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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Roundtable’ 남북·한중 정상회담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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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Roundtable’ 남북·한중 정상회담 가능성은?

      아리랑TV 2일 오후 5시 아리랑TV ‘The roundtable’이 신SUS 특집을 맞아 2024년 한반도 정세와 관련 된 시사 이슈를 집중 전망, 분석했다. ‘신년특집 2024년 세계를 전망하다’는 주제로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진행으로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김해나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출연했다. ‘The Roundtable’이 가장 먼저 주목한 이슈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0명 가운데 39명은 2024 통일·대북정책 우선 추진과제로 ‘남북관계 정상화’를 꼽았다. 그러나 2023년 남과 북은 그 어느 때 보다 수위 높이며 힘겨루기를 해 온 상황이다. 2024년, 남과 북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까?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인 봉영식 박사와 김해나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가능성을 낮게 봤다. 두 전문가는 “한국의 남북관계 정상화 첫 번 째 조건은 북한의 핵 활동 중단 의지인데 북한은 핵 활동 동결에 동의할 것 같지 않을 것” 으로 평가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길 바라며 그때 협상하고 싶어할 것”으로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도발에 많은 국민들이 지쳤다”면서 남한 청년들이 북한과의 개별적, 평화적 공존을 선택하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박원곤 교수는 “다수의 젊은 한국인들이 통일이 아닌 현재 상황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리랑TV 두 번째 이슈는 남북관계만큼이나 꼬여있는 한중관계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새로운 외교안보팀을 꾸리며 한중관계에 균형을 맞출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2024년 한중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상호 존중 원칙 강조하는 만큼 현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중 정상회담이 아니라도 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봉영식 박사는 “한중 정상회담 가능성은 낮지만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망하며 중국이 균형 잡힌 양국 파트너십을 촉진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이날 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여부와 K-컨텐츠 활약 등 다양한 주제로 2024년을 예측했다.

      손봉석 기자 2024.01.02 23:53

    • [채널예약] 이경규X박나래X강율, 제1회 사장 정상회담 열린다 (웃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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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예약] 이경규X박나래X강율, 제1회 사장 정상회담 열린다 (웃는 사장)

      JTBC ‘웃는 사장’의 사장 3인 이경규, 박나래, 강율이 모여 정상회담을 연다. 오는 13일 오ㅜ 6시 40분에 방송되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웃는 사장’(기획 장시원, 연출 서동길, 제작 스튜디오C1) 8회에서는 저녁 영업 전에 사장 3인 이경규, 박나래, 강율이 모여 직원 교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영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강율은 이경규에게 “오늘은 저희가 배지를 타겠다”며 황금 배지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이경규가 박나래까지 불러 모으며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웃는 사장 제1회 사장 정상회담’이 열린다. 정상회담은 직원 교체에 관한 안건으로 시작된다. 사장 강율은 여태껏 눈여겨보고 있던 박나래 식당의 AI 직원 한승연을 탐내 사장 박나래를 놀라게 한다. 일의 능률을 중시하던 강율은 “윤현민 직원 보내 드릴 수 있다”고 말할 만큼 한승연의 영업 실력을 인정한다. 때마침 등장한 윤현민은 아무것도 모른 채 차에서 꿨던 꿈을 이야기하며 모두를 폭소케 했다는 후문. 정상회담을 마무리하고 저녁 영업을 오픈한 세 식당은 단 4분만에 모두 주문이 들어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영업 전쟁을 펼친다. 아란치니가 없어 점심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강율 식당은 이번 저녁 영업에도 밀리지 않고 주문을 완료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인다. 박나래 식당은 간식용으로 신메뉴 ‘튀겼슈’를 개시한다. 테스트용으로 슈를 튀기던 중 베이커리 사장(?) 이경규는 튀김에 어려워하는 덱스에게 연유 꽃빵 튀기던 고급 기술을 전수한다. 회심의 신메뉴를 준비한 박나래 식당의 ‘튀겼슈’는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저녁 영업 시작부터 주문이 폭주한 세 식당의 저녁 영업 이야기는 오는 13일 저녁 6시 40분에 방송되는 ‘웃는 사장’ 8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봉석 기자 2023.08.11 20:09

    • ‘Forging Ahead : Korea-US Alliance’ 한미정상회담및 의회연설 영상 하이라이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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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ging Ahead : Korea-US Alliance’ 한미정상회담및 의회연설 영상 하이라이트 방송

      아리랑TV 아리랑TV는 오는 30일 오전 9시 ‘Forging Ahead : Korea-US Alliance’는 어진주 MC 진행으로 한미동맹 70주년,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미 정상회담에 대해 전한다. 지난 24~29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고 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국빈 방문은 한미동맹 70주년에 맞춰 이루어진 것이라 역사적 상징성이 남다르다. ‘Forging Ahead : Korea-US Alliance’는 윤 대통령 5박 7일간 일정과 정상회담의 성과, 한미동맹 70년이 갖는 의미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전한다. 버추얼 스튜디오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과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 인공지능 ‘ChatGPT’를 전격 활용,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궁금증을 풀어준다. 전세계 108개국 1억 4400만 가구에 송출되고 있는 아리랑TV는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 및 한미정상회담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백악관 현지에서 특별 생방송을 진행했다. 아리랑TV 매 순간 발 빠르고 깊게 포착했던 5박 7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세계에 전달하는 것은 이번 국빈 방문이 각별했던 이유는 바로 한미동맹 70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1953년 6.25 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한국은 북한의 재침에 대비해 미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는데, 지난 70년간 북한의 도발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황태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미 동맹이라는 것은 마치 공기와도 같다”면서 “우리 국민의 일상에서 공기처럼 존재하는 공공재적인 안보가 1953년의 한미 동맹”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더욱 확장하자”고 했는데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상 간의 협력 의제가 과거에 비해 획기적으로 다변화되고 광범위하게 발전했다”면서 “한반도의 안보 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북핵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Forging Ahead : Korea-US Alliance’는 방미 기간 내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석열 대통령 행보도 들여다 본다. 미국 기업 총수들을 만나 한국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정상회담에서도 굳건한 경제 동맹을 다시 한 번 공식화한 윤 대통령을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미국의 원조를 통해서 한국의 산업이 발전하게 됐고, 이 산업 발전을 통해서 미국에게 경제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고 주장했다. 한미 경제 동맹 70년사와 함께 보는 한국 경제지표, 경제적 파트너 관계로 발전한 두 나라의 미래도 전망해 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받은 의제는 바로 안보다. 한미동맹 역시 안보 동맹에서 출발한 만큼 거듭되는 북핵 위협에 한미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기대가 컸던만큼 한미 정상은 백악관 앞마당에서 ‘워싱턴 선언’을 공표했다. 향후 두 나라 차관보급 당국자들은 분기마다 만나 핵과 전략무기 운용에 대한 계획 등을 논의하고, 미국의 핵전력과 한국 재래 전력의 효율적 운용을 협의하기로 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차관보는 한국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방어력을 가지게 됐다며 미국과 한국이 새로운 차원의 동맹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의 새 창을 연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동맹 70년 의미와 함께 한미동맹의 미래를 전망한 ‘Forging Ahead : Korea-US Alliance’는 30일 오전 9시에 방송된다.

      손봉석 기자 2023.04.29 02:50

    • 김동연 지사 “한일정상회담, 국민과 국격에 대한 테러”

      생활

      김동연 지사 “한일정상회담, 국민과 국격에 대한 테러”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2일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국민의 자존심과 국격에 대한 테러’”라고 비판을 가했다. 김 지사는 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 입장에선 대통령의 ‘독단적 결단’, 일본 입장에선 ‘치밀한 협상전략’의 결과가 되어버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 개선은 필요하지만, 이렇게는 절대 아니다”며 “무능의 극치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가치를 크게 흔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약 23분 동안이나 해명을 했는데, 3·1절 기념사는 5분 30초에 불과했다”면서 “해명 내용은 아집과 독선으로 가득 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는 “우리 국민과 기업에 일본을 세일즈하는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김 지사는 “정상회담에서 독도나 위안부 문제가 논의되었다면 정말 경악할 일”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데 대통령이 우리 국민의 건강과 보건, 국내 관련 산업에 대한 우려 등 우리 입장을 당당히 밝혔는지 궁금하고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김동연 지사는 “대통령은 외국을 다녀올 때마다 해명하기 급급해한다. 국민은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떠나면 불안해 한다”며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한 최대 위기는 경제위기, 민생위기가 아니라 ‘대통령 리더십 위기’”라고 진단했다.

      손봉석 기자 2023.03.22 19:27

  • 주간경향

    • ‘원칙은 흔들리고, 전략은 모르겠고’…동상이몽의 한·중·일 정상회담

      정치 특집

      ‘원칙은 흔들리고, 전략은 모르겠고’…동상이몽의 한·중·일 정상회담

      “역내 협력 강화할 것” “합의 내용 잘 모르겠다” 엇갈린 평가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지난 5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중·일 공동선언부터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까지. 외교·안보 현안으로 숨 가쁜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약 4년 반 만에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담은 엇갈린 평가를 낳았다. 정상회담 재개가 역내 협력을 강화할 것이란 긍정 평가가 나오는 반면, 합의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반론도 있다. 특히 회담 결과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해석이 각기 다르다는 점은 혼란을 가중했다. 이처럼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윤석열 정부만의 잘못은 아니다. 미·중 전략 경쟁이 본격화한 이후 중국이 포함된 관계에선 이러한 상황이 반복됐다. 긍정평가는 경제협력, 부정평가는 정치적 합의에서 나오는 식이다. 동북아 국가 간 경제는 협력하지만 정치적 협력은 어려운 상황, 이른바 ‘동북아 패러독스(Northeast Asian Paradox)’의 굴레다. 그렇다면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은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느냐가 문제다. 정상회담이 유도하는 방향은 경제협력을 통한 정치협력의 달성이다. 학계에서 이 가능성을 다룬 지 이미 수십 년이 넘었다. 온갖 방안이 제시됐지만 실제 외교 현장에서 구체적 성과로 가시화된 적은 없다. 동북아에서는 정치 현안이 경제 문제에 우선한다는 것만 확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중·일 정상회담은 점차 각국 국내정치에서나 의미가 있는 회의로 변질하고 있다. 실상은 ‘만남을 위한 만남’에 그쳐도 ‘3국 협력 재가동’, ‘경제협력 확대’ 등으로 홍보하는 식이다. 한·중·일이 각각 자국 언론, 국민에게 설명하는 합의 내용, 표현부터 미묘한 차이가 발견된다. 하나의 회담, 하나의 공동선언에 각기 다른 해석이 세 가지나 나오는 ‘동상이몽’ 상황이다. 올해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담 역시 이러한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한국이 개최국이자 호스트(주인) 역할을 맡았지만 정상회담 성사 사실은 개최 일주일 전에야 발표됐다. 4년 반 만의 만남임에도 정상 간 논의 주제가 무엇인지조차 불투명했다. 그럼에도 한·중·일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정부는 ‘자화자찬’을 내놨다. 구조적 모순이 전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 무엇이, 어떻게 성과로 남았을까. 공동선언 속 ‘한반도 비핵화’, 성과 맞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 대통령, 리창 총리./대통령실 제공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하였다”,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다”. 각기 다른 시기 나온 한·중·일 정상회담 공동선언문 내용이다. 첫 번째 문구는 지난 5월 27일 한·중·일 정상회의 직후 나온 공동선언문 속 내용이다. 두 번째 문구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9년 12월 24일 제8차 한·중·일 정상회담(중국 청두 개최) 직후 나온 공동선언문, 세 번째 문구 역시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5월 9일 제7차 한·중·일 정상회담(일본 도쿄 개최) 직후 나온 공동선언문 속 내용이다. ‘한반도 비핵화’ 관련 문구 중 어느 쪽이 더 의미가 명확한지는 분명하다. 지난 5월 27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한·중·일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정권 말 중국에 대해 ‘눈치 보기 외교 한다’, ‘굴종 외교다’라는 말들이 나왔다. 지난 정부의 대중 외교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국민의 요구에 따라 상호 존중의 한·중관계를 만드는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포함하게 됐다는 논리다. 실제로 장 실장은 “한반도 비핵화란 표현이 (공동선언문에) 들어간 것 자체가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 또는 목표로 설정했다는 것”이라며 “중국은 꽤 오랫동안 공식 석상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잘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어쨌든 저 표현을 쓰는 데 동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실장 발언은 과거 한·중·일 공동선언과 비교하면 어떤 부분에서 발전했다는 것인지 의미를 알기 어렵다. 또 중국 측 입장과도 미묘하게 다르다. 지난 5월 28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이번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가 빠진 것이 중국의 반대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는 외신은 한국 정부 설명과 달리 이번 한·중·일 공동선언 내용이 과거 공동선언에 비해 ‘톤 다운(수위 조절)’ 됐다고 본다는 것이다. 둘째는 중국이 말한 ‘한반도 비핵화’는 윤석열 정부 들어 긍정적으로 변한 것이 아닌 쌍궤병진(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동시 추진) 원칙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 방향과는 다르다. 이국봉 시베이(서북)사범대 석좌교수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문구로 ‘重申(총션)’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이것은 ‘재천명’한다는 의미로 대화를 하기 위해 원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정도”라며 “단어를 뭘 썼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은 한반도 핵 문제가 주한미군 등 남북 이외의 요소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북한만 비핵화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란 점”이라고 말했다. 설사 정부 설명대로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성과’라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중국은 무엇을 얻었는지와 비교해봐야 한다. 이는 윤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와 연결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마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나 한·중·일 정상회담 일정은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3국 정상이 함께 만난 것은 5월 27일이었고, 그 전날엔 한·중, 한·일 양자회담이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26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날 진행한 양자회담을 두고 중국 외교부는 누리집에 “윤 대통령이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이런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뤄진 후 한국 정부의 입장은 하나의 중국 ‘존중’이다. 미국이나 한국 모두 하나의 중국을 두고 ‘원칙’이란 표현은 쓰지 않는다. 한국의 ‘존중’이나 미국의 ‘정책’이란 표현은 ‘원칙’을 대신하는 말이다. 전임 정부까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지속하기 바란다” 정도의 표현을 덧붙였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공식 석상에서 ‘하나의 중국’에 대한 별도의 입장 표명이 없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지난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힘에 의한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내정간섭’이라고 적극적으로 반발하는 내용이다. 이는 ‘중국과 대등한 외교를 한다’는 윤석열 정부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사용됐다. 정부 논리대로면 중국 외교부가 밝힌 윤 대통령 발언은 심각한 사실 왜곡이자 외교적 결례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지난 5월 27일 “우리 정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유지해왔으며, 이번 회담에서도 ‘그러한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만 밝혔다. ‘그러한 취지의 발언’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했다는 중국 측 발표에 항의했는지, 또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평소 주장도 전달했는지 등도 밝히지 않았다. 이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하나의 중국’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와 비교해보면 분명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중국 국무원 누리집은 이번 중·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한 발언을 공개했다. “일본은 1972년 대만 문제에 관한 ‘일·중 공동성명’에서 결정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상대국 국내 정치에 이용될 수 있는 발언 자체를 피하면서,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항은 비껴갔다. 전문가들은 ‘하나의 중국’에 관한 입장 확인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의 전제조건이었을 것이라는데 대부분 의견이 일치한다. 외교전문가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중국이 정상회담에 참여했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하나의 중국에 관한 입장을 확인받는다는 것”이라며 “어차피 정부가 입장을 밝혀야 했다면 차라리 빠르게 밝히고, 북한 비핵화와 같은 사안을 공동선언에 넣는 방식으로 외교전략을 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이 부분에 관해 정리가 안 되다 보니, 정상회담 개최 발표도 늦고 우리 의제를 협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윤석열 정부는 ‘하나의 중국’, ‘대만해협’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지만 정작 협상장에서는 지난 정부와 입장차가 없었을 것이란 의미다. 이처럼 흔들린 원칙, 전략은 필연적으로 결과도 모호하게 만든다.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지난 5월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전략이 무엇인가 본래 한·중·일 정상회담의 주요 목적은 안보보다 경제문제에 맞춰져 있다. 실제로 공동선언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역시 공급망, 인적교류,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내용이다. 이중 공급망 문제에 관한 합의는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일본의 ‘반도체 핵심 부품 수출 규제’처럼 언제든 파기될 수 있는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 인적교류 역시 유사하다. 박정진 일본 쓰다주쿠대 교수는 “‘대학 간 교류’는 고급 지식에 관한 협력 문제가 될 수 있어 미국의 견제 우려가 있다”며 “일본 내에서 해당 합의는 중국 전략에 말려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중·일 FTA 역시 미국 중심의 시장 재편, 한·미·일 FTA도 가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로 구체성을 가질지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를 제외하면 남는 것은 한·일 양자회담에서 나온 ‘라인 사태’ 언급 정도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 이후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며 일단락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 기대와 달리 일본 총무성 행정지도에 이어 지난 5월 29일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라인야후 측에 개선책 조기 실시를 압박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라인 사태가 한·일 간 외교 문제가 아니라고 하면 일본 정부에 면죄부를 준 것밖에 더 되느냐”고 지적했다.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는 잘 보이지 않는다. 동북아 패러독스를 극복하지 못하면 ‘만남을 위한 만남’일 뿐이란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략을 잘 세우면 결과는 다를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박 교수는 “한·중·일 정상회담은 중국이 원하지 않으면 개최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이 전제하에서 어떤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 면밀한 전략검토가 필요하다”며 “안전보장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할 것이면 처음부터 한국이 비핵화 문제의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게 새 로드맵을 제시하든가, 이게 어렵다면 과감하게 경제 문제에 집중해서 협의를 끌고 나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미·일에 편향된 외교에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고도 놓친 셈”이라며 “정부가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모른다”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2024.06.03 06:00

    • 국제

      미·일 정상회담의 의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지난 1월 8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회원국 중 5개국 순방을 위해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정부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 도쿄 | AP·교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13일(현지시간) 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두 달 만에 얼굴을 마주했다. 이번 만남은 일본이 지난해 말 ‘적 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 보유를 천명한 뒤 가진 미국과의 첫 정상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컸다. 특히 미국이 이날 일본의 반격 능력 확보에 강한 지지를 나타내면서 군사대국화를 향한 일본의 계획에 속도가 붙게 됐다. 향후 방위협력지침 개정 등 반격 능력의 운용을 위한 절차까지 이행되면, 일본의 ‘전수(專守)방위’를 전제로 하던 미·일 동맹은 70여년 만에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일 ‘방위력 강화’ 지지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에서 “일본의 역사적 방위비 지출 증대와 새 국가안보전략을 환영한다”며 자위력을 증강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안보전략을 채택한 일본의 최근 행보를 ‘담대한 리더십’이라 평가했다. 그는 또 “양국 장관들에게 일본의 반격 능력 및 다른 대응력의 발전과 효율적 적용을 위한 협력 강화를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일본의 반격 능력 보유를 강하게 지지하며, 실질적인 운영을 위해 협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미국의 발표로 ‘전수방위’ 원칙을 넘어 방위력을 키우려는 일본의 노선에 힘이 실리게 됐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말 유사시 적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하는 능력을 확보하고, 2027년까지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두 배가량 늘리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종전 이후 유지된 일본의 전수방위 원칙을 사실상 형해화시키는 것이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이 이날 일본의 계획을 지지하면서 기시다 총리로선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미·일은 이번 회담에서 일본의 안보 대응이 변화될 필요성과 관련해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에 어긋나는 중국의 행동’과 북한의 위협 증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이유로 들었다. 미·일 방위조약을 권한과 의무를 함께 부담하는 ‘상호방위조약’으로 진화시켜 완전한 동맹 역할을 하겠다는 일본의 의지와 이를 중국 견제 및 세계 패권 유지에 활용하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결과로 해석된다. 일본이 반격 능력을 보유하면 당장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미사일을 일본에 배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일 군사협력 강화 양국은 지난 1월 11일 열린 외교·국방장관 ‘2+2회담’에서 중국 등의 위협을 상정한 구체적인 군사협력 방안들을 내놓기도 했다. 2025년까지 일본 오키나와현에 있는 미 해병대를 ‘해병연안연대’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이 대표적이다. 미 정부는 그간 동·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도서지역 싸움에 대응할 수 있는 전투체제 구축을 서둘러왔다. 해병연안연대는 이 같은 체제에서 핵심이 되는 부대로, 기동성이 강화되고 장사정 대함미사일과 방공 기능을 갖춰 적의 함정과 전투기 진출을 막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일의 군사협력은 우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미·일 양측에 대한 공격 모두를 방위의무 대상에 포함하는 미·일 안보조약 제5조를 우주 공간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인공위성이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방어해줄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우주에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고자 위성통신을 방해하거나, 위성을 파괴하는 무기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미국과 일본 외교·국방장관들이 지난 1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양국 ‘외교·국방 2+2회담’을 연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워싱턴 | 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미·일 동맹의 성격과 동맹 내에서 일본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존스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수석고문은 “일본과 미국의 전략이 사실상 처음으로 통합된 것”이라며 “과거에는 미국이 일본과 대만 사태를 논의하는 걸 상상할 수 없었지만 이젠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중국과 북한은 공격할 때 일본의 반응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지만, 이젠 일본이 미국과 함께 반격 능력을 보유하며 상황이 달라졌다”고도 말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일은 일본의 반격 능력 실행을 위한 양국 군의 역할과 운용 방식 등 구체적 내용을 실무선에서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방위협력지침의 변경과 관련된 것으로, 미·일 동맹에서 일본의 역할을 재규정하는 작업이다. 1978년 미·일 간 첫 방위협력지침 제정 당시만 해도 일본의 역할은 ‘방패’로 국한됐다. 이제는 일본이 창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갈 길 먼 기시다 내각 기시다 총리는 이번 순방에서 큰 외교적 성과를 얻어냈으나 방위력 강화가 현실화되기까지는 남은 과제가 많다. 바닥을 치고 있는 지지율로 인해 내각의 미래부터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이 기시다 총리의 순방 기간 중 조사해 지난 1월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내각 지지율은 39%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이었다. 이는 외교적 성과를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삼고자 했던 기시다 내각의 기대와는 다른 것이다. 저조한 지지율에는 여러 변수가 영향을 미쳤다. 기시다 내각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과의 유착 문제로 지난해 10월 이후 각료 4명이 사임했다. 물가 급등에 따른 경제난과 방위비 증액을 위한 증세 문제로 민심이 떠나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증세에 대한 반대가 여야 지지층을 막론하고 높은 편이다. 요미우리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방위비 증액을 위해 세금을 올리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이들은 응답자의 63%로 찬성 28%를 크게 웃돌았다. 여당 지지층에서도 증세 반대(49%)가 찬성(43%)보다 많았다. 방위비 증액에 찬성하는 이들(전체의 43%) 중에서도 40%는 증세에 반대했다. 여당인 자민당 내부에서도 증세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은 지난 1월 23일 시작된 정기국회에서 증세 문제 등과 관련해 기시다 내각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기시다 내각이 대내적 반발을 극복하고 방위력 강화라는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용하 국제부 기자 2023.01.27 14:41

    • [시네프리뷰]강철비 2: 정상회담 - 잠수함에 납치된 3국 정상들의 선택은

      문화/과학 시네프리뷰

      [시네프리뷰]강철비 2: 정상회담 - 잠수함에 납치된 3국 정상들의 선택은

      제목 : 강철비 2: 정상회담 (Steel Rain 2: Summit) 제작연도 : 2019 제작국 : 한국 상영시간 : 131분 장르 : 액션, 드라마 감독 : 양우석 출연 :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개봉 : 2020년 7월 29일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주)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2017년 12월 영화 <강철비>가 개봉됐다. 감독이 직접 작가로 참여했던 웹툰 ‘스틸레인’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남북관계를 직접적인 소재로 등장시키는 과감한 설정과 현실적 공감을 이끄는 이야기 전개로 주목을 받았다. 영어 제목인 ‘Steel Rain’은 실제로 존재하는 클러스터형(形) 로켓 탄두의 별칭이기도 하다. 남과 북을 둘러싼 현재의 정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무서운 상황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직접적 의미로 사용됐다. 3년이 지나 공개된 <강철비 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 2>)은 <강철비>의 속편을 표방하고 있지만 남과 북의 대립과 긴장에서 파생된 이야기라는 점을 제외하면 별개의 영화라 봐도 무방하다. 전편의 배우들 역시 상당수 다시 출연하지만, 배역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특히 주연을 맡은 두 배우 정우성과 곽도원은 진영이 뒤바뀌었을 뿐 아니라 신분의 격차도 커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주변의 조연급 배우들 역시 재배치되거나 새롭게 추가되었는데 감독은 의도적으로 앞서 출연했던 배우들을 우선적으로 섭외했다고 한다. 전편을 인상 깊게 본 관객이라면 이런 캐스팅의 면면을 짚어보는 것도 큰 재미일 것이다. 여러 면에서 ‘상호보완적인 속편’이라는 제작진의 표현은 유효해 보인다. 모처럼 시도되는 한국 잠수함 액션영화 오랜 기간 뜸을 들여오던 북·미 평화협정 체결이 드디어 현실화되고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정우성 분)는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북한 원산으로 향한다. 하지만 북한 최고위원장 조선사(유연석 분)와 미국의 대통령인 스무트(앵거스 맥페이든 분)는 각자의 주장과 반목을 거듭하고 합의는 묘연하기만 하다. 한편 혈맹 중국과의 동맹을 이어가는 것만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 믿으며 핵 포기를 반대하던 북 호위총국장 박진우(곽도원 분)는 북·미 평화협정에 반대해 쿠데타를 일으켜 회담장을 장악하기에 이른다. 그에게 납치된 세 명의 정상은 북 핵잠수함 백두호에 감금되고, 그동안 고수해왔던 표면적 국익과 명분에서 벗어난 전혀 다른 양상의 대화를 시작하게 된다. 영화는 두 개의 축으로 확연히 구분되어 진행된다. 하나는 액션 스릴러를 표방한 장르영화로서의 본분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특히 한국영화로는 드물게 모처럼 ‘잠수함 액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한정되고 협소한 공간인 잠수함 내부는 보여줄 수 있는 것의 한계 대신 치밀한 각본이 더해진다면 훨씬 강력하고 스릴과 긴장감을 유도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실제로 잠수함을 소재로 했던 대부분의 유명 영화는 이를 성취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이런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강철비 2>에서 잠수함은 그냥 ‘갇혀 있는 곳’ 이상의 의미까지 와닿지 않는다. 또 하나의 축은 현실에 기반을 둔 다양한 인물·사건 등의 설정과 설계다. 여기엔 대통령 일가의 일상을 서민적으로 묘사하는 희극적 판타지부터 자주 통일을 재규정하고 지향해야만 하는 필연적 가치까지 광범위한 영역이 두루 포함된다. 사실 이런 요소들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으로 읽히는 것은 당연하고 어쩌면 이 작품이 만들어진 이유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지 모른다. 목적의식 과잉에서 비롯된 거북함 생계형 속물 변호사가 점차 정의로운 인물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그린 데뷔작 <변호인>(2013)부터 두 번째 작품 <강철비>까지 일관되고 뚜렷한 노선을 지켜온 양우석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더욱 거대한 담론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기로 작정한 듯 보인다. “해외의 정치외교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갈 수 있는 길은 전쟁, 북의 내부 붕괴, 평화적인 비핵화, 한국의 핵무장에 의한 핵 균형으로 인한 평화. 이 넷 중 하나라고 보았다. <강철비>가 전쟁과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이슈를 다루었다면 <강철비 2>는 북의 내부 붕괴와 평화적인 비핵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감독은 말한다. 하지만 문제는 시각과 주장이 너무 극단적으로 강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장르영화라는 형식적 틀 안에서 본다면 이번 작품의 그것은 더욱 이질적이며, 그래서 거북하게 도드라져 보인다. 과연 관객들 입장에선 이런 불균질하게 뒤엉킨 포석에 얼마나 공감할지는 의문이 든다. 이는 작품을 수용하는 입장과 평가에 있어도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이 분명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북한 1호’ (주)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강철비 2: 정상회담>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많은 부분에서 현실적 정치상황을 차용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역에 전혀 상이한 이미지의 배우인 유연석을 기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애초 감독은 특정 인물에 국한되지 않길 원했다고 했는데, 이름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 ‘북한의 역사’를 뜻하는 ‘조선사’로 명명하고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는 캐릭터로 재창조했단다.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꽤 있지만 다큐멘터리를 제외하면 김정은이 직접적으로 등장하거나 언급되는 극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2013년 개봉한 할리우드 액션영화 <지.아이.조 2>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마련한 비핵화 회담 장면에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인도, 이스라엘, 중국의 정상들과 함께 북한의 최고위원장이 잠시 등장한다. 정황상 김정은을 대신하는 배역이지만 외모도 상이하고 구체적인 이름 역시 등장하진 않는다. <강철비>(2017)에서도 개성공단 행사에 참석했다가 공격을 당해 의식불명인 채 남쪽으로 옮겨지는 최고지도자가 등장하지만, 영화 내내 ‘북한 1호’로만 칭해지며 얼굴도 보여주지 않는다. 김정은의 등장으로 가장 화제가 됐던 작품은 2014년 공개된 미국 코미디 영화 <더 인터뷰>일 것이다. 김정은을 인터뷰하러 북으로 떠나는 토크쇼 팀이 암살제의를 받게 된다는 설정의 이 영화는 김정은과 북한 체제뿐 아니라 미국까지 희화화하는 데 주력한다. 어떻든 북한은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직·간접적인 방해 공작을 펼쳤고, 결국 전 세계 63개국에서 개봉 계획은 취소되고 축소 공개되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2020.07.31 15:53

  • 레이디경향

    • 화제

      팔도의 맛과 이야기로 정상회담을 요리한 이춘식 조리팀장

      큰 행사에는 으레 그 행사를 빛내는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지난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도 답례 만찬으로 등장한 ‘팔도 대장금 요리’가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팔도의 ‘이야기’를 요리 재료로 사용했다는 이춘식 조리팀장으로부터 정상회담 만찬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맛깔스럽게 풀어낸 만찬장 풍경이 주요리라면, 더불어 들은 그의 요리 인생은 주요리를 빛내는 깔끔한 후식으로 손색이 없었다.‘팔도 대장금 요리’ 제작의 주역을 만나러 간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지하 2층. 분주히 오가는 조리실 직원들 사이를 스치며 몇 굽이 통로를 돌아 조리팀장 사무실로 들어섰다. 사무실에서 큰 실내창 너머로 호텔의 낯선 조리장 풍경을 구경하는 사이 서글서글한 미소를 얼굴 가득 담은 한 남자가 문을 열며 인사했다. 그가 바로 남북정상회담 답례 만찬을 지휘한 이춘식(46) 조리팀장. 이 팀장은 ‘팔도 대장금 요리’의 아이디어를 낸 주인공이기도 하다.이야깃거리가 풍성한 요리 그는 “요리의 테마가 잘 잡힌 것 같다”며 요리 이야기의 운을 뗐다. “처음에는 ‘팔도 궁중요리’로 이름을 지으려 했어요. 그런데 청와대 쪽에서‘대장금’을 쓸 것을 제안했어요. 사실 우리가 발굴한 팔도 요리에는 궁중 요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도 포함돼 있었어요. 김정일 위원장이 드라마 ‘대장금’을 좋아한다는 점이나, 궁중요리와 서민요리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점으로 볼 때 ‘팔도 대장금 요리’가 테마로 아주 적합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팔도 대장금 요리’를 궁중요리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보통, 남북의 정상이 만난다는 점 때문에 당연히 고급스런 궁중요리가 제공됐을 거라 예상하지만, 이 팀장이 선택한 요리의 진짜 초점은 ‘궁중요리’라기보다 ‘팔도의 이야기’였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요리는 좌중의 대화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법. 그래서 이 팀장은 만찬장에 참석하는 인사가 대부분 남성인 점을 염두에 두고 복분자주를 바른 풍천 장어구이를 준비했다. 장어구이가 테이블에 오르자 자연스레 ‘요강 뒤집는’ 이야기로 이어졌고 남북 인사들이 웃으며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연출됐다고 한다. “복분자까지 한 잔 하고, 거기에 복분자를 바른 풍천 장어까지. 이거 남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거잖아요? 긴장된 분위기를 풀 수 있는 좋은 소재였죠.” 이뿐 아니라, 이 팀장은 제주 흑돼지를 이용한 맥적과 김치 누름적으로는 서민들의 애환을 이야기하려 했고, 가을과 잘 맞는 봉평 메밀쌈을 통해서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이야기하고 싶었단다. 만찬장 요리 이야기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부분은 남북 인사들에게 영덕 게살 죽순채와 봉평 메밀쌈에 들어간 소스가 무엇인지 맞춰보도록 한 일이다. 바로 MBC-TV 드라마 ‘대장금’의 궁녀 회식 장면에서 궁녀들에게 냉채의 재료로 무엇이 들어갔는지 물었을 때, 어린 장금이가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고 했사온데…” 했던 장면을 차용한 것이다. 홍시 소스 하나로 남북 인사들이 한참을 즐겁게 이야기할 소재를 만든 격이다.답례 만찬 준비, 그 긴장의 연속 이 팀장이 팔도 각지에서 직접 공수해온 신선한 재료로 만찬 당일 직접 요리를 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요리사가 조리 장소에서 신선한 재료로 직접 요리한다는 점이 뭐가 대단한가 싶겠지만 사정을 알고 보면 이번엔 그야말로 경우가 다르다. 조리 장소가 평양이다 보니 남측에서 재료를 준비한 후, 회담 이튿날인 만찬 당일까지 요리 재료가 조리 전 상태로 있어야 했던 시간이 3일이었던 것. 그야말로 시간과의 전쟁이었다. “제가 그동안 몇 번 정도 큰 만찬을 치렀나 헤아려 보니, 총리급 이상의 인사를 대상으로 한 만찬이 18차례 이상 되더군요. 그런데 다른 만찬과 달리 가장 고민이 됐던 점은 남측에서 준비한 요리 재료를 조리 전 상태로 신선도를 유지하며 3일이나 보관해야 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요리 준비 과정 하나하나에 타이밍이 생명이었음이 쉽게 짐작된다. 그 덕에 그는 하마터면 대형 사고를 칠(?) 뻔했다. 만찬 직전까지 요리 타이밍이 맞지 않아 준비가 다 되지 않았던 것이다. 답례 만찬 준비는 당일 아침 9시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점심 무렵 북측 조리팀이 ‘옥류관’에서 식사를 하자는 제안을 했고, 평양냉면의 맛도 궁금했던 이 팀장은 흔쾌히 이를 수락했다. 그런데 옥류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날 옥류관에는 대통령 내외가 참석하는 오찬이 계획되어 있던 지라 대통령 내외가 이동할 때까지 자리를 뜰 수 없어 2시간 동안이나 옥류관에 발이 묶였던 것이다. “육즙이 빠질까 봐 갈비도 양념에 재우지 않고 썰기만 해서 가져갔다”는 이 팀장. 적절한 요리 타이밍을 놓칠까 봐 그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게다가 아무리 남북의 베테랑 조리사들이 모였다 해도 엄연히 남과 북의 언어나 문화가 다른 현실이고 보니 일의 진척이 쉽지 않았다. 결국, 준비가 다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덧 시간은 저녁 8시 30분에 다다랐다. 만찬은 9시 시작이었다. 그런데 일이 되려고 그랬던 걸까. 때마침 회담 시간이 길어져 답례 만찬이 1시간 뒤로 늦춰졌고, 이 팀장은 가까스로 준비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와, 정말 마음이 다급했죠. 제가 기독교인이라 그때 기도를 했어요. 10분 만에 기도 응답이 왔어요. 만찬이 10시로 연기된 거예요. 그때 진짜 땀 많이 흘렸죠.”내 팔 내가 흔들며 산다? 이처럼 출발 전에 조리를 일체 하지 않고 음식 재료만 준비해 현지에서 직접 요리한 것은 1차 남북정상회담과 분명히 대조되는 면이다.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대부분의 요리를 미리 조리해뒀다가 만찬 당일 데워서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팀장에게는 팔도에서 모은 식재료를 현장에서 직접 조리해 더 맛있고 멋들어진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팀원들이 ‘거봐라, 미리 조리해서 가져오자고 했잖느냐’는 이야기도 했지요. 하지만 퀄리티를 포기할 순 없었어요. 요리를 쉽게 할 수도 있지만, 음식 맛을 원하는 대로 나오게 하려면 하나하나 할 일이 참 많아요. 아마 팀원들이 성질 깐깐한 팀장 만나 고생 좀 했을 겁니다.(웃음)” 사실 만찬 당일 숨 가빴던 상황은 이 팀장이 ‘사서 고생한’ 일일 수도 있다. 너무 깐깐하게 요리의 질을 따지지 않았다면 그렇게 속 타는 일을 겪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는 한 선배가 좋아했던 표현이라며 자신의 소신대로 하는 성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내 팔 내가 흔들지 못하는 일은 못 하죠. 남이 내 팔을 붙잡아서 흔드는 거 같다면 일의 즐거움이 없잖아요. 나중에 보람도 찾을 수 없고.” 그러나 다른 사람이 납득할 수 없는 소신을 그저 밀어붙이기만 한 것이라면 팔도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조화시킨 ‘팔도 대장금 요리’는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는 조리 장소를 미리 방문해보지 못한 팀원들을 위해 1차 답사 때 조리장을 비디오로 모두 촬영해왔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조리장의 특성과 장소에 따른 예상 진행 내용을 꼼꼼하게 설명했다. “비디오 덕분인지 팀원들이 처음 조리 장소에 가서도 ‘아, 여기네’ 하며 익숙해하더군요. 이야기 안 해도 다 자기 일 할 자릴 알아서 찾아갔지요.”아버지의 입맛과 어머니의 요리 솜씨 물려받아 정상회담 답례 만찬을 ‘펑크(?) 낼’ 뻔한 이 팀장의 요리에 대한 소신은 어디에 뿌리를 둔 것일까. 웬만큼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과 소신이 있지 않고서는 그럴 수 없을 터였다. 이 궁금증에 대한 힌트는 “요리를 잘하는 것이 집안 내력인지”를 묻는 것에서 엿볼 수 있었다. “어머니는 지금 제가 봐도 요리를 참 잘하세요. 그래서 요즘도 시골 내려갈 때면 어머니가 어떤 요리를 해주실까 궁금해 하며 가지요. 그리고 아버지가 입맛도, 손재주도 상당히 까다로우세요. 아버지가 미식가셨으니 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셔야 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웃음) 그런데 입맛이라는 게 다 부모님 물려받는 거 아니겠어요? 제 딸도 제 입맛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그가 가진 요리에 대한 소신은 어찌 보면 집안 내력에 그 뿌리를 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아무리 부모의 뛰어난 입맛을 물려받았다고 해도 그가 요리에 입문하던 시절 그런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엔 요리사라는 직업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2대 독자라는 그가 집안의 반대가 뻔히 예상되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일까? “사실 제가 2대 독자다 보니 집안 어른들께서 저를 너무 아끼셔서 잘 혼내지도 않으셨어요. ‘내 팔 내가 흔들며’ 살았던 거죠. 하지만 내심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집에서 도망 나와 ‘품안의 자식’ 생활을 끝내고 싶었어요.” 청소년기의 이 팀장은 집안 어른들의 두둔을 등에 업고 동네에 소란을 일으키는 소문난 악동이었다 한다. 그러던 그가 고등학교 졸업 즈음에 자신의 길을 찾았다. 상고 3학년 당시 서울 남대문 쪽에 있던 도쿄호텔로 실습을 나갔다가 한 일본인 요리사의 눈에 들어 졸업 후 주방에서 그릇 닦는 일과 레시피를 타이핑하는 일을 하게 됐던 것. 그렇게 시작된 외길 요리 인생이 벌써 30년 경력을 바라보고 있다. 소신과 관록 그리고 팀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로 남북정상회담 만찬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춘식 팀장. 그의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 뒤에는 장인의 날카로운 눈매와 섬세한 손놀림이 있다. 그리고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팔도 대장금 요리’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절도 있고, 다양하면서도 조화를 해치지 않게 팔도의 말과 멋, 그리고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요리를 만든 이 팀장은 그 사실을 의식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는 요리에 대한 평가보다는 요리 자체가 즐거운 장인이기 때문이다.남북정상회담 답례 만찬 메뉴는 무엇이었나 남북화합을 위한 염원을 담아 전국 팔도에서 공수한 신선한 재료로 마련한 ‘팔도 대장금 상차림’의 코스 요리는 총 9가지로 구성됐다. 그중 메인 요리를 비빔밥으로 정한 것은 남북이 한데 섞여 화합하자는 뜻이었고, 후식으로 준비한 버선발 모양의 매작과는 손님이 오면 버선발로 뛰어나가 반갑게 맞이하던 조상들의 전통을 살린 것이라 한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한식당 온달에서는 10월 10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답례 만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20만원(세금 봉사료 포함). 1. 영덕게살 죽순채와 봉평메밀쌈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강원도 봉평의 메밀로 쌈을 만들고 영덕 대게의 살과 죽순으로 냉채를 만들어 감잎 위에 올려 냈다. 2. 흑임자죽 충주산 흑임자(검은깨)와 이천쌀을 곱게 갈아 만든 건강식품. 3. 완도전복과 단호박찜 완도 앞바다에서 자연산 다시마와 미역을 먹고 자라 살이 도톰하고 쫄깃한 완도산 전복의 깊은 맛이 일품이라고. 4. 제주흑돼지 맥적과 누름적 외국의 개량종에 비해 몸집이 작으나 고기질이 좋은 제주흑돼지로 ‘대장금’에서 정 상궁이 임금께 첫 수라를 올릴 때 만든 맥적을 만들었다. 돼지고기의 누린맛을 제거하기 위해 된장양념과 홍시 소스를 사용했다. 5. 고창 풍천 장어구이 육질이 뛰어나 맛이 담백하고 구수해 으뜸으로 치는 고창 풍천장어에 고창의 또 다른 명물인 복분자즙을 발라 구워 냈다. 6. 횡성 평창 너비아니 구이와 자연송이 청정 지역 강원도 횡성 평창에서 기른 한우의 안심을 배즙 양념에 재워 굽고 흑미와 수삼소스를 곁들여 담백한 맛을 더했다. 여기에 최고의 궁합은 오대산에서 채취한 자연송이. 7. 전주비빔밥과 토란국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으로 꼽혔던 전주비빔밥. 이천쌀에 가을햇밤과 대추를 넣어 만든 영양밥에 각종 나물 등 재료를 곁들였다. 8. 호박 과편, 삼색 매작과와 계절과일 잔치나 궁중에서 후식으로 이용한 한과의 일종으로 호박을 재료로 꽃 모양의 편을 만들었다. 매화나무에 얹은 참새 모양과 같다고 해 이름 붙여진 매작과와 나주 배, 대구 사과가 준비됐다. 9. 안동 가을 감국(甘菊)차 국화생육에 필요한 토질과 적절한 일교차, 일조량 덕분에 다른 지역에 비해 맛과 향이 뛰어난 안동의 국화차.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유승태(자유기고가) ■사진 & 사진 제공 / 원상희·쉐라톤그랜드워커힐서울 호텔

      2007.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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