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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사사키, 어깨 충돌 부상 ‘15일 IL’···로버츠 감독 “등판 후 통증 호소, 여러 문제 고려 토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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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보]사사키, 어깨 충돌 부상 ‘15일 IL’···로버츠 감독 “등판 후 통증 호소, 여러 문제 고려 토론중”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10일 애리조나전에 선발 등판, 투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LA 다저스 일본인 우완 사사키 로키(24)가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 LA 다저스는 14일 “사사키가 오른 어깨 충돌 부상으로 15일짜리 IL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불펜 투수 JP 파이어라이젠을 트리플A에서 콜업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이날 홈에서 열리는 애슬레틱스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사사키의 상태를 전했다. 그는 “지난 등판 후에 통증을 호소했다. 아직 뭐가 정상이고 뭐가 비정상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메커닉 문제도 있을지 모르지만, 커맨드나 메이저 타자를 억제하기 위한 등판 간격의 관리 등 여러 요소가 관계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그와 관련해 여러가지 토론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10일 애리조나전에서 5회 도중 강판돼 덕아웃에 들어서자 동료들이 격려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사사키는 10일 애리조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5피안타(2피홈런) 1사구 2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14-11로 역전승을 거둬 패전을 면했지만 투구 내용은 우려를 샀다. 사사키는 이날 61개의 공을 던졌는데,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4.8마일(약 152.5㎞)에 그쳤다. 올 시즌 평균이었던 96.1마일(약 154.6㎞)보다 2.1㎞ 하락한 수치다. 패스트볼 구속이 나오지 않으면서 주무기 스플리터의 위력도 반감됐다. 그는 메이저 데뷔 후 처음으로 삼진을 1개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경기 후 사사키의 구위 저하에 대한 우려와 의문이 제기됐는데, 어깨 통증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에서 2023년 최고 시속 165㎞의 강속구를 꽂았던 사사키는 빅리그 진출 후 구속이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일본 시절 2300을 상회했던 분당회전수(RPM)도 빅리그 진출 후 2084로 크게 떨어졌다. 빠른공의 구위가 전반적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제구력 역시 신통치 않다. 사사키가 빅리그 데뷔 시즌 초반에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하고 IL에 오르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10일 애리조나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양승남 기자 2025.05.14 09:08

    • LG 오스틴, 주루 충돌 후유증으로 삼성전 결장···검진 결과 이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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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오스틴, 주루 충돌 후유증으로 삼성전 결장···검진 결과 이상 없어

      강승호와 충돌한 오스틴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LG의 오스틴이 8회초 문보경의 타격 뒤 2루로 달리다 두산 2루수 강승호와 충돌해 경기장에 누워 있다. 2025.5.6 hkmpooh@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프로야구 LG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주말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 LG는 10일 “오스틴이 지난 6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주루 도중 충돌해 7일 휴식을 취했다”며 “8일 대구로 선수단과 함께 이동했지만 9일 타격 훈련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서울로 올라갔다”고 알렸다. 오스틴은 지난 6일 두산전에서 2루로 달리던 도중 문보경의 땅볼을 잡기 위해 1루 쪽으로 달려가던 강승호의 다리에 걸려 넘어졌다. 한동안 쓰러져 있던 오스틴은 곧 일어나 그라운드를 걸어나갔다. 오스틴은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의료원에서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오스틴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대구로 이동하지 않고 13일 키움과의 홈 경기부터 합류할 예정이다. LG는 대구에서 삼성과 10일 더블헤더를 포함한 3연전을 11일까지 치르고 서울로 이동한다.

      이두리 기자 2025.05.10 13:45

    • ‘라이벌’ 볼티모어-양키스, 1년 만에 또 벤치클리어링···원인은 도루 중 ‘엉덩이 충돌’

      야구

      ‘라이벌’ 볼티모어-양키스, 1년 만에 또 벤치클리어링···원인은 도루 중 ‘엉덩이 충돌

      볼티모어 헤스턴 커스태드가 1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 도중 양키스 2루수 파블로 레예스에게 항의하고 있다. 볼티모어 |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의 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갈등의 중심에는 헤스턴 커스태드(볼티모어·26)가 있었다. 커스태드는 1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캠든 야드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4회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양키스 포수 오스틴 웰스는 주자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곧바로 2루로 공을 던졌다. 커스태드가 2루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하는 순간 2루수 파블로 레예스는 포수의 공을 받기 위해 점프했다. 충돌은 레예스가 공을 잡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레예스의 엉덩이와 커스태드의 머리가 부딪쳐 엉킨 것이다. 커스태드는 화가 난 얼굴로 레예스를 향해 소리쳤다. 벗겨진 모자를 흔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레예스는 그에 항의하듯 공을 잡고 커스태드에게 다가갔다. 분위기가 격해지자 양 팀 벤치에서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왔다. 다행히 추가 충돌은 없었다. 양 팀 선수들은 격렬하게 논쟁을 벌인 끝에 갈등 상황을 정리했다. 선수들은 벤치로 돌아갔고 경기가 재개됐다. 지난해 7월에도 두 팀 사이에 벤치클리어링이 있었다. 당시 상황은 더 심각했다. 9회말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클레이 홈스가 타석의 커스태드에게 헤드샷을 던졌다. 시속 155.7㎞의 강한 싱커에 머리를 맞은 커스태드는 쓰러진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브랜든 하이드 감독은 격분해 홈 베이스로 달려가다가 포수 오스틴에게 가로막혔다. 이 충돌이 벤치클리어링의 시발점이 됐다. 하이드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퇴장당했다.

      이두리 기자 2025.05.01 10:55

    • 오십견과 헷갈리는 어깨 충돌증후군…어떤 치료법이 좋나?

      생활

      오십견과 헷갈리는 어깨 충돌증후군…어떤 치료법이 좋나?

      서울예스병원의 양재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어깨 질환의 대명사로 알려진 오십견에 비해 다소 생소한 이름의 어깨 충돌증후군. 하지만 어깨충돌증후군은 운동을 좋아하는 젊은 연령대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날씨가 따뜻해서 야외 운동 인구가 늘어나는 봄철, 갑작스럽게 늘어난 운동량으로 인해 발병율이 높아지는 질환이기도 하다. 어깨충돌증후근은 질병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어깨를 움직일 때 인대나 뼈와 힘줄의 충돌이 일어나 통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어깨에 지속적으로 과도한 힘이 가해지거나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 이상으로 무리한 동작을 했을 때 나타난다. 처음에는 가벼운 손상과 염증으로 시작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어깨 주변이 닳아 가는 퇴행성 질환으로 4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야구·수영·골프와 익스트림 스포츠 등 여가활동을 즐기는 젊은 인구가 늘어나면서 운동으로 인해 어깨가 탈이 나는 젊은 층도 늘고 있는 추세다. 오십견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 많아 주의해야 일단 충돌증후군은 어깨의 불룩한 부분인 견봉과 어깨 힘줄 사이가 좁아지면서 인대 또는 뼈와 힘줄이 부딪쳐 염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환자들 중에는 나이가 들면서 어깨에 찾아오는 오십견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서울예스병원의 양재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어깨질환의 경우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이나 움직임 제한 등 증상이 비슷해 판별하기 쉽지 않다” 며 “팔을 쭉 편 상태에서 팔을 들어올리는 동작과 어깨 높이에서 엄지손가락이 땅을 가리키도록 팔을 안쪽으로 회전시키는 동작을 할 때 어깨가 아프다면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 밖에도 어깨충돌증후군 환자들은 주로 머리 위쪽에서 팔을 움직일 때 통증과 근력 약화를 호소한다. 팔을 들 때 어깨 속에서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움직일 때만 통증이 있다가 점차적으로 통증의 주기가 짧아지면서 가만히 있어도 하루 종일 통증이 지속된다. 낮보다는 밤에 아픈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에는 아파서 잠을 깨는 경우도 있다. 초기 환자 재활로 치료 가능, 증상 지속될 경우 관절경으로 병인 제거해야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인해 어깨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우선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를 피하고, 통증이 완화되는지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호전이 안 된다면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극상건에 손상이 발견되면 관절경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수술 치료를 할 수 있다. 약간의 염증만 보이는 초기 환자의 경우에는 꾸준한 운동재활치료로 충분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간혹 회전근개 손상이 동반된 경우나 만성인 환자는 수술적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대부분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협소한 견봉과 힘줄 사이의 공간을 넓게 만들어 주는 방법을 적용한다. 관절 내시경 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은 염증 부위를 제거하고 견봉 아래쪽의 거칠어진 부위를 매끄럽게 다듬어주는 과정을 거친다. 서울예스병원의 양재우 원장(정형외과전문의)는 “어깨는 치료와 수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재활운동을 통해 치료가 확실히 마무리돼야 재발과 후유증 걱정 없이 건강한 어깨를 유지할 수 있다” 며 “재활 훈련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6개월 정도 소요되며 이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어깨 운동범위를 점차 늘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고 강조했다.

      강석봉 기자 2025.04.29 11:32

  • 주간경향

    • [구정은의 수상한 GPS](5) 카슈미르 충돌과 아프가니스탄의 유령

      국제 구정은의 수상한 GPS

      [구정은의 수상한 GPS](5) 카슈미르 충돌과 아프가니스탄의 유령

      인도·파키스탄·중국 삼각 갈등 지역…작은 사고가 큰 분쟁으로 번질 우려 지난 5월 7일 인도령 잠무카슈미르의 푼치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새벽 인도는 파키스탄 영토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고, 파키스탄도 보복에 나섰다. AFP연합뉴스 지난 5월 7일 인도와 파키스탄이 미사일 공격과 포격을 주고받았다. 사상자가 130명에 달했다. 흔히 카슈미르라고 부르는 지역, 파키스탄 쪽과 인도 쪽으로 나뉘어 있는 ‘히말라야의 화약고’에서 또 포연이 치솟자 세계가 긴장했다. 중동과 유럽의 두 전선에서 숱한 이들이 숨져가는 시기, 세계는 중국과 대만 사이 ‘양안’에도 혹여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심정이다. 그런데 아시아의 충돌은 바다가 아니라 히말라야 산지에서 터져 나왔다. 카슈미르 위기는 늘 그랬듯 이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겠지만, 각국이 지정학적 이해를 따지며 이리 모이고 저리 갈라지는 정세 속에선 불씨 하나만 날아올라도 전란이 터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사건이었다. 인도 “파키스탄이 테러 지원” 먼저 국경을 넘어 상대방 영토를 공격한 것은 인도다. 인도 측 발표에 따르면 ‘신두르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파키스탄에 있는 “극단주의 무장조직 본거지 9곳을 타격했다”. 발단은 4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의 파할감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이었다. 총격으로 27명이 희생됐는데 대부분 힌두교도 관광객이었다. 지난 5월 7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주도 무자파라바드 인근에서 파키스탄 군인이 인도의 미사일 공격으로 무너진 건물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파할감 공격을 저지른 이들은 ‘저항전선(TRF)’이었다. TRF가 어떤 조직인지 알려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8년 11월 인도의 경제중심지 뭄바이에서 대규모 테러가 일어나 175명이 사망했다. ‘라슈카르 이 타이바(LeT)’의 소행이었다. 1980년대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을 때 미국과 파키스탄 그리고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중국도 가세해 반소련 무자헤딘(무장전투원)들을 지원했다. 라슈카르 이 타이바는 그중 파키스탄 출신들이 주축이 돼 1985~1986년 결성된 조직이었다. 2001년 9·11 테러로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당시 소련에 타격을 주겠다며 아프간으로 간 전투원들의 존재는 세계사를 대체 얼마나 굴절시켰던 것일까. 그들이 아프간을 벗어나 세계 곳곳에서 공격을 저지르기 시작한 1990년대 이래로 수십 년을 각국이 테러 공포에 떨었으니 말이다. 라슈카르 이 타이바는 2001년 파키스탄에서도 테러조직으로 금지됐다. 하지만 그들이 뭄바이 테러를 저지르자 인도는 파키스탄 책임을 거론했다. 이번 파할감 공격을 저지른 TRF도 바로 그 라슈카르 이 타이바의 방계 조직이라고 인도는 주장한다. 그러니까 파키스탄 쪽 테러조직 근거지를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카슈미르는 인도 아대륙 북부의 고지대, 인도·파키스탄·중국 세 나라가 접하고 있는 지역이다. 면적이 약 22만㎢이니 한반도 크기만 하다. 질 좋은 양모인 ‘캐시미어’의 어원으로 유명한 카슈미르가 분쟁 지역이 된 이유는 잘 알려져 있다.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 식민통치에서 독립할 때 무슬림이 대부분인 카슈미르는 파키스탄으로 귀속되길 바랐으나 지역 지도자가 덜컥 인도로 가겠다고 해버렸다. 그 후로 카슈미르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인도령 잠무카슈미르 두 지역으로 나뉘었다. 카슈미르라고 통칭하는 지역의 55%를 인도가, 파키스탄이 30%를, 그리고 중국이 나머지 15%를 현재 통제하고 있다. 주민은 전체 2000만명 정도인데 인구로 보면 70%가 인도에 속해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미사일 공격과 포격을 주고받은 지난 5월 7일 인도 뉴델리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비상 대피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와 파키스탄을 남아시아의 숙적이라 하지만 실상 그들 간 분쟁은 1971년 동서 파키스탄의 분리(방글라데시 독립전쟁) 때 말고는 모두 카슈미르 때문에 일어났다. 1998년 파키스탄이 인도 국경을 넘어 들어간 ‘카길 공격’이라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 이래 이번이 가장 큰 충돌이 아니었나 싶다. 파할감 공격 뒤 인도는 파키스탄이 배후라면서 파키스탄 외교관을 추방하고 상대 나라에 있던 자국 외교관들을 불러들였다. 비자 서비스를 중단시키고 국경을 닫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가 있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급히 돌아왔고, 파키스탄에 책임을 돌렸다. 파키스탄은 일단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 관련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인도가 강하게 나오자 무역 제한, 영공 및 국경 통과 금지 등으로 대응했다. 테러 이틀 뒤인 4월 24일부터 사실상의 국경인 통제선(LoC)을 따라 무력 충돌이 보고됐으며, 결국 국경을 넘는 미사일 공격으로 이어졌다. 반면 파키스탄은 인도가 공격한 자국 내 6개 지역 모두 테러조직의 근거지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인도의 모디 총리가 힌두 지지 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공격한 것이라고 파키스탄은 주장한다. 동시에 양측의 갈등은 ‘물의 무기화’라는 또 다른 이슈를 부각시켰다. 거대한 문명의 요람 인더스강은 인도에서 파키스탄 쪽으로 흐른다. 두 나라는 독립 뒤 오래 지나지 않은 1960년 인더스강 수계 6개 강의 물을 나눠 쓰기 위한 ‘인더스 수역 조약(IWT)’을 맺었다. 두 나라 사이가 나쁠 때조차 조약은 늘 유지됐다. 그런데 이번에 인도가 매우 강경하게 나왔다. “파키스탄이 테러 지원을 멈출 때까지 인더스 수역 조약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러더니 4월 26일부터 이틀간 파키스탄 무자파라바드에서 갑자기 강 수위가 높아져 물이 흘러넘쳤다. 인도가 상류의 댐에서 통보도 없이 물을 방류한 것으로 보인다. 인더스의 지류인 파키스탄 체나브강은 수위가 떨어져 강바닥이 보였다. 인도가 상류의 댐을 닫은 것이다. 파키스탄은 수자원의 80%를 인더스 수계에 의존한다. 인도가 강을 무기화하면 속수무책이다. 이 ‘물 위협’이 파키스탄으로 하여금 인도에 맞서 보복 공격에 나서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5월 7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주도 무자파라바드 인근 마을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인도의 미사일 공격으로 무너진 모스크 건물 잔해 속에서 시신을 수습해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파키스탄, 핵무기 170기씩 보유 두 나라의 영토 분쟁은 1971년 ‘심라(Simla) 협정’으로 통제선이 공식화되면서 정리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후의 문제는 인도의 카슈미르 탄압 쪽에 책임이 크다. 인도령 카슈미르는 영원한 전쟁 상태나 다름없다. 종종 전투기를 띄우고 군대를 투입하지만, 외부 세계에서는 인도의 입맛대로 ‘전쟁’이 아니라 ‘분쟁’ 혹은 ‘사태’, ‘위기’로만 부른다. 어떤 학자들은 ‘저강도 전쟁’이라는 모순적인 언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인도는 친파키스탄 이슬람 조직들은 물론이고 카슈미르 주민 전체를 극도로 탄압해왔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저질러온 불법행위인 ‘집단적 징벌’이 이 지역에선 일상이 돼 있다. 집단적 징벌은 몇몇 조직이나 인물들이 공격을 저질렀다 해서 그들이 속해 있는 민족이나 종교집단 전체를 핍박하는 걸 뜻한다. 카슈미르에서 가해자는 인도 정부군일 때도 있고, 정부 지원을 받는 친정부 민병대일 때도 있다. 카슈미르에서 반란이 일어나면 인도는 늘 파키스탄 배후설을 주장하지만, 오랜 소외와 정치적 박탈감 탓이 더 커 보인다. 거기에 하나의 요인이 덧붙여진 것이 소련의 아프간 침공과 그에 맞서 결성된 무장조직들이었다. 그들을 막는다며 인도는 카슈미르를 무자비하게 ‘군사화’했다. 전역에 병력을 배치하고 친정부 민병대를 동원해 민간인들을 마구잡이로 탄압했다. 살인, 성폭행, 납치, 고문을 해도 가해자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특히 모디 총리 집권 뒤 인도에서 힌두교를 우선시하는 ‘힌두 민족주의’가 심해졌고, 전국적으로 무슬림을 탄압하거나 제도적으로 무슬림의 권리를 빼앗는 일이 벌어졌다. 잠무카슈미르의 자치권도 박탈했다. 2020년에는 카슈미르에서 시위가 일어나자 언론과 통신을 모두 끊어버렸다. 당시 목숨을 걸고 카슈미르 상황을 외부에 전한 사진기자들이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5월 8일 인도령 잠무카슈미르의 살라마바드 마을에서 한 여성이 파키스탄의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자신의 집에 서서 통곡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카슈미르, 고도로 군사화된 지역 이번에 다시 충돌이 일어나자 세계의 관심은 핵무기로 향하고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인도와 파키스탄은 각각 약 17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역량은 다르다. 핵 기반 공중 전력과 해상 전력 모두 인도가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파키스탄은 1998년 핵실험으로 비공식 핵보유국이 됐지만, 핵전력을 사용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대조적으로 인도는 1998년 ‘선제 사용 금지’ 정책을 발표해놓고도 2003년 ‘화학무기나 생물학무기 공격에 맞서서 핵무기를 사용할 권리’를 얘기하면서 슬그머니 물러섰다. 두 나라 관계는 냉전 시기의 정치적 역학관계, 그리고 지금의 미·중 경쟁 구도와 이어서 봐야 한다. 냉전 시기 인도는 비동맹 국가였고, 미국과는 줄곧 거리를 뒀다. 1990년대 후반부터 관계를 많이 풀었지만, 미국은 지금도 민감한 첨단 과학기술이 인도에 이전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냉전 시절 중국, 미국과 모두 가까웠다.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이 소련에 맞서 전격적으로 수교한 것은 유명하지만, 이후 아프간을 고리로 미국·파키스탄·중국의 반소련 삼각연대가 만들어진 것은 덜 알려져 있다. 미국은 긴밀한 관계였던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하자 태도를 바꿔 제재를 가했으나, 몇 년 안 가 9·11 테러가 일어나고 자신들 스스로 아프간 전쟁을 시작하게 되자 다시 파키스탄과 손을 잡았다. 미국과 중국이 으르렁거리고 있지만, 두 나라 모두 파키스탄과는 지금도 긴밀하다. 인도는 어떨까. 미국과는 어색하고, 중국과는 경쟁하고 파키스탄과는 분쟁을 벌인다. 최근 10여 년 새 인도의 경제력이 커지고 중국의 잠재적 경쟁자로 떠오르자 ‘인도·태평양’ 지정학에서 미·중 갈등과 함께 인도라는 새 변수가 등장했다. 중국은 카슈미르 동부에서 인도와 국경분쟁을 해왔다. 말하자면 카슈미르는 인도·파키스탄·중국의 삼각 갈등이 펼쳐지는 지역이다. 거기다 고도로 군사화된, 한마디로 병력이 많이 배치된 지역이다. 그래서 자칫 작은 사고나 충돌이 큰 분쟁으로 번질까 걱정되는 것이다. 아프간의 유령은 여기에도 떠돌고 있다. 중국과 아프간이 만나는 짧은 접경지대인 와칸(와한) 회랑 주변에 중국이 병력을 늘려왔다. 중국이 공세적으로 나오자 인도는 일본, 호주와 함께 미국 편에 붙어 ‘쿼드(4자 안보협의체)’에 가담하면서 정책에 변화를 줬지만, 비동맹 노선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카슈미르 충돌이 일어나자 소셜미디어에 “테러리즘에 맞서 인도와 함께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달리 인도에 힘을 실어준 것은 없다. 미국의 중재로 카슈미르 분쟁은 지난 5월 10일 일단락됐으나 인도는 오히려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기사도 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지정학의 귀환’ 속에 핍박받고 다치고 죽어가는 카슈미르 사람들이다. 국제정치에서 현실주의자를 자처하는 이들은 힘의 논리를 현실인 양 포장하지만, 실제 현실은 힘없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뿐이다.

      2025.05.16 14:24

    • [박성진의 국방 B컷](30) 군 장성 인사, ‘대선 전’ vs ‘대선 후’ 충돌

      정치 박성진의 국방 B컷

      [박성진의 국방 B컷](30) 군 장성 인사, ‘대선 전’ vs ‘대선 후’ 충돌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참석자들이 삼정검을 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군대에서 진급은 민간 사회의 승진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군인에게 진급이란 민간 기업이나 공무원 조직의 승진과 견주면 그 절실함이 훨씬 크다. 군인에게 진급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취감과 명예, 보람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인에게는 진급 적기라는 게 있어서 그 시기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인사철만 되면 장교들은 진급에 유리한 보직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진급은 전투, 보직은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군대에서 인사철만 되면 국립현충원과 국군교도소까지 들썩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현충원에 묻힌 군인들까지 인사 내용을 궁금해하고, 그 결과를 놓고 왈가왈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국군교도소에 수감된 군인까지 진급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있나 찾아본다는 조크다. 매년 4월쯤 단행되는 전반기 정기 장성 인사를 놓고 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올해는 전반기 장군 인사의 실시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4월이나 5월 실시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이후 연기를 주장하는 분위기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 4월 14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반기 장군 인사 진행 여부에 대한 질문에 “시기적으로 4~5월에 해왔고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4~5월에 할 수 있다”며 “(육·해·공군) 총장들과 관련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지금 하면 안 된다. 지금 군은 비상계엄에 관여돼서 국민적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6월 3일 대선 이후 다음 대통령이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직무대행의 인사 추진 의지를 막은 것이다. 4월 이뤄지던 인사, 8월의 전례는 있어 올해 육군의 전반기 장군 인사는 보직 이동과 진급 대상이 예년에 견줘 넓게 열려 있다. 육군은 ‘불법 계엄’ 후폭풍으로 육군참모총장과 방첩·특전·수방·정보 사령관 등 핵심 사령관 직위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후반기 인사에서 곽종근 특전(육사 47기), 여인형 방첩(육사 48기), 이진우 수방(육사 48기), 문상호 정보(육사 50기) 사령관 등을 불법 계엄에 동원하기 위해 육군 중장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이 바람에 김성민 5군단장(육사 48기) 등 중장 1차 진급자들은 중장 2차 진급을 하지 못했다. 육사 50기 소장들의 첫 군단장 진출도 이뤄지지 못했다. 과거 후반기 육군 장성 인사를 보면 2014년 5명, 2015년 7명, 2016년 4명, 2017년 10명, 2018년 4명, 2019년 5명, 2020년 6명, 2021년 6명, 2022년 3명, 2023년 7명의 육군 중장 진급자가 나왔다. 이처럼 지난해 후반기에는 중장 진급자가 없어 올해 전반기 인사를 하게 되면 대상의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 직무대행은 국회에서 “군 인사라는 것이 어떻게 정치 일정에 맞춰서 할 수 있겠느냐”며 “시기를 놓치면 인사 관리에 심대한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공석인 직위뿐만 아니라 4월에 전역하는 장군도 있고, 전역으로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문제도 겹쳐 있다는 것이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지난 1월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매년 4월 이뤄지던 군 장성 인사가 8월에 이뤄진 전례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어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2017년이다. 그러나 당시 8월에 대장 7명이 전원 교체됐고, 중장 이하 인사는 한 달 보름이 지나 이뤄지면서 ‘육군 사격장 유탄 사망사고’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다. 정기 인사가 지연되면서 임기를 넘긴 지휘관들의 피로도 가중과 후속 인사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부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결과였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의 군은 스페어(예비) 타이어로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차량이나 마찬가지여서 빠른 수리가 필요한 상태”라고 비유했다. 안보 위기지수가 높아지면 한반도 안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것도 변수다. 올해도 전반기 장성 인사가 6월 3일 대선 이후로 미뤄질 경우 새 정부의 국방부 장관이 취임하고 군 인사를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2017년처럼 8월쯤 인사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군 내부에서는 정권 교체와 같은 정치적 움직임에 군이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야 합의와 관계없이 전반기 장성 인사를 4~5월에 실시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차라리 예정대로 인사를 해야 권력 핵심부나 정치권에 줄 대는 정치군인들을 배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육군참모총장만 원포인트 인사하나 야당 측에서는 군이 불법 계엄에 관여돼 있는 만큼 전반기 장성 인사를 6월 이후로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선 이후 새로 취임할 대통령이 통치권 차원에서 군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정치 일정에 맞춰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인사에서) 한 달은 별 차이 없다”면서 “장군 인사를 하면 쿠데타 잔존 세력을 심는다고 국민이 의심할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오해를 받으면서 다시 군의 신뢰를 추락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육군참모총장이 모두 ‘대행’ 체제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장군 인사가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군 장성 인사는 각 군 참모총장의 추천과 국방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이다. 만약 전반기 장성 인사가 대선 전에 이뤄지면 고창준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의 추천과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의 제청을 거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하게 된다. 직무대리와 직무대행, 권한대행으로 이어지는 인사 절차는 아무래도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다. 게다가 아직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관련 현역 군인들의 재판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군 내 어느 선 누구까지 가담했는지도 명확지 않아 군 인사를 하기도 부담스럽다. 군 장성 인사를 윤석열 정권의 ‘알박기’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의원이 “12월 3일부터 2월 20일까지 (정부가) 인사 공고만 53회, 3월 25일 기준 15개 기관 63명이나 임명했다”며 “국방부도 ‘알박기 장군 인사를 4~5월에 하는 것 아니냐’라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문제는 하염없이 늘어지는 군 인사로 인해 전방을 바라보며 ‘파이트 투나이트’해야 할 군인들이 납작 엎드린 채 고개를 돌려 용산과 여의도, 국방부 쪽으로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지휘·주목이라는 특성을 지닌 군에서 육군 수뇌부 공백으로 군령과 지휘체계가 허술해지면서 육군 사령부급 지휘관이나 군단장들도 복지부동하는 분위기다. 이런 배경에서 당장 육군참모총장이라도 원포인트 인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경우 후보자는 3성 장군을 진급시키는 파격 인사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만큼 현직 4성 장군인 강신철 연합사 부사령관(육사 46기), 강호필 지작사령관(육사 47기), 고창준 현 육군총장 직무대리(3사 26기) 등이 후보군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 6개월짜리 시한부 육군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원포인트 인사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성진 ‘안보22’ 대표·전 경향신문 안보전문기자 2025.04.18 14:28

    • EU·미국 ‘빅테크 규제’ 충돌···한국 플랫폼법에도 불똥?

      정치

      EU·미국 ‘빅테크 규제’ 충돌···한국 플랫폼법에도 불똥?

      트럼프 ‘관세 보복’ 경고 속 EU서 구글·애플 강경 제재로 갈등 증폭 한국, EU 모델로 플랫폼 규제 법안 추진…‘미 압력 올라’ 상황 주시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 촉구 공동행동을 비롯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법 및 공정화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빅테크 규제에 ‘관세 보복’을 경고한 가운데, EU가 구글과 애플을 정조준한 강경 제재를 발표하며 양측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EU의 디지털시장법(DMA)을 참고해 플랫폼 규제 법안을 추진해온 한국 역시 미국의 외교·통상적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구글이 검색 결과에서 자사의 항공권 및 호텔 예약 서비스를 우선 노출한 ‘자사 우대’ 행위가 디지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결론지었다. EU는 구글이 구글플레이 내에서 앱 개발자들에게 자사 결제시스템 사용을 강제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와 경쟁 서비스의 선택권을 제한한 점도 문제 삼았다. 애플에 대해서는 아이폰 생태계를 개방해 타사 스마트워치나 헤드폰 등과의 연동이 가능하도록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시정조치는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중대한 수준으로, 디지털시장법이 규정한 최고 수준의 제재에 해당한다. 폐쇄적이고 통합된 생태계를 자사의 전략이자 정체성으로 삼아온 애플은 EU의 요구에 즉각 반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애플은 “우리가 개발한 기능을 규제를 받지 않는 경쟁사에 무상으로 넘기라는 요구”라며 “기업의 혁신을 저해하는 과도한 개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은 블로그 게시글에 “(EU 집행위의 발표는) 유럽의 기업들과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혁신을 방해하며 보안을 약화시키고 제품 품질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빅테크와 관련 이율배반적인 모습 이러한 규제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EU가 비관세 장벽을 통해 미국 기술기업을 갈취하고 있다”며 보복 관세를 경고한 이후 단행된 것으로, EU와 미국 간의 긴장을 한층 더 증폭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내적으로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기조를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도, 해외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이뤄질 경우에는 강력히 반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정부는 빅테크와 관련해서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대내적으로는 당초 예상과 달리 바이든 전 행정부의 구글 반독점 소송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외국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태도로 볼 때 이번에 발표된 규제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U와 미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디지털시장법을 모델로 플랫폼 규제 법안을 추진해왔던 한국 역시 그 여파와 국제적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2월 6일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각국의 플랫폼 규제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차별받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자국 기업이 해외 디지털 규제로 인해 차별받을 경우 구체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에서는 배달 수수료 논란, 쿠팡의 자사 우대, 카카오 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등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 관행이 누적되면서 자영업자 등 시장 참여자들의 피해가 커졌고, 이에 따라 플랫폼 독점을 규제하는 입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현재 국회에는 주로 야당 주도로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방지에 관한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 법안과 플랫폼과 이용사업자와의 관계를 규율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 법안 등 총 17개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플랫폼 독점 규제’ 법안은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여러 플랫폼 동시 사용) 제한, 최혜대우 요구 등 4대 반경쟁적 행위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당초 야당의 법안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하는 방식의 규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재계 반발에 부딪혀 기존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방향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4대 반경쟁 행위를 규제하되, 지배적 플랫폼을 사전 지정하지 않고 사후에 추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법’은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불균형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계약서 교부 의무, 계약 해지 시 사전 통지, 이용사업자 단체 구성권 등을 규정하고 있다. 플랫폼 규제 입법은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추진됐으나 여야 간 입장 차이와 업계의 반발 등으로 표류하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트럼프 행정부가 플랫폼 규제를 비관세 장벽으로 간주할 가능성을 의식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무위 간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국제 정세와 국가 간 관계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현재 추진 중인 입법안에 대한 의지를 후퇴시킨 것은 아니다. 해당 법안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내 상황 다층적으로 해석할 필요” 지적도 플랫폼 규제 입법을 오랫동안 요구해온 시민사회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치원 민변 변호사는 “최근 배민이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하면서 수익 극대화에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고, 이에 반발한 이들이 현재 배민 본사 앞에서 50일 가까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이같이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현재 플랫폼 독점 규제법은 통상 압력 등의 이유로 책임 있게 추진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며,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 이슈를 강하게 제기하고는 있지만, 미국 내 상황을 보다 다층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의 입장을 단선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의원실에 퀄컴이 찾아온 적이 있는데 한국이나 유럽의 독점규제법에 미국 기업들도 찬성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면서 “미국 내 기업 간에도 입장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독과점 규제를 강화하면 미국 기업들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나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통상 이슈가 제기되고 있더라도 미국 내부의 목소리는 다양하다는 점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4월 2일 각국의 비관세 장벽을 반영한 상호관세 계획을 발표할 예정으로, 미국 기업들로부터 자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한 해외 규제 사례를 수집 중이다. 디지털 통상 이슈도 협상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거대 플랫폼과 영세 자영업자 간의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국내 규제가 새로운 통상 질서와 충돌하는 국면에 접어들게 될지가 주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대외 환경 변화와 통상 이슈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이며 산업부와 협력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송이 기자 2025.03.31 06:00

    • “트럼프, 젤렌스키와 충돌 후 우크라 군사지원 중단 지시”

      국제

      “트럼프, 젤렌스키와 충돌 후 우크라 군사지원 중단 지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를 전면 중지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3일(현지시간)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의 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a good-faith commitment to peace)을 입증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할 때까지 미국이 현재 제공 중인 모든 군사원조를 멈추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행기 혹은 배편으로 운송 중인 무기나, 폴란드 등 제3국에서 인도를 기다리고 있는 물자를 포함해 이미 우크라이나에 도착하지 않은 모든 군사원조가 멈추게 된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다른 백악관 당국자는 AFP통신에 익명으로 보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를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대통령이 평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밝혔고 우리는 우리 파트너들이 그 목표에 전념하길 원한다”며 “우리는 원조가 해결에 기여한다는 것을 확실히 할 때까지 원조를 중지하고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조 재개의 조건으로 제시한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상황 전개를 살펴볼 때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구상을 우크라이나가 그대로 따르기를 압박하는 사실상의 제재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자신의 종전구상을 압박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천연자원, 인프라 수익의 절반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공동으로 소유한 기금에 투입하는 광물협정을 추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재침략을 억제하기 위해 요구하는 미국의 안전보장을 배제한 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조속한 종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그는 “당신이 합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빠질 것이다. 우리가 빠지면 당신은 (홀로) 끝까지 싸우게 될 것”이라며 군사지원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의 군사원조가 중단되면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그간 전황을 바꿀 수 있도록 제공한 무기의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전쟁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사용하는 각종 군사 장비의 55%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거나, 자체 자금으로 조달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미국이, 25%는 유럽이 지원한다.

      #우크라이나 #미국 #트럼프

      이주영 기자 2025.03.04 10:14

  • 화보