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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월담’ 이민지, 연기력으로 쌓은 주막집 복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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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월담’ 이민지, 연기력으로 쌓은 주막집 복순 캐릭터

      tvN 방송 캡처tvN 방송 캡처 배우 이민지가 tvN 월화드라마 ‘청춘월담’에서 임팩트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 눈길을 사로잡았다. tvN 월화드라마 ‘청춘월담’(극본 정현정/ 연출 이종재/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글앤그림미디어)은 미스터리한저주에 걸린 왕세자 ‘이환’(박형식 분)과 일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천재소녀 ‘민재이’(전소니분)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으로 초반부터 이민지의 탄탄한 연기와 흡입력 높은 캐릭터 표현력은 단연 돋보인다. 이민지는 앞서 여러 회차를 통해 저잣거리 주막인 우물집 안주인 ‘복순’의 따뜻하고 훈훈한 모습을 제대로 살린 바 있다. 이어 6회 방송에서는 사연을 지닌 듯 궁금증 유발하는 모습을 선보여 이목이 쏠렸다. 화살에 묶여 날아와 꽂힌쪽지 속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라’는 내용을 본 복순이 ‘만덕’(김기두 분)과 의미심장한 눈빛을주고받아 그들의 숨겨진 비밀에 대한 시청자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한껏 끌어올린 것이다. 비밀 임무를 수행하러 떠난 만덕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하며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물론, 돌아오자마자 다친 곳없는지 살뜰히 챙기는 ‘남편바라기’ 복순의 모습을 실감 나게 살려 안방극장을 가슴 찡하게 했다. 특히, 다친 만덕에게 다시는 가지 말라며 ‘명을 받아도 가지 마. 나 고향에 안 돌아가도 돼’라고 말해 고생하는 남편을향한 아내의 애처로운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그려내 호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충무로와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장르 불문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이는 실력파 배우 이민지의 올해 행보가 심상치않다. 지난달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2’에 특별 출연하여 압도적 연기력을 선보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현재 ‘청춘월담’을 통해 다채로운 매력과 그동안 쌓아온 연기 포텐을 터뜨리며 드라마의 활력을 더하고 있다. 더불어 제52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초청 및 최초 상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1승’ 개봉까지 앞두고 있어 2023년 이민지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민지가 출연하는 ‘청춘월담’은 매주 월, 화 저녁 8시 50분에 안방극장에 배송된다.

      손봉석 기자 2023.02.22 23:11

    • 엑소 카이, ‘우도주막’ 접수 ‘예능 에이스’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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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소 카이, ‘우도주막’ 접수 ‘예능 에이스’ 등극

      엑소 카이가 ‘우도주막’의 에이스 막내로 활약하며 믿고 보는 예능 캐릭터임을 증명했다. tvN 예능 ‘우도주막’(연출 이우형, 양슬기)은 코로나19로 힘겹게 결혼한 신혼부부들을 위해 우도에서 심야주막을 차리는 힐링 프로그램으로, 카이는 우도주막의 막내 직원으로 출연해 넘치는 센스와 다정다감한 매너, 유쾌한 예능감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6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카이는 영업 마지막날 손님들을 위해 바다 낚시, 제육김치볶음 요리에 도전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으며, “이곳에 방문한 많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한테도 우도주막이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카이는 ‘우도주막’ 촬영 한 달 전부터 프리다이빙과 물에서 숨 오래 참기 훈련을 받은 ‘준비된 해남’으로서 물질에 나서 눈길을 끌었으며, 프로포즈를 계획한 손님의 이벤트 성공과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를 위한 깜짝 결혼식 준비 등 센스있는 이벤트 플래너이자, 다양한 메뉴로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은 보조 셰프까지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을 펼쳤다. 또한 카이는 무한칭찬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는가 하면, 칼각을 자랑하는 숙소 어메니티 세팅, 35m 거리의 부엌과 마당을 반복 질주하는 열정적인 음식 서빙, 손님의 컨디션을 미리 체크하는 섬세한 손님맞이 등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카이는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는 다른 진솔하고 유쾌한 매력으로 출연하는 예능마다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예능 대세로 자리매김한 만큼 앞으로 펼칠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ㄴ

      김원희 기자 2021.09.07 10:06

    • 유태오, ‘우도주막’ 종영 “진심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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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태오, ‘우도주막’ 종영 “진심 다했다”

      배우 유태오가 케이블채널 tvN ‘우도주막’ 종영을 아쉬워했다. 유태오는 7일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멋진 제주도에서 촬영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진심을 다해 요리했고 신혼부부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했는데, 예능으로 잘 보여진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멤버들간에 케미스트리가 잘 맞았고 편했다. 김희선 선배는 진짜 재미있는 누나다. 애교도 많고 처음부터 끝까지 편했다. 문세윤은 다재다능한 친구다. 사람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못하는 것이 없다. 잘 챙겨줬다. 탁재훈 형은 똑똑한 분이다. 여유를 배웠다. 그리고 카이는 성격이 털털하고 편했다. 카이 덕분에 밍글링하는데 큰 힘이 됐고 든든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제주 특산품을 맘껏 찾는 재미가 있었다. 푸드팀 없이 혼자서 인터넷 레시피 검색하며 한식 코스 요리를 준비하는 리얼 예능이었다. 메뉴 구성부터 요리까지 쉬운 촬영은 아니였지만 손님들이 많이 좋아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한번도 안 써본 식재료들로 요리를 하면서 한식 요리 스킬이 늘었고 한식에 관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뿌듯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레토’부터 지금까지 스스로를 고립시킨 면이 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서 다른 멤버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하며 전환점이 된 것 같다” 라고 덧붙였다. 유태오는 그 동안 우도주막의 메인 셰프로 손님들의 식사를 책임졌다. 매회 한식은 물론 이국적인 음식까지 함께 선보이며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했고 신혼부부들에게 잊지 못 할 식사를 선사한 것. 뿐만 아니라 항상 멤버들과 소통하며 우도주막을 운영하면서 연기, 인생 등 다양한 생각을 꾸밈없이 털어 놓으며 진솔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유태오의 솔직하고 따뜻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크게 공감했고 9주 동안 매주 월요일 밤 힐링 타임을 선사했다. 유태오는 최근 미국 영화 페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에 출연을 확정했다.

      #ㅇ

      이다원 기자 2021.09.07 09:39

    • ‘우도주막’ 김희선×카이→정용화, 이벤트 남매→신입 알바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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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도주막’ 김희선×카이→정용화, 이벤트 남매→신입 알바 뜬다

      tvN 제공‘우도주막’에 NEW 아르바이트생이 등장한다. 오늘(30일)부터 저녁 8시 30분에 방송되는 tvN ‘우도주막’ 8회에서는 주막 직원들이 새로운 알바생으로 등장한 가수 정용화와 함께 신혼부부만을 위해 본격적으로 능력치를 뽐낼 예정이다. 이날 주모 김희선은 신혼부부들을 위한 주안상 업그레이드를 위해 안주 연구에 열을 올린다. 또 셰프 유태오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저녁 준비를 하고, 문세윤과 스냅 투어까지 진행하며 나날이 발전하는 서비스로 본격적인 손님맞이를 시작해 기대감을 더한다. 또한 정용화가 알바생으로 등장, 김희선과 남다른 친분으로 등장부터 주막을 들썩이게 만든다. 기타 연주와 노래부터 직원과 손님 모두를 웃음 짓게 하는 유머까지 갖춘 정용화는 주막에 적응하며 해피 바이러스를 뿜어낸다. 특히 김희선의 격한 환영을 받고 등장한 정용화지만,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혼신을 불태운다고 해 더욱 기대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문세윤이 정용화를 ‘진실의 방’으로 급히 호출한다고 알려져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린다. 무엇보다 카이와 김희선은 ‘카희 남매’로 뭉쳐 신혼부부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두 사람은 시크릿 스몰 웨딩 이벤트를 앞두고 웨딩 의상 준비부터 손수 부케까지 만들며 완벽한 이벤트 남매로 변신한다. 하지만 갑자기 내리는 비로 주막에 불길한 기운이 엄습한 가운데 과연 무사히 스몰 웨딩이 치러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우도주막’은 특별한 신혼부부들의 밤을 위해 김희선, 탁재훈, 유태오, 문세윤, 카이가 의기투합해 연 주막을 통해 따뜻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하는 힐링 프로그램으로 8회와 9회는 월요일 저녁 8시 30분에 tvN에서 방송된다.

      #신혼부부

      김혜정 기자 2021.08.30 14:34

  • 주간경향

    • 사회 표지 이야기

      [표지이야기]‘바보 노무현’이 그리워 만든 ‘바보주막

      “여의도 정치는 잘 몰라요. 여의도 정치를 벗어나서 보면 아무 것도 아니에요.”지난 5월 15일 부산 해운대구 좌동재래시장 인근에서는 ‘바보주막’ 개업식이 있었다. 개업식에 참석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치권에서 불거진 ‘친노 논란’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 ‘바보주막’ 협동조합의 이사이기도 한 이 전 수석은 “‘바보주막’은 보통 사람들이 모여 만든 막걸리집이다. 선거에서도 지고 ‘멘붕’인데 우리가 뭐하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바보주막’을 협동조합으로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협동조합 공부도 같이 하고 봉하 막걸리도 대놓고 먹자고 해서 보통 사람들끼리 모여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부산시민이 만든 협동조합의 막걸리 주점 여의도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계파 논쟁과는 관계없이 일반 시민들 중에는 여전히 ‘노무현’을 찾는 사람이 많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4년이 지난 지금 ‘바보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부산 시민들이 모여 협동조합 ‘바보주막’을 열었다. 3년의 탈상을 마치고 ‘협동조합’으로 일상의 작은 첫걸음을 뗀 셈이다. 이날 70평 정도의 공간에는 개업을 축하하는 조합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왔는데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보주막’ 협동조합. | 이상래 제공 ‘바보주막’ 협동조합은 해운대구·기장군에 거주하는 노무현재단 후원회원들과 영농법인 ㈜봉하마을 관계자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을 추진했다. 부산 서면점과 연산점이 있지만 협동조합으로 개점한 것은 해운대점이 처음이다. 조합원만 해도 170명이다. 문재인 의원, 배우 문성근씨, 조국 서울대 교수 등도 조합원이다. ‘바보주막’에서는 봉하의 유기농 햅쌀로 만든 막걸리를 전문으로 판다. 음악 공연과 시 낭송회 등 지역주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있으며, 봉하마을의 유기농 농산물도 판매할 예정이다. 지역 일자리 창출과 나아가 ‘바보주막’ 수익을 종잣돈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문화사업을 해볼 계획도 가지고 있다. 문재인 의원 등 유명인사도 조합원으로 참여하지만, 조합원들 대다수는 평범한 부산시민들이다. 두 자녀와 함께 개업식에 참여한 조합원 김민정씨(39·여)는 조합원으로 참여한 계기가 아이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있는 사람’만 더 잘 살게 되는 부익부 빈익빈의 세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협동조합이 잘 돼서 지역의 일자리도 창출하고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강동욱씨(51)는 “노사모 회원이었고, 바보주막을 만든다고 해서 ‘우리들의 놀이터’라고 생각하고 조합원으로 참여했다”며 “노무현 대통령도 같이 놀면 좋아하지 않았을까. 노무현의 정신은 이어가되 과거의 슬픔에 머물러 있지 말고 즐겁게 재밌게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성두씨(45)는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주변 친구들도 그렇고 대개가 빚을 지게 되더라.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모두가 다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이 올바른 방향인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보주막’ 협동조합. | 이상래 제공 반드시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가 아니어도 ‘협동조합’의 취지에 공감해 참여하는 조합원도 있다. 신명호씨(41)는 “협동조합은 아는 사람이 함께 하자고 해 취지가 좋아 참여하게 됐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사실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한·미 FTA, 이라크 파병 등 동의하지 않는 정책들이 있어서 참여정부에는 애증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허덕수씨(46)는 “정치적 성향을 떠나 상식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한다”며 조합원 가입의 취지를 밝혔다. 조합원 중에는 진보신당이나 진보정의당 당원처럼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적 노선은 다르지만 취지에 공감하는 조합원들도 여럿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다만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조합원으로 가입하려는 정치권 인사들의 가입은 정중히 사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들 가입은 정중히 사양 ‘바보주막’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윤경태 이사는 “부산 서면점, 연산점에 이어 3호점인 바보주막 해운대점 개점을 계기로 창원·광주·일산·분당 등 전국 각지에서 협동조합으로 바보주막을 열려는 계획을 가지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4년이 지났지만, ‘바보주막’처럼 여전히 ‘노무현’을 매개로 자발적으로 모이는 시민들이 많다. 이러한 자발적인 힘은 노무현재단의 힘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노무현재단과 ‘바보주막’ 협동조합은 별개의 형태지만, 노무현재단은 협동조합을 기획하고 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됐다. 현재 노무현재단의 회원은 전국적으로 4만명 정도이며 소액이지만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내는 회원들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송이 기자 2013.05.20 17:17

    • [신간 탐색]대장간, 주막, 빨래터 등 조선의 자잘한 일상

      문화/과학 신간 탐색 신간

      [신간 탐색]대장간, 주막, 빨래터 등 조선의 자잘한 일상

      ㆍ 강명관 지음·푸른역사·2만1000원여기 한 장의 그림이 있다. 농부들이 타작을 하고 있다. 일부는 볏단을 쳐서 알곡을 떨어내고 어떤 이는 떨어진 알곡을 비로 쓸어 모은다. 먹선의 굵기를 자유롭게 조절해 인물의 특징을 묘파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원형으로 배치된 인물들의 구도는 언뜻 허허로워 보이면서도 꽉 차 있다. 왜 아니겠는가. 조선 제일의 화가 단원 김홍도의 그림 ‘타작’이다. 강명관 부산대 교수는 이들 가운데 한 농부의 표정에 주목한다. 모두가 활기찬데 유독 그의 얼굴에만 수심이 가득하다. 그림 오른쪽 모서리 위에는 이 모든 광경을 한가롭게 지켜보는 한 사내가 있다. 강 교수는 돗자리 위에 비스듬히 누워 장죽을 빨고 있는 이 사내가 지주이거나 마름일 것이라고 본다. 얼굴을 찡그린 농부가 표징적으로 드러내는 조선 시대 농민들의 생활상은 어떠했을까. 한문학자인 저자는 선조 때 관료이자 문인인 이산해(1539~1609)의 시 ‘전가잡영’을 소개한다. 세금을 내지 못해 식구들은 잡혀가고 자신은 관청에 끌려가 매타작을 당한 농민이 거지의 처지를 부러워한다는 내용이다. 농민을 괴롭힌 건 나라에 내는 세금만이 아니었다. 정약용이 쓴 긴 글을 보면 당시 호남 농민 100가구 가운데 자작농은 25가구에 불과했고, 소작농이 70가구에 달했다.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지주들이 소작료와 볏짚을 강탈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뇌물까지 받은 탓에 농민들이 빈털터리가 되고 있다고 적었다. 저자는 “땅은 원래 경작하는 것이고, 경작하는 사람만이 땅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양반은, 마름은 경작하지 않고 땅을 차지하고 있으니 정말 해괴한 일 아닌가”라고 일갈한다. 지난 2001년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는 학문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중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한 걸출한 대중화 저자의 탄생을 알린 책이었다. <단원풍속도첩>에 실린 25장의 그림을 씨앗으로 삼은 이 책에서도 저자는 고전문헌에 대한 박식함을 무기로 당대 조선인들의 생활사를 고증하는 동시에 양반과 유교문화에 대한 깐깐한 비판 정신을 내비친다. 자칫 고답적일 수 있는 소재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변형하는 솜씨는 이미 <조선의 뒷골목 풍경>(2003) <옛글에 빗대어 세상을 말하다>(2006)에서 입증됐다. 책의 백미는 대장간, 주막, 행상, 활쏘기, 씨름, 빨래터 등 당대 민중의 일상에 밀착해 있는 소재를 통해 조선 시대의 자잘한 일상풍경을 들여다보는 재미다. 단원의 <담배 써는 가게>를 실마리 삼아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들어 보자. 작두로 담뱃잎을 썰어 팔던 ‘절초전’이란 이름의 담배 가게는 요즘으로 치면 일종의 카페 구실을 했다.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소설을 읽거나 잡담을 나눴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에 들어온 담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정조와 정약용은 애연가로서 호각지세를 이뤘다. 다산은 귀양살이하는 사람에게는 담배가 차나 술보다 낫다는 내용의 시를 썼다. 정조는 “담배는 무더운 날 더위를 가시게 하고 추울 때는 추위를 막아 준다”고 예찬했다. 책은 저자의 ‘조선풍속사 3부작’ 가운데 첫 권이다. 출판사는 이 책과 함께 <조선 사람들, 풍속으로 남다>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개정판)를 이번에 동시에 출간했다.

      정원식 기자 2010.06.16 11:30

  • 레이디경향

    • 핀란드 사람 따루, 막걸리의 깊은 맛에 반해 주막 차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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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 사람 따루, 막걸리의 깊은 맛에 반해 주막 차린 사연

      ㆍ“추운 겨울밤, ‘따루 주모’와 막걸리 한 잔 나누면 세상이 즐거워집니다” TV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의 인기 패널이었던 핀란드 출신 따루 살미넨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외국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인만큼이나 자유자재로 생활언어를 구사하고, 즐겨 먹는 음식으로 막걸리와 홍어회를 꼽는 파란 눈의 그녀가 이제는 한국 막걸리를 파는 주막의 어엿한 주모가 됐다. 누구나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곳 “주모! 여기 시원한 경상도 막걸리 하나 주세요. 안주는 주모가 알아서 주세요.” “주방에서는 오늘 시메사바(고등어초절임)가 신선하다고 하네요. 유황오리와 숙주볶음도 인기 메뉴고요. 한번 드셔보시겠어요?” 홍익대학교 앞 서교초등학교 근처에는 저녁마다 정겨운 이야기가 오가는 주막이 있다. 핀란드 국기가 반기는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정통 일식을 전공한 셰프가 요리를 준비하는 오픈 주방이 나오고, 투박한 막걸리 잔을 부딪치는 사람들 틈으로 인심 넉넉한 주모의 모습이 분주하다. 세련된 인테리어에 핀란드·일본·한국 등 각국의 문화가 뒤섞인 이곳은 깔끔하면서도 편안하게 꾸며놓았지만 옛 시골 장터에서 접할 수 있을 법한 주막 특유의 취흥이 가득 차 있다. 문을 연 지 이제 넉 달째 접어드는 이 주막은 평소 ‘막걸리 예찬론’을 펼치며 막걸리 사랑을 실천해온 따루 살미넨(34)이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막걸리를 나누고 즐기고자 마련한 곳이다. 한국에 온 뒤 우연히 맛본 막걸리의 매력에 빠져 ‘막걸리 학교’에서 전문적인 공부까지 마친 그녀는 오랜 기간 꿈꾸고 준비한 끝에 드디어 ‘막걸리 사랑방’의 안주인이 됐다. “막걸리 가게를 내고 싶다는 생각은 3, 4년 전부터 품고 있었어요.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 적성에 잘 맞는 일을 찾고 싶었는데, 제가 워낙 막걸리도 좋아하고 사람들과 술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것도 즐기는 편이라 가게를 열어봐도 좋겠다 싶더라고요. 그러다 지난해 초 한 방송에서 한 해 소망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막걸리 주막을 열고 싶다’고 공언했거든요. 그 방송을 보고 투자하고 싶다고 연락 주신 분도 계세요. 같이하진 못했지만 그때부터 혼자서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죠.” 가게를 내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절차를 밟고, 운영에 관한 제반 사항들을 점검하고, 메뉴를 선정하고, 공사를 진행해 나가는 과정이 결코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바라왔던 일인 만큼 준비 기간 내내 신바람이 났단다. 기억하기 쉽고 친근한 이름을 고민하다가 자신의 이름을 딴 ‘따루 주막’이라는 간판도 내걸었다. 피곤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잠도 자고, 속에 쌓였던 응어리도 풀어낼 수 있는 훈훈한 옛 ‘주막’ 같은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였다. “실제로 가본 적은 없지만, 저는 ‘주막’이 갖고 있는 정서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소박하고 편안하기도 하고 정이 넘치잖아요. 손님들이 즐거운 일이 있을 때나 힘든 일이 있을 때나 언제든 여기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쉬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도 단순히 서빙만 하는 게 아니라 오신 분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고민도 들어드리려고 해요. 조만간 ‘주모’라는 명찰도 크게 하나 만들어 달려고요. 앞으로는 ‘따루 주모’라고 불러주세요.” 맛있고 건강한 술, 막걸리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따루 주막’에는 경계가 없다. ‘주막’을 표방하지만 막걸리뿐 아니라 한국, 일본, 핀란드의 대표 술과 안주를 맛볼 수 있다. 테이블 위에는 시원한 막걸리, 정겨운 사케, 깔끔한 보드카가 놓여 있고, 공기 중에는 각각의 고유한 느낌들이 뒤섞여 있다. 소품이며 가게 분위기도 글로벌하다. 각국의 술과 안주, 문화는 언뜻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의외로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원래 막걸리와 청주·사케는 형제인 셈이에요. 큰 통에 술을 빚을 때 윗부분의 맑은 술은 청주가, 아래로 가라앉은 술은 막걸리가 되잖아요. 손님들이 막걸리를 드시다 배부르다고 하시면 청주를 권해드려요. 또 핀란드 사람으로서 한국 분들께 핀란드 보드카의 맛도 소개하고 싶었어요. 막걸리야 제가 워낙 사랑하는 술이니까 다양하게 준비했고요.” 여기에 한식·양식·일식에 모두 일가견이 있는 셰프의 손맛이 더해져 술맛을 돋운다. 그녀와 함께 주막을 꾸려나가는 김성훈 셰프는 정통 일식을 전공하고 10년 넘게 활동해 온 베테랑 요리사로 막걸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요리들을 척척 만들어낸다. 고정된 메뉴도 있지만, 그날그날 가장 좋은 재료로 만들어낸 셰프의 추천 안주가 인기 있는 편이다. ‘따루 어머니표’ 비법이 숨어 있는 핀란드식 연어샐러드도 맛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돋보이는 건 ‘막걸리 학교’ 우등 졸업생 따루가 자신 있게 엄선한 막걸리의 기막힌 맛이다. “우선 지금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막걸리들을 골라 판매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서울 막걸리밖에 몰랐는데 지역별로 맛과 향이 다 다르더라고요. 부산이며 고창이며 여행을 다니면서 지역별로 유명한 막걸리를 섭렵했어요. 제대로 알고 즐기고 싶기도 하고 가게를 열면 손님들께 전문적인 정보를 알려줘야 할 것 같아 전통주 전문가가 운영하는 막걸리 학교를 다녔어요. 막걸리의 역사, 빚는 방법, 막걸리 응용법, 술 예절 등 이론과 실기를 두루 익히고 막걸리를 직접 빚어보기도 했고요.” 12년 전 교환학생 신분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만 해도 술은 입에도 대지 못했던 그녀가 이제는 이토록 열성적인 ‘막걸리 마니아’가 됐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한국 친구들을 사귀면서 술을 마실 기회가 많았어도 그다지 끌리지 않았던 소주, 맥주와 달리 유독 막걸리는 처음부터 부드럽게 꿀꺽꿀꺽 잘 넘어가더란다. 또 자세히 알아갈수록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한국적 문화를 담고 있는 술이라는 생각에 더욱 막걸리가 좋아졌다. “무엇보다 막걸리는 맛있잖아요. 종류별로 달콤하면서도 시큼하고,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나요. 와인만큼 다양한 맛을 갖고 있어서 웬만한 음식과도 다 잘 어울리고요. 술이긴 하지만 단백질,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유산균이 많아 건강에도 좋고요. 간혹 막걸리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데 빨리 숙성시키려고 첨가물을 넣어 만드는 예전에나 그랬고, 제대로 만들어내면 절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발효과정에서 더 부드럽고 깔끔해지죠. 막걸리만큼 뒤끝 없고 건강한 술도 없을 거예요. 정말 좋아할 수밖에 없는 술이에요.” 핀란드에 2호점을 내는 그날까지 ‘따루 주막’이 문을 연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특별한 맛에 반한 단골손님도 꽤 많이 생겼다.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친구들도 여럿 다녀갔고, 프로그램을 통해 따루와 인연을 맺은 개그맨 남희석은 한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꼴로 주막을 찾아올 정도로 반해버렸다고. 또, 그녀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꽤 있다고 한다. “얼마 전 한 손님은 경주에 사시는 분인데 서울에 일이 있어서 오셨다가 꼭 와보고 싶던 곳이라 물어물어 찾아왔다고 하시는 거예요. 감사해서 서비스 안주를 많이 드렸죠(웃음). 그런데 그때 제가 ‘경주빵을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던 걸 기억하시고 그 후에 가게로 경주빵까지 보내주셨어요. 단골손님 중에 점점 친해져서 집에도 놀러가고, 좋은 언니 동생 사이로 의지하며 지내게 된 분들도 생겼어요. 사실 사람들 사이에 편안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러고 보면 술이 좋은 가교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늦은 시간까지 가게에 신경을 쏟다 보면 힘들고 피곤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어 더욱 힘을 내게 된다. 주막을 시작한 뒤로는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하루도 쉬지 않고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정신이 멍할 정도로 잠이 부족하지만 자신과 막걸리 한잔을 나누고 싶어 찾아오는 이들과 잔을 기울이다 보면 기분이 마구 좋아진다는 그녀다. “좋아하는 막걸리도 실컷 마시고 따뜻한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무척 행복해요. 다만, 최근 부쩍 높아진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금세 시들해져버릴까 걱정이 돼요. 한국은 유행이 빨리 바뀌는 편이잖아요. 좀 더 체계적으로 깊이 있게 연구가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또 많은 사람들이 막걸리를 맛있게 즐겼으면 해요. 막걸리는 외국인들도 좋아할 만한 장점이 많아요. 한국의 문화를 담은 진짜 ‘한국적 막걸리’가 세계로 널리 뻗어 나갔으면 좋겠네요.” 그런 점에서 따루는 요즘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언젠가는 부모님이 살고 계신 고향 핀란드 헬싱키에 ‘따루 주막’ 지점을 내는 것. 상상만 해도 즐거운 그 순간을 위해서 막걸리는 물론 한국 전통주와 음식 문화에 대해 앞으로 더 열심히 배워 나갈 생각이란다. 이 파란 눈의 주모의 목표가 이루어지길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며, 오늘 저녁 시원하게 막걸리 한잔을 들이켜보는 건 어떨까. ‘따루 주모’가 소개하는 막걸리 맛있게 즐기기 한국에는 각기 맛과 향이 다른 수백 종류의 막걸리가 있어요. 지역에 따라, 재료에 따라, 발효법에 따라, 숙성 기간에 따라 느껴지는 맛과 향이 다른데요. 사람마다 선호하는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특성을 알고 취향대로 골라 즐기면 돼요. 대체로 평소 막걸리를 자주 접하는 분들은 좀 ‘텁텁한’ 맛을, 그렇지 않은 분들은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더라고요. 보통 막걸리를 마실 때는 자연스럽게 파전 같은 전 종류를 안주로 선택하잖아요? 물론 잘 어울리는 궁합이긴 하지만, 막걸리만큼 웬만한 안주와 다 잘 어울리는 술은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신선한 회와 함께 막걸리 마시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구수하고 묵직한 맛의 막걸리에 회의 담백한 맛이 의외로 잘 어우러지는데다 배도 덜 불러서 좋아요. 고정관념을 버리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더욱 맛있게 막걸리를 즐기길 바라요. (1)경상도 지역 막걸리는 소위 말하는 ‘옛날 맛’이 많이 나요. 밀로 빚었기 때문에 달지 않고 살짝 텁텁하게 느껴지죠. 남자 분들이 특히 많이 찾으시고, 달지 않아서인지 무한대로 많이 마실 수 있어요. 저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맛이에요. 처음에는 좀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계속 마시다 보면 경상도 막걸리를 찾게 되더라고요. 막걸리의 ‘참맛’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죠. (2)전라도 지역 막걸리는 약간 달달한 맛이 나면서도 묘한 감칠맛이 도는 매력이 있어요. 목 넘김이 부드럽지만 조금 시큼하기도 하죠. 이틀 정도 숙성시켰다 마시면 더욱 맛있는데, 요구르트 같은 맛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따루 주막’을 처음 찾아온 분들께는 주로 전라도 지역 막걸리로 시작하라고 권하는 편이에요. (3)요즘 부쩍 검은콩 생막걸리의 인기가 높아졌어요. 이 막걸리는 맛이 미숫가루 같기도 하고 두유 같기도 해요.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서 많이들 찾는 것 같아요. 검은콩 생막걸리는 가게에 막 들어온 것은 절대로 바로 팔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어요. 3일 정도 둬서 숙성이 이루어진 뒤에 마셔야 가장 맛있기 때문이죠. (4)경북 대구 지역 팔공산 생막걸리는 주로 밀로 빚는 다른 경상도 막걸리와 달리 쌀로 만들어요. 눈으로 보기에도 색이 아주 곱고 하얗죠. 뽀얀 색깔만큼 맑고 상쾌한 느낌의 맛을 내요. (5)복순도가 생막걸리는 ‘미녀들의 수다’에 같이 출연했던 친구의 아는 분이 100% 전통 방식으로 막걸리를 빚으신다기에 맛을 보러 찾아갔다가 완전히 반해버려 판매하고 있어요. 옛 항아리 독을 사용해서 친환경 햅쌀로 빚고, 누룩은 전통 밀을 쓰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 수가 없대요. 아껴 마셔야 하는 막걸리인데요, 톡 쏘는 청량감이 살아 있어서 아주 맛있어요. (6)저희 주막에서 다른 막걸리는 전부 큰 잔에 따라 마시는데, 자색고구마막걸리만큼은 작은 잔을 사용해요. 다른 막걸리에 비해 도수가 조금 높거든요. 색깔도 예쁘고 맛있어서 젊은 손님들이 선호하는 막걸리예요. 회나 해산물 같은 안주와도 아주 잘 어울리죠.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강은호>

      2011.02.07 1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