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아르헨 대 브라질 ‘인생 축구 경기’ 보러 갔다가…이 남자들이 쫓겨난 이유... 예선전 경기는 시작 전부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남미의 대표적 축구 강국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오랜 기간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이번 경기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민이...
조형국 기자 2025.03.27 08:10
국제
아르헨 대 브라질 ‘인생 축구 경기’ 보러 갔다가…이 남자들이 쫓겨난 이유... 예선전 경기는 시작 전부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남미의 대표적 축구 강국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오랜 기간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이번 경기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민이...
조형국 기자 2025.03.27 08:10
경제
‘잘나가는 K-딸기’ 브라질에도 수출한다…검역 협상 타결... 당국과 국산 딸기 수출을 위한 검역 협상을 추진해왔고, 약 8년 간의 협상 끝에 지난달 26일 브라질 검역 당국이 한국산 딸기 수입을 공식화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로 딸기를 수출하려는 농가는...
#딸기 #수출 #브라질 #검역
안광호 기자 2025.03.04 12:26
국제
‘선거 불복’ 쿠데타 꾸민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재판행... 상원의원들과 오찬을 하기 위해 브라질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극우 세력을 조종해 군사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2년 대통령...
조형국 기자 2025.02.19 14:06
국제
[영상]브라질 상파울루 번화가에 소형 항공기 추락···버스와 충돌... 출처 엑스 @volcaholic1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의 번화가에 소형 항공기가 추락해 버스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상파울루시 서부...
선명수 기자 2025.02.07 20:13
축구
‘토트넘 계륵’ 헤어질 결심 굳혔다···“히샬리송, 여름에 브라질 아닌 사우디로 이적할 듯”토트넘 히샬리송. Getty Images코리아 토트넘 계륵으로 전락한 공격수 히샬리송(27)이 이번 여름에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날 것이라는 브라질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브라질 이적시장 전문가 호르헤 니콜라는 15일 “히샬리송은 플라멩구, 파우메이라스 등 브라질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에서 잇단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브라질 복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히샬리송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두 클럽이 시즌 중반에 큰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결국 토트넘에서의 생활을 실패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에 나서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히샬리송은 2022-23시즌 무려 6000만 파운드(약 113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에 합류했다. 왓퍼드를 거쳐 2018-19시즌부터 에버턴에서 매 시즌 10골 이상씩 넣으며 주포로 활약하며 주가를 올린 히샬리송은 ‘짠돌이’ 토트넘의 지갑을 열게 했다. 그러나 그는 입단 후 제대로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첫 시즌에 리그 27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엔 리그 28경기에서 11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하는가 했지만 올 시즌은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활약도가 줄었다. 그는 개막 후 2경기에 나섰다가 2달 동안 근육 부상으로 재활을 거듭했다. 복귀 이후에도 햄스트링 부상, 종아리 부상 등 수없이 부상이 반복됐다. 그는 리그 10경기에 출전, 3골에 그치고 있다. 토트넘 히샬리송. Getty Images코리아 올 시즌 초반 이적설이 나올 때만 해도 히샬리송은 토트넘에 남아 계속 경쟁을 이어갈 뜻을 보였다. 그러나 갈수록 팀내 입지가 불안해지고 새로운 환경 변화가 필요한 상황으로 흘러가면서 결국 이적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브라질에서 강력한 러브콜을 했지만, 많은 돈을 제시한 사우디행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는 “히샬리송은 플라멩구, 파우메이라스, 플루미넨시 중 한 곳으로 갈 것처럼 보였지만, 사우디 측에서 토트넘에서 받는 연봉 750만 유로(약 120억 원) 의 두 배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양승남 기자 2025.04.15 19:37
스포츠종합
외국인 사령탑과 ‘통합 4연패’ 이룬 대한항공…브라질 출신 헤난 감독 선임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신임 감독. 대한항공 배구단 제공 대한항공의 선택은 이번에도 외국인 감독이었다. 대한항공은 10일 “브라질 출신 헤난 달 조토 감독을 2025~2026시즌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며 “국제 배구계에 널리 알려진 지도자로, 팀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헤난 감독은 16세의 어린 나이에 브라질 국가대표로 발탁돼 1989년까지 주축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며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크게 활약했다. 브라질 배구 역사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지도자로 변신한 후에는 브라질 명문 구단인 시메드, 우니술과 이탈리아의 시슬레이 트레비소에서 감독으로 활동하며 선수 육성과 팀 전술 운용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다. 2017~2023년까진 브라질 남자대표팀 감독을 역임해 2019년 월드컵 우승, 2021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 2023년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 확보 등 굵직한 성과를 이뤘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신임 감독. 대한항공 배구단 제공 외국인 감독과 함께 V리그의 새 역사를 썼던 대한항공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후임으로 다시 한번 외국인 사령탑을 택했다. 첫 외국인 사령탑이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과 2020~2021시즌 통합우승을 한 대한항공은 이어 틸리카이넨 감독과 2021~2022, 2022~2023, 2023~2024시즌까지 4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틸리카이넨 감독이 2024~2025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끝으로 물러나며 헤난 감독을 구단 세 번째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간 외국인 감독 선임을 통해 선진 배구 접목에 성공했다”며 “헤난 감독이 선수단 세대교체와 전술 고도화를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헤난 감독은 5월초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배재흥 기자 2025.04.10 14:33
축구
이렇게 볼 다루면 옐로카드? 브라질축구협회 결정 옳을까멤피스 디파이가 볼 위에 양발로 올라가 있는 장면. 멤피스 디파이 SNS 브라질 코린치안스 소속 공격수 멤피스 디파이(31)가 ‘양발 볼 올려놓기’ 기술을 금지한 브라질축구협회(CBF)를 비판하고 나섰다. 디파이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브라질에 온 이유 중 하나는 ‘조고 보니투(Jogo Bonito·아름다운 축구)’를 직접 경험하고 싶어서였다”며 “CBF는 두 발로 공을 밟는 퍼포먼스조차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이 축구에서 그렇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다. CBF는 경기 중 두 발로 공 위에 서는 행위를 한 선수에게는 옐로카드를 부여하고 상대팀에 간접 프리킥을 선언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행위가 상대를 도발하고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3월 28일 ‘파울리스타 A1’ 결승전에서 발생했다. 코린치안스가 팔메이라스를 상대로 앞선 경기 막판, 디파이는 코너 플래그 인근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듯한 페인트 동작 후 양발로 공을 밟으며 시간을 끄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에 분노한 팔메이라스 선수들이 항의하면서 양 팀 간 대규모 충돌이 벌어졌고, VAR 판독 끝에 팔메이라스의 교체 골키퍼 마르셀루 롬바와 코린치안스 미드필더 호세 마르티네스가 퇴장당했다. 해당 상황으로 인해 추가 시간만 18분이 주어졌다. CBF는 이후 각 구단에 보낸 공문에서 “이 행위는 상대에 대한 도발이며 경기 자체에 대한 무례한 태도”라고 설명했다. 디파이는 “이곳에는 엄청난 재능과 열정이 넘치며 우리는 경기장에서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규제가 그 본질을 해치고 있다. 누가 이 아름다운 축구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가”라고 쓴소리를 더했다. 또한 디파이는 “정말 중요한 규정은 경기력 향상이나 팬, 선수, 구단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향이어야 한다”며 “이런 어이없는 발표보다는 스포츠 본질과 산업적 가치를 함께 살리는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대표팀 간판 네이마르도 해당 사안과 관련해 “축구가 점점 더 지루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디파이 발언은 간접적으로 동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BBC는 “브라질 축구의 상징이자 자부심으로 여겨져 온 ‘조고 보니투’ 철학이 행정적 규제로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2025.04.09 05:38
연예
‘글로벌 스타’ 스키즈, 결국 브라질도 달궜다스트레이 키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콘서트 현장.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소속사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 1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에스타디오 니우통 산투스(Estádio Nilton Santos)에서 월드투어 ‘Stray Kids World Tour
이선명 기자 2025.04.03 12:21
국제
룰라 돌아온 브라질 ‘민주주의 위기’ 여전“무너진 나라를 재건하겠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023년 1월 1일(현지시간)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세 번째 임기를 공식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이날 취임으로 룰라는 12년 만에 대통령으로 돌아왔다.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지난 1월 8일(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에 불복하며 폭동을 일으키고 의회 인근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임기 시작 일주일 만에 위기가 찾아왔다. 룰라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극우 세력이 폭동을 일으켜 의회, 대법원, 대통령궁을 습격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 수천명은 지난 1월 8일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에 침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건물을 점령했다. 난동은 경찰이 고무탄과 최루액을 사용해 진압에 나선 뒤에야 진압됐고, 시위대 수백명은 체포됐다. 룰라는 3부 수장과 공동성명을 통해 폭동을 비판하고, 엄중한 처벌 의사를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정상 역시 성명을 내 브라질에서 일어난 폭동을 규탄했다. 다음날 브라질 시민들은 폭동에 반대하며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룰라의 집권과 수사 그리고 구속 대선에서 수차례 낙방을 거듭했던 룰라는 네 차례 도전 끝에 2003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후 2007년 재선에 성공했다. 브라질 역사상 처음으로 엘리트가 아닌 가난한 노동자 출신의 대통령이 탄생했다. 경제 부도 위기에 처한 브라질은 룰라 집권 이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매달 30달러씩 제공하는 ‘보우사 파밀리아’ 등 적극적인 빈곤층 지원 정책을 통해 약 2000만명의 브라질 국민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연금개혁, 브라질판 뉴딜 정책, 브라질 최초 월드컵·올림픽 유치에 성공했고, 이 시기 브라질은 사상 최저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룰라의 퇴임 직전 지지율은 87%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민주화 운동가 출신으로 룰라 정부의 장관이었던 후계자 지우마 호세프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2010년 정권 재창출에도 성공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룰라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그는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지도자였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까지 거론됐다. 이랬던 룰라가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선 곧 대대적인 수사에 직면했다. 브라질 내 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브라질 역대 최고의 인기 대통령은 한순간에 ‘부패 정치인’으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결국 2018년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구속되면서 순식간에 ‘수감자’ 신세로 몰락했다. 사법부는 1심에서 룰라에게 9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상고법원에서는 12년으로 증가했다. 이는 2021년 대법원에서 결국 무죄 확정판결을 받고 뒤집혔지만, 그 전까지 룰라는 580일 동안 감옥에 투옥돼야 했다. 룰라에 대한 수사를 주도한 것은 세르지우 모루라는 브라질 엘리트 연방판사였다. 그는 일명 ‘세차작전’으로 광범위한 반부패 수사를 벌였다. 노동자당의 4번에 걸친 정권 창출에 보수정당, 언론, 기득권층, 종교계의 반감이 심했다. 이런 가운데 명확한 물증 없이 룰라와 호세프는 부패 혐의자로 내몰렸다. 모루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 검증 없이 전달되면서 의혹과 수사만으로 전·현직 대통령 2명의 범죄는 기정사실화돼버렸다. 결국 정부·여당 인사들이 잇따라 구속됐다. 의회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호세프가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사용(재정회계법 위반)했다는 이유로 탄핵을 추진했다. 여당은 국영은행 자금을 사용한 것은 관례이기 때문에 불법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경제위기로 민심이 나빠진 상황에서 결국 정책적 실수에 가까운 예산작성 규칙 위반으로 재선 후 2년여 만인 2016년 탄핵당한다. 호세프의 탄핵과 룰라의 구속으로 브라질은 좌우 양극단으로 더 극심하게 분열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 AFP연합뉴스 보우소나루 집권과 브라질 민주주의 위기 호세프가 탄핵당하고 룰라가 구속되면서 노동당 정권이 몰락하자 2018년 대선에서 과거 군부독재 시절 군인 출신인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브라질 민주주의는 급속도로 몰락해갔다. 그는 거침없는 혐오 발언과 막말을 일삼았다. 과거 인권탄압을 저질렀던 군부독재 정권을 찬양하는 발언도 했다. 보우소나루는 ‘남미의 트럼프’라는 별명답게 총기 소유 권리 확대와 임신 중단 반대, 반이민 정책, 환경규제 철폐, 코로나19 경시 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슷한 정책을 추진했다. 또 흑인, 원주민,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등에 대한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그들을 배제했다. 아마존 환경은 급격히 파괴됐다. 그가 집권하는 동안 브라질의 시민권은 제한되고 국민의 범위는 축소됐으며 군부와 직계가족의 영향력은 확대됐다. 결국 보우소나루는 2022년 대선에서 재등장한 룰라에게 패배했다. 하지만 그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표를 도둑맞았다”며 선거가 조작됐다고 말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며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현재 보우소나루는 대선 불복 폭동 조장 혐의를 비롯해 다양한 범죄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다. 브라질 정부는 그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그는 명확히 응답하지 않은 채 여전히 미국에 머물고 있다. ‘민주주의 위기’ 미국·브라질 그다음은…?오랜 군사독재와 쿠데타로 불평등과 인권탄압이 지속됐던 브라질은 1979년 이후 단계적인 민주화 정책을 펴 1989년 처음 직접선거를 시행했다. 그러나 오랜 독재와 백인 주류 계층이 자리한 브라질의 기득권은 공고했다. 브라질의 대선 불복 폭동은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미 연방의회를 습격한 미국의 1·6 의회 폭동과 ‘판박이’다. 브라질 싱크탱크인 이가라페 연구소의 공동설립자인 호베르트 무가는 “브라질 시위대의 습격과 미국 ‘1·6 폭동’ 사이의 유사성은 우연이 아니다”라면서 “이번 집단 폭동은 예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이 트럼프 지지자들과 마찬가지로 수년간 가짜뉴스에 길든 결과가 이번 사태라는 분석이다. 브라질과 미국뿐 아니라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우파 포퓰리즘이 확산하고, 부정선거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민주주의의 위기는 언제,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모른다.
최서은 국제부 기자 2023.03.24 12:50
국제
그때 그 룰라, 그때와 다른 브라질남미의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지난 10월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선거 결선에서 승리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꺾고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에 당선됐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룰라 당선인 앞엔 아마존 삼림 복구와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선거기간 동안 분열된 국론 통합 등 대형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 10월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상파울루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 게티이미지 ‘브라질 좌파 아이콘’의 귀환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이날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노동당(PT) 후보 룰라 전 대통령이 50.90%를 득표해 49.10%를 얻은 자유당(PL) 소속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3~2010년 대통령 연임을 했던 룰라 당선인은 퇴임 12년 만에 권좌에 복귀, 2023년 1월 1일부터 세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룰라 당선인의 승리는 아슬아슬했다. 둘의 득표율 차이는 단 1.8%포인트. 1989년 브라질의 대선 직선제 도입 이래 역대 최소 득표 차였다. 현 보우소나루 정권의 실정에 분노한 이들이 근소하게 더 많았지만, 진보·보수 유권자가 총결집할 정도로 이념 대결이 극심했다는 얘기다. 이를 의식한 듯 룰라 당선인은 대선 승리 확정 후 연설에서 “오늘 유일한 승자는 브라질 국민”이라며 “나는 나를 뽑아준 이들뿐만이 아니라 2억1500만 브라질인을 위해 일할 것이다. 브라질은 2개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이라고 강조했다. 외신은 룰라 당선인의 세 번째 임기에서 가장 시급한 숙제는 양극단으로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실제로 룰라의 ‘통합 정치’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룰라 당선인은 자신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을 의회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지난 10월 2일 치러진 연방의회 선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자유당은 하원에서 기존보다 22석이 늘어난 99석을 확보, 1998년 이래 단일 정당으로선 최대 의석을 차지했다.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다른 우파 정당들까지 합하면 하원의 절반가량이 보수우파 세력이다. 상원도 전체 81석 중 자유당이 13석을 차지했다. 포린어페어스는 보우소나루의 측근들이 브라질에서 가장 큰 3개주에서 주지사로 당선됐고, 자유당의 의회 지배력도 커졌기 때문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더라도 그의 극우 정치 운동의 미래는 보장돼 있다”고 분석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대선결과에 불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선결과 발표 뒤 일부 지역에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트럭운전사들이 뛰쳐나와 시위를 벌이면서 26개주에선 도로가 차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패배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모호한 태도가 지지자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전자투표 기기의 신뢰성에 대해 꾸준히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선거운동 중에도 줄곧 부정선거 가능성을 언급했다. 선거결과가 나오고 나서도 이틀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지난 11월 1일 연설에서 룰라 당선인에 대한 권력 이양 절차 개시를 승인했다. 이마저도 대선 패배를 직접 시인하거나 룰라 당선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강성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에 불복할 여지를 남긴 셈이다. ‘1·2기 룰라 정부’ 때와는 다르다 룰라 당선인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릴 것이란 지지자들의 기대가 실현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룰라 당선인은 대통령을 역임했던 2003~2010년 동안 식량 무상 지원, 최저임금 인상, 최저 생계비 지원 등 강력한 빈곤 퇴치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그의 재임기간에 중산층이 3000만명 이상 늘어났다.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2.7%에서 7.5%로 급상승했다. 당시 석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원자재 수출이 증가하고,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것도 브라질이 경제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후 브라질 경제는 침체기를 맞이했다. 2014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브라질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지금까지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0년간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0.15%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현 정권의 미흡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처,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국내외 여건도 예전과 같은 경제성장을 이끌어내기엔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빈곤문제도 악화됐다. 현재 브라질에서 기아에 시달리는 인구는 3300만명 이상, 빈곤층은 1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룰라 당선인이 경제성장을 위한 뚜렷한 청사진을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룰라 당선인이 사회복지 급여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 이전 재임 동안 제시했던 것과 유사한 빈곤 퇴치 방안들을 제시했지만 이에 드는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는 말하지 않았다며 “그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브라질 바진하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투표 결과에 반대하는 의미로 도로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게티이미지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협회의 섀넌 오닐 선임연구원은 “재산업화와 공공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필요할 수 있지만, 이는 중남미 정치가 21세기 현실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적 자본, 자동화, 지적 재산 창출 등 미래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남미 국가들의 의제는 여전히 20세기 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실망스럽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지구의 허파’ 되살릴 수 있을까 룰라 당선인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라는 난제도 풀어나가야 한다. 보우소나루 정권은 각종 환경 규제 조치를 무력화하고 아마존 개발을 촉진하면서 환경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되기까지 했다. 올해 상반기 아마존 산림의 파괴율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해 약 4000㎢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마존의 환경상태가 더는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다다랐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마리나 시우바 전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룰라의 아마존 우림 보존 도전은 그가 취임했던 2003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브라질 비정부기구인 기후관측소의 마르시우 아스트리니 사무국장도 “하루아침에 환경정책을 뒤집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파괴한 환경 범죄 대응 기구들을 복원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룰라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아마존 환경 보호를 약속해온 만큼 국제사회는 룰라의 환경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후 연설에서 “브라질은 기후위기와의 싸움에서 다시 리더십을 발휘할 준비가 돼 있다. 브라질과 지구는 살아 있는 아마존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환경주의자들과 환경을 중시하는 전 세계 지도자들은 룰라 당선인의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보우소나루 정권 아래 아마존 보호를 위한 기금 지원을 중단했던 최대 공여국 노르웨이는 대선 결과가 나온 바로 다음 날 “과거 두 나라 사이에 있었던 긍정적인 협력 재개 준비를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당선인 측과 연락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는 아마존 보호를 위한 기금 지원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리 국제부 기자 2022.11.04 11:16
국제 전규열의 세계는 창업 중
[전규열의 세계는 창업 중](14)관료주의 깨고…혁신 거듭한 브라질 기업들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위기 상황에도 스타트업 성장세가 뚜렷한 나라가 있다. 높은 세금과 관료주의, 복잡한 행정이라는 ‘브라질 코스트’를 혁신으로 극복한 중남미 최대 스타트업 강국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인구 2억1000만명을 자랑하는 세계 6위의 인구 대국이다. 중위연령이 32세로 비교적 젊은 국가인데 2045년까지 꾸준히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대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이용률은 세계 3위로 온라인 플랫폼에 친숙하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두산 정상에 있는 구세주 그리스도상(거대 예수상)이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다. / Photo by Raphael Nogueira on Unsplash 2018년 브라질 최초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타이틀을 거머쥔 ‘99’를 시작으로 2020년에 6개, 2021년 1분기에만 2개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글로벌 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브라질의 유니콘 기업수는 15개로, 유니콘 기업수가 많은 10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유니콘 기업이 빠르게 늘면서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94억달러로 지난 5년간의 투자액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행정 비효율성을 성장 자양분으로 브라질의 스타트업 성장 원동력은 무엇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브라질의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의 33%에 달한다. 또한 연방·주·시별로 세금의 관할 주체가 다르다. 세금 산정 방식도 복잡할 뿐만 아니라 기업이 브라질 전역에 걸쳐 사업을 하려면 약 3000개의 세무 규정을 알아야 할 정도로 규제가 복잡한 나라다. 복잡한 노동법 탓에 인사관리를 잘못했다가 노동 관련 소송에 휘말리기도 쉽다. 브라질은 복잡한 행정 등 많은 규제 탓에 혁신이 어려운 나라로 꼽힌다. 하지만 브라질은 이러한 비효율성을 스타트업 성장의 자양분으로 발전시켰다. 브라질 스타트업협회(ABStartups)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은 2018년 기준 약 1만5000개로 대다수의 스타트업 기업은 대규모 시장이 형성돼 있고, 통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발달한 남부·남동부 지역에 밀집돼 있다. 브라질 전체 스타트업 기업의 41%가 상파울루주에 있는데 최근 스타트업 기업 설립 지역이 벨루오리존치(Belo Horizonte), 플로리아노폴리스(Florianopolis) 등지로 점차 다양화되는 추세다. 협회 등록 기업의 72%는 25~40세의 청장년층이 주도하는 기업이다. 브라질의 유력 스타트업 분야로는 교육(에듀테크), 농업(애그테크), 금융(핀테크), IT 등이 있다. 대표적 유니콘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전문은행인 ‘누방크(Nubank)’가 있다. 지난해 12월 9일 뉴욕증시에 상장한 첫날 시총 476억달러를 기록하며 단숨에 남미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금융기업이 됐다. 누방크는 콜롬비아 출신 이민자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민 초기 은행 계좌를 만들기 위해 각종 서류를 제출하고도 6개월이나 기다려야 했고, 매월 계좌유지비를 내야 하는 등 관료주의적인 은행서비스를 혁신해야 한다는 생각이 창업의 원동력이 됐다. 누방크는 계좌 개설부터 카드 수령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계좌유지비도 없어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는 브라질 전역 5570개 도시에 약 4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워런 버핏이 찍은 핀테크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브라질의 관료주의적 은행 결제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는 2021년 1분기 기준 7개의 핀테크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차량호출 플랫폼 ‘99’는 일종의 콜택시 개념의 운송 애플리케이션이다. 한국 카카오택시처럼 사용자와 택시기사 및 개인기사를 연결해주는 회사다.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로부터 1억달러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아이푸드(iFood)는 한국의 ‘배달의민족’과 유사한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이다. 모빌(Movile), 내스퍼(Naspers), 인노바 캐피털(Innova Capital)이 주도한 투자 펀딩 라운드에서 5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벤처캐피털 펀드들이 2014년 아이푸드를 인수한 모빌에 4억달러를 투자해 2018년 11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부담스러운 환자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의료 플랫폼인 ‘클릭리피(Click Lifee)’도 있다. 병원 진료를 100%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의사 면담, 처방전 송부, X-레이 공유부터 의사소견서 수령까지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부동산 임대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인 퀸토 안다르(Quinto Andar), 에어비앤비나 알리익스프레스, 스포티파이, 우버 등과 같이 국경을 초월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이뱅스(Ebanx)’도 있다. 대기업·스타트업 간 협력 사례 많아 브라질은 창업에 대한 지원이 다양하다. 정부는 ‘스타트업 브라질’, ‘이노바티바 브라질(Inovativa Brasil)’ 등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 후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민간 기업들은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모비멘토 100 오픈 스타트업’을 통해 소규모 기업체에 기술·금융 지원을 한다. 스타트업 브라질은 2012년 민간의 글로벌 창업 지원 역량 강화와 건전한 창업 문화 형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주로 브라질 정보기술(IT) 업체를 대상으로 창업 자금 및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창업 3년 이하 스타트업 기업이 대상이다. 창업 분야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신속하게 터득하고 해당 분야에서 빠른 시일 내에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노바티바 브라질은 정부 주도의 스타트업 기원 후원 프로그램이다. 기술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 기업을 선발해 해당 분야 중견 기업과 연결해준다. 다양한 창업 관련 전문 강좌도 무료로 제공한다. ‘모비멘토 100 오픈 스타트업’은 혁신 지원 기관인 위노베이트(Wenovate)의 주도하에 진행되는 사업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100개의 스타트업 기업과 기술 자문 및 투자 의향을 가진 대기업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기업·스타트업 기업 간 협력도 스타트업 성장에 발판이 됐다.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대기업의 관심이 커지면서 스타트업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대기업들이 일반 투자자나 기업 후원자 역할 또는 프로젝트 인수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참여하면서 스타트업들은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스페인의 통신기업 ‘텔레포니카’가 기술혁신 허브인 ‘웨이라(Wayra)’를 후원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브라질은 최근 농축산업의 첨단화가 빨라지면서 이 분야 스타트업인 ‘애그테크(Agtech)’도 성장세다. 대부분의 브라질 애그테크 스타트업은 농산업 기술 연구의 중심인 상파울루대 농과대학이 있는 상파울루주에 있다. 이 지역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본떠 ‘애그로텍 밸리(Agrotech Valley)’로 불리며 산학협력 하에 활발하게 농산업 기술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브라질은 최근 복잡했던 법규와 제도를 정비하면서 기업 투자 유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지난해 ‘디지털 정부’를 실현하기 위한 법안을 승인하면서 각종 정부 제공 서비스를 하나의 통합된 디지털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업무 효율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초고속 인터넷 등의 인프라 구축은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2022.04.18 13:32
국제
코로나19로 브라질 원주민 잃게 될지도코로나19는 브라질 아마존 원주민들도 비껴가지 않았다. 광산개발과 삼림 벌채, 산불, 살해 등 원주민들은 그동안에도 터전을 공격받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왔다. 코로나19가 퍼진 후 원주민 공동체는 “이대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는 지난 5월 국제 청원운동 사이트인 아바즈닷오르그(avaaz.org)에 올린 글에서 “원주민들을 잃는 것은 브라질의 큰 비극이자 인류의 엄청난 손실”이라고 밝혔다. 살가두는 브라질 정부와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하면서 이렇게 글을 맺는다. “시간이 없습니다.” 7월 8일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벨로리존치에서 파탁소족 부족장인 아요(왼쪽)와 그의 부인이 마스크를 쓰고 AF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중에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 AFP연합뉴스 브라질원주민연합(APIB)의 최고 책임자 다나맘 투사는 지난달 영국 일간 가디언에 “우리는 절멸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 벨로 몬테 댐 건설 반대 운동의 중심이었던 폴리뉴 파이아칸 카야파 부족장(67)을 비롯해 다수의 원주민 원로들이 지난 6월 17일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뒤였다. 7월 21일 브라질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주 코스타 베르지 지역에서 또 한 명의 원주민 지도자가 사망했다. 약 350명의 사푸카이 과라니족을 이끌어온 도밍구스 베니치 부족장(68)이 코로나19 증세를 보인 후 병원에서 한 달간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난 것이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사푸카이 과라니족 주민 중 8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족민의 25%에 해당한다. 콜롬비아·페루와 국경을 접한 아마조나스주 열대우림에 모여 사는 코카마 부족의 지도자인 에드니 코카마는 코로나19로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최근까지 코카마 부족 중 58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그는 7월 19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할아버지는 코카마어 사전을 만들고 있었다”며 “우리는 많은 지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절멸하고 있다” 브라질 중서부 마투그로수주의 원주민 샤반치족의 지도자인 크리산토 루드조 체레메이와도 얼마 전 부모와 작별했다. 그는 7월 13일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통제 불능이 될까봐 두렵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샤반치족을 단번에 사라지게 할 ‘폭탄’처럼 느껴진다고도 밝혔다. 그는 “부모만 잃은 게 아니라 우리의 전통과 문화도 함께 잃었다”고 말했다. 브라질 북부 파라주 산타렝에서 7월 19일 원주민 보건 특별사무국 소속 직원(오른쪽)이 아라피움족 원주민을 상대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원주민 권리단체인 사회환경연구소(ISA)에 따르면 지난 7월 19일 기준 브라질 원주민 1만5500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최소 523명이 사망했다. 305개 부족 중 110여개 부족에 코로나19가 퍼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7월 20일 화상 브리핑에서 전 세계 원주민 사회가 코로나19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샤반치족에 코로나19를 옮긴 사람은 마을 주변의 콩 농장을 오가는 트럭운전사였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산 중에 원주민 거주지에 대한 정부의 보호 조치는 소홀했다. 광산 개발업자나 삼림 벌채꾼들의 불법 행위를 단속하는 요원들은 봉쇄령에 발이 묶였다. 생계가 어려워진 원주민들은 당국의 보조금을 받으러 시내로 나가곤 했다. 이렇게 외부와의 접촉이 늘면서 코로나19가 원주민 마을로 들어왔다. 원주민들은 물리적 거리 두기가 어려웠고, 병원은 멀리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보건부 산하 ‘원주민보건특별사무국(Sesai)’ 직원들이 광범위하게 코로나19에 노출됐고, 이는 원주민 사회에 바이러스가 더 빠르게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7월 중순까지 특별사무국 직원 1000여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베네수엘라와의 국경 지대에 터를 잡고 있는 야노마미족을 돌보는 약 20%(207명)의 의료진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원주민 거주지의 공공의료 시스템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열악했다. 브라질 인류학자인 루이자 가르넬루는 뉴욕타임스에 “전염병이 발생하기 오래전부터 원주민 건강관리에 대한 예산 투입은 충분하지 않았다. 의료자원이 없으니, 전염병에 대응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다 7월 19일 병원에서 숨진 사푸카이 과라니족 도밍구스 베니치 부족장 / brasil de fato 홈페이지 캡처 브라질은 나라 전체가 심각한 보건위기를 맞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독감 같은 것”이라며 코로나19를 과소평가했고, 마스크 쓰기를 거부한 채 경제활동 재개를 주장해 주지사들과 부딪쳤다. 대통령 본인이 7월 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시민은 보우소나루 지지자와 반대자로 극명하게 갈렸다. 그러는 사이 브라질은 코로나19 누적 환자와 사망자 모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나라가 됐다. 익숙한 위기… “우리 모두에 영향” 브라질 연방 대법원은 7월 8일 아마조나스주와 호라이마주에 있는 야노마미 원주민 거주지역에서 불법 광산개발업자들을 내쫓고, 코로나19로부터 원주민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라고 국방부·법무부·환경부에 명령했다. 대책 마련 기한은 30일이다. 앞서 브라질 의회도 원주민들에게 깨끗한 물과 소독제, 병상을 제공하라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7월 8일 이 법안을 거부했다. 사회환경연구소(ISA)는 “대통령의 법안 거부는 대량학살에 준하는 범죄”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월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후 아마존 삼림 벌채가 크게 늘었고, 원주민 살해사건도 빈번해졌다. 현 정부로부터 즉각적인 보호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원주민 공동체는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SOS 아마조니아’ 등 원주민 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풀뿌리 조직들이 야전병원 설립, 식량 배급 등의 활동을 시작했다. 비정부기구(NGO) 등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미국 비영리 단체인 환경보호기금(EDF)의 열대림 정책국장인 스티브 슈워츠만은 7월 21일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렸다. “15세기 유럽인들이 퍼뜨린 전염병으로 수많은 원주민이 죽었다. 그들의 후손은 1960년대 이후 개척자들로부터 아마존 숲을 지켜냈다. 광산개발과 삼림 벌채로 아마존 숲이 사라지는 것, 코로나19로 원주민들을 잃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들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김향미 국제부 기자 2020.07.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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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재 아나운서가 보내온 브라질 월드컵 포토 다이어리지구촌의 축제 브라질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아쉽게도 한국 대표팀은 16강 진출 실패로 조금 일찍 돌아왔지만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우직하게 브라질을 지킨 이가 있었으니, 바로 SBS-TV의 월드컵 중계를 맡은 배성재 아나운서다.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쁘게 달려온 그가 TV로는 볼 수 없었던 현지 소식을 전해왔다. 월드컵, 32일간의 그 뜨거웠던 현장 속으로. 01 SBS-TV ‘풋볼 매거진 골!’을 진행하고 있는 배성재 아나운서. 해박한 축구 지식과 재치 있는 솜씨, 귀여운 외모로 여심을 사로잡은 그가 남아공 월드컵과 런던 올림픽에 이어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축구 캐스터를 맡았다. 월드컵 직전, 마지막 방송에서 찰칵! “잘 다녀오겠습니다!” 02 한국에서 약 30시간을 날아와 도착한 브라질의 수도 리우데자네이루. 숙소에 간단히 짐을 풀고 다시 개막전 중계를 위해 상파울루로 이동하는 중입니다. 대표팀의 튀니지, 가나와의 평가전 연패로 인해 개막 직전 이곳 분위기는 좀 침울하네요. 하지만 축구의 나라에 온 이상 과거는 잊어버리고 오늘 경기를 즐겨야겠죠? “구름 사이로 브라질 축구의 성지, 마라카낭이 보여요.” 03 개막식, 브라질 vs 크로아티아의 개막전 중계를 모두 마쳤습니다. 5시간 동안 풀타임으로 말을 했더니 좀 지친 모습이네요. 축구 캐스터로는 세 번째 개막식 인증샷입니다. 하하, 자랑하는 것 맞습니다. “개막전 인증샷은 이렇게 티켓을 들고 경기장을 배경으로 찍으면 끝!” 04 드디어 한국 vs 러시아의 결전지 쿠이아바에 도착했습니다. 러시아전 장소는 ‘판타나우 경기장’입니다. 판타나우는 지구 최대의 습지라는 뜻인데요. 지난 3월, ‘정글의 법칙’ 촬영 때 미리 와본 경험이 있습니다. 내일 경기 진행을 준비하기 위해 들른 경기장. 중계석 뒤로 태극 전사들이 몸을 풀고 있네요. “우리나라 대표팀을 보니 진짜 월드컵이 시작됐다는 걸 실감합니다.” 05 1994년 이후 20년 만에 첫 경기 무승부. 출발은 나쁘지 않았죠. 차범근, 차두리 부자도 한껏 들뜬 표정입니다. 살짝 눈물이 글썽거리는 것도 같은데요. 평가전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좋은 경기였습니다. 오늘 제 멘트도 덩달아 화제였죠? “러시아는 역시 산유국이었어요. 골키퍼 손에 오일을 발랐어요.” 06 알제리전을 위해 포르투 알레그레로 이동하는 날입니다. 땅덩어리가 넓은 브라질, 경기장 간 이동 거리가 멀어서 늘 비행기를 탑니다. 이젠 조금 지치기도 하네요. “심심할 땐 스마트폰 삼매경이 최고.” 07 알제리전을 중계한 날입니다. 러시아전에서는 좋은 수비를 보여준 우리 대표팀이 왜 알제리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졌을까요? 4:2라는 점수 차가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아직 한 경기 남았습니다. 결과가 보이는 것 같지만 아직 경기 전이니 기대의 끈은 놓지 말아야죠.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08 벨기에전이 끝났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돌아갔지만 저는 폐막식까지 소임을 다하고 가겠습니다. 중계를 위해 이동하던 중 찍은 사진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은 취재진과 축구팬들로 매일 이렇게 붐비고 있어요. 참, 브라질은 이동 경로가 워낙 복잡해서 하루 종일 비행기를 갈아타고 다음날 바로 중계를 해야 하는 강행군의 연속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중계 준비에만 쓰느라 별로 재미있는 사진이 없네요. “나도 슬슬 집에 가고 싶다.” 09 경기 중계 후 저녁 식사 시간입니다. 월드컵 기간에 운동은 못하고 밥은 잘 먹다 보니 살만 쪘습니다.「레이디경향」에서 저와의 화보 촬영을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당분간은 좀 어렵겠습니다. 돌아가서 다이어트하고 뵙죠. “일단 오늘까지는 좀 먹고요.” 10 시간이 꽤 많이 흘렀습니다. 월드컵 8강전에서 브라질이 독일에 7:1로 대패한 바로 다음날입니다. 폭동이 일어날 거라고 걱정하신 분들이 많았지만 리우데자네이루는 생각보다 차분한 모습입니다. 도로도 한산합니다. 저는 여유롭게 네이마르의 여자친구가 나오는 드라마를 시청 중이에요. “예쁘네요.” 11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이 열린 날입니다. 한 달 넘게 새벽 잠 쫓으며 시청하느라 고생하신 대한민국 축구팬과 구단주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지막 중계, 시원섭섭합니다.” 12 돌아오기 전날 바하 비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한 달 내내 일만하느라 제대로 된 관광도 못했는데, 그래도 돌아오기 전날엔 바다라도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입사 이래 가장 바쁜 한 달이었지만 축구인들의 축제에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브라질! 안녕. “안녕, 월드컵.” <■정리 / 서미정 기자 ■사진 제공 / 배성재 ■자료 제공 / Daum ‘배성재의 따봉통신’>
2014.07.28 16:32
문화/생활
[Book]들꽃 편지/브라질 가는 길 外Hot 들꽃 편지 정덕희 교수와 함께 의정부의 고택을 방문한 이유진 기자가 갓 쪄낸 찐빵처럼 소담스럽게 핀 꽃 사진을 찍어 보내줬다. 팀원 모두 “예쁘다”라는 감탄사만 연발할 줄 알았지, 이름을 알아낼 엄두조차 내지 못할 때 “불두화!”를 외칠 수 있었던 건, 때마침 이 책이 책상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야생화 산문집 「꽃에게 말을 걸다」로 잘 알려진 저자가 ‘사랑의 열매’를 맺는 백당화, 연분홍 고운 술패랭이꽃, 물가에서 흔히 만나는 동의나물 등 수많은 야생화와의 만남을 써내려갔고, 여기에 김정란 작가가 정교한 세밀화로 페이지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내년 봄이면 좀 더 많은 길 위의 꽃들에게 인사를 건넬 수 있겠다. 백승훈 저 / 여성신문사 브라질 가는 길 웬만해서는 가기 힘든 곳, 남미. 뿐만 아니라 마음에 쏙 드는 여행서 찾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브라질을 방문하게 된 금융 전문가가 그런 아쉬운 마음에 작정하고 여행서를 썼다. 기존 여행작가와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여행 에세이와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꼼꼼한 정보가 신선하다. 이를테면 브라질 돈을 어디서 환전하면 유리한지에 대한 쏠쏠한 정보가 그렇다. 김대중 저 / 도서출판 큰돌 세상의 모든 달걀 요리 떨어지는 일이 없어야 하는 식재료 중 하나, 달걀. 하지만 프라이, 오믈렛, 찜 정도가 아니고서는 부재료의 신세를 면치 못한다. 파리에서 처음 문을 열어 런던, 도쿄, 서울에 분점을 낸 오가닉 전문 로즈 베이커리의 노하우를 그대로 담은 이 레시피 북에는 달걀이 없다면 무의미해지는 레시피가 무려 84가지나 담겨 있다. 직접 요리해가며 설명해주는 듯한 친절한 가이드가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된다. 로즈 베이커리 저 / 이봄 킨포크 소박한 모임을 사랑하는 예술가들의 커뮤니티이자, 식사에 대한 실용적인 팁, 소설, 최고의 커피 시리즈, 사진 에세이 등을 담아 그들이 독립적으로 발간하는 잡지의 이름 ‘킨포크’는 이미 국내에서도 원서를 찾아 읽는 팬 층이 생길 정도로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여럿이 함께하는 즐거운 모임에 대한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담아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었던 창간호를 비롯해 전 7권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킨포크매거진 / 책읽는수요일 성낙윤이 만든 우리 이불 우리 소품 인간문화재 최은순 선생과 김점순 선생에게 각각 매듭과 길쌈을 사사한 성낙윤 작가는 일상 생활용품에 우리 침선 문화를 들여와 고유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원단의 종류 및 바느질의 기본에서부터 시작해 시대를 초월해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완벽한 배색과 화려한 소재의 사용법, 생활용품 및 패션 소품, 섬세한 장식 만들기 등의 노하우를 한 권에 엮었다. 성낙윤 저 / 디자인하우스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7년의 밤」의 작가 정유정의 첫 해외여행을 담은 첫 에세이라는 점에 한 번 놀라고, 그 장소가 안나푸르나라는 점에 두 번 놀랐다. 지난해 장편 「28」 탈고 후 에너지 고갈에 시달리던 작가는 네팔 히말라야 산맥 중부 환상방황 트레킹 코스를 택했다. 찬란한 히말라야의 아름다움과 고산병이 주는 극한의 고통, 그 사이사이 작가의 고민과 환희가 씨줄과 날줄처럼 어우러져 있다. 정유정 저 / 은행나무 교육&육아 멈추는 아이 vs 자라는 아이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이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엄마라면, 조금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키는 유전인자보다는 생활습관 등 환경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유달리 작게 태어난 둘째 아이를 위해 성장탕을 연구하고 급기야 성장 전문 병원을 운영하며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 한의사 아빠가 키 크기 체조, 성장호르몬 분비를 원활하게 하는 영양 공급법 등 아이의 ‘숨은 키’를 찾아내는 법을 전한다. 박승만, 박승찬 저 / 경향신문사 어린이를 위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4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역사 분야 스테디셀러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에서 핵심적인 내용만 뽑아내 쉬운 표현으로 다시 서술한 어린이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두루 쉽게 역사를 접할 수 있도록 단순한 시대순 나열에서 탈피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별 역사책으로 재탄생했다. 암기 과목 그 이상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아이의 첫 번째 역사책으로 권할 만하다. 전 3권 구성. 최용범, 이우형 저 / 페이퍼로드 엄마라는 병 20년 사이 일본의 아동학대가 40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현실이다. 뇌과학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가족의 유대가 쉽게 무너지는 이유를 어린 시절 엄마와의 사이에서 형성된 불안정한 애착 관계에서 찾았다. 이 책에서는 불안정한 엄마, 자기애적인 엄마, 고지식한 엄마 등 자식에게 ‘엄마라는 병’을 앓게 하는 엄마의 유형과 함께 그 병을 극복한 사례, 치유 방법 등을 들려준다. 오카다 다카시 저 / 이숲 우리 아이에게 꼭 먹이고 싶은 유아식 추성훈의 딸 사랑이를 볼 때면, 부러움이 앞서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입 짧은 아이를 둔 엄마들이다.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한 유아기 아이의 건강도 챙기고 편식쟁이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레시피는 영양사 출신 엄마와 소아과 전문의 손을 거쳐 정리됐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영양 구성표를 바탕으로 매일 밥상부터, 도시락, 간식, 파티 음식 등 엄마의 고민을 해결해줄 알찬 메뉴를 꾸렸다. 박효선, 서정호 저 / 리스컴 학교폭력 NO 이젠, 아프다고 말해요 디자이너 이상봉, 2011년 미스코리아 진 이성혜, 로커 김경호, 개그맨 오지헌, 가수 소이. 모두가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얘기에 자못 놀랐다. 하지만 이내 그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었는지를 고백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스타들의 사연과 함께 전문가가 학교폭력의 유형과 상담 내용을 소개하며 학교폭력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제시했다. 윤학렬 외 저 / 힐링21 Hot 잘되는 집은 아빠가 다르다 ‘육아 예능’이 인기를 끌며 어떤 스타 아빠의 육아법이 이상적인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그래도 가장 인기가 많은 유형은 윤후 아빠 윤민수로 아이에게 친구 같은 아빠다. 이 책의 저자인 오름교육연구소 구근회 소장은 아빠는 자녀의 친구가 아닌 아버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뜻한 애정으로 돌보는 것이 아빠의 주 역할이라면, 아이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는 멘토 역할이 아버지의 몫이라는 것. 이 두 가지 역할의 경계를 어떻게 하면 능란하게 넘나들 수 있을까. 세 아들과 불통의 시기를 지나 진짜 아버지가 되는 ‘기적’을 몸소 겪은 저자의 자녀교육 노하우를 한 권에 집대성했다. 생활습관, 진로 지도 등 아빠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된다. 구근회 저 / 와이즈베리 <■담당 / 장회정 기자>
2014.06.17 15:44
화제
이것만은 알고 보자! 2014 브라질 월드컵 관전 포인트4년마다 한 번씩 전 세계가 함께 뜨거워지는 여름이 왔다. 오는 6월 13일 개막하는 ‘지구촌 축구 축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는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이라는 새 역사에 도전한다. 대륙별 예선을 통과한 32개국이 녹색 그라운드에서 펼칠 ‘축구 쇼’는 흥미 만점의 드라마. 열두 번째 태극전사가 돼 월드컵의 세계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알아두면 두 배는 더 즐거운 2014 브라질 월드컵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Point 1 원 팀-원 스피릿-원 골! 태극전사 8강의 꿈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태극전사들이 브라질에서는 어떤 성적을 거둘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달성한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뛰어넘어 8강 고지를 밟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 신화를 쓴 한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통과 실패의 좌절을 맛봤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아시아 축구의 맹주’로서 자존심을 되찾았다. 이번엔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한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태극호는 젊은 패기와 해외파의 경험을 앞세워 유쾌한 도전에 나선다. 이번 대표팀은 유럽 9명, 아시아 8명으로 역대 최다인 17명의 해외파 선수들의 경쟁력을 앞세워 목표 달성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7월 대표팀을 맡은 홍명보 감독(45)은 ‘원 팀-원 스피릿-원 골(One Team-One Spirit-One Goal)’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월드컵 본선을 준비해왔다. 2002 한·일 월드컵 주장이었던 홍 감독은 이제 한국 축구를 짊어진 선장이 됐다. 홍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동메달을 따낸 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의 기적을 일궈내 마침내 국가대표팀 사령탑까지 올랐다. 강한 카리스마 속에 숨겨진 다정다감함의 ‘형님 리더십’을 앞세워 브라질에서도 또 한 번의 성공을 다짐한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 축구를 상징했던 박지성(33·PSV 에인트호번)은 현역에서 은퇴해 이번 월드컵에서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젊고 유능한 태극전사가 많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게 홍 감독의 진단이다. 박지성의 자리에 나설 손흥민(22·레버쿠젠)은 이번 월드컵 최고의 기대주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013-2014 시즌 총 12골·7도움을 기록하며 유럽 빅 리그에서도 통하는 확실한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직 22세의 젊은 피인 손흥민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언론에서도 그가 한국 대표팀의 성적을 좌우할 핵심 키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특혜 논란’을 빚기도 했던 박주영(29·왓퍼드)도 기대해볼 만한 공격수다. 잉글랜드 무대 진출 후 실전에서 많이 뛰지 못해 경기 감각은 떨어졌지만 특유의 골 감각은 여전하다. 홍 감독이 논란을 무릅쓰고도 뽑은 이유는 박주영만 한 공격수가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위기 때마다 한 방을 터뜨려왔던 박주영이 이번에도 해결사가 돼준다면 한국 축구의 목표 달성은 더 수월해진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선 기대주였던 ‘쌍용’ 기성용(25·선덜랜드)과 이청용(26·볼턴)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의 든든한 기둥이다. 지난해 SNS에서 최강희 전 감독을 조롱해 대표팀 퇴출까지 거론되며 위기에 내몰렸던 기성용은 빼어난 실력으로 다시 입지를 다졌다. 연기자 한혜진과 결혼한 후 든든한 내조를 받으며 심리적으로 한층 안정되면서 플레이도 함께 좋아졌다. 지난 4월 무릎 쪽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으나 월드컵 본선에서 활약하는 데는 문제없다. ‘성실맨’ 이청용도 대표팀의 오른쪽 날개를 맡아 월드컵 본선을 2회 연속 누빈다. 변함없는 축구 지능과 센스 넘치는 플레이에 지난 4년간의 경험이 쌓여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Point 2 8강으로 가는 첫 관문, 조별 예선 예상도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H조에 속한 한국(55위)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따지면 벨기에(12위), 러시아(18위), 알제리(25위)보다 뒤진다. 그러나 한국 축구 특유의 강한 정신력과 기동력을 앞세워 국민에게 감동의 스토리를 전해주겠다는 각오로 결전을 준비해왔다. 러시아 한국은 6월 18일 오전 7시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아레나에서 러시아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첫 경기 성적이 조별리그 통과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한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반드시 승점을 챙겨야만 한다.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유럽 조별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특출한 스타는 없지만 자국 리그 출신들의 젊은 선수들 기량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축구팬들은 지난 2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금메달을 빼앗아간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대한 ‘대리 설욕’을 축구대표팀이 해주길 바라고 있는 중이다. 러시아전은 한·일전을 능가하는 라이벌전 성격의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력 분석을 담당하는 안톤 두 샤트니에(네덜란드) 코치가 러시아 대표팀 정밀 분석 자료를 작성하는 등 ‘러시아 사냥’ 준비에 힘을 쏟아왔다. 러시아 프로팀 안지에서 감독 생활을 해 러시아를 잘 아는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도 홍 감독에게 러시아에 대한 정보를 건네주며 제자를 측면 지원했다. 첫 경기 결과가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의 최대 관문인 만큼 한국은 러시아전 준비에 올인했다. 알제리 홍명보호는 6월 23일 오전 4시 포르투 알레그리 베이라히우 스타디움에서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H조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전력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알제리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 알제리는 프랑스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 개인 기량이 예상 외로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벨기에 한국은 6월 27일 오전 5시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벨기에는 이번 월드컵에서 4강 후보로 꼽히는 강호로 지난해 10월 FIFA 랭킹이 5위까지 치솟았다. 5월 랭킹은 12위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H조의 최강자라는 데 이의가 없다. 에당 아자르(첼시), 케빈 더 브루이너(볼프스부르크),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뱅상 콩파니(맨체스터시티)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스타들이 즐비하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한국은 무승부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2006 독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모두 1승1무1패를 거뒀는데, 독일에서는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1승2무가 16강 진출의 안정적 커트라인이다. 알제리를 반드시 잡고 러시아·벨기에 전에서는 무승부 이상을 거두는 시나리오가 이상적이다. Point 3 ‘손세이셔널’ 손흥민을 주목하라 한국의 8강 진출을 좌우할 키 플레이어로 단연 손흥민이 꼽힌다. 대표팀에서 가장 페이스가 좋고 한창 정상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패기가 무섭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지난 4월 끝난 시즌에서 총 12골을 넣었다. 앞선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10골 이상을 기록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선 시즌엔 도움이 2개였지만 이번 시즌엔 7개로 크게 늘었다. 득점 감각은 물론 동료들을 살리고 팀플레이가 한층 무르익었다는 지표다. 손흥민은 올 시즌 왼발로 6골, 오른발로 3골, 머리로 1골을 넣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온몸을 활용해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확실히 보였다. 전매특허인 폭풍 드리블에 이은 역습 공격은 분데스리가에서도 인정하는 무기가 됐다.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손흥민은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하는, 주목해야 할 22세 이하 선수 11명을 꼽으면서 손흥민을 네 번째로 언급했다. 국내 축구팬들도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이 대단하다. 최종 엔트리가 확정된 지난 5월 8일 리서치 전문 회사 피앰아이(PMI)가 20세 이상 남녀 3천 명을 대상으로 ‘월드컵에 나서는 23명의 선수 중 가장 기대되는 공격수’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손흥민이 29.8%로 압도적인 지지율을 받으며 1위에 뽑혔다. 12.5%로 2위에 오른 이청용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지지를 받았다. 1년 전만 해도 가능성 있는 유망주 정도였던 손흥민은 어느새 국내외에서 태극전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손흥민은 무섭게 성장한 축구 실력뿐 아니라 ‘얼짱’에 ‘몸짱’으로 축구를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183cm, 76kg의 탄탄하고 잘빠진 몸매와 해맑은 살인 미소로 이미 많은 여성 팬을 확보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대한민국의 여심(女心)을 독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Point 4 6월 브라질을 달굴 핫 플레이어들 살펴보기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함께 지켜볼 수 있어 흥미롭다. 32개국 7백36명의 선수 가운데 누가 최고의 별로 빛날까. 대회가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만큼 개최국 브라질과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선수들이 눈길을 끈다. 브라질에서는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리그에서 활약하다 2013-2014시즌부터 스페인 프로축구 단 FC바르셀로나로 옮긴 네이마르는 이번 시즌 리그 경기에서 9골을 넣는 등 총 15골을 터뜨리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10월 한국과의 평가전에서도 골을 넣은 네이마르는 A매치 47경기에 출전, 30골을 기록 중이다. 현란한 발재간과 감각적인 킥, 화려한 개인기는 삼바축구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FIFA 발롱도르를 4년 연속 수상하고 리그 득점왕을 밥 먹듯이 해왔지만 그는 월드컵에서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의 부진으로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8강 진출에 그쳤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조국 아르헨티나의 우승과 대회 득점왕을 동시에 노리며 ‘월드컵 징크스’ 깨기에 나선다. 우루과이의 특급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의 폭발적인 득점포도 관심을 모은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혼자 두 골을 터뜨린 그는 이번 대회 남미 지역 예선에서도 11골을 몰아치며 우루과이의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수아레스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31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한창 물이 올랐다. 유럽에서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가 선두 주자로 꼽힌다. 호날두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4월 발표한 2013년 축구선수 소득 순위에서 7천3백만 달러(약 7백48억원)로 1위에 오를 만큼 ‘가장 비싼 몸값의 사나이’다. 메시의 그늘에 가려 2인자였던 그는 올해 마침내 메시를 제치고 5년 만에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선수에 등극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메시와 보이지 않는 자존심 경쟁에 나선다. 4년 전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었던 다비드 비야(33·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0·바르셀로나) 등도 주목해야 할 선수다. 네덜란드의 로빈 판 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독일의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도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 득점왕까지 노릴 만한 선수로 기대를 모은다. 월드컵에서 통산 14골을 넣고 있는 독일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호나우두(브라질)가 보유 중인 역대 월드컵 최다골(15골) 경신 도전도 볼거리다. 브라질 월드컵 한국팀 이번 대표팀에는 ‘홍명보의 아이들’이 유독 많다. 구자철(25·마인츠), 김보경(25·카디프시티), 윤석영(24·퀸스파크 레인저스),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 이범영(25·부산) 5명은 U-20 대표팀에서 시작해 U-23 대표팀까지 홍 감독과 동고동락한 제자들이다. 여기에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합작한 기성용(25·선덜랜드), 황석호(25·산프레체 히로시마), 지동원(23·아우크스부르크), 박종우(25·광저우 부리) 등까지 홍 감독의 전술과 생각을 잘 아는 태극전사들이 모였다. 베테랑 선수는 많지 않지만 감독의 축구 철학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뭉쳤기에 조직적인 플레이를 강점 삼아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 / 양승남 기자(경향신문 스포츠부)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2014.05.29 16:57
레저/여행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나라, 낭만과 정열의 브라질물질은 넘쳐나지만 마음은 가난한 시대, 국가를 막론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윤택한 행복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저마다 처한 환경이나 생활 방식은 다르겠지만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만큼은 어디든 같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우리는 세계 곳곳의 행복한 삶들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그 속에서 행복을 대하는 자세와 노력을 배울 수 있겠지요. 이제부터 매달 함께 행복의 나라로 떠나는 겁니다. 6月 행복의 나라: 브라질 행복으로 포장된 선물 Eu Estou Feliz! 총면적 8,514,877㎢. 칠레, 에콰도르를 제외한 남아메리카 모든 나라의 국경과 맞닿아 있는 길이만 자그마치 4,353㎞인 나라.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국가인 브라질은 국토의 절반 이상이 정글 혹은 산림으로 뒤덮여 있어 임산 자원은 말할 것도 없고 커피, 사탕수수 등 농산물 생산량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북부 아마존강 유역의 열대우림 기후부터 남부의 온대에 이르기까지 기후도 다양하다. 여기에 철광석, 석면, 망간 등 막대한 양의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산업화를 안정적으로 이뤄내 경제개발 잠재력도 높은 편이다. 풍족함이 만들어낸 자유로움일까. 포르투갈어로 “나는 행복합니다”를 뜻하는 “Eu Estou Feliz!”를 자주 외치곤 하는 브라질 사람들은 도심의 바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온 종일 축구를 하는 등 주로 소소한 일상을 통해 행복을 즐긴다. 브라질 사람들의 행복감은 국민 인식도 조사를 통해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브라질의 유력 여론조사 기관인 ‘다타폴랴’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의 91%가 현재의 삶이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 이들은 5%에 그쳤다. 기혼자들보다는 미혼자들이, 흑인보다는 백인이, 남성보다는 여성이 행복감을 더욱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브라질 사람들이 중요시 여기는 행복의 요건에는 안정된 가정과 자유로움, 다양한 여가생활 등이 필수 조건으로 꼽혔다. 금전적인 여유나 건강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실제로 브라질 사람들의 60% 이상이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여도 비용 부담이 적은 곳을 택해 휴가를 떠나겠다고 답했다. 또 수입원이 없는 거리의 악사들이나 서커스 단원들, 홈리스들도 표정이 밝은 편이다. 브라질의 행복은 내부에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세계 20개국의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어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는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리우데자네이루가 지목됐다. 각종 축제를 통해 항상 여유롭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의 브라질 사람들이 아마도 이와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간혹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고 어기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악의가 있는 행동이 아닌 타고난 국민성 때문이다. 대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습관 덕분인지 브라질 사람들은 처음 보는 이들과도 거리를 두지 않고 친절함을 베푼다. 현지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서로를 끌어안거나 볼을 부비는 인사가 매우 일반적인 행동인데, 이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나타낸다. 또 운전을 하다가 끼어들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는 행동은 상대방의 양보에 감사하는 표시라고 한다. 1·2 휴머니즘을 상징하는 ‘H’자 모양의 쌍둥이 건물로 지어진 국회의사당. 왼쪽의 접시를 엎어놓은 모양의 건물이 상원, 오른쪽의 접시를 바로 놓은 모양의 건물이 하원 건물이다. 행복으로 향하는 길 비행기를 본뜬 수도, 브라질리아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브라질 사람들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건축물이다. 반듯한 거실을 중심에 두고 방과 부엌 등으로 정형화된 우리나라의 아파트와는 대조적으로 비좁은 거실과 넓은 부엌, 평수에 어울리지 않는 거창한 와인바 등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비실용적으로도 보일 수 있는 내부 구조를 갖고 있는 온갖 모양의 집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브라질 아파트는 집의 뼈대까지만 만들어놓고 분양을 한다고 한다. 집주인이 이후 개성에 따라 배치도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 수도인 브라질리아는 이런 창의성을 가장 잘 반영한 도시다. 건축가인 오스카 니마이어가 설계한 이곳에는 마치 영화 ‘스타워즈’에서나 봤을 법한 국립박물관을 비롯해 피라미드 모양의 국립극장, 16개의 기둥으로 세워진 브라질리아 대성당 등이 도심의 중앙 대로를 따라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혹자는 “미래 달나라에나 건설될 듯한 공상의 도시”라고 표현했는데, 특색 있는 디자인의 건물들 덕분에 브라질리아는 지난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브라질리아가 처음부터 브라질의 수도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1960년 주셀리노 쿠비체크 대통령은 국가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해안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수도 이전을 단행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수도가 브라질만의 멋이 묻어 있는 현대화된 도시이기를 희망했던 그는 당대 최고의 건축가들을 초빙해 도시 설계를 맡겼다. 각고의 노력 끝에 브라질리아 도시 전체는 비행기 모양의 독특한 형태로 디자인됐고 동체 중간 부분에 정부기관과 오피스 빌딩이, 남북의 날개 부분에 저층의 주택가가 배치됐다. 날개와 동체가 만나는 중앙 부분에는 대중교통 환승 센터를 비롯한 은행, 호텔, 쇼핑센터 등의 편의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리아 지역은 해발 1,100m의 고원인데다 사바나성 기후 지역이라 건기에는 주변 지역이 붉게 타는 악조건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용수 공급을 위한 호수를 만드는 등 열악한 자연 환경을 인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이 들었고, 결과적으로 부족한 자금을 외채로 충당하면서 1970, 80년대 브라질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떠안기도 했다. 그럼에도 브라질리아는 브라질 사람들의 대국적인 기질과 창의성을 추구하는 성격, 미래에 대한 도전 정신을 잘 보여주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척박한 기후와 환경 속에서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 호기심을 자극하는 크리스마스 1 자유로움과 삶의 여유를 즐기는 브라질 사람들. 2 브라데스코 은행의 크리스마스 장식.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은 이웃 나라인 미국이나 여느 기독교 문화 국가들에 비해 크리스마스 시즌이 요란한 편이다. 파라나주(州)에서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장식 경연대회를 개최해 화려한 장식을 유도한다. 최우수 기업에게는 기업의 가옥세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준다고 한다.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하다. 비교적 재정 상태가 좋은 기업들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지난 2011년 브라데스코 은행은 푸른 정글을 연상시키는 나무와 정글의 길게 늘어진 풀, 동물 장식 등으로 20여 층의 건물 전체를 꾸며 눈길을 끌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에는 10차선 파울리스타 대로의 교통이 완전히 차단되는데, 이때는 상파울루 외곽에서 모인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새벽까지 붐비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브라질은 대중적인 행사뿐 아니라 개인이 주관하는 파티 문화도 발달했다. 약혼이나 결혼 등 행사에는 언제나 파티가 이어진다. 항상 새로운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 호스트에 대한 예의라 여기기 때문에 세심하게 드레스 코드에 신경 써야 한다. 한편 브라질의 음식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다양하다. 대다수의 브라질 사람들은 전문가 수준의 요리 실력을 뽐내기도 하는데, 이들은 주로 수요일이나 토요일 점심으로 페이조아다를 먹는다. 이는 검은 콩과 돼지나 소의 코, 귀, 혀, 발 그리고 소시지 등을 잘게 썰어 넣고 끓여 만든 음식이다. 지역별로 발달한 음식들도 많다. 바이아주에서 시작된 아카라제는 완두콩가루로 만든 빵을 야자열매에서 추출한 팜 오일에 튀긴 것이다. 아카라제를 먹은 뒤에는 우리나라의 민물 생선 매운탕과 비슷한 무케카(생선 등의 해물과 코코넛 우유, 토마토 및 향신료를 넣고 끓인 음식)로 배를 채운다. 또 미나스 제라이스 식의 음식들도 많은데 독특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행복이 가득한 시간 정열의 삼바 카니발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4일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삼바 카니발. 이 시기에는 토요일 밤부터 수요일 새벽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축제가 열린다. 과거 포르투갈에서 브라질로 건너온 사람들의 사순절 축제와 아프리카 노예들의 전통 타악기 연주, 춤이 합쳐지면서 시작된 삼바 카니발은 20세기 초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자리 잡았는데, 삼바 스쿨들의 퍼레이드가 더해지면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됐다. 5천여 명으로 구성된 각 팀은 700m의 경연장에서 1시간에 걸쳐 퍼레이드를 펼친다. 가장 독특하면서도 멋진 의상과 장식, 대형을 연출한 행렬은 일사분란하게 자신의 역할에 맞춰 춤을 추며 지나간다. 특히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사람들도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삼삼오오 엉켜서 춤을 추게 하는 유쾌한 분위기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한 팀 한 팀의 퍼레이드가 끝날 때마다 잠깐씩 휴식을 취하기는 하지만 다음 팀이 모습을 드러내는 동시에 모두가 일어서서 함성을 지르고 춤을 춘다고 하니 명장면임에는 틀림이 없다. 삼바 카니발에서 우승한 팀에게는 포상금은 물론 앙코르 공연과 해외 순회공연의 혜택이 주어진다. 삼바 스쿨은 단순히 춤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닌 카니발을 이끌어가는 핵심 조직으로, 주로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에 위치해 있는데 이 지역 주민들 역시 자신들의 자랑인 삼바 스쿨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카니발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도 적지 않기 때문. 리우데자네이루 관광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축제 기간 중 행사에 참여한 1백만 명 중 절반은 외국인이었으며 이들이 소비한 돈은 5억 달러가 넘는다. 또 이 해에 카니발 입장권의 평균 가격이 1백50달러였는데 이 역시 전화 판매를 시작한 지 32분 만에 매진됐다. 브라질에는 삼바 축제 외에도 대형 페스티벌이 많다. 신년 전야 축제(Reveillon)도 매우 유명한데,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는 꽃을 바다에 띄우면서 복을 비는 행사가 진행된다.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 거리에도 매년 마지막 날엔 신년 카운트다운과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2백만 명이 모인다. 하지만 특이한 축제를 꼽으라면 황소의 환생이라는 전설을 주제로 2개 팀이 춤과 노래를 경쟁하는 페스티벌, 보이붐바도 빠질 수 없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1년간 갈고 닦은 솜씨를 선보이는데, 풍성한 볼거리를 즐기기 위해 축제를 찾는 사람들로 이미 숙박시설이 가득 차 선상 위에서 자거나 밤을 새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행복으로 하나 된 함성 단합의 심벌, 축구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브라질의 중앙은행은 각 은행들이 월드컵 경기 중에 점포를 폐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축구를 좋아하는 국민들의 일면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브라질의 기업들은 브라질 팀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파티를 열곤 한다.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고 경기를 함께 응원함으로써 단합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만약 이런 배려가 없는 회사라 할지라도 경기 시간 동안 무단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징계나 질책을 받지 않는다. 브라질은 세계유일의 월드컵 전 대회 출전국이자 최다 우승국으로 전 세계가 인정하는 축구 강국이다. 브라질이 낳은 축구 황제 펠레는 2011년 CNN 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는 바로 나 자신이다”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4년 열릴 브라질 월드컵 대회가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쏟아지고 있다. 브라질은 경기장 건설, 도로와 공항 등의 인프라 개선을 위해 월드컵 개최에 총 2백6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사람들의 축구 사랑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다. 축구팬들의 열광 역시 상상 그 이상이다. 브라질에서 축구 관련 이야기를 할 때는 주의해야 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 구단이 있고, 그 애정이 높아 자칫 언쟁을 하다가는 감정싸움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제공 / 주한 브라질 대사관(02-738-4970, seul.itamaraty.gov.br), Ministry of Tourism Brazil(www.visitbrasil.com), 매일경제신문사 ■참고 서적 /「올 댓 브라질」(김두영 저, 매일경제신문사)>
2013.06.04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