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토론]김문수 “총각, 검사 사칭하며 진짜 대한민국 말하나...가짜 물리치자””](https://img.khan.co.kr/news/2025/05/23/news-p.v1.20250523.a646aaee3eb941a49e19b38e53b69dc2_P1.jpeg)
정치
[대선 토론]김문수 “총각, 검사 사칭하며 진짜 대한민국 말하나...가짜 물리치자””... 후보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거짓말을 이렇게 계속하고 총각 사칭, 검사 사칭까지 하면서 어떻게 정말 진짜 대한민국을 말할 수 있나”라며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이 가짜를...
조미덥 기자 2025.05.23 20:10
정치
[대선 토론]김문수 “총각, 검사 사칭하며 진짜 대한민국 말하나...가짜 물리치자””... 후보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거짓말을 이렇게 계속하고 총각 사칭, 검사 사칭까지 하면서 어떻게 정말 진짜 대한민국을 말할 수 있나”라며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이 가짜를...
조미덥 기자 2025.05.23 20:10
사회
“소방관인데, 27만원치 도시락 주문할게요”···소방 사칭 ‘노쇼 사기’ 기승... 연락이 두절됐다. 업주는 결제를 위해 119안전센터를 찾아 해당 사실을 알렸고 뒤늦게 소방기관 사칭 범죄임을 알아챘다. 영업주는 주문자와 통화한 뒤 소방기관의 공식 문서처럼 위장한 ‘물품지급 결제...
#소방기관 #사칭 #범죄 #도시락 #주문
강정의 기자 2025.05.23 10:19
사회
5·18기념식날 광주서 ‘이재명 캠프’ 사칭 ‘노쇼 사기’... 운영하던 5·18유가족 2400만원 피해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를 사칭한 사기범이 식당 업주에게 보낸 문자. 독자 제공.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당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노쇼 #사기 #이재명 #캠프 #광주
강현석 기자 2025.05.21 10:29
사회
대선 앞두고 제주서도 민주당 당직자 사칭 펜션에 예약 ‘노쇼’ 시도... 대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9일 긴급 선대위원장단 회의를 열고 민주당 당직자 사칭 노쇼 피해 예방책을 논의했다. 민주당제주도당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당직자를 사칭한 A씨가 제주...
#민주당 #당직자 #사칭 #노쇼 #사기 #대선 #이재명
박미라 기자 2025.05.19 16:45
연예
“와인·양주 안 마시는데…” 박명수도 사칭 피해 당했다방송인 박명수. 연합뉴스 방송인 박명수도 사칭 피해 주의를 당부했다. 20일 박명수의 매니저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명수 형은 양주나 와인을 드시지 않는다. 많이 먹어야 맥주 5병 정도다”라며 릴스 영상을 올렸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누군가와 메시지를 나눈 캡처 화면이 담겼다. 메시지에서 박명수 매니저를 사칭한 사람은 “발베니 30년산 1병, 피그세트 5개 테이블이다. 8시에 준비 가능한지 여쭤봐 주시고 문자 주시면 감사하겠다”라며 고가의 주류를 주문했다. 박명수 매니저 SNS 캡처. 그러면서 “저희가 회식을 소속사에서 주최하는 거라 미리 양주 주문 요청을 해놨어야 하는데 정신이 없다 보니까 결재를 못 올렸다. 미리 준비해 주시면 저희가 회식 때 결제해드려도 괜찮겠냐”라면서 “박명수 씨 고향이라고 하더라”라고 박명수를 언급했다. 이에 식당 측이 “주류 금액은 미리 입금을 해야 되며, 드실 금액보다 주류 금액이 더 많이 초과되어 선결제는 힘들어 보인다”고 거절했다. 박명수 매니저는 이에 대해 “명수 형과 저를 사칭해 금전적 이득을 노리는 사기 행위에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명수 형은) 맥주 5병 정도 드시는데…아무쪼록 피해 없으시니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연예계에는 유명 연예인 및 기획사를 사칭해 금전적 이익을 노리려고 하는 ‘노쇼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고가의 주류 등을 먼저 예약한 뒤 식당 측에서 대리 결제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의 보이스 피싱 수법이다. 앞서 송가인, 변우석, 남궁민, 이수근, 정해인, 임영웅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소속사에서 해당 수법으로 인한 사기 피해 주의를 당부했다.
이민주 온라인기자 2025.05.20 14:52
연예
[전문] 쯔양 “촬영팀 사칭해 사기피해 발생···선처 없다”4월 16일 경찰에 출석하는 유튜버 쯔양. 연합뉴스 유튜버 쯔양(박정원)이 사칭 피해를 호소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쯔양은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최근 저 또는 촬영팀 관계자를 사칭해 금전을 편취하려는 매우 악의적 사기 시도가 수차례 발생하고 있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사칭 수법은 ‘쯔양 촬영팀’ 등을 사칭해 음식점 등에 연락하고 ‘촬영에 필요하니’ ‘사또 마고’ 같은 고가 와인을 준비하도록 하면서 쯔양이 평소 거래하고 있는 주류 업체 계좌라고 알려주며 ‘해당 와인 대금을 선입금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쯔양은 “저와 촬영팀은 어떠한 경우에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거나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촬영 진행 또는 방문 예약과 관련해 특정 물품(특히 고가 주류)의 구매를 강요하거나 그 대금의 선입금을 특정계좌로 요구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현재 저희 회사는 모든 제보 내용과 확보된 증거 자료(통화 녹취록, 문자 메시지, 발신 번호 등)를 철저히 검토하고 있으며 법률대리인을 통해 사칭 사기범에 대해 선처 없이 가장 강력한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쯔양이 공개한 메시지 등에 따르면 쯔양 촬영팀 등을 사칭한 이는 업체에 연락해 고가의 와인 등의 구매를 요구했다. 이 사칭범은 “입금 후 입금자명이랑 앞자리 생년월일 보내주시면 온라인영수증 발급 도와드리겠다”며 입금을 유도했다. 쯔양은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로 1190만명의 구독자 수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일부 사이버레커들로부터 과거 이력 등을 빌미로 공갈 피해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 이하 쯔양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쯔양입니다. 오늘은 저를 사칭한 사기에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리고자 글을 올립니다. 최근 저 또는 촬영팀 관계자를 사칭하여 금전을 편취하려는 매우 악의적인 사기 시도가 수차례 발생하고 있어, 제 영상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과 특히 사업을 운영하시는 사업주분들께서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칭 수법은 ‘쯔양 촬영팀’ 등을 사칭하여 음식점 등에 연락하고, “촬영에 필요하니 ‘샤또 마고’ 같은 고가 와인을 준비하도록 하면서, 쯔양이 평소 거래하고 있는 주류 업체 계좌라고 알려주며 해당 와인 대금(예: 500만 원)을 선입금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저와 촬영팀은 어떠한 경우에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거나 금전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촬영 진행 또는 방문 예약과 관련하여 특정 물품(특히 고가 주류)의 구매를 강요하거나, 그 대금의 선입금을 특정 계좌로 요구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모든 공식적인 업무 협의 및 진행은 채널에 등록된 공식 이메일을 통해서만 이루어집니다. SNS 메시지(DM),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 출처 불명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 등으로는 업무를 진행하지 않으며, 개인 연락처로 연락을 드리더라도 절대 금전 거래를 요청하지 않습니다. 만약 위와 같은 연락을 받으실 경우, 이는 명백한 사기이므로 절대 응하지 마시고 즉시 통화나 메시지를 중단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저희 회사는 모든 제보 내용과 확보된 증거 자료(통화 녹취록, 문자 메시지, 발신 번호 등)를 철저히 검토하고 있으며, 법률 대리인을 통해 사칭 사기범에 대해 선처 없이 가장 강력한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만약 사칭으로 의심되는 연락을 받으시거나 관련 정보를 알고 계신 경우, 통화 녹음, 문자 메시지 전체 화면 캡처, 발신자 전화번호 등 구체적인 증거 자료와 함께 소속사 공식 이메일(gardenm1120@gmail.com)로 적극 제보해주시면 추가 피해를 예방하고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선량한 사장님들께서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선명 기자 2025.05.20 10:04
연예
배우 안재욱 회사 사칭 ‘노쇼’ 사기 주의 당부배우 안재욱. 제이블 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엔터사를 사칭해 식당을 예약한 뒤 노쇼 행각을 벌이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배우 안재욱의 소속사를 사칭한 사기가 발생했다. 안재욱 소속사 측은 19일 “사칭범은 현재 경남 합천, 양산, 전남 목포 지역 식당가를 중심으로 당사 직원임을 주장하며 도용, 조작한 명함을 보내 회식한다는 명목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면서 “제이블 엔터테인먼트는 당사 직원을 사칭하는 행위를 엄중히 경고하며 사기 행위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는 사명이나 배우의 이름으로 명함을 제시하며 외부 식당을 예약하지 않는다”면서 “당사는 주류나 물품을 구매토록 선결제를 요청하거나 금전적 요구를 하지 않난다. 한미진은 당사 직원이 아니다. 사례가 발생할 경우 즉시 112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주일 기자 2025.05.19 16:05
연예
연예계 사칭 주의보…롯데엔터 “주류도 시키며 ‘노쇼’하는 사칭인 있다”롯데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로고 이미지.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연예계 사칭과 관련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영화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사칭 피해의 주의를 당부했다. 16일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최근 당사 임직원을 사칭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는 사기 행위가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공지를 올렸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사칭자에 대해 “롯데엔터 소속임을 주장하며 업체에 접근한 후 연예인 회식 등을 명목으로 고가의 주류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하고 선결제를 요구한 후 연락을 끊는 ‘노쇼’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알렸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 과정에서 허위 명합의 전달과 사업자등록증 등 위조된 서류 제공 등 수법이 매우 치밀해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당사 임직원 및 관계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금전적 요구나 물품 구매 요청을 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요구는 모두 불법 행위에 해당하며, 응하지 마시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근 연예계에서는 배우 변우석, 임영웅, 성시경, 송가인, 남궁민, 이수근, 하정우 등이 사칭과 관련한 피해를 입으며 대응을 예고했다.
하경헌 기자 2025.05.16 18:38
경제 우정이야기
[우정 이야기] “카드 배송”···집배원 사칭 보이스피싱 대응법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월 13일 집배원을 사칭한 카드 배송 보이스피싱 관련 행동요령을 배포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최근 우체국 집배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카드 배송을 해주겠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식이다. 특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카드 배송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심 전화를 받으면 반드시 등기우편물 배달 예고 문자를 확인하는 등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정부 당국은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월 13일 우체국 집배원을 사칭한 피싱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 대국민 행동요령’을 배포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집배원인데 신청한 ○○카드가 배송이 왔다”고 전화를 건다. 수신자가 카드를 발급한 적 없다고 반응하면 “○○카드사로 전화해 문의해보라”면서 번호(☎16**-****)를 알려 준다. 해당 번호로 연락하면 악성 앱 설치가 유도되고, 사기범들은 휴대전화의 개인정보 등을 빼낸다. 최근 실제 사례도 있다. 지난해 12월 한 보이스피싱범은 집배원을 사칭해 인천만수단지우체국(☎032-462-2005), 인천만수6동우체국(☎032-462-2205)의 실제와 다른 연락처를 피해자들에게 알려줬다. 이후 카드사 사고예방팀으로 전화를 유도하거나, 기타 인증을 요구해 개인정보를 탈취했다. 이런 카드 배송 피싱 사기는 최근 증가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신청 기준 피해액은 지난해 9월 기준 249억원에서 12월에 610억원으로 급증했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피해 증가가 카드 배송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에 고령층이 속아 넘어간 피해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금감원은 이런 보이스피싱 사례에 대해 소비자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고’로 상향했다. 우체국 집배원은 우편법 제31조에 따라 우편물 표면에 기재된 곳에 배달하므로 배송지가 어디인지 우편물을 통해 사전에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취인에게 배송지를 묻지 않는다. 배송지를 물어보는 우체국 집배원이 있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만약 피싱 전화를 받는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정사업본부가 배포한 ‘대국민 행동요령’을 보면 우선 받아야 할 우편물이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등기우편물 배달 예고 문자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확인해봐야 한다. 우편물에 기재된 주소와 등기번호가 무엇인지 상대방에게 되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편고객센터(☎1588-1300)를 통해 집배원의 연락처와 등기번호도 조회해보는 게 좋다. 만약 사기가 의심될 경우 경찰에 바로 신고해야 다른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런 유형의 전화를 받는다면 즉시 경찰 등 수사기관에 신고해 달라”면서 “출처가 불명확한 인터넷주소(URL)나 전화번호를 클릭하지 않고 스마트폰 보안 설정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훈 기자 2025.02.26 06:00
사회 특집
“유재석입니다”···유명인 사칭 ‘피싱’ 판치는데 속수무책피해자 대부분 6070·피해액 1조…해외 플랫폼에 집단소송 준비 AI 발달로 피해 확산 불 보듯…국제 공조·빅테크 핀셋 규제 필요 방송인 송은이씨(오른쪽)가 지난 3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결혼 등으로 모아놓은 돈이 없다 보니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로 성공한 황현희씨에게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시작이었습니다.” 정년퇴직을 앞둔 A씨(60)는 방송인 황현희씨를 사칭한 투자 단체 대화방(주식리딩방)에 가입하게 된 계기를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황현희의 무료 투자 강의, 선착순 1000명!’ 지난해 12월 주식 공부를 하던 A씨 페이스북에 이런 광고가 떴다. 공중파 TV에서 황씨가 투자로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어 호기심에 광고를 클릭했다. 클릭은 네이버 밴드 리딩방 가입과 가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불법거래소 앱(애플리케이션) 설치로 이어졌다. 투자 매니저라고 자신을 소개한 B씨에게 종목 추천을 받아 200만원을 넣었다. 주가는 매일 20%씩 올랐다. 사기가 아닐까 하는 의심에 100만원을 출금해보니, 바로 돈이 입금됐다. 리딩방에서는 수익을 인증하는 사진과 글이 계속 올라왔다. 의심이 믿음으로 바뀐 A씨는 매니저에게 공모주 청약을 신청하라는 제안을 받자 빚을 내 2000만원을 넣었다. 새로 상장하는 기업의 공모주는 높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많지만, 개인투자자는 1주를 받기도 쉽지 않다. A씨는 4주를 받았다. 그런데 공모주를 팔아 투자금을 출금하려 하자 B씨는 소득세 등을 요구하며 시간을 끌었다. 요구에 따라 총 5300만원을 넣었다. 그 후 B씨는 연락을 끊었고, 사기임을 감지한 A씨는 올해 2월 경찰서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서에서는 ‘바보처럼 왜 그런 사기에 당했느냐’라는 반응이어서 당시엔 불이라도 질러버리고 싶을 만큼 속이 타들어 갔다”며 “똑같은 광고가 지금도 돌아다니는 걸 보면 경찰이나 정부는 뭘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넘어 유튜브와 뉴스 사이트에도 피싱을 유도하는 사칭 광고가 퍼지고 있다. 범죄에 자신도 모르게 명의가 도용된 유명인들과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자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지 6개월 만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칭 피해 유명인 31명을 특정해 광고 차단을 요청하는 긴급 공문을 지난 3월 25일 국내외 플랫폼에 발송했다. 정부는 국무조정실이 주재하는 ‘불법 사금융 척결 범정부 TF’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국조실과 방통위 등 관련 기관은 3월 27일 회의를 열고 불법 사칭 광고 심의기간을 단축하는 방안 등을 논의키로 했다.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는 올해 4월부터 이용자들이 사칭 광고에 속아 피해를 보지 않도록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현재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사칭 불법 광고를 규제하는 법규가 없어 정부는 업계에 자율적인 노력만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를 줄이려면 사칭을 막는 정보통신망법과 신속한 구제를 위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 등에 대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정부 관계자는 “불법 사금융 피싱 범죄가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발생해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사칭 피싱 범죄의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들을 개정하려면 국회 논의와 부처 간 이견 조율이 필요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고령층 사칭 불법 광고에 속아 자살 시도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투자리딩방 사기 건수는 1452건으로 피해액은 1266억원에 이른다. 경찰은 최근 전세사기와 보이스피싱 같은 악성사기 목록에 투자리딩방 사기도 포함했다. 다만 리딩방 사기 범행 대부분이 SNS를 통해 해외에서 이뤄지고,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명인 사칭 피싱 피해자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은 실제 피해자들의 피해액 합계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한상준 대건 변호사는 “우리 로펌이 담당하는 (투자사기 사건) 비율이 전체 중 5%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유명인 사칭 피해액은 최근 6개월간 총 1조원을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건에 따르면 피해자의 90% 이상이 60~70대로 유튜브 광고를 보다가 사기를 당했다. 유명한 연예인·경제계 인물 등에 대한 신뢰가 높다 보니 초기 투자금이 커 통상적인 리딩방 사기보다 피해 규모도 크다. 리딩방 사기 평균 피해액은 5000만~1억5000만원 수준이다. 사칭 피싱 범죄 피해 액수는 2억~3억원에 달한다. 한상준 변호사는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가짜 영상이라는 것을 모르고 온라인 금융거래 경험이 없는 어르신들이 대출을 유도하는 리딩방에 속아 노후 자금을 날린다”고 말했다. 이어 “신분증 복사본을 범죄조직에 넘기는 경우도 많아 명의도용에 따른 3~4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칭 광고 플랫폼은 계속 열려 있는데 불법 거래 사이트에 대한 당국의 즉각적인 조치는 없고 자금 세탁 창구도 열려 있다 보니 피싱범이 파고들고 있다”며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처럼 리딩방 사기에 사용된 계좌는 지급 정지할 수 있게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은행이 사기 이용 계좌를 즉시 지급정지할 수 있지만 리딩방 사기는 이를 적용받지 못한다. 한 변호사는 불법 광고를 게재한 해외 플랫폼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그는 “미국에 있는 로펌과 공조해 페북과 인스타, 유튜브를 상대로 손배 청구를 위한 무료 집단소송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 법원은 한국 법원과 달리 징벌적 손해 배상을 폭넓게 인정해 소송의 인용 가능성 등을 따져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유명인 사칭 불법 리딩방 광고 / SNS 화면 캡처. ■사칭 피해 유명인 신상정보 털려도 속수무책 피싱 범죄에 자신도 모르게 동원되고 있는 유명인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다. 피해자임에도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거나 방조한다는 대중의 오해와 질타를 받고 있다. 이들이 지난 3월 22일 기자회견을 하고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유사모)’을 발족해 공동행동에 나선 이유다. 회견에는 유명 강사인 김미경씨를 비롯해 방송인 송은이씨와 황현희씨,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유사모 성명서에 동참 뜻을 밝힌 이들은 방송인 홍진경씨, 유재석씨, 한국의 닥터둠(doom·파멸)으로 불리는 경제학자 김영익 교수 등 137명에 달했다. 김미경 강사는 유튜브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회견에서 “플랫폼은 사전 필터링 시스템이 없고 사후 대응도 소극적이다”라며 “여러 차례 유튜브에 신고해 계정을 1개 지우면 다음 날 10개 이상 사기 계정이 새로 생긴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기 영상 하나에 조회 수가 50만에 달한다”며 “명예 실추도 억울하지만 사기 계정으로 피해자가 생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모임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들은 국내 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네이버와 카카오에서는 사전 검열 등으로 해당 포털에서는 사칭 불법 광고가 뜨지 않는다. 그러나 카카오톡 채팅방과 네이버 밴드는 해외 범죄조직의 소통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황현희씨는 “해외 플랫폼이 사칭 광고로 사람들을 현혹해 카톡과 밴드로 끌어들여 사기성 짙은 말로 유인한다”며 “사칭방에 들어가 ‘제가 황현희입니다’ 라고 하니,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라는 제 유행어까지 해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국내 기업도 유선상 상담원이 없고, 대화하려면 e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받으려면 최소 2∼3일이 걸린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하니 ‘국민신문고에 신청해 보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사기조직단들은 유명인의 가족사진과 신상정보까지 불법 광고에 활용한다. 하지만 사후 처벌도 쉽지 않다. 한국에서 사칭 행위 자체로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민사적으로 사칭 피해 당사자가 초상권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해 재산상·정신적 피해를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사칭 피싱 범죄를 당장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온라인상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근거지가 해외에 있어 범죄 조직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는 불법 광고 범죄자들을 고소했지만, 경찰·검찰 모두에게 “수사 단서 발견 곤란으로 수사 중지”라는 통보만 받았다. ■ 사칭 광고 사전 규제도 사후 처벌도 어려워 앞서 2020년 국회에서 온라인에서 사칭을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방통위가 “형벌권의 지나친 확대”라며 반대했다. 구글과 메타 측은 AI 등 최첨단 기술과 인력을 동원해 불법·유해 콘텐츠를 삭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불법 광고를 삭제하고 있지만, 범죄조직이 잡히지 않다 보니 생성되는 불법 광고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보이스피싱 문제처럼 부처 간 공조를 넘어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며 “당장은 방통위 내 직통으로 연결되는 신고센터를 만들고 국민에게 심각성을 알리는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소한의 핀셋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AI 연구센터장은 “AI 발달로 사칭 광고를 둘러싼 피해가 더 확산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이 불법 광고를 방치한 빅테크 기업에 책임을 묻는 것처럼 한국도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은성 기자 2024.04.01 06:00
경제
[단독]유사모 뜨자···방통위, 주진형 등 사칭 광고 차단 긴급 요청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그맨 황현희,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미경 강사, 개그우먼 송은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상준 변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가 사회 문제로 확산하면서 정부가 명의를 도용당한 유명인과 기관을 특정해 플랫폼 업계에 광고 유통 방지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지난해 10월 사칭 광고가 사회적 문제가 되자 업계에 ‘자율규제’를 당부해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광고에 이용된 유명인들이 직접 공동행동에 나서고 사기 피해자들도 소송을 시작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방통위는 지난 25일 네이버와 카카오,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에 ‘유명인 사칭 광고 피해 방지를 위한 자율 규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방통위는 공문을 통해 “최근 정보통신망을 통해 정·재계 인사와 연예인 등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이미지를 도용해 주식 리딩방을 유도하는 등 불법 광고 확산으로 사칭 당사자와 국민의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며 “사칭 불법 광고 유통 및 피해 방지와 채팅방 불법 명의도용 관련해 긴급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한 유명인 사칭 광고 피해자는 김종인, 장하준, 주진형, 선대인, 슈카월드, 김미경, 백종원, 유재석, 김 숙, 엄정화, 송은이, 이재용, 이부진, 현정은, 한동훈, 이창용, 김범수, 홍진경, 손석희, 유수진, 존 리, 배용준, 김희애, 문재인, 장동민, 김상중, 임윤아, 이영애, 이서현, 이병헌. 오상우씨 등 총 31명이다. 서강대학교는 피해를 본 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 사기 단체는 지난 1월 ‘서강대 긴급 공지’라는 제목으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 본격화에 따른 다크호스 주식이 있다’라며 서강대를 사칭하는 광고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들 광고를 클릭하면 텔레그램과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채팅방 등에 개설된 ‘주식 리딩방’으로 유입된다. 해당 채팅방에서는 가짜 투자 정보를 제공해 불법 사이트나 악성 앱 가입을 유도해 투자금을 받고 튀는 이른바 ‘피싱’ 수법에 당할 가능성이 크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9∼12월에만 유명인 광고 사칭 사기를 포함한 리딩방의 불법 행위 피해 건수는 1000건 이상, 피해액은 1200억원대에 달한다. 광고에 속은 피해자들의 사건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에 따르면 유명인 사칭 광고 피해액은 최근 6개월 간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명의를 도용당한 유명인 137명은 지난 22일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유사모)을 직접 발족하고 플랫폼과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사칭 광고가 주로 실린 곳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운영사인 메타가 불법 광고 관리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1명 중 손석희씨만 마이크로소프트 웹사이트 첫 화면인 ‘MS스타트’ 뉴스 서비스에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방식의 광고가 실렸다. 광고에는 손씨가 ‘암호화폐 거래 봇으로 큰돈을 벌었다며 이를 이용하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내용이 담겼다. 메타는 지난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을 비롯한 피해자들이 사칭 광고를 신고해도 “커뮤니티 규정 위반 사실이 없어 삭제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해 논란이 됐다. 사실상 광고 수익 챙기기에만 몰두해 사기 범죄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타코리아 측은 “타인을 사칭하는 사기범들이 계정을 바꾸는 등 수법이 정교해져 인력 등에 투자하고 있지만 삭제하는데 역부족”이라며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관과 협력하고 내달부터 이용자들이 속지 않도록 ‘사칭 광고 주의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광고와 본인이 관련이 없다고 밝힌 유명인을 사칭해 광고하는 업체와 (플랫폼업계가) 계약을 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라며 “인물 리스트와 해당 기사를 첨부해 구체적으로 요청한 만큼 광고 유통 방지를 위한 자율규제 조치에 적극 나설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사칭 광고를 규제하는 법규가 없어 정부는 업계의 자율적인 노력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2020년 국회에서 온라인상 사칭을 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논의에 진척이 없다.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AI(인공지능) 연구센터장은 “AI 발달로 목소리마저 공짜로 카피 될 수 있는 시대인만큼 사칭광고를 둘러싼 피해가 더 확산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이 행정명령과 법안을 통해 사칭 불법 광고를 한 빅테크 기업에 책임을 지게 만든 것처럼 우리도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을 비롯해 방통위 등의 관련 기관은 지난 27일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실무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온라인 불법 광고를 빠르게 차단하기 위해 기관간 협조를 강화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히 수사하기로 했다.
김은성 기자 2024.03.28 09:39
사회
청와대 안봉근 비서관 ‘사칭’ 김흥기 ‘댓글기지’ 구축 시도 확인ㆍ지난달 9일 국회서 보수우파 사이버청원 운동 제안 ‘역사교과서 전쟁’ 강조 ‘댓글부대’ 논란과 관련하여 과 숨바꼭질을 해온 국정원 출신 김흥기씨의 ‘진면모’가 드러났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그가 내년 대선을 1년 6개월 정도 앞두고 보수우파 세력들의 목소리를 동원해 정치권을 압박하는 작업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안봉근 비서관 이름을 팔고 다닌 그를 민정수석실에서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다면 ‘어버이연합’의 관제데모 의혹과 마찬가지로 김씨의 배후에도 청와대가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게 됐다. 더구나 미래부가 엉터리 정책보고서를 제출한 그에게 1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는데도 감사원이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면죄부를 부여한 바 있어 그를 둘러싼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은 지난달 9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김씨가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댓글부대를 연상시키는 사이버 집단청원 운동을 제안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확보했다. 김씨의 동영상은 300여명의 학부모와 전국 74개 교육단체들이 모여서 만든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전학연) 출범식에서 촬영된 것이다. 당시 행사는 평소 진보 교육감과 전교조에 반대해온 보수성향의 학부모와 교육단체들이 제대로 된 역사교과서 만들기와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우겠다는 취지하에 전학연이라는 새로운 단체를 출범하기 위해 열렸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의 개회사에 이어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경자 ‘공교육 살리기 학부모연합’ 상임대표 등에 이어 김씨는 전학연 대외협력위원장 자격으로 맨 마지막 연사로 등장했다. ‘교육개혁을 위한 청원플랫폼’이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집단청원 방식을 소개한 김씨의 프리젠테이션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전학연’ 출범 행사에 연사로 등장 김씨는 “오늘 제안은 전학연의 활동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파워풀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을 담은 것”이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는 당연히 자유민주주의인데, 하필 인민민주주의를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와 함께 살고 있다”며 초반부터 색깔론 공세를 폈다. 15분간 이어진 그의 강연은 여소야대가 된 국회에서 어떻게 하면 보수우파 세력들의 요구와 지지를 하나로 끌어모아 입법활동에 반영시킬 것인가에 집중됐다. 그는 “우파의 각 단체들과 협회들을 보면 전부 다 제각각 할동을 한다”며 “우리의 활동방향은 각개약진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연 중간에 보수세력들의 나아갈 길로 이승만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자 청중들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를 외치며 호응을 보냈다.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참패로 절치부심한 보수우파 세력들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형태의 동원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정원 출신의 김흥기씨(점선 안)가 6월 9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전학연) 출범식에서 보수우파 세력의 사이버청원 운동을 제안한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학연 홈페이지 김씨가 여소야대가 된 국회를 압박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안한 것은 주요한 이슈별로 상시적으로 보수우파 세력들의 의견을 모아 국회에 전달하기 위한 온라인 청원 사이트 구축이었다. 그는 보급기능을 사단별로 따로 운영한 나폴레옹 군단을 비효율적인 사례로 제시하며 여러 보수단체를 하나로 연결시키고 대국회 활동에 전념하는 플랫폼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누군가 어떤 내용으로 청원할지를 사이트에 올리면 ‘애국보수단체’ 회원들이 10만명, 20만명씩 바로바로 서명을 달아 국회에 청원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는 슬라이드 화면을 통해 자신이 ‘애국닷컴’ 사이트에 구축한 청원게시판의 구체적인 운영방향을 설명했다. 청원 사이트에는 목표 서명 수와 현재 서명 수를 보여주면서 참여를 독려하고 서명 전파를 위해 각종 SNS 사이트에 연결되는 ‘바로가기’ 기능을 달아놓았다. 또한 청원과 관련하여 댓글을 통해 한 토론 및 피드백을 유도하고 목표 서명 수가 달성되면 서명인 리스트를 출력하는 기능까지 구축했다. 청원 사이트, 상당한 조직·인원 확보 암시 그는 “여기(청원 사이트)에서 서명을 하면 서명하는 개수가 바로 바로 10만, 20만 올라가고 그걸 출력하면 바로 그것을 가지고 국회에 청원할 수 있다”고 했다. 김씨의 제안은 흡사 지난해 11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행정예고 마지막 날 동일한 양식의 찬성의견 서명지들이 무더기로 교육부에 배달됐던 ‘차떼기 서명’을 연상시켰다. 차이점이 있다면 차떼기 서명이 오프라인 인쇄소에서 이뤄진 반면 김씨의 집단청원을 위한 서명은 온라인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특히 서명 전파를 위해 청원 사이트를 각종 SNS 사이트와 연결시키고 댓글을 통해 토론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은 말이 청원조직이지 ‘댓글부대’ 조직이나 다름이 없어 보였다. 실제로 김씨는 청원 사이트를 움직이기 위한 청원 오프라인 조직도 구축돼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조직 구성원은 이미 많이 차 있다”며 “하지만 오늘 굳이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청원 사이트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미 상당한 정도의 조직과 인원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시한 것이다. 실제로 전학연의 이희범 사무총장은 “2월이나 3월쯤 김씨가 찾아와 집행부들이 있는 가운데 사이버 청원운동을 제안했고, 다들 대단히 만족스러워 했다”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김씨가 전학연에 제안한 청원 오프라인 조직은 어떻게 운영될까. 김씨는 슬라이드 화면을 통해 구체적인 조직 구성도까지 보여주면서 “청원 오프라인 조직은 운영위원회, 기획위원회, 자문위원회로 구성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위원회별 기능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청원서 작성·사이트 운영·대국회 활동은 기획위원회가, 지지세력 결집은 운영위원회에서, 교수와 연구진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의제별 자문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문)위원회는 국회 18개 상임위원회와 1대 1 함수관계로 만들어 놓았다”며 청원 조직이 단지 교육뿐 아니라 모든 이슈를 염두에 두고 활동할 것임을 예고했다. 실제로 그는 “운영위원회는 대한민국의 건국이념, 헌법적 가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 법치주의를 존중하는 사람과 함께 힘을 모아서 투표로 힘을 모아주면 된다”고 했다. 174개 보수단체가 링크된 애국닷컴 홈페이지 청원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청원서. 청원에 서명하고 전체보기 기능을 누르면 전체 서명자가 엑셀파일로 전환되고 출력도 가능하게 돼 있다. /애국닷컴 홈페이지 물론 김씨가 제안한 보수우파의 사이버 청원조직이 실제로 얼마나 파괴력을 갖고 움직일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다만 그가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캠프에서 활동을 했고, 2013년 이후 지금까지 걸어온 이력을 보면 허왕된 계획으로 보기 어렵다. 실제로 그는 2013년 중국과학원 빅데이터 센터와 모종의 계약을 맺고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원미래발전포럼 상임의장을 맡아 선거운동에 참여한 전력이 있다. 김씨가 중국과학원 빅데이터센터와 계약을 체결한 시기는 김씨가 스스로를 경영 책임자로 소개한 그린미디어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내에 짐스(GIMS)라고 불리는 시스템 구축을 시도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당시 이들이 1년간의 비밀작업 끝에 2015년 1월 제출한 용역보고서에는 공식적으로는 수출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사이버 여론조작에 악용될 수 있는 ‘K룸 설치’ 계획이 제시돼 있다. 용역보고서를 보면 K룸은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배포하는 일종의 ‘빅브라더’ 역할을 담당하고, 100평 규모에 20명의 운영위원이 상주하는 계획으로 돼 있다. 김씨가 국회에서 제안한 청원 오프라인 조직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김씨는 의 ‘댓글부대 의혹’ 제기로 K룸 설치가 무산된 후 지난해 9월 청와대 안봉근 비서관 이름을 팔아 국정홍보 월간지 ㄷ화보 회장 취임을 시도할 때도 20여명 규모의 연구소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서울 강남 연구실에서 2시간가량 김씨를 만났던 ㄷ화보 사장 김모씨가 지난해 9월 19일 작성한 다음과 같은 메모에도 이와 관련된 흔적이 보인다. ‘요구, 지지, 정책, 예산, 법률, 각계 협회, 단체, 학회, 세력 과시하면서 요구사항 주장, YES 찬성자만 수용. NO는 처음부터 불가 정치집단 바꿔야’. 김씨가 지난해 9월 ㄷ화보 김 사장을 상대로 안 비서관 이름을 팔며 제안했던 사업 구상이 올 6월 그가 국회에서 보수우파 세력들을 상데로 제안한 사이버 청원운동 조직 구상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그동안 “안 비서관은 김씨와 일면식도 없다”며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했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청와대의 침묵은 김씨가 안 비서관 이름을 빌려 시작한 활동을 최소한 암묵적으로 승인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흥기씨가 6월 9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애국세력들을 위한 청원 사이트 구축을 제안하면서 역사교과서 전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GMW연합 블로그 김씨는 지난 2월에는 박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노동개혁’에 힘을 보태기 위해 청년희망재단이 후원하고 우익청년단체가 개최한 행사에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과 함께 공동연사로 등장하기도 했다. 김씨가 6월 전학연 출범식에서 새로운 교육청원 플랫폼을 제안하면서 강조했던 것은 역사교과서 문제였다. 김씨의 강연이 이뤄진 행사장에는 보수우익단체 내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운동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도 초청됐다. 공교롭게 그가 등장하는 무대에는 어김없이 박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와 함께 전희경 의원 이름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 의원실은 “행사장에 초청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같은 시각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전 의원은 김씨를 모르고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안 비서관과 김씨와 관계를 해명할 때와 동일한 어법이다. 김씨는 전학연 출범식에서 ‘대한민국 교육 현장은 전쟁 중’이라는 슬라이드 화면을 보여주면서 “교과서를 보면 우리나라 건국대통령이 누구인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 자도 적혀 있지 않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단체는 함께 세를 몰아줄 때는 다같이 세를 모아줘야 하고, 같이 서명도 해주고 같이 항의시위도 해주고, 1000원이든 5000천원이든 성금도 보내줘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그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서명, 시위, 모금까지 망라한 보수우익 세력의 통합 사이버 기지 구축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애국연합 홈페이지 ‘애국닷컴’에 샘플 실제로 김씨가 제안한 청원 게시판은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애국연합) 홈페이지인 ‘애국닷컴’에 샘플이 올려져 있었다. 애국연합은 스스로를 “2013년 8월 재향군인회, 한국자유총연맹, 재향경우회, 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 등 애국시민단체와 종교단체, 오피니언 리더, 애국시민이 연합하여 결성된 비영리단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애국연합 사이트에는 현재 174개 단체가 링크돼 있다. 전국에 16개 지부를 두고 진보진영을 상대로 고발을 전문으로 하는 법률전문가, SNS 사이버감시단, 1인시위 활동가 조직을 갖추고 있다. 김흥기씨가 ‘댓글부대’ 논란과 관련해 지난 5월 을 고소할 당시 고소대리인이었던 한상대 전 검찰총장도 이 단체의 고문을 맡고 있다. 특히 ‘미완성 샘플. 확산 금지’라며 애국닷컴 청원게시판에 올려저 있는 사이버 청원서를 보면 앞으로 이들의 활동방향이 대략적으로 보인다. 샘플용 청원서에는 ‘박근혜 대통령님,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주세요(10만명 청원)’라는 제목 아래 이 시장을 공격하는 온갖 비난글이 제시돼 있다. 해당 비난글 밑에 서명과 함께 댓글을 다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김씨가 제안한 사이버청원 조직이 겉으로는 입법청원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로서 진보진영을 공격하는 ‘댓글부대’ 기지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은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에게 “이래도 안봉근 비서관 이름을 팔고 다닌 김씨의 활동에 대해 계속해서 침묵할 것인가”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이 오지 않았다. 엉터리 정책보고서로 김씨에게 1억원을 지원한 미래부도, 말도 안 되는 예산집행을 ‘적정하다’고 판단한 감사원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권력기관과 법 위에 군림하며 거의 대놓고 우파세력의 ‘댓글기지’를 만들려는 김씨의 거침없는 행보 앞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질서는 무너져가고 있다.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 / 김신애 통신원 2016.07.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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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 사칭 사기 사건 겪은 백일섭MBC-TV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에서 엄하고 고지식한 아버지 역으로 든든한 무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탤런트 백일섭. 오랫동안 좋아하던 초로의 배우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마주하게 되는 건 정말 못할 짓이다. 그나마 위안이 된 것은 그는 선의의 피해자라는 사실이었다. “워낙 사연이 드라마틱해서 의심 한번 하지 않고 완벽하게 속을 수밖에 없었다” 4월 말 청와대 비서관과 국정원 기조실장을 사칭해 돈을 가로챈 50대 남자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번듯한 외모와 세련된 매너로 주로 부유한 미망인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여온 그는 강남의 한 골프 모임에서 만난 미망인 이모씨를 상대로 3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그가 한 중견 탤런트에게 5억원을 받아낸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바로 탤런트 백일섭이었다. 완벽한 사기 행각에 의심 한번 없이 돈 건네 호인(好人) 소리를 듣는 이들이 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쉽게 사기꾼의 표적이 된다는 게 현실이다. 백일섭은 술 좋아하고 사람 밝히고, 남에게 싫은 소리 하느니 그냥 내가 손해보고 마는 사람이다. 천성은 쉽게 버리지 못하는 법. 인터뷰가 있기 전날 밤 그는 경찰에 최씨의 기소를 원치 않는다는 최후의 진술을 전했다. 백일섭이 최씨를 처음 만난 건 2001년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였다. 우연히 함께 라운딩을 하게 된 인연으로 얼굴을 익힌 두 사람은 집이 같은 분당인데다가 취미가 골프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인근 골프 연습장에서 간간이 만남을 이어갔다. “1967년도쯤인가, 내가 청와대 초청을 받았는데 그때는 초청객들의 신원 조회를 했거든요. 그런데 자기가 당시 내 신원조회 작업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청와대에서 검사로 재직하고 있었다면서요.” 최씨의 연배로 미루어봤을 때 당시에 그 일을 했을 거 같지 않다고 하자, 그는 “남들보다 일찍 법조계에 입문했기 때문”이라고 말해 백일섭은 의심의 시선을 쉽게 거뒀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67년 당시 최씨의 나이는 고작 열여섯 살이었다. 경찰서에서 이를 전해들은 백일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최씨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최우수 성적으로 합격한 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제비서관으로 근무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왔다. 그는 국정원 고위 간부의 이름을 가명으로 사용했는데, 공교롭게도 실제 고위 간부와 최씨는 외모마저 흡사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사기 행각은 그야말로 날개를 단 듯했다. “국정원에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으니까, 믿을 수밖에 없었어요. 한때는 수감 생활을 하고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며 아내까지 잃고 혼자 살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얘기하는데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듭디다. 얘기가 굉장히 드라마틱하잖아요? 일일이 사실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최씨에게는 멀쩡히 아내가 있었고, 부산지검 검사라던 아들, 모 회사 창업주라는 할아버지는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의 과거에 대해서 아직도 정확하게 확인한 바가 없다는 백일섭은 “그는 마치 지금껏 거짓말을 참말 하듯 하고 살아온 사람 같았다”고 했다.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법조계에 몸담고 있다는 주장에 걸맞게 법에 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고. 사건의 발단은 현재 유명 법무법인의 고문 변호사라고 소속을 밝힌 최씨가 “인천 검단 지구 상가와 경기 용인 아파트에 투자하면 두 배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유도해 백일섭으로부터 2억원 두 번, 1억원 한번, 합이 5억원의 자금을 갈취한 것. “사업 투자를 제의하기에 ‘어디 한번 해봅시다’ 하고 돈을 건넸지요. 저희 같은 사람들(연예인)은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데다가 변호사는 사회 공인으로서 믿을 만한 사람이니까 사기를 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2년의 세월 동안 골프 연습장도 함께 다니고, 술자리가 있을 때는 부담 없이 불러내기도 하면서 친분을 쌓아온 사이라 백일섭은 돈을 내줄 때도 그 흔한 차용증 하나 받지 않았다. 설마는커녕 추호의 의심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받아간 돈 5억원을 최씨는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배신감은 크지만 손해 본 거 없다치고 잊으려 4월 말 이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백일섭은 그때까지도 최씨로부터 사기당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3억원을 날린 이씨의 고소로 조사를 시작한 경찰이 백일섭에게 연락을 취했을 때는 이미 최씨로부터 변제를 받은 상태였다고 한다. 때문에 그는 참고인 자격으로 진술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가 그 사람이 ‘가짜’라고 하기에, 확인을 해봤더니 돈을 받아가서 투자한 흔적이 어디에도 없었어요. 그래서 현금 5억원 대신 그에 상응하는 가치의 부동산을 변제받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를 지었어요. 향후 부동산 시세만 괜찮으면 난 손해 보는 거 없어요. 그냥 부업한 셈 쳐야지요.” 이번 사건에 대한 얘기를 꺼냈을 때, 백일섭은 “별일 아니고, 이미 해결되었으니 기사 쓸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이 사기를 당했으면 이 참에 화풀이라도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서 말이다. “그의 거짓말에 속은 건 분하고 배신감을 느끼지만 그건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인 거고. 나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다 철저하게 거짓말을 한 거잖아요. 어쩜 그렇게 완벽하게 꾸며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인간적으로 불쌍하더만요. 어쨌든 난 내가 준 것 이상으로 변제를 받았고, 그 사람이 나에게 해코지한 것은 없으니까 하루빨리 털어내야죠.” 차용증을 받아두지 않았기 때문에 최씨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발뺌했으면 일이 곤란하게 되었을 텐데, 그나마 5억원을 받아간 것을 순순히 인정했다는 점에서 백일섭은 다행이라 여기는 듯했다. 40년 연기 베테랑이 속을 만큼 최씨의 연기가 완벽했느냐고 묻자, 그는 “애초부터 의심을 하지 않았으니까”라고 답했다. “참고인 진술차 경찰서 갔다가 그 사람을 만났는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포승줄에 묶인걸 보니 참 안됐습디다. 어차피 (이씨 고소 건으로) 죄값은 치르겠기에, 나로 인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혼자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으며 운전을 하고, 지방 촬영이 있으면 일찌감치 출발해 생각할 여유를 갖는 것이 좋아서 지금도 매니저 없이 활동하고 있다는 백일섭. 그는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대본 리딩이 있던 날에도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대본을 펼쳐들었다. 어쩌다 보니 매일같이 술을 마시게 되어 아내로부터 꽤나 염려 섞인 잔소리를 들은 모양이지만 그는 “즐겁게 술 마시고 운동도 잘하고 일도 열심히 하면서 낙천적으로 살다 보니 건강이 따라오더라”고 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전문배우 시리즈 중 그가 ‘깜짝 놀라는 아버지 전문배우’로 꼽혔다는 얘기를 들려주자 “허허허”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 이상민
2006.06.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