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문화유산 모욕”…그리스, ‘아크로폴리스 드론쇼’ 아디다스에 법적 대응... 유구한 상징”에 대한 모욕 정부의 이중잣대도 도마 위에 세계적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디다스가 문화유산을 모욕했단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아디다스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아크로폴리스
최경윤 기자 2025.05.18 15:59
국제
“문화유산 모욕”…그리스, ‘아크로폴리스 드론쇼’ 아디다스에 법적 대응... 유구한 상징”에 대한 모욕 정부의 이중잣대도 도마 위에 세계적 스포츠용품 브랜드 아디다스가 문화유산을 모욕했단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아디다스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아크로폴리스
최경윤 기자 2025.05.18 15:59
사회
[단독]DJ 동교동 사저, 재매입 없이 국가등록문화유산 등재 절차 밟는다... 국가등록문화재 유산 등재 동의서를 제출한 상태다. 국가유산청은 동교동 사저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 사저는 지난해 민간에 매각된 사실이...
류인하 기자 2025.05.09 06:00
인물
임시정부 파리 특파원, 서영해 활동 자료…‘국가등록문화유산’ 등재 눈앞에... 자료들이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영해는 유럽에서 작가, 언론인, 교육인으로 독립운동을...
윤승민 2025.04.17 20:24
문화
유럽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서영해 자료, 국가등록문화유산 된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은 국보, 보물 등 지정문화유산이 아닌 근현대문화유산 중 보존 및 활용 조치가 특별히 필요해 등록하는 문화유산을 뜻한다....
윤승민 기자 2025.04.17 10:02
야구
‘프로레슬러 김혜성’ 잘 어울리나요?···다저스, 21일 AZ전 ‘멕시코 문화유산의 밤’ 기념 이색 선수 소개21일 애리조나전 9번 2루수로 출전하는 김혜성. 다저스 SNS는 이날 멕시코 문화유산의 밤을 기념해 프로레슬러 가면을 쓴 모습으로 선수들을 소개했다. 마스크 잘 어울리나요? LA 다저스 선수들이 프로레슬러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실제 경기장이 아닌 온라인 상에서 이색 모습으로 팬들을 만났다. LA 다저스는 21일 애리조나전을 앞두고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선발 라인업에 오른 10명의 선수를 프로레슬러가 마스크를 낀 모습의 합성 사진으로 소개했다. 다저스는 “루차 다저스가 멕시코 헤리티지 나이트에서 공연을 준비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루차 리브레(lucha libre)는 스페인어로 ‘자유로운 싸움’이라는 뜻으로, 멕시코를 비롯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일반적인 프로 레슬링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다저스는 이날 멕시코 문화유산의 밤을 기념하며 멕시코 등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서 인기 있는 프로레슬링 선수들의 가면을 선수들 얼굴에 씌우는 AI 합성 사진으로 선수들을 소개했다. 프로레슬러 가면을 쓴 오타니 쇼헤이 합성 사진. 다저스 SNS 1번 오타니 쇼헤이부터 9번 김혜성을 거쳐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까지 선수들의 이색 모습에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SNS 게시물에는 “어색하지만 재밌다” “레슬러의 정신으로 연패를 끊자” “동양 선수들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등 댓글이 이어졌다. 최근 4연패 부진에 빠진 LA 다저스는 오전 11시 10분 애리조나전에서 연패 탈출에 나선다. 김혜성은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양승남 기자 2025.05.21 10:30
야구
에드먼, 한국문화유산의 밤 ‘곽현수’로 빛나다···그룹 트레저 만나고 한글 유니폼 팬서비스LA 다저스 토미 에드먼이 16일 콜로라도전에서 2루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Kirby Lee-Imagn Images연합뉴스 LA 다저스 토미 에드먼(30)이 한국문화 유산의 밤을 맞아 ‘곽현수’로 존재감을 보였다. 다저스는 1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전을 한국문화유산의 밤으로 치렀다. 한국계 토미 에드먼의 한국 이름 ‘곽현수’의 한글 유니폼이 팬들에게 제공됐다. K팝 그룹 트레저가 경기 전 다저스타디움을 찾아 에드먼과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있는 에드먼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했다. 2026 WBC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17일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트레저. LA 다저스 SNS 에드먼은 한국인 어머니 곽경아씨와 대학 야구 코치인 아버지 존 에드먼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 메이저리거다. 2019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에드먼은 빅리그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4차례(2019년 11개, 2021년 11개, 2022년 13개, 2023년 13개) 달성했고, 3시즌 연속(2021~2023) 20도루 이상(30개-32개-27개)을 기록했다. 포수와 1루수를 제외하고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한 ‘슈퍼 유틸리티’인 그는 2021년 세인트루이스 시절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빼어난 수비력도 뽐냈다. 에드먼 한글 유니폼. 다저스네이션 SNS 지난해 7월 트레이드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에드먼은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16경기서 타율 0.328 2홈런 13타점 OPS 0.862의 눈부신 활약으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올 시즌에도 다저스 주전 2루수로 활약하고 있는 에드먼은 전날 콜로라도전에서 2루타 2개 포함 4안타를 날리며 한 경기 커리어 최다 안타 타이를 기록했다. 701일 만의 4안타를 기록한 에드먼은 타율을 0.274로 끌어올렸다. 6홈런 14타점 12득점 20안타, 출루율 0.308 OPS 0.883 등을 기록했다.
양승남 기자 2025.04.17 10:46
생활
라이엇 게임즈, 7번째 국외소재 문화유산 ‘경복궁 선원전 편액’ 환수 성공조선 왕실 유물 일본서 귀환···조선 왕실 위계·정통성 상징 2014년 ‘석가삼존도’ 이후 7번째 국외소재 문화유산 환수 라이엇 게임즈가 국외소재 문화유산인 ‘경복궁 선원전 편액’의 국내 환수에 성공했다고 3일 발표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지원으로 환수한 7번째 국외소재문화유산이다. ‘경복궁 선원전 편액’. | 라이엇 게임즈 조선 왕실 유물인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역대 왕들의 어진(초상화)을 봉인하고 의례를 지내던 선원전에 걸리는 현판이다. 선원전은 조선 왕실에서 가장 위계가 높은 ‘전(殿)’ 으로, 당시 통치 체제의 근본이었던 충과 효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전문가들은 역사적 정황과 관련 문헌기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에 환수한 문화유산을 재건(1868년)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편액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해 일본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경복궁 선원전 편액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전문가의 평가와 조사, 실견 등을 진행했다. 소장자 측에 경복궁 선원전 편액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당위성을 전달하고 설득했으며, 라이엇 게임즈의 후원을 받아 마침내 국내로 들여올 수 있었다.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27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실물을 공개한 뒤, 왕실 관련 유물을 소관 중인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체계적으로 관리될 예정이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부터 국가유산청과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후원약정을 체결, 12년째 국외소재문화유산 환수를 지원하고 있다. 앞서 라이엇 게임즈는 ▲석가삼존도(2014년)를 시작으로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 책봉 죽책(2018년) ▲척암선생문집책판(2019년) ▲백자이동궁명사각호(2019년) ▲중화궁인(2019년) ▲보록(2022년)까지 총 6차례 국외소재문화유산 환수를 지원했다. 라이엇 게임즈 조혁진 한국 대표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회환원사업의 주체로서 많은 참여와 애정을 보내주신 플레이어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우리 문화유산을 향한 라이엇 게임즈의 행보가 여러분께 자부심을 드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진호 기자 2025.02.03 10:47
연예
[전문] 서현·옥택연 주연 ‘남주의 첫날밤’ 문화유산에 못질? 훼손 논란 휩싸여배우 서현과 옥택연(=51k 제공) KBS2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가 문화유산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2일 오전 건축가 민서홍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병산서원 목격담을 기록한다’며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게시된 글에서 민 씨는 “병산서원에 들어서자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탭들이 등을 달기위해 나무 기둥에 목을 박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의 신사분이 스탭들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거들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민서홍 건축가 SNS 캡처. 이어 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스탭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며 궁금하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느냐? 허가 받았다고 몇 번이나 설명해야 하는 거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성을 냈다”라고 밝혔다. 민 씨는 “이건 아니다 싶어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했고, 담당 공무원은 촬영 허가를 내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 나는 드라마 스탭들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는데, 알고 있느냐?고 따져물었고, 그제서야 당황한 공무원은 당장 철거 지시 하겠다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날에도 안동시청에 연락해 상황을 물었지만 “촬영은 계획대로 진행되었고, 관리사무실에 연락했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충분한 조치가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유적지다. 논란의 드라마는 KBS2 수목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배우 서현과 옥택연이 주연으로 출연 예정이다. 다음은 민서홍 건축가 SNS 글 전문. 병산서원 목격담을 기록한다. [사진은 드라마 소품용으로 만대루 기둥 상단에 설치된 등의 모습] 지난 12/30(월) 오후3시경 병산서원에 들렀다. 병산서원은 주차장으로부터 약 30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주차장 인근에는 KBS 드라마 촬영차량 약 7여대의 버스와 트럭들이 세워져 있었고 인근에 촬영이 있나보다 생각하며 병산서원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목적지에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많은 스탭들이 분주히 오가는 것을 보았고, 입구에 다다르고 나서야 병산서원이 촬영장임을 알게되었다.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문화재이기에 조금은 불쾌한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탭들이 등을 달기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 둘러보니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의 신사분이 스탭들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거들었다.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스탭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며 궁금하시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겠느냐? 허가 받았다고 도대체 몇 번이나 설명을 해야 하는 거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성을 내기 시작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했고, 담당 공무원은 촬영허가를 내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 나는 드라마 스탭들이 나무기둥에다 못을 박고 있는데, 이 사실은 알고 있느냐? 문화재를 훼손해도 좋다고 허가했느냐?고 따져물었고, 그제서야 당황한 공무원은 당장 철거지시 하겠다 대답했다. 일단 할 수 있는 일은 했다 생각하여 병산서원에서 나오다 관리사무실이 보이기에 관리인에게 상황을 다시 주지시키던 중, 관리인으로부터 시청 공무원이 관리사무실에 연락을 취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현장을 떠나 귀가길에 올랐다. 운전을 하면서 가만 생각해보니 그 시간에 촬영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은 야간촬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텐데, 과연 시청에서 충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에 신고하고, MBC, JTBC에 전화제보를 시도했다. 여러차례 통화시도를 한 끝에 JTBC에 연락이 닿았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JTBC 담당자는 내부 논의를 거쳐서 필요하면 기자가 연락할 것이라 설명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다음날 12/31(화) 회사에 출근하여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하여 어제 촬영이 진행됐는지, 어떻게 조치하였는지 알아보았다. 담당 공무원은 촬영은 계획대로 진행되었고, 관리사무실에 연락했다고 대답하였다. 최초 신고했을 때는 적어도 담당공무원이 현장에 나와 상황을 확인하고 사후관리하기를 바랬지만 역시 충분한 조치가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JTBC 뉴스룸 제보 시스템을 이용하여 다시 한번 상황을 제보하였고, 약 1시간이 흘렀을 때쯤 사건반장 프로그램의 담당기자에게 연락을 받았다. 자세한 상황을 알고싶다 하기에 내가 목격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였고 그 과정에서 내가 건축가임을 그리고 한옥을 설계한 경험이 있음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이에 담당기자는 보도가 나간다면 직업을 알려도 되겠느냐 물었고, 그렇게 하라고 이야기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 부탁드린다고 당부하였다.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공유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카톡으로 사진들을 공유하고는 10분뒤 통화해보니 국가유산청에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기자의 대답을 들었다. 이후, 연세대 이모교수와 홍익대 윤모교수에게 상황을 설명하였고 도움을 구하던 중,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특히 근대유적지에서는 촬영을 목적으로 기둥이나 벽들을 해체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는 더욱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쉽게 생각하면 못 좀 박는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문화재를 촬영장소로 허락해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다. 더욱이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 시국이 하도 어수선하여 이런 일이 언론을 통해 방송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평상시라면 결코 대수롭지 않다고 치부할 수 있는 일은 아니리라.
이민주 온라인기자 2025.01.02 15:38
경제 우정이야기
[우정 이야기] 우표로 만나는 다시 찾은 ‘문화유산’우정사업본부 지난 1월 24일 ‘다시 찾은 소중한 문화유산’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도난이나 약탈, 거래, 또는 선물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 땅을 떠난 소중한 유산들이 있다. 바로 국외소재문화유산이다.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기준으로 29개국 803개 처에 24만6304점의 국외소재문화유산이 있다. 일본에만 약 44.6%(10만9801점)의 한국문화유산이 있고, 미국(26.5%), 독일(6.37%), 중국(5.28%), 영국(5.20%)에도 1만여점이 넘는 유산이 떠돌고 있다. 이외에도 그리스, 카자흐스탄, 호주 등에서도 우리 유산을 볼 수 있다. 국외소재문화유산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4년 15만6160점이었던 해외유산은 10년 만에 9만점가량이 늘었다. 해외에 있는 유산을 계속 찾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수한 문화유산의 수는 이보다 훨씬 적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2012년 7월에 설립돼 지난해 8월 말까지 1210건 2492점을 국내로 환수했다. 대체로 기증을 받거나 경매, 혹은 매입을 통해 돌아왔다. 예산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어렵게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이 같은 국외 환수 문화유산을 기념하기 위해 1월 24일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이번 기념우표에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과 ‘척암선생문집책판’, ‘대한제국 고종황제어새’, ‘한말 의병 관련 문서’가 담겼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고종이 하사한 내탕금(임금의 개인 재산)으로 사들였던 미국 워싱턴에 있는 건물로 1889년 2월부터 1905년까지 16년간 대한제국 공사관으로 쓰였다. 이후 일본이 푼돈으로 강제 매입한 뒤 미국인에 매각했는데, 2012년 국가유산청이 매입한 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위탁 관리하고 있다. ‘척암선생문집책판’은 항일의병장으로 1990년 대한민국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된 척암 김도화 선생(1825∼1912)의 문집 책판이다. 1917년 척암 문집을 찍기 위해 제작했던 1000여장의 책판 중 한 장이다. 2019년 독일의 한 경매에 출품된 사실을 재단이 확인한 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금으로 환수했다. 환수 책판은 국내에 소장된 동일 문집 책판 20장과 함께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하고 있다. ‘대한제국 고종황제어새’는 고종이 일본의 국권 침탈에 대항하기 위해 프랑스와 러시아, 독일, 이탈리아 등에 보낸 비밀 친서에 사용한 국새다. 2009년 국립고궁박물관이 매입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같은 해에 보물로 지정됐고,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 중이다. ‘한말 의병 관련 문서’는 통문, 고시, 전령, 서신 등 총 13건의 문서로, 두루마리 2개로 배접한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이 문서는 13도 창의군 관련 서신을 포함해 한말 의병 활동, 일제의 의병 탄압 행위, 불굴의 항전 의지 등이 담겼다. 지난해 7월 복권기금으로 일본에서 매입해 한국으로 돌아왔고, 현재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2025.01.29 06:00
사회
김동연 “성병관리소 문화유산 지정, 동두천시 동의 없이는 못해”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3월 21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 청사 집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철거 위기에 놓인 동두천시 성병관리소를 동두천시 동의 없이 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병관리소는 1960~1990년대 한국 정부가 미군과 기지촌 여성들의 성매매를 조장·방조하면서 성병 치료 명목으로 여성들을 강제 수용하던 장소다. 김 지사는 경기도 시민 1만411명이 동두천시 옛 성병관리소를 경기도 문화유산으로 지정해달라고 낸 청원에 대해 11월 8일 ‘경기도가 임의로 지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 지사는 답변에서 “근현대문화유산보존법에 따르면 1973년 완공된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건물은 문화유산 지정 대상이 아닌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록 대상”이라며 “등록신청서에 소유자 동의서를 첨부하도록 규정돼있어 건물 소유자인 동두천시의 신청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어 “해당 법에서도 도 직권에 의한 임시 등록은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지만, 소유자인 동두천시의 의견 청취는 필수”라며 “성병관리소의 소유자이자 관리주체인 동두천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김 지사는 동두천시가 실시한 주민 여론조사에서 철거 찬성 의견이 60.4%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는 동두천시, 시의회,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또 “동두천시의 동의를 전제로 디지털 영상기록 및 기억 공간 확보, 기억의 표지석 설치 등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갈등 조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기 동두천시 성병관리소의 모습. 이혜리 기자 성병관리소는 한국 전쟁 이후 남북 분단, 가난 속에서 한국 정부가 한·미 동맹과 국가안보를 앞세워 여성들을 착취한 장소로 평가된다. 대법원은 2022년 9월 국가가 기지촌 여성들에게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처음 인정하고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시민들은 성병관리소를 여성 인권을 침해한 역사적 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동두천시는 관광지 개발을 위해 이 곳을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민들로 구성된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이날로 73일째 성병관리소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이재명 도지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인 2020년 5월 전국 최초로 기지촌 여성 지원 조례를 만들었지만, 김 도지사는 철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김대용 공대위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도지사의 답변은 경기도가 기지촌 피해 여성들의 현실이 어떤지 살펴보거나, 미군 기지 문제에 대한 역사적 고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책임하게 낸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소유자 동의가 없어도 도가 문화유산 임시지정을 할 수 있게 한 법의 취지는 해당 장소가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제대로 따져보자는 것”이라며 “(의견이 대립하는) 당사자들 외에 학자 등 전문가들이 조사해서 역사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인데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했다. 누가 왜, 여성 착취의 역사를 지우려 하는가[주간경향] 경기도 동두천시 상봉암동 8번지.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소요산역에서 불과 400m 떨어진 이곳엔 ‘성병관리소(낙검자 수용소)’라고 불리는 2층짜리 건물이 있다. 수풀로 뒤덮이고 팻말도 없어 멀리서는 이 건물이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그런 곳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동두천시에 성병관리소 건물이 남아 있다. 성병관리소는 1960~1990년대...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410200900021
이혜리 기자 2024.11.08 14:35
경제 우정이야기
[우정이야기]유네스코 문화유산 우리나라 줄타기우체국펀드가 판매 3주년을 맞았다.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이를 기념해 10월 5일부터 고객 감사 이벤트를 연다고 밝혔다. 대상은 10월 5일부터 11월 12일까지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펀드상품에 대해 신규 및 추가 매수로 100만원 이상 잔고가 늘어난 고객이다. 추첨을 통해 최대 30만원 상당의 우체국쇼핑 상품권을 증정한다. ‘한국의 줄타기’ 기념우표 / 우정사업본부 우체국펀드에 처음 가입(10만원 이상)한 모든 고객에게는 1만원 상당의 커피·디저트 쿠폰을 제공한다. 선취판매수수료가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수수료가 전액 면제된다. 신상품도 출시됐다. 이번에 새로 추가되는 상품은 MMF 1종, 채권형 펀드 3종, 채권혼합형 펀드 3종으로 위험등급이 4~6등급인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이다. 박종석 우정사업본부장은 “우체국펀드 3주년을 기념해 고객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앞으로 금융 소외지역 주민들도 다양한 펀드 상품을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체국은 이번에 나온 새 상품을 포함한 총 40종의 펀드 상품을 전국 222개 총괄우체국과 우체국예금·보험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펀드 상품이나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전국 총괄우체국이나 우체국 고객센터(1588-1900)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우표 발행 소식도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 전통 공연예술인 줄타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우본은 이를 기념해 ‘한국의 줄타기’ 기념우표 41만장을 9월 말 발행했다. 곡예 기술에 중점을 두는 다른 나라의 줄타기와 달리 우리나라 줄타기는 음악 연주를 배경으로 줄을 타는 줄광대와 땅에 있는 어릿광대가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두드러진 특색이라고 한다. 타락한 양반을 풍자한 이야기로 익살을 떠는 것도 주요 특징이다. 줄타기를 기념해 만든 이번 우표는 모양이 조금 독특하다. 줄광대 2명이 각각 허공뛰기와 외무릎훑기를 하는 모습이 2장의 우표에 한 번에 담겼는데, 허공뛰기를 하는 줄광대가 담긴 우표는 외무릎훑기를 하는 줄광대와 어릿광대가 담긴 우표와 폭은 같지만 높이는 좀 짧다. 우표 변지에는 풍속화가 김준근의 ‘기산풍속도’ 가운데 줄타기 장면이 담겼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근대 개항기인 19세기 말에 활동한 기산 김준근은 조선 사람들의 일상과 풍속을 채색화로 그려 부산·원산 등 개항장에서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들에게 팔았다. 서양인들은 이를 각종 여행기에 삽화로 사용했고, 이렇게 퍼져나간 ‘기산풍속도’ 1500여점은 현재 전 세계 20여개국에 흩어져 있다. ‘기산풍속도’는 당시의 서양인들에게는 일종의 풍속 백과전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글이나 한문 지식이 얕은 이들에게 풍속을 시각적으로 이해시키고 그림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희로애락의 감정표현에 중점을 둔 18세기 김홍도·신윤복 등의 작품과 비교하면 표정은 세세히 드러나 있지 않다. 기념우표는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 신청하면 구매할 수 있다.
최미랑 뉴콘텐츠팀 기자 2021.10.08 14:51
정치 다시 보는 남북건설협력사업
[다시 보는 남북건설협력사업](11)남북불교와 문화유산 사반세기 교류금강산 4대 사찰로 유점사, 신계사, 장안사, 표훈사가 꼽힌다. 이중 표훈사를 제외하고는 한국전쟁 시 폭격으로 모두 파괴됐다. 신계사는 강원도 고성군 신복면 창대리 금강산에 있는 사찰이다. <금강산 신계사 사적>에 의하면 신계사는 신라 법흥왕 5년(519)에 보운 스님에 의해 창건됐다. 2019년 촬영한 복원된 신계사 / 이태호 제공 영조(1757년경) 때 간행된 <여지도서>에 따르면 당시 신계사는 11개의 전각을 거느린 큰 절이었다. 조선 말인 고종 때도 영산전, 첨성각을 건립했고 적묵당, 유리전 등을 중수했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에는 대향각을 중건했으며, 1919년에는 최승전을 건립했다. 신계사는 1920년대에 대웅전 앞에 삼층석탑이 있고 동쪽에는 칠성각, 대향각, 극락전이 서쪽에 나한전, 어실각이 배치됐다. 남쪽에 만세루가, 만세루 좌우에 향로전과 최승전 그리고 부속건물이 있었다. 1922년 12월에 화재로 용화전이 불타는 등 여러차례 화재가 있었다. 1945년경에는 반야보전, 나한전, 칠성각 등의 전각과 반야보전 앞에 석탑 1기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신계사는 모두 소실됐으며 삼층석탑만이 남게 됐다. 신계사의 대웅전은 다포계 팔작지붕 건물로 유점사 능인보전과 함께 북한의 조선시대 말기 사찰건축을 대표하는 건축물이었다. 신계사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탑으로 북한에서 문화재로 지정됐다. 금강산의 정양사 삼층탑, 장연사 삼층탑과 함께 ‘금강산의 세 옛탑’으로 불린다. 신계사는 근현대의 고승을 배출한 사찰로도 유명하다. 조계종의 통합종단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 스님, 탄허 스님 등을 길러낸 한암 스님 등이 신계사에서 배출한 스님들이다. 북한 금강산 문필봉 아래 복원한 신계사 그림 / 이태호 제공 신계사 복원과 금강산국제그룹 신계사 복원은 1998년 3월 남측의 불교단체인 조국통일평화불교협회(평불협)와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 금강산 국제그룹이 신계사복원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금강산국제그룹은 통일교와 관련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금강산국제그룹은 박경윤 회장이 1988년 북한을 방문해 북한 관광사업을 논의하면서 시작됐다. 박경윤 회장은 새나라자동차(현 GM KOREA의 전신)를 세운 재일교포 사업가 박노정 회장의 부인이다. 1991년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평양을 방문해 금강산 관광을 논의했고, 금강산 개발을 위해 금강산국제그룹을 설립하게 됐다고 한다. 금강산국제그룹 박경윤 회장의 2012년 4월 1일 인터뷰를 보면 이미 1988년부터 금강산 개발에 관심이 있었다. 1992년 홍콩의 세계적인 개발전문회사에 용역을 맡겨 금강산 개발계획서와 타당성조사보고서를 1994년 완성하고 통일교 세계평화연합 박보희 회장과 김일성 주석을 면담한 뒤 개발계획을 비준받았다고 한다. 금강산 개발은 원산에서 휴전선까지 북한 동해안의 3분의 1을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공항, 철도, 항구 등 인프라 구축도 필요해 한 회사가 개발할 수는 없어 박경윤 회장은 여러 투자자를 유치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려고 했다. 특히 남측 기업의 투자를 기대했다. 금강산 개발은 초기에는 금강산을 개발하고 점차 원산으로 확대해 무비자 입국과 외환규제가 없는 금강산자유무역지구를 만드는 대규모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면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1998년 김정일 위원장은 금강산 개발사업을 현대그룹에 넘겨줬다. 박경윤 회장은 금강산 개발이 현대에 넘어간 경위에 대해 지금은 밝힐 수 없고 추후에 밝히겠다고 했다. 마지막 모습 그대로 복원 1998년 초까지만 해도 금강산 개발의 주체가 현대그룹으로 명확히 넘어가지 않은 시점이었으므로 북한당국은 신계사 복원을 금강산국제그룹에 맡겼던 것으로 보인다. 복원을 위해 북한에서 중요 건축물의 대부분을 설계하는 백두산건축연구원에서 복원설계도를 작성했다고 한다. 신계사복원불사 백서에서는 1998년 합의서를 체결했지만, 신계사 복원은 시행능력의 문제, 대표성의 문제 그리고 통일부의 협력사업 승인유보로 사업추진이 어렵게 됐다. 2000년 2월 아태는 금강산관광사업자인 현대아산에 신계사 복원을 요청했다. 현대아산은 복원을 위해 한국불교종단협의회를 거쳐 조계종에 복원을 제안했다. 현대아산은 백두산건축연구원의 복원설계도 등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국내의 문화재 복원방식을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조계종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북한 금강산 신계사터에 있는 3층석탑 / 이태호 제공 현대의 제안을 받은 조계종은 10인 위원회(조계종 3인, 현대 3인, 전문가 4인)를 구성해 한차례 회의를 했다. 6월 7일 북한에서 합의서 초안을 현대를 통해 조계종에 전달했고, 초안 검토과정에서 복원방안을 구체화하게 됐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신계사 복원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2001년 11월 신계사 지표조사를 진행하면서 불사복원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 나갔다. 남북은 복원방식에 대해 여러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인식차가 커서 복원에 대한 합의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2003년 1월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과 조불련 박태화 위원장이 복원의향합의서를 작성했다. 7월에는 조계종이 현대와 복원 관련 합의서를 작성했다. 2004년 1월 조계종과 현대가 복원실행합의서를 작성했다. 3월에는 조계종과 조불련이 실행합의서를 작성해 본격적인 복원 불사가 시작됐다. 복원 불사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으로 하고, 우선 발굴조사를 통해 사찰의 복원방법을 정하고, 전통방식으로 복원을 추진했다. 신계사 복원을 위한 도감(감독)으로 제정 스님을 파견해 북한땅에 최초로 남측 스님이 상주했다. 복원은 남측에서는 조계종과 현대아산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했고, 북측에서는 조불련,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문화보존지도국, 조선문화보존사, 평양건설대학이 결합해 사업을 추진했다. 조계종은 신계사 복원을 위해 신계사복원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별도의 사무국을 두어 복원사업을 총괄하게 했다. 신계사는 2007년 10월 13일 복원을 마무리하고 준공식을 진행했다. 1998년 촬영한 북한 금강산 문필봉 아래 신계사터 신계사는 금강산의 4대 사찰이었으며, 유서가 깊은 사찰이므로 문화재 복원 차원에서 진행해야 했다. 그러나 복원에 대해 남측과 북측의 의견차가 커 복원원칙 합의에 어려움이 있었다. 남측은 ‘우리 손으로 지은 마지막 모습’, 즉 조선 말기의 사찰형태로 복원할 것을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남측에서는 복원기간을 6년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북측은 주춧돌 등이 지표상에 노출돼 있으므로 건물의 위치와 규모는 발굴조사 없이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발굴조사는 필요 없고 설계 및 복원기간에 2년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여러차례의 협의를 거쳐 ▲발굴조사를 통해 유구 확인을 전제로 설계를 하되, 설계는 남측이 하고 설계안 검토는 남북이 공동으로 한다. ▲복원 시기는 조선말의 모습으로 한다. ▲공사의 중요한 결정은 남북이 공동으로 하고, 발굴조사도 공동으로 하며 남북이 감독을 현장에 상주시킨다. ▲대부분의 공사는 남측이 하고, 북측은 안전과 공사에 필요한 보조 인력만 지원한다는 내용을 합의했다. 2019년 촬영한 복원된 신계사와 3층석탑 / 이태호 제공 1990년대부터 남북문화유산교류가 이루어져 왔으나, 북한지역 문화재에 대한 발굴조사는 금강산 신계사 발굴조사가 최초였다. 2001년 11월 지표조사를 시작했으며 2003년 11월 1차 발굴조사 후 2007년까지 총 6차례 남북공동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발굴조사는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 중기의 일부 건물배치를 확인하는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유구가 교란돼 건물의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국내산 금강송으로 복원한 신계사 2003년 12월 대웅전 복원설계용역을 발주했다. 설계는 조선건축사사무소(소장 윤대길)가 맡고, 공사감리도 수행했다. 설계는 단계별로 발주했다. 2005년에는 만세루, 최승전, 산신각을 2006년에는 석축, 수숭전, 어실각, 어실각문, 대향각, 종각, 해우소 등의 복원설계를 발주했다. 문화재급 사찰 복원을 위해 목수는 인간문화재이거나 그에 준하는 목수이면서 불교신앙에 충실한 목수를 추천을 받아 선정하기로 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3인,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1인, 신계사복원추진위원회 추천 1인 등 5인이 추천됐다. 도목수의 실적, 완공한 건물의 실사 등을 통해 중요무형문화재는 아니지만 사찰불사 경험이 많고, 불심이 깊은 최현규 목수를 선정했다. 최현규 대목수는 10대 후반부터 목수 일을 시작했다. 이정무 스님(경기 안성 석남사 회주)을 만나면서 불교 건축물 건립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2004년까지 60여채의 전각을 짓는 데 참여하고, 여주 신륵사 심검당 중창 등 30여건을 직접 감독했다. 최현규 대목수는 신계사가 다른 사찰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처마의 하중을 지탱해주는 대웅전의 공포(拱包)가 외 9포, 내 13포로 일반적인 공포(7포, 내 11포)보다 커서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궁궐이나 사찰 건립에 사용되는 목재는 금강송을 최고로 친다. 금강송은 소나무의 품종을 말하기도 하지만 금강산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말하기도 한다. 신계사에 사용된 목재는 대부분 국내산 금강송이고, 일부 큰 부재가 필요한 부분에는 러시아 목재가 사용되기도 했다. 복원공사는 목재를 여주공방에서 치목(목재재단)을 하고 육로로 운송해 현장에서 시공했다. 복원을 위한 대부분 자재는 남측의 자재를 사용했다. 인력도 보조인력을 제외하고는 남측인력이 시공했다. 신계사의 단청작업은 2006년 4월부터 시작했다. 신계사 단청작업은 구조물 복원과는 달리 남북이 협력해 진행했다. 단청작업도 문화재복원과 동일하게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 원칙을 적용했다. 남북한의 단청복원단장들은 문양선정, 세부적인 공정까지 토의와 합의를 통해 통일된 안을 만들어 실무에 반영했다. 단청작업에 북측의 기술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남북의 단청에 대한 교류가 이루어졌으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북한의 단청 화원들은 전통기업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청 복원은 1887년에 신계사를 촬영한 사진이 남아 있는 <조선고적도보>를 참조했다. 자료가 없는 부분은 정양사, 표훈사, 석왕사 등의 사례를 참조했다. 단청작업에는 남측에서 김준웅(충남 무형문화재 단청장 제33호) 등 10여명이 참여했고, 북측은 조선문화사보존사 김수용 단청실장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불상은 사진자료 등을 토대로 제작했으며 문화재청 조각기능자 문용대 선생이 담당했다. 불상은 목불과 청동불로 제작됐다. 복원공사는 2004년 4월 6일 착공해 2007년 10월 13일 낙성식을 했다. 복원공사에 약 3년 6개월이 걸렸다. 복원공사를 위한 재원은 모금과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약 80억원 정도가 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 낙성식 후 신계사 복원과 관련된 학술행사를 진행하고 신계사에서 법회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으나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관광객이 피격된 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신계사에서의 일반 행사는 열리지 못하게 됐다. 불교 교류는 복합 교류로 신계사복원사업은 1990년대부터 이루어진 남북불교와 문화유산교류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북한지역에서 많은 건축공사가 진행됐지만 남북전문가가 수년간 협의를 하면서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유일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의 문화유산 정책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발굴조사 등 문화유산 연구방법을 북한에 전수하고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도 됐다. 그러나 문화유산 복원 시 남측에서 자료조사, 실측, 설계, 재료를 확보, 치목과 시공을 담당하는 경우 비용이 비싸지고 기간도 오래 걸리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다. 북한이 복원을 위한 설계, 시공을 주도하는 경우 완전한 고증이 어렵고, 경험과 기술이 부족한 문제가 있으므로 남북이 협력해 적절한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향후 불교 교류는 우선 북한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위주로 시작하되,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의 범위를 넓히고, 지역도 북한의 지방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불교 교류 시 단순한 종교적 교류가 아닌 의료, 교육, 영유아지원 등 다양한 분야가 복합된 교류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변상욱 건축사 정리·김찬호 기자 2021.08.09 14:09
레저/여행
문화유산 방문하고 선물도 받고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2023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을 진행한다. 한화리조트에서 ‘방문자 여권’을 받은 뒤 인근 문화유산을 찾아 스탬프를 찍으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참여하는 리조트는 서울 더 플라자 호텔, 한화리조트 경주, 한정호수 안시, 제주 등 4곳이다. 해당 지역에 묵는 투숙객은 지정된 인근 문화유산 방문을 하고 스탬프 인증을 하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국문화재재단이 특별 제작한 전통문양 수건세트 등을 받을 수 있다. 서울 더 플라자 호텔의 경우 ‘왕가의 길’ 코스로 구성된 방문자 여권을 발급한다. 경복궁, 창덕궁, 종묘 등 호텔을 중심으로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있는 문화유산들을 방문하면 된다. 투어 기간은 이달 23일부터 12월31일까지다. 이와 함께 한화리조트 경주가 객실을 제공하고 참가자들은 관광지 입장료, 교통비, 가이드 비용 등을 부담하는 형태의 ‘경주 1박2일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경주의 문화유산을 전문 해설 가이드와 둘러보는 일정이다. 10월 둘째 주와 셋째 주 주말에 예정되어 있으며, 트래블레이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더 플라자 호텔
박경은 기자 2023.10.11 07:08
레저/여행
170년된 문화유산에서 무료 숙박의 기회, ‘방켓팅’ 도전?세계문화유산에서 특별한 숙박의 경험을 맛보는 건 어떨까. 170년 된 전통 가옥, 어디서도 체험할 수 없는 독특한 문화. 게다가 이 모든 것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면? 에어비앤비는 일본의 세계문화유산인 난토시 고카야마 마을의 전통가옥이 에어비앤비 숙소로 등록됐다고 21일 밝혔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이 마을에 5대째 거주 중인 나카시마 가족은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가옥 가쇼즈쿠리를 숙소로 등록해 오는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 동안 단 2명의 외부 게스트에게 이 마을을 오롯이 즐길 기회를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무료로 정한 것은 특별한 경험에 가격을 붙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예약을 원하는 게스트는 오는 30일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에어비앤비(airbnb.com/gassho)를 통해 예약할 수 있으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고카야마 마을은 쇼가와 강이 흐르고 험준한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곳에 자리 잡은 전통 마을이다. 합장한 모습을 닮은 가쇼즈쿠리 전통 가옥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은 억새를 가지고 전통 방식으로 지붕을 제작하며 문화적 전통을 유지해 왔다. 관광객들의 방문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외지인의 숙박은 몹시 드물다는 것이 에어비앤비의 설명이다. 전통 가옥 가쇼즈쿠리
박경은 기자 2023.06.21 17:12
화제
김지교, 문화유산에 숨결을 불어넣다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국내외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그는 옛것과 새것의 교차점에 있다. 존재했지만 지금은 형상을 잃은 문화유산의 얼굴을 찾아주는 것. 문화유산연구소 지교의 김지교 대표가 하는 일이다. 시작은 사소했다. 김지교 대표를 알게 된 건 인터넷에 떠돌던 한 장의 사진 때문. ‘베컴 옆에서 선방한 한국인’이라는 제목의 사진 속에는 미남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보다 더 눈에 띄는 외모의 그가 있었다. 지난 11월, 베컴이 초청된 한 주류 행사장에 참석했다가 함께 사진을 찍었고 이것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것. 이름을 검색하니 문화유산연구소 지교 소속이었다. 그렇게 우연히 클릭한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 작업에 대해 알게 됐다. 오랜만에 들은 ‘역사, 문화재, 복원’ 같은 단어는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흥미로웠다. 게다가 비용, 시간, 기술적 제한으로 실물 복원이 불가능했던 문화재들을 디지털화해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다니. 역사적 의미와 성취가 남다른 분야였다. 연구자로서의 소명 의식과 전문성으로 똘똘 뭉친 그를 만났다.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이라는 신세계 디지털 문화유산의 복원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국내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입체적인 복원 상상도를 만드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들어 여러 미디어 기술과 결합하면서 보여준 성과가 눈부시죠.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등 인간과 시스템이 상호작용하는 ‘인터랙션 기술’에까지 적용하는 추세예요. 역사책에서 봤던 기존의 실물 복원 작업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기존의 실물 복원 작업은 디지털 작업에 비해 제한이 많아요. 복원을 완료해도 추후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 또다시 그만큼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새로 시작해야 했죠. 디지털 복원 작업은 실물 복원보다 비용이 적게 들 뿐만 아니라 복원 결과물이 미흡할 경우 얼마든지 새로운 연구 작업을 반영해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디지털 데이터로 연구가 이뤄지니 원래의 문화유산이나 유적지를 훼손할 우려도 없고요. 지난겨울, 세계 4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신라 특별전’에서 석굴암 복원 콘텐츠를 전시했어요. 당시 반기문 UN 사무총장 부부가 관람하며 화제가 됐죠. 초고화질 UHD(울트라 HD) 포맷으로 만든 작품이라 화면 속 석굴암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지죠. 뉴욕타임스로부터 ‘당장 경주에 가고 싶은 욕구를 억제할 수 없는 충동을 일으키는 영상’이라는 호평을 받았어요. 지교에서 지금까지 어떤 프로젝트들을 해왔는지 궁금합니다. 그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국내 프로젝트로는 삼국의 대표 사찰 터인 고구려 청암리사지, 백제 정림사지, 신라 황룡사지를 비교 복원했던 삼국 사찰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해외 프로젝트로는 카자흐스탄 이식쿠르간 황금인간 복원 프로젝트와 현재 마무리 중인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궁전 복원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아프로시압 궁전 벽화의 경우, 고구려 사신으로 추정되는 인물 2명이 그려져 있어요. 해외 문화유산을 복원하면서 우리 조상들의 흔적도 함께 살릴 수 있었던 점이 뜻깊었죠. 현존하는 문화재의 경우 디지털로 기록을 보존한다고 들었어요. 완전히 형체를 잃어버린 문화재의 경우에는 어떻게 작업이 진행되나요? 현존하는 문화재는 레이저 3D 스캔 등으로 정밀한 3차원 데이터를 남겨놓으면 나중에 훼손되거나 멸실되더라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게 됩니다. 형체가 소멸된 문화재의 경우 복원이라 부르기는 하지만 사실상 상상력의 단계입니다. 복원하고자 하는 문화재와 동시대 근방에 존재했던 유사 문화재들을 찾고, 그들 사이의 공통점을 기반으로 문헌, 그림 등 각종 데이터를 총동원해 상상력을 전개해 나갑니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논증을 기반으로 말이죠. 복원 현장은 어때요? 황량한 장소를 보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이 들 것 같기도 한데. 현지에 가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은 자료들을 수집하고, 또 그곳을 오랜 기간 연구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그리 막막하지는 않아요. 다만 현장에 도착해서는 하나라도 더 많은 흔적을 찾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죠. 해외 현장은요? 개발도상국의 경우 경제에 집중하다 보니 중요한 문화재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예요. 세계 최대의 불교문화 유적지인데, 규모도 거대하지만 불탑에 새겨진 부조들이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죠.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바로 옆에 활화산이 위치해 있어 지진도 잦고, 언제 화산이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지진도 잦고요. 지금도 계속해서 문화재로 화산재가 날아들고 있고요. 문화재 보존을 위해 유네스코에서 인도네시아 당국에 고가의 3D 스캔 장비를 지원해줬는데도 운영할 예산이 없어 사용법도 모른 채 방치돼 있는 상황입니다. 욕심 많고 뚝심 있는 연구자 연구자로서 프로젝트 중 가장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지, 성취를 느낄 때는 언제인지 궁금해요. 정확한 복원에 가장 신경 쓰고 있어요. 복원 근거 자료와 논리를 치밀하게 구성하고, 성과를 인정받을 때 가장 큰 쾌감을 느낍니다. 열심히 만든 복원 결과물이 이전의 미흡했던 연구결과를 갱신할 때도 큰 보람을 얻죠. 문화유산에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택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누군가요? 부모님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어렸을 때부터 서점이나 박물관에 자주 데려가셨던 기억이 나요. 아버지께서는 특허청에 근무하셨기 때문에 저 역시 항상 새로운 기술과 발명품에 익숙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옛것과 새것에 대한 탐구심이 컸어요. 물론, 덕분에 학교 공부는 좀 뒷전이었습니다만(웃음). 다행히 고등학교 때 1천900명이 참가한 한양대 주최 전국발명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해서 수능도 치지 않고 원하는 전공의 대학에 갈 수 있었어요. ‘베컴 옆에서 선방한 한국인’으로 유명해요. 모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훤칠한 키와 패션 감각으로 이른바 ‘남신’으로 불리고 있던걸요. 제가 SNS에 올렸던 사진에서 베컴이 특히 못 나왔던 것뿐이에요. 물론 저는 실물보다 훨씬 잘 나왔고요(웃음). 옷은 그럭저럭 챙겨 입는 편인데, 문화유산 관련 일을 하는 사람치고는 눈에 좀 더 띄나 봐요. 이쪽 분야 사람들 이미지가 등산복 입은 아저씨 쪽에 가깝잖아요.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꿈은 뭔가요? 사람 냄새 나는 복원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주어진 예산과 시간적 한계 때문에 문화유산 그 자체만을 복원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그 문화를 향유했던 당대 사람들의 모습도 함께 살려내는 게 목표예요. 문화유산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복원 작업 중에 생산된 자료들로 출판과 다큐멘터리 제작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할 일이 많네요(웃음). 차근차근 뚝심 있게 해나가야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문화유산보다 기술이 돋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중요한 것은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다. 옛것과 새것의 가운데에서 그는 오늘도 둘을 조화롭게 융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제공 / 김지교>
2015.01.06 17:52
문화/생활 아줌마 유망 분야
[아줌마 유망 분야]과거를 통해 내일을 꿈꾸게 하는 문화유산해설사자신만의 일을 갖고자 하는 여성은 많지만, 사실 기회는 흔치 않다. 특히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던 주부가 다시 사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험난한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주부’라서, ‘아줌마’라서, ‘엄마’라서 좀 더 잘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레이디경향」은 매달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과 함께 이러한 일들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이달에는 문화유산해설사에 대해 직접 배워보며 꼼꼼히 살펴봤다. 문화유산해설사란 역사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어느 역사 학자가 말했듯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바로 ‘과거’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또 과거와 오늘을 들여다보는 것은 미래의 ‘나’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평소 우리는 역사를 그저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을 외운다거나 아이들과 유적지를 갈 때 상기시켜보는 것 정도로 여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이 남겨놓은 흔적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오늘날 우리네 삶의 모습과 많은 부분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과거를 돌아보며 오늘을 살아갈 해답을 얻고, 더 나아가 내일을 꿈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를 바로 안다는 것은 지금의 ‘나’와 ‘사회’, 그리고 내일의 ‘나’와 ‘사회’를 위한 첫걸음인 셈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올바로 알리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보람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아줌마 유망 분야’ 시리즈에서 세 번째로 소개할 분야는 우리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이해하고 이를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문화유산해설사다. 흔히 문화유산해설사를 단순하게 관광지나 유적지를 소개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문화유산해설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을 갖춰야 하는 것은 기본,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대를 재해석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바른 교육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유산해설사로 가는 길을 열어줄 오늘의 지도 선생님은 20여 년 동안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임찬웅 문화유산해설사다. 현재 국학연구소 연구원이자 국립민속박물관 전통문화지도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 여성능력개발원에서 문화해설사 양성반 강의를 맡고 있다. 어린이 역사 체험과 답사 여행 전문 강사로도 활약 중이다. 기자가 체험을 위해 찾은 날에는 창덕궁을 답사하며 조선 궁궐의 역사를 배우는 현장 교육이 진행됐다. 문화유산해설사의 길 현장에서의 역사 체험 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짐에 따라 문화유산해설사의 역할 또한 점차 주목받고 있다. 문화유산해설사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우선 정확하고 폭넓은 지식을 전달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올바른 전달자로서 자격을 갖출 필요가 있다. 사실 반만 년의 세월 동안 축적된 문화유산은 어느 한 부분 짧은 시간 동안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꾸준한 노력을 통해 이를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박물관, 개발원과 같은 여러 교육 기관에서 이 과정을 수료할 수 있는데, 각자의 관심 분야에 따라 다양한 기회를 통해 내실을 기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세 시간씩, 9개월 동안 진행되는 여성능력개발원의 문화해설사&체험 강사 양성 과정은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뉘어 있다. 문화유산에 대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기초반은 가장 먼저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고민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문화유산을 아는 것이 나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우리 문화란 무엇인지 등의 주제를 다루며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다진다. 이어 전통정원, 왕릉, 궁궐, 민속신앙, 고분, 전통건축, 도자기, 기록문화유산, 세계문화유산, 선사시대 유물 등 세부적인 분야를 탐구하게 된다. 격주로 강의와 현장 답사를 병행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역사·문화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사상적인 바탕, 환경적 요인까지 두루 살피면서 문화유산에 대한 넓은 안목을 기르도록 한다. 심화반의 경우 문화유산 각각에 담긴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선사시대에서부터 고조선, 신화에서 설화로, 광개토대왕비와 고구려, 신라금관에 담긴 역사, 의자왕과 백제, 백제와 일본, 성덕대왕신종과 통일신라, 외세의 침략을 막아낸 고려, 무신정권과 몽고항쟁, 성리학, 임진왜란, 당쟁,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까지 시대별 역사의 포인트를 다루게 된다. 따로 시험을 치르거나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 번의 과정 이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 심화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실제 현장에서 문화유산해설사로 활동하는 이들도 꾸준히 배움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궁궐 전문 문화유산해설사, 건축 전문 문화유산해설사 등 각자의 관심과 전문성을 살려 세분화되는 추세라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현장 활동가들은 입을 모아 조언한다. 문화유산해설사의 미래 문화유산해설사의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일정 기간 이상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먼저 고궁, 종묘, 성곽, 왕릉 등 주요 유적지에 배치되어 방문객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해설을 담당할 수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 청소년단체, 기업체, 문화센터 등에서도 문화유산해설사를 필요로 한다. 최근 부쩍 늘어난 어린이 체험학습이나 역사교실 강사로 일할 수도 있으며, 방과후학교 교사나 박물관 큐레이터로 활동하기도 한다. 본인이 직접 체험학습 업체를 설립하는 이들도 많다. 무엇보다 경험이 중시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았는지’와 ‘현장에서 수요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는지’가 중요하다. 능력을 인정받는 만큼 일할 기회도 주어지기 때문에 경험과 경력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수입도 그와 비례하는 것은 물론이다. 문화유산해설사의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정년이 없다는 것인데, 오히려 연차가 쌓일수록 경험과 연륜이 더해져 커리어에 더욱 유리하게 작용한다. 경력 단절 여성과 중·장년층이 의욕적으로 도전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본인이 일정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어서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주말에 일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염두에 둘 것. 현장에서 활동하는 문화유산해설사들을 살펴보면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조리 있게 핵심을 전달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이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특성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또 그저 암기를 위한 역사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 역사관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로서 본인의 확고한 교육철학과 신념을 확립하도록 한다.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전달하는 데 급급해서는 훌륭한 문화유산해설사로 인정받을 수 없다. 듣는 이들이 우리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를 되돌아보며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도록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때, 비로소 진정한 문화유산해설사라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원>
2011.03.09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