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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김동혁, ‘귀궁’ 내금위장 김근후 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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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동혁, ‘귀궁’ 내금위장 김근후 역 출연

      배우 김동혁 빅픽처이앤티 배우 김동혁이 ‘귀궁’에서 충직한 내금위장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김동혁의 소속사 빅픽처이앤티 측은 18일 “김동혁이 SBS 새 금토드라마 ‘귀궁’에 출연해 왕 이정(김지훈 분)을 지키는 내금위장 김근후 역으로 출연한다”고 밝혔다. ‘귀궁’(연출 윤성식, 김지연/ 각본 윤수정/ 제작 스튜디오S, 주식회사 아이월미디어)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와 여리의 첫사랑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이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에 맞닥뜨리며 몸과 혼이 단단히 꼬여버리는 육신 쟁탈 판타지 로코다. 김동혁은 극 중 성군을 보필하는 김근후 역으로 분한다. 김근후는 극 중 우직한 충성심에 뛰어난 무예까지 겸비한 인물이다. 배우 김동혁 빅픽처이앤티 그는 서얼 출신임에도 신분에 차별을 두지 않는 성군 이정 덕에 내금위장이 되었다. 이에 존재감 넘치는 호연을 펼칠 김동혁이 김지훈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 궁금해진다. 김동혁은 앞서 2007년 드라마 ‘태왕사신기’로 데뷔해 ‘육룡이나르샤’, ‘쓰리 데이즈’, 영화 ‘씬’, ‘더 킹’, ‘톱스타’, 연극 ‘아리랑 랩소디’, ‘일단 뛰어’ 등에 출연해 매체와 무대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아왔다. 독보적인 소화력을 지닌 김동혁이 이번 ‘귀궁’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지, 그가 지닌 매력이 담긴 첫 방송이 더욱 기다려진다. 김동혁의 폭넓은 연기를 볼 수 있는 SBS 새 금토드라마 ‘귀궁’은 18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배우 김동혁 빅픽처이앤티

      손봉석 기자 2025.04.18 21:17

    • ‘원인불명’ 위장병 이겨내고 16일 만에 돌아온 베츠, 에인절스전서 3타수 무안타···로버츠 감독 “혈액검사·근력 테스트 특별한 문제 없어”

      야구

      ‘원인불명’ 위장병 이겨내고 16일 만에 돌아온 베츠, 에인절스전서 3타수 무안타···로버츠 감독 “혈액검사·근력 테스트 특별한 문제 없어”

      무키 베츠. 애너하임 | AP연합뉴스 원인 모를 위장병에 시달리며 고생을 면치 못했던 LA 다저스의 간판 스타 무키 베츠(33)가 무려 16일 만에 돌아와 경기에 나섰다. 베츠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2번·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저스는 4-1로 이겼다. 베츠는 1회초 1사 후 맞은 첫 타석에서 에인절스 선발 잭 코차노비츠를 상대로 볼카운트 1B-0S에서 2구째 95.9마일(약 154.3㎞) 싱커를 공략해 3루 땅볼로 물러났다. 3회초 1사 2루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코차노비츠의 초구 94.5마일(약 152.1㎞) 싱커를 받아쳤지만 1루수 플라이에 그쳤다. 그리고 6회초 1사 후 맞은 마지막 타석에서 코차노비츠의 2구째 94.8마일(약 152.6㎞) 싱커를 또 공략했으나 2루 땅볼에 그쳤고, 6회말 수비 때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격하는 무키 베츠. 애너하임 | AP연합뉴스 베츠가 경기에 나선 것은 지난 10일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와 경기 이후 16일 만이다. 스프링캠프 후반부터 원인 모를 위장병에 시달리며 반복되는 구토와 탈수 증세를 보여 심각한 우려를 자아냈던 베츠는 그럼에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5시즌 개막 2연전에 출전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넜지만, 상태가 악화돼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고 조기 귀국했다. 베츠는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제대로 먹지 못해 몸무게가 8㎏이나 빠지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히 최근 몸 상태가 다소 호전돼 토하지 않고 음식을 섭취하기 시작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베츠가 최근 혈액 검사와 근력 테스트 등에서 특별한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며 “병세가 모퉁이를 돌아서면서 몸무게도 조금씩 다시 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베츠는 이날 안타를 치지 못했으나 타구 속도는 큰 문제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키 베츠. 애너하임 | A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2025.03.26 14:24

    • 무키 베츠, LA 조기 귀국 ‘다저스 초비상’···“위장염 증상, 탈수로 7㎏이나 빠져”

      야구

      무키 베츠, LA 조기 귀국 ‘다저스 초비상’···“위장염 증상, 탈수로 7㎏이나 빠져”

      LA 다저스 무키 베츠가 지난 10일 시범경기 오클랜드전을 앞두고 트레이너와 훈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LA 다저스의 간판 야수 무키 베츠(33)가 컨디션 난조로 2025 메이저리그(MLB) 개막 시리즈를 앞두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컨디션 난조로 체중이 7㎏이나 줄어 몸상태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주어졌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18일 시카고 컵스와의 2025 MLB 공식 개막전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베츠를 전날 미국으로 보냈으며 그는 이미 LA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그에게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일이었다”며 조기 귀국 배경을 설명했다. 베츠는 일본에 오기 전부터 몸상태가 좋지 않아 출국 전 마지막 시범경기도 결장했다. 일본에 와서도 제대로 훈련하지 못한 그는 일본프로야구(NPB) 한신과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베츠는 끝내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개막전 출장이 불발되면서 일찌감치 귀국했다. 베츠가 빠진 유격수 자리에 미겔 로하스가 이름을 올렸다. LA 다저스 무키 베츠가 지난 3일 시범경기 오클랜드전에서 1루 송구를 하고 있다. Rick Scuteri-Imagn Images연합뉴스 문제는 베츠의 상태가 간단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베츠의 병명에 대해 “위장염과 같은 증상”이라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원인은 모르지만 탈수 증상이 나타나 7㎏ 가까이 체중이 줄었다. 베츠는 미국 홈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체력 회복에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LA 다저스는 18·19일 일본 도쿄에서 시카고 컵스와 개막 2연전을 치른 뒤 오는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디트로이트와 홈 개막전을 치른다. 조기 귀국한 베츠가 그때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양승남 기자 2025.03.18 17:15

    • ‘수능 막판 스퍼트’ 수험생 집중력 떨어트리는 위장질환 관리해야

      생활

      ‘수능 막판 스퍼트’ 수험생 집중력 떨어트리는 위장질환 관리해야

      기능성 소화불량, 과민성 대장증후군 스트레스, 식사와 밀접 수능 앞 자극적인 음식, 커피, 급하게 먹는 습관 피해야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14일로 다가왔다. 입동이 지나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건강과 컨디션 관리가 수험생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특히 수험생들은 예민해지기 쉬운 위장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기능성 소화불량,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수험생들의 학업 수행 능력과 집중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능 당일 챙겨가는 도시락도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먼저 소화불량은 음식을 섭취한 후 일어나는 소화 장애 증상을 총칭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과식이나 위염 같은 명확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증상이 몇 개월에서 몇 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일반 소화불량은 과식, 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 등 특정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는 차이가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속쓰림과 복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급하게 먹는 습관, 과식이 원인이 되며 소화기 증상뿐만 아니라 어지럼증, 두통 등을 일으켜 수험생들의 학업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특히 집중력 향상을 위해 마시는 커피, 카페인 음료가 과다할 경우 소화불량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불규칙한 배변 습관과 일상생활에서 받는 다양한 스트레스도 원인이 된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은 “기능성 소화불량은 내시경 검사상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도 계속해서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라며 “과도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위장운동 장애를 유발하며, 수험생의 경우 식사시간이 부족해 급하게 먹는 습관도 위 운동을 저하시킨다”고 설명했다. 장준희 부장은 “수능을 앞두고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하고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며 “기능성 소화불량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역류성 식도염 등 다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장을 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속이 부글부글 끓어 화장실을 계속 가는 경우도 많다. 이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세균에 감염이 된 것도 아닌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식사를 한 후 뱃속이 불편하고 설사나 변비를 하게 된다. 병원을 방문해 검사 해봐도 원인을 찾을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능성 소화불량과 마찬가지로 지나친 스트레스와 긴장감, 불규칙한 식사, 커피 등 장이 자극 받으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발생하기 쉽다. 중증 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일상에서 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심하면 대인기피증 및 의욕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수험생에게 많이 발병하며 스트레스 정도나 생활습관에 따라 심해지기도 하고 증상이 완화되길 반복한다”며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와 장 기능을 정상화하는 치료를 병행한다.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산책과 스트레칭을 통해 장 운동을 활성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장준희 부장은 “수험 생활의 막바지가 되면 컨디션이 저하되기 쉬운데 긴장과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소화불량을 유발하므로 속 편한 음식 위주로 챙겨먹어야 한다”며 “수능 날에는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나서 시험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자극적이지 않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도시락으로 챙겨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강석봉 기자 2024.11.08 09:15

  • 주간경향

    • 정치 특집

      ‘정치행보’ 한동훈, 선대위장 노리나

      ㆍ최병천 소장 “탈냉전 스마트 우파 출현” 평가 ㆍ위험한 지역구 출마 대신 전국구 택할 가능성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박민규 선임기자 “결정적인 순간에 정부의 결정적인 올바른 정책적 결정이 대한민국 번영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 70년이 지난 2023년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말이다. 법무부가 개설한 유튜브채널 <법무부TV>에 등록된 영상 중 유일하게 100만 뷰(8월 24일 현재 106만7407회) 조회된 영상이 있다. ‘법무부 장관이 말하는 경제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다. 약 40분 분량이다. 지난 7월 15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참석해서 한 강연이다. 강연 중 한 장관의 말로 미뤄 유추해보면 원래 한 장관에게 주어진 강연 제목은 이 영상에 부제로 덧붙여진 ‘경제성장 이끄는 법무행정과 기업의 역할’이었다. 한 장관은 이날 주어진 강연 제목을 두고 “며칠 동안 생각한 이야기”라고 밝혔는데 실제로 꽤 공을 들여 만들었다는 인상을 준다. 강연 영상에서는 거의 포착되지 않지만, 강연자료는 PPT 파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이 PPT는 그가 ‘며칠 동안 생각한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만들었을까. 100만 뷰 주목 끈 ‘한동훈 제주 강연 영상’ 앞서 한 장관이 언급한 과거 70년 전 ‘결정적인 순간에 이뤄진 올바른 정책적 결정’은 농지개혁이었다. 그는 농지개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중앙일보 인터뷰였다고 밝혔다. 언제 이뤄진 인터뷰인지 찾아보니 2004년 8월 15일, 그러니까 19년 전이다. 그때부터 농지개혁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 꽤 오래전부터 이 문제에 천착해왔다는 뜻이 된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의 결정적인 정책’ 사례로 과거의 보수·진보정권 대통령 정책을 번갈아 인용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박정희 정부가 도입한 중공업 정책과 의료보험, 연금도입이 빈곤 해결 복지국가의 기초를 마련했다면, 노무현 정부의 한미FTA도 결정적인 순간에 정부의 과감한 결단의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1950년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도 오로지 이승만의 공이 아니다. 그에 따르면 농지개혁은 “이승만 대통령과 조봉암 농림부 장관이 설계하고 실행했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이 과거 공산주의 활동까지 했던 조봉암을 과감하게 중용해 함께 농지개혁을 이뤄냈다는 점은 이 결정적인 장면을 더 빛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한동훈 장관의 이날 농지개혁과 관련한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는 책이 있다. 2017년 나온 <주대환의 시민을 위한 한국현대사>라는 책이다. 한 장관이 직접 책 제목을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OECD 그래프를 주대환 선생님 책에서 처음 봤다”(<법무부TV>의 자막은 ‘주대한’으로 잘못 표기돼 있다)며 자기 생각이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의 주장에 상당 부분 빚지고 있음을 밝혔다. 한 달이 지난 8월 15일 오전, 서울시의회 앞에서 열린 민주화운동동지회 발족식에 참석한 주대환 대표를 만났다. 이날 행사는 과거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운동권’으로 활동했던 인사들이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우리가 치운다”며 이른바 ‘586 설거지론’을 주장하며 동지회를 결성하는 자리였다.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들은 “우리가 젊은 시절 벌였던 잔치판을 설거지해 다음 세대가 새 잔치를 벌일 수 있도록 하자”며 “먼저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남긴 반대한민국적이며, 일면적인 역사인식부터 치우자”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의 주축은 1985년 미문화원 점거 농성 당시 ‘삼민투’ 위원장을 했던 함운경씨와 민경우 전 통일연대 사무처장이었지만 이념적 기초를 제공한 이는 주대환 대표였다. 주 대표에게 물었다. -오늘 동지회 결성에 주대환 선생님의 주장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닙니까. 농지개혁이나 제헌법에 들어 있는 평등과 같은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는 것이…. “그때가 그랬습니다. 누구든 그렇지만 사주팔자가 중요해요. 제2차 세계대전 직후라는 그런 분위기에다 중국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 원래는 불행한 일인데 그때는 행운으로 작용했어요. 중국에서 혁명이 일어나니 (농지) 개혁을 안 할 수 없었거든. 지주들에게 땅은 목숨보다 중요한 것인데 전부 다 내놓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멋진 나라가 탄생했는데 이 대한민국을 긍정하고 그 안에서 진보적인 요소를 찾아 그에 근거해 진보를 주장하자고 내가 제안한 건데 아무도 받으려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보수 쪽에서 ‘진보를 공격하는 거냐’ 하고 반가워하니 참 답답합니다.” -최근 화제가 된 한동훈 강연 영상 보셨죠? 한동훈 만났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겠네요. “나는 만난 적은 없습니다. 개인적인 추측인데 젊으니까 역시 기존의 어떤 보수·진보 같은 진영에 갇혀 있지 않기 때문에 자유로운 생각이 가능한 것 같아요. 책을 직접 들고나와 흔들어줬으면 책이 더 팔렸을 텐데, 하하.” 유튜브 채널 에 올라온 한동훈 장관의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 영상 섬네일. 100만 뷰를 찍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 유튜브 캡처 -예전에 유럽 출장길에 옆구리에 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처럼 말이죠. “나는 진보·민주 쪽 진영이 너무 민족주의에 기운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민족주의는 지성을 마비시키는 독약이에요. 민족주의는 오히려 우파에서 쓰도록 내주고….” -원래는 우파이념이었죠. 김구 선생님 같은 분이 가지고 있던. “보수 쪽은 좀 마음을 더 넓게 관대하게 가지고 진보 쪽은 지적(知的)이었으면 좋겠어요. 더 똑똑했으면 좋겠어. 너무 감정적으로 흘러, 그런 감정을 이용하는 거잖아요. 그게 우선 정치하기는 쉽거든. 그런데 그러면 너무 지적으로 퇴화하는 겁니다. 퇴화 맞잖아요.” ‘탈냉전 스마트 우파’ 출현의 의미 한동훈의 제주 강연 영상을 주목한 것은 기자만이 아니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8월 5일 한국일보에 게재한 ‘최병천의 아웃사이트’ 연재 글에서 7월 10일 전남 영암에 자리 잡은 삼호중공업 방문에서 7월 15일 제주 강연에 이르기까지 한동훈의 1주일 행보를 ‘잘 준비된’ 정치행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를테면 조선소는 영남지역에 더 많은데 굳이 전남 목포 옆에 있는 영암 소재 조선소를 방문한 것부터 전남도 지사 면담, 제주 4·3 직권 재심 합동수행단 방문과 격려 그리고 제주 상의 강연까지 ‘사회통합, 경제비전, 이념적 진영논리를 초월한 솔루션 중심 접근’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되는, 명민하게 계산된 정치행보라는 평가다. 그는 총괄적으로 한동훈 장관의 이런 모습을 ‘탈냉전 스마트 우파의 출현’이라고 평가했다. “좁게는 한동훈의 문제지만 크게는 세대교체 지형을 둘러싼 이슈다.” 8월 23일 통화한 최병천 소장의 말이다. “흔히 한국 정치사에서 세대교체론 등장의 첫 사례로 제시하는 것이 이른바 ‘40대 기수론’이지만 그 이전에 5·16이 있었다. 이승만, 신익희, 장면, 여운형과 같은 구한말 출생세대에 의해 주도돼왔던 한국 정치가 5·16을 계기로 1917년생 박정희, 1924년생 김대중, 1927년생 김영삼, 1926년생 김종필로 주역이 바뀌었다. 5·16 당시 박정희는 45세였고, 김종필은 36세였다. 보수가 먼저 세대교체를 하고 10년 후에 40대 기수론이 나온 것이다.” 그는 보수우파진영에서 ‘85년생 이준석과 73년생 한동훈’이 출현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현재 여야 정당을 나이별로 나눠보면 민주당은 50대 말에서 60대 초가 주축인 정당이라면 국민의힘은 60대 초반에서 70대 후반이 주류인 정당이다. 국민의힘은 6070을 대체할 수 있는 86세대의 리더, 예컨대 오세훈, 나경원, 원희룡, 형님뻘로 치면 유승민까지 포함해서 이들의 힘이 약하다. 반면 민주당은 86세대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97세대 인물들의 힘이 없다.” 국민의힘의 경우 86세대가 공백지대에 있기 때문에 86을 건너뛰어 97세대 1970년대생, 1980년대생 차기주자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한동훈은 국민의힘 총선 공동선대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요한 것은 한동훈이 1973년생이라는 점이다. 과거 역대총선에서 선대위원장은 이회창, 이해찬, 안철수, 김종인 급이 맡았다. 선대위원장을 하는 순간 바로 대권후보가 된다. 일각에서는 정청래에 맞서 마포을 공천설도 나오고 있지만, 지역구 출마는 신문에나 나오지 TV에 자주 얼굴을 비칠 수 없다. 민주당 측 선대위원장을 우상호가 하든 이낙연이 하든, 김부겸이 하든 누가 해도 10년에서 15년 젊은 사람이 선대위원장을 하는 순간, 그가 세대교체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그는 2004년부터 이어진 수도권 우세가 내년 총선에서는 민주당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전체 지역구 의석 253개 중 수도권, 서울·경기·인천이 121석으로 47%를 차지하는데 그중 85%가 민주당이다. 현 민주당 의원들은 열린우리당 바람이 불었던 2004년 때부터 정치권에 유입된 사람이 많은데,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2008년 총선에서 한번 진 징검다리 4선과 3선이 상당수다. 수도권 85%는 역설적으로 혁신공천하기 어려운 85%라는 뜻이다. 반면 국민의힘을 보자. 지난 20년 가까이 민주당 85%가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빈 도화지라는 뜻이다. 국민의힘 전략가라면 금태섭, 양향자에다 조정훈, 주대환 같은 사람들을 영입해 수도권에 몇 자리 나눠주고 한두 자리를 더 줄 수도 있다. 금태섭의 새로운선택 측에 한두 자리를 더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한지원 정책실장에게 공천을 주면 ‘국민의힘이 마르크스주의자를 영입했다’며 여기저기서 기사가 나갈 것이다. 이준석은 줄지 안 줄지 모르지만, 거기다 섞어서 검사 20~30명 공천을 주면 결국 박근혜가 했던 중도확장과 똑같아지는 셈이다. 그 진두지휘를 한동훈이 맡는다면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8월 15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민주화운동동지회 발기인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를 주도한 함운경·민경우 등이 발언하는 장면을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왼쪽 등돌리고 서 있는 이)가 지켜보고 있다. / 정용인 기자 내년 총선 민주당 얽맬 ‘수도권 85%’의 덫 내년 총선에서 한동훈 장관이 일정한 정치적 역할을 하리라는 건 대부분의 시사평론가와 정치전문가들이 공통으로 내다보는 대목이다. 실제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6월부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를 해온 리서치뷰의 지난 7월 말 자료를 보면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동훈은 36%를 기록해 30%대를 독주하고 있는 유일한 유망 대권주자다. 한 장관은 이 기관조사에서 13개월째 부동의 보수층 대권주자 적합도 1위 주자를 기록 중이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지난해 7~8월 20%대 지지율을 기록해 2위 오세훈과 오차범위 내를 기록했지만, 한동훈이 1위를 놓친 적이 없다”라며 “지난해 10월부터 29%로 올라선 뒤 약간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올해 2월부터는 30%를 유지하며 오차범위를 넘어서 독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장관의 그동안 행보를 보면 이미 정치권에 진입만 안 했을 뿐, 준정치인으로 변신을 완료했다고 보인다”라며 “얼핏 보면 임기응변식의 순발력에 의존한 답변처럼 보이지만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구 출마보다 공동선대위원장 등 전국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정치전문가들이 거의 비슷하게 내놓는 전망이다. 김성순 시사평론가는 “예컨대 한동훈이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되는 종로, 마포나 광진 등은 상당히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곳이다. 굳이 위험을 지고 들어갈 이유가 있겠는가”라며 “과거 김대중이 했던 것처럼 비례를 받되, 비례후순위를 받는 식으로 바람을 일으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은 “한동훈 장관이 강연이나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통해 정치를 하고 있는 건 맞는 듯하다”며 “여의도 정치경험이 없는 첫 비여의도 대통령인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또 비여의도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그건 정서상으로도 경험치상으로도 안 맞는 그림이다”고 말했다. 설혹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 정치경험을 쌓은 뒤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강연정치 행보가 총선에서 한 장관의 역할을 규정할 것으로 본다. 즉 자기세력을 모으고 국민의힘이 자기 발판을 만드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민주당의 다음 대선후보로 현재까지 이재명 외에는 뚜렷하게 안 보인다. 기자들이 물어보니 대답한다고 하지만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와 맞대결하는 모습으로 본격적으로 프레임을 짜는 것이다. 말하자면 총선 밟고 대선 가겠다는 구도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뒷받침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윤석열과 한동훈의 ‘공동운명’ 8월 21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이번엔 박용진 의원과 한동훈 장관이 붙었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에 이어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97세대 선두주자다(주간경향 1487호 ‘‘양강양박’ 97세대의 반란은 성공할까’ 기사 참조). 박 의원이 뉴스타파 보도를 근거로 ‘검찰특활비 떡값 지급 의혹’을 제기하자 한 장관은 “주장의 근거가 뉴스타파의 뇌피셜뿐이지 않나. 2017년도에 여러 감찰이 있었고, 그 이후에 개선이 이뤄진 사안”이라면서 2018년 국회의원들의 국회사무처, 선관위 영수증 이중제출 문제를 끄집어냈다. 당시 영수증 이중제출로 문제 된 국회의원은 모두 26명이었는데, 그중에서는 박용진 의원실이 낸 자료도 있었다. 한 장관이 인용한 것도 역시 뉴스타파 보도였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의 반박에 대해 SNS에 올린 글에서 “국회를 향한 키보드 배틀식 말싸움”이라고 규정했지만 사실 한 장관의 반박은 어지간한 ‘정치덕후’가 아니라면 찾아내 연결시키기 쉽지 않은 주제다. 실제 한 장관 혼자 힘으로 가능한 일일까. 박신용철 위원은 “여의도 문법이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에 일일이 건마다 맞대응하는 것은 정당민주주의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실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적어도 말이나 행동에서는 존중하는 뉘앙스를 취해야 하는데 한 장관의 야당에 대한 태도에서는 전혀 그런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겐 좋게 보일지 모르지만, 중간에 있는 사람조차 “너무 예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지적이다. “총선은 강남 같은 곳에서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이미지로 대선을 본다면 가능성이 없다. 시나리오를 짜는 팀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한 장관 입장에서는 정부위원회나 용산 대통령실과 같은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여의도 바닥에 있어 본 사람이라면 한 장관이 이야기하는 프레임이 빤히 들여다보인다. 다 국민의힘 보좌관 오래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안일원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구분되는 한동훈의 장점은 엘리트 느낌을 풍기고 스마트해 보이는 등 어쨌든 정치적으로 잘 훈련된 치밀한 언행을 하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라며 “내년 총선을 포함해 정치 일정으로 보면 어쨌든 윤석열과 한동훈을 한편으로 이재명과 벌이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만약 이재명을 잡는다면 한동훈이 살고 승기를 뺏긴다면 윤석열 정권의 ‘업보’를 한동훈이 부메랑으로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장관이 아무리 차별화된 리더십을 선보이더라도 윤석열 정권과 공동운명으로 묶여 있는 상황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용인 기자 2023.08.25 10:55

    • [단독]군 장병들에게 ‘위장색 마스크’ 단 1장도 보급 안돼

      정치

      [단독]군 장병들에게 ‘위장색 마스크’ 단 1장도 보급 안돼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9월 12일 육군 3사단 GOP 경계부대를 방문했다. 국방부 제공군 당국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장병들에게 지급한 마스크 가운데 위장색은 단 한장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검은색은 20%가 채 안되고, 80% 이상이 흰색 마스크였다. 흰색 마스크 등을 착용하면 야전에서 상대의 눈에 잘 띌 수 있기 때문에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앞으로 위장 효과가 있는 마스크를 조달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달청에서 제출받은 ‘국방부 수요 비축 마스크 방출 현황 및 계획’ 자료를 보면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조달청은 2021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국방부에 마스크 총 1억8040만장을 방출했다. 이 가운데 흰색 마스크는 1억4877만장(82.5%), 검은색 마스크는 3163만장(17.5%)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국방부에 공급한 마스크는 총 9000만장이다. 이 중 흰색이 8989만장으로 99.9%에 달했다. 검은색은 11만장으로 0.1%에 불과했다. 올해는 1~9월 말까지 마스크 9040만장이 방출됐다. 흰색 5888만장(65.1%), 검정 3152만장(34.9%)으로 집계됐다. 디지털무늬나 국방색 등 위장색 마스크는 한장도 국방부에 공급되지 않았다. 군 장병들에게 흰색과 검은색 마스크만 지급된 것이다. 국방부는 위장색 마스크의 구매를 조달청에 요청한 적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올해 초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실에서 위장색 마스크 구매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으나 국방부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조달청은 “비축 마스크의 주요 수요기관인 국방부의 수요 조사를 통해 흰색 또는 검은색의 마스크를 구매해 방출 중”이라며 “현재까지 국방부에서 국방색 마스크 구매 요청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와 협의해 국방색의 마스크 수요 물량을 조사해 구매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달청은 앞으로 비축용 마스크 7000만장의 구매를 추진 중이다. 양경숙 의원은 “미군들은 전투복에는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위장색이나 최소한 검정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라며 “마스크를 추가 구매할 때는 위장색 마스크도 비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위장색 마스크의 사용은 군사적 위기가 발발했을 때 우리 장병들의 생명을 지키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소한 훈련이나 작전 수행 중에라도 위장색 마스크를 착용케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병들이 전투복에 패용하는 태극기는 평소 원색을 달지만, 훈련이나 작전 때는 위장색을 패용한다. 앞서 국방부는 2015년 광복 및 분단 70년을 맞아 장병들의 전투복에 태극기를 패용케 했다. 태극기는 흰색 바탕의 원색과 위장색 2가지가 지급됐다. 평시 영내 근무와 부대 밖으로 나갈 때는 원색 태극기를, 훈련이나 작전임무를 수행할 때는 위장색 태극기를 달도록 했다. 그러나 원색 태극기는 눈에 잘 띄어 야전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외출과 부대행사를 제외하고 평소에도 위장색 태극기를 부착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후 2019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평소에 다시 원색 태극기를 부착토록 했다. 다만 훈련이나 연습, 작전 때는 위장색 태극기를 패용케 했다. 국방부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대량 생산한 마스크 업체들의 애로로 인해 정부기관은 조달청 비축 마스크를 구매토록 되어 있어 군은 최대한 검은색 마스크를 조달해 장병들에게 보급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향후 디지털무늬 등 위장 효과가 있는 마스크를 조달할 수 있도록 조달청 및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마스크 위장

      정희완 기자 2022.10.16 09:00

    • 경제

      무늬만 친환경 ‘위장환경주의’

      ㆍ겉으로는 친환경 내세우지만 기업이나 제품 특성상 환경파괴 모순 지녀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이 무색하게 서울 도심의 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무심코 넘겨본 페이스북 타임라인에는 “초미세먼지 시대, 그냥 맥아로도 만들 맥주였다면 지구 반대편까지 가지도 않았다”는 말로 시작하는 하이트진로의 새로운 맥주 브랜드 ‘테라’의 광고가 올라왔다. 대만 이란현 란양강에서 큰제비갈매기 한 마리가 지난 6월 1일 부리에 걸린 플라스틱 조각을 털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료 새들이 날아와 날개를 퍼덕이며 걱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EPA연합뉴스 미세먼지 자욱한 도심에서 청정지역인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광활한 보리 경작지로 화면이 바뀌는 과정은 시원스럽기까지 하다. 테라는 지난 3월 21일 출시한 이후 초기 반응이 좋다. 5월 초 기준으로 130만 상자가 팔렸다. 다른 국내 브랜드와 초기 판매 속도를 비교하면 가장 빠른 수준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을 파고든 광고가 한몫했을 것이다. ‘청정라거’ 시대를 열었다는 선언과 달리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이 광고에 마뜩잖은 시선을 보낸다. 최재성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정책센터장은 “공기 좋은 곳에서 생산한 맥아로 만든 맥주를 먹는 것과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사회문제를 광고의 영역으로 끌고와 마케팅에 사용한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전한 기업들의 ‘녹색 거짓말’ 기업이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친환경적 특성을 허위·과장해 상품을 광고하거나 홍보하는 행위를 ‘그린워시’라고 한다. 1986년 미국의 환경론자 제이 웨스터벨드가 처음 사용한 말로 ‘녹색’과 ‘세척’의 합성어다. ‘위장환경주의’라고도 한다. 캐나다 환경조사업체 테라초이스는 숨겨진 모순, 증거 부족, 모호성, 부적절한 정보 제공, 유해성의 축소 등을 그린워시의 유형으로 제시했다. 숨겨진 모순은 종이 재활용처럼 만드는 과정에서 유해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경우 친환경적이면서 동시에 환경파괴적인 모순이 존재함을 뜻한다. 테라가 주장하는 ‘청정’이 생산과정까지 포함한다면, 호주에서 한국까지 맥아를 해상운송하면서 발생한 미세먼지나 온실가스를 고려할 때 모순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테라의 광고는 그린워시라기보다는 친환경의 이미지를 차용한 정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사업의 속성상 친환경을 내세울 수 없는 기업이 친환경을 내세우거나 친환경을 약속하면서도 뒤로는 기후변화 대응에 반대하는 로비활동을 하는 기업들이다. 전자의 사례로 네슬레를 들 수 있다. 이 회사의 캡슐커피 ‘네스프레소’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재질로 이루어져 환경피해가 크다. <위장환경주의>(카트린 하르트만 지음·에코리브르 펴냄)에 따르면 네슬레의 네스프레소에서 배출하는 빈 알루미늄 캡슐 쓰레기만 매년 최소 8000톤에 달한다. 알루미늄은 보크사이트라는 광석에서 얻는데 이를 얻기 위해 호주와 브라질, 인도네시아의 열대림이 사라지고 있다. 1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데 2인 가구가 5년 넘게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든다. 네슬레의 홈페이지에는 ‘지속가능한 품질’이라는 이름 아래 “한 잔의 커피는 사회와 환경에 많은 가치를 더합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슬레는 그 연장선에서 알루미늄 캡슐 재활용률을 2020년까지 10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거는 오로지 고객들의 몫이다. 현재 재활용한 알루미늄을 얼마나 쓰는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네슬레가 지난해 생산한 플라스틱 포장재도 170만톤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환경단체 브레이크프리프롬플라스틱의 조사에 따르면 네슬레는 코카콜라, 펩시코에 이어 가장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 기업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 측은 “소비재 기업들이 플라스틱을 100% 재활용 소재와 재사용 가능 용기로 바꾼다고 하지만 일회용 플라스틱을 완전히 포기하는 게 아니고 재활용과 재사용에도 한계가 많은 상황에서 마치 굉장한 걸 하는 걸로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아마존, 재고 상품 300만개 폐기 대기오염 저감장치가 있는 석탄화력발전을 ‘깨끗한 석탄’으로 홍보하는 것도 위장환경주의의 한 예이다. 그러나 그린워시의 최악의 사례를 꼽는다면 정유회사를 들 수 있다. 영국 석유 대기업인 브리티시 페트롤륨(BP)은 재생에너지와 청정에너지에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늦추기 위한 로비활동에만 지난해 5300만 달러(약 624억원)를 썼다. 기업의 로비활동을 추적하는 데이터 조사기관 인플루언스맵의 지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BP와 로열더치셸, 엑손모빌, 쉐브론, 토털 등 상위 5개사가 쓴 로비자금을 합하면 2억 달러가 넘는다. <모두를 위한 환경개념사전>(2015·한울림)의 공저자인 신지혜 박사는 “자동차나 정유 등 화석연료가 기업의 주된 사업인 회사에서 개발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하거나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거나 신에너지 개발에도 일정 부분을 투자하겠다고 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인 것처럼 선전할 때 그린워시에 속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2030년까지 배송물량의 절반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친환경을 내세우면서도 프랑스 아마존에서만 지난해 재고품 300만개를 파기했다. 아마존 창고에 제품을 보관하는 수수료는 ㎥당 26유로에서 6개월 후 500유로, 1년 후 1000유로로 급증한다. 판매자가 재고품 파기를 요청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비슷한 관행이 독일과 영국, 중국에서도 보고됐다. 멀쩡한 제품을 불태울 바에야 차라리 기부하라는 비판이 저절로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프랑스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재고와 미사용 제품의 폐기를 금지하는 법안이 준비되고 있다. 애플 역시 환경단체의 감시망을 벗어나지 못했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재생에너지 사용에만 공을 들일 게 아니라 수리를 용이하게 하고, 내구성을 높여 제품의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애플의 무선이어폰 에어팟이 도마에 올랐다. 전자기기 수리 용이성을 분석하는 아이픽스잇의 3월 조사결과를 보면 에어팟2는 전작과 함께 수리 용이성에서 0점을 받았다. 아이픽스잇은 “에어팟2는 장치에 손상을 주지 않고는 내부 부품에 접근할 수 없고, 배터리 교체도 불가능해 제품을 ‘소모품·일회용품’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자가 수리가 불가능해 공인 수리업체에서 최소 5만9000원을 들여 수리하거나 새 제품을 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인성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전자제조사들이 재생가능에너지와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제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수리와 업그레이드로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설계해야 한다”며 “애플의 경우 재생에너지와 재활용 원료에 대해서는 선도적이지만 제품의 수리성과 관련해선 여전히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워시의 위험성은 크다. 그린워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정말 친환경적인 실천을 하려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노력이나 의지까지 의심받게 된다. 이인성 캠페이너는 “기업들이 환경 비전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진정성을 증명하긴 어렵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2019.06.10 10:01

    • 정치 시사 2판4판

      [시사 2판4판]위장평화교

      홍 교주 몸에는 여러 가지 기관이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위장이 평화로워야 합니다. 신도1 그것 때문에 교주님의 인기가 지금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에 참여한 주인공들보다 더 인기가 높습니다. 홍 교주 그 정도는 돼야지. 신도2 위장평화 때문에 우리 내부에서 아주 불만이 많습니다. 홍 교주 어떤 불만? 신도2 너무 나간 게 아닌가 해서요. 그래서 우리끼리 서로 비판이 있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홍 교주 우리끼리? 그래서 위장평화가 필요한 거예요. 바깥에는 우리 내부가 평화로운 것처럼 보이게 해야 됩니다. 신도1 그런데 우리가 떠받드는 트럼프 대교주님은 왜 우리한테 안 좋은 발언만 할까요? 홍 교주 쉿…, 우리가 떠받드는 트 대교주님과 갈등이 있는 것처럼 하면 안돼. 그러니까 위장평화가 필요하다니까. 4·27 남북 정상회담을 놓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가 ‘위장평화쇼’라고 깎아내렸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조차 정상회담을 칭찬하는 것을 보면, 홍 대표의 위장평화는 남북회담이 아니라 다른 곳에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윤무영 그림·김용민 2018.05.08 10:16

  • 레이디경향

    • 명절 과식으로 인한 ‘속 쓰림’…위장 다스리는 3가지 음료는?

      요리

      명절 과식으로 인한 ‘속 쓰림’…위장 다스리는 3가지 음료는?

      과식 후 찾아오는 타는 듯한 통증, 속쓰림을 다스리는 3가지 음료가 있다. 픽셀즈 지지고 볶는 명절 음식 앞에서 자제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과식 후 찾아오는 타는 듯한 통증, 위산 역류의 불편함은 어떻게 해야 할까? 속 쓰림을 부드럽게 완화해줄 음료가 있다. 건강한 새해를 위해 명절 음식을 먹으며 위를 다스리는 차 한 잔을 즐기면 어떨까? 속 쓰림과 위산 역류란? 속 쓰림은 가슴 부위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통증으로, 종종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발생한다. 속 쓰림은 가벼운 불편함부터 시작해 위·식도 역류 질환(GERD)의 증상일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식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과식, 기름진 음식, 늦은 저녁 식사 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생강차는 배탈과 속 쓰림 완화에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민간요법이다. 픽셀즈 속 쓰림 해소에 좋은 3가지 음료는? 먼저 허브차다. 차 한 잔이 주는 따뜻한 위로는 속 쓰림 완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감초나 카모마일 차는 위장을 부드럽게 진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또 생강차는 배탈과 속 쓰림 완화에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민간요법이다. 생강을 얇게 썰어 뜨거운 물에 우려내고 꿀이나 대체 당을 한 스푼 더한다. 기름진 음식과 단짝 음료인 수정과는 우리 선인들의 지혜다. 수정과는 계피와 생강이 들어 있어 소화를 돕고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단맛이 있어 음료로 즐기기에도 좋고,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단, 너무 달지 않게 설탕을 줄이거나 알룰로스 등 대체 당을 사용하면 혈당 걱정을 줄일 수 있다. 속 쓰림 완화를 위한 또 다른 선택은 저지방 우유나 식물성 우유(아몬드, 두유 등)이다. 우유는 위산을 중화하고 위를 부드럽게 달래준다. 가장 간단한 해결책일 수 있지만, 물은 속 쓰림 완화하는 음료다. 물의 중성 pH는 자극을 줄이고 소화를 돕는 데 탁월하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으로 과식도 예방할 수 있다. 속 쓰림을 예방하는 작은 습관은 과식과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것이다. 또한 늦은 밤 식사를 피하고 알코올과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휴일이라고 해서 식사 후 바로 눕지 않는 자세도 필요하다. 잠자리에서는 베개를 높여 중력을 활용해 위산 역류를 예방할 수 있다.

      이유진 기자 2025.01.29 12:00

  • 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