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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배형’의 차기 행선지는 어디?···MLS 4개팀 영입전 착수 “인터 마이애미·시카고 파이어·뉴욕 시티FC·D.C 유나이티드가 관심”

      축구

      ‘덕배형’의 차기 행선지는 어디?···MLS 4개팀 영입전 착수 “인터 마이애미·시카고 파이어·뉴욕 시티FC·D.C 유나이티드가 관심”

      케빈 더 브라위너. 로이터연합뉴스 다가오는 여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와 결별하는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를 영입하기 위해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4개팀이 영입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애슬레틱은 17일 구단 소식통들을 인용해 “인터 마이애미, 시카고 파이어, 뉴욕 시티FC, D.C 유나이티드가 더브라위너와 계약에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디애슬레틱은 네 구단 모두 더브라위너 측과 탐색 차원의 협상을 이미 시작했으나 재정 여건이나 선수단 상황 등은 각자 다르다고 짚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루이스 수아레스 등 한때 유럽 축구를 지배했던 선수들이 즐비한 마이애미는 더브라위너가 MLS행을 결정할 경우 가장 먼저 협상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 권리’를 보유해 타 구단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디스커버리 권리는 MLS 팀끼리 영입 경쟁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이 권리를 확보한 팀은 최대 5명의 선수를 영입 명단에 올려 공표할 수 있다. 이러면 리그로부터 다른 구단의 방해 없이 이 선수들과 협상을 우선해 주도할 특권을 받는다. 하지만 이미 스타 선수들의 연봉으로 상당한 비용을 쓰고 있는 만큼, 더브라위너가 몸값을 깎거나 연봉을 보전해줄 다른 방법을 고안하지 못하면 영입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케빈 더 브라위너. AP연합뉴스 마이애미보다 재정 여건이 나은 시카고는 더브라위너에게 매력적인 코칭스태프·선수단 구성과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게 디애슬레틱의 분석이다. 미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그레그 버할터 감독이 지휘하는 시카고는 더브라위너처럼 유럽 축구계의 스타 선수들이 핵심 선수로 활약했던 전례가 있다. 발롱도르를 수상했던 불가리아 공격수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가 선수 이력의 황혼기였던 2000년대 초반 시카고 유니폼을 입었고, 독일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도 2017년부터 시카고에서 뛰다가 은퇴했다. 이적시장을 전문으로 다루는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시카고가 더브라위너의 다음 행선지로 언급된다며 “그를 데려오기 위해 협상에서 구단이 강력한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브라위너의 현 소속팀 맨시티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구단인 뉴욕, 워싱턴을 연고로 하는 D.C 유나이티드 역시 스타에 대한 갈증으로 더브라위너 영입전에 뛰어들었다고 디애슬레틱은 전했다. 2015년 볼프스부르크를 떠나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더브라위너는 이달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여름 계약 만료 후 맨시티와 동행을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맨시티에서 10년 동안 6차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여기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리그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등 도합 19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다만, 더브라위너가 MLS행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더브라위너는 맨시티와 이별을 발표한 뒤 자신의 다음 행선지에 대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슛하는 케빈 더 브라위너. AF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2025.04.17 20:31

    • 마스터스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은 미국 최고 골프장일까…경쟁 골프장은 어디

      스포츠종합

      마스터스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은 미국 최고 골프장일까…경쟁 골프장은 어디

      한 골퍼가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남자 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매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다른 메이저 대회들이 매년 코스를 바꿔가며 열리는 것과 달리 마스터스는 항상 같은 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오거스타 내셔널의 이름은 골프팬들이라면 누구나 알 만큼 잘 알려져 있다. 그러면 오거스타 내셔널은 미국에서 가장 좋은 골프장일까. 결론은 최고의 골프장 가운데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1등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17일 골프위크와 골프다이제스트의 미국 골프장 순위를 보면 미국 골프장 순위 1위에는 모두 다른 골프장이 올라가 있다. 골프위크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미국 최고의 클래식 코스 순위를 보면 1위는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에 있는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이었다. 골프위크는 1960년을 기준으로 클래식 코스와 모던 코스로 나눠 순위를 발표하지만 모던 코스 가운데 클래식 코스 상위 5개 골프장 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없기 때문에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을 미국 전체 1위로 보면 된다. 2023년 1위는 뉴저지주 파인힐에 있는 파인밸리 골프클럽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이 파인밸리를 2위로 밀어내고 한 계단 상승했다. 한국 골프팬들에게는 페블비치에 있는 골프장 가운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 AT&T 페블비치 프로암이 열리는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가 유명하지만 골프장 순위는 3㎞ 가량 떨어져 있는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이 더 높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3위였다. 골프다이제스트는 2023년 5월 발표한 미국 골프장 순위에서 파인밸리 골프클럽을 1위에 올렸다. 골프다이제스트는 격년으로 미국과 세계의 골프장 순위를 번갈아 발표한다. 골프다이제스트 순위에서는 오거스타 내셔널이 2위,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은 3위에 자리했다. 오거스타 내셔널과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유명한 골프 코스 설계자인 앨리스터 맥켄지가 설계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맥켄지는 1928년 개장한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을 설계했고, 이 곳을 둘러본 ‘골프 성인’ 보비 존스가 그에게 함께 코스를 만들자고 제안해 1932년 오거스타 내셔널을 건설했다. 파인밸리 골프클럽은 호텔 사업가이자 골프장 건축가인 조지 크럼프의 설계로 1914년 개장했다. 이 곳은 개장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석 선임기자 2025.04.17 11:46

    • 듀란트, 떠난다면 ‘차기 행선지’는 어디?···스포츠 베팅 배당률 결과는 압도적으로 ‘휴스턴 지목’

      스포츠종합

      듀란트, 떠난다면 ‘차기 행선지’는 어디?···스포츠 베팅 배당률 결과는 압도적으로 ‘휴스턴 지목’

      케빈 듀란트. 이매진이미지연합뉴스 다가올 미국프로농구(NBA) 오프시즌의 화두 중 하나는 케빈 듀란트(피닉스 선스)가 ‘다른 팀으로 떠날 것인가’다. 그리고 떠날 경우, 다음 행선지가 어디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 베팅업체 ‘보바다’는 15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듀란트의 차기 행선지에 대한 배당률을 공개했다. 그 결과 휴스턴 로키츠가 +120의 배당률로 가장 높은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보였다. +120이라는 것은 100달러를 배팅했을 경우 120달러를 받는다는 뜻이다. 휴스턴의 뒤를 이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이상 +325),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마이애미 히트, 뉴욕 닉스(이상 +700)이 자리했는데, 차이를 보면 휴스턴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듀란트는 이번 시즌 62경기에 출전해 평균 26.6점·6.0리바운드·4.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지구 1옵션’으로 불리던 시절과 비교하면 성적이 조금은 떨어졌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어김없이 해결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매진이미지연합뉴스 하지만 피닉스는 이번 시즌 36승46패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플레이오프는 커녕, 플레이-인 토너먼트 진출에도 실패하며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다. 피닉스는 이날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을 경질하면서 본격적인 새 판 짜기에 나섰다. 현재 피닉스가 가장 고민인 부분은 브래들리 빌의 처분이다. 2년 1억1000만 달러 계약이 남아있는 빌을 떠나보내는 것이 피닉스 입장에서도 최선의 선택이지만, 이게 쉽지 않다. 듀란트는 내년 시즌까지는 계약이 남아있다. 피닉스도 듀란트와는 계속 가고 싶어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드래프트 지명권을 확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휴스턴은 이번 시즌 52승30패를 기록, 서부콘퍼런스 2위에 오르면서 리빌딩에 성공했다. 다만 확실한 ‘스코어러’가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혀 플레이오프에서의 경쟁력에 의문 부호가 붙는데, 듀란트를 영입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듀란트 영입을 위해 어느 정도의 ‘지출’을 감내해야 할지가 고민이다. 여러 선수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느라 드래프트 지명권을 다수 상실한 피닉스 입장에서는 듀란트를 이용해 최대한 뜯어내려 할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전성기 때라면 몰라도, 30대 후반에 돌입한 듀란트를 데려오기 위해 많은 지출을 기꺼이 지불할 팀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케빈 듀란트. A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2025.04.15 15:38

    • ‘새로운 수장 만난’ 타타대우모빌리티 어디로 갈까 전기트럭은?

      생활

      ‘새로운 수장 만난’ 타타대우모빌리티 어디로 갈까 전기트럭은?

      타타대우모빌리티는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김태성 사장이 선임되어, 2025년 4월 14일부로 공식 취임한다고 밝혔다. 기존 타타대우를 이끌어온 김방신 대표는 65세 정년을 맞아 퇴임해 이사회 자문으로 활동하게 된다. 김방신 전 대표는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며 다양한 경영성과를 남긴 후, 6년간 대표이사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김태성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1967년생으로, 1993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이래 약 30년간 국내외에서 글로벌 영업 전략, 상품마케팅, 디지털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부문을 경험한 글로벌 전략 전문가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에서 글로벌 판매지원사업부장(상무), 미국법인/북미권역본부 상품실장, 해외영업본부 해외상품계획팀장, 북경현대자동차 등에서 핵심 직책을 맡아 북미·중국 등 주요 해외 시장의 판매기획, 마케팅 등의 경험을 쌓았다. 상품마케팅을 비롯 글로벌 판매 및 손익 개선, CKD 사업 확장 등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다. 2024년에는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코리아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Strategic Automotive Sales OEM부문을 담당했다. 타타대우모빌리티 관계자는 “김태성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30여 년간의 글로벌 현장 경험과 전략적 시야를 바탕으로 타타대우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적임자로, 급변하는 상용차 산업의 패러다임 속에서 전동화, 자율주행, 친환경 제품 확대, 및 데이터 기반 수익모델 구축, 등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방신 전 대표는 2019년 2월 취임 이후 신차 개발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추진해왔다. 2020년엔 LCV 신차 ‘더쎈’을, 2021년 중대형 트럭 ‘맥쎈’, ‘구쎈’을 출시하며 이른바 ‘쎈’ 트럭 라인업을 구축하며 트럭 시장에서 이목을 끌었다. 또 친환경차 대응 강화 및 타타대우 사명 변경 및 신규 브랜드 전략 수립을 통해 회사의 미래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 지난해엔 미래 전기 트럭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준중형 전기트럭 ‘기쎈(GIXEN)’을 내놓기도 했다. 이 차는 타타대우상용차 30주년 행사 무대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LFP 배터리를 사용한다. 준중형 전기트럭에 대한 보조금 정책 방향성에 따라 변수가 있지만, 이르면 내년 초 양산될 예정이다.

      손재철 기자 2025.04.15 09:16

  • 주간경향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54) 어디에서 다시 시작할 것인가?

      정치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박이대승의 소수관점](54) 어디에서 다시 시작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상경한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의 트랙터를 경찰이 막자 3월 26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윤석열의 파면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그가 대통령직에 복귀한다면 예측 불가능한 극단적 정세가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한다고 해도 모든 것이 정상화되지는 않는다. 애초에 한국은 ‘정상적’ 상태가 아니었다. 어디에서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을 찾아야 하는가? 실천의 출발점 그동안 이 칼럼은 해당 시기에 필요한 여러 주제를 다루어왔지만, 모든 글이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었다. 근대 민주주의를 기준으로 삼아 한국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변화의 방향을 제안하는 것이다. 여기서 근대 민주주의란 단순히 선거나 정당 같은 대의 제도와 기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서구에서 만들어진 특정한 정치·사회 모델이며, 개인과 집단의 존재 방식, 언어 형식, 지식 체계 등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고유한 방식으로 규정한다. 그것은 ‘서구에서만 실현 가능한 보편적 모델’이라는 역설적 본성을 가지고 있다. 비서구 지역에 정상적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근대화 자체를 거부하지 않는 이상, 민주주의의 보편성을 거부할 방법은 없다. 한국은 실현할 수 없는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하는 불가능한 과제를 수행해왔고, 바로 이것이 근대화라 불리는 과정이었다. 여기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 다른 길을 찾겠다면서 ‘우리식 민주주의’나 ‘우리식 근대화’ 따위를 추구하게 되면 북한이나 박정희 체제 같은 괴물이 탄생한다. 근대 민주주의를 보편 모델로 인정하고, 그것을 표준으로 삼아 한국 민주주의의 자기 완결성을 강화해 나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 물론 이 기획이 실현 가능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불가능이 곧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정상화이고, 이 과정은 ‘무엇이 정상적 상태인가?’에 대한 동의를 수립하는 작업에서 시작된다. 정상적 상태를 정의하는 기준이 바로 보편 모델로서의 근대 민주주의다.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이 기준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단 서너 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공간이어도 좋다. 정당, 사회운동단체, 지역공동체, 노동조합, 대학 내 연구자 그룹 등 어떤 성격의 모임이어도 상관없다. 근대 민주주의 모델이 헤게모니로 작동하는 공적 공간을 만들 수 있다면, 그곳에서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정상화를 위한 규칙들 그런 공간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규칙은 자유와 평등에 대한 존중이다. 한국사회의 상당 부분이 이 규칙에서 어긋난다.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성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 또는 ‘LGBTQ에 대한 공격에 반대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것은 특정 진영의 주장으로 간주될 뿐,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로 고려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류 정당 중에 차별 반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곳이 없고, 거의 모든 온라인 공간이 특정 대상에 대한 조롱과 공격을 허용한다. 그 대상이 여성, 트랜스젠더, 이주민 등으로 달라질 뿐이다.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직접 선거를 시행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자유와 평등은 아직도 헤게모니적 가치가 되지 못했다. 민주주의는 합리적 언어를 통해 유지된다. 감정의 차원이 개입하지 않는 정치적 토론과 사회적 관계는 없지만, 그것이 소통의 표준 형식으로 기능할 수는 없다. 한국의 정치와 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감정의 차원이다. 공적 언어를 지배하는 것은 정확하게 정의된 개념이 아니라 감정을 조직하는 이미지, 레토릭, 떠다니는 기표 따위다. 논변으로 구성된 말과 글을 소통의 기본 형식으로 택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감정의 교류와 충돌에 집중한다. 20세기 후반부터 서구의 비판적 지식인들은 이성의 지배 아래 은폐됐던 비이성적 사유의 효과와 역할을 재발견하려는 작업을 수행해왔다. 한국에도 이런 작업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데 한국에 과연 이성의 지배를 받는 공간이 존재하는가? 오히려 반이성과 감정의 운동이 지배적이지 않은가? 그 결과, 맞고 틀림, 옳고 그름, 정당함과 부당함을 구별하는 기준은 한없이 약화했고, 감정적 효과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아무 말이나 내뱉어도 되는 상황이 도래했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존엄성을 절대적 가치로 보호한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개인은 여전히 집단의 부분으로 간주된다. 사회운동 영역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 문제가 수시로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활동가를 집단적 운동의 수단으로 사고하는 것이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 불가능한 영역으로 인정하는 곳도 드물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결혼이나 출산 계획을 밝힐 수 있는 공간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한국사회의 권위적 위계 구조는 이러한 경향을 강화한다. 근대 민주주의 모델이 헤게모니로 작동하는 공적 공간이란 자유와 평등이 공식적 가치로 인정되고, 합리적 언어로 소통이 이루어지고, 개인의 침해 불가능한 영역이 존중되고, 권위적 위계 구조가 허용되지 않는 곳이다. 물론 여기에 언급하지 않은 더 많은 규칙이 있다. 사회적 관계가 권리의 언어와 계약으로 규정되고, 모두가 동등한 시민으로서 관계 맺고, 각자는 자율적 존재로 살아갈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 등을 추가해야 한다. 방금 나열한 규칙은 특정 이념에서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자유주의자든 보수주의자든, 좌파든 우파든 누구나 인정해야 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조건이다. 물론 각자의 이념에 따라 규칙을 해석하고 실현하는 방법은 달라지겠지만, 모두가 공유하는 규칙의 공통 내용이 분명 존재한다. 서구와 한국의 차이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서구에도 별별 비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지지만, 이런 공통 규칙은 (지금의 미국 정도를 제외하면) 오랫동안 헤게모니로 기능해왔다. 당장 대학만 봐도 차별 금지가 법으로 규정되고, 학술 언어로 소통하고, 개인의 고유한 영역이 존중된다. 정당 중에 이런 헤게모니를 공식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극우밖에 없다. 기업은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지만, 노동자의 사적 영역을 부당하게 침범할 수 없다. 이 모든 규칙은 철저히 서구의 발명품이다. 한국에 그런 규칙이 적용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일종의 실험적 시도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현실적 영향력을 가질 수도 있고, 단지 실험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민주주의 자체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이런 실험을 계속해야만 한다. 이것만이 정상화를 위한 자기 기준을 수립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박이대승 정치철학자 2025.03.28 14:00

    • 이재명의 포용·통합 어디까지 갈까

      정치

      이재명의 포용·통합 어디까지 갈까

      민생회복지원금 포기·주 52시간 노동 예외 인정 등 잇단 ‘흑묘백묘론’ 정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30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를 포용하는 것에서도 흑묘백묘론을 적용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A씨의 주장이다. 경제정책 분야에 탈이념과 탈진영이라는 ‘우클릭 실용주의’를 내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정치 분야에서도 당의 비주류 인사들에게 포용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설날 연휴 동안 제1야당인 민주당을 들썩이게 한 화두는 ‘포용’과 ‘통합’이었다. 설날 직후 이재명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갔고, 문 전 대통령은 포용과 통합을 덕담으로 건넸다. 모양새는 그럴듯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비명계의 여러 비판 목소리에도 침묵하다가, 며칠 지난 2월 3일에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8월에도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총구는 언제나 밖을 향해야 한다”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당시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관리자 계정으로 문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댓글이 달리자, 강성 지지층을 향해 남긴 ‘원팀 메시지’였다. 그리고 이 대표는 같은 해 9월 문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 신3김, 이 대표 리더십 잇따라 비판 이번 메시지는 그때와 내용이 대동소이하지만 파장은 사뭇 달랐다. 강성 지지층이 아니라 비명계를 향한 메시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신3김(金)’과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해 잇따라 비판한 것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런 비판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으로 향해야 한다고 주문한 셈이 됐다. A씨는 “이럴 거면 이 대표가 왜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된다고 하자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가고, 다른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와의 1 대 1 대결에서 절대 우위를 보이자, 비명계를 비판하는 듯한 글을 싣는 모양새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소위 ‘문 전 대통령 예방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예방 후 오히려 비명계의 비판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지난 2월 6일 자신의 SNS에 “이재명이 아니어도 정권 교체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지난 2월 5일 “떨어져 나간 당원이나 지지자들을 끌어안지 않고는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지난해 9월과 이번 예방을 비교해봐도 문 전 대통령 예방 효과는 반감됐다”며 “이렇게 되면 이 대표의 포용과 통합 노력에 대한 신뢰감은 계속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이 대표가 언급한 ‘반헌정 세력’에 대한 경계심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정국과 무관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가 윤곽을 드러내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 되자, 비판의 화살이 서서히 이 대표의 리더십 쪽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 김 평론가는 “친명계와 비명계에게 윤 대통령이라는 공동의 적이 강하게 버티고 있을 때는 비명계가 내부 문제를 꺼내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탄핵 국면이 막바지로 갈수록 이들이 목소리를 내기 좋은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B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에는 친노가, 문 전 대통령 때에는 친문으로 인의 장막을 쌓았던 비명계가 이제 와서 이 대표에게 포용을 요구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면서 당의 문화가 비민주적으로 된 근본원인은 친노·친문에 있다고 지적했다. B씨는 “이제 와서 이 대표의 작은 잘못에 대해 논한다면 비명계의 좁쌀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인사 C씨는 “지금 부산·경남(PK)은 누구, 대구·경북(TK)은 누구, 강원도는 누구, 서울 지역은 누구 등 각각 86세대 정치인이 비명계 지역 주자로 거론되는데, 이렇게 해서 포용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당내 포용 여전히 미흡” 정쟁이 격화되면 온건파보다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강성 지지층의 요구는 드세진다. 하지만 조기 대선 국면에 가면 강성 지지만으로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은 힘들게 돼 있다. 이재명 대표는 민생회복지원금 포기, 주 52시간 노동 예외 인정 등 ‘흑묘백묘론’ 정책으로 중도층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하고 있는 이유로는 포용력, 진보적 정책, 사법리스크 등이 있는데, 지금 진보적 정책 카드만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중요한 사법리스크와 당내 포용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만큼 흑묘백묘론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대선 승패의 향배를 결정하는 것은 중도층의 표심이다. 홍형식 소장은 “지금 한국사회에서 진보보다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더 많다”면서 “단순하게 계산해도 대선 투표율이 75%라면 전체 유권자의 절반인 38%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지금 진보 성향은 2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13%포인트 이상의 중도층 지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본 이 대표의 지지율 정체 원인은 메시지나 콘텐츠의 문제(흑묘백묘론)가 아니라 메신저(이 대표)의 문제로 귀착된다. 홍 소장은 “중도층 확장에 있어 이 대표의 포용력, 사법리스크가 흑묘백묘론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일 평론가는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을 염두에 두고 쉽사리 비명계 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측면이 있고, 이 대표의 개인적인 스타일이 그렇게 포용적이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헌재 탄핵 심판이 내려지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재판으로 유권자들의 시선이 이동하게 된다. 홍 소장은 “중도층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법치’인데, 윤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받고 난 뒤에는 ‘사법리스크’의 칼날이 이 대표에게 향하게 된다”며 “이 대표는 우선 당내부터 포용해나가면서 중도층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비명계는 대표 주자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공동의 대의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이 대표 역시 비명계와의 연대를 위해 일방적인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경선이 되도록 포용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2025.02.10 06:00

    • 윤석열 체포 이후, 정치권 어디로 갈까

      정치

      윤석열 체포 이후, 정치권 어디로 갈까

      수사 계속될수록 여권엔 악재…이재명 2심 판결도 촉각 김기현 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월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됨에 따라 정국은 2단계 탄핵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2월 14일 국회 탄핵소추 가결로 1단계 국면을 맞았고, 이번에 2단계 국면을 맞은 것이다. 이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을 내리는 3단계까지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윤 대통령 체포 이후 정치권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하면서 전환기를 맞이했다. 이번 2단계 국면에서는 별다른 변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권영세 비대위’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계 중심의 견고한 당내 세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정치평론가)는 “2016년 박근혜 탄핵 학습효과인지 권영세 비대위가 당 분열 우려를 상당히 해소시켰다”고 평가했다.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때까지는 굳이 지금의 기조를 바꿀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국민의힘에서는 보수가 분열되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 동정론에다 ‘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심을 더해 대선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재 탄핵 결정이 분수령 하지만 친한계(친한동훈계)와 비윤계는 이 상황을 절망적으로 보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이라는 해가 기울었는데,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해도, 주위가 컴컴해지면 결국 불을 켜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바라기’였던 친윤계 세력이 윤 대통령의 체포 이후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헌재 결정 이후에야 국민의힘이 민심을 겨우 알고 국민에게 엎드려봤자, 때가 늦을 것”이라고 말했다. 겉으로 보는 여의도 정국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연거푸 승리를 거두는 양상처럼 보인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해제시키고, 국회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수사기관인 공수처가 결국 윤 대통령을 체포했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 역시 강경 기조를 유지하며 특검법 등으로 여권을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황은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물밑 민심이 심상찮은 것이다. 윤 대통령 체포 등 계속 악재만 터진 국민의힘 지지층은 결집하고, 호재만 있는 민주당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른바 중도층의 민심이 민주당으로 향하지 않은 탓이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국면에서 프레임이 ‘윤 대통령의 불법 대 민주 진영의 법치’ 구도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윤 대통령 대 이재명 대표라는 정쟁 구도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마치 입법부를 비롯해 사법부와 행정부 권력의 주도권을 가져간 듯 행세하면서 ‘힘 있는 민주당’ 대 ‘불쌍한 대통령’ 구도가 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체포 이후에도 동정론이 국민의힘을 감싸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손을 쉽게 놓지 않는 이유다. 과거 파탄이 난 정권은 대부분 교체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IMF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이뤄진 뒤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 이렇게 본다면 헌재 탄핵 결정 이후 정권교체 가능성이 크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정권 파탄 후 정권교체의 예만 보더라도 민주당은 모든 점에서 유리하다”면서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내놓은 카드마다 ‘다 잡은 물고기를 놓치는 격’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소장은 “국민의힘이 ‘백골단 기자회견’ 같은 실수를 두 개 정도 했다면 민주당은 ‘탄핵소추 사유 내란죄 제외 논란’, ‘카카오톡 내란 선동 혐의 검열 논란’ 등의 실수를 여덟 개나 한 셈이다”라고 말했다. 민주, 강공하면 민심 멀어질 수도 향후 정국은 여전히 민주당에 유리하다. 국민의힘에는 악재만, 민주당에는 호재만 남아 있다. 수사기관의 수사가 계속될수록 비상계엄의 불법적 시도가 드러나고, 비상계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오롯이 여권의 책임으로 돌아갈 것이다. 김상일 평론가는 “향후 국민의힘은 최고점에서 내려갈 일만 남았고, 사법절차가 매끄럽게 그리고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면 중도층의 마음은 국민의힘을 떠나 민주당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형식 소장은 “여야의 정치를 보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면서 “정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논리를 아직도 강변하는 일부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떨어뜨리듯, 민주당 역시 강공으로 여권을 몰아붙일수록 오히려 민심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홍 소장은 “민주당은 속도 조절이 필요한데 점점 더 초조해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체포 이후 2단계 국면에서 최고의 변수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모두 안고 있는 사법리스크다. 앞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결정이 헌법재판소에서 이뤄지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판결이 나온다. 물론 사안의 중대성은 크게 차이가 나지만, 어떤 결정이 내려지고 어떤 판결이 내려지냐에 따라 향후 정국이 새로운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된다. 어떤 것이 먼저 이뤄지는지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된다. 첫 번째 사안이 두 번째 사안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사법기관의 향후 일정에 대해 일반적으로 야권의 유리, 여권의 불리를 점치고 있다. 여기에다 이재명 대표로 굳어진 야당의 차기 대권후보 구도가 여권의 군소 후보 간 격돌과 대비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이 거론된다. 최근 김 장관의 부각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비윤계 관계자는 “대선 기간 60일은 너무 촉박한데, 홍 시장과 김 장관처럼 강경파가 후보가 된다면 여권의 조기 대선 승리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철현 교수는 “지금 정권교체 지지율이 55%이고, 이재명 대표 지지율이 35%인데, 여권은 이 20%포인트의 틈을 파고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2025.01.20 06:00

    •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0) 산업화·민주화 이후, 길은 어디에 있나

      경제 서중해의 경제 망원경

      [서중해의 경제망원경](40) 산업화·민주화 이후, 길은 어디에 있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은 해방 이후 혼란기, 1960년대 이래로 추진한 국가 주도 산업화 시기, 그리고 1987년을 기점으로 한 민주화 시기를 거쳐왔다. 장기간에 걸쳐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1960년대와 오늘날을 비교해 보자. 인구는 2500만명에서 51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경제 규모는 불변가격 기준 국내총생산(GDP)으로 69배 증가했다. 평균 기대수명은 52세에서 83세로 30년 이상 늘었다. 합계출산율은 6.0에서 0.7로 줄었다. 대학진학률을 보면 1960년대에는 고등학교 졸업생 중 5% 미만이 대학에 진학했다. 오늘날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70%를 넘어서는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대학진학이 보편화했다. 이제는 고학력 실업자와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해 경제적 관점에서는 과잉학력의 시대가 됐다. 비교 시점을 장기간으로 넓혀 볼수록 한국사회의 전혀 다른 두 모습이 확연하게 대비된다. 장기간에 걸친 이런 변화를 일관해 서술하면, 한국은 단순한 사회에서 복잡한 사회로 진화해왔다. 많은 부문에서 큰 변화가 있었지만, 별로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국토 크기는 간척으로 조금 늘기는 했지만 거의 그대로다. 물론 철도와 도로망 등으로 보면 국토의 모습도 엄청 복잡해졌다. 국토 면적처럼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국가 운영체계다. 1987년 민주체제 위기에 노출 헌법은 최상위에서 국가체제를 규정한다. 한인섭 교수의 <100년의 헌법>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함”이라는 임시 헌장 제1조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탄생했다고 한다. 헌법은 1948년부터 1987년까지 9차례 개정됐다. 현행 헌법은 1919년에 제정된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이어받아 1987년에 개정된 것이다. 현행 헌법은 “6월 민주항쟁으로 일컬어지는, 온 국민이 참여한 반독재 항쟁의 승리로 만들어낸 헌법”이라고 한인섭 교수는 설명한다. “1987년은 헌정사에서 매우 소중하다. 독재에서 민주화로 이행한 결정적 전환점을 마련한 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만들어낸 1987년 민주체제도 여전히 위기에 노출돼 있다. 국민이 선출한 공직자들이 위임받은 권한을 남용하는 이른바 권력 남용이 빈번하다. 게다가 현직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나라 전체를 혼란으로 빠트렸다. 위임받은 권한을 잘못 쓴 가장 위험한 사례다. 한인섭 교수는 “헌법에 권력이라는 단어는 헌법 제1조에만 등장하며 국민만이 권력자이고 대통령은 권력이 아닌 한계가 있는 힘, 즉 권한을 가질 뿐”이라고 설명한다. 최상위 법으로서 헌법은 국가체제를 정의하지만, 구체적인 사안들은 하위 법령뿐 아니라 실제 운용사례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국가 운영체계를 법률체계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망해볼 수도 있다. 앞서 한국사회의 변화를 단순한 사회에서 복잡한 사회로 이행했다고 서술했는데, 복잡한 사회에서는 어떤 관리체제가 필요한지를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파악해볼 수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간단한 실험을 해보자. 시계 자판처럼 12개 지점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각 지점은 바로 옆의 지점과만 연결돼 있다. 이 경우는 둥근 원형의 네트워크가 된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12번 지점에서 6번 지점까지의 거리는 가장 먼 6이고, 9번 지점까지의 거리는 3이다. 원형 네트워크의 열두 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거리를 계산하면 평균 3.3이 나온다. 이제 두 개의 연결선을 만든다. 12번 지점과 6번 지점을 연결하고, 3번 지점과 9번 지점을 연결한다. 이렇게 하고 난 후에 평균거리를 계산하면 2.3이 된다. 연결선 두 개가 각 지점 사이의 거리를 현저히 낮춰준다. 사회 조직에서 아주 흔한 다층적 위계 구조는 나무 모양의 네트워크로 나타난다. 나무형 네트워크를 만들어 다양한 형태의 수직적 위계 구조를 실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0인으로 구성된 조직을 위계는 3단계로 하고 단계별로 세 그룹씩 나누는 경우다. 이렇게 만든 나무형 네트워크로, 위와 같은 실험을 해보면 네트워크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가는데 소요되는 거리가 4.4에서 4.1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연결선이 생길 때마다 거리가 줄어드는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컴퓨터에서는 몇 줄의 명령어로 실험해볼 수 있는 간단한 작업이지만, 현실 세계에서 조직을 바꾸는 작업은 쉽지 않다. 더욱이 국가 차원에서 새로운 거버넌스로 이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헌법 개정처럼 어렵지만 단박에 해내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헌법 조문을 개정한다고 해서 시스템이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를 설계하고 이행하는 과제는 대부분 장기적 시각에서 방향을 설정하고 점진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장기적인 방향의 하나가 분권화다. 분권화, 사회·경제 효과적으로 조정 위에서 보여준 간단한 컴퓨터 실험에서 분권화는 지점 사이의 연결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어떻게 연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는 네트워크 모양에 따라 다르다. 원형 네트워크에서는 대각선에 있는 지점을 연결할 때 가장 효율적이다. 다층적 위계 구조의 네트워크에서는 횡적인 연결을 높이는 것이 종적인 연결보다 효율적이다. 우리 사회가 단순한 사회에서 복잡한 사회로 진화했지만, 국가 거버넌스는 거기에 맞춰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은 네트워크 구조로 볼 때 횡적인 연결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경제적으로는 헌법 제119조에서 규정하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와 “경제의 민주화”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권화는 더 복잡해진 사회와 경제시스템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정하고 관리하는 방안이다. 분권화의 첫걸음은 양방향 의사소통이다. 상하로, 그리고 좌우로 활발한 소통이 일어나야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시장경제의 기본원리이기도 하다. 디지털 시대는 연결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인터넷을 통해 양방향의 소통이 가능하게 됐다. 소비자들은 수동적이지 않고 불량상품에 대해선 불매운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생산자들 또한 제품을 알릴 채널이 더 많아졌다. 분권화와 연결에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

      서중해 경제학자 2025.01.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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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

      5일간의 소도시 ‘빵지순례’…어디가 맛있을까?

      ‘밥심’으로 살아온 한국인의 식탁 위에 어느새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음식, ‘빵’.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간편한 한 끼이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빵을 먹기 위한 여행’, 이른바 ‘빵지순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전통의 향수를 간직한 오래된 빵집부터 SNS에 입소문이 난 지방 소도시의 독특한 빵집까지. EBS <한국기행>이 전국 곳곳을 누비며 빵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5부작 다큐멘터리 <빵지순례>로 담았다. EBS <한국기행> 5부작 빵지순례. 엄선된 전국 빵집이 소개된다. 첫번째 빵집은 전북 완주군 화산면에 있는 한 무인 빵집을 찾는다. 주인은 보이지 않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는 빵집 덕분에 논과 밭뿐인 한적한 시골 마을에 요즘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0년 전, 도시 생활을 접고 귀촌한 최미경 씨는 문화공간 운영을 위해 빵을 팔기 시작했다. 빵에 대한 진심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제는 마을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사람을 반기는 따뜻한 인사 대신, 고소한 빵 냄새가 손님을 맞이하는 이 마을. 두 번째 주인공은 술빵이다. 전남 목포의 ‘도깨비시장’이라 불리는 구 청호시장. 이른 새벽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빵집이 있다. 기다림 끝에 손에 쥐는 것은 전통 발효 방식으로 만든 ‘술빵’이다. 20년째 술빵을 빚어온 임상배·최은혜 부부는 가격을 한 번도 올린 적 없다. 남편 상배 씨는 젊은 시절 사고로 삶의 기로에 섰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술빵 덕분이었다. 술빵을 빚으며 살아온 시간, 그리고 부부가 준비 중인 새로운 시작을 함께 따라가 본다. 전남 목포 도깨비사장의 술빵. 세 번째는 충남 금산의 한 산골 마을의 컨테이너 빵집이다. 구불구불한 길 끝에 자리한 빵집은 농부이자 제빵사인 황선학 씨가 매일 아침 직접 키운 밀을 갈아 빵을 만든다. 돼지감자, 인삼, 깻잎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빵은 건강함과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다. 그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고령의 어머니다. 어머니를 위해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빵, 그리고 아들과 어머니가 공유하는 따뜻한 기억이 화면에 담긴다. 황선학씨의 통밀빵 그 다음은 빵집에서 빠지면 섭섭한 쫄깃쫄깃 찹쌀떡이다. 경북 상주에서 52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동네 빵집. 성춘택 제빵사는 매일 새벽 3시에 가게 문을 연다. 그의 대표 메뉴는 ‘찹쌀떡’. 상주산 찹쌀을 세 번 곱게 갈아 만든 반죽에 화로에 구운 밤과 좁쌀을 더해 완성된다. 2년 전, 큰아들 민수 씨가 기술을 배우기 위해 가게에 들어왔다. 하지만 아버지의 까다로운 기준과 장인정신은 아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찹쌀떡 한 조각에 담긴 부자의 뚝심과 세월, 그 시간을 기록한다. 성춘택 제빵사의 찹쌀떡. ‘빵지순례’의 중심지로 불리는 대전. 600여 개가 넘는 빵집이 모여 있는 이 도시는 그야말로 ‘빵의 도시’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소금빵으로 주목받고 있는 30세 제빵사 전소현 씨의 가게가 인기다. 전공자가 아니었던 그는 빵에 대한 열정 하나로 4년 만에 SNS 인증샷 명소를 만들어냈다. 한 자리에서 32년간 단팥빵을 만들어온 정인구 제빵사의 빵집도 여전히 성황이다. 직접 팥을 씻고 삶는 고집스러운 정성과, 단팥빵에 담긴 그의 인생 철학이 돋보인다. <빵지순례>는 3월 31일부터 4월 4일까지, 매주 평일 밤 9시 35분, EBS1에서 방영된다.

      이유진 기자 2025.03.31 17:59

    • 이준혁 완벽 ‘수트핏’ 어디 꺼?

      패션

      이준혁 완벽 ‘수트핏’ 어디 꺼?

      이준혁이 의류 브랜드 ‘다니엘 크레뮤’의 모델로 선정됐다. 이준혁의 완벽한 수트 핏을 완벽한 실루엣으로 만날 수 있다. 이준혁이 의류 브랜드 ‘다니엘 크레뮤’의 모델로 선정됐다. 이준혁이 CJ 온스타일의 남성복 브랜드 ‘다니엘 크레뮤’의 모델로 선정됐다.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를 통해 부드럽고 스위트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이준혁이 ‘다니엘 크레뮤’의 광고 모델로 선정돼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준혁은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완벽한 수트 핏을 선보인 바 있다. 검사 서동재로 활약한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에 이어 ‘나의 완벽한 비서’까지 작품 속 연이어 선보인 수트 핏이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특히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선보인 다채로운 컬러 소화력까지 그의 의상에도 연일 관심이 집중됐다. 이같이 완벽한 수트핏과 실루엣으로 브랜드에 최적화된 배우 이준혁을 브랜드의 새 얼굴로 내세운 다니엘 크레뮤는 25SS 시즌 ‘My Perfect Silhouette(마이 퍼펙트 실루엣)’이라는 슬로건으로 이준혁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다가오는 3월 26일부터 CJ온스타일 앱을 통해 이준혁과의 케미 점수를 확인할 수 있는 ‘취향 케미 밸런스 게임’ 이벤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CJ 온스타일 관계자는 “배우 이준혁이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보여줬던 부드럽고 젠틀한 이미지가 브랜드 방향성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며, “남성복 브랜드 다니엘 크레뮤의 모델로 선정되면서 드라마 속 이준혁의 핏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동시에 브랜드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이준혁이 다니엘 크레뮤와 함께 만들어나갈 시너지 효과에 기대가 더해지며 다니엘 크레뮤의 새 얼굴이 된 이준혁의 새로운 광고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준혁은 ‘나의 완벽한 비서’ 종영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의 촬영에 한창이다. 오는 5월부터는 2025 LEE JUN HYUK ‘LET ME IN’ (2025 이준혁 ‘렛 미 인’)이라는 타이틀로 첫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방콕을 시작으로 도쿄, 타이베이, 마닐라, 서울까지 5개 도시 투어를 확정. 국내외 팬들을 직접 만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2025.03.19 09:44

    • 미소 짓는 쿼카 만나기…호주 ‘어디’ 가면 돼죠?

      레저/여행

      미소 짓는 쿼카 만나기…호주 ‘어디’ 가면 돼죠?

      로트네스트 아일랜드(Rottnest Island)는 약 10,000마리의 쿼카가 서식하는 토종 동물의 보금자리다. 호주관광청 제공 매년 3월 3일은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World Wildlife Day)로, 야생 동식물 보호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UN이 제정한 날이다. 이를 기념하여 호주관광청은 호주의 독특한 야생동물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6곳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쿼카 –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서호주 서호주의 주도인 퍼스(Perth) 남부 프리맨틀(Fremantle)에서 페리로 약 25분 거리에 위치한 로트네스트 아일랜드(Rottnest Island)는 약 10,000마리의 쿼카가 서식하는 토종 동물의 보금자리다. 지구상에서 이 섬에만 사는 쿼카는 특유의 귀여운 미소 덕분에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라고 불린다. 섬 곳곳에 서식하는 쿼카들은 호기심 많고 상냥한 성격과 포토제닉한 포즈를 자주 선보여, 귀여운 사진 모델로 소셜 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기 쿼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객들은 로트네스트 패스트 페리(Rottnest Fast Ferry)를 타고 섬으로 이동한 후, 사람이 붐비지 않는 한적한 곳에서 여유롭게 풀을 뜯는 쿼카들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다만, 쿼카와 사진을 찍을 때는 너무 가까이 다가가거나 손으로 먹이를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쿼카를 만지거나 음식물을 주는 행위는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또한, 쿼카는 한낮에 낮잠을 즐기는 경향이 있어 늦은 오후 시간에 만나기 가장 적합하다. 호주 하면 코알라, 코알라 하면 호주. 호주관광청 제공 코알라 – 레이몬드 아일랜드, 빅토리아 오직 호주에만 서식하는 코알라는 포근한 털과 온화한 눈빛으로, 호주의 풍부한 야생 환경과 평온함을 상징하는 대표 동물이다. 호주 동부와 남부의 여러 국립공원에서 코알라들이 나무 위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멜버른(Melbourne)에서 차로 단 4시간 거리에 위치한 레이몬드 아일랜드(Raymond Island)는 코알라들의 안식처로서 단연 독보적이다. 이 작은 섬은 전체 길이가 6.5km에 불과하지만 캥거루, 바늘두더지, 웜뱃을 비롯해 약 250여 마리의 야생 코알라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방문객들은 페인스빌(Paynesville)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이용해 섬으로 이동할 수 있다. 도착 후 약 20분 거리의 레이몬드 아일랜드 코알라 트레일(Koala Trail)을 따라 걸으면, 유칼립투스 숲 사이에서 코를 골며 졸고 있는 코알라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야생에서 태즈메이니아 데블을 관찰하려면 보호 구역을 방문하거나 태즈매니안 데블 전문 가이드와 함께 야생으로 나가야 한다. 호주관광청 제공 태즈메이니아 데블 – 태즈메이니아 태즈메이니아 데블(Tasmanian devil)은 태즈메이니아 섬 고유의 육식 유대류로, 강력한 턱과 독특한 울음소리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동물은 태즈메이니아 전역에 분포해 있지만, 특히 해안지대와 관목지에 많이 서식한다. 평소에는 단독 생활을 하다가 번식기(3~5월)가 되면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해 수컷끼리 싸움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울음소리는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정도다. 어둠이 내린 후에만 소리를 내기 때문에, 한밤중에 데블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면 오싹한 경험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야생에서 태즈메이니아 데블을 관찰하려면 보호 구역을 방문하거나 태즈매니안 데블 전문 가이드와 함께 야생으로 나가야 한다. 크래들 마운틴(Cradle Mountain) 보호구역 내 데블스@크래들(Devils@Cradle)의 야간 투어에 참여해 이 독특한 동물을 직접 만나보길 바란다. 물새와 바다악어 – 카카두 국립공원, 노던 테리토리 호주 북부의 다윈(Darwin)에서 남동쪽으로 170km 떨어진 카카두 국립공원(Kakadu National Park)은 280종의 조류, 77종의 포유류, 50종의 민물고기, 132종의 파충류와 5만 년 이상의 원주민 역사 및 문화를 자랑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보호구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카카두 습지대는 호주두루미, 까치기러기, 흰 뺨오리 등 수많은 물새들이 모여들어 조류 관찰자들에게는 낙원과도 같은 장소다. 또한, 카카두는 범람원, 습지대, 사바나 삼림 지대, 사암 절벽과 급경사면 등 다양한 환경으로 이뤄져 있어 샌디왈라비, 검은 왈라루, 북부주머니고양이, 딩고, 왕도마뱀과 같은 여러 동물들의 안식처 역할을 한다. 게다가 이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파충류인 바다악어가 다량 서식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로드 카카두 앤 아넘랜드 사파리(Lords Kakadu and Arnhemland Safaris)는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의 ‘톱 엔드(Top End)’ 지역에서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경험하도록 안내한다. 영화 ‘아바타(Avatar)’에 영감을 준 데인트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열대우림으로 회귀종도 서식하고 있다. 호주관광청 열대우림 희귀종 – 데인트리, 퀸즐랜드 데인트리(Daintree)는 퀸즐랜드 북부의 케언즈(Cairns)와 쿡타운(Cooktown) 사이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열대우림이다. 그 아름다움과 울창함은 영화 ‘아바타(Avatar)’에 영감을 줬을 정도로 인상적이며, 영국의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자 데이비드 애튼버러(David Attenborough) 경은 이곳을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곳’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생물 다양성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데인트리에는 약 663종의 동물, 230종의 나비, 그리고 2,800종 이상의 식물이 서식한다. 이들 중 다수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종이다. FNQ 네이처 투어(FNQ Nature Tours)는 데인트리 국립공원(Daintree National Park) 내에서 전문 가이드가 이끄는 소그룹 투어다. 이 투어는 악어는 물론, 날지 못하는 화식조, 나무캥거루, 아름다운 율리시스 나비, 보이드숲도마뱀 등 기이하고 다양한 종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에어 페닌슐라(Eyre Peninsula)’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는 천혜의 자연 놀이터다. 호주관광청 제공 바다 생물 – 에어 페닌슐라, 남호주 눈부신 해안선과 그림 같은 해안 황야, 그리고 때 묻지 않은 대자연의 경관을 자랑하는 ‘에어 페닌슐라(Eyre Peninsula)’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는 천혜의 자연 놀이터다. 오스트레일리안 코스탈 사파리(Australian Coastal Safaris)는 2005년부터 이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액티비티를 선보이고 있다. ▲바다사자,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기 ▲백상아리를 관찰할 수 있는 케이지 다이빙 ▲남방 긴 수염고래 관찰하기 등이 포함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아드레날린 넘치는 모험을 선사한다. 끝없이 펼쳐진 해안선과 수상 액티비티 외에도, 이 지역은 독특한 암석 지형과 풍부한 지질학적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서던 에어 페닌슐라(Southern Eyre Peninsula)에는 270종의 조류와 1,900종의 토종 식물이 서식한다. 서부회색캥거루, 코알라, 에뮤, 멸종 위기종인 털코웜뱃, 목도리앵무, 바위도라지앵무, 노랑배 때까치딱새, 꼬리치레 등 가지각색의 야생동물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호주 야생동물 여행지와 더불어 호주 여행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호주관광청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유진 기자 2025.02.28 12:15

    • 밸런타인데이 ‘1인 여행객’ 전년 대비 2배 이상, 그런데 어디 가지?

      레저/여행

      밸런타인데이 ‘1인 여행객’ 전년 대비 2배 이상, 그런데 어디 가지?

      미국, 테네시주 개틀린버그의 A자형 주택. 에어비앤비 제공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홀로 또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낭만적인 주말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에어비앤비 데이터에 따르면 1인 여행객 검색량은 전년 대비 100% 이상, 2인 여행객 검색량은 50%, 3인 이상의 그룹 여행객 검색량은 70% 증가했다. 또한 나 홀로 여행객, 커플, 그룹 여행객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특별한 밸런타인데이를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홀로 여행객은 햇살과 해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하고, 커플 여행객은 속세를 벗어난 아늑한 휴양지를, 그룹 여행객은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수영장이 있는 숙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각자에게 어떤 숙소가 가장 낭만적일까. 에어비앤비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게스트 후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엄선한 여행지 리스트를 추렸다. 영국, 코츠월드의 럭셔리 별장. 에어비앤비 제공 영국, 코츠월드 특별한 추억을 쌓고 싶은 커플이라면 코츠월드의 유서 깊은 마을 맘즈버리에 위치한 럭셔리 별장에 머물러 보자. 이 숙소는 전통적인 코츠월드 석조 건물로, 코츠월드의 전통적인 방식과 재료를 사용해 전면 리모델링을 마쳤다. 소중한 사람과 더욱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면 함께 초보자를 위한 도예 수업을 듣거나 애프터눈티 디저트 베이킹 클래스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이탈리아, 리오마조레 밝고 탁 트인 멋진 바다 전망이 특징인 아파트는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해먹과 야외 테이블이 놓인 전용 발코니가 있어 바다를 내려다보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사색을 즐길 수 있다. 나 홀로 여행객이라면 페스토 만들기 수업을 들으며 요리에 대한 열정을 깨우고, 보트 투어를 통해 여러 사람과 포카치아를 먹으며 석양을 감상할 수도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의 숙소. 에어비앤비 제공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 아름다운 세도나 레드록스에 위치한 넓고 고급스러운 숙소는 멋진 전망을 바라보며 수영장과 온수 욕조까지 즐길 수 있어 우정 여행으로 제격이다. 세도나에 머무는 동안 가이드와 함께하는 명상과 사운드 테라피를 체험하고, 탁 트인 야외에서 수채화를 그리며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스코틀랜드 하일랜드에 있는 매력적이고 독특한 오두막은 어떨까. 속세를 벗어난 이 오두막은 유기농 농지로 둘러싸여 있고, 정원 바로 앞에 텃밭이 있으며 난로에 장작을 피우면 추위도 무섭지 않다. 스카이섬 훈연실 투어 및 훈제음식 맛보기 체험과 스카이섬의 작은 농장 투어에 참여하며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멕시코, 푸에르토 바야르타 마음 챙김이 필요한 나 홀로 여행객을 위해 해변에서 단 몇 발짝 떨어진 럭셔리 숙소가 기다리고 있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공간에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전용 수영장도 준비되어 있다. 푸에르토 바야르타에 머무는 동안 식도락 투어를 통해 현지 요리를 맛보거나 보트를 타고 로스아르코스 제도를 둘러볼 수도 있다. 미국, 테네시주 개틀린버그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이 A자형 주택은 1960년대 초반에 지어진 후 리모델링을 거쳐 아늑한 분위기로 재탄생한 곳이다. 대형 욕조에 몸을 담그고, 화로 옆에 앉아 스모키 산맥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로맨틱한 여행을 즐겨보자. 증류주와 와인 시음 투어에 참여하거나 가이드와 함께하는 프라이빗 승마 체험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멕시코, 엔세나다 해변 바로 앞 별장. 에어비앤비 제공 멕시코, 엔세나다 나 홀로 여행의 묘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해변 바로 앞 별장에 머물며 아름다운 해안을 즐겨보자. 탁 트인 바다 전경과 항구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이 공간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정글과 바다 분위기가 돋보인다. 해안에서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는 것 외에도 와인과 음식을 즐기는 바예 데 과달루페 투어나 판화 워크숍에 참여해 나를 위한 시간에 몰입해 볼 수 있다. 브라질, 일랴벨라 바다 옆에 있는 넓고 쾌적한 숙소에서 아름다운 바다 전망을 감상해 보자. 널찍한 거실과 식사 공간이 있어 여럿이 함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으며, 수영장과 바비큐장이 있는 대형 야외 발코니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다양한 야외 활동을 만끽하고 싶다면, 하와이 카누를 타고 노 젓는 방법을 배우거나 석양을 즐기는 요트 투어를 즐겨보자. 호주, 숄헤이번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편안함, 우아함, 세심함이 모두 어우러진 세련되고 현대적인 숙소에서 잊지 못할 사우스코스트 여행을 즐겨보자. 이 숙소는 지역 명소인 세븐마일 비치 바로 옆에 있으며, 저비스베이 해양공원에서 카약을 타고 밤에는 해변에서 별을 관찰하며 혼자만의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한 발짝만 벗어나면 오스틴의 모든 맛집과 즐길 거리가 즐비한 세련된 프라이빗 숙소에서 친구들과 느긋한 여행을 만끽해보자. 리모델링한 뒷마당에는 대형 욕조와 수영장이 있어 오스틴의 자연환경을 만끽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오스틴의 매력을 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면 카약 투어를 신청하거나 양조장과 바비큐 투어를 즐겨보자. 강원도, 영월군 복층 구조의 숙소. 에어비앤비 제공 한편 한국에서도 밸런타인데이 주말여행 검색량이 상당히 증가했으며, 그중 나 홀로 여행객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1인 여행객 검색량은 전년 대비 64% 이상 증가, 2인 여행객 검색량은 32% 증가했다. 특별한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고 싶은 커플에게 더없이 완벽한 한국 숙소도 소개한다. 강원도, 영월군 강원도 영월에서도 아름다운 기암절벽으로 유명한 김삿갓계곡의 외씨버선길 인근에 있는 복층 구조의 숙소는 2층에 마련된 아늑한 침실이 특징이다. 침대에 누우면 계곡 물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반짝이는 별을 감상하며 지친 마음에 휴식을 얻을 수도 있다. 숙소에 마련된 스피커와 빔프로젝터로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어 숙박에 감성을 더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가 가까운 제주 동쪽 마을에 자리한 포근한 분위기의 숙소는 오직 2인만 이용이 가능한 커플을 위한 공간이다. 대리석 하트 욕조와 커플 세면대가 있는 노천탕 스타일의 욕실은 숙소의 낭만을 한층 더한다. 게스트는 돌담과 대나무 뷰를 보며 반신욕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봄 벚꽃과 여름 수국, 겨울 동백 등 계절을 조망하기 좋은 프라이빗 정원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도의 조용하고 아늑한 시골 마을, 대정읍에 있는 로맨틱한 빈티지 인테리어의 독채 숙소는, 하루 한 팀만 이용이 가능한 공간으로 아침과 저녁의 느낌이 각각 달라 한 숙소에서 두 가지 분위기를 누릴 수 있으며 게스트의 만족도가 높은 프라이빗 온수 풀은 힐링에 낭만을 더한다.

      김지윤 기자 2025.02.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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