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청각장애인 게임 이용 위해 필요한 건···“게임 내 접근성 기능 강화”... 설문조사 결과 등을 담은 ‘청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31일 공개했다. 청각장애인 186명의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게임 이용 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도현 기자 2024.12.31 12:22
IT
청각장애인 게임 이용 위해 필요한 건···“게임 내 접근성 기능 강화”... 설문조사 결과 등을 담은 ‘청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31일 공개했다. 청각장애인 186명의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게임 이용 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도현 기자 2024.12.31 12:22
사회
인권위 “청각장애인에게 면접시 대필 지원 안 한 공기업···인권침해”... 등의 편의 제공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이후 전형에 참석하지 않았다. B씨는 보청기를 착용하는 청각장애인으로, 구화(입모양을 읽어 소통하는 것)로 비장애인과 대화하지만 말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배시은 기자 2024.11.18 12:00
문화
K팝 최초 청각장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 나온다... 최초의 청각장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의 멤버 (왼쪽부터)김지석, 박현진, 이찬연이 4월20일 장애인의날에 데뷔한다.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 최초의 청각장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이...
#빅오션 #장애인 #장애인의날 #인공지능
허진무 기자 2024.03.28 15:35
사회
[서울25]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전국대회 열린다···강남구, 9월2일 개최...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전국대회’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5회를 맞는 이 대회는 국내 최초의 청각장애인 전문복지관인 청음복지관이 2013년부터 주관하고 있다. 강남구에 있는 청음복지관은 2008년...
#바리스타 #청각 #강남구 #전국대회 #조성명
이성희 기자 2023.08.29 11:09
연예
임영웅 팬클럽 기부···‘임영웅 리사이틀 in 고척돔’ 성료 기념해 청각장애인 위해 800만원 쾌척사랑의달팽이 제공 가수 임영웅 팬들이 선한 영향력을 펼쳤다. 15일 청각장애인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회장 김민자)에 가수 임영웅 팬클럽 ‘잠실 웅바라기스쿨’ 회원들이 청각장애인 지원을 위해 80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 잠실 웅바라기스쿨 회원들이 ‘임영웅 리사이틀 in 고척돔’ 콘서트가 성황리에 마친 것을 기념한 기부금이다. 잠실 웅바라기스쿨은 2021년 사랑의달팽이에 후원을 시작한 이후 회원들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누적 60,770,600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전액 청각장애인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소리동행 지원 사업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잠실 웅바라기스쿨 측 관계자는 “임영웅 가수의 심금을 울리는 따뜻한 노래에 위로와 큰 행복감을 만끽하는 영웅시대 회원으로, 청각장애인에게도 위로와 행복을 선사하고 싶어서 기부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영웅시대 회원답게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김민자 사랑의달팽이 회장은 “청각장애인을 위해 매해 잊지 않고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하는 임영웅 팬클럽 ‘잠실 웅바라기스쿨’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기부금은 청각장애인들이 소리를 되찾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손봉석 기자 2025.01.15 20:11
연예
엑소 찬열, 청각장애인 누적기부액 ‘1억’ 달성···소울리더 등재엑소 멤버 찬열. 경향신문 자료사진 엑소 멤버 찬열이 청각 장애인을 위해 선행을 이어갔다.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회장 김민자)는 찬열이 2000만원을 기부하며 총 누적 기부액 1억원으로 고액후원자 클럽인 ‘소울리더’ 14호에 등재됐다고 23일 밝혔다. 소울리더는 사랑의 달팽이 고액 후원자 클럽으로 누적 기부금이 9900만원(귀의 날인 9월 9일 상징)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가입된다. 찬열은 지난 2021년 사랑의달팽이에 정기후원을 시작으로 청각장애아동의 인공달팽이관 수술과 언어재활치료를 지원해왔다. 매달 나눔을 실천하면서 어린이날이나 연말에 일시후원으로 추가로 기부해 누적 기부액이 1억원이 된 것이다. 현재까지의 기부금은 총 13명 청각장애아동의 인공와우 수술과 언어재활 치료에 사용됐으며, 이번 기부금도 청각장애아동이 소리를 찾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정기후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도 지원 인원은 계속 늘어난다. 찬열은 “청각장애 아이들이 수술과 언어재활치료를 통해 소리를 되찾고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정기후원을 비롯해 조금 더 많은 청각장애 아이들이 아름다운 음악 소리나 주변 사람들의 다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일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선명 기자 2024.12.23 08:07
연예
‘범죄도시4’ 장애인의 날 맞아 청각장애인 초청 한글자막 상영회28일 ‘범죄도시4’ 장애인의 날 맞아 청각장애인 초청 한글자막 상영회 흥행작 ‘범죄도시4’가 제44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한국장애인재단에서 개최하는 청각장애인(150명) 초청 한글자막(영화진흥위원회 제공) 상영회에 선정되어 주연배우와 감독이 참석했다. 지난 28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진행되는 ‘범죄도시4’ 한글자막 상영회는 청각장애인 외에도 수어통역사, 한국장애인재단 기부자 등 비장애인도 함께하여 장애인 문화접근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자리가 됐다. 한글자막 영화는 청각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대사와 화자의 이름, 소리 정보 등을 자막으로 제공하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나 최근에는 영화의 몰입에 도움이 된다는 비장애인의 수요도 점차 늘어나는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보는 영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상영은 한글자막 영화는 기존 개봉작들과 달리 ‘범죄도시4’ 개봉일인 24일에 맞춰 동시 제공되어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시에 최신 영화를 관람할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한국장애인재단 관계자는 “청각장애인의 문화접근권 확산을 위해 바쁜 일정 중에도 함께해 주시는 범죄도시4 출연진 덕분에 이번 장애인의 날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글자막 상영회 후에는 주연 마동석 등 주요 출연자들의 무대 인사도 이어져 의미를 더했다.
손봉석 기자 2024.05.01 03:29
연예
스트레이 키즈 현진, 청각장애인 위해 1억 기부JYP엔터테인먼트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 현진이 청각장애인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하고 소리와 음악을 나누는 따스한 마음을 전했다. 현진은 지난달 20일 생일을 맞이해 최근 사랑의달팽이 측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사랑의달팽이는 청각장애인에게 인공 달팽이관 수술 및 보청기를 지원해 소리를 찾아주고 소리를 듣게 된 아이들의 사회 적응 지원과 대중 인식개선 교육을 수행하는 사회복지단체로, 현진의 기부금은 인공 달팽이관 외부 장치 교체 및 언어재활치료 등 청각장애인을 위한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 기부로 현진은 9900만 원 이상을 후원한 고액기부자 클럽 ‘사랑의달팽이 소울리더’에 임명됐다. 현진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음악을 통해 기쁨을 나누는 아티스트로서 소리를 찾아주는 일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참여하게 되었다. 작은 나눔이지만 팬분들께 받은 소중한 사랑을 나누고 음악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 싶다”고 희망 어린 진심을 전했다. 현진은 지난해에도 국제구호단체 더프라미스를 통해 튀르키예, 시리아 재난 취약 계층을 위한 긴급 구호 사업에 1억 원을 기부하며 고액 기부자 모임 ‘더프라미스 아너스 클럽’에 위촉되는 등 마음을 나눈 바 있다. 스트레이 키즈는 4월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4 아이하트라디오 뮤직 어워즈’(2024 iHeartRadio Music Awards)에서 정규 3집 ‘★★★★★ (5-STAR)’(파이브스타)로 ‘올해의 K팝 앨범’ 상을 수상했다. 오는 7월 12일 이탈리아 밀라노 ‘I-Days’(아이 데이즈), 14일 영국 런던 ‘BST Hyde Park’(브리티시 서머 타임 하이드 파크), 8월 2일 미국 시카고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 해외 대형 뮤직 페스티벌 ‘트리플 헤드라이너’로서 무대에 오른다.
손봉석 기자 2024.04.04 17:21
화제
찰리 채플린을 꿈꾸는 사나이 청각장애인 영화감독 박재현소리가 없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있다. 아직 감독이라는 호칭에도 쑥스러워하는 청년 박재현이 그리는 편견 없는 세상. 그것은 백 마디 말보다 더 깊은 메시지가 담긴 그의 흑백 영상 속에 깃들어 있다. “농인 문화를 건청인 문화에 전도하는 영화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깊은 울림을 주는 ‘조용한’ 영화 청각 장애인 영화감독 박재현(25)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 여러 순간 뜨끔했다. 그리고 취재기자의 무지와 무관심을 탓했다. 영화감독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의 감독 중에 누구를 좋아하느냐고 질문을 던졌고, 그가 좋아할 것 같아서 며칠 뒤에 있을 한국 영화의 기자시사회에 함께 가자고 권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좋아하는 감독이 하나도 없습니다. 한국 영화를 한번 보세요, 자막이 있던가요? 자막이 없으니(청각 장애인들은) 영화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어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화제인데 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한국 영화에 자막을 의무화했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틀림없이 존경하는 감독이 많이 생기겠지요.” 그와의 인터뷰는 노트북과 필담, 인스턴트 메신저 그리고 이메일을 통해 이뤄졌다. 이렇게 소통 수단이 다양하지만, 정작 그는 영화 한 편이 주는 재미를 오롯이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박재현은 청각 장애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그들을 위한 맞춤용 영화를 만들었다. 소리 없는 흑백 영상의 단편 영화들은 농인뿐만 아니라 건청인(그는 청각 장애인은 농인, 비청각 장애인은 건청인이라 칭했다)에게도 커다란 울림을 주었다. 지난 4월 장애인 인권 영화제 수상작인 ‘어느 애비의 삶’을 비롯해 그는 지금까지 총 6편의 단편영화를 선보였다.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있다. ‘어느 애비의 삶’은 한 장애인 가장의 죽음이라는 실화를 다뤘고, ‘소리 없는 절규’는 단역배우로 드라마 촬영장에 갔다가 청각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쫓겨난 자신의 경험을 담았다. “처음에는 오로지 수화가 들어간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심산에서 시작했어요. 이 사회에서 농인이 받는 차별을 주제로 하려다 보니 굳이 소리가 필요 없어서 그 부분을 배제하고 영화제에 출품했는데, 오히려 그것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거 같아요. 수화를 전혀 모르는 건청인들도 관심을 갖고 봐줘서 기뻤습니다.” 익살스럽고 상상력이 풍부한 마임과 연기를 통해 세계에 웃음을 선사한 찰리 채플린을 존경한다는 박재현은 그의 작품에서 흑백(黑白)과 무성(無聲)이라는 모티브를 따왔다. 이어 그가 언급한 영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로 기록된 ‘아리랑’. 전문 지식이나 기술의 뒷받침 없이 어렵게 무성영화를 만들던 그 시대가 바로 지금 소리 없는 영화를 만드는 그의 시대와 다름없다고 말이다. 그는 중학교 때 처음으로 캠코더를 접하고 영상의 마력에 빠져들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어렵게 모은 돈으로 단편영화 제작용 캠코더를 구입해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에 나섰다. 그러던 중 농인의 목소리를 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영상으로 만들자고 의기투합한 영상 제작 집단 ‘데프 미디어’를 결성했고, 현재는 올가을 부산 국제 영화제에 출품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절규’의 감독판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극장에서 농인 영화가 상영되는 그날까지 “영화 촬영 현장은 건청인들의 그것과는 달리 아주 조용한 분위기입니다. 소리 없이 수화만으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참 묘한 분위기죠. 농인을 비롯한 장애인들이 영화를 제작할 수 있도록 장애인 독립영화제의 예산 지원이 활성화되면 좋겠습니다.” 그의 영화는 마침 서울 종로 3가에 문을 연 수화사랑카페의 김현호 선교사의 도움으로 그곳에서 정식 상영회를 열 수 있었다. 반응은 말할 수 없이 좋았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모자란 점만 보였고, 그는 결국 체계적인 이론 공부를 위해 2주 전부터 장애인 방송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 박재현은 세 살 무렵 앓은 중이염의 후유증으로 청력을 잃었다. 중학교 때까지는 한국구화학교에 다녔지만 건청인들과의 통합 교육이 좋다는 주변 분위기로 인해 고등학교는 일반 학교로 진학했다. 하지만 수화통역이 지원되지 않았기에 수업 내용의 태반을 알아듣지 못했고 교우 관계도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학교 때 엎드려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며 자세를 취해 보였다. 농담인 듯 웃음을 짓고 있지만, 씁쓸함은 감춰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제가 건청인과 농인 사이에 서서 양쪽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접하게 해주었어요. 수화도 언어라는 인식, 그리고 자부심도 덤으로 얻을 수 있었죠.” 이렇게 같은 공간에서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그는 기자와 자신이 다른 문화에 살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가 종이에 커다랗게 썼다. ‘음성언어문화(소리)와 시각언어문화(수화)’. 이 두 문화의 다리 역할을 하는 이가 바로 ‘수화통역사’란다. 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수화통역사가 지원되지 않아서 꿈을 접었다. 가을학기에는 한국재활복지대학 수화통역과에 복학한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다리가 되기 위함이다. “정부에서 책정한 장애인 예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뭔지 아세요? 바로 휠체어예요. 농아인들은 불편할 게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예산 지원이 거의 되지 않고 있어요. 외형상 정상인처럼 보이기 때문에 정보 접근이 약해서 사회로부터 격리된 느낌을 갖고 살죠. 이 모든 문제를 영화를 통해서 알리고 싶어요. 영화만이 길을 열어줄 빠른 수단이라고 믿거든요.” 서울 종각에서 시작된 인터뷰의 여정은 청계천을 지나 수화사랑카페가 있는 종로 3가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카페가 여름휴가 기간 중 문을 닫아 근처 서울극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무더위를 피해 에어컨 찾기에 급급한 기자와는 달리 박재현은 영화 브로셔를 모아 차근히 읽어 내려갔다. “언젠가 서울극장에 농아인들이 만들어낸 농인 영화 포스터를 붙이고 싶어요. 아까 제 꿈을 물으셨죠? 이게 제 꿈이에요. 5년, 아니면 10년? 시간이 많이 걸릴 거예요, 좋은 작품은 쉽게 나오지 않잖아요(웃음).” 일주일 뒤 박재현은 이메일을 통해 8월 21일부터 9월 14일까지 26일간 서울 종로구 관수동에 자리한 수화사랑카페(www.suhwasarang.net/02-2274-2004)에서 농인 영화를 상영한다고 알려주었다. 눈에 띄지 않는다고 모르고 지나칠 것인가, 더불어 사는 삶의 풍요로움을 느낄 것인가. 순간에 이뤄진 아름다운 선택은 아주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 박원태
2006.09.01 00:00
연예
청각장애인 부모와의 가족사 담은 동화 발표한 임은경“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벽과 편견을 깨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청각 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소녀가 우연한 기회에 스타가 되는 영화 같은 스토리의 실제 주인공인 임은경이 자신의 성장 스토리를 오롯이 책 한 권에 담았다. 꿈을 잃지 않는 이에게 꿈은 곧 현실이 된다는 교훈을 주고 싶다는 그녀의 ‘진짜’ 이야기. 어두컴컴한 연립 주택 반지하 은경이네 집. 어머니는 종일 누군가의 집을 환하게 밝혀줄 샹들리에에 들어갈 작은 전구를 조립하고, 목수 일을 하는 아버지는 집을 비우는 일이 잦다. 친구와 다툼이 있던 날 친구의 어머니가 자기만 나무라는 탓에 단단히 골이 난 은경이는 엄마에게 답답함을 하소연하려 하지만, 엄마는 그저 참으라는 듯 등을 쓰다듬어줄 뿐이다. 은경은 속상한 나머지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우리 엄마 아빠한테 기적이 일어나서 말하고 들을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책 준비하면서 반성 많이 했다 ‘벙어리 딸’이라고 놀림을 받던 둔촌동의 작은 소녀는 화제의 CF 모델을 거쳐, 은막의 요정으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초 부모가 청각 장애인이라는 가정사의 일부가 알려졌을 뿐, 이렇다할 이야기보따리를 풀지 않던 임은경이 아주 긴 호흡으로 자신의 성장 스토리를 들려준다. 임은경의 장편 다큐 동화라 명명된 「붕어빵의 꿈」(현문미디어)으로 우리 시대 살아 있는 스타들을 소재로 동화 작업을 하는 ‘우리 시대 아름다운 얼굴’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2004년 늦가을 책 집필을 앞두고 작가님과 만났을 때만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막상 내 손에 책을 받아들고 보니 흐뭇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어요.” 임은경의 부모는 모두 2급 청각 장애인이다.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던 아버지는 사람들의 입 모양을 보고 어느 정도 알아들을 만큼 호전됐지만, 어려서 감기를 심하게 앓은 뒤 청력을 잃은 어머니는 전혀 듣지 못한다. 임은경의 기억 속 집은 늘 조용했다. 그나마 할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았더라면 대화를 나눌 상대조차 없었을 것이다. 책을 내기로 결정한 것은 2년 전.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는 기획 취지에 선뜻 동의한 그녀는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일기」 등을 쓴 고정욱 작가와 여러 차례 만나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은 뒤 휠체어를 타게 된 고 작가와는 어딘가 통하는 점이 많았다. 헤어진 뒤 아쉬움이 남으면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임은경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려 애썼다. 가족 외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나, 시간 등에 조금 변동이 있을 뿐, 책 내용은 거의 대부분이 임은경의 실제 스토리를 담았다. 인형 하나 사줄 형편이 못되는 집안을 원망하며 저도 모르게 친구의 인형을 슬쩍훔친 은경은 하루 종일 두려움에 떨다가, 그만 애꿎은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화풀이를 하고 만다. “엄마는 왜 나한테 인형도 하나 못 사주는 거야? 우리집은 왜 이렇게 가난해?” 잠시 후 은경은 엄마의 깊은 사랑에 눈물을 쏟아내고 만다. 하루 종일 부업으로 번 돈을 모아 그동안 책상도 없이 공부하느라 고생한 딸의 책상을 마련한 것이다. 그리고 그 책상 위에는 수화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 그것은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느라 정식으로 수화를 배우지 못한 딸에게 엄마가 건네는 화해의 손짓이었다. “책을 준비하면서 어렸을 때를 떠올리다 보니 제가 부모님 마음을 너무 아프게 했구나 싶었어요. 스무 살이 넘은 지금에서야 반성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어요. 이 책을 읽고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가족 사랑에 대해 한번쯤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족사랑 되새길 수 있는 계기 되었으면 임은경은 가슴속에 묻어둔 아픈 가족사를 어렵사리 들추어냈다. 어린 은경은 공사현장 붕괴 사고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삼촌을 잃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청각 장애인이던 삼촌은 “위험해”라는 누군가의 외침을 듣지 못해 그만 수십 톤의 쇠 파이프에 깔리고 말았다. 못된 짓이라고는 한번도 한 적 없는 착한 삼촌을 어이없는 사고로 떠나보낸 임은경은 하늘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그녀의 연예계 데뷔를 예언이라도 하듯 ‘우리 예쁜 탤런트 은경이’라고(수화로) 부르던 삼촌이었다. “제가 어렸을 때 삼촌하고 6년간 함께 살았어요. 삼촌이 탤런트가 되면 좋겠다는 얘기를 늘 들려준 덕분에 제게 연예계 데뷔 기회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잠시 목이 메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부모가 장애인일수록 네가 행동을 바르게 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엄하게 훈육하는 아버지로부터 임은경을 마냥 감싸는 커다란 나무 같던 삼촌을 떠나보내며 그녀는 장애인의 어두운 삶에 대해 새삼 돌아보게 됐다. 삼촌이 떠난 뒤, 건설회사에서는 위로금은 지급하겠지만, 장애인이라 보상금을 줄 수 없다고 버텼다. 어린 중학생 임은경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책을 내면서 우려한 점이 있어요. 부모님이 장애인인 거지, 제가 장애인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제가 그 분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 자체가 죄송스러웠어요. 모쪼록 이 책이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벽과 편견을 깨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께 책을 보여드리고도 임은경은 마음에 드시느냐는 질문을 차마 하지 못했다. 다만 책 수익금 중 일부를 장애인을 위해 쓸 거라는 얘기를 드렸더니, 두 분 모두 흐뭇해하셨다고 한다. 책 제목 「붕어빵의 꿈」은 임은경과 어머니가 붕어빵처럼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 얘기를 듣는 사람들마다 “엄마도 미인이시냐”고 묻는데 임은경은 웃음으로 답한다. “외모도 똑같지만 성격도 꼭 닮았어요. 제가 엄마 닮아서 조용하고 내성적이거든요. 그렇다고 낯가림이 심한 건 아니고, 다만 친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에요. 제가 보기보다 무뚝뚝한 편이라서요.” 사랑합니다, 나의 부모님 올 초 임은경은 중국 드라마 ‘정애보험’ 촬영차 항저우에 3개월간 머물렀다. 그렇게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기는 처음. 기름지고 느끼한 현지 음식으로 인해 엄마가 끓여주신 김치찌개가 그리워지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한달음에 달려오기도 힘든 중국에서 임은경은 밤이면 부모님 생각에 뒤척이곤 했다. 마음이 통한 것일까.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한다’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바다 건너 임은경은 그야말로 감동의 물결. ‘저도 아빠, 엄마를 사랑해요’라고 바로 답신을 보냈다. 보기보다 무뚝뚝한 외동딸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에게 한 사랑 고백이었다. “한번 말문을 트고 나니까 우리 가족의 애정 표현이 한결 수월해졌어요. 눈도 자주 마주치고, 많이 웃고, 대화 시간도 늘었어요.” 학교(중앙대학교 연극과)도 휴학한데다가 책 준비하느라 다른 활동을 쉬는 바람에 임은경은 한동안 가족에게 충실할 수 있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딸 노릇 제대로 못한 것을 제법 만회한 모양. 내친김에 가족 여행을 한번 다녀오려고 하는데 식구들이 많아서 엄두를 못 낸다고 했다. 외동딸로 알고 있었는데, 그동안 식구가 늘기라도 한걸까. “저희 집에 강아지가 많아서 도저히 식구들끼리 움직일 수가 없어요.(웃음) 부모님이 아직 해외여행을 한번도 하신 적이 없어서 그게 마음에 걸렸는데, 조만간 가까운 곳이라도 꼭 함께 다녀오려고요.” 동네 피자집에서 열린 탤런트 이병헌의 사인회에 갔다가 연예관계자에게 픽업되어, 모 이동통신 CF로 연예계에 데뷔한 임은경. 정체를 숨기는 티저 마케팅으로 인해 온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데뷔 초에 비하면 그녀를 향한 관심은 옅어졌지만, 그동안 여섯 편의 영화와 미니시리즈, 청춘 시트콤을 넘나들며 제법 안정된 크레디트를 쌓아왔다. 또 햇볕이 잘 드는 아파트로 이사도 했고, 어머니가 더 이상 부업에 매달리지 않고 가족들을 위한 요리에 공을 들일 수 있게끔 가정의 여유를 불러왔다. 생계를 위해 일에 매달리던 아버지는 딸의 만류에도 “일을 하지 않으면 몸이 아프다”며 목수 일을 놓지 않고 계시다. 임은경에게 연예계 데뷔는 단순히 인기를 얻고 생활비를 버는 것 이상의 가정의 평화를 찾아주었다. “전 평범한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말수 적고 소심한 아이였어요. 우연찮게 연예인이 되고 난 뒤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이메일을 받을 때 가장 흐뭇해요. 나도 누군가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는 게 정말 뿌듯하거든요.” 데뷔 초 ‘일본인이다’ ‘소녀가 아니라 소년이다’ 등 루머에 시달리면서도 부모의 장애를 숨기지 않고 당당히 밝힌 그녀는 장애인영화제 홍보 대사를 맡고 각막 이식 수술을 통해 시각 장애인의 시력을 되찾아주는 MBC-TV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 MC로 활동하고 있다. 광명을 찾은 장애인들의 기쁨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좋아하고 매사에 사려 깊은 모습을 보여주던 그녀는 어느덧 굴레처럼 따라다니던 ‘신비소녀’의 그늘에서 스스로 벗어났다. “고교생 역할도 많이 했고, 감히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귀신 역도 맡으면서 다양한 장르를 경험해봤으니 이제는 풋풋한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어요. 지금보다 한결 여성적인 역할로 말이죠.(웃음)” 출간을 앞두고 긴장을 한 탓인지, 휴식기간 임에도 호되게 몸살을 앓은 임은경과 부득이하게 전화 인터뷰를 나눴다. 전화통화 초반만 해도 수화기 너머로 그녀의 낯가림이 느껴졌으나 불과 10여 분이 지났을까, 그녀는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온 듯 소탈하고 담백한 본연의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오래전 알던 동생에게 하듯이 하마터면 “또 전화할게”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할 뻔했다. ‘붕어빵의 꿈’은 청각 장애인 부모를 두었다는 이슈로부터 임은경을 자유롭게 하는 살풀이나 진배없다. 거추장스러운 수식어가 더 이상 필요 없는 배우 임은경. 지금이야말로 그녀가 비상할 때다.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그림 / 현문미디어 제공
2006.06.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