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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김동욱, 장애인의 날 맞아 장애 아동·청소년 교육지원 캠페인 재능기부 참여

      연예

      배우 김동욱, 장애인의 날 맞아 장애 아동·청소년 교육지원 캠페인 재능기부 참여

      한국장애인재단 제공 배우 김동욱이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장애 아동·청소년의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한국장애인재단의 공익 캠페인에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이 캠페인은 경제적 어려움과 교육 기회가 부족한 장애 아이들을 응원하고,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고자 기획됐다. 김동욱은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의미 있는 캠페인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장애인을 가까이에서 접해왔고, 그래서 이번 캠페인이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크게 무언가를 한 건 아니지만, 작은 마음을 보탤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배우로서의 활동 속에서도 꾸준히 장애인 인식 개선에 힘써왔다. 대학 시절 단편영화에서 시각장애인을 연기하며 직접 눈을 감고 지하철을 타보는 등의 경험을 통해 장애인의 일상을 체감했고, 이후 영화 <신과 함께>에서는 수어 연기를 위해 수개월간 연습을 거듭하며 천만 관객의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배리어프리 영화 더빙 및 영화제 홍보대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장애에 대한 공감을 이끄는 데 힘써왔다. 보호시설 아동 지원이나 재난 피해 지역 돕기 등에도 조용히 나눔을 실천해온 그는, 이번 캠페인에는 재능기부뿐 아니라 직접 기부로도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동욱은 “장애가 있다고 해서 꿈이 작아야 할 이유는 없다. 많은 아이들이 교육 기회의 부족이나 진로의 제약으로 인해 꿈을 포기하게 되는 현실이 마음에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성장할 수 있기 바란다”고 전했다. 캠페인은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김동욱 배우의 친필 사인이 담긴 감사 선물이 증정될 예정이다.

      손봉석 기자 2025.04.16 22:12

    • 웹젠, ‘2025 청소년 코딩공작소’ 운영 본격화

      생활

      웹젠, ‘2025 청소년 코딩공작소’ 운영 본격화

      창의적 사고 증진 위한 ‘청소년 코딩랩’, 특허출원 기회 제공 ‘챌린지 프로젝트’ 전개 웹젠이 사회공헌사업 ‘청소년 코딩공작소 with 웹젠’의 2025년 운영 준비를 마치고, 성남시청소년청년재과 함께 올해 사회공헌사업을 시작한다. 웹젠과 성남청소년재단은 청소년의 창의적 사고를 향상시키고 ICT 분야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을 기획했다. 사회적 배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지역 내 격차 해소를 위한 무상 코딩 교육과 관내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해 코딩 의무교육 확대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판교유스센터 및 야탑유스센터에서는 지역 내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코딩교육이 진행된다. 성남지역 초등학교 대상 교과과정 연계 코딩 교육도 예정됐다. 관내 11개의 고등학교 ICT 동아리 학생들에게도 아두이노, 파이썬 등의 알고리즘 및 심화 프로그래밍 과정을 교육한다. 연말에는 해당 프로젝트를 수료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발 경연 대회인 ‘제4회 챌린지 프로젝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진호 기자 2025.04.14 10:23

    • 옥스팜, YG엔터테인먼트와 네팔 청소년 ‘문화 형평성 강화사업’ 진행

      생활

      옥스팜, YG엔터테인먼트와 네팔 청소년 ‘문화 형평성 강화사업’ 진행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코리아가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네팔 취약계층 청소년 대상으로 진행한 ‘YG 네팔 문화 형평성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옥스팜은 YG엔터테인먼트 후원을 받아 2023년 7월부터 올 2월까지 네팔 남서부 농촌, 산간벽지에 위치한 카일라리(Kailali), 수르케트(Surkhet), 다일레크(Dailekh) 지역 소수민족 및 소외계층 청소년 1,000여 명에게 문화예술 및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음악, 미술, 댄스 등 문화예술 및 디지털 문해교육 제공, 교환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 청소년 간 네트워크 강화,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 개설 및 운영, 문화예술 접근성 강화를 위한 음악, 춤, 미술 경연대회 개최, 문화예술 청소년 장학금 지원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소외된 지역사회 청소년들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자신감을 키우며 창의적인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지역 청소년들은 대부분 집안 농사일을 돕는 것 외에 별다른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팔 소외계층 청소년들은 교육 및 디지털 환경에 대한 낮은 접근성과 사회규범 등으로 인해 사회문화적 격차가 매우 크다. ‘YG 네팔 문화 형평성 프로젝트’가 끝난 뒤 종료 평가에 참여한 148명 중 60%는 ‘이 프로젝트가 지역사회 청소년의 필요를 해결하는 데 매우 적절하다’고 답했다. 특히 42.6%는 ‘프로젝트 참여로 취업, 자영업, 진학 등 새로운 진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지경영 옥스팜 코리아 대표는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네팔 청소년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주저하던 많은 참가자들이 다양한 경험과 교육을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 창의력 등을 높일 수 있었다”며 “기초, 심화 등 단계별 디지털 교육을 통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높이고 취업으로까지 연결되는 실질적인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YG엔터테인먼트는 “누구든, 어디서든 YG의 콘텐츠를 함께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아동청소년의 문화 격차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옥스팜은 지난 2000년부터 네팔 정부 및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금융·경제교육, 직업훈련, 리더십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외된 지역 여성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1942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시작된 옥스팜은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인도주의적 긴급구호 및 개발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구호개발기구다.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식수, 위생, 식량원조, 생계자립, 여성보호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이어 가고 있다.

      손재철 기자 2025.04.08 13:44

    • 국민체육진흥공단, 유·청소년 대상 프로스포츠 경기관람권 지원

      스포츠종합

      국민체육진흥공단, 유·청소년 대상 프로스포츠 경기관람권 지원

      국민체육진흥공단, 유·청소년 대상 프로스포츠 경기관람권 지원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하형주)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함께 제63회 스포츠주간을 맞이해 취약계층의 스포츠 여가 문화 확산을 위한 ‘유·청소년 대상 프로스포츠 경기관람권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본 사업으로 스포츠강좌이용권 및 장애인 스포츠강좌이용권 수혜자를 비롯해 학교(가정) 밖 청소년, 탈북 유·청소년, 지역아동센터 소속 아동 등 다양한 유·청소년 대상자들에게 프로스포츠 경기관람 기회가 제공된다. 체육공단은 프로스포츠 종목(야구·축구·농구·배구) 경기의 예매권을 1인당 최대 4매(1인 2만 원 이내, 4인 가족 기준), 총 3만매를 지원할 예정이다. 관람(1차)은 프로야구와 축구 경기를 대상으로 스포츠주간인 오는 21일부터 5월 말까지 진행되며, 예매권 사용 추이에 따라 차수별 지원이 이어진다. 선정된 대상자들은 오는 14일부터 문자로 발송되는 예매 번호를 이용해 예매처에서 관람 희망 경기를 개별 예매해 관람할 수 있다. 스포츠강좌이용권 수혜자에게는 신청 방법을 개별 안내할 예정이며,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통일부 산하 청소년 시설·학교, 지역아동센터 소속 유·청소년은 해당 기관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체육공단 관계자는 “스포츠 관람 취약 유·청소년의 관람 스포츠 기회 확대 제공을 위해 이번 사업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모든 국민이 소외 없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2025.04.03 10:24

  • 주간경향

    • [극우 대해부] “극우 세계관, 청소년들 사이에선 이미 주류”

      사회 표지 이야기

      [극우 대해부] “극우 세계관, 청소년들 사이에선 이미 주류”

      특집2-10대들이 바라본 ‘청소년 극우화’ 남녀·계층·성적 등 모든 영역서 차별 정당화하는 게 보편적 현상 인정욕구와 결부…건강한 논쟁 없는 빈틈으로 왜곡된 정보 고여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이 지난 2월 24일 강남의 한 건물 복도를 걷고 있다. / 권도현 기자 “현재 고등학생인 아들의 주변 모든 남자아이가, 정말 거짓말 안 하고 단 한 명도 안 빼고, 100% 윤석열을 지지하며 신남성연대(극우 유튜버)를 추종한다.” 권정민 서울교대 교수가 자신의 SNS에 쓴 글의 한 부분이다. 비판이론을 공부한 이 학자는 극우 이념에 빠진 아들을 끈질긴 설득 끝에 ‘구출’해냈다는 글로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정말 그의 말처럼 극우적 이념에 물든 10대 남성 청소년이 흔하디흔할까. 이게 사실이라면 아이들을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 전국에 사는 고등학생 남녀 10명을 만났다. 이중 4명은 실명 혹은 활동명으로, 신원 노출을 꺼린 6명은 익명으로 인터뷰했다. 그들은 말했다. “소수자 혐오 등 극우 세계관이 학교 내 주류인 건 분명하다”고. 페미니스트 한마디에 악플 수두룩 초여름이었다. 수도권 학교에서 남학생들이 여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은어를 거리낌 없이 쓰고 있었다. 마침 여성 교사가 그 광경을 목격하고 아이들을 지도했다. 그때 한 학생이 불쑥 끼어들었다. “선생님 페미예요?” 교사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성평등을 지향한다면 페미니스트가 맞지.” 그 대답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그때 그 교사는 몰랐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해당 교사를 파면해야 한다는 글이 국민신문고에 올라왔다. 모두가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 때, 의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풀렸다. 극우 사이트 신남성연대 게시글을 보고 누군가 청원 글을 올린 것이다. 그 교사는 이미 사이트에서 ‘페미’라는 낙인과 함께 실명, 학교 소속 등이 노출돼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자신이 가르친 학생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게시글에는 입에 담기 힘든 험한 댓글이 수두룩 달렸다. 교사는 이 사건의 트라우마로 공황장애를 앓았다. 해당 교사 A씨는 “신남성연대에서 수모를 겪은 선생은 나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극우에 대한 학계의 통일된 개념 정립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에 따르면 극우 세계관의 특성은 차별, 배제, 반평등으로 좁힐 수는 있다. 한국의 극우는 적대적 성차별주의(hostile sexism)를 기반으로 결집하는 게 특징이다. ‘페미니스트’란 한마디에 선생님을 불특정 다수에게 언어 폭행을 당하도록 유도한 것은 철없는 소년의 짓궂은 장난으로 보기 힘들다. 이것은 극우적 활동이다. 광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광주든 어디든 차이가 거의 없다. 극우화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도 남녀, 계층, 성적 등 모든 영역에서의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이 굉장히 보편화돼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남녀공학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남성 B씨(17)는 “동성 친구들 사이에서는 ‘게이 XX’, ‘너 페미지?’, ‘너 빨갱이냐?’ 같은 표현을 악의가 담긴 욕으로 쓰기보다는 친구끼리의 장난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제육볶음’ 밈 등 소수자 혐오로 남성성 과시 10대 남성들은 혐오 표현이나 극우의 주장을 어떤 방식으로 학습할까. B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그룹 채팅방’을 보여줬다. 같은 반 동성 친구 5명이 모인 해당 채팅방에서는 한 친구가 ‘부엉이바위 간다’라는 아이디(ID)를 쓰고 있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채팅방에는 그 친구가 올린 극우·혐오 영상이 많았다. 예컨대 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 사진을 합성한 ‘노알라’ 영상이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찢재명’(이 대표의 형수 욕설 사건에서 유래한 부정적 별명)이라고 놀리는 영상 등이다. “다들 그냥 시도 때도 없이 ‘찢찢’거려요. 두 손으로 뭔가를 찢는 시늉도 하죠. 그냥 별 뜻 없이 ‘추임새’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아요.” 강원도의 고등학생인 C씨(18)는 같은 학교 동갑내기 친구인 D·E·F씨와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와 ‘오버워치’ 등을 즐긴다. 이들은 게임을 할 때 음성 대화를 지원하는 인스턴트 메신저인 ‘디스코드’를 이용하는데, 그런 표현을 모르면 대화가 안 된다고 했다. 예컨대 게임 ‘롤’을 할 때 ‘탈론’이란 캐릭터가 벽을 넘어 이동하면 “이재명 했다”고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이재명 대표가 담을 넘어 국회로 들어간 것을 빗댄 말이다. ‘롤’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전략적 팀 전투(롤토체스)’ 게임에서는 ‘계엄령’이란 기술을 쓰는 캐릭터가 있는데, 이 캐릭터가 나오면 C씨와 그의 친구들은 디스코드를 통해 “윤석열 떴다”라고 말한다. 인천의 한 고등학생(왼쪽)이 2월 24일 10대 남학생들의 정치 성향과 관련해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서성일 선임기자 극우적 표현을 유희의 대상으로 삼는 건 인정욕구와 결부돼 있다. 서울 강북의 한 중학교 교사는 “극우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아이가 많지는 않다”면서도 “반 애들은 극우화한 소수 학생의 말이 재밌다고 생각하고 따라 하려 한다. 남성 문화에 편입하기 위해, 자신의 남성성을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과정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B씨는 친구가 극우 영상을 올리면 눌러보지도, 말을 걸지도 않는다고 했다. 해당 채팅방에서 이런 영상에 반응하는 B씨의 친구는 한두 명 정도다. “학교에 인기 많은 남자애가 있어요. 말 잘하고 웃기고 축구 잘하고···. 여학생들과도 잘 지내고 선생님도 좋아해요. 그런데 남학생들은 다 알죠. 걔가 극우 영상, 소수자를 조롱하는 영상, 여성을 대상화한 영상을 좋아한다는 걸요. 제 친구도 그걸 따라 하는 거예요. 그쪽 무리와 어울리면서 그런 영상을 공유해야 (동성) 친구에게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거죠.” 극우 유튜버들은 10대들에게 극우적 정치 이념을 주입한다. C씨와 F씨는 방송사의 공식 유튜브 계정 등을 본다고 했다. 반면 E씨는 “뉴스도 보지만, 제대로 알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며 좀더 이슈를 깊이 알고 싶을 때는 특정 유튜브 채널을 찾는다”고 했다. E씨는 자주 보는 유튜브 채널로 ‘호밀밭의 우원재’, ‘천조국 파랭이’ 등을 언급했다. ‘호밀밭의 우원재’는 뉴라이트 계열의 보수 유튜버, ‘천조국 파랭이는 극우 성향의 유튜버로 분류된다. E씨는 “보수 성향이긴 하지만 조곤조곤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한다. 똑똑해 보인다”고도 했다. 이들 채널은 탄핵 국면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영상을 다수 올리고 있다. 호밀밭의 우원재는 “국가 차원에서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 큰 아픔과 혼란을 주는 게 누구라고 보냐”며 “진짜 내란과 외환이 있었기를 바라는 게 누구라고 생각하냐”며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하는 영상 등을 게시했다. 천조국 파랭이는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 감성 선동뿐”이라고 주장하고, 헌법재판관에 대해서는 “좌빨 판사”, “배후세력이 있다”고 말한다. 강원도의 고등학생들이 구독하거나 즐겨 본다고 소개한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 릴스 영상. / 이재덕 기자 D씨는 젊은 여성이 가면을 쓰고 나오는 ‘슈퍼me소녀’라는 유튜브 채널을 가끔 보는데, 이 역시 극우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들 유튜브 채널은 군부독재 시대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야당 정치인을 비난하기도 하지만, 특히 젊은 여성 정치인, 페미니스트, 성소수자를 공격하는 영상 등을 다수 올려 확산시킨다.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G씨(17)는 2020년 인터넷 방송인 랄로가 한 일명 ‘제육볶음’ 발언이 학교에서 관용어처럼 쓰인다고 말했다. 여성은 한밤중에도 남성이 원하면 제육볶음을 요리해 갖다 바쳐야 한다는 뜻으로, 여성의 지위를 열등하게 보는 것이다. 수영씨(18·가명)는 “전국학생수호연합 광주지부라는 곳이 대표적인 극우 성향 학생조직인데 그쪽에선 남성 우월주의도 함께 내세운다”라며 “마초적 남성과 안티 페미니즘이 한데 엮여서 담론이 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우 유튜브를 보지 않는 10대에게까지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주입된 지 오래다. C씨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서 너무 과하게 PC(정치적 올바름)를 강조한다. 게임 캐릭터들이 어느 순간 게이나 레즈비언으로 바뀐다. ‘PC 범벅’이 너무 많다. 그런 캐릭터를 픽(선택)했을 때 기분이 나빠진다”고 했다. 정치 무균실 된 학교에선 ‘비상계엄’ 사태 언급 없어 10대 청소년들이 지난 2월 20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에서 10대 청소년들의 극우화와 관련해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별빛, 애붕, 김준형, 수영. / 권도현 기자 학교에선 선생도, 학생도 극우적 세계관의 문제의식은커녕 중대한 정치적 사건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논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모두가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쉬쉬하면서 학교가 정치 무균실이 된 지 오래다. B씨는 “당시 학기 말 고사였는데 한국사 시험 범위가 근현대사였다. 군부의 계엄령 등이 시험 범위에 포함돼 공부하고 외웠는데도 정작 이번 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선생님들이 한마디 말도 없었다”고 했다. F씨는 “‘정치와 법’ 과목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이번 계엄 사태를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을 보여줬다. 그게 선생님이 할 수 있는 최대치 같았다. 계엄에 대한 선생님의 설명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애붕씨(19)는 “계엄령이 잘못됐다고 말하면 주위 모든 어른이 정치는 나중에 커서 하면 된다면서 입을 막는다”라고 말했다. 김준형씨(18)는 “경제나 사회 시간에 관련된 정치 얘기가 언급되면 웃음이 나온다. 선생은 눈치를 보고 애들도 이런 걸 말해도 되느냐며 꺼린다”고 말했다. 건강한 논쟁이 없는 교내 빈틈으로 일부 청소년들이 극우 커뮤니티에서 퍼 나르는 왜곡된 정보가 고일 수밖에 없다. 교사도 답답함을 호소한다. 자칫 정치적 이야기를 했다가 특정 정치 성향에 편중됐다는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G씨 학교에선 학부모들이 수업 중 국민의힘을 비판한 한 경제 교사를 해고해야 한다는 탄원을 넣기도 했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는 “비상계엄을 설명하기 위해선 5·18 민주화운동 이야기도 할 수밖에 없었는데 한 학생이 ‘정치적 중립이 있다’, ‘선을 넘지 말라’고 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극우적 세계관이 문제없이 학교에서 받아들여진다면 성인이 되어 학교 밖에서도 혐오와 차별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우리가 보통 말하는 극우라고 청소년을 일괄 지칭할 수는 없어도 혐오를 학습하는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문제는 대학에 와서 그 생각이 더 깊어질 수 있는데, 대학에서도 이들이 다시 생각하게 만들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전환자인 별빛씨(17)는 국제고등학교에 다니다가 얼마 전 자퇴했다. 그에게 학교는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는 “극우적 이념 안에서도 장애나 중국과 관련된 학생들의 혐오 표현은 유희적 차원이라면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좀더 진지한 담론에 가까운 형태”라며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퇴율과 자살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인천의 한 도덕 교사는 또래 집단에서의 자정 작용이 제대로 일어나도록 학교 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도 ‘이기는 사람’, ‘강한 사람’ 등을 강조하면서 소수자와 약자 배려, 평등에 대한 가치를 아이들이 거의 교육받지 못한다”며 “아이들은 또래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학교 내 모듬활동이 필요한데 현재는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이 꺼리면서 아이들의 생각이 개별화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 경성중학교의 김병성 교사는 “외부 강사를 불러 강의 한두번 하는 수준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며 “토론을 일상화하고 교사는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질문을 던지면서 성찰하도록 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성 교사가 학생들에게 대안적 남성성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정치적 활동이 계속 제약되는 한 극우 세계관의 주류화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별빛씨는 “운동권에서도 청소년이 출입할 수 없는 장소에서 토크쇼 등을 열며 청소년을 논의의 장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영씨는 “모의투표를 비롯해 모든 정치적 활동을 다 막아놓고, 이제 와서 극우화가 우려돼 교정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인식은 상당히 모순적”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이재덕 기자 2025.03.03 06:00

    • 사회 특집

      “3월 소아청소년과 대란···2~3년 뒤 폐과 우려”

      ㆍ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인터뷰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전국에 있는 ‘소아청소년과’(소청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2022년 8월 말 기준, 3247개소다. 지난 5년간 소청과 617곳이 새로 개업했고, 662곳이 폐업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2020년, 2021년 두 해에만 78곳의 소청과가 순수하게(개업-폐업) 사라졌다. 병원 몇 개 줄어드는 것이 뭐 그렇게 대수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병원이 지역 내에 있는 유일한 소청과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사진/성동훈 기자 누군가는 ‘서울에서 살면 된다’고 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해답의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까. 올해 전반기 전공의를 모집한 64개 수련병원에서 소청과를 희망한 전공의는 단 33명이었다. 한 명이라도 소청과 전공의를 받은 병원은 11곳에 그쳤다. 조만간 아이가 아파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을 찾아도 치료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출생률이 감소하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따질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의 영유아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7년 기준 145만243명에서 2022년 8월 말 기준 105만4928명으로 39만5315명 감소했다. 그런데 영유아 1명이 감소할 때마다 몇 개의 소청과 병원, 몇 명의 전문의가 줄어들어도 괜찮은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들이 다루는 것은 생명이다. 누구도 답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대사회는 이를 국가의 역할로 돌렸다. 설사 적자가 발생해도 사회를 유지하는 기반시설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기본이다. 병원은 대표적인 사회 기반시설이다. 소청과 전공의가 부족하면 의사 수를 늘리면 될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의료인력 양산이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수치화할 수 없는 주장은 논의할 필요가 없다. 전반적인 품질 저하에 앞서 분명한 편중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나온 의원급 표시과목별 요양급여비용 실적을 보면 내과, 외과, 정형외과, 안과 등 과목별로 어느 과가 돈을 잘 벌었는지를 알 수 있다. 지난해 요양급여비용은 18조7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0% 증가했다. 이중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진료비가 감소한 유일한 곳이 소청과다. 수치화해도 2021년 소청과의 진료비 규모는 5134억원으로 최하위다. 이를 보면 소청과 전공의가 부족한 것은 비슷한 노력을 하고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처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소청과 의사 부족 사태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가천대 길병원의 소청과 입원중단 사태에서 촉발된 진료체계 붕괴는 뚜렷한 해결책 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 길병원 사태는 상급종합병원 심사 등을 무기로 정부가 압박하면 결국, 병원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언젠가 터질 수밖에 없는 임계치를 향하고 있다. 이미 일부 병원에서는 소청과 전문의가 더 이상 배출되지 않는다. 지난 1월 4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경향신문 본사 건물에서 만났다. 임 회장은 임기를 시작한 7년 전부터 해당 문제를 지적해왔다. 그는 “2017년에 영유아 및 아동청소년 건강을 위하겠다며 보건당국·의료계 협의체를 출범시킨 적이 있다. 그때 딱 한 번 회의하고 지금까지 논의 한 번 안 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의 보여주기식 대책 외에 개선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이 지적한 딱 한 번 열렸다는 협의체 관련 자료는 여전히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소청과가 한국 의료체계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담당하나.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은 사정이 좀 낫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잘 모르실 수 있다. 반면 의사들에게 물어보면 ‘왜 소청과가 중요한지’를 금방 안다. 우리가 좀더 친절하게 설명드렸어야 했다. 의사 수련체계를 설명하는 말 중에 ‘내외산소정’이라는 말이 있다. 각각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정신과를 의미한다. 이 5가지 과목을 의료 수련 체계상 주요(메이저) 과목이라고 한다. 물론 다른 과들도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다만 이들 과목을 떼어 메이저라고 부르는 건 사람 목숨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인턴 시절에 이 5개 과를 돌고, 전공을 결정하게 된다. 아이들은 성인과 병의 진행 양상이 다르다. 처치만 잘하면 어른에 비해 금방 호전되지만, 증상이 급변하고 다루기가 까다롭다. 초기 진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살릴 수 있는 아이가 죽을 수도 있고, 반대로 죽을 뻔한 아이가 살기도 한다. 의사의 판단과 처치로 생명을 살린다는 의료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소청과다.” -진료 대상은 누구인가. “신생아부터 대략 18세 청소년까지가 대상이다. 실제 응급실 체계도 이와 같다. 18세 이하 환자가 왔는데 인턴이 내과나 다른 과에 노티(알림)를 주면 ‘왜 소청과 환자를 우리에게 주냐’는 말이 돌아온다. 우리나라는 아이를 낳고 나면 산모가 산후조리원을 가는데 미국은 출산 전후에 소청과에 가서 아이 상태도 확인하고 출산 후 산모의 우울증 등도 관리한다. 아직 인식이 잡혀 있지 않지만, 소청과 의사들이 진료할 수 있는 분야다.” -소청과 위기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가. “올해 3월이면 소청과 관련 의료대란이 날 것이고, 이대로 아무런 조치 없이 2~3년이 흐르면 소청과는 폐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국 64개 수련병원의 연차별 전공의 숫자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2019년에 들어와 4년간 전공의 생활을 마치고 올해 2월, 전문의 시험을 보는 선생님들이 187명이다. 이들은 3월 1일자로 일선 병원으로 나간다. 2020년에 들어와 3년차가 된 전공의는 총 147명이다. 2021년 들어온 전공의는 75명, 2022년은 57명이었다. 그리고 올해 2023년 기준 소청과 전공의로 총 33명이 지원했다. 내년에는 한 자릿수가 지원할 것 같다. 소청과가 사라진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의학지식은 도제식으로 전수된다. 4년차가 3년차를 3년차가 2년차를 가르치는 식이다. 이대로라면 지식 전달 체계가 무너진다. 게다가 당장 대학병원에서 제일 많이 일하는 사람 187명이 빠져나간다. 이들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은 갓 인턴을 뗀 33명의 1년차 선생님들이다. 이들이 병원, 소청과 일에 익숙해지려면 대략 2년차는 돼야 한다. 실질적으로 3월부터는 4년차가 되는 전공의 147명, 3년차 75명, 2년차 57명 총 279명이 전국 상급종합병원 일 대부분을 떠맡는다. 지금도 인력이 부족한데 숫자가 더 줄어든다. 대란이 날 것이 뻔하지 않나.”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홈페이지에 공지된 입원 중단 공지 / 가천대 길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전공의 외에 의료진들도 있지 않나. “지금도 교수들이 낮에는 외래 보고 밤에는 응급실, 소아중환자실, 신생아중환자실 등에서 교대로 당직을 선다. 그렇게 버티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결국 응급실 진료를 폐지하고, 입원치료가 중단된다. 지난해에만 상계백병원, 일산백병원, 이대목동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등이 응급실 진료를 중단했다. 소청과 붕괴는 예정이 아니라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지난해 보고된 사례 중 5일 동안 열이 난 아이가 어딜 가도 입원을 못 한 경우가 있었다. 결국,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하긴 했는데 전공의는 당연히 없고, 교수님 딱 한 번 만나고 퇴원했다. 또 수원에서 24개월 된 아이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재택 치료를 하던 중 증상이 악화돼 서울 고대구로병원으로 이송하다 사망했다. 가까운 곳에 규모가 큰 아주대병원이 있었지만, 치료가 불가능해 서울로 가던 중 발생한 일이다. 아이들 병은 오전, 오후가 다르다.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데 불가능한 구조다. 3월이 되면 이런 일이 더욱 빈번해지고 심각해질 것이다.” -아이들 치료만 영향을 받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어른도 걸릴 수 있는 심방중격결손증이라는 병이 있다.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다 보니 경험 많은 의사 대부분이 소청과 전문의들이다. 이들도 사라질 것이다. 백혈병도 마찬가지다. 흉부외과는 어떤가. 개흉 수술을 하고 나면, 수술 후 관리를 소아 심장과 등에서 분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을 하위 전문 분야(서브 스페셜리티)라고 한다. 소청과 내 세부 영역 전문의들을 키워서 담당해왔다. 전공의도 없는데 이런 것이 유지가 되겠나. 하위 전문 분야를 키울 수 있는 인프라도 다 붕괴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청과 의사들은 사실상 감염성 질환(바이러스·세균) 전문가다. 또, 대부분 백신, 예방접종 전문가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정확한 부위, 방법으로 접종해야 면역이 잘 생기기 때문에 체중에 맞는 정확한 바늘 크기, 깊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 등을 항상 연구한다. 결국 이들이 사라지면 그 여파가 어른들의 건강관리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다.” -왜 상황이 악화되기만 하나. “도미노가 차례로 넘어가는 것과 유사하다. 4년간 많은 것을 포기하며 소청과 전공의 과정을 밟는다. ‘잠 한 번 푹 자는 것이 소원’이라고 할 정도다. 문제는 힘들게 소청과 전문의가 됐는데 전문의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일반의’보다 수입이 적다. 심지어 소청과 의사회 임원들조차 병원을 폐업하고, 이리저리 옮겨다닌다. 일반의원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봉직의라고 해서 월급 받는 전문의로 일하려고 해도 마찬가지다. 동네 소청과는 하루에 환자 80명은 받아야 적자를 간신히 면한다. 그런데 20~30명이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봉직의로 일할 곳도 없다. 아이들이 좋고, 사명감을 가져도 생계유지가 안 된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다 보니 인턴들이 소청과를 전공하려고 하면 아버지, 어머니부터 말린다. 그 결과 전국 64개 수련병원 중 소청과 전공의를 한 명이라도 받은 곳이 11곳 밖에 없다.” -생계유지 어려움→전공 지원자 감소→의료대란 순서라면 이제 소청과 의사들의 몸값이 올라갈 차례 아닌가. “하루 평균 80여명의 환자를 받아야 적자를 면하는데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다른 나라였다면 진료를 과다하게 한다고 비판받을 정도다. 적자를 면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을 텐데 왜 환자 수 이야기만 나온다고 생각하나. 이게 30년 동안 의료수가를 묶어놓은 결과다. 특히 소청과 진료비는 대만의 5분의 1 수준이고, 미국의 20분의 1 수준이다. 동네 소청과를 한 번 보라. 저녁 7시까지 진료하는 것이 기본이고 저녁 9시, 심지어 달빛병원이라고 자정까지 하는 곳도 있다.” -소청과만 그런 것인가. “우리나라 건강보험체계는 행위별 수가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의사가 검사든 처치든 행위를 할수록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어린이 환자들은 적용 가능한 의료행위가 한정돼 있다. 수술이나 고급처치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상 진찰이나 주사 정도가 전부다. 그게 다른 나라에 비해 적게는 5분의 1, 많게는 20분의 1 정도 가격으로 책정돼 있다. 선진국은 고사하고 동남아, 아프리카 국가 수준보다 적다. 이렇게 얻은 의료수가도 의사가 다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치료 원가, 직원 월급, 임대료 등을 빼야 한다. 소청과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이리저리 빼고 나니 한 달에 25만원이 남더라. 나도 직원들 월급만큼만 가져가면 좋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해당 글에 ‘당신은 좋겠다. 나는 계속 적자다. 정신과 약을 먹고 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생계를 유지할 방법이 없다. 심지어 정부는 필수예방접종 사업을 하며 사실상 소청과의 유일한 비급여 항목도 가져갔다. 정부가 벼랑 끝에 내몰아 놓고, ‘왜 이런 위기가 생겼냐’고 하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비급여는 또 무슨 말인가. “소청과도 13년 전에는 예방접종이라는 비급여 항목이 있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새로운 백신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제약회사가 의사회에 접종가를 어느 정도로 책정하면 좋겠냐고 물어봤다. 그러면 세금, 직원들 월급, 임대료 등을 감안해 적정가격 의견을 전달한다. 무한정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도 없다. 예방접종 가격이 부담되면 누가 맞겠나. 그런데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이 도입되면서 소청과 의사들이 받고 있는 가격의 70% 수준에서 예방접종이 편입됐다. 이 가격은 계속 낮아지기만 하더니 급기야 올해 포함된 로타바이러스(장염) 백신은 시중 접종가의 40% 수준으로 편입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술 발전으로 콤보(통합)백신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디티피, 소아마비, 뇌수막염 등 따로 접종하던 것을 한 번만 맞으면 되는 백신이 대체하는 것이다. 미국은 개량 백신이 나오면 보급도 늘리고, 의료진도 보호하기 위해 예를 들어 2였던 시행비를 1.5 정도로 책정해준다. 반면 우리는 1 이하로 깎는다. 실제로 2017년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 시행에 들어가는 의료인 임금을 연구한 결과가 있다. 당시 최소 2만6923원은 지급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지난해 질병청이 소청과에 지급한 예방접종 시행비가 1만9400원이었다.” -가격은 제한하고, 예산지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정부는 올해 저체중 조산아, 미숙아 지원예산도 삭감했는데. “더 줘도 시원찮을 판에 안타깝다.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후 의료수가는 사실상 30년 동안 동결이었다. 소청과 소멸위기는 출생률 등의 자연적 요인보다 정부 정책이 초래한 측면이 더 크다. 아이들 목숨을 담보로 정부가 러시안룰렛을 돌리는 형국이다. 투표권이 있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예산을 못 깎는다. 말 못 하고, 투표권도 없고, 약하기만 한 아이들 관련 예산부터 깎는다.” -정부가 현장 목소리를 듣기는 하나. “답답하다. 현장에서 이런 문제가 있다고 아무리 말해도 유관 부처끼리 서로 탓을 한다. A부서 국장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면 ‘B부서에서 예산 증액을 막았다’고 한다. 그러면 B부서 과장에게 전화해서 읍소한다. 이번에는 ‘A부서는 꼭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한다. 우리는 그런 적 없다’고 한다. 이렇게 1~2년만 버티면 A부서 국장, B부서 과장은 보직 이동을 한다. 다시 원점부터 시작이다. 언젠가 아이들을 위한 의료체계가 완전히 붕괴돼 책임을 따져야 한다면 이는 국가,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는 점은 꼭 밝히고 싶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지난 1월 4일 경향신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성동훈 기자 -정부 수습대책 중 주목할 만한 게 있나. “없다. 달빛병원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이제 밤 12시까지 일하라는 말로밖에 안 들린다. 주말에도 오후 4~5시까지 일하는 곳이 많다. 잘 보면 병원 이름에 365소아청소년 병원 이런 곳이 많다. 365일 일을 해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어떤 병원이 그런 식으로 하나. 지난 5년간 소청과 병원 662개가 망했다. 지난 10년 동안 유일하게 진료비가 감소한 과다.” -소청과 위기는 출생률 감소 등으로 인한 수요·공급이 맞춰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 않나. “자연히 줄어드는 것과 생태계 자체가 파괴되는 건 다르다. 소청과 위기라는 것은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소멸을 의미한다. 소아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붕괴하고 있다. 의사 공급은 의료 수요가 늘어난다고 곧바로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장논리로 수요와 공급을 맞추려면 특정 시점에서 환자 수와 의사 수의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현재 소청과는 신규 의사 공급이 없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 이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라도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그것도 의료수가 등으로 제한이 걸린다.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이 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공의 정원의 60% 정도는 채운다. 소청과는 15% 정도다.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인프라가 붕괴된 상황이다.” -전공의가 부족하니 공공의대 설립, 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적어도 소청과 사태를 해결할 대안은 아니다. 문제의 근본 원인과 관계가 없다. 왜 지방 소청과부터 소멸한다고 보나. 환자는 없고 처우는 나아지지 않으니 소멸하는 것이다. 의대 정원을 늘린다면 소청과 전문의도 일정 비율 늘어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전공의 과정을 거쳐 지방에서 개업했다고 해보자. 이들이 생계유지를 하려면 하루에 80여명의 환자를 진찰해야 적자를 보지 않는 구조인데 기껏해야 20~30명이다. 환자 수를 늘려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 이 사태는 전공의들이 소청과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 의대생 숫자가 부족해 생긴 문제가 아니다.” -동네 소청과 위기는 또 다르지 않나. “사실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동네 소청과다. 일반적인 국가의 의료체계는 몸이 아프면 ‘일반의’라고 불리는 의사에게 가서 증상을 설명한다. 일반의의 판단에 따라 약을 처방받기도 하고, 위중할 경우 비로소 더 큰 병원의 전문의를 찾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소청과는 ‘전문가(스페셜리스트)’를 예약도 없이 아주 싼 비용으로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구조다. 아이들의 경우 빠른 진단과 치료가 정말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가장 빠르게 동네에서 아이들을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어느 날 진료를 보는데 새벽 5시부터 아팠다는 아이를 부모가 오전 10시에 데려왔다. 소청과 의사들끼리 쓰는 말 중에 ‘아기 때깔이 안 좋다’라는 말이 있는데 아이를 보니 딱 그 생각밖에 안 들더라. 즉시 119를 불러 타고 대학병원으로 갔다. 중환자의 경우 의료인이 동행해야만 해서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소아과 응급선생님께 직접 인계를 하고 왔다. 그 아이가 몇 주간 입원했다가 진료를 받으러 왔다. 아이 두개골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이미 뇌가 녹아내렸고 조금만 늦었으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의미다. 소청과 의사들은 전공의 과정에서 이런 중환자를 숱하게 본다. 이렇게 동네에서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과 비교해도 우리나라만이 가진 장점이다. 저출생이 심각한 문제인 상황에서 동네 소청과는 출생률 제고에 도움이 될 만한 거의 유일한 체제다. 이 체계가 정책 문제로 무너진다는 점이 안타깝다.” -대안은 무엇인가. “보건복지부, 질병청, 기획재정부, 소청과 의사들이 한 자리에 좀 모였으면 한다. 적어도 이런 문제가 생기면 협의체까진 아니더라도 상황파악을 위한 회의 정도는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아직까지도 그런 게 없다. 언론을 통해 보도만 안 될 뿐이지 틀림없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아이들이 나오고 있을 것이다. 특히 지방정부는 지역에 소아진료 인프라가 없다는 점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아이들이 아파도 치료를 못 받는데 어떤 부모가 해당 지역에 살겠나. 일본은 어린이청을 만든다고 하고, 미국은 이미 유사한 기관이 있다. 반면 우리는 담당 부서가 산재돼 있다. 심지어 담당자도 1년, 2년 만에 바뀐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7년 동안 했다. 그동안 바뀐 담당자가 몇 명인지 모르겠다. 대통령직속으로 책임기구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희생자가 나와야 움직이겠다’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이 정도로 위기라면 소청과 의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사실 소청과 의사는 예전에도 돈을 가장 못 벌었던 과다. 그럼에도 ‘내가 아이를 살렸구나’ 하는 기쁨 같은 것이 있다. 800g 정도로 25주 만에 태어난 아이는 딱 손바닥만 하다. 그런 아이를 석 달, 넉 달 잠도 제대로 못 자고 2.5㎏을 만들어서 집으로 돌려보낼 때 그 기쁨은 정말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 아이가 예방접종을 하러 병원을 오고, 또 외래를 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커가는 것을 본다. ‘사람 살리는 것이 이렇게 보람이 있구나’ 하는 것을 그때 알게 된다. 남들은 알아주지 않아도 보람 있는 일을 한다는 기쁨이다. 동네에 ○○소아청소년과라는 이름을 쓰는 병원을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그곳에는 소청과 전문의가 있을 확률이 높다. 동네병원이지만 이들 모두 대학병원에서 수많은 임상을 거쳐 개원한 의사들이다. 상급종합병원 이용에 불편함을 겪을 부모님들께 동네 소청과에 아이를 믿고 맡겨도 좋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김찬호 기자 2023.01.06 14:18

    • 문화/과학 방구석 극장전

      [방구석 극장전]청소년이 만들고 청소년이 배우는 학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왔다. 여전히 한국 교육의 모든 길은 입시로 통하고, 그 가장 큰 관문은 수능이다. 시험을 마치면 수십만 수험생들은 사회생활의 첫 단추를 낄 준비에 들어갈 테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세상에 나갈 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그 가운데 세대 간 단절은 심화하고, 청소년들은 닥칠 문제를 대비하지 못한 채 정글 같은 사회에 내던져진다. 가장 좋은 건 청소년의 목소리로 자신의 상황을 알리는 계기다. 청소년이 영화를 직접 제작한다면 바랄 게 없다. 당사자가 자기 경험을 영화화하는 이점은 무궁무진하다. 다큐멘터리 OTT ‘VoDA’에서 서비스 중인 (정호은)과 (김희준) / VoDA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다른 영화제들에선 보기 드문 ‘청소년경쟁’ 섹션을 유지 중이다. 동일한 주제를 다뤄도 어른들이 만든 것과는 시야나 밀도가 확연히 다르다. 예전에는 영화제 때 극장에 가야 볼 수 있었지만, 해당 영화제가 OTT ‘VoDA’를 발족시키면서 1년 내내 볼 수 있게 된 점은 환영할 일이다. <더 팬>(정호은·2018)은 아이돌 팬덤 문화를 다룬다. 10대 감독은 자기 세대가 왜 원거리 일 방향 연애에 빠져들게 되는지, 팬덤 문화는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해 자기 생각은 물론 또래세대를 포함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누군가에게 뜨거운 애정을 보내는 행위를 아이돌을 대상으로 처음 접하는 청소년 세대 상황을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자기 입장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로 나아가게 만든다. <하루, 발자국>(김희준·2018)은 영화감독을 꿈꾸지만, 의지가 약한 10대 감독이 동갑내기 친구를 담는다. 친구는 아마추어 스케이트보드 선수다. 기성세대 시각에선 성에 안 차도 감독에게는 뚜렷한 주관으로 자기 길을 개척하는 ‘리스펙트’ 대상이다. 10대 보드 선수의 시각에서 보드 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역에 필요한 게 뭔지 인터뷰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당사자 입장 표명의 중요성과 현실적 진로 고민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나의 낮은 몸 높은 마음>(배연우, 안수빈 감독·2017)은 청소년 우울증 문제와 대면한다. 기성세대의 단편적 인식 너머 만연한 정신질환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성찰이 돋보인다. 학교현장 상담교사는 순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해당 사업 자체가 축소 내지 폐지 위기다. 두 공동감독은 문제를 알리고 목소리를 내고자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와 홍보활동을 실천한다. 이런 작업을 소개하고 활용할 경우 ‘VoDA’는 동영상을 전시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독 스쿨’ 명칭으로 2020년부터 경기도 내 학교 시청각교육 프로그램에서 사이트에 들어가 영화 관람을 최소한의 인증과 기록으로 마칠 수 있음은 물론, 현장 토론과 의견청취를 보다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공들여 작업한 토론 워크시트를 확인할 수 있다. ‘독 스쿨’ 작품은 워크시트를 통해 다양한 소감을 집적시킨다. 대충 겉치레로 만든 게 아니다. 영화에 대한 간단한 소감부터 쟁점에 대한 설문조사나 집단적 토론이 활성화하도록 세심하게 준비한다. 해당 과정은 이미 4만5000명이 넘는 경기도 학생들이 이용했다. ‘독 스쿨’ 라인업 중 청소년 제작 단편의 가치는 요즘 시기에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김상목 대구사회복지영화제 프로그래머 2021.11.12 12:02

    • 경제 특집

      청소년 부모에게도 집을 ‘허하라’

      ㆍ원룸, 고시원, 모텔, 보호시설 등에 주로 거주 은영(가명·19)이가 공인중개사에게 반복해 들었던 말은 “안 된다”였다. 월세 20만원짜리 원룸을 얻으려 찾아간 부동산이었다. 미성년자가 임대차 계약을 맺으려면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부모나 친척 ‘어른’의 동의서 없이는 임대차 계약을 맺을 수 없다. 은영이가 어머니·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지 3년이 넘었다. 연락을 달가워할 리 없었고, 연락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세대주택 밀집지역 / 경향신문 자료사진 운 좋게 소개받아 집을 보러갔더니 이번에는 애가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은영이는 15개월된 아이를 키운다.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집을 보러갈 때면 아이를 업고 갔다. “안 된다는 이야기만 대여섯 번” 들었다. 수도권 외곽, 그것도 도심이나 산업단지와 떨어진 변두리라 수요가 많지 않은 지역이었는데도 “안 된다”고 했다. “애가 있는 게 죄는 아닌데, 아마 (제가) 어리다는 이유에서 그랬겠죠. 너무 안 구해지더라고요.” 은영이가 말했다. 주거환경은 ‘절대 취약’ 은영이는 ‘청소년 부모’다. 청소년 부모는 보통 청소년복지지원법(이하 청소년복지법)상 청소년의 기준인 만 24세 미만인 부부를 지칭한다. 은영이는 지난해 초 아이를 낳았다. 남편도 미성년자다. 민간단체에서 지원해준 주거에서 1년을 채우고 나왔다. 어렵게 구한 빌라 반지하에 6개월 살았는데 “아기 피부가 다 짓물러” 집을 다시 알아봤다. 집을 구하다, 구하다 실패해 몸이 불편한 친언니와 함께 집을 구했다. 방 3개의 5층 빌라에 산다. 보증금 130만원에 월세 110만원, 목돈도 없는데다 받아주는 곳을 찾다 보니 비싼 월세를 부담하게 됐다. 친언니가 친구와 월세 55만원을 내고 은영이가 나머지 절반을 낸다. 남편이 아이를 보고, 은영이가 하루 12시간 전자제품 부품 불량 체크하는 일을 해 번 월 200만원에서 월세를 낸다. 은영이는 “이웃 신고 안 들어오도록 약속하고 들어왔어요”라고 말했다. 청소년 부모는 어떤 집에서, 얼마의 집세를 내며 지낼까. 현장에서는 “집이 없으면 육아계획을 세우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최영화 ‘청개구리 밥차’ 활동가)거나 “주거가 일정해야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이지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청소년 부모 멘토)고 말한다. 정작 정부가 청소년 부모의 규모나 주거실태 파악에 나선 적은 없다. 규모만 어림짐작할 뿐이다. 통계청 인구통계를 보면 2018년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 32만6822명 중 19세 이하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1300명이다. 만 24세 미만 청소년 부모 중 19세 이하는 2018년 기준으로 최소 1300명이 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출생신고하지 않은 아이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보호시설에서, 원룸에서, 고시원에서, 모텔에서, 일부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살고 있다고 추정할 뿐이다. 한국에선 청소년 부모 정책을 둘러싼 정부의 빈자리를 민간이 채우는 구조다. 청소년 부모 통계도 민간에서 먼저 냈다. 한국미혼미지원네트워크가 2020년 초 발간한 ‘청소년 부모 생활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이하 청소년 부모 생활실태 조사)를 보면, 조사대상이었던 청소년 부모 315명 중 절반(44.4%) 정도는 ‘보증금 있는 월세’에 살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 유형인 전세임대주택일 가능성이 큰 전세(18.7%) 비중도 적지 않다. ‘가족 및 친척 거주지에서 무상으로 거주’(15.2%)하거나 고시원과 같은 ‘보증금 없는 월세’(6.7%) 혹은 ‘모텔이나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다’(6.3%)는 응답도 이어졌다. 생후 5개월된 아이를 키우는 수진(가명·18)이는 ‘가족 및 친척 거주지에서 무상으로 거주’하는 사례다. 수진이는 어머니와 함께 경남지역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 산다. 아버지는 중학교 1학교 때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기초생활수급자여서 영구임대아파트를 제공받았다. 원래는 만 24세를 넘은 남편과 함께 방 2개짜리 빌라에 살았다. 남편이 ‘아이를 소파에 던져’ 집을 나왔다. 임신했을 때도 옥상에서 청소년 부모는 크게 은영이와 수진이처럼 원부모와 동거 여부로 나눠볼 수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원하는 청소년 부모 25가구 중 9가구는 청소년 부모의 부모님 집에 함께 산다. 나머지 16가구는 원부모와 관계가 단절되거나 연락은 하더라도 따로 거주한다. 주로 한부모 시설이나 공공임대, 민간임대주택에 거처를 마련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형태의 주거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청소년 부모와 원부모와 함께 지내면 “아이를 맡겨두고 검정고시를 치고 왔다”(수진)는 이야기처럼 양육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부모와 살더라도 관계가 원만하지 않거나 집안의 경제적 여력이 충분치 않으면 청소년 부모의 스트레스도 커진다. 수진이는 어머니와 사이가 나쁘지 않지만, “언제까지 몸이 불편한 어머니에게 양육을 기댈 수 없다”며 성인이 되는 대로 세대분리를 하고, 일자리를 구해 독립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도 머물 집이 있으면 어느 쪽이든 나은 편이다. 정부나 민간기관에 포착되지 않은 청소년 부모는 더 열악한 환경에 놓인 경우가 많다. 지원 시설이 그나마 존재하는 “수도권을 벗어나면 청소년 부모를 도울 자원조차 부족하다.”(김민영 자주스쿨 대표). 지은(가명·22)이는 네 살 딸 아이를 홀로 키운다. 한부모 시설에 있다가 아버지에게 보증금을 빌려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갔다. 아버지가 돈이 필요하다며 보증금을 다시 달라고 해 급하게 집을 뺀 뒤 고시원에 들어갔다. ‘보증금 없는 월세’에 사는 청소년 부모가 됐다. 한몸 정도는 누일 수 있지만, 고시원에 아이까지 데려갈 순 없었다. 포털사이트에서 비공식 위탁모를 수소문해 아이를 맡기는 선택을 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지금은 돈을 벌며 빌라에 살지만, 은영이는 임신 6개월 때까지 일정한 주거지가 없었다. 이미 가정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뒤였다.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겨울에도 히터가 작동하는 공중 화장실에서, 빌딩 계단에서, PC방에서 잤다. 옥상에 옷 몇벌을 두면 훔쳐가는 이도 있었다. 은영이는 “모텔이나 찜질방에서 자는 생활은 돈 많은 언니·오빠들이나 할 수 있어요”라고 했다. 은영이는 ‘모텔이나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다’고 답한 6.3%에도 속하지 못했던 셈이다. 청소년 부모의 법적 정의와 청소년 부모를 특정한 주거지원 근거는 올해 처음 마련됐다. 정부는 오는 9월 24일 개정 시행되는 청소년복지법에서는 청소년 부모를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모두 청소년인 사람(만 24세 미만)’으로 규정했다. 청소년복지법에는 가족지원서비스, 복지지원, 교육지원, 취업지원 규정이 포함됐다.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8월 20일 재입법 예고됐는데, 개정안은 ‘가족지원서비스 및 복지지원’에 ‘청소년 부모와 그 자녀의 의식주 등 기초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자원’을 규정했다. “청소년 부모에게 양육자 역할만 요구하는 게 아니라 청소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 권리도 법으로 보장하겠다는 취지”(김지연 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를 담은 입법이다. 주거지원 등 청소년 부모를 도우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첫발을 뗐지만, 여전히 한계는 남는다. 이선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서울아동옹호센터 팀장은 “청소년 부부가 원가정 부모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만 전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예를 들어 미성년자인 청소년 부모가 그들의 부모와 연이 끊겼는데, 부모의 소득이나 재산이 잡히면 부양의무자 기준이 적용돼 기초생활수급 등 각종 지원대상에서 제외될 우려가 있다. “청소년 부모가 ‘가정’을 꾸렸다면, ‘가정’을 기준으로 지원해야지 부양의무기준을 섣불리 적용해선 안 된다”(이선영 팀장)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주거지원 빈틈 막아야 청소년 부모가 모텔이나 고시원을 전전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정부지원의 ‘사각지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사례가 L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였다. 공공임대주택은 유형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기초생활수급대상이나 아동시설 퇴소자, 한부모 가족에게 우선 공급한다. 청소년 부모가 그들의 부모에게 소득이 발생해 기초생활수급대상이 아니면 공공임대 입주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청소년 부모 2명 중 1명(50.8%)은 국민기초생활수급과 법정 한부모 둘 다 등록하지 못한 상황(‘청소년 부모 생활실태 조사’)인 점을 감안하면, 청소년 부모에게 공공임대도 지금까지 높은 문이었다. 청년대상 공공임대주택은 전부 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만 18세 이하 청소년 부모는 입주 자격이 없다. 청소년복지법 개정을 계기로 삼아 “청소년 부모들이 지원대상에서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시스템을 개선해 지원 체계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나온다. 류정희 연구위원은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예로 들었다. 긴급복지지원법 제4조에는 긴급지원 대상자에게 주거지원을 하도록 규정돼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1 긴급복지지원사업 개정사항’을 보면 1개월이 원칙이지만 추가 9개월까지 주거지원이 가능하다. 류정희 연구위원은 “긴급 지원이 끝났을 때 청소년 부모들이 갈 수 있는 주거를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체계적으로 마련해주는 시스템이 아직까지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집과 다른 자원도 함께 투입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청소년 부모 지원을 한데 묶어야 한다고 본다. 주거지원과 동시에 “상담, 교육 등도 투자하는 방식으로 집중 지원해야 청소년 부모가 집에 정착할 수 있다”(최영화 활동가)는 것이다.

      김원진 기자 2021.08.30 11:04

  • 레이디경향

    • ‘소아성애’ 아동·청소년 향한 범죄…한국은 왜 관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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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성애’ 아동·청소년 향한 범죄…한국은 왜 관대할까?

      미국은 아동 보호 운동과 법적 규제가 한국에 비해 강하다. 특히 사춘기 이전 아동을 상대로 한 범죄는 법적 및 윤리적 문제를 넘어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으로 정의한다. 픽셀즈 최근 한 한국인 청년(19)의 기이한 행동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 신문들을 뜨겁게 달궜다. 현지 매체 FOX5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이모씨는 현지 세킹거 고등학교를 옆문으로 출입해 교직원이 저지하기 전까지 학교 복도를 돌아다녔다. 그는 학생들에게 향수 등 고가의 선물을 하며 소셜미디어로 만남을 요청하다 3월 5일 현지 경찰관에게 체포됐다. 그는 홀 카운티 교도소에 수용되어 조사를 받았다. 앞서 이모씨는 현지 고등학교에 입학하려 했으나 나이와 서류 미비로 거부당한 것이 알려졌다. 미국은 아동 보호 운동과 법적 규제가 한국에 비해 강하다. 이모씨는 “나는 5일 전에 이곳에 도착했고, 불법적인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그를 즉시 체포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디지털 성범죄(예: N번방 사건) 등을 계기로 아동·청소년 보호에 대한 논의가 커졌지만, 여전히 미국만큼 강한 규제와 감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1980~1990년대 아동 대상 성범죄 및 유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면서 아동 보호 운동과 법적 규제가 강화됐다. 성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에 대한 감시도 엄격하며, 연예인이나 공인도 과거 소아성애 관련 의혹이 제기되면 사실상 커리어가 끝날 정도로 강한 사회적 제재를 받는다. 특히 소아성애(Pedophilia) 관련한 범죄에 대한 시선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 매우 혹독하다. 미국에서는 소아성애란 어떻게 정의될까? 주요한 기준은 미국정신의학회(APA)의 DSM-5-TR(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 개정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DSM-5-TR에 따르면, 소아성애 장애는 단순한 성적 취향(sexual preference)이 아니라 정신질환으로 간주한다. ✔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사춘기 이전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한 성적 충동이나 환상이 존재 ✔ 이러한 충동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현저한 고통이나 대인관계의 문제를 유발할 경우 ✔ 해당자는 16세 이상이며, 소아보다 최소 5세 이상 많아야 한다는 조건을 지닌다. 일부 주에서는 소아 성범죄자에게 종신형까지 선고할 수 있으며, ‘메건법(Megan’s Law)’을 통해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또한, 아동 포르노 소지만으로도 중범죄로 간주되며, FBI가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또한 소아성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심리치료(예: 인지행동치료, 정신분석)나 약물 치료(리비도 억제제) 등을 받을 수 있으며, 미국 일부 주에서는 강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모두 아동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정책들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아동 보호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부장적 문화의 영향으로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늦게 형성되었다는 지적이 있다. 여전히 미국과 비교해 사회적 경각심과 법적 대응이 다소 느슨한 편이다. 미국만큼 강한 신상 공개 제도나 종신형 선고 사례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아동 보호를 위한 강력한 법적·사회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2025.03.13 09:25

    • 청소년 도박 범죄 10년새 5.5배↑…고도 중독 환자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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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도박 범죄 10년새 5.5배↑…고도 중독 환자도 급증

      도박 범죄소년이 10년 사이 5.5배 증가했으며 그 안에는 13세 미만 촉법소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픽셀즈 최근 10년 사이 도박 범죄소년은 5.5배 증가했으며, 만 13세 미만 도박 촉법소년은 올해에만 45명 입건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도박 범죄소년 및 촉법소년 검거 현황’에 따르면, 도박으로 입건된 범죄소년은 2015년 59명에서 올해 8월에만 328명으로 10년 새 5.5배 폭증했다. 2020년까지 통계에 잡히지 않던 만 13세 미만 촉법소년은 올해 45명이나 검거되었다. 도박 범죄소년은 형사 입건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다. 초범, 판돈 50만원 미만이면 훈방 처분, 500만원 이상일 경우 형사 입건된다. 따라서 도박 범죄소년은 재범 이상이거나, 판돈이 500만원 이상, 또는 주도적으로 도박판을 열어 이득을 취한 경우인데 이러한 중죄를 저지르는 범죄소년과 촉법소년이 매년 급증 추세이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청소년 고도 도박 중독 환자 역시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27명이던 만 19세 이하 청소년 도박 중독 환자 수는 2024년 181명으로 뛰었다. 저연령 환자도 급증하여 올해에는 만 10세 도박 중독 환자도 발생했다. 청소년 도박중독 치유상담 인원 또한 증가하여 2017년 503명이던 청소년 상담자는 2024년 7월 2,349명에 달한다. 청소년 도박이 급증한 시기는 코로나19 직후 불법 도박 사이트가 창궐한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 집합금지 명령으로 강원랜드 등 합법 도박장이 문을 닫자 불법 온라인 도박이 성행했는데 이후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비약적으로 증가해 2022년 사감위 실태조사 당시 100조 규모로 추산되었다. 반면 카지노, 경마, 경륜 등 합법 도박 시장 규모는 복권과 스포츠토토를 제외하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강원랜드의 작년 매출은 1조 3천억원으로 코로나 이전 매출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이 불법 도박을 접하게 되는 경로는 매우 다양하다. 불법 OTT, 웹툰, 웹소설 공유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광고 노출 배너를 통해 들어가기도 하고, 친구 권유로 시작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최근 들어서는 유튜브를 통해서 불법 도박을 접하는 추세다. 유튜브에서 ‘바카라’를 검색할 경우 수십 개의 실시간 생방송을 성인인증 없이 시청할 수 있다. 유튜브 댓글란에는 불법 도박사이트 주소가 도배되어 누구든 접근할 수 있다. 급증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 창궐에도 정부 차원의 대책은 미비하다. ‘온라인 불법도박 근절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범정부 대응팀 TF’가 작년 11월 구성되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노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폐쇄하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1주일에서 3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복제 도박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에서 이틀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방통위 내 심의 담당 직원은 불법 금융 업무를 병행하는 5명에 불과하며 도박사이트 심의 건수는 2015년에도 5만 건, 23년에도 5만 건으로 매년 5만 건 선을 유지하고 있다. 강유정 의원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몇 년째 청소년 불법 도박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받고 있음에도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전무하다”라며 “유튜브에서 누구나 성인인증 없이 도박을 시청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방치한 문제에 대하여 국정감사에서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2024.10.15 18:17

    • 청소년 4명 중 3명, ‘C커머스’ 이용 경험 “저렴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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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4명 중 3명, ‘C커머스’ 이용 경험 “저렴하니까”

      형지엘리트의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학생복이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중고생 2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2%가 “중국 직구 쇼핑몰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상당수의 청소년이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중국 직구, 일명 ‘C커머스’를 경험했고 대체로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형지엘리트의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학생복이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중고생 2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2%가 “중국 직구 쇼핑몰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청소년의 경우 한정된 용돈 내에서 쇼핑하는 특성상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응답자 절반 이상인 55%가 C커머스 이용 계기로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호기심이 생겨서’(18%), ‘광고를 많이 접해서’(16%)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한 번 주문 시 지출하는 금액으로는 44%가 ‘1만원 이상~3만원 미만’이라고 답했으며 ‘1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은 두 번째로 많은 29%를 차지했다. 서비스 만족도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다. 최근 C커머스 상품 품질과 서비스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응답자 39%는 ‘보통’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만족한다’와 ‘매우 만족한다’ 역시 각 31%와 15%였다. 반면 ‘만족하지 않는다’와 ‘매우 만족하지 않는다’라는 의견은 전체 인원의 15%에 그쳤다. C커머스를 통해 주로 구매하는 제품으로는 ‘의류’ (30%), ‘핸드폰 케이스, 보조배터리 등 전자기기 관련 제품’(20%), ‘반지, 목걸이 등 액세서리’(18%) 순으로 나타났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주된 불만은 ‘낮은 품질이나 불량품 배송’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용돈이 한정적인 청소년들이 저렴함에 이끌려 중국 직구를 많이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쇼핑 경험이 적어 품질이나 서비스에 대한 눈높이가 성인에 비해 높지 않은 것도 만족도나 쇼핑몰 이용 의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지윤 기자 2024.05.09 10:03

    • 시각 장애 청소년 자살 위험성, 약 10배 높았다

      건강

      시각 장애 청소년 자살 위험성, 약 10배 높았다

      시각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이 정상군 대비 약 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 장애 환자군이 정상군에 비해 자살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팀은 2024년 2월 이전까지 발표된 ‘시각 장애와 자살의 연관성’과 관련된 30건의 코호트 연구 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실시하고, 시각 장애가 자살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시각 장애는 선천적 이상 혹은 후천적 안질환으로 인해 의학·광학적 방법으로 개선할 수 없는 시력 및 시기능 장애를 말한다. 기존에는 시각 장애 정도가 심할수록 자살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며,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위험도가 높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기존에 발표된 시각 장애와 자살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제시한 연구들의 규모와 일관성에 차이가 있어, 정확한 관련 위험도의 평가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이러한 연구를 통합해 메타 분석을 통해 자살위험도를 수치화한 연구는 지금껏 국내에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PubMed, EMBASE, Scopus 등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문헌 검색을 통해 2024년 2월 이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30건의 코호트 연구 결과를 종합해 총 374만3668명의 표본을 확보했다. 이후 메타분석을 통해 시각 장애가 잠재적으로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자살 위험성은 ‘자살 시도’ 및 ‘자살 사망’을 포함하는 ‘자살 행동’을 뜻한다. 연구 결과, 시각 장애 환자들은 정상군과 비교했을 때, 자살 위험성이 약 2.5배(상대위험도 2.49, 95% 신뢰구간 1.71~3.6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 장애와 자살 행동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위험 추정치. 서울대학병원 제공 특히 연령대별 분석 결과, 시각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이 약 10배(상대위험도 9.85, 95% 신뢰구간 4.39~22.10)로 가장 높았다. 이는 청소년 시각 장애군이 생리적·심리적 변화가 시작되고 새로운 기술 습득 및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청소년 시기에 불안, 긴장, 고통 등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다음으로는 65세 이상의 노년층 자살 위험성이 약 6.7배(상대위험도 6.66, 95% 신뢰구간 2.95~15.00)로 잇따랐다. 안과 김영국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시각 장애가 환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다”며 “안과 전문의는 책임감을 가지고 저시력 상태에 있는 안질환 환자, 특히 청소년층의 스트레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도가 높은 경우 정신과 전문의 혹은 사회복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가 필요하며 가족과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관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13.8)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유진 기자 2024.04.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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