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다이어트, 디지털 디톡스… 자기계발 다큐 보는 연휴 어떨까새해 첫 날, 누구나 가슴에 목표 하나씩은 품습니다. 올해는 꼭 살을 빼겠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새벽형 인간으로 거듭나겠다는 등의 목표죠. 혹시 1월1일 세운 다짐이 잘 지켜지지 않아서 속상하신가요?...
#새해목표 #넷플릭스추천
이혜인 기자 2024.02.09 12:12
문화
다이어트, 디지털 디톡스… 자기계발 다큐 보는 연휴 어떨까새해 첫 날, 누구나 가슴에 목표 하나씩은 품습니다. 올해는 꼭 살을 빼겠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새벽형 인간으로 거듭나겠다는 등의 목표죠. 혹시 1월1일 세운 다짐이 잘 지켜지지 않아서 속상하신가요?...
#새해목표 #넷플릭스추천
이혜인 기자 2024.02.09 12:12
사회
2030 은둔 청년에게 “취업·자기계발은 잊고…여기선 너 하고 싶은 거 해”.... 최씨는 “대중교통을 타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은둔청년도 많다”며 “여기서는 ‘취업’이나 ‘자기계발’ 같은 것과 상관없이 ‘너희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하니 부담 없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김재열...
글·사진 전지현 기자 2023.05.23 06:00
보도자료
롯데지주, ‘책 읽는 장병 후원’ 자기계발 위한 독서카페... 기부, 나눔을 확대하며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롯데가 장병들이 일과 후 자기계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선물하며 장병들의 미래를 응원한다. 롯데지주는 지난 9일 강원도 철원...
#롯데지주
2021.09.29 19:35
경제
직장인 10명중 6명 "회식 모임 취소하고 자기계발"... 장기화로 기업의 경영난과 대규모 해고, 일자리 감소 등을 목격한 직장인들의 고용 불안감이 자기계발 욕구에 불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불안한 심리로 인해 재테크 등에 관한 관심이 촉발됨(43...
#직장인
정유미 기자 2021.05.10 09:48
생활
달라지고 싶은 2025년, 내게 필요한 AI 멘토는?···다양한 자기계발 플랫폼 주목2024 국내 직장인 트렌드 미디어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의 71.2%, 휴직·구직자의 73.8%, 대학생의 61.9%가 자기계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분야로는 운동(29.2%), 독서(23.1%), 어학(15.4%), 코딩·데이터·AI(11.5%) 등이 꼽혔다. 자기계발 수요가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일상에 자리잡으면서 개인의 자기계발 방식에서도 큰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취업 및 이직을 위해 AI 활용 능력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 AI가 자기계발을 지원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 실제로 최근 자기계발 플랫폼들은 AI 기반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5년 새해를 맞아 나에게 꼭 맞는 자기계발을 찾고 있다면 AI 솔루션으로 효율적인 도움을 주는 플랫폼에 집중해보자. IT 스타트업 ‘팀스파르타’는 비전공자는 물론 초급자, 현업자가 커리어 전환, 역량 강화, 자기계발을 목표로 AI 기술을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은 웹・앱・게임 개발, AI・GPT, 데이터 분석, 취업・자격증 등 IT 전반에 걸친 강좌를 입문부터 심화 단계까지 세분화된 커리큘럼으로 제공해 본인의 상황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또한 PPT, 디자인 등 비개발 영역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효율적인 결과물을 생성하고 업무 역량을 강화하는 실용적인 강의도 들을 수 있다. 특히 스파르타코딩클럽에서는 내일배움카드로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KDC(K-Digital Credit) 강의를 운영하고 있어 실무 중심의 기술과 최신 트렌드를 경제적 부담 없이 5주 이내의 짧은 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학습하기 좋다. 또, 수강생들이 코드 오류나 문제를 한글로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ChatGPT를 도입한 즉문즉답 시스템을 통해 보다 쉽고 빠른 서비스 이용을 지원하고 있다. 시스템 내 ‘AI 코드체크’ 기능을 이용해 오류가 발생한 코드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분석해 몇 초 안에 빠른 피드백을 제공해준다. 수강생들은 이처럼 AI 기술과 비즈니스가 접목된 전문 학습 관리 서비스를 통해 이론과 실습을 스스로 익히는 과정에서 느끼는 막막함을 해소하고 교육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취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공신력 있는 평가시험도 제공할 예정이다. 2025년 2월 첫 시행되는 AITC(AI Technical Certificate)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정식으로 등록된 민간 자격증 과정으로 총 5단계 레벨 강의 및 시험을 통해 실무 중심의 AI 활용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 받을 수 있다. AI 영어 학습 솔루션 ‘스픽’은 ‘틀려도 계속 말하면 영어가 트인다‘라는 캠페인 아래 주당 1천 문장 이상을 말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구축해 회화 능력 향상을 돕는다. AI와 대화하는 ‘스픽 튜터’ 기능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대로 질의응답, 맞춤 수업, 발음 수업 등을 받을 수 있다. 음성 또는 타이핑으로 말을 걸면 즉시 응답해주며 모든 문장을 실시간으로 교정해주는 빠른 피드백이 특징이다. 가상 면접, 업무 평가/연봉 협상과 같은 비즈니스 표현부터 데이트, 식사, 약속 잡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90개 이상의 실전 롤플레잉, 120개 이상의 주제별 프리토킹도 나눌 수 있다. 지난해 부터는 Open AI의 실시간 API와 자사의 독자적인 학습 엔진을 결합한 라이브 롤플레이 기능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더욱 정교한 AI 기반 개인화 학습이 가능해졌다. 발화자의 톤, 발음, 은율 등 비언어적 요소를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피드백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화 지연 현상 없이 실제 원어민과 주고받듯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피트니스 플랫폼 ‘플랜핏’은 단순한 홈트레이닝을 넘어 사용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운동을 제안한다. 7천만개 이상의 운동 기록 데이터와 ChatGPT가 결합된 AI 트레이너 ‘맥스’를 통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운동 루틴, 적절한 무게와 횟수, 맞춤 식단, 컨디션과 시간에 따른 추천 운동 등을 지원한다. 자신의 운동 강도와 소모 칼로리 등을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앱에 본인이 다니는 헬스장을 등록하면 해당 헬스장에 있는 기구들을 파악해 운동 루틴을 알려준다. 덕분에 헬스장에 기구가 없어 운동을 하지 못하거나 다른 운동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최소화했다. 더불어 다양한 기구별 운동법 관련 영상을 시청할 수 있으며 시작 자세, 운동 동작, 호흡법, 주의사항 등 기구 및 운동에 관한 상세한 가이드 확인도 가능하다. 자체 운동 커뮤니티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이 필요한 정보와 동기부여를 얻기에 좋다. 통합 독서 플랫폼 ‘윌라’는 소설, 에세이, 경제경영, 인문,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오디오북과 전자책을 포함한 약 17만 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전자책 서비스에는 AI가 목소리를 학습해 실시간으로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AI TTS(Text to Speech)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자기계발서를 읽기에 적합하다. 실제 사람의 목소리와 유사한 음성으로 귀로 듣는 독서를 즐길 수 있으며, 브랜드 앰버서더인 배우 박정민의 목소리와 전문 성우들의 목소리 중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또, AI 배속 재생 기능을 이용하면 1.5배 또는 2.0배 등 고속으로 재생해도 음질이 깨지지 않아 명확한 내용 전달이 가능하다. 바쁜 출퇴근 시간이나 이동 중에도 효율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책 읽는 속도가 느리거나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도 쉽게 독서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손봉석 기자 2025.01.20 23:38
생활
쿠팡, 3월 도서 베스트셀러 살펴보니 ‘10권 중 4권이 자기계발서’쿠팡은 최근 한 달 간의 고객들의 도서 구매 패턴을 분석해 반응이 뜨거운 베스트셀러 10권을 31일 공개했다. 쿠팡 고객들은 최근 자기계발서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노의 가르침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무삭제 완역본 ▲퓨처 셀프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등 도서 베스트셀러 10권 중 4권이 자기계발서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지난 9월 발행된 후 5개월 연속 쿠팡 도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비인기 분야인 철학 도서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두들북 2종 세트 아기상어 + 핑크퐁 ▲아홉 살에 시작하는 똑똑한 초등신문 ▲슈뻘맨의 숨은 과학 찾기 3:엉뚱 도전 속에 숨은 과학 상식(3권) ▲초등 필수 백과 : 초등학생이라면 이것만은 꼭! 등이 유아동 분야에서,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이 소설 분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쿠팡은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코너도 마련했다. ‘이달의 출판사’ 코너는 출판사의 출간 방향과 인기도서를 고객에게 소개한다. 새로 출판하는 신간을 보고 싶은 고객은 ‘화제의 신간’ 코너를 확인하면 된다. 와우회원은 단 한 권만 구매해도 배송비 없이 로켓배송이 가능하다. 이병희 쿠팡 리테일 부문 대표는 “고객들이 각자 필요와 취향에 맞는 도서를 빠르게 찾고 배송받으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2024.03.31 13:51
생활
자기계발부터 여행, 인테리어까지 앱 하나로 해결하는 ‘슈퍼앱’슈퍼앱 이미지 양질의 콘텐츠와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하나의 앱에서 다수의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앱’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슈퍼앱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네카토(네이버·카카오·토스)’ 뿐만 아니라 자기계발, 여행, 인테리어 등 실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인 기업들이 앱 하나로 모든 걸 끝내는 올인원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용자 편의와 만족도 제고를 위해 기존 기능을 고도화하거나 서비스 다각화에 힘쓰는 각 분야별 인기 통합 플랫폼을 소개한다. 통합 배움 플랫폼 ‘클래스101’은 다채로운 분야의 클래스는 물론, 수강 몰입도와 경험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 ‘챌린지’, ‘다짐’ 등 신규 서비스들을 지속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클래스101은 자기계발, 취미, 수익창출, 재테크, 어학, 키즈 등 기존 교육시장에 존재한 콘텐츠 간 장벽을 허물고 25개 상위 카테고리와 140개 하위 카테고리에 속하는 약 5900개의 온라인 클래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선보이고 있다. 업계 최다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누적 수강시간도 계속해서 우상향하고 있는 추세다. 2023년 12월 수강시간 대비 2024년 1월 수강시간은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클래스101은 클래스 제공을 넘어 서비스 만족도와 몰입감을 높이고자 새로운 콘텐츠 개발, 운영 시스템 구축, 서비스 업그레이드, 플레이리스트 및 챌린지 같은 신규 기능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최근 선보인 ‘다짐’은 개인의 배움 목적 및 목표를 꾸준히 실천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기능으로, 기존 출석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개인 목표 작성 및 알림, 성공 시 보상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매월 개인 목표 등록 후 14일 이상 출석 체크를 완료하면 리워드로 뱃지를 제공한다. 목표 달성 후 뱃지를 모으는 재미와 함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 꾸준한 수강을 돕는다. 한편 클래스101은 지난 23일 장전 김유진의 프리미엄 클래스 ‘장사사관학교101 3기’ 모집을 시작했다. 온·오프라인 결합형 클래스 콘텐츠인 장사사관학교101은 별도 수강권을 구매한 101명에게만 김유진 아카데미 오프라인 강의 내용을 담은 101개 VOD 클래스 수강 기회와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피칭데이’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시즌 큰 인기에 힘입어 시작된 이번 3기 클래스는 김유진 대표에게 직접 질문을 할 수 있는 오프라인 Q&A 보너스 세션도 마련됐다. 클래스101 홍보 담당자 서수민 매니저는 “배움과 성장의 여정에 있어서 필요한 것을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양질의 클래스들을 보다 편리하고 재밌게 만나볼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클래스101을 통해 이용자 분들이 즐겁고 유익한 콘텐츠를 꾸준히 수강할 수 있도록 다양한 포맷의 클래스뿐 아니라 몰입도를 높이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통합 배움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 서재’도 플랫폼 내에 특화 서비스를 시작하며 채널 다각화에 나섰다. 지난해 이미 창작·출간 플랫폼 ‘밀리로드’를 선보인 밀리의 서재는 올해 로맨스 웹소설 전문 플랫폼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밀리의 서재는 월정액을 지불하고, 전자기기로 도서를 대여해서 읽을 수 있는 서비스로, 전자책을 포함한 16만권의 독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독서 콘텐츠를 다량 보유하고 있기에 여러가지 책을 접하고 싶은 이용자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챗북, 오디오북, 오디오드라마, 도슨트북, 오브제북 같은 도서 기반의 멀티 미디어 독서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한편 밀리의서재는 새해 독서를 다짐한 밀리의 서재 회원들의 실천을 돕기 위해 독서와 마라톤을 접목한 독서 챌린지 ‘2024 밀리 독서 마라톤‘을 개최한다. 이번 캠페인은 독서 권수와 상관없이 책을 읽겠다는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도록 돕고자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오늘의집’은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 및 커뮤니티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고객 맞춤형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판매 품목을 확대하며 국내 대표 라이프스타일 슈퍼앱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제품 탐색부터 구매까지 이 모든 콘텐츠들을 원스톱으로 자연스럽게 스토어로 연결하는 것이 오늘의집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사용자가 올린 가정의 사진 내 ‘제품 태그’로 부르는 버튼을 통해 스토어로 끊김 없는 진입이 가능하다. 오늘의집은 지난해 커머스 전반의 매출 상승이 중요 역할을 했고 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3C)의 플라이휠을 더욱 단단히 한 것이 성장의 발판이 됐다. 올해는 보다 감도 높은 상품 경험과 개인 취향에 더욱 최적화한 추천(큐레이션)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고객 만족을 계속해서 높여가겠다는 방침이다. ‘마이리얼트립’은 항공, 숙박, 액티비티를 한번에 예약할 수 있는 슈퍼 여행앱이다. 투어·액티비티 카테고리에는 전세계 500개 이상 도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2만개 이상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숙소의 경우 100만개 이상의 셀렉션이 있다. 항공은 국내 전체 항공사 및 주요 외항사 예약을 지원한다. 이처럼 플랫폼 내 다양한 상품군이 세분화되어 있어 맞춤형 상품 제공에 최적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항공, 투어·액티비티, 숙소 등을 회사에서 대량구매(벌크 바잉)하면 가격 경쟁력이 생기고 이를 이용자 취향에 따라 AI로 재조합하면 맞춤형 패키지 상품이 탄생해 여행자가 좋아할만한 상품을 도출한다. 한편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패키지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더불어 아이와트립, 스타트립 등과 같은 플랫폼을 인수하며 가족 여행 시장 및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여행 시장까지 범위를 빠르게 확대해나가고 있다.
손봉석 기자 2024.02.29 05:03
생활
개인도 ‘스핀오프’ 하는 시대···새해 레벨업 고민하는 직장인들 퇴근 후 자기계발새해를 맞아 2024년 10대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힌 ‘스핀오프 프로젝트’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영화, 드라마 등을 즐겨보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스핀오프(Spin-Off)’는 상당한 인기를 모은 기존 작품(본편)에서 따로 나온 작품을 의미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던 스핀오프는 기업의 브랜드, 기술, 조직 관리뿐 아니라 개인의 경력 개발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본업 이외에 자신의 경력을 스핀오프 하려는 직장인이 늘어나며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일명 ‘사이드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성장과 부수입을 원하는 직장인들의 커리어 스핀오프를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하는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서비스를 소개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N잡러’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만큼 국내 성인 직무교육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11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본업 외에 부업을 하는 근로자는 62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동월 수치(58만1000명) 대비 7.6%(4만4000명) 증가한 것으로, 부업 인구가 매년 꾸준히 늘면서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온라인 클래스 구독 플랫폼 ‘클래스101’은 약 5900여 개의 클래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커리어 분야의 클래스는 카테고리별로 다양하게 세분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나 새해에는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과 실천 의지가 높아지는 만큼, 클래스101 서비스 이용도 활발하다. 실제로 클래스101의 누적 수강시간은 지난 2022년 4분기 대비 2023년 1분기에 1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클래스101에서 직장인 직무 및 자기계발 관련 성장을 위한 다양한 클래스 가운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콘텐츠는 ▲커니 <[비전공자도 OK] 용돈 벌어주는 나만의 앱 직접 만들어보기> ▲리송쌤 <코딩 초심자를 위한 모두의 데이터 분석 & 파이썬 입문> ▲스무 <[입문] 실무 프로세스를 따라 직접 만들며 배우는, 스무의 실전 피그마 A to Z> ▲김현경 <기획에서 편집 디자인, 유통까지, 독립출판!> ▲Peter Kim <노션으로 구축하는 삶의 시스템,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나 만들기> ▲김일리 <현직 브랜드 마케터가 알려주는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 ▲두이 <차근차근 배우는 포토샵 툴과 디자인> ▲존코바 <당신도 할 수 있다! 베테랑 실무자가 알려주는 모션그래픽의 모든 것>등이다. 이외에도 최근 론칭한 커리어 분야 클래스로는 ▲노션전문가 이세 <노션으로 환승이직! 직무별 포트폴리오 제작 노하우> ▲정용준 <노코드로 14억 투자 받은 창업자에게 배우는 버블 클래스> ▲Ryan Kim <태블로 실무 : 비즈니스 대시보드 기획과 제작> ▲와캠퍼스 <초보 경리를 위한 하루30분 11일 왕초보 회계 탈출> 등이 있다. 클래스101 홍보 담당자 서수민 매니저는 “스핀오프 프로젝트, 갓생, 자기계발과 성장 등의 키워드들과 함께 올해도 클래스101의 커리어 분야 클래스가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클래스101은 앞으로도 직장인들이 필요로 하는 커리어 및 자기계발 관련 양질의 클래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 업계에서 활약중인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클래스를 개설하고 전문 플랫폼들과 제휴를 맺는 등 콘텐츠 확장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출퇴근용 영어 공부 앱’으로 입소문을 탄 서비스가 있다. 2019년 출시한 이팝소프트의 인공지능(AI) 기반 영어 학습 앱 ‘말해보카’는 AI로 사용자 수준에 맞춰 영어 단어·문법 학습을 돕는 앱이다. 간단한 퀴즈, 게임 형식을 활용해 짧은 기간, 높은 교육 효율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직장인들 사이 큰 인기를 얻으며 사용자 증가와 함께 매출도 급성장했다. 지난해 1월 누적 다운로드 수 300만 건을 돌파했고, 상반기에만 83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말해보카는 일상적인 단어부터 영어 논문 표현까지 약 280만개의 어휘를 수집했으며, 이를 사용 빈도에 따라 정렬해 효용성을 높였다. 또한 AI 기능을 통해 사용자 레벨을 진단해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단어를 가장 낮은 레벨부터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해 ‘맞춤형 갓생 루틴’ 설정에 최적화된 학습 앱이라 할 수 있다. 국내 1위 오디오북 서비스 ‘윌라’도 직장인들의 자기계발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나섰다. 실제로 윌라에서는 많은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에 오디오북 콘텐츠를 이용한다. 윌라는 자기계발과 직무 역량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갓생’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오디오북 5종과 클래스 3종 등 맞춤형 콘텐츠를 선별했다. 직장인들을 위한 자기계발 분야 오디오북 5종은 ‘일머리 문해력’, ‘회사에서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요?’, ‘몰입 (합본 에디션)’, ‘모든 일은 센스로 시작합니다’,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 등이다. 직접 수강하며 직장 생활 내 문제 해결과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윌라 클래스 3종으로는 ‘나는 왜 집중하지 못하는가’, ‘당신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말을 못하는 겁니다’, ‘평범한 우리들이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 등을 제안했다. 한편 윌라는 지난해 11월 전자책 서비스 출시로 오디오북, 전자책, 웹소설, 클래스까지 아우르는 토탈 독서 솔루션으로 진화했다. 이로써 구독자들이 독서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부터 자기계발까지 윌라 앱 하나로 한 번에 즐길 수 있게 됐다.
손봉석 기자 2024.01.10 04:05
사회 김진호의 ‘웰빙-우파와 대형교회’
[김진호의 ‘웰빙-우파와 대형교회’](11) 자기계발의 시대 ‘성(性)으로 성(聖)하라’많은 교회들은 ‘결혼예비자학교’ 등과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들을 무수히 만들었다. 성(性)이 부부 간의 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이들인 만큼 여기서 성(性)과 성(聖)의 해석은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9년 한국개신교계에는 이상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라는 책을 둘러싼 외설, 이단 논란이었다. 그리스도인 부부의 성(性)에 대한 ‘도발적’(?) 표현들이 많은 데다, 그것을 통한 신앙의 성숙을 논하는 책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물론 그 당시의 사회적 상식에서 이 책이 외설 시비가 붙을 만한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 시기상으로는 60여년 전에 출간된 것이지만 내용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도발적인 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온 지도 10년이나 지났고, 영화 의 한국 상영도 2005년에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출간된 그 해였다. 외설과 이단 논쟁 저자가 자발적으로 책을 절판시켰으나 이 논란은 이듬해까지 계속되었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가 끼어들어 ‘반기독교적 음란서적’으로 규정하기까지 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의 추천자로 한기총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이는 이 책을 비판하는 자들의 배후에 세간에 구원파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유병언씨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외설 논쟁이 이단 논쟁으로 비화된 것이다. ‘그들만의 전쟁’을 밖에서 보면 논리도 뜬금없고 그 과장된 반응이 터무니없어 보인다. 하지만 많은 개신교 지도자들에게서 성을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당혹스러운 문제인지를 이 사태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한기총과 그 주변의 개신교도들과는 달리, 개신교의 다른 한편에서는 류의 책과 프로그램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있었다. 성(性)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이야기하고 그것을 성찰하는 것이 신앙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일단의 기독교 전문가들은 이러한 활동을 ‘가정 사역’의 주요 항목으로 간주하였다. 한국 최초의 가정 사역 전문가는 1976년 활동을 시작한 양은순씨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정 사역 전문가와 단체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는 대략 2000년대 초부터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이들의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대중이 폭넓게 등장했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실직자들.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외에는 가장들의 실직이 이어지면서 무너지는 가정이 늘어났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대형교회의 가정 사역은 보수적 가족주의를 재구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나는 이 대중의 정체를 ‘주권교인’과 연결시킬 수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 논란에서 시사되듯 많은 교회와 목사들은 여전히 성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니 대다수 개신교 신자들이 교회로부터 성(性)에 대한 실제적인 신앙적·신학적 안내를 받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한데 신자들의 수평이동 현상이 만연하게 되면서 이들 떠돌이 신자는 교회가 알려주지 않은 수많은 정보들과 해석들에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치 대선후보를 그이들의 정책과 이미지를 검토하면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주권적 시민들처럼, 그런 이해와 정보에 부합하는 교회를 선별 방문했다. 이런 과정에서 그들은 점점 ‘주권신자’가 되어갔고, 일부 진취적인 대형교회들은 주권신자화된 이들의 관심에 부합하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수평신자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성에 대해 철옹성 같던 교회의 경계 언저리를 떠돌던 ‘주권신자’들은 과감한 성적 표현들을 이야기하면서 철학과 예술을 논하고 대중문화를 체험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에 더 많이 노출되었다. 하여 그들은 신앙을 성과 적극적으로 연관시켜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의식에 직면했다. 바야흐로 기독교 가정 사역 전문가들이 주관하는 프로그램들이 크게 환영받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바로 2000년대 무렵이었다. 가정의 위기가 심각하게 체감되는 시기 그때는 한국 사회에서 가정의 위기가 심각하게 체감되기 시작한 때였다. 바로 외환위기 직후다. 당시 무수한 가장들이 일터에서 퇴출되었다. 다행히 살아남은 이들은 생존을 위해 더 불리한 노동상황을 받아들였다. 집은 더 이상 쉼터가 아니었다. 많은 이들은 직장에서 못 다한 일과 터질 듯이 쌓인 스트레스를 품은 채 귀가했다. 전업주부인 많은 아내들은 결혼으로 단절된 경력 탓에 매우 열악한 조건의 노동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가열된 생존경쟁 상황은 학교까지 이어졌고, 자녀들은 거의 학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교육체계 속으로 휘말려 들었다. 중상위계층은 그나마 형편이 나았다. 아니 실은 이 시기에 사회 양극화가 급박하게 심화되었고, 유리한 계층은 훨씬 더 유리해졌다. 그러나 그렇게만 이야기하는 건 너무 외면적 평가일 뿐이다. 그 상황을 더 유리한 기회로 맞은 이들도 마치 아슬아슬한 얼음판 위를 걷듯 불안했다. 자신이 잘못할 경우 신자유주의 시스템은 무자비한 보복을 가했다. 또 개인의 잘못과 무관하게 재앙이 닥치는 일도 허다했다. 사회안전망은 애초부터 없었으니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자신과 가족의 안전망을 가설하기 위해 더 안달하며 일했다. 책 표지. 이런 사회적 재앙의 시기에 가족이 한층 심각해진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 더욱이 그 시기는 민주화의 시대였다. 가족 구성원 모두 평등한 주권을 가진 존재라는 자의식이 한층 발전하고 있었다. 게다가 소비사회로의 변화가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까지 약자이기만 했던 아내와 자녀들은 가족 내의 권력투쟁에서 유리한 자원을 보유하게 되었다. 소비자로서의 트렌디한 감각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제 아내와 자녀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회적 주권의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가족 내에서 민주주의적 타협과 대화의 전통이 성숙하기 전에 가족 구성원들 각자는 주권의지가 급상승했다. 하여 2000년대 가정은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한 쟁투의 현장이었다. 아내의 반란은 드셌고, 심한 스트레스에 피로도가 치솟던 남편과 아내의 대화 능력은 퇴화했다. 부부싸움이 많아졌고 이혼율이 급증했다. 자녀들은 집에서 잦아진 엄마와 아빠의 전투를 본다. 집밖, 학교와 학원에서는 치열한 학업경쟁의 시스템이 태풍처럼 몰아닥쳐 몸이 광풍에 휘말려버렸다. 그 언저리에서는 또래집단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문화가 그들을 휘감고 있다. 이것은 자녀들의 가출과 자살 비율이 급증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가족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대하는 태도가 양분되었다. 사회적으로 보다 불리한 계층은 무너지는 가족을 관리할 여력조차 없었다. 거의 무방비로 가족 해체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보다 유리한 계층은 새로운 생존비용 항목을 추가해야 했다. 그것은 가정회복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경제적이고 심리적인 비용이다. 그리고 그런 중상위계층의 가정회복 프로그램이 가장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곳의 하나는 몇몇 대형교회였다. 가정 사역 프로그램은 대형교회 캐릭터화의 하나의 주요 항목이었다. 의 외설 및 이단성을 고발하는 9개 평신도 단체들의 기자회견 사진(왼쪽). 성서 해석의 위험성을 다루는 학자들의 포럼 사진(오른쪽). / 김진호 제공 대형교회적 성 관리 체계와 웰빙우파 부부의 성을 다루는 가정 사역은 떠돌던 주권교인들이 정박지를 찾는 하나의 조건이 되었다. 몇몇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부부의 성에 관한 거의 상시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주로 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그것을 신앙화하는 집단 프로그램이었다. 그 신앙화 담론의 골자는 성(性)을 잘 관리함으로써 성(聖)의 체험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성(性)의 관리를 신앙과 연계시키는 건 꽤 유효했다. 특히 많은 남편들은 성(性)의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그것은 동시에 ‘새로운 가족주의’를 낳는 요인이 되었다. 청빈론에 의지해서 과시적 소비를 지양하고 검약한 소비를 실행에 옮기려는 삶의 태도와 함께, 성(性)을 부부 간의 것으로 환원시키려는 신앙운동이 교회에서의 보수적인 웰빙적 가족주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러한 성(性) 관리 프로그램은 부부만이 아니라 예비부부에게도 유효했다. 많은 교회들은 ‘결혼예비자학교’ 등과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들을 무수히 만들었다. 성(性)이 부부 간의 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이들인 만큼 여기서 성(性)과 성(聖)의 해석은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가정 사역의 목표는 보수적 가족주의의 재구축에 있었다. 실제로 교회와 그리스도의 관계에 관한 교회주의적 서사는 이러한 보수적 가족주의를 모델로 하고 있었기에 위기에 빠진 가족의 재건은 교회에 너무나 중요한 과제였다. 이때 보수주의적이란 성(性)을 부부 간의 문제로 국한시키는 것과 전통적인 이성애적이고 남성 우월적인 성 역할체계를 고수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한편 교회 청년들에게도 성(性)을 관리하는 문제는 중요했다. 특히 대형교회의 대학부와 청년부는 거대한 결혼시장의 기능을 하고 있었으니, 청년들은 성에 관한 교회적 규율체계를 민감하게 수용하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여성의 성적 규율장치 항목은 의복과 관련이 있다. 한때 기독교 의류 쇼핑몰에서 ‘사랑의교회 스타일’이라는 패션 항목이 있었다. 단정하고 수수하며 여성스러운 원·투피스 패션이 교회 여성들 복장의 모범형으로 소비되었던 것이다. 반대로 짧은 치마나 깊게 파인 브라우스, 화려한 액세서리와 화장, 성별 이분체계에 반하는 보이시한 복장 등은 환영받지 못했다. 이때 여성의 복장이 의식하는 시선적 주체는 그녀 자신이 아니라 부모세대 교인들이다. 그들은 ‘잠재적 시부모’이기 때문이다. 이 복장이 그들 잠재적 시부모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남편과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여자’라는 것이다. 한편 남자청년의 성을 규율하는 상징어는 ‘교회오빠’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유능한 남자라는 메시지가 그 어휘와 얽혀 있다. 여기서도 성(性)을 통한 교회주의적 신앙담론의 지향점은 가족이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이성애주의적 남자와 여자, 부모와 자녀, 전통적 가족이 위기에 처한 시대에도 이들의 보수주의적 조화를 통해 구현된 ‘신성가족’의 출현, 그것을 통한 위기사회의 극복과 재구축, 그것이 교회 사역자들과 많은 ‘주권교인’들을 공조하게 하는 대형교회적 동맹의 가족 이데올로기다.
2016.09.13 09:57
사회 김진호의 ‘웰빙-우파와 대형교회’
[김진호의 ‘웰빙-우파와 대형교회’](9) 자기계발의 시대 신자유주의적 귀족교육이 대놓고 신자유주의적 성공주의를 드러내고 있다면, 이러한 날것 상태의 자기계발주의와는 달리, 많이 ‘조리된’, 하여 그 욕구를 보다 승화된 양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교육운동이 대형교회 대안학교운동이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사람들은 당황했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것이 그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물음이었다. 대답은 하나다. 적어도 그 시대에는 여러 가치관에 따른 다양한 답을 이야기할 여유가 없었다. 단지 하나만이 절박하게 요청되었다. 돈, 돈을 벌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무렵 출판계에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그러한 추세는 이후 거의 10년 동안 서점가를 휩쓸었다. 이른바 ‘자기계발서’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이전까지 가장 높은 판매부수는 단연 소설 분야의 것이었고, 몇몇 소설가들은 밀리언셀러 작가로 등극했다. 그런데 2000년대에는 자기계발서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였다. 놀랍게도 2000년대 베스트셀러 20권 중 무려 10권이 자기계발서들이다. 기독교 출판계도 예외가 아니다. 1999년 번역되어 출간된 가 그 신호탄이었다. 이 책은 2년 만에 무려 27쇄, 20만부 이상 팔렸다. 이후 수많은 기독교 자기계발서들이 쏟아져나왔다. 특히 2006년 번역 출간된, 미국 최대의 메가처치 레이크우드 교회의 담임목사인 조엘 오스틴의 책 은 기독교 출판물 중 최대의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또 미국에서 가장 특징적인 메가처치인 새들백 교회 담임목사인 릭 워렌의 책 시리즈도 밀리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한국인 저자 김동환의 책 의 판매량도 수십만권에 달했다. 2006년대 중반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출간됐다. 기독교 출판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6년 한 대형서점의 자기계발 코너 / 경향신문 자료사진 20만부 이상 팔린 이 책들은 거의 모두 ‘성공’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돈을 벌 수 있게 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관한 것이다. 이 시기 자기계발서들에 대한 주목할 만한 비평서인 에서 저자 이원석은 이 공통점에 대하여 “바깥의 사회구조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자기 자신을 주목하도록” 만드는 신화들이라고 좀 더 분석적으로 이야기한다. 즉 자기계발서들이 주장하는 성공 비법들은 개개인의 자기계발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하여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개개인은 능동적으로 자기를 쇄신해야 한다. 그런 쇄신은 무한히 가능하고, 그 쇄신에 따라 성공이 실현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이가 남자건 여자건, 부자건 빈자건,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사회적 범주가 어떠하건 상관없다. 쇄신은 사회적 규정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노력에 좌우된다. 즉 자기계발은 철저히 개개인의 문제다. 한데 흥미로운 것은 자기계발은 개인적으로 수행되지만, 그 내용은 사회가 이미 규정한 것이라는 점에 있다. 즉 자기계발은 사회가 정한 원리에 따라 개개인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규율하는 수행과정을 의미한다. 이때 사회가 정한 원리란 크게 보면 신자유주의적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자기계발은 신자유주의적 삶의 수행법이며, 신자유주의적 인간의 자기 관리법이다. 지난 글에서 우리는 교회들의 배금주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것은 이 시기 자기계발서들 속의 신자유주의적 원리가 여과되지 않고 적나라하게 표출된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날것 상태의 신자유주의적 양상으로서의 배금주의는 동시대 기독교 출판물들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인 저자 김동환의 “서울대 출신 최강의 국·영·수 선생님들이 ( )에서 뭉쳤다.” 여기서 괄호 안에 들어갈 문구는 무엇일까? 참고로 이 전단지에 들어간 다른 문구들은 이렇다. “강북 강남 통틀어 이렇게 막강한 선생님들이 한꺼번에 모인 학원은 찾기 어렵습니다.” “수준별, 실력별, 맞춤식 학습을 통해 확실한 실력 향상을 목표로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정답은 ‘장안평 다니엘비전학원’이다. 모두가 예상한 대로 학원 광고다. 그런데 핫한 학원가로 유명한 대치동도 아니고 분당 정자동도 아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잘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다. ‘다니엘’이니 ‘비전’이니 하는 표현으로 봐서는 기독교 냄새가 풀풀 난다.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이 섞여 있다. 이 학원은 장안평이라는 지명에서 드러나듯이, 고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학원이 아니라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기숙학원이다. 흥미로운 것은 새벽 5시10분에 예배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 세 번의 기도와 예배를 통해 철저한 신앙훈련을 하는 곳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신학대학 입시학원이 아니라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입학을 목적으로 하는 입시학원이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무료학원이라는 점에 있다. 원장은 의 저자 김동환이다. 서울대 종교학과 출신이고 전교 수석 졸업자로 알려졌다. 그가 이 학원에서 문제아인 청소년들을 SKY대학들에 입학시켰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것은 그가 창안했다는 공부법인 ‘다니엘 학습법’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을 야기시켰다. 입학 문의가 속출했다. 이에 중상위층 학생 대상의 유료학원을 만들려 했다가 재정 투명성 문제로 실패했다. 그렇지만 책은 전국 도처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그는 전국의 무수한 대형교회들을 돌면서 강연을 했다. 또 다니엘 학습법을 주제로 하는 무수한 수련회를 이끌었다. 즉 장안평의 기숙학원은 소문의 진원지일 뿐이다. 다니엘 학습법 신드롬은 전국적 현상이었고, 특히 대학입학을 꿈꾸어도 좋을 중상위계층에서 더 열기를 띠었다. 이는 자기계발서 현상이 단지 독서행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삶 전체가 투입된 실천적 수행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사례에 속한다는 것을 뜻한다. 다니엘비전학원 전단지에 의하면 “21세기 다니엘 같은 하나님의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다니엘 학습법’의 목표다. 즉 ‘21세기 크리스천 인재 양성’, 그것이 바로 ‘다니엘 학습법’으로 표상되는 신자유주의적 기독교 입시교육 신드롬의 지향점인 것이다. 다니엘비전학원 광고지 김동환은 기숙학원을 통해서 다른 교육, 즉 공교육의 교육과정 전체를 대체하고자 했다. 국·영·수 세 과목의 ‘입시교육’과 예배와 기도라는 ‘종교교육’으로 구성되는 입시 맞춤형으로 축소된 교육과정으로, 크리스천 인재를 양성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 대놓고 신자유주의적 성공주의를 드러내고 있다면, 이러한 날것 상태의 자기계발주의와는 달리, 많이 ‘조리된’, 하여 그 욕구를 보다 승화된 양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교육운동이 대형교회 대안학교운동이다. 1990년대 말 이전까지 개신교계 대안학교들은 크게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났다. 첫째는 장애인학교 같은 특수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대안학교이고, 둘째는 일종의 진보적 가치의 대안교육운동으로, 입시중심 교육에 반대하는 생태주의나 사회공동체주의적 대안학교다. 그리고 셋째는 근본주의적 신앙에 기반을 둔 홈스쿨링 운동이다. 이 세 가지 대안학교들은 모두 주류사회의 질서에서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벗어난 교육운동의 성격을 띤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 개신교계에는 특히 대형교회가 주도하는 새로운 대안교육운동들이 활기를 띤다. 귀족교육으로서의 자기계발적 수행법 이 시기에 대형교회들이 대안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이렇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종교계, 특히 개신교계 사립학교의 종교교육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거세졌다. 나아가 종교계 사학법인들의 비민주적 재단 운영에 대한 사회적 검열의 요구도 빗발쳤다. 여기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교회학교도 문제였다. 이때 대형교회의 대안교육에 대한 관심은 두 가지 문제제기가 결합된 양상으로 나타났다. 하나는 민주주의적 사회론의 기조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였고, 다른 하나는 교회 사학 운영의 전근대성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이 두 문제제기가 수렴되는 지점에 ‘21세기 글로벌 시대 크리스천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가 있다. 즉 민주주의적 사회론의 평등주의나 사학 운영의 전근대성의 공통된 문제점은 현행의 교육제도가 사회를 이끌어갈 엘리트의 양성을 방해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하여 기독교가 주도해서 엘리트 교육을 위한 대안적 교육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2000년대 대형교회들이 주목했던 대안학교운동이다. 2000년대 베스트셀러였던 기독교 자기계발서. 그런데 다니엘 학습법이 개발자 개인의 교수법에 의존하고 있다면, 대형교회의 대안학교운동은 좀 더 제도적이고 시스템적 체계를 중요시했다. 즉 신자유주의 시대의 엘리트로 성장하게끔 하는 제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장치들이 활용되는 교육기관으로 기독교계 대안학교가 부각된 것이다. 그러므로 개발자 개인의 창의적 교수법 외에는 별다른 자원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전자와는 달리, 후자는 인적·물적 자원이 기존의 공교육보다 훨씬 더 풍부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다. 이는 막대한 인적·물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그 자원을 활용하는 데 있어 지지부진한 논의과정을 거의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형교회에 가장 용이한 것이었다. 더구나 자녀교육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강남·강동·분당의 중상위계층이 대대적으로 결집된 이 지역의 대형교회들에겐 교인들의 필요에 대한 맞춤형 기획인 측면도 강했다. 하여 대형교회들의 대안학교운동은 일종의 귀족화 교육의 측면을 지닌다. 그것은 명문대학 입학뿐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글로벌 시대에 맞는 국제적인 인재의 자격을 갖추게 하는 총체적 교육을 추구하는 학교라는 것이다. 유·초년 교육기관에서부터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까지 다양한 대안교육기관들이 속속 설립되었고, 그 학비는 일반 교육기관보다 훨씬 높았다. 단, 교인들에게 입학의 특전이나 학비의 특전을 주는 경우가 많아, 이런 교육운동은 일종의 선교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지역사회에 대중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일이고, 그들을 교인화하기에도 용이하며, 교인들의 결속도를 높이는 방법이기도 했던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귀족학교들은 배금주의나 성공지상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사실 다니엘학습법처럼 가난한 학생들에게 성공욕구를 부추기는 교육과는 달리, 처음부터 풍요로운 학생들에게 성공이란 삶의 최종 목적이 아니다. 성공도 격조 있게 이룩되어야 한다. 풍요를 위임받은 자가 격조 있게 재산을 관리하는 청부론처럼, 귀족적 대안교육은 성공도 품격을 필요로 하는 삶의 요소임을 강조했다. 신앙은 바로 그러한 품격 있는 성공의 준거다. 하여 귀족적 대안학교의 신앙은 웰빙적 자기계발의 수행법인 것이다.
2016.08.22 17:33
사회 한국 테크노 컬처 연대기
[한국 테크노 컬처 연대기](9) 산업전사 ‘기능공’들의 자주적 자기계발금오공고 출신이나 기능올림픽 출신들이 훌륭한 기능공으로서 활약을 했다면 이들이 기능훈련을 함에 있어 단순히 손끝기술이 아닌 스스로 해결하는 문제대처능력을 연마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1973년의 일이었다. 아버지를 여의고 고등학교 진학이 여의치 않았던 김진묵은 국가가 전액 장학금을 제공하는 금오공고에 입학원서를 냈다. 담임선생은 이 학교가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설립했으며, 군대도 면제가 된다고 말해주었다. 이곳에서 정확히 무엇을 교육받아야 하는지는 몰랐다. 3년간 전교생이 기숙생활을 하며, 공업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운다는 정도만 알았다. 입학하는 날,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 소총부터 받았다. 열여섯 소년은 난생 처음 총을 만져보았다. 배정받은 생활관에 가보니 군대식 내무반이었다. 6시에 기상하여 운동장 점호를 받고, 오후 9시면 점호 후 취침했다. 수업 간 이동할 때도 오열을 맞추고 다녔다. 금오공고는 6만3000평 부지에 지어져 전자현미경, 금속 제련을 위한 전자로같이 당시로서는 첨단설비를 교내에 들였다. 이 값비싼 설비를 지킨다고 아이들은 군인처럼 보초를 섰다. 이곳은 고등학교가 아니라 군대에 더 가까웠다. 금오공고생들은 왜 이런 교육을 받게 된 것일까? 1973년 1월 박정희 대통령은 중화학공업에 중점을 두고, 이를 위해 전국민의 과학화 운동을 전개하자고 주장했다. 중화학공업 진흥계획은 겉으론 산업구조개편이지만 한편으론 방위산업의 해외의존을 줄이고, 자주국방력을 획득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했다.(, 1973.1.12. 1면) 산업계와 군대가 주문한 동양 최대 공고 1960~70년대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서 자본과 원자재 및 기술을 들여와 대기업 주도하에 국내의 값싸고 우수한 노동력으로 가공하여 수출하는 경제구조였다. 이때 중요한 것은 숙련된 노동자였다. 자동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전이었기에 제품의 완성도는 마지막에 볼트 하나를 조이거나, 기계로 가공을 하는 노동자의 역할에서 좌지우지되었다. 그 동안의 산업구조가 저숙련 노동만으로도 버틸 수 있는 경공업 위주였고, 노동자의 숙련도를 마땅히 연마할 교육시스템도 노동시장도 없는 상태로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정작 현장에 필요한 숙련 노동자를 찾기 힘들었다. 한국은 기술이나 기계는 원조나 차관으로 도입할 수 있지만, 이를 제대로 운용할 인력이 없다는 문제에 봉착했다. 재계를 비롯해 관료들은 중공업 위주의 산업개편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기능공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1965년 김종필 민주공화당 의장은 청소년들에게 기능 습득 의욕을 불어넣고, 국가 근대화 작업에 동참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기능올림픽 참가를 모색했다. 한국은 1967년부터 기능올림픽에 참가하기 시작한다. 당초 금오공고는 엘리트 기능공 배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학교였다. 1973년부터 시작될 중화학공업화 추진계획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1년에 약 5만명가량의 기능공이 배출되어야 했다. 곳곳에 공고와 직업훈련소를 개원했지만 모범이 될 만한 교육기관이 필요했다. 여기에 동양 최대의 공고를 만들겠다는 통수권자의 의지가 더해졌다. 이 기획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은 한일협력기금을 사용했다. 금오공고 학습현장. 대한뉴스 필름. 1972년 2차 방산육성회의에서도 군의 과학화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중장비 계열의 군무기를 유지·보수할 수 있는 기술병 부족을 해결해야 했다. 당시 오원철 수석은 1874년에 나폴레옹이 설립했다는 군 기술관료 교육기관,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견학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종래 구상하고 있던 기술교육학교를 군사적 목적으로 전환할 것을 결정했다. 엘리트 기능공을 군이 먼저 사용하고, 후에 산업계로 돌려주면 된다고 판단했다. 학생들이 이런 사정을 알고 있을 리 없었다. 어린 나이에 예고 없이 접하는 군사문화는 충격적이었다. 금오공고의 슬로건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정밀도는 국력이다’, 다른 하나는 ‘정성, 정밀, 정직’. 자원이 없는 나라에 유일한 자원은 사람밖에 없었고, 그 사람의 가치는 정밀함에서 나온다는 신념이었다. ‘정성’을 다해 ‘정밀’해지는 일이 곧 ‘정직’이라는 기묘한 등식마저 강요받았다. 정밀함은 외부적으로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의 표출이며, 내부적으로는 정직함의 척도였던 것이다. 나아가 기능정신은 그것이 야기하는 합리적 사고, 과학적 엄밀함의 훈련으로 확장되어 갔다. 기능올림픽의 항목별 채점 비중은 다음과 같았다. 정밀도 75%, 디자인과 기능도 10%, 순서와 공구사용법 5%, 재료의 경제성 5%, 시간 5%. 정밀함은 기능의 핵심이었다. 좋은 대우를 약속받으며 전국 각지에서 뽑혀온 전문교사들은 자부심이 대단했다. 교육 강도도 대단히 높았다. 하지만 교사라고 해서 기술교육을 제대로 받은 세대는 아니었다. 그들은 밤을 새워가며, 원서로 된 기술서적을 읽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전교생 전원이 2급 기능사 자격을 땄다. 그런데 1기생들이 졸업할 즈음 RNTC(부사관학교)제도가 도입되어, 졸업생들은 5년의 부사관 생활을 해야 했다. 졸업하면 군대를 면제받을 줄 알았던 아이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때문에 자퇴를 결정한 아이들도 있었다. 다수는 순순히 국가의 부름에 응했다. 국가가 제공한 고급 무상교육에 의무로서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군은 무기운용 기술병의 수준이 낮아 어떤 부분이 고장이 나면 파트별 부품을 통째로 교환하는 방식으로만 장비를 운용했다. 하지만 금오공고 출신 기술하사관들이 들어오면서 간단한 고장은 직접 뜯어 고치는 방식으로 문화가 바뀌었다. 기능올림픽을 대하는 한국의 승부 집착 금오공고는 군에 기술인력을 대거 제공하는 동시에 단일 학교로서는 기능올림픽에 나가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학교로 유명해졌다. 사실 기능올림픽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더 특별한 교육을 받았다. 졸업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선택된 이들만이 교내의 첨단 기계 사용을 허락받고 전담교사에게 개인지도를 받으며 기능올림픽을 준비했다. 당시 기능올림픽에 나가 실력을 겨루던 세 교육기관이 있었다. 정수직업훈련원과 금성사, 그리고 금오공고였다. 세 기관은 각기 성격이 조금 달랐다. 애초에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받았고, 그 안에서도 또 엘리트 교육을 시켰던 금오공고와 달리 정수직업훈련원은 중졸 학력으로 갈 데 없는 학생들이 마음을 잡고 기능을 배우는 곳이었다. 육영수 여사가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해외 미국학교병원’ 프로그램의 원조자금으로 설립했다. 정수직업훈련원의 한 교사는 기능교육보다 학생들의 여린 마음을 잡아주는 일이 더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곳은 전자, 기계, 금속, 판금용접, 주물목형 등 5개 부문 교과목만이 개설되었던 금오공고와 달리 목공예와 자수 등 전통적 손끝기술에 가까운 교과목도 개설하였다. 원생들은 기능올림픽에서 자수나 양복, 목공 분야에서 큰 활약을 했다. 참고로 양복은 그 전부터 유일하게 한국이 내리 11회 메달을 딴 종목이었다. 금성사는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기능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기관이었다. 1971년 제20회 기능올림픽에서 은메달 3개를 최초로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여러 개의 메달을 차지해 기능인력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과시하였다. 대기업 주도하에 자신들에게 당장 필요하고 실용적인 기술을 연마시켰다. 기능올림픽에서 활약한 세 교육기관은 각기 대안교육과 품질관리, 군사기술에 방점을 찍고 있어 각자 개성적인 분위기가 있었다. 기능올림픽은 편의상 올림픽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 국가 간 경쟁을 염두에 두고 만든 행사가 아니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스페인은 근로청소년의 사상 악화와 부랑화 방지대책의 하나로 1947년에 국내기능경기대회를 개최했는데, 그 후 1950년 포르투갈이 참가해 24명의 양국 선수가 마드리드에서 기능을 겨룬 것이 2회다. 이후 1953년 프랑스, 서독, 스위스, 영국, 모로코 등이 합류해 본격적으로 7개국 국제대회가 되었다. 취지는 기능실력을 겨루기보다는 그 나라의 평균적인 기술문화를 가늠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축제 같은 것인데, ‘경기’에 방점을 찍은 한국 선수단은 우승의 압박감을 안고 참가했다. 기능올림픽 제패는 국가 성공의 바로미터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더욱 매달렸을까? 한국은 1977년을 시작으로 1991년까지 무려 9연패의 업적을 달성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경기를 거의 이미 포기한 독일 선수가 퇴장하지 않고, 이리 저리 디자인을 구상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승패와 상관없이 자신의 궁금증을 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그 나라 평균수준의 기능문화를 대변하고자 온 것이지, 뛰어난 기능공으로서 참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선수들은 승부에 목을 걸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와 이들을 비교해 위화감을 느꼈다. 기능올림픽 4연패 기념 카 퍼레이드 장면. (, 1981.7.1. 12면) 기능공을 홀대하는 사회 분위기 기능공들이 산업전사로서 복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장이’에 대한 비하인식에서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1977년부터 1981년까지 기능올림픽에서 한국선수들이 연거푸 네 번 종합 1위를 하자 미래에는 “여대생이 기능공을 신랑으로 맞이할 것”이라고 전두환 대통령이 축사했다.(, 1982. 7. 1. 2면) 일가족이 모두 기능공인 가족의 이야기가 신가족의 모델로 다뤄지기도 했다.(, 1982. 6. 12. 7면) 하지만 정작 메달리스트 당사자들의 인터뷰에선 자신들을 메달메이커로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불만이 표출되었다. 기능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생긴 3~4년의 현장공백을 채워줄 어떤 사회적 장치도 없으며, 더군다나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 그 모든 희생을 선수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메달메이커보다는 우수기능인 대우를”,( 1981. 7. 4. 9면) 정부는 메달리스트에 대한 포상금을 높이고, 연금해택도 약속했지만 기능공에 대한 사회적 위상은 그리 높아지지 않았다. 금오공고의 기술하사관 배출과 기능올림픽 제패의 성과가 곧바로 한국 산업계에 큰 영향을 줬다고 보는 해석은 지레짐작에 불과하다. 실상은 정반대다. 금오공고 출신 기술하사관의 경우 당시로서는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상태였지만, 하급 부사관 수준의 일만을 맡게 해 인력을 낭비했다. 게다가 무려 5년이나 군장비만을 다뤄왔기 때문에 정작 민간에서 쓰이는 기술에 무지한 경우가 많았다. 마찬가지로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경우도 그들이 연마한 것이 오직 대회 입상을 위해 특화된 기능이었기에 산업전선에 곧바로 써 먹을 만한 것이 되지 않았다.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 중 일부는 자기 기능직종이 아닌 분야에서 일했다. 금오공고 출신이나 기능올림픽 출신들이 훌륭한 기능공으로서 활약을 했다면 이들이 기능훈련을 함에 있어 단순히 손끝기술이 아닌 스스로 해결하는 문제대처능력을 연마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이 시기 명장들은 35.7%가 독학을 통해 배웠다고 한다.(조성재 외, , 2013) 꽤나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들의 산업전사로의 활약이 어떤 외부의 도움도 아닌 고스란히 자기 원동력에 기초해 가능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전수받을 기술도 스승도 마땅치 않은 상태에서 자가 발전했던 1970년대 한국의 숙련공들은 개념상으로 손재주꾼(craft)과 기술자(engineer) 사이에 있었다. 대졸사원들이 매뉴얼을 엉성하게 번역해오면 현장의 기능공이 직접 적용해 보았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체계를 세우고, 현장에서 빠르게 기술을 습득했다. 특히 경험에서만 얻을 수 있는 날 것 그대로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숙련공의 역할이 컸다. 그들이 증언하는 데이터를 다시 기술로 흡수하는 과정이 자주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첫걸음이었다. 기능공 중 일부는 전문대학에 진학하여 전공교수와 논쟁을 벌이는 실력을 갖춘 경우도 있었다. 1960~70년대 한국의 산업구조 속에서 ‘기능공’은 당장 외국의 기계를 정밀하게 운용하기 위해 숙련노동을 제공하는 자로서 기획되었다. 이들은 국가나 기업의 체계적 교육을 받고 정밀한 노동력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들이 단순히 국가의 지략 속에 배치된 기능공에 멈춰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기능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끊임없는 자기계발의 노력을 보여주었다. 다소 비하 뉘앙스까지 섞여 있는 ‘기능’은 실은 손으로 자유롭게 뭔가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들은 기계에 의해 닦달된 인간이 아니라 기계를 닦달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 사람들이었다.
2016.02.29 17:09
문화/과학
기존의 자기계발과 뭐가 다른가올해의 베스트셀러 는 “세계란 다른 누군가가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힘으로만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철저하게 개인의 변화를 강조한 이 책은 자기계발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경쟁’을 거부하고 공동체 감각에 근거한 ‘수평관계’를 지향하는, 시장원리를 넘어선 개인을 상정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자기계발담론과는 차이가 있다. 자존감은 두 가지 방향에서 형성된다. 에서 심리학자 내서니엘 브랜든은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에 의해서라고 말한다. 내적 요인은 개인의 내면에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외적 요인은 환경이다. 부모, 교사 등 의미 있는 타인부터 조직, 집단, 문화, 사회 모두 자존감을 형성하는 외적 요인이다. 내서니엘 브랜든의 진단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 외적 요인의 역할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대에는 자신의 정체성과 능력, 가치를 분명히 아는 강인한 자기가 필요하다. 문화적 합의는 무너졌고, 중요한 역할 모델은 찾을 수 없다…. 외부에서 안정을 찾을 수 없다면 스스로 자기 내면에서 만들어야 한다.” 외적 요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개인은 자존감을 형성하기 위해 스스로 강해지는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한국사회는 왜 ‘용기’가 필요할까 ‘강인한 자기’에 대한 열망은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다. 올해의 베스트셀러는 다. 80만부가 넘게 팔렸다.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가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을 소개한 책이다. 를 시작으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다룬 도 인기를 얻었다. 한국 사회에는 왜 아들러가 말하는 용기가 필요했을까.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아들러의 심리학 그 자체보다 책 제목인 ‘미움받을 용기’가 한국 사회 대중의 정서를 콕 찍어낸 것 같다. 갑을관계 등 한국 사회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책 제목이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 를 시작으로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 대형서점 심리학 코너 / 박송이 기자 아들러 심리학은 살면서 직면하는 갖가지 문제들의 원인을 개인의 ‘용기’ 부족 때문이라고 말한다. 책 제목인 ‘미움받을 용기’도 같은 맥락이다.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어. 상사라는 인간이 사사건건 딴죽을 거는 데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인정해주기는커녕 얘기조차 들어주지 않네. 하지만 그 상사에게 인정받는 것이 자네가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일인가? 회사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게 일은 아니지 않은가? 상사가 자네를 싫어한다, 그것도 말이 안 되는 이유로 그런다, 그러면 더는 다가서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네.”(169쪽) 아들러 심리학은 스스로가 변하면 된다고 말한다. 과거의 특정 사건이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수 없고 개인은 ‘목적’을 위해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변할 수 있는 존재’다. “상사의 눈 밖에 났으니 일할 수 없다. 내가 일을 잘 못하는 것은 상사 때문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대개 잘 풀리지 않는 일에 대한 구실로 상사의 존재를 든다네. 그런 식으로 화를 내면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 없어. 저 상사 때문에 일을 할 수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누가 봐도 원인론이지. 그러지 말고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상사를 싫어하기로 했다라거나 내 무능력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싫어하는 상사를 만들어냈다라고 생각하는 걸세.”(170쪽) 아들러 심리학은 철저하게 ‘내적 요인’만을 강조한다. ‘외적 요인’은 더 이상 변수가 아니다. 지은이 기시미 이치로가 지난 8월 23일 한국에서 열린 출간 기념 좌담회에서 한 말이다. “아들러는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고 그저 거기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외부 영역에 대해 자신의 의지로써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존엄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했다. 병에 걸린다거나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계속 화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들러는 인간은 그렇게 약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사회가 안 바뀐다면 나를 바꾸자 ‘내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아들러 심리학이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은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외적 요인’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의 분석이다. “올해의 키워드는 불안이다. 미래가 없다. 고용없는 성장에 취업도 안 되고 경제는 어떻게 될지 내다볼 수 없다. 개인은 모두 절망적인 위기로 내몰린 상황에서 사람들의 관심은 더 이상 어떻게 성공하느냐가 아니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내고 이겨내는가가 됐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가 거세된 책”들이 몇 년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열풍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의 가능성이 점점 사라지다보니까 차라리 내가 변하자는 쪽으로 마음의 방향이 옮겨가게 된 것이다.” 이는 2011년 열풍과 대비된다. “ 열풍은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사고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정치가 퇴행하면서 개인들이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최근 들어 ‘사회가 안 바뀐다면 나라도 나를 바꾸자’라는, 축소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사회가 거세된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를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결국 관심은 자신에게로 향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그런 맥락에서 아들러 심리학은 사회 구조가 원인이 돼 발생하는 문제들도 개인의 심리적 차원에서 해법을 찾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8월 23일 좌담에서 기시미 이치로와 대담을 나눈 하지현 교수의 비판이다. “열심히 해라, 희망을 가져라, 너의 문제다, 네가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어려워도 낙관적인 생각으로 용기를 가지면 되는데 너는 왜 하지 않니. 이러한 가르침이 1980~1990년대 굉장히 많았다. 그런 가르침의 기저에는 아들러의 사상이 녹아 있다. 이 지점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사회환경, 시스템에 문제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고 개인의 노력과 용기에만 지나치게 방점을 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하 교수의 지적처럼 아들러 심리학을 따라가다 보면 사회 구조가 원인이 돼 발생한 문제의 해법도 개인의 차원에서 찾게 된다. 아들러는 ‘인정욕구’에서 벗어나 공동체에 공헌하라고 말한다. “인정욕구의 진의를 생각해보게. 사람들이 자신을 얼마나 주목하는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즉 자신의 욕구를 얼마나 만족시켜주는가. 인정욕구에 사로잡힌 인간은 얼핏 타인을 보는 것 같아도 실제로 자기 자신밖에 보지 않아. 나 이외에는 관심이 없지. 그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자기에 대한 집착이나 다름없지.”(201쪽) 인정욕구를 버리게 되면 이제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을 공동체에 대한 공헌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 ‘여기에 있어도 좋다’라는 소속감을 갖기를 원해. 하지만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소속감이 가만히 있어도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공헌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았네…. 내 발로 인간관계의 과제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안 되네. 이 사람은 내게 무엇을 해줄까가 아니라 내가 이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지. 그것이 공동체에 공헌하는 길일세. 소속감이란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획득하는 것일세.”(216쪽) 소속감을 주는 공동체의 범위는 우주까지 확장된다. “자네가 학교라는 공동체만이 자네가 있을 유리한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세…. 그런데 그 안에서 어떤 문제에 맞닥뜨리면 어떻게 될까…. 만약 더 큰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신이 느꼈던 고통이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눈앞의 작은 공동체에 집착하지 말게. 보다 다른 나와 너, 보다 다양한 사람들, 보다 큰 공동체는 반드시 존재하네.”(220쪽) 이러한 논리는 자칫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화된 실업, 양극화, 경쟁에서의 낙오 등의 문제들도 개인이 생각과 관점을 바꾸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결말에 이르기 쉽다. 자기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절박한 모색 이는 또한 결국 신자유주의 시대 자기계발 흐름의 하나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배경이다. 자기계발의 한 흐름인 ‘심리화’는 모든 걸 개인의 심리의 태도로 이해하게 만든다. 서동진 계원예술대 교수의 분석이다. “자기계발은 현실의 문제를 ‘내가 지금 어떤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조건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내가 어떤 종류의 자질을 가지고 있느냐’는 관점으로 세상과 관계 맺도록 한다. 예컨대 내가 적극적인가, 능동적인가를 생각하면서 인생을 자기 스스로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나 기획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러한 흐름에서 심리 또한 능력이 된 셈이다. ‘미움받을 용기’ 또한 계발해야 할 심리적 능력이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말도 마찬가지인데, 자기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심리적 언어’를 통해서 해결하려는 것이다. 특히 경제용어를 보면 더 그렇다. 예컨대 ‘벤처(venture)기업’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모험심과 사회성이라는 심리와 기질을 이용해서 돈을 벌어들인다는 뜻이다. ‘리스크(risk)’도 마찬가지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것 또한 심리적인 능력이 된다.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려는 능동적 태도다. 심리화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불안이나 삶의 곤경도 개인의 심리적 언어와 태도를 통해서 해결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지은이 기시미 이치로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 반박하면서도 아들러가 개인적인 측면만 강조했다는 것을 일부 인정한다. “아들러 또한 현실이 간단하지 않고 힘들다는 것을 인식했으며, 공동체에서 사람과 사람이 연결돼 있지만 그 안에는 분명 전쟁도 존재하고 개인 간의 싸움도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여러 곤란한 상황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이를 현실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을 가져야 한다. 이상주의적인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나 역시 아들러가 사회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것은 비판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시장원리가 사회 질서를 대체하게 된 한국 사회에서 돈 때문에 개인의 존재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되는 것은 일상이 됐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는 그의 책 에서 한국 사회를 “고용주, 소비자, 주주, 공공예산 집행 책임 공무원 등 ‘갑’의 비위에 거슬리면 밥줄이 끊기기 십상이다. 그래서 삶을 지탱하는 소신과 원칙, 자기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마저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고 분석했다. 모멸감이 일상의 감정이 된 한국 사회에서 열풍은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절박한 모색인지도 모른다. 자존감을 지키는 ‘외적 요인’이 붕괴된 한국 사회에서 ‘강인한 자기’만이 자존감의 보루인 것이다. 는 “세계란 다른 누군가가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힘으로만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철저하게 개인의 변화를 강조한 이 책은 자기계발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경쟁’을 거부하고 공동체 감각에 근거한 ‘수평관계’를 지향하는, 시장원리를 넘어선 개인을 상정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자기계발담론과는 차이가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동일본대지진을 겪었다. 기시미 이치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야 한다”는 출발점에 아들러의 심리학을 놓는다. 사회 구조의 문제를 축소하고 개인의 차원으로 해법을 돌린다는 점에서 이 출발점은 각자도생의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 수용’ ‘타자 신뢰’ ‘타자 공헌’으로 이어지는 아들러의 ‘자기계발’ 회로는 세상에 맞춰가는 처세와 구별된다는 점에서 다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박송이 기자 2015.12.21 17:19
연예
15년 차 싱글남, 아나운서 김주우의 자기계발 이야기싱글족이 늘면서 ‘주거 및 생계를 같이하는 사람의 집단’이라는 뜻의 가구(家口)의 의미가 변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0집 중 2집 이상이 1인 가구로 그 증가 속도도 무척 빠르다. 싱글의 경우 생계와 가사를 홀로 도맡아야 하지만 그만큼 자유로운 것도 사실. 까다로운 의식주를 현명하게 해결하면서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6명의 싱글족을 만났다. 셀러브리티 3인의 즐거운 싱글 라이프와 인테리어에 초점을 맞춘 2인의 싱글 하우스,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제안하는 싱글 밥상을 통해 행복한 싱글족의 일상을 만나보자. 셔츠, 니트, 팬츠는 빈폴맨 제품.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상을 보내느냐에 따라 싱글족의 삶의 질은 달라진다. 바쁜 스케줄 속에 시간을 쪼개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있는 3명의 싱글 셀러브리티를 만났다. 이들의 싱글 예찬과 함께 혼자서도 잘 사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SBS의 떠오르는 간판 아나운서이자 우주인 스펙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김주우(34) 아나운서. 싱글 생활 15년 차로, 고등학생 때부터 기숙사에서 생활해 부모님과 떨어져 산 지는 18년이 넘었다. 혼자 사는 것이 무척이나 익숙하고 자유롭다는 그에게 싱글 생활 중 무엇이 가장 아쉽냐고 물으니 “요리”라고 답한다. 맛있는 요리를 정성스럽게 차려 혼자서도 근사한 식사를 즐기고 싶지만, 아무리 레시피대로 요리해도 자신이 만든 음식은 맛이 없다는 것. 맛있는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택한 차선책이 맛집 찾기다. 회사 근처는 물론 친구들과 자주 찾는 홍대 앞이나 건대 거리, 강남 일대의 맛집 리스트를 모조리 꿰고 있고 그 기록을 자신의 SNS(instagram.com/travys_kim)에 남긴다. “강원도 영월의 시골 동네에서 나고 자라 먹성도 좋고 체력도 좋아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하잖아요. 내가 맛있게 요리할 수 없으니 내 입맛에 맞는 식당을 찾아다니는 수밖에요. 먹는 것에 대한 욕심 때문인지 기회가 된다면 요리 프로그램 진행자도 꼭 해보고 싶어요.” 좋아하는 것, 맘껏 누리기 오전 5시에 방송되는 뉴스를 진행하는 김주우 아나운서의 하루는 오전 3시에 시작된다. 특별한 방송 녹화가 없으면 보통 오후 2~3시에 퇴근하는데 1주일에 3번은 일본어학원을 다니고, 2번은 중국어 개인 교습을 받으며 몇몇 연예인들에게 영어 회화를 강의하기도 한다. 뮤지컬 배우 최종 오디션까지 합격할 정도로 노래 실력이 뛰어나 가끔 노래를 녹음해 유튜브에 올리기도 한다. 태권도 4단의 생활 체육인으로서 매일 2시간씩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고, 영어 교재도 꾸준히 집필하고 있다. 물론 친구나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의 행복한 일상 중 하나다. 1 김주우 아나운서가 추천하는 홍대 앞 맛집, 마드레마노. 브런치 메뉴와 채소가 가득한 플랫브레드가 특히 맛있다. 함박라이스 브랙퍼스트 1만4천원. 2 김주우 아나운서가 집필한 6권의 책. 개정판을 비롯해 현재 새로운 영어 교재도 준비하고 있다. 벌써 4권의 토익 교재와 2권의 영어 실용서, 우리말 맞춤법 책을 낸 김 아나운서는 토익 영어 시험에서 다섯 차례나 만점을 받은 실력자로 잘 알려졌다. 언어는 쓰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꾸준히 공부하고 정기적으로 토익 시험을 치른다. 남들은 취업 혹은 승진을 위한 스펙 쌓기용으로 토익 시험에 응시하지만 그는 영어 교재를 집필하는 전문가로서 시험 문제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 시험을 친다. 이미 남부럽지 않은 공중파 방송국의 아나운서라는 명함을 갖고 있음에도 영어 전문가로서 행보를 이어가는 이유가 궁금했다. “모두 제가 좋아하는 일이거든요. 의무감에 했다면 퇴근 뒤 짬을 내 꾸준히 공부가 어려웠을 거예요. 물론 방송일도 무척 즐겁고요. 아직은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결혼을 하면 가정을 위해 희생해야 할 테니, 싱글인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맘껏 즐기고 싶어요.” 스스로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말하는 그는 가끔은 모든 일상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항상 무계획으로 여행하다 보니 최소한의 물건만을 챙겨 가볍게 떠나고, 두 손 가득 무거운 짐을 들고 돌아온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여행에서만큼은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싱글이라서 가능하단다. 언제 또 훌쩍 여행을 떠날지 모르는 돌발의 사나이 김주우 아나운서의 아름다운 싱글 라이프가 무척이나 행복해 보인다. 김주우의 행복한 싱글되기 1 정리 정돈은 항상 깨끗이 원래 깔끔한 성격은 아니었는데 혼자 살면서 정리 정돈에 신경 쓰는 버릇이 생겼다. 한 번 지저분해지기 시작하면 정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수납공간을 넉넉히 확보해 물건마다 제자리를 만들면 집 안도 깔끔해진다. 2 혼자라도 잘 먹기 대충 먹다 보면 기운도 없고 건강을 해치기 쉽다. 요리를 못하기에 집이나 회사 근처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더 잘 먹으려 노력한다. 3 운동으로 체력 키우기 일에 지치기 시작하면 집에서 무의미한 시간만 보낼 수 있다. 평소 꾸준히 운동해 체력을 키우면 하고 싶은 일을 맘껏 즐길 수 있게 된다. 4 긍정 마인드 갖기 친구들과 지인들을 많이 만나며 싱글 라이프를 적극 즐긴다. 싱글이라 가끔 외롭지만 싱글이 주는 장점을 찾아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한다. <■진행 / 이서연 · 장인화 기자 ■사진 / 김성구, 김정원, 안지영, 장태규(프리랜서) ■장소 협찬 / 마드레마노(02-325-3343), 애슐린라운지(02-517-0316), 스튜디오 필라티(0505-445-5050) ■의상 협찬 / 마에스트로·브룩스브라더스(02-3442-3012), 빈폴맨·프레드페리(02-3446-7725), 아디다스트레이닝(02-3447-7701) ■헤어&메이크업 / 아빈 · 권선영(아름다운 규니영, 02-3443-6880), 승아 · 해미(순수 도산점, 02-515-5575), 한다영(MBC아카데미뷰티스쿨 강남캠퍼스, 02-3482-7799) ■패션 스타일리스트 / 김유미, 이서연, 조다현(어시스턴트) ■모델 / 김시진>
2015.01.06 1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