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친한동훈계 “재보선 참패, 보수의 처참한 현주소”지난해 10월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친한동훈계 인사들이 3일 전날 4·2 재보궐 선거 패배에 연달아 당의 각성을 촉구하는...
조미덥 기자 2025.04.03 15:43
정치
친한동훈계 “재보선 참패, 보수의 처참한 현주소”지난해 10월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친한동훈계 인사들이 3일 전날 4·2 재보궐 선거 패배에 연달아 당의 각성을 촉구하는...
조미덥 기자 2025.04.03 15:43
정치
재보선 ‘패배’ 아니라는 국힘…“민심 바로미터라는 분석 동의 안 해”....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4·2 재보선 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는데 다만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민심의 어떤...
#탄핵 #국민의힘 #계엄 #재보선 #윤석열
민서영 기자 2025.04.03 10:59
정치
윤석열 선고 전 야권에 기운 민심 확인···4·2 재보선 압승으로 나타났다부산·경남, 충청서 민주당 등 야권 승 국민의힘, ‘보수 텃밭’ 김천만 사수 혁신당은 담양군수…지자체장 첫 배출 4·2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2일 서울 구로구 구로제4동 주민센터에서 한 시민이 투표함에...
윤석열 내란 재판
김한솔 기자 2025.04.03 07:45
정치
친윤 부산교육감? 민주당 거제시장? 혁신당 담양군수?··· 4·2 재보선 관전포인트오는 4월 2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지난 26일 부산 동구 한 도로변에 교육감 후보들의 현수막이 나란히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올해 4·2 재보궐선거는 국회의원·광역자치단체장 등 큰 선거는...
조미덥 기자 2025.03.30 14:30
연예
‘4·7 재보선’ 개표방송 시청률 승자는 KBS·TV조선4·7 재보궐 선거 투표일인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기상고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4·7 재보선 개표방송 시청률 승자는 KBS와 TV조선이었다. 지상파 중에는 공영방송답게 개표방송에서도 전통을 내세운 KBS가, 종합편성채널 중에서는 ‘보수성향’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는 TV조선이 시청자 선택을 받았다. 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KBS1이 오후 7시부터 방송한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1재보궐선거 개표방송 1부’ 시청률은 7.3%, 10시부터 방송한 2부는 5.3%를 기록했다. 또 그사이 방송한 ‘KBS 뉴스 9’는 9.8%였다. 다른 지상파 중 MBC ‘뉴스데스크’는 4.2%-3.9%, 이후 방송한 ‘선택2021’은 2%대였고 SBS ‘SBS 8 뉴스’는 3.5%, 이후 방송한 ‘4·7 재보선 국민의 선택’은 3.3%였다. TV조선이 오후 7시 30분부터 방송한 ‘결정 2021’ 1부는 3.621%(이하 유료가구), ‘TV조선 뉴스 9-결정 2021’은 6.362%, ‘결정 2021’ 3부는 5.741%의 시청률을 보이며 KBS를 제외한 다른 지상파들을 넘어섰다. 채널A ‘뉴스A’는 3.830%, ‘나의 선택 2021’은 2~3%대, MBN ‘4·7 민심의 선택’은 2~3%대, ‘MBN 종합뉴스’는 2.242%, JTBC ‘뉴스룸’은 1.036%, ‘뉴스특보’는 1.155%로 집계됐다. KBS는 전날 TV보다 먼저 보는 모바일 개표방송을 통해 시청 열기를 끌어올렸고 전국 네트워크를 가동해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4원 방송을 선보여 현장감과 입체감을 살렸다. 숙련된 진행자의 정제된 멘트와 함께 국내 개표방송 사상 처음으로 증강현실(AR) 카메라가 달린 RC카와 초대형 터치스크린 등 신기술도 자랑했다. MBC는 초대형 초고화질 ‘LED 월’과 택배, 공성전, 야구, 거인 콘셉트의 재밌는 컴퓨터그래픽으로 표심을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왔다. 20~49세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1.8%를 기록하며 젊은 세대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했다. SBS도 중독성 강한 춤을 선보이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협업해 재밌는 그래픽을 선보이며 젊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TV조선은 길이 12m, 높이 5m의 대형 미디어월에 더해 K팝 스타들 무대에서 볼 수 있었던 볼륨 매트릭 기술을 도입해 후보자들이 실제로 스튜디오에 있는 것 같은 화면을 구현했다. ‘보수성향’ 시청자들 결집했던 TV조선은 개표방송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등이 나서 재보선 의미와 결과에 따른 정치권 전망 등을 말했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김어준도 TBS TV 개표방송 진행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장 재보선 과정에서 오세훈 당선인과 선거 기간 언쟁을 벌였던 김어준은 전날 방송에서 “(선거 결과에) ‘뉴스공장’ 존폐가 달렸다. 만약 2번 후보(오세훈)가 당선되면 우리는 프로그램 색깔도, 완전히 코너도 바꿔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오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TBS의 편향성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고, TBS는 막판까지 오 당선인의 내곡동 땅 의혹 검증에 앞장섰다. TBS는 지난해 2월 교통방송본부가 아닌 재단법인으로 독립했지만 서울시장이 사장 임면권과 재정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
손봉석 기자 2021.04.08 17:27
생활
[오늘 날씨] 재보선 투표일 맑음, 중부 오전 미세먼지황사 등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황사와 미세먼지에 갇혀있다. 연합뉴스재보궐선거 투표일인 7일 전국이 대체로 맑겠다. 경기 동부와 강원은 오후에 구름이 많겠고, 강원 산지는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3∼11도, 낮 최고기온은 15∼22도로 예보됐다. 낮과 밤 기온 차가 15도 안팎으로 크겠다. 새벽부터 아침 사이 경기 북부·동부와 강원·충청 내륙, 전북 동부 등에서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이 있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서 ‘보통’으로 예상됐다. 오전에 서울·인천·경기 남부·충남·전북은 ‘나쁨’, 경기 북부·대전·세종·충북·광주는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바다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2.0m, 서해 앞바다에서 0.5m, 남해 앞바다에서 0.5∼1.0m로 일겠다. 먼바다 파고는 동해 0.5∼2.0m, 서해·남해 0.5∼1.5m로 예상된다.
손봉석 기자 2021.04.07 00:00
연예
TBS, 4·7 재보선 개표방송 진행TBS 제공TBS는 4·7 재·보궐선거 개표방송 진행자로 김어준과 주진우가 나선다고 5일 전했다. 선거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김어준이 진행하는 ‘김어준의 개표공장’이 방송되고, 밤 10시부터 익일 오전 1시까지 주진우와 TBS TV ‘더룸’ 제작진이 함께하는 ‘개표공장 더 밤중에’가 이어진다. TBS는 “시민들이 주인이 돼 즐길 수 있는 개표방송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며 “재미와 품격,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알찬 개표방송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TBS는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을 내세운 지상파들과 달리 괘도, 인간 그래픽, 수기 집계 현황판 등을 활용해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다. 개표방송에 앞서 유튜브 ‘TBS 시민의 방송’에서는 7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동안 개그맨 박성호와 황현희가 진행하는 ‘개표공장 프리퀄’을 방송한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이 최근 ‘내곡동 처가땅 의혹’을 부각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한 가운데 김어준이 진행하는 개표방송에도 관심이 쏠린다.
손봉석 기자 2021.04.05 20:56
생활
[종합] 재보선 첫날 사전투표율 9.14%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2일과 3일 이틀 동안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강윤중 기자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월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최종 투표율이 9.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1216만1624명의 선거인 중 111만2167명이 투표를 마쳤다. 서울시장 선거에는 81만3천218명이 투표, 9.65%를 기록했다. 부산시장 선거에는 25만3천323이 참여, 투표율이 8.63%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선거인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첫날 최종 투표율은 12.14%였다. 2018년 지방선거와 2017년 대선에선 각각 8.77%, 11.70%를 기록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이틀간의 사전투표가 20.14%로 마감됐던 만큼, 이번 사전투표도 오는 3일까지 진행을 마치면 최종 20%대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럴 경우 역대 재·보궐선거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최고치 기록은 2014년 10·29 재·보궐선거 19.40%다.
손봉석 기자 2021.04.02 20:21
정치
[4·29 재보선 민심 르포-광주 서구을]천정배-조영택 ‘외나무다리 싸움’ㆍ천정배 후보, 새정치연합 탈당 무소속 출마… 새정치연합과 일전 불가피 여야가 4·29 재·보선 후보들을 공천함으로써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이번 재·보선이 치러지는 4개의 지역(서울 관악을, 인천 서구 강화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중 최대 격전지는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구을이다. 관악을은 서울에서 야성이 가장 강한 지역이지만 야권의 분열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야권 후보들이 어떤 카드로 맞설지가 관전 포인트다. 광주 서구을에서는 천정배 후보가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함으로써 새정치연합 대 천정배 후보 간의 일전이 불가피해졌다. 은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광주 서구을과 서울 관악을 지역을 찾아가 민심을 알아봤다. 아직 초봄인데도 광주 서구을 지역은 한여름처럼 뜨겁다. 광주 서구을은 공천만 하면 곧바로 당선으로 연결됐던 새정치연합의 텃밭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가 호남 정치인들을 물갈이하고 야권을 재편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번 재·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것이다. 천 후보는 바둑기사 조훈현, 시인 김지하와 함께 목포가 낳은 3대 천재로 불릴 만큼 호남에선 유명한 인물이다. 4선 의원에,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도 역임했다. 인지도 면에서는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를 크게 앞선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바짝 긴장하는 것도 천 후보의 인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가 거리에서 유권자와 얘기하고 있다. / 조영택 후보 제공 “새정치연합 뽑아줘도 무기력한 모습” 텃밭인 광주에서 패하면 단순히 국회의원 1석을 잃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자칫 당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무슨 일이 있어도 광주는 꼭 이겨야 한다”며 총동원령을 내린 이유다. 현재 판세는 예측불허다. “선거 결과는 오직 신만이 알 수 있다”는 말이 얼마나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주민들도 천 후보의 ‘호남 개혁론’에 힘을 실어줘야 할지, 새정치연합의 ‘제1야당 수성론’에 손을 들어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풍금 사거리에서 만난 한 중년의 남자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을 불신하고 ‘안철수 현상’의 진원지로 만든 이 지역의 정서를 보면 천정배 후보가 유리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안 없이 새정치연합 후보를 떨어뜨리면 정권교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권자들도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는 광주의 새로운 정치·경제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베드타운 역할을 하고 있는 풍암·금호지구 아파트단지에는 30∼40대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정치의식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의 선거 결과만 봐도 그렇다. 지방선거에서 서구청장에 두 번 연속으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고, 통합진보당 후보가 새정치연합 후보를 물리치고 시의원이 되기도 했다. 한 정당이 비공식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이에 따르면 천 후보가 조 후보에게 5%포인트 정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에 실망한 지역민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광주 서구 주민과 악수하고 있다. / 천정배 후보 제공 광주서구문화센터 앞에서 만난 한 주민에게 이번 선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자 “(새정치연합) 이대로는 안 된당께”를 연거푸 외쳤다. 이 주민은 “새정치연합에 그동안 계속 표를 줬지만 국회의원이 되면 기득권만 누리고 실제로 한 일이 없었다”며 “새정치연합이 광주에서 독과점하고 있는 이 상태가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도 “정권교체를 하라고 4년마다 국회의원으로 뽑아줬지만 중앙정치에서는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줬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은 광주시민들 위에 군림해온 것밖에 없다”고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성토했다. 하지만 천 후보가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지난 광산을 재·보선에 이어 다시 이 지역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광주 서구 중앙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70대의 한 어르신은 “(천 후보가) 어찌 그렇게 변덕이 심허댜”라며 천 후보의 탈당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 어르신은 중앙무대에서 여당과 치열하게 싸워야 할 자원(천정배)이 광주에까지 내려와서 정치를 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천 후보 난데없이 나타나서 생뚱맞다” 뜻밖의 강적을 만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조 후보는 매일 새벽 지역구에 있는 목욕탕을 가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껴서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서다. 참여정부 당시 국무조정실장과 18대 때 광주 서구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조 후보는 “광주시민들은 제1야당을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조 후보는 “천정배 후보는 여기가 고향도 아니고 여기서 학교도 나오지 않았다”며 “난데없이 광주에 내려와서 호남정치를 개혁하겠다고 하고 다니는 것이 생뚱맞다”고 말했다. “천 후보가 당선하더라도 정치개혁의 아이콘으로 추동력이 있을지 의심스럽다. 대표적인 야도에서 새정치연합을 버리는 것이 정도인지 모르겠다.” 풍암저수지 길에서 만난 40대 자영업자는 천정배 후보에 대해 과대포장된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정승 후보가 식약청장을 그만두고 내려와서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이정현 후보(현 전남 순천·곡성지역 의원)를 내세워 재미를 봤다. 이 후보는 야권연대 후보였던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51%)에게 지기는 했지만 39%나 득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 후보가 당시 이정현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득표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결국 선거구도는 천정배 후보와 조영택 후보의 2파전으로 압축된다. 선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천 후보가 선거에서 패하면 더 이상 정치적 재기는 힘들다. 조 후보가 승리하지 못하면 새정치연합은 물론 문재인 대표까지 흔들릴 게 뻔하다. 유권자들로선 비가 오면 소금장수 아들이 걱정되고, 햇빛이 쨍쨍 내리쬐면 우산장수 아들이 걱정되는 어머니의 심정일 터. 서구을 주민들은 과연 어떤 길을 택할까.
광주|권순철 기자 2015.03.24 14:00
정치
[4·29 재보선 민심 르포-서울 관악을]‘야성’ 강하지만 야권 분열로 혼전ㆍ27년 동안 새누리당 후보 단 한 번도 허락하지 않은 ‘서울의 광주’ 관악을 지역은 ‘서울의 광주’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988년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도입한 이후 27년 동안 새누리당 후보를 의원으로 단 한 번도 허락하지 않은 곳이다. 서울대가 위치하고 있는 이 지역은 과거 신림동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대학동, 삼성동, 난향동, 서림동, 신원동, 신사동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이 지역에 유권자 중 호남 출신이 40% 이상을 차지했기 때문에 야당이 강세를 보였다. 최근에도 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배경은 좀 달라졌다. 진보성향의 10∼40대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야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지역에는 원룸촌이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다. 서울대 주변의 고시촌에서 도림천을 따라 서울대입구역 사거리까지 1인 가구촌이 형성돼 있다. 이번 재·보선의 승부는 젊은 층 표심의 향방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한 주민으로부터 김치를 받아먹고 있다. / 오신환 후보 제공 “이번엔 한 번 바꿔봐야 하는 것 아니냐” 관악을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옛통합진보당 의원이었던 무소속 이상규 후보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오신환 후보는 이 난공불락의 요새를 뚫기 위해 하루 종일 발품을 팔며 주민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지난 2월 일찌감치 공천장을 받고 선거에 뛰어든 오 후보는 주민들에게 다가가서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도 그의 말에 호응했다. 서울대 주변 녹두거리에서 만난 한 30대 남성은 “그동안 새정치연합 후보를 계속 뽑아줘서 그런지 요즘은 선거 때가 돼도 긴장하지 않고 너무 안일한 것 같다”며 “원룸촌에서도 이번에는 한 번 바꿔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하고 있는 오모씨는 오 후보의 고시촌 부활 약속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로스쿨제도 시행으로 고시생들이 빠져나가서 공실률이 대부분 30% 이상입니다. 과거 점심시간 때면 식당에서 밥 먹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지금은 거리도 텅 비어 있습니다. 오 후보가 사법시험 존치를 약속한 만큼 오 후보를 지지할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상가 주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 정태호 후보 제공 오 후보 측은 이번 선거가 새누리당, 새정치연합, 정의당+노동당(또는 국민모임), 이상규 후보(옛 통합진보당 의원) 등 4자구도로 치러지길 내심 바라고 있다. 야권의 표가 분산되면 35% 정도의 고정표를 갖고 있는 새누리당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새누리당은 중앙당에서 2명의 직원을 후보 캠프에 파견하는 등 중앙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새누리당에 대한 거부정서가 강했다. 신원시장 골목에서 만난 한 60대 노인은 “이 지역을 결코 새누리당에 내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아무리 이 지역에서 발버둥쳐봐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는 노년층에서도 고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 측은 주민들이 결국에는 박근혜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제1야당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야권 후보들이 난립한다고 해도 투표장에서는 사표방지 심리가 작동해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라는 기대다. 무소속 이상규 후보가 한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과 얘기하고 있다. / 이상규 후보 제공 유동인구가 많은 신림역 사거리에서 만난 주부 이모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운 것 같다”며 “제1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박근혜 정부가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이면서 정태호 후보 측과 김희철 후보 측으로 나뉘었던 당원들도 이제는 한때 소원했던 감정을 추스르는 분위기다. 과거 평민당 때부터 당원이었다고 밝힌 조모씨는 “경선 때는 정태호 후보와 김희철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을 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끝난 만큼 당원들도 한마음으로 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도 1만8000여명의 권리당원들이 지역 곳곳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후보 당선돼야 현 정부 정신 차려” 옛 통합진보당 출신인 이상규 후보도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주민들과 일대 일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야권연대 후보로 나서 당선됐던 이 후보는 헌법재판소의 의원직 박탈 결정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며 직접 주민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다. 자생적인 소규모 풀뿌리시민운동 조직이 많은 이 지역에서는 이 후보에 대한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사실 헌재가 통합진보당을 해산할 줄은 알았지만 국회의원직까지 박탈할 줄은 몰랐다. 그런 면에서 이상규 후보에게 동정심이 간다.”(난곡동 한 주민) 이 후보 측은 현재 비공식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에 밀리는 것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도 무소속 김희철 후보에게 밀리는 등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하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이상규 후보가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외에 정의당 이동영 후보, 노동당 나경채 후보 등도 금배지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다. 지역에서는 정의당과 노동당이 결국 연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영 후보 측은 “앞으로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후보들 간에 연대문제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 여론조사기관인 에 의뢰해 지난 15~16일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신환 후보 39.6%, 정태호 후보 34.5%, 무소속 이상규 후보 5.6%, 정의당 이동영 후보 4.2% 순이었다. 하지만 지역 전문가들은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의 당력이 총동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다자구도가 양자구도로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문가는 “이 지역이 서울의 유일한 보궐선거 지역이기 때문에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럴 경우 인물대결보다는 진보층과 보수층의 세력대결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순철 기자 2015.03.24 13:55
정치 원희복의 인물탐구
[원희복의 인물탐구]7·30 재보선 동작을 후보 사퇴한 기동민… 우정 버린 정치인인가, 전략 공천 희생양인가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동작을 지역은 한국 정치의 축소판, 아니 인생사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 ‘난장’(亂場·사람이 뒤엉켜 어지러운 장터)이었다. 근 한 달 정도(6월 24일 출마 선언~7월 24일 후보 사퇴)에 불과했던 선거 기간은 약육강식과 우정과 야망, 그리고 명분과 실리 등 인생사의 모든 것을 축소해 놓았다. 그 난장 한가운데에 기동민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1966년생이니 이제 만으로 마흔여덟, 말 그대로 인생의 ‘절정기’에 이른 사내다. 그는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한바탕 불꽃같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모든 언론이 그에게 집중했고, 실제 그에게 부여된 정치적 의미도 적지 않았다. 사진에서 보듯이 그의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내민 방송 마이크는 수십개였으며, 짧은 기간 동안 인터넷에 오른 그에 대한 기사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바람이 지나간 지금 그에 대한 기사는 아무것도 없다. 정지윤 기자 빼앗은(?) 동지의 지역구를 다시 양보 그에게는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오랜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의 지역구를 가로챈 인물이라는 뼈아픈 이미지만 남았다. 또 후보를 사퇴했지만 자신으로부터 양보 받은 후보마저 낙선하면서 대의를 위한 희생도 빛이 바랬다. 심지어 그는 7·30 재·보궐선거에서 야권 참패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잘 나가던 젊은 정치인 기동민은 한 달 만에 180도 처지가 바뀐 것이다. 그는 거듭된 인터뷰 요청에 “관심에 대해 고맙습니다”라며 “다음에 기회를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고 완곡하게 인터뷰를 거절했다. 하지만 정치인에 대한 기사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나중에 본인이 필요해 하는 인터뷰는 기사가 안 된다. 독자들은 그의 공약과 포부를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우정과 정치에 대한 진솔하고도 아픈 고백을 듣고 싶어할 것이다. 또 그런 고백을 용기있게 하는 것도 젊은 정치인이 성숙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힘들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상자기사 참조) 그럴 것이다. 방금 지나간 아픈 사연을 되새김질하는 것은 고통스러울 것이다. 7·30 재·보궐 동작을 선거를 복기해보자. 우선 야권은 시작부터 ‘약육강식’의 잔인함을 드러냈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는 이곳에 있는 중앙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오랫동안 터를 닦은 허동준 위원장이 있었다. 허 위원장에게는 지역구만 관리하다 전략공천에 밀려 세 번이나 출마가 좌절된 아픔이 있었다. 2004년과 2012년 총선에서는 이계안 선배에게, 2008년 18대 총선에선 대권주자인 정동영 선배에게 밀렸다. 허 위원장은 이번 재·보궐선거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며 벼르고 있었다. 그런 그 앞에 또 다른 인물이 ‘전략공천’이라는 마패를 들고 나타나 네 번째 출마 기회마저 빼앗아가버리고 말았다. 다른 사람도 아닌, 오랜 동지이자 친구인 기동민이었다. 허 위원장과 기동민, 두 사람은 정치적 동지를 넘어 집안 식구끼리도 잘 아는 친구였다. 하지만 20년 우정도 공천권 앞에서는 맥없이 무너졌다. “자리를 잘못 잡아 모든 것을 잃은 사례” 고향인 광주 광산을에 사무실을 열고 출마 선언까지 마친 기동민으로서도 황당했을 것이다. 그는 “무엇이 옳은가를 놓고 며칠 밤을 뜬 눈으로 지새웠다,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면서 “내가 왜 정치를 하는가? 내 마음 깊은 곳의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우정보다 실리를 선택했다. 그는 “처음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 큰 용기라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독선과 독주, 불통으로 상징되는 박근혜 정부를 심판하고 국민과 더불어 새로운 희망을 일구는 것이 더 큰 용기”라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7월 8일 출마선언문) 그러나 그의 출마선언식은 우정을 버리고 실리를 쫓은 약삭빠른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킨 자리가 됐다. 종편과 보수언론은 난장판이 된 출마선언식장에서 ‘20년 우정을 가른 패륜 공천’이라며 고개를 들지 못하는 기동민을 부각시켰다. 사실 그의 출마변은 아무리 멋진 명분으로 포장하더라도 감동을 주지 못한다. 박근혜 정부의 독선과 독주, 불통을 왜 꼭 자신이 이곳에서 심판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기동민에게는 오랜 우정을 배신했다는 점도 문제지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역에 불쑥 나타나 표를 얻으려 했던 무모함이 더 문제였다. 정치평론가 정순훈 ‘원세와 방세 연구소’ 대표는 “유비가 제갈공명을 만날 때 ‘봉황은 천 길을 날아도 오동나무가 아니면 머물지 않고, 선비는 숨어 살지언정 참주인이 아니면 섬기지 않는다’는 말을 했던 것처럼 기동민 후보는 택목(擇木)을 잘못해 모든 것을 잃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택목이란 ‘뛰어난 인재는 현명한 자리를 잡는다’는 의미이다. 그는 동작구에서 열심히 뛰었다. 청와대와 정치권(국회), 중앙행정(보건복지부)과 지방행정(서울시)을 두루 경험한 젊은 일꾼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리인’으로, 게다가 잘 생긴 얼굴까지 뭐 하나 나무랄 것이 없었다. 하지만 기는 사람 위에 뛰는 사람이 있고, 그 위에 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저 멀리 다른 당에 있던 노회찬 후보가 ‘날아온’ 것이다. 재선에 서울시장 출마 경력까지 가진 노회찬 정의당 후보에게 첫 출마자인 그는 인지도 면에서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학생운동, 재야활동, 정치 두루 거쳐 그는 제1야당 후보였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신통치 않게 나왔다. 이대로 야당후보가 분열된 상태라면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것이 뻔했다. 노회찬 후보는 후보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아니 당 전체의 운명을 걸고 후보단일화를 계속 압박했다. 결국 기동민은 7월 24일 “노회찬 후보께서 반드시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승리해 달라”면서 후보직을 사퇴했다. 보름여 만에 기동민은 ‘얻고 준’ 아니 ‘뺏고 빼앗긴’ 경험을 모두 한 것이다. 7월 8일 기동민 후보 출마선언식장에 난입한 허동준 위원장(왼쪽)이 기동민 후보에게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사실 노회찬 후보는 바로 1년 전 갑자기 날아온 안철수 후보에게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병을 빼앗긴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었다. 과거 안철수 후보에게 당했던 노 후보가 이번엔 기동민 후보에게 갚은 셈이다. 기동민은 허동준의 지역구를 빼앗고, 그 기동민은 다시 노회찬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한다. 이것이 정치판이다. 정치판은 냉정하다. 강자만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정글이다. 그의 사퇴에 대해 당은 180도 태도를 바꿔 ‘놀라운 결단’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선거연대는 없다’던 야권은 투표일 막판에 거래하듯 ‘주고 받기식’ 야권연대를 이뤄냈다. 그의 사퇴가 전적으로 개인의 의지냐, 아니면 당 지도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냐에 대해 논란은 있다. 개인의 선택이었다면 살신성인이지만, 당 지도부의 지시였다면 그는 철저히 농락당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적으로 그의 개인 의지, 즉 살신성인적 결단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의 살신성인적 결단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후보도 양보하고 같이 선거운동을 했지만 노회찬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7·30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은 철저히 참패했다. 권은희 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의 영입은 오히려 역효과가 났고, 난장판 공천파동, 막판에 이뤄진 어설픈 선거연대 등이 패배의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 중심에 기동민이 있다. 기동민은 80년대 중·후반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하다가 강제로 군대에 징집됐다. 군 제대 후 기자가 되려고 학생운동을 그만뒀지만 후배들에 끌려 총학생회장에 선출됐고, 다시 시위대의 선봉에 섰다. 그는 군대를 갔다온 복학생 학생회장으로, 전대협 대변인으로 대학을 마쳤다. 그는 재야단체에서 활동하다 당시 재야 지도자 김근태·이재정을 만나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운좋게’ 청와대-국회-정부-서울시를 섭렵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호연지기’와 ‘대장부’라는 단어를 배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 “멋진 일을 기획하고 살지는 않았다. (다만) 주어진 길을 마다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마주친 그 순간, 한 순간이 내게 과제였을 뿐이다”라고 토로했다.(7월 30일 페이스북) 사실 그랬다. 1980년대 우리는 그에게 민주화라는 과제를 내줬고, 1990년대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무거운 과제도 부여했다. 그리고 2000년대 가난한 사람을 보듬는 복지문제를 냈고, 2010년대에는 ‘안전 서울시’ 과제를 그에게 부여했다. 실은 그의 과제가 아니라 시대적 과제였다. 그는 순간 순간 맞부닥친 시대적 과제를 피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번에도 그에겐 ‘박근혜 정부 심판’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하지만 그는 이 과제를 풀지 못했다. 아니, 과제를 풀다 중도에 퇴장해버렸다. 물론 과제를 수행 못한 그의 잘못도 있지만 어설픈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정도(正道)를 걷지 않은 야권 지도부에 더 큰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정치 선배들은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그에게 잔인하고 고통스런 과제를 부여했다. 그리고 재·보선에서 참패하면서 그들 모두 실패자가 됐다. 7월 30일 투표를 마친 기동민은 “그러나 또, 정진의 순간들이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래를 기약하는 희망이 담겨 있다. 하지만 선거 패배는 그를 더욱 더 가혹한 난장 속으로 밀어넣었다. 그에게 진짜 호연지기가 필요한 건 바로 지금인지도 모르겠다. “너무 힘들다, 그냥 있고 싶다” 정지윤 기자 몇 번의 전화에도 그는 완곡히 인터뷰를 거절했다. 하지만 그는 ‘예의상’ 오는 전화는 받는다고 했다. 그는 “양해해 달라”, “그냥 조용히 있고 싶다”는 말만 거듭했다. 단편적이긴 하지만 그와의 전화통화 내용에서 그의 심경의 단면을 엿볼 수 있어 요약해 본다. 물론 힘든 과거의 순간을 다시 기억하기 싫은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선거과정에서 하고 싶은 말도, 또 억울함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인터뷰) 안 하고 싶다. 그냥 있고 싶다.” 지방(고향)에 내려가 있나. “아니 서울에 있다.” 차 한 잔을 하든지 아니면 지금 전화에서 몇 가지만 물어보겠다. “나중에 소주 한 잔 하자.” 정치인 인터뷰는 타이밍(시기)이 중요하다. 나중에 기 후보가 필요할 때 하는 말은 기사가 안 된다. “지금 (나에게) 기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직 젊은 정치인으로 고뇌의 순간을 솔직하게 토로하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죄송하다. 그냥 있고 싶다.” 내가 쓰는 것은 인터뷰가 아니라 인물탐구이기 때문에 꼭 인터뷰를 하지 않아도 기사는 나간다. 이왕이면 본인이 심경을 밝히는 것이 좋지 않겠나. “제가 지금 드릴 말이 없다. 전화를 안 받으면 예의가 아니라서 받은 것이다. 양해해 달라.” 지금 486 정치인들이 도매금으로 매도당하고 있는데, 이런 주장에 항변이라도 해야 하지 않는가. “…” 투표 날인 7월 30일 페이스북에 호연지기와 대장부를 얘기했다. 20년 우정에 비추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계속 듣고 있으려니 너무 힘들다. 고맙다. 전화 끊겠다.” 악력 1966년 전남 장성 출생. 광주인성고·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총학생회장. 서울시 정무부시장 비서. 국회의원 보좌관. 청와대 정무수석 보좌관. 김근태 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수석비서관. 서울시 정부부시장.
원희복 선임기자 2014.08.25 19:51
정치
[정치]10·30 재보선은 싱거운 게임?ㆍ대법원 확정판결 늦어져 예상보다 선거판 작아질 가능성 ㆍ그나마 새누리당 우세지역 많고 공안정국 겹쳐 야당 위축 10·30 재·보궐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재·보선은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갖는다. 또한 10월 재·보선은 그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 김무성·이완구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거물급 정치인들이 국회에 입성했다. 최대 11곳… 5∼6곳만 치를 수도 이번 재·보선은 4월 재·보선보다 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선거가 확정된 곳은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남·울릉군 2곳이다. 경기 화성갑은 고희선 새누리당 의원이 지병인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다. 경북 포항남·울릉군의 경우 김형태 무소속 의원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으면서 재선거 지역이 됐다. 2곳 외에도 추가로 9곳 지역구의 현역 의원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판결받고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재·보선 후보지역은 경기 2곳, 인천 2곳, 서울,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각각 1곳 등 전국에 걸쳐 있다. 지역 분포로만 보면 미니 총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상의 규정을 어기고 늑장 판결을 하고 있어 예상보다 10월 재·보선에 걸린 의석수가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직선거법 제270조 ‘선거범의 재판기간에 관한 강행규정’에 따르면 대법원은 2심 판결 선고가 난 이후 3개월 이내에 판결을 내려야 한다. 법대로라면 9월 12일까지 6명의 지역구 의원에 대해 대법원이 확정판결을 내렸어야 했다. 또한 재·보선 대상지역이 되려면 선거 1개월 전까지 대법원으로부터 해당 지역구 의원이 당선무효형 선고를 받아야 한다. 늦어도 9월 30일까지는 대법원이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12일 현재 추석 이후 예정된 대법원의 9월 공판 일정은 26일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10월 재·보선에서 현재 확정된 2곳의 지역구 외에 3~4곳 정도가 추가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정치권은 이미 재·보선 준비에 착수했다. 새누리당은 5일 홍문종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를 구성했다. 경기 화성갑 지역구에는 여기에서 18대 의원을 지낸 김성회 전 의원이 이미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경북 구미갑에는 새누리당만 해도 9명의 예비후보가 선관위에 등록했다. 민주당도 11일 박기춘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심위 구성안을 확정했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도 10월 재·보선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야권이 10월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새누리당(현재 153석)의 국회 과반 의석수가 무너질 수도 있다. 하지만 10월 재·보선은 야권에게 계륵이다. 현재 재·보궐 후보지역 11곳 중 6곳은 최근 선거 결과에서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준 지역이다. 야권이 우세를 보인 5곳(호남 2곳, 경기 수원을, 서울 서대문을, 인천 계양을) 중 3곳은 2심 판결이 난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이번 재·보선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재·보선 지역구가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데다 최근 터진 ‘이석기 파문’도 악재다. 안규백 민주당 10월 재·보선 기획단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재·보선 지역 자체가 새누리당 의원 지역들이라 쉽지 않다. 또 공안정국이 조성된 것도 쉽지 않은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라는 속설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정권 심판론도 잘 들리지 않는다. 야당 거물들 아직은 “출마 뜻 없음” 지난 4월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이 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그동안 안 의원은 10월 재·보선에 참여할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안 의원은 5일 인천을 방문해 “좋은 사람을 영입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는 뜻을 밝힌 데 이어 9일에는 경기도 수원을 방문해 “10월 재·보선을 대비해 인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거물의 재등장도 주목된다. 새누리당에서는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직 두 사람은 출마할 지역구를 고르는 중이다. 민주당에서도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의 10월 재·보선 출마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현재까지는 출마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백철 기자 2013.09.17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