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한 달 빠른 블랙프라이데이” 신세계사이먼 ‘슈퍼 새터데이’ 눈길... 연중 최대 규모 쇼핑 축제인 ‘슈퍼 새터데이’(SUPER SATURDAY)를 연다. 신세계사이먼은 오는 19∼20일 이틀간 여주·파주·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등에서 슈퍼 새터데이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이...
정유미 기자 2024.10.16 15:09
경제
“한 달 빠른 블랙프라이데이” 신세계사이먼 ‘슈퍼 새터데이’ 눈길... 연중 최대 규모 쇼핑 축제인 ‘슈퍼 새터데이’(SUPER SATURDAY)를 연다. 신세계사이먼은 오는 19∼20일 이틀간 여주·파주·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등에서 슈퍼 새터데이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이...
정유미 기자 2024.10.16 15:09
경제
KB국민카드, 다문화 새터민 가정 아동 대상 한국어 교육 지원... 제공 KB국민카드는 4일 종로구 본사에서 다문화·새터민 가정 아동 대상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인 ‘KB국민카드 한국어학당’ 지원을 위해 사단법인...
권정혁 기자 2023.10.04 12:36
경제
가상공간에서 ‘새터’ 떠나요···LG유플러스, 대학 캠퍼스 특화 메타버스 ‘유버스’ 출시LG유플러스가 출시한 대학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 ‘유버스(UVERSE)’ 화면.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대학 캠퍼스에 특화한 메타버스 플랫폼 ‘유버스(UVERSE)’를 4일 출시했다. 유버스는 고객을...
구교형 기자 2023.04.04 09:09
사회
“아무리 올랐어도…” 새터 참가비가 16만원?···코로나 이후 2배 ‘훌쩍’.... 8~9만원선이던 연세대의 새터 참가비는 올해 13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대 한 단과대의 1인당 새터 참가비는 4만5000원에서 12만9000원으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새터 참가비가 이렇게 오른 것은...
전지현 기자, 김세훈 기자 2023.02.12 16:01
생활
대망의 3월 1일, 두바이 월드컵 슈퍼 새터데이를 주목하라도전 이어가는 ‘글로벌히트’, 알 막툼 클래식(G2, 2,000m) 출전 두바이 월드컵 예선전 펼쳐지는 슈퍼 새터데이(Super Saturday) 알 막툼 클래식에 출전하는 ‘글로벌히트’ 경마의 스포츠성 알리기 위해 소통 이어가는 김혜선 기수, 3월 7일 EBS초대석에서 만나볼 수 있어 훈련 후 휴식 취하는 글로벌히트와 인터뷰 응하는 김혜선 기수 지난주 세계 최고 상금 290억원을 걸고 펼쳐진 ‘제6회 사우디컵’ 경마대회가 중동을 뜨겁게 달군 가운데, 1996년 창설돼 전통과 함께 만만치 않은 오일머니 파워를 자랑하는 ‘두바이 월드컵’ 경마대회가 오는 4월 5일 개최를 앞두고 있다. 총 상금은 1200만달러(약 172억원), 우승마에게는 696만달러(약 99억원)이 주어지는 초대형 레이스다. 이 꿈의 무대의 준결승 격인 ‘슈퍼 새터데이’가 바로 오는 3월 1일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에서 펼쳐진다. 지난달 알 막툼 챌린지에 출전해 8위를 기록, 아쉬움을 삼켰던 한국의 ‘글로벌히트’도 이 날 알 막툼 클래식에 재도전한다.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 마방에서 대기중인 글로벌히트 알 막툼 클래식(G2)은 알 막툼 챌린지(G1)에 비해 한 단계 낮은 등급의 경주로 총 상금 또한 170만AED(디르함, 약 6억 7000만원)로 높지 않지만 이 경주에서 우승할 경우 두바이월드컵 자동출전권을 부여받게 된다. 작년 알 막툼 클래식 우승자는 무려 9세의 나이로 백전노장의 투혼을 발휘했던 ‘밀리터리 로우(Military Law)’. 경주 초반부터 꾸준히 선두그룹에 포진하다가 일찌감치 1위로 치고 나온 밀리터리 로우는 지치지 않는 괴력으로 페이스를 유지하며 우승을 손에 넣었다. 경주 막판 그를 4세 젊은피 ‘워크오브스타즈(Walk of Stars)’의 집요한 견제가 있었지만 베테랑의 파워와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밀리터리로우와 워크오브스타즈 둘다 유명 씨수말 두바위(Dubawi)의 자마로 큰형님과 막냇동생의 대격돌 또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였다. 밀리터리로우는 이 경주 출전 전 알 막툼 챌린지에 출전해 6위를 기록한 후 알 막툼 클래식에서 우승하고 두바이 월드컵으로 직행한 바 있다. 올해 ‘글로벌히트’도 동일한 코스를 밟고 있는 셈이다. 1월 초부터 두바이에 머물고 있는 ‘글로벌히트’는 생애 두 번째 해외경주 출전을 앞두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진짜 실력’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국내에 입국해 있던 김혜선 기수도 지난 월요일 재출국해 글로벌히트와 조우한 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김혜선 기수는 이번 원정에는 6세 자녀도 동행해 엄마의 자존심을 걸고 경주에 임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재 출전의사를 밝힌 경주마 중 주목할만한 라이벌은 올해 알 막툼 챌린지 2위 ‘임페리얼엠퍼러’를 포함해 전년도 알 막툼 챌린지 우승마 ‘카비르칸’, 지난 1월 파이어브레이크 스테이크스에서 환상적인 추입을 선보이며 무적의 로렐리버를 제친 8세 노장 ‘킹골드’ 등이다. 이외에도 두바이 왕세자인 모하메드 알 막툼의 경주마인 ‘돌라일라르’와 ‘크라운이스테이트’도 개최국의 자존심을 걸고 안방 수성에 나선다. 한국마사회 경마방송(KRBC) 유튜브 채널에서는 이번에도 국내외 경마팬들을 위해 프리뷰쇼를 포함, 두바이 현지 생중계를 진행한다. 한편, 언론이나 개인 SNS 등에서 팬들과 활발히 소통을 이어 온 김혜선 기수는 오는 7일 12시 10분 방영되는 EBS초대석에 출연한다. 1975년 최초로 기수면허를 취득한 이옥례씨와 2001년 데뷔해 지금은 조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신영씨의 뒤를 잇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여성기수로서 ‘기수’라는 직업인으로서의 삶과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자연인 김혜선의 모습을 소탈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3월7일 EBS초대석 출연하는 김혜선 기수
강석봉 기자 2025.02.27 09:57
연예
‘메이크메이트원(MAKE MATE 1)’ 비주얼 1위 빙판→탈북 새터민 김학성···‘특별한 일상 소년’ 기대 폭발KBS 특별한 ‘일상 소년’들이 찾아온다. 오는 22일 오후 10시 10분 KBS2 ‘메이크 메이트 원(MAKE MATE 1, 이하 ’MA1‘)’의 두 번째 페이지가 공개되는 가운데 첫 화부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참가자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헬로 퓨처’ 팀은 남다른 외국인 참가자들이 포진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전체 비주얼 1등으로 손꼽힌 빙판이다. ‘K-POP 덕후’로 소개된 빙판은 C 메이트와의 대면식에서 드라마 ‘도깨비’ 명대사를 소화하며 미소를 안겼다. 아직은 어색할 수 있는 한국말이지만 사뭇 진지한 빙판의 모습에 과연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숏폼 콘텐츠로 35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주인공 미도리 역시 ‘헬로 퓨처’ 팀의 일원으로 퍼포먼스를 앞두고 있다. 미도리는 숏폼 영상에서 ‘한 친구만 얼굴 재질이 다르다’라는 호평을 이끌어낸 만큼, ‘MA1’의 비주얼 라인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픽션’ 팀에도 매력적인 ‘일상 소년’들이 소개됐다. 먼저 카이는 바나나 우유 마니아로 소개됐다. 한국에 와 바나나 우유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는 카이는 즉석에서 CF를 연출해 웃음을 자아냈다. ‘뚝딱 보이’도 궁금증을 더한다. 반전 매력을 가진 기형준 참가자다. 바로 예쁜 눈망울에 수줍은 미소와는 달리 긴장한 듯 ‘뚝딱’이는 기형준의 모습에 대면식 현장이 웃음바다로 변하기도. ‘베리 굿’ 팀도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메인송 센터이자 퍼포먼스 1등을 차지한 참가자 지아하오는 남다른 춤 선과 분위기로 두근거림을 더하고 있다. 아울러 밴드부 출신의 낭만 기타리스트 한유섭, 인명구조 자격증을 가진 몸짱 스킨스쿠버 서윤덕이 ‘베리 굿’ 무대를 선보일 예정. 여기에 도전과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는 탈북 새터민 김학성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1회에서 밝혀진 김학성의 사연이 담긴 게시물은 일본에서 3000만 조회수를 훌쩍 넘기며 글로벌 화제를 모았다. 1회에서 퍼포먼스를 소화한 ‘일상 소년’들도 주목할 만하다. 대학교 축제 무대가 라이즈 공식 계정에 공유됐던 전준표, 유도와 수영으로 1등을 휩쓴 ‘MA1’의 운동캐 신원천, 조트리오 조규천의 아들이자 집안의 일곱 번째 가수가 되고 싶다는 조민재, ‘MA1’ 메인송의 메인 보컬을 맡아 눈길을 끌었던 장현준과 우리 팀으로 데려오고 싶은 참가자로 손꼽힌 노기현도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참가자다. 09년생 15세의 나이로 똑 부러지는 공식 막내 정현준, 아스트로의 팬이자 안타까운 음 이탈 실수로 눈물을 쏟아냈던 미라쿠, ‘시온하트’와 함께 아이돌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은 ‘끼쟁이’ 김시온, 그리고 경주 K-POP 댄스팀 출신이자 ‘200곡 춤수저’ 정재영 등도 주목해야 할 ‘일상 소년’들이다. ‘MA1’은 KBS가 새롭게 선보이는 글로벌 아이돌 데뷔 프로젝트다. 35명의 글로벌 ‘일상 소년’들은 ‘꿈꾸던 무대를 만들기 위해(MAKE) 친구(MATE)와 하나(ONE)되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품고 대장정을 시작했다. ‘일상 소년’들의 특별한 모습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 10분, KBS2 ‘MA1’에서 만날 수 있으며, 오는 28일 23시 59분까지 메이크스타 어플리케이션에서 참가자들의 1차 최애 투표를 진행한다.
손봉석 기자 2024.05.22 06:44
연예
새터민 출신 방송인 김아라, 28일 비연예인 예비신랑과 화촉탈북 방송인 김아라 웨딩화보. 사진 김아라 SNS 캡쳐 새터민 출신 방송인 김아라가 오늘(28일) 비연예인과 화촉을 밝힌다. 김아라는 28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그는 교회에서 예비신랑을 만났으며,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김아라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오는 10월 말에 결혼한다”며 “오랫동안 저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이 기쁜 소식을 함께 누리고 싶어 알려드린다. 축하 많이 해주시고 예쁘게 아름다운 가정 꾸리겠다”고 전했다. 함께 공개한 웨딩 화보에서 김아라는 드레스 차림으로 청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사진에서는 예비신랑의 옆모습이 살짝 공개되기도 했다. 김아라는 함경북도 회령시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채널A의 예능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2015년 웹드라마 ‘아는 사람’으로 연기에 데뷔했으며, 지난 2020년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사택마을 주민으로 출연했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며 활동 중이다.
하경헌 기자 2023.10.28 10:37
연예 스경X이슈
[스경X이슈] 새터민 출신 배우 김아라,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에 맞춰 보내 온 애끓는 ‘사부곡(思父曲)’역사적인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새터민 출신 배우 김아라가 통일 그리고 가족들을 간절히 그리는 손편지를 전해왔다. 8년 전 탈북해 2011년부터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등에서 얼굴을 알렸고 이제는 <막돼먹은 영애씨> <위대한 유혹자> 등의 작품에서 배우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김아라는 26일 ‘스포츠경향’에 자신의 절절함이 아로새겨진 손편지를 보내왔다. 새터민 출신 배우 김아라. 사진 경향DB 그는 “아버지에게”라고 시작되는 편지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좋은 소식의 결실이 이 편지도 아버지에게 닿을 날이 멀지 않았음을 기대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몇 자 적어봅니다”라고 편지를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 내 어릴 적 기억납니까?”라며 과거를 돌이켰다. 김아라는 “식량이 없어서 굶주림에 힘들어 했을 때 아버지가 몰래 날 불러내서 길가 옆 돌담에 기대어 일하고 드셔야 했던 곽밥(도시락)을 나한테 먹였잖아요”라면서 “아버지도 드시지 못해서 허약하셨던 모습이 항상 아른거려서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라고 편지를 이었다. 김아라는 “맛있는 도시락을 직접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 끝이 없는 기다림 속에,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았는데 이젠 이 편지 또한 곧 아버지 앞에 닿을 날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라고 적었다. 새터민 출신 배우 김아라가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스포츠경향’에 보내 온 손편지. 사진 김아라 그는 27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항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 따뜻한 봄바람이 몰고 온 남북정상회담이란 꽃이 피었습니다. 남북의 땅을 녹이는데 시작에 불과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중략) 이젠 기다림의 끝이 멀리서나마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내 마음에 희망의 봄이 왔습니다”라고 기쁨도 표현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전하며 애끓는 ‘사부곡’을 완성했다. 그는 현재 방송 중인 MBC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에서 중국어 홈스쿨링 개인교사 역을 연기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에서 연기자로 활발히 활동하며 남북의 심리적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정상회담과 함께 이제 움트기 시작했다. (이하 김아라 편지전문) 아버지에게 언젠간 아버지 손에 닿기를 간절히 바라며.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좋은 소식의 결실이 이 편지도 아버지에게 닿을 날이 멀지 않았음을 기대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몇자 적어봅니다. 아버지! 내 이젠 많이 컸습니다. 이렇게 몰라보게 커도 아버진 나를 알아보실 꺼 같아요. 항상 우리 선영이는 코에 점 때문에 어디가든 잃어버리지 않을 꺼라고 하셨잖아요. 아버지 내 어릴 적 기억납니까? 새 엄마가 밥을 잘 안 주기도 했지만 식량이 없어서 굶주림에 힘들어 했을 때 아버지 새엄마 몰래 날 불러내서 길가 옆에 돌담에 기대어 일하고 드셔야 했던 곽밥(도시락)을 나한테 먹였잖아요. 16년 동안 잘 만든 도시락을 볼 때마다 아버지도 드시지 못해서 허약하셨던 모습이 항상 아른거려서 눈물도 많이 흘렸네요. “내가 왜 아버지 도시락을 냉큼 받아먹었을까?? 조금만 참지!”하고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이다음 아버지 만나면 꼭 내가 지금 젤 잘 할 수 있는 음식인 두부밥, 오븐닭날개, 찹스테이크 그리고 맛있는 과일과 함께 3층, 4층으로 이뤄진 도시락으로 그때 아버지 못 드신 거 내 손으로 직접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언제가 될지 끝이 없는 기다림 속에 마음속에 간직하고만 살았는데, 이젠 이 편지 또한 곧 아버지 앞에 닿을 날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이번 년도의 봄은 참 특별한 봄이 될 것 같습니다. 항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 따뜻한 봄바람이 몰고 온 남북정상회담이란 꽃이 피었습니다. 남북의 땅을 녹이는데 시작에 불과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동안 “언젠간 만나겠지?!”라는 끝이 없는 기다림 앞에 무너질 때가 참 많았습니다. 근데, 이젠 기다림의 끝이 멀리서나마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내 마음엔 희망의 봄이 왔습니다. 아버지 기다려주세요… 기다릴께요… 사랑합니다.
하경헌 기자 2018.04.27 08:00
문화/과학 터치스크린
[터치스크린] 젊은 눈에 비친 새터민제목 설지(雪地 / Sunshine) 제작연도 2015년 제작국 한국 러닝타임 97분 장르 드라마 감독 박진순 출연 다나, 강은탁, 이미소, 류혜연 개봉 2015년 11월 26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목숨을 걸고 북한에서 탈출한 ‘진순(다나 분)’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면 남아 있는 가족에게 해를 끼치게 될까봐 헬멧을 쓰고 설지라는 가명으로 생활하는 젊은 여성이다. 평소에는 역시 새터민인 선배가 운영하는 꽃가게에서 배달을 도우며 생계를 유지하지만, 틈틈이 벽화를 그리며 숨겨진 예술적 기질을 펼치기도 한다. 퇴출 위기에 처한 방송 PD ‘신웅(강은탁 분)’의 눈에 그녀의 그림이 눈에 띄고, 작품에 매료된 신웅은 설지에게 함께 다큐멘터리를 찍어보자고 제안한다. 설지는 이를 단번에 거절하지만 신웅의 집요하고 귀여운 설득에 결국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작품을 찍기로 한다. 시간이 지나 작품의 완성이 다가오고 두 사람의 관계도 점차 가까워지지만 예정된 파국은 잠시 동안의 행복을 산산이 조각내고 만다. 영화 는 개봉에 앞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북한인권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먼저 소개됐다. 출품됐던 두 영화제의 이름에서 영화의 특색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흔치 않은 새터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기도 하지만, 진지한 현실성을 예상하는 선입견을 넘어 영화적 상상력에 더 많은 무게를 싣고 있는 작품이다. 가볍지 않은 소재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환영 받을 수도 있지만, 무책임한 소재주의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여지도 다분하다. 그리고 영화는 두 가지 모두를 고스란히 수용하고 있다. 냉정히 말해 영화의 만듦새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저예산의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눈에 띄는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야기의 흐름은 취재된 내용의 나열처럼 직렬적이고, 등장인물들의 고뇌와 소통도 단편적이며 표면적일 뿐이다. 마치 소재로 등장하는 거리예술의 모호한 정의와 가치처럼 영화는 꽤나 트렌디한 대중성에 집착하고 있지만, 실제 그것을 표현하는 기법이나 그 안에 담고 있는 주제나 정신은 스스로도 혼란스러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나름 영화의 반전이라 할 수 있는 과거의 아픔도 중반 이후 충분히 짐작이 가능해 더욱 맥이 빠진다. 하지만 가 주목하고 있는 지점의 가치까지 폄하할 것은 아니다. 어느새 남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새터민들에 대한 관심은 많은 화두를 던진다. 그것은 비단 고향땅을 떠나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는 그들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며 점차 냉정한 개인으로 고립돼 가는 우리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사처럼 마지막에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다며 끝나는 동화의 결말은 우리의 현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임을 나날이 절감하는 요즘이기에 더욱 그렇다. 여주인공 설지 역을 맡은 다나(본명 홍성미)는 2000년 H.O.T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단편 3D 영화 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뒤 솔로 앨범을 낸 가수 출신이다. 이후 4인조 걸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멤버로 연예계 활동을 하기도 했던 그녀는 다수의 CF, 뮤직비디오와 드라마에 출연해 왔지만 진지한 정극연기로 주연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려운 함경도 사투리를 구사하기 위해 실제 새터민에게 억양을 지도 받고 녹음을 해 반복해 듣는 피나는 노력을 했고, 촬영 현장에서도 점검을 받았다고 한다. 또 최근 브라운관을 통해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은탁이 PD 신웅 역을 연기하고, 중견배우 김부선의 친딸로 유명세를 얻었던 이미소가 설지의 곁을 늘 떠나지 않는 고향 후배 ‘순영’을 연기해 강한 인상을 남긴다.
2015.11.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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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단절 여성의 부활]② 새터민 여성 취업설계사 1호 노은지진정한 긍정성은 고통을 슬기롭게 극복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훈장과도 같다. 북한을 벗어나 중국을 6년간 떠돌다 한국에서 취업설계사로 자리 잡기까지 말로는 표현 못할 사연을 겪은 노은지씨의 도전은 그래서 더 아름답다. 이제 경력을 갓 1년 채운 취업설계사이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열심히 여성들의 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국경을 두 번 넘어 안착하기까지 경기여성비전센터(경기새일지원본부, 이하 센터)는 새터민으로 첫 취업설계사가 된 노은지씨(35)의 일터다. 상담이나 취업 알선이 주된 업무다. 각자 특성과 전문 분야를 살려서 여성들의 취업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노은지 설계사는 거의 유일한 탈북 여성 취업 전문가인 셈이다. 다양한 직업 경험이 필요한 설계사지만 아무래도 남한 여성들의 경력 단절과는 접근부터 달라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교육부터 받았어요. 기초적인 업무도 저한테는 다 생소했기 때문에 업무 하나를 서너 번씩 반복하면서 남다른 노력을 했어요. 지금은 조금 여유가 생겨서 사이버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봉사정신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거든요.” 눈만 감아도 코를 베어가는 자본의 논리에 익숙하지 않은 탈북 여성들은 살아남기도 힘들다. 센터는 새터민 여성을 위한 취업 매니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20명 정도가 노은지씨의 뒤를 이어 취업설계사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탈북 주민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한미라 팀장 덕분이었다. “새터민 여성들에게 고기 낚는 법을 알려주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교육 과정을 개설했어요. 그동안 기회가 없었을 뿐 잘할 수 있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노씨는 새터민들 사이에서 ‘성공한 사람’이고 관심의 대상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 수밖에 없다. 그도 한 팀장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온기와 관심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북한에서 학교를 졸업한 후에 담배 마는 일을 잠시 하다 홀로 국경을 넘었다. 중국에 있던 6년 동안 공장에서 벽돌 굽는 일, 개 잡는 일 등 공안경찰의 눈을 피해 안 해본 일이 없었다. 한국에 와서 한 주유소 일은 쉬운 축에 속했다. 공장 일은 기본이고 남자들도 하기 싫어하는 험한 일도 너끈히 해냈다. 그만큼 고생에는 익숙했지만 차별과 편견에는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중국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건 그래도 괜찮았는데 한국은 같은 민족인데도 같은 사람으로 봐주지 않더라고요. ‘4년제 대학 나온 사람도 정규직원으로 채용되기 어려운데 나는 대체 뭘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어요. 다행히 전문 상담원 교육을 받으면서 많이 치유되어서 남까지 도울 수 있게 됐죠.” 한 땅에서 한민족으로 차별 없이 살고파 하나원(새터민의 정착을 돕는 교육기관)을 나올 무렵, 모든 것이 막막했다. 처음 거주하게 된 임대아파트에 발을 들이는 순간, 두려움과 우울감이 엄습했다. 어린 아들이 곁에 있지 않았더라면 우울증으로 인해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빈집에 라면 다섯 개와 담요, 취사도구가 살림살이의 전부였어요. 고향을 떠나왔다는 것이 갑자기 실감 나서 애를 붙들고 울었어요. 뭘 사러 밖에 나갔다가 길을 잃어서 경찰서까지 가기도 했고요. 그때는 같이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절실했어요. 우울증이 심해서 11층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고요. 아들이 없었더라면 한국에 오지 않았을 거예요. 어차피 고생은 계속 해도 상관없었지만 아들의 진로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죠.” 중국에서 태어난 아들은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다. 하나뿐인 남동생도 무사히 탈북을 감행, 인천에 살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 들어온다던 어머니는 소식이 끊겨 돌아가셨는지 공안에 잡혔는지 알 길이 없다. “한국 아이들과 다름없이 자란 아들은 이제 도리어 ‘엄마 말투가 이상하다’라고 타박을 해요(웃음). 동생은 북에서 온 여성과 지난 7월에 결혼했어요. 직업전문학교 강사인데 누나가 이만큼 살고 있으니 누를 끼치지 말고 열심히 살겠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해요.” 새터민 여성들은 세상 돌아가는 것에도 어둡고 수당이니 복리후생을 따져서 일을 구할 형편이 못된다.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오랜 시간 동안 경력이 단절되다 보니 취업도 힘들다. 수치로 평가되는 취업률과 상관없이 노씨는 새터민을 취업시킬 때마다 신바람이 절로 난다. 이제 길 가다가도 취업 공고만 보면 눈이 커지는데다 출퇴근하면서도 늘 일 생각을 하는 ‘직업병’의 소유자가 됐다. “여전히 불편한 부분은 있어요. 구인 정보를 검색해서 전화로 채용 요청을 하면 대뜸 ‘중국에서 오지 않았느냐’라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제가 원래 말수가 적은 편인데 일하거나 사람을 만날 땐 먼저 웃으려고 노력해요.” 그간 취업 지원을 했던 사례 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을 물으니 북에서 온 스물셋, 스물다섯 자매를 첫손에 꼽는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기회가 많을 것 같아 진학을 권유했지만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굳이 일을 하겠다고 고집하더란다. 시간제나마 취업은 금방 됐는데 하루 두 시간밖에 일이 없었다. 아쉬워할 틈도 없이 이틀간 전화만 60번 한 끝에 다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안 된다는 걸 저를 믿고 한 번만 써달라고 부탁해서 다행히 자매는 취업이 됐어요. 처음엔 선생님이라고 부르더니 이젠 언니라고 불러요(웃음). 한 땅에 사는 남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어요.” 노은지씨는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좋은 일터를 연결해주고, 오십이 넘으면 남을 가르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꾼다.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비단 혼자만의 몫이 아니니까. <■글 / 위성은(객원기자) ■사진 / 원상희>
2011.09.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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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희망 새터민]북한 국보 악기 ‘소해금’ 연주자 박성진박성진은 2006년에 들어온 새터민이다. 그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평양예술학교에서 소해금을 전공한 음악가다. 그의 아버지는 경상도 출신이다. 남쪽이 고향인 아버지 때문에 학교를 졸업해도 출신 성분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예술단에 제대로 배치가 되지 않았다. 희망을 잃은 그는 탈북을 결심했다. 아득한 몽골 사막을 건너서 박성진(38)을 만난 것은 지난 12월. 연말이 되니 여기저기 그를 찾는 곳이 많다. 인터뷰를 하는 날도 군 관련 단체 송년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그가 연주하는 소해금에서는 애절하면서도 힘이 있는 소리가 난다. 그는 평양예술학교에서 소해금이라는 악기를 전공했다. “소해금은 1960년대 북한이 복고주의를 없애자는 운동에서 만들어진 악기예요. 해금을 개량한 것으로 민족적 소리를 가지면서도 바이올린 소리와 유사한 음색을 내죠.” 북한에서는 국보로 지정하기도 했다. 해금과 바이올린의 중간 소리를 내며 다른 악기와도 융합이 잘 된다. 특히 마이크와 상성이 좋아서 스튜디오 녹음 작업에 자주 이용된다. “남한에서는 재즈와 국악의 퓨전 공연이 많잖아요. 그래서인지 재즈 뮤지션들이 합주해보자고 꽤 제의를 해와요.” 그가 북한을 탈북한 계기 중 하나도 음악이었다. 남쪽이 고향인 아버지 탓에 명문 음악학교를 졸업해도 예술단에 들어가지 못했다. 북한의 ‘출신 성분’이란 사회 전반에 흐르는, 벗어나기 힘든 엄격한 신분 제도와 같다. “아버지가 경상도 출신이라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어요. 부모님, 삼촌, 누이 세 명과 2005년에 중국으로 탈북했죠. 몽골을 통해 2006년에 한국으로 들어왔어요.” 브로커들의 말만 듣고 몽골 사막을 횡단해야 했다. 이정표도, 불빛도 보이지 않는 아득한 사막이었다. “남자 보통 걸음으로 1시간 가다가 90도로 꺾어 또 30분 동안 직진하면 몽골 국경이 나온다는 거예요. 말이 쉽지, 사막 한가운데서 곧바로 직진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아요. 게다가 보통 걸음으로 1시간 걷는다는 게 너무 막연한 표현이잖아요.” 결국 길을 잃은 그는 밤 9시에 출발했지만 다음날 아침 7시가 돼도 도착지를 알리는 이정표는 보이지 않았다. 식량도 물도 없는 상황이었다. 함께 간 사람들 사이에서 ‘이쪽이다. 저쪽이다’ 의견이 분분했다.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이대로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희미한 불빛이 눈앞에 보이더군요. 국경 초소인지 민간인의 집인지 모르지만 죽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아버지와 제가 들어갔어요. 하늘이 도왔는지 사막 양치기의 집이더군요. 그 사람은 일 년에 한 번 그곳에 오는데 바로 그날이었던 거죠.” 양치기의 도움으로 무사히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 실제로 몽골 사막을 통해 탈북하는 사람들 중에는 물과 식량이 없어 굶어 죽거나 얼어 죽는 사람들이 많단다. 가수의 꿈 그리고 결혼 한국에 온 박성진에게 북한과 가장 큰 차이점을 물었더니 대중가요의 자유로운 노랫말을 꼽았다. 생활하는 것에 질적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비슷하단다. “대중음악은 생활상을 반영하는 수단이잖아요. 한국은 노래 주제가 다양해요. 반면 북한은 노래 주제가 정해져 있어요. 수령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죠. 차이는 그 정도예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디나 결국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에게 가장 많이 묻는 것 중 하나가 북한에도 연애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이다. 북한도 나름의 범위에서 하고 싶은 건 다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자유 연애는 물론 이혼조차 가능하단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고 무지했던 것이 아닐까. “저도 북한에 있을 때는 남한에 대해 오해가 많았어요. 남한은 자본주의니까 막연히 돈을 위해서는 뭐든 다 하는 곳인 줄 알았어요. 막상 와보니 발달된 복지정책에 많이 놀랐어요.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불우한 이웃이나 독거노인을 위해 연탄도 나르고 봉사도 하더군요. 그는 남북한이 서로 오해하고 있는 부분과 반 세기 동안 벌어진 틈을 조금이나마 좁히는 일을 하고 싶다. “제가 정기적으로 판문점에서 공연을 해요. 판문점 관광객을 위해 30분 정도 연주를 하고 북한에 대한 이야기도 해요. 저는 민족의 분단이라는 현실과 아픔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입장이잖아요. 뿌듯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이루고 싶은 소망은 북한에서 못다 이룬 꿈을 한국에서 이루는 일이다. 그는 트로트 가수 장윤정의 ‘첫사랑’이란 노래를 소해금으로 연주해주면서 가수에 대한 꿈을 키웠다. 기획사를 통해 음반 준비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침 북한의 미사일 실험 뉴스가 터지면서 남북관계가 냉각되기 시작했다. 자연히 박성진의 앨범 작업이 무기한 미뤄지고 말았다. “이미 곡은 다 받아놓은 상태예요. 남북한 정세에 따라 영향이 많더라고요. 기회를 기다리고 있어요. 운이 따라주면 하는 거고, 아니면 부담없이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려 해요.” 박성진은 자신이 무사히 한국에 도착한 데는 하늘의 뜻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는 국내 유일한 소해금 연주자다. 새해에는 한국의 전통 악기와 소해금과 결합하는 작업도 생각하고 있다. “1월부터 장윤정씨가 일본 투어를 간대요. 함께 참여해야 할 것 같고요. 기회가 되면 국악하는 분과 함께 어울려보고 싶어요.” 혼기가 꽉 찬 나이니 결혼도 해야겠다. 그는 현재 교제 중인 여자친구가 있다. “결혼해야죠. 2009년 화창한 날을 하루 잡아서 할 겁니다. 결혼은 둘이 만드는 하나의 작품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긴 해요. 부모님도 벌써 일흔이신데 외아들이 빨리 손자들 안겨드려야죠.” 그는 앞으로도 남북간의 문화적 이질감과 거리감을 좁히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단다. 소해금 연주도 중요하지만 가수로서 자신의 노랫소리도 들려주고 싶다. 3년 차 새터민 박성진의 새해 소망이다.■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이성훈
2009.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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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희망 새터민]시민의 발이 되어 달린다! 버스운전사 유금단유금단 기사를 만나보니 ‘슈퍼땅콩’ 김미현 선수가 연상됐다. 동그랗고 귀여운 외모에 아이라인까지 비슷하다. 그래도 제일 비슷한 것은 조그마한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와 열정일 것이다. 열심히 살아서 언젠가 대통령 표창까지 받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말한다. 6623번(풍양운수) 버스기사 유금단은 오늘도 안전운전이다.여덟 살 아들을 북에 두고 두만강을 건너 유금단(39)은 생계의 어려움 때문에 2001년 탈북했다. 남편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8년 징역형으로 수감된 상태였다. 도무지 먹고살기가 막막해 만 여덟 살이던 아들 영철이를 남겨두고 두만강을 건넜다. 중국에 있다는 친척의 소식을 듣고 무작정 떠났다. “영철이한텐 ‘열흘 있으면 엄마가 돌아온다’고 하고 친정에 맡겼어요. 가마솥에다 감자떡 몇 개 안쳐놓고 온 것이 전부였습니다.” 여자의 몸으로 고생하며 중국 옌지에 찾아갔지만 친척은 없었다. 중국 공안의 눈길을 피해 숨어 지내다 보니 스무 날이 지났다.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어쩔 수 없이 한국행을 택해 2002년 6월 서울 땅을 밟았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자식을 두고 왔다는 죄책감에 밥을 먹어도 넘어가지가 않고 눈물만 흘렸다. “당시는 기술도 없어 집 근처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했어요. 돌아와 텅 빈 집에 앉아 있으면 두고 온 아이 생각에 눈물이 났어요.” 처음에 와서는 문화가 다른 것은 둘째치고 말이 너무 달라 고생했다. 생소한 단어는 글씨로 봐도 모르겠고 누군가 뜻풀이를 해줘도 알 수가 없었다. 아이가 오기 전 3년 동안은 우울증을 안고 살았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영철이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 살아갈 의욕이 생겼지요. 아이와 한집에 살면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당당하고 떳떳한 엄마가 돼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곧이어 출소한 남편도 탈북해 무사히 한국에 들어왔다. 이제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남편은 진폐증이 심해 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그녀가 가장이 되어 일을 해야 하고 생활비가 넉넉지 못하지만 가정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의지가 됐다. “한국에 와서 꿈이 생겼어요. 커다란 시내버스를 운전해보는 거요. 평양에는 버스가 있을지 몰라도 내가 살던 함경북도에서는 본 적이 없었거든요. 운전면허 필기시험만 열두 번 떨어졌다. 한국어 단어와 표현법이 서툴렀던 그녀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열세 번 만에 필기에 합격했고 곧 운전면허증도 땄다. 한국에 온 지 18개월 만의 일이었다. 면허증을 땄지만 버스 운전기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 번 취직하면 안정적인 직업이라 꽤 경쟁률이 높은 업종이다. 게다가 키 150cm의 여자 몸이 아닌가. “매일 버스 회사에 찾아가서 써달라고 통사정을 했어요. 저의 억척스러운 모습을 잘 봐주신 건지 운전을 맡겨주셨죠.” 버스 운전을 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새터민으로서 열심히 삶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인정받아 광복 63주년 기념일인 2008년 8월 15일 우주인 이소연, 탤런트 이서진, 수영선수 조오련 등과 함께 서울 보신각 타종 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날 아들 영철이를 데리고 갔어요. 엄마는 앞으로도 열심히 살 테니 너도 당당한 사람이 되고 꿈을 향해 노력하라고요.”운전계의 ‘슈퍼땅콩’, 유금단 그녀는 언제나 무사고 안전운전을 실천하고 있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60세 정년까지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작은 체구에 여자가 하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녀는 말없이 바지를 걷어올리며 발목과 무릎에 붙인 파스를 보여준다. “클러치가 뻑뻑해서 밟을 때마다 ‘눈물이 나는 차’가 가끔 있어요. 키가 작고 다리가 짧으니까 밟을 때마다 정강이가 갈라지는 느낌마저 듭니다. 그래도 정신력으로 참아내야죠. 나를 믿고 채용해준 회사 회장님, 사장님이 고마워서라도 말이죠.”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거냐며 반문한다. 자신을 믿고 일자리를 준 사람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남한에 와서 ‘시민의 발’이 되어 이렇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줄 몰랐어요. 안전사고 없이 잘 해야죠.” 그녀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뿐이다. 횡단보도 앞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길을 건너는 사람들이 그녀를 보고 엄지를 치켜세운단다. “아주머니들이 타면 예쁘다고 해줘요. 결혼했냐고 묻기도 하고요. 처녀로 보이나(웃음)?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은 엄지를 들며 멋있다고 하고요.” 일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서울 지리를 잘 몰라 길을 잘못 들어선 적도 있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시내버스가 길을 잃다니,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진땀이 나기 시작했다. “차를 일단 멈추고 손님들에게 ‘제가 이북에서 와서 길을 잘 모릅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어요. 그리고 ‘길을 아시는 분이 있다면 나와서 가르쳐주세요’라고 했더니 그 많은 사람들이 한 마디 불평도 하지 않고 길을 알려주셔서 무사히 갈 수 있었어요. 내리는 손님들은 껌이나 사탕을 건네주고 안전운전하라고 격려해주셨죠.” 새해 유금단의 목표는 무사고와 친절로 모범운전사 상을 받는 것이다. 도로 교통정리를 배워 봉사활동도 할 예정이다. “나중에는 대통령 표창도 받을 거예요. 두고 보세요. 사람에겐 꿈이 있어야 해요. 자식한테 떳떳하고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고 멋있게 살 거예요. 우리 국민들도 새해에는 좌절하지 말고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통일이 되면 버스를 몰고 고향에 가서 이웃들을 버스에 태워줄 거라는 소망도 갖고 있다. 그녀의 6623번 버스는 꿈을 싣고 오늘도 신나게 달린다.■글&사진 / 이유진 기자
2009.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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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희망 새터민]캐릭터 ‘반달이’로 쇼핑몰 창업 대학생 오세혁오세혁은 고려대 대학원 시험에 합격했다. 사회학 전공이다. 사회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갖고 바라볼 수 있는 학문이라는 데 반했다. 북한에서는 접하지 못한 학문이다. 그는 공부뿐만 아니라 ‘반달이샵(www.halfmb.com)’을 창업한 대학생 CEO이기도 하다. 중국 베이징 독일 대사관 통해 탈북 오세혁(32)은 1999년 스물한 살의 나이에 북한을 떠나왔다. 어머니가 심장병으로 돌아가신 후에 집안은 급격히 기울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는 노동당에서 쫓겨났다. 북한에서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노동당에 가입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 된다. ‘탈당’이라는 것은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기술이 좋아도 출세할 일, 아니 의식주를 해결할 일마저 막막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탈당의 원인은 다양하다. 당비를 제때 내지 못하거나 주민감시제에서 사람들의 신임을 잃었을 경우다. “경제적 여건까지 안 좋아지면서 한마디로 살 수가 없었어요. 희망이 없었죠. 아버지가 당에서 나오면서 대학도 못 가고 농촌으로 쫓겨나가는 1순위 집안이 된 상황이죠.” 아버지의 출당은 아버지 개인뿐 아니라 가족에까지 영향이 있었다. 도시의 작은 아파트에서 평범하게 살던 오세혁의 가족들은 생계를 잃고 농촌으로 쫓겨날 판이었다. 그는 탈북을 결심했다. “이대로 있을 수 없어 탈출구를 찾다가 중국에 가겠다고 했어요. 그러나 가족들은 반대했죠. 저 혼자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누나와 여동생, 그리고 아버지는 아직도 북에 계십니다.” 북한에서 한국을 오는 데는 상상 이상의 다양한 경로와 방법이 있단다. 브로커들도 판을 친다. 그는 비교적 쉽게 온 케이스다. 보호단체의 도움을 받아 기차를 타고 베이징의 독일 대사관을 통해 들어왔다. 힘든 건 혼자 시작하는 서울 생활이었다. “복잡한 지하철이나 버스에도 적응이 안 되고 두려웠지만 우선 아파트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충격이었어요. ‘이제 나 혼자구나’라는 생각 때문이죠.” 게다가 북에 남겨진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는 대사관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에 한국으로 갔다는 정보가 북한 정부에 들어갔을 확률이 크다. 분명 가족들이 피해를 당했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가족들을 빨리 데려오고 싶어요. 아니 소식만 알고 연락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할 것 같아요. 제가 최선을 다해 목표를 빨리 이루는 것이 가족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외대 중국어과를 졸업한 오세혁은 대학원 진학 준비에 한창이다. 고려대 대학원 사회학과에 합격했다. 학부 수업 당시 ‘사회학 원론’이라는 강의를 듣고 학문의 매력에 빠졌다. 어떤 사회를 다양하고 자유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북한에서는 공부하기 힘든 학문이다. “북한에는 사회학이 없어요. 모든 이가 당연하게 바라보는 것을 다른 관점으로 보는 것이 사회학이죠. 그러나 북한은 모든 것을 당연하게 봐야 하는 사회잖아요. 실제로 통제가 되고 있어도 그 안에 있으면 느끼지 못해요. 당연히 그런 건 줄 알죠.” 대학원에 가면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다. 그리고 인권이 실현될 수 있는 방법과 모델을 생각해보는 것이 그가 가고 싶은 길이다. 욕심을 부리자면 유학도 가고 UN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 새해에는 주경야독으로 희망을 노래한다 그는 새터민 친구들 다섯 명과 함께 지난해 ‘한국청년정책연구원’의 도움으로 쇼핑몰을 창업했다. 창업 아이템은 ‘반달이’라는 곰 캐릭터다. 지금은 주로 캐릭터 티셔츠를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어리둥둥 반달이’라는 캐릭터는 새터민들의 자화상입니다. 평양에서 한국으로 보내진 반달곰이 방생된 뒤 적응하지 못해 멸종 위기라는 소식을 듣고 만든 캐릭터입니다. 한국에 잘 적응해 반달곰 같은 신세가 되지 말자는 새터민들의 다짐을 담았어요.” 그에게 창업의 성공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캐릭터를 개발하고 쇼핑몰을 여는 일련의 작업들은 비즈니스를 복합적으로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워낙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다양한 한계에 부딪치기도 했어요. 쇼핑몰은 우선 가격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자본이 부족했고 홍보하는 법도 몰랐어요. 그렇지만 이 모든 시행착오를 보완한다면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거예요.” 가장 큰 수확은 대화와 타협하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기획안을 설명하고, 동대문 상인들을 설득해서 단가를 낮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감과 용기가 필수였다. “우리 새터민들 중에는 주눅이 든 사람들이 많아요. 문화와 언어적인 차이로 다들 한두 번씩 충격이나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죠.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게 마련이죠.” 그들은 모두 험난한 장애물을 뚫고 한국에 왔다. 도전의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그때 경험했던 심적 고통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 안착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는 것 같다고 오세혁은 말한다. “남한 사람들에게 멘토링이나 조언을 얻는 것도 중요해요. 하지만 스스로 적극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도움을 받아도 결정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요.” 그는 앞으로 반달이를 이용해 스토리를 만들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관련 업계 사람들의 조언을 얻고 다섯 명의 창단 멤버와 반달이를 본격적으로 키워볼 생각이다. 그리고 대학원에 다니며 새터민 청소년들의 멘토 역할도 해나갈 것이다. “상당수의 탈북 청소년들이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어 정서적으로 외로움을 겪고 있어요. 그들의 멘토가 되어서 외래어나 새로운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여유가 있어 대학원에 진학한 것이 아니다. 그도 내일이면 비싼 대학원 학비를 걱정해야 하는 평범한 청년이다. 그렇지만 꿈이 있고 희망이 있는 오세혁은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지 않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촬영 협조 / 한국청년정책연구원
2009.01.1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