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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금희 작가의 신작 ‘오디오북’으로 만난다

      문화

      김금희 작가의 신작 ‘오디오북’으로 만난다

      ... 등 독서 소외계층 위해 발간 박정민 배우(오른쪽)와 김금희 작가가 ‘내책방 콘서트’에서 김금희 작가의 신작 오디오북 ‘첫 여름, 완주’ 북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장애인도서관 김금희 작가의 신작...

      고희진 기자 2025.04.17 15:21

    • 스타벅스 청년 장애인 작가 협업 상품 출시

      경제

      스타벅스 청년 장애인 작가 협업 상품 출시

      ... 작가의 ‘카페 사자와 친구들’로 꾸민 ‘커뮤니티 사자 머그’(355㎖) 등 2종이다. 김 작가는 제4회 스타벅스 그림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박 작가는 금상을 받았다. 해당 상품은 수익금의...

      정유미 기자 2025.04.16 14:52

  • 스포츠경향

    • ‘공황장애 고백’ 정형돈, 하와이서 치유 중 “설렘과 행복이 공존”(한작가)

      연예

      ‘공황장애 고백’ 정형돈, 하와이서 치유 중 “설렘과 행복이 공존”(한작가)

      유튜브 채널 ‘한작가’ 캡처 정형돈이 하와이에서의 근황을 공개했다. 지난 17일 정형돈의 아내 한유라의 유튜브 채널 ‘한작가’에는 ‘온통 쿠키영상으로 도배된 컨텐츠! XY음방 데뷔 뒷이야기 제목없음TV-아님주의’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정형돈과 한유라는 쌍둥이 딸이 다니는 학교 체육관에서 뮤지컬을 보러 왔다. 한유라는 “2시간 반 영어듣기평가 괜찮냐”고 했고 정형돈은 “졸아야죠”라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한 시간 반만에 인터미션이 주어졌고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 산책했다. 정형돈은 한결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한유라는 “어땠어요? 아까 저한테는 귓속말로 하와이에 온 중에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고”라고 물었고 정형돈은 “무슨 소리냐”며 부인했다. 아이들은 마저 공연을 보게 하고 두 사람은 와이키키를 활보했다. 정형돈은 “진짜 이 야자수랑 하늘, 바람, 날씨는 진짜 사기급이다”라며 하와이의 풍광에 감탄을 연발했다. 유튜브 채널 ‘한작가’ 캡처 유튜브 채널 ‘한작가’ 캡처 유튜브 채널 ‘한작가’ 캡처 카페에 도착해 한유라와 여유를 즐기는 정형돈은 “일단 여기는 설레임과 행복이 있는 곳이다. 치안에 대한 불안도 없고 걱정하고 불안할 요소들이 없다. 하와이는. 그러니까 사람들이 오면 너무 행복한 거다”라고 전했다. 앞서 한유라는 “하와이에 오게 된 건 100% 남편의 결정이었다”며, 정형돈이 직접 오가기 편리하고 총기 사고 위험이 적으며,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 없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고려해 선택한 것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한편 정형돈은 20년?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형우 온라인기자 2025.04.18 11:32

    • 한국마사회 말박물관 초대작가전, 박현의 ‘비스타-전망(展望)’ 개막

      생활

      한국마사회 말박물관 초대작가전, 박현의 ‘비스타-전망(展望)’ 개막

      버려진 가죽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예술적 여정 패션 디자이너에서 환경 메시지 전하는 예술가로 변신 5월 25일까지 한국마사회 말박물관에서 개최 박현 ‘New Vista Foal’ 72.7x72.7cm mixed media 2024 박현 작가 초대전 ‘비스타-전망(展望)’이 한국마사회 말박물관에서 18일 오전 10시 막을 올린다. 박현 작가의 작품은 가죽 질감이 느껴지는 동물 이미지와 그 몸체 가운데 아름다운 풍경이 그려진 캔버스가 주요 구성 요소다. 버려진 가죽 제품을 작품의 일부로 활용하여 동물과 자연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동물의 몸이 또 하나의 캔버스가 되는 이중 액자 구조는 동물의 마음으로 자연을 들여다보겠다는 작가의 의도를 드러낸다. 그동안 코끼리, 하마, 돼지, 거북이 같은 다양한 소재를 채택해 왔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말박물관의 특징을 살려 귀여운 망아지들을 소개한다. 작가의 ‘검정 망아지’ 시리즈는 2023년 예술의 전당 청년작가로 선발됐을 당시 전광판을 통해 소개되며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환경과 동물에 대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작가는 조금 고되지만 시간과 정성이 더 투입되는 제작 방식을 고수한다. 폐가죽을 모으고 선별하는 것으로 시작해 형태에 맞게 오린 후 문지르고, 꿰매고, 칠하는 6가지 단계를 거치면서 고유한 예술적 특성을 강화시킨다. 화려한 소비 후 버려지거나 팔리지 않은 가죽을 작품 속 동물에게 입혀줌으로써 쓸모없음(無用)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작가는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국내 브랜드에서 가방과 구두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취미였던 그림에 흠뻑 빠져 다시 입시를 치르고 본격적으로 회화를 공부했다. 학부에서 동서양 기법을 조합하고 실험하던 중 갖고 있던 가죽을 활용해 유기견과 관련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 좋아하는 재료, 좋아하는 주제를 찾기 위한 과정에 집중했던 작가의 열정과 몰입은, 귀여운 작품의 외관 속에 담긴 묵직한 주제의식으로 이어졌다. 동물의 시선을 빌려 자연을 그저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는 작가의 철학이 우리에게 새로운 전망을 열어준다.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5월 25일(일)까지 개최되며, 말박물관의 정기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강석봉 기자 2025.04.17 11:44

    • 후지필름 코리아, 청담동 파티클서 장띵 작가 7년 만의 개인전 ‘Like A DDING’ 개최

      생활

      후지필름 코리아, 청담동 파티클서 장띵 작가 7년 만의 개인전 ‘Like A DDING’ 개최

      후지필름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사장 임훈, 이하 후지필름 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 파티클에서 장띵 작가의 개인전 ‘Like A DDING’을 진행한다고 14일 전했다. 5월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7년 만에 선보이는 장띵 작가의 개인전으로 그동안 국내·외 브랜드 및 아티스트와의 협업, 단체전, 아트페어 등에서 선보인 다양한 작업 외에, 오롯이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개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이 전시는 작가의 자아를 투영한 캐릭터 ‘JAY(제이)’와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 ‘Sunnyside City(써니사이드시티)’를 배경으로 한 포스터 작업이나 시각적 내면을 담은 영상, 조형 언어를 압축한 아이콘 작업까지, 작가 장띵의 감각과 세계관을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의 주제인 처럼 ‘장띵스러운’ 혹은 ‘장띵다운’ 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크게 세 가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가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며 꾸준하게 진행해온 캐릭터들과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관인 ‘Sunnyside city’에서의 이야기를 담은 작업을 비롯해 작가의 머릿속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커다란 조형물을 만나볼 수 있는 영상존, 새로운 시도로 첫 선을 보이는 아이콘 작업 등이다. 여러 캐릭터들과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관인 Sunnyside City에서의 이야기를 담은 작업은 장띵 작가 자신의 자아를 투영한 캐릭터 ‘JAY’와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캐릭터들을 통해 작가적 고민과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 2019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포스터 형식의 이 작업들은 단순히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일을 넘어 감각적인 연출과 과감한 구성, 다채로운 색감을 통해 각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강렬한 시각적 에너지를 선사한다. 또한, 작가의 사유로 점철된 세계관은 유쾌하고, 밝고, 경쾌한 무드를 자아낸다. 다음으로 마치 작가의 머릿속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커다란 조형물이 있는 영상존에서는 영상 작업물을 통해 작가의 내면과 생각을 보다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 공간에서는 JAY의 얼굴을 하고 중앙에 자리잡은 조형물과 그 뒷편으로 그의 머릿속을 시각화한 듯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강렬하게 대비되는 색감과 단순화된 도형들이 떠다니는 화면은 포스터 작업물과는 다르게 또 다른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전한다. 마지막은 앞선 구성에서 선보인 작업들을 극도로 단순화한 아이콘 작업으로 작가는 이를 통해 앞으로의 방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 아이콘들은 작가의 작업 전반에 펼쳐져 있는 조형 언어를 압축한 기호로, 간결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큰 힘을 지니고 있다. 장띵은 커다란 세계를 구상하고 그 안에 속한 다양한 인물들을 형성하며, 각각의 요소들에 자신의 이야기를 ‘장띵스럽게’ 담아내고 시각적인 이미지로 구현해낸다. 후지필름 코리아의 임훈 사장은 “세련된 연출과 경쾌한 구성, 풍성한 색감으로 그려낸 장띵 작가의 유쾌하고 밝은 세계관을 담은 이번 전시는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작가와 관람객 간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대화의 장”이라며, “작가의 내면 세계를 독창적인 시각과 감성으로 풀어낸 이번 전시를 통해 ‘장띵스러운’ 것들로 가득한 작품들 사이사이에서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각자의 서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가 열리는 복합문화예술공간 ‘파티클’은 사진전뿐 아니라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며, 이를 연계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한 기부활동도 운영 중이다. 전시 관람 예약 후 방문하는 관람객 1명마다 후지필름 코리아가 1천원의 기부금을 적립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국내 아동을 지원한다.

      손봉석 기자 2025.04.15 01:37

    • ‘여왕의 집’ 작가와 연출자가 전하는 시청 포인트!···“‘집’이란 장소가 아니라 서로를 지켜주는 사람”

      연예

      ‘여왕의 집’ 작가와 연출자가 전하는 시청 포인트!···“‘집’이란 장소가 아니라 서로를 지켜주는 사람”

      KBS ‘여왕의 집’을 위해 의기투합한 홍은미 감독과 김민주 작가가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오는 28일 오후 7시 50분 첫 방송을 앞둔 KBS2 새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연출 홍석구, 홍은미 / 극본 김민주 / 제작 플라잉엔터테인먼트, 아센디오)은 완벽한 삶이라고 굳게 믿었던 여자가 인생을 송두리째 강탈당한 뒤 벌이는 인생 탈환 복수극이다. 함은정, 서준영, 박윤재, 이가령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여왕의 집’의 홍은미 감독과 김민주 작가가 첫 방송을 앞두고 예비 시청자들을 위해 관전 포인트를 공개했다. 홍은미 감독은 소감과 작품의 매력에 대해 “‘신데렐라 게임’의 재미를 이어받아 더욱더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이 크다”라고 남다른 각오와 함께 처음 대본을 본 순간을 떠올렸다. 홍 감독은 “김민주 작가님의 대본을 보면서 인물들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고 생동감이 넘치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홍 감독은 “작품에서 상황에 따라 바뀌는 인물의 모습이나 신념과 가치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그 인물이 자기 자신을 지키는지 또는 변화하는지에 대한 묘사를 최대한 담아냈다”라며 연출 포인트를 소개했다. KBS 김민주 작가는 “‘한 인간에게 있어 집이란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이 이 작품의 출발점”이라면서 “주인공 재인은 완벽한 집이라 믿었던 곳이 무너진 뒤, 상실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위로를 찾게 된다. 결국, 집이란 장소가 아니라 서로를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라고 작품을 집필한 계기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밝혔다. 또한 “주인공의 각성과 성장을 주의 깊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는 김 작가는 “재인이 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하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그녀의 에너지를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라며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홍은미 감독 역시 “시청자분들이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치는 폭풍 전개, 여기에 얽히고설킨 캐릭터들의 관계와 각자의 사연이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이며 본방송을 향한 관심을 한껏 끌어올렸다. 여기에 홍 감독은 함께 촬영하고 있는 배우들에 대해 “배우들이 대본과 캐릭터 분석에 진심인 점이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라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뜨거운 현장 분위기도 전했다. 또한 그는 “서로 증오하고 갈등을 빚는 캐릭터들을 연기하고 있지만,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홍은미 감독과 김민주 작가는 “일일드라마답게 한 회 한 회 보시는 순간만큼은 다른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방극장에서 편안하고 즐겁게 감상해 주시기를 바란다”라며 “‘여왕의 집’을 향한 많은 기대와 사랑 부탁드린다”고 본방 사수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새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은 ‘신데렐라 게임’ 후속으로 오는 28일 저녁 7시 50분 첫 방송된다.

      손봉석 기자 2025.04.11 19:44

  • 주간경향

    •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 권여선 -자기의 진실 찾는 여성 작가와 여성 독자 전성시대

      문화/과학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2) 권여선 -자기의 진실 찾는 여성 작가와 여성 독자 전성시대

      1996년 발표된 권여선 작가의 <푸르른 틈새>는 자기의 진실을 찾는 여성 작가, 여성 독자의 전성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멜멜 제공 권여선의 데뷔작 <푸르른 틈새>(1996)는 1990년대가 ‘우리’라는 집단의 이름에 가려져 소외되거나 무시돼왔던 여성의 경험이 발화되고 해석되기 시작한 1인칭의 시대였음을 보여주는 문제작이다. 소설을 펼치면 반지하 방의 너절한 풍경과 축축한 습기 속에서 명철한 지성과 자조적 농담으로 자기의 역사를 회고하고, “진정한 성숙을 꿈꾸는 자는 늘 미숙한 채로 남아 있게 된다”며 실패는 되레 진정한 성숙의 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영웅이 등장한다. 성녀와 탕녀라는 두 캐릭터가 옥신각신하던 문학의 무대에 실패한 여성 영웅이 등장한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실패는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을 뜻하는 일반 명사로, 실격자란 한 사회가 정해놓은 ‘정상성’의 기준이나 규칙에서 벗어난 자들을 가리킨다. 실격 처리된 자들은 사회적 조롱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실패로 인한 자기 비난까지 이중삼중으로 죄책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권여선은 실패를 일을 그르치거나 정상성의 궤도에서 이탈한 상태가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의 시작점으로 주목한다. 가부장제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되는 허위적 이상이나 성 규범을 벗어나 다른 삶과 다른 시간성을 찾아가기 위한 지적 발견과 각성의 계기로 포착한다. 이 소설은 미옥이 이사를 앞둔 7일 동안 무대로 칭한 자취방에서 마치 영사막을 돌리듯이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대학 시절을 거쳐 서른 살에 이르는 인생을 회고함으로써 자기에 관한 숨겨진 진실을 찾고 새로운 자아 정체성을 획득하는 자서전 형식을 취한다. 회고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민주화 운동기인 1980년대 중후반의 대학을 배경으로 미옥이 “어른이란 모름지기 정치와 성에 대해 확고부동한 입장을 갖추”어야 한다는 조숙한 깨달음으로 ‘운동권 여대생’으로 정체화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이는 1990년대 한국 문학사의 한 흐름이었던 ‘운동권 후일담’으로 이 소설을 분류하도록 부추긴다. 작가가 서울대 ‘83’학번으로 ‘87년 체제’를 견인한 세대라는 점도 유혹을 거든다. 여성의 성숙이라는 난제 가시화 그러나 이 소설은 ‘셀피(selfie)’로서의 후일담, 즉 민주화의 주역 혹은 역사의 영웅으로 스스로를 기념비화하고자 하는 나르시시즘적 회고물과 관련이 없다. 미옥은 회상 속에서 결코 영웅적 기억을 끌어오지 못한다. 그는 되레 기억으로부터 수치심의 내상을 입는다. 다른 한편으로 이 소설은 잊힌 여성 혁명가에 대한 발굴 혹은 증언 서사도 아니다. 손미옥은 특권을 포기하고 반체제 운동에 투신했던 운동권 여대생들을 증언해 주는 희귀한 존재다. 권여선은 민주주의의 역사가 극소수 명문대 남성들의 기억으로 사유화되는 데 반대하듯이 여성의 자취를 찾아가는 이야기인 <레가토>(창비·2012)를 발표했다. 이렇게 볼 때 <푸르른 틈새>는 혁명가가 되는 것으로도 해소되지 않는 ‘나’의 문제에 주목함으로써 여성의 성숙이라는 난제를 가시화한다는 점에서 이채로운 여성 후일담이다. 그만큼 미옥의 이야기는 86세대 여성들의 문화종족지적(ethnography·에스노그라피) 성격을 보인다. 1960년대에 태어나 급속한 산업화의 혼돈을 목도하고, 대학 입학 정원 확대와 중산층의 성장에 힘입어 대학에 진학하고,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 광장에 섰던 여성들의 세대적 기억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옥의 회고는 운동권 가부장제에 대한 고발이자 운동에 동원됨으로써 성의 언어를 잃어버린 자기 세대에 대한 자성적 비판에 가깝다. 미옥은 “신체발육마저도 능히 변경할 수 있을 정도”로 여성성을 억압하고 과도하게 중성성을 연행(演行)한다. 더러운 옷을 입는 것을 수치스러워하지 않고 진흙에서 남자들과 씨름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남성 중심의 운동 문화 속에서 여성들은 사실상 여성 혐오에 노출되고, “씩씩하고 걸찍하고 통이 큰 중성적 여성”이 되라는 압력에 시달렸던 것이다. 외척의 습격과 “여인군단”으로 명명되는 외할머니, 외숙모, 이모들의 굴곡진 사연은 이야기에 떠들썩한 활기를 불어넣는다. 미옥은 중공군의 인해전술처럼 몰려든 “여인군단” 속에 섞여 여자의 일생과 가정 비극을 가까이에서 목도한다. 가령 외할머니는 막대한 재산이 있었지만 일찌감치 아들에게 상속한 탓에, 말년에 사위의 밥을 먹는 수모를 겪는다. 재능은 부족하지만 꿈은 원대한 아들이 야심 찬 사업으로 재산을 날린 것이다. 그러나 외할머니는 여전히 아들을 부처처럼 숭배하고 사랑을 멈추지 못한다. 찰진 욕쟁이로 정평이 나 있지만 둘째 이모 역시 남편의 바람기로 자식과 함께 언니의 집에 얹혀사는 불우한 처지다. 그러나 미옥은 성적 동일시를 거부하기에 이들을 심술궂고 히스테리컬한 존재로 취급한다. <푸르른 틈새>. 1996년 출간본(왼쪽)과 최근 출간본. 살림·문학동네 제공 서른의 미옥은 곰팡이가 무럭무럭 번식하는 자취방에서 실패의 역사를 되짚어 복기하며 여성이라는 자신의 성을 문제적으로 또 아프게 자각한다. 비로소 미옥은 파랑새 신화로부터 스스로를 다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어린 시절 그의 긴 목은 외항선원인 아버지를 향해 있었다. 긴 장마 속에 딸이 또 태어나자, 아버지는 새벽녘 집 마당을 돌고 날아간 파랑새를 보았다며 미옥의 출생을 길조로 각색해준다. 그러나 “부모님이 나를 합리화하는 방식 속에는 이미 나에 대한 수치심이 숨어 있”었다는 서술이 말해주듯이 신화는 실망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 결정적으로 파랑새 신화는 민담 속 말하는 냄비처럼 미옥에게 자기를 승인해준 ‘아버지’를 갈망하고 여성으로서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의무의 짐을 지게 했다. 3인칭이 주춤거리자 발화된 1인칭 목소리 미옥은 어른이 되고자 했지만, 대학에서도 자신이 파랑새 신화에 포박돼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녀는 대학이 승인해줄 방식으로 “나긋나긋한 여성성”이 아니라 “그 대척점인 중성적 견고함”을 지향해 운동권 여대생이 됐다. 그러나 신체적으로 나약한 미옥은 공포로 위축돼 알코올에 의지하지 않으면 가두 시위에 나가지 못한다. 호송차에서 전경에게 가죽 장갑으로 뺨을 맞은 그가 눈물을 흘린 것은 곤봉으로 맞지 않았다는 비굴한 감사를 못 이겼기 때문이었다. 성수동의 공단에 위장 취업하지만 미옥은 끝내 봉제 공장 활동을 마무리하지 못한다. 그 결과 그녀는 자기 존재에 대한 뿌리 감각으로서 수치심에 노출된다. 자랑스러운 딸이나 혁명가가 되지 못했지만 미옥은 대학 동기 한영과 연애하며 어느 정도 안식을 얻는 듯 보였다. 누이동생이라는 연약한 이름으로 불리고, “식도락 연애”에 섹스라는 양념을 곁들이면서 미옥은 금욕적 운동문화 속에서 억눌러두었던 여성적이고자 하는 욕망을 한껏 해방시킨다. 그러나 3년을 이어온 연애가 돌연 끝난 직후 한영이 미혜와 약혼하자 충격에 휩싸인다. 미혜는 중성성의 여자가 아니라 남자들이 질타하고 터부시하는 유혹적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미옥은 한영의 약혼을 통해 남성의 허위를 엿보고, 여성성과 중성성이라는 남성이 만든 이분법 속에서 여성들이 분단 지배 당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미옥은 자신에게 한영이 긴 목을 내밀어 인정과 사랑을 갈구한 또 다른 아버지였음을 깨닫고 수치심에 휩싸인다. 진실에 눈뜬 미옥은 더 이상 파랑새 신화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살해하고자 한다. 자신의 실패를 선언하고, ‘아버지’라는 대타자의 망령이 자신을 사로잡지 못하도록 패륜아 혹은 괴물이 되고자 한다. 공원의 청소부로 재취업한 아버지가 사고로 사망하자 미옥은 아버지의 장례식 후 자위행위를 하며 절정에 이르기를 소망한다. 아버지와 자신을 동여맨 끈을 잘라내기 위해 배은망덕 하고자 하는 것이다. 상처와 실패의 틈새에서 새로운 자아가 탄생하리라 믿는 것이다. 이처럼 솔직하고 신랄하며 신성모독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정체성의 분열, 거대 담론의 몰락, 주체의 죽음 등 문명사적 위기가 발생함으로써 3인칭이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3인칭이 주춤거리자 지극히 협소하고 나르시시즘적인 것으로 취급됐던 1인칭의 목소리들이 발화되기 시작했다. <푸르른 틈새>는 바야흐로 자기의 진실을 찾는 여성 작가, 여성 독자의 전성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준다.

      김은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2025.04.18 14:28

    • [전시소개] 정새롬 작가 개인전  , 갤러리 언플러그드

      문화/과학

      [전시소개] 정새롬 작가 개인전 <스윗 아이스크림> , 갤러리 언플러그드

      정새롬 작가, ‘Sky high‘acrylic on canvas, 130.3 x 130.3cm, 2024 정새롬 작가, ‘Like Vincent Van Gogh‘acrylic on canvas, 20 x 20cm, 2024 갤러리 언플러그드(서울 강남구)는 정새롬 작가의 개인전 ‘스윗 아이스크림(Sweet Ice Cream)’을 지난 9월 6일부터 오는 10월 6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정 작가의 작품들 속 인물들은 주로 눈, 코, 입이 생략된 동그란 얼굴을 하고 있다. 정 작가는 작품 노트에서 “누구나 동물이나 사람을 영원히 소유하거나 함께 할 수 없고, 함께 하고 싶은 누군가를 선명하게 떠올려 보지만 쉽지만은 않다”라며 “그 기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지고 가끔 꿈 속에서나 실제라 착각하며 마주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그리는 인물들은 “주로 여행했던 모습들 속에서 기억이 희미해진 누군가를 떠올리며 상상과 회상, 공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인물을 그릴 때 눈, 코, 입을 배제한다”라고 설명했다. 정 작가 그림 속에 등장하는 강아지들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경우”다. 작가 자신의 유년 시절과 20대를 함께 보낸 푸들과 몰티즈로 “지금은 내 상상 속에 함께 여행 중”인 강아지들이다. 갤러리 언플러그드는 “정새롬의 그림은 팝아트와 인상주의, 추상표현주의의 기법을 창의적으로 버무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라며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빛과 색채에 집중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표현법을 빌려 과감한 붓 터치와 두터운 물감층이 쌓인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리는 듯한 그림을 선보인다”라고 설명했다. 9월 14일 토요일에는 작가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아티스트 토크도 진행할 에정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정용인 기자 2024.09.12 22:52

    • “변함없거나 나빠지거나…피라미드 최하층 작가들은 수탈될 수밖에”

      정치 특집

      “변함없거나 나빠지거나…피라미드 최하층 작가들은 수탈될 수밖에”

      이우영 <검정고무신> 작가 사망 1주기를 맞아 지난 지난 3월 5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여적향에서 (왼쪽 부터) 박광철 만화평론가, 김은정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동훈 작가, 조은 작가가 주간경향과 업계 현황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한국 웹툰업계는 피라미드 계층구조다. 가장 상층에는 독자들과 직접 만나는 플랫폼 네이버, 카카오페이지 등이 있다. 가장 하층에는 웹툰을 완성하는 창작자, 즉 다수의 작가가 있다. 이들 사이를 매개하는 것은 제작사다. 작가들을 모아 작품을 제작하고, 플랫폼과 협상도 담당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작가들은 주로 제작사와 계약을 맺는데 그 방식이 독특하다. 이른바 MG(Minimum Guarantee)제라 불리는 최소수입 보장 계약이 업계 관행이다. 제작사는 MG라는 명목으로 작품 제작에 들어가기 전 작가에게 일정한 돈을 먼저 지급한다. 계약금이나 월급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향후 작품을 성공시켜 갚아야 하는 돈이다. 작품이 흥행하면 수익이 발생하는데 이는 미리 정해둔 비율대로 제작사와 작가가 나눈다. 이를 RS(Revenue Share)라고 한다. 그런데 이 RS를 받기 전 작가는 MG 명목으로 받은 돈을 우선 갚아야 한다. MG 정산이 끝나야 비로소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다. 그런데 작가는 내 작품에 얼마를 써서 이 정도 수익이 났는지 알 수가 없다. 웹툰 납품에 관한 제작사와 플랫폼의 계약 내용을 모르고, 이에 따라 홍보 등에 사용한 비용이 정확히 계산됐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깜깜이’인 상황에서 받는 것은 엑셀 파일 한 장으로 정리된 ‘비용-수익’ 내역이 전부다. 흑자라고 해도, 적자라고 해도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해 3월 11일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가 사망한 이후 창작자의 저작권, 불공정 계약 등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일었다. 주간경향은 지난해 3월 29일 김동훈·조은 웹툰 작가를 만나 업계 현실을 들었다. 이후 정치권부터 업계 내부에 이르기까지 불공정 계약을 바로잡겠단 의지가 넘쳤던 만큼 그간 무엇이 바뀌었는지 궁금했다. 지난 3월 5일, 김동훈·조은 작가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다시 만났다. 정책적 설명을 보완하기 위해 박광철 만화평론가, 김은정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함께 자리했다. 획기적 개선은 아니더라도 약간의 변화는 있었을 것이라 기대하고 질문을 시작했다. 곧바로 답이 돌아왔다. “변화가 되긴 했죠. 더 나쁜 쪽으로”. 이우영 검정고무신 작가 사망 1주기를 맞아 지난 5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여적향에서 (왼쪽 부터) 박광철 만화평론가, 김은정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동훈 작가, 조은 작가가 주간경향과 업계 현황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가 사망한 지 1년이 지났다. 바뀐 것은 무엇이고,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박광철(이하 ‘박’) “굳이 변화를 찾는다면 한국저작권위원회가 <검정고무신> 원저작자로 이우영 작가만 인정했다는 것과 정부에서 작가들에 대한 저작권 교육을 강화했다는 것 정도다. 법과 제도적인 변화는 대부분 무산됐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변화도 없었다. 당장 1심 법원 판결대로라면 이 작가님 유족이 형설앤에 약 7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검정고무신> 저작권이 이 작가님에게 돌아갔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알려졌지만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 조은(이하 ‘조’) “이 작가님 사건은 업계의 불공정 계약 형태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만화가 출판에서 웹툰으로 변한 시대적 차이로 인해 당면한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알리지는 못했다. 창작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을 어떻게 배분하냐의 문제는 같았지만 현재 불공정 사례는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MG제 문제 아닌가. 더 나빠졌나. 김동훈(이하 ‘김’) “이제는 후차감 MG제가 업계 관행이다. 사실상 작가가 수익 배분을 받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작가들과 대화해 보면, 제작사 중 선차감을 하는 곳은 딱 한 군데밖에 못 들어봤다. 모두 후차감이다. MG는 기본이고, 후차감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니 작가들이 선차감 회사와 계약하면 ‘다른 사람보다 좋은 조건이구나’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이 작가님 사건이 있었을 때 변할 것처럼 보였는데 이제는 안 좋은 쪽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것 같다.” -후차감이 정확히 무엇인가. 박 “웹툰계에 흔한 관행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의 MG를 받은 작가가 웹툰을 그려서 1000만원 매출이 발생했다고 해보자. 이때 선차감을 하게 되면, 인앱(구글·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에 30%를 떼 주고, 다시 남은 수익의 40%를 플랫폼(네이버·카카오페이지 등)에 떼 준다. 그러면 남는 돈은 420만원이다. 선차감은 이 단계에서 MG 100만원을 상환한다. 그러면 320만원이 최종 수익이다. 회사와 작가가 수익을 8:2로 나눈다고 했을 때, 작가는 최종적으로 64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후차감을 하면 인앱, 플랫폼에 떼 주고 남는 돈 420만원을 수익으로 보고 8:2로 먼저 나눈다. 회사가 336만원을 가져가고, 작가가 받을 수 있는 돈은 84만원이다. 작가가 MG를 갚으면 적자 16만원이다. 받을 돈이 없게 된다. 이 계산은 그나마 후하게 쳐준 것이다.” 조 “내가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부터 이미 MG제와 후차감이 기본이었다. 선차감이나 원고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에 가까웠다. 이때문에 나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작가들은 MG제에 대한 인식 자체도 다르다. 회사가 작품의 제작을 위해 작가에게 투자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마 나 이후 세대에는 선차감 존재도 모르는 작가가 대부분일 것이다.” 김은정(이하 ‘은정’) “안타깝다. 불공정을 바로잡지 않아 관행이 돼 버린 전형적인 사례다.” 이우영 <검정고무신> 작가 사망 1주기를 맞아 지난 3월 5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여적향에서 박광철 만화평론가가 주간경향과 업계 현황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수익을 확정하려면 적어도 비용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박 “알 수 없다. 작가들에게 알려줄 의무가 없다. 웹툰 제작 비용은 ‘깜깜이’다. 작가들도 내 작품에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후차감을 받아들여야 한다. 제작비가 얼마나 드는지는 연구조차 없다. 만화·웹툰업계는 당장의 갈등 요인을 개선하기보다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대로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 조 “작가가 플랫폼과 제작사의 계약 형태를 알 수 없는데 비용을 계산하기는 불가능하다. 제작사의 투명성을 믿는 수밖에 없다. 만약 알려고 하면, 절차나 사례를 모두 파악한 뒤 일일이 회사에 물어봐야 한다. 신인 작가들은 이런 것을 물어야 하는지조차 모른다. 오죽하면 업계에 불공정은 몸으로 겪어가며 깨닫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 있겠나.” -왜 이렇게까지 된 것인가. 김 “플랫폼-제작사-창작자로 계층화된 구조에서 문제가 시작한다. 창작자를 제외한 플랫폼, 제작사는 사업을 하면서 아무런 위험부담도 지지 않으려 한다. MG제가 대표적이다. 창작자가 제작에 필요한 돈을 미리 지급하는 것 같지만 조금만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작품이 성공하면 작가에게 지급한 MG를 돌려받는다. 이 MG 상환이 끝나야 비로소 제작사와 작가가 수익을 나눠 갖는다. 작품이 실패해도 상관없다. 작가에게 선지급한 MG를 회수할 때까지 작품은 회사에 묶인다. 몇 년이 걸리든 플랫폼에 걸어두고 MG를 회수한다. 이렇게 하면, 상당 부분 회수가 된다. 이 과정에서 작가들은 ‘MG도 못 갚는 작가’란 낙인이 찍힌다.” 박 “충격적인 것은 MG도 작가들이 전부 개인적으로 쓰는 돈이 아니란 것이다. 예를 들면 보조 작가들에게 지급할 임금이나 작품 제작에 필요한 도구를 사는 데 필요한 비용이 다 MG에서 나온다. 사실상 작품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필수 비용인데 결과적으로 작가들이 다 부담하는 셈이다.” 은정 “플랫폼이 계층 구조의 상단에 있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관리·감독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역할을 제작사로 밀어낸다. 그러면서 자신들 책임은 희석한다. 실제로 플랫폼과 제작사의 계약 내용을 보면 법정 공방 발생 시 모든 비용과 책임이 제작사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 수익은 얻으면서 책임에서는 자유롭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말단에 있는 창작자는 중간 계약도 알 수도 없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정당한지도 모른다.”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사망 1주기를 맞아 지난 3월 5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여적향에서 김동훈 작가가 주간경향과 업계 현황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플랫폼과 직접 계약하면 안 되나. 김 “플랫폼 입장에서는 작가와 개별 계약을 하면, 관리해야 하는 등 업무가 늘어난다. 그러니 직접 계약은 잘 하지 않는다. 제작사를 빼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 제작사랑 하면 실패하지 않는다’란 말을 종종 듣는다. 왜 실패하지 않느냐 물어보면 ‘우리는 플랫폼과 피를 섞었기 때문’이란 답이 돌아온다. 플랫폼에서 투자한 회사란 소리다. ‘우리 플랫폼과 친해요. 프로모션 걸어줄 수 있어요’란 말도 있다. 광고는 매출을 두세 배 올려주기도 한다. 플랫폼 자회사거나 플랫폼과 홍보 협상을 할 정도의 제작사를 찾아야 광고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플랫폼은 항상 광고 노출이 공정하게 이뤄진다고 한다. 확인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 보니, 더더욱 플랫폼에 홍보가 가능한 제작사 쪽에 줄을 설 수밖에 없다.” 은정 “실제로 플랫폼 노출 기준은 웹툰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조차 불투명하다. 단순히 광고비를 많이 쓴다고 노출이 많이 되는 것도 아니다. 공정한 기준의 알고리즘에 근거한다고 주장하는데 이게 무엇인지 알 방법이 없다. 플랫폼이 작품 노출 기준을 작가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거나 적어도 자회사에 특혜를 주지는 못하도록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 -이 정도면 작품도 마음대로 그릴 수 없는 것 아닌가. 김 “작가가 직접 쓴 오리지널 스토리는 이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회사에서도 오리지널 스토리나 작가가 개입해 작품을 끌고 가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고 느꼈다. 제작사가 지적재산(IP)을 사서 웹툰화한 작품에 참여해봤다. 책임감을 갖고 작품 방향성과 작업공정 문제점을 말했는데 욕만 먹었다. 내 이름으로 나가는 작품인데도 작화만 담당하는 작가는 후반작업에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다.” 조 “나는 주로 여러 작가가 함께 참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혼자서 하고 싶어도 그 규모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작품들인 경우도 많다. 애초에 작품의 파트 작가로 시작하다 보니, 이 작품이 온전히 내 것이냐는 인식 측면에서도 애매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제작사가 웹툰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웹소설의 IP를 사서, 직접 제작에 나서는 것이다. 이들은 참여 작가들을 모으고, 유통·홍보까지 전부 맡는다. 제작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공동저작권자가 된다.”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사망 1주기를 맞아 지난 3월 5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여적향에서 조은 작가가 주간경향과 업계 현황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수직적 계층구조의 문제는 무엇인가. 은정 “다단계 하도급 형태의 문제가 대부분 나타난다. 이 구조의 가장 큰 문제는 갑의 이익만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갑의 책임은 희석된다. 사실상 없어진다고 보는 것이 맞다. 갑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하겠나. 자신보다 하부 단계에 있는 을을 착취해야 한다. 이 구조가 되면 맨 아래에 있는 작가들이 최종적으로 가장 크게 수탈된다.” 김 “요즘은 제작사도 무너진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웹툰을 제작하다가 한계를 맞은 것이다. 제작을 분업화해서 콘티파트, 작화파트 등으로 쪼개 공정만 강화했다. 그러다 보니 매번 비슷한 작품들이 급속히 양산됐고 독자들이 이탈했다. 그러면 긴축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제작사가 직원들을 수십 명씩 해고하다 보니 질은 전보다 더 떨어진다. 산업이 몰락하는 전형적인 패턴으로 가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작품 수가 늘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오리지널 웹툰 스토리로 만든 작품은 찾기 더 어려워졌다. 다양성이 무너진 콘텐츠 산업에 지속성과 경쟁력이 있을지 모르겠다.” 박 “만화계가 양적으로 팽창하면 그만큼 플랫폼 수익이 높아진다. 그렇다 보니 이 구조에서는 업계가 무조건 양적 팽창만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제작비가 부족해지면 외부 투자를 끌고 와서라도 IP를 산다. 그러고 나면 투자를 회수하기 쉽게 대규모로 찍어낼 수 있는 작품들 위주로 제작하게 된다. 쉽게 말해, 수익성이 담보되는 만화만 제작하는 쪽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작품성은 수익이 보장될 때 부수적으로 챙기면 되는 것으로 밀린다. 그 결과, 나타나는 것이 다양성의 상실이다. 주변에서 ‘요즘 웹툰 볼 게 없다’는 소리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게 결과다.” 조 “공감한다. 작품성이라든지 내가 가장 잘 표현할 것 같은 요인은 점차 작품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우선순위에서 내려간다. 대신 내가 웹툰을 그렸을 때, 총수익이 어느 정도 나오고, 나에게는 얼마나 유의미한 수익이 나오느냐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된다. 그러다 보니 수익성이 가장 우선순위에 설 수밖에 없다. 하고 싶은 작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수익이 잘 나오는 것을 고르는 것이다.” 은정 “웹툰 업계가 양적인 성장을 하는데 볼 것이 없어지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 시장이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성장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봐야 한다. 불공정은 시장이 팽창할 때는 큰 문제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 팽창 속도가 줄거나 축소하기 시작하면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올 것이다.”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사망 1주기를 맞아 지난 3월 5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여적향에서 김은정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주간경향과 업계 현황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은정 “다단계 하도급 구조부터 깰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독과점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는 외부충격을 주는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은 이와 관련한 법과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거대 플랫폼을 규제하는 것이다. 그 결과, 애플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다가 대체 수단을 도입하고 자발적으로 수수료도 낮추고 있다. 법과 제도가 독점을 깨는 유효한 수단임을 잘 보여준다. 당장 웹툰 플랫폼만 해도 독점을 깨고 경쟁하는 생태계를 회복한다면 불공정 계약 문제도 해소하고 다양한 작품을 공급하는 환경으로 변할 수 있다.”

      김찬호 기자 2024.03.11 06:00

    • [문화캘린더]홍대 한·중 작가 14명의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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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캘린더]홍대 한·중 작가 14명의 특별전

      [전시]홍박사님을 아세요? 일시 3월 11~17일 장소 서울 종로 갤러리LP 관람료 무료 홍익대 박사과정 재학 중인 한·중 작가 14명이 모여 재기발랄한 전시를 연다. 제목부터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재미있는 밈이 된 ‘홍박사님을 아세요?’다. 전시 기획 의도가 제목처럼 재미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다. 이들이 목표한 바는 단순하다. 여전히 시각예술이 일부 계층에게만 향유되는 현실을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시각예술이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전시를 마련했고, 보다 부담 없이 관람객들이 찾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관람료는 무료로 책정했다. 좋은 기획 의도만큼 출품된 작품들 역시 예술성·다양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가 14인은 회화, 조소, 판화, 사진 등 시각예술 관련 다양한 작품을 출품했다. 이재걸 미술평론가는 전시를 두고 “시대를 읽는 미술가로 거듭나기 위해 창작과 이론을 병행하는 이들이 패러디물인 ‘홍박사님을 아세요?’를 재차 패러디해 스스로 우스꽝스러운 홍박사가 됐다”며 “전시 기획의 유머 코드는 우리의 정체성과 사회적 성공에 따른 불안감을 펼쳐 보이면서 우리의 정신적인 균형을 잡아주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은 때로는 익살을 부리고, 때로는 근엄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삶의 가장 깊은 긴장과 불안을 만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포스터부터 웃음을 자아내는 이 전시는 웃음 속에서 삶을 성찰하게 한다. 무거운 주제를 웃기되, 우습지 않게 펼쳐내는 이들의 재능을 살펴보는 일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될 것이다. 02-737-1117 *주간경향을 통해 소개하고 싶은 문화행사를 알려주세요. 주간경향 독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공연이나 전시면 더욱 좋습니다. [뮤지컬]낭만별곡 일시 3월 19일~6월 9일 장소 예스24아트원 2관 관람료 R석 6만6000원, S석 5만5000원, A석 4만4000원 2022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창작뮤지컬이다. 세종 즉위 전, 청년 ‘이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도’, ‘박연’이라는 실존 인물과 ‘예성’과 ‘동래’라는 가상인물을 통해 조선시대 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다. 02-6925-0419 [무용]화양연화 일시 3월 8~9일 장소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관람료 R석 3만원, S석 2만원 21312ㅇ 1919년 일제강점기를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 화려한 무대의상과 다양한 연출기법, 볼거리 가득한 공연으로 준비했다. 02-3442-2637 [콘서트]마룬5 내한 콘서트 일시 3월 8~9일 장소 인스파이어 아레나 관람료 스탠딩A 24만2000원, 스탠딩B 22만원, VIP석 27만5000원, R석 22만원 등 세계적인 팝그룹 마룬5의 내한공연이다.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숙박 패키지까지 함께 마련해 보다 편한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032-580-9000

      김찬호 기자 2024.02.21 05:30

  • 레이디경향

    • 이지숙 작가, 서울-강진 이원 개인전  연다

      문화/생활

      이지숙 작가, 서울-강진 이원 개인전 <화양연화> 연다

      ‘테라코타’ 장인 이지숙 작가가 꽃피는 3월, 서울과 전남 강진 두 곳에서 전시회 <화양연화>를 동시에 개최한다. 이지숙 작가 제공 열립니다. 테라코타 장인 이지숙 작가의 개인전 <화양연화>가 3월 서울과 전남 강진 두 곳에서 이원 개인전을 연다. 서울 삼청동 오매갤러리에서는 ‘매화’ 등 신작 입체작품을 중심으로 선보이며 전남 강진 한국민화뮤지엄에서는 이지숙 작가의 대표적인 ‘책가도’ 작업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작품들이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강진 한국민화뮤지엄에서는 80평 규모의 대형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이지숙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23년여 동안 도예 작업에 매진해 왔다. 그의 작품은 흙으로 사물들의 가치와 의미를 재구성하며, 민화의 세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지숙 작가의 <화양연화> 테라코타 위에 아크릴 채색. 그의 주요 개인전으로는 ‘꽃 책 상’(2017, 노블레스컬렉션, 서울), ‘정물도’(2017, KSD갤러리, 서울), ‘부귀영화-이지숙전’(2015, 영은미술관, 경기도 광주) 등이 있으며, 단체전으로는 ‘생의 찬미’(2022,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주년 특별기획전 영은지기, 기억을 잇다’(2020, 영은미술관, 광주), ‘경기별곡: 민화, 경기를 노래하다’(2020, 경기도박물관, 용인) 등이 있다. 이지숙 작가의 ‘매화’. 또한 그의 작품은 경기도미술관, 미술은행, 한국문화재재단, 인천공항, YTN NEWSQUARE, 영은미술관, 한결교회, 양구백자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이지숙 작가는 “힘든 일을 해내는 동안에도, 상처로 아픈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찰나처럼 반짝이는 순간들을 엮어 작품을 만든다. 금이 가고 틈이 생기더라도 그 틈을 메우고 다듬어, 처음 떠올린 장면처럼 단정하고 상처 없이 완성해 간다”며 “이렇게 여러 번 색을 입히고 상처를 보듬는 과정이 마치 우리네 인생과 닮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의 이번 개인전은 문득 지나온 시간들이 가장 아름답게 빛남을 의미하는 ‘화양연화’다. 이지숙 작가의 개인전 <화양연화 - 꽃피다>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오매갤러리 3월4일부터 15일까지(오프닝 리셉션 4일 오후 3시). 그리고 특별전 <화양연화>는 전남 강진군 대구면 <한국민화뮤지엄 기획전시실에서 3월7일부터 5월30일까지 열린다.

      이유진 기자 2025.03.03 21:23

    • 방송작가협회 “국회 마저 무시한  남규홍 PD…진심어린 사과 요구”

      화제

      방송작가협회 “국회 마저 무시한 <나솔> 남규홍 PD…진심어린 사과 요구”

      남규홍 피디가 결국 국감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남 피디는 부당하게 내쫓긴 <나는 솔로> 작가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유튜브 캡처 SBS플러스·ENA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의 남규홍 PD가 24일 결국 국감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 PD는 이날 국회 국정감사 문화체육부 종합검사에서 방송 작가들의 저작권 침해 관련 증인으로 출석해야 했다. 남 PD는 그간 증인 출석 요구 연락을 받지 않는가 하면, 현재 해외 출장이라는 이유로 국정감사에 불출석했다. 이날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를 두고 “지난 18일 감사 발언 이후 언론 보도가 크게 나자 해외 출장이란 불출석 사유서를 보냈다”라며 “해외 출장이 도피성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이하 작가협회)는 같은 날 그의 국감 불출석에 대해 “작가들에게 저지른 갑질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작가들에게 사과할 마지막 기회마저 저버린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남규홍 PD가 운영하는 촌장엔터테인먼트는 문체부가 권고하고 있는 프리랜서 작가들과 문화예술용역 서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저작권자인 작가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하여 저작권료 수급을 지연시키는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문체부는 ‘예술인 복지법’ 제4조의 4(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를 위반했다고 보고 1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작가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남 피디는 의문을 제기한 작가에게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폄훼 발언을 일삼으며 프로그램 하차를 요구했다”며 “결국 견디다 못한 작가들이 모두 일터에서 쫓겨났고, 작가들이 떠난 자리에 남규홍 피디 자신과 6명 피디의 이름을 ‘작가’로, 남규홍 PD의 딸은 ‘자막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작가협회는 남규홍 PD에게 “지금까지 방송작가에 대해 불공정행위를 저지른 점을 인정하고, 부당하게 내쫓긴 <나는 솔로> 작가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유진 기자 2024.10.24 17:33

    • ‘낭만의 계절, 나도 작가다’ 라한호텔, 경주 책방전 오픈

      문화/생활

      ‘낭만의 계절, 나도 작가다’ 라한호텔, 경주 책방전 오픈

      로컬 책방들과 함께 하는 ‘경주 책방전’이 라이프스타일 북스토어 카페 ‘경주산책’에서 열린다. 라한호텔이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로컬 책방들과 함께 ‘경주 책방전’을 연다. 올해로 3회차에 접어든 ‘경주 책방전’은 천년 고도 경주의 매력을 담은 특색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지역 사회와 상생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는 프로그램이다. ‘책방전’에서는 경주 내 각기 다른 지역에서 주민과 여행객의 발길을 이끄는 독립서점 세 곳의 책방지기가 엄선한 추천 도서와 감각적인 소품, 굿즈 등을 만날 수 있다. ‘누군가의 책방’ ‘어서어서’가 지속가능한 로컬의 가치를 이어가고 ‘북미’ 서점이 새롭게 합류한다. 문학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라한 문예(응모) 이벤트’도 열린다. 가을, 경주, 여행, 책 중에 주제를 골라 소설이나 시, 편지 등을 자유롭게 써서 제출하면 된다. 응모지는 경주산책에 비치돼 있고, 참여 기간은 10월 31일까지다. 라한셀렉트 경주 스위트룸 1박 숙박권(1등), 라한호텔 디퓨저 선물세트(2등), 경주산책 추천 도서 1권(3등) 등의 상품이 걸려 있다. 10월 12일과 26일 밤 9시부터 90분 동안 열리는 인기 작가와의 북토크 ‘가을 심야책방’도 기대를 모은다. 12일엔 <촉진하는 밤> <마음사전>의 김소연 시인, 26일엔 <감수성 수업> <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의 에세이스트 정여울 작가와의 특별한 시간이 준비되어 있다. 참가자에게는 무료 와인 1잔과 간단한 스낵이 제공된다. ‘가을 심야책방’은 네이버 혹은 전화로 예약이 필요하며 참가비는 투숙객 2만 원, 비투숙객은 2만5천 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라한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윤 기자 2024.09.20 09:36

    • ‘시애틀 아트 페어’ 빛낸 한국 작가 4인은 누구?

      문화/생활

      ‘시애틀 아트 페어’ 빛낸 한국 작가 4인은 누구?

      ‘2024 시애틀 아트페어’가 7월 25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시애틀 루멘 필드 이벤트 센터에서가 개최됐다. 한국 작가는 물론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인 작가들도 페어에 참석했다.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비주얼 아트 마켓 행사인 ‘2024 시애틀 아트페어(Seattle Art Fair-SAF)’ 속 한국 작가들의 작품은 빛났다. ‘시애틀 아트페어’가 지난 7월 25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시애틀 루멘 필드 이벤트 센터에서 개최됐다. 예술 애호가와 딜러들이 2만 명 이상 몰리는 미국 북서부 최대 아트 페어다. 이번 SAF에는 한국 작가는 물론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한인 작가들도 페어에 참석했다. 시애틀 아트페어 J&J ART 부스에서 만난 작가 EVAN(최석현). 사진 김승규 기자(시애틀코리안데일리) 먼저 눈에 띄는 작가는 ‘꼬마작가’로 불리는 EVAN(최석현)의 작품이다. J&J ART 부스에서 만난 그는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딱 11세 소년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작품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유니크한 색감을 자랑한다.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생동적이고 감각적인 색감은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미국 시애틀 기반으로 활동 중인 한국계 작가 설미영(MiYoung Margolis). 이유진 기자 무용가, 패션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 중인 설미영 작가는 시애틀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믹스 미디어 전문 회화 작가다. 크리스털, 돌조각, 소금, 한지 등을 이용한 대담한 표현법과 붓놀림은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설 작가는 뉴욕, 로스엔젤레스, 시애틀 그리고 서울 등에 작품을 전시해왔다. 한국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최영화 작가는 미국 이주 후 이국적인 풍경을 수묵화로 담아내며 독특한 그만의 작품 세계를 펼치는 중이다. 이유진 기자 최영화 작가는 미국에서 거주하며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었을 때 아마존 택배 상자에 주목했다. 상자의 오밀조밀한 단면이 표현하는 선이 마치 거침없는 한국화 붓 터치 방식과 닮아있었다. 그는 수묵화에 조각조각 자른 택배 상자를 덧붙이며 특별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 독특한 작품 활동이 미국에서 주목받으며 미국 아마존 본사에서도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기회도 얻게 됐다. 예술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는 말은 그의 작품이 여실히 보여준다. 시애틀 아트페어에서 만난 이종기 화가의 ‘청화백자&심슨 가족’. 이유진 기자 지극히 한국적인 것과 미국적인 것의 위트있는 만남. 이종기 화가는 한국적인 배경에 서양 만화캐릭터를 세운 작품으로 유명하다. 심슨 가족, 슈퍼맨 등을 그가 사용하는 단골 캐릭터로 서울이라면 서촌·북촌, 삼청동·가회동 등 한옥 동네를 배경으로 삼는다. 이번 시애틀 아트페어에서 만난 이종기 화가는 한국의 국보 청화 백자에 심슨 가족 캐릭터를 환상적으로 혼합해 미국 미술 애호가들의 눈길을 끌었다. 유쾌한 상황 설정과 팝적인 색감은 그의 작품 앞에 선 누구나 미소짓게 만드는, 그것이 미술이 가진 힘이었다.

      이유진 기자 2024.07.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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