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물
“올해는 여성 서사 풀어내는 데 초점…한국 연극의 세계 진출에도 힘쓸 것”... 만난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67)은 올해 라인업을 설명하며 “중점 사업 중 하나는 여성의 힘, 실존 등 여성 서사를 풀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취임 1년을 맞은 박 단장은 국립극단...
고희진 2025.04.24 06:00
인물
“올해는 여성 서사 풀어내는 데 초점…한국 연극의 세계 진출에도 힘쓸 것”... 만난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67)은 올해 라인업을 설명하며 “중점 사업 중 하나는 여성의 힘, 실존 등 여성 서사를 풀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취임 1년을 맞은 박 단장은 국립극단...
고희진 2025.04.24 06:00
보도자료
경기도 여성 체육인 교류·리더 발굴 ‘힘찬 스타트’... 형성과 정책 활동의 출발점으로 마련됐다. 이날 포럼 위원으로 위촉된 여성 체육인들은 앞으로 여성 체육인 간 교류와 소통 강화, 지역 체육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의견 제안, 차세대 여성 리더 발굴,...
#경기도체육회
2025.04.23 21:43
정치 플랫
‘성평등’을 ‘평등’으로, ‘여성’은 ‘청년’으로 … ‘젠더 공약’ 퇴보하는 민주당 [플랫]... 준비된 공약들은) 젠더 정책이라고 말하기도 창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이 여성 정책이 ‘로우키’로 가서 공약이 밋밋하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플랫팀 기자 2025.04.23 11:20
사회
수업 중 “아이 안 낳는 여성 감옥 보내야” 발언 남교사, 경찰 조사 전망... 예로 들며 “내가 알고 있는 최악의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남성은 군대를 안 가면 감옥에 가지만 여성은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해서 감옥에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은) 의무가 아니다....
백경열 기자 2025.04.22 19:18
축구
수감자에서 지도자로…아프리카 여성 수감자에게 희망이 된 축구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여성 교도소 수감자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BBC “감옥이지만, 축구 덕분에 다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여성 교도소. 이곳에서 복역 중인 여성 수감자들이 축구 코칭 자격증을 따며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이 주도한 ‘개혁을 위한 축구’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23일 BBC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처음 열린 이 프로그램에는 수감자 26명, 경찰관 5명이 참여했고, 8일간 과정을 수료하면 CAF 공인 D급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다. 이 자격증은 지역 유소년팀 지도 등에 필요한 최소 자격 요건이다. 수감자들은 교육 과정 종료 후 코치 자격증을 받았지만, 시에라리온 교정당국은 이들의 익명성을 보호하기 위해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BBC 참가자 중 한 명인 마리(가명)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감옥에서 가장 필요한 건 존중”이라며 “존중받으면, 감옥 같지 않다”고 말했다. 4년째 수감 중인 그는 “축구 코칭 자격증을 따고 나니 처음으로 자부심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을 마친 수감자들은 얼굴을 공개하지 않기 위해 자격증으로 얼굴을 가린 채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이샤 요한센 전 시에라리온 축구협회장은 “그들은 죄인이 아니라 기회가 없던 사람들이었다”이라며 “처음 교도소를 방문했을 때, 아기를 안고 있거나 임신한 여성 재소자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거기 있던 여성들의 90%는 빈곤이나 경미한 범죄 때문에 수감됐다”며 “감옥보다는 기회가 필요한 사람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요한센은 국제축구연맹(FIFA), CAF와 협력해 아프리카 전역은 물론 아시아·남미로 프로그램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에라리온뿐 아니라 가나와 라이베리아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가나 최대 여성 교도소 ‘음사왐’에서는 지난 2월 수감자 115명 중 상당수가 참여했다. 1999년 FIFA 여자월드컵에 출전한 가나 대표팀 출신 머시 타고에는 직접 수업에 나서 “수감 후 지역 사회에서 유소년 축구를 지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참가자 중 한 수감자는 “감옥 생활은 너무 통제받아 힘들다”며 “축구만큼은 나를 자유롭게 한다”고 말했다. BBC는 “축구는 단지 90분의 경기가 아니다. 누군가에겐 두 번째 인생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세훈 기자 2025.04.23 07:09
연예
‘韓 디지털 휴먼’ 하린, 마크앤로나 첫 여성 앰버서더DHX 제공 한국의 기술력으로 탄생된 디지털 휴먼 ‘하린(HARIN)’이 럭셔리 골프 브랜드 마크앤로나(MARK&LONA)의 첫 여성 앰버서더로 전격 발탁됐다. 하린은 한국을 비롯해 할리우드에서도 입지를 다진 디지털 휴먼 전문 회사 DHX(디에이치엑스)가 진일보한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디지털 휴먼이다. 하린은 최근 마크앤로나와 광고 모델 출연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해당 브랜드 최초의 여성 앰버서더로서 활약을 이어간다. DHX는 “하린은 올 봄 공개되는 마크앤로나 신규 광고뿐 아니라 향후 온라인 광고를 포함해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공개하며 마크앤로나의 세계관을 대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린과 마크앤로나의 협업은 일본에서 이미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하린 관련 기사가 지난 17일 일본 야후 재팬에 게재된 데 이어 인스타그램, X(구 트위터) 등에서도 하린을 향한 검색량이 증가하며 관심도가 급상승했다. 마크앤로나의 앰버서더로 발탁된 것에 대해 하린은 “마크앤로나와 함께 첫 발걸음을 내딛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 스포츠 의류로서의 기능성, 패션으로서의 유니크한 매력을 모두 갖춘 마크앤로나의 철학에 공감하며 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아울러 저 하린의 이름과 얼굴 역시 각인시키는 기회로 삼겠다”라고 당찬 소감을 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출신이라는 세계관에서 출발한 하린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글로벌 감성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방식을 지닌 인물이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까지 자유롭게 구사 가능한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린을 탄생시킨 DHX는 고도화된 기술력과 숙련된 전문가들로 할리우드에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디지털 휴먼 전문 기업이다. 3D 시각 효과·모션 그래픽·애니메이션 등 다방면에 능통하며 할리우드에서 20년 넘게 활동 중인 크랙 버나드(Craig Bernard)가 DHX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크랙 버나드는 세계적 팝스타 브루노 마스, 티에스토, 아비치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을 총괄 프로듀싱하고 HTC, 렉서스, 도요타 재팬, 캐딜락, 타겟, 뷰익, 재규어 USA, 코카콜라, 버드와이저 등의 광고를 제작한 바 있다. 특히, DHX는 사람의 모션에 단순히 얼굴을 입히는 딥페이크 기반이 아닌, 100% 극실사를 기반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부위를 ‘초격차’를 이끄는 디지털 휴먼 전문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DHX는 지난 2022년부터 영국 런던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 공연장에서 장기 공연돼 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누적 매출 3억 달러가 넘는 디지털 휴먼 공연 ‘아바 보이지(ABBA Voyage)’에 참여하기도 했다. DHX는 하린에 대해 “빛의 강약에 따라 동공의 크기까지 달라지는 디테일을 뽐내는 디지털 휴먼이다. 현존하는 ‘인간에 가장 가까운 디지털 휴먼’이라고 자신한다”면서 “CF 모델 외에도 아티스트, DJ 등 여러 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하며 ‘차세대 글로벌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병길 기자 2025.04.22 15:01
스포츠종합
르브론, 조던 보다 유니폼 많이 팔린 여성 선수가 있다···‘WNBA 열풍’ 클라크, 커리 이어 농구 선수 2위WNBA 인디애나 케이틀린 클라크. 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케이틀린 클라크(23·인디애나)가 미국프로농구(NBA) 간판 스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 보다 훨씬 많은 유니폼 판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WNBA 스타를 넘어 전 세계 최고 인기 스포츠 스타 반열로 올라서고 있다. 스포츠팀들의 유니폼, 굿즈, 스포츠용품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 파나틱스(Fanatics)는 22일 농구 선수 유니폼 판매량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골든스테이트의 에이스 스테픈 커리였다. 2위가 놀랍다. 지난해 WNBA에 뛰어든 루키 클라크였다. 그는 르브론 제임스(5위), 마이클 조던(8위), 루카 돈치치(10위·LA 레이커스) 등 내로라하는 NBA 신구 스타들을 모두 따돌리고 2위에 올랐다. 클라크는 미국 아이오와 대학 재학 시절부터 큰 인기를 모았다. 클라크는 아이오와 대학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농구에서 2년 연속 전국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려놨다. 클라크가 뛴 NCAA 여자농구 경기는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경기보다 더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했을 정도로 팬들의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WNBA 유니폼 판매 순위 클라크는 지난해 4월 W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돼 WNBA 신인왕, WNBA 퍼스트팀을 차지했다. 클라크의 프로 첫 시즌 성적은 40경기 19.2점·5.7리바운드·8.4어시스트다. 3점슛 성공률은 34.4%다. 미국 스포츠 전문 ESPN에 따르면 클라크는 WNBA 역사상 신인 최다 득점, 신인 가드 최다 더블더블, 신인 최초 트리플더블 2회 등 각종 신인 역사를 새로 썼다. 또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19개), 최소 경기 3점슛 100개(34경기) 등 리그 기록도 갈아 치웠다. 클라크의 활약에 WNBA 경기장은 관중으로 가득 찼고, TV 중계를 통해 클라크의 경기를 지켜본 팬도 수백만 명에 달했다. 이런 높은 인기 속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8년에 2800만 달러(약 383억원) 계약을 맺는 등 전 세계 여성 스포츠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선수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연말 AP통신이 선정한 2024 ‘올해의 여자선수’로도 뽑혔다.
양승남 기자 2025.04.22 14:53
스포츠종합
BNK 창단 6년 만의 첫 우승 이끈 안혜지, MBN 여성스포츠대상 3월 MVP 수상MBN 제공 부산 BNK를 창단 6년 만의 첫 우승으로 이끈 가드 안혜지(28)가 21일 2025 MBN 여상스포츠대상 3월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여자프로농구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건 박지수(KB) 이후 5년 만이다. 안혜지는 3월 열린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경기에서 평균 12.7점·6.3어시스트·2.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BNK의 우승에 앞장섰고, 챔프전 MVP까지 거머쥐었다. 2014~2015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DB생명에 입단한 안혜지는 리그 어시스트 1위에 네 번이나 오르고 올 시즌 통산 2000점, 1500어시스트를 달성할 정도로 득점과 도움에서 국내 최정상급 기량을 보여줬다. 이번 챔프전에서는 약점으로 꼽히던 외곽슛도 보완해 3경기에서 3점슛 7개를 성공하며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우뚝 섰다. 안혜지는 “여성 선수들에게만 주어지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MBN 여성스포츠대상은 여성 스포츠 활성화에 기여하고 여성 스포츠인들을 격려하자는 취지로 2012년 제정됐다. 매달 MVP를 선정해 시상하고, 한 해 여성 스포츠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 선수들을 연말에 초청해 종합 시상식을 한다. 안혜지. WKBL 제공
윤은용 기자 2025.04.21 16:29
사회
“가임기 여성 아이 안 낳으면 감옥 가야”···교사 발언 논란교실 이미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연합뉴스TV 제공 인천에 있는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남성 교사가 수업 중 출산과 남성 병역 의무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는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와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1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엑스(X)에 인천 모 여고 A 교사가 수업 중에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을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발언한 내용을 공론화한다는 글과 2분가량의 녹음 파일이 올라왔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A 교사는 과거 헌법재판소의 군 가산점 제도 위헌 결정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최악의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남성은 군대를 안 가면 감옥에 가지만 여성은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해서 감옥에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산은) 의무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출산율이 0.67명이 된 것 아니냐”면서 “가임기에 있는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을 감옥에 보내야지. 그래야 남녀 공평한 거지”라고 덧붙였다. A 교사는 지난 17일 ‘정치와 법’ 수업 시간에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고 ‘교사 자질이 의심된다’는 등 대부분 A 교사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천시교육청과 학교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학교 관계자는 “전날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A 교사에게 경위서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조사를 거쳐 문제가 있으면 A 교사의 징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2025.04.21 16:41
사회
여성학 연구자들은 왜 ‘여성학과 지키기’ 나섰나1990년부터 35년 이어진 계명대 여성학 끊어질 위기 연구자들 “사회학과 흡수 반대…독립된 학과 개설해야” 지난 4월 14일 대구시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천관에 여성학연구소 팻말이 붙어 있다. 이혜리 기자 최근 10년간 페미니즘은 한국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다. ‘페미니즘 리부트(재부흥)’라고 할 정도로 페미니즘에 대한 2030 여성들의 관심이 컸다. 여성 혐오 범죄, 권력형 성폭력, 불법 촬영 등 의제도 많았다. 그러나 동시에 백래시(반동)도 심했다. 대학도 그 백래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총여학생회가 줄줄이 폐지됐고, 여성학 강의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최근 대구에 있는 계명대학교 여성학 연구자들이 ‘독립된 여성학과 운영’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학교 측이 정책대학원을 폐지하면서 독립된 학과로서의 여성학과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학생과 동문, 시민사회단체 등이 결합한 ‘계명대 여성학과 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월엔 전국의 여성학 연구자 등 936명이 계명대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여성학과 개설을 지지한다는 연대서명을 발표했다. 지방 소멸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경제성 논리로 지역대학의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이 존폐 기로에 선 것이 하루이틀 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계명대 사태는 여성학과이기 때문에 특별히 살펴볼 지점들이 있다. ‘여성학이 학문이냐’, ‘성차별이 해소됐는데 여성학이 왜 필요하냐’는 질문이 추가로 따라붙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4일 계명대에서 만난 여성학 연구자들은 “그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여전히 성차별이 존재하고 여성의제가 주변화돼 있다는 의미”라며 여성의 학문할 공간, 독립적인 여성학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학은 독자적인 학문”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9월이다. 계명대에선 정책대학원 산하로 여성학과가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정책대학원의 학생 모집이 저조해 운영이 어려웠고, 학교 측은 이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당장 올해부터 정책대학원 신입생을 받지 않았다. 문제는 여성학과를 어떻게 할 것인지였다. 계명대는 1990년 여성학대학원 설립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5년간 여성학 교육의 명맥을 유지해왔다. 여성학과와 여성학연구소가 함께 세미나를 열어 학술 활동을 하고, 대구여성영화제와 같은 행사도 주관했다. 한국에 ‘여성학과’라는 명칭으로 여성학 관련 독립적인 학과가 존재하는 곳은 이화여대와 계명대뿐이다. 서울에 있는 이화여대를 제외하면 지역에 여성학과는 계명대 한 곳밖에 없다. 서울대, 서강대, 부산대 등에 협동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여성학과에 비하면 입지가 불안정하다는 게 연구자들의 말이다. 여성학과엔 여성학 전임교수가 있는 반면 협동과정에선 다른 학과 교수가 젠더 관련 수업을 한다.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가 2020년 6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우리의 연대가 너희의 공모를 이긴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그래서 안숙영 계명대 정책대학원 여성학과 전임교수를 중심으로 일반대학원에 여성학과 석사과정을 신설해 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교 운영의 효율성 제고, 학생 수 감소에 따라 학과의 통합·폐지 정책이 진행 중이라는 게 이유였다. 또 2010년부터 이미 사회학과 산하에 여성학 전공을 두고 석·박사과정을 운영해왔다는 점도 들었다. 사회학과 교수들도 같은 이유로 여성학과 석사과정 신설을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최종렬 사회학과장이 여성학과 박사연구자들의 논문심사위원과 심사위원장에 사회학과 교수를 넣으라고 요구해 연구자들이 반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대로면 여성학과는 독립된 학과가 아니라 사회학과의 한 전공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계명대의 여성학 연구자들은 사회학과에 종속된 여성학과가 아니라 독립적인 여성학과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성학이 ‘복합학’으로서 여러 학문을 넘나드는 특성이 있고, 학문적 독자성도 있다고 했다. 그동안 여성학 교육과 연구도 실질적으로 정책대학원 여성학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임은경 계명대 여성학연구소 전임연구원(52)은 여성학과를 사회학과 산하에 두느냐 안 두느냐, 논문심사위원을 누구를 넣을 것이냐는 단순한 절차 문제가 아니라 연구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임 연구원은 “예를 들어 ‘남성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사회학과와 여성학과가 바라보는 것이 다르다”며 “(사회학과 특성이 강화되면) 여성학의 기준으로 아니라고 생각하는 개념도 들어와야 하는 지점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여성학 고유의 연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계명대에서 여성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태영씨(33)는 “사회학과에 여성학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분이 없기 때문에 흡수해서 권한을 가져간들 교육이 잘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김씨는 “여성학은 복합학으로 학문으로서의 인식론적인 넓이가 더 넓다”며 “사회학과에 편입되는 게 애초부터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김혜경 전북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성학은 사회학이나 인문학 등 다른 학문적인 칸막이에 한정되지 않는 폭넓은 방법론과 인식론을 갖고 있다”며 “기존의 학문적 통념으로만 따지면 여성적인 관점에서 연구해야 할 영역들이 많이 소실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돌봄이나 몸의 문제, 재생산 같은 영역이 굉장히 중요한 주제들인데 기존 학문의 인식론상에서는 중요한 학문적 대상으로 잡히기 어렵다”며 “학문으로서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가장 근본적인 이론과 틀을 세우고 확산시키는 중심축이라는 점에서 여성학과라는 독자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최종렬 사회학과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역 대학에서 여성학이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힘들기 때문에 2010년 사회학과의 세부 전공으로 여성학이 들어온 것”이라며 “비록 사회학이라는 우산을 썼지만 들어와서 여성학을 할 수 있고, 사회학 공부를 토대로 여성학을 하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최 학과장은 “(이번 사태는) 사회학과 여성학의 갈등이 아니라 꼭 필요한 학문들을 시장논리에서 벗어나 어떻게 살릴 것인지의 문제”라며 “경영을 하는 학교 입장에선 (소수학문이)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국가 정책 차원에서 지원해줘야 한다”고 했다. 논문심사위원 구성에 대해선 “규정대로 한 것”이라고 했다. 세계여성의날인 2023년 3월 8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이 여성의 삶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비누 장미를 시민단체로부터 받은 뒤 사진을 찍고 있다. 성동훈 기자 “차별 구조, 맞서는 언어 배워” 대학 내에서 여성학의 지위는 계속해서 부침을 겪었다. 이화여대가 한국 최초로 1977년 학부 교양과목으로 여성학을 개설했다. 1982년 여성학과가 개별 학과로 독립해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민주화가 이뤄진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까지 주로 총여학생회 요구로 대학에 여성학 강의가 늘었다. 2000년대 들어 대학들은 여성학 학위과정을 다시 폐지한다. 대학 서열화가 심해지고 낮은 출생률,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대학들은 구조조정으로 내몰렸다. 인문사회계열의 학과들이 벼랑의 끝에 섰다. 이번 계명대 사태는 페미니즘 리부트와 백래시라는 맥락에도 놓여 있다. 2015년 메갈리아의 출현, 2016년 강남역 10번 출구 여성 살인사건 이후 페미니즘에 대한 2030 여성들의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동시에 대학에선 총여학생회가 줄줄이 폐지됐고, 여성학 강의도 덩달아 사라졌다. 동덕여대 학생들의 남녀 공학 전환 반대 투쟁에선 ‘여대 무용론’도 부각됐다. 김인선 부산대 여성연구소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반동과 역풍이 더 거세지면서 학교 현장의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었다”며 “여성학이 의미 있고 필요한 학문이라는 사회 전반의 동의가 (페미니즘 리부트가 시작된) 2010년대 중후반부터 지속해 확산했다면 손쉽게 여성학과를 없앤다는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계명대 여성학과는 독립된 학과로 남을 수 있을까. 한국의 성평등 수준은 결코 높지가 않다. 2023년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전체 146개 국가 중 105위였다. 지난 4월 17일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국가성평등지수는 65.4점으로 전년보다 0.8점이 더 떨어졌다. 2010년 측정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의사결정과 돌봄 영역에서 성평등 수준이 특히 낮았다. 강남역 10번 출구 여성 살인사건 3주기 추모제가 열린 2019년 5월 17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시민들이 헌화한 꽃과 추모글이 놓여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계명대 여성학 연구자들은 다양한 이유와 경로로 이곳에 왔지만,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차별과 배제가 발생하는 사회의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언어와 실천을 배웠다고 했다. 이들이 말하는 여성학과는 한마디로 ‘가부장제에 맞서는 지식생산 공동체’였다. 임은경 연구원은 30년 가까이 병원 여성의학과에서 일한 간호사였다. 임 연구원은 “여성 환자들을 보면서 출산을 의학적으로만 접근해 여성이 배제되는 문제를 느끼게 됐고, 변화와 해결방안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다 계명대로 오게 됐다”고 했다. 임 연구원은 여성학에 대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며 “차별과 배제로 인해 화가 났던 것이 왜 그런지 정확히 알게 해주는 것뿐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하면 바꿔볼 수 있겠다는 희망과 가능성을 알게 해준다”고 했다. 그는 “간호사 일을 하면서는 통념의 중심에 있던 사람이지만 점점 변해가고 있고, 지금은 (여성학과 폐지 건으로 인해) 투쟁 아닌 투쟁을 하게 됐다”며 “계명대 여성학과가 폐지되거나 사회학과에 흡수된다면 저처럼 뭔가를 찾아서 해보고 싶고 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암담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성수진씨(33)는 직장에 다니던 중 페미니즘 리부트와 맞물려 계명대에서 여성학 공부를 시작했다. 성씨는 “성별, 계급, 학력, 결혼 여부 등으로 인해 겪는 차별을 스스로 인지하고 그런 차별이 사회적·구조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며 “차별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있다”고 했다. 특히 다른 의견을 이해하는 게 여성학이라고도 했다. 성씨는 “나의 위치를 스스로 깨닫고 상대방의 위치도 생각하면서 양극단의 의견들이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가까워져 우리의 삶을 낫게 하는 정치적 목소리로 연결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여성학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성씨는 “예전에는 남성을 혐오하는 방식의 여성 페미니즘을 생각했다면, (대학원에서는) 그런 것들이 깨지고 모든 성별이 평등하게 잘사는 방법을 배웠다”며 “남성 혐오적인 행위도 어떻게 보면 억압이고 차별이라는 성찰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소위 젠더 갈등도 여성학 공부를 통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태영씨는 “무작정 부당함과 불평등에 맞서기 위해 광장에 나갔을 때는 문제를 언어화하기 어려워 한계를 느꼈다”며 “정치력이 있는 언어를 배우는 공간이 여성학과라 생각하고, 여기서 더 잘 투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꼭 필요하다”고 했다. “신입생 없어 학습권 침해도” 현재 정책대학원 여성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는 상황이다. 울산에서 폭력 예방 강사로 활동하다 젠더 기반 폭력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계명대를 찾았다는 유경화씨(43)는 매주 화요일 울산에서 대구까지 왕복 4시간 거리를 오가며 4학기째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에야 여성학과 폐지 이야기를 들었다. 유씨는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해 여성에 대한 폭력, 차별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여성학이 필요하다”며 “(대학원 교육은)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공부하는 힘도 주는 것인데 신입생이 없다는 점에서 학습권을 침해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2학기 여성학과 신입생으로 들어오자마자 폐지 이야기를 들었다는 김민정씨(39)도 “혼자 이론을 공부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면서 다양한 시각을 나누는 게 대학원에 온 중요한 지점이었는데 그게 안 되는 게 학습권 침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구에서 10년가량 시민운동을 한 김씨는 제대로 페미니즘을 공부해보고 싶어 계명대로 왔다. 김씨는 “학생은 논의의 당사자로서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사회학과에 여성학과가 통폐합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대화 없이 개설 불가 통보를 받는 과정으로 진행되는 것은 여성주의와 맞지 않고 폭력적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씨는 “여성학이 왜 필요하냐, 왜 독립적인 학과로 있어야 하냐를 계속 증명해야 하는 것 자체가 한국사회에서 여성의제나 여성주의 담론의 위치를 보여준다”고 했다.
이혜리 기자 2025.04.21 06:00
문화/과학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 권여선 -자기의 진실 찾는 여성 작가와 여성 독자 전성시대1996년 발표된 권여선 작가의 <푸르른 틈새>는 자기의 진실을 찾는 여성 작가, 여성 독자의 전성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멜멜 제공 권여선의 데뷔작 <푸르른 틈새>(1996)는 1990년대가 ‘우리’라는 집단의 이름에 가려져 소외되거나 무시돼왔던 여성의 경험이 발화되고 해석되기 시작한 1인칭의 시대였음을 보여주는 문제작이다. 소설을 펼치면 반지하 방의 너절한 풍경과 축축한 습기 속에서 명철한 지성과 자조적 농담으로 자기의 역사를 회고하고, “진정한 성숙을 꿈꾸는 자는 늘 미숙한 채로 남아 있게 된다”며 실패는 되레 진정한 성숙의 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영웅이 등장한다. 성녀와 탕녀라는 두 캐릭터가 옥신각신하던 문학의 무대에 실패한 여성 영웅이 등장한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실패는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을 뜻하는 일반 명사로, 실격자란 한 사회가 정해놓은 ‘정상성’의 기준이나 규칙에서 벗어난 자들을 가리킨다. 실격 처리된 자들은 사회적 조롱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실패로 인한 자기 비난까지 이중삼중으로 죄책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권여선은 실패를 일을 그르치거나 정상성의 궤도에서 이탈한 상태가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의 시작점으로 주목한다. 가부장제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되는 허위적 이상이나 성 규범을 벗어나 다른 삶과 다른 시간성을 찾아가기 위한 지적 발견과 각성의 계기로 포착한다. 이 소설은 미옥이 이사를 앞둔 7일 동안 무대로 칭한 자취방에서 마치 영사막을 돌리듯이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대학 시절을 거쳐 서른 살에 이르는 인생을 회고함으로써 자기에 관한 숨겨진 진실을 찾고 새로운 자아 정체성을 획득하는 자서전 형식을 취한다. 회고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민주화 운동기인 1980년대 중후반의 대학을 배경으로 미옥이 “어른이란 모름지기 정치와 성에 대해 확고부동한 입장을 갖추”어야 한다는 조숙한 깨달음으로 ‘운동권 여대생’으로 정체화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이는 1990년대 한국 문학사의 한 흐름이었던 ‘운동권 후일담’으로 이 소설을 분류하도록 부추긴다. 작가가 서울대 ‘83’학번으로 ‘87년 체제’를 견인한 세대라는 점도 유혹을 거든다. 여성의 성숙이라는 난제 가시화 그러나 이 소설은 ‘셀피(selfie)’로서의 후일담, 즉 민주화의 주역 혹은 역사의 영웅으로 스스로를 기념비화하고자 하는 나르시시즘적 회고물과 관련이 없다. 미옥은 회상 속에서 결코 영웅적 기억을 끌어오지 못한다. 그는 되레 기억으로부터 수치심의 내상을 입는다. 다른 한편으로 이 소설은 잊힌 여성 혁명가에 대한 발굴 혹은 증언 서사도 아니다. 손미옥은 특권을 포기하고 반체제 운동에 투신했던 운동권 여대생들을 증언해 주는 희귀한 존재다. 권여선은 민주주의의 역사가 극소수 명문대 남성들의 기억으로 사유화되는 데 반대하듯이 여성의 자취를 찾아가는 이야기인 <레가토>(창비·2012)를 발표했다. 이렇게 볼 때 <푸르른 틈새>는 혁명가가 되는 것으로도 해소되지 않는 ‘나’의 문제에 주목함으로써 여성의 성숙이라는 난제를 가시화한다는 점에서 이채로운 여성 후일담이다. 그만큼 미옥의 이야기는 86세대 여성들의 문화종족지적(ethnography·에스노그라피) 성격을 보인다. 1960년대에 태어나 급속한 산업화의 혼돈을 목도하고, 대학 입학 정원 확대와 중산층의 성장에 힘입어 대학에 진학하고,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 광장에 섰던 여성들의 세대적 기억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옥의 회고는 운동권 가부장제에 대한 고발이자 운동에 동원됨으로써 성의 언어를 잃어버린 자기 세대에 대한 자성적 비판에 가깝다. 미옥은 “신체발육마저도 능히 변경할 수 있을 정도”로 여성성을 억압하고 과도하게 중성성을 연행(演行)한다. 더러운 옷을 입는 것을 수치스러워하지 않고 진흙에서 남자들과 씨름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남성 중심의 운동 문화 속에서 여성들은 사실상 여성 혐오에 노출되고, “씩씩하고 걸찍하고 통이 큰 중성적 여성”이 되라는 압력에 시달렸던 것이다. 외척의 습격과 “여인군단”으로 명명되는 외할머니, 외숙모, 이모들의 굴곡진 사연은 이야기에 떠들썩한 활기를 불어넣는다. 미옥은 중공군의 인해전술처럼 몰려든 “여인군단” 속에 섞여 여자의 일생과 가정 비극을 가까이에서 목도한다. 가령 외할머니는 막대한 재산이 있었지만 일찌감치 아들에게 상속한 탓에, 말년에 사위의 밥을 먹는 수모를 겪는다. 재능은 부족하지만 꿈은 원대한 아들이 야심 찬 사업으로 재산을 날린 것이다. 그러나 외할머니는 여전히 아들을 부처처럼 숭배하고 사랑을 멈추지 못한다. 찰진 욕쟁이로 정평이 나 있지만 둘째 이모 역시 남편의 바람기로 자식과 함께 언니의 집에 얹혀사는 불우한 처지다. 그러나 미옥은 성적 동일시를 거부하기에 이들을 심술궂고 히스테리컬한 존재로 취급한다. <푸르른 틈새>. 1996년 출간본(왼쪽)과 최근 출간본. 살림·문학동네 제공 서른의 미옥은 곰팡이가 무럭무럭 번식하는 자취방에서 실패의 역사를 되짚어 복기하며 여성이라는 자신의 성을 문제적으로 또 아프게 자각한다. 비로소 미옥은 파랑새 신화로부터 스스로를 다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어린 시절 그의 긴 목은 외항선원인 아버지를 향해 있었다. 긴 장마 속에 딸이 또 태어나자, 아버지는 새벽녘 집 마당을 돌고 날아간 파랑새를 보았다며 미옥의 출생을 길조로 각색해준다. 그러나 “부모님이 나를 합리화하는 방식 속에는 이미 나에 대한 수치심이 숨어 있”었다는 서술이 말해주듯이 신화는 실망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 결정적으로 파랑새 신화는 민담 속 말하는 냄비처럼 미옥에게 자기를 승인해준 ‘아버지’를 갈망하고 여성으로서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의무의 짐을 지게 했다. 3인칭이 주춤거리자 발화된 1인칭 목소리 미옥은 어른이 되고자 했지만, 대학에서도 자신이 파랑새 신화에 포박돼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녀는 대학이 승인해줄 방식으로 “나긋나긋한 여성성”이 아니라 “그 대척점인 중성적 견고함”을 지향해 운동권 여대생이 됐다. 그러나 신체적으로 나약한 미옥은 공포로 위축돼 알코올에 의지하지 않으면 가두 시위에 나가지 못한다. 호송차에서 전경에게 가죽 장갑으로 뺨을 맞은 그가 눈물을 흘린 것은 곤봉으로 맞지 않았다는 비굴한 감사를 못 이겼기 때문이었다. 성수동의 공단에 위장 취업하지만 미옥은 끝내 봉제 공장 활동을 마무리하지 못한다. 그 결과 그녀는 자기 존재에 대한 뿌리 감각으로서 수치심에 노출된다. 자랑스러운 딸이나 혁명가가 되지 못했지만 미옥은 대학 동기 한영과 연애하며 어느 정도 안식을 얻는 듯 보였다. 누이동생이라는 연약한 이름으로 불리고, “식도락 연애”에 섹스라는 양념을 곁들이면서 미옥은 금욕적 운동문화 속에서 억눌러두었던 여성적이고자 하는 욕망을 한껏 해방시킨다. 그러나 3년을 이어온 연애가 돌연 끝난 직후 한영이 미혜와 약혼하자 충격에 휩싸인다. 미혜는 중성성의 여자가 아니라 남자들이 질타하고 터부시하는 유혹적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미옥은 한영의 약혼을 통해 남성의 허위를 엿보고, 여성성과 중성성이라는 남성이 만든 이분법 속에서 여성들이 분단 지배 당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미옥은 자신에게 한영이 긴 목을 내밀어 인정과 사랑을 갈구한 또 다른 아버지였음을 깨닫고 수치심에 휩싸인다. 진실에 눈뜬 미옥은 더 이상 파랑새 신화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살해하고자 한다. 자신의 실패를 선언하고, ‘아버지’라는 대타자의 망령이 자신을 사로잡지 못하도록 패륜아 혹은 괴물이 되고자 한다. 공원의 청소부로 재취업한 아버지가 사고로 사망하자 미옥은 아버지의 장례식 후 자위행위를 하며 절정에 이르기를 소망한다. 아버지와 자신을 동여맨 끈을 잘라내기 위해 배은망덕 하고자 하는 것이다. 상처와 실패의 틈새에서 새로운 자아가 탄생하리라 믿는 것이다. 이처럼 솔직하고 신랄하며 신성모독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정체성의 분열, 거대 담론의 몰락, 주체의 죽음 등 문명사적 위기가 발생함으로써 3인칭이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3인칭이 주춤거리자 지극히 협소하고 나르시시즘적인 것으로 취급됐던 1인칭의 목소리들이 발화되기 시작했다. <푸르른 틈새>는 바야흐로 자기의 진실을 찾는 여성 작가, 여성 독자의 전성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준다.
김은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2025.04.18 14:28
문화/과학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1) 한강 의 여성주의적 의미-폭력적 문명 질서에 맞서는 한국의 안티고네한강 작가가 지난해 12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문학상을 수상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소설 <채식주의자>는 한강을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려세운 작품이지만, 한국문학의 익숙한 문법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작품이다. 작가 자신도 이 작품이 받아온 “오해의 역사”를 말하려면 긴 논문 한 편을 써야 할 정도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이런 오해는 여주인공이 형부와 성관계를 갖는 ‘부도덕한(?)’ 장면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평균적 도덕을 위반하는 이런 장면이 이 책을 청소년 금지 도서로 지정하도록 만든 우스꽝스러운 이유가 됐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독자가 불편한 감정을 토로했던 것은 이 작품이 한국문학의 토대를 형성해온 상상력을 뒤흔들기 때문이다. 단순히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을 넘어 ‘거식’을 택함으로써 ‘식물’이 되고자 하는 여성을 작품의 중심인물로 설정한 작가의 도발적 문제 제기는 익숙한 사회적 시각이나 휴머니즘적 발상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 음식을 거부하다 결국 식물의 세계로 건너가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역사적 현실에서 퇴각해 자폐적 정신세계로 빠져드는 여성적 병리성으로 해석되기 쉽다. 여성적 저항을 식물성과 연결하는 작가의 시각은 너무나 낯설고 급진적이어서 한국문학을 지배해온 역사적 상상력으로는 포획되지 않는다. 특이한 여성 인물 창조로 여성문학 지평 넓혀 식물에서 비폭력적 존재 양태를 읽어내고 이를 여성의 윤리적 저항과 연결하는 작가의 시선은 역사성=남성성=능동성, 식물성=여성성=수동성이라는 관습적 도식을 거부한다. 이런 도식은 역사성과 능동성을 여성의 것으로 쟁취하고자 하는 일부 페미니즘에도 유지되고 있다. 가부장적 남성 질서에 대한 저항이라는 낯익은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이 작품의 의미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는 인간 문명의 기저에 깔린 폭력성을 건드리지 않은 채 젠더 대립만 문제 삼는 시각이나, 남성 질서 안에서 그것을 지탱하는 “모성적” 혹은 “여성적” 양태를 넘어선 지점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작품은 가장 근원적 의미에서 ‘여성적’이다. 작품은 지금껏 한국 여성문학이 그리지 못한 특이하고 특별한 여성 인물을 창조함으로써 여성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채식주의자> 표지 / 창비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라는 제목의 세 이야기로 구성된 연작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영혜가 채식을 하게 된 일차적 계기는 어릴 적 목격한 살생의 기억이다. 그가 육식을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먹어 치웠던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속죄의식이자 죽임의 질서 위에 세워진 인간 생존 방식에 대한 불복종 행위이다. “개에 물린 상처가 나으려면 그 개를 먹지 않으면 안 된다.” 아버지가 던진 이 말은 자신을 보존하기 위해 인류가 고안한 생존의 기술이다. “네가 고기를 안 먹으면 세상 사람들이 널 죄다 잡아먹을 거다”는 어머니의 말은 먹히지 않으려면 먹어야 하는 생존의 논리를 압축하고 있다. 여기선 힘이 제1원칙이다. 인간 사회의 일원이 되려면 이 원칙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이 원칙을 거부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인간 공동체 바깥으로 튕겨 나와야 한다. 영혜가 소속되기를 거부하는 인간 공동체는 폭력적 아버지로 대변되는 가부장적 질서뿐만 아니라 그 질서 안에서 가족의 삶을 보살펴왔던 모성적 세계이기도 하다. 영혜는 자신을 걱정하는 어머니가 눈물을 흘릴 때 “저 여자가 왜 우는지 나는 몰라”라고 생각한다. 영혜는 채식을 고수하면서 아내도 딸도 동생도 아닌 단독자이자 이방인이 된다. 인간세계에서 이탈한 영혜가 추구하는 것은 물과 햇빛만으로 살아가는 식물의 세계이다. 그러나 흔히 오해하듯 식물은 약하지 않다. 식물은 잎과 꽃에서 터져 나오는 관능적 에너지로 충만해 있다. 영혜는 자신의 몸에 꽃을 담고 있는 ‘식물-인간’이 될 때 생명의 활력을 되찾는다. 형부는 처제의 채식과 식물성 사이에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영혜가 살려내고자 하는 생명 세계에 공감하는 그가 처제의 몸에 꽃을, 그리고 두 사람이 관능적 황홀감에 빠져드는 2부의 이야기는 이들이 추구하는 세계가 인간 도덕의 경계를 초월하는 것임을 보여 준다. 그러나 죽음의 질서 위에 서 있는 사회에서 생명과 접속하는 일은 얼마나 위험한가? 처제의 작업에 동참했던 형부는 결국 그것을 고수하지 못하고 어딘가로 사라진다. 3부에서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영혜는 육식뿐 아니라 모든 음식을 거부한다. 그는 땅에 뿌리내리고 있는 나무가 되기 위해 물구나무서기를 한다. 영혜의 눈에 “세상의 모든 나무들은 형제자매와 같다.” 3부의 초점 화자인 언니 인혜는 식물의 세계로 월경한 동생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 언어는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불타오르는 나무”의 언어이다. 인혜는 동생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외면할 수도 없다. 동생이 내지르는 소리는 흉통을 일으켜 숨을 쉴 수 없게 만들고, 자신이 살아온 삶이 거대한 무의미 위에 서 있음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살생·폭력에 기초해 있는 인간 삶에 윤리적 저항 <채식주의자>는 한 여성의 식물로의 존재론적 변신을 통해 살생과 폭력에 기초해 있는 인간 삶에 대한 윤리적 저항을 보여준다. 이 저항은 죽음을 무릅쓸 만큼 집요하고 무시무시하다. 그것은 ‘여성적’이다. 여기서 여성적이라는 말은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관습적 의미와 멀리 떨어져 있다. 아무것도 죽일 수 없는 둥근 ‘젖가슴’을 달고 있는 여성들은 참된 의미의 ‘여성’이 되면서 살육의 질서에 맞서고, 이 저항을 통해 비인간 생명의 세계와 연대한다. 우리는 영혜에게서 고대 그리스 비극의 여주인공 안티고네의 환생을 보는 듯하다. 안티고네가 크레온의 국법에 맞서 오빠의 시신을 땅에 묻어주는 불복종을 감행한 뒤 산 채로 죽음을 맞이하듯, 영혜는 살생과 폭력 위에 세워진 인간세계를 떠나 식물의 세계로 건너간다. 이는 스스로 죽음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러나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자매를 만나지 못하지만, <채식주의자>에는 동생의 무모한 시도에 공감하는 언니가 있다. 언니가 세상에 “항의하는” 듯한 시선을 멈추지 않는 한 영혜의 시도는 헛되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젖가슴은 여성의 몸에서 자라난 잎사귀이다. 살아 있는 존재들의 고통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여성의 육체는 생명의 질서와 만나는 매개체이다. 한강의 소설은 여성의 육체가 들려주는 언어를 받아쓰는 글쓰기이다. 그것은 살생의 폭력에 죽어간 모든 존재의 아픔을 기록한다. 이 글쓰기를 어찌 ‘여성적 글쓰기’라 부르지 않을 수 있는가.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로 이어지는 한강의 고통 서사는 한국 현대사의 역사적 트라우마로 확장되면서 깊어지지만, 폭력적 문명 질서에 대한 단호한 거부, 식물성과 여성적 윤리를 연결하는 독창적 시각, 비인간 생명에 대한 포스트휴먼 에코 감수성은 <채식주의자>를 단연 돋보이게 한다. 한국 현대 여성문학 백 년의 저력이 이 소설에서 격렬하게 분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 독자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1990년대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한국여성문학사를 되짚는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명호 경희대 영미어학부 교수 2025.04.04 15:30
건강
[건강의피셜㊿]‘100세 인구 85%’ 여성이 더 오래사는 이유는?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까? 과학과 장수 연구가 전하는 몇 가지 학설에 대해. 픽셀즈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의 85%가 여성이라는 통계가 있다. 110세 이상으로 올라가면 이 비율은 90%까지 증가한다. 그렇다면 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까? 미국 야후라이프가 과학과 장수 연구를 통해 그 해답을 들여다봤다. 여성은 왜 더 오래 살까? 미국 노바 남동부 골병리 의과대학(Nova Southeastern College of Osteopathic Medicine)의 노인 의학과 교수인 나오시라 판디아(Naushira Pandya) 박사는 “신체적으로 남성이 더 강하지만, 여성이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며, 그 차이는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요인에서도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경우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약 6년 길다. 산모 사망률과 사회경제적 지위 등의 변수가 있음에도 여성은 전 세계적으로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주요 요인은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다. 에스트로겐은 혈관 건강을 보호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장수 관련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항염증 작용이 있어 노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요법이 수명 연장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염색체 차이도 장수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두 번째 X 염색체가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여성은 손주를 돌보는 과정에서 생식 후에도 생존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할머니 가설’이 있다. 이는 여성이 손주를 양육함으로써 가족 전체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딸이 더 많은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이론이다. 케어 홈케어(CARE Homecare)의 CEO인 모티 갬버드(Moti Gamburd)는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자녀, 배우자, 부모를 돌보는 역할을 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을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남성보다 의사를 자주 방문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성의 생활 습관도 장수에 영향을 끼친다. 남성은 여성보다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비교적 흡연, 음주, 위험한 행동을 더 자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보다 4배 이상 높다. 이러한 차이가 여성의 기대수명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관계도 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연결이 부족하면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강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친구나 가족에게 더 쉽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향이 있다. 판디아 박사는 “90세 이상 고령자들은 강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이 더 나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뉴잉글랜드 대학의 교수이자 노인의학 교육 책임자인 마릴린 구글리우치(Marilyn Gugliucci) 교수는 “목적 의식과 회복력이 장수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며, 건강한 생활 방식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태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수를 위한 생활 습관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장수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은 다음과 같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금연 및 절주 건강한 사회적 관계 유지 긍정적인 태도와 목적 의식 갖기 노인의학 전문의 에반 시아를로니(Evan Ciarloni) 박사는 “만성 질환 예방을 위한 포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사, 운동, 수면, 인간 관계, 정신적 건강 관리가 장수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것은 생물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건강 관리 습관, 삶에 대한 태도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유진 기자 2025.03.18 13:07
화제
여성의 수면지수, 남성보다 낮은 이유는수면의 질에 있어서도 남녀의 차이가 있을까. 홈퍼니싱 리테일 기업 이케아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자신의 수면의 질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케아 코리아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 수면 질에 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8월부터 9월까지 전 세계 57개국 5만 5221명(한국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케아 수면의 발견(IKEA Sleep Uncovered)’ 보고서는 성별에 따른 수면 경험의 차이와 여성의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밝혀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여성 중 31%가 자신의 수면 질이 낮다고 평가한 반면, 같은 응답을 한 남성은 25%에 그쳤다. 자주 피곤한 상태로 아침을 맞는다고 응답한 여성은 44%로, 남성(33%)보다 더 많았다. 매일 밤 두 번 이상 깬다고 응답한 비율도 여성(23%)이 남성(16%)보다 높아 여성들이 더 자주 수면 중단을 더 자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케아코리아 제공 여성과 남성의 수면의 질 차이는 수면 시간, 수면 소요 시간, 수면 흐름, 기상 컨디션을 0~100점 척도로 산출한 수면 지수에서도 확인됐다. 여성의 평균 수면 지수는 60점으로 남성(65점)보다 낮았으며, 6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들의 수면 지수는 59점으로 더 낮았다. 특히, 6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들은 자녀(27%), 스트레스(16%), 불안 장애(13%)를 주요 숙면 방해 요인으로 꼽아, 육아가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 여성의 수면 지수는 56점으로, 조사 대상 57개국 중 49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6세 미만 자녀를 둔 한국 여성의 수면 지수는 48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여성의 수면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72점 동점을 기록한 인도네시아와 쿠웨이트였다. 여성의 수면의 질은 사회경제적 요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케아는 수면의 질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심층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생활 방식, 이웃, 사회관계, 직장, 신체 및 정신 건강, 침실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사회적 단절감을 더 많이 느끼고(여성: 2.72, 남성: 2.56), 직장(여성: 3.39, 남성: 3.51), 재정상황(여성: 3.07, 남성: 3.19)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해당 항목에 대한 낮은 만족감은 스트레스와 생활의 질 저하를 초래하며, 결과적으로 여성의 수면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는 만족도에 대한 1~5점 척도의 평균 응답 값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이케아 코리아는 직원들이 가정과 직장에서 겪는 심리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대면, 전화, 화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 ‘토닥토닥’을 운영한다. 또한 여성에게 180일, 남성에게 30일을 100% 유급으로 제공하는 출산 전후 휴가 제도를 운영하며, 복직 후에는 매장 영업시간에 맞춰 운영되는 사내 어린이집 ‘다기스’를 활용해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사벨 푸치 이케아 코리아 대표 겸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수면의 질은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생활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케아 코리아는 진정한 평등은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과 직원들의 건강 및 웰빙을 고려한 지원 제도를 통해 여성들이 가정과 직장에서 더욱 행복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장회정 선임기자 2025.03.04 11:22
화제
시대가 변해도…여성 10명 중 9명 ‘명절증후군’변화하는 명절 트렌드에도 명절 증후군은 여전… 91.2%가 명절 앞두고 스트레스 경험 명절 증후군이란 명절 기간을 포함해 그 전후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시대는 변했지만 명절증후군은 여전했다. 닌자 제공 소형 주방가전 브랜드 닌자(Ninja)가 다가오는 설 명절을 맞아 현대인들이 겪는 명절 준비 과정의 스트레스와 명절 증후군에 대한 소비자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설 명절을 맞아 가사 노동,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겪는 명절 준비의 어려움과 명절 이후에 이어지는 명절 증후군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한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3일간 만 30세~54세 성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명절 증후군이란 명절 기간을 포함해 그 전후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팬데믹 이후 명절 풍습이 달라지며 가족 간 모임의 규모와 형식이 변화했지만, 설문 응답자의 91.2%가 명절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했으며, 81.2%는 명절 이후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겪는다고 답해 여전히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설문에 따르면,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장보기, 용돈 지출 등의 경제적 부담(70.2%), 과도한 요리 및 장시간 가사 노동(66.9%), 시간 부족으로 인한 준비 압박(15.1%) 등이 지목됐다. 특히 1, 2번 응답에 모두 포함되는 명절 음식 준비와 관련 부담이 큰 것으로 분석됐으며, 번거로운 뒷정리, 체력 소모, 요리에 소요되는 시간 등이 주된 부담 요인으로 손꼽혔다. 응답자의 43%가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을 음식 준비에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35.7%는 하루 6시간 이상을 투자한다고 응답해 명절 음식 준비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명절 증후군이 비단 명절 이전과 명절 기간 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명절 이후의 연휴 기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설문을 통해 나타났다. 응답자의 81.2%가 명절 이후에도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경험한 것으로 답한 것. 이들은 명절 이후에도 극심한 피로감(80.3%), 스트레스나 우울감(52.2%), 소화불량 또는 식욕 저하(28.1%)를 겪은 적이 있다고 호소했다. 연휴 기간 전반에 걸쳐 축적된 명절 증후군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채택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85%가 충분한 휴식을 꼽았으며, 여행 및 외출이 30.8%로 그 뒤를 이어 평소보다 과중한 가사 노동 및 가족 모임으로부터의 자유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닌자는 이번 설문을 통해 명절 증후군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도도 확인했다. 설문 응답자의 73.8%가 연휴 기간 중 요리 부담을 줄여줄 제품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다양한 음식을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기능(69.4%), 요리 시간 단축을 돕는 기능(68.6%)에 높은 선호를 보였다. 이는 연휴 기간 중 요리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로, 특히 연휴 기간 중 요리하는 데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을 투자한다는 답변(43%)과도 연결된다. 닌자 브랜드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소비자들이 명절 이전부터 명절을 지난 뒤의 연휴 기간까지 축적된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닌자는 주방에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휴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할 수 있도록 요리 시간을 단축하고 신체적 피로를 줄이는 등 생활 속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다주는 제품 개발에 계속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진 기자 2025.01.23 10:06
건강
여성들이여 달리자! 나이키, ‘2025 애프터 다크 투어’ 개최시마 시몬스 나이키 글로벌 여성 러닝 및 피트니스 부문 부사장은 “모든 여성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참가하며 내면의 힘과 집단 에너지의 힘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번 레이스의 취지를 전했다. 나이키가 더 많은 여성을 스포츠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성 러너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레이스 시리즈 ‘2025 애프터 다크 투어’를 개최한다. ‘2025 애프터 다크 투어’는 전 세계 6개 주요 도시에서 여성 러너들을 초대하여 10K 및 하프 마라톤 코스를 달리는 야간 레이스로, 오는 4월 호주 시드니를 시작으로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 서울, 인도 뭄바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차례대로 열린다. 대한민국 여성을 위한 ‘애프터 다크 투어 서울 10K’는 오는 5월 10일 저녁 7시 여의도공원에서 총 7천 명의 여성 러너와 함께한다. 여의도공원을 시작으로 서강대교를 오가는 10Km 코스로 운영되며 새로운 도전을 완성해 나갈 참가자들의 맥박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도심 속 활기를 가득 채울 전망이다. 시마 시몬스 나이키 글로벌 여성 러닝·피트니스 부문 부사장은 “애프터 다크 투어는 여성 러너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모든 러닝 여정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하나의 커뮤니티에 직접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며 “모든 여성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참가하며 내면의 힘과 집단 에너지의 힘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번 레이스의 취지를 전했다. 레이스에 도전하는 모든 러너를 위해 나이키는 다양한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했다. 전 세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나이키 런 클럽 앱을 통해 나이키 러닝 코치 딜짓 테일러와 함께 애프터 다크 투어 맞춤형 트레이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서울 레이스 참가자를 위해 다양한 러닝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참가 접수는 1월 9일부터 31일까지 레이스 공식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추첨을 통해 선정되며, 최종 당첨자는 2월 8일 개별 이메일과 문자를 통해 발표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윤 기자 2025.01.09 1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