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세상]국내선 비행기와 수라갯벌](https://img.khan.co.kr/news/2025/05/01/l_2025050201000040100003131.jpg)
오피니언 녹색세상
[녹색세상]국내선 비행기와 수라갯벌... 소문내서 안 타보려는 안간힘이었다. 단, 해외여행에 한해서다. 국내선 안 타기야 식은 죽 먹기지. 비행기는 이착륙 때 ‘끙차’ 온 힘을 내므로 에너지 소비가 많다. 그 결과 단거리 비행의 마일당 탄소...
고금숙 플라스틱프리 활동가 2025.05.01 20:23
오피니언 녹색세상
[녹색세상]국내선 비행기와 수라갯벌... 소문내서 안 타보려는 안간힘이었다. 단, 해외여행에 한해서다. 국내선 안 타기야 식은 죽 먹기지. 비행기는 이착륙 때 ‘끙차’ 온 힘을 내므로 에너지 소비가 많다. 그 결과 단거리 비행의 마일당 탄소...
고금숙 플라스틱프리 활동가 2025.05.01 20:23
경제
“비행기 타야 하는데 유심 어떻게···” SKT 이용자들, 연휴 출국장서 발 동동당장 교체 어려운데 ‘유심보호’ 땐 로밍 못해 정치권서는 위약금 면제 등 대책 마련 집중 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내 SK텔레콤 로밍센터에서 해외로 떠나는 SK텔레콤 가입자들이 유심 교체를...
배문규 기자 2025.05.01 13:59
경제
차 댈 곳 못 찾아 비행기 놓칠라 황금연휴 인천공항은 ‘주차 전쟁’국내 최대 6만대 수용 규모에도 5월 성수기 포화 예상 임시주차장도 한계…이중주차·잔디밭 침범 등 우려 주차료 올리고 심야철도·리무진 수송분담책 세워야 인천공항 주차장이 이용객들의 차량으로 가득 차...
#인천공항 #주차장 #포화 #주차전쟁 #인천국제공항공사 #주차요금 #리무진버스 #공항철도
박준철 2025.04.30 20:07
사회
군산~제주 비행기, 5월부터 하루 3회로 늘린다전북 군산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 노선을 다음 달 17일부터 기존 하루 2회에서 3회로 운항 횟수를 늘린다. 김창효 선임기자 전북 군산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 노선을 증편 운항한다. 전북도는 17일 “도민의...
#제주 #군산 #전북 #군산공항 #진에어 #이스타
김창효 선임기자 2025.04.17 16:03
축구
‘충격’ 손흥민, 원정 비행기 안 탔다.. UEL 준결승 결장 확정인가···토트넘 보되전 앞두고 선수단 탑승 영상 공개손흥민. Getty Images 손흥민이 끝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에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 홋스퍼는 오는 9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노르웨이 보되의 아스미라 스타디온에서 보되/글림트와 2024-25 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1차전은 토트넘이 홈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7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노르웨이 원정길을 떠나는 선수단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토트넘 선수들이 비행기에 오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비롯해서 미키 판더펜, 굴리엘모 비카리오, 데얀 쿨루셉스키 등의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키 판더펜. 토트넘 SNS 페드로 포로, 로드리고 벤탄쿠르, 크리스티안 로메로. 토트넘 SNS 하지만 주장 손흥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손흥민을 비롯해 루카스 베리발, 제임스 매디슨 등 부상으로 나설 수 없는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손흥민이 이번 준결승 2차전에서도 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태다. 당초 손흥민이 이번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특히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직접 밝힌 소식이었다. 지난 주말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여전히 개인 훈련을 하고 있지만, 매일 잔디를 밟고 있으며 나아지고 있다. 목요일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라며 손흥민의 상태를 전했다. 웨스트햄전에서도 결장하면서 벌써 6경기 째 출전하지 못하고 있던 가운데 결승 진출이 달린 중요한 일전이었기에 이 경기에 초점을 맞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원정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은 볼 수 없었고, 결국 사실상 결장이 확정적인 상황이다. 사복을 입은 토트넘 손흥민이 2일 유로파리그 보되/글림트와의 4강 1차전에서 팀이 골을 넣자 활짝 웃으며 기뻐하고 있다. Getty Images코리아 물론 손흥민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 토트넘은 1차전 두 골 차의 리드를 안고 원정길을 떠나며 세 골 차 이상으로만 패배하지 않는다면 결승으로 향할 수 있다. 노르웨이 원정길이 험난하기로 정평이 나 있기에 두 골의 리드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1차전 경기력을 봤을 때 토트넘이 유리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바뀌는 손흥민의 몸 상태와 복귀 시점에 대한 소식이 문제다. 일각에서는 손흥민이 끝내 시즌 아웃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으며, 현재 상황에선 힘이 실리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찬기 온라인기자 2025.05.08 01:46
야구
3월 타율 0.385, ‘따뜻한 봄’을 맞이한 김혜성···‘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을까김혜성. AP연합뉴스 3월 들어 제한된 조건에서도 완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때 멀어보였던 ‘도쿄행 비행기’도 가능성이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김혜성에게 ‘따뜻한 봄’이 찾아올 수 있을까. 김혜성은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대주자로 출전한 뒤 끝까지 경기에 남아 1타수1안타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김혜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0.222(27타수 6안타)로 올라갔다. 김혜성은 팀이 3-1로 앞선 5회말 선두타자 테오스카르 에르난데스가 단타를 치고 나가자 대주자로 출전했다. 이어 맥스 먼시 타석에서 시범경기 2호 도루에 성공했고, 1사 후 윌 스미스의 좌익수 플라이에 과감하게 태그업, 3루에 안착했다. 보통 좌익수쪽으로 타구가 향할 때는 2루 주자가 3루로 태그업하기 어려운데, 김혜성은 좌익수 플라이였음에도 3루에 안착하며 빠른 발을 뽐냈다. 김혜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폭투에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7회말 타석에서는 깔끔한 안타를 뽑아냈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그는 2B-1S에서 오른손 투수 로만 안젤로의 95.5마일(약 153.7㎞) 싱커를 강하게 밀어 쳐 3루 옆을 스쳐 가는 안타를 만들었다. 타구 속도는 103.4마일(약 166.4㎞)로. 애리조나가 세운 수비 시프트도 소용이 없었다. 김혜성. AP연합뉴스 전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도 안타를 때렸던 김혜성은 시범경기 시작 이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손맛을 봤다. 이후 폭투로 2루에 진루한 그는 1사 후 터진 헌터 페두샤의 2루타에 홈을 밟아 이날 경기 두 번째로 득점했다. 한편 대주자로 출전해 6회 유격수 수비를 본 김혜성은 7회부터 중견수로 자리를 옮겨 외야 수비 능력도 점검했다. 김혜성은 계약과 함께 다저스로부터 타격 자세를 수정할 것을 요청받아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이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수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3월 들어 김혜성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은 모양새다. 3월 들어 김혜성의 타율은 0.385, 출루율 0.467, 장타율은 0.615, OPS(출루율+장타율) 1.082로 2월의 타율 0.071, 출루율 0.188, 장타율 0.071에 비해 현저히 좋아졌다. 특히 선발이 아닌 교체로 경기 중간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음에도 저렇게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지난 10일 오클랜드전이 끝난 뒤 “김혜성이 매우 좋았다”고 칭찬하며서도 도쿄행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이라면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을 굳이 도쿄행 명단에서 제외시킬 이유가 없어 보인다. 도쿄에는 개막 엔트리에 드는 26명에 ‘택시 스쿼드’ 5명을 더해 31명이 간다. 다저스는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이 끝나고 도쿄로 떠난다. 김혜성에게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혜성. A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2025.03.11 18:31
야구
‘도쿄행 비행기’ 타기 전 마지막 등판서 4.1이닝 4실점, 도쿄시리즈 등판이 설레는 이마나가 “정말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마나가 쇼타. AP연합뉴스 도쿄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나서는 시카고 컵스의 일본인 에이스 이마나가 쇼타가 도쿄시리즈 전 가진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 후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다가오는 도쿄시리즈에서 일본 팬들 앞에 나서 공을 던질 수 있는 것에 대해 큰 기쁨을 드러냈다. 이마나가는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의 굿이어볼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동안 피홈런 2개 포함 4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컵스는 4-7로 패했다. 지난해 5년 8000만 달러에 컵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이마나가는 데뷔 첫 시즌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3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컵스의 에이스로 올라섰다. 주목은 LA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에 계약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받았지만 성적에서는 이마나가가 월등히 앞섰다. 이마나가는 이번 도쿄시리즈 1차전에서 야마모토와 맞대결을 벌인다. 이마나가 쇼타. 이매진이미지연합뉴스 5년 계약의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이마나가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썩 인상적이지는 않다. 지난달 2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2.2이닝 3실점을 기록한 이마나가는 지난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이날 또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범경기 3차례 등판에서 거둔 성적은 1승 평균자책점 5.73이다. 다만 이마나가가 지난 시즌에도 스프링캠프에서는 4차례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5.68로 인상적이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시범경기 성적도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어 보인다. 실제로 이마나가는 이날 경기에서 제구가 흔들린 2회말에만 4안타 1볼넷을 집중 허용하며 4실점했을 뿐, 나머지 이닝에서는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이마나가는 경기 후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시범경기 부진에 대해 “아직 1주일이 남았고, 좀 더 가다듬을 부분도 있다. 아직 더 나아질 부분들이 보인다. 그저 도쿄시리즈 시작 전에 모든 준비가 끝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마나가 쇼타. AFP연합뉴스 오히려 이마나가는 도쿄시리즈에서 일본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발 등판할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도쿄시리즈 2연전은 전부 컵스의 홈경기로 진행되기에 이마나가가 1회초 마운드에 오르는 만큼 도쿄시리즈의 첫 공을 그가 던지게 된다. 여기에 다저스의 1번 타자로 오타니 쇼헤이가 나설 것이 유력해 이 또한 의미가 깊다. 이마나가는 “정말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스즈키 세이야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모두가 경험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모두가 (도쿄시리즈가 끝난 후) 미국으로 돌아와 얼마나 멋진 경험이었는지, 얼마나 즐거웠는지를 되돌아본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컵스 선수들은 이미 일본 문화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크렉 카운셀 컵스 감독은 “아마도 하이라이트는 나이가 어린 사람이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 잔을 아래에 둬야 한다는 것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나가 쇼타. A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2025.03.11 15:26
스포츠종합
“기다려줄게, 내 비행기 타고 같이 가” ‘여자 테니스 금수저’ 페굴라의 호의 화제제시카 페굴라. 게티이미지코리아 장슈아이가 SNS에 올린 페굴라의 전용기 사진. ‘내 비행기 타고 가.’ 테니스계 대표 ‘금수저’ 제시카 페굴라(4위·미국)의 개인 전용기 호의가 화제다. 페굴라는 지난 3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끝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ATX오픈 대회 최종일 단식 결승에서 매카트니 케슬러(56위·미국)를 2-0으로 물리치며 우승했다. 지난해 8월 내셔널뱅크오픈 이후 7개월 만에 거둔 투어 통산 7번째 단식 우승이다. 페굴라는 이어지는 1000시리즈 대회인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리는 WTA 투어 BNP 파리바오픈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대회장을 떠나지 않았다. 영국 ‘BBC’는 5일 “페굴라가 인디언웰스까지 긴 여정을 앞두고 있었지만 동료들에게 캘리포니아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개인 제트기를 함께 타기 위해 복식 결승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고 전했다. 단식에서 페굴라에게 진 케슬러는 장슈아이(중국)와 짝을 이뤄 복식 결승에도 올랐지만, 안나 블린코바(러시아)-위안웨(중국) 조에 1-2로 패해 준우승했다. 그러나 이들 선수들은 페굴라 덕분에 웃으면서 다음 목적지인 인디언웰스로 향할 수 있게 됐다. ‘BBC’는 “페굴라가 다른 선수들이 1263마일(약 2000㎞) 이동을 함께 할 수 있게 기다렸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선수들은 댈러스나 휴스턴 공항으로 이동해 로스앤젤레스에서 환승해야 해 수요일 시작되는 인디언웰스 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슈아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페굴라의 전용기 사진과 함께 “선수들은 대회 직후 인디언웰스로 이동하는 법에 대해 (걱정하며)논의했다. 복식 결승이 끝나고는 비행기를 타는게 더 어려웠다”면서 “페굴라는 단식 결승이 끝난 뒤 이동해도 됐지만 기다려줬다. 정말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어 숙소에서 맞은 아침 사진을 올리며 “캘리포니아의 아침을 볼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페굴라는 한국계로도 잘 알려진 선수다. 그의 어머니 킴이 서울에서 태어나 1974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페굴라의 부모인 테리, 킴 페굴라의 순자산은 76억달러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11조원이 넘는다. 전 세계 부자 순위 393위에 해당한다. 페굴라 부부는 미국에서 천연가스,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으며 미국프로풋볼(NFL)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버펄로 팀 구단주다. 페굴라 역시 선수 생활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걷고 있지만, 스킨 케어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2025.03.05 16:57
사회 이곳&이야기
[이곳&이야기]공군박물관 한국 비행기 역사의 보고ㆍ청주시 공군사관학교에 위치, 문화재로 지정된 항공기 4대 등 각종 물품 전시 “찾았다!” 2004년 1월 대구 경상공업고등학교. 한국항공학교가 폐교된 뒤 세워진 이 학교 지하창고에서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비행기 기체가 발견됐다. 오랫동안 방치돼 녹까지 슬어버린 기체에는 희미하게 ‘復活(부활)’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가 40여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온 순간이다. 3월 14일 안태현 공군박물관장이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공군사관학교 공군박물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입구에 전시된 F-51D 비행기를 설명하고 있다. / 이삭 기자 부활호는 한국전쟁 직후 실의에 빠진 우리나라에 희망을 심어준 비행기다. 이 비행기가 만들어진 것은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랐던 1953년 6월. 우리나라 기술로 항공기를 만들자는 목표 아래 27명의 공군 정비사들이 모였다. 이들은 공군 사천기지의 허름한 막사에서 설계도를 제작했고, 미 공군기지를 샅샅이 뒤져 부품을 모았다. 같은 해 10월 11일 2시간의 시험비행에 성공한다. 당시 공군의 훈련기였던 L-16 연락기의 엔진과 프로펠러 등을 사용했지만 비행기의 70%를 차지하는 동체와 날개 등은 우리 기술로 설계·제작됐다. 4기통 엔진을 가진 이 비행기의 최고 속도는 시속 180㎞. 다른 나라가 개발한 비행기보다 성능은 떨어졌지만 당시 국내 기술로는 획기적이었다. 이듬해인 1954년 4월 이 비행기는 부활호라는 이름을 달았다. 부활호가 하늘을 비행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활호는 빠르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비행성능이 타국에서 개발한 비행기보다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1960년 한국항공학교로 보내진 부활호는 정비실습용으로 활용되다 자취를 감췄다. 3월 14일 안태현 공군박물관장이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공군사관학교 공군박물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입구에 전시된 F-51D 비행기를 설명하고 있다. / 이삭 기자 공군 염원 이룬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 2004년 10월 이 비행기는 50년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부활’했다. 2008년에는 ‘등록문화재 제411호’로 지정됐다. 안태현 공군박물관 관장은 “광복군이자 공군 창설의 주역인 최용덕 장군(1898~1969)은 ‘우리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는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며 “성능으로 인해 활약한 기간은 짧았지만 부활호는 최 장군과 공군의 염원을 이뤄준 소중한 기체”라고 설명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공군사관학교 공군박물관 야외 전시장에 보관돼 있는 L-4연락기. 우리나라 최초 항공기로 등록문화재 제462호다. / 이삭 기자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공군사관학교의 공군박물관에 가면 부활호처럼 한국전쟁 전후를 기점으로 활약한 4대의 비행기를 볼 수 있다. 모두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부활호가 전후 바닥으로 떨어진 우리나라의 자존심을 세워줬다면 F-51D 무스탕은 한국전쟁에서 우리를 지켜준 비행기다. 이 비행기는 공군이 최초로 도입한 전투기이기도 하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이 시작됐을 때 우리나라에는 전투기가 없었다. 미군으로부터 받은 연락기와 훈련기 20여대가 전부였다. 무서운 기세로 남하하는 북한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공군사관학교 공군박물관 야외 전시장에 보관돼 있는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등록문화재 제411호). / 이삭 기자 공군 소속의 F-51D가 전장에 등장한 것은 전쟁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난 7월 3일이다. 안태현 관장은 “전쟁 발발 다음 날인 6월 26일 10명의 공군 조종사들이 일본의 미국 공군기지에 파견돼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며 “짧은 훈련을 마친 이들은 7월 2일 10대의 F-51D를 몰고 대한해협을 건너 다음 날 바로 전투에 나섰다”고 말했다. 공군에서는 7월 3일을 ‘조종사의 날’로 정해 이들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전쟁 초기 10대에 불과했던 공군의 F-51D는 전쟁 기간 동안 133대까지 늘어났다. 전장에 출격한 횟수는 8500여 차례나 된다. 1952년 1월 15일에는 유엔군 공군이 500차례나 실패했던 평양 승호리 철교 차단작전에 성공해 북한군의 보급로를 끊기도 했다. 1953년 공군 정비사들이 공군 사천기지에서 국산 1호 항공기인 ‘부활호’를 제작하고 있다. / 공군사관학교 제공 한국전쟁 때 맹활약한 F-51D 무스탕 공군박물관 F-51D 기체에 새겨진 ‘信念의 鳥人(신념의 조인)’이라는 문구는 공군의 상징이기도 하다. 한국 공군의 조종교관으로 참전한 미군 딘 헤스 대령(1917~2015)의 좌우명인 ‘By faith, I fly(나는 신념으로 하늘을 난다)’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헤스 대령은 자신의 좌우명이 새겨진 우리 공군의 F-51D를 타고 250차례나 출격해 북한군을 격파했다. 또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봐 ‘전쟁고아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에 남겨진 F-51D는 모두 2대로 공군박물관과 용산 전쟁기념관에 각각 보관돼 있다. 2016년 10월 20일 등록문화재 제666호로 지정됐다. 한국전쟁 초기 전투기가 투입되기 전 전투능력이 없었던 연락기와 훈련기도 전장에 나선다. F-51D의 뒤를 이어 등록문화재 제667호로 이름을 올린 것은 T-6 건국기다. 광복 후 자본이 없었던 우리나라가 10대의 T-6 건국기를 소유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 도움 덕택이었다. 미국에 비행기 원조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우리나라 정부는 1949년 9월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학생, 회사원 등 각계각층이 모금에 참여해 목표액인 2억원을 훨씬 뛰어넘은 3억5000만원을 모금했고, 캐나다에서 T-6 10대를 구입했다. 이 비행기는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한 2인승 훈련기였지만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전장에 투입됐다. 별다른 무기가 없었기 때문에 뒤에 탑승한 조종사가 수류탄 등의 폭탄을 품에 안고 있다가 저공비행하며 수류탄을 투하하는 방법으로 북한군에 피해를 줬다. 등록문화재 제462호인 L-4 연락기도 T-6 건국기와 같은 방법으로 전투에 참전했다. 이 비행기는 1948년 9월 공군의 전신인 육군항공대가 미 육군 7사단 항공대로부터 인수한 항공기다. 최고 시속 137㎞, 순항 시속 74㎞인 2인승 경비행기로 비행속도가 자동차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쟁 초기에 적진을 비행하며 폭탄을 투하했고, 전투기가 도입된 이후에는 정찰기로 활약했다. 안 관장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4대의 비행기들은 공군 역사는 물론 우리나라 항공 발전에 기념비적인 문화재들”이라고 말했다. 1985년 문을 연 공군박물관에는 항공기류, 총포류, 장비류 등 1000점의 물품이 전시돼 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주 수요일에 문을 닫는다. 이 곳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2주 전 예약이 필요하다.
청주·이삭 전국사회부 기자 2019.03.25 15:30
오피니언 편집실에서
[편집실에서]노란 종이비행기책꽂이 한쪽 구석에 노란 종이비행기가 놓여 있다. 겉에는 ‘잊지 않기 위해’라고 쓰여 있다. 종이비행기는 왜 거기 있을까. 종이비행기를 펼쳐본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2년 전 약속 오늘 다시 되새겨봅니다. 그리고 그 약속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2주기인 오늘 다짐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하겠습니다. 별이 된 모두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날의 추억이 회한으로 되살아난다.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뒤늦게 달려갔던 팽목항. 거기에서 아이들에게 보내려고 버스 안에서 꾹 눌러 쓴 편지. 세찬 비바람 탓에 날리지 못하고 품속에 간직한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종이비행기. 날릴 수만 있었다면 중력, 추력, 항력, 양력의 원리를 넘어 무한비행으로 천국으로 보낼 수 있었다고 믿었는데…. 많은 이들이 말했다. 그날 이후 시간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또 한국 사회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세월호 이후 1000일이 됐다. 그리스신화에는 2개의 시간 개념이 나온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크로노스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시간이다. 카이로스는 의미 있는 자신만의 시간을 의미한다. 1000일은 누구에게는 크로노스의 시간이었을 터이고, 누구에게는 카이로스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세월호 이후 의미 있는 삶을 산 이들에게 1000일은 지옥과 같은 시간만은 아니었다.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다짐의 시간이었다. 연대와 공감의 시간이었으며, 희망과 변화의 시간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것을 느끼기 위해 안산으로, 팽목항으로, 동거차도로 달려갔다. 그 순례는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딛고 당당하게 살겠다는 몸부림이자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것은 100만 촛불에 하나라도 더 보태고자 토요일마다 광장으로 달려가는 이들의 심정과 같다. 내가 없으면 어떡하나. 나마저 외면하면 어떡하나. 이는 연대와 공감의 발로이자 핵심이다. 여전히 세월호 이전의 시간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세월호의 교훈을 한 귀로 흘리려는 이들이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망발을 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대표적이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요.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는데….” 직무정지된 대통령의 이 망발은 더 이상 할 말을 잃게 한다. 이 말에 세월호를 바라보는 그의 인식 수준이 그대로 담겨 있다.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우연히 일어난 교통사고일 뿐이다. 그리고 교통사고의 책임이 왜 대통령에게 있느냐는 것으로 이어진다. 세월호 침몰 원인은 배의 결함과 선원들의 미숙함에 있고, 침몰 책임 역시 해운사와 선원에게만 물을 수 있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인식과 똑 닮았다. 무사유와 책임 회피의 전형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한국이 눈먼 자들, 즉 비선실세와 그 공모자들의 국가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사건이다. 이들의 국정농단 실태는 국정조사 청문회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특검 조사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예의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으로 드러난 진실마저 감추려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세상은 변하고 있다. 정의를 향한 목소리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죽은 넋들은 촛불로 되살아났다. 촛불민심에 귀 막으려 하는 자들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들뿐이다. 1000만개의 촛불이 모여 어두운 바닷속을 환하게 비출 날이 다가오고 있다. 그날 세월호의 진실은 비로소 인양될 것이다. 올봄 세월호 참사 3주기에 팽목항으로 다시 가리라. 가슴속에 품어온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리기 위해. 내 노란 종이비행기가 1000만개의 염원과 함께 그들에게 전해지길 간절히 바라면서.
조찬제 편집장 2017.01.10 15:44
경제 영화 속 경제
[영화 속 경제]비행기2:소방구조대-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데스밸리’“어떻게 하면 ‘명예의 전당’ 사진을 남길 수 있나요?” “죽으면 되지.” 공항 소방관의 말에 철없던 ‘더스티’도 금세 숙연해진다. 소방관은 남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해야 하는 숭고한 직업이다. 는 소방관에 대한 헌사다. 세계 최고로 빠른 비행기인 ‘더스티’의 기어박스가 고장난다. 더 이상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 때마침 더스티의 공항도 옥수수 축제를 앞두고 폐쇄 위기에 몰린다. 소방비행기를 갖추지 않아 안전규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더스티는 부품을 찾는 동안 소방자격을 따기로 한다. 자격증은 ‘피스톤 피크 국립공원’ 소방구조대에서 딸 수 있다. 하지만 불을 끄는 것은 만만찮다. 팀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은 더스티는 팀을 위기로 몰아넣는다. 리더인 ‘블레이드 레인저’는 더스티를 마뜩찮게 여기지만 더스티가 위기에 처하자 몸을 던져 구해낸다. 알래스카 출신의 전직 화물운송기로 수다쟁이인 ‘디퍼’, 과거 목재인양 헬기였던 ‘원디리프터’, 한국전쟁 참전 군용수송기인 ‘캐비’ 등은 철부지 신참 동료들로 더스티를 돕는다. 농약살포기에서 세계 최고의 레이서로, 이제 소방구조대로 탈바꿈하려는 더스티는 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는 피스톤 피크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정경이 압권이다. 피스톤 피크는 요세미티 국립공원과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합성한 영화 속 가상의 공원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높이 120m, 나무 밑동지름 8m에 달하는 자이언트 세쿼이아 군락이 이름 높다. 189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1만개가 넘는 온천과 물을 뿜는 간헐천이 있는 곳으로 187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피스톤 피크의 관리인은 소방구조대에 갈 예산 80%를 빼돌려 대규모 산장을 짓는다. 이어 내무부 장관을 초청해 화려한 파티를 열다 경질된다. 경질된 그가 가는 곳은 ‘데스밸리’. 데스밸리는 실제로 있는 국립공원이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에 걸쳐 있는 거대한 사막이다. 해수면보다 낮아 온도가 55~56℃에 달한다.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란 사람이 살 수 없는 혹한의 환경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곳에 피스톤 피크의 전 관리인을 보냈으니 좌천도 이만저만한 좌천이 아닌 셈이다. 데스밸리는 벤처업계에서도 많이 쓰이는 용어다. 연구개발(R&D)이 성공한 뒤 상품화해야 할 단계에서 돈이 부족해 신생기업들이 많이 무너지는 구간을 말한다. 창업 후 4~5년쯤 됐을 때다. 통상 벤처기업들은 연구개발을 위해 많은 돈을 퍼붓는데 이때 적자가 누적된다. 간신히 제품을 개발했다 치더라도 사업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한데, 은행은 이때부터 종종 돈줄을 죈다. 그동안 빌려줬던 대출을 상환하라고 압박하거나 추가 대출을 해주지 않는 것이다. 상장을 해 자금을 모으면 되지만 상장 기준이 까다롭고 경영권에 대한 새로운 부담이 생기는 데다 상장 뒤에는 관리해야 할 것도 많아 기업공개(IPO)도 말처럼 쉽지 않다. 이럴 때 벤처투자자들까지 외면하면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도 벤처기업은 망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은 벤처’와 ‘나쁜 벤처’를 가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갑작스런 자금압박으로 문을 닫게 되는 선의의 벤처가 나올 개연성도 크다. 때문에 최근 정부는 벤처기업들이 데스밸리를 헤쳐나올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데스밸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를 만들고, 이들이 상장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옥석가리기에 실패할 수 있는 데다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도 제기된다.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2014.08.25 19:48
국제
[세계]무인비행기 드론, 시리아에선 무용지물?ㆍ미국은 왜 시리아에서 드론을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드론’의 시대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에서 무인비행기, 곧 드론은 이젠 단골 뉴스가 됐다. 논란도 다양하다. 공격의 범위와 효과, 윤리적 논란부터 개인 사생활 보호 문제까지 온갖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지에서 수행하고 있는 대테러 작전에서 드론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드론 공격을 집계하고 있는 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파키스탄에서 2004년 이래 361차례 드론 공격이 있었으며, 대부분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수행됐다. 공격에 따른 사망자는 2048~3381명이며, 이 가운데 민간인은 258~307명으로 집계됐다. 알카에다가 준동하고 있는 예멘에서도 2002년 이래 81차례의 드론 공습이 있었으며, 공격으로 634~88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드론은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들고, 위험부담이 낮으며, 선별적으로 목표물 공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대테러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은 드론을 정찰·추적부터 전투·살상에 이르기까지 작전의 중심에 두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치른 두 개의 큰 분쟁에서 드론은 별다른 존재감을 내지 못했다. 2011년 리비아 내전과 현재 시리아 내전이다. 미국의 군사개입 시나리오 중 드론은 빠져 미국이 시리아 공습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특정 목표물을 겨냥한 ‘일회적 응징’에서부터 지상군을 투입하는 전면적 군사개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왔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인 일회적 공습은 미군이 지중해에 배치한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쏴서 시리아 내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것이다. 지난 9월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와 만나 시리아 군사개입을 논의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미 미국은 지중해에 구축함 4대를 배치했으며, 니미츠 항공모함도 홍해로 이동했다. 중동 역내의 공군기지에서 전투기를 띄워 공습을 가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됐다. 가능성이 낮지만 강경파들은 지상군 투입과 같은 전면적 군사작전을 주장하기도 한다. 시리아 반정부군에 대한 무장 지원을 늘리는 것도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드론 투입은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시리아에서 드론을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드론이 시리아에서 작전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드론 공습을 크게 보면 전쟁 수행, 전쟁 방지를 위해 사용했다. 이미 무장한 드론은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지에서 공습을 수행했다. 또한 지상에 있는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찰을 하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한다. 전장에서 드론은 미군에게 큰 이점을 준 셈이다. 또한 미국의 주장에 따르면 무장 드론은 전쟁을 억지한다.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을 미리 분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드론을 통해 알카에다, 탈레반 주요 인사를 ‘표적 살해’했다. 미국에서 2001년 9·11테러 이후 ‘안보’는 금과옥조이다. 최근 미 국가안보국(NSA) 감청 논란에서 보듯 위협에 대한 예방과 감시는 미국 정책 결정 과정의 ‘신조’가 됐다. 그러나 시리아의 화학무기에 대한 경고가 수차례 계속됐지만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막지 못했으며, 현재 사용주체가 누구인지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 사태는 오바마 대통령이 ‘금지선’으로 설정한 화학무기 사용 사실이 확인되면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테러전에서 위력을 과시한 드론이 시리아에서도 사용돼야 하는 것이 아닐까? 포린어페어스에 따르면 대답은 ‘아니오’이다. 첫 번째로 ‘영공’의 문제가 있다. 드론이 활동하기 위해선 영공을 자유롭게 지나다닐 수 있어야 한다. 소말리아, 말리,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나라는 스스로 영공을 통제할 능력이 없었다. 예멘과 파키스탄에선 이들 정부의 허가를 얻어서 작전 수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시리아는 경우가 다르다. 러시아의 지원으로 강력한 대공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 대공 방어망 강력해 작전수행 어려워 또한 드론은 소음이 크고 느리다.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선 고도를 낮춰야 한다. 하늘에서 맴돌며 조준을 하기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 시리아 공군이 쉽게 격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이 시리아에서 드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부군의 전투기와 대공 포대를 무력화해야 한다. 이는 지상군이 투입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대규모 재정부담을 진 미국은 전면적 군사개입을 피하려 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표적’이 문제다. 미국의 공격 대상은 시리아 군사시설과 주요 목표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화학무기 시설이 공격받으면 사태가 악화된다. 자칫 공격으로 화학무기가 유출되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공군의 무인 비행기 프레데터. | 경향신문 자료사진 드론 공격은 미사일 공격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첩보활동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표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오폭으로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하면 아사드의 정치적 입지만 세워주는 꼴이 된다. 이미 드론 공격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상황에서 더 큰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는 것이다. 화학무기가 극단주의 세력 수중에 들어갈까 우려 어설프게 화학무기 시설을 공격해서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통제하지 못하면 반정부군 내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의 수중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현재 미국은 극단주의 세력에 무기가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반정부군에 대한 무장지원도 주저하고 있다. 미국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축출을 통한 ‘레짐 체인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시리아가 권력 공백상황에 빠져드는 상황을 피하려는 것도 있다. 극단주의 세력이 시리아군의 병기고를 차지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목적’이 불분명하다. 미국이 밝힌 군사개입의 목표는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과 추가적인 사용에 대한 경고’이다. 앞서 언급한 이유로 드론 공격은 미국이 밝힌 군사개입의 목표에 적합하지 않다. 미국이 밝힌 목표는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통해서만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드론은 지난 10여년간 미래 전장의 풍경을 바꿀 무기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시리아의 사례에서 기술에 대한 의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포린어페어스는 중동 분쟁과 같은 ‘진흙탕 싸움’의 경우 충분한 분석과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일럿을 하늘에서 내려오게 할 수는 있지만, 인간의 판단, 위험, 전쟁 의지까지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배문규 경향신문 국제부 기자 2013.09.10 18:34
화제
빈번한 화장실行…“나는 비행기에서 쫓겨났다”캐나다 작가 조안나 치우는 이륙 전에 화장실을 자주 갔다는 이유로 비행기에서 쫓겨났다는 자신의 사연을 전하며 항공사를 비난했다. 그러나 많은 이의 공감을 사지는 못했다. 웨스트젯 항공사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 조애너 치우(Joanna Chiu)가 ‘이륙 전 화장실에 자주 간다’는 이유로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WestJet)의 비행기에서 쫓겨난 사실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폭로해 논란을 촉발했다. 조애너 치우는 지난 9일(현지 시각) 자신의 SNS에 “멕시코에서 웨스트젯 비행기를 탔고 장염에 배탈이 나서 이륙 전에 화장실에 자주 갔다. 그 이유로 비행기에서 쫓겨났고 이후 호텔이나 재예약 항공편도 보장받지 못했다”라며 항공사 측을 비난했다. 당시 그는 고향인 캐나다 밴쿠버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는 “‘비행기에서 내리라’라는 승무원들의 요구에 급하게 내리다 보니 비행기에 돈을 두고 내렸지만 웨스트젯은 20분 거리에 있는 호텔로 가는 택시 요금을 지급해달라는 요구도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신이 만약 이륙 전인 비행기에 있다면 아파도 참거나, 화장실에 갔는데 승무원이 아프냐고 물어보면 그저 방광이 작다고 말하라”며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조애너 치우의 항공사를 향한 장문의 비난 글은 대중의 큰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일부 누리꾼은 그의 상황을 안타까워했지만 대부분의 누리꾼은 “승무원이 그를 쫓아낸 것은 옳은 일”이라는 의견을 댓글로 남겼다. 한 누리꾼은 “이건 당신이 틀렸다. 장염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해서 이기적인 한 사람 때문에 비행기 한 편이 통째로 위험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 전직 승무원은 “그들은 옳은 결정을 내렸다. 당신이 그들과 어떻게 소통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결정은 틀리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조애너 치우는 토론토스타(Toronto Star)의 선임 기자이자 중국 분야 전문가다. 그는 BBC, 알자지라, NPR, 가디언, 뉴스위크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2년에는 홍콩 난민에 관한 기사로 인권 언론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차이나 언바운드(China Unbound)>가 있다.
이유진 기자 2024.02.19 06:56
문화/생활
기네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 생애 첫 비행기탔다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 튀르키예의 루메이사 겔기가 항공사가 개조한 들 것 좌석에 누워 생애 첫 비행기 여행길에 올랐다. SNS 캡처 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이 생애 최초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신장 약 214㎝로 기네스 세계기록 ‘가장 키가 큰 여성’으로 선정된 튀르키예 여성 루메이사 겔기(24)가 생애 첫 여행길을 떠났다. 그를 수용하기 위해 터키(튀르키예) 항공측은 지난 달부터 이코노미 좌석 6개를 제거하고 특수 들 것을 넣는 등 기내를 개조했다. 겔기의 첫 여행길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13시간 비행이다. 그는 뼈 과증식을 유발하는 위버 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어릴 때부터 일반적인 비행기 좌석에 탑승할 수 없었다. 또한 일상에서도 휠체어나 보행기를 사용해 이동하고 있다. 항공사 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는 겔기.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행 여정을 담은 이미지를 공유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여행이었다”며 “이번이 첫 비행이지만 확실히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나의 여정을 도와준 항공사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 기네스 기록,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여성’으로 선정된 루메이사 겔기. 겔기의 이번 샌프란시스코행 여정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경력을 쌓기 위함이다. 그는 이미 2014년에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틴에이저’로 첫 기네스 세계 기록에 선정됐고 지난 2021년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키 큰 여성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손’, ‘가장 긴 손가락’, ‘가장 긴 등을 가진 여성’이라는 기록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2022.11.08 07:32
레저/여행
제주행 LCC 비행기에 ‘비지니스석’이 있다고?티웨이항공은 LCC 항공사 최초로 비지니스석을 구비했다. 현재는 국내선 제주행이 운행되고 있으며 싱가포르 등 하늘길 상황에 따라 향후 장거리 노선을 추가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 제주행 비지니스석이 화제다. 장거리 노선의 전유물인 비지니스석이 국내선 제주도행 비행기에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중대형기인 A330-300기에는 총 12석의 비지니스석이 있다. 약간의 경사가 있으나 풀 배드 좌석이 가능해 편안한 비행이 가능하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3월 최장 1만㎞까지 운항할 수 있는 A330-300기를 도입했다. 총 347석 규모의 A330-300은 중장거리 노선 운항에 적합한 기종이다. 티웨이항공의 중대형기 추가 도입은 코로나 이후 런던, 파리, 스페인 등 주요 유럽 노선과 LA, 뉴욕 같은 북미 등 장거리 노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준비의 하나다. 항공사에 따르면 오는 3월 말부터 국내선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키르기스스탄 등까지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제주행을 운항하고 있으며 여행 마니아들의 입소문이 타면서 평일에도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반려견 동행 여행을 위한 티웨이항공의 티펫 서비스. 반려동물용 기념 탑승권도 증정한다. 티웨이항공 제공 ‘국내선 비지니스석 보유’와 더불어 티웨이항공 서비스 중 반려동물 동반을 위한 ‘티펫(t’pet) 서비스’도 젊은 반려인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티펫 서비스를 통해 국내 항공사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기념 탑승권을 발급했다. 또한 기내 반입 가능한 반려동물 무게도 9㎏으로 국내 항공사 중 허용 범위가 가장 크다. 반려동물과 동반 탑승 시 티펫 전용 스탬프 쿠폰을 발행해 반려동물용 상품 제공 및 반려동물 무료 탑승 기회를 주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2022.05.24 11:08
연예
이상윤, 희망의 비행기를 날리다배우 이상윤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번뜩이는 이미지는 반듯함이다. 훈훈한 외모와 다정다감한 목소리, 여기에 따뜻한 마음이 그의 반듯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KBS-1TV ‘희망로드 대장정’의 네 번째 주인공으로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공개한다. 내일이 없는 아이들 1만3천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이국적인 분위기의 나라, 인도네시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이기도 하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세계 17위, 세계적인 관광 국가의 칭호를 거머쥐었지만 여전히 인구의 40%가 빈곤층이다. 도심의 이면에는 끼니 걱정에 하루하루가 버거운 아이들의 힘겨운 삶이 숨어 있다. 배우 이상윤(33)이 다녀온 곳도 그랬다. 화려한 도시 뒤편에는 빈민촌이 형성돼 있고 이들은 고작 하루 2달러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간다.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 곳인 발리도 그렇지만 제가 예전에 촬영차 온 인도네시아는 정말 아름다운 자연으로 가득한 곳이었거든요. 게다가 경제적으로 못 사는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다시 찾은 이곳은 충격 그 자체였어요. 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이 무척 다르더라고요. 한쪽은 고층 빌딩에 호화로운 분위기인데 반대쪽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판자촌이 자리해 있었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수도인 자카르타 인근에 위치한 반딸거방 쓰레기 마을. 자카르타를 비롯한 인근 도시들에서 배출된 쓰레기가 모이는 곳이다. 차장 너머로 보이는 풍경과 입구부터 코를 찌르는 악취에 그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산을 이루고 있는 쓰레기장에는 값나가는 쓰레기를 주우러 나온 이들로 가득했다. 부모를 따라온 어린아이들은 악취가 나는 물웅덩이와 각종 폐기물, 쥐가 돌아다니는 열악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가기 전에 말로만 들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일반 쓰레기들이 음식물과 뒤섞여 있는데 분리수거도 전혀 없고 그냥 갖다 버린대요. 예전 우리나라의 난지도를 보는 듯했어요. 심한 악취와 벌레 때문에 잠시도 서 있기 힘든데, ‘무엇이 이 사람들을 여기로 내몬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들 스스로 넝마주이의 삶을 선택하진 않았을 텐데 말이죠.” 고작 15세의 소년 다얏. 공부가 하고 싶어 시골에서 올라왔지만 학비가 부족해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자신보다 큰 쓰레기 바구니를 지고 다니며 그나마 돈이 되는 비닐을 모아보지만 월세를 내기에 빠듯하다. 하루 한 끼를 해결하는 것도 버거운 아이들에게 학교와 배움은 사치에 불과한 듯 보였다. 다얏보다 더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 일을 한 것일까. 쓰레기 더미들 속에서도 팔 수 있을 만한 것들을 골라내는 손길이 능숙하다. 바구니 하나를 가득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쉬지 않고 8시간을 일해야 하루 6개 분량을 겨우 모을 수 있다. 꿈을 꾸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아이들은 고된 노동과 배고픔에 지쳐 있었다. 흐르는 콧물을 닦아주고 기운을 내라고 응원해주는 것이 이상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어른들에게도 위험한 공간이거든요. 촬영하는 동안에도 계속 새로운 쓰레기 차가 와서 바깥쪽의 쓰레기를 안쪽으로 밀어넣곤 했어요. 조금만 방심해도 차에 부딪혀 다칠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걸 얻기 위해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그냥 달려들어요. 굉장히 아슬아슬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어요.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 언젠가 학교로 돌아갈 날을 꿈꾸며 다시 쓰레기를 주우러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짠하더라고요.” 이곳에 터를 잡고 사는 외스피 가족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째 아들 아담(13)은 일을 하러 간 엄마를 대신해 어린 동생들을 돌본다. 자신의 미래보다 엄마의 힘든 오늘이 더욱 걱정되는 아들의 속 깊은 말 한마디에 눈물이 흐른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한창 부모님을 조를 나이잖아요. 어머니께서 마음이 아플까 봐 학교 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는 그 이야기에 가슴이 아팠어요. 또 어떻게든 동생들만큼은 공부를 시키겠다는 결심도 기특했고요. 이 아이들이 원하는 삶은 끼니를 걱정하지 않고 노력하면 내일을 꿈꿀 수 있는 평범한 인생이에요. 쓰레기 더미에서 꿈을 잃어가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어요.” 따뜻한 밥 한 끼 인도네시아 한가운데에 있는 숨바 섬. 제주도 면적의 5배나 되는 큰 섬이지만 섬 전체가 석회질 토양으로 돼 있어 나무나 풀이 자랄 수 없다고 한다. 게다가 1년 중 8개월이 건기라 한눈에 보기에도 척박하고 황량했다. 그나마 해안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바다 자원으로 허기를 채우지만 그 또한 넉넉하지 않다. 산 쪽으로 올라갈수록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어디에서도 푸른빛을 찾아볼 수가 없다. “경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땅은 꼭 잿더미 같았어요. 식물들도 다 말라 있었고요.” 험한 지형으로 고립돼 있는 황아빙 마을에 도착했다. 맏이인 누르(16)는 일터로 나간 엄마를 대신해 두 동생의 점심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메뉴는 이곳에서만 나는 고구마과의 식물 끌라디. 당도도 떨어지고 퍽퍽해 넘기기 힘든 음식임에도 아이들은 물도 없이 단숨에 먹었다. 2014년은 유일한 식량인 옥수수 농사가 흉년이라 식량난이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맨발로 1시간을 걸어가 캐올 수 있는 끌라디도 구하지 못하는 날이면 굶는 수밖에 없다. 허기는 이들에게 일상이었다. “거짓말 같았어요. 먹을 게 없는 걸 보면서도 ‘설마 정말 굶겠어?’ 하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마주한 아이들을 보면서 혼란스러워지더군요. 이런 생각을 한 제 자신이 무척 부끄러웠고 미안했어요.” 다음날 이상윤은 다시 누르 가족을 찾았다. 쌀 두 포대와 신발을 선물했다. 쌀밥을 배부르게 먹고 싶다는 아이들의 소원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반찬도 없이, 한 톨이라도 흘릴까 봐 꼭꼭 씹어 맛있게 밥을 먹는 이들의 모습에 만감이 교차했다. 겨우 한 끼. 배부르게 먹은 아이들에게 꿈을 물었다. 이구동성으로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신발을 선물한 게 미안할 정도였어요. 이들에게 도움을 줬다는 제 만족감으로 끝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고요.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할 텐데 이렇게 물품을 주고 하는 건 일시적인, 잠깐의 배고픔을 해결해줄 뿐이잖아요. 아이들을 교육시켜서 세대가 거듭될수록 깨우쳐 갈 수 있게 그 시간 동안 힘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숨바 섬의 또 다른 마을인 까왕후 마을. 이곳 사람들은 원인 모를 혹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목과 등 온몸에 퍼진 혹은 일상생활 자체를 힘들게 했다. 보건소가 전부인 섬 내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했다. 그중에서도 코에 혹이 있어 친구들 사이에서 ‘코 큰 아이’라고 놀림을 받는 디오는 마음의 문도 굳게 닫은 듯 보였다. 이상윤은 아이와 함께 발리의 큰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영양 결핍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고 진단을 내렸다. 다행히 디오는 성공적인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발병 초기 제때 치료를 하지 못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거나 작은 질환을 막지 못해 큰 병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삶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희망의 학교를 세우다 인도네시아 동쪽 끝 파푸아 섬.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원으로부터도 소외됐다. 정치, 경제, 문화 그 어느 것도 발달하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수상 가옥으로 이뤄진 센터니 마을 사람들 역시 가난하다. 인종이 달라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이방인으로 여겨진다. 그들은 스스로를 ‘쌀 위의 죽은 쥐’라고 표현한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이들에게는 교육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가난의 대물림은 어쩔 수 없더라도 아이들의 배움만큼은 놓치지 않겠다는 어른들의 노력이 한몫했다. “인도네시아에 봉사활동을 다녀오면서 정말 많이 놀랐어요. 무엇보다 이렇게 가까이에, 이렇게 힘든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그분들을 보면서 제가 그동안 누린, 무척이나 당연하다고 여긴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이었는지 깨달았어요. 또 얼마나 낭비했는지도…. 그것조차 누리지 못한 이분들의 삶이 안타까웠고, 조금이라도 변화를 시도하려는 분들을 보면서 참 많이 뭉클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바로 교통비다. 주로 물고기를 잡아 그 수익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의 수입은 한 달 3만원인데, 학교까지 통학하는 데 드는 뱃삯은 하루 1천원으로 비싼 편이다. 통학비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는 날도 수두룩하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해 유급당하는 아이들이 태반이다. 울린(10)도 그중 하나다. 커서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울린을 위해 이상윤은 수상 가옥을 개조한 학교 설립에 힘을 보탰다. 더 많은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교실도 나눴다. 이름도 ‘희망학교’다. 작은 보탬이 큰 불씨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무료로 탈 수 있는 통학 배도 기증했다. “학교를 지으며 뿌듯하면서도 죄송했어요.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한 도움인 것 같아서요. 그럼에도 다들 무척 좋아해주셔서 감사했고요. 아이들이 바라던 꿈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 같아 흐뭇하기도 했어요.” 파란 하늘 아래, 아이들과 함께 꿈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굶주림이나 가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날아오를 아이들의 꿈에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희망이 있는 한 아이들은 계속 꿈을 꿀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혼자 극복할 수 없는 가난과 굶주림 대신 희망을 전해줬으면 좋겠어요.”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제공 / 기아대책, ‘KBS 희망로드 대장정’ 제작진>
2014.12.23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