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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피카소·달리가 남긴 흔적 찾아 스페인으로

      ... 남긴 작품을 고요히 돌아보기에 좋은 계절이다. 3일 EBS1에서 방송되는 <세계테마기행>은 스페인에 거주하는 권승완 예술 도슨트와 함께 각지에 남은 가우디·피카소·달리의 흔적을 돌아본다....

      전지현 기자 2025.03.02 20:32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스페인을 보라

      오피니언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스페인을 보라

      ...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경제 운영의 노선은 특히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서도 두드러졌다. 스페인에서도 중소기업은 전체 고용의 70%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하지만 이 중소기업들은...

      홍기빈 (재)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2025.02.17 21:33

  • 스포츠경향

    • 스페인 출신 테니스 국가대표 캄파냐 리 “이름이 길어서 한국 이름 고민 중” 하드코트 챌린저대회서 따낸 특별한 승리

      스포츠종합

      스페인 출신 테니스 국가대표 캄파냐 리 “이름이 길어서 한국 이름 고민 중” 하드코트 챌린저대회서 따낸 특별한 승리

      헤라르드 캄파냐 리가 15일 부산 스포원 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비트로 부산오픈 챌린저대회 단식 1회전에서 트리스탄 스쿨케이트에게 강서브를 넣고 있다. 부산오픈챌린저조직위원회 제공 스페인 출신으로 한국 남자 테니스를 대표하는 태극마크를 단 헤라르드 캄파냐 리(404위)는 지난 시즌 자신이 선호하는 클레이코트 대회에만 출전했다. 그러나 세계 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이를 의식해 캄파냐 리는 올해부터 하드코트 대회 출전 비중을 크게 늘렀다. 그리고 국내팬들 앞에서 뜻깊은 하드코트 대회 승리를 따냈다. 캄파냐 리는 지난 15일 부산 스포원 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비트로 부산오픈 챌린저대회(총상금 20만달러) 단식 1회전에서 대회 4번 시드 스쿨게이트(120위·호주)를 2-1(6-4 3-6 6-3)으로 물리쳤다. 강한 바람 속에서 상위 랭커인 스쿨게이트를 제압한 캄파냐 리는 경기 뒤 “경기할 때 상대 선수 랭킹은 신경 안 쓰면서 내가 하던대로 하려고 했다. 매 포인트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폴란드 슈체친 대회(클레이코트) 이후 챌린저급 대회 본선 첫 승리였다. 하드코트에서 열린 챌린저 대회에서는 통산 첫 승리라는 점에서 특별함이 더한다. “(하드코트에서 열린)올 초 데이비스컵 출전 때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많이 적응했다”는 캄파냐 리는 “향후 첫 서브의 파워와 성공률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특히 하드코트에서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2004년 10일1일 생인 캄파냐 리는 스페인 아버지와 한국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주니어 시절 세계 랭킹 3위까지 찍은 캄파냐 리는 프로 전향을 앞두고 “스페인도 좋지만 어릴 적부터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뛰는 꿈을 꿔왔다”고 말해 단숨에 한국 남자 테니스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는 “병역 문제도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어머니와 이 문제를 두고 진지하게 얘기를 했고 나는 한국을 택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리고 캄파냐 리는 지난 2월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한국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꿈을 이뤘다. 그는 첫 대표팀 경험에 대해 “걱정이 많았는데 동료 선수들, 감독님, 코치님이 편하게 해줘 잘 할 수 있었다. 책임감도 커지고, 부담감도 크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헤라르드 캄파냐 리가 15일 부산 스포원 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비트로 부산오픈 챌린저대회 단식 1회전에서 스트로크를 날리고 있다. 부산오픈챌린저 대회조직위원회 제공 캄파냐 리는 2023년 프로로 전향한 뒤 ITF 안성대회(M25)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우승이 없다. 랭킹을 끌어올리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한 캄파냐 리는 “주최측에서 와일드카드 출전 기회를 줘 감사하다. 그런 만큼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성적을 내고자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7세 때부터 수원에 계시는 외할머니를 몇 차례 찾았다는 그는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드러내왔다. 현재는 한국 이름도 고민 중에 있다. 캄파냐 리는 “지금 이름이 너무 길어 생각 중이다. 대표팀에서 남지성 선수는 ‘라드’로 부른다”고 밝혔다. 한국 음식도 가리지 않는다. 캄파냐 리는 “순대국, 돼지국밥 등 대체로 다 좋아한다. 스페인과 다르게 한국 식당에서는 기본 반찬을 많이 주니까 계속 먹는다. 국물을 좋아하는데 선지국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부산 | 이정호 기자 2025.04.16 09:35

    • 전소미, 스페인서 눈물 흘렸다···갑작스런 기상 악화에 ‘멘붕’ (길바닥 밥장사)

      연예

      전소미, 스페인서 눈물 흘렸다···갑작스런 기상 악화에 ‘멘붕’ (길바닥 밥장사)

      JTBC ‘길바닥 밥장사’ 제공. 전소미와 ‘요리조리’ 멤버들이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으로 대박을 노린다. 오늘 방송될 JTBC ‘길바닥 밥장사’(연출 김소영, 작가 이언주)에서는 카디스 시청 앞 광장에서 자전거 식당 ‘요리조리’의 두 번째 장사가 시작된다. 메인 셰프인 류수영은 또 다른 필승 요리인 떡볶이 레시피를 업그레이드한 해물떡찜을 출시한다. JTBC ‘길바닥 밥장사’ 제공. 앞서 류수영, 황광희, 신현지, 배인혁, 전소미는 라 칼레타 해변에서 첫 장사에 도전했던 터. 류수영은 현지 식재료에 맞게 제육볶음 레시피를 변형해 만든 고추장삼겹살과 오징어부추전으로 손님들의 호평을 받았다. 두 번째 장사는 스페인의 어린이날인 동방박사의 날을 맞아 가족 손님들을 겨냥한다. 류수영은 첫 장사 경험을 토대로 보완할 점을 파악, 스페인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한 매콤한 해물떡찜과 호불호 없는 달달한 메뉴를 비장의 메뉴로 내세운다고 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JTBC ‘길바닥 밥장사’ 제공. 또한 기름의 온도 때문에 오징어부추전의 늪에 빠졌던 배인혁이 기름에 튀기는 달달한 메뉴를 맡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다. “기름은 너의 운명이야”라는 황광희의 말처럼 또다시 기름과 만나게 된 배인혁이 부담감을 이겨내고 실전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JTBC ‘길바닥 밥장사’ 제공. 뿐만 아니라 장사가 시작되자마자 ‘요리조리’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님들이 줄을 서며 역대급 인파가 몰려 놀라움을 자아낸다. 급기야 테이블 만석에도 줄지어 선 손님들을 위해 테이블을 추가로 마련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순간 한꺼번에 위기가 몰려오며 집단 멘붕에 빠진다. 홀을 누비던 전소미는 “비 와!”라며 기상 악화 상황을 알리고, 이들은 이 위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JTBC ‘길바닥 밥장사’는 오늘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강신우 온라인기자 2025.04.15 13:49

    • 호텔스컴바인, 스페인관광청·티웨이항공과 스페인 지역 홍보 캠페인 실시

      생활

      호텔스컴바인, 스페인관광청·티웨이항공과 스페인 지역 홍보 캠페인 실시

      호텔스컴바인, 스페인관광청과 함께 스페인 소도시 매력 전하는 캠페인 실시… 지역별 여행 가이드·호텔 정보와 함께 다양한 혜택 마련 티웨이항공과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특가 항공권 제공… 이코노미 왕복 총액 77만 원대부터 인스타그램 이벤트도 진행… 여행 지원금, 티웨이 항공기 옥스포드 블록, 맥스 키링 등 경품 증정 호텔 검색 플랫폼 호텔스컴바인이 스페인관광청·티웨이항공과 함께 스페인의 다양한 여행지를 소개하고 풍성한 혜택을 제공하는 홍보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지는 곳, 스페인!’을 주제로 인기 관광지·소도시·지역 축제 등 스페인의 다채로운 매력을 소개하고 고객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여행 가이드와 추천 호텔 정보는 물론, 항공권 단독 특가와 고객 참여형 이벤트도 마련했다. 예술과 역사, 아름다운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스페인은 국내 여행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여행지다. 호텔스컴바인이 올해 1분기 한국인의 해외 항공권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유럽 지역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국가는 스페인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여행의 인기에 힘입어, 호텔스컴바인과 스페인관광청은 ▲마드리드·바르셀로나 등 대도시 2곳 ▲페니스콜라·프리힐리아나·산티야나 델 마르 등 소도시 3곳 ▲시체스·마요르카·말라가 등 해변 여행지 3곳 등 총 8곳의 여행 정보를 소개한다. 호텔스컴바인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각 지역의 시간대별 여행 추천 가이드와 추천 호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동화 속 소도시로 불리는 프리힐리아나는 하얀 외벽과 아기자기한 골목길, 전통 건축 양식, 지중해 전망이 어우러져 있으며, 곳곳의 공예 상점과 사진 명소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마요르카는 연중 온화한 날씨와 에메랄드빛 해변이 매력적인 대표 휴양지로, 다양한 해변 명소와 한적한 마을이 조화를 이루며 허니문과 커플 여행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스컴바인은 티웨이항공과 협력해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항공권 단독 특가 프로모션도 선보인다. 이코노미 항공권은 왕복 총액 77만 원대부터, 비즈니스 항공권은 300만 원대부터 구매 가능하다. 여기에 호텔스컴바인을 통해 티웨이항공을 검색하고 예약하면 이코노미 항공권은 최대 10%, 비즈니스 항공권은 최대 5%의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구매 기간은 2025년 4월 14일까지이며, 탑승 기간은 2025년 10월 25일까지다. 여행 전 설렘을 더할 ‘스페인 항공권 단독 특가 소문내기’ 인스타그램 이벤트도 진행한다. 호텔스컴바인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팔로우하고 이벤트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후 친구를 태그 하면 참여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총 52명에게 다양한 경품을 증정한다. 경품은 30만 원 상당의 스페인 여행 지원금, 티웨이 항공기 옥스포드 블록, 호텔스컴바인 캐릭터 맥스 키링을 포함한 총 8종으로 구성됐다. 이벤트는 4월 14일까지 진행하며, 당첨자는 4월 18일 발표할 예정이다. 호텔스컴바인 최리아 마케팅 상무는 “고객들이 숨은 보석 같은 스페인의 소도시와 해변 지역을 합리적인 비용에 만끽할 수 있도록 이번 캠페인과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여행지 탐색부터 예약까지 여행의 전 과정에서 고객이 더 쉽게 여행을 준비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여행 검색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봉 기자 2025.04.02 11:23

    • 유로 2024의 재연…프랑스와 스페인 또 4강에서 만났다

      축구

      유로 2024의 재연…프랑스와 스페인 또 4강에서 만났다

      스페인의 라민 야말(오른쪽)이 유로 2024 준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1-1 동점을 만드는 득점을 넣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긋지긋한 라이벌들의 만남이 유럽네이션스리그 4강에서 재연됐다. 불과 1년 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행 티켓을 다퉜던 프랑스와 스페인이다. 프랑스는 24일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2025 네이션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2-0으로 앞서면서, 1~2차전 합계 2-2 동률이 돼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5-4로 승리했다. 프랑스는 지난 21일 크로아티아와 원정 1차전에선 0-2로 패배했다. 프랑스의 극적인 준결승 진출이 주목받은 것은 오는 6월 5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맞불을 다음 상대가 바로 최근 유럽 무대에서 라이벌 구도가 굳어지고 있는 스페인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이날 네덜란드와 1차전 2-2 무승부에 이어 2차전에서 3-3으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5-4로 간신히 승리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1922년 첫 맞대결을 시작으로 총 37번의 A매치를 치렀다. 스페인이 17승으로 13승을 챙긴 프랑스보다 앞서고 있지만 중요한 무대에선 거꾸로 프랑스가 강했다는 점에서 어느 한 쪽으로 기우는 구도는 아니었다. 두 나라가 2020년대 들어 나란히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다툴 전력을 갖추면서 라이벌 의식이 더욱 강해진 모양새다. 2020~2021시즌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선 프랑스가 스페인을 2-1로 꺾으면서 우승했고,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에선 반대로 스페인이 프랑스를 2-1로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스페인이 프랑스를 2-1로 꺾은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에 이어 이번 네이션스리그 4강전도 독일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프랑스와 스페인 모두 이번엔 서로를 꺾고 결승 티켓을 따내겠다는 동기부여가 충분한 셈이다. 객관적인 전력을 따졌을 때도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아 더욱 흥미롭다. 프랑스가 6개월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온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뭉쳤다면, 스페인은 신성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살펴봐도 프랑스가 2위, 스페인이 3위다. 두 팀의 랭킹 포인트는 단 6.51점 차이의 박빙이다. 4위인 잉글랜드가 40점 가까이 아래라는 점에서 비교된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네이션스리그 4강 맞대결의 승자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황민국 기자 2025.03.24 11:36

  • 주간경향

    • 국제 전규열의 세계는 창업 중

      [전규열의 세계는 창업 중](17)스페인이 ‘스타트업 허브’로 뜬 비결은?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익스플로러(Startup Explore)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스페인은 스타트업 투자 규모에서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 이어 유럽 4위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설립한 범유럽 스타트업 플랫폼 ‘스타트업 유럽 파트너십(SEP)’은 2019년 발간한 정기 연구 보고서에서 스페인이 스케일업(scale-up·고성장 벤처기업) 측면에서 유럽 5위에 속한다고 보고했다. ‘초기 단계의 장벽’을 허물고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할 후보자가 많다는 의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 공원의 모습 / Photo by Square Lab on Unsplash 스페인은 유럽연합의 다른 국가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다. 언어의 동질성이 높아 중남미 진출에 용이한 나라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는 세계 2위의 스마트시티에 속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2020년 발간 자료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창업하고 싶은 유럽 내 도시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스페인은 외국인 투자가 스타트업 투자의 절반을 차지한다. 열정의 나라 스페인은 경제 규모도 작지 않다. 유럽연합에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4번째로 크다. 저렴한 물가와 중남미와의 연결성 스페인이 스타트업 허브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저렴한 물가다. 엑스패티스탄(Expatistan)이 발표하는 유럽 도시별 생계지수 순위를 보면 마드리드(55위)와 바르셀로나(53위)는 런던(4위)이나 베를린(32위) 등 유럽 주요 도시보다 생활비가 저렴하다. 대형 정보통신기술(IT) 이벤트도 강점이다. 세계 최대 모바일 콘퍼런스인 MWC(바르셀로나)를 비롯해 4YFN(바르셀로나)과 South Summit(마드리드) 등 스타트업 전문 대형 전시행사가 매년 열린다. 내국인(51.8%), 외국인(48.2%) 비율로 외국인 투자가 절반을 차지할 만큼 외국인 투자도 활발하다. 또한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도 용이하다. 스페인이 언어와 사회, 문화, 역사적인 부분에서 중남미와 유대관계가 깊어 중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창업 클러스터로는 바르셀로나 테크시티가 있다. 바르셀로나를 국제적 기술 허브로 만들기 위해 설립한 민간협회로 700여개의 회원 및 협력기관이 있다. 국내외 기업과 투자가, 기관과의 네트워킹을 주선한다. 국내외 스타트업 행사를 열고, 코워킹(공유오피스) 사무공간도 제공한다. 또한 세계 7곳에 있는 구글캠퍼스 중 하나로, 런던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마드리드 구글캠퍼스는 일반인 대상 코워킹 사무공간, 창업 설명회 및 강연을 무료로 제공한다. 2017년에만 모두 317개의 스타트업이 구글캠퍼스를 통해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3000여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뒀다. 투자는 지난 4년간 급증했다. 스타트업 통계 사이트 ‘Observatorio de startups’에 따르면 초기 스타트업에 들어가는 투자금이 2018년 약 5억1000만유로에서 2021년 30억8400만유로(약 4조1630억원)로 급증했다. 스페인 정부 통계를 보면 보수적으로 잡아 2020년에 약 7150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했는데 불과 1년 만에 투자금이 거의 두 배로 불어났다. 투자가 성장을 가속화하는 형국이다. 두 허브 도시인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만 국한되지 않고 발렌시아, 빌바오, 말라가와 같은 도시도 번성하고 있다. 가장 많은 스타트업 투자가 이뤄지는 산업은 모빌리티/물류, 건강 및 웰빙, 핀테크/보험, 생산성-비즈니스, 관광, 전자 상거래, 소프트웨어 및 사이버 보안 등이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곳으로 렛고(letgo), 공유자동차 서비스 케이비티(Cabity), 배달 서비스인 글로보(Glovo)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이 있다. 특히 중고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렛고는 2018년 최대 투자기업으로 4억3000만유로를 유치했다. 창업 진흥법 제정이 한몫 주요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가)로는 스페인 및 중남미 지역 최대 통신사인 텔레포니카 회사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웨이라(Wayra)가 있다. 스페인, 독일, 영국 등 10개 국가에서 운영 중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을 선정해 공유오피스, 멘토링, 금융조달 등을 지원한다. 사업성이 높은 업체를 선정해 외부 투자기관과의 투자매칭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마드리드 구글캠퍼스의 협력사인 시드로켓(SeedRocket)도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정부는 혁신 프로젝트에 1만유로의 자금 지원, 신생 스타트업에 투자한 엔젤 투자자에게 20% 세금 감면 혜택(단 5만유로 미만)을 지원한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창업문화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을 목적으로 2013년 이후 창업 진흥법을 시행하고 있다. 창업 후 최대 30개월간 사회보장세 면제, 기업 활동으로 부채 발생 시 개인 자산 보호, 기업 설립 절차 간소화, 만 18세 이상 외국인 대상 창업비자 발급 등을 내용으로 한다. 창업 진출 기업을 위해 스페인 투자진흥청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라이징 스타트업 스페인(Rising Startups Spain)도 있다. 스페인 설계·조달·시공(EPC)업체인 엔사(ENSA)는 40세 미만의 창업자가 설립한 지 2년 미만인 초기단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융자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요 스타트업 콘퍼런스로는 매년 바르셀로나의 MWC 행사 기간 중 열리는 스타트업 육성 이벤트 ‘4YFN’을 들 수 있다. 지난 2월 8회째를 맞았다. 투자를 받으려는 스타트업들의 피칭(투자유치) 세션이 풍부해 새로운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용이하다. 대표적인 유니콘으로 배달서비스 업체 글로보(Glovo), 테슬라를 퇴사한 엔지니어가 창업한 전기차 및 주택용 충전기 개발업체 윌박스(Wallbox)가 있다. 유학 시절 은행을 통한 송금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결제 핀테크 기업 플라이와이어(Flywire)를 만들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킨 뒤 엑시트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온라인 패션 아웃렛 매장인 프리발리아(Privalia)도 유명하다. 온라인 패션 매장의 이용 빈도가 늘어나면서 창업 이후 7차례에 걸쳐 2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패션 아웃렛 시장 업계 1위로 약 3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유명 패션 브랜드 상품을 파격적인 세일가로 판매한다. 스페인 최초의 온라인 여행사인 이드림스(eDreams)도 있다. 44개국 16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비행기 티켓, 호텔 예약 등 여행상품 매출의 비중이 높다.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2022.06.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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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과학 톡톡TV

      [톡톡TV] 막내를 향한 배려

      귀가 따갑도록 “아따, 행님요”를 외치던 배정남의 눈이 슬며시 풀리기 시작했다. 그런 배정남을 바라보는 차승원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분이 오셨네, 오셨어.” 유해진은 “체력을 한 번에 확 쓰지 말고 나눠 써라”고 조언하면서도 눈가에 안쓰러운 감정이 한가득이다. 결국 배정남에게 휴식을 권하는 형님들, 그리고 형님들의 권유를 마다않고 넙죽 받는 배정남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훈훈해졌다. tvN 제공 나영석 PD의 신작 tvN <스페인 하숙>은 새로움보다 익숙함이 앞선 프로그램이다. 차승원, 유해진의 조합은 <삼시세끼>를 떠올리게 하고 낯선 곳을 찾는 이들에게 밥을 먹인다는 콘셉트는 <윤식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심지어 스페인은 <윤식당>의 두 번째 시즌을 촬영한 곳이다. 나영석 PD 자신도 “‘삼시세끼’+‘윤식당’이라는 댓글을 읽었는데 아주 다르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고백했다. 나 PD의 말마따나 차승원, 유해진을 우주정거장에 데리고 간다고 해도 그들이 쉽게 변할 캐릭터도 아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구성에 제작진이 회심의 카드로 투입한 배정남은 예상대로 ‘예능 만렙’의 재기를 보였다.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로 “행님요”를 속사포처럼 쏟아내지만 탄탄한 근육질 몸매와 달리 ‘연비’가 좋지 않은 것은 의외의 반전이다. 마늘 몇 개를 빻은 뒤 ‘당 떨어진’ 표정으로 눈이 풀려버리고 아침식사를 치우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쉰다. 멘붕 속에서도 길을 찾고 할배들의 수발을 들던 <꽃보다 할배>의 이서진이나 누나들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갖은 구박을 받았던 <꽃보다 누나>의 이승기, 시키는 건 꾸역꾸역 다했던 <삼시세끼>의 옥택연, 손호준, 윤균상과는 확연히 차별화됐다. 영화 <극한직업> 속 인기 대사를 표절하자면 지금까지 이런 막내는 없었다. <스페인 하숙>의 묘미는 단순히 배정남의 반전매력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를 배려하는 형님들의 모습에서 이제까지 우리 사회가 갓 입사한 막내에게 행했던 무언의 압력이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읽힌다. 막내는 회식 자리에서 선배들 컵의 물을 따르고 부지런히 수저를 챙기며 삼겹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는 게 일종의 의무였다. 업무를 마쳐도 상사가 퇴근하지 않으면 눈치를 봐야 했고 집에 가고 싶어도 원치 않는 술자리에 끌려가곤 했다. 어쩌다 피곤에 절어 책상 앞에서 졸기라도 하면 “빠져가지고…”라는 힐난을 듣기 일쑤였다. <스페인 하숙>의 선배 차승원과 유해진은 촌스러운 구습에서 벗어나 막내를 하나의 성숙한 인격체로 대한다.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면 집중력 있게 자신의 일을 해내는 걸 알기 때문일 것이다. 아늑한 잠자리, 맛깔난 밥 한 끼만큼 따뜻한 선배들의 배려이자 자세다. 어디를 가나 세대 간 갈등이 첨예한 시기다. 직장마다 ‘요즘 애들’이라 불리는 90년대생들이 속속 입사하는 지금, 막내를 향한 차승원과 유해진의 배려를 선배들이 먼저 익힐 것을 권한다. 군기 잡기보다 후배들을 보듬는 선배가 훨씬 멋있어 보이는 세상이다.

      조은별 브릿지경제 문화부 기자 2019.03.25 15:28

    • 문화/과학 정윤수의 ‘서문이라도 읽자’

      [정윤수의 ‘서문이라도 읽자’]가르시아 로르카의 -쓸쓸하고 매혹적인 스페인 순례 가이드북

      만약 지금 순례하는 마음으로 스페인 어딘가로 떠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록 1918년, 정확히 100년 전에 출간된 책이긴 해도, 당장 로르카의 여행 산문집 <인상과 풍경>을 읽기 바란다. “독자들이여, 볼품없는 이 책이 지금 그대들의 손에 놓여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 서문까지만 읽기를!” 야심만만하다. 이렇게 단호하게 쓰는 서문도 달리 찾기 어렵다. 어디 한 번 보자, 하는 결연함마저 느껴진다. 과연 이 책을 덮고 말 것인가, 정녕?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단호한 서문을 쓴 자, 그가 겨우 스무 살 청년이라는 점이다. 스페인 남부, 푸엔테 바케로스에서 1898년에 태어난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그가 1918년에 쓴 여행 산문집 <인상과 풍경>의 서문이다. 스무 살 청년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문까지만’ 읽으라고 했지만,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빛나는 감성으로 채워진 서문 그 자체도 매혹적이지만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는 첫머리 ‘명상’의 첫 구절을 읽는 순간, 아 이 책은 결국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읽어 보자. 스무살 청년 시인이 쓴 여행 산문집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힌 도시에 불안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어디에선가 아련하게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에는 짙은 우수가 배어나고, 이제 도시가 바로 눈앞에 있건만 가슴속으로 피로가 몰려든다. 아빌라, 사모라, 그리고 팔렌시아…. 이곳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지상의 신비로운 빛과 그림자의 향연을 펼치는 햇빛에서조차 끝없는 쓸쓸함이 느껴진다.” 여행에도 역사가 있다. 여행지는 늘 새롭게 발견된다. 유럽에 한하여 보건대, 지중해가 오랫동안 그들의 여행지였다. 온화한 기후, 시원한 바람, 강렬한 햇빛. 그러나 19세기 초, 그들은 북구로 떠돌아 다녔고, 19세기 중엽에는 알프스를 오르기 시작했다. 근대적 시민의 문화적 감수성이 차디찬 바다와 험준한 산악을 동경했던 것이다. 근래 우리의 여행 풍속 역시 사회·문화적 이유가 안개처럼 깔려 있다. 80년대 후반, 여행 자유화 이후 동남아로, 유럽으로, 미주로 여행을 떠났다. 동남아의 풍물시장을 떠돌아 다녔고, 유럽의 여러 나라를 며칠 동안 가로질렀으며,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하러 다녔다. 그랬는데 이즈막에는 페루에 가고 히말라야에 가고 산티아고에 간다. 거기까지 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고, 그곳에 가서도 안락하고 편안한 여행보다는 스스로의 몸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며 걷는다. 여행이라기보다는 순례에 가깝다. 떠들썩한 골프여행이며 맛기행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남미의 산정이나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걷는 것은 여행이라기보다는 순례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여행산문집 만약 지금 그런 마음으로 스페인 어딘가로 떠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록 1918년, 정확히 100년 전에 출간된 책이긴 해도, 당장 로르카의 여행 산문집 <인상과 풍경>을 읽기 바란다. 아무 데나 펼쳐도 곧바로 밑줄을 긋게 되는, 깊은 한숨이 문장 사이사이로 배어나오는 글이다. 로르카는 ‘카스티야의 황혼’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이미 밤이 왔는데도 안개는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대지 위를 배회한다. 지평선 위로 한 줄기 하얀빛이 일자 어둠이 내려앉은 세상이 순간 희미하게 드러난다. 홀로 추위에 떨던 백양나무는 연초록빛 거울 같은 도랑물 위에 떠오른 자신의 그림자를 처량하게 바라보고 있다.” 어떤가. 눈앞에 카스티야의 늑대와 개의 시간이 어렴풋하게 보이지 않는가. 어차피 스페인 여행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는 인터넷에 차고 넘친다. 교통, 숙박, 맛집 정보들. 그런데 스페인의 역사와 스페인의 문화. 아니 더 정확히 말하여 스페인 남부지방, 즉 카스티야의 눈물과 안달루시아의 한숨은 무엇으로 헤아려 볼 것인가. <인상과 풍경>이 참으로 쓸쓸하고도 매혹적인 순례의 가이드북이 된다. 로르카는 고향 인근의 그라나다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엄격한 단어로 구성된 법률의 세계를 그는 오래 견디지 못했다. 그는 엄정한 언어보다는 자유로운 언어를 추구하였다. 곧 시와 예술이 그의 십자가가 되었다. 이 무렵, 그는 스승인 마르틴 베루에타 교수와 함께 카스티야, 안달루시아, 갈리시아 일대를 여행하면서 이 산문집을 발표하게 된다. 발표 직후 로르카는 스페인 예술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빛나는 감성, 매혹적인 문장, 깊고 깊은 쓸쓸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산문집은 20세기 초엽 스페인의 불안한 정서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었다. 이후 시를 발표하면서 마드리드로 진출한 젊은 시인 로르카는 산문시의 대가 라몬 히메네스, 화가 살바도르 달리, 초현주의 영화 감독 루이스 부뉴엘과 친구가 되었다. 로르카는 <칸테 혼도의 시>, <노래들>, <뉴욕에 있는 시인> 등의 시집과 <대중> <피의 결혼식> 등의 희곡으로 금세 마드리드와 파리와 뉴욕의 스타가 되었다. 그는 현대도시를 사랑하였고 현대도시의 비루한 눈물과 속절없는 풍경을 사랑하였다. 스페인 내전 때 체포돼 38살에 요절 그러는 중에 스페인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 발생했다. 1936년 2월 19일에 터진 스페인 내전이다. 이 내전에 구미의 여러 나라 지식인들, 어니스트 헤밍웨이, 앙드레 말로, 시몬 베이유, 조지 오웰 같은 작가들이 인민전선을 지지하며 참여하였고 그 예술적 결실로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와 조지 오웰의 <카탈루냐 찬가>등이 만들어졌다. 프랑코 파시즘이 이끄는 군홧발에 의해 5만여명이 법적 절차가 생략된 채 처형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상황에서 달리·피카소·카잘스·부뉴엘 같은 예술가들은 그들만의 방식대로 저항하였다.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는 ‘프랑코 치하에서는 물론 이 정권을 지지하는 나라에서는 절대 공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와중에 로르카는 1936년 7월에 마드리드를 떠나 고향 그라나다로 피신하였다가 한 달쯤 지난 후에 체포되었다. 8월 19일 새벽 4시 스페인 그라나다 비스나르 언덕. 사흘 전 정부군에 체포된 38살의 시인은 올리브 나무 밑에 세워졌다. 정부군 장교가 신속하게 싸늘한 명령을 내린다. 거총한 병사들, 장전 후, 방아쇠를 당긴다. 스무 살 청년은 자신의 짧은 생애를 예감이라도 했던 것일까. <인상과 풍경>은 슬픈 인상, 애틋한 풍경의 연속이다. ‘이 책은 안달루시아 문학의 쓸쓸한 정원에서 피어난 한 송이 꽃’이라고 로르카는 서문에서 썼다. 그러나 애틋함 사이로 반짝거리는 눈물의 통찰이 있다. 번역자의 해설도 충실하고 스페인의 지명과 역사와 문화에 대한 주석도 꼼꼼하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 서문! 로르카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 서문까지만’ 읽으라고 했지만, 누구도 다음과 같은 서문을 읽고 책을 덮지는 못할 것이다. “모든 것을 보고, 또 모든 것을 느껴야 한다. 영원한 세계에 이르면 우리는 끝없는 축복을 얻게 된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존중한다면 우리 모두는 꿈에 그리던 세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꿈꾸어야 한다. 끔꾸지 못하는 자여! 가엾은 자여, 그대는 결코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교수>

      2018.01.08 17:09

    • [터치스크린]스페인판

      문화/과학 터치스크린

      [터치스크린]스페인

      제목 살인의 늪 (La isla minima) 제작연도 2014년 제작국 스페인 러닝타임 105분 장르 범죄, 미스터리 감독 알베르토 로드리게즈 출연 라울 아레발로, 하비에르 구티에레즈, 네레아 바로스 개봉 2016년 2월 11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1980년 스페인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자매인 10대 소녀 두 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형사 ‘페트로(라울 아레발로 분)’와 ‘후안(하비에르 구티에레즈 분)’이 파견돼 온다. 말이 파견이지 각자 연루된 사건으로 좌천되다시피 떠밀려와 팀을 이룬 두 사람은 어서 사건을 마무리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마을 전체를 둘러싼 냉랭한 기운과 실종자의 부모조차 뭔가 숨기고 있는 듯한 미심쩍은 모습은 두 남자의 잠자고 있던 수사본능을 자극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잔인하게 훼손된 두 소녀의 시신이 발견되고 두 사람은 이전과 다른 사명감으로 사건에 적극적으로 다가서지만 이내 또 다른 희생자들의 흔적이 드러난다. 설상가상으로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간다. 한국과 닮은 국가를 꼽을 때 자주 언급되는 나라 중 하나가 스페인이다. 외형적으로는 둘 다 반도 상에 위치해 있고, 국토의 넓이, 경제규모도 비슷하다. 또 오랜 군부독재를 겪은 뒤 힘겹게 민주화를 이룬 모양새나 난국적 경제위기를 겪어낸 역사도 유사하다. 그래서 꽤나 잔잔하고 섬세하게 전개되는 이 작품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국적 풍경이나 인물들의 낯선 갈등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으로 적잖은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수입사는 ‘스페인판 ’이란 문구를 메인카피로 내세웠다. 상이한 성격의 형사 두 명이 합심해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엽기적 살인사건을 뒤쫓는 형태도 그렇지만 작품 전반에 흐르는 축축하고 나른한 기운에도 불구하고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탄탄한 전개가 닮아 있다. 영화는 범죄 스릴러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작품을 지탱하는 갈등은 단순히 연쇄살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소극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는 1980년대 스페인의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에서 파생된 사회적 분위기는 자못 심란하고, 어두운 과거사를 지닌 채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두 형사의 인간적 고뇌도 가볍지만은 않다. 이 모든 요소들은 어느 것 하나 이질적으로 도드라지지 않으면서도 극 전체에 균등하게 용해되어 이전의 형태와는 다른 새롭고 독특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런 작지만 끊임없는 공명은 결말 부분에 난데없이 등장하는 가벼운 반전의 여운을 증폭시켜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국내에는 낯선 두 배우 라울 아레발로와 하비에르 구티에레즈의 깊이 있고 절제된 연기가 큰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부감으로 촬영되어 영화의 오프닝과 사이사이 인서트로 사용된 장면들은 꽤나 인상적이다. 마치 전지전능한 절대자의 시선을 대변하듯 까마득한 허공에서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지상의 풍경 자체는 평온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땅 위에서 펼쳐지는 습하고 답답한 사건과 대비를 이루어 몽환적이고 서늘한 기운을 극대화한다. 연출을 맡은 알베르토 로드리게즈 감독은 2000년 란 작품으로 데뷔한 이후 범작 이상의 평가를 받는 작품들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이나 와 국내에도 개봉했던 등 대부분의 작품들이 범죄 스릴러 경향을 띠고 있다는 특색도 흥미롭다. 은 스페인의 아카데미 상이라 불리는 고야 영화제에서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비롯해 10개 부문을 수상하고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는 이슈를 낳으며 세계 관객들의 꾸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2016.02.15 17:23

  • 레이디경향

    • 스페인 \'종이의 집\' 배우들, 하회탈 들고 한국 응원

      문화/생활

      스페인 '종이의 집' 배우들, 하회탈 들고 한국 응원

      ‘종이의 집’ 스페인 원작에 출연한 배우들이 박해수 배우에게 선물받은 전통 하회탈을 들고 응원 인증샷을 촬영했다. 넷플릭스 제공“스페인에서 시작된 축제가 한국에서 새롭게 다시 열린다.” 넷플릭스가 오는 24일 한국판 리메이크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공개를 앞두고 원작의 나라, 스페인에서 온 깜짝 선물을 전했다.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공개를 앞두고 뜨거운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원작인 스페인의 ‘종이의 집’ 배우들이 한국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응원하며 특별한 사진 을 촬영했다. 사진 속에는 페드로 알론소(베를린), 이치아르 이투뇨(라켈), 엔리케 아르세(아르투로), 에스테르 아세보(모니카), 파트리크 크리아도(라파엘)가 하회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에게 하회탈이 전해진 것은 지난 2021년 ‘종이의 집’ 파트 5의 공개를 앞두고 진행된 글로벌 팬 이벤트에서 있었던 특별한 약속 덕이다. 극중 주인공들은 강도 행각을 벌일 때 ‘탈’을 쓰고 세계 주요 도시명을 이름으로 쓰며 신원을 감춘다. 페드로 알론소가 ‘한국판’에서 베를린 역을 연기한 박해수에게 살바도르 달리 가면을 선물했고, 이에 대한 화답으로 박해수가 팬 이벤트를 위한 영상 축전에서 당시 베일에 가려졌던 한국 천재 강도단의 가면을 선물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 박해수의 깜짝 등장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제작 소식에 스페인 현지의 모든 배우와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고, 뒤이어 하회탈을 선물 받은 배우들이 애정 어린 인증샷을 보내온 것이다. “스페인 ‘종이의 집’에서 달리 가면은 자유의 의미를, 우리나라 하회탈은 해학성을 담고 있다”는 박해수의 말처럼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자유와 저항의 상징인 살바도르 달리의 가면과 한국 전통의 하회탈은 서로 다른 듯 닮은 의미를 품고 있다. 또한 자국의 문화적 특성이 담긴 시그니처 아이템을 주고받은 두 작품은 양질의 콘텐츠가 언어와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좋은 예로 남을 거란 기대가 크다. “스페인에서 시작된 축제가 한국에서 새롭게 다시 열린다는 기분으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류용재 작가의 바람처럼 한국, 스페인, 나아가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페인 원작 배우들의 하회탈 인증샷을 공개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은 오는 6월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이유진 기자 2022.06.14 16:51

    • 리빙 그녀의 소비생활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스페인댁의 연말맞이

      결혼 후 다시 돌아온 바르셀로나. 아무래도 연애 시절보다는 더 알뜰하고 실속 있게 지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미슐랭 스타 셰프의 타파스 집에서 저렴하게 고급 요리를 즐기고, 통합권을 이용해 알뜰하게 놀이동산을 다녀오며 달달한 연말을 맞이했다. 바르셀로나 근교 놀이동산, 포르트 아벤투라 바르셀로나 남쪽 타라고나(Taragona)에 위치한 스페인 최고 규모의 놀이동산, 포르트 아벤투라(Port Aventura).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다녀오자며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기차역에서 45유로(약 6만9천원)의 통합권을 구입하면 포르트 아벤투라 역까지 기차로 왕복이 가능하고, 놀이동산 내 대부분의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왕복 3시간에 이르는 기차표가 포함된 것을 생각하면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도시락을 싸가는 것으로 비싼 식사비도 아낄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타라고나까지는 기차가 해변을 따라 달리기 때문에 시체스를 비롯해 그림 같은 바닷가 경치를 감상하며 이동할 수 있다. 포르트 아벤투라 근처에는 코스타 도라다(Costa Dorada) 해변이 위치해 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최고 높이에 이르면, 떨어지기 직전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 멀리 아름다운 바다가 보인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인기가 많은 시설들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었다. 세계 최고의 롤러코스터로 선정됐다는 드래곤 칸(Dragon Khan)은 명불허전, 숨 막히게 짜릿하고 재미있었다. 목이 쉬도록 소리도 지르고 한 번 더 탑승한 뒤 후들거리는 다리로 걸어 나왔다. 바르셀로나 화장품, 바이빠세 클렌징 워터 바르셀로나의 물엔 석회질이 많이 포함돼 있다. 설거지해둔 그릇에 하얀 얼룩이 생길 정도다. 그만큼 식수부터 씻는 물까지 물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데, 세안을 할 때도 유럽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클렌징 워터로 씻곤 한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화장품 브랜드, 바이빠세(Byphasse). 파라벤과 알코올 성분이 없는 순한 제품이라 일단 안심이며 클렌징 워터가 특히 유명하다. 기존에 사용하던 프랑스 약국 브랜드 바이오더마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면서도 잘 씻기고 촉촉해 무척 마음에 든다. 500ml 제품의 가격이 3.5유로(약 4천8백원)에 불과한 것도 큰 장점이다. 최근 일본의 유명 뷰티 프로그램에서 바이오더마를 제치고 클렌징 워터 부문 1위를 차지해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국내 판매가 시작됐다고 한다. 미슐랭 스타 셰프의 타파스 맛집, 비차라꾸 남편이 근무했던 미슐랭 원 스타 레스토랑, 유에르나(Lluerna)의 수석 셰프가 바르셀로나 도심에 캐주얼한 타파스 집 비차라꾸(Bitxarracu)를 오픈했다. 정통 카탈란(카탈루냐 지방) 음식을 기본으로 분자 요리와 저온 조리를 응용해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셰프라 오픈 전부터 기대가 컸다. 과연 기대만큼 맛도 만족스러웠다. 일반 타파스 레스토랑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미슐랭 레스토랑의 근사한 맛을 가져온 것. 질 좋은 하몽과 와인은 물론 정통 스패니시 크로켓, 부티파라 등 메뉴 하나하나가 훌륭한 맛과 품질을 지니고 있음에도 가격대가 저렴하다. 4가지 타파스와 음료 그리고 디저트 메뉴 1가지를 포함한 코스가 점심, 저녁 구분 없이 단 15유로(약 2만3천원)다. 한국 음식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셰프가 새 메뉴로 내놓은 SAM(쌈)도 재미있다. 저온 조리로 부드럽게 익힌 삼겹살과 민트 잎을 곁들인 쌈 채소를 함께 내놓는다. 맛이 좋다고 알은체를 했더니 곧 양념치킨을 응용한 메뉴도 나올 거라고 귀띔해주었다. 오픈 석 달 만에 저녁이면 빈 테이블을 찾기 힘든 것을 보니 조만간 우리도 지금처럼 예약 없이 편하게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Profile 이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맛있는 스페인을 보여준 한국인 셰프와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 현재는 예쁜 바르셀로나 아파트를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블로그(http://ol_v_lo.blog.me)를 통해 그녀의 바르셀로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은 이달을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2014.12.02 16:16

    • 문화/생활 그녀의 소비생활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품절녀’가 알려준 실속 결혼 준비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연인과 결혼식을 올린 10월은 특별하고도 잊을 수 없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비자 갱신과 웨딩 사진 촬영, 신혼여행 준비까지, 바쁘게 결혼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품절녀’ 대열에 합류! 정신없던 결혼 준비 과정도 모두 행복한 추억이 됐다. 텍스 리펀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구입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마침 신랑의 비자가 만료돼 텍스 리펀이 가능해졌다. 품목별로 다르지만 구입가의 5~15% 정도에 해당하는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었으니, 마치 바르셀로나에서 묵직한 축의금이라도 받은 기분이었다. 텍스 리펀은 관광객이 비유럽권 국가로 출국시 유럽 내에서 구매한 내역에 대해 받을 수 있다. 스페인의 경우 한 매장에서 당일 90유로(약 12만2천원) 이상 구매시 텍스 리펀 영수증을 받을 수 있고, 공항에서 품목 검사 후 파란 도장을 찍어주면 현금 혹은 신용카드로 환급받게 된다. 비행시간에 쫓기다 보면 아깝게 놓칠 수도 있으니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 지하에서 미리 현금으로 환급받아두면 편리하다. 환급받은 유로를 모두 쓰고 갈 수 있으니 더욱 실속 있다. 단, 이때는 공항에서 받는 텍스 리펀 심사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미리 환급받고 공항에서 도장을 받지 못할 경우 20%의 벌금이 환급시 등록해야 하는 신용카드에서 빠져나간다. 바르셀로나에서 부케를 결혼식은 가족이 있는 한국에서 치르기로 했다. 한국행을 앞두고 사진을 전공한 친구의 도움을 받아 바르셀로나에서 웨딩 사진 몇 컷을 미리 찍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작은 부케는 있어야 웨딩 사진 분위기가 날 듯해 부케를 사기 위해 평소 즐겨 찾는 꽃 도매시장으로 향했다. 전 세계 어느 곳이나 결혼을 앞둔 신부는 가장 대접받는 1등 고객이다. 부케 이야기가 나오기 무섭게 일찍이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옆 건물 사무실로 우리를 안내했다. 기본이 50유로(약 6만8천원)부터라는 카탈로그 속 부케들은 생각 외로 촌스럽고 화려해 난감했지만, 그 상황이 재미있어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손에 들고 사진 몇 장 찍을 거라며 양해를 구하고 사무실을 빠져나와 매장에서 하얀 꽃 몇 송이를 골라 부케 스타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꽃집 아저씨가 현란한 손놀림으로 만들어준 꽃다발은 기다란 잎들이 삐죽삐죽 올라온 강렬한 이미지의 부케로, 가격은 25유로(약 3만4천원). 하지만 소박하고 수수한 느낌을 원했기에 부케의 화려한 장식들은 제거하고 연애의 추억이 담긴 레알 광장과 보른 지구 등을 다니며 우리만의 웨딩 사진을 찍었다. 만다리나덕 캐리어 올해 부쩍 자주 여행을 하다 보니 대형 캐리어가 필요했다. 수명을 다한 기존의 샘소나이트 캐리어를 대체해줄 튼튼한 가방을 찾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아웃렛, 라 로카 빌리지를 찾았다. 바르셀로나 도심에 있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아웃렛까지는 셔틀버스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왕복 12유로(약 1만6천원)의 교통비를 내고 나면 꼭 ‘득템’해야겠다는 사명감이 든다. 평소 눈여겨봐뒀던 만다리나덕 여행용 캐리어에 아웃렛 가격에서 추가 세일이 적용되고 있었다. 한국에서 40만원대인 캐리어가 바르셀로나 엘 꼬르테 잉글레스 백화점에서는 1백90유로(약 25만8천원)였는데, 아웃렛에선 1백35유로(약 18만3천원)였다. 추가 할인까지 적용하니 무려 1백 유로(약 13만5천원)! 이럴 때는 망설일 필요가 없다. 직원조차 흔히 만나기 힘든 기회를 잡은 거라며 한껏 부추긴다. 부드럽게 굴러가는 4개의 바퀴도 좋고, 튼튼하고 가벼워 무척 마음에 든다. 수화물로 몇 번 부치고 나면 금세 헌 가방이 되는 게 대형 캐리어의 숙명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참 때깔 좋고 예쁘다. 새 가방에 짐을 싸는 기분이 무척이나 설렌다. profile 이희진은… 한국인 셰프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골인, 현재는 예쁜 바르셀로나 아파트를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블로그(http://ol_v_lo.blog.me)를 통해 그녀의 바르셀로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2014.11.05 15:29

    •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한국보다 스페인에서 더 저렴한 것은?

      문화/생활 그녀의 소비생활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한국보다 스페인에서 더 저렴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한국과 스페인은 다른 점이 많다. 토마토가 들어가는 음식이 많은 만큼 한국보다 토마토의 종류가 다양하고 저렴하며, 오래된 집들이 많아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쇠를 사용한다. 지로나 나들이 유난히 일찍 눈을 뜬 일요일 아침, 문득 지로나(Girona)에 가고 싶었다. 스페인의 피렌체로도 불리는 지로나는 오냐르(Onyar) 강을 따라 서 있는 알록달록한 집들의 모습이 참 예쁜 바르셀로나 인근 도시다. 바르셀로나에서 100km가량 떨어져 있는데, 예전에는 기차로 1시간 15분 정도 걸렸지만 이제는 고속철인 AVE가 이 구간을 운행하면서 40분 내에 이동이 가능해졌다. 요금은 바르셀로나 산츠-지로나 구간 15.9유로(약 2만1천원). 그리 크지 않은 도시라 하루 나들이 코스로 충분하다. 살짝 욕심을 내어 ‘달리 미술관’으로 유명한 피게레스(Figueres)에 먼저 들렀다가 지로나를 거쳐 돌아오기로 했다. 피게레스에서 지로나까지는 고속철로 15분 거리다.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는 일요일이라 구시가지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순 없었지만 한산한 골목들을 걷는 것도 운치 있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한여름만큼 햇살이 뜨겁지 않아 오냐르 강변을 걸어 지로나 대성당을 방문하고 구시가지의 성곽을 따라 산책하는 길이 한결 수월했다. 다양한 종류의 토마토 토마토를 빼고는 유럽의 음식, 특히 스페인과 이탤리언 요리를 말할 수 없다. 쓰임새가 많은 만큼 토마토의 종류도 무척 다양해서 시장이나 슈퍼마켓에 가면 토마테 라마, 토마테 페라, 토마테 라프, 토마테 오텔로 등 가지각색의 토마토를 만날 수 있다. 오늘은 과즙이 풍부해 판 콘 토마테(Pan Con Tomate)라는 카탈루냐 전통 빵을 만들기에 적합한, 줄기에 주렁주렁 달린 토마토인 토마테 라마(Tomate Rama)가 몇 알 필요했다. 기왕이면 좋은 토마토로 사서 맛있게 먹자며 평소 눈여겨봤던 한 유기농 식품점으로 향했다. 이곳은 가격이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상점 내부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드는 곳이다. 토마토의 가격은 1kg당 보통 2.5유로대(약 3천원). 한국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다. 근사하게 전시돼 있는 때깔 좋은 토마토를 집어 저울에 달고 가격표를 붙여 계산대로 향했다. 열쇠 복사하기 집 열쇠를 복사할 일이 생겼다. 한국에서는 이제 대부분 카드키나 번호키를 주로 사용해 열쇠 꾸러미를 들고 다니는 일이 드물지만 유럽에서는 아직도 지어진 지 수백 년 된 고풍스러운 건물에 삐거덕 소리가 나는 철문, 혹은 두꺼운 나무문을 기다란 열쇠로 연다. 열쇠도 마치 고대 비밀의 문을 열어야 할 것 같은 앤티크한 모양이 대부분이다. 열쇠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집 자물쇠가 50년 이상 된 경우 딱 맞는 열쇠를 찾기 어려울 때도 종종 있다. 동네에서 가장 큰 열쇠집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이 기다란 열쇠는 복사비도 비싸다. 열쇠 2개의 복사비가 무려 25유로(약 3만3천원). 다시는 잃어버리지 말아야겠다. 구시가지 보른에서 충동 구매한 핑크 토끼 열쇠고리에 달아 소중히 가방 안쪽에 넣었다. profile 이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맛있는 스페인을 보여준 셰프와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 현재는 예쁜 바르셀로나 아파트를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블로그(http://ol_v_lo.blog.me)를 통해 그녀의 바르셀로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2014.10.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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