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궁중 연회 위해 꽃만드는 기술 보유자, 대 이어 탄생 눈 앞... 염색해 모란, 복사꽃, 연꽃 등 상서로운 꽃이나 곤충, 동물 등을 재현한 것이다. 그간 궁중채화 보유자는 2013년 인정받은 황수로씨(90) 뿐이었다. 최씨는 황씨의 아들로, 모친의 작업을 도우며 궁중채화...
윤승민 기자 2025.04.08 09:57
문화
궁중 연회 위해 꽃만드는 기술 보유자, 대 이어 탄생 눈 앞... 염색해 모란, 복사꽃, 연꽃 등 상서로운 꽃이나 곤충, 동물 등을 재현한 것이다. 그간 궁중채화 보유자는 2013년 인정받은 황수로씨(90) 뿐이었다. 최씨는 황씨의 아들로, 모친의 작업을 도우며 궁중채화...
윤승민 기자 2025.04.08 09:57
문화
한땀 한땀 수놓은 아름다움···김영이·김영희씨 자수장 보유자 된다... 두 사람은 반세기 넘게 자수에 매진해 온 장인이다. 김영이씨는 1970년 고(故) 한상수 보유자에게 자수 기술을 배우며 55년 동안 기술을 연마했고, 2008년 자수장 전승교육사가 된 이후 전승...
이영경 기자 2025.01.24 11:19
스포츠
김도영, 계속 잘될 수밖에 없는 ‘멘털 보유자’... 장성호, 최근까지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갖고 있던 박용택(이상 KBS N스포츠), 통산 3회 30-30 기록 보유자 박재홍(MBC스포츠플러스)은 ‘30-30은 몇 번이고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전히...
김은진 기자 2025.01.20 21:12
문화
국가무형유산 ‘종묘제례’ 이형열 명예보유자 별세... 젊은 시절 서울로 상경해 전주이씨대동종약원에서 활동하며 고(故) 이재범(1928∼1987) 보유자를 도와 종묘제례에 참여했다. 이후 1974년부터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전례연구위원을 지냈으며...
정원식 기자 2025.01.06 20:24
야구 스경X현장
[스경X현장]400홈런 초대 기록 보유자 이승엽 감독 앞에서…4경기 연속 괴력 뽐낸 삼성 박병호, 역대 3번째 400홈런 금자탑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삼성 박병호.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박병호(38)의 타구가 또 담장을 넘어갔다. 박병호는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에서부터 홈런을 쏘아올렸다. 0-0으로 맞선 2회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두산 선발 최승용의 2구째 128㎞짜리 포크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의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박병호의 올시즌 20홈런이자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이다. 지난달 31일 KIA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을 몰아친 박병호는 400홈런 금자탑도 금새 쌓았다. 박병호가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건 KT 소속으로 있던 2022년 6월25일부터 6월30일까지 5경기 연속 홈런을 친 이후 797일만의 기록이다. 400홈런은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역대 세번째로 나온 기록이다. 이 기록을 처음으로 달성한 선수는 이승엽 두산 감독이다. 이승엽 감독은 삼성 선수로 뛰던 현역 시절 2015년 6월3일 포항 롯데전에서 이 기록을 달성했다. 박병호는 이 감독이 바라보는 앞에서 400홈런을 쏘아올렸다. 두번째 기록은 SSG 최정이다. 최정은 2021년 10월19일 광주 KIA전에서 이 감독의 뒤를 이었다. 박병호가 400홈런 기록을 달성하면서 삼성은 400홈런 타자를 두 명이나 배출했다. 성남고를 졸업한 뒤 2005년 LG에 입단한 박병호는 그 해 6월2일 광주 KIA전에서 1군 첫 홈런을 쳤다. 이 홈런을 포함해 2011년 6월 중순까지 LG 소속으로 2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11년 7월31일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 된 뒤에는 본격적으로 홈런 타자로서 면모를 드러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히어로즈 소속으로 30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KBO리그의 유일한 기록이다. 2019년에도 33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해 히어로즈에서만 5차례 홈런왕을 차지했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삼성 박병호.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21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병호는 KT로 이적했다. KT 유니폼을 입고도 계속 홈런포를 생산했다. 이적 후 첫 해 35홈런을 때려낸 박병호는 다시 홈런 1위 타이틀을 가져오며 6번째 홈런왕 트로피를 안았다. 2023년에는 18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올시즌에는 시련이 있었다. 시즌 초 출전 기회가 점차 줄어들었던 박병호는 팀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그리고 5월28일 KT와 삼성의 1대1 트레이드로 동갑내기 오재일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이적 후 4경기 3홈런을 때려내며 폭발력을 보인 박병호는 6월13일 대구 LG전에서는 한미 통산 400홈런도 달성했다. 이후에는 타격감이 조금 떨어졌고 7월 중순에는 햄스트링 손상을 입어 자리를 비우는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8월 한 달 동안 7개의 홈런을 치며 개수를 쌓아나간 박병호는 9월에도 홈런 행진을 이어가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만원 관중으로 가득찼다. 2016년 개장한 ‘라팍’이 평일 매진을 기록한 건 전날 롯데전 이후 두번째다. 팬들로 가득찬 라팍에서 박병호는 시원한 홈런포로 보답했다. 박병호가 시즌 20호 홈런을 마크하면서 삼성은 구자욱(26홈런), 김영웅(25개), 이성규(20개), 박병호 등 20홈런 타자를 4명이나 보유하게 됐다. 한 시즌 20홈런 타자를 4명 이상 배출한 건 2018년 이후 6년만이다. 타격하는 삼성 박병호. 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구 | 김하진 기자 2024.09.04 20:41
스포츠종합
케냐의 육상 세계기록 보유자, 도핑 위반으로 무려 6년 자격 정지로넥스 키프루토. AFP 10㎞ 로드 레이스 세계 기록 보유자인 로넥스 키프루토(25·케냐)가 도핑 규정을 어긴 혐의로 6년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BBC는 6일 “키프루토가 선수생체통제파일(ABP·Athlete Biological Passport)을 통해 금지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키프루토가 2020년 발렌시아에서 세운 기록,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따낸 1만m 동메달이 모두 발탁된다”고 보도했다. 키프루토가 2020년 발렌시아에서 세운 10㎞ 최고기록(26분24초)도 취소된다. 선수생체통제파일(ABP)은 선수의 생체 특성과 생리학적 변화를 추적해 도핑을 감지하는 데 사용된다. 선수 혈액 및 소변 등을 통해 선수가 금지약물을 사용할 때 변화하는 수치를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식이다. ABP는 스포츠에서 도핑을 막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금지 처분을 집행한 경기윤리유닛(AIU)은 “패널은 키프루토의 변론을 기각했다”며 “ABP의 비정상적인 변화는 혈액 조작과 같은 것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키프루토는 스포츠 중재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그는 2023년 5월 11일에 금지 처분을 받기 전에 이미 불법 도핑 규칙을 위반한 혐의로 잠정적으로 선수 자격이 정지됐다.
김세훈 기자 2024.06.06 08:16
야구 스경X현장
[스경X현장]최다 홈런 신기록 보유자 최정, 시즌 17호포로 홈런 단독 선두 등극…SSG, 키움전 싹쓸이하며 8연패 후 4연승2일 고척 키움전에서 홈런을 친 SSG 최정. SSG 랜더스 제공 최근까지 긴 연패에 빠져있던 SSG가 키움을 제물로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SSG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원정 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SG는 지난 5월30일 삼성전 이후 4연승을 이어갔다. SSG는 최근 8연패에 빠지며 잠시 암흑기를 겪었다. 지난달 30일 가까스로 연패에 탈출한 SSG는 장타를 앞세워 다시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1회부터 홈런이 나왔다. 2사 1루에서 길예르모 에레디아가 4구째 144㎞짜리 직구를 받아쳐 중간 펜스를 넘겼다. 에레디아의 시즌 8호 홈런. 3회에는 최정이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로 나선 최정은 키움 두번째 투수 박윤성이 던진 4구째 138㎞짜리 직구에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를 좌측 담장으로 넘겼다. 비거리 115m의 시즌 17호 홈런. 전날 최정은 한 경기 두 개의 홈런을 쳤다. 또한 1500타점과 1400득점도 기록했다. 1500타점은 KBO 역대 2번째 기록이며, 우타자 최초 기록이다. KBO 역대 최연소 기록(만 37세 3개월 4일)도 달성했다. 기존 기록은 KIA 최형우가 달성한 만 39년 6개월 4일이었다. 2일 고척 키움전에서 홈런을 때려내는 SSG 최정. SSG 랜더스 제공 1400득점은 KBO리그에서 나온 첫 기록이다. 득점은 이미 매번 신기록을 써가고 있다. 최정은 2023년 9월 6일 대전 한화전에서 1356 득점을 기록하며, KBO리그 통산 최다 득점 신기록을 달성한 적이 있다. 전날까지 KT 강백호와 홈런 공동 1위를 기록했던 최정이 또 홈런포를 가동하며 단독 1위에 등극했다. 최정은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다. 지난 4월24일 사직 롯데전에서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쏘아올리며 이 부문 KBO리그 신기록을 썼다. 그리고 홈런을 추가할 때마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최정은 앞서 세 차례 홈런왕을 차지한 바 있다. 올시즌 페이스대로라면 네번째 홈런왕 달성도 가능하다. 2일 고척 키움전에서 타격하는 길예르모 에레디아. SSG 랜더스 제공 4회에는 키움이 반격을 시작했다. 1사 1루에서 김웅빈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김건희가 1타점 2루타를 치며 선발 박종훈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이어 임병욱이 바뀐 투수 이기순을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치면서 2-3으로 쫓아갔다. 하지만 SSG는 5회 무사 1·3루의 찬스를 다시 만들었고 에레디아와 한유섬의 연속 좌전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다. 하재훈이 바뀐 투수 문성현을 상대로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아웃되면서 타점 하나를 올렸다. 점수는 6-2로 다시 벌어졌다. 이날 양 팀 선발 투수들은 부진했다. SSG 박종훈은 3.1이닝 3안타 2볼넷 1삼진 2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키움 전준표도 2이닝 3안타 1홈런 3볼넷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SSG는 이기순(1.2이닝)-한두솔(2이닝)-노경은(1이닝)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키움 타선을 막았다. 상무 입대를 앞둔 이기순은 첫 승리를 올렸다. 키움은 박윤성(1.2이닝 1실점)-김재웅(0.1이닝 3실점)-이 실점을 허용한게 뼈아팠다. 이어 등판한 문성현(2이닝)-조상우(1이닝)-김성민(1이닝)-주승우(1이닝) 등이 무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이번에는 방망이가 식었다. 결국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전부터 4연패에 빠졌다.
고척 | 김하진 기자 2024.06.02 17:22
스포츠종합
김민섭, 남자 접영 200m 세계 기록 보유자 꺾고 정상 ‘파란’···자유형 400m 김우민-배영 200m 이주호도 우승, 한국 수영 ‘경사’황선우와 김우민(왼쪽)이 26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를 겸해 열린 ‘KB금융 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후 경기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2024.3.26 psik@yna.co.kr 연합뉴스 김민섭(독도스포츠단)이 접영 200m에서 세계 기록 보유자 크리슈토프 밀라크(헝가리)를 꺾었다. 김민섭은 3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2차 대회 둘째 날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1분55초47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지난 3월 대표 선발전에서 자신이 작성한 한국 기록 1분54초9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세계 기록 보유자 밀라크보다 빠르게 레이스를 마쳤다. 밀라크는 1분55초67로, 김민섭보다 0.20초 느렸다. 밀라크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과 2019년 광주·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접영 200m 챔피언이다. 이 종목 세계 기록(1분50초34)과 올림픽 기록(1분51초25)을 모두 보유했다. 전날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4분15초62로 은메달을 딴 김민섭은 대회 두 번째 메달은 금빛으로 장식했다. 한국 수영은 이날 김민섭을 비롯해 자유형 400m 김우민(강원도청), 배영 200m 이주호(서귀포시청)까지 3명의 챔피언을 배출하며 환호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을 노리는 김우민은 주종목 자유형 4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우민은 결승에서 3분44초81로, 3분47초73의 2위 마르코 드 툴리오(이탈리아)를 여유 있게 제쳤다. 김우민은 지난 2월 2024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도 3분42초71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남자 자유형 400m 챔피언에 올랐다. 이주호도 남자 배영 200m에서 1분56초73으로 정상에 올랐다. 2위는 1분57초28의 다케하라 히데카즈(일본)였다. 이주호는 전날 배영 100m 2위(54초03)에 머문 아쉬움을 주 종목 배영 200m 금메달로 씻어냈다. 반면 황선우(강원도청)는 이틀 연속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에게 아쉽게 패했다. 자유형 100m 결승에서 황선우는 48초51로, 48초49에 터치패드를 찍은 포포비치에게 0.02초 차 뒤진 2위였다. 황선우는 전날 자유형 200m에서도 1분45초68로 1위(1분44초74)로 레이스를 마친 포포비치에 밀렸다.
이정호 기자 2024.05.31 10:02
사회 사람@세상
[사람@세상]승무 예능보유자 정재만 교수세계평화 기원 108 승무 한마당 승무는 홀로 추는 춤이다. 정신의 깊이가 없으면 춤사위가 거칠고 산만해지기 십상이다. 어지간한 춤꾼조차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어렵다. 그런 승무를 108명이 함께 추는 공연이 열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인 숙명여대 정재만 교수와 제자들이 펼치는 춤판이었다. 지난 5월 20일 오후 7시 30분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평화의 꽃 108 승무제’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큰 제목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내걸었고 그에 더해 세상의 고통과 갈등을 풀려는 해원의 바람을 담았다. 본디 춤은 제사와 의식에서 비롯하고 발전한 것이다. 인간의 육신이 빚어내는 몸짓으로 하늘과 땅을 잇고 영혼의 자유로움을 그려낸다. 정재만 교수의 특이한 이력은 춤이 가진 종교성과 통해 있다. 어린 시절 그는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다녔다. 수원 재인청이 가까웠던 화성의 고향마을에는 매일 굿판이 그치지 않았다. 걸음마를 배울 적부터 오며 가며 춤을 보고 따라했다. 10대 후반이 되어서는 웬만한 춤은 몸에 배었다. 신학교보다는 마을 마당이 스승이자 학교가 된 셈이다. 더 이상 배울 춤이 없자 국립무용단의 송범 선생을 찾아갔다. 배우러 간 것이 아니라 모든 춤을 배워서 간 것이다. 스승은 그를 인간문화재인 한영숙 선생께 맡겨 이수자 교육을 받게 한다. 그리고 50년 가까이 삶이 춤이고 춤이 인생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춤사위부터 시작합니다. 몸이 자연스럽게 풀리고 마음에 흥이 생기지요. 잘 때까지 춤추지 않는 순간이 없습니다.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10대부터 지금까지 춤 이외의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모릅니다. 춤에는 어떤 감정도 다 담을 수 있으니 나이를 먹을수록 더 깊어지고 익어갑니다. 다른 목적 없이 오직 사랑하며 견딜 수 없을 만큼 춤을 추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로렌조 축제에서 했던 승무공연은 스승께 진 빚 하나를 갚는 계기가 됐다. 여름이 한창일 때 야외에서 펼친 춤마당이었다. 내려쬐는 태양의 빛과 열기가 춤사위에 실린 육체와 영혼을 다 날려버렸다. 순간과 순간을 이어가는 승무의 느린동작은 이탈리아 사람들의 마음까지 빼앗았다. 춤을 추던 정재만 교수는 자신과 관객, 이탈리아의 하늘빛과 1년 전 돌아가신 한영숙 선생의 마음이 일체가 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승무는 산 사람과 죽은 이를 잇고 이승과 저승을 이어가며 시간과 공간을 일치시키는 독특한 무용이다. 그것이 승무를 한국 춤의 백미라고 꼽는 이유다. “승무를 크게 호남류와 경향류로 나눕니다. 호남류는 기예가 중심이 되어 살아 있는 사람과 나누는 교감이 주가 됩니다. 제가 추는 경향류 승무는 죽은 자와 산 자, 하늘과 사람과 나누는 교감이 주제입니다. 스승이신 한영숙 선생님은 뼈에서 우러나야 춤이 된다고 했습니다. 사람과 세상을 잇고 감동을 주려면 그만큼 연륜이 쌓여 철학이 생겨야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예쁜 춤 보다는 아픔과 기쁨이 담긴 춤을 춰야 합니다.” 승무는 공간의 구성미가 뛰어나 어떤 종류의 춤과도 구분된다. 긴 장삼자락이 그리는 선은 육신의 제약을 확장하여 하늘까지 닿는 염원을 시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어떤 춤보다 몸짓이 크지만 절제가 담겨 있고 육체와 정신, 동작과 정지의 조화를 보여준다. 여럿이 함께 승무를 춘다는 것은 어려움을 넘어 모험에 가깝다. 이번 공연을 함께하는 100명이 넘는 제자들은 모두 10년 넘게 춤을 춘 문화재 전수자이거나 이수자들이다. 그래야 겨우 호흡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학생으로 하늘의 뜻을 땅에 전하려던 어릴 적 꿈은 땅과 사람과 하늘을 잇는 춤의 몸짓으로 바뀌었다. 춤은 언제나 변한다. 대상과 상황에 따라 한 동작도 다른 의미가 되어 태어난다. 춤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위로하겠다는 춤추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은 반드시 좋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다. 김천 mindtemple@gmail.com
2007.05.29 00:00
육아/교육
기억력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 에란 카츠의 두뇌 이야기천재적인 기억력의 보유자 에란 카츠가 신간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을 발간하고 한국을 찾았다. 이 책은 기존의 지루하고 딱딱한 주입식 자기계발서가 아닌 소설의 형식을 빌려 그가 독자에게 이야기해줄 ‘뇌’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들을 담아냈다. 스토리에 빠져 탐독하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뇌를 깨우는 법’을 익힐 수 있는 것이다. 에란 카츠를 직접 만나 뇌와 기억법 그리고 학습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에란 카츠의 한국 이야기 안녕하세요. 이번이 몇 번째 한국 방문인가요? 2008년에 「슈퍼 기억력의 비밀」이란 책으로 내한했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입니다. 이번 책에 한국계 학생 ‘미선’이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팔만대장경, 세종대왕 등이 소재로 나옵니다.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뭔가요? 한국에 처음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과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태어나자마자 헤어진 형제처럼 닮았어요. 양국은 교육이나 학습에 대한 큰 열정을 갖고 있죠. 또 한국이 미국의 큰 기업을 상대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이스라엘 사람들의 용기가 떠올랐어요. 한국에서는 유대인식 교육법에 대해 큰 흥미를 갖고 있는데, 알고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학습 능력이나 기억력을 키우는 유대인식 방법을 물어보곤 합니다. 그렇지만 제 생각에는 한국의 학습법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이스라엘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스라엘 친구와 한국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친구는 ‘한국 하면 삼성과 LG’가 떠오른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게 한국에 대해 아는 것 전부야?’라고 되물었더니 좀 더 생각한 뒤 ‘아! 강남스타일’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한국인의 아름다움과 지혜, 고유 문화에 대해 알리고 싶어요. 책의 반응은 좋아요. 이미 이스라엘에서 베스트셀러가 됐고 많은 독자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그중 한 분이 이미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고 저에게 알려왔어요. 한국 관광청에 로열티라도 받아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웃음). 한국 문화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했나요? 책을 통해 한국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특히 뇌나 기억력의 발달과 관련해 언어를 쉽게 익히는 기술을 찾다가 세종대왕을 알게 됐어요. 누구나 한 달 만에 익힐 수 있는 글자, 한글을 만들었다는 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두뇌력, 연습하기 최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간은 점점 뇌를 쓰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서 예전에는 머리로 기억했던 정보를 기술로 대체하게 됐죠.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는 뇌를 더욱 단련해야 해요. 저는 아직도 기계가 인간 두뇌의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능력,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능력, 직관이에요. 첫 번째 가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우연이 아니에요. 경험과 직관에 의한 우리의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또 축구선수가 순간적으로 ‘슛을 할까, 아니면 패스를 할까’ 하는 정보들은 단 1초 만에 연산된다고 해요. 결코 컴퓨터가 대신할 수 없는 능력이죠. 기억력 천재 에란 카츠씨는 휴대전화에 번호를 저장해서 쓰나요? 사실 정신적 게으름과의 싸움인데, 기억력은 꼭 필요할 때만 쓰고 24시간 늘 쓰지는 않아요. 실제로는 거의 외운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제 단축 번호 1번은 큰딸의 전화번호인데 항상 그렇게 쓰다가 직접 전화할 때 생각이 나지 않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아내에게 전화를 한 적이 있죠(웃음). 사실 기억력에 그렇게 집착할 필요는 없어요. 두뇌력과 기술력을 절충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에란 카츠씨의 두뇌력 연습법을 위한 생활습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뇌를 위한 활동은 기본적으로 다 좋은데 제일 좋은 방법은 독서입니다. 그리고 십자 퍼즐, 외국어 공부 혹은 라디오, 교양 프로그램이나 뉴스를 보는 것 등 정신적 활동을 자극하는 것은 모두 두뇌력에 도움이 됩니다. 게임 중에서는 ‘앵그리버드’가 좋아요. 게임을 통해 실수를 깨닫고 다시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요. 실수를 깨닫고 다시 시도해본다. 마치 교육 지침서 같은 이야기인데요? 맞아요. 아이들에게는 “넌 천재야”라고 칭찬하는 것보다 “실수를 고치려고 노력했다”라고 칭찬해야 해요. 앵그리버드는 실패를 했을 때 같은 방법으로 다시 시도하는 건 의미가 없죠.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클리어되니까요. 인생을 보더라도 ‘옳은 실수’를 많이 하는 게 좋아요. 유대인들은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항상 질문을 하고 고쳐나갑니다. 그런 결과로 수많은 노벨상을 탈 수 있었지요. 공부 잘 하는 법 두 딸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에란 카츠씨의 자녀교육법을 묻고 싶어요. 최고의 교육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거죠. 이런 방법으로 외우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대신 큰 시험이 있을 때 딸들이 알아서 저에게 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물어봅니다. 그때 즐겁게 가르쳐줘요. 아이들이 압박받지 않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아버지의 기억법을 배웠다면 딸들이 1등을 놓치지 않겠어요. 1등이 되려고 하지 말라고 해요. 대신 2등 정도를 노려보라고 하죠. 아마 결과적으로 압박받는 1등보다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로 저는 제 아이큐를 몰라요. 그것에 대한 관심도 없고요.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가가 중요한가요? 그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가 중요하죠.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공부법이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할 때 보통 순서대로 하라고 하잖아요? 그러지 말고 흥미가 있는 것부터 공부하라고 얘기해야 합니다. 그렇게 흥미로운 부분부터 익히다 보면 공부하는 재미가 붙으면서 학습 효과가 높아지죠. 유대인들이 쓰는 방법 중에는 학습 중 재미없는 부분을 만나면 일어나서 다른 사람과 함께 공부하라는 것이 있어요. 서로 논쟁하고 질문을 하며 “왜 그렇게 생각하지?”, “다른 방법은 없나?”에 대한 질문과 반박이 이어지면서 흥미를 유발시키는 거죠. 우리나라의 공부법은 선생님이 가르치고 학생들이 받아 적으며 외우는 수동식이 대부분인데요.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문제에 대한 도전과 질문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어떨까요? 기억을 잘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최고의 팁은 열정을 갖는 겁니다. 일상의 사소한 부분에서도 열정과 흥미를 가진다면 훨씬 더 기억을 잘 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어요.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억법 팁을 알려주세요. 일어나서 논쟁하는 것에 대해 얘기했듯이 고등학교 이상인 자녀들에게 시험공부를 하거나 복습을 할 때 일어나서 조금씩 걸으면서 생각을 하도록 해보세요. 뇌로 흐르는 혈류와 산소 공급량이 늘어나 집중하고 기억하는 데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걸으면서 문제를 복습하게 되면 절반의 시간으로 2배의 양을 외울 수 있습니다. ADHD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덧붙여 살까지 뺄 수 있고요(웃음). 에란 카츠가 전하는 당신의 뇌를 위한 한마디 ●나쁜 기억과 나쁜 경험은 무거운 짐과 같아요.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하는 데 방해가 되지요. 유대인은 살아남으려면 박해의 기억을 지우고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망각은 훌륭한 선물이 될 수 있어요. ●피곤할 때는 절대로 결정을 내리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결정은 제한적인 질 높은 정보를 바탕으로 내린 것이지요. 정보량이 늘어나면 오히려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로드맵을 작성할 때는 두세 개의 길을 제시해야 합니다. 많은 정보가 아닌 양질의 정보 2~4개면 충분해요. 예를 들어 주식을 할 때 40가지 정보로 판단하는 것보다는 3가지 정보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특정한 기술을 계속 연마하다 보면 직관이 발달합니다. 직관은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기술이지요. 합리적인 측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직관을 작동시켜야 합니다. ●가슴과 논리가 충돌하면 언제든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르세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결국 정해진 시간 동안 우리가 빌려 쓰는 것일 뿐입니다. 절제하면 오히려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자제력을 발휘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실수를 저지른 후에는 얼마든지 교훈을 얻고 그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데, 자만심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이 내리는 벌 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오직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가 있을 뿐입니다. ●미래에 더 나은 결정을 내리려면 자기비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평가해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변화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지금껏 했던 그 어떤 맹세보다 뛰어난 ‘최고의 맹세’를 하세요. 정해놓은 시간 동안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맹세를 하십시오. 에란 카츠는… 1965년 이스라엘 출생으로 천재적인 기억술로 유명하며, 5백 자리의 숫자를 단 한 번 듣고 기억해 기억력 부문에서 세계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98년 설립한 메가마인드 메모리 트레이닝의 CEO로 기억 증진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저는 제 아이큐를 몰라요. 관심도 없고요.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가가 중요한가요? 그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가 중요하죠”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김영길 ■참고 서적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에란 카츠 저, 민음사)>
2013.07.04 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