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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트럼프 “그린란드 100% 차지…군사력 사용도 배제 안 해”

      ... 부족” 덴마크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100% 차지할 것이며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J D 밴스 부통령이 그린란드 방문...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2025.03.30 21:25

    • 인천항 지역경제 생산유발액 38조···인천 총생산의 34% 차지

      경제

      인천항 지역경제 생산유발액 38조···인천 총생산의 34% 차지

      .... 인천항만공사 제공 인천항의 지역경제 생산유발액이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인천항 항만물류산업의 연간 지역생산유발액(2022년...

      #인천항 #인천 #인천항만공사(IPA)

      박준철 기자 2025.03.30 11:02

  • 스포츠경향

    • 박보검, 차지연 무대에 눈물 왈칵···‘심쿵주의보’ 이승철·딘딘·박은태·치즈 등 출연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

      연예

      박보검, 차지연 무대에 눈물 왈칵···‘심쿵주의보’ 이승철·딘딘·박은태·치즈 등 출연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

      KBS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가 가슴 뛰는 무대를 선사할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함께한다. 18일 방송되는 KBS2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에는 가수 이승철, 딘딘, 치즈, 뮤지컬배우 차지연, 박은태가 출연한다. 방송은 ‘심쿵주의보’라는 주제로 모두의 마음을 달콤하게 혹은 묵직하게 사로잡는 다채로운 무대들이 준비된다. 박보검은 매회 업그레이드되는 편안한 진행 실력과 게스트들의 각종 요청에도 흔쾌히 나서는 ‘맞춤형 MC’ 활약으로 현장 모두의 감탄을 이끌어낸다. 이승철은 이날 “보검이 형 승철이”라고 첫인사를 하고 “홍보할 게 없어도 박보검을 보러 나온다”고 말하는 등 남다른 ‘보검 앓이’를 보여준다. KBS 또 이승철의 곡 ‘내가 많이 사랑해요’ 뮤직비디오에 박보검이 출연하고 ‘유희열의 스케치북’ 무대에서 직접 피아노 연주까지 해줬던 인연을 공개하며 당시 박보검 때문에 가슴 아팠던 예상 밖의 사연을 밝혀 궁금증을 자극한다. 두 사람은 5년 만에 이 곡을 무대에서 함께 부르며 특별한 케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딘딘은 본업인 가수로 돌아와 기분 좋은 무대들로 관객들과 소통한다. 특히 딘딘은 박보검과 함께 꾸미고 싶은 무대가 있다며 “사실 오늘 이거 하려고 나왔다. 가보로 남기려고 한다”고 선언해 어떤 무대일지 기대감을 모은다. KBS 또 딘딘은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에 대해 “대부분 제 얘기다. 찌질한 가사들이 많다”며 실제 연애담이 담긴 ‘웃픈’ 가사를 공개해 관객들의 웃음과 탄식을 동시에 자아낸다.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 최초로 뮤지컬배우 차지연, 박은태가 출연해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무대로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KBS 실제 뮤지컬 전공자이기도한 박보검은 팬심을 담아 차지연에게 즉흥 무대를 요청했고, 차지연의 무대를 지켜보다가 왈칵 눈물을 쏟아 놀라움을 안긴다. 박보검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해 진행이 잠시 중단됐고 관객들 또한 “울지마”를 연호했다는 후문이다. 박은태는 박보검이 출연했던 뮤지컬 ‘렛미플라이’를 직접 보러 갔었다고 밝히며 “배우들끼리도 보러 가야 한다는 소문이 났었다”는 솔깃한 후기를 전해 궁금증을 높인다. 치즈는 계절에 걸맞은 달콤하고 설렘 가득한 무대로 봄기운을 전한다. ‘음색 요정’이라고 불리는 치즈는 박보검에게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독특하고 엉뚱한 보컬 노하우를 전수해 눈길을 끈다. KBS 박보검은 치즈를 완벽하게 따라 하면서도 의아한 듯 “맞아요?”라고 되물어 웃음을 유발한다. 과연 박보검이 습득한 치즈의 보컬 노하우는 무엇인지 본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별한 무대와 토크로 가득 채운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는 18일 밤 10시 KBS2에서 방송된다.

      손봉석 기자 2025.04.18 19:44

    • “♥윤태온 성기능 저하 왔을지도” 차지연, 남편 사주풀이에 ‘깜짝’(동상이몽)

      연예

      “♥윤태온 성기능 저하 왔을지도” 차지연, 남편 사주풀이에 ‘깜짝’(동상이몽)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역술가 박대희 원장이 뮤지컬 배우 차지연을 만나 관상과 사주풀이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14일 오후 10시 10분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 방송된 가운데, 이날 차지연은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 박대희를 만났다. 박대희는 앞서 차지연의 남편 윤태온의 활동명도 지어준 바 있는 만큼 평소 친분이 두터웠다. 차지연은 “저희 방송 나간 거 보셨냐. 남편이 너무 잘 해준다”라고 하자, 박대희는 “솔직히 진짜 착하다. 그런 사람이 어딨냐”라고 칭찬했다. 차지연은 “부부사이에 대화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진짜 속내를 얘기 안하는 것 같다”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박대희는 “태온 씨는 눈 아랫부분 일컫는 부분인 누당이 꺼져있다. 남자의 누당이 꺼져있을 때는 성기능 저하와 생활에 만족이 안 되는 상태다”라며 관상에 대해 설명했다. 박대희는 “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조로 현상이 빨리 나타난다. 내가 봤을 때는 태온 씨를 볼 때 누당 부분을 잘 살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대희는 “태온 씨의 사주는 유연성을 갖고 있는 물이다. 지연의 사주는 큰 태양이다. 그런데, 물도 많다. 수화상쟁이라고 하는데, 기복이 엄청 크다”라고 말해 차지연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서형우 온라인기자 2025.04.15 17:15

    • 제이홉, 엠카 1위 차지···르세라핌과 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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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홉, 엠카 1위 차지···르세라핌과 접전

      Mnet 음악 방송 ‘엠카운트다운’ BTS 제이홉이 솔로곡 ‘MONA LISA’로 1위를 차지했다. 10일 방송된 Mnet 음악 방송 ‘엠카운트다운’ (이하 ‘엠카’)에는 르세라핌과 제이홉이 1위 후보에 올랐다. 생방송 투표 결과를 합산한 1위 최종 결과는 르세라핌이 4,763점 제이홉이 7,380점이었다. 1위 트로피는 제이홉이 거머쥐었다. Mnet 음악 방송 ‘엠카운트다운’ 하지만 제이홉은 이날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고, MC 성한빈은 “이 트로피는 제이홉에게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성한빈은 스페셜 MC로 활약한 이즈나 지민에게 소감을 물었다. 지민은 “이렇게 두 번째 스페셜 MC로 엠카운트다운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이즈나도 ‘SIGN’으로 활동 열심히 하고 있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제이홉의 불참으로 앵콜 무대 없이, 제이홉의 ‘MONA LISA’의 뮤직 비디오가 이어졌다.

      장정윤 온라인기자 2025.04.10 19:47

    • ‘바니와 오빠들’ 조준영, ‘차지원’ 캐릭터 맞춤 자기소개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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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니와 오빠들’ 조준영, ‘차지원’ 캐릭터 맞춤 자기소개서 공개!

      SM엔터테인먼트 오는 11일 ‘바니와 오빠들’ 조준영(에스엠엔터테인먼트 소속)이 역대급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조준영은 흑역사로 남아버린 첫 연애 이후 갑자기 다가온 매력적인 남자들과 엮이게 된 바니의 남친 찾기 로맨스를 그린 MBC 새 금토드라마 ‘바니와 오빠들’(연출 김지훈, 극본 성소은, 이슬, 제작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모든 면에서 완벽한 100점짜리 남친 후보 ‘차지원’ 역으로 출연, ‘다정다감 끝판왕’ 모멘트로 ‘바니’(노정의 분)의 옆자리를 사수할 예정이다. 조준영이 분한 차지원은 같은 조소과 바니와 짝 선, 후배 관계로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친구같이 편안한 무드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캠퍼스의 로망을 동시에 선보일 것을 예고, 언제나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 시청자들의 연애세포를 자극할 전망이다. 9일 SM ACTIST(에스엠 액티스트) SNS를 통해 공개된 차지원 캐릭터 자기소개서에서는 차지원의 성격을 그대로 담은 부드러운 색감을 바탕으로, 바니를 향해 활짝 웃는 미소부터 진지한 표정으로 장난을 치는 행동까지 조준영의 갖가지 매력을 한번에 느낄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소나무, 예인대 조각상 등 차지원을 대변하는 별명은 물론 완벽한 스펙과는 거리가 먼 ‘원감탱’이란 애칭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는가 하면 둥글레차를 마시는 독특한 취향도 적혀 있어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 미대 선배의 정석인 훈훈한 비주얼과 세련된 남친미가 공존하는 모습들로 벌써부터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조준영이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연기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준영이 맹활약을 펼칠 ‘바니와 오빠들’은 누적 1억 7천만 조회수를 기록한 동명의 카카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오는 4월 11일 밤 9시 50분에 MBC에서 첫 방송된다.

      손봉석 기자 2025.04.10 05:44

  • 주간경향

    • 스포츠

      경쟁 택한 김하성, 주전 차지할까

      내년 또 한명의 한국인 선수를 세계 최고 프로야구리그인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한국 최고 유격수 김하성(26)이 2021년 1월1일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달러(약 303억원) 보장, 최대 5년 3900만달러(약 422억원) 대형 계약을 맺었다. 한국인 내야수로는 강정호·박병호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 그동안 메이저리그를 두들긴 KBO리그 출신 선수들은 많았지만, 김하성만큼 젊은 나이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는 없었다.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를 보는 재미가 또 하나 늘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김하성 / 이석우 기자 KBO에서의 김하성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넥센(현 키움)의 지명을 받은 김하성은 2015년 풀타임 유격수가 된 뒤 급성장했다. 2015년 19개의 홈런과 73타점, 22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풀타임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하성은 이듬해 20홈런, 28도루로 20-20클럽에 가입하면서 단숨에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성장하게 된다. 2017년에는 생애 첫 100타점, 2020년에는 첫 30홈런 고지에 오르며 팀 선배인 강정호의 뒤를 이어 리그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김하성이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른 2015년 이후 김하성보다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한 유격수는 없다. 김하성은 공격 못지않게 수비 또한 발군이다. 어깨도 강하고 순발력이 좋을 뿐더러 스피드 또한 뛰어나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수비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다소 무리한 플레이를 해 실책도 많은 편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호수비가 많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19년부터는 일취월장한 공격에 비해 수비력은 더 떨어져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다만 이 부분은 김하성이 온전히 유격수에만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하성은 2018년부터 3루수로도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는 키움의 또 다른 유격수 유망주인 김혜성을 키우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세계 최고 리그인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에서의 성적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많은 한국 선수들이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정도를 제외하면 KBO 시절 성적을 재현한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세이버매트리션인 댄 짐보스키가 고안한 기록 예측 시스템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에 따르면 김하성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20홈런, 80타점 이상에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3.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메이저리그에서 A급 유격수로 분류될 수 있는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예상은 예상일 뿐 시즌에 들어가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수도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좀 더 냉정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강속구의 시대다. 과거에는 꿈의 구속이었던 100마일(약 161㎞)을 던지는 투수를 이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타격에서 김하성이 성공하려면 결국 강속구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국내 스포츠 통계전문업체마다 수치가 다르긴 하지만, 김하성은 2020년 150㎞ 이상 패스트볼을 상대로 타율이 2할대에 불과했다. 만약 강속구와의 전쟁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김하성의 성공은 요원한 길이 될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샌디에이고는 환경적 측면에서 김하성이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그런 환경과는 다르게 팀 내부 경쟁은 험난하다. 일단 주전 유격수 확보는 사실상 어렵다. 샌디에이고의 주전 유격수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다. 2019년 데뷔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한 타티스는 코로나19로 단축시즌으로 치른 지난해 59경기에서 17개의 홈런을 쏘아올리고 MVP 투표 4위, 유격수 실버슬러거를 수상하는 등 더 발전했다. 샌디에이고가 지속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선수로, 타티스가 부상당해 장기 결장하지 않는 이상 김하성이 그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힘들다. 샌디에이고에서의 김하성은? 그렇다고 3루수 경쟁이 쉬운 것도 아니다. 샌디에이고의 3루수는 평균 연봉 3000만달러(약 328억원)를 받는 매니 마차도다. 2019년 샌디에이고와 10년 3억달러(약 3280억원)에 계약한 마차도는 첫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하지만 단축시즌이었던 지난해 60경기에서 타율 0.304에 16홈런, 47타점을 기록하고 장타율도 5할대를 회복하는 등 반등의 시즌을 보냈다. 현 리그 최고 3루수 중 1명인 그를 두고 김하성을 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 포지션은 결국 2루수 하나다. 김하성은 야탑고 시절 1년 후배 박효준에게 유격수를 양보하고 2루수로 뛴 적이 있다. 2020년 샌디에이고의 주전 2루수는 신인 제이크 크로넨워스였다. 2019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 샌디에이고로 넘어온 크로넨워스는 54경기에서 0.285, 0.354, 0.477의 뛰어난 비율 스탯을 남기고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공동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크로넨워스가 주전을 확실히 못 박은 것은 아니다. 왼손 타자인 크로넨워스는 오른손 투수(0.316, 0.385, 0.581)를 상대할 때는 월드시리즈 MVP 코리 시거(0.307, 0.358, 0.585)가 부럽지 않은 타자지만, 왼손 투수(0.183, 0.275, 0.268)를 상대할 때는 리그 최하위권 타자였다. 현재 크로넨워스를 외야로 이동시키고 김하성에게 2루수를 맡긴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샌디에이고는 아직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가 없다. 김하성이 가지는 장점은 26세로 젊다는 것과 준수한 공격력 그리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인해 ‘매드맨’이라고 불리는 A. 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최근 몇년간 포지션 중복을 아랑곳하지 않고 선수를 끌어모으고 있다. 내년 예상 라인업에도 중복 포지션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프렐러 단장은 포지션 중복보다는 로스터의 깊이를 더 강화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으로, 실제로 최근 성공하고 있는 많은 스포츠팀이 보이는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김하성에게 포지션 중복이 좋은 것은 아니다. 김하성의 목표는 주전을 꿰차는 것이고, 그렇게 되려면 결국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에게 투자한 금액으로 볼 때 기회는 충분하게 줄 것이다. 그 기회를 살리는 것은 온전히 김하성의 몫이다.

      윤은용 기자 2021.01.04 15:44

    • 사회 원희복의 인물탐구

      [원희복의 인물탐구]‘장준하100년’ 위원장 장호권 “장준하 타살 차지철·전두환 관련”

      8월 17일은 장준하 선생 기일이었다. 먼저 장준하 선생 의문사와 관련해 <경향신문> 보도를 보자. 2001년 6월 4일자 <경향신문> 1면에 ‘장준하씨 타살 결론-의문사규명위, 곧 청와대 보고 뒤 발표키로’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고, 5면에는 ‘제자리 찾는 죽음의 진실-장준하씨 타살 결론 의미’라는 해설까지 곁들였다. 당시 이 기사를 쓴 기자로서 17년 만에 취재원을 공개한다. 이 발언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양승규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서울대 교수)이다. 양 위원장은 당시 장준하 선생이 추락한 약사봉을 직접 답사하고, 추락 시뮬레이션을 참관하는 등 의욕이 넘쳤다. 양 위원장은 당시 기자에게 “모든 과학적 검증 결과 장준하는 타살임이 분명하다”면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하고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단독으로 듣고 기사를 쓰지 않을 기자가 있을까. DJP연대 한계로 ‘타살’ 결론 못 내려 게다가 양 위원장은 “많은 의문사 사건의 핵심은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종필”이라며 “김종필에게 소환장을 발부해 최소한 포토라인에 세우고야 말 것”이라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김종필은 김대중 정부의 이른바 DJP연대로 국무총리였다. 현직 국무총리를 의문사위원회에 소환하겠다는 양 위원장의 계획은 야심찼다. 그러나 의문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타살의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진실규명 불능’으로 처리됐다. 검찰과 경찰, 보안사(현 기무사) 등 현직 기관에서 파견된 조사관과 여타 추천위원들의 미온적 태도 때문이었다. 양 위원장은 위원회 진실규명 의지가 미흡하다며 위원장직을 사퇴하는 등 누구보다 진실규명 의지가 넘쳤다. 하지만 양 위원장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지 못했다. 당시 장준하 타살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은 DJP연대라는 정치적 한계 때문이었다. 2018년 올해는 장준하 출생 100년으로 ‘장준하100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이희호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이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선 스님, 그리고 장호권씨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장 공동위원장(69)은 장준하 선생의 장남이다. -장준하100년위원회를 만든 배경이나 취지가 무엇인가. “지난 6일 발족 기자회견에서도 말했지만 장준하 출생 100년을 맞아 처음에는 생일잔치를 준비했다. 그러나 촛불시민이 이 정부를 만들면서 국민이 요구한 것은 바로 ‘적폐청산’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1년이 지나는데 적폐청산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는 문 정부의 미진한 적폐청산 의지에 힘을 더해주려는 것이다.” -적폐청산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정부가 기분 나빠 하겠지만 정부는 적폐 개념도 모르고, 어떻게 적폐를 청산해야 할지도 모른다. 반민특위가 무산되면서 해방 이후 73년 동안 적폐 무리에 의해 적폐 세상이 됐다. 우리 사회의 비정상을 정상이라고 믿는 것이 바로 적폐다. 비정상이라도 돈 벌면, 출세하면 된다, 그렇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는 식민지 교육 근성이 머리에 뿌리 박혔기 때문이다.” -우리 적폐는 친일 적폐에서 분단 적폐로 이어졌고, 이들은 군부 적폐를 통해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정권과 결탁해 부를 축적한 재벌을 낳았다. 이들은 70년 넘게 견고한 적폐의 아성을 쌓았다. “그렇다. 적폐의 뿌리는 친일세력에서 숭미를 바탕으로 한 군사독재세력으로 이어졌다. 이것을 청산해야 한다. 이 적폐에서 기득권을 누리던 뿌리의 ‘마름들’이 바로 홍준표와 같은 사람들이다. 적극적 친일은 아니더라도 그런 적폐의 정치·사회 시스템에서 이득을 본 사람들이다. 그들은 내면에 흐르는 친일·숭미·독재의 적폐를 청산할 수 없다. 그래서 여당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촛불정부 출범 1년 반도 안 돼 협치 얘기가 나오고 적폐청산 피로감 얘기가 나온다. 결국 적폐청산은 시민·국민운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장 공동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흔들리는 적폐청산 의지를 다시 곧추세우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촛불이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까지 보내는 혁명적 상황임에도 양심수 석방, 지방자치 개선, 최저임금 1만원, 전교조 등 노조 정상화 문제에 대해선 미온적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적폐청산의 피로감이라기보다 미온적 적폐청산 의지 때문이라는 것이 더 정확하다. 상대적으로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오히려 정의당 지지율이 오르는 실태가 이를 입증한다. 장준하100년위원회 홈페이지 포천시에 ‘장준하 평화관’ 건립키로 장준하100년위원회는 다양한 행사를 한다. 8월 18일 장준하 선생이 추락한 포천 약사봉에서 추모행사가 있었다. 그리고 14일에는 ‘독립의 길, 평화의 길’이라는 콘서트가 열렸다. 26일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어울림 한마당이 열린다. 또 포천시에 ‘장준하 평화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노찾사 출신 문진오가 장준하 선생의 글로 노랫말을 만든 <민족주의자의 길>과 젊은 국악인 최용석의 <장준하 일대기>, <못난 조상을 탈출하다> 등이 발표된다. 또 장준하 선생의 친구 문익환 목사의 추모곡 <그대 오르는 언덕>도 불린다. 장준하100년위원회는 “장준하 선생이 원하는 세상은 돌베개 정신의 세상이고, 이는 민족화해 정신을 말한다”고 규정했다. 결국 장준하 정신은 ‘분단을 극복하고 남북이 평화롭게 하나 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장 공동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초기 4·27선언은 잘 이끌어냈지만, 요즘 너무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면서 “김정은 얘기를 해서 뭐하지만 ‘민족적 자존심을 좀 갖자’는 말은 맞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장준하100년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종전·평화협정 체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국민의 함성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평안북도 의주 장준하 선생의 생가를 찾고 복원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장 공동위원장은 “지난 4월에 북과 접촉해 ‘장준하 정도면 대화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부와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준하 선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의 핵심은 역시 사망 미스터리다. 기자가 쓴 2001년 6월 4일자 <경향신문>의 ‘장준하 타살’이라는 보도를 장 공동위원장에게 보여줬다. 장 공동위원장은 흥분된 표정으로 <경향신문>을 천천히 읽었다. 2012년 장준하 선생 묘소 이장과정에서 두개골 함몰 사실이 발견돼 ‘타살 주장’이 전국적으로 번지기도 했다. -장준하 선생 사망과 관련해 추가로 밝혀진 사안이 있나. “아직 우리가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장 선생님 (그는 부친을 꼭 이렇게 표현했다) 타살에는 중앙정보부(국정원)와 보안사(기무사)도 관계됐지만 핵심은 청와대 경호실, 즉 차지철 경호실장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다. 그때 전두환이 경호실에 (차장보로) 있었다. 분명한 것은 장 선생님은 포천 약사봉에서 떨어져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약사봉 계곡은 사람이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곳이다. 장 선생님은 이미 다른 곳에서 살해돼 그곳으로 옮겨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다시 조사를 요구할 생각은 없나. “2011년 묘소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원형 모양의 두개골 골절 사실이 드러났다.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법의학자의 유해 정밀감정 결과, 단순실족 추락사가 아니라 외부 가격에 의한 타살로 드러났다. 2013년 12월 여야 의원 104명의 서명으로 진실정의위원회를 두는 ‘장준하특별법’이 발의됐지만 법안문건이 사라졌다. 이 문건은 나중에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 책상서랍에서 발견됐다.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 측 관계자가 찾아와 ‘재조사 의사가 있다’고 알려왔다.” 장 공동위원장은 장준하 선생의 3남2녀 중 장남이다. 서울 이대부속고를 졸업하고 1967년 연세대에 합격했지만 입학금이 없었다. 장학생 기준에는 1점이 모자랐다. 그는 “그때 백낙준 명예총장이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는데, 장 선생님이 ‘안돼’라고 해 결국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듬해 고려대에 시험을 봤지만 떨어졌다. 역시 김준엽 총장이 ‘합격시키겠다’고 했지만 부친이 또 거절했다. 그는 “장 선생님이 원칙주의자여서 그랬지만 사실은 돈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해군)에 입대해 월남전에 파병됐다가 11개월 근무 중 부상으로 후송됐다. 그때 국회의원이던 장준하 선생은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장호권 공동위원장은 장준하 사인을 재규명할 ‘장준하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요구했다. 장준하 선생의 장남, 27년간 타향생활 1975년 8월 17일 장준하 선생이 숨지자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 중학생인 막내는 아직 어렸고, 장남이 돈을 벌어야 했지만 기관원의 미행과 방해로 취업을 할 수 없었다. 당시 이화여대 김옥길 총장과 법정 스님이 보태주는 쌀로 겨우 연명했다. 홀로 된 어머니(김희숙 여사)는 입을 줄이기 위해 일찌감치 딸을 시집 보냈다. 어머니는 사돈댁에 얹혀 살았다. 그는 부친의 사망사유를 재야단체와 국제기구에 진정하러 다니다 보안사 테러를 당했다.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진 그는 말레이시아로 도망치듯 도피했다. 그렇게 3남2녀 자식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이후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부친은 그냥 사고사가 아니다, 외국에 나가서 살라’고 해 다시 싱가포르로 갔다. 다행히 현지 교포에게 건설업을 배워 먹고살았다. 싱가포르에서 어렵게 번 돈을 보내 일원동에 있는 시영아파트 월세방을 얻어 어머니를 모셨다. 어머니는 이 집에서 최근까지 살다 올해 돌아가셨다. 하지만 모친상 때 미국에 있던 동생은 귀국하지 못했다. 그 전후 사정은 이렇다. 2012년 대선 때 동생은 미국에서 박근혜 반대시위를 벌였다. 미국에서야 한국 정치상황에 대한 시위는 자유롭고 또 일반적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에서 ‘의욕 넘친’ 중앙선관위가 동생을 고발하고 외교부는 여권을 취소시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서로 협의, 벌금 70만원으로 여권을 회복하는 것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그런데 판사가 벌금 200만원을 선고해 버렸다. 그는 “검찰이 벌금 70만원을 구형했는데, 판사가 200만원으로 늘리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면서 “적폐 사법부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결국 어머니 장례식에도 그렇게 소망했던 5형제가 한자리에 모이지 못했다. 장 공동위원장은 2003년 27년간 타향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정착했다. 부친이 운영하던 잡지 <사상계>를 복간하자는 움직임이 일어 대표이사에 취임하기도 했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언론사업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그는 “처음에 순수한 마음의 독지가가 있었지만 이익이 없으면 안 하더라”면서 “이제는 독립운동도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해야 할 세상”이라고 세태를 한탄했다. 그는 서울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다 2008년 서울 동대문에서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하기도 했다. 동대문은 1967년 장준하 선생이 국회의원에 옥중 당선된 곳이다. 이후 독립유공자협회 사무총장으로 조직을 쇄신하다가 내부 갈등으로 그만뒀다. 그는 “광복회, 독립유공자협회, 광복군 동지회 등 광복단체들의 내부 적폐는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이들 보훈적폐를 청산하는 것이 민족정기를 세우는 일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친이 돌아가시고 이제 광복회원 자격이 됐다며 광복회를 개혁할 생각도 털어놨다.

      글·원희복 선임기자 사진·우철훈 선임기자 2018.08.20 14:38

    • 경제

      ‘서울시 금고지기’ 누가 차지할까

      ㆍ서울시 104년 만에 복수금고 운영 결정… 우리은행 vs 시중은행 경쟁 연 32조원 규모의 서울시 ‘금고지기’를 차지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단수금고제를 고수해 온 서울시가 104년 만에 복수금고 운영을 결정하면서 현 금고지기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KB국민·KEB하나·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서로에 대한 불만과 비방 등 잡음도 새어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조만간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시금고를 운영할 은행(단수 또는 복수)을 선정할 계획이다. 시는 앞서 지난 3월 25~30일 시금고 운영 희망기관을 대상으로 입찰 제안서를 받았다. 현재 시금고를 운영 중인 우리은행과 KB국민·신한·KEB하나·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5년 3월 3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로비에서 열린 서울시금고 100주년 기념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복수금고로 전환한 시는 일반·특별회계를 관리하는 제1금고(30조원 규모)와 성평등기금 등 특정목적기금을 관리하는 제2금고(2조원 규모)로 운영 주체를 구분했다. 1금고는 수시로 입출이 가능한 통장의 역할을, 2금고는 돈을 묵혀두는 정기예금 성격이 짙다. 1·2금고에 한 은행이 동시에 지원할 수 있어 1금고에 선정된 은행이 2금고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평가항목과 배점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 금리(18점) ▲시민의 이용 편의성(18점) ▲금고 업무관리능력(25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9점) 등 총 5개 분야, 18개 항목을 평가한다. 시는 오는 5월 평가 결과를 토대로 최고 득점을 차지한 곳을 내년 1월부터 4년간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할 시금고로 선정하게 된다. 서울시 금고지기가 얻는 유·무형의 이익은 다양하다. 시금고 운영으로 직접적인 수익도 얻지만, 그보다는 가장 큰 지방자치단체의 금고라는 상징성과 시와 연계된 기관과의 교두보를 확보함으로써 얻는 부가적인 이익도 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시의 예산, 기금, 출납교부금, 지방세 등 각종 기금을 예치하고 출납업무를 담당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 서울시금고라는 위상과 함께 서울시 공무원과 가족, 산하기관 등의 고객 유입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 등을 강화하면서 은행들이 안정적인 수익 모델로 기관영업을 선호하는 경향도 한몫 하고 있다. 연 32조 규모에 유무형 이익도 다양 시중은행 중에서는 지난 1세기 넘게 시금고를 독점 운영해온 우리은행이 선두에 서 있다는 평이다. 1915년부터 서울시가 당시 조선 경성은행(현 우리은행)에 자금관리를 맡기면서 서울시 금고지기는 무려 100여년 넘게 우리은행이 맡아 왔다. 우리은행은 그간의 경험과 탄탄한 전산시스템 등 이미 갖춰진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1600여명의 금고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시 이택스(서울시 지방세 인터넷 납부시스템) 시스템을 구축해 시·구 세입금에 대한 일괄 정산업무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또 연간 1억건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OCR(광학문자인식) 센터와 금고업무 시스템 전담부서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유치전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말 취임 이후 시금고 유치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허인 행장은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을 찾아 시금고 복수체제 전환에 대해 환영을 표한 뒤, 국민은행이 시금고 유치전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바 있다. 허 행장은 서울시가 시금고 복수 운영을 확정하기 전인 올 초 기관영업부로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관계자들에게 ‘서울시금고가 복수 입찰이 가능해지면 무조건 유치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학연논란·출연금 규모 등 부작용도 지난해 국민연금 주거래 은행을 우리은행에 빼앗긴 신한은행은 2010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인천시 1금고 등 20개 지자체 금고를 운영한 경험을 내세워 시금고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엔 기관영업부문을 기관영업그룹으로 확대 신설하고 주철수 부행장보를 그룹장으로 전면 배치하는 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대전시 등 15개의 지자체 금고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하나은행은 외부 해킹을 완벽하게 차단할 전산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며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최근엔 서울시 금고지정심의위원회 구성을 두고 서울시금고 지정의 결정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심의위원장과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이 논란이 됐다. 우리은행 측은 “서울시금고 운영조례에 따라 행정1부시장이 당연직으로 심의위원장을 맡아 왔는데, 단지 (시금고 선정) 시기가 겹친 것일 뿐”이라며 “경쟁 은행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말도 안되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출연금 규모를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출연금 관련 배점이 기존의 5점에서 4점으로 낮아졌지만 경쟁이 치열한 만큼 과거 출연금 규모 이상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4년 금고은행 체결 당시 1400억원가량의 출연금을 냈다. 따라서 이번엔 최소 1500억원 이상의 약정금을 써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당시 신한은행은 600억원 수준, 국민은행은 시스템 개발비 포함, 28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출연금 규모를 늘리게 되면, 결국 이에 대한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작부터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특화된 전산시스템인 ‘이택스’를 통해 서울시는 물론 25개 구 내부 전산망이 깔려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은행이 선정돼도 복잡한 서울시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역량과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2018.04.30 14:31

    • 문화/과학 IT칼럼

      [IT 칼럼]‘가상현실’ 시장, 누가 차지할 것인가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에코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가상·증강현실’ 단말기 시장이 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 나온 BI 인텔리전스에서는 하드웨어만으로 2020년 28억 달러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이 시장의 성패는 콘텐츠에 달려 있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가상현실 시장 분석 전문업체인 트랙티카는 2017년까지는 가상현실 시장에서 콘텐츠 시장이 차지할 비중이 3분의 1 정도이지만 2020년에는 전체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교육, 게임, 정보검색, 스포츠, 공연, 관광, 부동산, 의료 등 우리가 시각적으로 정보를 취득하거나 인지적 방식으로 정보를 다룰 수 있는 인간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응용 영역을 찾을 수 있다. 초기 시장은 주로 게임과 영화, 그리고 성인용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될 것이다. 잘 제작된 전문 콘텐츠가 초기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지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역시 인터넷과 연결된 상황에서는 소비자 제작형 콘텐츠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다. 온라인 비디오의 경우 고급 비디오 이상으로 UGC라는 개인 제작 비디오가 본격적인 시장을 이끌어낸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존트의 콘텐츠 라이브러리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기가 보급되면, 많은 사람의 경험과 기억이 디지털 정보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이를 통해 경험이 공유되거나 판매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누군가가 여행하는 모든 과정을 360도 영상으로 제작하거나, 모험을 즐기는 모습, 공연에 참석해 느끼는 모습, 친구들과 즐기는 모습을 넘어 애인과 섹스하는 장면과 느낌까지 사물인터넷 기기나 센서의 데이터를 포함해 하나의 상품으로 거래할 수 있다. 문자와 사진은 우리가 3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인지하게 만들지만, 가상현실 기기는 우리를 관찰자로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교육의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구글은 ‘탐험’이라는 가상 필드 트립 플랫폼을 제시했다. 전문적인 영상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른 학생들이 제작한 자기 지역이나 명소를 제작해 서로의 시각과 경험을 공유해 나간다면 이는 거리를 초월하는 또 다른 경험을 공유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360도 영상뿐만 아니라 적절한 사운드, 그리고 다양한 센서 데이터가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는 긍정적인 시장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반사회적이거나 사회 윤리에 벗어나는 내용을 공유하는 암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폭력, 섹스, 전쟁, 살인 등의 비인간적이고 반사회적인 내용을 담아 공유하고자 하는 시장이 생긴다면 이를 규제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이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같은 영화에서 이런 내용을 사람들이 즐기는 새로운 마약 같은 기술의 모습을 제시한 적이 있다. 이미 오큘러스는 이런 콘텐츠 거래를 생각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고, 디즈니가 투자한 존트(Jaunt) 역시 자사의 카메라로 촬영한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360도 비디오와 가상·증강현실용 콘텐츠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는 바로 차세대 유튜브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이다. 유튜브 역시 이 영역을 놓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360도 비디오를 적극 업로드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기본적으로 친구 간의 공유가 중심이기 때문에 360도 비디오를 이용한 경험이 친구 사이의 공유 방식으로 확산될 수 있다.

      2015.12.15 09:37

  • 레이디경향

    • 올해도 추석 인기 선물 1위 차지한 ‘이것’

      화제

      올해도 추석 인기 선물 1위 차지한 ‘이것’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올해는 가족이나 지인 등에게 줄 선물로 어떤 선물이 인기일까. 선호 선물 1위 현금 또는 상품권, 2위 과일세트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추석을 앞두고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금, 상품권이 가장 인기 있는 명절 선물로 집계됐다. ‘현금 또는 상품권’은 전체 응답자 중 53.9%의 비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로는 ‘과일 선물세트’(25.8%)가 뒤를 이었으며,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21.1%), ‘정육 선물세트’(19.3%), ‘가공식품 선물세트’(11.0%), 전통 식품 선물세트(10.0%), 일상 생활용품 선물세트’(9.2%), 수산 선물세트’(6.6%), ‘주류 선물세트’(6.5%)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에 따라 선호하는 선물에 차이를 보였다. 가공식품 선물 세트의 경우 20대는 18.1%가 선택한 것에 비해, 50대는 8.8%에 그쳤다. 주류 선물 세트도 20대는 12.1%, 50대는 4.2%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선택 비율이 높아졌다. 선물 전달 방식, 50대 ‘대면’·20대 ‘모바일’ 선호 선물 구매와 전달은 어떤 방식이 선호됐을까? 선물을 직접 구매한 다음 직접 전달하겠다는 응답이 52.6%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해 직접 전달하겠다는 응답이 24.3%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온라인으로 구매하여 택배로 보내겠다는 응답이 20.5%, 간편 송금, 계좌 이체 등으로 현금을 송금한다는 응답은 10.5%였다. 이 외 대면으로 구매해 택배로 배송하겠다는 응답은 9.5%,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 등 e-쿠폰을 발송하겠다는 응답은 7.4%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대면으로 구매하고 직접 전달하겠다’는 응답은 20대에서 46.3%, 50대에서는 57.0%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 등 e-쿠폰을 발송한다’의 응답은 20대 13.4%, 50대 5.7%로 젊은 층의 선호가 높았다. 선물 비용도 ‘가성비’, 10만~29만원 가장 많아 이번 추석 선물 구매 비용은 10~29만원이 36.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0만원 미만이 25.1%로 뒤를 이었다. 작년 추석과 비교하면 올 추석에는 10~29만원 선택 비율은 9.9%가 늘었고, 10만원 미만 선택 비율도 11.2%가 늘었다. 대신 초고가 선물 구매 비용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추석 10.4%로 나타난 100~149만원의 선물 구매 비용 선택 비율은 올해 추석에는 3.7%로 대폭 축소됐다. 150~199만원의 선물 구매 선택 비율 역시 작년 추석 6.3%에 비해 올해 추석에는 1.7%로 줄었다. 조사를 진행한 피앰아이 관계자는 “올 추석의 명절 선물 구매 비용이 작년에 비해 낮아진 것은 가성비가 선물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기 때문으로, 이에 따라 고물가와 경기침체 속에서 실속형 소비 패턴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정연 기자 2024.09.11 12:00

    • ‘유퀴즈’ 구준엽·서희원 러브스토리…최고 1분 시청률 차지

      연예

      ‘유퀴즈’ 구준엽·서희원 러브스토리…최고 1분 시청률 차지

      예능 ‘유퀴즈온더블럭’에서 대만배우 서희원과의 결혼 소식을 알린 구준엽 출연분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tvN 제공 구준엽과 서희원 부부의 러브 스토리가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22일 밤 tvN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한 구준엽이 아내 서희원과의 결혼 비하인드를 밝힌 분량이 방송되자 시청자들의 관심과 함께 시청률이 상승했다. 시청률전문기업 TNMS에 따르면 이날 ‘유퀴즈온더블럭’에서 구준엽 출연 분량 시청률은 5.6%(TNMS 유료가구)로 당일 ‘유퀴즈온더블럭’ 평균 시청률 4.2% 보다 크게 높았다. ‘유퀴즈온더블럭’ 최고 1분 시청률도 구준엽 출연분이 차지해 구준엽·서희원 부부에 대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MC 유재석이 구준엽에게 “결혼식을 할 계획인가”라고 질문하자 “결혼식 대신에 파티를 할 계획”이라고 답하는 장면이 당일 ‘유퀴즈온더블럭’ 최고 1분 시청률 6.5%(TNMS 유료가구)를 기록했다. 이날 ‘유퀴즈온더블럭’은 비지상파 동시간대 가구 시청률 1위와 2049연령대 기준 비지상파 당일 전체 시청률 1위를 모두 차지했다.

      이유진 기자 2022.06.23 11:45

    • [이 부부가 사는 법]영화제작자 차지현·배우 차태현 형제 키워낸 차재완·최수민 부부

      연예 이 부부가 사는 법

      [이 부부가 사는 법]영화제작자 차지현·배우 차태현 형제 키워낸 차재완·최수민 부부

      1년 중 가장 중요한 날을 꼽아보라니 결혼기념일이란다. 부부는 결혼한 첫해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날을 그냥 넘긴 적이 없었다. “설, 추석, 생일 같은 날들이 결혼기념일보다 어떻게 더 특별할 수 있느냐”라고 되레 묻는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가 되고, 아이들을 낳아 가정을 이루었다. 그리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40년을 보냈다. 이 모든 것이 시작된 날이어서 차재완·최수민 부부에게 결혼기념일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하하, 호호 웃으며 자세를 잡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다. 다정하게 손을 잡아 달라, 허리에 팔을 감아보라, 시선을 맞추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라 등 충분히 ‘오글거릴 만한’ 포즈를 주문했다. “꼭 젊은 사람들 웨딩 촬영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지나가듯 하긴 했지만 부부는 어색한 자락 하나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여기저기서 ‘역시’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말 그대로 ‘역시’였다. 평생 방송국에서 일해온 부부이지 않은가. 게다가 배우 차태현의 부모이기도 하고. 그런데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자신들이 주인공이 돼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이 처음이라고 말이다. 남편 차재완(69)은 음향감독이라지만 명색이 감독이고, 아내 최수민(67)은 성우라지만 명색이 여주인공을 도맡아온 대한민국 대표 성우이지 않은가. “저야 방송국에서 월급 받는 직원이었고, 아내는 목소리로 활동하는 성우였잖아요. 얼굴을 내놓을 일이 뭐가 있었겠어요. 그냥 평범한 맞벌이 부부였죠. 방송국이란 조금 특별한 곳에서 일한다는 것 정도가 다르다면 다를까. 요즘 ‘남자의 자격’ 패밀리 합창단에도 참가하고, ‘승승장구’ 게스트로도 출연했더니 방송이나 잡지 같은 곳 섭외 요청은 부쩍 늘긴 늘었어요(웃음). 그나저나 사진 찍는 김에 우리 증명사진도 좀 부탁해도 될까요?” 증명사진을 찍어달라는 그의 부탁에 촬영장에 있던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톱스타 차태현의 부모라며 어깨에 힘을 잔뜩 넣어도 이상할 게 없는 이들이다. 그러나 부부는 소탈하기 그지없었다. 어딘가 힘을 주기는커녕 잔뜩 힘을 빼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귀하게 대했다. 첫눈에 반한 그녀, 최수민 군대 3년을 꽉 채우고 다시 방송국으로 돌아오니 새로 입사한 후배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지금의 아내 최수민. 어찌나 몸이 작은지 스치기만 해도 쓰러질 것처럼 연약해 보였다. 아닌 게 아니라 당시 최수민의 몸무게가 불과 38kg밖에 되지 않았다니 남자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비주얼이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것은 일생을 통털어 차재완의 오판 중 오판이었다. “작고 예쁘더라고요. 보는 순간 반했지요. 첫눈에 반했다니까. 보자마자 알겠더라고. ‘아! 저 사람이구나’ 하고 말이죠. 그런데 막상 보니까 만만찮은 여잔 거예요. 난 충청도 남자에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좋아하고, 퍼주는 거 좋아하는데, 아내는 완전 서울 토박이에 그야말로 깍쟁이인 거예요. 강단 있고, 허튼 소리 한마디 안 하는 똑순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뭐 하나 맞는 구석이 없었어요. 그래도 꽂혔어. 그래서 보자마자 좋다고 했죠(웃음).” 말 그대로다. 차재완은 최수민을 본 순간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그래서 보자마자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다. 그것도 그냥 연애나 해보자는 것도 아니고 결혼을 전제로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수민은 기겁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여서 결혼 생각이 전혀 없는데다가 성우로서 자리 잡기 위해 한창 바쁘게 살아갈 때였다. 더구나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큰오빠 집에서 지내다 보니 아무래도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부터 돈을 벌 만한 일을 찾아 했을 정도로 독립심이 강하고, 스스로 살아내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운 패기로 똘똘 뭉쳐 있었다. 귀여움을 독차지할 늦둥이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최수민은 나이에 비해 성숙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반해 차재완은 충청도 시골 부농의 아들이었다. 인자한 부모님에 우애 깊은 형제자매들 속에서 충분히 사랑받으며 자랐다. 여유 있는 행동과 타고난 유머 감각, 너른 성품은 모두 다복한 가정이 준 선물이었다. 태생과 배경이 달라도 너무 다른 남녀였다. “군대 막 제대한 남자에게서 첫인상이랄 게 있었겠어요? 뭐가 멋있다고(웃음). 그런데 방송국에서 인기가 대단했어요. 친화력이 보통이 아닌 거야. 남편 곁에는 늘 사람이 북적였어요. 점심시간 끝나면 아예 ‘차재완아워’가 있었다니까요. 정말 재밌는 사람으로 정평이 났었죠. 그런데 당시엔 그게 괜히 실없어 보이더라고. 보자마자 좋다고, 사귀자고, 결혼하자는데 이상한 사람 같지 않았겠어요? 단칼에 거절했죠.” 하지만 차재완은 알 수 있었다.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뿐이지 마음을 한 번 열게 된다면 그 누구보다 자신을 진실하게 사랑해줄 만한 여자가 최수민이라는 것을. 그런 믿음 때문이었는지 차재완은 최수민으로부터 셀 수 없을 만큼의 거절을 당했음에도 그렇게 좋았단다. 감쪽같았던 사내 비밀 연애 방송국 음향감독 출신으로 알려진 차재완은 사실 서라벌예대에서 연기를 전공한 연기자 지망생이었다. 게다가 방송국 입사는 성우로 했단다. 의외였다. “지금처럼 개성이 아닌 인물을 보던 시절이었잖아요. 배우 할 만한 외모가 아니라는 거죠(웃음). 그래서 탤런트 시험도 떨어졌어요. 취직을 해야 하니까 성우를 뽑는다기에 지원했고, 뭐 하는 일인지도 모르고 합격을 했다니까. 제 동기가 송도순씨예요. 그런데 나랑 성우가 안 맞는 거예요. 그만둘 생각으로 군대도 갔었다니까. 그런데 이 사람을 만나려고 그랬는지 계획했던 게 맘처럼 안 돼 다시 복직을 했어요. 방송국 성우로.” 최수민은 차재완이 입대한 해에 입사했다. 둘은 방송국 성우 선후배 사이였던 셈이다. 차재완은 성우가 됐지만 일이 잘 맞지 않아 부단히도 다른 직업으로 전환해보려 노력했다. 그런데 매번 일이 꼬이고 꼬여 다시 방송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만들어지곤 했다. 어느 순간에는 신의 뜻이 여기에 있는가 하고 체념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최수민을 본 순간 그 뜻 중 하나가 그녀였음을 확신했다. “아무리 오빠와 올케언니가 잘해준다고 해도 조카들까지 있는 집에 산다는 것은 눈치가 보이는 것이었죠. 그야말로 얹혀사는 거잖아요. 그래서 전 스스로 저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몸과 마음이 잔뜩 긴장돼 있었어요. 농담 한마디 던질 줄을 몰랐죠. 그런데 남편이 하루는 그러더라고요. 제가 아무리 거절하면서 튕겨도 마치 튄 공을 잡듯이 자기가 딱! 잡으면 된다고요. 그 말이 참 좋더라고요.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지혜롭게 보이기도 하고요.” 공은 잘 튕겨져야 공이다. 어디가 찢기거나 구멍이라도 나서 튕겨지지 않으면 더 이상 공이 아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수민은 차재완에게 있어 정말 최고의 공이었다. 통통 잘 튕겨졌으니까. 그는 그저 잘 잡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그는 충청도 사나이답게 조급해하지 않았다. 변함없는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차재완의 모습에 최수민은 믿음이 갔다. 혼자라고만 생각했던 그녀에게 친구가 돼주고, 연인이 돼주고, 가족이 돼줄 사람으로 말이다. “옛날이었지만 제 스스로를 지킨다고 태권도도 배웠어요. 여자지만 운동도 좋아하고, 선배들 따라서 야구 경기도 자주 보러 가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대단한 게요. 저의 태권도 수업에 대해서 단 한마디를 안 하던 사람이 ‘연애 오케이’ 하니까, 그날로 태권도를 하지 말래요. 뼈 부러질까 걱정된다고. 저를 향한 그런 염려가 감동적이더라고요. 1년간 몰래 사내 연애를 했어요. 나중에 결혼 발표를 하니 다들 얼마나 놀라던지…. 성우 양지운씨는 ‘잉?’ 하면서 주저앉더래요. 하도 놀라서(웃음).” 동료 셋과 함께 잔 신혼 첫날밤 “밥을 먹는다 하면 표시 나게 우리 둘만 가거나 하지 않고 우르르 갔어요. 그리고 맛있게 먹고 헤어져요. 그리고 조금 뒤에 다시 그 식당으로 가면 아내가 와서 기다리고 있어요. 밥 먹고 나간 식당에 다시 돌아올 사람은 없잖아요(웃음). 퇴근? 동료들이랑 같이 해요. 그리고 각자 집 방향으로 버스 타고 가는 거죠. 그러다 두 정거장 즈음에서 내려서 되돌아왔어요. 그러면 저 사람도 다시 돌아와 있어요. 그러니 들킬 일이 있나.” 남대문시장 쪽에 있었다는 영화다방에서 만난 뒤 짜장면을 한 그릇씩 사 먹고 최수민이 살고 있던 뚝섬까지 데려다주는 것이 전형적인 데이트 코스였다. 그렇게 1년을 알콩달콩 연애하고 결혼했다.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사내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차재완이 과연 어떻게 청혼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뭔가 특별한 이벤트나 말 한마디가 있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혼은 있을 수가 없다고 말을 잘랐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결혼하고 싶다고 구애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애를 허락했다는 것은 결혼을 허락한 것과 같은 것이라고도 했다. 그저 언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두 사람이 정하기만 하면 되는 문제일 뿐이었다고. 그것이 1년이란 시간이 걸렸을 뿐이고. “남편에게 그랬죠. 결혼할 거면 빨리 하자고. 서로 합치면 생활비도 반으로 줄 거라고요. 전 혼자나 다름없었고, 남편은 부농의 아들이었지만 형제도 많고 시골 살림이었으니 도움 청하기 쉽지 않았죠. 시계니 반지니 신혼여행도 죄다 생략했어요. 성경책 한 권씩 주고받는 것으로 결혼식도 대신했죠. 그런데 손님들 피로연은 해야겠어서 시골 잔치를 열었어요. 신혼여행은 고향집 가는 것으로 대신했고요.” 최수민은 매우 현실적이며 실리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허례허식도 무척 싫어한다고. 이 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한 달에 7천원짜리 사글세방에서 신접살림을 시작했지만 전혀 슬프거나 속상하지 않았다. 갓 제대한 남자와 사회 초년생인 여자가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옆에서 듣고 있던 차재완의 표정을 보니 새삼 고마움이 피어나는 것 같았다. 요즘 남자들이 봐도 쌍수를 들고 환영해 마지않을 최고의 신붓감 아닌가. “그래도 방송국 동료들이랑 성우실 사람들이 차를 대절해 시골 잔치에 왔어요. 시골집 방이 네 개였는데… 그때, 뭐 모텔이 있어 호텔이 있어. 있어도 그런 곳에서 잠자게 하는 게 대접은 아니죠. 하는 수없이 방 하나에 서울서 내려온 동료 셋하고 우리 부부하고 다섯이 같이 잤어요. 그게 신혼 첫날밤이었어요(웃음).” 돌이켜보면 좋지 않은 날이 없었다면서 차재완은 결혼 선배로서 따뜻한 한마디를 덧붙였다. 서로 가진 것 너무 따지지 말고, 마음이 하나가 됐다면 두려워 말고 결혼하라고. 하나보단 둘이 일궈내는 속도가 빠른데다 그렇게 함께 만든 것은 그 어떤 것에 비해 값지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법이라고. 맞벌이 부부의 결혼과 위기 사글세로 시작한 결혼생활이었지만 재미있었다. 1백만원 벌이가 둘이 합치니 2백만원이 됐다. 월세방에서 전셋집으로, 전셋집에서 내집 마련으로 불어나는 살림에 부부는 힘든 줄 몰랐다. 특히 누구의 도움 없이 이뤄냈다는 떳떳한 자부심도 한몫했다. 그 사이 사랑스러운 아들 둘도 태어났다. “총각 시절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게 결혼을 하니 바로바로 이루어지는 거예요. 신기하더라고요. 물론 아내 덕이 컸죠. 알뜰하고, 사치를 모르는 여자거든요. 또 누구한테 뭘 바라고 하는 것도 없고요. 그러니 제겐 결혼기념일만 한 날이 있겠어요?(웃음) 결혼기념일 챙겼다고 대단한 것 한 거 아니에요. 필요한 거 안 사고 참고 모았다가 그때 사는 거죠. 냉장고도 사고 텔레비전도 사고 집사람 고장 난 휴대전화 바꾸고 뭐 이렇게.” 이건 선물을 주고받는 게 아니라 살림 장만 수준이 아닌가. 이들에게 결혼기념일이 가장 중요했던 건 아마도 서로가 허락한 유일한 지출의 날이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짓궂은 농이라도 던지고 싶었다. 멈추지 않고 불어가기만 하는 살림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워낙 우애 좋기로 소문난 차재완의 형제들이 똘똘 뭉쳐 교육용 시청각 자료를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몇 년 동안 고군분투하다 결국 실패했기 때문이다. 부부에게는 요즘 돈으로 환산해도 거액인 빚만 남게 됐다. 열심히 빚을 갚아나갔지만 감당하기 힘들어 결국엔 집도 팔고 친척집 방 한 칸 빌려 더부살이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른 적도 있다. “우리 부부는 마음의 위기는 없었어요. 그건 단순히 경제적인 위기였죠. 열심히 벌어 갚으면 되는 문제잖아요. 전 남편을 따라주었고, 남편은 절 믿어주었죠. 그러니 싸울 일이 있나요. 힘든 일이 닥치면 남편이 항상 말해요. 위기일 때 마음을 합쳐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일도 그르치고 관계도 깨진다면서요. 남편은 정말 지혜로운 사람이에요.” 부부는 싸우지 않았다. 일단 벌어진 일을 수습하는 게 먼저라며 마음을 모았다. 중견 음향감독이자 주인공만 도맡아온 대한민국 대표 성우였음에도 바로 정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액수이긴 했나 보다. 얼마 남은 마지막 빚은 차태현이 인기를 얻게 되면서 갚아주었을 정도였다니 말이다. “그때 정말 아내에게 고맙더라고요. 바가지를 긁다 못해 요즘 사람들 같으면 갈라서자고 이혼 서류를 내밀어도 몇 번을 내밀만한 일이었죠. 그런데 아내는 되레 날 위로하더라고요. 만약 1억 빚이라면 2억 아닌 게 어디냐면서 저를 탓하지도 않더라고요. 제가 조금 괴로운 것 같은 눈치면 적당히 모른 척해주고 말이에요. 남자로서 자존심도 지켰죠. 제 아내 최수민은 보통 여자가 아니에요(웃음).” 차재완, 배우 둘을 키워낸 남자 차재완과 최수민 부부의 집은 아마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유명한 방송 집안일 것이다. 서라벌예대 출신의 음향감독으로 정년퇴임한 아빠 최재완,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여자 배우들의 목소리부터 ‘둘리’와 ‘영심이’에 이르는 만화영화까지 주인공을 독차지하다시피 한 최고의 성우인 엄마 최수민, ‘미확인동영상’,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영화제작자인 첫째 아들 차지현(38, AD406 대표) 그리고 별다른 수식이 필요 없는 배우 차태현(36)으로 이루어진 가족이니 말이다. 게다가 집안 두루두루 성우를 하거나 연기를 공부한 전공자들도 수두룩하다. 그야말로 방송 명가다. “단언컨대 남편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했을 일이에요. 성우 최수민? 배우 차태현? 영화제작자 차지현? 아니요, 있을 수 없어요. 남편이 만든 거예요. 그래서 우리끼린 그래요. 배우 둘을 키워낸 남자라고. 연기에 대한 꿈을 가장 먼저 꾸었으면서도 자신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대신 아내와 아들을 배우로 키워낸 거죠. 남편의 희생을 잘 알고 있어요.” 사실 성우는 배우나 마찬가지다. 일의 성격뿐 아니라 처지에 대한 불안, 역할에 대한 스트레스, 인기도 같은 것들이 말이다. 말 그대로 목소리 배우이며, 목소리 연예인인 셈. 더욱이 최수민이 활동하던 시절은 성우의 전성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때다. 허구한 날 밤샘 녹음이 이어지는 게 다반사였고, 늘 캐스팅에 대한 초조함도 달고 살아야 했다. 집안일은 고사하고 아이들 챙길 시간조차 없었다. “연예인 아내 남편 노릇이 이 세상에서 가장 하기 힘든 일 중 하나일 거예요. 왜? 외부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대단한 직업이거든요. 남들로부터 점수가 매겨지는 위치니까. 늘 날카로울 수밖에 없죠. 그러니 집에서는 그저 편히 쉬게 해주고, 감싸주고, 다 받아줘야 해요. 어설프게 도와준다고 모니터링을 해 쓴소리나 던지고 그러면 안 돼. 절대 안 돼.” 인자한 성품과 적재적소에서 던질 줄 아는 유머 감각은 무한경쟁에 내던져진 아내와 아들을 잘 품어줄 수 있는 차재완만의 따뜻함이었다. 그의 희생은 가족을 위해 참고 받아주는 인내만이 아니었다. 비교적 출퇴근 시간이 일정했던 그가 집안 살림은 물론 두 아들의 육아와 교육도 거의 도맡다시피 한 것. 최수민은 아들 둘을 남편이 다 키운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 덕에 ‘성우 최수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숨기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희생이라고 표현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요즘엔 남편에게 참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남편이야말로 소위 말하는 ‘끼’가 충만한 사람이거든요. 연기자의 꿈도 일찌감치 가졌었고요. 그런데 정작 자신은 그렇게 살지 못했죠. 방송 출연이나 인터뷰 제안이 들어오면 남편은 욕심이 있어 했지만, 제가 반대했어요. 아이들에게 누가 될까 싶었죠. 하지만 이제는 제가, 아이들이 남편의 꿈을 밀어줘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요.” 차태현의 부모로 산다는 것 데뷔한 뒤 한동안 무명생활을 거쳤던 배우 차태현을 뒷바라지하는 것은 녹록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또 영화를 공부하는 큰아들이 동생에게 치여 빛을 보지 못할까 노심초사한 것도 사실이었을 터. 그러나 차재완과 최수민은 어느 부모보다 일의 생리를 잘 알아서 재촉하기보다는 늘 조언해줄 수 있는 선배의 입장일 수 있어 느긋했다. “드라마든 광고든 조연 아니면 단역이던 시절이 있었죠. 그때는 잘 체감되지 않았는데요.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극장에서 보는데 아휴, 앉아 있질 못하겠더라고요. 심장이 뛰어서요. 일어나서 저 아이가 내 아들이라고 소리치고 싶은 거예요(웃음). 그때 비로소 ‘아, 태현이가 해냈구나. 됐구나’ 싶더라고요.” 차재완은 통장에 차태현의 출연료 입금 내역이 찍힌 것을 보고 실감을 했단다. 또 용돈 많이 줄 때도 ‘뜨긴 뜬 모양이군’ 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자신의 아들을 사랑해주는 세상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에 무슨 일이라도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어서, 수년 동안 남몰래 방송국 화장실 수건을 매일같이 빨아놓았다는 것을. 차재완은 그런 사람이었다. 재치 넘치고, 익살맞은 농담을 잘하지만 그 안에는 차마 부끄러워 몰래만 꺼내놓는 착한 마음이 가득한 사람 말이다. 부부는 요즘 제2의 전성기라도 맞이한 것처럼 바쁘다. KBS-2TV ‘남자의 자격’ 패밀리 합창단에 참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 차태현의 엄마, 아빠로 불리며 살아가는 것의 기쁨과 불편함, 어려운 점이 궁금했다. 물론 젊은 날의 전성기 못잖은 감각을 뽐내며 방송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차태현 아빠, 차태현 엄마로 사는 게 뭐가 힘드냐고요? 아니, 힘들 게 뭐 있어요. 정말 좋죠. 이 나이에 무슨 낙이 있겠어요. 차태현 부모인 줄 모르는 사람들 만나면 재미도 없고! 알아줘야 좋죠(웃음). 불편함, 어려운 점, 조심스러운 것… 그러나 그마저도 우리 부부는 감사해요.” 사실 방송명가 차씨 집안에서 요즘 가장 인기가 높은 사람은 차재완이다. 최수민에게 걸려오는 전화 중 상당수가 남편을 찾는 것일 정도라고. 몇 번의 방송 출연에서 보여준 그의 매력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됐다. 배우 둘과 제작자 한 명을 키워낸 연기자 지망생 차재완의 차례가 이제야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그는 말했다. 신이 정해놓은 뜻과 그 뜻에 맞는 순서가 다 있는 것이라고.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자신은 그 뜻과 순서에 맞게 물 흐르듯 순응하며 살아갈 뿐이라고. 옆에서 남편의 말을 듣고 있던 아내 최수민도 거든다. 이제 자신이 남편을 위해 기도할 차례라고. 더없이 아까운 사람, 또 없을 예쁜 사람이라고 불러주며 평생 동안 자신을 사랑해준 남편을 위해서 말이다. 부부가 서로 시선을 맞춘다. 옆에서 보고 있자니 사랑 그 이상의 단어가 있다면 이 부부에게 써주고 싶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프리랜서) ■사진 / 원상희 ■헤어&메이크업 / S休(02-3448-3006)>

      2012.11.01 17:31

    • [장수마을]충남 당진…차지고 비옥한 땅, 근채류의 보고

      건강

      [장수마을]충남 당진…차지고 비옥한 땅, 근채류의 보고

      당진 역시 한국 4대 장수 지역 중 하나다(인구 10만 명당 100세 이상 인구가 9.8명). 이유 중에 하나로 당진의 대표 작물 근채류에 주목했다. 이미 마늘을 비롯한 근채류는 장수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장수를 위한 착한 밥상장수의 힘, 근채류란? 뿌리를 식용하는 채소를 말한다. 무, 당근, 우엉 등은 긴 뿌리채소며 고구마, 참마 등은 덩이뿌리채소다. 땅속줄기를 이용하는 작물에는 감자, 생강, 토란 등이 있다. 근채류는 식용되는 부분이 땅속에서 크기 때문에 토질이 수확량과 품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 ● 감자와 고구마-토란, 감자, 고구마, 당근, 무, 생강, 참마, 우엉 같은 근채소류는 노란색을 띠는 저칼로리 식품으로 노화 작용을 억제하고 포화지방산을 낮춘다. 만성 질환인 암,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을 낮추는 데도 기여한다. ● 마늘-알츠하이머 질환과 치매를 예방하고 뇌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을 예방한다. 마늘의 ‘알리신’이란 성분이 체내의 과산화 지방 생성을 방지하며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요리연구가 윤혜신이 들려주는 당진 이야기 40여 년간 서울 토박이로 살다가 2004년 당진으로 귀농했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착한 밥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밥 짓는 일은 생명을 살리는 경건한 노동’임을 주장하며 당진군 합덕읍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농사짓기에 최적의 장소, 당진 당진은 한마디로 농업지의 종합선물세트다. 좁은 땅에 바다, 평야, 구릉지대, 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삽교천 유역의 우강평야, 아담한 구릉지, 밭 갈기 좋은 들까지 윤혜신씨는 보자마자 귀농을 결심했을 정도다. “높은 산이 없어서 농사짓기에 편한 곳이에요. 토질도 황토 아니면 마사토예요. 얼마나 비옥한지 몰라요. 동네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도 여러 품종의 농작물로 농사를 짓고 계세요.” 그녀가 사는 당진 합덕읍도 말하자면 장수마을이다. 80, 90세 노인들도 정정하게 농사를 짓는다. 당진은 제방이나 저수지가 발달해서 물난리에도 걱정이 없었단다. “수로가 많아서 물을 저장해 날씨가 가물 때 써요. 어르신들께 여쭤보니 한 번도 큰 물난리가 난 적이 없다고 해요. 비가 많이 와도 논에 저장할 곳이 많거든요. 올해는 태안 쪽이 태풍의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당진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당진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철저히 유기농 우리 농산물을 써서 ‘착한 밥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변에서 농사짓는 어르신들도 그녀에게 농작물을 판매하러 온단다. “근처에서 농사짓는 분들이 제게 팔러 오세요. 어제는 ‘태양초 고추와 마늘이 많이 나왔다면서 사라’고 하시더군요. 동네 어른들이라 마다하지 않아요. 작물도 실하고 좋아요. 처음에는 당진이 이렇게 비옥한 곳인 줄 몰랐어요. 여기서 자리를 잡고 착한 밥상을 만든 건 정말 운명 같아요.” 당진에서 6년째 터를 잡고 있는 그녀 역시 지역 사람들의 장수 비결은 음식에서 나온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했다. 당진의 음식은 담백하고 기름기가 없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도 돼지고기보다는 멸치를 넣어 끓인 걸 좋아한다. 또 전라도나 경상도처럼 맵고 짠 음식이 거의 없다. 전체적인 음식에 심심하게 간을 해 먹는 습관도 그녀가 밝히는 당진 사람들의 장수 비결이다. Mini Talk 지역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원복에게 묻다 Q 당진의 자연과 지리적인 특성은 어떤가요? A 당진은 충남 서북단에 위치해 있으며 2/3가 바다와 접해 있어요. 평야와 바다가 함께 있지요. 일제시대 신작로가 발달되기 이전에 포구가 발달해 해로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했지요. 기후는 해안선에 접해 있어 대체로 온난합니다. 저구릉지대가 발달해 채소, 과일, 향신료 등의 작물이 많이 나옵니다. 연안어업과 갯벌에서 잡히는 각종 해산물이 음식 문화를 발달시켰어요. Q 대표적인 농작물에는 무엇이 있나요? A 당진에서는 매년 호박, 고구마, 감자축제가 열립니다. 소들평야, 채운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이 유명해요. 1997년, 1998년, 2000년에는 단보당 쌀 생산량 전국 1위를 했습니다. 빛깔이 윤택하고 밥을 지으면 차져요. 특히 간척지에서 자란 ‘해나루’ 쌀은 당진의 특산품입니다. Q 간척지 쌀이 무엇인가요? A 서해는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서 물이 빠지면 땅이 됩니다. 그 땅을 이용해 벼농사를 짓는 겁니다. 소금 성분 때문에 바로 지을 수는 없고, 5년 동안 땅을 묵혔다 농사를 지으면 간척지 쌀이 되죠. 무기질이 풍부한 간척지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부는 내륙의 바람과 해풍을 맞아 쌀에 적당한 염기와 당도가 가미되지요. Q 본인이 생각하는 당진의 장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일단은 풍부한 농산물이겠지요. 또 먹을거리도 중요하지만 전 당진 사람들의 성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자연재해가 적고 높은 산이 없어서인지 다들 근심 걱정 없이 낙천적입니다. 그런 기질이 장수 지역이 된 원인 중 하나일 거예요. Q 본인이 생각하는 당진의 자랑은 무엇인가요? A 저는 당진 토박이가 아니에요. 계속 서울에서 살다가 12년 전에 당진으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왔어요. 남편은 퇴직해도 정착해야 할 곳은 여기라고 생각해요. 마을 풍경이 예뻐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져요. 근처에 대웅전이나 소설가 심훈의 필경사 등 유적지가 많아 옛 정취도 듬뿍 느낄 수 있습니다. 윤혜신이 말하는 100세 장수를 위한 착한 밥상 ① 제 땅, 제철에 난 음식을 먹는다 수입한 식재료의 유통기한은 믿기 어려우며 보존제와 방부제 투성이다. ② 모든 식재료를 전체식으로 하자 부드러운 속살만 먹던 버릇을 바꿔 생긴 대로 먹자. ③ 칠백 식품(설탕, 소금, 백미, 조미료, 식용유, 밀가루, 우유)은 최소한으로 섭취를 줄이자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고 식용유 대신 참기름과 들기름, 현미유를, 우유 대신 우리 콩을 갈아 마시고 수입 밀가루 대신 우리 밀가루를 먹자. ④ 유기농 식품을 먹는다 비료를 사용해 비닐하우스에서 생산한 채소와 노지에서 자란 채소는 영양 면에서도 하늘과 땅 차이다. 비싸도 유기농을 구입해야 농가도 관행농에서 유기농으로 전환할 수 있다. ⑤ 우리가 예부터 먹어오던 것을 먹는다 밥과 된장, 김치와 나물 등을 먹자. ⑥ 가공식품은 피한다 공산품은 보지도 사지도 말자. 장바구니를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고기와 생선으로 채우자. ⑦ 요리는 간단히. 조리 과정이 복잡하면 영양 손실이 많다 지지고 볶고 굽고 튀기는 조리법 대신 삶고 찌고 생으로 먹자. ⑧ 천천히 즐겁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자 거친 밥 한 그릇이라도 꼭꼭 씹어서 감사히 먹을 때, 음식이 내 몸이 되는 신비함을 체험할 때 음식이 약이 된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시공미디어, 이원복 ■도움말 / 이원복 지역해설가, 윤혜신 요리연구가>

      2010.10.0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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