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시진핑, 캄보디아 매체에 “패권주의 맞서야”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 14일 하노이 도착했을 때의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남아시아 3국 순방의 마지막 행선지인 캄보디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 매체에 “패권주의에 함께...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2025.04.17 11:30
국제
시진핑, 캄보디아 매체에 “패권주의 맞서야”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 14일 하노이 도착했을 때의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남아시아 3국 순방의 마지막 행선지인 캄보디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 매체에 “패권주의에 함께...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2025.04.17 11:30
국제
시진핑, 말레이 찾아 “아시아 국가와 미국 보호주의 맞설 것”... 확대 위해 아세안 FTA 개정 용의” 말레이 총리 “중국, 신뢰가능한 파트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안와르 이브라임 말레이시아 총리가 16일 푸트라자야 총리 관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2025.04.17 08:38
국제
미 공세에도 꿈쩍않는 중…시진핑, 말레이서 ‘아세안 우방’ 결집 계속... 있다”는 미국 백악관의 논평에 중국 외교부가 “극한의 탄압 먼저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트남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 우군을 만들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린젠 중국...
트럼프발 관세 ‘혼란’
박은하 2025.04.16 21:25
국제
중국, 미국에 “극한 탄압 먼저 중단하라”…시진핑은 말레이시아에서 우군 만들기 행보 계속... 농산물 수입 확대 협상 백악관 “공은 중국 코트” 발언에는 “탄압 중단하고 평등한 대화하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말레이시아 국왕이 15일 쿠알라룸푸르의 왕궁에서...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2025.04.16 16:53
축구
시진핑 심기 경호?…‘ACLE 기권’ 中 산둥, 금전적 손해액만 무려…전두환과 북한 김정은 사진을 들고 광주를 도발하며 응원하고 있는 산둥 관중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중국 프로축구 산둥 타이산이 2024-2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울산 HD전을 기권한 뒤 커다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석연치 않은 기권 배경에 대한 의문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산둥은 후속 징계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6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둥은 지난 19일 울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4~2025 ACLE 울산전을 불과 2시간 남겨두고 기권을 선언했다. 산둥은 다수의 선수가 건강 이상을 보였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배경에는 정치·외교적 이유가 있다는 해석이 쏟아졌다. 당시 경기는 16강 진출 좌절이 유력한 울산을 맞아 산둥이 16강 티켓을 확정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런 경기를 갑자기 포기한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나왔다. 축구계에서는 산둥이 지난 11일 홈에서 열린 광주FC와 홈경기에서 일부 관중이 전두환 사진과 북한 김일성, 김정은 사진을 내걸어 큰 파문을 일으킨 여파 때문으로 봤다. 이 일에 대해 광주FC가 산둥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항의하며 사건은 커졌다. 산둥이 해당 관중을 제재하고 사과하는 등 빠르게 진화에 나섰으나 한국 내 여론이 크게 악화했다. 이에 산둥은 울산 원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하하는 사진이 걸리는 것 등을 우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에서도 관심이 많은 ACLE에서 시 주석 비하 사진 등이 중계방송이나 축구 기사 사진 등에 나오는 것은 중국 당국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이에 고심하던 산둥이 경기 직전 기권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산둥이 갑작스러운 기권으로 대회 중간에 빠지게 되면서 16강 진출팀이 재조정되는 등 대회 운영도 큰 혼란을 겪었다. 아시아 축구에 큰 파문을 일으킨 산둥은 여러모로 곤경에 처했다. AFC의 징계가 예상되는데 이는 팀에 큰 경제적 손실을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24일 “이번 철수로 산둥은 최소 3000만 위안(약 59억5000만원)이라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팀의 미래 운영에 큰 타격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우선 AFC의 이번 경기 기권 징계로 5만 달러의 벌금을 낼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AFC는 산둥에 1년간 출장 정지를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즌 전체 경기 수입을 잃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ACLE 출전 상금 등도 모두 사라지게 된다. 이미 이번 대회에 수령한 승리 보너스 790만 위안도 반납해야 한다. 이에 경제적 손실은 3000만 위안에 이를 것이라는 게 소후닷컴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프로 스포츠 구단의 운영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고 위험 예방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사건”이라면서 “산둥은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했는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양승남 기자 2025.02.25 06:50
연예
‘The Roundtable’ APEC서 만난 바이든·시진핑···“한국, 유연한 입장 취할 필요 있어”아리랑TV 21일 아리랑TV에서 방송이 된 화‘The Roundtable’ 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만난 글로벌 G2 관계를 조명했다.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진행으로 김해나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등이 출연해 1년 만에 다시 만난 조 바이든·시진핑 사이에 무슨 얘기가 오갔나 알아봤다. 21개 회원국의 정상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11일부터 일주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올해 APEC 회의 참석 명단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그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15일 정상회의에서 열리는ㅐ 미중정상회담이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회복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전 세계 이목이 집중 됐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회담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몇 시간 동안에 걸친 대화를 끝냈다”며 “우리가 해온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 중 하나라고 믿는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진핑 중국 주석 역시 “세계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과 미국의 평화 공존이라는 역사적 논리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해나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바이든은 2024년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의 개선이 시급하다.” 며 “시진핑 역시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높은 실업률과 부동산 위기로 미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때이다. 두 나라는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상회담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중 정상은 이날 양국 군의 고위급 소통과 실무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하미잠 이견을 확인한 부분은 경제 분야였다. 미국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올해 3위로 밀려났고, 미국 대중 수입 비중이 2018년엔 21%였지만 2023년 9월엔 13%까지 떨어졌다.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전략은 내부와 외부 균형에 있다.“ 며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반도체법과 같은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외부로는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고, 기술 유출을 방지하길 원한다. 향후 10년간 이와 같은 내부와 외부 균형을 유지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1년 만에 만난 두 정상은 핵심 현안에 대한 이견은 여전했지만 두 나라가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물꼬를 튼 회담이었다. 양국 관계의 경쟁적인 측면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갈등을 예방하고 모든 국가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롭게 방법을 모색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김해나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정상회담 기간동안 미국 내 반중 감정이 감소했고, 중국 역시 미국에 대한 반감이 감소 되며 서로에 대한 감정이 개선되고 있다” 며 “한국 역시 두 국가와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으며, 경제 산업에 관해서는 한국이 유연한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중의 관계 개선은 한국에 활력이 될 것이다.” 며 “중국과 더욱 협력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나란히 가는 것이 중요하며, 또 다른 중견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미·중관계는 최근 수년간 신냉전으로까지 불릴 정도로 최악의 관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나라간의 정상회담이 재개되면서 해빙 분위기가 마련될지 미·중간 오가는 다양한 의제들을 ‘The Roundtable’에서 집중 분석했다.
손봉석 기자 2023.11.22 04:53
생활
인천대 중국학술원, ‘시진핑시대 중국정치와 대외전략’ 국내학술회의 개최국립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원장 안치영)은 17일 중국학술원 1차 국내학술회의 ‘시진핑시대 중국정치와 대외전략’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는 중국의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개최된 지 한달 여가 지난 시점에 열린 금번 학술회의는 지난 시진핑 통치 10년간의 중국정치를 정리하고 새로운 3기 집권의 향방을 분석 및 전망하는 의미를 가진다. 조영남 교수는 지난 10년간 시진핑 시기 권력 집중의 면모를 분석하며 중국을 대외적으로 ‘강경한 중국(assertive China)’, 대내적으로 ‘권력 집중형 권위주의 중국(authoritarian China)’로 특징지었다. 조영남 교수는 시진핑 3기의 중국이 권력 집중으로 인한 한계와 문제에 봉착하겠으나, 현 방침의 대폭적 수정 없이 어려움 속에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진핑 집권기의 가장 큰 제도적 파격이라 할 수 있는 승계 및 후계체제의 변화와 관련하여 안치영 교수는 ‘개혁시기 최고지도자와 지도부 교체 관련 제도와 규범’ 및 ‘개혁시기 후계자 육성체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현재 변화에 대한 해석을 시도했다. 이남주 교수는 건국 이후 현재까지의 당-정 관계 변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중국 정책결정과정의 함의를 도출했다. 이남주 교수에 따르면 정책결정과 집행에서 당의 영향력이 증가한 현재, 중국 공산당은 당이 직접 국가사안을 지도관리하는 “당-인민” 결속체계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당 조직의 비대화와 비전문성은 정책결정과 집행에 문제를 초래할 것이며, 이남주 교수는 이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문제해결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김재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국제질서를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세계화, 미중 전략 경쟁, 미중러 전략적 삼각관계, 최근 프랑스 등 제3 중간지대 국가들의 다극화 시도 등의 변수를 통해 분석했다. 김재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질서가 세계화가 퇴조되고 다자주의적 다극화 시대로 전환되는 특징을 보인다고 규정하며, 향후 국제질서가 다극화된 신냉전 질서를 형성할 것인가 아니면 다극체제하 선택적 협력관계를 수립할 것인가의 질문을 제기했다.
#인천대 중국학술원 #‘시진핑시대 중국정치와 대외전략’ 국내학술회의 개최
생활경제부 2023.04.19 11:25
축구
쪼그라든 중국축구, 시진핑의 축구 굴기 꿈은 끝났다CNN이 보도한 중국축구 몰락 기사. 사진은 시진핑이 201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축구공을 차고 있는 장면 지옥 같은 코로나 시대를 겪은 중국프로축구(슈퍼리그)가 오는 15일 개막한다. 개막 일정이 불과 일주일 전 발표되는 등 모든 게 불완전하고 촉박하다. CNN은 지난 7일 ‘시진핑은 중국이 글로벌 축구 강국이 되기를 원했지만 뭐가 잘못됐을까’라는 제목으로 중국축구 몰락 과정을 전했다. 시진핑은 2011년 중국을 축구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비전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 등이 포함됐다. 2016년 중국축구협회도 2050년까지 중국을 ‘세계 축구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CNN은 “중국이 수십 년 만에 빈곤에서 세계 2위로 부상한 것과 같은 야망에서 추진된 중국의 꿈”이라며 “ 당시 시진핑 결심을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꿈을 위해 중국은 세계적인 선수들 영입에 엄청난 돈을 썼다. 알렉스 테세이라는 장쑤와 5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같은 브라질 출신 헐크는 6000만 달러에, 오스카는 6500만 달러에 중국리그로 이적했다. 중국은 호황기인 2015~2016년 총 4억5100만 달러 이적료를 기록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이적료를 많이 쓴 리그가 되기도 했다. 당시 축구단을 운영한 곳은 대부분 부동산 붐에 휩싸인 국영 대기업과 개발자들이었다. CNN은 “부실한 재정 결정, 3년간 코로나 팬데믹, 고위급 부패 혐의가 축구를 망가뜨렸다”고 전했다. 코로나가 경제를 강타하고 부동산 시장이 정체되자 국영 기업과 개발자 자금이 고갈됐다. 정부는 엄격한 전염병 규칙을 적용하자 축구를 보는 팬들도, 스폰서들도 크게 줄었다. 클럽은 임금을 지불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외국인 선수와 코치들은 임금체불 또는 연봉 삭감, 가족들을 거의 볼 수 없게 만든 중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 정책 때문에 중국을 떠났다. CNN은 “중국 정부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중국 국적을 부여했지만 이들 중 적잖은 선수들이 중국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을 떠났다”고 전했다. 중국프로축구 연도별 이적료 지출과 수비 비교 그래픽. CNN 중국축구협회의 이상한 결정이 슈퍼리그 몰락을 부채질했다. 협회는 2017년 자국 인재 양성을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해외선수를 영입할 때 구단이 내야 하는 세금을 인상했다. 구단들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고 광저우 에버그란데, 장쑤 쑤닝 등 슈퍼리그에서 갓 우승한 팀이 경영난으로 하부리그로 강등되거나 구단을 해체해야 했다. 허베이FC는 임금은 고사하고 수도세와 전기세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올해 슈퍼리그는 16개팀이 참가해 홈앤드어웨이로 팀당 30경기를 치르는 식으로 운영된다. 출전팀은 지난해보다 2개팀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1, 2위팀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 티켓을 가져갔지만 올해는 1위, 한 개팀만 그렇다. 중국은 세르비아 출신 알렉산다르 얀코비치를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는 등 상황 반전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다. 중국남자대표팀은 2022년 2월 베트남에 1-3으로 2022년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이어가지 못한 뒤 팬들의 거센 비판과 조롱을 시달리고 있다. 중국남자축구대표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81위다. 아시아에 배정된 2026년 북중미월드컵 티켓은 8장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은 아시아에서도 11위에 불과하다. CNN은 “여자 대표팀이 아마도 중국 축구의 유일한 희망일지 모른다”며 “세계 14위인 중국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데 이어 오는 7월 여자월드컵에서도 다크호스로 꼽힌다”고 전했다. CNN은 “최근 중국 축구에서 다양한 부정부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중국이 월드컵을 개최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극히 적다”고 내다봤다.
김세훈 기자 2023.04.09 08:16
국제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시험대에 서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주요 도시와 대학에서 1989년 톈안먼광장 시위 이후 가장 광범위한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다. 11월 27일 중국 베이징 칭화대에서 학생들이 백지를 들고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발단은 지난 11월 24일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다. 화재로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진화와 대피의 지체 이유가 우루무치에서 석 달째 진행 중인 봉쇄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봉쇄에 지친 중국인들의 분노에 불이 붙었다. 우루무치 당국은 화재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봉쇄와 화재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부인했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충분히 근접하지 못해 소방차의 물줄기가 불길에 닿지 못하는 영상이 퍼졌다. 일부 SNS 사용자들은 아파트 문이 밖에서 잠겨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1월 26일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 수천명의 시민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11월 24일 우루무치에서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빈다”는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코로나19 봉쇄 해제를 요구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시진핑 퇴진”, “공산당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도 외쳤다.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후 반정부 시위 폭발 시위는 베이징, 난징, 광저우 등 주요 도시로 확대됐다. 시민들은 검열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흰 종이를 들고 “봉쇄 대신 자유를 원한다”, “노비 말고 공민이 돼야 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시 주석 모교인 칭화대와 베이징대를 포함해 50여개 대학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칭화대에서는 학생 수백명이 국가와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면서 “봉쇄는 그만,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고 외쳤다. 시위 참가자들은 당국의 검열에 항의하는 동시에 당국의 처벌을 피하기 위해 백지를 들고 있다. 백지 이미지는 SNS에서도 공유되며 이번 시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강력한 언론 통제와 감시가 일상화된 중국에서 이처럼 공산당과 시 주석의 퇴진을 정면으로 요구하는 시위는 이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우루무치) 화재로 인해 10년 전 시진핑 주석 집권 이래 전례가 없는 시민 불복종에 불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시위의 배경에는 중국이 2020년 이후 3년째 지속 중인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철저한 봉쇄 정책을 펼쳤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이전까지는 상대적으로 매우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됐다.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선진국들에서 엄청난 수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할 동안 중국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며 선방했다. 시 주석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던 2020년 9월 8일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00만명이 넘는 반면 중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만5000여명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의 낮은 확진자 비율은 서구 민주주의에 대한 중국식 권위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여겨지기도 했다. 11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봉쇄 해제 요구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백지를 들고 있다./AP연합뉴스 중국 경직된 체제, 정부 대응에 딜레마로 서구 사회가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서 일상을 회복하는 동안에도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했다. 강력한 봉쇄에는 시민의 불편과 경제적 타격이라는 비용이 뒤따랐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봉쇄에 대한 시민의 누적된 불만과 경제적 타격에 따른 높은 청년 실업률은 이번 시위가 주요 대도시와 대학에서 확산한 주요 이유로 꼽힌다. 중국은 코로나19 취약계층인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다. 인구 대비 의료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로 코로나 정책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지난 11월 28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지금 중국의 문제는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증거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독재 정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썼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월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은) 과학적으로 올바르며,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중국 체제의 경직성은 시위 대응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커다란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 앞에는 시위에 강경하게 대응하거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거나 하는 2가지 선택지가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경우에는 시 주석의 코로나19 방역 성공 신화에 균열이 갈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 반대로 시위를 강경 진압할 경우 체제에 대한 시민의 불만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정교한 감시와 통제 기술을 구축해온 중국 당국이 시민의 반발을 효과적으로 잠재운다 하더라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할 경우 시진핑 3기 시대 중국의 경제성장은 지체될 수밖에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지금 당장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더라도 긍정적인 효과는 2024년에나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당국은 ‘당근’과 ‘채찍’을 모두 내밀고 있다. 11월 30일 청여우첸 국가질병통제국 감독1국장은 “장기간의 봉쇄는 정상적 생산과 생활 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불안감을 유발하고 생활고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시정하고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 생산기지가 있는 정저우시의 봉쇄가 5일 만에 풀렸다. 베이징과 광저우도 단계적 완화 조치에 들어갔다. 시위에 대해서는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는 “법에 따라 적대 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범죄 행위를 단호히 타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시위가 발생한 주요 도시 시민을 상대로 인스타그램, 트위터, 텔레그램 등 해외 SNS가 설치돼 있는지 휴대전화를 검사하는가 하면 일부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 11월 30일 장쩌민 전 주석의 서거가 시 주석에게 또 다른 딜레마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 전 주석 시절 중국은 자본가 계급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는 등 경제적 자유의 폭을 넓히면서 고속성장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장 전 주석 시절) 정치활동은 철저하게 통제됐으나 인권 변호사, 상업적인 언론 매체, 전투적인 반정부 활동가, 자유주의 성향 지식인들의 공적 토론 등은 어느 정도 허용됐다”면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정원식 국제부 기자 2022.12.02 11:09
국제
시진핑 3연임 ‘대관식’ 열린다중국 공산당이 오는 10월 16일부터 제20차 전국인민대표대회(당대회)를 개최한다. 5년에 한 번 최고 지도부를 개편하는 중대한 정치행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전 지도자들의 10년 집권 관례를 깨고 이번 당대회를 통해 장기집권의 길에 들어선다.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뒤 2017년 연임한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에 재선임되면 최소 15년을 집권한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제20차 당대회에서 ‘인민 영수’라는 칭호를 부여받아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게 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P연합뉴스 10년 단위로 국가 지도자를 교체하는 완전한 권력 재편은 이뤄지지 않지만, 이번 당대회를 기점으로 10년간 재임한 리커창(李克强) 현 총리의 후임자를 결정하는 등 시진핑 집권 3기를 함께할 주요 지도부에는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중국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는 7명의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서는 리 총리 외에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72·국회의장 격)과 한정(韓正) 부총리(68) 등 2명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공산당 내부의 ‘7상8하’(67세 유임·68세 퇴임) 관례에 따른 것으로 올해 67세인 리 총리까지 상무위원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시 주석을 제외한 상무위원 6명 중 3명이 물갈이되는 셈이다. 나머지 중앙정치국 위원 18명 중에서도 올해 9명이 퇴임 대상이다. 5년 만의 당대회 10월 16일 개막 중국 공산당 당대회는 5년에 한 번 열린다. 5년 동안 당과 국가를 이끌 새로운 지도부 구성이 당대회의 가장 큰 역할이다. 차기 지도부는 사실상 막후에서 사전에 결정되지만, 형식적으로는 당대회에 참가하는 대의원(대표)들이 중앙위원을 선출하고, 이들이 최종적으로 지도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를 위해 공산당은 내부적으로 수개월에 걸쳐 각 지역과 부문별 당대회 대표 선출 작업을 진행한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9월 26일 “당 중앙의 지도 아래 제20차 당대회 대표 선출이 순조롭게 완료됐다”며 이번 당대회에 참가할 2296명의 대표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당 기층 조직을 대표해 10월 16일 개막하는 제20차 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 과정 등에 참여한다. 당대회 첫날에는 당 총서기인 시 주석이 대표들 앞에서 정치보고를 한다. 지난 10년간의 집권 성과를 총결산하고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기치로 한 향후 집권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당대회 대표들은 1주일의 대회기간 동안 분야별 토론과 당장(黨章·당헌) 개정안 등 주요 안건을 심의하고 마지막 날 투표를 통해 20기 당 중앙위원회를 구성할 200여명의 중앙위원과 170명가량의 후보위원을 선출한다.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첫 번째 절차다. 이때 선출된 중앙위원들이 다음날 제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20기 1중 전회)를 열어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을 선출하고 이 가운데 다시 7명을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최종 결정한다. 시진핑, ‘인민영수’ 칭호 받나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 3연임할 것이 확실시된다. 내년 3월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국가주석직 3연임까지 확정지으면 당·군·정을 장악한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로서 다시 5년의 임기를 갖게 된다. 시 주석은 이미 2018년 헌법에서 국가주석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 장기집권에 장애물이 되는 요소를 제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0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이번 당대회 관전 포인트는 시 주석의 3연임 자체가 아니라 그의 당 내외 위상이 얼마나 강화되느냐다. 시 주석이 당대회에서 ‘인민영수’라는 칭호를 부여받아 사실상 종신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는 시 주석이 명실상부하게 ‘위대한 영수’로 불렸던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반열에 오르고 장기적으로 공식 직책을 맡지 않더라도 평생 배후에서 실질적인 최고 권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당대회에서 논의할 예정인 당장 개정안도 시 주석의 당내 입지와 위상 강화가 주목적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19차 당대회에서 당장에 삽입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용어를 압축해 ‘시진핑 사상’으로 바꾸려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진핑 사상을 당장에 들어 있는 ‘마오쩌둥 사상’과 같은 반열로 격상한다는 의미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16자로 된 현재 버전을 5자로 줄이면 사람들이 기억하기 용이해질 뿐 아니라 시 주석을 마오쩌둥과 동등한 인물로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당장에는 ‘덩샤오핑(鄧小平) 이론’도 들어 있지만 ‘이론’은 당의 용어에서 ‘사상’만큼 심오하고 웅장하지는 않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차기 지도부 구성에도 관심 시 주석의 3연임이 기정사실화 하는 만큼 관심은 집권 3기를 함께할 차기 지도부 구성에 모아진다. 10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리커창 현 총리의 후임으로는 부총리 출신이 차기 총리를 맡았던 관례에 따라 후춘화(胡春華·59) 현 부총리와 시 주석 집권 1기 때 부총리를 지낸 왕양(汪洋·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두 사람 모두 리 총리와 같은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이지만 후 부총리는 상대적으로 더 계파색이 짙고 나이도 젊어 자칫 후계구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 시 주석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4명의 부총리 중에서도 후 부총리를 제외한 3명이 모두 교체 대상이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첫 진입이 예상되는 1960년대생과 중앙위원 진출이 예상되는 1970년대생들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은 모두 1950년대생이다. 현 정치국 위원 중 후 부총리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 서기(62), 딩쉐샹(丁薛祥) 당 중앙판공청 주임(60) 등 60년대생 3인방이 상무위원 승진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외에도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 부장(66)과 리창(李强) 상하이 당 서기(66),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 서기(67) 등 시 주석 측근 그룹이 상무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이 시진핑 집권 3기를 함께할 유력한 후보군이라면 70년대생들은 차기 주자군으로 분류된다. 현재 중앙위원회는 후보 위원 2명만이 70년대생인데 이번 당대회를 통해 10% 정도가 70년대생들로 꾸려지리란 예상이 나온다. 이들은 시 주석이 3연임을 넘어 향후 10년간 더 집권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60년대생들을 건너뛰고 차세대 지도부를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가운데 1명이 시 주석의 후계자가 될 수도 있다.
이종섭 베이징 특파원 2022.10.07 14:00
국제
‘제로 코로나’ 시진핑에 독배되나ㆍ중국 경제 상황 악화에 리커창 급부상… 방역정책 불신도 깊어져 “올해는 내가 총리를 맡는 마지막 1년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지난 3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베이징|연합뉴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임기를 언급했다. 2013년 3월 전인대에서 국무원 총리에 선출돼 시진핑(習近平) 집권 1∼2기를 함께한 리 총리는 3연임 제한에 따라 10년의 임기를 마무리하고 내년 3월 전인대에서 물러나게 된다. 중국 공산당 내 주요 파벌 중 하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한때 시 주석과 최고 권력자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그는 처음 총리가 될 당시만 해도 중국 경제정책을 주무르는 실세 총리가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집권 1∼2기를 거쳐 시 주석의 1인 권력이 강화되면서 리 총리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실권 없는 총리’, ‘잊힌 2인자’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런 그가 내외신 기자들 앞에 사실상 마지막으로 서는 기자회견에서 임기를 언급한 것은 마치 씁쓸한 고별사처럼 들렸다. 임기 마지막 해를 조용히 마무리할 것으로 보였던 리 총리의 존재감이 최근 새롭게 부각하고 있다. 그동안 존재감이 미약했던 말년 총리가 새삼스레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중국의 경제 상황 때문이다. 리커창 존재감 급부상 최근 리 총리 부상설의 도화선이 된 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5월 14일자에 실린 연설문이다. 3주 전에 있었던 국무원 회의 연설 내용이 뒤늦게 전면에 걸쳐 보도되면서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일부 외신은 공산당 내에서 시 주석의 강력한 권력에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해석했다. 5월 25일 경제 상황과 관련한 전국 단위 회의에서 나온 리 총리의 발언이 불을 붙였다. 그는 “4월 이후 취업과 산업생산 등의 지표가 선명히 낮아져 일부 방면에서는 2020년 심각한 코로나19 충격 때보다 어려움이 더 크다”며 경제 상황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한쪽으로의 쏠림이나 획일화를 방지하고 방역을 잘하는 동시에 경제사회 발전 임무를 잘 수행해야 한다”며 “(경제) 발전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기초이자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리 총리가 시 주석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제로(0) 코로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급기야 공산당 내 권력투쟁설에 이어 ‘시샤리상(習下李上)’, 즉 시진핑이 지고 리커창이 뜬다는 말까지 회자하기 시작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리 총리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 3월 말 상하이의 도시 봉쇄로 중국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하면서부터다. 경제 상황을 염려하는 리 총리의 발언은 이미 공개 석상에서 여러차례 나왔다. 이런 상황이 권력 구도와 연결돼 해석되는 건 공산당이 올가을 시 주석의 3연임 여부를 결정할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 3연임은 이미 확정됐다고 보는 게 정설이지만 권력 재편기에는 온갖 소문과 추측이 난무하게 마련이다. 최근 갑자기 불거진 시 주석의 건강 이상설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 외신이 시 주석이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는 보도를 내놨지만 시 주석은 여러차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른바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으로 분류되는 톈진(天津)시장의 돌연사를 놓고 부패 의혹을 고리로 한 리 총리 측의 반격이라는 추측이 나도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상하이 푸둥지역으로 향하는 터널 입구에서 경찰관들이 방호복을 입은 채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신뢰의 위기’ 당 대회를 앞두고 다양한 설과 추측이 나돌지만 대부분은 근거가 불분명하다. 지금도 중국 안팎에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의심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주로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을 흔들려는 의도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그렇다고 시 주석의 3연임에 당내 이견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공산당 중앙판공청이 최근 퇴직 간부들에게 “당 중앙의 방침을 함부로 논하거나 부정적인 정치적 발언을 퍼트리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린 것도 당내 원로들을 중심으로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있다. 특히 시 주석이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면서 경제 상황 악화로 3연임 가도에 일정 부분 발목이 잡히고 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중국 정부는 올해 5.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지만 지난 1분기 성장률은 4.8%에 그쳤다. 2분기 성장률은 최악의 경우 1%대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하이 봉쇄가 시작된 이후의 각종 경제지표가 암울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지난 4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산업생산 증가율은 -2.9%를 기록했다. 같은 달 도시 실업률은 중국 정부의 관리 목표(5.5%)를 넘어서는 6.1%였다. 모두 코로나19 확산 초기 경제적 충격이 컸던 2020년 2~3월 이후 최악의 수치다. 국제금융기관과 투자은행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대까지 낮췄고 사실상 정부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3연임을 준비하는 시 주석으로서는 뼈 아픈 결과다.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공언은 허언이 되고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불만만 커질 수 있어서다. 이미 민심의 동요도 일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두 달 넘게 도시 봉쇄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식료품 부족에 시달리고 막무가내식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베이징과 톈진 등 다른 도시에서도 대학생들이 학교 측의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중국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일단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가 모두 해제됐지만,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는 한 비슷한 상황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것은 ‘신뢰의 위기’다. 개혁·개방기를 거치며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사회에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일정한 자유를 희생하더라도 공산당의 일당 체제와 사회 시스템에 반기를 들지 않겠다는 일종의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가 존재했다. 특히 중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과 굴기를 보며 자란 지금의 젊은 세대는 중국의 애국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었다. 2020년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고 방역 성공을 만방에 과시하며 주요국 가운데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이룬 것은 이들의 자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였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속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인민 사이에서 방역 정책에 대한 의문과 불신이 싹트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봉쇄 과정을 겪은 한 중국인 기자는 워싱턴포스트에 “(중국사회의) 암묵적 합의는 깨졌다. 행복하게 살게 해주면 (공산당의) 이익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신뢰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그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섭 베이징 특파원 2022.06.10 14:05
스포츠
시진핑 ‘3연임 대관식’ 앞 올림픽 성패는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지난 2월 4일 개막했다.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20일까지 15개 종목에서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이번 올림픽 개최로 중국 수도 베이징은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전 세계 유일의 도시가 됐다. 중국은 2020년 동계올림픽을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최 이후 달라진 자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할 무대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번 동계올림픽 분위기는 중국의 부상을 만천하에 각인시킨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 당시와는 사뭇 달랐다. 우선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이 올림픽 열기를 반감시켰다. 인권문제를 고리로 한 미국 등 일부 서방국가의 외교적 보이콧까지 더해져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시작 전부터 김이 빠졌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등 국제정세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켰다.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지난 2월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리고 있다. / 이종섭 특파원 2008년과 2022년 베이징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은 부상하는 중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린 계기였다. 14년이 흐른 지금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나 국력은 당시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커졌다. 경제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2008년 4.6조달러 규모였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18조달러로 4배 가까이 늘었다.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고, 2008년 미국의 30% 정도에 불과했던 GDP 규모는 80% 수준까지 높아졌다. 명실상부한 전 세계 주요 2개국(G2)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경제 성장은 군사, 우주 등 다방면에서 대국의 굴기로 이어졌다. 2008년 580억달러 수준이던 중국의 한해 국방예산이 지난해 2090억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독자 건조한 항공모함을 취항했고, 현대전에서 ‘게임체인저’라고 부르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서는 미국에 앞서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2019년 달 뒷면에 인류 최초로 무인 탐사선을 착륙시킨 데 이어 지난해에는 화성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고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에도 나섰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중국의 굴기는 무섭게 뻗어나가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중국에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정치적 이벤트이기도 했다. 2008년 하계올림픽 당시 국가 부주석이었던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2년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선출되며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올랐다. 2017년 제19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에 재선출된 시 주석은 이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없애 장기집권의 기반을 마련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그의 3연임을 결정지을, 올가을 제20대 당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가장 큰 국가적 행사였다. 시 주석은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장기집권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자 발판으로 삼을 태세였다. 이런 의지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국내외에 던지는 메시지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중국이 강조하고 있는 동계올림픽의 콘셉트 중 하나는 ‘저탄소 올림픽’이다. 시 주석은 2020년 유엔 총회에서 2030년 탄소 배출 정점을 달성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족과 55개 소수민족 등 각 민족 대표단이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도 시 주석이 집권 이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우며 민족 통합을 강조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 올림픽 성화의 마지막 봉송 주자로 신장 위구르족 출신 크로스컨트리 스키선수를 내세운 것은 소수민족 탄압 등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국제사회를 겨냥한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지난 2월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최한 동계올림픽 환영 연회가 열리고 있다. / 중국정부망(중국 국무원 홈페이지) 올림픽에 드리운 악재들 동계올림픽 분위기는 시 주석의 구상과 다소 엇나가는 모습이다. 2008년 하계올림픽 때도 중국의 티베트 시위 유혈 진압 등으로 비판적 여론이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참석하는 등 중국을 보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었다. 중국이 미국의 지위를 넘보는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시 주석 집권 이후 권위주의적 통치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사정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이 신장 위구르족 인권문제 등을 이유로 선제적으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며 중국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일부 동맹국들이 가세하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개막 전부터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코로나19도 이번 올림픽에 드리운 악재다. 상당수 국가 정상과 대표단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올림픽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내 관중의 경기 관람을 허용해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전 세계에 과시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개막을 앞두고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중국 내에서도 산발적 감염이 계속되자 입장권 판매 계획을 철회하고 조직된 소규모 관중에게만 관람을 허용해 겨우 무관중 대회를 피했다.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들에게는 관중을 비롯한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며 정해진 동선 안에서만 이동이 가능한 ‘폐쇄루프’ 시스템을 적용했다. 코로나19 방역은 여전히 올림픽의 최대 난제였다. 각국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들이 본격 입국을 시작한 지난 1월 23일 이후 공항 입국과 ‘폐쇄루프’ 내 검사 과정에서 400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중국의 국내 확산세는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광시(廣西)좡족자치구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불안한 상황을 이어갔다. 일촉즉발의 우크라이나 상황도 중국을 도와주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지의 대규모 병력을 전진 배치하며 침공 우려를 키워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기 전 러시아가 군사적 침공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내일일 수도 있고 수주가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자체로 올림픽에 모여야 할 세계의 관심이 흩어졌다. 실제 올림픽 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전 세계 평화와 화합의 장’이라는 올림픽의 취지는 더욱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월 5일 올림픽에 참석한 정상급 인사들을 초청해 연 환영 연회에서 “예로부터 올림픽은 인류 평화와 단결, 진보의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며 “우리는 올림픽의 초심을 되새겨 세계 평화를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12월 유엔 총회에서 채택한 ‘올림픽 휴전 결의’를 가리켜 “이는 국제사회의 공통된 목소리”라고 역설했다.
이종섭 베이징 특파원 2022.02.11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