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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 슈퍼스타와 맞붙은 흑인 여성 농구선수, 인종차별 발언에 미국농구계 ‘들썩’

      스포츠종합

      백인 슈퍼스타와 맞붙은 흑인 여성 농구선수, 인종차별 발언에 미국농구계 ‘들썩’

      시카고 스카이 소속 포워드 에인절 리스. AP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가 시카고 스카이 소속 포워드 에인절 리스를 향한 팬들의 혐오성 발언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WNBA는 20일 성명을 내고 “리그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혐오, 차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는 해당 사건에 대한 제보를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18일 열린 시카고 스카이-인디애나 피버전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버 구단도 성명을 통해 “팬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제보를 인지하고 있다”며 “WNBA와 긴밀히 협조해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틀린 클라크와 에인절 리스 충동 장면. AFP 논란은 3쿼터 4분 38초전 벌어졌다. 리스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고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인디애나 슈퍼스타 가드 케이틀린 클라크가 리스의 오른팔을 강하게 가격하며 파울을 범했고, 리스는 바닥에 쓰러졌다. CNN은 “두 선수 모두 경기 후 해당 충돌에 대해선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일부 팬들이 리스를 향해 ‘과격하다’, ‘태도가 문제다’라며 혐오성 공격을 시작했고 흑인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성차별적 시선이 뒤섞인 표현들도 나왔다”고 전했다. 사건 이후, 시카고 스카이 구단과 WNBA 선수노조(WNBPA)도 잇달아 성명을 발표하며 리스를 지지했다. 스카이 구단 CEO 아담 폭스는 “팬의 위협적 행동에 대한 WNBA의 조사를 환영한다”며 “우리 선수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노조는 “이번 혐오 발언은 우리 종목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리그의 ‘증오에 관용 없음(No Space for Hate)’ 정책 아래 철저한 조사와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WNBA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혐오 표현 근절과 존중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증오에 관용 없음’ 캠페인을 시작했다. 리그는 인공지능 기반 온라인 감시 시스템 도입, 경기장 및 선수단 보안 강화, 정신건강 지원 확대 등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2025.05.21 05:56

    • ‘스모킹 건’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 또래 여성 살인사건···호기심에 111회 찌르고 토막 살인한 20대 여성

      연예

      ‘스모킹 건’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 또래 여성 살인사건···호기심에 111회 찌르고 토막 살인한 20대 여성

      KBS 오는 20일 오후 9시 45분 KBS2 ‘스모킹 건’ 95회는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또래 여성 살인사건’이 방송된다. 2023년 5월 27일, 112로 한 택시 기사의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야심한 새벽, 한 손님을 태웠는데 아무리 봐도 그 행동이 수상하다는 것. 묵직한 대형 가방을 가지고 낙동강 변 수풀 사이로 사라지는가 싶더니, 20분 뒤 한결 가벼워진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는 한 여자. 대체 그녀는 그 새벽 낙동강 변에서 뭘 하려고 했던 걸까? KBS “살인을 해보고 싶었어요” 즉시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수상한 가방을 열었고 혈흔이 발견되자 여자를 긴급 체포했다. 그리자 경악할 범죄가 드러났다. 수상한 여성의 정체는 23세, 정유정. 자신을 중3으로 속이고 과외 앱을 통해 일면식도 없던 또래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온몸을 111회 찌른 후 토막 내기까지 했던 것이다. 범행 1년 전부터 ‘사람 조지는 법, 시신 없는 살인’ 등을 검색하며 범행을 계획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이지혜는 “악마도 이보다는 잔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떻게 사람을 살해해 놓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덮어씌울 수 있냐”며 분노했다. 안현모는 “평소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해 온 것 같다”며 “그런데도 우발적이라고 일관하는 모습에 기가 찬다”며 탄식했다. ‘스모킹 건’ KBS 이날 방송에서는 실제 정유정을 직접 만나 심리 분석했던 방철 前 대검 심리분석실장과 이한결 부산지검 심리분석관이 출연해, 긴장감 넘쳤던 조사 당시 상황과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주고, 차승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정유정의 극악한 범죄 기저에 어떤 심리적 요인이 있었는지 다각도로 분석해 본다. 극악하고 엽기적 범죄로 이어진 한 여성의 비뚤어진 분노 ‘또래 여성 살인사건’은 5월 20일 화요일 밤 9시 45분, KBS2 ‘스모킹 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모킹 건’ KBS

      손봉석 기자 2025.05.19 23:46

    • MZ여성 ‘이렇게’ 살빼기 원한다...1등한 ‘이 방법’ 뭐길래?

      생활

      MZ여성 ‘이렇게’ 살빼기 원한다...1등한 ‘이 방법’ 뭐길래?

      젊은 여성 사이 몸의 무리를 덜 주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추구하는 경향이 늘어났다. 대체로 짧은 기간 빠르게 효과를 보거나 섭취 칼로리를 극히 제한하는 다이어트 선호는 줄고, 당 섭취를 줄이고 저혈당지수 탄수화물을 챙기는, 혈당관리 다이어트 선호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혈당 관리+다이어트 모두 원해...단기 다이어트는 하락세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는 지난 3월 방문 고객 578명(대부분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상반기 설문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설문에는 20대(172명)와 30대(296명)가 81%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40대 78명 △50대 27명으로 순으로 많았다. 설문 결과, ‘요즘 가장 관심있는 다이어트 방법’을 묻는 질문에, ‘당질제한(저당·건강한 탄수화물)’이 27.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로칼로리 음식 혹은 저칼로리 음식’이 22.4% △단기간 할 수 있는 다이어트 16.4% △최신 다이어트 치료약(위고비 등) 15.3%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9.5% 순으로 높았다. 특히 ‘당질제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같은 설문 조사(고객 469명 참여)와 비교해 6.0%p(포인트) 높아졌고, ‘제로칼로리 음식 혹은 저칼로리 음식’ 역시 2.7%p 늘었다. 반대로 같은 기간 ‘단기간 다이어트’는 3.8%p 하락했으며, 최신 다이어트 치료제와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도 각 1.9, 0.8%p 떨어졌다. 당질제한 다이어트는 설탕이 많이 함유된 △과자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디저트를 먹지 않고, 쌀·밀 대신, 당 함량이 낮은 현미, 파로(곡물)로 대체해 섭취하는 방법이다. 혈당스파이크를 부르는 빵, 면, 떡 등 정제 탄수화물 역시 지양한다. 전반적으로 당분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혈당을 크게 높이지 않는 건강한 탄수화물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선호도가 두 번째로 높았던 제로칼로리 음식을 먹는 것 역시 혈당 건강과 관련 있다. 실제로 가당 음료를 대신해 제로칼로리 음료를 마시면 혈당 악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제로 식품이 일반 식품 대비 혈당 상승 폭이 적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설문 결과를 두고 전문가는 젊은 여성 층에서 건강한 다이어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365mc 노원점 채규희 대표원장은 “전체 칼로리를 제한하는 방식은 충분한 영양 섭취를 못할 가능성이 크고, 단기 다이어트도 눈에 띄는 효과를 빠르게 보기 위해 ‘무작정 굶기’가 포함될 수 있어 건강에는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사람들 사이 당질을 제한해 혈당을 관리하고, 정제 탄수화물 대신 저혈당 탄수화물을 먹는 등 비교적 건강한 방식을 더 선호하게 됐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건강한 즐거움)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고 천천히 늙는 ‘저속노화’가 건강트렌드로서 큰 유행세를 탄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질제한 다이어트 더 건강하게 하는 방법은? 당질제한 다이어트는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와 달리 식단 전체 칼로리보단 ‘당 함량’에 집중한다. 이에 다이어트가 길어지면서 폭식 위험도 증가하는 칼로리제한 다이어트에 비해 요요현상이나 폭식증 위험이 적다. 칼로리 제한을 두지 않고 당질이 적은 음식 위주로 영양소를 충분히 채우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당질제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밥과 면류, 빵, 감자 같은 고당 전분 음식과 설탕이 많이 첨가된 디저트류는 최대한 피하고 △고구마·통곡물 △백색 육류 △콩류 △채소 △해초 등을 식단에 충분히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아울러 식후 과일을 먹는 습관은 혈당을 급격히 높일 수 있어 피하는 편이 낫다. 소스나 케첩 등 단맛이 나는 조미료, 절임이나 각종 조림 요리 등도 설탕을 많이 사용해 주의가 요구된다. 글로벌365mc대전병원 전은복 식이영양센터장은 “당질제한 다이어트는 체지방감소, 공복혈당감소, 혈중콜레스테롤 수치저하, 고혈압 개선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있다”며 “다만 매 끼니 당질제한식을 하면 근손실,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어 하루 한끼만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가 ‘픽’한 당질제한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다음은 전 센터장이 제안한 끼니간 참고하면 좋은 당질제한식이다. ■ 아침 △무가당 두유와 계란 1~2알, 호두·아몬드 등 견과류 조금 △무가당 그릭요거트, 견과류, 계란 1~2알 ■ 점심 일반식을 먹되, 단백질과 채소가 적절히 포함된 한식메뉴를 권장한다. ■ 저녁 ‘저탄수화물 고단백식’이 좋겠다. △닭·오리고기 150~200g에 야채찜 △새우·오징어·장어·연어 150~200g에 채소 △순두부계란탕 혹은 찜(두부는 반모)과 채소 △돼지 혹은 소 살코기 200g과 채소

      강석봉 기자 2025.05.17 12:24

    • 손흥민, 20대 여성 고소 “임신 속여 수억 요구”

      축구

      손흥민, 20대 여성 고소 “임신 속여 수억 요구”

      연합뉴스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이 여성으로부터 임신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받았다며 고소해 경찰이 사실 파악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7일 손흥민 고소장을 접수하고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을 공갈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14일 전했다. 손흥민은 이들이 지난해 6월 손흥민에게 임신했다고 속여 수억원 금품을 뜯어내려 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관계자들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봉석 기자 2025.05.14 18:53

  • 주간경향

    • [신간]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여성 이야기

      문화/과학 신간

      [신간]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여성 이야기

      그림자 왕 마자 멩기스테 지음·민은영 옮김·문학동네·1만9000원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을 배경으로 현실의 개연성과 픽션의 재미를 모두 담은 소설이다. 주인공인 소녀 히루트는 에티오피아 총사령관 집에서 하인으로 일하다 전쟁이 터지자 군대를 따라 전쟁터에 나간다. 마을 여자들과 함께 히루트는 훈련에 매진해 전사로 성장한다. 실제 에티오피아 황제가 영국으로 망명하면서 전쟁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히루트는 황제를 닮은 병사를 ‘그림자 왕’으로 내세우는 작전을 실행한다. 이 소설은 히루트뿐 아니라 총사령관의 아내와 첩자로 활동하는 매춘부, 요리사 등 다양한 여성의 목소리를 더하고 있다.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여성의 이야기를 조명한 점이 인상적이다. 또 전쟁이 에티오피아의 계급제를 뒤흔들며 계급 갈등을 기묘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점도 흥미롭다. 내용뿐 아니라 구성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1974년 현재와 1935년 과거가 교차하는 액자식 구성 등이 그렇다. 부커상, LA타임스 도서상 최종 후보작에 오르고, 영화 <원더우먼> 제작사에서 영화화가 확정됐다. 식탐 해방 저드슨 브루어 지음·김보은 옮김·푸른숲·1만9800원 저자 저드슨 브루어는 중독 심리학 분야의 권위자다. 그는 식탐 역시 정서적 허기에서 비롯된 중독적 습관이라고 말한다. 식탐을 끊으려면 우리 뇌가 움직이는 작동법과 식습관 패턴을 이해하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를테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케이크를 먹는다’는 식탐 습관은 뇌가 학습한 산물이다. 책은 이론 파트와 실전 파트로 나뉘어 있다. 실전 파트에선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건강한 식습관을 구축할 솔루션을 제시한다. 식탐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첫발은 계기-행동-결과를 찬찬히 따져 식습관 회로를 분석하는 것이다. 그 남자들은 무엇에 충성하였는가 김재홍 지음·사이드웨이·1만8000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은 탄핵으로 일단락됐지만, 그 근원적 배경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저자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입법기구를 구상했던 것은 전두환의 하나회 내란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말한다. 추악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하나회 심층 분석서를 일독하길 권한다. 혼자 사는 연습을 합니다 류슈즈 지음·박소정 옮김·미래의창·1만8000원 대만 치매 치료의 권위자인 저자가 전문적인 의학 지식과 더불어 인생 후반을 위한 따뜻하고 유쾌한 조언을 건넨다. 노년을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노년에 걸릴 수 있는 질병이나 건강 관리에 관한 의학 지식도 상세히 담았다. 나는 자유 리처드 바크 지음·공보경 옮김·문학수첩·1만7000원 작가가 직접 ‘퍼프’라고 이름 지은 수상 경비행기를 타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주까지 5000㎞가 넘는 여정을 담아낸 여행기다. 바다와 대륙을 가로지르는 동안 작가가 던지는 유머와 지혜와 통찰은 삶이라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우리에게 용기와 위로를 건넨다.

      윤지원 2025.05.21 06:00

    • 1969년 아폴로 11호에 그녀는 없다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4]

      문화/과학

      1969년 아폴로 11호에 그녀는 없다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4]

      1995년 출간된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은 가부장제하에서 성장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주체의 곤경을 다루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은희경 장편소설 <새의 선물> 1990년대 등장한 은희경, 전경린, 신경숙 등 여성 작가들의 글쓰기는 사적 개인의 발견, 일상과 여성성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다.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시작된 1980년대는 광장에서의 시민권을 위한 투쟁의 과정이었고, 여성 작가들의 글쓰기 역시 운동으로서의 글쓰기가 중심이 됐다. 1987년 체제 이후 우리 사회는 급속한 민주화를 경험했고, 일상과 개인적 자아를 발견하는 새로운 시기에 돌입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작가가 은희경이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이중주’가 당선해 등단한 이후 은희경이 발표한 첫 번째 장편이 <새의 선물>(문학동네, 1995)이다. “열두 살 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는 주인공 강진희의 도발적인 진술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여성성장소설로 잘 알려져 있다. 오정희의 주인공 소녀(‘중국인 거리’, 1979)가 비체(주변화된 집단)가 돼야 하는 여성의 운명을 직감하고 성장을 거부하는 반성장을 보여주었다면, 페미니즘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여성성장서사는 다양하게 전개된다. 은희경의 주인공 진희는 스스로 조숙함을 선언하고 조기 성장을 해버리고, 전경린의 인물들은 미나리 같은 남성적 기대를 담은 소녀의 이름에서 탈주한다. 신경숙은 자신의 여공 생활을 기억하며 지금은 부재하는 희재 언니 이야기를 통해 글쓰기 주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조금씩 다른 경험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가부장제하에서 성장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주체의 곤경을 다룬다는 점이다. 1980년대 민족민중문학에서 비가시화된 여성적 경험과 목소리가 서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냉소적 주체로 여성의 성장 불가능성 그중에서도 은희경의 <새의 선물>은 세상이 자신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음을 깨닫고 열두 살에 조기 성장을 선언하는 냉소적 주체로 여성의 성장 불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이렇게 읽어내면 이 작품이 아주 차갑고 어두운 작품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이 작품의 미덕은 외할머니의 집에서 주인공이 훔쳐보는 세상의 디테일함에 있다. 어린아이라는 비껴선 위치 덕에 진희는 어른의 세계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린다. 그 때문에 이 소설은 1960년대의 풍속을 재현하는 세태소설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자신은 스스로를 이지적인 어른아이라고 자부하지만 아이의 시선이 주는 미숙함이 웃음을 짓게 하고, 지나간 시대의 풍경이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작품은 읽는 내내 따뜻함과 행복의 냄새를 풍긴다. 물론 그 잠시의 따뜻함도 1970년대와 함께 사라지지만 말이다. 주인공 강진희는 지방 소읍에서 할머니와 삼촌, 이모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는 우울증으로 자살하고 아버지는 떠나버렸다. 외갓집에서 성장한 진희는 열두 살, 5학년이 됐다. 태생적인 결핍과 불길함이 그의 운명에 주어졌지만 할머니의 세계는 안전하고 풍요롭다. 할머니의 집은 살림집 두 채와 가겟집 한 채까지 다 합쳐서 세 채의 집으로 돼 있다. 우물을 중심으로 살림집은 장군이네가 세 들어 살고 있고, 한 방에는 최 선생님과 이 선생님이 하숙을 한다. 가겟집은 네 칸 모두 세를 주었는데 뉴스타일양장점과 광진테라양복점, 우리미장원과 문화사진관이 들어 있다. 이 집 구성원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나는 그로 인해 어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존재다. 광진테라 아저씨가 바람피우는 현장을 목격했고, 차부에서 우두커니 버스를 떠나보내는 광진테라 아줌마의 슬픔도 알게 된다. 이모를 바라보는 최 선생님의 응큼한 시선도, 삼촌을 유혹하려는 양장점 미스 리의 은밀한 교태도 모두 진희의 시선에 포착된다. 언제나 실험대상으로 만만히 여기는 장군이를 변소에 빠뜨려 똥장군이라는 별명을 듣게 하는 악동 같은 면모도 있다. 그런 나의 최대 관찰대상은 이모다. 나는 이모와 군인 이형렬의 펜팔 연애의 배달부이며 데이트의 증인이다. 나의 첫사랑 허석을 둘러싸고 이모를 마음속으로 질투하기도 한다. 어른들의 연애를 훔쳐보며 나는 이모와 양장점 미스 리가 벌이는 신분 상승 전략을 꿰뚫어보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 삼촌의 다락방에서 무협지와 통속소설을 읽고 성을 배웠으며, 미용실의 ‘선데이서울’로 섹슈얼리티에 대한 지식을 완성한다. 짝사랑, 첫 키스, 장군이 엄마와 최 선생님의 정사 장면 목격, 이모의 낙태 수술과 마을 유지공장의 화재, 그리고 이모 친구인 경자 이모의 죽음을 경험한다. 그야말로 나의 열두 살은 파란만장하다. 그리고 나는 초경을 시작한다. 어른의 세계로 들어선 것이다. 문학동네 제공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에서 내가 냉정을 유지하는 방법은 나를 두 개의 나로 분리하는 것이다. “내가 내 삶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나 자신을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로 분리시키는 데서 시작된다.”(12쪽) 바라보는 나는 나를 관찰의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어떤 감정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감시한다. 그렇게 나의 성장은 완성된다. 우주선의 세계에 여성은 없다는 냉정한 자각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돌아온 아버지와 함께 새엄마와 태어날 이복동생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1970년대의 시작과 함께 나에게도 가정환경조사서에 기재할 수 있는 번듯한 가족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맙소사, 아버지라니, 70년대엔 내게 아버지가 있다니, 이건 대단한 농담이다.”(380쪽)라고 말한다. 60년대엔 나에게 아버지가 없었으니 이건 70년대식 농담이라고 ‘바라보는 나’는 생각한다. 할머니의 자궁가족에서 부계가족으로의 이전은 나에게는 농담일 뿐이다. 왜 농담인가. 정상가족으로의 이전은 버젓한 보통의 아이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상의 비밀을 알아버린 나는 정상성의 세계가 결코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부계적 정상성은 나에게 농담일 뿐이다. 여기서 스토리타임인 1969년 1년의 시간과 액자 구성으로 이야기를 감싸고 있는 현재의 디스코스타임이 1995년이라는 사실을 따져봐야 한다. 나는 현재 38세 지방 전문대 교수가 됐다. 잠자리를 함께하는 남자가 있고, 나의 동창생인 그는 이복동생의 첫사랑이자 멘토였다. 열두 살 때의 예견대로 정상성은 그의 삶에서 농담일 뿐이다. 1969년의 아폴로 11호와 수챗구멍과 변소 구덩이를 오가는 회색의 쥐는 현재 내가 바라보고 있는 1995년의 무궁화호와 레스토랑 너머 보이는 회색의 쥐와 동일한 세계를 구성하고 있다.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나는 우호적이지 않은 세상과 여전히 냉정함을 가장한 채 삶을 유지하고 있다. 우주선으로 상징되는 부계적 허세의 세계가 계속되는 동안 나는 회색의 쥐꼬리 같은 회색의 일과들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 나는 무궁화호를 보고 있다. 90년대가 되었어도 세상은 내가 열두 살이었던 60년대와 똑같이 흘러간다. 열두 살 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무궁화호를 보고 있다. 나는 아폴로 11호를 보고 있다. 나는 쥐를 보고 있다. 수챗구멍과 변소 구덩이를 오가는 쥐의 태연하고 번들번들하고 작은 눈, 긴 꼬리의 유영, 그리고 그 심각하지도 비루하지도 않은 회색의 일과들을.(387쪽)” 이 작품의 마지막 단락은 자신이 회색의 쥐꼬리라는 자각을 보여준다. 우주선의 세계에 여성은 없다는 냉정한 자각이다. 지지부진하고 반복적인 삶이 일상이며, 따라서 진기하고 특별한 ‘사건’들은 일상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어떠한 ‘사건’들도 일상의 바탕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일상은 반복적이며 잘 변하지도 않고, 사소하지만 이처럼 심오한 문제도 없다. 마페졸리의 분석처럼 일상은 사람들의 적나라한 삶이 진행되는 생존과 존속의 메커니즘이기 때문이다. 구질구질하고 지지부진한 일상의 견고함은 이념적 치열함과는 거리가 멀다. 먹고살기와 성과 사랑, 가족과 결혼의 현실은 여성의 삶을 구성하고 있고, 그러한 여성의 운명이 변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한 어린 소녀는 스스로 조기 성숙을 선언하게 되는 것이다. 낭만적 사랑의 신화를 벗겨내고 여성성이라 믿었던 순정함을 뒤집어놓음으로써 은희경은 가부장적 여성성의 운명을 거부한다. <새의 선물>의 진희는 가부장제가 덧씌운 여성의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냉소와 위악을 장착한 순정한 인물이다. “이곳은 얼마나 추악한가…… 그림자가 드리워진 빈은 온통 잿빛이고, 일상은 기계적으로 반복될 뿐이다.” 에곤 실레의 ‘안톤 페슈카에게 보내는 편지’(1910)로 이 글을 마무리하며, 그의 ‘초록색 스타킹을 신고 누워 있는 여인’을 떠올린다. 1900년대 초 빈의 모더니스트 실레가 사창가의 흘러넘치는 성과 상류계층의 위선과 개인들의 욕망을 도시의 일상으로 그려냈다면, 은희경은 ‘익명의 성기’와 섹스를 하거나, 늘 향상심에 시달리지만 마이너리그일 수밖에 없는 우리 시대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이선옥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부교수 2025.05.16 14:22

    • “생물학적 여성만 여성”…스포츠계 파장 본격화

      스포츠

      “생물학적 여성여성”…스포츠계 파장 본격화

      영국 대법 판결 이후…잉글랜드축구협회, 트랜스젠더 선수 규정 바꿔 다른 종목으로 확산…트랜스젠더 여성 인권단체 “사실상 추방”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가 여성 및 여자부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대법원이 지난 4월 16일(현지시간) ‘여성의 법적 정의는 생물학적 성(sex)에 근거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스포츠계 트랜스젠더 선수 규정에도 큰 전환점이 형성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최근 “생물학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만이 여성부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고 규정을 변경했다. 시행은 6월 1일부터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지난 4월 11일 일정한 테스토스테론 수치 기준을 충족한 트랜스젠더 여성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새 정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불과 3주 만에 대법원판결을 반영해 이를 전면 폐기했다. 협회는 “이번 판결은 스포츠 현장에서 법적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며 “법과 과학, 제도적 환경 변화가 있는 만큼 기존 정책을 재검토하고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여성으로 등록한 트랜스젠더 선수 28명은 출전이 금지됐다. 협회는 이들에게 ‘비밀 보장 정신 상담’ 및 향후 ‘혼성 경기 신설’ 등 대안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BBC는 “협회가 3주 만에 정책을 뒤집은 것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사항”이라며 “이전 정책이 권리 충돌을 애매하게 다룬 미완의 타협이었다는 인식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여성이 마침내 자신의 스포츠를 되찾았다” 전 올림픽 수영 은메달리스트이자 트랜스젠더 여성 출전에 반대해온 샤론 데이비스는 “여성이 마침내 자신의 스포츠를 되찾았다”며 “모든 종목이 뒤따라야 한다”고 환영했다. 그는 BBC와 인터뷰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50% 더 강하게 킥을 날릴 수 있고, 키·손·발이 더 크며 골키퍼 포지션에서 역동성이 높다. 이는 안전과 경기력 모두에 영향을 준다”며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노팅엄 로스쿨 스포츠법 전문가 시마 파텔은 “이미 많은 종목이 트랜스젠더 여성 출전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규정 자체를 당장 바꾸게 하진 않겠지만, 정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궁극적 영향력은 정부와 기관이 얼마나 자원과 연구를 투입해 스포츠 맥락을 이해하려 하느냐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세계 정상급 여성 엘리트 선수들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꾼 선수와 경쟁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가 지난해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와 스완지대 연구진은 2024년 4월 스포츠 학술지 ‘저널 오브 스포츠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영국,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세계 각국 엘리트 여성 선수 17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하키, 카누, 럭비, 육상, 수영 등 다양한 종목 선수로 꾸려진 응답군 중 58%가 스포츠는 성 정체성이나 사회적 성별이 아닌 ‘생물학적 성’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답했다. 연구진이 ‘월드클래스’라고 분류한 종목별 주요 세계 대회, 올림픽, 패럴림픽 출전자 중에서는 이 비율이 77%까지 올라갔다. 자신을 여성이라 생각하거나 사회적으로 여성으로 인식되더라도 신체적으로 여성이 아니라면 함께 경쟁하는 게 불공정하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설문에는 각종 세계 대회 챔피언 26명, 올림픽 출전자 22명, 패럴림픽 출전자 6명이 참여했다. 럭비 등 신체적 충돌이 잦은 종목 선수들은 47%가 성전환 선수와 경쟁하는 게 부당하다고 봤다. 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38%, 중간을 택한 비율은 15%였다. 육상처럼 신체 능력 자체가 매우 중요한 종목에서도 부당하다는 의견(49%)이 그렇지 않다는 쪽(38%)보다 많았다. 연구진은 “스포츠 영역에서는 ‘공정’이 양보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로 부각된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양궁 등 운동능력보다 집중력이 중요한 종목 선수들은 부당하다고 답한 비율이 32%까지 떨어졌다. 오히려 부당하지 않다는 반응(51%)이 더 많았다. 응답자 대부분(94%)은 정체성대로 생물학적인 성을 바꿀 권리는 지지했다. 종목별 주관 단체들이 성전환 선수를 위해 더 포괄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81%나 됐다. 지난 4월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부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이날 집회는 대법원의 ‘여성의 정의’ 판결 이후 트랜스젠더 권리 단체, 노동조합, 지역 시민단체 등이 공동 주최했다. AP 반면, 영국 대법원 결정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트랜스젠더 여성 인권단체 ‘Football v Transphobia’ 캠페인 리더 나탈리 워싱턴은 “사실상 트랜스젠더 여성 전체에 대한 추방”이라며 “트랜스젠더 인구는 매우 적고, 별도 리그를 만들 수도 없는 상황인데 이처럼 배제당하면 스포츠 자체에서 밀려나게 된다”고 반발했다. 워싱턴은 BBC에 “나는 10년 전 남성팀을 떠났고, 지금은 남성들과 뛸 수 있는 신체 능력을 잃었다. 간혹 5 대 5 풋살을 해봐도 몸싸움에서 밀린다. 트랜스젠더 여성들은 여성 스포츠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단지 좋아하는 활동을 해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IOC, 종목별 자율 결정 유지…FIFA, 대응 안 나와 영국 대법원판결 이후 스코틀랜드축구협회(SFA)도 잉글랜드축구협회와 동일한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잉글랜드·웨일스 크리켓보드(ECB) 역시 모든 수준의 여성 경기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출전을 금지했다. 영국넷볼협회는 오는 9월부터 ‘여성 출생자 전용 카테고리’를 도입하고 성 정체성 기반 참여는 ‘혼성 리그’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영국육상협회도 9월부터 비슷한 규정을 시행한다. 영국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복싱과 같은 성별에 영향을 받는 스포츠에서 여성은 생물학적 남성과 경쟁할 경우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복싱협회는 트랜스젠더 여성여성부 출전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검토 중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 스포츠 보호법(Executive Order 14201)’에 서명하면서 트랜스젠더 여성여성 스포츠 참여를 연방 차원에서 제한했다. 이 행정명령은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스포츠팀을 구성하도록 지시하며, 이를 위반하는 교육기관에는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도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트랜스젠더 여성여성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미국 렌셀러 폴리테크닉 연구소 트랜스젠더 육상선수 코디 스미스는 “트랜스젠더 선수로서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적 정체성과 운동에 대한 열망을 실현하는 길이었다”며 “이번 조치들은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현재까지 ‘개별 종목별 자율 결정’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대응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영국발 생물학 기반 규정 강화’가 국제 스포츠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2025.05.09 14:30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양귀자의 -어느 텍스트주의자의 페미니스트 기획과 좌절의 기록

      문화/과학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양귀자의 -어느 텍스트주의자의 페미니스트 기획과 좌절의 기록

      양귀자 작가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1992년 당시에만 3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로 영화와 연극으로도 상연됐다. 도서출판 쓰다 제공 “삶이란 신(神)이 인간에게 내린 절망의 텍스트다. 나는 오늘 이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나는 텍스트 그 자체를 거부하였다. 나는 텍스트 다음에 있었고 모든 인간은 텍스트 이전에 있었다.”(9쪽)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살림·1992)(이 글에서 작품 인용은 ‘도서출판 쓰다’에서 2019년 출간된 판본의 쪽수를 기재했다)은 위와 같은 도발적인 선언으로 시작한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강민주는 시종일관 일인칭 ‘나’로 페미니스트 선언문(manifesto)을 써내려간다. 그는 보통 여자들의 ‘절망의 텍스트’를 부정하고, 독자적인 새 텍스트-페미니스트 텍스트를 쓴다. 소설에서 나 강민주는 ‘인간 실현을 위한 여성 문제 상담소’에서 남성 중심 사회에서 억압받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채집’한다. 매 맞는 여성, 가스라이팅 당하는 여성, 경제력이 없어 이혼을 감행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사정 등 채집된 이야기가 ‘절망의 텍스트’다. 그는 여성들의 고통스러운 넋두리를 들으면서 이들이 “자신에게 없는 어떤 힘, 어떤 거대한 능력을 간절히 소망하고(73쪽)” 있다고 여긴다. 이 소망을 대리 실현해줄 강민주는 지금까지 남성의 소유물이었던 돈과 지적인 능력, 물리적 힘을 가지고 있다고 선언한다. 더욱이 그는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분노와 한, 슬픔을 장착하고 있다고도 단언한다. 그렇기에 그는 “응징의 대리인”(74쪽) 자격으로 당대 인기배우인 백승하를 납치한다. 백승하는 여성들에게 부드러운 남성이라는 이상적 남성성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한편 남성 지배의 역사, 폭력의 역사를 은폐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 역테러 시도 그의 기획은 지금까지 남성들이 수행했던 지배와 통치를 ‘미러링’하는 방식을 취한다. 예컨대 “사흘에 한 번은 두들겨 패야 다소곳하다는 점에서는 남자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저는 이번 기회에 확인하였답니다.”(225쪽), “남자가 많이 알면 얼마나 많이 알겠습니까. 바깥일은 저 혼자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는 그저 잘 생기거나 부드러운 남자면 족합니다.”(226쪽)와 같은 말들은 남성들이 흔히 쓰는 지배의 언어를 차용한 미러링의 언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계획’이나 ‘기록’에 충실하고, 기존에 남성성의 특징으로 여겨졌던 이성과 실천력을 갖춘 여성, 경제력뿐만 아니라 지적 탁월성으로도 두 남자-황남기와 백승하를 지배하는 비범하고 우월한 여성을 보게 된다. 황남기와 백승하라는 두 남자를 길들이기 위해 채찍과 회유라는 남성의 전통적인 지배 방식을 쓰는 것도 그이다. 그렇다면 남성 지배를 뒤집고, 뒤바뀐 역할을 수행하는 역담론의 방식은 정당한가? 그리고 실현 가능한가? 출간 당시인 1992년 8월 1일자 경향신문에 게재된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광고 / 경향신문 자료사진 ‘여자와 남자’라는 장을 여는 강민주의 노트는 남성 중심 사회의 구조와 질서를 여성의 것으로 뒤집어 상상한다. “남성 중심 사회가 야기한 온갖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방법, 그 유일한 대안이 여성 중심 사회와 그녀들의 지배”다. “바뀌어야 한다. 대안은 하나뿐이다. 하늘의 절반을 차지하고 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또 하나의 성(性), 여성이 나서야 한다. 그리하여 굳어진 이 세상 것들을 모두 부드럽게 풀어줘야 한다. 목숨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남성들에게 모성의 위대함을 가르쳐야 한다. 남성들이 강탈해간 권력을 되찾아와야 한다.”(267쪽) “~한다”라는 정언명제로 이어지는 이 선언은 세상 것들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여성성·모성성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도 그 방식과 결과를 권력의 탈취와 여성 지배로 설정하고 있다. 이 소설의 후반부는 강민주의 페미니스트 기획이 서서히 좌초돼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강민주는 백승하를 납치해 길들이는 한편 세상에 납치 의도를 밝히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한다. 그러나 자신이 상상과 관념으로 구축한 백승하의 부드러움이 현실인 것을 알게 되면서 그는 변화한다. “힘없는 집단에 가해지는 착취와 학대를 단죄하는 정의”(217쪽)를 실현하기 위해 남성의 대표-재현으로 선택했던 백승하가 사실은 강민주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논리보다는 감정, 남성성보다는 여성성을 구현한 부드러움을 지닌 살아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적 변화는 강민주가 ‘나’라는 주어를 버리고, 자신과 백승하를 ‘우리’로 지칭하는 것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백승하의 요청으로 기획된 이오네스코의 연극 <수업>을 상연하는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완벽하게 통제 가능하다고 여겼던 황남기에게 살해당한다. 결국 ‘나’ 강민주는 여성들의 복수를 실현하지 못할 뿐더러 다른 여성들처럼 남성 폭력의 희생자가 된다. 서사의 급진성 끝까지 관철 안 돼 아쉬움 강민주의 페미니스트 기획이 실패한 이유는 애초에 텍스트주의에 기반한 관념 위에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작가가 서문에서 밝힌 바처럼 “엄정한 리얼리즘의 시선을 유보”하고 기존의 남성 중심적 질서와 현실을 전도한 상상적인 구도에서 시작했다. 나 강민주는 남성 중심 사회에 역테러를 시도한다. 소설은 납치를 정당화하는 알리바이로 썼던 일기, ‘절망의 텍스트’라 명명한 여성들의 상담 사연, 신문사에 보낸 편지 등 나 강민주의 텍스트를 곳곳에 배치한다. 이 텍스트들은 남성에 의한 여성 지배의 유구한 역사를 끊어내기 위해 자신이 ‘남자들과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으며, 자신이 보통 여성들의 대리인이자 초월자임을 설파한다. 그런데 전반부의 당당하고 전투적이었던 강민주는 백승하의 부드러움에 감화돼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상실하고, 소설 마지막에 오면 서사에서 죽음으로 사라진다. 그의 의도는 백승하와 황남기의 진술을 통해서만 전달된다. 나와 우리의 목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그 남자들의 목소리만 남는 셈이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도서출판 쓰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전반부와 후반부가 전혀 다른 텍스트로, 구조적 결함을 넘어 파탄에 이른 작품으로 발표 당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런 본격문학 장의 평가와는 정반대로 이 소설은 1992년 당시에도 3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였고, 영화와 연극으로도 상연됐다. 2025년 올해는 2015년 시작된 페미니즘 리부트 10년 차다. 양귀자의 소설은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새로운 문학적 주체로 떠오른 20~30대 여성 독자들에 의해서 간행된 지 30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 소환되고 있다. 2019년 4월 ‘도서출판 쓰다’에서 간행된 3판은 2025년 2월 기준 54쇄를 기록했다고 한다. 여성-청년 독자들은 고독한 여성 단독자의 선언문과 로맨스와 범죄 서사가 뒤섞인 이 소설을 모종의 하위문학으로 수용하거나, 여성혐오와 백래시에 대한 상상적 저항의 텍스트로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출간 당시 작가의 여성 문제 인식의 추상성을 지적하면서 여성 현실에 대한 구체성을 망각했다는 식의 엄숙한 비평언어로는 이 소설의 긴 생명력을 해명할 수 없다. 이 소설은 여성 억압의 역사를 목격하고 체험하고, 그 역사를 넘어서려 했던 작가와 독자가 함께 쓰고 기획한 페미니스트 대중소설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스트 선언이라는 서사의 급진성이 끝까지 관철되지 않고, 여성성과 모성성이라는 대안적 세계관으로 서둘러 봉합하려 한 점, 그 봉합이 여성의 목소리를 소거한 채 이루어진 점은 못내 아쉽다. 애초의 상상력을 끝까지 밀고 갔다면, 이 소설은 페미니스트 사변소설(SF·speculative fiction), 도발적인 페미니즘 대중소설의 사례로 기록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김양선 한림대학교 일송자유교양대학 교수·문학평론가 2025.05.02 14:58

  • 레이디경향

    • [건강의피셜㊿]‘100세 인구 85%’ 여성이 더 오래사는 이유는?

      건강

      [건강의피셜㊿]‘100세 인구 85%’ 여성이 더 오래사는 이유는?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까? 과학과 장수 연구가 전하는 몇 가지 학설에 대해. 픽셀즈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의 85%가 여성이라는 통계가 있다. 110세 이상으로 올라가면 이 비율은 90%까지 증가한다. 그렇다면 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까? 미국 야후라이프가 과학과 장수 연구를 통해 그 해답을 들여다봤다. 여성은 왜 더 오래 살까? 미국 노바 남동부 골병리 의과대학(Nova Southeastern College of Osteopathic Medicine)의 노인 의학과 교수인 나오시라 판디아(Naushira Pandya) 박사는 “신체적으로 남성이 더 강하지만, 여성이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며, 그 차이는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요인에서도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경우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약 6년 길다. 산모 사망률과 사회경제적 지위 등의 변수가 있음에도 여성은 전 세계적으로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주요 요인은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다. 에스트로겐은 혈관 건강을 보호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장수 관련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항염증 작용이 있어 노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요법이 수명 연장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염색체 차이도 장수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두 번째 X 염색체가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여성은 손주를 돌보는 과정에서 생식 후에도 생존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할머니 가설’이 있다. 이는 여성이 손주를 양육함으로써 가족 전체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딸이 더 많은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이론이다. 케어 홈케어(CARE Homecare)의 CEO인 모티 갬버드(Moti Gamburd)는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자녀, 배우자, 부모를 돌보는 역할을 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을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남성보다 의사를 자주 방문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성의 생활 습관도 장수에 영향을 끼친다. 남성은 여성보다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비교적 흡연, 음주, 위험한 행동을 더 자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보다 4배 이상 높다. 이러한 차이가 여성의 기대수명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관계도 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연결이 부족하면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강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친구나 가족에게 더 쉽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향이 있다. 판디아 박사는 “90세 이상 고령자들은 강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이 더 나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뉴잉글랜드 대학의 교수이자 노인의학 교육 책임자인 마릴린 구글리우치(Marilyn Gugliucci) 교수는 “목적 의식과 회복력이 장수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며, 건강한 생활 방식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태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수를 위한 생활 습관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장수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금연 및 절주 건강한 사회적 관계 유지 긍정적인 태도와 목적 의식 갖기 노인의학 전문의 에반 시아를로니(Evan Ciarloni) 박사는 “만성 질환 예방을 위한 포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사, 운동, 수면, 인간 관계, 정신적 건강 관리가 장수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것은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건강 관리 습관, 삶에 대한 태도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유진 기자 2025.03.18 13:07

    • 여성의 수면지수, 남성보다 낮은 이유는

      화제

      여성의 수면지수, 남성보다 낮은 이유는

      수면의 질에 있어서도 남녀의 차이가 있을까. 홈퍼니싱 리테일 기업 이케아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자신의 수면의 질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케아 코리아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 수면 질에 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8월부터 9월까지 전 세계 57개국 5만 5221명(한국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케아 수면의 발견(IKEA Sleep Uncovered)’ 보고서는 성별에 따른 수면 경험의 차이와 여성의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밝혀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여성 중 31%가 자신의 수면 질이 낮다고 평가한 반면, 같은 응답을 한 남성은 25%에 그쳤다. 자주 피곤한 상태로 아침을 맞는다고 응답한 여성은 44%로, 남성(33%)보다 더 많았다. 매일 밤 두 번 이상 깬다고 응답한 비율도 여성(23%)이 남성(16%)보다 높아 여성들이 더 자주 수면 중단을 더 자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케아코리아 제공 여성과 남성의 수면의 질 차이는 수면 시간, 수면 소요 시간, 수면 흐름, 기상 컨디션을 0~100점 척도로 산출한 수면 지수에서도 확인됐다. 여성의 평균 수면 지수는 60점으로 남성(65점)보다 낮았으며, 6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들의 수면 지수는 59점으로 더 낮았다. 특히, 6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들은 자녀(27%), 스트레스(16%), 불안 장애(13%)를 주요 숙면 방해 요인으로 꼽아, 육아가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 여성의 수면 지수는 56점으로, 조사 대상 57개국 중 49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6세 미만 자녀를 둔 한국 여성의 수면 지수는 48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여성의 수면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72점 동점을 기록한 인도네시아와 쿠웨이트였다. 여성의 수면의 질은 사회경제적 요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케아는 수면의 질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심층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생활 방식, 이웃, 사회관계, 직장, 신체 및 정신 건강, 침실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사회적 단절감을 더 많이 느끼고(여성: 2.72, 남성: 2.56), 직장(여성: 3.39, 남성: 3.51), 재정상황(여성: 3.07, 남성: 3.19)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해당 항목에 대한 낮은 만족감은 스트레스와 생활의 질 저하를 초래하며, 결과적으로 여성의 수면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는 만족도에 대한 1~5점 척도의 평균 응답 값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이케아 코리아는 직원들이 가정과 직장에서 겪는 심리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대면, 전화, 화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 ‘토닥토닥’을 운영한다. 또한 여성에게 180일, 남성에게 30일을 100% 유급으로 제공하는 출산 전후 휴가 제도를 운영하며, 복직 후에는 매장 영업시간에 맞춰 운영되는 사내 어린이집 ‘다기스’를 활용해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사벨 푸치 이케아 코리아 대표 겸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수면의 질은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생활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케아 코리아는 진정한 평등은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과 직원들의 건강 및 웰빙을 고려한 지원 제도를 통해 여성들이 가정과 직장에서 더욱 행복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장회정 선임기자 2025.03.04 11:22

    • 시대가 변해도…여성 10명 중 9명 ‘명절증후군’

      화제

      시대가 변해도…여성 10명 중 9명 ‘명절증후군’

      변화하는 명절 트렌드에도 명절 증후군은 여전… 91.2%가 명절 앞두고 스트레스 경험 명절 증후군이란 명절 기간을 포함해 그 전후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시대는 변했지만 명절증후군은 여전했다. 닌자 제공 소형 주방가전 브랜드 닌자(Ninja)가 다가오는 설 명절을 맞아 현대인들이 겪는 명절 준비 과정의 스트레스와 명절 증후군에 대한 소비자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설 명절을 맞아 가사 노동,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겪는 명절 준비의 어려움과 명절 이후에 이어지는 명절 증후군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한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3일간 만 30세~54세 성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명절 증후군이란 명절 기간을 포함해 그 전후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팬데믹 이후 명절 풍습이 달라지며 가족 간 모임의 규모와 형식이 변화했지만, 설문 응답자의 91.2%가 명절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했으며, 81.2%는 명절 이후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겪는다고 답해 여전히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설문에 따르면,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장보기, 용돈 지출 등의 경제적 부담(70.2%), 과도한 요리 및 장시간 가사 노동(66.9%), 시간 부족으로 인한 준비 압박(15.1%) 등이 지목됐다. 특히 1, 2번 응답에 모두 포함되는 명절 음식 준비와 관련 부담이 큰 것으로 분석됐으며, 번거로운 뒷정리, 체력 소모, 요리에 소요되는 시간 등이 주된 부담 요인으로 손꼽혔다. 응답자의 43%가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을 음식 준비에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35.7%는 하루 6시간 이상을 투자한다고 응답해 명절 음식 준비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명절 증후군이 비단 명절 이전과 명절 기간 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명절 이후의 연휴 기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설문을 통해 나타났다. 응답자의 81.2%가 명절 이후에도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경험한 것으로 답한 것. 이들은 명절 이후에도 극심한 피로감(80.3%), 스트레스나 우울감(52.2%), 소화불량 또는 식욕 저하(28.1%)를 겪은 적이 있다고 호소했다. 연휴 기간 전반에 걸쳐 축적된 명절 증후군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채택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85%가 충분한 휴식을 꼽았으며, 여행 및 외출이 30.8%로 그 뒤를 이어 평소보다 과중한 가사 노동 및 가족 모임으로부터의 자유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닌자는 이번 설문을 통해 명절 증후군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도도 확인했다. 설문 응답자의 73.8%가 연휴 기간 중 요리 부담을 줄여줄 제품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다양한 음식을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기능(69.4%), 요리 시간 단축을 돕는 기능(68.6%)에 높은 선호를 보였다. 이는 연휴 기간 중 요리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로, 특히 연휴 기간 중 요리하는 데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을 투자한다는 답변(43%)과도 연결된다. 닌자 브랜드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소비자들이 명절 이전부터 명절을 지난 뒤의 연휴 기간까지 축적된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닌자는 주방에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휴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할 수 있도록 요리 시간을 단축하고 신체적 피로를 줄이는 등 생활 속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다주는 제품 개발에 계속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진 기자 2025.01.23 10:06

    • 여성들이여 달리자! 나이키, ‘2025 애프터 다크 투어’ 개최

      건강

      여성들이여 달리자! 나이키, ‘2025 애프터 다크 투어’ 개최

      시마 시몬스 나이키 글로벌 여성 러닝 및 피트니스 부문 부사장은 “모든 여성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참가하며 내면의 힘과 집단 에너지의 힘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번 레이스의 취지를 전했다. 나이키가 더 많은 여성을 스포츠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성 러너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레이스 시리즈 ‘2025 애프터 다크 투어’를 개최한다. ‘2025 애프터 다크 투어’는 전 세계 6개 주요 도시에서 여성 러너들을 초대하여 10K 및 하프 마라톤 코스를 달리는 야간 레이스로, 오는 4월 호주 시드니를 시작으로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 서울, 인도 뭄바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차례대로 열린다. 대한민국 여성을 위한 ‘애프터 다크 투어 서울 10K’는 오는 5월 10일 저녁 7시 여의도공원에서 총 7천 명의 여성 러너와 함께한다. 여의도공원을 시작으로 서강대교를 오가는 10Km 코스로 운영되며 새로운 도전을 완성해 나갈 참가자들의 맥박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도심 속 활기를 가득 채울 전망이다. 시마 시몬스 나이키 글로벌 여성 러닝·피트니스 부문 부사장은 “애프터 다크 투어는 여성 러너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모든 러닝 여정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하나의 커뮤니티에 직접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며 “모든 여성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참가하며 내면의 힘과 집단 에너지의 힘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번 레이스의 취지를 전했다. 레이스에 도전하는 모든 러너를 위해 나이키는 다양한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했다. 전 세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나이키 런 클럽 앱을 통해 나이키 러닝 코치 딜짓 테일러와 함께 애프터 다크 투어 맞춤형 트레이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서울 레이스 참가자를 위해 다양한 러닝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참가 접수는 1월 9일부터 31일까지 레이스 공식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추첨을 통해 선정되며, 최종 당첨자는 2월 8일 개별 이메일과 문자를 통해 발표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윤 기자 2025.01.0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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