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여행 경비 최대 50% 지원…경북, 해안열차 블루패스 사업 추진... 서핑·요트·수중 다이빙 등 해양 레포츠, 지역 축제·먹거리 등을 체험하는 것이다. 참가자에게는 여행 경비를 최대 50%까지 지원한다. 경북도는 동해안 5개 시군을 연계하는 1박2일·2박3일 코스, 울릉도...
#동해안 #관광 #열차
김현수 기자 2025.05.21 10:28
지역
여행 경비 최대 50% 지원…경북, 해안열차 블루패스 사업 추진... 서핑·요트·수중 다이빙 등 해양 레포츠, 지역 축제·먹거리 등을 체험하는 것이다. 참가자에게는 여행 경비를 최대 50%까지 지원한다. 경북도는 동해안 5개 시군을 연계하는 1박2일·2박3일 코스, 울릉도...
#동해안 #관광 #열차
김현수 기자 2025.05.21 10:28
사회
‘저 가방에 전 재산이 있는데’···70대 부부의 아찔했던 부산 여행... 가방을 찾았다. 지난 15일 오후 3시쯤 A씨 부부(70대)가 부산 기장경찰서 기장지구대를 찾아와 “여행가방을 찾아달라”고 하소연했다. A씨는 “여행가방에는 전 재산이 현금 1000만원과 금 2돈이...
#여행가방 #부부여행 #톨케이트비 #택시요금 #트렁크
권기정 기자 2025.05.20 15:12
사회
“해변길 따라 힐링여행”···태안군, ‘해변길 스탬프 투어’ 진행오는 6~11월 운영···선착순 1000명 참여 가능 태안 해변길 스탬프 투어. 충남 태안군 제공 충남 태안군이 ‘2025 태안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마련한다. 태안군은 다음달...
#해변길 #투어 #스탬프 #태안군 #태안
강정의 기자 2025.05.20 13:33
경제
한국관광공사 대구경북지사, ‘바다가는 달’ 울진과 영덕 여행 성황리 마무리... 14일 밝혔다. 이 여행 상품은 인천, 경기, 영월, 서울, 경주, 대전, 대구 등 전국에서 여행객들이 찾아와 전국 여행객들의 만남의 장이 됐다. 참여한 여행객들은 “6시간이 어떻게...
2025.05.14 15:00
연예
CIX, tvN SHOW 단독 여행 예능 ‘해시태그 트래블로그’ 시즌2 론칭 확정C9엔터테인먼트, tvN SHOW ‘해시태그 트래블로그’ 제공 아이돌그룹 CIX(씨아이엑스)가 통통 튀는 여행기로 힐링을 전한다. CIX(BX, 승훈, 용희, 현석)는 오는 28일 tvN SHOW 채널과 티빙을 통해 방영되는 여행 프로그램 ‘해시태그 트래블로그 인 타오위안 (HASHTAG TRAVELOG in TAOYUAN)’에 출연한다. ‘해시태그 트래블로그’는 가이드로 변신한 CIX가 소셜 미디어 속 인기 있는 해시태그를 활용해 젊은 시각으로 각 도시의 랜드마크, 문화와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선 시즌 1에서 마카오, 홍콩을 방문했던 CIX는 이번 시즌 2에서는 대만 타오위안의 숨겨진 명소를 찾아 떠난다. 타오위안에 도착한 CIX는 다시 라오제(Daxi Old Street), 중리 관광 야시장(Zhongli Tourist Night Market), 하카 문화 명소를 탐험하며 타오위안의 다채로운 매력에 빠져든다. 첫 장소인 다시 라오제에서는 ‘10대 미식’에 도전하고, 중리 관광 야시장에선 재미있는 게임을 경험하며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낀다. 하카 차 문화관, X파크 해파리 수족관(Xpark Jellyfish Gallery)에서의 이색적인 체험 또한 관전 포인트다. C9엔터테인먼트, tvN SHOW ‘해시태그 트래블로그’ 제공 CIX는 지난 시즌을 이끈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해시태그 트래블로그 인 타오위안’에서도 여전한 케미와 친근한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색다른 요리와 체험에 도전하는 CIX의 통통 튀는 여행기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과 힐링을 선물할 전망이다. CIX가 두 시즌 연속 출연하는 ‘해시태그 트래블로그 인 타오위안’은 아시아 총 8개 지역에서 방영된다. 5월 28일 오후 9시 tvN SHOW에서 국내 첫 방송되며, 6월 1일 tvN Asia를 통해 대만, 홍콩, 미얀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지역에서 동시 방영될 예정이다.
손봉석 기자 2025.05.20 20:11
생활
[신간] ‘그래도 여행은 하고 싶어’월급쟁이 23년 차 직장인이 세계 300개 도시를 홀로 걸으며 마주한 인생의 반전과 회복의 기록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찾아 떠난 평범한 직장인의 특별한 여정 일과 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건네는 낯선 도시에서의 따뜻한 위로와 깊은 성찰 삶에 지친 당신에게 건네는, 낯선 길 위의 따뜻한 위로 여행은 사치가 아니다. 삶을 회복시키는 ‘내면의 양식’이다. 23년간 월급쟁이로 일하며 세계 300개 도시를 홀로 걸어온 한 직장인의 여행 기록이 책으로 출간됐다. 이희진 작가의 신간 ‘그래도 여행은 하고 싶어’(모아출판사)는 단순한 여행 에세이를 넘어,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따뜻한 위로, 다시 나아갈 용기를 건네는 인생 회복 에세이다. 이 책은 18개국 36개 도시에서의 체험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작가는 각 도시를 단순히 둘러본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머물며 걷고, 바라보고, 때로는 멈춰 사색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행을 했다. 인증샷에만 집중하는 여행과는 결이 다르다. 여행지의 사계절, 골목, 풍경,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 마주한 ‘낯선 나 자신’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작가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100미터 달리기 하듯 숨 가쁘게 살아온 회사 생활 속에서 느꼈던 회의감과 번아웃,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찾아온 정체성의 벽을 여행을 통해 넘고자 했다. 그렇게 떠난 수많은 도시에서 그는 인생의 방향을 되묻고,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다시 세워나갔다. “속도를 줄이고 인생을 즐겨라. 너무 빨리 가다 보면 놓치는 것은 주위 경관뿐이 아니다. 어디로, 왜 가는지도 모르게 된다.” 어느 여행지에서 마주한 이 문장은 이 책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래도 여행은 하고 싶어’는 총 5부로 구성된 에세이로, 여행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고 내면을 단단히 다져온 여정을 담고 있다.1부 ‘행복, 가봐야 볼 수 있다’에서는 여행이 전해주는 소소한 기쁨과 마음의 안식을,2부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은 있다’에서는 지친 일상을 여행으로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풀어낸다.3부 ‘상실은 성장의 다른 이름’에서는 일과 관계 속에서 겪은 흔들림의 순간들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과 조직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한다. 4부 ‘내 마음의 거울’에서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담았고, 5부 ‘그래도 나는 떠난다’에서는 다시 떠나야 했던 이유와 그 여정이 안겨준 용기와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행은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살아가는 것, 그래서 더 살아볼 만한 인생에 대한 응원이다.” 작가는 말한다. 여행은 일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오히려 일상을 더 깊고 단단하게 살아가기 위한 훈련이라고. 낯선 도시의 골목을 혼자 걷고, 현지인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홀로 식탁에 앉아 마주한 그 순간들 속에서 삶의 균형을 되찾았다. ‘그래도 여행은 하고 싶어’는 단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방향을 잃은 사람, 삶에 지친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다시 찾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여행의 초대장이다. 이희진 작가는 300여 개의 세계 도시를 홀로 탐험한 ‘여행하는 직장인’.이희진 작가는 아나운서와 리포터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불안정한 프리랜서 생활을 접고 은행에 입사하며 월급쟁이의 길을 선택했다. 20대 후반, 늦은 나이에 떠난 어학연수를 계기로 세계 여행의 매력에 눈을 뜬 그는 이후 꿈을 좇아 정착한 회사에서 20년 가까이 몸담고 있다. 전문 여행가도, 유튜버도 아니다 틈틈이 모은 시간과 비용으로 세계 300개 도시를 걸었고, 그 안에서 자신을 다시 세웠다. 그가 선택한 방식은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떠나는 여행’이었다. 여행은 그의 쉼이자 사색이었고, 오늘을 살아내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래도 여행은 하고 싶어’는 저자가 수년간 기록해온 여행의 단상과, 낯선 길 위에서 길어올린 인생의 통찰을 담은 첫 번째 책이다. 현재 종합 커뮤니케이션 회사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홍보 컨설팅과 위기관리 전문가로 활동 중이며, 한국회복탄력성전문가협회 및 한국여행작가협회에 소속되어 있다.
강석봉 기자 2025.05.20 17:20
연예
[스경연예연구소] 보법이 다른 ‘여행방송러’, 빠니보틀 VS 곽튜브여행 크리에이터 겸 방송인 빠니보틀(박재한). 사진 스포츠경향DB 2025년 상반기에도 떨어지지 않는 여행 예능의 위력. 그 중심에는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있는 두 명의 여행 크리에이터 출신 방송인이 있다. 바로 ‘빠니보틀’ 채널을 운영 중인 빠니보틀(박재한)과 ‘곽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곽튜브(곽준빈)다. 둘은 ‘원지의 하루’를 운영 중인 원지(이원지)와 함께 여행 유튜브 ‘3대장’으로 불리며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 시리즈에 함께 출연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봇물 터지듯 나온 유튜브 여행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도 자신만의 브랜드로 입지를 쌓았으며 방송가에서도 활약 중이다. 여행 크리에이터 겸 방송인 곽튜브(곽준빈). 사진 스포츠경향DB 둘은 ‘지구마불 세계여행’ 시리즈 말고도 고정 예능을 늘려가면서 최근에도 여전히 활약 중이다. 또한 역점을 두는 스타일도 전혀 다르다. 두 사람의 행보를 따르다 보면 지금 여행 예능의 흐름도 큰 그림을 잡을 수 있다. ■ 빠니보틀의 ‘패밀리십(Family Ship)’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4’ 빠니보틀 캐릭터 포스터. 사진 MBC 빠니보틀은 여행가로 따지면 ‘외로운 늑대’ 스타일이다. 그다지 많은 사람과 섞이려 하지 않고, TV를 많이 보지 않는 탓에 알아보는 사람도 많지 않다. 최근 방송된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 3’에서 파트너로 가수경력 30년의 정재형을 만나고도 실제로 이봉원하고 헷갈려 한참을 그렇게 알고 있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그러한 빠니보틀도 약한 부분이 있다. 그가 TV 출연을 그다지 즐기지 않지만, 그래도 프로그램에 나오는 이유다. 바로 ‘의리’ ‘가족애’라 불릴 수 있는 정(情)이다. 그는 ‘지구마불 세계여행’ 시리즈도 하차하겠다는 이야기를 밥 먹듯이 하지만 곽튜브, 원지 그리고 최근에는 노홍철, 주우재와 쌓은 인연으로 출연을 계속하고 있다. ENA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 3’ 빠니보틀 출연 주요장면. 사진 ENA 방송화면 캡처 이번 ‘지구마불 세계여행 3’에서도 차태현과 짝을 이뤄 네덜란드로 넘어가기 전 스위스에서 별장을 꾸려 신청자들과 놀고 있는 노홍철을 일부러 찾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에서는 그의 ‘패밀리십’에 대한 애착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다. 2022년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첫 시즌부터 합류한 그는 함께 출연한 기안84, 이시언 등과 교류하기 시작하더니 시즌 2에서는 늦게 합류한 덱스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초 방송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3’ 마다가스카르 편에서는 막바지 멤버들에 대한 마음 때문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곽튜브의 ‘먹방’ 그리고 ‘야망’ MBN 예능 ‘전현무계획2’에 출연 중인 곽튜브(오른쪽) 방송화면. 사진 MBN 곽튜브의 여행 스타일은 그 스스로의 정의이긴 하지만 ‘행복한 돼지’에 가깝다. 그의 유튜브 채널의 기치 ‘세계를 먹다(Eat the world)’에서 보듯 그는 여러 곳의 식도락 여행에서 기쁨을 얻는다. 본진에 가까운 ‘지구마불 세계여행’에서도 먹는 일의 비중이 꽤 높으며, 이번 시즌 3에서도 ‘쩝쩝박사’ 배우 이장우와 호흡을 맞췄다. 그의 나머지 고정 예능 EBS ‘곽준빈의 세계기사식당’과 MBN ‘전현무계획’ 시리즈도 ‘먹방’을 기반에 깔고 있다. EBS 프로그램에서는 주로 ‘아저씨’인 택시 기사들과의 친밀감을 통해 유대를 쌓고 기사 추천 맛집으로 향하며, 전현무와 함께 국내의 맛집을 돌아다닌다. EBS 교양 ‘곽준빈의 세계기사식당’ 곽튜브 출연 장면. 사진 EBS 곽튜브의 보법은 그가 ‘전문 방송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데서 빠니보틀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빠니보틀이 그 자체로 자유롭게 살기 위해 여행을 택하고 그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자신의 일상을 담는다면, 곽튜브는 훨씬 구성된 예능에 가까운 행보를 보인다. 프로그램 선택에 있어서도 훨씬 전략적이다. 그런 그는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지난해 청룡시리즈어워드와 한국방송대상 시상을 통해 그 꿈에 다가섰다. 지금도 그는 방송에서 ‘연예대상’ 수상을 자신의 목표로 삼고 있고, 유튜브를 통해서든 자신이 어린시절 꿈꾼 방송인으로 다가가는 ‘야망’에 한 걸음 한 걸음 동력을 얻는 중이다. 빠니보틀과 곽튜브가 함께 출연하는 ENA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 3’ 포스터. 사진 ENA 두 사람의 보법과 지향점은 다르지만, 나란히 예능의 원석으로 이른 시일 내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빠니보틀이 출연 중인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4’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10분, 곽튜브와 빠니보틀이 함께 출연 중인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 3’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50분 방송된다.
하경헌 기자 2025.05.19 16:03
연예
[종합] ‘해린 닮은꼴’ 소윤, 日여행 중 남학생과 썸?…정웅인 ‘폭발’ (내생활)ENA ‘내 아이의 사생활’ ‘내 아이의 사생활’ 배우 정웅인이 여행 중 남자와 함께 한 둘째 소윤이를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5월 18일 방송된 ENA 일요예능 ‘내 아이의 사생활’(이하 ‘내생활’) 21회에서는 삿포로 여행 둘째날을 맞이한 정웅인의 세 딸 삼윤(세윤, 소윤, 다윤)이와 여동생 예린이의 탄생으로 오빠가 되어 돌아온 ‘태블리’ 태하의 사생활이 그려졌다. 일본 삿포로 여행 첫날부터 캐리어를 분실할 뻔하고, 캐리어를 다 풀지도 못하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잠을 자는 등 고생을 한 삼윤이. 소윤이가 준비한 둘째 날 오타루 여행도 기차 지연으로 인해 시작부터 난관에 빠졌다. 소윤이가 빠르게 버스로 가는 법을 찾은 덕분에 무사히 오타루에 도착한 아이들은 바로 점심을 먹으러 시장으로 갔다. 그러나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카이센동(해산물 덮밥) 두 그릇과 맨밥 한 그릇만 시키기로 했다. 삼윤이는 맨밥의 주인공을 정하기 위해 아빠에게 동시에 문자를 보냈지만, 정웅인은 누구에게도 답장을 하지 않아 웃음을 안겼다. 결국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문자를 돌렸고, 다윤이가 1등, 세윤이가 2등을 차지하며 자연스레 소윤이가 맨밥을 먹게 됐다. 이제서야 문자의 의미를 알게 된 정웅인은 “평소와 달리 소윤이가 ‘아빠 사랑해 보고 싶어’라는 문자를 보내 깜짝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로 한창 식사 중이던 소윤이에게 정웅인이 뒤늦게 “엥?! 뭔 일 있어?”라고 답장을 보낸 장면이 공개돼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ENA ‘내 아이의 사생활’ 식사 후 각자 자유 시간을 즐기기로 한 아이들. 그중 소윤이는 혼자 공방으로 향했는데. 이어진 장면에서는 또래 남학생과 나란히 앉아 공예를 하는 소윤이의 모습이 담겨, “늑대를 조심해라”고 신신당부했던 아빠 정웅인의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 남학생의 “남자친구 원해요?”, “이번에 한국 가는데 혹시 괜찮다면 만나 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엔딩을 장식하고, 정웅인은 결국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험한 말을 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했다. 다음은 첫 출연 당시 각종 화제성 순위를 휩쓴 스타 베이비 태하가 오랜만에 등장해 반가움을 자아냈다. 지난해 10월 여동생 예린이가 태어나며 오빠가 된 태하는 훌쩍 성장한 모습으로 랜선 이모-삼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 태하와 꼭 닮은 붕어빵 동생 예린이의 귀여움은 시청자들에게 큰 힐링을 선사했다. 태하의 달라진 모습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한글을 마스터한 듯 스스로 동화책을 읽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사실 이는 태하의 창작 동화였고, 귀여운 상상력과 창의력이 어른들을 더욱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영어와 한자 맞히기도 척척 해내는 태하를 보며 MC들은 “진짜 언어 천재다”라고 감탄했다. 이어 태린이네 가족은 코타키나발루로 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출국 전 엄마는 태하에게 코타키나발루 여행 책을 사오라는 심부름을 부탁했다. 넓은 공항에서 서점을 찾아야하는 태하는 먼저 높은 곳에 올라가서 위치를 파악하는 놀라운 기지를 발휘했다. 서점에 가서는 책 표지만 보고 여행 책 코너를 찾고, 자신이 아는 글자 ‘나’를 딱 집어내며 누구의 도움도 없이 ‘코타키나발루’ 여행책을 찾아내며 무사히 심부름을 마쳤다. 내내 의젓하던 태하는 비행기 탑승 후 엄마에게 “예린이 눕힌 다음에 태하 안아줘”라고 요구했다. 오빠지만 태하도 아직은 엄마의 품이 좋았던 어린 아이였던 것. 기특하게 울지도 않고 깊이 잠이든 예린이가 아기 침대로 몸을 옮기고, 엄마에게 안긴 태하는 “엄마 사랑해”라는 귀여운 한마디로 모두를 감동하게 했다. 특히 연우 엄마 장윤정이 공감하며 “아들이 사랑한다 그러면 정말 심쿵이야”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기 전부터 웃음과 감동이 가득했던 태하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한편 ENA 일요예능 ‘내 아이의 사생활’은 매주 일요일 저녁 6시 50분 방송된다.
이민주 온라인기자 2025.05.19 09:15
문화/과학 특집
무덤부터 신전까지...‘이집트’ 고대 유적을 향해 떠난 특별한 여행아부심벨 대신전으로 불리는 람세스 2세 신전 전경/김찬호 기자 여행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의 대세는 자유여행이다. 규모도 나 홀로 혹은 소수가 함께 떠나는 정도로 단출해졌다. 인터넷 검색 한두 번이면 현지 사정을 훤히 알 수 있는 만큼 더 이상 ‘우르르’ 몰려다닐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실제로 단체여행으로 모집하지만 현지에서 보내는 시간 대부분은 자유인 상품도 있다. 그런데 여전히 이러한 방식이 통용되지 않는 곳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치안이 불안정한 경우다. 또 볼거리는 많은데 관련 정보가 제한된 경우도 있다. 혼자서는 제대로 된 관광이 어려운 사례다. 대개 둘 중 한 가지 문제가 자유여행의 발목을 잡는데 가끔씩 이 모든 상황이 겹쳐서 나타날 때도 있다. 가보고는 싶은데 안전한지 모르겠고, 섣불리 갔다가 무엇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할 것만 같은 곳, ‘이집트’가 그렇다. 이집트는 많은 사람들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는 곳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등을 통해 묘사된 이집트는 피라미드, 스핑크스, 미라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문제는 한국과는 1961년부터 영사 관계를 수립했지만 생각보다 알려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 일부 유튜버 등을 통해 정보가 전달되지만 이때 보여지는 이집트는 호객과 인종차별만 가득한 곳이다. 이처럼 가보고 싶다는 ‘바람’과 ‘망설임’이 교차하는 상황은 점차 이집트를 닿을 수 없는 신기루로 만들어 갔다. 그런데 이때 누군가 이 문제의 답을 내기 시작했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은 ‘이집트 문명 탐사’의 등장이다. 이집트 기자 지역에 있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김찬호 기자 기본적으로 ‘2024 이집트 문명 탐사’는 ‘단체여행’이다. 10명 단위로 움직이는 일반 ‘패키지여행’과는 규모가 다르다. 참여 인원만 32명이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마치 학창 시절 수학여행 가듯 2주 가까이를 함께 움직인다. 목표는 오직 고대 이집트가 남긴 유적을 둘러보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제대로 시대를 역행한 여행이다. 그런데 특별한 인솔자가 나타나 단체여행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애굽민수’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 소장이다. 곽 소장이 인솔자로 나서며 평범한 단체여행은 특별한 ‘탐사’가 됐다. 실제로 1년에 딱 두 차례 열리는 이 여행에 참여하기 위해 누군가는 신청 재수를 했다. 지난해 신청 시작과 함께 곧바로 마감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에서 열린 곽 소장 강의를 듣는 등 이집트에 대한 예습 과정을 거쳤다. 이들 역시 여행지만 바꾸면 더 편하고 값싸게 자유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럼에도 32명의 참가자는 더 많은 비용, 시간을 들여 이집트를 선택했다.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이집트 문명 탐사’를 선택한 사람도 있다. 이쯤 되면 이 여행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월 2일부터 14일까지 이들의 11박13일 일정에 동행해 봤다. 일정: 따라만 다녀도 보인다 ‘이집트 문명 탐사’ 일정 중 가장 비싼 입장권 가격을 지불을 네페르타리 무덤 내부 모습/김찬호 기자 “이것은 관광인가, 학술 답사인가.” 이집트에 도착한지 하루 만에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다. 사실 ‘이집트 문명 탐사’는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 ‘문명 탐사’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역사학과나 유관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란 의미다. 이집트에 대한 관심만 있다면 누구에게든 열려 있다. 심지어 그것이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관심이 아니어도 된다. 단지 이집트를 한번 가보고 싶었다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탐사를 이끄는 곽 소장을 만나보고 싶다는 ‘팬심’으로 출발해도 환영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 여행은 분명 관광이다. 문제는 일정에서 생기는 반전이다. 11박13일의 일정을 꽉 채우고 있는 것은 피라미드, 무덤, 신전 등의 유적지나 박물관 방문이다. 이집트 하면 떠오르는 낙타 타기나 사막에서 하는 샌드보딩(모래 언덕 위에서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스포츠) 같은 건 일정에서 찾아볼 수 없다. 유적방문으로 꽉 찬 일정은 마치 고대 이집트 관련 유적을 하나라도 더 보자고 외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실제로 일행들 사이에선 “힘내서 무덤, 신전 하나라도 더 가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종종 흘러나왔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 여행은 분명 답사다. ‘2024 이집트 문명 탐사’ 이동 동선/김찬호 기자 마치 말장난 같지만 ‘이집트 문명 탐사’는 분명 관광과 답사 그사이 어딘가쯤에 있다. 일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이는 더욱 잘 드러난다. 우선 전체 일정을 기획한 이는 곽 소장이다. 한국에 단 두명만 있다는 이집트학 전공 전문가 중 한명이다. 그는 일정 내내 입버릇처럼 “여러분에게 고대 이집트를 하나라도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기간 동안 방문한 유적지가 40여 곳이 넘는다. 이동거리로 환산하면 좀 더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이집트 내에서는 비행기, 고속버스 등을 이용해 이동한다. 나일강을 따라 이집트 북부부터 남부까지를 훑어보는 동선이다. 큰 도시 위주로 보면, 카이로-아스완-아부심벨-룩소르-카이로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 거리만 2000㎞가 넘는다. 그 사이사이 들른 콤 옴보, 에드푸, 에스나, 덴데라, 아비도스 등을 포함하면 거리는 더 늘어난다. 모두 합치면 서울에서 부산을 3번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동선에는 분명한 의도가 있다. 카이로공항에 내리자마자 일행이 향한 곳은 호텔이 아니었다. 곧바로 카이로에서 25㎞ 정도 떨어진 ‘멤피스’라는 곳으로 간다. 기원전 3100년 무렵 상·하로 분열됐던 이집트가 통일된 후 첫 번째 수도로 사용한 곳이다. 이집트 멤피스 야외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람세스 2세 거상/김찬호 기자 고대 이집트인들은 멤피스가 내려다보이는 나지막한 고원에 죽음의 신 ‘소카르’의 이름을 지명으로 붙이고 무덤을 만들었다. 이곳이 탐사단이 두 번째로 향한 ‘사카라’다. 제3왕조 시기 만들어진 최초의 피라미드인 ‘계단식(조세르) 피라미드’를 볼 수 있었다. 이튿날에는 다슈르와 기자 지역을 방문했다. 다슈르에서 제4왕조 시기의 굴절 피라미드, 붉은 피라미드를 봤다. 기자에서는 역시 제4왕조 시기 쿠푸 파라오의 대피라미드를 방문했다. 독특한 점은 하루 뒤 다시 사카라를 찾았다는 것이다. 동선으로만 보면 분명히 비효율적이다. 다만, 두 번째 찾은 사카라에서는 보는 것이 달라진다. 제5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인 우나스와 제6왕조를 개창한 파라오 테티의 피라미드를 본다. 이쯤 되면 머리로 외워서가 아닌 눈으로 봐서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계단식→굴절→삼각뿔 형태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또 그 규모는 제4왕조 대피라미드를 정점으로 점점 작아진다는 사실이다. 여기까지 확인하면 카이로에서의 1차 일정이 끝난다. 놀라운 점은 이집트 역사를 고왕국-중왕국-신왕국-말기왕조 순서로 나눈다고 했을 때 ‘고왕국’ 유적 답사 일정도 동시에 끝이 났다는 점이다. 이집트 제3왕조 시기 만들어진 최초의 피라미드인 ‘계단식(조세르) 피라미드’/김찬호 기자 제4왕조 스네페루 파라오가 만든 굴절 피라미드/김찬호 기자 제4왕조 시기 확립된 삼각뿔 형태의 피라미드/김찬호 기자 이는 철저히 의도한 결과다. 실제로 같은 방식으로 아스완에서는 중왕국 시대를 중심으로 보고 아부심벨, 룩소르에서는 신왕국 시대 유적을 중심으로 탐방한다. 마지막 카이로 2차 일정에서는 이집트의 근현대인 이슬람 시대를 둘러보는 식이다. 이를 통해 이집트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사람도 시대 변화를 눈으로 익히게 된다. 쉽게 말해, 관광처럼 따라다니기만 했는데 나도 모르게 이집트 역사를 모두 조망한다는 것이다. 동선을 이유로 유적을 뒤죽박죽 본 뒤 ‘나는 아는 것이 없다’로 결론 내는 여행과 분명히 차별화된다. 그런데 이런 일정은 애초에 품었던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집트 역사를 보고, 듣고 있는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 왜 즐길거리로 가득한 관광을 두고 이런 여행을 선택했나 등이다. 실제로 탐사 초반에는 이집트 유적이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뒤로 갈수록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뙤약볕 아래서 곽 소장의 설명을 들으려 애쓰는 사람들이었다. 이집트 룩소르 왕들의 계곡에 있는 투탕가멘 무덤 내부 모습. 현실(좌측)과 투탕카멘 미이라/김찬호 기자 사람: 이들은 누구인가 룩소르 왕들의 계곡 내에 있는 투탕카멘 무덤 앞에서 설명하고 있는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 소장. 참가자들이 뙤약볕 아래서 설명을 듣고 있다./김찬호 기자 평균 나이 41.6세. 23세 최연소부터 66세 최고령까지. 40년의 세월을 초월해 탐사 동료가 된 참가자들의 나이 분포다. 직업을 보면 더욱 다채롭다. 회사원, 선생님, 유학생, 관광 가이드부터 전직 요리사, 아쿠아리스트(수족관에서 수중생물을 기르고 관리하는 일)까지 있다. 이중 이집트나 역사와 직접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애써 작은 접점이라도 찾는다면 대학에서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한 사람이 유일하다. 특별한 관련이 없지만 이들이 이집트를 찾은 동기는 저마다 흥미롭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2년 연속 탐사에 참여한 두 사람이다. 이중 김한별씨는 “지난해에는 설명을 듣느라 정신없이 보냈다면, 올해는 좀더 여유롭게 둘러보고 사진도 많이 찍기 위해 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유사하게 가족이 먼저 와보고 추천을 한 사례도 있다. 공세정씨는 “지난해에 어머니가 먼저 이집트 문명 답사를 와보시고, 꼭 가보라고 추천해서 오게 됐다”며 “평소 곽 소장님이 나오는 유튜브를 즐겨 봤는데 함께 이집트를 여행하며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공부를 위해 온 사람도 있다. 영국 런던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이보은·김지혜 부부다. 곽 소장이 설명을 시작하면 이씨는 쉴 새 없이 공책에 설명을 필기한다. 김씨 역시 태블릿으로 사진을 찍고, 글, 그림 등을 이용해 메모를 했다. 이동하는 버스에서는 들은 내용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거나 감상을 공유했다. 참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이씨의 대답은 인상적이다. “영국 내 박물관에는 이집트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관광객들에게 이를 설명할 때면 ‘내가 이집트에 가보지도 않고 이 유물들을 설명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탐사를 통해 보고 배워서 보다 생생한 설명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이보은씨. 곽 소장의 설명을 메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김찬호 기자 영국 런던에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이보은씨의 노트. 곽 소장의 설명을 정리한 내용으로 가득하다./김찬호 기자 의미를 따졌을 때 주목할 만한 참가자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이들이었다. 전직 아쿠아리스트인 최환준씨는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다. 최씨는 “입학이 결정되고, 시간 여유가 생긴 차에 무엇을 해볼까 고민했다”며 “마침 이집트 문명 탐사 모집 광고를 보게 됐고, 곽 소장님 설명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곧바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요리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박석주씨 역시 유사하다. 출국 이틀 전까지 일을 해야 했던 박씨는 “자유여행을 준비할 시간은 없고, 어디론가 떠나고는 싶었는데 마침 이집트 문명 탐사 광고를 보게 됐다”며 “쉽게 올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운명이란 생각이 들어서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유학 중 곧바로 현지로 합류한 박찬웅·이주현 부부는 올해 귀국을 예정하고 있다. 2017년 유학을 시작해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는데 매진한 이씨는 “귀국을 앞두고 유럽과 가까운 나라들을 가보자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어릴 적부터 이집트를 가보는 것이 꿈이어서”, “정체된 삶에 자극을 주고 싶어서”, “관련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어서” 등 다채로운 동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참가 동기에서 이집트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경우는 없었다. 그럼에도 여행이 끝난 후 이들의 만족감은 높았다. 최연소 참가자인 김용인씨는 이집트가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다. 남들보다 조금 빨리 일을 시작한 김씨는 부모님 도움 없이 직접 번 돈으로 경비를 마련했다. 그는 “원래 역사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집트 유적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에 참가했는데 아주 만족한다”며 “무엇보다 여러 피라미드에 직접 들어가 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최고령 참가자인 박종곤씨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새벽에 일어나 그날 방문할 유적지를 공부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박씨는 “이집트에 오기 전까지는 기원전이라는 시간이 멀고, 허구적으로만 느껴졌는데 막상 그 시기에 만들어진 피라미드, 스핑크스 등을 보고 나니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며 “체력적으로도 충분히 참여할 만했다”고 말했다. 4년 전 한 달간 이집트를 자유여행했던 이혜진씨의 평가에서도 만족감은 드러났다. 이씨는 “혼자 한 달 동안 본 유적보다 이번 문명 탐사에서 본 유적 수가 더 많았다”며 “이제는 매년 오고 싶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2024 이집트 문명 탐사’의 최연소 참가자 김용인씨. 그는 생애 첫 해외여행을 이집트로 왔다./김찬호 기자 정리하면 이렇다. ‘이집트 문명 탐사’라고 특별히 이집트와 관련이 있거나 유관 전공자들이 참가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본업에 충실하며 잠시 덮어뒀던 관심을 이번 기회에 끄집어낸 사람이 많았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이 이들을 더욱 열성적으로 참여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만족 일색인 후기 역시 해당 관점으로 이해해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여행은 참가자들이 좋아할 만한 분명한 특징이 있다. ‘단체여행’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세 가지 악습의 부재다. 특징: 3무(無) 여행 이집트 문명 탐사가 관광인지, 답사인지는 명확히 정의하기 어렵다. 참가하는 사람이 어떻게 느꼈느냐에 따라 결론이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이 ‘관광’아니냐”고 답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다만, 이 여행의 특징은 명확히 알 수 있다. 이는 단체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들의 부재로 드러난다. 첫 번째 없는 것은 ‘강제 쇼핑’이다. 애초에 쇼핑 항목은 일정에 들어가 있지도 않다. 이집트에 체류하는 마지막 날 딱 한 번 시장 방문이 있기는 하다. 이마저도 6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집트 칸 엘-칼릴리 시장 탐방에 가깝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스치듯 들 때는 있다. “잠깐 쇼핑이라도 하면서 쉬는 것이 나쁘지 않을지도….” 두 번째 없는 것은 ‘추가비용’이다. 비행시간을 제외하면 이집트에서만 11일을 머물지만 특별히 ‘돈 쓸 일’이 없다. 이집트는 물을 포함해 식사 때도 음료를 사서 마셔야 한다. 이때를 제외하면 입장료를 포함한 모든 것이 이미 지불한 금액에 포함돼 있다.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애매한 가이드 팁 같은 것도 있을 리 없다. 애초에 이 여행은 수익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이는 탐사 빈도에서 드러난다. 매해 1월 전반기/후반기 딱 두 번만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돈과 관련한 불쾌한 일은 발생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세 번째 없는 것이 참가자들의 만족감을 극대화한다. ‘사람’이다. 구체적으로는 ‘비협력자’다. 애초에 이 여행 참가자는 두 가지 자기 검열을 거친다. 우선, ‘비용’이다. 여타 이집트 단체여행보다는 높은 가격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가지 않는 곳을 간다. 콤 옴보, 에드푸, 에스나 등을 가는 것은 이 여행밖에 없다. 이상한 곳을 간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의심할 필요가 없다. ‘애굽민수’와 함께하는 여행이다. 고대 이집트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이곳에 가야 하는 이유가 반드시 있다. 실제로 곽 소장은 현장에서 방문한 이유를 쏟아낸다. 다른 하나는 ‘시간’이다. 직장인이 2주 가까이 시간을 낸다는 것은 큰 결심이다. 이들 요소를 종합해보면 참가자들은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려는 의지로 가득한 사람들만 남는다. 실제로 11일의 시간 동안 아침 집결 시간에 지각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애초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여행이었던 것이다. 이를 반대로 설명하면, 여행하며 보고 배우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고스란히 동료로 남는다는 것이다. 이는 ‘이집트 문명 탐사’가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지난 1월 2일부터 14일까지 이집트 문명 탐사를 함께한 32인의 참가자와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 오경세 ET1 팀장, 야신 이집트 현지 가이드 / 김찬호 기자 여행이 단조로운 일상을 멈추고, 나를 낯선 곳에 던져 보는 작업이라면 이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은 ‘어제와 다른 오늘’이다. 이집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탐사팀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는 계속해서 새 글이 올라온다. 현지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하거나 이집트에 관해 새로 알게 된 정보를 알리는 내용들이다. 함께 이집트로 떠난 32인이 모인 단체 대화방도, 아무 관심도 없던 이집트 관련 다큐를 찾아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시간도 모두 이집트로 떠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것들이다. 그렇게 단조롭던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이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집트 문명 탐사’를 추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이집트 문명 탐사’ 기간 둘러본 유적지에 대한 소개는 별도 기사 “애굽민수가 추천하는 ‘이집트에 간다면 꼭 가봐야 할 유적 5곳’”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이집트 | 김찬호 기자 2024.01.29 05:30
문화/과학 이기환의 Hi-story
[이기환의 Hi-story](115)나라님도 ‘와유’할 때 금강산 직접 여행한 제주 여인·14세 소녀‘와유(臥遊)’라…. 국립춘천박물관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상설전시관 2층 브랜드존에서 <이상향으로의 초대 금강산과 관동팔경> 관련 작품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요즘 국립박물관의 ‘핫템’인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인 ‘단발령망금강산’(정선·1676~1759) 등 9건이 특별 출품됐답니다. 저는 전시회 설명 중 ‘누워서 노닌다(즐긴다 혹은 감상한다)’는 뜻인 ‘와유(臥遊)’라는 용어에 이른바 꽂혔습니다. ‘와유’는 중국 남북조 시대 송나라의 종병(375~443)과 관련된 성어인데요. 종병은 벼슬길도 마다하고 산수를 유람했던 은사였습니다. 그러다 늙고 병들어 다닐 수 없게 되자 대안을 마련했는데요. “예전에 다녔던 명승지를 모두 그림으로 그려 벽에 걸어놓고 누워 감상하며 노닐었다(臥以游之)”(<송서> ‘열전·종병’)는 겁니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국보). 다시 그려봐야 이보다 잘 그릴 수 없다는 작가의 자부심이 배어 있다. 그렇게 잘 그렸으니 머리맡에 기대어 실컷 보라고 자랑했다. 개인소장·리움미술관 제공 ■‘눕방’으로 상상여행 조선조 실학자 성호 이익(1681~1763)의 ‘와유 찬양론’을 보죠. “와유란 몸은 누워 있지만 정신은 노니는 것… 직접 보지는 못하기 때문에 상상에 근거해야… 마음과 눈에 도장 찍히듯… 앉은 자리에서 감상해도 마음은 간다.”(<성호전집> ‘와유첩발’) 그림 속 풍경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그림을 통해 마음의 유람을 즐긴다고 한 겁니다. 문신 신정하(1680~1715)는 정선의 금강산 그림을 보고 찬탄했습니다. “정선의 (금강산) 화첩을 보고 어루만지며 상상하니 깊고 높은 물과 산에서 정신이 노니는 듯하고….”(<서암집>) 또 정선의 ‘금강전도’(국보)에도 재미있는 글이 실려 있습니다. “일만이천 봉 드러난 뼈를 뉘라서… 참모습 그려 내리… 설령 내가 발로 직접 밟아 보자 한들 이제 다시 두루 걸어야 할 터, 그 어찌 머리맡에 기대어 실컷 봄만 같으리오(縱令脚踏須今遍 爭似枕邊看不慳).” 정선이 ‘다시 그린들 이보다 잘 그릴 수 있겠느냐, 차라리 이 그림을 머리맡에 두고 보는 게 낫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정조가 누워 감상한 산 그림 꼼짝없이 구중궁궐에 ‘붙잡혀’ 정사를 펼쳐야 했던 임금들은 어떠했겠습니까. 예컨대 정조는 1788년 단원 김홍도(1745~1806?)·김응환(1742~1789)에게 “금강산의 풍경을 그려오라”는 명을 내립니다. “김홍도는 임금의 명을 받들어 비단 화폭을 가지고 금강산에 들어가 연 50일 머물면서 일만이천 봉과 구룡연 등 여러 경승을 잘 살펴보고 형상을 본떠 수십 장 길이의 두루마리로 만들었다.”(서유구의 <임원경제지> ‘이운지’) 이때 그린 김홍도의 ‘금강산도’는 수십 길, 즉 40~50m 되는 두루마리 대작이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는 화첩 형식의 초고본(5권 70장)이 남아 있습니다. 소문난 ‘일벌레’, ‘책벌레’였던 정조는 밤늦게까지 책을 읽고, 정사를 펼치다가 틈틈이 김홍도의 대작 ‘금강산도’를 보고 마음의 유람, 즉 ‘와유’을 즐겼을 겁니다. 정조는 1788년(정조 12) 단원 김홍도·김응환에게 “금강산의 풍경을 그려오라”는 명을 내린다. 서유구는 “김홍도가 임금의 명을 받들어 50일 머물면서 수십 장 길이의 두루마리 금강산 그림을 그렸다”(<임원경제지> ‘이운지’)고 전했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자료 14세에 불과했던 김금원은 남장 차림으로 여행을 떠난다. 충북 단양팔경 중 하나인 ‘옥순봉’을 둘러보며 “시인들은 풍월 읊느라 잠시의 틈도 없고 조물주는 인간을 시기해서 산 밖으로 쫓아냈네. 산새는 산 밖의 일을 알지 못하고 봄빛은 숲속에 있다고 지저귄다”고 읊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연세대도서관 소장 ■‘18세기 셀럽’ 여성 이럴 때 사대부·선비는 물론 임금조차 ‘와유’로 대리만족하는 판이었는데요. 그럴 때 “떠나볼까” 하고 길을 나선 여성 두 분이 있었답니다. 그것도 “산천에서 놀이를 즐기는 부녀자는 장 100대에 처한다”(<경국대전>)는 규정이 있는데 말입니다. 실화입니다. 먼저 제주 출신인 김만덕(1739~1812)을 소개해보죠. 이분 이야기는 정사인 <정조실록>, 정조의 일기인 <일성록>, 명재상 채제공(1720~1799)의 시문집(<번암집> ‘만덕전’), 유학자·실학자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의 <다산시문집>에 실려 있습니다. 그만큼 당대의 ‘셀럽’이었다는 거죠. 김만덕은 “제주 남자와는 혼인하지 않겠다”고 과감히 선언하며 독신을 고수한 ‘원조 비혼녀’였는데요. 뛰어난 장사수완으로 큰 부자가 됐답니다. 1795년(정조 19) 김만덕 인생에서 큰 전기가 마련됩니다. 제주에 큰 기근이 들어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했답니다. 이때 김만덕은 천금을 들여 백성을 구휼했습니다. 1796년 제주목사 유사모(1750~?)가 장계를 올려 김만덕의 선행을 보고했습니다. 그러자 정조가 “너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명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김만덕의 대답이 전혀 뜻밖이었습니다. “저는 늙고 자식도 없습니다. 신분을 바꿀 마음도 없습니다. 그저 육지로 나가 한양 구경을 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금강산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정조는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습니다. 대단하죠. 푸짐한 상금도, 신분상승도 원하지 않고 그저 ‘한양 구경, 금강산 유람’을 소원으로 내세웠으니 얼마나 파격적인 발언입니까. ■“만덕에게 ‘갑질’하면 안 된다” 국립춘천박물관이 상설전시실 2층 브랜드존에 마련한 전시(‘이상향으로의 초대, 금강산과 관동팔경’). 이 자리에는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9건 9점이 출품되었다.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정조는 김만덕의 한양 및 금강산 유람을 위해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었답니다. “마침 한겨울(1796년 음11월)이라 (금강산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 …봄이 올 때까지 양식을 주고 곧바로 내의원의 차비대령인 행수 의녀로 충원하라. 그래서 수의(首醫·어의)에 소속시켜 각별하게 돌봐주라.” 정조는 만덕을 임금의 주치의인 어의의 휘하에 두도록 특전을 베풀었습니다. 자칫 김만덕을 질투하는 자들이 ‘갑질’을 하지 않을까 해서 “만덕을 건드리지 말라”고 조치를 취한 거죠. 그뿐이 아닙니다. <일성록> 1796년 11월 28일자는 “규장각 초계문신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 ‘(김)만덕’이라는 시제를 냈고, 그 시험에서 서준보(1770~1856)가 수석을 차지했다”고 했습니다. ‘만덕’을 시제로 시험을 치를 정도였던 겁니다. 정조는 “만덕이 금강산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때도 후히 대접하라. 만덕이 지나가는 각 도의 관찰사는 양식과 경비를 넉넉히 전하라”는 특명을 내렸습니다. 김만덕은 정조 임금의 보살핌 속에서 1797년 늦봄 꿈에 그리던 금강산 유람을 떠납니다. “김만덕은 금강산 만폭동과 중향봉 등 절경을 두루 찾아다녔다. 안문령-유점사를 거쳐 해금강 삼일포에서 뱃놀이를 한 뒤 총석정(통천)까지 두루 구경한 뒤 한양으로 돌아왔다.” ■“눈동자가 두 개래” 김만덕의 일거수일투족은 당시 한양에서 엄청난 화제를 뿌렸습니다. <만덕전>(김만덕의 전기)을 쓴 채제공은 “만덕을 둘러싼 소문이 장안에 널리 퍼져 사람들이 다투어 그를 만났다”고 기록했습니다. 정약용의 <다산시문집>(‘변·중동에 관한 변증’)은 김만덕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소개하면서 실소하는데요. 즉 한양으로 올라온 김만덕이 “내 눈은 중동(重瞳·눈동자가 두 개)”이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김만덕의 눈을 보려는 이들로 ‘줄을 서시오’를 외칠 만큼 길었는데요. 호기심을 참지 못한 정약용 역시 만덕을 초청해 그의 눈을 자세히 살펴보았답니다. 그러나 ‘중동’이 아니었답니다. 김만덕 스스로도 잘못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도 한양 사람들은 김만덕의 말만 철석같이 믿었다는데요. 정약용은 “아무리 내가 아니라고 해도 사람들은 ‘만덕의 눈이 중동이 맞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허언을 믿으니…”라며 혀를 찹니다. 우상으로 떠오른 김만덕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믿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김만덕이 금강산·한양 호화여행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갔는데요. 그때가 58세였습니다. 김만덕은 자신을 보살펴준 채제공에게 “이제 이승에서는 볼 수 없겠다”고 눈물을 흘렸는데요. 채제공은 “울지마라”면서 지당한 한마디를 남깁니다. “너는 제주에서 나고 자랐으니 한라산 백록담 물을 떠 마셨을 것이고, 지금 또 금강산을 두루 답사했다. …천하의 남자 중에 이렇게 유람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 그런데 이별하는 자리에서 도리어 아녀자의 수다스러운 태도를 보이다니….” ■14세 소녀의 “떠나볼까?” 단원 김홍도가 정조의 명으로 금강산을 답사한 뒤 길이 40~50m 달하는 ‘금강산도’를 그렸다. 그러나 그 두루마리 그림은 전해지지 않는다. 대신 단원이 정조의 명으로 ‘금강산도’를 그리기 위해 사전에 초본(밑그림)을 남겼는데, 이것이 <해동명산초본첩>이다. 금강산 그림을 ‘와유’하고싶은 정조의 명에 부응하듯 사진에 가까울 정도로 치밀한 필치를 보여준다. 원래 60면이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32면이 남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또 한 분 ‘떠나볼까?’ 하고 훌쩍 행장을 꾸린 신여성이 있었으니, 불과 14세의 김금원(1817~?)이었습니다. 원주 출신인 김금원의 신분은 기녀였습니다. 부모는 그러나 금원을 마냥 여자아이로만 키우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가사나 바느질 같은 여자아이의 일을 시키지 않고 문자를 가르쳤다. 덕분에 유교 경전과 역사서를 통하고 고금의 문장도 본받게 됐다.”(<호동서락기>) 금원은 보통내기가 아니었습니다. 조선 여성으로서 부녀자의 도리를 단호히 거부하면서 담장 밖 여행을 추구했습니다. “여자가 깊숙한 규방에서 살면서 식견을 넓히지 못한 채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냐.” 김금원은 “남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은 불행이지만 하늘은 나에게 산수를 즐기는 어진 성품과 눈과 귀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글로 쓸 수 있는 능력까지 주었다”고 했습니다. 물론 14세 어린 딸의 여행을 선선히 응할 부모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소녀 김금원은 ‘마치 새장에 갇힌 새가 나와 푸른 하늘을 날아오르고, 천리마가 굴레를 벗고 천 리를 달리는 기분’이라 했습니다. ■덧없는 인생을 노래한 14세 소녀 김금원의 여행을 두고 다른 견해도 있습니다. 김금원이 원주 감영의 기녀 신분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물론 김금원이 사대부들의 유람에 시와 문장을 담당한 기녀로서 동행했을 수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호동서락기>는 분명 금원이 남장을 하고 여행길에 올랐다고 했습니다. “때(1830)는 춘삼월 내 나이 14세, 머리를 동자처럼 땋고 수레에 앉았다. 충북 제천 의림지를 찾았는데….” 김금원은 이어 단양팔경을 둘러보는데요. 특히 단양팔경 중 하나인 옥순봉을 구경한 뒤의 감동을 시로 남겼습니다. 14세에 불과한 김금원은 울진 평해 월송정을 지나면서 “덧없는 인생, 사람의 생(生)이 가련할 뿐(浮世人生只堪可憐也哉)”이라는 세상을 달관한 듯한 어른스러운 시를 남겼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금원이 정양사 앞 혈성루에 올라 금강산 일만이천 봉을 묘사한 글. 봉우리마다 각기 다른 기이한 형상을 직유법을 사용해서 표현하고 있으며 형용할 수 없는 천태만상을 리듬감 있는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간송미술관·연세대도서관 소장 “시인들은 풍월 읊느라 잠시의 틈도 없고(詩家風月暫無閒) 조물주는 인간을 시기해서 산 밖으로 쫓아냈네(造物猜人送出山). 산새는 산 밖의 일을 알지 못하고(山鳥不知山外事) 봄빛은 숲속에 있다고 지저귀네(謂言春色在林間).” 말이 나온 김에 김금원이 평해(울진)의 월송정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지었다는 시를 좀 보죠. “덧없는 세상, 사람의 생(生)이 가련할 뿐(浮世人生只堪可憐也哉)”이라 했습니다. 이게 14세 소녀의 시입니다. ■그리운 금강산 김금원은 이후 꿈에 그리던 금강산으로 발길을 돌리는데요. 장안사-옥경대-표훈사-백운대-보덕굴-백천동-만폭동-금강문-감로수 등 내외 금강산 전체를 둘러봅니다. 김금원이 금강산 일만이천 봉을 묘사한 장면을 볼까요. “눈 쌓인 언덕 같고, 불상 같고, 칼 든 군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도 같고, 연꽃과도 같고, 파초잎과도 같다. 치켜올린 것도 있고 내려뜨린 것도 있고 더러는 가로 갔고 더러는 세로로 섰으며 일어서 있는 것도 쭈그리고 있는 것도 있다.” 국립춘천박물관이 상설전시실의 개편에 따라 선보이는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겸재 정선(왼쪽)과 현재 심사정(가운데), 허필 등의 작품 등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그린 이건희 기증품 9건 9점이 전시된다.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봉우리마다 각기 다른 천태만상을 직유법을 사용해 리듬감 있는 필치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후 총석정, 삼일포 등 관동팔경을 두루 거칩니다. “바닷속 언덕 가까운 곳에 서 있는 돌(총석정)은 모두 6면으로 깎아 하나의 떨기로 묶어 놓았는데 거의 10여개나 된다. 매 떨기의 돌은 어떤 것은 7~8개, 어떤 것은 10여개의 기둥이다. 그 돌들이 가지런한 치아처럼 벌어졌는데 쇠줄로 갈아낸 듯 하나하나가 6면으로 조금도 굴곡이 없고 넓고 좁은 것도 없이 정밀하고 조밀조밀하다.” 지극히 공감각적인 묘사죠. 김금원은 이후 설악산 일대와 한양을 두루 살피고 여행을 마무리 짓습니다. ■글로 전하지 않으면… 이 대목에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이제 평범한 조선의 여성으로 돌아와야 했으니까요. “군자는 족한 줄 알고 그칠 수 있기에… 지금 유람으로 숙원을 이뤘으니 멈출 만하다. 이제 본분으로 돌아가… 남장을 벗어버리니 여자가 됐다.” 김금원은 1차 여행을 다녀온 뒤 17세 살 연상인 김덕희(1800~?)의 첩(소실)이 되는데요. 1845년 평안도 의주 부윤으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경기 이북-황해도-평안도 지방을 여행하는 행운을 누립니다. 김금원의 2차 여행입니다. 이 1·2차 여행의 경험을 담아 쓴 기행문이 <호동서락기>입니다. 저술 동기도 깜찍합니다. “지나간 일도 스쳐 지나가면 눈 깜짝할 사이의 꿈에 불과하다. 글로 전하지 않으면 누가 지금의 금원을 알겠는가….” 김금원은 여자로서가 아니라 여행작가로서, 시인으로서 후대에 당당하게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겁니다. 이 순간 한 조각 상념이 떠오릅니다. 예전에 금강의 겨울산(개골산)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요. 이제는 ‘와유’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
#이기환 #김만덕 #김금원
이기환 역사 스토리텔러 2024.01.02 07:08
연예 시네프리뷰
[시네프리뷰]아줌마-자신을 찾아 떠나는 좌충우돌 한국 여행기한국 배우 여진구에 푹 빠져 사는 58세 ‘싱가포르 아줌마’는 난데없이 떠난 한국 여행 중 홀로 낙오된다.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응원을 담은 감독의 소박한 연출과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가 만든 한 편의 ‘착한 영화’다. 싸이더스 제목: 아줌마(Ajoomma) 제작연도: 2022 제작국 : 싱가포르, 한국 상영시간: 90분 장르: 드라마 감독: 허슈밍 출연: 홍휘팡, 정동환, 강형석, 여진구 개봉: 2023년 11월 29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섬나라이자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경제적으로 우위인 만큼 영화산업도 꽤 활발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적은 인구에 비하면 영화시장 규모가 큰 편이지만, 어쩔 수 없이 작은 시장의 한계 또한 가질 수밖에 없다. 에릭 쿠 감독의 <내 곁에 있어줘>(2005)는 드물게 국내에서 개봉한 싱가포르 영화 중 선구적인 작품이다. 다양한 인물의 내밀한 감정과 엇갈린 관계를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소통의 부재를 서글프게 그려 세계 유수 영화제에 소개되며 극찬을 받았다. 이후에도 매우 협소하게 개봉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싱가포르 영화란 낯선 대상이다. 근래 제작되고 있는 싱가포르 영화 상당수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춘 상업영화가 명맥을 잇고 있다. 2006년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후 이듬해 3월 개봉한 공포영화 <메이드: 하녀의 저주>(2005)는 <아줌마>의 주연을 맡은 홍휘팡이 출연했다. <일로 일로>(2013)는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를 배경으로 열두 살짜리 천방지축 소년과 필리핀 가정부와의 우정을 그린다(연출을 맡은 안소니 천 감독은 <아줌마>의 제작자다). 좀비 영화의 인기에 편승해 제작된 <좀비 워>(Zombiepura·2018)도 국내에서 개봉됐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검색을 통해 볼 수 있는데, 검색해 보면 의외로 다수의 싱가포르 영화를 찾을 수 있다. 넷플릭스가 지닌 순기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경을 초월한 어머니들의 마음 싱가포르, 공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가요 ‘여성시대’에 맞춰 라인 댄스를 추고, 한국 드라마 속 배우 여진구에게 푹 빠져 사는 58세의 아줌마 림메이화(홍휘팡 분). 3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키워온 금쪽같은 외동아들과 함께 모처럼 떠나기로 한 한국 여행에 대한 기대로 마음은 하루하루가 분주하기만 하다. 하지만 여행을 코앞에 두고 미국으로 입사 면접을 보러 가야 한다는 아들의 청천벽력 같은 통보에 아줌마는 넋이 나가고 만다. 더욱더 속상한 것은 아들의 미국행 목적이 단순히 취업에만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들 홀로 미국으로 떠나는 여행 예정일 전날 밤, 림메이화는 여행사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여행을 가지 않아도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는 아들의 말과 달리, 참석하지 않으면 돈을 모두 날리게 된다는 여행사의 최후통첩이다. 이를 어쩌나. 갈등도 잠시. 아줌마는 풀어헤쳤던 여행 가방을 다시 준비한다. 그렇게 난데없이 떠나게 된 한국 여행. 다행히 뒤늦게나마 여행팀과 합류해 불안한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가 했는데 버스에서 홀로 낙오돼 졸지에 미아가 되고 만다. <아줌마>는 최초의 한국과 싱가포르 합작영화다. 애초 싱가포르 제작진에 의해 기획돼 시작됐지만, 영화의 80%가량을 한국 로케이션으로 촬영했고 상당수의 한국 스텝이 참여했다. 감독과 어머니의 실화에서 시작된 이야기 언뜻 포복절도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포스터의 느낌과 비교하면 영화는 꽤 차분하고 진지한 편이다. 그렇다고 요란한 소동이나 대단한 반전을 숨긴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선한 분위기와 따뜻한 인간애가 전편에 녹아들어 있어 시나브로 전해진다. 감독의 소박한 연출과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가 한 편의 ‘착한 영화’를 완성해냈다. <아줌마>는 허슈밍의 장편 데뷔작이다. 한국 드라마의 열성 팬인 어머니에게 영감을 받아 2015년경부터 구상을 시작했단다. 감독은 이야기를 확장하면서 상당 부분을 자신과 어머니의 관계 속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하며 어머니와 떨어져 생활했던 허슈밍 감독은 꾸준히 자신을 따라다녔던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응원을 한국 여행이라는 모험극 안에 녹여냈다.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는 <아줌마>라는 제목도 어떠한 계기를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중년 여성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원제 역시도 중문(阿朱妈), 영문(Ajoomma) 모두 <아줌마>로 표기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4개월에 걸친 롱 런을 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낯선 싱가포르 영화와 에릭 쿠 감독 edwinkoo.photoshelter.com 싱가포르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은 에릭 쿠 감독이다. ‘에릭 쿠가 등장하기 전까지 싱가포르인이 만든 싱가포르 영화는 없었다’는 말이 있을 만큼 현대 싱가포르 영화에 있어 그의 입지는 중요하다. 대다수 장편영화가 칸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은 당연한 이유이고, 작업 외적으로도 싱가포르 영화산업 육성과 검열 완화를 위한 활동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싱가포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대재벌 쿠 텍 푸아트의 아들이라는 계급적 배경과 태생적 수혜가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영화 제작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싱가포르를 넘어 주변 국가들까지 이어졌고, 동남아시아 영화계 전체의 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에릭 쿠는 어려서부터 영화를 좋아했지만, 본격적인 창작자로서의 활동은 만화가로 시작했다. 1980년대 만화가로 데뷔한 그는 1990년대 TV 드라마의 콘티를 그리다가 단편 작품으로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2011년에는 만화가였던 자신의 특기를 살려 애니메이션 <동경 표류일기>(Tatsumi)를 연출하기도 했다. 일본 유명만화가 타츠미 요시히로의 작품과 자서전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50세를 기념해 2015년에 발표한 <호텔 룸>(In the Room)은 싱가포르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1942년부터 현재를 관통하는 여섯 커플의 이야기로 한국 배우 최우식과 김꽃비도 출연했다. 그와 한국의 인연이 남다른 데는 아내가 한국인인 이유도 있다. 호주 유학 시절 만난 두 사람은 1997년 결혼해 4명의 아들(사진)을 두고 있다.
#아줌마
최원균 무비가이더 2023.12.01 10:44
문화/과학 신간
[신간]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外ㆍ열대 사람들은 다 게으르다? <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이영민 지음·아날로그·1만8800원 열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다 게으르고 야만적일까? ‘열대’의 이미지는 극과 극이다. 한편으론 야자수 아래 푸른 바다와 백사장이 펼쳐지는 낙원이, 또 한편으론 정글과 야생동물, 가난과 잔인한 내전이 떠오른다. 지상낙원의 이미지는 19세기 말 폴 고갱 등의 작품 속에서 구현되기 시작했다. 가난과 내전을 초래한 것은 식민지배로 뻗어 나온 서구 선진국의 탐욕이다. 인문지리학자인 저자는 긍정과 부정의 두 모습 모두 관념적으로 정형화된 ‘열대성’에 가깝다고 말한다. 마치 ‘오리엔탈리즘’처럼 말이다. 그는 열대에는 다양한 자연이 있고 그 배경에 열대우림, 열대사바나, 열대몬순 등 다양한 기후가 있다고 설명한다. 보르네오섬, 아마존, 빅토리아호, 세렝게티, 열대 고산지대, 열대 바다휴양지 등 여섯 지역을 여행하는 매력과 열대 지역 사람들의 진짜 삶을 전한다.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폴커 키츠 지음·배명자 옮김·한스미디어·1만8000원 ‘한 여자가 밤에 아이를 낳았는데 출혈이 심했다. 신앙심 깊은 남편은 아내를 병원에 데려가는 대신 기도를 했다. 결국 아내는 죽었다. 남편은 감옥에 갈까?’ 법학과 1학년 1학기 첫 시험에서 이 소송 사례를 만났던 저자는 두 가지 답을 써냈다가 “판사는 당장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는 교수의 말에 반성한다. 국가의 감시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여성 할당제는 필요한가, 안락사는 정당한가 등 법과 정의에 관한 19가지 질문에 대해 독일에선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전한다. ▲나 같은 기계들 이언 매큐언 지음·민승남 옮김 문학동네·1만6800원 인류 최초 인조인간 아담을 구매한 찰리는 웹상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아담의 말을 믿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매큐언의 유일한 SF소설로, 리얼리즘과 상상을 결합해 인공지능이 난무하는 시대의 윤리를 묻는다. ▲첫 문장은 마지막 문장이다 김응교 지음·마음산책·1만7500원 책이 집이라면 첫 문장은 문이다. 첫 문장은 책을 이해하는 첫 단추가 된다. <햄릿>, <파우스트> 등 고전에서 <아몬드>, <불편한 편의점> 등 최신작까지 서른일곱 편 작품의 첫 문장을 11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것이 광고인이다 임태진 지음·한겨레출판·1만8000원 ‘빡세고’ 재미있고 ‘버라이어티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직업, 광고인의 세계를 알려주는 책이다. 유머러스한 글과 그림으로 광고 제작 과정, 업계 현실과 비법,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필수 실무용어 등을 엮었다.
임소정 기자 2023.08.18 10:47
레저/여행
부모 58%, 혼자만의 여행도 고려…가족과 개인의 균형 주목한국인 부모의 국내 여행 계획 비율은 98%(글로벌 93%), 해외여행 계획은 90%(글로벌 81%)로 나타났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 모두 글로벌 평균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2025년 가족 단위 여행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활발하고 다채롭게 전개될 전망이다. 글로벌 여행 선도 기업 부킹닷컴이 가족 단위 여행객의 행태와 여행 유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부모의 국내 여행 계획 비율은 98%(글로벌 93%), 해외여행 계획은 90%(글로벌 81%)로 나타났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 모두 글로벌 평균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한국 부모가 선호하는 여행 유형은 해변(49%), 자연 속 여행(38%), 도시 여행(37%) 순으로 나타났고 희망 여행 지역은 아시아(68%)가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유럽(39%), 북미(22%)가 뒤를 이었다. 여행의 주요 동기로는 한국과 글로벌 모두 ‘미식 경험’을 1순위로 꼽았다. 이 중 한국 부모는 현지 음식 체험(53%, 글로벌 45%)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문화 체험(29%, 글로벌 39%)과 모험 활동(24%, 글로벌 32%)이 뒤를 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혼자만의 여행’에 대한 인식이다. 한국 부모의 58%(글로벌 동일)는 향후 1년 이내 혼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가족 중심 여행이 보편화한 상황에서도 개인의 휴식과 회복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 여행은 즐거움과 추억을 주는 동시에, 갈등과 불편이 동반될 수 있다. 한국 부모가 가장 많이 겪는 갈등 요인은 여행 날짜 조율(40%, 글로벌 30%)이었다. 이어 서로 다른 관심사(36%, 글로벌 32%), 음식 취향 및 식사 스타일 차이(33%, 글로벌 30%)가 뒤를 이었으며, 생활 방식 차이(29%, 글로벌 32%) 여행 예산 관련 의견 차이(26%, 글로벌 29%)도 갈등 요인으로 나타났다. 가족 여행의 목적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지만, 한국 부모들은 여전히 ‘음식’과 ‘문화’를 핵심 요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현지의 고유한 문화를 체험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려는 수요는 2025년에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음식 관련된 여행 동기를 살펴보면, 여행 중 음식이나 술을 즐기고 싶다는 응답이 한국 부모 여행객 사이에서 77%(글로벌 5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려는 응답은 한국 23%(글로벌 42%)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영화나 드라마 속 음식을 먹어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응답도 한국에서 50%(글로벌 55%)에 달해, 미디어 콘텐츠가 여행 동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행지 선택할 때도 미식 요소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 맛있는 현지 음식을 고려해 여행지를 선택한다는 응답은 한국 51%(글로벌 53%)로 나타났으며, 현지 음식 체험(한국 61%, 글로벌 63%), 전통 시장 방문(한국 57%, 글로벌 54%), 스트리트 푸드 체험(한국 53%, 글로벌 54%) 등도 양측 모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아울러 여행 중 가장 아낌없이 지출하는 항목으로는 ‘식당 이용’이 꼽혔으며, 한국과 글로벌 모두 58%로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편 2025년 가족 여행 예산은 전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 부모 여행객의 46%(글로벌 56%)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예산을 여행에 지출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이 중 38%(글로벌 37%)는 ‘약간 더’, 8%(글로벌 19%)는 ‘크게 더’ 늘릴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예산 증가의 배경으로는 현지 지출 증가(한국 43%, 글로벌 38%), 물가 상승(한국 39%, 글로벌 38%), 여행 기간 연장(한국 32%, 글로벌 37%)이 주로 꼽혔다. 가장 많은 지출이 집중되는 항목은 숙소(한국 44%, 글로벌 45%), 식당(한국 40%, 글로벌 58%), 쇼핑(한국 38%, 글로벌 47%)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을 위한 지출 의향도 뚜렷했다. 한국 부모의 92%(글로벌 82%)는 배우자의 경비를, 93%(글로벌 86%)는 자녀의 경비를 기꺼이 부담하겠다고 답했으며, 49%(글로벌 34%)는 최고의 경험을 위해 예산을 초과하더라도 아낌없이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예산 활용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한국 부모의 56%(글로벌 55%)는 1~2회의 긴 여행을, 40%(글로벌 49%)는 짧은 여행을 여러 번 떠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응답했다.
김지윤 기자 2025.05.14 10:57
레저/여행
스페인, 여행객을 반기지 않는 눈치다…왜?“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스페인 전역에서 번지는 ‘반관광’ 움직임 스페인이 최근 대규모 관광에 대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전경. 픽셀즈 인기 관광지 스페인이 더이상 여행객을 반기지 않는 눈치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타파스를 즐기고, 마요르카의 해변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며, 세비야의 밤을 플라멩코 리듬에 실어 보내는 여름을 꿈꾸고 있다면, 그 전에 알아야 할 한 가지가 있다. 현지인들이 더 이상 관광객을 반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 인기 관광지 중 하나인 스페인이 최근 대규모 관광에 대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카나리아 제도, 안달루시아 일부 지역 등 주요 여행지에서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반관광’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Tourists go home)”, “카나리아 제도는 매물로 나와 있지 않다(The Canaries are not for sale)”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이 등장하고, 심지어 렌터카에 낙서가 그려지기도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문제의 핵심은 지속 불가능한 과잉 관광(over-tourism)에 있다. 현지인들이 느끼는 위협은 다음과 같다. ▲단기 임대주택의 확산으로 인한 집값 폭등 ▲관광객 증가로 인한 공공서비스 과부하 ▲관광 산업 중심의 지역경제에서 발생하는 저임금 문제 ▲좁은 지역에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몰려드는 구조적 문제 등이다. 예를 들어, 바르셀로나는 연간 2,7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도시다. 하지만 주민 수는 고작 160만 명 수준. 도시 인프라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현지인의 주장이다. 이러한 현상은 스페인 중앙정부도 인정하는 문제로 번지고 있다. 몇몇 지방자치단체는 크루즈선 입항을 제한하고, 관광세 인상, 단기 임대 등록 제한, 호텔 신축 일시 중단 등의 대책을 마련 중이다. 카나리아 제도에서는 일시적으로 신규 호텔 건설을 금지하자는 시민 청원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 그렇다면 스페인 여행을 취소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스페인은 여전히 관광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이며, 올해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페인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제는 지속가능한, 신중한 여행을 하라” 것이다. 야후 라이프에서 활동 중인 여행 전문 기고가 알레산드라 두빈은 올여름 스페인을 더 존중하며 여행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 덜 붐비는 지역을 선택하자-이비자 대신 메노르카, 코스타 델 솔 대신 아스투리아스나 갈리시아 같은 북부 지역을 고려해 보자. ✔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에 머무르자-도심 주거지역의 단기 임대 대신 소규모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하자. ✔ 조용히, 깨끗하게, 예의 있게-조용한 지역에서의 심야 파티는 자제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현지 생활 리듬과 문화를 존중하자. ✔ 현지 상권에 돈을 쓰자-글로벌 체인점보다 동네 타파스 바, 장인 가게, 소규모 상점에서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유진 기자 2025.05.07 10:45
레저/여행
5월 황금연휴 여행지, 소도시가 뜬다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인 부산, 경주, 속초, 강릉 외에도, 검색량이 급등한 포항, 목포, 통영, 거제, 군산, 남해 등 해안 소도시들이 대거 포함되며 새로운 국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여행기업 부킹닷컴이 다가오는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자사 플랫폼의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국내외 여행 트렌드를 발표했다. 부킹닷컴에 따르면 전년 대비 검색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국내 여행지는 포항, 목포, 부산, 통영, 경주, 속초, 강릉, 거제, 군산, 남해 순으로 나타났다. 해안 소도시들이 대거 포함된 점이 가장 큰 변화다. 부킹닷컴 측은 “탁 트인 풍경과 한적한 분위기, 지역 특유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로컬 감성’ 여행지가 떠오르고 있다. 바다와 인접한 도시들이 많아 해안 드라이브·미식·휴식 등을 즐기려는 ‘힐링 여행’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라고 풀이했다. 특히 1위로 뽑힌 포항은 기존의 산업도시 이미지를 넘어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감성적인 해변 도시로 재조명되고 있다. 영일대 해수욕장, 포스코 야경, 호미곶 해맞이 광장 등 지역만의 독특한 명소들이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새로운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숙박 검색 데이터를 기준으로 외국인 여행객이 검색한 국내 인기 여행지 TOP 10은 서울, 부산, 제주, 인천, 대구, 서귀포, 경주, 전주, 속초, 수원 순으로 집계됐다. 경주·전주·속초 등 지방 중소도시들이 상위권에 포함됐다는 점은 한국의 전통문화나 자연경관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중 경주는 한국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지로, 외국인들의 문화 중심형 여행 선호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해당 기간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의 출발 국가는 일본, 대만, 프랑스, 미국,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독일, 호주, 홍콩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대만은 지리적 접근성, 환율, 항공편 확대 등 복합적 요인에 힘입어 부동의 상위권을 유지했다. 반면 프랑스, 미국, 독일 등 장거리 국가들의 순위권 진입은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장거리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편 이번 분석은 해당 기간의 숙박 체크인 기준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외 여행객의 예약 및 검색 패턴을 살펴봤으며 항공편 데이터는 5월 3일부터 6일까지의 출발 기준을 전년도 동일 기간(5월 4일~5월 6일)과 비교해 집계했다.
김지윤 기자 2025.04.30 11:07
레저/여행
5월 황금연휴…여행자들이 주목한 ‘이곳’은?숙소 예약률 기준, 내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제주시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부산시는 지난해 4위에서 두 단계 상승한 2위를 기록했다. 또한 춘천시가 새롭게 10위 올랐다. 사진은 춘천 의암호. 1일부터 6일까지 이어지는 5월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내 여행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원스톱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은 항공·숙소·투어 티켓 관련 예약 데이터 분석 결과 해당 기간 국내 여행 수요는 전년 대비 189% 증가했으며, 그중 호텔 예약은 무려 354%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숙소 예약률 기준, 내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제주시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부산시는 지난해 4위에서 두 단계 상승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약간의 순위 변동이 있지만 대부분 한국인이 선호하는 인기 여행지 위주로 예약이 진행됐다. 올해 황금연휴 기간에는 춘천시가 10위에 오르며 10위 내 새롭게 진입하기도 했다. 외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부산의 인기가 매섭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의 숙소 예약 선호 지역을 분석했을 때, 서울이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지난해 3위였던 부산이 제주시를 제치고 2위에 오르며 인기 여행 지역으로 부상했다. 경주는 8위에서 6위, 강릉은 10위에서 8위로 상승했으며, 고양, 여수, 수원 등은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외국인의 관심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투어·티켓 분야에서는 K-콘텐츠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해외여행객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즐길 거리로는 ‘힙합 플레이야 페스티벌 2025’와 ‘와일드 와일드 애프터 파티’, 명동 ‘난타’로 각각 1, 2, 5위를 기록하며 K-공연에 대한 해외여행객의 관심도가 두드러졌다. 부산 여행이 인기를 얻으며 그 영향으로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 입장권과 부산 송도 해상 케이블카도 각각 3위와 8위에 올랐다. 한편 트립닷컴은 이런 트렌드 변화가 지역 관광 활성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고 밝혔다. 트립닷컴은 국내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고유의 관광 자원과 콘텐츠를 글로벌 이용자에게 소개하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 ‘헬로 코리아 캠페인’을 통해 9개국, 11개 언어 사이트에서 다양한 지역을 소개하는 맞춤 콘텐츠와 할인 프로모션도 선보였다. 한국 여행자들을 위해서는 매주 지역별 ‘위클리 숙박 대전’을 진행하며 할인쿠폰 및 특가를 제공하고 전국 다양한 지역으로의 여행을 추천하고 있다. 5월에는 경기∙인천, 강원, 서울, 제주 순으로 프로모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지윤 기자 2025.04.25 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