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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산불 그리고 기후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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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산불 그리고 기후여행

      .... 기후위기와 오버투어리즘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여행을 제안하는 임영신 작가의 최근작 <기후여행자>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독립영화 <수라>에서 환경운동가들이 끊임없이...

      서진영 <로컬 씨, 어디에 사세요?> 저자 2025.04.16 20:09

  • 스포츠경향

    • ‘지구마불 3’, 첫 번째 여행 파트너 정재형·이장우·차주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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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마불 3’, 첫 번째 여행 파트너 정재형·이장우·차주영이었다

      ENA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 3’ 5회 주요 장면. 사진 ENA 방송화면 캡쳐 ‘지구마불 세계여행 3’의 새로운 여행 파트너는 바로 정재형, 이장우, 차주영이었다. 2라운드 여정을 마친 ‘지구마불 세계여행 3’(이하 지구마불 3)는 새로운 여행 파트너를 공개하면서 예측불가한 3라운드를 예고했다. 또한 시청률도 2회 연속 자체 최고기록을 넘어섰다. 지난 19일 방송된 ENA 예능 ‘지구마불 3’ 5회는 2라운드 여행의 마지막 이야기가 전개됐다. 빠니보틀은 초대형 악어와의 수영부터 최애 개미집 관찰까지 경험했으며, 원지는 튀르키예의 대자연에서 트레킹과 요가로 힐링을 선보였다. 곽튜브는 고소공포증을 딛고 네팔 히말라야 상공에 올라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세 사람은 각기 자신의 방식으로 여행을 즐겼다. 이어진 주사위 던지기와 개성 만점 여행 파트너들의 등장은 또 한 번의 파란을 예고했다. 이 회차 시청률은 최고 2.8%까지 상승하며 시즌 3 자체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닐슨 코리아 제공) 또한 정재형, 이장우, 차주영 등 여행 파트너들의 등장은 ‘마이너스 주사위’라는 새로운 장치로 긴장감을 선사했다. ENA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 3’ 5회 주요 장면. 사진 ENA 방송화면 캡쳐 각자의 여정을 마치고 화상으로 한국 본부와 연결된 ‘곽빠원’ 앞에는 ‘노인과 바다’ ‘쩝쩝박사’ ‘트래블러’라는 키워드를 가진 3명의 여행 파트너가 기다렸다. 놀라운 것은 이들의 정체였는데 바로 바다와 서핑을 사랑하는 뮤지션 정재형과 음식에 누구보다 진심인 배우 이장우 그리고 드라마 ‘더 글로리’ ‘원경’ 등으로 연기력과 화제성을 동시에 입증한 배우 차주영이었다. 정재형은 바다를 좋아하는 빠니보틀, 이장우는 음식으로 연결된 곽튜브, 차주영은 평소 팬이었던 원지와 팀을 이뤘다. 마이너스 주사위를 쓴 결과로 빠니보틀과 정재형은 모리셔스로, 원지와 차주영 그리고 곽튜브와 이장우는 이집트로 떠나게 됐다. 방송 막바지 6회 예고 영상에는 ‘곽빠원’과 함께 여행 파트너들이 첫 만남부터 예측불가의 재미를 뿜어내 궁금증과 기대감을 동시에 높였다. ENA의 예능 ‘지구마불 3’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50분 방송된다.

      하경헌 기자 2025.04.20 09:26

    • 채널S,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청률·화제성 모두 잡았다!···여행부터 먹방, 썸, 이야기까지!

      연예

      채널S,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청률·화제성 모두 잡았다!···여행부터 먹방, 썸, 이야기까지!

      채널S 시청률 성장 추이 및 오리지널 프로그램 편성 비율 채널S가 2025년에도 강력한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바탕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2021년 개국 후 꾸준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나선 채널S는 2023년부터 본격적인 제작 드라이브를 걸며 전년 대비 시청률 30% 상승, 채널 순위 10위권 진입(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방송 2049 기준)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채널S 관계자는 “‘니돈내산 독박투어3’, ‘전현무계획2’ 등 채널 대표 시리즈를 중심으로,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다채롭게 선보이며 장르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널S는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로 2025년 포문을 열었다. 채널S ‘니돈내산 독박투어3’ 2023년 첫 방송된 ‘니돈내산 독박투어’는 현재 시즌3까지 이어지며 토요일 저녁을 책임지는 대표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김대희, 김준호, 장동민, 유세윤, 홍인규로 구성된 ‘독박즈’ 5인의 ‘환장 케미’는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졌고, ‘30대 여성이 가장 많이 본 예능’과 ‘토요일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에 오르며 시청률 과 화제성을 모두 입증했다. 특히 지난 12월에는 ‘대한민국 한류연예대상’ 예능 부문 수 채널S ‘전현무계획2’ ‘전현무계획2’(2024년 10월~) 또한 전현무와 곽튜브의 화려한 입담, 그리고 게스트와의 진솔한 이야기로 큰 공감을 얻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매회 포털사이트의 인기 검색어와 ‘가장 많이 본 뉴스’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채널S는 변화하는 시청자 니즈에 맞춰 트렌디한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편성하며 콘텐츠 선택지를 확장한다. 5월 1일 첫 방송되는 ‘우리지금만나’는 크리에이터 여행자와 이성 외사친(외국인 친구)이 팀을 이뤄 로컬 여행 대결을 펼치는 새로운 형식의 여행 예능이다. 배우 유인나가 MC로 함께하며 ‘썸타고 싶은 랜선 투어’라는 콘셉트를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2024 케이블 TV 방송대상’에서 PP문화예술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다시갈지도’ 제작진의 신작으로, 기존 여행 예능에 썸의 요소를 더해 장르적 진화를 선보인다. 채널S ‘우리지금만나’ 및 배우 유인나(제공 YG엔터테인먼트) 이외에도 ‘올 어바웃 K-밥’, ‘임원희의 미식전파사’ 등 차별화된 먹방 콘텐츠로 라인업을 강화했다. ‘올 어바웃 K-밥’은 황광희, 윤두준, 조서형 셰프가 출연, ‘K-푸드’의 실체를 유쾌하게 탐험하며 커스텀 먹방 레시피 등 새로운 재미를 더했다. 오는 5월 시즌2로 돌아오는 ‘임원희의 미식전파사’는 배우 임원희가 절친들과 함께 떠나는 낭만 먹방 예능으로, 전 시즌에서 보여준 특유의 내향적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진행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채널S 대표 콘텐츠의 콘셉트를 확장한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니돈내산 독박투어’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한 스핀오프와 함께, 권율, 윤두준, 이서준이 출연해 관심을 모았던 ‘뚜벅이 맛총사’의 시즌2 역시 하반기 론칭을 목표로 기획 중이다. 이처럼 오리지널 콘텐츠의 색다른 변주를 통해 다양한 취향의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콘텐츠의 스펙트럼을 한층 더 풍성하게 확장하고 있다. 채널S ‘올 어바운 K-밥’, ‘임원희의 미식전파사’ 채널S는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 IP를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니돈내산 독박투어’ 굿즈를 출시하며 팬덤 기반 콘텐츠 경험 확장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단순 머천다이징을 넘어 시청자 참여 욕구를 반영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도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기획되었다. 또 ‘다시갈지도’의 IP를 활용한 디지털 스핀오프 ‘티키타카로드’도 오는 4월 말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는 기존 방송 콘텐츠의 단순 재활용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에 최적화된 새로운 소비 구조를 설계한 전략적 시도다. 채널S는 이를 통해 “오리지널 IP를 하나의 자산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향성을 실현하고 있다. 채널S 디지털스핀오프 ‘티키타카로드’, ‘니돈내산 독박투어3’ 굿즈 채널S 문희현 CP는 “2025년에는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얼굴과 장르 확장을 통해 콘텐츠의 깊이와 폭을 넓힐 계획”이라며, “신선한 기획력과 화제성을 갖춘 스핀오프, 디지털 콘텐츠 등 채널S만의 차별화된 예능 세계를 계속해서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채널S의 다양한 콘텐츠는 SK브로드밴드 B tv 1번, KT Genie TV 44번, LG U+TV 61번 그리고 채널S 공식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손봉석 기자 2025.04.19 06:12

    • 크루즈TMK=전세계 크루즈여행 전문적인 상담+실시간 요금조회+예약 온라인 플랫폼

      생활

      크루즈TMK=전세계 크루즈여행 전문적인 상담+실시간 요금조회+예약 온라인 플랫폼

      지중해, 알래스카, 하와이, 북미, 북유럽, 일본, 동남아, 홍콩 등 이시아 온라인 예약과 추천일정 특가 로얄캐리비안, 셀러브리티, 실버시, 디즈니, 노르웨이지안, 카니발 크루즈 이어 연내 15개 선사 전격공개 사진제공|로얄캐리비안크루즈+크루즈TMK 대한민국 크루즈여행 역사의 한획을 그을 크루즈 선사들의 운항지역부터 출발항구, 선사, 크루즈선, 출발일, 또 기간을 검색하며 전세계 크루즈여행을 보다 더 빠르고 편리한, 더불어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실시간 요금 조회와 예약을 원스톱으로 가능한 크루즈TMK(대표 이재명)의 온라인플랫폼이 단연 화제다. 실제 크루즈TMK 플랫폼을 들어가보면 크루즈 운항지역에 갈라파고스, 그린란드, 남미, 남극, 남태평양은 물론 북극, 북미, 북유럽에 이어 아시아(동남아), 일본 또 아프리카, 알래스카, 지중해, 카리브해, 하와이, 호주, 뉴질랜드 등이 있고 출발항구를 선택하고 선사, 크루즈선, 출발일, 기간 등을 선택해서 검색하기를 누리면 일목요연하게 일정이 등장한다. 이렇게 무려 3600여개의 일정이 가능한 전세계 여행 크루즈여행 실시간 온라인 플랫폼 크루즈TMK는 로얄캐비리안크루즈를 시작으로 셀러브리티, 실버시, 디즈니, 노르웨이지안, 카니발크루즈를 보유하고 있고 상반기 2~3개, 연내 약 15개 선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제공|로얄캐리비안크루즈+크루즈TMK 특히나 크루즈TMK 실시간 온라인플랫폼에서는 프로모션 및 이벤트가 선사별로 예를 들어 셀러브리티크루즈 2번째 승객 75% 할인, 카니발크루즈 신규예약이벤트는 물론 로얄캐리비안크루즈 두번째 승객 60% 할인 등 월별로 파격적인 행사로 크루즈 예비 여행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크루즈TMK 윤소영 상무는 “실시간 온라인 크루즈 예약서비스 플랫폼 크루즈TMK를 통해서 전세계 크루즈일정을 한눈에 확인하고 다양한 등급의 객실, 프로모션 요금 검색과 예약까지, 빠르고 편리하게 온라인서비스를 받을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적인 상담도 가능”하다며 “솔로 크루저부터 대가족 여행객까지 30~40대 그리고 50~60대 연령층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여행, 또 올인클루시브 럭셔리 크루즈까지 모든 여행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기대를 만족시키는 최고의 크루즈여행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로얄캐리비안크루즈+크루즈TMK

      강석봉 기자 2025.04.18 10:57

    • 홍명보호, 여행 금지국가 이라크 현지서 월드컵 예선 원정 확정…전세기·방탄 차량 등 안전 대책 총동원

      축구

      홍명보호, 여행 금지국가 이라크 현지서 월드컵 예선 원정 확정…전세기·방탄 차량 등 안전 대책 총동원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지난달 17일 고양종합경기장에서 3월 A매치 대비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KFA)가 한국 정부가 지정한 여행 금지국가인 이라크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르게 되면서 선수단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립국 개최 가능성도 타진했지만 결국 이라크 바스라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면서 전세기 이용, 방탄 차량 운용 등 특별 안전 대책을 마련 중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최근 대한축구협회에 공식 서한을 통해 6월 6일 이라크 바스라 국립경기장에서 예정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9차전 개최를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2007년부터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된 이라크에서 중요한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정부 의견에 따라 AFC나 FIFA 쪽에 우리나라의 상황을 설명하고 제3국 개최가 가능한지 공식 문의했지만, AFC 입장은 이라크가 월드컵 예선 내내 홈경기를 바스라에서 해왔고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됐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립국에서 쉽게 개최지가 바뀔 거라고는 거의 예상하지 않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당시, 이라크 북부 도시 에르빌에서 미사일 공격이 발생한 후 FIFA와 AFC가 중립지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라크 홈경기를 옮긴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스라가 이라크 내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지역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선수단 안전을 최우선으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팀의 바스라 체류 기간을 최대 3박 5일로 제한하고, 이동 수단으로는 전세기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전세기는 아직 확정한 건 아니고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다. 전세기가 아닐 때도 다른 중동 국가와 비교해 비행시간에 큰 차이는 없지만, 항공 노선이 잘 연결되지 않는 상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금지국가 방문에 따른 복잡한 비자 발급 절차는 대표팀 전체의 일정과 준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라크 같은 여행 금지국가 방문 시 ‘예외적 여권 허용’ 절차를 통한 특별 비자 발급을 요구하며, 이는 일반 비자보다 5~6배 많은 행정 절차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복잡한 과정과 나중에 발생할 수도 있는 여러 변수는 선수단의 원정 준비와 컨디션 조절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현지 이동수단은 방탄 차량이 준비될 예정이며, 외교부 지침에 따라 원정 인원도 선수단과 필수 지원 스태프만으로 최소화할 방침이다. 취재진 파견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 대표팀의 피터 그와르기스가 지난달 21일 이라크 바스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홈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바스라|로이터연합뉴스 이라크는 2017년 테러 집단 IS(이슬람국가)의 점령지를 모두 수복됐지만, 여전히 IS 잔당들이 소규모 게릴라식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IS 잔존 세력이 최소 5000명 수준으로 이라크 내에 잠복해 있다고 분석한다. 외교부는 이라크를 여행 금지국가로 지정하며 “장기간의 전쟁과 내전, 종파·부족 간 갈등, 정부의 치안력 부족 등으로 약탈, 강도, 납치, 암살 등 강력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지인들도 무장 경호 인력과 방탄 차량을 이용하는 등 신변안전에 특히 신경 쓰는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조만간 선발대를 바스라로 파견해 경기장, 훈련장, 숙소 등 현지 시설과 보안 상황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외교부와 현지 경찰 등과 긴밀히 협조해 선수단의 안전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경기는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현재 한국은 B조에서 4승 4무(승점 16)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라크전에서 승점 1만 추가해도 본선 진출이 확정된다. 이라크가 바스라 국립경기장에서 최근 2년간 패배가 없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은 부담스럽다. 특히 올해 3월 팔레스타인과의 예선에서는 4만6000여 명의 열광적인 홈팬들의 응원 속에 경기를 치렀다. 이라크는 현재 B조에서 3승 3무 2패(승점 12)로 3위를 기록 중이며, 홈에서 한국을 꺾으면 본선 직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총력전이 예상된다.

      박효재 기자 2025.04.17 15:41

  • 주간경향

    • 무덤부터 신전까지...‘이집트’ 고대 유적을 향해 떠난 특별한 여행

      문화/과학 특집

      무덤부터 신전까지...‘이집트’ 고대 유적을 향해 떠난 특별한 여행

      아부심벨 대신전으로 불리는 람세스 2세 신전 전경/김찬호 기자 여행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의 대세는 자유여행이다. 규모도 나 홀로 혹은 소수가 함께 떠나는 정도로 단출해졌다. 인터넷 검색 한두 번이면 현지 사정을 훤히 알 수 있는 만큼 더 이상 ‘우르르’ 몰려다닐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실제로 단체여행으로 모집하지만 현지에서 보내는 시간 대부분은 자유인 상품도 있다. 그런데 여전히 이러한 방식이 통용되지 않는 곳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치안이 불안정한 경우다. 또 볼거리는 많은데 관련 정보가 제한된 경우도 있다. 혼자서는 제대로 된 관광이 어려운 사례다. 대개 둘 중 한 가지 문제가 자유여행의 발목을 잡는데 가끔씩 이 모든 상황이 겹쳐서 나타날 때도 있다. 가보고는 싶은데 안전한지 모르겠고, 섣불리 갔다가 무엇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할 것만 같은 곳, ‘이집트’가 그렇다. 이집트는 많은 사람들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는 곳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등을 통해 묘사된 이집트는 피라미드, 스핑크스, 미라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문제는 한국과는 1961년부터 영사 관계를 수립했지만 생각보다 알려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 일부 유튜버 등을 통해 정보가 전달되지만 이때 보여지는 이집트는 호객과 인종차별만 가득한 곳이다. 이처럼 가보고 싶다는 ‘바람’과 ‘망설임’이 교차하는 상황은 점차 이집트를 닿을 수 없는 신기루로 만들어 갔다. 그런데 이때 누군가 이 문제의 답을 내기 시작했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은 ‘이집트 문명 탐사’의 등장이다. 이집트 기자 지역에 있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김찬호 기자 기본적으로 ‘2024 이집트 문명 탐사’는 ‘단체여행’이다. 10명 단위로 움직이는 일반 ‘패키지여행’과는 규모가 다르다. 참여 인원만 32명이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마치 학창 시절 수학여행 가듯 2주 가까이를 함께 움직인다. 목표는 오직 고대 이집트가 남긴 유적을 둘러보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제대로 시대를 역행한 여행이다. 그런데 특별한 인솔자가 나타나 단체여행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애굽민수’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 소장이다. 곽 소장이 인솔자로 나서며 평범한 단체여행은 특별한 ‘탐사’가 됐다. 실제로 1년에 딱 두 차례 열리는 이 여행에 참여하기 위해 누군가는 신청 재수를 했다. 지난해 신청 시작과 함께 곧바로 마감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에서 열린 곽 소장 강의를 듣는 등 이집트에 대한 예습 과정을 거쳤다. 이들 역시 여행지만 바꾸면 더 편하고 값싸게 자유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럼에도 32명의 참가자는 더 많은 비용, 시간을 들여 이집트를 선택했다.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이집트 문명 탐사’를 선택한 사람도 있다. 이쯤 되면 이 여행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월 2일부터 14일까지 이들의 11박13일 일정에 동행해 봤다. 일정: 따라만 다녀도 보인다 ‘이집트 문명 탐사’ 일정 중 가장 비싼 입장권 가격을 지불을 네페르타리 무덤 내부 모습/김찬호 기자 “이것은 관광인가, 학술 답사인가.” 이집트에 도착한지 하루 만에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다. 사실 ‘이집트 문명 탐사’는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 ‘문명 탐사’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역사학과나 유관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란 의미다. 이집트에 대한 관심만 있다면 누구에게든 열려 있다. 심지어 그것이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관심이 아니어도 된다. 단지 이집트를 한번 가보고 싶었다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탐사를 이끄는 곽 소장을 만나보고 싶다는 ‘팬심’으로 출발해도 환영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 여행은 분명 관광이다. 문제는 일정에서 생기는 반전이다. 11박13일의 일정을 꽉 채우고 있는 것은 피라미드, 무덤, 신전 등의 유적지나 박물관 방문이다. 이집트 하면 떠오르는 낙타 타기나 사막에서 하는 샌드보딩(모래 언덕 위에서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스포츠) 같은 건 일정에서 찾아볼 수 없다. 유적방문으로 꽉 찬 일정은 마치 고대 이집트 관련 유적을 하나라도 더 보자고 외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실제로 일행들 사이에선 “힘내서 무덤, 신전 하나라도 더 가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종종 흘러나왔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 여행은 분명 답사다. ‘2024 이집트 문명 탐사’ 이동 동선/김찬호 기자 마치 말장난 같지만 ‘이집트 문명 탐사’는 분명 관광과 답사 그사이 어딘가쯤에 있다. 일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이는 더욱 잘 드러난다. 우선 전체 일정을 기획한 이는 곽 소장이다. 한국에 단 두명만 있다는 이집트학 전공 전문가 중 한명이다. 그는 일정 내내 입버릇처럼 “여러분에게 고대 이집트를 하나라도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기간 동안 방문한 유적지가 40여 곳이 넘는다. 이동거리로 환산하면 좀 더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이집트 내에서는 비행기, 고속버스 등을 이용해 이동한다. 나일강을 따라 이집트 북부부터 남부까지를 훑어보는 동선이다. 큰 도시 위주로 보면, 카이로-아스완-아부심벨-룩소르-카이로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 거리만 2000㎞가 넘는다. 그 사이사이 들른 콤 옴보, 에드푸, 에스나, 덴데라, 아비도스 등을 포함하면 거리는 더 늘어난다. 모두 합치면 서울에서 부산을 3번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동선에는 분명한 의도가 있다. 카이로공항에 내리자마자 일행이 향한 곳은 호텔이 아니었다. 곧바로 카이로에서 25㎞ 정도 떨어진 ‘멤피스’라는 곳으로 간다. 기원전 3100년 무렵 상·하로 분열됐던 이집트가 통일된 후 첫 번째 수도로 사용한 곳이다. 이집트 멤피스 야외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람세스 2세 거상/김찬호 기자 고대 이집트인들은 멤피스가 내려다보이는 나지막한 고원에 죽음의 신 ‘소카르’의 이름을 지명으로 붙이고 무덤을 만들었다. 이곳이 탐사단이 두 번째로 향한 ‘사카라’다. 제3왕조 시기 만들어진 최초의 피라미드인 ‘계단식(조세르) 피라미드’를 볼 수 있었다. 이튿날에는 다슈르와 기자 지역을 방문했다. 다슈르에서 제4왕조 시기의 굴절 피라미드, 붉은 피라미드를 봤다. 기자에서는 역시 제4왕조 시기 쿠푸 파라오의 대피라미드를 방문했다. 독특한 점은 하루 뒤 다시 사카라를 찾았다는 것이다. 동선으로만 보면 분명히 비효율적이다. 다만, 두 번째 찾은 사카라에서는 보는 것이 달라진다. 제5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인 우나스와 제6왕조를 개창한 파라오 테티의 피라미드를 본다. 이쯤 되면 머리로 외워서가 아닌 눈으로 봐서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계단식→굴절→삼각뿔 형태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또 그 규모는 제4왕조 대피라미드를 정점으로 점점 작아진다는 사실이다. 여기까지 확인하면 카이로에서의 1차 일정이 끝난다. 놀라운 점은 이집트 역사를 고왕국-중왕국-신왕국-말기왕조 순서로 나눈다고 했을 때 ‘고왕국’ 유적 답사 일정도 동시에 끝이 났다는 점이다. 이집트 제3왕조 시기 만들어진 최초의 피라미드인 ‘계단식(조세르) 피라미드’/김찬호 기자 제4왕조 스네페루 파라오가 만든 굴절 피라미드/김찬호 기자 제4왕조 시기 확립된 삼각뿔 형태의 피라미드/김찬호 기자 이는 철저히 의도한 결과다. 실제로 같은 방식으로 아스완에서는 중왕국 시대를 중심으로 보고 아부심벨, 룩소르에서는 신왕국 시대 유적을 중심으로 탐방한다. 마지막 카이로 2차 일정에서는 이집트의 근현대인 이슬람 시대를 둘러보는 식이다. 이를 통해 이집트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사람도 시대 변화를 눈으로 익히게 된다. 쉽게 말해, 관광처럼 따라다니기만 했는데 나도 모르게 이집트 역사를 모두 조망한다는 것이다. 동선을 이유로 유적을 뒤죽박죽 본 뒤 ‘나는 아는 것이 없다’로 결론 내는 여행과 분명히 차별화된다. 그런데 이런 일정은 애초에 품었던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집트 역사를 보고, 듣고 있는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 왜 즐길거리로 가득한 관광을 두고 이런 여행을 선택했나 등이다. 실제로 탐사 초반에는 이집트 유적이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뒤로 갈수록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뙤약볕 아래서 곽 소장의 설명을 들으려 애쓰는 사람들이었다. 이집트 룩소르 왕들의 계곡에 있는 투탕가멘 무덤 내부 모습. 현실(좌측)과 투탕카멘 미이라/김찬호 기자 사람: 이들은 누구인가 룩소르 왕들의 계곡 내에 있는 투탕카멘 무덤 앞에서 설명하고 있는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 소장. 참가자들이 뙤약볕 아래서 설명을 듣고 있다./김찬호 기자 평균 나이 41.6세. 23세 최연소부터 66세 최고령까지. 40년의 세월을 초월해 탐사 동료가 된 참가자들의 나이 분포다. 직업을 보면 더욱 다채롭다. 회사원, 선생님, 유학생, 관광 가이드부터 전직 요리사, 아쿠아리스트(수족관에서 수중생물을 기르고 관리하는 일)까지 있다. 이중 이집트나 역사와 직접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애써 작은 접점이라도 찾는다면 대학에서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한 사람이 유일하다. 특별한 관련이 없지만 이들이 이집트를 찾은 동기는 저마다 흥미롭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2년 연속 탐사에 참여한 두 사람이다. 이중 김한별씨는 “지난해에는 설명을 듣느라 정신없이 보냈다면, 올해는 좀더 여유롭게 둘러보고 사진도 많이 찍기 위해 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유사하게 가족이 먼저 와보고 추천을 한 사례도 있다. 공세정씨는 “지난해에 어머니가 먼저 이집트 문명 답사를 와보시고, 꼭 가보라고 추천해서 오게 됐다”며 “평소 곽 소장님이 나오는 유튜브를 즐겨 봤는데 함께 이집트를 여행하며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공부를 위해 온 사람도 있다. 영국 런던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이보은·김지혜 부부다. 곽 소장이 설명을 시작하면 이씨는 쉴 새 없이 공책에 설명을 필기한다. 김씨 역시 태블릿으로 사진을 찍고, 글, 그림 등을 이용해 메모를 했다. 이동하는 버스에서는 들은 내용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거나 감상을 공유했다. 참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이씨의 대답은 인상적이다. “영국 내 박물관에는 이집트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관광객들에게 이를 설명할 때면 ‘내가 이집트에 가보지도 않고 이 유물들을 설명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탐사를 통해 보고 배워서 보다 생생한 설명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이보은씨. 곽 소장의 설명을 메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김찬호 기자 영국 런던에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이보은씨의 노트. 곽 소장의 설명을 정리한 내용으로 가득하다./김찬호 기자 의미를 따졌을 때 주목할 만한 참가자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이들이었다. 전직 아쿠아리스트인 최환준씨는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다. 최씨는 “입학이 결정되고, 시간 여유가 생긴 차에 무엇을 해볼까 고민했다”며 “마침 이집트 문명 탐사 모집 광고를 보게 됐고, 곽 소장님 설명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곧바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요리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박석주씨 역시 유사하다. 출국 이틀 전까지 일을 해야 했던 박씨는 “자유여행을 준비할 시간은 없고, 어디론가 떠나고는 싶었는데 마침 이집트 문명 탐사 광고를 보게 됐다”며 “쉽게 올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운명이란 생각이 들어서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유학 중 곧바로 현지로 합류한 박찬웅·이주현 부부는 올해 귀국을 예정하고 있다. 2017년 유학을 시작해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는데 매진한 이씨는 “귀국을 앞두고 유럽과 가까운 나라들을 가보자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어릴 적부터 이집트를 가보는 것이 꿈이어서”, “정체된 삶에 자극을 주고 싶어서”, “관련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어서” 등 다채로운 동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참가 동기에서 이집트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경우는 없었다. 그럼에도 여행이 끝난 후 이들의 만족감은 높았다. 최연소 참가자인 김용인씨는 이집트가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다. 남들보다 조금 빨리 일을 시작한 김씨는 부모님 도움 없이 직접 번 돈으로 경비를 마련했다. 그는 “원래 역사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집트 유적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에 참가했는데 아주 만족한다”며 “무엇보다 여러 피라미드에 직접 들어가 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최고령 참가자인 박종곤씨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새벽에 일어나 그날 방문할 유적지를 공부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박씨는 “이집트에 오기 전까지는 기원전이라는 시간이 멀고, 허구적으로만 느껴졌는데 막상 그 시기에 만들어진 피라미드, 스핑크스 등을 보고 나니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며 “체력적으로도 충분히 참여할 만했다”고 말했다. 4년 전 한 달간 이집트를 자유여행했던 이혜진씨의 평가에서도 만족감은 드러났다. 이씨는 “혼자 한 달 동안 본 유적보다 이번 문명 탐사에서 본 유적 수가 더 많았다”며 “이제는 매년 오고 싶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2024 이집트 문명 탐사’의 최연소 참가자 김용인씨. 그는 생애 첫 해외여행을 이집트로 왔다./김찬호 기자 정리하면 이렇다. ‘이집트 문명 탐사’라고 특별히 이집트와 관련이 있거나 유관 전공자들이 참가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본업에 충실하며 잠시 덮어뒀던 관심을 이번 기회에 끄집어낸 사람이 많았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이 이들을 더욱 열성적으로 참여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만족 일색인 후기 역시 해당 관점으로 이해해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여행은 참가자들이 좋아할 만한 분명한 특징이 있다. ‘단체여행’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세 가지 악습의 부재다. 특징: 3무(無) 여행 이집트 문명 탐사가 관광인지, 답사인지는 명확히 정의하기 어렵다. 참가하는 사람이 어떻게 느꼈느냐에 따라 결론이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이 ‘관광’아니냐”고 답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다만, 이 여행의 특징은 명확히 알 수 있다. 이는 단체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들의 부재로 드러난다. 첫 번째 없는 것은 ‘강제 쇼핑’이다. 애초에 쇼핑 항목은 일정에 들어가 있지도 않다. 이집트에 체류하는 마지막 날 딱 한 번 시장 방문이 있기는 하다. 이마저도 6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집트 칸 엘-칼릴리 시장 탐방에 가깝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스치듯 들 때는 있다. “잠깐 쇼핑이라도 하면서 쉬는 것이 나쁘지 않을지도….” 두 번째 없는 것은 ‘추가비용’이다. 비행시간을 제외하면 이집트에서만 11일을 머물지만 특별히 ‘돈 쓸 일’이 없다. 이집트는 물을 포함해 식사 때도 음료를 사서 마셔야 한다. 이때를 제외하면 입장료를 포함한 모든 것이 이미 지불한 금액에 포함돼 있다.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애매한 가이드 팁 같은 것도 있을 리 없다. 애초에 이 여행은 수익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이는 탐사 빈도에서 드러난다. 매해 1월 전반기/후반기 딱 두 번만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돈과 관련한 불쾌한 일은 발생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세 번째 없는 것이 참가자들의 만족감을 극대화한다. ‘사람’이다. 구체적으로는 ‘비협력자’다. 애초에 이 여행 참가자는 두 가지 자기 검열을 거친다. 우선, ‘비용’이다. 여타 이집트 단체여행보다는 높은 가격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가지 않는 곳을 간다. 콤 옴보, 에드푸, 에스나 등을 가는 것은 이 여행밖에 없다. 이상한 곳을 간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의심할 필요가 없다. ‘애굽민수’와 함께하는 여행이다. 고대 이집트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이곳에 가야 하는 이유가 반드시 있다. 실제로 곽 소장은 현장에서 방문한 이유를 쏟아낸다. 다른 하나는 ‘시간’이다. 직장인이 2주 가까이 시간을 낸다는 것은 큰 결심이다. 이들 요소를 종합해보면 참가자들은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려는 의지로 가득한 사람들만 남는다. 실제로 11일의 시간 동안 아침 집결 시간에 지각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애초에 실패할 확률이 적은 여행이었던 것이다. 이를 반대로 설명하면, 여행하며 보고 배우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고스란히 동료로 남는다는 것이다. 이는 ‘이집트 문명 탐사’가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지난 1월 2일부터 14일까지 이집트 문명 탐사를 함께한 32인의 참가자와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 오경세 ET1 팀장, 야신 이집트 현지 가이드 / 김찬호 기자 여행이 단조로운 일상을 멈추고, 나를 낯선 곳에 던져 보는 작업이라면 이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은 ‘어제와 다른 오늘’이다. 이집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탐사팀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는 계속해서 새 글이 올라온다. 현지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하거나 이집트에 관해 새로 알게 된 정보를 알리는 내용들이다. 함께 이집트로 떠난 32인이 모인 단체 대화방도, 아무 관심도 없던 이집트 관련 다큐를 찾아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시간도 모두 이집트로 떠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것들이다. 그렇게 단조롭던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이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집트 문명 탐사’를 추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이집트 문명 탐사’ 기간 둘러본 유적지에 대한 소개는 별도 기사 “애굽민수가 추천하는 ‘이집트에 간다면 꼭 가봐야 할 유적 5곳’”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이집트 | 김찬호 기자 2024.01.29 05:30

    • [이기환의 Hi-story](115)나라님도 ‘와유’할 때 금강산 직접 여행한 제주 여인·14세 소녀

      문화/과학 이기환의 Hi-story

      [이기환의 Hi-story](115)나라님도 ‘와유’할 때 금강산 직접 여행한 제주 여인·14세 소녀

      ‘와유(臥遊)’라…. 국립춘천박물관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상설전시관 2층 브랜드존에서 <이상향으로의 초대 금강산과 관동팔경> 관련 작품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요즘 국립박물관의 ‘핫템’인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인 ‘단발령망금강산’(정선·1676~1759) 등 9건이 특별 출품됐답니다. 저는 전시회 설명 중 ‘누워서 노닌다(즐긴다 혹은 감상한다)’는 뜻인 ‘와유(臥遊)’라는 용어에 이른바 꽂혔습니다. ‘와유’는 중국 남북조 시대 송나라의 종병(375~443)과 관련된 성어인데요. 종병은 벼슬길도 마다하고 산수를 유람했던 은사였습니다. 그러다 늙고 병들어 다닐 수 없게 되자 대안을 마련했는데요. “예전에 다녔던 명승지를 모두 그림으로 그려 벽에 걸어놓고 누워 감상하며 노닐었다(臥以游之)”(<송서> ‘열전·종병’)는 겁니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국보). 다시 그려봐야 이보다 잘 그릴 수 없다는 작가의 자부심이 배어 있다. 그렇게 잘 그렸으니 머리맡에 기대어 실컷 보라고 자랑했다. 개인소장·리움미술관 제공 ■‘눕방’으로 상상여행 조선조 실학자 성호 이익(1681~1763)의 ‘와유 찬양론’을 보죠. “와유란 몸은 누워 있지만 정신은 노니는 것… 직접 보지는 못하기 때문에 상상에 근거해야… 마음과 눈에 도장 찍히듯… 앉은 자리에서 감상해도 마음은 간다.”(<성호전집> ‘와유첩발’) 그림 속 풍경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그림을 통해 마음의 유람을 즐긴다고 한 겁니다. 문신 신정하(1680~1715)는 정선의 금강산 그림을 보고 찬탄했습니다. “정선의 (금강산) 화첩을 보고 어루만지며 상상하니 깊고 높은 물과 산에서 정신이 노니는 듯하고….”(<서암집>) 또 정선의 ‘금강전도’(국보)에도 재미있는 글이 실려 있습니다. “일만이천 봉 드러난 뼈를 뉘라서… 참모습 그려 내리… 설령 내가 발로 직접 밟아 보자 한들 이제 다시 두루 걸어야 할 터, 그 어찌 머리맡에 기대어 실컷 봄만 같으리오(縱令脚踏須今遍 爭似枕邊看不慳).” 정선이 ‘다시 그린들 이보다 잘 그릴 수 있겠느냐, 차라리 이 그림을 머리맡에 두고 보는 게 낫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정조가 누워 감상한 산 그림 꼼짝없이 구중궁궐에 ‘붙잡혀’ 정사를 펼쳐야 했던 임금들은 어떠했겠습니까. 예컨대 정조는 1788년 단원 김홍도(1745~1806?)·김응환(1742~1789)에게 “금강산의 풍경을 그려오라”는 명을 내립니다. “김홍도는 임금의 명을 받들어 비단 화폭을 가지고 금강산에 들어가 연 50일 머물면서 일만이천 봉과 구룡연 등 여러 경승을 잘 살펴보고 형상을 본떠 수십 장 길이의 두루마리로 만들었다.”(서유구의 <임원경제지> ‘이운지’) 이때 그린 김홍도의 ‘금강산도’는 수십 길, 즉 40~50m 되는 두루마리 대작이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는 화첩 형식의 초고본(5권 70장)이 남아 있습니다. 소문난 ‘일벌레’, ‘책벌레’였던 정조는 밤늦게까지 책을 읽고, 정사를 펼치다가 틈틈이 김홍도의 대작 ‘금강산도’를 보고 마음의 유람, 즉 ‘와유’을 즐겼을 겁니다. 정조는 1788년(정조 12) 단원 김홍도·김응환에게 “금강산의 풍경을 그려오라”는 명을 내린다. 서유구는 “김홍도가 임금의 명을 받들어 50일 머물면서 수십 장 길이의 두루마리 금강산 그림을 그렸다”(<임원경제지> ‘이운지’)고 전했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자료 14세에 불과했던 김금원은 남장 차림으로 여행을 떠난다. 충북 단양팔경 중 하나인 ‘옥순봉’을 둘러보며 “시인들은 풍월 읊느라 잠시의 틈도 없고 조물주는 인간을 시기해서 산 밖으로 쫓아냈네. 산새는 산 밖의 일을 알지 못하고 봄빛은 숲속에 있다고 지저귄다”고 읊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연세대도서관 소장 ■‘18세기 셀럽’ 여성 이럴 때 사대부·선비는 물론 임금조차 ‘와유’로 대리만족하는 판이었는데요. 그럴 때 “떠나볼까” 하고 길을 나선 여성 두 분이 있었답니다. 그것도 “산천에서 놀이를 즐기는 부녀자는 장 100대에 처한다”(<경국대전>)는 규정이 있는데 말입니다. 실화입니다. 먼저 제주 출신인 김만덕(1739~1812)을 소개해보죠. 이분 이야기는 정사인 <정조실록>, 정조의 일기인 <일성록>, 명재상 채제공(1720~1799)의 시문집(<번암집> ‘만덕전’), 유학자·실학자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의 <다산시문집>에 실려 있습니다. 그만큼 당대의 ‘셀럽’이었다는 거죠. 김만덕은 “제주 남자와는 혼인하지 않겠다”고 과감히 선언하며 독신을 고수한 ‘원조 비혼녀’였는데요. 뛰어난 장사수완으로 큰 부자가 됐답니다. 1795년(정조 19) 김만덕 인생에서 큰 전기가 마련됩니다. 제주에 큰 기근이 들어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했답니다. 이때 김만덕은 천금을 들여 백성을 구휼했습니다. 1796년 제주목사 유사모(1750~?)가 장계를 올려 김만덕의 선행을 보고했습니다. 그러자 정조가 “너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명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김만덕의 대답이 전혀 뜻밖이었습니다. “저는 늙고 자식도 없습니다. 신분을 바꿀 마음도 없습니다. 그저 육지로 나가 한양 구경을 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금강산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정조는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습니다. 대단하죠. 푸짐한 상금도, 신분상승도 원하지 않고 그저 ‘한양 구경, 금강산 유람’을 소원으로 내세웠으니 얼마나 파격적인 발언입니까. ■“만덕에게 ‘갑질’하면 안 된다” 국립춘천박물관이 상설전시실 2층 브랜드존에 마련한 전시(‘이상향으로의 초대, 금강산과 관동팔경’). 이 자리에는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9건 9점이 출품되었다.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정조는 김만덕의 한양 및 금강산 유람을 위해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었답니다. “마침 한겨울(1796년 음11월)이라 (금강산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 …봄이 올 때까지 양식을 주고 곧바로 내의원의 차비대령인 행수 의녀로 충원하라. 그래서 수의(首醫·어의)에 소속시켜 각별하게 돌봐주라.” 정조는 만덕을 임금의 주치의인 어의의 휘하에 두도록 특전을 베풀었습니다. 자칫 김만덕을 질투하는 자들이 ‘갑질’을 하지 않을까 해서 “만덕을 건드리지 말라”고 조치를 취한 거죠. 그뿐이 아닙니다. <일성록> 1796년 11월 28일자는 “규장각 초계문신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 ‘(김)만덕’이라는 시제를 냈고, 그 시험에서 서준보(1770~1856)가 수석을 차지했다”고 했습니다. ‘만덕’을 시제로 시험을 치를 정도였던 겁니다. 정조는 “만덕이 금강산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때도 후히 대접하라. 만덕이 지나가는 각 도의 관찰사는 양식과 경비를 넉넉히 전하라”는 특명을 내렸습니다. 김만덕은 정조 임금의 보살핌 속에서 1797년 늦봄 꿈에 그리던 금강산 유람을 떠납니다. “김만덕은 금강산 만폭동과 중향봉 등 절경을 두루 찾아다녔다. 안문령-유점사를 거쳐 해금강 삼일포에서 뱃놀이를 한 뒤 총석정(통천)까지 두루 구경한 뒤 한양으로 돌아왔다.” ■“눈동자가 두 개래” 김만덕의 일거수일투족은 당시 한양에서 엄청난 화제를 뿌렸습니다. <만덕전>(김만덕의 전기)을 쓴 채제공은 “만덕을 둘러싼 소문이 장안에 널리 퍼져 사람들이 다투어 그를 만났다”고 기록했습니다. 정약용의 <다산시문집>(‘변·중동에 관한 변증’)은 김만덕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소개하면서 실소하는데요. 즉 한양으로 올라온 김만덕이 “내 눈은 중동(重瞳·눈동자가 두 개)”이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김만덕의 눈을 보려는 이들로 ‘줄을 서시오’를 외칠 만큼 길었는데요. 호기심을 참지 못한 정약용 역시 만덕을 초청해 그의 눈을 자세히 살펴보았답니다. 그러나 ‘중동’이 아니었답니다. 김만덕 스스로도 잘못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도 한양 사람들은 김만덕의 말만 철석같이 믿었다는데요. 정약용은 “아무리 내가 아니라고 해도 사람들은 ‘만덕의 눈이 중동이 맞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허언을 믿으니…”라며 혀를 찹니다. 우상으로 떠오른 김만덕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믿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김만덕이 금강산·한양 호화여행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갔는데요. 그때가 58세였습니다. 김만덕은 자신을 보살펴준 채제공에게 “이제 이승에서는 볼 수 없겠다”고 눈물을 흘렸는데요. 채제공은 “울지마라”면서 지당한 한마디를 남깁니다. “너는 제주에서 나고 자랐으니 한라산 백록담 물을 떠 마셨을 것이고, 지금 또 금강산을 두루 답사했다. …천하의 남자 중에 이렇게 유람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 그런데 이별하는 자리에서 도리어 아녀자의 수다스러운 태도를 보이다니….” ■14세 소녀의 “떠나볼까?” 단원 김홍도가 정조의 명으로 금강산을 답사한 뒤 길이 40~50m 달하는 ‘금강산도’를 그렸다. 그러나 그 두루마리 그림은 전해지지 않는다. 대신 단원이 정조의 명으로 ‘금강산도’를 그리기 위해 사전에 초본(밑그림)을 남겼는데, 이것이 <해동명산초본첩>이다. 금강산 그림을 ‘와유’하고싶은 정조의 명에 부응하듯 사진에 가까울 정도로 치밀한 필치를 보여준다. 원래 60면이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32면이 남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또 한 분 ‘떠나볼까?’ 하고 훌쩍 행장을 꾸린 신여성이 있었으니, 불과 14세의 김금원(1817~?)이었습니다. 원주 출신인 김금원의 신분은 기녀였습니다. 부모는 그러나 금원을 마냥 여자아이로만 키우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가사나 바느질 같은 여자아이의 일을 시키지 않고 문자를 가르쳤다. 덕분에 유교 경전과 역사서를 통하고 고금의 문장도 본받게 됐다.”(<호동서락기>) 금원은 보통내기가 아니었습니다. 조선 여성으로서 부녀자의 도리를 단호히 거부하면서 담장 밖 여행을 추구했습니다. “여자가 깊숙한 규방에서 살면서 식견을 넓히지 못한 채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냐.” 김금원은 “남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은 불행이지만 하늘은 나에게 산수를 즐기는 어진 성품과 눈과 귀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글로 쓸 수 있는 능력까지 주었다”고 했습니다. 물론 14세 어린 딸의 여행을 선선히 응할 부모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소녀 김금원은 ‘마치 새장에 갇힌 새가 나와 푸른 하늘을 날아오르고, 천리마가 굴레를 벗고 천 리를 달리는 기분’이라 했습니다. ■덧없는 인생을 노래한 14세 소녀 김금원의 여행을 두고 다른 견해도 있습니다. 김금원이 원주 감영의 기녀 신분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물론 김금원이 사대부들의 유람에 시와 문장을 담당한 기녀로서 동행했을 수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호동서락기>는 분명 금원이 남장을 하고 여행길에 올랐다고 했습니다. “때(1830)는 춘삼월 내 나이 14세, 머리를 동자처럼 땋고 수레에 앉았다. 충북 제천 의림지를 찾았는데….” 김금원은 이어 단양팔경을 둘러보는데요. 특히 단양팔경 중 하나인 옥순봉을 구경한 뒤의 감동을 시로 남겼습니다. 14세에 불과한 김금원은 울진 평해 월송정을 지나면서 “덧없는 인생, 사람의 생(生)이 가련할 뿐(浮世人生只堪可憐也哉)”이라는 세상을 달관한 듯한 어른스러운 시를 남겼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금원이 정양사 앞 혈성루에 올라 금강산 일만이천 봉을 묘사한 글. 봉우리마다 각기 다른 기이한 형상을 직유법을 사용해서 표현하고 있으며 형용할 수 없는 천태만상을 리듬감 있는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간송미술관·연세대도서관 소장 “시인들은 풍월 읊느라 잠시의 틈도 없고(詩家風月暫無閒) 조물주는 인간을 시기해서 산 밖으로 쫓아냈네(造物猜人送出山). 산새는 산 밖의 일을 알지 못하고(山鳥不知山外事) 봄빛은 숲속에 있다고 지저귀네(謂言春色在林間).” 말이 나온 김에 김금원이 평해(울진)의 월송정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며 지었다는 시를 좀 보죠. “덧없는 세상, 사람의 생(生)이 가련할 뿐(浮世人生只堪可憐也哉)”이라 했습니다. 이게 14세 소녀의 시입니다. ■그리운 금강산 김금원은 이후 꿈에 그리던 금강산으로 발길을 돌리는데요. 장안사-옥경대-표훈사-백운대-보덕굴-백천동-만폭동-금강문-감로수 등 내외 금강산 전체를 둘러봅니다. 김금원이 금강산 일만이천 봉을 묘사한 장면을 볼까요. “눈 쌓인 언덕 같고, 불상 같고, 칼 든 군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도 같고, 연꽃과도 같고, 파초잎과도 같다. 치켜올린 것도 있고 내려뜨린 것도 있고 더러는 가로 갔고 더러는 세로로 섰으며 일어서 있는 것도 쭈그리고 있는 것도 있다.” 국립춘천박물관이 상설전시실의 개편에 따라 선보이는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겸재 정선(왼쪽)과 현재 심사정(가운데), 허필 등의 작품 등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그린 이건희 기증품 9건 9점이 전시된다.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봉우리마다 각기 다른 천태만상을 직유법을 사용해 리듬감 있는 필치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후 총석정, 삼일포 등 관동팔경을 두루 거칩니다. “바닷속 언덕 가까운 곳에 서 있는 돌(총석정)은 모두 6면으로 깎아 하나의 떨기로 묶어 놓았는데 거의 10여개나 된다. 매 떨기의 돌은 어떤 것은 7~8개, 어떤 것은 10여개의 기둥이다. 그 돌들이 가지런한 치아처럼 벌어졌는데 쇠줄로 갈아낸 듯 하나하나가 6면으로 조금도 굴곡이 없고 넓고 좁은 것도 없이 정밀하고 조밀조밀하다.” 지극히 공감각적인 묘사죠. 김금원은 이후 설악산 일대와 한양을 두루 살피고 여행을 마무리 짓습니다. ■글로 전하지 않으면… 이 대목에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이제 평범한 조선의 여성으로 돌아와야 했으니까요. “군자는 족한 줄 알고 그칠 수 있기에… 지금 유람으로 숙원을 이뤘으니 멈출 만하다. 이제 본분으로 돌아가… 남장을 벗어버리니 여자가 됐다.” 김금원은 1차 여행을 다녀온 뒤 17세 살 연상인 김덕희(1800~?)의 첩(소실)이 되는데요. 1845년 평안도 의주 부윤으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경기 이북-황해도-평안도 지방을 여행하는 행운을 누립니다. 김금원의 2차 여행입니다. 이 1·2차 여행의 경험을 담아 쓴 기행문이 <호동서락기>입니다. 저술 동기도 깜찍합니다. “지나간 일도 스쳐 지나가면 눈 깜짝할 사이의 꿈에 불과하다. 글로 전하지 않으면 누가 지금의 금원을 알겠는가….” 김금원은 여자로서가 아니라 여행작가로서, 시인으로서 후대에 당당하게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겁니다. 이 순간 한 조각 상념이 떠오릅니다. 예전에 금강의 겨울산(개골산)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요. 이제는 ‘와유’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

      #이기환 #김만덕 #김금원

      이기환 역사 스토리텔러 2024.01.02 07:08

    • [시네프리뷰]아줌마-자신을 찾아 떠나는 좌충우돌 한국 여행기

      연예 시네프리뷰

      [시네프리뷰]아줌마-자신을 찾아 떠나는 좌충우돌 한국 여행

      한국 배우 여진구에 푹 빠져 사는 58세 ‘싱가포르 아줌마’는 난데없이 떠난 한국 여행 중 홀로 낙오된다.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응원을 담은 감독의 소박한 연출과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가 만든 한 편의 ‘착한 영화’다. 싸이더스 제목: 아줌마(Ajoomma) 제작연도: 2022 제작국 : 싱가포르, 한국 상영시간: 90분 장르: 드라마 감독: 허슈밍 출연: 홍휘팡, 정동환, 강형석, 여진구 개봉: 2023년 11월 29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섬나라이자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경제적으로 우위인 만큼 영화산업도 꽤 활발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적은 인구에 비하면 영화시장 규모가 큰 편이지만, 어쩔 수 없이 작은 시장의 한계 또한 가질 수밖에 없다. 에릭 쿠 감독의 <내 곁에 있어줘>(2005)는 드물게 국내에서 개봉한 싱가포르 영화 중 선구적인 작품이다. 다양한 인물의 내밀한 감정과 엇갈린 관계를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소통의 부재를 서글프게 그려 세계 유수 영화제에 소개되며 극찬을 받았다. 이후에도 매우 협소하게 개봉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싱가포르 영화란 낯선 대상이다. 근래 제작되고 있는 싱가포르 영화 상당수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춘 상업영화가 명맥을 잇고 있다. 2006년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후 이듬해 3월 개봉한 공포영화 <메이드: 하녀의 저주>(2005)는 <아줌마>의 주연을 맡은 홍휘팡이 출연했다. <일로 일로>(2013)는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를 배경으로 열두 살짜리 천방지축 소년과 필리핀 가정부와의 우정을 그린다(연출을 맡은 안소니 천 감독은 <아줌마>의 제작자다). 좀비 영화의 인기에 편승해 제작된 <좀비 워>(Zombiepura·2018)도 국내에서 개봉됐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검색을 통해 볼 수 있는데, 검색해 보면 의외로 다수의 싱가포르 영화를 찾을 수 있다. 넷플릭스가 지닌 순기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경을 초월한 어머니들의 마음 싱가포르, 공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가요 ‘여성시대’에 맞춰 라인 댄스를 추고, 한국 드라마 속 배우 여진구에게 푹 빠져 사는 58세의 아줌마 림메이화(홍휘팡 분). 3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키워온 금쪽같은 외동아들과 함께 모처럼 떠나기로 한 한국 여행에 대한 기대로 마음은 하루하루가 분주하기만 하다. 하지만 여행을 코앞에 두고 미국으로 입사 면접을 보러 가야 한다는 아들의 청천벽력 같은 통보에 아줌마는 넋이 나가고 만다. 더욱더 속상한 것은 아들의 미국행 목적이 단순히 취업에만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들 홀로 미국으로 떠나는 여행 예정일 전날 밤, 림메이화는 여행사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여행을 가지 않아도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는 아들의 말과 달리, 참석하지 않으면 돈을 모두 날리게 된다는 여행사의 최후통첩이다. 이를 어쩌나. 갈등도 잠시. 아줌마는 풀어헤쳤던 여행 가방을 다시 준비한다. 그렇게 난데없이 떠나게 된 한국 여행. 다행히 뒤늦게나마 여행팀과 합류해 불안한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가 했는데 버스에서 홀로 낙오돼 졸지에 미아가 되고 만다. <아줌마>는 최초의 한국과 싱가포르 합작영화다. 애초 싱가포르 제작진에 의해 기획돼 시작됐지만, 영화의 80%가량을 한국 로케이션으로 촬영했고 상당수의 한국 스텝이 참여했다. 감독과 어머니의 실화에서 시작된 이야기 언뜻 포복절도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포스터의 느낌과 비교하면 영화는 꽤 차분하고 진지한 편이다. 그렇다고 요란한 소동이나 대단한 반전을 숨긴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선한 분위기와 따뜻한 인간애가 전편에 녹아들어 있어 시나브로 전해진다. 감독의 소박한 연출과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가 한 편의 ‘착한 영화’를 완성해냈다. <아줌마>는 허슈밍의 장편 데뷔작이다. 한국 드라마의 열성 팬인 어머니에게 영감을 받아 2015년경부터 구상을 시작했단다. 감독은 이야기를 확장하면서 상당 부분을 자신과 어머니의 관계 속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하며 어머니와 떨어져 생활했던 허슈밍 감독은 꾸준히 자신을 따라다녔던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응원을 한국 여행이라는 모험극 안에 녹여냈다.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는 <아줌마>라는 제목도 어떠한 계기를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중년 여성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원제 역시도 중문(阿朱妈), 영문(Ajoomma) 모두 <아줌마>로 표기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4개월에 걸친 롱 런을 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낯선 싱가포르 영화와 에릭 쿠 감독 edwinkoo.photoshelter.com 싱가포르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은 에릭 쿠 감독이다. ‘에릭 쿠가 등장하기 전까지 싱가포르인이 만든 싱가포르 영화는 없었다’는 말이 있을 만큼 현대 싱가포르 영화에 있어 그의 입지는 중요하다. 대다수 장편영화가 칸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은 당연한 이유이고, 작업 외적으로도 싱가포르 영화산업 육성과 검열 완화를 위한 활동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싱가포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대재벌 쿠 텍 푸아트의 아들이라는 계급적 배경과 태생적 수혜가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영화 제작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싱가포르를 넘어 주변 국가들까지 이어졌고, 동남아시아 영화계 전체의 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에릭 쿠는 어려서부터 영화를 좋아했지만, 본격적인 창작자로서의 활동은 만화가로 시작했다. 1980년대 만화가로 데뷔한 그는 1990년대 TV 드라마의 콘티를 그리다가 단편 작품으로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2011년에는 만화가였던 자신의 특기를 살려 애니메이션 <동경 표류일기>(Tatsumi)를 연출하기도 했다. 일본 유명만화가 타츠미 요시히로의 작품과 자서전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50세를 기념해 2015년에 발표한 <호텔 룸>(In the Room)은 싱가포르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1942년부터 현재를 관통하는 여섯 커플의 이야기로 한국 배우 최우식과 김꽃비도 출연했다. 그와 한국의 인연이 남다른 데는 아내가 한국인인 이유도 있다. 호주 유학 시절 만난 두 사람은 1997년 결혼해 4명의 아들(사진)을 두고 있다.

      #아줌마

      최원균 무비가이더 2023.12.01 10:44

    • 문화/과학 신간

      [신간]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ㆍ열대 사람들은 다 게으르다? <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이영민 지음·아날로그·1만8800원 열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다 게으르고 야만적일까? ‘열대’의 이미지는 극과 극이다. 한편으론 야자수 아래 푸른 바다와 백사장이 펼쳐지는 낙원이, 또 한편으론 정글과 야생동물, 가난과 잔인한 내전이 떠오른다. 지상낙원의 이미지는 19세기 말 폴 고갱 등의 작품 속에서 구현되기 시작했다. 가난과 내전을 초래한 것은 식민지배로 뻗어 나온 서구 선진국의 탐욕이다. 인문지리학자인 저자는 긍정과 부정의 두 모습 모두 관념적으로 정형화된 ‘열대성’에 가깝다고 말한다. 마치 ‘오리엔탈리즘’처럼 말이다. 그는 열대에는 다양한 자연이 있고 그 배경에 열대우림, 열대사바나, 열대몬순 등 다양한 기후가 있다고 설명한다. 보르네오섬, 아마존, 빅토리아호, 세렝게티, 열대 고산지대, 열대 바다휴양지 등 여섯 지역을 여행하는 매력과 열대 지역 사람들의 진짜 삶을 전한다.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폴커 키츠 지음·배명자 옮김·한스미디어·1만8000원 ‘한 여자가 밤에 아이를 낳았는데 출혈이 심했다. 신앙심 깊은 남편은 아내를 병원에 데려가는 대신 기도를 했다. 결국 아내는 죽었다. 남편은 감옥에 갈까?’ 법학과 1학년 1학기 첫 시험에서 이 소송 사례를 만났던 저자는 두 가지 답을 써냈다가 “판사는 당장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는 교수의 말에 반성한다. 국가의 감시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여성 할당제는 필요한가, 안락사는 정당한가 등 법과 정의에 관한 19가지 질문에 대해 독일에선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전한다. ▲나 같은 기계들 이언 매큐언 지음·민승남 옮김 문학동네·1만6800원 인류 최초 인조인간 아담을 구매한 찰리는 웹상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아담의 말을 믿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매큐언의 유일한 SF소설로, 리얼리즘과 상상을 결합해 인공지능이 난무하는 시대의 윤리를 묻는다. ▲첫 문장은 마지막 문장이다 김응교 지음·마음산책·1만7500원 책이 집이라면 첫 문장은 문이다. 첫 문장은 책을 이해하는 첫 단추가 된다. <햄릿>, <파우스트> 등 고전에서 <아몬드>, <불편한 편의점> 등 최신작까지 서른일곱 편 작품의 첫 문장을 11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것이 광고인이다 임태진 지음·한겨레출판·1만8000원 ‘빡세고’ 재미있고 ‘버라이어티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직업, 광고인의 세계를 알려주는 책이다. 유머러스한 글과 그림으로 광고 제작 과정, 업계 현실과 비법,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필수 실무용어 등을 엮었다.

      임소정 기자 2023.08.18 10:47

  • 레이디경향

    • 술 마시지 않는 여행 ‘드라이 트리핑’ 뜬다

      레저/여행

      술 마시지 않는 여행 ‘드라이 트리핑’ 뜬다

      미국 호텔가, ‘무알코올 여행’ 바람에 발맞춘 변화 “건강한 여행이 대세”… 미국 호텔가는 무알코올 서비스 확대되고 있다. 픽셀즈 최근 미국에서 휴가 중 술을 멀리하는 여행객들이 늘면서, 호텔과 리조트 업계가 이에 발맞춘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건강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여행이 주류 문화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무알코올 음료 판매량 증가… 호텔 서비스도 변화 미국 호텔 전문지인 Hotel Management Network는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여러 지역 호텔들은 무알코올 음료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헌팅턴비치에 위치한 파세아 호텔 & 스파(Pasea Hotel & Spa)에서는 무알코올 음료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나파밸리의 바데소노 호텔 & 스파(Bardessono Hotel & Spa)에서는 ‘무알코올 전담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호텔 산업 전반의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포시즌스(Four Seasons), JW 메리어트(JW Marriott) 등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제로프루프(무알코올) 와인과 공들여 만든 모크테일(mocktail·논알코올 칵테일)을 메뉴에 추가하고 있으며, 델타항공의 스카이클럽 라운지를 비롯한 공항 라운지들도 무알코올 옵션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공중보건국장의 경고… “음주, 암과 직접 관련” 이 같은 흐름은 미국 공중보건국장이 음주의 위험성을 경고한 발표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오바마, 바이든 정부에서 공중보건국장을 역임한 비벡 머시(Vivek Murthy) 박사는 지난 1월, “음주는 유방암, 간암을 포함해 최소 7종의 암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10만 건의 암 발병과 2만 건의 암 사망이 음주와 관련이 있다. 머시 박사는 알코올 제품에 대한 명확한 경고 표시와 국민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적당한 음주조차 특정 암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드라이 트리핑(dry tripping)’ 확산… 여행 패턴도 변화 이른바 ‘드라이 트리핑(dry tripping)’으로 불리는 무알코올 여행은 점차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호텔스닷컴이 2024년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여행객의 40% 이상이 디톡스 스타일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무알콜 칵테일 목테일(Mocktail)에 대한 온라인 리뷰도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지 호텔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테네시주 멤피스의 멤피안 호텔(The Memphian Hotel)은 모크테일 전용 메뉴를 도입하고, 무알코올 3코스 다이닝을 제공 중이다. 미국 내 음주 습관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호텔업계도 건강을 중시하는 포용적이고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유진 기자 2025.04.15 10:46

    • “국내여행은 더이상 설레지 않는다”

      레저/여행

      “국내여행은 더이상 설레지 않는다”

      2박 3일 이상 여행 경험자 1,000명 분석 기대·성과·경제성·대우 모든 면에서 해외여행 ‘우세’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해외여행과 국내여행의 경쟁력 비교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해외여행은 선순환 구조, 국내여행은 악순환 구조에 가까운 소비자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셀즈 국내 여행은 더이상 설레지 않는다? 최근 2년간 국내외 여행을 모두 경험한 소비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조사 결과, 여행 전 기대에서부터 여행 후 만족까지 모든 단계에서 해외여행이 국내여행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2박 3일 이상의 국내외 여행을 모두 경험한 1,006명을 대상으로, 여행의 기대·체험·성과 등 4가지 측면에서 해외여행과 국내여행의 경쟁력 비교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해외여행은 선순환 구조, 국내여행은 악순환 구조에 가까운 소비자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은 ‘기대 → 체험 → 만족’ 선순환…국내는 반대 이번 조사는 여행 전 기대, 여행 중 경제성과 대인관계 경험, 여행 후 성과 등 총 8개 문항을 4개 측면으로 나눠 응답자들의 공감을 조사했다. 특히 해외여행이 국내여행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항목에 ‘공감한다’는 응답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여행에 대한 ‘여행 전 기대감’과 ‘여행 후 성과’에 대한 공감률은 각각 80% 수준으로 매우 높았다. 반면 ‘대인관계 경험’ 측면은 상대적으로 낮은 40~67%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반적으로 해외여행이 기대와 만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반면, 국내여행은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기대 대비 실망’의 구조를 안고 있음을 시사한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성별에 따라 여행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도 달랐다. 여성은 여행 전 기대감과 여행 후 만족에 더 높은 공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해외여행의 ‘설렘’과 ‘추억’ 요소를 중시했으며, ‘갈 때마다 새롭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는 항목에 여성 응답자의 85% 이상이 공감했다. 반면 남성은 현실적인 요소에 주목했다. 특히 ‘비용 대비 가치’와 ‘여행지에서의 대우’ 등 경제성과 대인관계 경험 항목에 높은 공감을 보였다. 이는 남성들이 여행지에서 직접 경험한 실질적 만족도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조사에서는 제주도와 일본을 모두 여행한 경험이 있는 ‘헤비유저’, 그리고 최근 한 달 내 SNS에 여행 콘텐츠를 업로드한 ‘SNS 업로더’ 그룹에서 해외여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특히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여행 전 기대감, 체험, 성과 모든 항목에서 타 그룹 대비 최대 15%포인트 더 높은 공감률을 보였으며,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 ‘이야깃거리’와 같은 성과 항목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였다. 이는 해외여행의 경험이 SNS 상의 콘텐츠로 활용되며, 사회적 표현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해외여행 ‘대우’ 항목, 20대 남성에서 유독 높게 나타나 주목할 만한 결과는 ‘여행자에 대한 대우’ 항목에서 드러났다. 전체 평균 공감률은 40%였으나, 20대 남성에서는 50%로 상승했고, SNS를 사용하는 20대 남성은 60%, 업로드까지 한 경우는 무려 65%의 공감률을 나타냈다. 이는 K-팝, K-컬처의 세계적 인기 속에 젊은 한국 남성에 대한 해외 현지의 호감도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들은 해외에서 존중받는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며, 그것이 해외여행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선호도 조사를 넘어, 여행의 사회심리적 동기와 가치 평가를 함께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외여행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단순히 낯선 장소에 대한 흥미 때문이 아니라, 일상의 탈출, 의미 있는 경험, 타인과의 공유 가능성 등 다양한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국내여행은 “새롭지 않다”, “기억에 남을 만한 무언가가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전문가들은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해서는 여행 후에도 남는 이야기와 추억을 만들어주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유진 기자 2025.03.25 14:43

    • 여행만 가면 살살~ 배앓이 하는 사람 손!

      레저/여행

      여행만 가면 살살~ 배앓이 하는 사람 손!

      긴장 탓일까, 물갈이 때문일까? 여행 중 장 건강을 유지하는 5가지 방법은? 픽셀즈 봄기운이 살짝 감돌면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낯선 곳을 향한 묘한 긴장감 때문이지, 평소 먹지 않았던 식음료를 접해서인지 여행만 가면 가벼운 배앓이나 변비를 앓는 이들이 많다. 여행 중 장 건강을 지키는 5가지 방법을 전한다. 1. 수분 섭취 철저히!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여행 중에는 수분 부족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변비 예방을 위해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재사용 가능한 물병을 휴대하고 자주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건조한 환경인 비행기를 장시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물병을 소지해 꾸준히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2. 여행 중에는 장에 좋은 간식을 과일, 견과류, 씨앗류는 장 건강에 좋은 간식으로 추천된다. 특히 과일은 섬유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수분 공급에도 도움이 된다. 기내 간식으로 괜히 견과류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아몬드, 땅콩, 마카다미아 등 각종 견과류나 그래놀라 같은 건강한 간식을 챙길 것을 권장했다. 3.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먼저 섭취 프리바이오틱스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치아씨드, 채소, 콩, 베리류, 바나나, 배 등의 식품이 대표적이다. 평소 즐겨 먹는 유산균(프리바이오틱스) 보충제를 가져가서 루틴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신체 활동을 늘려라 장시간 앉아 있으면 장의 활동이 둔화할 수 있다. 자동차 여행이든 비행기 여행이든 일정한 간격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몸이 움직이면서 장도 함께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 중 가능한 한 신체 활동을 늘리고, 계단을 이용하거나 중간 기착지에서 걷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5. 스트레스를 관리하라 스트레스는 장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장 건강이 나빠지면 불안과 우울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여행 스트레스는 정신적인 면을 넘어 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심호흡, 명상, 일기 쓰기 등의 방법으로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간 여행 메이트와는 최대한 갈등을 일으키지 말고 원만하게 지내길 권한다. 장 건강을 위해서.

      이유진 기자 2025.02.27 10:50

    • 밸런타인데이 ‘1인 여행객’ 전년 대비 2배 이상, 그런데 어디 가지?

      레저/여행

      밸런타인데이 ‘1인 여행객’ 전년 대비 2배 이상, 그런데 어디 가지?

      미국, 테네시주 개틀린버그의 A자형 주택. 에어비앤비 제공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홀로 또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낭만적인 주말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에어비앤비 데이터에 따르면 1인 여행객 검색량은 전년 대비 100% 이상, 2인 여행객 검색량은 50%, 3인 이상의 그룹 여행객 검색량은 70% 증가했다. 또한 나 홀로 여행객, 커플, 그룹 여행객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특별한 밸런타인데이를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홀로 여행객은 햇살과 해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하고, 커플 여행객은 속세를 벗어난 아늑한 휴양지를, 그룹 여행객은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수영장이 있는 숙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각자에게 어떤 숙소가 가장 낭만적일까. 에어비앤비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게스트 후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엄선한 여행지 리스트를 추렸다. 영국, 코츠월드의 럭셔리 별장. 에어비앤비 제공 영국, 코츠월드 특별한 추억을 쌓고 싶은 커플이라면 코츠월드의 유서 깊은 마을 맘즈버리에 위치한 럭셔리 별장에 머물러 보자. 이 숙소는 전통적인 코츠월드 석조 건물로, 코츠월드의 전통적인 방식과 재료를 사용해 전면 리모델링을 마쳤다. 소중한 사람과 더욱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면 함께 초보자를 위한 도예 수업을 듣거나 애프터눈티 디저트 베이킹 클래스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이탈리아, 리오마조레 밝고 탁 트인 멋진 바다 전망이 특징인 아파트는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해먹과 야외 테이블이 놓인 전용 발코니가 있어 바다를 내려다보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사색을 즐길 수 있다. 나 홀로 여행객이라면 페스토 만들기 수업을 들으며 요리에 대한 열정을 깨우고, 보트 투어를 통해 여러 사람과 포카치아를 먹으며 석양을 감상할 수도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의 숙소. 에어비앤비 제공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 아름다운 세도나 레드록스에 위치한 넓고 고급스러운 숙소는 멋진 전망을 바라보며 수영장과 온수 욕조까지 즐길 수 있어 우정 여행으로 제격이다. 세도나에 머무는 동안 가이드와 함께하는 명상과 사운드 테라피를 체험하고, 탁 트인 야외에서 수채화를 그리며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스코틀랜드 하일랜드에 있는 매력적이고 독특한 오두막은 어떨까. 속세를 벗어난 이 오두막은 유기농 농지로 둘러싸여 있고, 정원 바로 앞에 텃밭이 있으며 난로에 장작을 피우면 추위도 무섭지 않다. 스카이섬 훈연실 투어 및 훈제음식 맛보기 체험과 스카이섬의 작은 농장 투어에 참여하며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멕시코, 푸에르토 바야르타 마음 챙김이 필요한 나 홀로 여행객을 위해 해변에서 단 몇 발짝 떨어진 럭셔리 숙소가 기다리고 있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공간에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전용 수영장도 준비되어 있다. 푸에르토 바야르타에 머무는 동안 식도락 투어를 통해 현지 요리를 맛보거나 보트를 타고 로스아르코스 제도를 둘러볼 수도 있다. 미국, 테네시주 개틀린버그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이 A자형 주택은 1960년대 초반에 지어진 후 리모델링을 거쳐 아늑한 분위기로 재탄생한 곳이다. 대형 욕조에 몸을 담그고, 화로 옆에 앉아 스모키 산맥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로맨틱한 여행을 즐겨보자. 증류주와 와인 시음 투어에 참여하거나 가이드와 함께하는 프라이빗 승마 체험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멕시코, 엔세나다 해변 바로 앞 별장. 에어비앤비 제공 멕시코, 엔세나다 나 홀로 여행의 묘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해변 바로 앞 별장에 머물며 아름다운 해안을 즐겨보자. 탁 트인 바다 전경과 항구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이 공간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정글과 바다 분위기가 돋보인다. 해안에서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는 것 외에도 와인과 음식을 즐기는 바예 데 과달루페 투어나 판화 워크숍에 참여해 나를 위한 시간에 몰입해 볼 수 있다. 브라질, 일랴벨라 바다 옆에 있는 넓고 쾌적한 숙소에서 아름다운 바다 전망을 감상해 보자. 널찍한 거실과 식사 공간이 있어 여럿이 함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으며, 수영장과 바비큐장이 있는 대형 야외 발코니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다양한 야외 활동을 만끽하고 싶다면, 하와이 카누를 타고 노 젓는 방법을 배우거나 석양을 즐기는 요트 투어를 즐겨보자. 호주, 숄헤이번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편안함, 우아함, 세심함이 모두 어우러진 세련되고 현대적인 숙소에서 잊지 못할 사우스코스트 여행을 즐겨보자. 이 숙소는 지역 명소인 세븐마일 비치 바로 옆에 있으며, 저비스베이 해양공원에서 카약을 타고 밤에는 해변에서 별을 관찰하며 혼자만의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한 발짝만 벗어나면 오스틴의 모든 맛집과 즐길 거리가 즐비한 세련된 프라이빗 숙소에서 친구들과 느긋한 여행을 만끽해보자. 리모델링한 뒷마당에는 대형 욕조와 수영장이 있어 오스틴의 자연환경을 만끽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오스틴의 매력을 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면 카약 투어를 신청하거나 양조장과 바비큐 투어를 즐겨보자. 강원도, 영월군 복층 구조의 숙소. 에어비앤비 제공 한편 한국에서도 밸런타인데이 주말여행 검색량이 상당히 증가했으며, 그중 나 홀로 여행객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1인 여행객 검색량은 전년 대비 64% 이상 증가, 2인 여행객 검색량은 32% 증가했다. 특별한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고 싶은 커플에게 더없이 완벽한 한국 숙소도 소개한다. 강원도, 영월군 강원도 영월에서도 아름다운 기암절벽으로 유명한 김삿갓계곡의 외씨버선길 인근에 있는 복층 구조의 숙소는 2층에 마련된 아늑한 침실이 특징이다. 침대에 누우면 계곡 물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반짝이는 별을 감상하며 지친 마음에 휴식을 얻을 수도 있다. 숙소에 마련된 스피커와 빔프로젝터로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어 숙박에 감성을 더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가 가까운 제주 동쪽 마을에 자리한 포근한 분위기의 숙소는 오직 2인만 이용이 가능한 커플을 위한 공간이다. 대리석 하트 욕조와 커플 세면대가 있는 노천탕 스타일의 욕실은 숙소의 낭만을 한층 더한다. 게스트는 돌담과 대나무 뷰를 보며 반신욕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봄 벚꽃과 여름 수국, 겨울 동백 등 계절을 조망하기 좋은 프라이빗 정원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도의 조용하고 아늑한 시골 마을, 대정읍에 있는 로맨틱한 빈티지 인테리어의 독채 숙소는, 하루 한 팀만 이용이 가능한 공간으로 아침과 저녁의 느낌이 각각 달라 한 숙소에서 두 가지 분위기를 누릴 수 있으며 게스트의 만족도가 높은 프라이빗 온수 풀은 힐링에 낭만을 더한다.

      김지윤 기자 2025.02.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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