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제천 민간임대아파트 ‘루하스 더 카운티 214’, 투자 안전성 높인다... 뛰어난 설계, 프리미엄 서비스로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제천 루하스 더 카운티 214는 내부 구조에 차별성을 두어 일반적인 34평 아파트 대비 40평형과 같은...
2025.04.18 09:14
경제
제천 민간임대아파트 ‘루하스 더 카운티 214’, 투자 안전성 높인다... 뛰어난 설계, 프리미엄 서비스로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제천 루하스 더 카운티 214는 내부 구조에 차별성을 두어 일반적인 34평 아파트 대비 40평형과 같은...
2025.04.18 09:14
지역
내륙 제천에 ‘해녀 추모비’를 세운 까닭... 충북 제천에 제주 출신 최고령 해녀 김화순씨(1921~2020)의 추모비(사진)가 세워져 화제다. 충북 제천 지적박물관은 지난 10일 송학면 도화로 개나리추모공원에 해녀 김화순씨의 추모비를 제막했다고 15일...
이삭 2025.04.15 21:11
문화
내륙 제천에 ‘해녀 추모비’ 세워진 사연…‘독도경비대원 시신 인양’ 김화순씨 기린다... 충북 제천에 제주 출신 최고령 해녀 고 김화순씨(1921~2020)의 추모비가 세워져 화제다. 충북 제천 지적박물관은 지난 10일 송학면 도화로 개나리추모공원에 해녀 김화순씨의 추모비를 제막했다고 15일...
이삭 기자 2025.04.15 13:17
사회
한방도시 제천시, 조선 시대 어의 이공기 선생 동상 세운다... 있다. 제천시는 이공기 선생이 제천지역 토지를 하사받아 지역에 정착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제천시 송학면 도화리에는 그의 후손 한산이씨 집성촌이 있다. 후손들은 도화리에 이공기 선생을 기리는...
#이공기 #선생 #제천 #동상 #어의
이삭 기자 2025.04.13 12:00
생활
‘제천시장배 전국 e스포츠 대회’ 30~12월 1일 개최충북 제천시와 제천문화재단이 ‘2024 제천시장배 전국 e스포츠 대회’를 11월 30일~12월 1일 체천 체육관에서 개최한다. ‘제천시장배 전국 e스포츠 대회’는 올해 2회째로, 지난해 단일 지자체 e스포츠 행사 중 전국 최대 규모로 많은 아마추어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청소년, 대학생, 일반인 등 전국의 아마추어 게이머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대회 종목은 ‘리그오브레전드’, ‘발로란트’, ‘브롤스타즈’로 구성된다. 지난 23~24일 진행된 예선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 101팀, ‘발로란’트 87팀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 속에 마무리되었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 3000만 원 규모로, 종목별 우승 팀에게 최고 500만 원이 수여된다. 또한 모든 종목의 32강 참가자에게는 현장에서 1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이 지급될 예정이다. 경기 외에도 팝드론, 파크골프, 코스프레 포토존, 아케이드 게임존을 비롯한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장 이벤트로는 브롤스타즈 프로게이머 본이, 리그오브레전드 전 프로게이머 쿠로, 헬리오스 등의 시범 경기가 있을 예정이다. 축하 공연으로는 인기 남자 아이돌 그룹 원어스, 여성 댄스 크루 베베가 참여한다. 제천시는 내년 ‘대통령배 전국 e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며 e 스포츠와 게임에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해당 대회는 OGN 유튜브와 제천시 유튜브에서 중계된다.
생활경제부 2024.11.28 11:18
연예
현우석 출연 ‘너와 나의 5분’,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경쟁 장편 작품상’ 수상 영예배우 현우석 에스팀 신예 현우석이 독립영화계 샛별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현우석은 지난 10일에 폐막한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에서 영화 ‘너와 나의 5분’으로 한국경쟁 장편 작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으며 한국 영화계 기대주로 떠올랐다. 현우석이 출연해 수상의 쾌거를 이룬 영화 ‘너와 나의 5분’은 대구로 전학 온 경환(심현서 분)이 옆자리에 앉은 반장 재민(현우석 분)도 일본 음악을 듣는 것을 알게 된 후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었지만 서로에 대한 비밀을 알고 난 뒤 갈등을 겪게 되는 이야기. 현우석은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든 비밀을 감추고 살던 반장 재민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친구와의 우정과 성장의 이야기를 표현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에 현우석은 “저희 영화 ‘너와 나의 5분’이 음악이 주인공들을 학창 시절로 돌려준 것처럼, 저 또한 이 영화를 보면서 좋은 스태프분들과 배우들이 함께했던 촬영 날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행복하게 촬영했던 저희 영화가 이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한국경쟁 장편 작품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어 더욱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영화제에 출품되어 상영이 되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라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로까지 이어진 것 같아 뿌듯한 마음입니다. 영화 ‘너와 나의 5분’이 저의 원동력이 되어 관객분들에게 더 좋은 연기와 영화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테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며 기분 좋은 소감을 전했다.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한국경쟁 장편 작품상을 수상하며 독립영화계 샛별로 자리매김한 현우석은 지난 제25회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영화 ‘힘을 낼 시간’으로 한국경쟁 부문 대상, 왓챠상, 배우상(최성은)까지 JIFF 3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내며 독립영화뿐만 아니라 충무로의 샛별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손봉석 기자 2024.09.11 18:45
연예
뉴키드 진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레드카펫 빛냈다뉴키드 진권.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 뉴키드 진권이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레드 카펫을 빛냈다. 지난5일 진권은 제천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는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개막식 레드 카펫에 섰다. ‘프리스타일’ 부문에 공식 초청된 스크린 데뷔작 영화 ‘재즈처럼 더 무비’의 주연 배우 자격으로 개막식에 참석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2005년 1회를 시작으로 영화와 음악의 감동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이다. ‘재즈처럼’(연출 송수림 강혜림, 제작 아이피큐, 엠오디티스튜디오)은 클라쥬 작가의 동명 레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클래식 집안의 눈초리를 피해 명문 우연예고로 전학 온 재즈 오타쿠 윤세헌(진권 분)이 트라우마로 재즈를 증오하는 한태이(지호근 분)를 만나 벌어지는 학원 로맨스 드라마다. ‘재즈처럼 더 무비’는 동명의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뉴키드 진권. 제이플로 엔터테인먼트 진권은 ‘윤세헌’ 역을 맡아 아버지와 형을 향한 콤플렉스를 음악으로 이겨내는 과정, 태이를 만나 변하는 감정 등 다양한 감정을 세밀하고 안정적으로 표현해냈다. 또한 사랑과 음악을 통해 자신을 찾고 성장하는 모습을 생생한 캐릭터로 그려내어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이날 진권은 시크한 올블랙 수트로 레드 카펫에 등장하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훈훈한 수트핏에 나비넥타이로 포인트를 주어 댄디한 매력을 발산했다. 영화제 초청에 대해 진권은 “배우로서 영화제에 올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라며 “무엇보다 ‘재즈처럼’ 팬과, 감독님, 함께 촬영한 배우들과 함께한 시간이었기에 더욱 뜻깊었다”고 전했다. 이어 “‘재즈처럼 더 무비’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진권은 올 하반기 공개되는 드라마에서 배우로서의 활동을 이어나가며 다방면에서 활약을 펼칠 예정이다.
안병길 기자 2024.09.07 18:12
연예
‘제천영화제’ 함은정·백성현, ‘수지 맞은 우리’ 결혼식까지 이어져KBS 방송화면 캡처 6일 KBS1 일일드라마 ‘수지 맞은 우리’에서 수지(함은정 분)와 우리(백성현 분)의 결혼식 장면이 공개돼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5일 제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은 두 사람의 모습이 ‘수지 맞은 우리’ 결혼식 장면과 나란히 맞물리며 마치 현실과 드라마를 넘나드는 듯한 연출이 이어진 셈이다. 지난 5일 제천영화제에 참석한 함은정과 백성현은 각각 페미닌한 수트와 클래식한 수트를 입고 레드카펫을 밟아 관객과 취재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 날 두 사람의 주변 분위기는 마치 드라마 속 결혼 소식을 축하하는 현장처럼 느껴졌다는 후문이다. 마스크스튜디오 팬들은 제천영화제에서 두 사람의 케미에 열광하며 “마치 드라마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는 특별한 장면”이라며, “드라마와 현실 속 함은정과 백성현의 케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기회”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수지 맞은 우리’는 자체 최고 시청률 15.2%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따뜻한 스토리와 현실적인 캐릭터들 간의 감정선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함은정과 백성현의 호흡과 빛나는 케미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손봉석 기자 2024.09.07 04:39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제천 화재 화마가 삼킨 2층12월 22일 오전 29명의 사망사고가 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감식반이 제일 피해가 컸던 2층 여성사우나를 감식하고 있다. 이번 화재에서도 그동안 어려 번 문제로 지적되었던 드라이비트 외장재의 사용이 화재피해를 키웠다. 불길이 가연성 외장재를 타고 빠른 속도로 위로 번져 피해자들이 대피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건물은 불연성 외장재 사용이 금지되기 전 건축허가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합뉴스 글 우철훈 선임기자 2017.12.26 19:38
사회 특집
[특집]‘흉가 소문’ 제천 늘봄갈비 지금은ㆍ무속인이 카페·법당 지난 6월까지 운영… 다시 괴담 나오진 않을 듯 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안을 들여다보니 최근까지 생활한 흔적이 보였다. 닫힌 유리문 밑에는 납기 기한이 지난 공과금 공지서가 보인다. 수신자는 ‘세대주’로 돼 있다. 현관 손잡이부터 건물 측면에는 노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 위치 임대합니다. 010-○○○○-○○○○” 통화해 보니 부동산이 내건 현수막이었다. 충북 제천 늘봄갈비. 은 2009년 이곳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원래부터 ‘전국구 대표 흉가’로 유명했지만, 기사가 나간 뒤에도 유명세는 한동안 계속됐다. 딴지일보는 기사를 바탕으로 패러디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늘봄갈비’는 케이블TV의 무속인 프로그램과 재연 심령 프로그램을 넘어 종편 시사 프로그램에도 진출했다. 나무위키 등에 등재된 ‘늘봄갈비’ 이야기는 출처 인용 없이 이 정리한 ‘소문’과 ‘진실’을 담고 있다. 기자는 기사를 작성한 뒤에도 수차례 그곳을 방문했다. 충북이나 충남 인근 지방출장을 갈 때마다 틈틈이 들러 건물 안을 둘러보고 머물다 가곤 했다. ‘부서진 천장 틈으로 먼지 덩어리같이 뽀얗고 윤곽은 불분명하지만 사람 얼굴 형체가 분명한 여자 얼굴’이라든가, 법사나 무속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여자귀신이 있다고 지목한 ‘화장실 귀신’을 목격하는 일 따위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어나지 않았다. 마지막 방문 당시에는 제천시에서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제천시에서 국제행사가 열리는데, 보기 흉한 건물을 가리는 공사라고 당시 인부들은 말했다.(사진) 2009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찾은 충북 제천 늘봄갈비. 건물은 2012년 리모델링됐다. / 정용인 기자 2012년 1월 서울 사람에게 팔려 등기부등본을 떼보면 이 건물은 2012년 1월 서울 강남에 사는 부부에게 매매됐다. 매매가격은 9000만원. 이곳에 세들었던 사람들이 걸어둔 전세금 권리금이 1억2500만~1억7000만원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상당히 헐값에 팔린 셈이다. 2009년 취재 당시 기자는 이곳의 소유권에 얽힌 복잡한 이야기를 들었다. 늘봄갈비가 갈비집으로 영업이 정상적으로 된 때는 1994년에서 1998년이었다. 건물이 들어서기 전 늘봄갈비 자리에는 오막살이 초가집이 있었다. 건물을 지었던 최한규씨(59)에 이어 이곳에서 갈비집을 했던 김창실씨(76) 부부의 당시 증언에 따르면 “다 쓰러져가던 그 집에 살던 모자”의 어머니는 3년 전(2006년) 돌아가셨고, 아들은 살아 있었다. 최씨는 김씨 부부가 세를 들어 갈비집을 운영하던 중 전산이기된 등기부등본 상으로 첫 주인으로 돼 있는 박모씨에게 건물과 토지를 팔았다. 김씨 부부는 “박모씨는 외지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인근에 자리잡은 교회의 김종오 담임목사는 박씨가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을 하는 서울사람”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나오는 과정에서도 마음고생이 많았어요. 원래 기한을 2년 6개월로 잡고 들어갔는데, 보증금을 못 받아 3년 넘게 했거든요. 처음 장사할 때는 이쪽으로 차가 많이 다녀 꽤 장사가 되는 편이었는데, 중앙고속도로 개통 뒤에는 통행량도 뜸해지고 장사도 잘되지 않았거든요.” 김씨 부부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그 뒤 집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저희가 나간 뒤 한 6개월 정도 비어 있었습니다. 한 2개월 있다가 다시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공동지분 형태로 돼 있는 주인들 사이에서도 소유권 분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이곳 세입자들이나 인근 주민들의 공통된 증언은 집을 둘러싼 이상한 소문이 난 것은 세 번째 주인(등기부등본상 두 번째 주인)이 인수해 잠깐씩 영업했다가 최종적으로 문을 닫은 이후인 1999년에서 2000년 사이라는 것이었다. 역시 김씨의 말. “부동산업자 말로는 처남 매부가 와서 동업을 했는데, 처남이 주인이었는지 매부가 주인이었는지 모르겠는데, 한쪽에서 월급을 줘야 하지 않냐고 항의를 하니 ‘동업을 했으면 이문이 남아야 나눠먹는 것인데, 적자가 나는 판에 무슨 월급을 주느냐’고 말다툼하다가 도끼로 문짝, 창문을 다 부수고 나갔다고 하더라고요. 남은 사람도 떠난 뒤 문제는 빈집의 문짝이 부숴졌으니 출입이 자유로운 겁니다. 차츰 고물상 같은 사람들이 와서 쇠붙이도 떼어가고 그러다가 제천시내 불량학생들이 담력 실험한다고 오고, 또 귀신 이야기도 있으니 그거 확인한다고 천장도 부수고 하면서….” 그게 ‘늘봄갈비 괴담’이 만들어진 전말이었다. 2012년 서울에 사는 이모씨 부부가 인수한 뒤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전국구 흉가’로 떠오른 다음에 동네에도 소문이 많았던 모양이다. 시가 매입해서 복지회관을 만든다는 이야기에서부터 도로 확장공사로 헐릴 예정이라는 이야기까지. 그 뒤 말끔하게 리모델링되기도 했다. 많은 법사, 무속인들이 이곳을 맴도는 음산한 기운의 진원지로 지목했던 지하실-기자가 방문할 때마다 입구까지 검은 물이 차서 출렁거리던-바로 위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다. 2010년 기자가 방문했을 때 가림막 공사를 하고 있던 당시 늘봄갈비 건물. / 정용인 기자 거주하던 무속인 관리 힘들어 이사 퇴마를 테마로 하는 카페를 만들 예정이라는 소식은 취재 당시에도 주변에서 돌던 이야기였는데, 실제 1층에는 카페, 2층에는 법당이 들어섰다. 2012년 일이었다. 앞서 위키 사이트에는 ‘무속인 모녀가 카페와 법당을 운영 중’이라고 근일담을 전하고 있었다. 7월 29일, 이 다시 이곳을 방문했을 때 카페와 법당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무슨 사연이 있던 것일까. 수소문 끝에 이곳에서 세입해 살았던 무속인 유정씨(가명·여·45)와 연락이 닿았다. 차로 30여분 거리인 강원도 원주로 옮겼다고 했다. 찾아가 만났다. “저에 대해 별의별 소문이 많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1층 카페에 있던 제자가 죽었다고 소문이 났던 모양인데, 그게 제가 죽었다는 소문으로 와전됐던 것 같습니다. 제가 죽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니 이번에는 무속인 남편이 죽었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전화해서 조심스럽게 물어보는데, ‘아니 내가 죽었으면 어떻게 전화를 받느냐’고 말해줬습니다.” ‘늘봄갈비’ 건물 리모델링은 자비를 들여 진행했다고 한다. “어떻게 했냐고요? 공사하시는 분들도 덩치는 산만한데 겁을 먹더라고요. 제가 없으면 공사 못하겠다고, 어둑어둑해지면 피하시는데… 아무도 못살 곳이라고 하지만 잘만 살다 나왔습니다. 거기서 예쁜 아기도 얻었는데요.” 처음 들어갈 때 ‘6개월도 못 버티고 도망갈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2012년 추석 때 들어가 올해 6월까지 만 3년 넘게 있다가 나왔다고 유정씨는 말했다. “주인은 그냥 있어주길 바랐는데, 사실 거기가 너무 커서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지금 같은 여름이면 풀도 무성하게 나는데, 그거 뽑는 일도 힘들었고… 애들 교육문제도 있으니 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인터넷에 언급돼 있는 그 후 이야기는 어디까지 사실일까. “인터넷에 보니까 모녀라고 하던데 그건 사실이 아니고, 돈을 많이 벌어 나온 것은 사실입니다. 주로 예약해서 외지에서 찾아온 사람만 받았는데, 그러다보니 ‘제천 바닥 돈을 다 쓸어간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유정씨는 “빈집에는 귀신이 있게 마련”이라면서도 “사람을 해코지하는 귀신은 없다”고 덧붙였다. 늘봄갈비는 이제 사라졌다. 비록 건물은 비었지만, 앞으로 다시 흉가 소문이 퍼질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용인 기자 2015.08.04 18:48
문화/과학 문화 캘린더
[문화캘린더]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제천국제음악 영화제 개막작인 축제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일시 8월 14~19일|장소 메가박스 제천, 청풍호반무대, 의림지무대, 제천영상미디어센터, 중앙시장 등 제천시 일원|관람료 개막식 1만원/ 일반상영 5000원/ 심야상영 1만원/ 원 썸머 나잇 2만원 2007년 국내에서 개봉한 아일랜드 영화 . 줄거리는 가물가물해도 ‘Falling slowly’ ‘If you want me’ ‘when your mind’s up’ 등의 노래는 지금 들어도 여전히 감동을 준다. 한국에서 이 영화가 처음 소개된 곳은 영화음악을 중심에 둔 ‘2007 제천국제음악영화제’였다. 영화보다는 영화음악에 방점을 두는 아시아 최초,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인 덕분에 제작비 1억3000만원의 아일랜드 독립영화가 소개될 수 있었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메탈과 팝, 밴드 멤버들의 우정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마르탱 르 갈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을 시작으로 95편의 장·단편 음악영화를 준비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음악 관련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뮤직 인 사이트’, 음악을 소재로 한 해외의 극영화를 볼 수 있는 ‘시네 심포니’, 음악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등의 섹션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자세한 프로그램과 일정은 홈페이지(www.jimff.org)를 참조하면 된다. 02-925-2242 연극 락앤롤 멕베스 일시 8월 24일까지|장소 세실극장|관람료 2만5000원 셰익스피어의 를 ‘광대들이 펼치는 한바탕 로큰롤 축제’라는 콘셉트로 새롭게 구성했다. 간소한 무대장치와 경쾌한 록음악 속에서 배우들의 대사와 움직임으로 새로운 시공간을 만든다. 시대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광대들을 내세워 한국사회의 모순을 신명나게 풀어낸다.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02-742-7601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 일시 9월 1일까지|장소 압구정 윤당아트홀 2관|관람료 2만5000원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수록된 ‘피터와 늑대’를 무대로 옮겼다. 뮤지컬, 연극, 동화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져 음악동화라는 독특한 장르로 재탄생했다. 원작은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가 1936년 만든 작품으로, 모스크바 아동극장 초연 당시 소규모의 관현악단과 낭독자가 무대에 올라서 주인공을 각각 특정한 악기로 표현하고 내레이션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공존’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02-766-6007 국악 클릭! 국악속으로, Story Concert 세종이야기 일시 8월 13일|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관람료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 2006년부터 시작된 여름방학 대표 청소년 국악 공연이다. 청소년에게 국악은 다소 어렵고 생소한 느낌이다. 그런 국악을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다양한 재미와 볼거리로 이동시킨다는 의미로 기획된 공연이다. 올해는 세종 ‘이도’를 소재로 스토리 콘서트 형식의 무대를 준비했다. 세종의 삶과 에피소드를 총 6개의 장으로 구성해 영상, 퍼포먼스, 음악, 소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토리를 풀어간다. 02-399-1181 전시 얘들아, 주방에서 놀자! 주방놀이 대 탐험전 일시 9월 1일까지|장소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전시실|관람료 어린이(24개월 이상) 1만3000원/ 어른(중학생 이상) 9000원/ 유료체험비 별도 거대한 놀이터로 변신한 주방에서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전시회다. 주방은 일상적으로 늘 접하는 공간이지만 요리를 위한 기능적 공간, 혹은 엄마를 위한 공간으로만 인식되어 왔다. 주방에서 다채로운 체험과 놀이를 하면서 주방을 가족이 함께 하는 문화공간, 가족간의 소통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공간으로 재인식하게 된다. 어린이의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체험 전시회가 될 것이다. 02-338-7836
최영진 기자 2013.07.29 16:30
문화/과학 길에서 만난 사람
[길에서 만난 사람]유쾌, 상쾌, 통쾌 ‘레포츠 제천’경비행기에서부터 번지점프, 패러글라이딩, 서바이벌 산악체험까지 그야말로 레포츠를 즐기기에 최고인 곳이 제천이다. 비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청풍호 주변 비경. 무더운 여름이 끝났다. 소슬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니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다. 자연 속에서 재미있는 레포츠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리기 좋은 계절. 청풍호반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신나게 레포츠를 즐기고, 한방을 테마로 한 몸에 좋은 음식으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제천이다. 상쾌한 자연 속에서 유쾌하게 웃고 레포츠를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간다. 스트레스 날리는 익스트림레포츠 제천의 숨은 매력은 바로 레포츠다. 경비행기에서부터 번지점프, 패러글라이딩, 서바이벌 산악체험까지 그야말로 레포츠를 즐기기에 최고다. 제천은 이미 청풍호반을 중심으로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어 익사이팅한 레포츠를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제천시가 2010년부터 청풍호를 중심으로 수상 및 레저스포츠를 테마로 지속적으로 체험 및 레포츠 시설을 확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탁 트인 청풍호반을 배경으로 국내 최고 높이인 72m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번지점프장이 갖춰져 있고, 국제 공인규격 인공암벽 1식과 볼더링 연습용 인공암벽 1식이 갖춰져 암벽 등반도 가능하다. 금성면 월굴리와 금성면 성내리 인근에는 모터보트와 산악체험장 시설이 들어서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또 제천 도곡리에 위치한 비봉산 활공장 역시 최근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또 의림지 인근에는 전문 비행교육기관까지 갖추어 관심만 있다면 누구든 경비행기를 직접 체험하거나 정식 자격증 코스까지 밟을 수 있다.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에 관심 있다면 제천으로 달려가 보자. 초록빛 산에 둘러싸인 청풍호의 기막힌 절경 속에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 보내기에 그만이다. 먼저 비봉산에 오르면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할 수 있다. 비봉산은 ’새가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의 해발 531m 명산으로 정상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다. 최근 이 비봉산 정상까지 오르는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이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이 모노레일은 지난 2010년부터 시험운행을 통해 운영되면서 꾸준히 관광객을 불러모으면서 제천을 알리는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 모노레일은 청풍면 도곡리에서 비봉산 활공장을 잇는 2.9㎞의 산악용 레일로 원래 비봉산 활공장에서 행글라이딩을 즐기던 전문 행글라이더들이 이용하던 모노레일이다. 청풍면 도곡리에서 비봉산 활공장을 잇는 2.9㎞의 산악용 레일은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제천의 명물이다. 해발 531m의 비봉산은 우수한 기류조건을 갖추고 있는 전문 활공장으로 사방이 탁 트이는 시야감이 최고다. 특히 활공을 하며 청풍호를 내려다보는 최적의 조건을 지닌 곳이다. 경력 5년차인 한 패러글라이더는 “이곳의 활공장은 충주호와 남한강이 비봉산과 소백산을 끼고 도는 지형이어서 비행체를 띄우기 쉬운 상승기류가 많이 발생한다”며 “거의 시간에 관계없이 패러글라이더를 띄울 수 있을 정도로 항공레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해 항공레포츠 마니아와 일반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인다. 산 정상에는 행글라이더와 패러글라이더 5~6대가 동시에 이륙할 수 있는 규모의 활공장(2500㎡)이 조성돼 있다. 때문에 평일에는 50여명, 주말 150여명의 행글라이더와 패러글라이더 동호인들이 찾고 있다. 운이 좋으면 수십명이 한꺼번에 비행하는 장관을 마주할 수 있다. 비봉산 활공장을 오르는 관광모노레일 타고 하지만 비봉산에 올라 꼭 패러글라이딩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비봉산 정상까지 오르는 관광모노레일은 누구나 타고 오를 수 있다. 해발 240m 부근까지 차로 오른 뒤 정상까지 관광모노레일을 이용하면 된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지 않아도 모노레일을 타고 급경사로 가파른 산을 거침없이 타고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소 경사가 급한 비봉산까지 달리는 모노레일을 타다보면, 아슬아슬한 긴장감에 웃음이 절로 나게 된다. 하늘로 높이 뻗은 나무숲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바라보며 정상에 오르면 답답한 가슴이 탁 트이는 상쾌함을 맛볼 수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청풍호 주변의 수려한 비경이 아름답다. 월악산, 금수산을 비롯한 높고 낮은 봉우리와 능선과 청풍호반의 풍광이 마치 남해의 다도해처럼 발 아래 신비롭게 펼쳐진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윤서원씨(35·경기도 평택시)가 활공장 끝에서 친구들과 환호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정말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습니다. 청풍호과 제천의 자연풍광이 마치 남해의 앞바다에 떠있는 다도해처럼 신비롭기까지 한데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다음에는 저도 패러글라이딩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이밖에도 제천에는 즐길 수 있는 레포츠가 다양하다. 금성면에 위치한 제천산악체험장에서는 더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체험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레저체험장으로 마린타워, 스카이타워, 에코트랙, 팀빌딩 등 신종 챌린지 시설과 스카이점프, 야자수, 스카이드롭(지프라인), 서바이벌 등 6종의 레저시설을 갖추고 있다. 천연의 숲속 깊숙이 시원한 계곡과 어우러진 공간에서 도전과 모험을 통해 자신감 넘치는 활력을 얻기에 충분하다. 청풍호를 돌아보며 휴식과 충전을 청풍호의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가벼운 마음으로 유람을 즐길 수도 있다. 청풍호 최고의 풍경은 청풍나루에서 장회나루까지의 구간으로 자연이 빚어낸 천혜의 풍광을 접할 수 있다. 청풍호의 명경인 옥순봉, 구담봉, 금수산의 아름다운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탁 트인 호수를 달리는 뱃전에 서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갖가지 모양과 이름을 지닌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청풍호의 물빛과 어우러져 시시때때로 변화무쌍하게 모습을 바꾼다. 친구와 제천을 찾은 윤서원씨가 모노레일을 타고 즐거워하고 있다. 제천은 건강한 한방 음식으로 힐링푸드를 대표한다. 한방을 테마로 한 약선음식점들이 레포츠로 다소 지친 몸과 체력을 한꺼번에 만회할 만한 푸짐한 상차림을 내어놓는다. 모두가 국내 최대의 약초 산지인 제천의 한방 식재료에 근거한 약선음식이다. 몸에 좋은 재료만을 엄선해 새로 탄생한 약선음식 한상차림은 눈으로만 보아도 건강해지는 듯 화려하다. 제천 약선요리를 처음 접해봤다는 한 손님은 “건강한 식재료에 일단 믿음이 간다”며 “다소 입맛에 안 맞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우리 한방 고유의 향내를 지니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외국인들도 좋아할 것 같다. 세계에 내놓아도 좋을 듯하다“고 덧붙인다. 제천의 산과 들에서 직접 채취한 식재료는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들어져 더위에 지친 몸을 보충하기에 충분하다. 은은한 약초향이 가득해 자체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제천시에서 지원하여 운영 중인 제천시내의 한방 약선음식점들은 한방을 식재료로 한 약선음식의 영양학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익스트림 레포츠를 즐기고, 몸에 좋은 건강음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해보면 어떨까? 여름 더위를 보내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 요즘, 지금이 바로 에너지 충전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글·사진|이강 leeghang@tistory.com
2012.08.27 16:54
레저/여행 길 위의 독서
[길 위의 독서]충북 제천- 꽃 진 자리 서러운 날엔제천의 명소들은 스스로 슬픔을 치유한다. 고갯마루에 깃든 애달픈 전설은 국민 애창곡으로, 순교자의 붉은 피는 푸른 숲으로 부활하는 식이다. 눈앞이 환했던 자리마다 이별이 발생하는 봄날. 꽃 시절을 보내는 설움은 나날이 부풀어 오르는 신록의 숲길을 걷는 것으로 갈음할 일이다. 청풍호는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인공적으로 조성된 호수로 제천과 충주에 걸쳐 있다. 육지 속의 바다라 일컬어질 만큼 넓은 호수다. 달력을 한 장 넘길 때마다 그 달에 해당하는 절기부터 짚어보곤 한다. 농군도 아니면서 식구와 친구 생일보다 먼저 태양의 운행 주기를 살피는 이유는 순전히 24절기의 명칭이 예뻐서다. 봄이 선다든가 개구리가 깨어난다든가 하는 말들. 시 구절처럼, 포춘 쿠키 속 행운의 메시지처럼 풀어지는 이름들이 좋아서다. 24절기 중 특히 설레는 이름은 봄철에 몰려 있다. 그중에서도 청명(淸明)과 곡우(穀雨)를 품은 4월이 으뜸이다. 청명은 그 이름을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맑고 밝아지는 듯하여, 곡우는 연푸른 햇차 맛이 떠돌아 좋다. 곡우 전후에 딴 찻잎으로 덖은 우전 때문이리라. 봄비는 자분자분, 참으로 곡진하게도 오신다. 백곡을 기름지게 할 단비다. 하지만 햇차처럼 순한 그 비에 꽃이 진다. 이 봄을 몇 번이나 더 볼까 탄식할 만큼 늙지도 않았건만 꽃을 보내는 마음은 갈수록 애틋함을 더한다. 이별에 관한 한 경험과 관록은 소용이 없다. 무뎌지기는커녕 더 첨예해진다. 제천의 걷기 좋은 길로 소문난 자드락길은 청풍호를 조망하며 걷는 산길이 일품이다. 저마다 특징을 지닌 7코스로 구성돼 있다. 위로가 필요한 시절, 제천 여행을 권하는 이유는 이곳이 울고 넘는 박달재와 초기 가톨릭 신자들의 은둔처와 수몰마을의 아픔이 깃든 땅이기 때문이다. 슬픔이 슬픔을 알아보고 어루만진다. 더욱이 제천은 조선시대 3대 약령시장으로 손꼽힐 만큼 약초로 유명한 땅. 땅심에 이미 치유의 기운이 지펴진 셈이다. 청풍명월의 고장이 건네는 처방전을 따른다면 이런 봄 편지를 띄울 만큼 ‘한 칸 더’ 밝아질지도 모를 일이다. 제천 시민들의 사계절 휴식 공간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다하는 의림지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숲 속의 오솔길을 지나 내륙의 바다로 춘천(春川)이나 홍천(洪川), 화천(華川)이 그렇듯, 지명에 ‘내 천(川)’자가 들어가는 땅은 큰 강이나 호수를 끼고 있다. 제천(堤川) 역시 이름값 하는 물의 고장이다.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청풍호와 제천 10경 중 1경에 해당하는 의림지가 그것. 의림지는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다. 축조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신라 진흥왕 때 악성 우륵이 용두산에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을 막아 둑을 만든 것이 시초라 전해진다. 영호정과 경호루, 수백 년 수령의 소나무와 수양버들이 운치를 자아내고 저수지 위를 떠다니는 오리배가 아기자기한 맛을 더한다. 역사적 의미를 지닌 명승지에 정겨운 유원지의 기능까지 두루 갖췄다. 걷기 좋은 길로 소문난 ‘청풍호 자드락길’은 청풍호를 둘러싼 산간 마을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자드락자드락, 입 안에서 알사탕 굴리는 소리를 닮은 이 어여쁜 이름은 ‘나지막한 산기슭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일컫는 말이다. ‘작은동산길’부터 ‘약초길’까지 각각의 개성과 특장점을 지닌 7개 코스는 어느 길을 선택해도 걷는 맛이 쏠쏠하다. 금봉과 박달의 전설을 기리는 조형물. 박달재 공원에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비와 함께 서 있다.옥순봉쉼터에서 시작하는 6코스 ‘괴곡성벽길’은 괴곡리와 다불리를 지나 지곡리 고수골에 이르는 9.9km의 산책길로 경관 조망이 뛰어난 코스다. 자연 그대로 보존된 산길엔 부처손, 벌개미취, 꿩의다리, 둥굴레 등 약초로 쓰이는 다양한 식물군이 자생한다. 산길 어디에도 돌로 쌓아 만든 성벽이 없건만 이곳이 괴곡성벽길이라 불리는 이유는 비탈진 경사면이 성벽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괴곡’은 ‘느티나무가 많은 골짜기’에서 유래한 말이다. 한숨 돌리고 싶을 즈음 도착하는 전망대에선 청풍호와 옥순봉, 옥순대교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청풍호는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인공적으로 조성된 호수로 제천과 충주에 걸쳐 있다. 제천에선 청풍호, 충주에선 충주호라 부르는 이 거대한 호수엔 수몰마을의 아픔이 잠겨 있다. 댐 건설로 충주, 제천, 단양 지역의 무수한 마을이 수몰됐는데, 청풍호 속에 잠긴 제천 지역 마을만 5개 면, 61개 리에 달한다. 고향은 멀리 있어도 존재감만으로 안도감을 주는 곳일진대 정든 마을을 다시 볼 수 없는 상실감이란 그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다. 수몰마을의 역사와 유물을 모아 조성한 청풍문화재단지는 수몰민의 아픔을 달래는 곳이다. 단지 안에는 보물 제528호 한벽루를 비롯해 53점의 문화재와 1,900여 점의 생활 유물이 전시돼 있다. 한국 천주교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배론성지. 박해를 피해 숨어든 천주교 신자들이 화전을 일구고 옹기를 구워 생계를 유지하며 신앙을 키워 나간 교우촌이다. 제천의 명소들을 두루 돌아볼수록 지명의 본래 뜻과는 다른 ‘제천(祭天)’, ‘하늘에 지내는 제사’의 의미가 자꾸만 겹쳐졌다. 솟대 때문이었을 거다. 자드락길을 걸으며 숲 속의 갈림길마다 이정표로 마주친 솟대는 청풍호를 바라보는 전망대에서도 하늘 높이 솟아 있었고, 급기야 수백의 솟대가 수놓아진 능강솟대문화공간으로 ‘제천=솟대’의 이미지를 아로새겼다. 긴 장대 끝에 기러기나 오리 등의 새 모양을 깎아 올린 솟대는 예부터 하늘을 향한 희망과 소망의 언어로,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메신저였다. 인적이 뜸한 호숫가와 숲 속에서 솟대를 만날 때마다 하늘을 향해 곧추선 날렵한 새의 부리에, 몸통에, 꼬리에, 생각나는 이름들의 안녕을 꺼내 걸었다. 솟대 덕분에 하늘을 실컷 바라볼 수 있었던 것도 제천의 ‘천(川)’ 자를 ‘하늘 천(天)’으로 읽어낸 계기가 됐다. 능강솟대문화공간에선 현대적인 조형물로 재조명한 솟대 작품 수백여 점을 만날 수 있다.울고 넘는 고갯길을 지나 순례의 길로 ‘울고 넘는 박달재’는 제천의 한 고개 이름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킨 일등 공신이다. 박달재 휴게소에 도착하자 아니나 다를까,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임아~”가 흐른다. “울었소, 소리쳤소, 이 가슴이 터지도록.” 마지막 구절에서 그야말로 툭- 터지는 웅숭깊은 설움의 노래는 꼬리를 물고 반복 재생됐다. 박달재는 제천시 봉양읍과 백운면을 잇는 해발 453m의 고갯마루다. 조선시대에는 문경새재와 함께 한양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목이라 과거 보러 가는 선비와 봇짐장수들이 넘나들었다. 고개를 울며 넘는 사연으로는 두 가지 옛이야기가 전해온다. 길이 험하고 산짐승에 도적까지 출몰하는 박달재 너머로 시집을 가면 두 번 다시 친정에 오기 힘들어 재를 넘는 새색시들이 눈물을 쏟았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사무친 그리움이 비극으로 완결되는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전설이다. 조선 중엽, 과거 길에 나선 경상도 선비 박달은 고개 아랫마을에 방을 얻어 하룻밤 묵다가 그 집 딸 금봉과 사랑에 빠진다. 이후 전개되는 양상은 짐작하는 그대로다. 남자는 떠나고 여자는 기다리고, 남자에게선 소식이 없고 그리움은 깊은 병이 된다. 소식을 끊은 남자에게도 사연은 있다. 과거에 낙방해 돌아올 면목이 없었던 것. 이유야 어찌됐든 여자는 벼랑에서 몸을 던지고 남자는 뒤늦게 그 소식을 접한다. 죽은 연인의 이름을 부르며 고갯마루를 헤매던 박달은 벼랑 끝 금봉의 환영을 끌어안으며 연인과 같은 방식으로 생을 마감한다. 금봉과 박달의 전설은 여러 버전으로 조금씩 변주돼 전해지지만 골자는 이루지 못한 사랑이다. 박달재 일주문 현판은 신영복 선생의 글씨로 제작됐다. 박달재와 이웃한 배론성지는 1801년 신유박해 때 천주교인들이 숨어 살던 교우촌이다. ‘배론’은 이곳의 지형이 배 밑바닥과 같다 해서 붙은 이름. 순교자 황사영이 박해 사실을 기록한 백서를 썼던 토굴과 김대건 신부에 이어 조선의 두 번째 사제가 된 최양업 신부의 묘가 있으며, 국내 최초의 근대식 학교인 성 요셉 신학교가 세워진 곳이다. 배론성지는 단풍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작은 연못을 둘러싼 홍단풍나무가 봄부터 가을까지 내내 붉다. 물오른 신록 속에 만개한 꽃나무처럼 타오르는 홍단풍은 순교자들이 흘린 피를 떠올리게 했다. 순교자 묘지를 참배하고 숲 속으로 난 ‘십자가의 길’과 ‘로사리오의 길’을 걸었다. 인간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를 진 성자와 그를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눈물 앞에서 묵상했다. 죽음도 불사한 신념과 사랑, 희생 앞에 경건해지는 마음은 종교와 무관한 것. 이별의 기억이 쌓인 만큼 기도도 길어져 한참 감았던 눈을 뜨자 화르르 쏟아지는 햇살에 눈이 부셨다. 충주댐 건설로 인한 수몰 지역 문화재를 원형대로 이전, 복원해 조성한 청풍문화재단지.사월의 귀밑머리가 젖어 있다. 밤새 봄비가 다녀가신 모양이다. 연한 초록 잠깐 당신을 생각했다. 떨어지는 꽃잎과 / 새로 나오는 이파리가 비교적 잘 헤어지고 있다. 접이우산 접고 / 정오를 건너가는데 봄비 그친 세상 속으로 라일락 향기가 한 칸 더 밝아진다. (이문재, 「지금 여기가 맨 앞」 ‘봄 편지’ 중에서)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이문재, 「지금 여기가 맨 앞」 ‘오래된 기도’ 중에서) <■글 / 고우정(여행작가) ■사진 / 현일수(리빙룸스튜디오)>
2016.03.28 17:13
레저/여행 행복 걷기
[행복 걷기]산과 물이 빚어내는 청풍호의 진면목-제천 자드락길‘나지막한 산기슭 비탈진 땅에 난 작은 오솔길’. 자드락길은 이름에서 주는 어감만큼이나 사랑스러운 길이다. 산 좋고 물 좋기로 유명한 충북 제천.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비단결 같은 청풍호와 수려한 산세를 넘나드는 호사를 누렸다. 천년고찰에서 세상 삼라만상과 마주하다 ‘내륙의 바다’ 청풍호를 품고 있는 제천은 물만큼 산도 많은 곳이다. 물맛 좋기로 유명한 비봉산과 장엄한 비경을 품은 월악산, 남한강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금수산 등 수려한 산세에 숨어 있는 마을도 많다. 자드락길은 제천의 아름다운 호수와 산, 마을을 아우른다. 총 길이 58km, 7개의 다양한 코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코스마다 개성이 뚜렷해 골라 걷는 재미가 있다. 그중 두 번째 코스인 정방사길은 짧지만 강한 인상을 주는 길이다. 산행을 즐기지 않거나 시간에 쫓기는 여행객이라도 만족스럽게 둘러볼 수 있으니 꼭 한번 가보자. 길은 금수산의 숨은 계곡인 능강계곡 입구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정방사까지는 약 2.5km. 사찰 바로 밑에 주차장이 있어 차로도 닿을 수 있지만 맑은 계곡물 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솔숲을 따라 걷는 것도 좋다. 느린 걸음으로 1시간쯤 걸었을까? 정방사로 이어지는 돌계단에 올라 일주문 대신 세워진 석문을 지나니 제일 먼저 해우소가 나타난다. 근심과 번뇌가 사라지는 곳이라 했던가.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해우소 작은 창에 청풍호의 그림 같은 절경이 담겨 있다. 법당에 오르기 전 잊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다. 해우소를 나와 법당 앞마당으로 올라서니 이번에 더 큰 탄성이 터져 나온다. 날아갈 듯한 비봉산과 푸른 청풍호, 월악산 백두대간 능선이 한데 어우러져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금수산 절벽 아래 자리 잡은 작은 산사가 이토록 넓은 풍광을 품고 있을 줄이야. 세상 삼라만상과 마주한 것 같은 기분에 저절로 넋을 놓는다. 청량한 기운 가득한 치유의 숲길 따라, 얼음골 생태길 정방사에서 다시 능강계곡 입구로 돌아와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자드락길의 세 번째 코스인 얼음골 생태길이 시작된다.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빙혈 현상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신비로운 자연현상을 보기 위해 피서객들과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능강교에서 출발해 돌탑과 만당암을 지나 얼음골까지 5,4km의 숲길이 이어진다. 얼음골이라는 이름 때문일까? 길에 들어서니 한낮의 열기가 금세 사그라지는 기분이다. 몸을 감싸는 청량한 기운도 느껴진다. 능강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울창한 숲을 따라 걷는 이 길은 일상의 고민을 내려놓고 조용히 사색에 잠기게 되는 길이다. 연자탑, 족두리 바위 등 기묘한 모양의 바위들과 야생화, 요즘 도시에선 보기 힘든 나비와 곤충들을 벗 삼아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이 길에 유난히 많은 것이 있는데, 바로 돌탑이다. 지나가던 등산객들이 하나 둘 쌓아 올렸다고 보기에는 규모와 양이 상당한데 이곳 금수암의 관봉 스님이 지나가는 객들과 함께 통일을 기원하며 쌓은 돌탑들이란다. 그 수가 5백여 개나 된다고 하니 그 정성스러움에 마음이 절로 공손해진다. 계곡 상류에 가까워지자 물소리가 잦아드는가 싶더니 경관이 확 트이며 너덜 지대가 펼쳐진다. 돌무더기 위로 올라서자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여기가 바로 얼음골이다. 군데군데 얼음을 캐려고 파헤쳐진 구덩이에서 김이 서려 나오고 한기에 오싹해서 닭살이 돋을 정도다. 이곳의 얼음은 초복에 가장 많이 어는데 그 얼음을 먹으면 병이 낫는다고 알려져 있다. 얼음골까지 가는 것이 멀게 느껴지면 돌탑길까지 걷는 것을 추천한다. 자드락길의 백미, 괴곡성벽길 옥순봉쉼터에서 시작해 다불리와 지곡리 산간마을들을 돌고 옥순대교로 순환하는 괴곡성벽길은 멋진 조망과 다양한 식물군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드락길의 백미다. 총 길이는 9.9km. 자드락길 가운데 난이도 ‘상’에 속하지만 재미와 만족도 역시 ‘상’이다. 삼국시대에 성벽이 있었던 곳이라 하여 이름 붙은 이 길은 산삼을 캔 심마니가 적지 않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간직돼 있다. ‘자드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길이 이어지는데, 오르고 내리는 오솔길을 따라 정겨운 시골 마을의 풍경과 푸른 청풍호, 소나무 숲길 등 다채로운 풍광이 펼쳐진다. 옥순대교를 건너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자드락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고 그 뒤로 성벽길이 시작된다. 오르막이긴 하나 경사가 완만하고 또 편안한 흙길이라 쉬엄쉬엄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오를 수 있다. 무성한 숲길 옆으로 부처손과 벌개미취, 꿩의 다리 등 야생화들이 고개를 내밀고 나무 사이로 푸른 청풍호가 숨바꼭질하듯 나타났다 사라진다. 이윽고 ‘사진 찍기 좋은 곳’에 도착하자 물과 산이 고요히 조화를 이루는 제천의 진면목이 펼쳐진다. 멀리 소백산과 월악산, 금수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발아래로는 청풍호의 푸른 물이 넘실거린다. 한눈에 담기 힘든 산과 호수, 하늘의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갔던 길을 되돌아와 서쪽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하늘 아래 첫 동네’라 불리는 소박한 산골 마을 다불리를 만난다. Travel Tip 자드락길은 전체 7코스 외에 뱃길이 하나 더 있다. 자곡리 나루터에서 옥순대교 나루터로 이어지는 호반길로 배를 타고 청풍호를 가르며 금수산과 옥순대교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걷는 것과는 또 다른 만족감을 주는 길이다. 선박 이용 요금은 1인당 5천원이며, 4명 이상 승선시 운행하므로 가족단위로 이용하기에 좋다. 비봉산 정상까지 오르는 청풍호 관광 모노레일도 지난해 개장했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조민정 ■취재 협조 / 제천시 관광과 ■의상 협찬 / 컬럼비아>
2013.10.15 17:09
레저/여행 자전거로 찾아가는 문화기행 자전거로 찾아가는 문화기행
[자전거로 찾아가는 문화기행]단양-제천, 역사와 문화의 보고수려한 비경을 간직한 단양팔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도담삼봉. 그저 보고 지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전설까지 함께할 수 있어 더욱 의미 깊은 여행지로 기억될 듯하다. 국내외 문화의 향기가 가득한 명소를 자전거로 누비며 섬세한 관점의 여행기를 보여주었던 미술평론가 이재언과의 인연은 아쉽게도 이달까지다. 그의 찬란한 다음 여정을 기대하며 연재를 마친다. (편집자 주) 단양팔경의 으뜸 도담삼봉.단양행 첫 열차를 타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했다. 청량리역에 도착하자마자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탑승 전 자전거를 가방에 넣어야 하기에. 다른 승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다. 저쪽에서도 몇 명의 무리가 승차를 위해 자전거 패킹을 하고 있었다. 중앙선 승객들은 대부분 등산객들인데 요즘은 자전거 여행자들도 많이 보인다. 오전 6시 정각, 열차가 새벽 안개를 헤치며 환상의 질주를 시작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설렘과 행복감을 준다지만, 단양 같은 비경을 간직한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더더욱 들뜨지 않을 수 없다. 잠시 눈 좀 붙이고 나니 차창 밖으로 거대한 시멘트 공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시멘트 공장을 지나자 도담삼봉이 스쳐 지나갔다. 공장과 비경, 이 두 개의 대조적인 풍경이 오버랩되는 곳이 단양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양의 더 깊은 속살을 본 여행자는 그러한 선입견이 그르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된다. 도담삼봉 근처 석문을 통해 바라본 단양강변 풍경.전설이 살아 있는 단양팔경 단양 역사 밖으로 나가자 마침 기념 촬영을 하던 자전거 여행객들이 내게 사진 촬영을 부탁해왔다. 서로 가벼운 인사를 하면서 행선을 물었다. 그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온 터라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함께 상진대교를 건넌 뒤 그들은 읍내로 들어가고 나는 그대로 직진해 도담 방향으로 고개를 넘었다. 오래간만에 타보는 MTB가 묵직하게 느껴졌다. 단양의 도로에는 덤프트럭과 레미콘이 유난히 많이 다닌다. 비교적 갓길이 좋은 편이지만 굉음을 내며 달리는 덤프트럭은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다. 성신양회 시멘트 공장을 돌아 8km 정도를 달리니 도담삼봉이 눈에 들어왔다. 석회암 지형의 봉우리들이 화보 등을 통해 많이 보아왔던 터라 낯설지가 않았다. 단양팔경 중 으뜸으로 꼽는 도담삼봉은 남한강 한가운데 떠 있는 기암 봉우리로 마치 신선이 사는 곳 같다. 이곳은 삼봉 정도전과 깊은 인연을 맺은 곳이다. 조선 개국의 기초를 닦은, 학문적으로도 거유(巨儒)로 일컬어졌던 정도전의 ‘삼봉’이라는 호도 바로 여기서 따온 것이다. 지금이야 속세와 지근의 거리이지만 과거 같으면 무릉도원을 연상시켰을 비경이다. 도담삼봉에 대한 전설도 재미있다. 아주 먼 옛날 홍수로 인해 정선에서 떠내려온 것이라는 것. 그런데 어느 날 정선에서 삼봉에 대한 세를 내라고 압박을 가해오는데 이를 어린 정도전이 지혜롭게 물리쳤다. “봉우리들을 다시 정선으로 가져가면 될 일 아니냐”고 따지자 더 이상의 무리한 압박이 없더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전설뿐만 아니라 단양 군수를 지냈던 퇴계 이황 선생을 비롯해 추사, 단원 등의 거장들이 도담삼봉을 테마로 하여 많은 작품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1 수양개 선사유물관의 선사 체험장. 2 염색 작가 박정우씨와 그의 작품.도담삼봉에서 나와 보통은 고수동굴로 많이 향하지만 나는 수양개 방향으로 향했다. 지명이 특이한데, 구석기 시대 선사유적지가 있는 곳이다. 5번 국도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구도로가 나오는데 거의 차가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이다. 이 길엔 3개의 터널이 나온다. 상진, 전주, 매곡 세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데 전주터널을 통과할 땐 사실 너무 길고 어두워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침침하고 서늘한 것이 한여름의 납량물도 이만한 것은 없었던 듯하다. 오랜 구석기시대부터 남한강 유역에 사람들이 살았음을 확인시켜주는 수양개 선사유적지는 그 출토 유물들이 전시관에 잘 보존되어 있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선사 체험을 하고 산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비경이 숨어 있는 단양 아직 오전 10시도 안 된 시간인데 햇살이 따가웠다. 기온이 30℃에 이르는 가운데 강바람이 외로운 자전거 유목민에게 위안이 된다.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는 동안 다니는 차가 없어 여유로운 사색에 빠질 수 있었다. 잠시 뒤 엄청나게 높은 교각 위에 놓인 단양대교가 보였는데, 그 뒤로 구도로와 연결된 적성대교가 있다. 중앙고속도로 단양 휴게소 뒤에 있는 적성산성을 오르고 싶어 경사가 심한 산길에서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아뿔싸, 갑자기 왼쪽 종아리에서 경련이 일어났다. 당황스러웠다. 오도 가도 못하는 가운데 종아리를 붙잡고 한참을 주물러야 했다. 결국 포기하고 하산해야하다니…. 몇 년 전 설악산 미시령을 넘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쥐나는 것도 습관인가 보다. 근육 경련이 멎자 조심스럽게 움직여 단성 면사무소 옆 단양향교에 잠시 들렀다. 담장 위에 세워진 풍화루라는 누각이 웅장하니 이색적이다. 퇴계 이황 선생이 군수로 재직시 이곳으로 옮겨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한강을 굽어보며 호연지기를 키우고, 학문에 힘쓰라는 선생의 깊은 뜻이 담긴 입지가 아닐까. 적성대교에서 바라본 남한강.이제부터 갈 곳은 사인암이다. 이곳은 두악산(732m)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아 다시 단성면 중방 삼거리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근육 경련으로 약간 의기소침해졌지만 강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단양 출신의 고려 말 대학자 우탁 선생이 칩거하면서 학문을 갈고닦은 곳, 그리고 단원 김홍도 선생이 직접 그림으로 남긴 사인암의 절경을 여기까지 와서 못 보고 간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다. 남조천을 끼고 수직 절벽을 이룬 사인암은 가히 임금 앞에서도 직언을 서슴지 않은 진정한 학자 우탁 선생의 올곧은 기개, 기상과 잘 어울리는 짝이라 할 수 있다. 백운 우탁 선생의 기개를 닮은 사인암. 김홍도의 ‘사인암’(호암미술관 소장). 사인암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싶었으나 아직 성수기가 아니다 보니 문을 연 식당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4km 밖의 가산 삼거리까지 가야 했다. 그런데 가는 길이 보통 높은 고개가 아니었다. 게다가 근육 경련이 재발될까 노심초사하며 오르는 20여 분이 어찌 그리 길고 힘겨웠던지…. 가산 삼거리에 도착해 식당 하나를 발견하고는 간신히 백반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다. 주인장이 손수 재배한 상추쌈이 곁들여진 말 그대로 시골 밥상이다. 식후에 시원한 물로 세수와 세족을 마치니 한결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물통에 물도 넉넉히 채우고 소선암 계곡을 향해 달렸다. 소선암 계곡을 빠져나와 중방 삼거리에 당도하니 이제부터가 진짜 난관이다. 청풍명월의 땅 제천 투구봉 휴게소를 지나면서 계속 오르막이 나오는데 경사가 만만치 않았다. 여기서 경련이 재발하기 시작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식후 포만으로 호흡도 어렵고 식곤증도 몰려와서 그늘 아래 잠시 누웠다. 시원한 강바람에 나도 모르게 잠에 빠졌다. 땀에 범벅이 된 찜찜한 상태에서도 잠이 절로 오다니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그로부터 잠시 더 달려가니 그 유명한 장회나루가 나왔다. 멀리 구담봉이 보이는 것이 천하 절경이다. 수없이 많은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혹시 뱃길로 청풍까지 가는 것은 어떨까 싶어 배편을 알아보려 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전거 승선이 거부될 것 같아 포기했다. 다소 힘겹지만 줄곧 빼어난 산과 맑은 물을 끼고 가는 길이라 마다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중해의 풍경을 연상시키는 충주 호반 리조트. 제천 의림지. 박정우 염색갤러리에서 본 청풍호반.옥순봉을 관망할 수 있는 옥순대교를 지나 다시 길고 지루한 굽잇길을 달려야 했다. 다리도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더 이상의 이상 신호는 없었다. 옥순대교를 건널 때 표지판을 보니 청풍대교까지의 거리가 17km로 나왔다. 날마다 30km 이상의 길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내게 별것도 아닌 거리가 오늘따라 멀게만 느껴졌다. 청풍대교를 건너 문화재단지를 둘러보고 ‘박정우 염색갤러리’에 잠시 들렀다. 인사동 갤러리에서 여러 차례 초대전을 가진 바 있는 염색 작가 박정우씨가 개관한 갤러리가 청풍호반에 호젓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잠시 들러 시원한 음료를 들이켠 뒤 아름다운 호반의 풍경과 함께 만난 박 작가의 작품이 이상적인 앙상블이었다. 꿈속에서 본 듯한 몽환적인 숲이나 꽃들이 바로 이곳 청풍의 자연에서 온 것들이 아닌가. 작가가 직접 작품을 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덕분에 많은 방문자들이 흥미로워했다. 하긴 아름다운 호수를 보는 덤까지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문화 체험인가. 어느덧 시간은 오후 5시. 서둘러 제천으로 올라가야 했다. 제천 의림지로 가려면 족히 20km가 넘는 거리다. 예약해둔 서울행 열차 시각이 오후 7시 29분,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갤러리에서 취한 음료와 다과 덕분에 원기를 얻어 달리기 시작했다. 1시간 4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의림지. 몇 년 전 이곳 제천에서 집필 생활을 하고 있는 소설가 김진명씨와 잠시 스쳐 지나간 적이 있는데 제대로 보는 것은 처음이다(김진명 작가는 마침 새 작품 마감이 임박해 만나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러고 보니 암스테르담행 비행기에서 조우해 장시간 환담을 나눈 것도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의림지는 삼한 시대 농사용 저수지로 축조된 것이라니 참으로 놀랍다. 그 역사를 말해주듯 둑 위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의 모습이 우람해 보였다. 제천의 ‘堤(둑 제)’가 바로 이 제방에서 따온 것은 아닐까(고대에는 저수지가 그 지역을 대표하는 명칭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편집자 주). 제천역을 향해 달리는 중에 한약 향기가 진동하는 듯했다. 순간 제천이 한방으로 유명한 도시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무언가 고상함이 깃든 방향제처럼 느껴졌다. 향기를 못 잊어 다시 찾는 경우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이라는 말의 뜻이 ‘빛을 보는 것’이라는데, 눈만이 아니라 후각을 즐겁게 하는 관광도 가능한 일이다. ‘한방향(韓方香)’이라는 향수도 가능하지 않을까. 단양-제천 라이딩의 주요 코스 단양역→도담삼봉→수양개 선사유적지→적성산성→단양향교→사인암→소선암 계곡→장회나루→옥순대교→청풍대교→청풍 문화재단지→제천 시내→의림지→제천역 * 약 105km. 11시간가량 소요 * 고갯길과 굽잇길이 좀 많지만 코스는 환상적이다. 필자 이재언은… 1958년생. 강원대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경희대 겸임교수, 선갤러리 조형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1989년부터 미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일산-종로의 여정을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미술과 자전거에 관한 다수의 칼럼 집필이나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역서 「존 듀이 경험으로서의 예술」(책세상) <■글·사진 / 이재언(미술평론가)>
2011.07.13 14:31
문화/생활
[Cine File]제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청풍명월의 고장 제천. 그곳에 영화와 선율, 아름다운 풍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시 한번 몰려든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호수와 숲, 계곡이 있는 휴양지에서 음악과 함께 영화를 즐긴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일반 영화제보다 규모는 작지만 소규모 지역영화제로서는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오는 8월 9일부터 14일까지 청풍호반, TTC상영관 등 제천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상영작 수는 지난해보다 조금 늘어난 5개 부문 27개국 50여편. 개막작은 브라질의 인기 음악가 제제 디 카마르구와 루시아누 형제의 실화를 다룬 ‘프란시스쿠의 두 아들’로 선정됐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아이들을 뛰어난 뮤지션으로 키운 아버지 프란시스쿠의 헌신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폐막작은 인도 프라디프 사르카르 감독의 ‘파리니타’. 인도의 대문호 사라트 찬드라 차테르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인도 고유의 뮤지컬 영화로 두 연인이 나누는 불멸의 사랑을 그렸다. 두 작품 모두 영화와 음악, 그리고 휴양이라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정체성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 이 밖에도 영화제에는 국내외 신작 음악영화들을 엄선한 ‘뮤직 인사이트’, 특별전 형식의 ‘주제와 변주’ ‘영화음악 거장 회고전’ 등 음악과 관련된 5개의 섹션이 마련돼 음악과 영화의 관계를 탐색한다. 영화제가 열리는 7일간, 청풍랜드 호반과 유람선에서는 매일 저녁 야외 콘서트도 펼쳐진다. 지난해 라이브 콘서트에 대한 인기가 워낙에 좋았던 터라 영화제준비위원회 측에선 ‘원 서머 나이트’ 외에 ‘제천 라이브 초이스’를 추가로 편성하고 공연 수도 늘렸다. 올해는 세계적인 재즈보컬리스트 로라 피지(8월 11일)를 비롯해, 러브홀릭, 델리 스파이스, 윤도현 밴드, 데프콘 등이 오는 8월 제천을 찾아 청풍호반을 음악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8월 2~4일, 12~24일 두 차례 열리는 ‘제천 영화음악 아카데미’도 화제거리. 국내 대표적인 영화음악가들이 강사로 참여해 영화음악에 대한 열띤 강의를 펼친다. 이밖에도 거리 공연과 영화 속 주인공 따라하기 체험 이벤트, 영화 로케이션 사진 공모전 등 풍성한 부대행사가 마련돼 있다. 청풍호와 의림지, 송계계곡, 박달재, 월악산 등 제천은 둘러볼 데가 많은 곳이다. 올 여름 1박 2일, 혹은 2박 3일 휴가에 맞춰 영화제 관람 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눈과 귀’ 아니 ‘마음’까지 즐겁게 하는 음악영화들이 일상에 지친 그대들의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것이다. 문의 02-925-2242, 043-646-2242, www.jimff.or.kr New movie 플라이 대디 위기에 처한 서른아홉살의 소심한 가장이 열아홉 싸움의 고수로부터 특훈을 받고 영웅으로 거듭난다. 재일동포 3세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동명소설이 이 영화의 원작. 개성파 연기자 이문식과 ‘왕의 남자’의 이준기가 투톱으로 열연했다. ‘왕의 남자’를 통해 ‘예쁜 남자’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이준기가 이 영화에선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예고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는 화제작. 8월 3일 개봉. 천리주단기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감독 장이모와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배우 다카쿠라 켄이 손을 잡았다. 오랜 기간 연락도 없이 살던 아들이 어느날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다. 아버지는 아들이 평소 그토록 카메라에 담고 싶어 했던 중국전통 경극의 촬영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고 아들의 마지막 소원을 대신 이루어주려 애쓴다. 아버지의 애틋한 부정을 담고 있는 장이모 감독의 신작. 7월 20일 개봉.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 고급 창녀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복권에 당첨된 남자의 이야기. 평범한 남자와 육감적이고 매혹적인 여자 사이의 거래를 담았다. 영화의 홍보문구 그대로 ‘모니카 벨루치의, 모니카 벨루치에 의한, 모니카 벨루치를 위한 영화’. 모니카 벨루치의 최신작으로 그녀의 팜므파탈적인 매력이 스크린을 물들이며 자극적인 로맨스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7월 27일 개봉 예정. 몬스터 하우스 ‘할리우드 최고 흥행사’ 스티븐 스필버그의 첫 애니메이션. 주인공 디제이는 ‘먹보 친구’ 챠우더, 똑똑이 ‘얼음공주’ 제니와 함께 야구공에서 자전거, 심지어 순찰 중인 경찰차까지 삼켜버리는 ‘몬스터 하우스’의 비밀을 파헤쳐간다. 사상 최초로 애니메이션에 호러를 가미한 점이 눈길을 끈다. 코믹 호러 어드벤쳐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는 8월 10일 개봉 예정. 신데렐라 에로영화 전문 봉만대 감독 작품으로 성형을 소재로 한 공포물. 여고생 딸을 둔 성형외과 의사 윤희는 딸 친구들의 연이은 죽음을 목격하며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엄마 역에는 도지원이 캐스팅됐고, 딸 현수 역에는 신인 신세경이 열연을 펼쳤다. 두 사람은 SBS 사극 ‘토지’에서 함께 공연한 경험이 있다. 8월 17일 개봉 예정. 사랑하니까, 괜찮아 ‘겨울나그네’ ‘젊은 날의 초상’ 등 멜로영화를 고집해온 곽지균 감독의 신작. 신예 임정은과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지현우가 시한부 사랑을 선고받은 젊은 연인으로 화한다. ‘키스 블럭버스터’를 표방하는 영화답게 영화 속 연인은 연이어 키스 퍼레이드를 이어간다. “죽는 게 뭐 어때서. 사랑하니까, 괜찮아!”를 부르짖는 이 영화는 8월 17일 개봉 예정. New DVD&Video 달콤, 살벌한 연인 ‘만년 조언‘ 박용우, 최강희의 첫 주연작. 두 사람은 이 영화로 주연급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로맨틱 스릴러’라는 독특하고 생소한 장르의 영화. 예기치 못한 곳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DVD로 만나는 ‘달콤, 살벌한 연인’에는 촬영 현장 메이킹과 배우들의 인터뷰, 디지털 색보정 과정 소개, 갖가지 예고편 등 다양한 부가영상이 담겼다. 시리아나 석유 이권을 둘러싼 정치적 음모와 배신, 권력의 부패를 파헤친 정치 스릴러물. 영화 ‘트래픽’의 시나리오를 쓴 스티븐 개건의 감독 데뷔작으로 스티븐 소더버그가 제작했고 조지 클루니와 맷 데이먼, 제프리 라이트 등이 출연했다.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한 메이킹 필름과 삭제 장면, 극장 예고편 등이 부가 영상으로 실려 있다. 오늘의 사건사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건들을 통해 평범한 청춘들을 이야기하는 일본 영화. 화질이나 음질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부가 영상은 다양하다. 특히 출연 배우 8명의 개인별 메이킹 필름에서는 영화에 대한 생각과 출연 동기, 연기 강습 장면 등을 볼 수 있고 촬영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일들을 배우들이 일기식으로 쓴 글 자료도 흥미롭다. 각설탕 제주도 푸른 목장에서 태어나고 자란 시은은 어릴 적부터 유난히 말을 좋아하고 말과 친하게 지내는 아이다. 특히,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말 천둥이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각별해 둘은 서로를 너무나 아끼고 따르며 함께 성장한다. 자신 또한 엄마 없이 외롭게 자랐기 때문에 그녀에게 천둥이는 분신과도 같은 존재인 것. 그러던 어느 날, 천둥이가 다른 곳으로 팔려 가면서 둘은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된다. 2년이 흘러, 과천에서 생활하며 여자 기수의 꿈을 키워오던 시은은 우연한 장소에서 운명적으로 ‘천둥이’와 마주하게 되고 둘은 서로를 알아보며 감격적으로 재회한다. 시은의 각별한 지도로 천둥이는 조금씩 경주마로서 실력을 되찾게 되고 둘은 경마대회에도 함께 출전한다. 천둥이와 함께라면 세상 끝까지라도 달릴 수 있었던 시은. 그녀의 꿈을 함께 이뤄 주고 싶은 천둥이. 이들은 과연 수만명의 관중들이 지켜보는 마지막 경주에서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스타덤에 오른 임수정이 최고의 기수가 되고 싶은 소녀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동물과 사람이 하나 되는 가슴 따뜻한 영화 ‘각설탕’은 오는 8월 10일 관객을 찾을 예정. 담당 / 최은영 기자
2006.08.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