수자였다. 그들은 선망의 대상임과 동시에 차별의 대상이기도 했던 것이다. ‘신여성은 사랑 없이 돈만 보고 결혼하는 족속’이라는 식의 논의가 신문 칼럼에도 등장할 정도였다고 한다. ‘돈을 아예 보지 않고 결혼하는 것은 단지 미련함일 뿐이며, 신여성이 돈만 보고 사랑 없이 결혼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훗날 조선부녀총동맹 중앙집행위원장 등을 지낸 정치인이자 당시 독립운동가였던 여성 유영준은 이런 반박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당시 신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어떤 양상이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는 또한 ‘남성은 지키지 않는 정조관을 여성에게만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유영준은 비록 본인이 신여성은 아니었지만, 다양한 여성이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을 옹호했다.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이 땅의 초기 페미니스트들은 당대로부터 ‘가장 불온한 여성’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정조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 머리는 대중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유교적 문화가 답습되던 20세기 초반의 시·공간에서 이런 발언은 사회적 자살행위에 가까웠다. 책을 읽으며, 예나 지금이나 페미니스트의 숙명은 ‘가장 불온한 방식으로 시대의 고정관념에 맞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 독립운동가 박진홍이 체포됐을 때의 모습.여전히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는 불온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다. ‘불온’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사상이나 태도 따위가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성질이 있음’이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하늘이 부여한 인간의 존엄성 앞에서 감히 순응을 강요하는 체제의 논리가 훨씬 불온하지 않은가! 그러니 스스로를 불온함이라 여기며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페미니즘은 인간을 중심으로 옳음과 정의를 제시하는 우리의 과업일 뿐이니까 말이다. ‘조선의 페미니스트’는 바로 이런 점을 환기해 준 멋진 책이다. ■제원의 한마디 토마토가 유럽에 처음 소개됐을 때는 독이 있는 식물로 알려져 식용을 하지 않았다고 해. 토마토의 훌륭함을 설명할 언어가 없었기 때문이지. 다양성에 대해서도 똑같이 생각해 보면 어떨까? 다름을 기어코 틀림이라고 선언하고 싶은 우리의 충동은 다름을 이해하고, 설명할 만한 언어가 아직 우리에게 없기 때문이 아닐까. 페미니스트는 언어를 새로 만들어야 하니까 늘 시끌벅적할 수밖에 없겠지. 나는 연금술사의 방과 같은 이 시끄러움이 늘 신나!
북칼럼니스트 2020.10.26 15:43
연예
KBS 블랙리스트 논란에 맞선 개그우먼 김미화ㆍ“고소당하는 것이 처음이라 무척 떨리고 서럽습니다. ㆍ그러나 저를 비롯한 후배연기자들이 앞으로 이런 일을 ㆍ당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고자 결심했습니다” 개그우먼 김미화(46)가 KBS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지난 7월 19일에는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출두해 5시간에 걸친 조사까지 받았다. 그녀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친정집에서 버림받은 딸의 비참한 심정 지난 4월 5일 KBS 김인규 사장이 직접 주재한 임원회의에서 “일부 프로그램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내레이터가 잇따라 출연해 게이트키핑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미화가 내레이션을 맡았던 KBS-1TV ‘다큐멘터리 3일’ 방송이 나간 지 이틀 뒤였다. 이를 계기로 KBS는 ‘내레이터 선정위원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미화를 겨냥한 것이라는 논란은 계속되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염경철)는 며칠 뒤 ‘KBS에 진정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7월 6일 김미화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직접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푸념 섞인 글을 남겼다. 김미화는 “어제 KBS에서 들려온 이야기가 충격적이라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라며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출연이 안 된답니다. KBS에 근무하시는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처음 그 말이 언론에 나왔을 때 제가 믿지 않았던,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밝혀주십시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미화의 트위터 글이 일파만파 퍼지자 KBS는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근거 없는 추측성 발언을 한 김미화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정치와 전혀 상관없는 코미디언일 뿐 김미화는 경찰 조사를 1시간 여 앞두고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비통한 심정을 밝혔다. 취재진 앞에 선 그녀의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이 담담했다. 하지만 슬픔에 가득 찬 눈빛은 감출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을 일기처럼 쓴 트위터의 짤막한 글 하나가 원치 않은 방향으로 왔습니다. KBS는 저에게 아주 특별한 방송사입니다. 늘 저는 KBS를 친정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1980년대에 ‘쓰리랑 부부’로 전례 없는 60%의 시청률을 올리고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저입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친정집으로부터 고소당한 딸의 심정입니다.” 그녀는 KBS 측에 여러 차례 이 일이 고소로 갈 일이 아니며 더 이상 확대되고 논란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는데도 여기까지 오게 된 데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푸념적이었던 저의 글 하나가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에 있어서 저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 송사에 소모되는 정신적·금전적 피해와 소모적 논란으로 야기되는 사회적 혼란에 대한 책임은 KBS 임원 여러분께 있다고 봅니다. KBS는 저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을 어떻게 감당하실 생각이십니까?” 특히 그녀는 이번 일이 단순히 트위터 글로 우연히 촉발된 것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이후부터 자신을 ‘정치하는 연예인’, ‘좌파 연예인’으로 분류하며 일부 언론이 터무니없는 멍에를 씌워온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은 정치와 절대 무관한 인물이며 대한민국에서 자랑스러운 코미디언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정치하는 것 보신 분 있습니까? 저는 단연코 한 번도 정치권에 기웃댄 적이 없습니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의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행사에서도 기꺼이 제 재능을 가지고 빛내드리지 않았습니까. 제가 그때마다 집권당의 사상과 이념을 따지고 선별적으로 응해드렸던 적이 있습니까?” 김미화. 그녀는 그동안 무대의 크기에 상관없이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며 약자의 편에서 힘써왔다. 호주제 폐지를 주장하며 가부장적인 제도를 벗어나 남녀가 모두 평등하게 존중받는 사회를 구현하는 데 앞장섰고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사회적 관심이 필요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에서는 직접 사회자를 자청하며 일본 대사관 앞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높였고, 미군 장갑차에 의한 의정부 여중생 효선이와 미순이의 억울한 죽음에 가슴 아파하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적 인물로 몰린 채 본업인 코미디언으로서 국민을 응원하고 웃기는 일에 힘쓰지 못하고 국민 앞에서 슬픔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저는 제가 코미디언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저를 제발 코미디언으로 살게 해주십시오. 제 꿈은 평생 코미디언으로 사는 것 그리고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며 사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여러분! 제발 저를 잃지 마십시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이성원>
2010.07.28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