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한일 양국 공항에 ‘전용 입국 심사대’ 설치된다... 하네다 공항에선 대한항공, 아시아나, 일본항공, 전일공수 등 네 항공사를 이용할 때만 전용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다. 전용 입국심사대를 이용하려면 입국일을 기준으로 최근 1년 이내에 1회 이상...
이홍근 기자 2025.05.21 11:40
사회
한일 양국 공항에 ‘전용 입국 심사대’ 설치된다... 하네다 공항에선 대한항공, 아시아나, 일본항공, 전일공수 등 네 항공사를 이용할 때만 전용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다. 전용 입국심사대를 이용하려면 입국일을 기준으로 최근 1년 이내에 1회 이상...
이홍근 기자 2025.05.21 11:40
정치
한·일, 6월 한달간 ‘전용 입국 심사대’ 운영…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전에 미리 ‘Visit Japan Web’(https://www.vjw.digital.go.jp)에서 사전등록을 마쳐야 한다. 입국심사대 이용 대상자 QR코드 화면을 갈무리해 입국장 안내원에게 제시하면 된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은...
정희완 기자 2025.05.21 11:39
사회
‘시흥 살인사건’ 차철남 오늘 구속영장 심사...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시흥에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차철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21일 열린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김태희 기자 2025.05.21 10:16
사회
‘중국 간첩 99명 체포’ 허위보도 스카이데일리 기자, 오늘 구속 심사...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인터넷 매체 스카이데일리 기자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이 기자는 허위 기사를 게재해 선관위 직원들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스카이데일리 #불법계엄
탁지영 기자 2025.05.21 07:23
연예
‘하오걸’ 소유 “심사위원으로 나오면 다들 무서워해…억울하다”가수 소유. ENA 제공. 가수 소유가 자신의 심사위원 이미지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소유는 23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ENA ‘하우스 오브 걸스’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 출연 전 “제가 심사위원으로 나오면 다들 무서워 하셔서 걱정됐다”고 말했다. 소유는 “처음 프로그램 제안이 왔을 때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이 있었다. 대선배님들이 나오시는데 ‘내가 있어도 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기대를 많이 했다”고 출연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제 이미지 자체가 심사위원으로 나오면 무서워 하시더라. 방송에 나가는 모습만 그런 거지 당근과 채찍을 같이 주는데 채찍만 방송에 나간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자 함께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가수 신용재가 “제가 보니까 당근 20%에 채찍 80%정도 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소유는 “아니다. 저는 카메라 없을 때 대기실 올라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한다”며 재차 해명했다. ‘하우스 오브 걸스’는 인디씬에서 주목 받고 있는 10인의 ‘언타이틀 아티스트’들이 각각의 미션을 통해 컴필레이션 음원을 발매하는 100일간의 뮤직 스토리를 담는 음악 예능이다. 23일(금) 오후 11시 첫 방송.
이민주 온라인기자 2025.05.23 11:01
연예
‘♥김민희’ 홍상수, 칸 영화제서 포착…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제78회 칸 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하는 홍상수 감독. 칸 국제영화제 인스타그램 캡처 제78회 칸 국제영화제가 개막한 가운데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홍상수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칸 국제영화제 측은 공식 SNS를 통해 올해 경쟁 부문 심사위원 9인의 단체 사진을 공개했다. 한국 영화감독으로는 여섯 번째로 칸 심사위원단에 이름을 올린 홍상수 감독은 사진 속 가장 오른쪽에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신상옥, 이창동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전도연, 박찬욱 감독, 송강호 등이 한국 대표로 심사위원에 참여한 바 있다. 이번에 위촉된 홍 감독은 옅은 파란빛 헨리넥 셔츠에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차림으로 중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9명의 심사위원단. 칸 국제영화제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중앙에는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프랑스의 대표 배우 쥘리엣 비노슈가 서 있었다. 그는 아이보리톤의 와이드 칼라 점프수트를 착용해 시선을 끌었다. 이번 경쟁 부문에는 총 21편의 작품이 선정됐으며, 두 차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다르덴 형제의 신작 ‘더 영 마더스 홈’과 여성 감독으로는 두 번째 황금종려 수상자인 쥘리아 뒤쿠르노의 ‘알파’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한국 장편 영화는 올해 칸 경쟁 및 비경쟁 섹션에서 단 한 편도 초청되지 못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최근 침체된 한국 영화계의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단편 부문에서는 한국 작품들이 이름을 올렸다. 정유미 감독의 애니메이션 ‘안경’은 비평가주간에,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소속 허가영 감독의 단편 ‘첫여름’은 시네파운데이션(학생 영화 부문)에 각각 초청됐다.
서형우 온라인기자 2025.05.14 10:43
생활
e스포츠협회 ‘2025 LCK 공인 에이전트 자격심사’ 접수 시작한국e스포츠협회가 2025년 신규 ‘LCK 공인 에이전트’ 자격심사 접수를 12일 시작했다. ‘LCK 공인 에이전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서 선수의 원활한 계약 교섭 및 체결을 돕기 위해 전문 역량을 갖춘 에이전트를 선별 및 관리하고자 2022년 시작한 제도다. 자격을 취득한 에이전트는 LCK, LCK CL 선수 및 코칭스태프를 대신해 계약 교섭 및 연봉 조정 업무(1인 지정 필수) 및 그 외 마케팅, 스폰서십의 기타 업무(다인 지정 가능)를 맡는다. 이를 통해 선수는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고, 리그는 에이전트 관련 위반 행위나 분쟁 상황 발생 시 적극적인 개입과 제재를 통해 선수 및 팀의 권익 보호와 안정적인 e스포츠 생태계 유지를 도모할 수 있다. LCK 공인 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 먼저 에이전트 자격요건 부합 여부를 확인하는 자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후 3과목으로 구성된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공인 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자격심사는 신청자가 LCK 공인 에이전트 자격요건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신청자가 제출한 신청서와 자료를 토대로 규정집에 어긋나는 사항이 있는지 심사하여 통과여부를 결정한다. 자격시험은 에이전트의 전문성을 확인하고, 실제 선수 권익 보호 및 대리를 하기 위한 소양을 점검하는 과정이다. 자격시험은 3개 과목 내 ▲LCK 공인 에이전트 규정집 ▲에이전트 표준 계약서 ▲LCK 통합 리그 규정집 ▲e스포츠 선수 표준 계약서 ▲계약법 ▲국민체육진흥법 ▲스포츠윤리 등 7개 영역으로 구성되며, 세 과목 모두 60점 이상을 얻어야 합격할 수 있다. 매년 진행했던 세미나의 경우, LCK 공인 에이전트 제도가 안착했다고 판단하여 올해는 개최되지 않는다. 다만 리그 구조의 큰 변화나 필수 규정 항목 숙지 등이 요구되는 경우 추후 개최될 수 있다. 주요 일정은 ▲자격심사 신청(5/12~5/30) ▲자격심사 결과 공고(6/20) ▲이의신청(6/20~6/27) ▲재심사 결과 공고(7/4) ▲자격시험(8/11) ▲자격시험 결과 발표(8/22) ▲최종 에이전트 명단 발표(9/12) 순으로 진행된다. LCK 공인 에이전트 제도 관련한 자세한 일정 및 정보 또한 홈페이지(lckagent.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올해 LCK 공인 에이전트 부정행위 신고센터가 신설됐다. 해당 센터는 LCK 팀 사무국, 선수, 코칭스태프, 에이전트 간의 상호 부정행위 신고를 목적으로 운영되며, 관련 세부 매뉴얼도 함께 배포됐다. LCK와 협회는 관할권 내 투명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관련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신고 대상 주요 부정행위에는 ▲미자격자의 활동 ▲이면 계약 등 계약 관련 위반 ▲템퍼링 등이 있으며, 이스포츠 공정위원회와 연계하여 제도의 공정성과 실효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진호 기자 2025.05.12 10:42
연예
‘복면가왕’ DK, 따뜻한 심사평·찰떡 비유·날카로운 추리력 ‘삼박자’MBC ‘복면가왕’ 방송 화면 캡처 가수 DK(디셈버)가 따뜻한 심사평과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공감대와 몰입도들 모두 잡았다. DK는 지난 13일과 20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 연예인 판정단으로 출연했다. 방송에서 DK는 가왕에 도전하는 복면가수들의 무대를 감상하고 판정했다. 앞서 ‘미다스의 손’으로 4연승을 달리며 ‘가왕’으로 활약한 바 있는 DK는 축적한 경험 등을 토대로 복면가수들의 정체를 추리했고, 다양한 리액션과 심사평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DK는 1라운드부터 이해하기 쉬운 비유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심사평을 내놨다. ‘꽃다발’과 ‘꽃길’의 대결에서 DK는 “‘꽃다발’은 정원사가 잘 정돈해 놓은 정원 속 꽃을 보는 느낌이라면 ‘꽃길’은 길거리 야생화 느낌이다”라며 “가수 경력을 유추해 보면 ‘꽃길’이 데뷔한 지 더 오래된 것 같고, ‘꽃다발’은 데뷔한 지 오래 안 된 음원 강자 같다”고 추측했다. DK의 예상대로 ‘꽃길’은 ‘응급실’로 유명한 izi 오진성으로 밝혀졌다. 2라운드에서도 DK의 찰떡같은 비유와 심사평, 날카로운 추리가 이어졌다.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부른 ‘프레즐’에 대해서는 “예상외의 선곡이었는데 유니크한 목소리로 어떻게 소화할까 싶었는데 감동이었다”고 말했고, 블랙핑크의 ‘Kill this Love(킬 디스 러브)’를 부른 ‘꽃다발’에 대해서는 “베테랑의 실력이지만 무대가 때 묻지 않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DK는 가왕에게 도전할 복면가수를 가리는 3라운드에서 차진 리액션으로 몰입도를 더했다. DK는 ‘꽃다발’이 ‘모르시나요’ 무대로 애절한 감성과 고음을 터뜨리자 짜릿한 표정과 제스처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잠 못 이루는 밤’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무대에는 깊은 감탄으로 감동을 표현했다. 또 DK는 ‘꽃보다 향수’가 8연승에 성공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따뜻한 박수와 함께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DK는 지난 6일 리메이크 음원 ‘부탁’을 발매했으며, 오는 26일 오후 7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스카이아트홀에서 ‘DK FAN MEETING(DK 팬미팅)’을 개최한다.
손봉석 기자 2025.04.22 04:44
경제
‘SM엔터 시세조종’ 김범수 구속 기로···22일 영장심사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2022년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화재사고 및 서비스 장애에 대한 사과 발언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검찰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7월 22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한정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면서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 마감일이었던 지난해 2월 28일 SM 주가는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12만7600원으로 올랐고 하이브는 SM 인수를 포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9일 김 위원장을 소환해 20여시간 동안 조사했다. 검찰은 김 위원장에게 시세조종을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김 위원장은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매수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 위원장은 작년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 없다”며 “그런데도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김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먼저 재판에 넘겼다. 카카오 측과 공모해 펀드 자금 1100억원을 동원, SM 주식을 고가 매수한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A씨는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홍진수 기자 2024.07.17 13:53
정치
대체복무 심사위원장을 찾습니다ㆍ2년간 2명 중도 사임… 권한 한계·조직 구조 탓 ‘실질적 독립성’ 보장 어려워 대체역 심사위원회의 위원장은 9월 22일 현재 공석이다. 지난 2년 동안 위원장 2명이 중도 사임했다. 대체역 심사위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 여부를 심사하는 기구로 2020년 6월 출범했다. 병무청 산하에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 여부를 심사하는 대체역 심사위원회의 홈페이지에 9월 22일 현재 ‘위원장 인사말’란이 비어 있다. 위원장은 공석이다. / 대체역 심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진석용 대전대학교 교수가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오랫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를 주장해온 이 분야의 전문가다. 10개월 만인 2021년 4월 일신상의 이유로 그만뒀다. 6개월의 공백을 거쳐 2021년 10월 조경호 전 청와대 사회통합비서관이 2대 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도 지난 7월, 9개월 만에 사임했다. 직후 김진표 국회의장의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과거 김 의장의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대체역법)’은 위원장의 임기를 3년으로 보장한다. 한차례 연임도 가능하다. 국방부는 차기 위원장 선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위원장은 국방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적당한 인물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심사위 안팎에서 제기된다. 위원장의 업무 특성, 독립성 등 위상과 권한과 같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란 진단이 나온다. 잘해도 욕먹는 자리 대체역 심사위는 위원장(상임위원)을 비롯해 총 29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된다. 현재 위원장 직무는 또 다른 상임위원인 사무국장이 대행하고 있다. 초대 위원장인 진 교수와 다른 위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위원장은 ‘잘해도 욕만 먹으면서 업무 스트레스까지 큰’ 자리로 평가된다. 위원들은 여러 기관에서 추천한 인물들이다. 국가인권위원회, 법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 병무청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이 각 추천한 5명,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추천한 4명 등이다. 그런 만큼 의견이 다양하다. 아울러 논의 주제도 민감할 수밖에 없어 회의 때 자주 격론이 벌어진다고 한다. 위원장은 논의를 이끌고 중재해 합의점을 이끌어내야 한다. 위원들 사이에 험한 말이 오갈 때도 있다고 한다. 대체복무의 인용·기각 여부는 표결이 가능하지만, 심사 및 조사의 절차·방법 등은 다수결로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 더 그렇다. 위원장이 중재에 나서도 자칫 한쪽의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다. 또 위원장은 조직 장악력과 지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위원장은 법에 따라 심사위를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하지만, 실질적으론 ‘허수아비’에 그칠 우려도 있다. 심사위원을 제외한 다른 직원 30여명은 조사를 수행하고 행정 업무 등을 담당한다. 이들은 병무청에서 전보한 공무원들이다. 이들의 인사권은 병무청장에게 있다. 인사권은 조직을 통솔하는 핵심 권한이다. 직원들이 위원장이 아니라 병무청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당초 정부가 2020년 3월 마련한 대체역법 시행령에는 심사위원장이 소속 직원들의 인사권을 병무청장으로부터 어느 정도 위임받도록 규정했다. 최종 시행된 안에서 빠졌다. 물론 병무청장이 심사위의 구체적인 업무에 간섭하지는 않는다. 다만 병무청장이 주기적으로 심사위 직원들의 기본적인 복무 사항과 관련한 지시 공문을 하달했다고 한다. 그러면 직원들은 지시 이행의 계획, 이행 여부 등의 보고서를 작성해 병무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사회를 경험한 적이 없는 민간인들로선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한다. 심사위 소속 공무원은 위원장이 챙기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는 시각이다. 대체역법과 그 시행령에는 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규정이 있다. 구체적으로 병무청과 위원회 사무기구를 실질적으로 분리해 운영해야 한다. 위원회에 파견된 정부 소속 공무원이 아니고서는 협조 외에 지시, 의견제시, 협의 등 업무 수행에 관여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하지만 위원장의 부실한 권한과 조직 구조 탓에 ‘실질적인 독립성’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위원장은 업무 과정에서 병무청장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차관급에서 1급으로 하향 독립성과 연결되는 위원장의 직급도 위원장 자리를 꺼리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대체역법과 ‘병무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시행령) 등은 위원장을 가등급(1급) 고위공무원으로 임명토록 한다. 정부는 당초 2018년 12월 대체복무안을 설계할 때 위원장은 차관급 정무직으로 두려 했다. 제도 설계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1급은 실무적인 느낌이 강하다. 차관급이면 독립성 등에 있어서 상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심사 과정에서 1급으로 내려갔다. 2019년 11월 국회 국방위원회 법률심사소위원회 회의록에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소위원장인 백승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1700명을 지휘하는 병무청장이 차관급인데 대체역 심사위원장을 차관급으로 둔다는 것은 체계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이에 동의했다. 박재민 당시 국방부 차관은 “고위공무원으로 위원장을 임명하면, 기관장의 부하 직원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그러다 보니 공정한 심사가 저해될 수 있고 외부에서 보기에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나 공정성 논란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정무직 임명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위원장의 위상이 독립성 등에 영향을 미친다. 실질적인 내용이나 형식적으로도 독립성이라는, 이 제도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것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라며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와 협의가 됐다”고 했다. 또한 고위공무원으로 임용되려면 인사혁신처의 ‘역량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공무원 사회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은 이런 평가에 익숙하겠지만, 공직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민간인에겐 생소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한다. 역량평가를 이유로 고사하는 사례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사회적 명성만 얻기 위해 위원장을 맡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회에 봉사한다는 개인의 사명감에만 기대기에도 한계는 분명히 있다. 위원회의 사회적 의미와 상징성 등을 두루 고려해 그에 걸맞은 직급과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물이 위원장으로서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끔 하는 방향으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다만 직급을 높인다고 독립성이 자연스럽게 보장되는 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직급을 높여도 특정 기관의 밑에 설치돼 있으면, 해당 기관장의 간섭을 받을 여지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체역 심사위를 향한 사회의 인식을 제고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심사위는 대전 서구의 지하철 시청역 부근에 있다. 한 심사위원은 “심사위 사무실 앞에 정부기관 로고까지 걸려 있는데도, 보조출연자(엑스트라 배우)를 심사하는 곳으로 아는 시민들도 있다. 인식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홍보를 하면 ‘병역거부를 홍보하는 게 이상하지 않냐’고 생각하는 위원들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병무청은 “언론보도나 인터뷰, 기고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했다”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정희완 기자 2022.09.23 14:25
사회 표지 이야기
‘동물해방’은 되고 ‘사회주의’는 불가? 대체역 심사기준은ㆍ심사위, ‘양심 결정의 근거’, ‘양심 결정의 실천’, ‘대체역의 이해 및 의지’ 살펴…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 중 ‘사회주의자’인 나단씨가 2021년 9월 6일 서울지방병무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역 거부를 선언하고 있다. 전쟁없는세상 제공 “개인의 양심을 다른 사람이 판단하고 심사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양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곳이 아니다. 양심을 심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군복무 거부 신념의 진지함과 대체역제도의 이해와 의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신청인에게 혹시 군복무 거부와 관련해 일치하지 않은 언행이 있는지, 이에 대한 성찰과 변화가 있는지 살펴본다는 의미이다.”(양여옥 대체역 심사위 비상임위원) 대체역 심사위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로 2020년 6월 병무청 산하에 설치됐다. 출범 이후 올 7월까지 대체복무 신청은 총 2713건이고, 2418건을 처리했다. 이 가운데 인용 결정은 2411건으로 99.7%의 인용률을 기록했다. ‘종교적 신념’은 2403건 중 2400건을 인용했고 3건을 기각했다. 여호와의증인이 대부분이지만, 기독교 종파인 감리교 신자도 1명 포함됐다. 종교 외에 ‘개인적 신념’은 15건 가운데 인용 11건, 기각 1건, 각하 3건 등으로 집계됐다. 각하는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신청 자격에 미달해 심사를 진행하지 않는 결정이다. 심사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29명으로 꾸린다. 상임위원은 위원장과 사무국장이다. 비상임위원 27명은 국가인권위원장, 법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 병무청장, 국회 국방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추천한 이들이 맡는다. 여러 기관에서 추천한 이들로 구성된 만큼 의견도 다양해 회의 때마다 치열한 논쟁이 펼쳐진다고 한다. 현재 위원장은 공석이다. 지난 2년 동안 위원장 2명이 사임했다. “사회주의는 평화주의” 대체역 심사위가 개인적 신념에 따른 신청 가운데 유일하게 기각한 1건은 ‘사회주의에 기반한 평화주의 신념’을 이유로 군복무를 거부한 사례다. ‘사회주의자’인 나단씨(32)는 2020년 10월 대체역 편입을 신청했지만 2021년 7월 기각 처분을 받았다. 나씨가 대체복무 신청 당시 심사위에 제출한 진술서와 지난 8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그의 병역거부 이유와 과정은 다음과 같다. 나씨는 집회·시위 현장 등 사회에서 벌어진 공권력의 폭력을 목격하거나 직접 겪으면서 국가 폭력에 반대하는 신념을 갖게 됐다. 아울러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이들의 신념인 평화주의를 접한 뒤 병역거부를 결심했다. 나씨는 “국가 폭력을 향한 거부감이 신념이 됐고 나아가 평화주의, 병역거부 등이 한데 묶이게 됐다”라며 “국가가 행하는 폭력의 일부분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주의를 공부하면서 국가의 가시적·비가시적인 각종 폭력은 결국 ‘자본주의 구조’에서 비롯한다고 인식하게 됐다. 상대적인 맥락 속에서 폭력의 개념을 이해하고 “폭력의 반의어는 비폭력이 아닌 평화”라는 기준을 세웠다. “평화는 곧 해방”이라며 “내게 사회주의는 평화주의의 다른 말”이라고 말했다. 나씨는 “많은 사람이 사회주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지금보다 더 민주적인 사회를 꿈꾸는 것”이라며 “(사회주의 사회에선) 이윤을 위해 일어날 전쟁도 없고, 고통받는 가족·민족·사회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회주의 관련 활동과 “국가에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이들이 환상을 깰 수 있도록 고발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대체역 심사위는 나씨의 신청을 두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다수 의견인 기각 결정이 났다. 심사위는 “사회주의 사상에 기반해 군복무를 거부하지만 모든 폭력과 전쟁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런 신념은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반면 인용 결정을 낸 소수 의견은 “신청인의 평화주의 신념은 물리적 비폭력주의를 넘어 계급, 인종, 젠더 등에 따른 차별과 억압의 구조와 이를 유지하는 주요 장치로서의 국가나 자본을 폭력으로 이해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상은 모든 전쟁과 군사활동을 거부하는 내용을 포함하기 때문에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2010년 12월 22일 참여연대, 전쟁없는세상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쟁 반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소송 결과는? 나씨는 심사위 결정에 불복해 2021년 10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올 9~10월쯤 1심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심사위 결정과 관련한 첫 행정소송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심사위의 심사 과정과 판단 등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씨는 심사위 결정 이후 현역 입영을 거부했다. 병무청은 그를 수사기관에 고발했지만 사건은 아직 처리되지 않았다. 검찰은 행정소송의 결과를 지켜본 뒤 나씨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나씨는 “기존에 대체역 심사위가 ‘인용한 양심’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라며 “심사위가 양심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복무가 가능한 양심과 그렇지 않은 양심을 자의적으로 나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양심의 실체를 글과 말로 정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진정한 양심이 있더라도 이를 표현할 능력이 없다면 대체복무를 할 수 없다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앞서 심사위는 2021년 3월 ‘동물해방’ 신념을 가진 동물권 활동가의 대체복무를 허용했다. 신청인은 동물도 존엄한 삶을 살 권리가 있는 생명체라는 신념을 가지고 채식주의를 행동으로 옮겼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살상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의 연장선에서 군복무 거부를 선택한 점이 인정됐다. 인권과 평화 관련 활동을 한 사실도 인용 결정에 영향을 줬다. 대체복무제도 개선 방안 논의 대체역 심사위는 크게 ‘양심 결정의 근거’, ‘양심 결정의 실천’, ‘대체역의 이해 및 의지’ 등 3가지를 살펴본다. 신청인은 전쟁과 살상을 금지하는 종교적 가르침이나 평화주의를 지향하는 세계관 등을 제시해야 한다. 종교 및 사회 활동 등 신념을 뒷받침할 수 있는 행위도 입증해야 한다. 대체역의 도입 취지와 복무내용을 인식하고 이를 수행할 의지가 있는지도 밝혀야 한다. 심사 절차는 세 단계로 나뉜다. 우선 심사위에 신청서와 진술서 등 필수서류를 내야 한다. 그러면 담당조사관이 현장·온라인 등에서 사실조사를 한다. 사전심사를 거쳐 전원회의 심사를 통해 인용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법원에서 무죄 확정을 받은 신청인은 판결문 사본 등만 제출하면 사실조사와 사전심사가 생략된다. 무죄 확정자의 평균 심사기간은 23.8일, 그외 신청자는 228.4일이라고 병무청은 밝혔다. 필수서류는 주변인(가족·친구 등)의 진술서와 중고등학교 생활기록부, 신도증명서(종교적 신념에 따른 신청에만 해당) 등이다. 이런 서류가 없으면 각하 결정을 받는다. 이전에는 부모의 진술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등까지 필수서류에 포함됐다. 지난 2월부터 제외했다. 대체복무 신청에 부모의 허락이나 동의를 강제하는 건 부적절하고, 부모가 없거나 한부모가정을 고려하지 않은 요소라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병역거부 신념을 형성한 시기가 대부분 중고등학교 시절로 초등학교 생활은 관련성이 적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처럼 대체역 심사위는 심사제도 개선 방안을 계속 논의 중이다. 심사위는 ‘종교적 신념’과 ‘개인적 신념’으로 구분한 고려요소를 2020년 11월 하나로 단일화했다. 기존 심사 항목 8개를 6개로 조정하고 그 아래 17개 세부 요소를 뒀다. 심사위는 “고려요소를 명확하고 구체화해 신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심사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심사위는 2021년 6월부터 지난 7월까지 대체역제도 전반의 발전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분과를 운영했다. 그 결과 여러 형태의 병역거부자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향후 위원들이 다양한 심사 관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참고자료 초안을 마련했다고 심사위는 밝혔다. 또 ‘36개월, 합숙, 교정시설’인 현행 대체복무의 기간·형태·분야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심사위는 제도 개선 방안이 확정된다면 제도를 총괄하는 국방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심사위는 병역법에서 대체복무를 아예 분리하는 방안도 논의한 바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병역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체복무를 병역의 한 종류로 규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일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심사위는 “한국이 징병제라는 현실을 고려하면 병역제도의 근간을 뒤집는 새로운 패러다임이기 때문에 내부에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로 마무리했다”고 했다. 감리교 신자도 종교적 이유로 신청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는 예비군도 가능하다. 이들은 3박4일 동안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면 된다. 올 7월까지 신청자는 총 27명이다. 심사를 완료한 14명 가운데 12명이 인용됐다. 기각된 사례는 없다. 각하와 철회가 각 1명씩이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는 9명, 개인적 신념은 3명이다. 종교적 신념 중에는 기독교 종파인 감리교 신자도 있다. 그는 감리교 소속 ‘한국기독학생회’에서 활동했다. 군복무를 거부하는 특별한 교리는 없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복무를 마쳤다. 신청인은 신앙적인 이유로 병역거부 신념을 갖게 됐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지내며 양심이 발전됐다고 한다. 심사위는 군복무 거부 양심의 진실성과 진정성 등을 인정해 지난 5월 인용 결정을 내렸다. 개인적 신념에 따른 대체복무 예비군 중에는 예수교장로회 신자 A씨도 포함돼 있다. 그는 기독교 모태 신앙인으로 학교폭력 경험, 군대 폭력에 의한 친구의 극단적 선택, 유학 시절 겪은 강도사건 등을 통해 총기 사용에 두려움을 갖게 됐다. ‘진정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전쟁과 살인은 정당화할 수 없는 것’이라는 신념도 있다.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 당시 총과 수류탄을 다루는 훈련 중 공황상태에 빠졌다. 강박감과 불안 증세로 정신과 진료까지 받았다. 심사위는 “이런 과정을 통해 전쟁과 살상을 반대하는 신념이 확고해졌고, 양심에 반하는 군사훈련을 받으면 본인의 삶과 존재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A씨의) 절박함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정희완 기자 2022.08.26 15:28
사회
“부당 단가인하 심사보고서, 일명 ‘수필작가’ 통해 싹 바꿔”ㆍ26년간 공정위 근무 후 퇴직한 이상협씨 “대형업체들의 각종 불공정행위를 시정함으로써 중소 하도급업체의 발전 기반을 확보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6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이상협씨가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스스로 밝히고 있는 주요기능 중 일부다.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 경제구조를 운영하는 한국에서 하도급법을 소관법령으로 둔 공정위는 특별하다.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공정위가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오히려 ‘대기업의 갑질 도우미’로 변질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불투명하고 미심쩍은 처리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상협씨는 공정위에서 26년간 일하다 2017년 퇴직했다. 공정위를 떠난 지 4년이 지났지만, 그는 일관되게 대기업 갑질에 대한 공정위의 부적절한 처리를 문제 삼고 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2010년 처음 제기된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와 일광정밀 간의 불공정 하도급 사건을 들었다. 부당 단가인하, 일명 ‘돌려치기’ 사건에 대한 공정위의 처리 과정이 당시 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공정위의 인디언 기우제>라는 책을 낸 그를 만났다. -공정위에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근무했나. “1991년부터 2017년까지 근무했다. 정년보다 1년 먼저 명예퇴직했다. 퇴직은 기획관리실에서 했다. 그 직전에는 하도급 신고사건을 조사하는 부서에서 조사관으로 일했다.” -공정위 조사관은 어떤 역할을 하나. “사건이 접수되면 조사를 하고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정되면 ‘심사보고서’를 작성한다. 검찰이 작성하는 ‘공소장’과 유사하다. 일종의 ‘유죄보고서’다. 심사보고서는 위원회로 상정된다. 법원에 기소하는 것과 같다. 그러면 심의위원회가 꾸려지고 사건을 심의해 판결을 내린다. 일단 위원회에 상정되면 양 당사자에게 통보되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알게 된다. 그러니 사건 무마는 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고 심사관(국장) 단계에서 이뤄진다. 사건을 심의종료 등으로 끝내는 것이다. 이 경우 ‘검토보고서’를 작성하고 국장이 전결해 끝낸다.” -만도 대 일광정밀 사건을 처음 맡은 것은 언제인가. “2013년 11월 일광정밀이 만도를 세 번째로 신고했다. 내게 사건이 배당됐고, 이때 처음 내용을 살펴봤다.” -사건의 쟁점은 무엇이었나. “만도가 일광정밀에 부당 하도급을 했다는 것인데 쟁점은 총 세가지다. 첫째는 부품개발비 미지급, 둘째는 부품을 운송하는 데 사용하는 ‘팔레트’ 제작비용 미지급, 셋째가 부당 단가인하다. 이미 두 번의 신고가 있었는데 두 번째 신고는 부당 단가인하에 대한 증거도 충실했고 논리도 좋았다. 하지만 개발비, 팔레트 비용 문제만 검토해 심의종료됐다. 중요한 부당 단가인하 부분은 아예 검토대상에서 빠졌다. 증거를 은폐했다고 할 수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개발비나 팔레트비가 지불되지 않은 것은 왜인가. “업계 관행이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원청과 벤더(협력업체) 간 수직관계가 강하다. 최고 윗단계부터 지급하지 않으니 그 아래로 줄줄이 주지 않는 것이다. 일종의 착취 구조다. 그런데 국내 한 자동차 기업의 1차 벤더로 있는 일본계 기업을 조사한 적이 있다. 이 일본계 기업은 2차 벤더에게 개발비나 팔레트비를 지불하고 있었다. ‘당신들도 원청에 못 받으면서 왜 주느냐’고 물어보니 ‘우리가 주지 않으면 2차 벤더가 어려워진다. 상생해야 한다’고 하더라.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공정위나 민사재판 모두 개발비, 팔레트비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공정위는 검토보고서에서 만도와 신고인의 주장이 상충해 판단이 어렵다고 했다. 신고사건은 당연히 사건당사자 간 주장이 다르다. 대질심문, 현장조사 등을 통해 밝혀내야 한다. 그런데 공정위는 1·2차 신고 때 대질심문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한다면 공정위가 왜 필요한지 의문이다. 민사재판은 한계가 명확하다. 신고 당사자가 억울한 일에 대한 증거를 모두 제시해야 한다. 원청만 갖고 주지 않는 증거도 많다.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판사들은 하도급 관계를 민사적 시각으로 본다. 기업 간 관계를 수직이 아닌 수평적 관계로 본다는 것이다. 불공정 합의가 있어도 원청이 하청에게 강제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3차 신고를 접수받고 조사를 했나. “부당 단가인하 부분에 대해서만 했다. 처음에는 상관인 A과장이 2차례 신고로 종결된 사건이니 더 이상 조사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개발비나 팔레트비를 제외한 부당 단가인하만 한다고 했다.” -조사 시작 후에도 압력행사가 있었나. “신고사건과는 별개로 만도에 대한 직권조사가 있었다. 검찰에서 하는 기획수사 같은 것이다. 현장조사에서 만도 스스로 ‘더 이상 단가인하를 할 수 없다’고 인정한 증거자료 등을 확보했다. 위에서 여전히 ‘증거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료를 다 가져가버린 적도 있다. 이런 식으로 사건을 무마하고 덮어도 문제가 안 된다. 검토보고서도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대상이지만 실제로는 공개하지 않는다. ‘업무 투명성을 위해서 안 준다’고 해버리면 그만이다.” -확보한 증거는 어떤 것인가. “만도 측에서 일광정밀과 동종업종의 부품단가를 토대로 계산한 자료다. 일광정밀이 납품한 부품이 시장단가보다 15% 정도 가격이 낮다는 내용이다. 이 자료들을 토대로 나도 계산해보니 실질적으로는 30% 정도 가격이 낮았다. 자동차 업계는 원청에서 하도급 기업 재무구조 등을 수시로 파악한다. 일광정밀이 제출한 자료가 거짓 자료라고 보기 어렵다. 당시 만도도 이 계산서를 반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건이 무마됐나.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 “A과장에게 B국장이 압력을 넣은 것이라 짐작한다. 만도가 속한 한라그룹에는 공정위 출신 C씨가 있었다. 계속 사건 조사를 방해하니 한 번은 A과장에게 ‘대체 누가 사건 조사를 못 하게 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이 사건 관련해 B국장에게 자주 전화가 온다’고 했다. 만도 현장조사 때 C씨가 B국장한테 자주 전화한다는 직원의 말을 들은 바 있다. 사건 관련해서도 연락이 있었을 거라고 짐작한다. 실제로 2018년 검찰은 공정위 재취업 비리사건으로 C씨에 대해 수사한 적이 있다. 당시 참고인으로 검찰에 나가 이 내용을 증언했다.” -3차 신고의 심사보고서가 최종적으로 작성되기는 했나. “심사보고서 작성이 완료될 무렵 인사이동이 있었다. A과장 후임으로 D과장이 왔다. 한 부분만 고쳐 위원회로 올리자고 해서 그렇게 했다. 이후 인사발령이 나서 나도 다른 부서로 옮겼다. 그런데 내 후임으로 온 E사무관이 해당 보고서를 폐기하고 심의종료해 버렸다. 공정위가 사건을 덮을 때 사용하는 전형적 방식이 동원된 것이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공정위가 사건을 덮을 때면 기존 심사보고서를 수정하거나 검토보고서를 작성할 일명 ‘수필작가’가 등장한다. 공정위에 오래 다닌 사람들이라면 ‘사건 무마 전공자’라고 해서 몇명쯤 찍을 수 있을 정도다. 정기 인사발령으로 기존 담당자를 교체하고 수필작가를 투입한다. 이들이 보고서를 수정하거나 재작성해 올리면 국장이 전결 처리하고 사건은 끝난다. 이 사건도 같다. E사무관은 내게 ‘왜 만도에게 이런 자료를 요구했나, 무리한 것 아니냐’며 조사과정을 추궁했다. 그러더니 검토보고서를 새로 작성해 국장 전결을 받고 사건을 심의종료했다.” 일광정밀 측이 만도에 납품한 부품의 원가계산표 / 이상협씨 제공 -구체적으로 심사보고서가 어떻게 바뀐 것인가. “만도와 일광정밀이 수직적 관계라는 것이 싹 빠졌다. 일광정밀은 만도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80% 이상이었다. 강제관계를 판단하는 중요 증거다. ‘더 이상 단가를 인하할 수 없다’는 부분도 빠졌다. 일광정밀이 보낸 원가계산서, 경영난으로 직원들을 해고한 것. 운영자금을 대출한 것 모두 만도의 감액행위를 파악할 수 있는 정황증거인데 다 빠졌다. 딱 하나 남은 것은 만도에서 시장단가보다 15% 정도 낮다고 인정한 것뿐이었다.” -신고자가 이의 제기를 할 방법이 없나. “국회가 나서도 어쩔 수 없었다. 실제로 의원실을 통해 공정위에 사건 관련 질의와 자료를 요청했지만 ‘내부 검토 중’이라거나 ‘공정위가 사건과 관련해 수집한 자료, 관련 법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26년을 공정위에 다니며 이런 식으로 해서 문제가 된 것을 본 적이 없다. 자연스럽게 덮인다.” -이 문제로 책까지 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첫째는 공정위가 개혁됐으면 했다. 공정위가 사건을 덮으면 중소기업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 국가경제의 큰 손해가 될 수도 있다. 지금처럼 사건에 대한 실질적 견제가 없다는 것도 개선해야 한다. 공정위에 같은 사건이 재신고 되면 청와대 민정실로 통보가 가도록만 해도 바뀔 수 있다. 보는 눈이 있으면 지금처럼 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는 명예회복이다. 퇴사한 후에도 공정위 몇몇 후배들이 ‘사건도 안 되는 것을 억지로 조사했다’는 식으로 말한다고 들었다. 부당 단가인하를 밝혀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 평가를 받을 이유가 없다.” -27년 동안 근무하며 사건 관련해 징계받은 적 있나. “없다. 징계 협박은 있었다. 만도에 대한 현장조사 시 로펌에 있는 후배변호사와 점심을 함께한 적이 있다. 만도 측에서 직권조사 사건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으면 국회에 알려 징계를 받게 할 것이라고 전해들었다. 그래서 징계받겠다고 했다. 그 이후 연락이 없었고, 징계를 받은 사실도 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후배들에게 농담 삼아 ‘너희들은 큰 사건 보면 묻어라. 절대 파내려고 하지 마라. 파낼 수도 없고, 당신들만 골병든다. 그 본보기가 나다’라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행위가 지속되면 공정위가 존속할 이유가 없다. 내 주장은 간단하다. 만도 대 일광정밀 사건에서 확보한 증거를 모두 공개하고 내가 작성한 심사보고서, E사무관이 작성한 심사보고서도 함께 공개하자. 그리고 전문가들 평가를 받아보자. 누가 조사를 잘못했는지 금방 밝혀질 것이다.”
김찬호 기자 2021.09.24 14:59
문화/생활
‘유명가수와 길거리 심사단’ 일곱 번째 음원 발매…홍이삭 ‘왜 그래’ 포함 4곡신개념 로드 버스킹 쇼 프로그램 JTBC ‘유명가수와 길거리 심사단’의 EP.7 음원이 오늘 25일 공개된다. ‘유명가수와 길거리 심사단’의 일곱 번째 음원이 발매된다. 전국의 길거리 심사위원단이 <싱어게인3> TOP 7의 무대를 직접 심사하는 신개념 로드 버스킹 쇼 프로그램 JTBC ‘유명가수와 길거리 심사단’의 EP.7 음원이 오늘 25일 공개된다. 이번 EP.7에는 추승엽의 ‘밤이 깊었네’, 임지수 ‘난 널 사랑해’, 홍이삭 ‘왜 그래’, 소수빈 ‘숙녀에게’까지 총 4곡이 수록되었다. 추승엽의 ‘밤이 깊었네’는 펑크록에 기반을 두고 있는 크라잉넛의 음악을 추승엽만의 색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90년대의 낭만을 담은듯한 멜로디를 간결하고 솔직한 방법으로 재밌게 표현했다. 임지수의 ‘난 널 사랑해’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말인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곡이다.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아 임지수의 감미로운 보이스로 전한다. 홍이삭의 ‘왜 그래’는 지난 1995년 발매된 김현철의 정규 4집의 타이틀곡을 홍이삭의 감성적인 보이스로 재해석한 곡이다. 작곡가 하광석이 편곡을 맡아 풍성함을 더했다. 소수빈의 ‘숙녀에게’는 그녀의 사소한 모든 것을 알고 싶지만 쉽지 않고 꿈에서라도 나타나 얘길 듣고 싶은 소수빈의 순수하고 발랄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한편, ‘유명가수와 길거리 심사단’ EP.7 음원은 오늘 25일 정오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이유진 기자 2024.04.25 10:34
화제
홍미연, 독일 문두스비니 와인경진대회에 ‘심사위원팀장’으로 참여31회 독일 문두스비니 와인경진대회에 홍미연씨가 아시아인으로서 최초로 심사위원팀장 자격으로 참가했다.세계 5대 와인경진대회로 손꼽히는 독일의 문두스비니 와인경진대회는 지난 9월 1일부터 4일까지 4일동안 전 세계 134명의 와인 심사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홍미연 심사위원팀장은 “이번 행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2년동안 참여하지 못한 싱가포르, 홍콩, 대만, 미국 등의 심사위원이 대거 참여해 오랜만에 성황리에 이루어졌다"며, ”특히 평 심사위원으로만 참가할 것이라 생각한 이번 행사에서 테이블 팀장석에 태극기가 마련되어 내심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앞서 홍미연 팀장은 문두스비니 이외도 세계와인올림픽이라 불리는 콩쿠르 몽디알 드 브뤼셀(CONCOURS MONDIAL DE BRUXELLES)에서도 2017년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심사위원팀장을 맡아 주목 받은 바 있다.한편, 문두스비니는 독일 최고의 주류전문 미디어 홀딩인 '마이닝거 베를라그(Meininger Verlag)'가 주최하는 와인경진대회이다.
#‘홍미연’ #독일문두스비니 와인경진대회에 ‘심사위원팀장’으로 참여
강석봉 기자 2022.10.04 23:37
문화/생활 주말&
[주말&]이 작품 리스트면, 당신은 안방극장 '에미상' 심사위원이번 주말 안방극장에서는 제74회 에미상(Emmy Award) 후보작들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가 다음 달 12일 열리는 제74회 에미상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된 다섯 작품을 소개한다.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ATAS)가 주관하는 에미상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비견되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코미디, 드라마 등 다양한 부문에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작품들을 선정해 매년 시상해 오고 있다. ‘나의 직장상사는 코미디언’ HBO Max 제공 ■총 17개 부문 에미상 후보작 ‘나의 직장상사는 코미디언’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공개된 HBO Max 화제작 ‘나의 직장상사는 코미디언’은 나이도 취향도 웃음 코드도 모두 다르지만 웃겨야만 한다는 목표는 같은 전설적인 스탠딩 코미디언 데버라와 젊은 작가 에이바의 우정과 ‘티키타카’를 그린 코미디 드라마다. 2500회가 넘는 스탠딩 코미디 공연을 펼치며 라스베가스의 전설이 된 데버라(진 스마트)는 올드하다는 이유로 인기 쇼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다. 트위터에 올린 농담 때문에 한순간에 백수로 전락한 젊은 작가 에이바(해나 아인바인더)는 일거리를 찾기 위해 들른 에이전시에서 데버라와 팀을 이루라는 제안을 받고, 막다른 길에 몰린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손을 잡는다. 평생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본 적 없었지만, 힘들게 쌓아올린 커리어를 지켜내고자 에이바를 고용하는 데버라와 어떻게든 먹고살기 위해 제안을 수락하는 에이바가 펼치는 환장의 코미디와 매력적인 케미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제73회 에미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등 3관왕을 달성한 시즌 1에 이어, 제74회 에미상에서는 최우수 코미디상 등 총 17개 부문에서 후보로 오르며 인기 돌풍을 이어간다. 시즌 1은 왓챠에서 볼 수 있다. ‘스테이션 일레븐.’ CBS Paramount 제공 ■99.9% 인류가 사라졌다 ‘스테이션 일레븐’ 또 다른 HBO MAX 화제작 ‘스테이션 일레븐’은 인류의 99.9%를 휩쓸어버린 팬데믹 20년 후, 생존 이상의 의미를 찾기 위해 세상을 떠도는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드라마다. 타임스, 가디언 등 21개 매체로부터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유명 배우 아서(가엘 가르시아 베르날)가 연극 ‘리어 왕’ 공연 도중 갑작스럽게 죽은 그 날, 팬데믹이 세상을 휩쓸고 인류의 99.9%가 사라진다. 20년 후, ‘리어 왕’에 출연했던 아역 배우 키어스틴(맥켄지 데이비스)은 아서가 남기고 간 ‘스테이션 일레븐’이라는 한 권의 책과 함께 살아남아 유랑 악단과 붕괴된 세상을 떠돌며 셰익스피어 희곡을 공연한다. 문명 이후의 세계에서도 삶의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서정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결코 어둡지 않은 아포칼립스의 분위기가 색다른 관전 포인트를 선사한다. 제74회 에미상에서 감독상, 각본상 등 총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돈 룩 업’, ‘테넷’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히메쉬 파텔이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킬링 이.브’ Endeavor 제공 ■산드라 오의 열연! ‘킬링 이브’ 왓챠 익스클루시브 ‘킬링 이브’는 첩보 요원이 되고 싶은 정보국 직원 이브와 직업 만족도 99.9%의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이 서로에게 매혹되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시작하는 드라마다. 똑똑하고 용기 있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이브(산드라 오)는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조디 코머)을 만나면서 복수와 임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변하게 되고, 임무에 방해가 되면 누구든 없애버렸던 빌라넬은 이브로 인해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왓챠가 독점 공개한 시리즈의 피날레 시즌4에서는 복수를 완성해야 하는 이브와 ‘괴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해나가는 빌라넬, 그리고 점차 밝혀지는 비밀 조직 트웰브의 정체를 그린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예측 불가능한 두 사람의 관계성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으로, 흡인력 있는 연기로 극의 몰입감을 배가시킨 두 주연 배우 산드라 오와 조디 코머가 각각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전 시즌을 오직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다. ‘퍼스트 레이디’ CBS Paramount 제공 ■엘리너 루스벨트의 생애를 다룬 ‘퍼스트 레이디’ 최근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공개된 ‘퍼스트 레이디’는 보기 좋은 영부인으로 남길 거부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 특별한 세 여성, 엘리너 루스벨트, 베티 포드, 미셸 오바마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재건을 이끈 제32대 영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질리언 앤더슨), 여성 인권운동을 주도한 제38대 영부인 베티 포드(미셸 파이퍼),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영부인이자 의료보험 개혁에 앞장선 미셸 오바마(비올라 데이비스)까지 백악관의 중심에서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활동을 펼쳤던 여성들의 주체적 삶을 담는다. 제89회 아카데미상 수상자 비올라 데이비스, 제47회 골든글로브 수상자 미셸 파이퍼, 제73회 에미상 수상자 질리언 앤더슨까지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실존 인물로 변신해 싱크로율을 높은 열연을 선보인다. 1933년, 1974년, 2008년 등 세 시대를 교차하며 전개되는 연출과 각 시대를 드러내는 완벽한 스타일링 고증으로 제74회 에미상에서 헤어, 메이크업, 의상 등 3개 부문 후보로 올랐다. ‘더 그레이트’ CBS Paramount 제공 ■러시아 황실 격정극 ‘더 그레이트’ 제74회 에미상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엘 패닝과 니콜라스 홀트 주연의 격정 황실 희극 ‘더 그레이트’는 러시아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재위하며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여제 ‘캐서린 더 그레이트’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그린다. 행복한 신혼 생활을 꿈꾸며 러시아의 황제 피터 3세(니콜라스 홀트)와 결혼한 캐서린(엘 패닝)은 타락한 러시아 황궁을 목격한 후, 남편 대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로 결심하고 쿠데타를 준비한다. ‘말레피센트’, ‘네온 데몬’ 등에서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 엘 패닝이 화려하고 낭만적인 삶을 꿈꾸던 소녀에서 스스로 황제가 되고자 하는 주체적인 황후 캐서린 역으로, 영국 드라마 ‘스킨스’, ‘웜 바디스’, ‘엑스맨’ 시리즈 등으로 국내에도 친숙한 배우 니콜라스 홀트가 본능에 충실한 미치광이 황제 피터 3세 역으로 열연을 펼쳐 각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이유진 기자 2022.08.27 08:14
화제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심사위원 강레오 셰프그를 아는 첫 번째 방법은 그의 이력을 아는 것이다. 프랑스 요리의 대가 피에르 코프만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이자 장 조지, 고든 램지 등 세계적 권위의 셰프들 밑에서 수학한 정통파 셰프. 요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조차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화려한 이력이지만 그것만으로 이 남자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올리브채널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며 냉철함 속 부드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강레오 셰프를 만났다. 까칠한 매력으로 여심 흔드는 한국의 고든 램지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다. 캐주얼한 후드 재킷에 컨버스 운동화. 해사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오는 이 남자가 검은 슈트 차림에 단호한 표정으로 출연자들을 긴장시키는 TV 속 그 인물이 맞는지 생각하는 데 잠시 동안 시간이 필요했다. TV에서 비쳐지는 모습만으로는 왠지 잘 때도 슈트를 입을 것 같은 남자였는데 정작 평소에는 편안한 캐주얼과 요리사복 외에 슈트는 잘 입지 않는단다. ‘평소에는 슈트를 잘 입지 않는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동그라미 1번을 붙여 수첩에 적어놓아야 할 것 같았다. ‘카리스마 심사위원’, ‘한국의 고든 램지’ 등 위엄 넘치는 수식어 이면에 요리사 강레오(36)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인터뷰가 시작됐다. 지난 4월 말 첫 전파를 탄 ‘마스터 셰프 코리아’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한국판으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람들의 관심은 세 명의 심사위원들에게로 모아졌다. 특히 불같은 성격과 독설로 유명한 영국의 스타 셰프 고든 램지의 뒤를 이을 심사위원이 누가 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도 컸다. 영국의 음식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칭송받는 피에르 코프만의 유일한 한국 제자이자, 런던 고든 램지 레스토랑의 수셰프, 두바이 고든 램지 레스토랑의 헤드셰프를 지낸 그가 물망에 오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 영국판 심사위원인 미셸 루는 제가 굉장히 존경하는 요리사예요. 저에게 아버지 같은 스승이신 피에르 코프만 밑에서 일하기도 했고요. 또 함께 일했던 스승 중 한 명인 고든 램지도 미국판 심사위원이었기 때문에 처음 심사위원 제의를 받고 매우 흥미로웠어요. 요리사로서 존경하는 선배들의 뒤를 잇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죠.” ‘비엔나의 요리 여왕’ 김소희 셰프, 국내 식품외식계의 미다스 손 CJ 노희영 고문과 나란히 심사위원석에 앉은 그는 방송 첫 회부터 눈길을 끌었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신선한 얼굴이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요리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날 선 심사평이 심사위원으로서의 카리스마를 더했다. 심사에 있어 ‘밀당의 기술’도 발휘했다. 금방이라도 접시를 집어던질 듯 날카로운 표정으로 출연자들의 음식을 음미하고는 합격의 앞치마를 안겨줘 출연자뿐 아니라 보는 이들의 가슴을 몇 번이나 쓸어내리게 했다. “진행하는 데는 오프닝과 미션 정도의 대본만 주어져요. 심사에 대한 부분은 심사위원들의 의견과 판단이 그대로 반영된다고 보시면 돼요. 주어진 역할이 있으니 심사는 엄격해야겠지만 출연자들이 가지고 있는 요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깨뜨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나름 약하게 한다고 하는 건데 많은 분들이 무섭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레스토랑 직원들한테 하는 걸 못 보셔서 그래요(웃음).” 어쨌거나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오가는 그의 심사는 현재 인터넷상에서 수많은 여성 팬들을 양산해내고 있는 중이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관 검색어가 ‘강레오 결혼’이다. 최근에는 ‘강레오 키’가 추가됐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그가 미혼이라는 것이 밝혀지던 순간 많은 여성 팬들이 만세를 불렀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제가 인터넷을 잘 안 해요. SNS도 잘 모르고 휴대폰은 전화와 문자용으로만 쓰는 스타일이에요. 얼마 전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어떤 여성분이 오셔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저리 가세요’ 하고 밥만 먹었어요. 무척 쑥스럽더라고요(웃음).” 글보다 빨리 배운 요리, 대가족에게 물려받은 요리 유전자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한 달여, 각기 다른 사연과 개성을 가진 출연자들이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방송에서는 평가를 하는 입장과 평가를 받는 입장이지만 요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 출연자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제주도에 내려가 요리를 만드는 남편, 요리하는 걸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눈물의 앞치마를 목에 건 대학생,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향해 꿋꿋이 도전하는 젊은 도전자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서른여섯 길지 않은 인생 중 스무 해 가까이 요리를 해온 그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다.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도전한 박성호씨의 음식은 어머니께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밖에 계시는 어머니를 모셔오라고 했죠. 어머니께서 아들이 만든 음식을 직접 맛보시고 맛이 좋으면 합격, 맛이 없으면 데리고 가시라고 했어요. 방송에는 짧은 시간이 나갔지만 실제로 어머님께서 고민을 많이 하셨어요. 진짜로 데리고 나가실까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몰라요. 다행히 앞치마를 걸어주시고 박성호씨는 도전을 계속하게 됐죠. 힘들지 않은 길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본인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 일이라면 후회해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느는 모습이 보여요. 그런 열정이라면 무슨 일을 해도 잘될 거예요.” 열정 가득한 젊은 도전자들을 보며 예전의 자신을 떠올리곤 한다는 그다. 강레오 셰프는 언제부터 요리를 하게 됐을까? “농사짓는 집안이었어요. 대가족이 모여 살았고요. 소, 돼지도 키우고 과수원도 하는 식솔 많은 집이었는데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 사람들을 다 먹이려면 매일 하루 세끼를 잔칫집 수준으로 해야 했어요. 할머니부터 큰어머니, 어머니, 작은어머니, 동네 아주머님들까지 오셔서 음식을 하셨는데 할머니께서 헤드셰프셨고 큰어머니가 수셰프, 그 아래로 각 파트별 셰프들이 계셨죠(웃음). 그런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와 가까워지게 됐고 언제 발을 들였는지도 모르게 요리를 하게 됐어요.” 아직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남자아이는 글을 배우기도 전에 요리를 배웠다. 하루는 할머니께서 시골 장에서 만두 만드는 기구를 사오셨는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밀어 만두피를 만들고 흙으로 만두소를 채워 흙만두를 만들었다. 아까운 만두피를 버렸다고 혼이 나긴 했지만 만두며 송편이며 야무지게 빚어내는 손주 녀석의 손재주를 눈여겨보셨으리라. 초등학교 때부터 할머니 옆에서 장을 담그고 자연스럽게 요리에 대한 감을 키워갔다. 그에게 집은 가장 큰 요리학교였다. 요리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처음에 반대하시던 부모님도 1년 정도 계속된 아들의 끈질긴 설득에 결국 허락해주셨고 고2 때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고3 때부터 호텔 주방과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고3 때 소공동 롯데호텔에 취직하고 토요일에만 학교를 갔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게 요리라는 걸 명확히 알고 있었거든요. 공부에 대한 미련도 없었고 그저 요리하는 게 무척이나 즐겁고 재밌었죠. 여전히 그런 걸 보니 참 다행이에요. 일찌감치 제 운명을 알았나 봐요.” 성실과 근성의 요리사, 감각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 1997년, 스물두 살의 그는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정통 양식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나름 영국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영어 공부만 빼고요(웃음). 좋게 말하면 요리 유학인데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했죠. 영어 한마디 못하면서 무작정 요리를 배우겠다고 영국으로 떠났으니 말이죠.” 런던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동네 작은 샌드위치 가게와 레스토랑을 돌며 일자리를 구하러 다녔다. 그때 할 수 있는 유일한 영어가 ‘I need a job(일자리 구하러 왔습니다)’이었다. 얼마 전 외국인 출연자와 유창하게 영어로 대화를 해 화제가 됐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하긴 격세지감이라는 말을 하기에도 새삼스럽다. 런던에 도착한 지 두 달 만에 샌드위치 가게에 취직해, 새벽에는 샌드위치를 만들고 저녁에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가 피에르 코프만의 제자가 되어 미슐랭 3 스타를 획득한 레스토랑 ‘라 탕 클레어’를 비롯해 런던과 두바이 유수의 레스토랑을 누비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주방이라는 곳이 워낙 엄격하다 보니 선배 요리사들에게 욕도 많이 듣고 많이 맞기도 했어요. 집에 가는 시간이 아까워 레스토랑 바닥에 누워 자기도 하고 만날 다치고 데고 해서 손이 성할 날이 없었죠. 칼로 돼지 등뼈를 손질하다 제 손의 살점이 떨어져 나간 적도 있어요. 인종차별을 겪으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는 말도 숱하게 들었지만 런던에 간 후 5년 동안 한 번도 한국에 오지 않았어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영영 안 돌아올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의 무기는 성실함과 근성이었다. 남들보다 항상 먼저 출근해 재료를 다듬고 불평없이 우직하게 일했다. 천재가 아닌 이상 훌륭한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혹독한 자기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다. 스스로 타고난 것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먹고 요리하며 요리에 대한 감각을 키웠다. 자기 일만 하기에도 바쁜 주방에서 다른 사람들의 일까지 챙기며 실력을 쌓은 결과 어느덧 그는 주방에서 가장 쓸모 있는 사람이 돼 있었다. 처음 월급도 받지 못하고 일하던 동양인 청년이 런던에서 손꼽히는 레스토랑의 헤드셰프가 되기까지 9년의 시간이 걸렸다. 서른 살에 헤드셰프가 되어 금발의 여자친구를 컨버터블에 태우고 여행을 가겠다는 꿈은 1년을 앞당겨 스물아홉 살에 이뤘다.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이제까지 요리를 하며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세계적인 요리사가 되겠다는 목표가 확실했고 무엇보다 자신이 있었거든요. 언젠가는 꼭 이루고 말겠다는 의지 때문에 힘들어도 힘든 줄 몰랐어요. 지금도 그 과정에 있고요. 확고한 목표와 근성을 가지세요. ‘마스터 셰프코리아’ 출연자들뿐 아니라 도전하는 모든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국격(國格) 높이는 ‘레오 스타일 요리’ 만드는 것이 꿈 그는 요즘 한국 궁중음식 전문가 한복려 원장으로부터 한식을 배우고 있다. 한식은 그가 꿈꾸는 ‘강레오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정체성이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고 누구든 먹어보면 제가 만든 요리임을 알 수 있는 그런 요리를 만들고 싶어요.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든 한 번 맛을 보면 ‘아, 이건 레오 스타일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요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빨리 배우고 싶은데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시네요(웃음). 마흔 살 정도 되면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싶어요. 세계시장에 음식으로 우리나라의 격을 올리는 것이 요리사로서 저의 꿈입니다.” 강레오라는 이름은 세례명에서 따온 본명이라는 것, 밥보다는 면 요리를 좋아한다는 것, 합기도 유단자로 일주일에 세 번 도장에서 수련을 한다는 것, 언제라도 떠날 수 있게 가방에 여권을 가지고 다닌다는 것. 요리사 강레오가 아닌 서른여섯 살 싱글 강레오에 대한 몇 가지 궁금증을 해결하고 마지막으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그’ 질문을 던졌다. “한 번 목표를 정하면 다른 건 다 버리고 그것에만 몰두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결혼도 못할 것 같아요(웃음). 예쁜 척하지 않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여자라면 좋겠어요. 언젠가 ‘강레오 배우자’가 제 연관 검색어에 추가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원 ■장소 협찬 / 마카로니 마켓>
2012.05.27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