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제2의 알테오젠 키운다”…대전시, 유망기업 상장지원 프로그램 추진... 인공지능(AI)과 이차전지, 로봇 등 첨단 전략산업 분야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대전에서는 최근 상장기업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상장기업이 모두 65곳으로, 6대 광역시 중에서는 인천과...
이종섭 기자 2025.04.22 13:36
지역
“제2의 알테오젠 키운다”…대전시, 유망기업 상장지원 프로그램 추진... 인공지능(AI)과 이차전지, 로봇 등 첨단 전략산업 분야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대전에서는 최근 상장기업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상장기업이 모두 65곳으로, 6대 광역시 중에서는 인천과...
이종섭 기자 2025.04.22 13:36
경제
동원F&B 상장폐지…동원산업 ‘100% 자회사’ 편입.... 동원산업의 신규 발행 주식 수는 주식매수청구가 종료되는 7월1일 이후 최종 확정된다. 동원F&B 상장 폐지는 오는 7월31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주식 교환은 동원산업이 동원F&B와 함께 글로벌...
정유미 기자 2025.04.14 21:02
경제
동원F&B, 상장폐지…동원산업 100% 자회사로 편입.... 동원산업의 신규 발행주식 수는 주식매수청구가 종료되는 7월1일 이후 최종 확정된다. 동원F&B 상장폐지는 오는 7월31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주식교환은 동원산업이 동원F&B와 함께 글로벌 식품...
정유미 기자 2025.04.14 17:27
경제
‘제2의 라덕연 사태’ 막는다···주가조작 걸리면 5년간 금융투자 제한, 상장사 임원 선임도 제한... 인정된다. 불공정거래·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면 임원 선임·재임도 최대 5년간 제한된다. 주권상장법인뿐 아니라 은행·보험·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사 등 금융회사 임원도 될 수 없다. 상장사가...
심윤지 기자 2025.04.14 16:21
연예
[종합] ‘상장실패’ 카카오엔터, 11조 공룡기업 누가 떠가나카카오의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 카카오 제공 IPO 무산 이후 주주사에 매각 의사 전달 인수합병 후 재무 부담 커져 기업가치 11조원… 인수 후보군 물색 중 카카오가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엔터 주요 주주사에 서한을 보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할 의사를 전달했다. 2대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6.03%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 카카오가 경영권을 포기하는 배경에는 IPO(기업공개) 실패가 거론되고 있다. 상장 작업 중단과 증기 침체로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는 2019년 카카오페이지 시절부터 IPO를 시도했으나 시장 환경 악화를 비롯해 내부 수익 구조 불확실성 등이 지적되며 계획을 철회했다. 과도한 인수 합병에 따른 거품 논란도 뒤따르며 기업의 수익 구조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카카오엔터 산하 자회사는 지난해 42개까지 늘어났다. 카카오엔터의 전체 기업 가치는 11조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등이 2023년 초 1조1500억원을 투입했고 당시 프리 IPO에서 이와 같은 평가를 받았다. 카카오엔터는 스토리·콘텐츠와 음악, 제작사, 연예기획의 사업이 주요 분야로 꼽힌다. 카카오페이지와 레디쉬, 타파스 등 웹툰·웹소설을 주력으로 하는 스토리 사업과 멜론과 플렉스엠을 주력으로 하는 음악 사업이 주력이다. 유재석과 유희열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안테나, 아이브의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이유가 있는 이담엔터테인먼트 등이 자회사로 있다. 2023년에는 카카오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까지 확보하며 엔터테인먼트 업계 영향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인수합병 전략이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재무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라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며, 일부 자회사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카카오엔터 매각이 단기간 내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 간 이해관계 조율, 구조조정 진행 상황, 시장 유동성 등 복합적인 변수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선명 기자 2025.04.08 23:54
연예
‘상장실패’ 카카오엔터, 결국 팔리나···주주사에 매각 서한카카오의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 카카오 제공 카카오 산하 연예기획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구매자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벨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엔터 주요 주주사에 서한을 보내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페이지 시절인 2019년부터 IPO(기업공개)를 준비해왔다. 시장 상황이 여이치 않자 매각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카카오엔터 최대 주주는 카카오로 66.03%를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영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12%가 2대 주주로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2023년 초 투자사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프리 IPO에서 총 1조1500억원이 투자금으로 투입됐으며 기업가치는 11조원으로 평가받았다. 카카오엔터에는 SM엔터, 스타쉽엔터, 하이라인엔터, 이담엔터, 하이업엔터, 안테나 등이 소속돼 있다. 이외에도 광고제작사 돌고래유괴단과 스튜디오좋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선명 기자 2025.04.08 16:47
연예
그래미 수상 프로듀서 ‘블랙 턱시도(Blaq Tuxedo),뮤직카우 US 상장 계획 깜짝 공개뮤직카우 미국 진출을 본격화한 뮤직카우가 그래미 수상 프로듀서인 ‘블랙 턱시도(Blaq Tuxedo)의 노래를 미국 플랫폼에 선보일 예정이다. 블랙 턱시도는 크리스 브라운, 도자캣, 아리아나 그란데, 존 레전드 등 세계적 아티스트의 프로듀서로 활발히 활동 중인 최정상급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다.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에 5번의 노미네이트 경력을 보유한 블랙턱시도는 본인들이 프로듀싱한 곡이 수록된 크리스 브라운의 앨범 ‘11:11(Deluxe)’가 그래미 어워드 2025 ‘올해의 베스트 R&B 앨범’에 선정되며 마침내 그래미 수상의 영광을 거머쥐게 됐다. 블랙 턱시도는 2월 그래미 수상과 관련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뮤직카우와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깜짝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블랙 턱시도는 인터뷰 도중 “곧 발매될 앨범을 뮤직카우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뮤직카우는 상반기 내 미국 플랫폼 베타 버전 론칭을 목표로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현지 공략을 위해 힙합대부 제이지가 소유한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락네이션’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양질의 IP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뮤직카우는 블랙 턱시도 외 다수의 현지 아티스트들과 계약 체결을 완료 및 진행 중이다. 뮤직카우는 블랙 턱시도의 깜짝 발언에 대해 뮤직카우의 사업 모델, 문화와 금융 간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라는 비전에 깊이 공감하는 현지 아티스트들의 적극적 참여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팬들과의 음악 저작권 공유에 적극적인 현지 분위기를 바탕으로 미국 플랫폼 내에서는 좀 더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앞으로 미국에서 상품으로 발행될 다양한 곡들과 서비스에 대해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뮤직카우는 세계 최초의 음악수익증권 플랫폼이다. 아티스트에겐 새로운 창작 자금 마련의 기회를, 투자자에겐 새로운 수익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을 통해 건강한 창작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국내 음악수익증권의 시장 가치 규모를 15조 원으로 추정했으며, 해당 자본이 음악 산업으로 유입될 경우 약 63만 곡이 새롭게 창작될 수 있고 10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손봉석 기자 2025.03.11 23:20
생활
크레딧코인 ‘코인원’ 상장···국내 5개 거래소 모두 거래 가능OKX, Bybit 등 전 세계 33개 거래소 상장 코인원, 신규 거래 지원 이벤트 진행 멀티체인 레이어1 블록체인 네트워크 크레딧코인(Creditcoin·CTC)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 상장됐다. 이로써 크레딧코인은 업비트, 빗썸, 코빗, 고팍스를 포함한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에서 모두 거래할 수 있게 됐다. 11일 크레딧코인 측에 따르면, 코인원은 10일 오후 7시부터 크레딧코인 거래 지원을 시작했다. 크레딧코인은 대출 거래 기록을 온체인에 기록해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신용 데이터를 제공하는 네트워크다. 이를 통해 전통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저개발국 국민들에게 신용을 제공하고, 금융 포용성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크레딧코인 개발사 글루와(Gluwa)는 나이지리아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가나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도 CBDC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크레딧코인은 △세계 최초로 탈중앙화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위성 인터넷 DePIN 스페이스코인(Spacecoin) △레이어1 블록체인 네트워크 수이(Sui) △블록체인 기반 분산형 스토리지 솔루션 월루스(Walrus) 등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생태계를 활발히 확장하고 있다. 현재 크레딧코인은 오케이엑스(OKX), 바이비트(Bybit) 등 글로벌 거래소와 업비트, 빗썸, 코인원, 고팍스, 코빗 등 국내 5대 거래소를 포함한 총 33개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편, 코인원은 오는 14일까지 크레딧코인 신규 상장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크레딧코인 거래량 순위나 연속 거래 등의 특정 조건을 달성하는 경우 크레딧코인을 지급하는 이벤트다. 총 2만7000 CTC가 경품으로 지급된다.
생활경제부 2025.03.11 14:45
경제 특집
혹독한 ‘공모주 한파’…뻥튀기 상장은 누가 책임지나거시경제 흐름과는 아무런 관계 없이 하락…‘공모주 투자는 필패’ 공식 금감원의 ‘공모가 뻥튀기’ 대책 통할지 미지수…‘폭탄 돌리기’ 주의보 올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 상장 당일 LG CNS는 9.85%, 미트박스는 25.26%, 데이원컴퍼니는 40%, 아이지넷은 37.79% 각각 하락했다./연합뉴스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A씨는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공모주 투자만 한다. 2023년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이 400%로 확대되며 주가 변동성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 초반 매수세가 몰릴 때, 주식을 팔면 안정적으로 ‘치킨값’ 정도를 버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 A씨의 국내 투자실적은 온통 손실이다. 지난 2월 11일 만난 A씨는 “LG CNS까지 손실이 날 줄은 몰랐다. 이제 치킨값 버는 것도 끝난 것 같다”며 “공모주로 수익을 냈던 것이 지난해 더본코리아 상장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마저도 당일 팔지 않았다면 손실을 볼 뻔했다”고 말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주식시장에서 올해 공식이 하나 쓰이고 있다. ‘공모주 투자는 필패’라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12일 기준, 올해 총 9개 기업(코스닥 8개·코스피 1개)이 신규 상장했다. 이중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를 웃돈 경우는 단 두 차례였다. 나머지 7개 기업은 모두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당일 거래를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공모주 투자는 상장 당일 매매를 기본으로 한다. 즉 올해 공모주에 투자했다면 약 80% 확률로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LG CNS를 청약한 A씨의 계좌. 2월 13일 기준 공모가 대비 10% 넘게 하락했다./A씨 제공 시장과 상관없이 하락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절차 진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이라는 대내외 변수 속에서도 올해 한국 주식시장은 우상향했다. 지난 1월 2일, 2400.87포인트로 출발한 코스피는 2월 12일 기준, 2548.39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코스닥 역시 상승했다. 678.98포인트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동일 기간 745.18포인트로 올랐다. 주가지수가 우상향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하락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등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일부 종목이었다. 철강, 2차전지 관련 기업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거시경제 흐름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이 하락한 종목도 있다. 공모주다. 9개 종목 중 상장 당일 가장 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교육기관 업종으로 상장한 데이원컴퍼니다. 공모가 1만3000원짜리 주식의 상장 당일 종가는 7800원이었다. 40% 하락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업체 와이즈넛 역시 공모가 1만7000원이었던 주식이 상장 당일 1만800원을 종가로 마감했다. 36.47% 하락이었다. 해당 기업들은 사실상 상장하자마자 하한가를 맞았다. 반면 두 기업이 상장한 1월 24일 코스닥 시장은 0.65% 상승했다. 시장 흐름과 관계없이 개별 기업 주가만 하락했다는 의미다. 나머지 공모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스테라시스, 아이에스티이를 제외하면 상장 당일 전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은 대기업인 LG 이름을 달고 지난 2월 5일 코스피에 상장한 LG CNS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을 하는 LG CNS는 올해 상반기 공모주 중 최대어로 불렸다. 국내외 기관 수요 예측에서도 2059건이 참여해 경쟁률은 114.38:1을 기록했다. 그 결과, LG CNS의 공모가는 공모밴드 상단인 6만1900원으로 확정됐다. 공모가대로면 시가총액만 5조9900억원에 달했다. 지난 1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일반 청약이 진행됐고, 증거금으로 약 21조원이 모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LG CNS는 상장 첫날 9.85% 폭락했다. 공모가인 6만1900원이 그대로 이 회사의 52주 최고가가 됐다. 올해 상장한 공모주가 일시적 하락세를 겪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2월 12일 기준, 5개 종목이 여전히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추세와 관계없이 상장과 함께 하락하고, 시간이 지나도 공모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공모가 책정 자체가 ‘뻥튀기’ 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12일 LG CNS의 장중 주가변동 모습. 공모가인 6만1900원이 LG CNS의 최고가가 됐다./네이버 주식 갈무리 공모가 ‘뻥튀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일반적으로 공모가는 기업실사와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주관사인 증권사와 발행회사인 기업이 협의해 결정한다. 기업실사는 해당 기업의 ‘펀더멘탈’이라 부르는 매출, 영업이익 등에 대한 검토다. 동일 업종 상장 기업들(피어그룹)과 비교해 성장 가능성도 반영한다. 이후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 등을 거친 뒤 희망 공모가의 하단과 상단이 결정된다. 이를 ‘희망 공모가 밴드’라고 한다. 다음으로 수요예측은 시장평가를 의미하는데 기관투자자가 희망 공모가 밴드에서 어느 정도 가격대에 참여할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관사와 발행회사는 ‘최종 공모가’를 결정한다. 일반 시장 투자자들이 공모주에 참여하는 것은 ‘최종 공모가’가 결정된 뒤부터다. 즉 회사의 가치가 최종 공모가에 적절히 반영됐느냐 여부는 일반 투자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모주와 관련해서는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인 30%(상한가)까지 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따상’(260% 상승)이 빈번했던 시절엔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공모주에 참여한 모두가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대의 경우다. 공모주가 상장과 함께 폭락하는 경우, 제대로 된 공모가 산정이 이뤄졌느냐를 따지게 된다. 우선, 수요예측 단계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의 경우 최종 공모가가 높게 형성되는 것을 선호한다. 최종 공모가가 높을수록 상장 시 가격변동(최대 400%)으로 얻을 수 있는 차익도 커진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2024년 있었던 기업공개(IPO) 77건 중 49건(약 64%)의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90% 이상이 공모가 밴드 상단초과 가격을 제시했다. 이렇게 높은 공모가를 만들어 두고, 단기차익을 노린다는 것은 올해 사례로 확인해볼 수 있다. LG CNS가 상장한 2월 5일 매매동향을 보면, 개인투자자만 316만주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264만주, 외국인은 50만주를 각각 순매도했다. 상장 당일 주가가 상승한 사례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스테라시스는 상장 당일인 1월 24일 44.35% 상승했지만 이날도 개인투자자만 158만주를 매수했고 기관은 79만주, 외국인은 8만주를 순매도했다. 금감원 역시 이를 알고 있다. 2023년 6월, 단기차익을 노린 가격 왜곡을 막겠다며 상장일 가격 변동폭을 63~260%→60~400%로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주가 상승폭을 확대해 ‘따상’을 노린 ‘묻지마 투자’를 막고, 가격도 안정시킨다는 발상이다. 문제는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4년 7월에 나온 ‘IPO 건전성 제고방안 시행 이후 공모주 주가행태’라는 논문은 2022년 10월 30일부터 2024년 2월 17일까지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93개를 분석했다. 이중 37개는 IPO 건전성 제고 방안 시행 이전에 상장했고, 56개는 시행 이후에 상장됐다. 이를 통해 얻은 결과는 ‘제도변경 후 최종 공모가가 더 높게 형성됐고’, ‘상장일로부터 21거래일 동안의 변동성이 제도 변경 후 오히려 증가했으며’, ‘상장 한 달 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즉 대책 시행 후 가격왜곡 위험이 오히려 커졌다는 의미다. 금감원 대책 이번에는 통할까 개선된 제도하에서 상장한 LG CNS도 수요예측 단계부터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 있었다. 실제로 LG CNS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약 88%가 공모밴드 최상단인 6만1900원 이상을 써냈다. IPO에 나선 기업,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 단기차익을 노리는 기관투자자 등 최종 공모가를 결정하는 주체 중 공모가를 높여서 손해 보는 곳은 없는 만큼 당연한 결과였다. 상장 직후 10% 넘게 폭락했지만, 이들 중 누구도 수요예측 실패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 LG씨엔에스의 기관수요예측. 신청수량 기준 약 88%가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6만1900원 이상을 써냈다./다트 전자공시시스템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금감원은 지난 1월 21일 또다시 대책을 내놨다. 공모가 결정방식 자체보단 기관투자자를 장기투자자로 변모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크게 세 가지 대책이 나왔는데 두 가지는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의무보유 확약을 유도’하고,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의 참여자격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기존 제도를 단순히 강화한 것에 가깝다. 그나마 주목할 만한 것은 “법 개정을 통한 제도 도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세 번째 대책이다. 목표를 “주관사가 IPO 흥행, 높은 공모가가 아닌 합리적 공모가 산정, 안정적 중·장기 투자자 확보에 두도록 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제시된 것이 ‘코너스톤투자자’ 제도 도입이다. 일정 기간 보호예수를 조건으로 증권신고서 제출 전에 특정 기관투자자에 대한 공모주 사전 배정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미 홍콩, 싱가포르, 유럽 등에서는 활용하고 있다. 보호예수 기간을 얼마나 걸 것인가가 핵심인데 제도가 활성화된 홍콩에서는 6개월 이상을 부여하고 있다. 단기차익 실현이 아닌 중·장기 보유를 유도하는 것이다. 문제는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데 2018년 한국거래소가 처음 제도 도입을 언급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현실화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합리적 공모가를 산정하도록 어떻게 유도하느냐’ 문제는 주관사가 상장 전 사전취득한 물량에 대한 의무보유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공모가에서 주관사가 사전취득한 물량의 취득가를 뺀 괴리율이 30% 이상일 경우 의무보유 기간을 6개월 부여하고, 30% 미만일 경우에는 3개월 부여한다는 것이다(기존은 괴리율 50% 이상일 때 6개월 의무보유, 50% 미만일 때 1개월 의무보유). 이 경우 공모가를 고평가하면 괴리율 문제로 주관사가 6개월간 의무보유를 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괴리율 30%까지는 여전히 공모가 뻥튀기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공모주 투자는 상장 당일 누가 고평가된 주식을 빠르게 떠넘기느냐의 싸움이 되고 있다”며 “사실상 폭탄 돌리기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가 단기수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2025.02.17 06:00
국제
국영석유기업 상장, 사우디 ‘탈석유 시대’ 시험대‘왕관의 보석’,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무려 1조6000억~1조7100억 달러(약 1900조~2000조원). 아람코가 드디어 시장에 나온다. 아람코는 12월 5일 사우디 증시(타다울)를 통해 기업공개(IPO)에 들어간다.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아람코 기업공개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기업가치 때문만은 아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탈석유 시대’ 비전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지역에서 미국을 상대해 중국·러시아가 힘을 키우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도심의 한 광고판에 아람코 광고가 게시돼 있다. / AFP연합뉴스
사우디의 보물 아람코의 값어치는
아람코는 세계 산유량의 12.6%(2018년 기준)를 차지하는 대형 석유기업이다. 1933년 사우디가 미국의 석유회사 소칼(Socal)과 손잡고 설립한 회사가 아람코의 전신이다. 1944년부터 ‘아람코(Arabian American Oil Company)’란 이름을 썼다. 1973년 아랍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일어난 욤 키푸르 전쟁에서 미국이 이스라엘 편을 들자, 사우디는 아람코 지분을 60%까지 늘렸다. 이후 1980년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 지분을 완전히 사들이면서 국영기업이 됐다. 이후 아람코는 줄곧 ‘사우디 경제의 주축’이었다.
아람코는 11월 17일(현지시간) 기업공개에 앞서 목표 공모 범위를 1주당 30~32리얄(약 9360~9980원)로 제시했다. 기업가치에 따라 추산해보면 아람코는 타다울을 통해 240억~256억 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 공모액이 기업가치의 상한선으로 책정되면 역대 최고 공모액을 기록한 2014년 알리바바의 공모액(250억3000만 달러)을 뛰어넘는다. 아람코의 1~9월 순이익은 680억 달러로, 애플(353억 달러)의 2배에 가깝다.
다만 아람코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이 212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0% 줄어들었다. 유가 변동으로 인해 매출이 떨어지고, 지난 9월엔 동부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석유시설이 외부세력에 공습을 받아 비용 지출도 늘었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악재가 겹친 것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2조 달러로 희망해왔다. 하지만 서방 투자기관은 이보다 낮게 평가했고, 실제 아람코의 공식 발표도 하향조정됐다. 이는 아람코가 운영이나 지배구조 리스크를 인정한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1월 13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혁신 기술에 관한 포럼인 ‘미스크 글로벌 포럼’. / AFP연합뉴스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왕세자는 아람코를 내놓고 ‘탈석유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6년 4월 사회·경제 개혁 계획인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아람코 국부펀드 조성을 핵심사업으로 제시했다. 사우디 정부는 기업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관광업과 사회기반 시설 정비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람코의 기업공개는 3년 넘게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9월 무함마드 왕세자는 에너지장관과 아람코 회장을 최측근으로 각각 교체했다. 아람코 상장에 속도감을 불어넣으려는 조치로 해석됐다. 왕권을 차지하기 전 입지를 다져야 하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앞서 여성 운전 허용 등 일부 사회개혁을 시도해 젊은층으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경제 성적표는 저조했다. 사우디의 실업률은 12.9%로 최근 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투자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인들이 더 잘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뭔가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석유시장 사정이 좋지 못한 것도 기업공개를 서두르게 된 배경이다. 아람코는 최근 투자설명회에서 원유 수요가 2035년쯤 정점을 찍고 단계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 시장조사 업체 IHS 마킷의 분석 자료를 인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원유 수요 감소에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던 사우디 측의 견해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2011∼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은 유가는 이후로 40∼70달러에 묶여 있다.
저유가 시대에 사우디가 부족한 현금을 채우기 위해 아람코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사우디는 사회안정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집행해야 하고 예멘 내전에도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의 석유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 암리타 센은 “무함마드 왕세자는 현금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며 “내 예상에 아람코 공모는 수입을 올리려는 의도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러시아에 기댈 수밖에”
아람코 임원들은 최근 미국·아시아·유럽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대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쿠웨이트·바레인·오만 등 걸프국가들에서만 투자유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사우디 ‘왕관의 보석’ 공개 잔치는 크게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고 (실제로는) 지역 행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향미 국제부 기자 2019.11.25 14:01
경제
[경제]“삼성SDS 연내 상장, ‘원죄’ 외면할 것인가ㆍ헐값으로 BW 사들인 이재용 부회장의 천문학적 이득에 대한 사회적 승인 남아 1999년 초 비상장회사였던 삼성SDS는 그룹 구조조정본부 주도 아래 230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주식 인수 권리를 가진 채권)를 액면가로 발행했다. 이재용 부회장 등은 주당 7150원에 이를 인수했다. 당시 삼성SDS 주식이 장외에서 주당 5만4000~5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헐값에 BW를 사들인 셈이다. 시장 안팎에선 저가로 발행한 BW를 통한 불법 경영권 승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10년 뒤 이 사건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내려졌다. 서울고등법원은 2009년 삼성SDS BW 저가발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건희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앞서 삼성특검은 삼성SDS의 손해액을 1539억원으로 산정해 징역 6년과 벌금 3000억원을 구형했다. 사법적 판단은 끝났지만 논란은 여전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 연합뉴스 재판부는 “이건희 회장은 1999년 2월 삼성SDS BW를 공정한 가격인 1만4320원보다 현저하게 낮은 7150원에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에게 발행해 삼성SDS에 약 227억원의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건희 회장은 당시 자금이 긴급하게 필요했다고 주장하지만 삼성SDS는 양호한 신용등급을 인정받고 있어 금융기관으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성SDS BW 저가발행 사건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이 판결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삼성SDS가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연내 상장(IPO)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사회적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삼성SDS의 상장으로 이재용 부회장 등이 얻게 될 천문학적 액수의 이득에 대해 사회적 승인을 얻는 과정은 여전히 미래의 문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5월 8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상장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ICT 서비스 시장에선 대기업의 공공시장 참여가 제한돼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SDS는 이에 따라 지난해 공공시장과 대외 금융IT 시장에서 철수하고 해외물류 IT, 모바일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SDS 측은 “이번 상장으로 대주주들의 지분 변화는 없다”며 후계구도 연계 가능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계는 삼성SDS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 3세가 경영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과정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SDS의 최대주주는 22.58%를 가진 삼성전자다. 개인 최대주주는 이재용 부회장으로 11.25%(870만4312주)를 보유하고 있다.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도 각각 3.90%(301만8859주)씩을 가지고 있다.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매출이 급증해온 삼성SDS의 주식은 장외에서 15만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1조2000억원을 웃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경우 각각 4000억원을 넘는다. 삼남매가 삼성SDS 상장으로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얻게 되는 셈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연합뉴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상 맨 하단에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변화 시 중요하지 않은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주목받는 이유는 앞으로 삼성그룹 후계구도에서 정점에 있을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가 3세들은 일정 시간이 흐른 뒤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삼성SDS 지분을 팔아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도 3세들이 삼성SDS 지분을 매각하거나 맞교환해 핵심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해 순환출자·금산분리 문제를 해결하고, 이서현·이부진 사장은 삼성SDS 지분을 넘기고 비(非)IT 계열사 지분을 받는 식으로 계열사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생명 주식을 넘겨받는 데 필요한 상속세를 마련하는 성격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세 삼남매 2조원 넘는 자금 확보 가능 문제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삼성SDS의 BW 발행 건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끝났지만 사회적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SDS가 상장을 결정하고,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상장 차익을 실현할 수단을 갖게 된 것에 대한 법률적 장애는 없다”며 “하지만 삼성그룹이 한국 사회에서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회가 정한 규칙 안에서 움직이는 존재임을,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은둔의 제왕’이 아니라 사회와 소통할 의지와 능력을 가진 존재임을 보여줘야 할 과제가 남았다”고 밝혔다. 사회적 논란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삼성그룹과 이재용 부회장 등이 선택할 문제다. 다만 사법적 판단이 마무리됐다는 점에 기대어 BW 헐값 발행이라는 ‘원죄’를 외면한다면 삼성그룹을 둘러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환 경향신문 산업부 기자 2014.05.12 16:58
경제
[경제]부실 상장사 ‘퇴출 광풍’ 개미들 ‘피멍’ㆍ실질심사제 도입 여파 이달만 40여 업체…개인 투자손실 3000억대 지난 3월 3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 프리미어 볼룸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마지막 제출 기한이기도 했던 이날 이곳에서는 코스닥시장 서열 23위로 시가총액 4000억원이 넘는 회사인 네오세미테크의 주주총회가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새벽부터 전국 각지에서 소액투자자들이 모여든 이유는 최근 이 회사의 상장 폐지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었다. 네오세미테크의 회계감사업체인 대주회계법인이 이 회사에 대한 ‘감사의견거절’ 방침을 굳히자 한순간에 돈을 날릴 처지에 빠진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고, 회사 측의 대응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한걸음에 달려오게 만들었던 것. 지난 3월 19일 한 주주총회장에서 한 참석자가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관해 질문하고 있다. 네오세미테크는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이른바 ‘개미투자자’들의 지분이 80%에 육박한다. 태양광 사업에 대한 밝은 전망과 네오세미테크의 기술력을 믿고 3년 동안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는 “원금의 절반 이상이 이미 공중분해됐지만 그래도 상장 폐지까지 가면 안된다. 이것은 소액투자자들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면서 “지난해까지 감사 의견이 적정을 유지하던 회사가 왜 갑자기 1년만에 상장 폐지까지 가게 됐는지 경영진은 소상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네오세미테크는 태양전지와 LED의 기초재료로 사용되는 ‘잉곳’(제련된 후에 압연·단조 따위의 가공이나 재용해에 알맞도록 거푸집에 넣어 굳힌 금속덩이)을 생산하는 회사로 지난해 10월 코스닥 상장사인 모노솔라를 통해 우회상장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3월 24일 8500원의 주가로 거래가 정지돼 코스닥시장 전체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켰다. 한 투자자는 “회계장부와 자산평가 등에 문제가 있다면 지난해 우회상장을 승인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모든 손해를 왜 우리 같은 소액투자자들이 덮어써야 하냐”고 반문했다. 거래소 직접심사로 적격여부 결정 주주총회가 끝난 이튿날인 4월 1일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40여 개 업체에 대해 상장폐지와 상장폐지사유 발생 기업을 공개했다. 이날 한국거래소가 밝힌 상장폐지사유 발생 기업 현황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서광건설 등 총 10개사의 상장 폐지가 결정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이노젠 등 8개 사가 자본전액잠식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됐으며, 네오세미테크 등 23사가 감사의견거절에 따라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됐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업무총괄팀 이부연 팀장은 “상장폐지사유 발생 기업의 경우 의견거절 사유별로 이의신청 또는 거절사유 해소기간 부여 후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상장폐지 사유기업이 쏟아져 나오면서 해당 종목의 개인투자자 손실예상액은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돈을 물릴 위험이 커진 소액주주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긴급히 카페를 만들어 해당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최근 상장기업에 대한 ‘퇴출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회계법인들이 올해 들어 상장사의 ‘계속기업 가치’ 등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칼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대부분 자본잠식만 아니면 ‘적정’의견을 준 회계법인들이 올해 유난히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적인 이유는 그동안 관례적으로 ‘좋은 게 좋은 것’ 이라고 느슨하게 적정의견을 남발하던 회계감사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한 금융 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상장 기업 실질심사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국제회계기준 도입 회계감사 엄격 이 제도는 매출액이나 시가총액 미달 등 양적 기준이 아닌 매출 규모 부풀리기나 횡령·배임 등 질적 기준에 미달하는 상장사를 퇴출시키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도입한 제도로 지난해 2월 시행됐다. 즉 상장사가 공시의무 또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거나 횡령·배임 혐의 등이 발생했을 때 한국거래소가 직접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유지 적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코스닥 시장은 주가 조작, 횡령, 배임, 회계 조작 등 비리의 온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최근에는 재벌 3, 4세들이 테마주를 띄우는 식으로 이른바 ‘작전’을 벌여 시장을 혼탁하게 해 왔고, 이 과정에서 애꿎은 소액투자자만 골탕을 먹는 일이 반복돼 왔다. 지난해에는 이 제도 시행 후 상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9월에 업계 10위권의 화인회계법인이 분식회계로 상장폐지 탈출을 방조했다며 영업이 정지된 것. 금융 당국이 회계법인에 대해 업무정지 징계를 내린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회계법인이 과거처럼 기업의 ‘편의’를 봐주다가는 자신들의 ‘밥줄’조차 끊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2회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이던 상장폐지사유 해소를 입증하는 감사보고서 제출로 극적 회생한 초록뱀미디어를 회계감사한 삼일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상장기업실질심사제도 도입으로 회계법인이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감사보고서 마감일에 맞춘 벼락증자, 우회상장 같은 편법도 점차 수그러들 것”이라는 말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회계기준(IFRS)의 도입도 회계법인들이 엄격한 잣대를 대는데 한 몫 했다. IFRS 도입으로 느슨한 감사로 인해 업체가 퇴출되는 경우 금융 당국의 감리에 걸려 영업 자체를 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은 감사의견을 거절하더라도 아무런 법적 부담은 없기 때문에 굳이 무리수를 둬가며 업체의 편의를 봐줄 인센티브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의 우회상장에 대한 기준도 더욱 강화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28일 “우회상장 기업에 대해서도 증권선물위원회가 외부감사인을 강제 지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회상장은 비상장 업체가 상장 기업을 합병해 상장심사나 공모주 청약 등의 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주식을 상장하는 효과를 보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 진행되는 일련의 상장기업 퇴출 광풍은 어찌보면 금융시장이 투명하고 선진적인 제도로 가는 ‘성장통’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3000여 억원에 이르는 개인투자자 피해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점이다. 현재로선 투자자들이 소송을 통해 피해액을 회수할 수밖에 없지만 회수율은 50%를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회계 제도의 강화뿐만 아니라 상장 제도의 보완과 부실 공시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을 포함한 엄격한 시장 관리 등 선제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태열 기자 2010.04.06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