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으로 103명 사망한 날 “식량 반입 허용”... 모든 식량, 의약품 등 구호물자를 차단하면서 하마스에 새 휴전 조건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국제사회로부터 식량, 연료, 의약품 등 구호품 반입 금지를 풀라는 압력을 점점 더 많이...
트럼프 ‘가자구상’ 파문
윤기은 기자 2025.05.19 09:12
국제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으로 103명 사망한 날 “식량 반입 허용”... 모든 식량, 의약품 등 구호물자를 차단하면서 하마스에 새 휴전 조건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국제사회로부터 식량, 연료, 의약품 등 구호품 반입 금지를 풀라는 압력을 점점 더 많이...
트럼프 ‘가자구상’ 파문
윤기은 기자 2025.05.19 09:12
국제
가자지구 공습 퍼부어온 이스라엘 “대규모 지상작전 개시” 공식 선언... “공격을 받은 목표물에는 테러리스트, 무기고, 지하 경로, 대전차 발사대가 포함됐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지상 작전을 공식 선언함에 따라 무장 병력이 육상 경로로 가자지구에 진입하는 방식의 무력...
조형국 기자 2025.05.18 23:01
국제
이스라엘·하마스, 가자 휴전 협상 재개했지만···‘기드온의 전차’ 작전 개시 수백명 사상...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칸11 방송은 양측이 1개월 반에서 2개월 정도 휴전하는 동안 10명의 이스라엘 인질과 200~25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2차...
윤기은 기자 2025.05.18 14:34
국제
“77년 전 나크바보다 더 심각”···이스라엘, 가자지구 맹폭에 최소 143명 사망... 운영이 중단된 유럽 병원 등도 공격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임신 중이던 이스라엘 여성이 서안 지구에서 사망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이 사건을 테러...
트럼프 ‘가자구상’ 파문
배시은 기자 2025.05.16 15:48
연예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중동 순방 中 트럼프, 조 단위 계약 체결→이스라엘 패싱 이상기류?KBS 오는 17일 오후 9시 40분 KBS1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은 전 세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푸틴-젤렌스키-트럼프’ 삼자대면, 중동 순방중인 트럼프의 조 단위 계약 체결에 대해 조명한다. 트럼프 중동순방의 큰 그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는 13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고 있다. 첫 순방지였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6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및 수출과 안보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전략적 경제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두 번째 순방국인 카타르에서는 최소 1조 200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 합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아직 마지막 순방국 아랍에미리트가 남은 상황에 벌써 최소 1조 8000억 달러(한화 2500조 원) 규모의 계약 체결에 성공한 것이다. 사우디와 밀착하는 미국 트럼프는 중동순방 첫날 “시리아에 대한 모든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시리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이어 다음날에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사진이 공개됐다. 바로 트럼프와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이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미국 대통령과 시리아 정상의 만남은 무려 25년 만의 일이다. 미국은 1979년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고 2012년에 수교 중단, 대사관 폐쇄까지 단행했다. 심지어 트럼프가 악수한 알샤라는 시리아 무장 이슬람 조직의 수장으로 미국 정부가 2017년 1000만 달러(한화 약 140억 원)의 현상금을 걸고 지명수배했던 인물이다. 이를 생각하면 두 정상의 만남은 전세계에 충격을 주는 파격적인 행보이다. 한편, 미국과 시리아 정상의 만남에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미국이 사우디와 더욱 밀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패싱 논란’, 미국-이스라엘 이상기류 사우디와 미국이 밀착하는 가운데 중동 순방국에서 이스라엘이 제외되며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이상기류가 포착됐다. 트럼프가 1기 행정부 당시 첫 해외 순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이 이란과 핵 협상에 나서고 시리아에 대한 제재까지 해제하는 행보를 보이며 ‘이스라엘 패싱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2일, 하마스는 이스라엘계 미국인 인질 ‘에단 알렉산더’를 석방했다. 그런데 인질 석방 과정에서 미국이 하마스와 직접 인질 협상을 진행한 후 이스라엘에 뒤늦게 통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스라엘 내에서도 미국과의 동맹 유지에 대한 우려와 나머지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KBS 푸틴-젤렌스키 만남 불발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삼자대면 성사 여부가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14일 발표된 러시아 협상 대표단 명단에 푸틴 대통령의 이름이 빠지며 이는 성사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각국 고위급 인사들이 파견되어 휴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에서는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트럼프의 중동순방 내용을 짚어보면서 변화하는 중동 정세와 이것이 세계에 끼칠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403회는 윤수영 아나운서, 김재천 교수(서강대), 성일광 교수(서강대), 강준영 교수(한국외대), 오건영 팀장(신한은행 WM사업부)이 출연하며 5월 17일 토요일 밤 9시 40분 KBS1 생방송 예정이다.
손봉석 기자 2025.05.16 23:42
연예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이스라엘군 반인도적 전쟁범죄에 비난 봇물···‘反 트럼프’ 시위 중인 美KBS 12일 오후 9시 40분 KBS1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398회는 가자지구 반인도적 전쟁범죄로 이스라엘군에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과 미국 트럼프 관세전쟁에 내부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이어지는 이슈를 전한다. ■ 구조요원 집단 살해, 이스라엘군 비난 봇물 지난 4일 공개된 한 영상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영상에서는 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연신 총소리가 이어졌다. 이들은 유엔 직원과 구호요원, 의료진들이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는 이들이 폭격 사상자들을 도우러 출동했다가 이스라엘군의 무차별적인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구호 차량이 전조등이나 비상 신호를 켜지 않고 수상하게 다가왔으며 숨진 15명 중 최소 6명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영상 속 구급차는 비상등을 켜고 있었고, 구호 요원 표식 또한 뚜렷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국제사회는 반인도적 전쟁범죄라며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2023년 전쟁 발발 이후부터 올 1월 휴전까지 가자지구에서 숨진 구조대원과 의료진은 약 천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KBS 거기다 이스라엘은 가자 남부의 라파 전역을 점령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이 이곳을 점령할 경우 가자지구가 이집트와 완전히 단절되면서 이스라엘에 완전히 포위된다. ‘가디언’은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의 영구적 강제 이주 가능성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영구적 통제 계획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7일 진행된 네타냐후와의 정상회담에서 가자지구 소유에 대한 의지를 다시 드러내 가자지구의 평화는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구조요원 살해 정황을 살펴보고 최근 본격화된 가자지구 점령 작전에 대해 짚어본다. KBS ■ “손 떼라 트럼프”, 몰아치는 거센 역풍 지난 6일, 백악관에는 2m가 넘는 철제 벽이 세워지고 주변 도로에는 무장 병력까지 배치됐다.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트럼프 반대 시위 때문이다. 4월 5일부터 시작된 이 시위의 구호는 ‘Hands Off(손을 떼라)’.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미국 50개 주와 유럽 등 1천 300개 지역에서 열린 시위에 수백만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기업인들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전면적인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해 전 세계를 큰 충격에 빠트리더니 상호관세 부과 시행 13시간 만에 90일 유예를 발표하는 등 오락가락 정책을 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행정부 내 각료와 머스크 사이의 갈등도 첨예하게 드러났다. 공화당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관세 정책이 경기침체를 초래하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완패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제동을 거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4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혼란스러운 트럼프발 정책들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반 트럼프 시위와 함께 미국 정계의 혼란스러운 상황들을 짚어본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398회는 윤수영 아나운서, 김재천 교수(서강대학교), 장지향 박사(아산정책연구원), 정대진 교수(원주한라대학교)가 출연하며 4월 12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생방송 예정이다.
손봉석 기자 2025.04.12 21:30
연예
[채널예약] ‘MAGA’ 앞세운 트럼프 두 번째 대통령 취임식, 무엇이 달라졌나?···이스라엘-하마스 휴전 1단계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KBS 25일 오후 9시 40분 KBS1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387회는 ‘MAGA’ 앞세운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 취임식, 무엇이 달라졌는지살펴본다. 또,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1단계로 가자지구 평화 시대가 임박한 것인지 조명한다. 지난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취임식 연설에서 트럼프는 “우리는 더이상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1기에 이어 미국 우선주의 시대가 돌아왔음을 알렸다. 그는 곧바로 46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많은 개수다. 취임 전부터 다수의 행정명령 발동이 예견되었던대로 트럼프는 즉시 멕시코 접경 남부 국경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국경 장벽 건설을 재개하고 외국인에 대한 입국 심사를 강화하는 등의 ‘반이민 정책’을 빠르게 실행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고안했던 이민자 사전 인터뷰 예약 애플리케이션 ‘CBP One’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때문에 휴대폰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는 이민자 여성의 동영상이 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는 취임사를 통해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고 파나마 운하를 되찾아 오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 또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석유‧가스 채굴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전 세계 신재생 에너지‧전기차 업체들의 우려는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 에너지의 해방’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전기차 충전기 설치 등에 투입되던 연방정부 예산집행을 중단시킨 것이다. KBS 이어서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환경규제를 완화하고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 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되었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에서는 트럼프의 미국 제47대 대통령 취임식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트럼프가 서명한 대표적 행정명령을 중심으로 달라질 미국의 모습과 전 세계가 받을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지난 19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1단계 휴전안이 발효되었다. 이에 따라 당일 오후 5시경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여성 인질 3명을 우선적으로 송환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을 석방했다.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주간 교전을 중지하고 이스라엘 인질 총 33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총 737명을 교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앞으로 2단계, 3단계 휴전 협상까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15일 이스라엘 일간지 마리브와 라자르 연구 센터가 합동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의 73%는 하마스와의 휴전과 포로 교환 협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 또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합 유권자의 52%도 이 협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스라엘 우파 연립정부 내 휴전 협정 반대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협상 2단계가 결실을 보지 못하면 이스라엘은 전쟁을 재개할 권리가 있다”며 언제든지 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가자지구 휴전 협정 이행을 확신하지 못한다”고 발언해 불안한 휴전 상황을 나타냈다. 이번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에서는 아직도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가자지구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1단계 휴전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이것이 영구적인 평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들여다본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387회는 윤수영 아나운서, 김진아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정대진 교수(원주한라대학교), 박현도 교수(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출연하며 1월 25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생방송 예정이다. KBS
손봉석 기자 2025.01.25 06:16
축구
호날두를 꿈꾼 14세 팔레스타인 소년, 이스라엘 총격에 사망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꿈꾼 14세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의 총탄에 사망했다. 서남 아시아 대표 언론 알자지라는 7일 “14세 나지 알바바가 최근 헤브론 인근에서 축구하다가 이스라엘 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에 살던 알바바는 “호날두와 같은 선수”가 되는 꿈을 꿨다. 알바바는 키가 크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 다정하고 배려심 깊은 소년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지난달 3일 친구들과 함께 가족 집 근처 숲에서 축구를 하면서 놀다가 이스라엘 군에 의해 총격을 받았다. 아버지 니달 알바바는 “치킨을 점심으로 먹은 뒤 친구들과 놀겠다고 하고 나갔다”며 “사촌이 다급하게 집으로 뛰어와 아들의 총격 소식을 전했다”고 회고했다. 식구 휴대전화에 있는 나지 알바바 사진. 알자지라 아버지와 삼촌은 급히 숲으로 달려갔지만,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가로막혔다. 아버지는 “내 아들을 보게 해달라”며 외쳤지만, 군인들은 오히려 그를 폭행했다. 그는 손이 묶인 채 40분 동안 땅에 방치됐고 군인들이 나지의 시신을 들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아버지는 “그 순간 내가 본 것이 내 아들이 아니길 바랐다”며 “그가 며칠 전에 사달라고 한 검은 운동화를 보고 아들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법의학 보고서에 따르면, 나지는 골반, 발, 심장, 어깨에 총 네발을 받았다. 그리고 30분간 아무런 의료 처치를 받지 못했다. 나지의 장례식 모습. 알자지라 나지의 장례식은 마을 주민 수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스라엘 군 폭행으로 부러진 손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아들 시신을 직접 어깨에 메고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어머니 사마하르 알자마라는 “아들이 떠난 뒤 내 일부가 영원히 사라진 느낌”이라며 울었다. 할머니 인티사르 알바바는 “손자는 마치 30살 남자처럼 모든 일을 알아서 했고, 우리와 함께 밥을 먹으려 하며 우리가 외롭지 않도록 해줬다”고 말했다. 할훌 스포츠 클럽 매니저 나세르 메립은 “나지는 강력한 오른발을 가진 재능 있는 선수”라며 “그는 늘 국제적인 선수가 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알바바 죽음에 대한 이스라엘 국방부의 의견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알자지라는 “아버지는 ‘왜 14살 아이를 죽였는가’는 질문은 오늘도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2024.12.08 06:28
국제
트럼프 덕? ‘가자 점령’ 공식화, 고삐 풀린 이스라엘트럼프 재집권 후 이스라엘 강경파에 힘 실려…재점령 작전 승인 인종 청소 밝히기도…가디언 “트럼프가 이스라엘 최악 방향 충동” 5월 5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남부 헤브론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자신들의 집에서 강제 퇴거당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자국의 불법적인 영토 확장을 묵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틈타 팔레스타인 점령을 확대하며 영토 야욕을 노골화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지원 속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장하며 ‘땅따먹기’에 속도를 내는가 하면, 급기야는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레드라인’으로 여겨졌던 가자지구 점령 계획까지 승인했다. 한때 ‘극우의 망상’ 정도로 취급됐던 가자 재점령을 공식화하며 전쟁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열흘가량 앞둔 지난 5월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내각은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확대하고 이곳을 점령하는 계획을 담은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각 의결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들어갔다가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점령을 공식화했다. 영토 분할·고립 작전, ‘재점령’ 포석이었나 이스라엘이 두 달간의 휴전을 깨고 지난 3월 19일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재개한 후 이스라엘군의 동향은 심상치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새 경계선을 그어 영토를 분할하고 일부 지역을 고립시키는 작전에 착수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반복적으로 공격한 뒤 철수하는 ‘치고 빠지는’ 작전과는 여러모로 다른 양상의 군사작전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도 4월 2일 “우리는 오늘 밤 가자지구에서 전략을 변경할 것”이라며 이른바 ‘모라그 루트’를 점령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라그는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인 칸유니스와 최남단 도시 라파 사이에 존재했던 옛 유대인 정착촌의 이름으로, 이 일대에 새로운 ‘안보 회랑’을 그어 남부지역 두 도시를 분리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는 가자 전체 영토의 5분의 1에 달하는 라파를 ‘안보 완충지대’로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사실상 고립시킨다는 구상으로, 가자 점령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스라엘군은 2023년 10월 전쟁이 시작된 후 가자 외곽지역을 점령해 주민들을 몰아낸 뒤 안보 완충지대를 조성했고, 이런 완충지대를 점차 확대해왔다. 가자를 외부와 완전히 단절시켜 고립된 섬으로 만드는 전략이었다. 유엔은 현재 가자 전체 영토의 70%가 작전 구역이나 완충지대로 지정돼 주민 소개령이 내려졌다고 파악하고 있다. 한국의 강화도 크기와 비슷한 365㎢ 면적에 220만명 넘게 살고 있어 가뜩이나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인 가자 주민들을 점점 더 비좁은 땅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이스라엘 극우 인사들 중심으로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던 ‘가자 재점령’ 주장은 결국 이스라엘 내각이 점령 작전을 승인하는 것으로 공식화됐다. 이는 국제사회가 요구해온 팔레스타인 주권국가 수립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물론, 전쟁이 끝난 뒤 가자지구 전후 통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암묵적인 합의 역시 부인하는 것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법으로 여겨온 ‘두 국가 해법’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스라엘이 한때 극우 세력의 ‘숙원’이자 ‘망상’ 정도로 취급됐던 가자 점령 계획에 본격 착수한 것에는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전임 조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을 단호하게 반대해왔고, 네타냐후 역시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바이든 당시 대통령의 압박에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거나 민간인을 이주시킬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재집권 후 이스라엘 극우 세력에 힘이 실리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이는 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착촌을 조성해 자국민을 집단 이주시키는 방식으로 점령을 확대해온 서안지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정부 출범 뒤 서안지구에서 군사작전을 강화하고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규정한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무더기 승인하는 등 점령 확대에 나섰다. 5월 6일(현지시간)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 피란민들의 텐트촌이 조성돼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집권 1기 당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해 미 대사관을 이전하는 한편,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 중인 시리아 영토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등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영토 확장을 지지해왔다. 아울러 전임 미 행정부와 유엔 등 국제사회 결의를 뒤집고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이 “불법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 편을 들어줬다. ‘트럼프 가자 구상’ 발표 후 폭주하는 이스라엘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영구적으로 이주시키고 이곳을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하며 국제사회에 충격파를 던졌다. 전쟁 중인 가자지구에서 특정 민족을 강제 이주시키는 것은 국제법상 인종 청소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거셌으나, 이후에도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이 수단과 소말리아 등을 가자 주민들의 ‘새로운 정착지’로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이스라엘 내각은 주민 이주를 추진하는 전담 부서를 만드는 등 이른바 ‘트럼프 구상’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인종 청소 논란으로 공론화되기 어려웠던 극단적인 구상이 트럼프의 발표 이후 속속 구체화하며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공식화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간 셈이다. 영국 가디언은 이를 두고 “트럼프의 무책임한 외교가 이스라엘을 최악의 방향으로 충동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스라엘 내각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내각의 작전 승인 다음 날 “가자지구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고, “(팔레스타인 주민) 대다수가 제3국으로 이주할 것”이라며 인종 청소 계획을 거침없이 밝혔다.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네타냐후가 가자 점령 계획을 밀어붙인 것에는 내부 강경파를 달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각종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전쟁 국면 내내 휴전할 경우 연립정부에서 탈퇴해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극우 연정 파트너들의 압박을 받아왔다. 극우 정당의 연정 탈퇴로 정권이 붕괴하면 하마스 공격을 방어하지 못한 안보 실패 책임은 물론 개인 비리 혐의로 그의 정치 생명이 끝날 수 있다. 네타냐후가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선명수 기자 2025.05.09 14:30
국제
가자지구 휴전 두달 만에 파국···이스라엘 “전투 복귀”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8일(현지시간) 새벽 이뤄진 이스라엘군의 공습 후 피란길에 올랐다. 베이트하눈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가자지구 공습으로 가자지구가 다시 포화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은 2개월 만에 파국을 맞게 됐다. 1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와이넷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2시 10분께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하마스 목표물 약 80개를 동시에 타격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1월 19일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발효한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404명이 사망하고 562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AFP 통신은 가자지구 내무부 수장인 마무드 아부 왓파를 포함해 최소 5명의 하마스 고위급 인사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연설에서 “이는 시작일 뿐이며,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며 “이제부터 협상은 오직 전투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휴전 연장 제안을 받아들이려 노력했지만 하마스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은 이제 하마스에 대해 더 강경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애초 합의된 42일간의 휴전 1단계가 이달 1일로 만료된 후에도 휴전 연장 논의를 이어가며 충돌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끝에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상황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남은 자국민 인질의 석방 등을 압박하고자 군사작전 재개를 검토해왔고, 앞서 휴전 합의 성사를 끌어낸 뒤 연장 협상을 중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마저 이스라엘에 동의하면서 공습이 이뤄졌다. 백악관의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미국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은 이번 가자 공습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협의했다”면서 “하마스, 후티, 이란 등 이스라엘이나 미국을 테러하려는 모든 이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며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오전 가자지구 외곽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등 추가 군사작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면서 사실상 휴전이 파기되고 교전 재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새로운 공격을 준비했으며, 이에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기습하는 작전 계획을 비밀리에 수립했다”고 전하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재개했다”고 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맹비난하며 이집트, 카타르 등 중동의 휴전 중재국과 접촉하고 나섰지만 협상이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네타냐후와 그의 나치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무방비 민간인을 상대로 침략과 대량학살 전쟁을 재개했다”며 “네타냐후와 그의 극단주의 정부가 휴전 협상을 깨트리기로 결정한 탓에 가자지구의 포로들이 알 수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휴전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충격받았다”며 “휴전이 존중되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방해 없이 재개되고 남은 인질이 무조건 석방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는 입장을 냈다. 휴전 중재국 이집트는 “모든 당사자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고 중재자들이 영구적 휴전 달성을 위한 노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고, 카타르는 이스라엘을 향해 “확전 정책이 중동에 불을 붙여 역내 안보와 안정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영 기자 2025.03.19 10:53
국제
유엔군까지 공격하는 이스라엘···‘부글부글’ 들끓는 국제사회국제사회 ‘국제법 위반’ 비판 불구 더 노골적 공격에 나서 이스라엘의 막무가내 행보 막을 실질적 방법 없어 속앓이 10월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레바논 지역 유엔 평화유지군(유엔 평화유지군) 소속 차량이 순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레바논 지상전 과정에서 유엔 평화유지군까지 공격했다. 유엔 회원국인 이스라엘이 평화유지군을 공격하는 상황을 두고 국제사회에선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범죄’라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고 되레 더 노골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동시에 레바논 전역으로 공습 범위를 넓혀 민간인 인명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유엔 기지 ‘헤즈볼라 방패’라는 이스라엘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월 13일(현지시간) 오전 레바논 남부 접경 지역에 있는 레바논 지역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기지 정문을 탱크로 부수고 강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유엔 평화유지군 대원 15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 10월 11일부터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유엔 평화유지군 대원이 잇따라 다치자 파병한 40개국은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하루 만에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를 공격했다. 레바논 지역 유엔 평화유지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라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대에 주둔하며 양국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한국을 포함한 50개국에서 파병한 1만여명의 병사와 지원 인력이 이곳에 주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유엔 평화유지군 공격을 정당화했다. 처음엔 “고의적 공격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이내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을 따라 넓게 주둔하는 유엔 평화유지군 뒤에 숨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평화유지군이 헤즈볼라를 위한 ‘인간 방패’가 되고 있다”며 유엔에 레바논 지역 유엔 평화유지군 철수를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 인근 현장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일부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군이 기자들에게 국경지대 산비탈에 있는 땅굴 입구 2개를 공개했으며, 여기에서 불과 90m 떨어진 곳에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진압 작전으로 국제사회 비판에 직면했을 때도 병원 아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땅굴이 있다며 외신에 현장을 공개한 적이 있다. “레바논 남부의 눈과 귀 없애려는 것”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10월 14일 처음으로 성명을 내고 “유엔 평화유지군과 시설은 절대 공격 대상이 돼선 안 된다”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유럽연합도 지난 10월 13일 “레바논에서의 즉각적 휴전과 안보리 결의안 1701호의 이행을 위해 이스라엘의 유엔 평화유지군 공격 중단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4개국 외교장관도 같은 취지의 공동 성명을 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유엔의 결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스라엘은 국제법 위반의 새로운 장을 연 것”(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 등 국가수반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의 근거가 된 로마 규정에 따르면 평화유지 임무와 관련된 요원이나 시설 등에 대한 고의적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기소하고 재판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동안 국제형사재판소뿐 아니라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대량학살(제노사이드) 등 전쟁범죄 혐의를 두고 있는 상황도 모른 채 해왔다. 지난 10월 16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종식을 위해 채택된 안보리 결의 제1701호 내용을 위반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안보리 결의 제1701호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 리타니강 이남에는 헤즈볼라가 아닌 레바논 정규군과 유엔 평화유지군만 주둔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스라엘은 안보리 결의 제1701호가 제대로 지켜진 적 없어 유명무실하다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레바논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더 이상의 확전을 막기 위해 이 결의의 기능을 회복시키고자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막무가내 행보를 막을 실질적 방법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지상전의 구체적인 실상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유엔 평화유지군을 공격하고 철수까지 요구한다고 본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극히 제한된 조건에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어 억지력이 사실상 없다는 평가를 받지만, 안보리 결의 위반 상황 등을 유엔에 보고할 수 있다. 미셸 마틴 아일랜드 외교장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눈과 귀를 몰아내고 자유로운 통치권을 얻으려 한다”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국제 질서를 지키도록) 매우 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철수 요구에도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에 잔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역으로 공격 확대, 민간인 피해 속출 이스라엘은 레바논과의 국경 지역에서 지상전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격 범위를 확대해 레바논 전역을 폭격하고 있다. 헤즈볼라 본부 중심지로 알려진 남·동부와 거리가 먼 북부의 기독교 마을까지 공습하자 레바논이 ‘제2의 가자지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총 22명이 숨졌으며 공습받은 건물엔 피란민들이 거주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기준 레바논 전체인구의 25% 이상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레바논 정부는 120만명 이상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중 어린이는 약 40만명에 달한다. 테드 차이반 유니세프 인도주의적 행동담당 부국장은 “(한 달 사이) 레바논의 학교는 접근할 수 없게 됐거나 전쟁으로 손상돼 피란처로 사용되고 있다”며 “레바논 어린이들이 ‘잃어버린 세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 분쟁 지역 아이들은 학교뿐 아니라 미래를 위해 최소한의 희망조차 꿈꿀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1년 동안 레바논에서 2300명이 사망했다. 이중 75%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확대한 최근 한 달 새 숨졌다.
김희진 기자 2024.10.21 06:00
국제
“국제사회는 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방치하는가”중동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정치 전문가들 e메일 인터뷰 “서구 이중잣대가 문제의 핵심”…전면전보단 국지전에 무게 중심 지난 10월 1일(현지시간) 진행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레바논 베이루트 시가지 모습/신화통신사=연합뉴스 ‘다른 나라를 침범하여 공격함’.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한 ‘침공’의 정의다. 이스라엘은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레바논 전역을 폭격한 데 이어 지난 10월 1일에는 레바논 남부(이스라엘 북부) 국경지역에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로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침공’했다. 주권국가 성립 이후 국제사회는 ‘침공’ 행위에 관한 정의를 문서로 확립해 왔다. 국제법의 한 영역인 ‘개전에 관한 정의론(jus ad bellum)’이다. 대표적인 것이 국제연합헌장(유엔헌장) 제2조 제4항이다. ‘모든 회원국의 무력 위협이나 행사를 금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피해 합법적으로 침공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다. 국제연합헌장 제51조에 나온 예외조항에 따라 ‘무력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권(self-defence)을 발동했다’고 인정받는 것이다. 지난 1년, 이스라엘의 행보는 이 예외조항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됐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지역을 기습공격했다. 즉각적 보복을 밝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 폭격과 지상전을 시작했다. 압도적 무력을 앞세운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궤멸하고, 단기간에 전쟁을 끝낼 것처럼 보였다. 개전 후 1년이 지났다. 가자지구에는 여전히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진행 중이다. 첫째로 자위권 행사는 정해진 종료 기한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스라엘은 전쟁 시작 1주년을 맞아 오히려 레바논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레바논 내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돕는다는 것이 침공 명분이 됐다. 둘째로 자위권 행사는 보복 대상에 한계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 행보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특히, 미국은 이스라엘 지상군의 레바논 진격을 두고 “자신과 자국민을 방어하고 민간인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낼 권리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자위권을 인정했다. 반면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움직임을 두고는 “어떠한 공격을 가하든 엄정한 후과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 31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했다. 셋째로 자위권을 시행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그 우방국’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 10월 1일 진행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레바논 베이루트 시가지 모습/신화통신사=연합뉴스 기간, 대상에 한계가 없는 이스라엘의 ‘자위권 행사’가 길어지는 만큼 사상자 수도 비례해서 늘었다. 이미 지난 8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망자가 4만명을 넘었다는 외신 보도가 쏟아졌다. 유엔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으로 단 2주 만에 이미 1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 10월 1일 하루 동안에만 폭격으로 55명이 숨지고, 156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발생한 이스라엘인 피해는 1200여명 사망이었다. 자위권 행사는 필요성과 비례성을 충족해야 한다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례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이스라엘은 자위권 행사와 침략전쟁을 구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 전쟁 목표가 ‘귀환’인가, ‘패권’인가 이스라엘은 전쟁을 중동 전역으로 확장할 기세다. 구체적으로 레바논(헤즈볼라)-예멘(후티)-이란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벨트’가 목표로 꼽힌다. 같은 시아파인 이라크·시리아 역시 잠재적 대상이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시아파 맹주’로 불리는 이란이다.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등의 무장단체는 이란의 전통적 군사전략인 ‘포워드 디펜스(Forward Defense)’의 핵심이다. 이는 ‘이란 국경 밖에서 적과 전쟁을 치른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이들 무장단체는 이란이 상정한 적에 맞설 대리인(Proxy)이 된다. 즉 이들의 궤멸을 목표로 한 공격은 이란 안보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라는 의미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이스라엘은 이란을 향해 “전쟁에 나오라”고 외친 것이다. 중동 지역에 형성된 시아파 벨트 이란은 응답했다. 지난 10월 1일 새벽 이란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 나타났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180여발이다. 다만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 정권이 추가 보복을 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보복 조치는 종료된다”며 확전을 경계하는 발언을 남겼다. 또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하마스 지도자 하니예와 지난 9월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 표적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에 대한 보복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이란은 최소한의 자위권만 행사했음을 거듭 밝힌 셈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반응은 “이란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경고였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 헤즈볼라 거점 레바논, 친이란 정부가 통치하는 시리아, 후티 반군이 있는 예멘, 이란을 ‘악의 축’으로 거명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에 맞선 ‘저항의 축’으로 자임하고 있는 국가 및 단체다. 이스라엘이 이들의 파괴를 목표로 하고 있음이 분명해 졌다. 지난 10월 2일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은 레바논 베이루트 시가지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을 들고 있다./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시아파 무장단체 공격→이란의 반격→이스라엘의 재반격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전쟁의 목적’을 의심케 한다. 명분은 ‘이스라엘 북부(레바논 남부) 피란 주민들의 귀향’이지만, 실질은 ‘이스라엘의 지역패권 도전’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외교 전문지 ‘폴리티코’, ‘포린어페어스’, ‘포린폴리시’ 등에는 ‘이스라엘이 중동 권력의 현상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행보가 언제까지 중동의 ‘움마’(이슬람 공동체)를 깨우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중동 내 이슬람 국가들은 수니파, 시아파로 나뉘어 대립하는 종파 갈등에 놓여 있다. 그런데 이 대립 구도에 시오니즘(유대 민족주의)이 끼어들면 어떻게 되느냐가 문제다. 답을 유추해볼 수 있는 선례가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수교를 논의했던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이 시아파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를 공격하자 협상을 중단했다. 종파 갈등과 별개로 이슬람권이 공유하는 움마가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의 행보가 이를 자극할 경우 초래될 결과는 하나다. ‘제5차 중동전쟁’이다. 주간경향은 이스라엘 행보에 대한 중동 내 분위기, 확전 가능성 등을 확인해보기 위해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중동지역에서 활동하는 교수, 언론인, 연구원 등과 e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장 먼저, 이번 전쟁의 의미를 물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이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키워드는 ‘Unjustified’(정당하지 않은)였다. 중동이 느끼는 ‘이중잣대’ 하마다 샤반 박사(Dr. Hamada Shaaban)는 반극단주의 및 평화 연구로 유명한 이집트 알 아즈하르 대학 연구소의 책임 연구원이다. 그는 이번 전쟁의 의미를 두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이나 레바논에서 자행한 민간인 거주 건물 폭격 사례는 이번 전쟁의 부당함을 잘 보여준다”며 “우리는 전 세계가 침묵하는 상황에서 인권을 강조한 서구식 가치관이 무너지고, 이를 보호해야 할 국제기구의 필요성이 말살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 건설을 목표로 중동지역을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선 다소 생소한 개념인 ‘대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국경에 관한 정치적 개념이다. 좁게는 팔레스타인, 넓게는 1921년부터 1946년까지 존재했던 영국령 자치국 트란스요르단 지역이 전부 이스라엘 영토라는 인식이다. 이곳은 현재 대부분 요르단 영토다. 쿠웨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ANA(Arab news agency) 소속 언론인 마그디 톨바(Magdy Tolba) 에디터 역시 유사한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이스라엘 군대가 헤즈볼라 사령관이나 무장세력을 넘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수천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내고 약 10만명에 달하는 레바논, 시리아 국민을 난민으로 만들었다”며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아랍 영토 점령에 단호히 반대하는 모든 저항 단체를 말살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압박이 없다면 이스라엘은 ‘저항의 축’을 구성하는 하마스, 헤즈볼라, 시리아, 이라크, 예멘을 박멸할 때까지 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스타파 알사왈리(Mustafa Alsawahly) 이집트 알 아즈하르 대학 교수는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무자비하게 폭격하며 가자지구 저항세력(하마스)을 지원하면 어떻게 보복당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이는 모든 문제가 그들이 가자지구를 야만적으로 점령한 것에서 비롯됐음을 무시한다는 측면에서 부당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전쟁을 이용한다는 측면에서도 부당하다”고 말했다. 세 사람 모두 이스라엘 주장과 달리 이번 전쟁을 단순한 자위권 행사로 보지 않는다. 주목할 점은 전쟁의 근원에 대한 이들의 관점이다. 이스라엘이나 이란 등의 주요 행위자가 아닌 서구사회의 ‘이중잣대’를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한다. 샤반 박사는 “미국을 포함한 서구국가들의 경고를 보면 ‘이스라엘에 대해 어떠한 공격도 하지 말라’고만 할 뿐, ‘이스라엘이 새로운 단체나 국가를 표적으로 삼는 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이 공격하면 자위권 행사이고, 공격받으면 확전이라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행보보다 서구사회의 이중잣대가 아랍 세계의 ‘움마’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톨바 에디터는 “아랍인들 대부분이 인권과 도덕을 강조하는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인 범죄행위를 중단하도록 하지 않는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지난 10월 2일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왼쪽) 주유엔 이란 대사와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다만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단기적 상황에 대해서는 세 사람 모두 ‘전면전’보단 ‘국지전’에 무게를 실었다. 가자지구, 레바논을 넘어선 지역에서 국지전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형태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알사왈리 교수는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에 직접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헤즈볼라를 완전히 궤멸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지리적 거리가 있는 이란으로까지 전선을 확장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상황이 관리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샤반 박사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사실이 알려지며 주요 산유국들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이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고, 지난 10월 2일 WTI(서부텍사스유) 국제유가가 한때 5% 이상 급등했다”며 “이로 인해 미국 및 유럽 국가들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한다면 극적인 휴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쟁은 중동 내 이스라엘, 레바논, 이란 등이 하고 있지만 이를 지속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미국 및 서구 지역이 두드리는 계산기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미국에 전쟁은 어떤 의미인가 미국의 군사력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서도 빛났다. 공격 감행 3시간 전 이미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것이고, 이스라엘에 도달하는데 12분 정도 걸릴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놨다. 지중해 동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군 구축함 두 척이 요격미사일 12발을 발사해 이란 미사일을 격추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동에서 바닥을 친 외교력이다. 본래 바이든 정부의 정책은 ‘탈중동’이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연결해 이란과 힘의 균형을 맞추고, 미국이 ‘역외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략이 일그러졌다. 이스라엘은 이를 ‘중동 재편’의 기회로 삼고 사실상 미국의 의사를 무시한 채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 17일, 미국에 알리지 않고 헤즈볼라 대원들의 삐삐(호출기)와 무전기를 폭발시키며 단숨에 전선을 확장했다. 가자지구에서 휴전 협정 역시 이스라엘 측 거부로 공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란의 참전은 미국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는 뜻이다. 지난 10월 1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건물이 무너진 레바논 베이루트 시가지 모습/EPA=연합뉴스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이를 두고 “미국이 중동지역 분쟁에 너무 쉽게 끌려들어 가고 있다. 중동에서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핵심은 ‘셔틀 외교’(서로 직접 대화하지 않는 두 나라를 중재하는 외교)의 복원이다.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전쟁에서 뒷짐을 지고 있는 이집트, 카타르 등과 함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압박하고, 하마스를 고립시켜 휴전안에 서명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레임덕에 빠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에 필요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게다가 중동에 만연한 미국의 ‘이중 잣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걸림돌이다. 톨바 에디터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맹목적으로 지원하는 한 중동지역의 대립 구도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큰 걸림돌은 이스라엘에 대한 조치가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스라엘 문제는 미국 정치적으로 ‘유대인의 돈’이냐, ‘젊은 유권자의 지지냐’의 문제로 치환된다”며 “선거를 치르는 데 유대인의 자금력이 필요하지만 젊은 유권자를 중심으로 나오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경우 최선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중동 문제를 현상 유지 수준에서 내버려 두는 것이다. 미국 대선이 끝난 후에야 중동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 대선까지 한 달 남짓 남았다. 현재의 전쟁 기조가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로 발생 가능한 사망자 수는 최소 2000명이다.
김찬호 기자 2024.10.0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