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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 임우일, 하츄핑 머리에 아저씨 영혼···충격 그 자체 (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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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 임우일, 하츄핑 머리에 아저씨 영혼···충격 그 자체 (놀뭐)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방송인 임우일이 남다른 예능감을 뽐냈다. 12일 방송된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이하 ‘놀뭐’)에서 멤버들과 게스트 임우일이 강화도로 주꾸미 낚시를 떠났다. 이날 임우일은 티니핑의 캐릭터 ‘하츄핑’을 연상케하는 헤어스타일로 등장했다. 이를 본 미주는 “머리 때문에 힘들지 않나”라고, 주우재는 “한약 잘못 먹은 여고생 같다”고 놀려댔다. 인사 후 멤버들은 쭈꾸미를 잡으러 바다로 향했다. 이때 이들 중 유재석이 특히 쭈꾸미 낙시에 소질을 보였다. 그렇게 유재석은 연이어 쭈꾸미 잡기에 성공했고, 카메라 원샷을 독차지했다. 이를 질투한 하하는 카메라 앞으로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그러자 유재석은 “이 친구 방송 욕심이 많다”며 헛웃음을 쳤다. 이에 하하는 “앞자리는 번갈아 가며 서야지”라고 받아쳤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두 사람을 지켜본 임우일은 “두 분 다 이제 내려놓으실 때 되지 않았나. 언제까지 바득바득 주먹을 그렇게 쥐고 살 거냐”며 한탄했다. 그러면서 유재석이 쭈꾸미 잡기를 독식하자 “형님 이제 좀 내려놓고 사셔라. 주먹을 좀 펴고 살아라”라고 말했다. 낚시 후, 멤버들이 잡은 쭈꾸미를 이연복 셰프와 정호영 셰프에 맡겨 제철 요리를 만들어 식사했다. 식사 중 하하는 입가에 묻히고 먹는 임우일의 입을 닦아 줬다. 이를 본 유재석은 “그 집 따님인 줄 알았다. 송이하고 느낌이 많이 비슷하다. 송이가 저 머리 많이 하지 않았나”라며 웃음을 보였다. 하하 역시 “(내가 임우일을) 막내 송이라고 한다”며 공감했고, 임우일은 “안냐세요~”라며 송이 흉내를 내 웃음을 안겼다. 또 임우일이 식사 중 뜨끈한 국물에 아저씨 같은 추임새를 내자, 유재석은 “송이가 인상이 많이 변했다”라고, 주우재는 “송이가 실제로 TV 보다가 울 것 같다”고 놀려댔다. 식사를 마친 후 이연복 셰프는 임우일에게 남은 음식을 싸가라고 제안하며 “송이가 가져가라. 어머니 드려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임우일은 “엄마랑 사이 안 좋아요. (화이트보드) 방송 편성 이후로 엄마 이번년도 용돈 삭감”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장정윤 온라인기자 2025.04.12 21:02

    • 김준호, 子 정우 셀프 이발 실패 “머리가 잘 안나” (슈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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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호, 子 정우 셀프 이발 실패 “머리가 잘 안나” (슈돌)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펜싱 선수 김준호가 바리캉에 대한 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9일 방송된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하 ‘슈돌’)에는 김준호-정우 부자는 미용실을 찾았다. 김준호는 정우의 이발을 위해 미용사에게 깔끔한 디자인의 헤어 사진을 건넸다. 그려먼서 “(깔끔한 스타일을 원하는데) 바리깡은 쓰고 싶지 않다. 안 좋은 추억이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안겼다. 이유에 대해 묻자 “예전에 셀프로 정우 머리를 잘라주려다가 (망친 경험이 있다). 그때 후로 옆 머리가 잘 안 난다”며 웃픈 일화를 전했다. 이를 본 박수홍은 “저게 뭐야! 애 머리를”이라며 호통쳤고, 최지우는 “어머 어머”라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김준호는 “밴드를 딱 하면 너무 예쁜 머리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장정윤 온라인기자 2025.04.09 21:23

    • [화보] 변우석의 아웃도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2박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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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보] 변우석의 아웃도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2박3일’

      배우 변우석 아웃도어 브랜드 화보. 사진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배우 변우석이 아웃도어 브랜드 화보를 통해 훤칠한 모습을 드러냈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 중인 변우석은 9일 공개된 트레이닝 셋업 화보를 공개했다. 브랜드의 냉감 소재인 ‘프레시벤트’가 강조된 제품은 일상생활 및 아웃도어 활동 등 어디에서도 편하고 쾌적하게 착용할 수 있다. 배우 변우석 아웃도어 브랜드 화보. 사진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브랜드의 모델인 변우석은 화보에서 ‘프레시벤트 폴튼 경량 트레이닝 반팔 아노락’을 착용해 청량한 매력을 뽐냈다. 그는 무릎 기장의 ‘프레시벤트 폴튼 트레이닝 루즈핏 카고 쇼츠’를 입고도 포즈를 취했다. 브랜드의 관계자는 “셋업으로 출시된 ‘프레시벤트 폴튼 트레이닝’ 제품은 시원한 소재와 함께 봄철을 비롯해 여름철의 더운 날씨에도 활동적이 삶을 즐길 수 있게 고안됐다”고 밝혔다. 배우 변우석 아웃도어 브랜드 화보. 사진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변우석은 올해 방송이 예정된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 부인’에서 이안대군 역을 맡아 배우 아이유(이지은)와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변우석의 화보는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에서 볼 수 있다.

      하경헌 기자 2025.04.09 08:32

    • [스경X이슈]故설리 오빠, 피오 이어 아이유 머리채…선 넘은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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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경X이슈]故설리 오빠, 피오 이어 아이유 머리채…선 넘은 유족들

      영화 ‘리얼’에서 시상식 도우미로 특별출연한 가수 아이유. 고인은 말이 없다. 김수현-고 김새론 사건 후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 중 하나다. 그런데도 유족의 무분별한 폭로가 여러 피해를 낳고 있다.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의 친오빠가 아이유를 포함한 여러 연예인의 실명을 무분별하게 거론한 게시글을 올렸다가 몇 시간 만에 삭제했다. 설리의 친오빠 A씨는 2일 자신의 SNS에 아이유, 구하라, 김새론, 수지 등 여러 배우의 실명을 언급하며 추측성 설명을 더한 글을 올렸다. A씨는 “아이유는 김수현과 친분, 최초 (‘리얼’) 여 주연 제의를 거절 후 설리에게 시나리오를 던짐”이라고 하거나 “설리, 구하라, 김새론이 같은 정신과 병원을 다녔다”는 등의 근거 없는 폭로를 이어갔다. 고 설리가 출연한 ‘리얼’ 속 한 장면. 그의 무분별한 폭로에 누리꾼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전날엔 “설리가 최자를 만나기 전 블락비 피오와 1년간 사귀었다”고 폭로했다. 이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이처럼 현재도 왕성히 활동 중인 연예인들의 실명을 마구잡이로 밝히는 고 설리 오빠의 행동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다. 누리꾼들은 “아이유 머리채는 왜 잡냐” “고인의 절친들까지 모욕했다” “당장 고소하라” 등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최근 고 설리가 ‘리얼’ 영화 촬영 당시 노출과 베드신을 강요당했다며 주연배우인 김수현과 감독인 김수현의 사촌형 이사랑(이로베)에게 책임을 물었다. 특히 김수현이 고 김새론 미성년자시절 교제 의혹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주장이라 큰 관심을 끌었다.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최진리 배우는 베드신에 대해 사전에 숙지하고 촬영에 임했다”며 “출연계약서를 작성할 때도 노출 범위에 대한 조항을 별도로 기재했다. 배우와 소속사가 모든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골드메달리스트측이 내놓은 영화 ‘리얼’ 콘티북의 일부. 또 현장의 대역배우 존재 여부에 대해선 “대역 배우가 아닌, 촬영 준비 단계에서 배우의 동선을 대신하는 ‘스탠딩 배우’가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현장에서 배우를 설득해 베드신과 나체신을 강요하는 것은 어느 작품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A씨를 비롯해 유족의 폭로 행태가 선을 넘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고 김새론의 유족은 고인이 미성년자 시절 김수현과 교제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미성년자 시절과 관계 없는 사진과 자료를 유튜버 가로세로연구소에 제공해 대중에 혼란을 안겼다. 특히 김수현의 설거지 신체 노출 사진은 고인의 성인시절 사진 인데다, 이같은 농밀한 사생활 사진을 당사자도 아닌 유족들이 굳이 대중에 공개했어야 하느냐는 의견이 팽배하다. 앞서 말했듯,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아니 말을 할 수가 없다. 진정 고인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다면, 그 증거에 신뢰를 갖추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강주일 기자 2025.04.03 14:20

  • 주간경향

    • 머리띠 매고, 플루트 들고…말벌동지는 투쟁하러 간다

      사회 표지 이야기

      머리띠 매고, 플루트 들고…말벌동지는 투쟁하러 간다

      남태령 대첩 이후 소규모 투쟁사업장 연대하는 ‘말벌 동지들’ ‘시민 힘 모으면 바뀐다’는 경험…“더 많은 연대로 잼투하자” 지난 3월 2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투쟁단이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연 집회에서 한 시민이 말벌 동지들이 자체 제작한 ‘메탈 저항’ 머리띠와 각종 연대 배지를 착용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12·3 비상계엄 이후 나타난 ‘말벌 동지’를 아십니까. 말벌 동지는 하청노동자와 해고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투쟁하는 현장에 말벌 아저씨처럼 순식간에 뛰어가 연대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남성이 말벌이 나타나자 꿀벌을 지키기 위해 황급히 뛰어가는 ‘말벌 아저씨’ 밈(meme·온라인상의 유행어)에서 유래했다. 말벌 동지들은 어디서 왔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기자는 말벌 동지 16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은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로 조직되지 않은 개인들이다. 16명 모두 2030세대였고, 여성 또는 성소수자였다. 각자의 활동 계기와 방식은 조금씩 달랐지만, 이들은 말벌 동지로 사회적 약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면서 시민이 힘을 모으면 불합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타인과 연대를 해야 할지 그 방법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들은 비장하고 엄숙했던 기존 노동조합의 투쟁 분위기를 바꾸고, 연대와 연대를 잇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말벌 동지들의 ‘다시 만난 세계’는 어떤 모습인지 살펴봤다. 여러 의제 분출된 남태령 대첩 인터뷰에 응한 말벌 동지들 대부분은 계엄 이전엔 사회참여를 아예 해보지 않았거나, 해봤더라도 적극적이진 않았다고 했다. 민주노총이라는 단어는 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노동자들의 투쟁에 시민이 연대할 수 있는 것인지 몰랐다고 했다. 이들은 계엄 이후 서울 여의도·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에 나갔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1~22일 이른바 ‘남태령 대첩’ 때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고 했다. 농민들이 왜 트랙터 시위를 하는지가 X(엑스·구 트위터)에 올라왔고, 1박2일 집회에선 여성, 성소수자, 인종, 장애인, 노동자 차별 등 다양한 사회의제에 대한 발언이 쏟아졌다. 지난 3월 2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투쟁단이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연 집회에서 한 시민이 ‘잼투(재밌게 투쟁)’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정효진 기자 대학생 때 사회참여를 해본 경험이 있는 김남희씨(30)는 남태령 대첩 이전과 이후 인식이 달라졌다고 했다. 김씨는 “예전에는 집회에 가도 내 의제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며 “해고노동자, 농민들의 의제에 내가 왜 연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리적인 답이 있어야 할 것 같았고, 그 답이 없는 상태에서 연대하는 게 맞나 싶었다”고 했다. 그는 “남태령 대첩이 각별했던 이유는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저 사람들도 나를 이해하는구나, 나도 저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구나라는 단서가 조금 보였다는 것”이라며 “저 사람들의 이야기를 내가 듣는 만큼 나의 이야기도 받아들여지고 들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했다. 남태령 대첩은 ‘성공의 경험’이기도 했다. 시민들이 경찰에 항의한 끝에 트랙터가 한강진까지 행진할 수 있었다. A씨(21)는 “남태령 대첩을 보면서 사람이 많이 모이면 문제가 해결되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어디든 나 한 명이라도 가면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남태령 대첩을 겪은 이들은 지난해 12월 말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가 연 새해 해돋이 문화제로 향했다. 거통고지회가 남태령 시민들이 거제에 와주면 좋겠다는 ‘초대장’을 보냈다. “초대장 받았는데 가야지”라는 밈과 함께 말벌 동지들이 거제로 갔다. 300명 가량이 몰려 노조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하청노동자의 현실, 노동조합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말벌 동지의 활동이 직접적으로 부각된 것은 거통고지회가 서울 종로구 한화 건물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면서 사측과 충돌이 벌어진 지난 1월 7일이었다. 거통고지회는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에 원청인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나서라고 요구해왔다. 한화 측이 조합원들을 무력으로 막는다는 소식이 X에 퍼지면서 말벌 동지들이 현장으로 뛰어갔다. 말벌 동지들이 노동자들과 함께 밤을 새우며 현장을 지켰고, 이게 본격적인 말벌 동지 연대의 시작이었다. 지난 2월 8일 무지개조선소의 연대투쟁호 진수식에 참여한 말벌 동지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광장을 채우기 위해 깃발을 들고 뛰어가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투쟁 노동자와 같은 청년의 삶 계엄이 시민에 대한 국가의 폭력이었다면, 각 투쟁사업장에선 사용자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처절한 싸움이 벌어진다. 요지경(활동명·25)은 “뛰어가 농성을 지켜보고 하룻밤을 새우고 아침에 집에 갔다가 옷을 갈아입고 출근하는데 세상이 달리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남태령이 우리가 의제에 닿는 기회였다면, 한화는 직접적으로 사측과 노동자의 큰 대립이 눈앞에서 일어났던 것”이라며 “대한민국 노동 현실의 최전선이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도 하청노동자였기 때문에 연대를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말벌 동지들은 그때부터 이곳저곳으로 달려갔다. 경영 악화를 이유로 정리해고된 세종호텔 노동자들, 외국자본의 한국공장 철수와 함께 해고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 학교 내 성폭력을 해결하려다 부당 전보·해임된 지혜복 교사,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지하철 선전전을 벌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 등이다. ‘더 마음 가는 곳’이 어디인지에 따라 메탈말벌, 호텔말벌, 옵티칼말벌, 교육청말벌, 구르는시민연대 등으로 불린다. 말벌 동지들은 집회와 문화제에 참석하고, 농성장의 텐트에서 밤샘을 한다. 투쟁몬 맹살미(활동명·29)는 “계엄 전에 폐건물 옥상에 옵티칼 두 여성이 올라가 농성을 하고 있다고 해 후원을 한 적은 있지만 정확하게 내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지는 않았다”며 “계엄 이후 탄핵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많은 투쟁 현장을 공유해주면서 내가 힘을 보탤 수 있는 곳이 있으면 나가보자 싶었다”고 했다. 맹살미는 “그 뒤로 집에 있은 날이 없다. (집을 청소할 시간이 없어) 농성장이 우리 집보다 깨끗할 정도”라고 했다. 말벌 동지들은 자신의 모습과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비슷하다고 했다. 맹살미는 “(말벌 동지나 투쟁하는 노동자 모두) 사회가 말을 들어주지 않은 사람들”이라며 “다들 소외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아무리 저 사람들이 힘든 것을 알아도 내 생활과 내가 힘든 게 먼저가 되죠. 그런데 실은 저 사람들이 힘든 이유는 제가 힘든 이유와 같다고 볼 수 있거든요. 권력이 약자를 탄압하는 방식은 똑같아요. 그런데 저는 그것에 늘 분노했지만, 한 번도 스스로 행동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한 적이 없었어요. 계엄이 터지고, 각자의 사업장에서 불의에 저항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권력에 대항하는 것이 나 혼자는 힘들 수 있겠지만 같이한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저도 부당한 일을 많이 겪었고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혼자 있었거든요. 계엄을 통해 전 국민이 권력의 폭력 대상이 됐고, 같은 마음으로 나가게 된 것이죠.” 30대 후반의 범깡총연대(활동명)는 말벌 동지들의 연대에 대해 “이미 현생(현재의 인생)이 망할 대로 망해서, 저 하청노동자들이 사측에 밀리면 그다음엔 내가 된다는 것을 아는 친구가 많다”고 했다. 20대 후반의 레어(활동명)는 “그전부터 노동자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계엄 이후 광장에서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내가 나태하거나 게을러서가 아니고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게 명확해졌다”고 했다. 지난 3월 2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투쟁단이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연 집회에서 말벌 동지들이 멜로디언, 하모니카 등을 연주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노동운동 언어 적극 차용+패러디 말벌 동지들은 대부분 ‘덕질’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 덕질 경험은 투쟁 방법으로 활용됐다. 깃발엔 자신이 덕질하는 분야와 관련된 문구를 넣어 정체성을 드러내고, 각종 스티커와 배지 등 굿즈도 자체 제작한다. 20대 온화(활동명)는 뮤지컬 덕질을 하려고 산 카메라를 투쟁사업장에 들고나왔다. 그는 “집에 놀고 있는 카메라가 있는데 닳는 것도 아니고, 투쟁사업장 기록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사진을 찍게 됐다”고 했다. 송예은씨(24)는 “처음에 시위 나갈 때 한 말이 ‘나의 오타쿠 친구들아, 너희들이 맨날 하던 거 여기 나와서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저도 대포 카메라를 갖고 다녔다”며 “(아이돌의) 뮤직뱅크 출근길을 기다리는 것처럼 정근식(서울시교육감) 출근길을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인터넷 방송을 덕질했던 칠공이(활동명·28)는 계엄 이후 ‘탈덕’했다. 칠공이는 “(인터넷 방송 분야에) 계엄이라는 소재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많고 혐오 발언도 많다”며 “계엄 이후 더 못 버티겠어서 탈덕을 했다”고 했다. 대신 깃발엔 좋아하는 웹소설에 나오는 문장을 패러디해 ‘탄핵이 아니면 죽음을 발동’이라고 써넣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주로 일하는 노동자인 그는 ‘5인 미만 사업장 연월차 의무지급 추진(비공식)위원회’ 깃발도 만들었다. 말벌 동지들의 또 하나의 특징은 기존 노동운동의 언어, 방식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또 패러디한다는 것이다. 계엄 이전엔 민주노총이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지 몰랐거나, 귀족노조 프레임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졌다는 말벌 동지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이들은 이마에 머리띠를 매고 노조 조끼를 착용한다. ‘동지’, ‘투쟁’, ‘저항’ ‘농성’ 등의 단어를 가감없이 쓴다. X엔 투쟁 정보를 공유하는 계정도 여러개 생겼다. 노조가 아니라 말벌 동지들이 운영하는 계정이다. ‘농성’이라는 의미를 이번에 제대로 처음 알았다는 A씨는 ‘단결 투쟁’ 머리띠를 매고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A씨는 투쟁 현장에서 멜로디언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다시 만난 세계, 그 밖의 각종 민중가요와 투쟁가를 연주한다. B씨(21)는 계엄 이후 당근으로 구매한 플루트를 투쟁 현장에서 연주한다. B씨는 “소리를 지르면 목이 아프니까 악기를 하나 구해야겠다, 적당히 소리 크고 멋진 것 중에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하다가 플루트가 괜찮아 보여서 연주하게 됐다”며 “처음엔 민중가요가 잘 안 들어본 노래이기도 하고 어려웠는데, 연주하면 좋아해 주고 행진 차량에서 자주 나와서 재밌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말벌 동지들은 ‘메탈 저항’ 문구가 적힌 머리띠를 자체 제작했다. 김솔씨(29)는 “메탈(음악)을 좋아하는데 ‘헤비메탈은 중금속이다’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집회 현장에 나갔다”며 “그러다 보니 메탈을 좋아하는 동지들을 알게 됐고 굿즈도 만들게 됐다”고 했다. 말벌 동지들이 자체 제작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투쟁사업장 관련 스티커 / 이혜리 기자 비장했던 투쟁, 이젠 ‘잼투하자’ 말벌 동지들의 등장으로 과거 비장하고 엄숙했던 노조의 투쟁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 시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잼콘(재밌는 콘텐츠)’을 기획하는 게 대표적이다. 거통고지회에선 잼콘 일환으로 말벌 동지들과 함께 ‘무지개조선소’를 차리고 모형 배인 ‘연대투쟁호’를 만들었다. 농성장 허들도 낮아졌다. 농성장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과제나 게임을 하는 말벌 동지들도 있었다. 비롯(활동명·32)은 “예전에 투쟁사업장 연대를 종종 다녔는데 그때랑 굉장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예전엔 비장함이 흘렀다면 지금은 SNS에서 우스갯소리로 ‘잼콘 있으니까 모여라, 잼투(재밌게 투쟁)하자’고 한다”고 했다. 그는 “깃발이 노조원이 아닌 외부 시민의 연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시각적인 상징이 됐다”며 “투쟁을 하고 있지만 힘내서 하자는 에너지, 밝은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했다. 투쟁 당사자인 노동자들은 말벌 동지들과 교류하기 위해 X에 새 계정을 만들고, 반대로 말벌 동지들은 노조 소식을 접하기 위해 안 쓰던 페이스북 계정을 활성화시킨다고 한다. 허지희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사무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농성장은 원래 낮에 한 명이 지키고 좀 쓸쓸한 곳인데 말벌 동지들이 오면서 투쟁에 엄청난 에너지와 기운을 주고 있다”며 “말벌 동지들끼리 악기로 협주를 하고, 몸짓을 연습하고, 롤링페이퍼를 쓰는 등 프로그램을 만든다. 어마어마한 활기가 생겼다”고 했다. 말벌 동지들의 연대는 일방적인 시혜적 활동이 아니라 투쟁사업장의 노동자들, 또 다른 말벌 동지들과 교류하는 장으로 작동한다. 30대 김진아씨는 “(노조 조합원들이) 가족보다 더 가족이 된 것 같다”며 “내가 이렇게 기운을 받고 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해주고, 더 넓은 세상을 배우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비롯은 “이제 투쟁 현장에 나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며 “X에서 교류한 사람이 현장에 간다고 하면 같이 연대한다는 감각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고 했다. 연대는 또 다른 연대로 이어진다. 말벌 동지들이 투쟁사업장에 연대하자 거통고지회와 세종호텔지부, 지혜복 교사 등이 동덕여대 사태에 연대하고, 이들이 또 다른 투쟁사업장에도 연대를 하는 식이다. 김남희씨는 “연대라는 게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게 말벌 동지”라고 했다. 소속이나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개인들이라도 어떤 사안이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달려드는 모습이 연대의 본질이 아니냐는 취지다. 지난 3월 2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투쟁단이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연 집회에서 한 시민이 말벌 동지들이 자체 제작한 ‘메탈 저항’ 머리띠를 착용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투쟁 현장 가니 사람이 보였다” 말벌 동지들은 투쟁사업장 연대로 자신의 삶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메타몽(활동명·34)은 “처음에 광장에 나갔을 땐 탄핵에만 집중하고, 이게 끝나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여러 곳에 연대를 다녀보니 먼 일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메타몽은 “투쟁 현장에서 서로 불편하지 않게 배려하고 조심해서 말하는 그 연대의 대화들이 아주 소중했다”며 “그렇다 보니 내 원래의 일상, 회사나 친구들의 혐오 표현이 불편해졌고, 오히려 동지들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일상이 투쟁에 방해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정말 그렇다”고 했다. 김솔씨는 “(투쟁 현장에) 가보기 전에는 막연하게 의제였고, 사안이었고, 사태였다”며 “가보고 나니까 이제 그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사람들이 어떤 마음과 노력으로, 자기의 피와 살을 깎아서까지 이렇게 불의와 싸우고 있는지가 느껴졌던 것”이라며 “그 뒤로는 ‘나의 일’이 되고, ‘내 사람의 일’이 됐다. 더 이상 외면하고 남의 일로 취급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했다. 김선빈씨(26)는 한국옵티칼 구미공장에서 서울까지 걷는 희망뚜벅이 행사에 참여한 뒤 “공동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꼈다”고 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고공에 계시는 분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 연대의 의미로 시작했다”며 “그런데 그 과정에서 사람을 만나고 우리의 공동체가 살아 있다, 우리가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는 게 정말 좋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후 다른 말벌 동지들과 함께 구미역에서 한국옵티칼 공장으로 돌아가는 길을 걸으며 ‘셀프 뚜벅이’도 했다. 김씨는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존중하며 함께한다는 게 긍정적인 느낌을 줬다”고 했다. 대학생인 C씨(24)는 “성소수자로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던 때에 저를 살고자 만들었던 게 광장의 무지개 깃발들과 민주노총의 무지개 머리띠, 그리고 수용의 경험이었다”고 했다. C씨는 “그런 것들이 저를 광장에 나오게 했고, 실제로 나왔을 때 평등수칙이 있었고 성소수자들을 만나면서 안전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남태령 대첩 때 “딸들아, 수고했다”고 한 중년 남성에게 “저희가 사실은 딸들이 아니다”라고 했더니 “알아두겠다”고 답했다는 글이 X에서 화제가 됐다. 혐오와 차별 없이 누구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거통고지회와 옵티칼지회는 농성장에 성중립화장실을 설치하고,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평등수칙을 적용하기도 했다. 온화는 자신이 ‘세월호 세대’로서 이번 연대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저는 세월호 세대예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을 경험적으로 깨우친 세대죠. 그런데 가만히 있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연대를 하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지난 2월 8일 말벌 동지들이 모인 ‘무지개조선소’가 만든 연대투쟁호와 함께 거통고지회 조합원이 행진하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알아버린 이상 더 이상 흐린 눈 못해” 말벌 동지들의 연대는 계속될 수 있을까. 윤 대통령 파면이 이뤄지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면 연대의 힘은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다. 연대의 폭을 넓히는 것은 과제다. 그래서 일부 말벌 동지는 노조 조합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거통고지회 조합원이 된 요지경은 “탄핵 이후에도 우리의 투쟁은 이어나가야 한다”며 “누군가는 복직을 해야 하고, 누군가는 안전한 일을 해야 하고, 누군가는 혼자서 거리에 나설 수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 하나 바뀐다고 다 바뀌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김형수 거통고지회장은 결국 지난 3월 15일 한화 건물 앞 30m 높이의 CC(폐쇄회로)TV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옵티칼과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고공농성도 끝나지 않았다. 조직화가 필요한지에 대해선 의견이 다양하다. C씨는 “연대가 많을수록 쉽게 문제를 덮지 못한다는 점에서 폭넓은 연대는 가장 중요하다”며 “누구나 연대할 수 있고, 당신은 외부인이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이 알면 좋겠다”고 했다. C씨는 ‘투쟁’이라는 단어 아래에 ‘누구나’라는 단어가 함께 쓰인 깃발을 집회에 들고 나간다. C씨는 “말벌 동지라는 이름이 붙고 집단으로 여겨지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이) 이 연대가 나와는 상관없는, 동떨어진 먼 이야기처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아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시민이 연대하는 사안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서, 또 아직 남아 있는 (노조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어서라도 평범하고 흔한, 후줄근한 대학생 같은 옷을 입고 집회에 간다”고 했다. 그는 “제가 요즘 다니는 모든 투쟁장이 그 각각의 분야에서 선두에 서 있는 곳들”이라며 “하나하나의 투쟁들이 남의 일이 아니라 결국엔 다 사회문제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3월 2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투쟁단이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연 집회에서 한 말벌 동지가 깃발을 들고 서 있다. 정효진 기자 말벌 동지들은 연대의 끈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매트릭스> 주인공이 빨간 약을 먹고 진실을 안 것처럼 칠공이는 “더 이상 이전처럼 ‘흐린 눈’ 하고 살 수는 없게 됐다”고 했다. 온화는 “모르던 것을 알게 된 게 말벌 동지들의 원동력”이라며 “모르면 모르고 살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 사람이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연대를 계속하게 된다”고 했다. 김솔씨는 “내 일이 아니어도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표면적으로 연대가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과 연대한 기억은 계속 남을 것”이라고 했다. 김선빈씨는 말벌 동지들의 연대를 계기로 공동체가 회복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저 같은 사람이 많이 늘어나 스무 명, 서른 명 정도가 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공동체가 세상을 가득 채우면 좋겠어요. 청년 문제 대부분이 공동체가 없는 상태에서 경제적 불평등까지 겪으니 발생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높은 자살률도 문제이고 활동을 포기하고 숨는, 소외되는 청년이 많잖아요. 말벌 동지가 확장되고 소외된 사람들이 공동체에 속하게 되면 안전망이 생기지 않을까요.” “‘쌤, 꼭 이겨달라’는 말벌 동지들···그래서 포기할 수 없다”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나타난 말벌 동지들이 연대하는 곳 중 하나는 지혜복 교사(60)의 시위 현장이다. 30년 넘게 중학교 사회과목 교사로 일한 지 교사는 지난해 1월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5일 오전 9시 찾은 서울시교육청 앞의 찬 바닥에서 지 교사는 스티로폼을 깔고 연좌농성을 하고 있었다. 그에게 ...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5&art_id=202503310600011&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portal_news&utm_campaign=newsstand_4C

      이혜리 기자 2025.03.31 06:00

    • 사회 사물의 과거사

      [사물의 과거사](14)식어버린 ‘생일밥’…‘머리 센 소년들’은 괭이바다가 서럽다

      마산형무소터임을 알리는 안내판 /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그때는 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땐데, 언젠가는 (아버지가) 돌아올 끼다, 생일날 되거든 밥이라도 한 그릇 떠놓고 기다려보자…. 그렇게 ‘살아 있다’ 하는 희망만 가지고 살다가….”(경남 창녕군 보도연맹 학살사건 유족 노원렬 인터뷰, 유튜브 <다큐몹> 2023. 6. 8.) 정성껏 지은 생일밥 한 그릇이 다 식어가도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해, 그다음 해도 마찬가지였다. 주인 없는 생일밥을 한쪽에 챙겨두고, 가족들은 텅 빈 그리움만 수저로 떠올렸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도 소용없었다. 할아버지는 아들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이제 생일밥이 아니라 제삿밥을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는 차마 아무도 꺼내지 못했다. 1950년 여름. 노원렬은 열세 살, 아버지는 서른 살이었다. 이들이 살던 곳은 경남 창녕군 고암면 우천리. 아버지가 논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을 때, 아버지를 찾아온 남자들이 있었다. 알고 지내던 순경과 형사들이 데려간 뒤 “아버지는 면사무소에서 일하다가 6·25사변 나기 전에 그만두고 농사를 지었죠. 면 직원으로 있었기 때문에 지서 순경들도 잘 알고 형사들도 친분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논에서 일하는데 형사 세 사람이 찾아와서 ‘경찰서에 좀 갈 일이 있다’ 했답니다. 다 아는 사람들이니까 의심도 없이 가신 거죠. 그런데 돌아오지도 못하고, 끝이라, 그게.”(앞 인터뷰) 아버지를 잡아간 이유는 나중에야 알았다. 국민보도연맹. ‘좌익 전향자를 계몽지도하여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받아들인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국민보도연맹은 법률에 근거한 단체는 아니지만, 당시 내무부 장관이 총재를 맡는 등 정부가 주도한 관변단체였다. 가입 대상은 ‘좌익 전향자’라 했지만, 실제로는 공비들에게 밥을 해줬다고 해서, 과거 징역을 산 적이 있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도장 한번 잘못 찍어서 가입된 사람도 많았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전국에서 보도연맹원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적군에 동조해 후방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 ‘국민으로 받아들이겠다’던 보도연맹원 명단은, 오히려 국민과 ‘비국민’을 구분하는 살생부(殺生簿)가 돼버리고 말았다. 가족들은 아버지가 왜 잡혀갔는지 아무 이유도 듣지 못했다. 경찰서에 있다고는 하지만 면회조차 할 수 없었다. 열흘 남짓 시간이 흐르고, 할아버지 앞으로 쪽지 하나가 왔다. “아버지가 쪽지를 보냈다 카는 거라. 내용이 ‘아버지(노원렬에게는 할아버지), 돈을 좀 써서 나를 나가게 해주세요’ 그런 연락이 왔대. 그런데 쪽지는 받았는데, 돈을 어디로 줘야 하는지 통로를 알아야 할 거 아이가? 면회도 안 시켜주는데…. 그래서 또 하루하루 흘러가 버려서 돈을 못 부쳤다 이러더라꼬, 우리 할아버지가. 그게 너무 원통한 기라.”(앞 인터뷰) 창녕경찰서에 구금된 사람 중 일부는 창녕읍 송현동 솔터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총살당했다. 많은 수는 그에 앞서 군용트럭에 실려 마산형무소로 이송됐다. 이들은 마산형무소에서 ‘괭이바다’(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원전마을과 거제시 장목면 칠천도 사이의 바다)로 다시 한 번 옮겨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장(水葬)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생일밥을 떠놓고 기다렸지만, 노원렬의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1950년 7월부터 9월까지, 마산형무소 재소자와 인근 지역에서 잡혀온 보도연맹원들이 마산지구CIC(첩보부대), 마산지구헌병대, 마산경찰서 경찰들에 의해 괭이바다에서 희생됐다. 2009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는 최소 717명의 희생자를 확인했다. 학살에는 LST, ‘전차양륙함’까지 동원됐다. 당시 목격자의 진술이 책 <토호세력의 뿌리-마산현대사를 통해 본 지역사회의 지배구조>(김주완, 불휘, 2006)에 실려 있다. “GMC 트럭이 줄줄이 해안가로 들어왔다. 평소처럼 동양주류 건물 벽에 피란민들이 죽 기댄 채 누워 있었는데 헌병들이 이들을 일으켜 쫓아버렸다. 트럭이 열몇 대는 족히 돼 보였다. (…) 상륙함(LST) 두 척이 왔다. 1개 연대병력이 탈 정도로 큰 배였다. 트럭에서 내린 사람들은 곧장 LST에 옮겨 탔다. 나중에 들으니 괭이바다에서 총살 수장했다고 했다.”(2009년 진실화해위원회 <부산·경남지역 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 조사보고서> 재인용) 괭이바다 아래 그대로 잠든 사람들 일부 시신들은 파도를 타고 바닷가로 떠밀려왔다. 마을 사람들은 이름도 고향도 알 수 없는 그들을 수습해 바다 가까운 땅에 묻어줬다. 시신들이 멀리 쓰시마섬(대마도)까지 떠내려갔다는 증언도 있었다. 대부분은 괭이바다 아래에 그대로 가라앉아 잠들었다. 717명이라는 희생자 수는 1960년 10월 23일 마산매일신문에 실린 피학살자 282명의 명단과 마산형무소 관련 자료를 종합한 것. 하지만 1960년 피학살자 명단은 불과 일주일간 유족들의 신고를 받아 만든 것임을 생각하면, 실제 희생 규모는 그보다 훨씬 클 것이다. “산 사람을 갖다가 바로 물에 집어넣는 이것은 짐승들이 하는 짓입니다, 짐승들이. 인간으로서 왜 사람을 물에 잡아넣습니까?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갖다가 보도연맹 가입시키고 수장시키는 그것은 야만인입니다, 야만인. 정부가 절대적으로 책임져야 합니다.”(거제시민간인학살유족회 서철암 인터뷰, 영화 <레드툼>, 구자환 감독, 2013년) 진실화해위원회는 ‘괭이바다’ 학살을 비롯한 부산·경남지역 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가 형무소에 수감된 재소자와 보도연맹원들을 집단살해하고 (…)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군법회의를 통해 사형시킨 범죄행위”로 봤다. 그리고 “비록 전시였다고는 하나, 국가가 좌익사범이라는 이유로 수감된 재소자들을 적법한 절차 없이 집단처형한 행위는 정치적 살해”라고 그 불법성을 분명히 밝혔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우리 아버지 이름을 부르면서 ‘와 이리 안 돌아오노… 자식을 못 보고 내가 죽는갑다’ 하셨던 말씀이 가슴에 남고…. (아버지가 잡혀가신 뒤에) 어머니가 한평생 홀로 지내면서 고생하신 게, 그런 게 가슴에 남아가지고….”(노원렬, 앞 인터뷰) ‘이제야 생일밥 대신 제삿밥을 올립니다’ 이제야 아들은 아버지의 생일밥 대신 제삿밥을 지어 올린다. 돌아가신 날짜도 정확히 알 수 없으니 음력 9월 9일, 무주고혼이나 객사혼령을 모신다는 구구절에 제사를 모신다. 지난 6월 10일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창원위령탑’(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산73번지) 앞에서 합동추모제가 열렸다. 소년들의 몸은 73년 세월만큼 늙어버렸지만, 마음속 그리움은 그대로였다. 추모제에 모인 ‘머리 하얀 소년들’이 아버지를 목 놓아 부르며 운다. 울음을 삼킨 바다는 73년 전 그때처럼 말없이 일렁일 뿐이다.

      최규화 전 진실화해위원회 언론홍보팀 주무관 2023.09.08 11:24

    • 사회 꼬다리

      [꼬다리]제초기 머리가 날아간다

      지난 7월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실종자 구조를 위한 양수 작업을 하고 있다. / 조태형 기자 농담 같지만, 병사 시절 내 소원은 ‘제초기 업그레이드’였다. 한여름날의 풀은 왜 이렇게 쑥쑥 자라는지, 종일 베어도 사흘이면 똑같은 일을 또 해야 했다. 비행단 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3.5배였다. 시시포스가 돌을 굴리듯 만날 풀을 깎으니 ‘이 짓을 왜 하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은 종적을 감췄다. 그저 일이 수월하고 안전하기를 바랐다. 각반 사달라(다치면 어쩌냐), 신형 제초기 제공하라(일 좀 빨리하자). 중대 부사관에게 요청한 사항이다. 어느 날 부사관이 ‘신무기’를 들고 왔다. 무려 쇠날 제초기. 직전엔 다이슨 청소기 같은 봉 끝 분리형 헤드에 플라스틱 줄을 달아 돌렸다. 헤드가 분리형인 건 구심력에 감겨든 풀을 작업 중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플라스틱이라 그런지 몇 줌 잡초만 잘라도 금세 줄이 닳았다. “이거라면!” 한참 감탄하다 병장과 이병의 볼멘소리를 들었다. “이게 날아가면 진짜 크게 다칩니다.” 부사관은 다음번엔 꼭 보호장구를 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단 빨리 일 끝내는 게 너희들도 좋지 않냐. 나는 납득했다. ‘분리형’이 하필 그날 이름값 하기 전까진.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고 채수근 상병 소식을 들으며 어째서인지 그때 기억이 났다. 단돈 1만원짜리 구명조끼조차 입히지 않아 생긴 참사였다. 군 당국에 수난 구조작업 시 안전장비 규정이 있니 없니 논란이란 게 우스웠다. 규정이 없어도 위험한 일이라면 장비를 주는 게 상식 아닌가. 왜 그랬을까. 짐작이 가능하다. 효율과 안전 사이에서 전자를 택한 것이다. ‘병사니까’라는 안일한 인식과 함께. 온라인에서는 한때 '일본 케이블TV 회사 해고 썰'이 화제였다. 어느날 센터장이 '요 몇년 기록을 살펴본 결과 서버 트러블 같은 건 일어난 적이 없더라'며 서버관리팀 전원을 해고했다는 이야기다. 해당 센터장은 팀 해고 직후 '인건비 절감'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했지만, 정작 센터는 예비 서버까지 모두 터져 3개월이나 복구되지 않았다고 한다. 진위를 알 수 없는 '썰'인데도 공감하는 이가 많았다. 저마다 일터에서 비슷한 경험들을 했던 것이다. 기업이든 공직이든 리스크 관리 업무를 해본 사람은 안다. 리스크 관리자는 평시에 인정받기 어렵다. 최대 성과가 '아무 일 없음', 영업이나 투자 유치처럼 숫자로 표가 나는 업무와 달리 인센티브나 승진 경쟁 때 내세울 것이 없다. 외려 성공할수록 조직 내 위상이 위태롭기 쉽다. 별 일도 없는 마당에 '저 돈이면' 싶은 것이다. 잠깐만 검색해 봐도 ‘인력·예산이 없어 재난 예방·대응이 어려웠다’는 재난 담당 공무원의 한탄을 들을 수 있다. 이들의 가치는 늘 사고 이후에야 '재발견'된다. 예방의 역설이다. 다행히 제초기 머리가 날아간 곳은 사람 없는 풀밭이었다. “X될 뻔했다”며 웃고 지나갔지만, 방향이 약간만 틀어졌어도 결과는 달랐을 게다. 이후로도 모든 제초 인력이 안전장비를 찼다는 소문은 들어본 적이 없다. 보강 철근을 누락했다는 ‘순살 아파트’ 설계·시공·감리 관여자는, 청주 오송 지하차도 인근 임시제방 부실시공 관련자들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여기저기서 제초기 머리가 날아간다.

      조문희 정치부 기자 2023.08.04 11:20

    • 문화/과학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6)아버지의 머리에서 태어난 아테나

      우리는 평생 땅에 집착한다. 작게는 집이지만 크게는 영토다. 영토가 넓으면 자원이 풍부할 것이고, 사람 사는 환경도 다를 것이다. 영토에 집착하는 지도자는 전쟁을 통해 영토 확장에 나선다. 국가의 힘을 보여주고 자신의 권력도 강하게 하기 위해서다. ‘제우스의 머리에서 무장한 채 태어난 아테나’(17세기경, 캔버스에 유채, 프랑스 베르사유 트리아농궁 소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런 이유다. 그리스 신화에서 전쟁의 신은 아테나 여신이다. 아테나 여신(로마는 미네르바)은 그리스 올림포스 12신 중의 하나로 지혜, 전쟁, 기술, 요리, 직물 등을 관장한다. 아테나 여신은 그리스 아테네의 수호신으로 도시 이름이 그에게서 나왔고, 그에게 바쳐진 것이 아테네의 파르테논신전이다. 아테나는 제우스와 첫 번째 아내 메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제우스와 메티스의 결혼식 때 크로노스의 어머니 가이아가 제우스에게 불길한 예언을 한다. 메티스가 딸을 낳으면 그 딸은 아버지와 동등한 능력을 지니게 될 것이고, 아들을 낳으면 아버지보다 강력하게 자라 제우스를 몰아내고 왕좌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놀란 제우스는 메티스가 임신하자 그를 통째로 삼켜버린다. 아이는 제우스 몸에서 계속 자라났고, 제우스는 참을 수 없는 두통에 시달린다. 대장장이신 헤파이토스가 도끼로 제우스의 이마를 찍어 머리를 열었다. 그 속에는 이미 어른이 된 아테나 여신이 무장한 채 튀어나왔다. 제우스는 메티스를 삼킨 덕분에 그가 지닌 지혜도 획득해 강력한 왕이 됐다. 아테나 여신의 탄생을 그린 작품이 르네 앙투안 우아스(1645~1710)의 ‘제우스의 머리에서 무장한 채 태어난 아테나’다. 화면 중앙 제우스가 왼손으로 턱을 받치고 앉아 있다. 구름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은 그가 제우스임을 나타낸다. 발밑에 독수리가 제우스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에 도끼를 들고 있는 사람이 대장장이신 헤파이토스다. 제우스의 머리 위에 갑옷과 투구를 쓴 여인이 아테나다. 전통적으로 아테나 여신은 투구와 갑옷을 입고 창과 방패를 든 모습을 하고 있다. 제우스 머리 위에 있는 건 그가 제우스 머리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다. 아테나의 모습에 모든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 제우스 발밑에 푸른색을 펼치고 있는 사람이 아틀라스다. 아틀라스는 제우스의 벌을 받아 하늘을 어깨에 떠받치고 있다. 평화를 위해 싸운다는 이념을 가진 아테나 여신은 전쟁터에 나가면 용맹한 전사로 돌변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지만, 아테나 여신의 깃발이 우크라이나에 빛이 돼줄 것이다.

      박희숙 화가 2022.03.11 11:19

  • 레이디경향

    • “머리 말려, 감기 걸려!” 엄마의 잔소리 사실일까?

      건강

      머리 말려, 감기 걸려!” 엄마의 잔소리 사실일까?

      젖은 머리카락으로 외출하면 감기에 걸릴까? 건강에 대한 4가지 오해를 담아보았다. “빨리 머리 말려, 감기 걸려.” 엄마의 잔소리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사실일까. 젖은 머리로 밖에 나가면 겨울철 감기 걸린다? 비타민C는 감기를 예방한다? 손가락 관절을 꺾으면 관절염에 잘 걸린다? 비타민C를 먹으면 감기 예방된다? 미국 매체 Deseret News가 전하는 미신에 가까운 건강에 대한 4가지 오해에 대해. 바쁜 출근길. 미처 말리지 못한 머리카락을 외투로 감싸고 출근하려니 엄마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감기 걸려!” 그러나 의학적으로 젖은 머리가 감기를 부르지는 않는다. 미국 소아과 학회의 전염병 위원회 위원장인 션 오리어리는 워싱턴 포스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민간의학 상식은 미신에 가까운 것이 많다. 젖은 머리로 밖에 나가면 추위에 불편할 수 있지만 감기 바이러스에는 더 취약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비타민C를 먹어야…” 감기에 걸렸을 때 비타민C 알약이나 귤을 먹는 것으로 감기가 나아지지는 않는다. 의학적으로 보면 예방과도 큰 상관이 없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매일 비타민 C 섭취가 대부분의 사람들을 감기로부터 보호하지는 못한다. 앓는 시간을 약간 단축할 뿐이다. 특히 이미 감기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비타민 C를 복용하기 시작하면 감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힌다. “손가락 관절 소리 내지 마라 관절염 걸린다” 손가락 관절을 꺾는 것은 옆 사람을 신경 쓰이게 할 뿐 실제 건강에 큰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정형외과 의사인 존 패클러는 “손가락 관절을 꺾어 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해로운 영향을 알려진 바가 없다”고 주장한다. 단 그는 “최악의 경우 손가락 마디가 부러지거나 손에 힘이 빠지는 느낌은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행동은 관절염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나 악력을 떨어뜨리거나 손을 붓게 할 수는 있으니 ‘엄마의 잔소리’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밤에 먹으면 살쪄” 밤늦게 음식을 먹으면 체중이 증가한다는 믿음은 흔한 다이어트 관련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다. 체중 증가는 하루 중 시간에 관계없이 소모하는 것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할 때 발생한다.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가 소모하는 칼로리보다 많지 않은 한, 늦게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같은 식사라면 오후 10시와 오후 6시의 칼로리는 같다. 단 늦은 밤 식사는 위장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이 될 수는 있다. 가벼운 과일이나 채소를 선택한다면 야식이 건강에 미치는 큰 영향은 없다. “우리 뇌는 10%만 사용한대…” 우리가 뇌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대표적인 미신이다. 사람들은 뇌의 대부분을 사용한다. 미국인의 65%가 ‘뇌 사용 10%’ 미신을 믿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의 각 부분은 서로 다른 기능으로 전문화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하루 종일 뇌의 모든 영역을 사용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2023.12.14 17:42

    • ‘향기 강한’ 샴푸 쓰면 머리카락 가늘어진다?

      뷰티

      ‘향기 강한’ 샴푸 쓰면 머리카락 가늘어진다?

      향기 강한 샴푸가 두피나 모발에는 좋지 않다는 전문가의 의견이다. 건강하고 윤기 나는 모발 유지를 위해서는 매일 쓰는 샴푸에 신경써야 한다. 헤어 전문가들은 향이 강한 샴푸를 오래 쓰면 모발이 가늘어지고 소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왜일까? 라이프 매체 SheFinds에 전하는 모발을 위한 샴푸 선택하는 법을 들어보자. 피해야 할 샴푸는? 헤어 건강 전문지 의 편집장이자 헤어 전문가 알리슨 카터는 “샴푸에 들어간 색소나 향기 그리고 증점제(용액 따위의 점도를 증가시키는 물질)는 결국 화학 물질이므로 두피에 좋지 않다”라고 말한다. 증점제는 염화나트륨과 폴리에틸렌글라이콜 성분으로 두피에 매우 자극적이며 모발의 수분을 제거해 건조하고 부서지기 쉬운 머리카락으로 만들 수 있다. 샴푸의 향을 내는 데에는 다이에탄올아민과 트라이에탄올아민이라는 화학 성분이 주로 쓰인다. 카터는 “이들 성분은 모발의 케라틴을 완전히 파괴하며 모발의 건조와 손실을 불러온다. 특히 ‘농축’으로 판매되는 향이 나는 샴푸는 모공을 막을 수 있고 과도하게 사용하면 두피 자극과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한다. 게다가 향은 다양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두피 알레르기는 가려움증을 동반한 비듬 형태로 이어져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평소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이들은 몸에 사용하는 용품의 경우 무향 제품을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건강한 샴푸의 첫 번째, 황산염이 없는 샴푸를 선택하는 것. 건강한 모발과 두피 지키는 법 건강한 샴푸는 일단 ‘황산염 성분’이 없어야 한다. 황산염은 두피와 모발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또한 향이나 점성 등 최대한 인위적인 물질을 사용하지 않은 천연 제품이 좋다. 젤, 왁스, 헤어스프레이, 드라이 샴푸 등 두피에 자극을 주는 스타일링 제품을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삼간다. 수영할 때는 수모를, 햇볕에 나갈 때는 모자를 꼭 착용하자. 전문가들은 “일단 모낭이 손상되면 회복시키기 어렵기에 모발과 모낭을 보호하고 예방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강조한다.

      이유진 기자 2023.10.19 06:43

    • 머리카락 지키고 싶다면? ‘아침’ 거르지 마세요

      건강

      머리카락 지키고 싶다면? ‘아침’ 거르지 마세요

      전문가들은 풍성한 헤어를 위해 아침 식사를 거르지 말라고 말한다. 풍성한 머리카락을 원한다면 절대 빼먹어선 안 되는 것이 아침 식사다. 전문가들은 아침 식사를 거르면 건강한 모발을 얻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데… 미국 라이프 매체 Woman & Home이 전하는 아침 식사가 모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머리카락과 두피 건강학자인 트리콜로지스트 아나벨 킹슬리는 “좋은 모발을 원한다면 아침 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며 “아침 식사는 모발을 번성하는 데 중요한 비타민과 영양소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킹슬리는 “아침 식사로 최소한 일주일에 네 번 단백질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아침 식사는 하룻밤 단식 후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공급되는 첫 번째 식단이다. 특히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같은 영양소는 건강한 모발 성장에 필수적이다. 아침을 거르면 모낭에서 해당 영양소가 박탈돼 부서지기 쉽고 칙칙해 생기 없는 모발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머리카락에 필요한 필수 영양제는 단백질, 철분 그리고 비타민B다. 특히 단백질이 풍부한 아침 식사는 모발 성장과 복구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제공한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단백질 섭취가 불충분해져 모발이 약해지고 부서지기 쉽다. 철분 결핍 역시 탈모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킹슬리는 아침 식사에 고기와 시금치 같은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식단으로 포함하라고 덧붙인다. 식단 이외에 탈모를 예방하는 법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 이 역시 아침 식사와 관련되어 있다. 킹슬리는 “아침 식사는 탈모 예방에 중요한 스트레스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배고픔으로 인해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해 모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규칙적이고 균형이 잡힌 아침 식사는 풍성한 머리카락을 위한 첫 번째 습관인 셈이다.

      이유진 기자 2023.09.25 15:20

    • [건강 의피셜⑥] 머리는 매일 감아야 할까?

      건강

      [건강 의피셜⑥] 머리는 매일 감아야 할까?

      ·일반적인 샴푸의 적정 ph는 5.5보다 작은 약산성 ·머리를 자주 감을수록 피지 제거 염증 감소 ·뜨거운 바람은 모발 표면, 큐티클, 세포막복합체 손상 유발 머리, 어떻게 감고 어떻게 말려야 할까? 의학 논문을 통해 알아봤다. 한때 ‘노푸(no-poo)’가 유행이었다. ‘no’와 ‘shampoo’의 합성어로, 화학성분인 샴푸 대신 식초나 베이킹소다 등으로만 머리를 감는 것을 말한다. 샴푸를 이용해 머리를 감으면 두피의 기름과 먼지가 제거돼 염증과 비듬 생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보편적인 견해임에도 불구하고, 몇 년 전에는 이와 같은 탈모 예방법이 유행하기도 했다. 샴푸는 두피 건강에 해로운 걸까? 샴푸의 성분과 바른 머리 관리법에 관해 이야기해본다. 샴푸는 무엇일까? 샴푸는 머리카락을 관리하는 제품 중 가장 흔하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1993년 이후 샴푸는 급속도로 대중화되었으며 현재 샴푸는 머리 세척 기능뿐 아니라 머리 손상 관리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시중에 존재하고 있는 샴푸의 pH(수소이온 농도)는 3.5~9.0 사이이며 아직 샴푸의 적정 pH에 대한 명확하나 기준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사람 머리카락의 pH는 3.67이고 두피의 pH는 5.5이다. 결론적으로 두피나 머리카락에 손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 샴푸의 pH는 5.5보다 낮아야 하며 3.67에 가까워야 좋은 샴푸다. 단 비듬 제거나 탈모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기능성 샴푸는 좀 다를 수 있다. 머리 감기와 샴푸에 대한 오해 ·“머리를 감을수록 머리가 빠진다?” 많은 사람이 샴푸를 바꾸고 나면 빠지는 머리카락이 늘어난다고 호소한다. 특히 비듬 치료용 샴푸를 쓰는 사람들이 이러한 불만을 자주 이야기하는데 이는 두피 모공에 붙어있는 휴지기 모발이 빠지는 것이지 건강한 모발이 부작용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다. 샴푸 사용과 머리카락 빠짐에 대해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머리 빠짐은 샴푸 부작용이 아니라 다른 외적인 요인이 많았다. ·“샴푸에 발암 물질이?” 샴푸의 성분 중에는 coal tar(콜타르), halogenated organic compounds(활로젠화 유기화합물) 등이 포함되어 있어 샴푸 사용으로 인한 발암성이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다. 지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부암과 샴푸의 상관관계는 매우 적거나 관련이 없었다. ·“가려움증 유발하는 샴푸도 있다?” 샴푸의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부작용에 따른 접촉성 피부염으로 피부 자극, 두피 가려움 같은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자신과 맞지 않은 성분의 샴푸를 골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만큼 주의를 요한다. 머리 감기, 얼마나 자주 씻어야 하나. 그럼 얼마나 자주 머리를 감아야 할까? 머리 감기 논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겁다. 일부에서는 샴푸 속 계면활성제 성분으로 두피에 유익한 지질 성분이 제거되고 과도하게 피지가 생산돼 머리카락이 손상된다고 주장한다. 사실일까? 전문가들은 현대인이 각종 미세먼지, 꽃가루, 유해 미생물 등이 쉽게 두피에 쌓일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기에 두피 내 노폐물을 제대로 세정하지 않으면 염증으로 인한 지루성 두피, 비듬, 가려움증, 홍반을 유발한다고 말한다. 각질이나 피지가 모공 모낭을 막으면서 모발 성장을 저해하고 탈모 위험도 커진다. 한 연구에서 남극에 3개월간 체류한 16명의 다양한 부위 피부 샘플을 채취했는데 샤워를 하지 못한 대원들의 두피 속 말라세지아(피부 진균) 군집이 남극을 가기 전보다 수백 배 이상 증가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지루 피부염 및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비 항균성 샴푸와 항균성 샴푸를 번갈아 가며 올바른 방법으로 머리를 감도록 했더니 두피 상태 개선과 염증 완화에 도움을 줬다. 머리를 감은 후 모발 건강을 위해 주의할 점은 있을까? 모발 건강 관련 연구에 따르면 모발 큐티클은 섭씨 95도에서 손상된다. 머리를 감은 후에는 뜨거운 바람보다는 차가운 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모발 손상을 줄일 수 있다. 헤어드라이어와 두피의 거리에 따라 온도가 달라지므로 15cm 거리를 두고 사용하면 자연적으로 머리를 말리는 것보다 손상이 덜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 학술회 ARMS가 제공한 자료를 2차 가공해 작성되었으며 자료의 출처는 의학·과학논문에 근거한다. 자료제공 SEVERANCE ARMS 김나희, 박지선, 안철우(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 학술회 ARMS) SEVERANCE ARMS(세브란스 암스)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올바른 건강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연세대학교 학술회다. ARMS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학·과학 논문을 분석해 검증된 운동, 식단관리, 건강 지식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제4회 청년 정책 경진대회 ‘우수상’, 제5차 국민건강증진 종합 계획 정책 제안 공모전 ‘대상’, 2022 보건산업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연구 내용을 모아 건강 다이어트 서적 <몸 만들기 처방전>을 출간했다.

      이유진 기자 2023.08.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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